'민준국'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13.08.02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종석의 약속, 이런 어메이징한 남자를 봤나! (25)
  2. 2013.07.26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보영, 정웅인 악행 종지부 찍을 한마디 (6)
  3. 2013.07.25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다희, 두 아버지를 위한 심청이의 눈물 (6)
  4. 2013.07.19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보영 돌직구 고백 vs 이종석 까치발 키스 (9)
  5. 2013.07.12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종석, 눈물의 백허그 '널 어떡하면 좋으냐' (21)
2013.08.02 09:32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명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에게 가장 힘든 게 고립, 고독, 혼자라는 외로움일 겁니다. 남들에게는 없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때문에 더 외로웠던 박수하도, 복수심과 증오로 11년을 산 민준국도 홀로 남겨진 사람들이었죠. 수하에게 혜성이 있어서 다행이었고, 민준국이 차관우를 늦게 만나서 안됐고...

민준국(정웅인)이 차관우(윤상현)나 신상덕(윤주상) 변호사같은 사람을 일찍 만났더라면, 어쩌면 그의 인생도 달라지지 않았을까를 생각하며, 나는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인가 하는 반문도 해 본 시간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입이 하나이고 귀가 두개인 이유가 내 주장만 하기보다는 상대의 말을 더 들어라는 창조주의 뜻이기도 하다는데, 실상 많이 못하는 경우가 많죠. 박혜련 작가가 수하(이종석)에게 사람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준 것은 그런 점에서 여러가지로 의미있는 설정이었습니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 사회라지만 실상 홀로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타인과 교류하기를 회피하고, 비판 비난만 일삼으며,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 들지 않는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성에 스스로를 가둔 사람들, 텅빈집에 홀로 남겨진 서대석(정동환)이 스스로 자초한 형벌이기도 했습니다.

민준국은 차관우의 '우리'라는 말에 11년간 짐승으로 살게 했던 복수심과 증오를 내려놓고 사람이 되어 감옥으로 들어갔습니다. "사형선고를 받게 되면 "우리쪽도 항소해야죠!", 우리쪽, 우리라는 말은 그토록 잔인무도한 살인마에게 사람의 웃음을 찾게 했습니다. 차관우는 최고의 변호사였습니다.

서대석(정동환)과 민준국(정웅인)의 결말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가장 불쌍하고 어리석은 인간이 서대석이었다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도 사과하지도 않고, 가족들에게 조차 버림받은 서대석과, 피해자였으면서도 민준국이 하고 싶었던 말을 들어준 차관우의 '우리'라는 말에 잃어버렸던 소속감을 찾은 민준국, '우리'라는 말, '함께'라는 말이 얼마나 큰 힐링이 되는지를 보게 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최고로 좋았던 작품, 그 마무리도 깔끔하고 기분좋게, 아니 행복하고 아름답게 끝냈습니다. 그 이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해피엔딩, 박수하의 약속은 미래라는 불안한 터널 속에서도, 빛으로 길을 인도해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가장 좋은 해피엔딩의 예로 꼽고 싶군요.

몇년후 결혼해서 혜성과 알콩달콩 사는 모습으로 완벽한 해피엔딩이라는 도장을 찍는 것으로 끝나지 않아 좋더군요. 전 수하의 약속이 그들의 결혼사진보다 더 감동으로 뭉클하고 좋았답니다.  

민준국 심문과정에서 1년전 주차장에서 장혜성을 찌른 것은 박수하였다는 것을 알게 된 서도연 검사, 수하에게 소환장을 보내 간이 철렁하게 만들었죠. 수하의 선택은 수하라는 인물에게 끝까지 애정을 놓지 못하게 하더군요.

장혜성이 아니라고 증언하겠다고 한 번만 거짓말을 하자고, 넌 그래도 된다고 설득하려 했지만, 수하는 자신이 혜성을 찌른 걸 기억한다고 사실대로 진술하겠다고 하지요. 자신의 행동에 도망치지 않고 책임을 지려는 수하, 우리 수하는 정말 어른이 되었군요. 격하게 이쁘다 울 수하^^  

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하는 수하, 혜성은 차마 그런 수하의 얼굴을 볼 수가 없습니다. 말려도 듣지 않을 수하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혜성이었죠.

"내 꿈속에서 자꾸 당신이 다쳐. 피를 흘리고, 경고였나봐. 가서 솔직하게 다 얘기하고 올게. 그러면 그런 꿈 더 안꿀거야. 만일 이 일로 당신 곁을 떠나면 나 기다려 줄 수 있어?".

수하가 많이 달라졌죠. 1년전 민준국 최종 선고일에 끝장을 보려고 혜성에게 남겼던 말과 비교해 보면 말이죠. 수하의 일기장에 쓴 이별편지, 1년 후에 혜성의 눈으로 읽게 된 편지였지만, 그 내용이 사뭇 다르더군요. 그 때는 혜성을 지키기 위해 떠나려는 수하였지만, 지금은 잠시 떠나게 되더라고 당신 곁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부탁이었으니 말이죠. 수하가 그랬죠. 처음 민준국과 싸웠을때는 그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아니라고, 그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서 살고 싶다고...  

 

한편 차관우는 수하의 일로 미친듯 서검 꽁무니만 쫓아다니죠. 서도연은 민준국의 변호를 맡아 서검과 얘기를 하고 싶어한다고 오해하고, 기를 쓰고 피해다녔지만 말이죠. 회전문에 갇힌 서검사, 덩달아 갇힌 김공숙 판사는 뭔 죄람~ 김공숙 판사도 수하의 소환장에 대해 알게 되었고, 서검을 설득하는 뜨거운 말을 남겨서 뭉클했답니다. 선풍기 판사 김공숙을 더 못보는게 종영된 아쉬움이기도 합니다. 저 이분 무지 좋아했거든요, 신상덕 변호사랑 세트로ㅎㅎ.

 

"당신과 나, 김판사님이 과를 만든 거에요. 우리 셋의 과를 바로잡고 민준국 잡은 공이 박수하에요. 그 공은 왜 안따지는 겁니까? 그리고 보상은요? 공도 보상도 없이 과만 따지는게 서도연 검사 법입니까?".

법은 냉정해야 한다고 돌아서버린 서도연, 서도연을 졸졸 따라간 김공숙 판사가 얼굴 가득 의미심장은 미소를 띄며 말하죠. "나도 서검처럼 법은 냉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헌데 차변 생각처럼 법에도 심장이 있어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은근 슬쩍 황달중 재판때 서도연이 보여주었던 서도연의 심장을 들먹여 주시는 선풍기판사^^ 

장혜성을 찌른 이유로 어쩌면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는 수하, 경찰대학 1차합격 통지 문자를 받고 혼자 눈물을 흘리지요. 수하가 꿈꿔왔던 미래, 그것이 날아갈지도 모릅니다. 혜성에게는 그 마음을 들키지 않고 혼자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니 어찌나 안쓰럽던지요. 같은 시간 혜성도 쌍둥이 처럼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요. 수하의 1년전 일기장, 수하방 벽에 붙은 수하의 미래와 꿈때문에 가슴 아픈 혜성이었습니다. '내가 없어지더라도 당신은 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끔 아주 가끔만 날 기억해 주면 좋겠습니다'.

1년전 말없이 혜성 곁을 떠나버렸던 수하, 그 마음이 어떤 것이었는지, 그런 수하에게 자신의 마음을 다 보여주지 않은 것이 미안한 혜성이었죠. 아침에 기다리겠다고 왜 말해주지 못했나, 후회하는 혜성입니다.  

다행히 수하는 기소유예로 아무일 없이 나왔지요. 서도연도 사실 박수하를 기소하는게 영 찜찜해 했지요. 수하는 출두를 했고 심문은 해야 하는데, 방법을 찾느라 머리 빙글빙글... 서도연은 박수하를 살인미수가 아닌 '폭처법상 흉기휴대 상해'로 바꿀 생각을 이미 하고 있었던 듯 보였죠.

수하의 입에서 민준국의 이름이 나오자, "그만!!!", 에고 놀라라, 소리를 버럭 지르며 수하의 말을 잘라버렸지요. 자칫하면 민준국의 살해미수로 기소해야 될지도 모르는 아찔한 상황을 서도연이 깔끔하게 정리! 서도연이 을매나 이쁘던지 궁디톡톡.  

집에 돌아오는 수하, 혜성은 참지 못하고 수하를 향해 달려갑니다. 멀리서 어두운 혜성의 얼굴을 보고 수하 역시도 수하를 향해 달려가고... 혜성이 수하를 덥썩 안고 혜성의 마음을 통째로 다 고백해 버렸지요.

"수하야, 미안해. 누구보다 너한테 의지하면서 아닌척 한 거 미안해. 널 누구보다 사랑하는데 표현못한 것도 미안해. 널 바라보면서 끝을 생각하고 불안해 한 것도 미안해. 다 미안해. 넌 절대 감옥 안가. 만일 가게 되더라도 걱장마, 내가 너 기다릴테니까". 혜성의 폭풍고백에 수하는 하늘로 두둥실~~ 

감옥 안간다는 말에, 다행이라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오매 지금 나 뭐한 거여, 괜히 오바했다, 쪽팔리게, 망신망신 개망신', 당장 환불해 오라고 받지 않았던 목걸이도 찾아서 자진해 걸고 있었던 혜성, 목걸이로도 수하에 대한 마음 다 들켜버렸는데, 사랑스러운 혜성을 보는 수하 눈에는 하트가 둥둥 떠다니더라죠.

"사랑해, 무지막지하게 사랑한다", 참 혜성다운 고백이었습니다. 아는감? 혜성이 얼마나 무지막지하게 사랑스러운 짱다르크인지? 수화를 배우고, 진심으로 피의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국선전담변호사'가 되어가는 짱다르크 못지않게, 이보영은 또 얼마나 이 드라마에서 큰 역할을 했는지? 연기대상 후보로 강력 추천하고 싶은 이보영의 연기변신, 제가 리뷰쓰면서 연기대상에 대한 언급은 거의 하지 않는 편인데 이보영이 아마 처음인 듯 싶네요. 아마 이보영 드라마는 앞으로 믿고 보는 드라마가 될 듯. 

이어지는 수하의 고백은 어떤 해피엔딩보다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게 했습니다. 혜성은 수하에게 고백한 이후에도 수하와의 관계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합니다. 미래란 알 수 없는 거니까... 그런데도 수하와 함께 있는 행복한 시간이 길게 이어질 것같다고 했지만, 수하는 분명합니다. 혜성은 수하에게 길이고 빛인 오직 한 사람이었으니까요.

 

"당신이 늘 불안해 하는 것 압니다. 그래서 언젠가를 준비하는 것도 압니다. 그러나 그 언젠가가 와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10년이 지났어도 당신을 알아봤습니다. 기억을 잃고도 기억을 다 지우고도 난 당신을 사랑하게 됐습니다. 다시 10년이 지나도, 또 기억을 잃어도 당신이 걱정하는 그 언젠가가 다가와도 난 당신을 찾아내고 다시 사랑할 겁니다".

 

드라마에서 많이 봐왔습니다. 운명같은 사랑,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내 운명이라는 등의... 그런데 수하의 약속은 운명을 말하지 않아서 새롭고 좋더군요. 그래서 수하와 혜성의 앞으로의 날들이 불안하지 않습니다. 10년이 지나도 찾겠다는 말, 다시 사랑하겠다는 약속, 이 어메이징한 남자의 약속이 '운명'이라는 말보다 더 강한 믿음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말이죠.  

경찰대학 면접에서 수하는 한 사람 한 사람 자신을 도와주었던 사람들을 언급합니다. 수하의 입을 빌어 캐릭터의 성장을 함께 되돌려 보는 것도 마지막회의 좋은 연출이었습니다. 수하를 어른으로 만들어 준 차관우,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 오만해 보였던 서도연에게서 본 틀린 것을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것이 얼마나 근사한 것인지, 가서는 안될 길을 보여 준 민준국, 그리고 수하의 온리 원 그 사람 혜성의 성장을 수하의 면접을 통해 정리를 해줬지요. 

수하의 마지막 말이 마음에 와 닿더군요. "그 사람때문에 전 누군가를 지키는게 얼마나 귀한 일인지 알게 됐습니다.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게 얼마나 중요한 지도 알게 됐고요". 

수하의 말과 함께 오버랩된 수화로 대화하는 혜성, 감동을 너머 완벽한 메시지를 전달했죠. 혜성이 만난 피의자는 청각장애우였고, 혜성은 수화로 대화하죠. "나는 모두 들어줄 겁니다. 당신의 입장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나는 당신의 국선전담변호사입니다", 완벽하게 마무리한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주제가 함축된 이미지였습니다.  

 

에필로그에 정의의 여신상 앞에서 경찰제복을 입은 수하와 혜성, 그들은 서로를 향해 경례로 약속합니다. 서로 지켜주자고, 그 지킴의 약속은 두 사람만을 위한 약속은 아닐 겁니다. 경찰이 된 수하와 국선전담변호사 혜성, 힘없는 사람의 말에, 억울한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진실을 위해 싸우고 사람을 지키는 좋은 경찰이 되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이렇게 성장하고 어른이 된 혜성과 수하를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흐뭇합니다. 이런 변호사와 경찰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있제게는 댓글란도 작은 행복입니다. 욕과 비난이 때로는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비판과 이견은 배움이 되며, 공감과 마음속 이야기들이 오가는 이 공간이 제겐 '우리'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하고 귀한 입과 귀이기도 하거든요.

 

누군가를 지키는 귀한 일,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 중요한 일, 혜성과 수하, 차관우만이 하는 일은 아니겠지요. 그 귀한 일과 중요한 일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이겠지요. 그 귀하고 아름다운 메세지에 귀를 기울였던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그래서 조금은 더 행복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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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6 12:14




"너희 엄마는 어떤 분이셨어? 그러고 보니 수하 넌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안하더라", 왜그랬을까? 다분히 허무맹랑한 상상이겠지만, 수하의 팬던트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너무 어려서 엄마를 잃은 수하이기에 엄마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어서 였을까...아니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하 엄마에 대한 비밀이 있는 것은 아닐까...

아버지와 민준국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수하는 팬던트를 열어 엄마와 찍은 사진을 보는 일이 많아졌죠. 그런데 수하의 표정에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의 감정같은게 별로 보이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싶었죠. 

그리고 차관우와 장혜성에게 보낸 과거의 기사들, 아사 치매 노인과 아이의 기사는 상상의 늪으로 저를 끌어들이더니 결국 밑도 끝도 없는 상상으로 절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더군요. 희미하게 처리되었지만 아이는 네살쯤 돼보였고, 기사는 잠이 들어 흔들어도 일어나지 못했다라는 식으로 표현되었을 뿐입니다. 이하 기사는 독거노인에 대한 복지문제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과 관심에 대한 요지로 절반이 채워져 있었죠. 병원에서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난동을 부리다 구속된 민모씨는 민준국이었고, 치매 독거노인과 아이는 민준국의 모친과 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불분명한 것은 독거노인에 대한 이야기는 많았는데, 아이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더라는 것이죠. 혹 치매노인만 사망하고 아이는 깨어나 시설에서 보호를 받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어지는 상상은 수하가 민준국의 아들이고, 박주혁이 자신의 기사를 믿고 무리하게 수술을 시도한 민준국과 그의 아내에 대한 죄책감으로 수하를 입양했던 것은 아니었나 입니다.  

박주혁(박수하의 아버지)의 아내가 사망한 것은 2001년 4월, 민준국은 아마 그 이전에 병원난동으로 구속중이었던 듯하고, 2002년 출소해 당시 수술 의사였던 우성식 교수와 수술 성공생존율 100%의 허위기사를 썼던 박주혁 기자를 살해했죠. 수하도 자동차에 함께 타고 있었지만, 거리를 떠돈지 한참 돼보이는 노모와 아이를 보면 이들이 네살보다 어렸을때 민준국이 수감되었기에 아들을 알아보지 못했을 수도 있겠죠.

참 끔찍한 상상이죠? 황달중을 잘못된 판결로 26년간이나 감옥에서 살게 했던 당시 판사였던 서대석이 황달중의 딸을 입양했던 것처럼 말이죠.

 

수하가 엄마에 대한 말이 없었던 것은 그래서였을까? 팬던트의 엄마와 보낸 시간이 별로 없어서.. 어린 아이때 봤던 엄마 아빠의 얼굴을 어린 아이가 기억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두세살 무렵에 엄마 아빠와 헤어진 아이가 2~3년 지나 내가 엄마 아빠다라고 나타나면, 아마도 누구라도 믿겠죠. 그런데 엄마는 입양되고 얼마되지 않아 사망해 버렸고...

공원관리국에서 발견된 당시 나이가 네살쯤 돼보였다고 했으니, 그때는 어린 나이지만 할머니한테 엄마가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수도 있었겠죠. 그런데 엄마가 또 생겼다? 어린 아이는 정리되지 않은 혼란비슷한 감정으로 새로 생긴 엄마를 봤을 수도... 그래서 수하가 엄마에 대한 이야기는 잘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또 다른 상상은 수하의 팬던트속 엄마가 수하의 친모가 맞고, 그 여자는 박주혁의 아내가 아닌 민준국의 아내일 가능성입니다. 그런데 네살 정도였던 민준국의 아들 얼굴을 보니 수하 어렸을적 얼굴과는 좀 달라서 가능성은 좀 희박하기는 합니다.

문제는 수하의 잃어버린 핸드폰인데, 그 핸드폰에 팬던트가 걸려있고, 휴대폰은 민준국 손에 있을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4885 오토바이 날치기가 왜 수하의 휴대폰만 가지고 갔을까? 오토바이 날치기는 민준국에게 돈을 받고 수하의 가방을 채갔겠지요. 24시간 경찰이 밀착보호중인 수하와 장혜성 둘 중 하나에게 접근하기란 쉽지 않았던 민준국은 수하의 휴대폰으로 혜성을 불러냈겠죠. 혜성이 수하의 휴대폰이기에 아무 거리낌없이 문자나 전화통화를 했을 거고, 민준국은 수하를 가장해서 몰래 법원 뒷문으로 나오게 유인했다든지, 수하를 납치하고 있으니 혼자 나오라는 민준국의 전화를 받고 나갔겠죠. 

그런데 민준국이 우연히 수하의 휴대폰에 매달린 팬던트를 열어 그 안에 있는 여자가 자기 부인이라는 것을 보게 된다면? 팬던트 사진을 본 충격으로 수하나 혜성을 죽이지 못하고 멈칫하고, (혜성을 구하기 위해 수하가 치명적 부상을 입는 일은 있을 수 있겠지만, 전 수하의 죽음은 상상으로도 하고 싶지않군요), 여튼, 그때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결국 붙잡히고 맙니다.

*******허무맹랑한 제 상상은 여기까지입니다.

 

혜성이 납치되어 수하가 패닉에 빠졌죠. 어찌하지 못해 공중전화를 흔들고 우는 수하때문에 가슴이 씨리씨리 아파죽겠군요. 웨딩드레스 입은 혜성과 수하의 달달한 시간, 유치찬란한 꿈속에 혜성이 피를 흘리고 쓰러진 꿈때문인지, 결말에 이르러 누군가의 죽음이 더 나오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말이죠.  

물론 수하가 혜성을 구하러 와서 둘 중 누군가는 다치거나 끔찍하지만 죽을 수도 있습니다. 혜성보다는 수하쪽이 죽을 가능성이 커보이지만, 전 수하의 죽음 역시도 상상하고 싶지 않군요. 그냥 쪼매만 다치는 정도로 하면 안될까 싶은데... 전 수하에 대한 야무진 상상으로 그의 청사진을 꿈꾸고 있단 말입니다. 수하와 충기는 경찰대학에 합격하고(충기는 완전 턱걸이로) 수하는 민중의 참 지팡이로, 혜성은 힘없고 억울한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귀가 되었으면 싶거든요.

혜성은 드라마 처음부터 민준국의 변호사가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기에(드라마 흐름상) 일단 살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수하는 불길한 꿈처럼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저 작가에게 치성드리는 마음으로 빌고 있습니다. 살려두지 않으면 차관우가 7년전 신상덕 변호사 차에 했던 것(똥칠이라죠?) 그대로 반사해주겠어요!!! 이러면서ㅎ;; 

 

엔딩에 나왔던 수하의 불길한 나레이션, 다분히 중의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희망과 슬픔의...

"2013년 7월 26일 오후 3시 10분, 그녀가 민준국에게 납치됐다. 그로부터 두시간 30분후 우리의 11년간의 이야기는 종지부를 찍게 된다". 

종지부라... 누구와의 종지부를 의미하는 걸까요? 혜성과의 종지부라면 수하가 이런 과거형의 나레이션을 할 수 없겠죠. 종지부를 찍게 된다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수하가 살아서 회상했다는 것입니다. 죽어서는 회상할 수가 없으니 말이죠.

종지부는 아마도 민준국과의 이야기가 종지부를 찍게 된다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이는 민준국에 현장에서 체포되거나 죽었다는 것에 더 무게가 실립니다. 물론 전 체포되기를 바랍니다. 짱다르크의 완성점이 민준국의 변론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황달중 귀신살인미수 사건은 배심원 전원 무죄평결임에도 법으로 무죄를 선고하기는 애매했습니다. 우리 귀여운 김공숙(김광규) 판사가 법 원칙과 마음과 싸우느라 머리털 한웅큼은 더 빠진 듯 보이더군요. 해법은 서도연이 내놨지요. 검사가 공소취소를 하는 것으로 말이죠. 그에 대한 책임도 도연이 지겠다고, 도연은 친아버지 황달중을 결국 구했습니다. 오페라 까치도둑 서곡에서 변론의 힌트를 얻은 장혜성의 최후변론, 짱짱걸, 우리 혜성이 최고다!

김공숙 판사가 최종선고문을 읽는 동안, 황달중의 눈에는 굵은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황달중 재판의 하일라이트는 서도연의 눈물이었지만, 백미는 김공숙 판사등 재판부가 보여준 행동이었습니다.  

"국민들이 법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법이 국민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게 본 재판부의 생각이며, 국민참여재판의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찰에서도 공소를 취소했다며, 공소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말한후, 세명의 판사가 취한 행동을 보며 얼마나 감동으로 울컥했는지 모릅니다.

김공숙(김광규)을 비롯한 세명의 판사는 황달중의 얼굴을 똑바로 보고, 정중히 고개를 숙이더군요. 법의 사과였습니다. 26년 억울하게 옥살이를 시켰던 잘못에 대한 사과였죠. 황달중은 이번 재판을 통해 사과를 받고 싶다고 했었죠. 뻣뻣한 권위의 상징 법은 26년 잘못된 판결에 대해 그들 세명의 판사를 통해 사과했던 거죠.  

재판이 끝나고 11년의 해묵은 일도 털어내는 장혜성과 서도연, 11년전 폭죽사고에 대해 서도연은 진심으로 사과했죠. "미안했다. 나도 아버지처럼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기 싫었나봐. 틀린 걸 인정하지 않는게 얼마나 끔찍한 건지 오늘 알았어. 사과할게, 진심으로".

 

 

재판부의 사과와 서도연의 사과, 그리고 이어진 말은 황달중의 용서라는 단어였습니다. 정웅인의 악행 종지부를 찍을 단서 한마디 역시 '용서'입니다. 황달중의 국민참여재판이 끝나고 신상덕 변호사가 물었죠. 딸과 헤어져 살아게 한 서대석이 밉지않냐고?

"화납니다. 죽이고 싶게 화납니다. 근데 용서했어요. 시간이 얼마 없잖아요. 내 남은 인생을 누군가를 미워하는데 쓰고 싶지 않아요. 죽기 전에 내가 느끼는 감정이 그렇게 흉한게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용서하는 겁니다. (딸을 잘 키워준)서대석 판사가 이뻐서 용서하는게 아니에요". 

장혜성의 짱다르크 완성점이 민준국의 변론에 있는 것도 바로 용서때문입니다. 혹이라도, 그래서는 안되지만, 만에 하나라도 수하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혜성에게 민준국은 죽이고 싶은 인물이 됩니다. 여태까지 혜성은 민준국을 죽이고 싶도록 미워하지는 않았죠. 두려워하기는 했지만요.

수하에게 내내 당부했던 말이 민준국에 대한 원망으로 가해자가 되지 말라는 말이었지요. 수하는 그 약속을 지켰고요. 민준국이 수하를 해쳤거나, 생명이 위험한 상태에 빠지게 했다면, 혜성은 엄마 어춘심을 잃은 것과 함께 민준국에 대한 증오심을 억누르기 힘들 겁니다.

 

그런데 재판이 끝나고 황달중이 말합니다. 어머니 어춘심의 마지막 유언과도 같았던 말을 말이죠. "내 남은 인생을 누군가를 미워하는데 쓰고 싶지 않아요. 죽기 전에 내가 느끼는 감정이 그렇게 흉한게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황달중의 용서는 지금의 행복을 만들어줬습니다. 매일매일 병실에 온 딸 도연이 26년전에 전해주지 못했던 크레파스로 아빠의 얼굴을 그려주고, 닭살스러운 셀카도 함께 찍어줍니다.  

혜성의 엄마도 마지막까지 민준국을 불쌍히 여겼죠. 증오심으로 지옥에서 살아온 거 아니었느냐면서 말이죠. 민준국은 지난 10년 증오와 복수심이라는 지옥에서 살아온 인물입니다. 그에게 사과할 의사도, 기자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물론 민준국이 사과보다는 복수를 택해 이들을 죽여버렸지만 말이죠.

어머니와 아들(?)이 굶어죽었다는 말을 들었을때, 그는 제정신이 아니었을 겁니다. 없는 형편에 막대한 수술비를 내고 수술을 했지만, 아내는 의료사고로 죽고, 민준국이 교도소에 있는동안 치매기 있던 어머니와 어린 아들은, 굶어서 죽었답니다.

아내의 의료사고 후에도 박주혁은 여전히 성공생존률 100%라는 허위기사만을 썼습니다. 자신의 아내가 의료사고로 죽었다고 해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세기대학 병원의 의료사고에 대한 기사는 단 한줄도 내지 않았던 박주혁 기자였습니다. 병원에서 쥐어준 대가성 촌지때문이었겠죠. 병원도, 법도, 언론도 민준국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습니다.

 

민준국은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하고, 남은 시간 평생을 감옥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혜성이 그런 극악무도한 민준국의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증오하고 복수심으로 이를 갈아야 할 장혜성이 말이죠. 장혜성은 민준국을 어춘심(김해국)의 당부처럼 아마도 마지막에는 용서할 듯 합니다. 혜성의 용서는 무죄를 주장한다는지 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민준국은 반드시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하니까요. 박수하 역시도 아버지를 죽이고 혜성과 자신을 죽이려한 민준국을 용서하고, 아버지를 대신해 사과하면서 민준국을 변화시켜 보길 바래봅니다.  

 

무죄인 사람을 무죄판결로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하지 않는 것도, 억울한 사람에게 법의 선처를 내리게 하는 것도 짱변의 일입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진정한 짱다르크라고는 할 수 없을 듯 합니다. 마음의 복수심, 증오심을 가지게 된 것에 대한 변호와 그 지옥같은 마음의 감옥에서 풀어주는 것 역시도 변호사로서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하처럼 생각을 읽는 능력은 없지만, 진심을 읽어주는 변호사, 상처를 읽어주는 변호사, 우리사회에 있어줬으면 하는 진정한 짱다르크는 아닐까...

혜성이 민준국을 변론하는 것이 곧 용서일테죠. 장혜성의 용서는 민준국의 마음을 움직이고, 민준국은 모든 범행을 인정하면서,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감옥에서 살게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어도 더이상 복수심과 증오라는 또 다른 감옥에서 살지는 않을 테니 말이죠. 용서로 마지막 남은 시간을 마음의 감옥에서 살지 않게 된 황달중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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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5 08:15




'딱 걸렸어~', 썬캡으로 얼굴을 가리고 들키지 않으려던 혜성의 마음을 수하가 읽고 말았지요. '어떡해... 자꾸 두근거려', 수하에게 두근거리는 마음을 썬캡으로 가려보려 했던 혜성, 이 사랑스러운 여자를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여자가 이런 생각을 들키고 싶겠니?" 부끄부끄 혜성^^

수하마음도 제마음과 같나 봅니다. 썬캡을 올리고 한참이나 나이가 많은 여자를 사랑스러워 어찌할바 모르고 쳐다보더군요.

혜성의 두 손을 꼭 잡은 수하, "앞으로 무슨 꼴 보여도, 무슨 생각을 하든 당신한테 실망할 일 절대 없을거야. 당신도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내가 어떤 사람이어도 절대 실망하지 말아줘". 키스는 불발되었지만, 요따위 썬캡이 당신 마음을 평생 가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쓰레기통에 시원하게 썬캡을 던져버리는 수하였죠. 박력수하도 캡짱이야! 

 

채옥(전영자, 김미경)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황달중 사건, '귀신살인미수' 사건은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연주시의 핫뉴스로 떠올랐습니다. 자신이 찌른 피해자가 26년전에 이미 사망한 전영자라며, 귀신을 찌른 것이기에 무죄를 주장하는 황달중, 김충기와 고성빈이 재판과정중 교차편집으로 귀신살인미수를 어떻게 봐야하는지 쉽게 설명해주기도 했죠. 이 커플 은근 어울리고 귀엽습니다(성빈아, 충기 괘안은 녀석같아. 마음 좀 열어줘!). 

황달중의 친딸로 밝혀진 서도연 검사, 장혜성의 말을 믿고 싶지 않아 헛소리말라고 혜성의 따귀를 때렸지만. 서도연도 아버지 서대석의 미심쩍은 행동들로 조금은 짐작했었죠. 확인사살하는 심정으로 아버지에게 장혜성이 유전자 검사를 해달라고 했다고 말하는 서도연, 아버지 서대석의 반응은 도연에게 진실을 설명하고 있었지요.

무슨 소리냐고 펄쩍 뛰어야 할 아버지가, 아니 그래줬으면 싶었던 아버지가 검사를 하기로 했느냐고 묻습니다. "전 아버지가 말도 안된다고 그러실 줄 알았어요". 

도연이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어려운 결정이었을텐데도 유전자 검사를 받는 도연이 예쁘고, 또 한편으로는 정말 안쓰럽더군요. 도연도 자신이 어떻게 입양되었는지를 알게 되었지요. 아버지 서대석의 돌이킬 수 없는 치부까지도 말이죠.

"재판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야. 재판 후 니네 아버지가 한 짓이 잘못된 거야. 재판 끝난 후 전영자씨가 니네 아버지를 찾아갔어.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찾아왔으니 놀랐겠지. 딸을 거둬달라는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 딸이 바로 너야. 권위적인 너네 아버지 틀렸다는 것 안정하고 싶지 않았을 거야".

또다시 혜성의 뺨으로 올라가는 도연의 손, 수하가 들어와 사과하라고 도연을 다그치다 도연의 마음을 읽지요. '아버지, 이게 사실이 아니라고 해주세요'. 수하도 민준국에게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때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아버지가 민준국의 아내를 죽게 만들었다는 말을 믿고 싶지 않아, 무작정 달리기만 했던 그 순간과 지금의 서도연 검사가 똑같았습니다.  

"세상이 무너진 느낌일 거야. 20년 넘게 알아온 아버지 악행을 알았는데... 시간을 좀 줘. 진실을 덮으라는 얘기가 아니야. 사람을 먼저 봐달라는 소리야".

혜성에게 했던 말은 지금 수하의 심정이기도 합니다. 혹이라도 아버지와 민준국에 대한 과거의 일을 알게 되면, 혜성이 자신을 멀리할까 두려워 말하지 못하는 수하죠. 아버지와 민준국의 과거가 아니라 지금의 수하, 혜성이 그동안 알고 있었던 수하로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 그러나 수하는 자신이 없습니다. 혜성을 좋아해서 더 자신없습니다. 자꾸만 더 좋아지기만 하는 그 사람을 잃을까봐 말이죠(혜성인 그런 인격이 아니야, 수하야~).

 

혜성의 사무실을 나간 도연은 차를 세우고 가슴을 치며 눈물을 쏟고 말지요. 아버지인줄도 모르고, 딸을 빨리 찾고 싶지 않냐고 민준국을 잡기 위해 민준국에게 불리한 증언을 해달라고 아버지를 증언석에 세웠던 도연이었습니다. 그 딸이, 황달중이 그토록 애타고 보고 싶어하는 딸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도 모른체 말이죠.

졸지에 두 아버지가 생겨버린 도연, 마음이 복잡합니다. 친아버지 황달중의 과거 무죄를 밝히면 지금의 아버지 서대석이 쌓아온 명성을 잃게 될 것이고, 그렇다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친아버지의 무고를 모른 척 덮을 수도 없는 서도연이죠. 

아버지의 서재. 즐비한 공로패들 사이에 나란히 사시합격증서가 놓여있습니다. 서대석과 서도연, 사시에 패스하고 아버지에 이어 대를 이어 법조인이 된 것에 얼마나 대견스러워 하셨던가...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인정받은 것같아 도연은 또 얼마나 기뻤던가...

 

도연은 다시 혜성을 찾아갔지요. 유전자 검사를 받겠다면서 말이죠. "대신 조건이 있어. 이 재판으로 우리 아버지의 아무 것도 망치면 안돼. 그러니까 재판에서 우리 아버지(서대석) 얘기는 입도 뻥긋하지마. 내가 검사를 받는 이유는 황달중씨를 위해서가 아니야. 우리 아버지를 위해서야".

혜성이 서대석을 찾아가 도연의 그런 마음을 전해줬는데도 서대석은 요지부동이더군요. "도연이 알고나서 처음으로 걔가 불쌍해 보였어요. 저같으면 서대표님 같은 아버지 많이 원망했을거예요. 서대표님을 증인신청하지는 않을 겁니다. 도연이 한테 약속했거든요".  

증언할 것 없다고 끝내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지 않는 서대석, 그 이유 역시 도연이 때문일 거라는 짐작은 갑니다. 아무리 명예가 중요하고, 외통수처럼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권위로 똘똘 자신을 싸매고 있는 서대석이라지만, 도연이는 가슴으로 품은 자식입니다. 폭죽사건때도 도연의 말을 믿어줬던 것도 그의 부정때문이었겠죠. 도연이를 친구들 앞에서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싶지 않았던...  그래도 도연이를 위해서라면, 아니 자신이 무고하게 26년이나 인생을 망쳐버린 황달중에게는 진심으로 사죄를 했으면 싶군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황달중의 신채옥 살인미수 사건, 친아버지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를 해야 하는 서도연, 딸의 뒷모습을 망연히 쳐다보는 황달중의 착잡한 심정, 두 사람은 이미 서로가 부녀사이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재판정에 흐르는 슬프다 못해 잔인한 공기는 보는 시청자들 마음에 아프게 흘러들었지요.

아버지의 눈을 피하며 살인미수로 기소하는 서도연, 딸아이의 얼굴을 보며 황달중은 공소사실을 부인하죠. "제가 그 사람을 찌른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전 무죄입니다". 딸아이에게만은 무죄인 아버지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여주고 싶었을 황달중, 못난 아비지만 살인자 아버지는 되고 싶지 않았던 것이 황달중의 마음이었을 겁니다. 제손을 키우지 못한 딸, 저렇게 똑똑하고 예쁘게 자란 딸, 그 아이에게 친아버지가 살인자라는 것만은 남겨주고 싶지 않았던 황달중입니다. 

26년전에 황달중의 변호를 맡았던 신상덕 변호사,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들어 황달중의 무죄 모두진술이 시작되었고, 황달중의 무죄를 입증할 유전자 검사 결과도 혜성에 의해 공개되었지요. 서도연의 평화를 위해 가명 심청이로 표현하는 혜성, 심청이(서도연)와 황달중, 심청이와 신채옥 99.999997%일치합니다 (잔디머리 검사, 어쩔~).

 

피고인 심문에 앞서 황달중은 딸 서도연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깁니다. "제가 하는 말 속기록에 기록되는 거죠? 오늘 날 위해서 유전자 검사를 해준 제 딸 심청이... 심청이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누군지 어디 사는지 모르지만, 계속 그렇게 행복하게 이쁘게 살아달라는 그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황달중도 알고 있었습니다. 전날 면회를 와 아버지 대신 사과를 했던 서도연이 그의 친딸 가현이라는 것을 말이죠. "저희 아버지는 26년전 재판 사과하지 않을 겁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아버지도 그 판결 후회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저를... 아버지는 그걸 인정할 만큼 유연하지 못하세요. 그렇게 살아온 분이에요. 그러니 제가 대신 사과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도연이 "저를..."하고 삼켜버린 말에 황달중은 그 아이가 가현이라는 것을 알았지요. "너 몇살이니? 너 가현이니?", 돌아서 눈물을 흘리며 서도연이라고 아버지를 돌아보지 못하고 가버렸던 딸... 황달중은 여한이 없습니다. 딸아이가 자신을 위해 유전자 검사를 해주었다는 말에, 도연의 지금 행복을 깨고 싶지 않았습니다.  

차마 부르지 못하는 이름 내딸 가현이, 심청이 도연이가 고맙습니다. 마지막 소원도 이루었습니다. 딸 아이 얼굴 한 번 보고 죽는 것, 저렇게 곱고 영민하게 자라줘서 그저 고맙습니다. 처음 본 아버지를 위해 유전자 검사를 해 준 심청이, 그 아이가 아버지는 무죄였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가는 것이 기쁠 뿐입니다. 이제 다 살아버린 인생, 앞으로 살날이 구만리인 가현이가 아버지에 대한 마음의 짐을 지고 살지 않기만을 바랄 뿐인 황달중입니다.  

 

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으로 만난 부녀, 이 기막힌 운명은 끝내 도연을 오열하게 만들었지요. 고맙다는 말을 심청이를 빌어 하는 아버지, 도연은 아버지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합니다. "피해자가 사망하면 살인자가 되는 것 알고 있죠?", 더이상 심문을 하지 못하고 자리로 돌아와 버리는 도연, 아버지를 살인자로 만들려고 하는 딸, 이 상황이 도연에게는 끔찍한 지옥입니다. '아버지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아버지를 살인자로 기소하고 있는 도연이 얼마나 괴로운 심정이었을까요. 

끝내 오열하고 마는 도연, "혜성아, 나 죽을 것 같아. 나 좀 살려줘, 우리 아빠좀 구해줘, 제발...". 심청이 도연때문에 함께 엉엉 울고 말았네요. 이다희의 감정연기도 좋았고, 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으로 만나게 된 얄궂은 운명에 가슴 아파서...

 

양부 서대석도 지키고, 친부 황달중도 지키고, 서도연은 이제 과거 법정문을 열지못하고 비겁하게 도망쳐 버렸던 그 서도연이 아니었습니다. 11년을 아버지 서대석과 혜성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기를 쓰고 변명해 왔다던 도연, 도연이는 이제 더이상 변명하지 않아도 되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잘못된 판결임을 알고도 시정하지 않고 한 사람의 인생을 26년이나 감옥에서 살게 했던 아버지 서대석, 유전자 검사를 하겠다는 조건으로 혜성이 서대석을 증언대에 세우는 것을 막았던 도연은 아버지 서대석을 지켰습니다. 그가 쌓아온 명성, 명예, 자존심을...(물론 서대석이 황달중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는 일이 남았지만).

유전자 검사로는 친부 황달중을 구했죠. 선채옥과 전영자가 동일인이라는 것이 그들 사이의 딸 도연의 유전자 검사로 판명났으니, 황달중은 귀신을 찌른 것이 맞았고,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의거 황달중은 무죄판결을 받게 되겠죠.

양부에게도, 친부에게도 도연은 공양미 삼백석에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였습니다. 심청이의 눈물이 가슴 아프게 시청자를 울렸지만, 잘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네요. 도연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도연의 눈물은 두 아버지를 위한 예쁜 심청이의 눈물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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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9 13:13




기억과 함께 마음을 읽는 능력도 돌아왔다는 말에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혜성, 감추고 싶었던 마음들을 수하가 알고도 모른척하고 있었음에 화가 나는 혜성이었죠. '좋아해', '함께 있었으면 좋겠어',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속마음 모두를 들켜버린 혜성입니다.

고모부의 마음을 읽어내는 수하를 괴물이라며 그 방으로 들어가 버렸던 기억을 떠올리고는 괴로운 수하였습니다. '고모부를 미워할 수 없었다. 너무나 당연했다. 들키고 싶지 않은 속마음까지 매순간 들여다 보는 내가 얼마나 괴물 같았을까...'.

이어지는 수하의 나레이션은 마음을 읽는 초능력이 수하에게 얼마나 버겁고 부담스러웠었는지를 말했지요. '진실을 전하는 건 늘 고통스럽다'. 

수하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을거라 믿는 혜성을 속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기억과 능력이 돌아왔음을 혜성이 알았으니, 함께 있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도 말이죠. 기억을 찾으면 다시는 혜성을 찾지말라고 했던 말에도 '서도연 검사가 황달중의 딸이라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던 것, 수하가 거짓말을 하는 아이가 아니라고 수하를 믿고 있는 혜성의 마음때문에 더이상 속일 수가 없었지요.

민준국이 잡히고 혜성이 안전해질 때까지만 있게 해달라는 수하, "앞으로 당신 눈 보지 않을게, 절대... 그냥 내 눈은 당신 재판에서만 이용해도 돼. 그것도 싫으면 다신 나 보고 싶지 않으면 그렇게 해, 대신 민준국 잡힐 때까지만 당신 곁에 있게 해줘". 

또 감추고 있는 것없냐고 묻는 혜성에게 수하는 없다고 말하죠. 민준국이 들려준 아버지와의 일은 차마 말하지 못하는 수하입니다. "모든 시작은 내가 아니라 네 아버지때문이야", 혜성의 어머니가 죽고, 혜성마저 위험에 빠진 이 모든 일들이 수하 아버지에게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면, 혜성이 정말로 수하를 보지 않으려 할까 두려운 수하였습니다. 

 

혜성과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한발자국 뒤에서 따르는 수하, 나란히 서지 않는 수하가 더 불편해지는 혜성이었죠. 혜성은 수하에게 돌직구 고백을 합니다. 애써 도망치고 수하를 밀어내려고 해도 안되는 감정, 수하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혜성이었죠. 역시 짱짱걸 짱변! 

수하가 자신의 눈을 피하지 않게 두손으로 수하의 얼굴을 감싸고 말하죠. 그녀의 진심을, 거짓없는 마음을... "좋아해, 수하야. 동생으로서, 친구로서... 그리고 남자로서. 널 좋아한 다음부터 네 능력이 싫고 무서워. 들키고 싶지 않은 생각들이 많아져서 그 순간을 들킬 때마다 널 원망할 것 같애. 그 원망들이 널 다치게 할 걸 생각하면 그것도 끔찍해. 그것말고도 우린 안되는 일이 너무 많아.... 그래도 좋아해 많이".

끝을 생각하면서 어정쩡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얼굴보고 웃을 것 웃고, 얘기할 것 솔직히 얘기하고 지내자고 말하는 혜성, 혜성의 엄마도 유언으로 남겼지요. 예뻐하고 사랑하면서 살기도 모자란 시간, 미워하고 증오하면서 살지 말라고...  

 

11년간 듣고 싶었던 말을 비로소 혜성의 입을 통해 듣는 수하, 그녀의 입도, 눈도 진실(진심)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학원으로 가던 발길을 돌려 혜성을 번쩍 안아올리는 수하, 그리고 이어진 수하의 까치발 키스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남자배우보다 작은 여자배우들에게서 봤던 키스와는 다른 느낌으로 달달, 꺄~~악 하게 만들었죠.

수하의 까치발 키스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연출에 담긴 의미때문이었어요. 물론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수하는 혜성보다 나이도 어리고, 이제 대학준비를 해야 하는, 혜성의 기준에는 안되는 조건이 너무 많은 아직 어린 아이죠. 차관우가 양복만 입는다고 어른되는 것 아니라고, 진짜 어른이 돼보라고 한 말은 수하에게 자존심 상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수하(이종석)신분이 아니라 여러가지 정황상 다가가기 힘든 혜성(이보영)을 번쩍 들어 안고, 그녀의 위치를 상징적으로 수하보다 높게 만들었죠. 마치 지금의 혜성과 수하의 상황처럼 말이죠. 그리고 까치발로 혜성에게 다가갑니다. 당신이 비록 높이 있지만, 온 힘을 다해 당신 곁에 다가가겠다는 듯이 말이죠.

남자의 까치발 키스, 어린 연하남이라는 상징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힘을 다해 사랑한다는 듯, 그 의미가 달짝지근하게 전해졌던 키스였답니다. 열정적이거나 가슴이 화끈벌렁하지는 않았지만, 그냥 보는 것만으로 아~ 이쁘다 흐뭇해지는 키스, 이종석의 사랑스러운 까치발 키스였습니다. 저 아무래도 이 남자한테 요금 너무 마음을 주고 있나 봅니다^^ 

수하와 편하게, 아니 당당하게 손을 잡고 길을 걷는 혜성, 혜성이 말했던 1%의 가벼움, 선택의 기로 앞에 어떤 쪽을 택할것인가에 대한 가볍지 않은 답이었습니다. 혜성은 처음으로 자신의 행동을 잘한 일이라고 스스로 인정합니다. 아마 우연히 알게 된 도연의 심적 괴로움, 그 후회가 혜성을 가벼운 마음으로 회전문에서 나오게 했겠지요.

11년전 법정문을 열고 들어가 증언하고 나와서 지금껏 후회하지만, 그 후회가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사람을 죽이고도 교통사고로 위장해 법을 빠져 나가려 했던 민준국이 법의 심판을 받게 한 것은 잘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온 양심의 가벼움 1%, 스스로 옳았다고 여겨왔던 1%의 힘, 혜성은 그 1%의 힘으로 황달중 사건의 진실을 밝히겠다 결정하죠 

혜성은 도연에게서 봤지요. 그녀 역시 법정 앞에서 갈등하고 겁먹었지만, 끝내 들어가지 못하고 도망쳐 버리면서, 그때 내지 못했던 1%의 용기가 99%의 후회가 되었음을 말이죠. 아마 혜성이 도연처럼 도망쳐버렸다면, 혜성도 도연이 지금껏 자책하고 있는 것과 같은 후회의 무거움에 짓눌려있었을 거라는 것을... 

황달중 사건은 혜성에게 힘든 결정을 요구합니다. 황달중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친딸 서도연과 유전자 감식이 필요한데, 그리되면 도연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릴 것입니다. 여태 아버지로 알고 있던 서대석은 친아버지의 무죄를 알고도 26년간이나 감옥에서 살게 했던 사람이었고, 친아버지는 뇌종양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조사차 병원에서 얼굴만 봤던 피해자 손채옥(김미경)이 자신을 낳아준 친어머니 전영자(지난 글에 전영자가 세탁한 이름이라고 썼는데 정정합니다)이며, 자신의 왼손을 잘라 남편을 감옥에 가고 하고 딸인 자신을 가지고 서대석과 거래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도연이 제정신으로 버틸 수 있을까... 재수없는 기집애지만, 그래도 도연이 인생이 통째로 흔들리는 일인데, 혜성의 고민이 크지요. 

서대석을 먼저 찾아가 용서를 구하라고 기회를 주었던 장혜성, 서대석이 용서를 구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혜성도 알고 있었습니다. 11년전 폭죽사고때도 진실을 알고도 자신의 판단이 잘못이었음을 끝내 시인하지 않았던 사람이었으니, 판사였던 과거의 오점을 드러내는 것은 혜성이 폭죽을 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을 말이죠.

김공숙(김광규) 판사의 말이 참 허탈스럽게 하더군요. 황달중 사건과 같은 경우 잘못 판결을 내린 판사에게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는 있으나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말이... 

 

도연을 찾아간 혜성은 바윗돌보다 무거웠을 진실을 꺼내놓았죠. "네가 필요해, 네가 황달중씨 딸 황가현이야".

 

'진실을 전하는 건 가장 고통스럽다. 그래서 난 가끔 진실 앞에서 눈을 감는다. 그러나 어느샌가 나의 짱다르크는 진실을 보는 나보다 더 진실을 쫓고 있었다'.

팬던트를 열어 사진을 보던 수하는 아직은 진실에 더 침묵하고 싶어하듯 팬던트를 닫아버렸죠. 수하어머니의 사진같아 보이던데, 좋은 사람이었다고만 생각해왔던 아버지의 치부를, 어머니에게 말하지 못하는 심경이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민준국의 아내를 어떻게 죽게 만들었는지, 여전히 그 사연은 나오지 않았지만 민준국을 만나 피습을 당했던 차관우도 수하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나은 진실도 있다고 혜성에게 비밀로 하라는 것을 보면, 수하 아버지가 큰 잘못을 한 것같기는 하더군요. 그렇다고 민준국을 두둔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만... 

세상에 한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도 있어야 했다고, 끝까지 갈 생각이라고 음울한 유언같은 말을 남겼던 민준국, 수하 아버지와의 원한을 수하와 혜성에게까지 연장하는 것은 그 사연이 아무리 구구절절 아픈 사연이라 할지라도 그를 옹호해주고 싶은 마음은 없네요.

 

수하의 독백을 통해 장혜성의 성장을 보게 합니다. 이 드라마가 추구했던 참다운 변호사의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는 짱다르크를 말이죠. 잘잘못을 구별하고 판단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법이지만, 눈을 가린채 서있는 정의의 여신상처럼 법에는 눈이 없습니다. 그 법을 적용하고 집행하는 사람(폭넓게 법조인)의 눈을 통해 판단하죠.

공정의 대명사, 법과 정의의 수호자여야 할 서대석은 부장판사가 되어 맡은 첫 재판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이 무죄임을 알고도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그의 딸을 자신의 딸로 훌륭하게 키운 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혜성은 고민하고 또 고민하죠. 진실을 알고도 자신만 눈감아버리면, 도연이는 여전히 잘난척 지금처럼 아무 것도 모른체 서대석의 딸로서 빵빵한 스펙에 으시대며 잘 살 것이고, 어차피 살날 얼마남지 않은 황달중은 전영자가 살아있음을 알았으니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이고... 황달중에게 미안하지만 혜성의 침묵이 어쩌면 여러 사람이 더 편해질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기도 하죠.

 

그러나 혜성은 자신이 변호사라는 점을 망각하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잔인한 진실도 있지만, 혜성은 황달중의 변호사입니다. 그가 무죄임을 알고도, 남아있는 사람들의 평화를 위해 죽을 사람의 진실에 눈을 감아버린다면, 혜성은 과거 서대석(정동환)이 그러했던 것처럼 진실에 침묵해 버린 비겁한 법조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글쎄요, 이 드라마가 법정드라마가 아닌 가족극이었다면, 전 아마 혜성이 비밀을 안고 가는 것이 모두를 위해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어요. 혜성이 변호사가 아닌 다른 직업이었다면, 그냥 묻고 가자고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참 간사하고 줏대없는 생각이지만,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황달중(김병옥)과 서대석(정동환)이 마음에 걸립니다. 서대석이 황달중에게 사과를 하겠다고, 그가 지켜온 명성과 명예를 내려놓겠다고 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까... 황달중이 죽기전에 한번만이라도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한 딸이 서도연 검사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딸의 인생을 위해 그가 무죄를 주장하지 않고 감옥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마음을 돌리게 될까... 그러면 뭐가 남는 것일까.  

서도연의 혼란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지만, 혜성이 진실을 말한 것에 저 역시 1%가 더 마음이 갑니다. 아마도... 법의 사과를 받고 싶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대석의 사과는 곧 법의 사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될테니 말이죠.

작가는 왜 황달중이란 인물을 26년이나 장기복역시켰을까... 모든 판례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게중에는 황달중 사건처럼 알고도 눈을 감아버린 사례가 분명 있습니다. 돈으로 보상받을 수 없는 세월, 억울하게 감옥에 있으면서 누리지 못했던 세상의 즐거움, 진실의 소리를 듣지 않고, 진실에 눈을 감았던 그 잘못된 판단에 대한 책임의 무거움을 역설적으로 경고하기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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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2 10:07




'너의 목소리가 들려' 12회에는 반전이 많이 나왔습니다. 11년전 민준국의 살해장면을 찍었다는 혜성의 휴대폰에는 사실 아무것도 찍히지 않았다는 것도, 황달중의 아내(김미경)가 살아있다는 것도 충격이었네요. 느닷없이 벌어진 혜성과 도연의 소주배틀, 도연이 어떤 마음으로 검사가 되었는지, 11년을 후회 속에서 살아왔던 서도연의 심정도 알 수 있었지요.

건너편 길에서 싸늘한 시선으로 도연을 외면하고 가버리는 아버지, 시험중 컨닝하다 혜성에게 들키고, 법정문 앞에서도 혼자 도망쳐 버렸던 그 비겁한 치부의 순간들을 본 혜성에 대한 불편함을 취중에 솔직히 털어놓았던 서도연, "너랑 아버지에게 보여주고 싶었어. 그 순간은 실수였다고... 그렇게 난 11년을 기를 쓰고 변명해 온거야". 

조연이라고 구분할 것없이 모두의 캐릭터들이 살아있습니다. 유니폼 입은 남자가 좋다는 고성빈의 말에 몰래 경찰대학 팜플렛을 호주머니에 찔러넣고 가는 충기도 귀엽고, 25년을 수감생활를 하다 건강상의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받고 출소한 황달중의 세상과 삶에 대한 초연한 모습은 알 수 없는 씁쓸함과 미안함을 느끼게 합니다.

장맛비 속에서도 한 번씩 얼굴을 내비치는 해처럼 툭툭 웃겨주시는 신상덕(윤주상) 변호사나 김공숙(김광규) 판사는 깨알웃음을 주죠. 물론 역대최대 변종변호사 장혜성을 따라올 자 아무도 없지만 말이죠.

멜로, 코믹, 변호사로서의 진지한 모습, 허당기는 물론 자뻑감과 근자감으로 온몸을 칭칭 동여맨 이보영의 다양한 모습은 정말 잘 차려진 잔칫상을 받은 느낌이라, 이보영은 드라마 속 진주입니다. 연 한가득 있어보이는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 왔던 이보영에게서 찾은 신선한 매력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큽니다. 시청률의 여왕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군요.    

 

 

커피숖 앞 계단에서 비를 흠뻑 맞고 있는 수하를 다시 집으로 데리고 온 혜성, 불편한 동거지만 수하가 기억을 찾을 때까지만이라고 못을 박았지요. 수하에게 자꾸 신경이 쓰이고 수하가 남자로 좋아지기 시작한 혜성은 그럼에도 수하와의 거리를 유지하려고 기를 씁니다. 일부러 저녁 늦게 들어가고, 저녁을 굶고 들어와도 먹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되도록이면 수하와 마주치지 않으려 애를 써보는 혜성입니다. 수하몰래 도둑고양이처럼 소세지에 케첩을 발라 먹다가 들킨 혜성, (에이 쪽팔려), 모냥 심하게 빠지기도 했죠.

소주 두병 반을 마시고도 끄떡없다는 서도연때문에 소주배틀을 하면서 깻잎짱변이 되기도 했지만 끝까지 술에 취하지 않았다는 폼생폼사 장혜성, 그런데 웬걸... 그 깔끔하다는 술버릇이 정말 깔끔유난스럽더군요. 계단에 신발 단정하게 벗어두고, 평상에 반듯하게 누워자는 장혜성, 정말 못말려~였다죠. 

 

민준국이 살아있다는 정황을 포착한 차관우와 서도연 검사, 수하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고 대신 민준국 수배령을 내렸습니다. 수하를 목격했다고 신고한 문성남을 참고인 조사로 소환장을 발부했지만 민준국이 한 발 빨랐지요. 전날 막걸리를 함께 마셨던 문성남 아줌마를 음주운전 과실 추락사로 위장해 또다시 살인행각을 시작한 민준국이었죠.

민준국이 왜 그런 극악무도한 살인마가 되어야 했는지 수하의 돌아온 기억으로 잠시 읽어볼 수는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민준국에서 보지 못했던 진심의 감정이 보이더군요. 수하 아버지때문에 아내가 죽었다며 우는 민준국, 그 일그러진 표정에는 슬픔과 그로인해 괴물로 만들어 버린 사람들에 대한 증오와 원망, 그리고 돌아갈 수 없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괴로움이 가득했습니다.  

수하를 비롯한 사람들에 대한 적개심까지 그 복잡한 감정들을 울먹임과 허탈한 미소, 그리고 증오의 눈빛에 담는 정웅인의 종합세트같은 표정연기는 시청자의 마음도 동요시키게 만들더군요. 쯧쯧... 그랬구나... 싶게 만들 정도로...(그래도 절대로, 네버 네 편은 아니여!!!)

"난 달라, 당신처럼 짐승으로 살지는 않을거야, 절대!", 죽는 순간에도 민준국을 오히려 못났다고, 증오심으로 지금껏 마음의 감옥에서 살아온 게 불쌍하다고 민준국에게 패배감을 안겨줬던 어춘심 아줌마가 그랬던 것처럼, 수하는 민준국이 의도했던 대로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또다시 민준국에게 허탈하게 밀려드는 패배감...

 

수하의 손에 칼을 들려 수하를 살인자로 만들어 보려고 했지만, 수하는 혜성에게 했던 약속을 떠올리고는 칼을 버리고 낚시터에서 도망치듯 달렸지요. 수하가 알고 있던 아버지와는 다른 아버지, 민준국을 살인마로 만든 원인이 아버지였다는 사실에 수하는 정신없이 달리고 또 달립니다. 그리고 수하를 1년동안 데리고 있었던 김기호 할아버지의 트럭에 치여 기억을 상실했던 거더군요. 기억을 상실했다기 보다는 민준국으로부터 들은 아버지에 대한 일을 수하는 지우고 싶어했습니다.

전날 술에 취해 평상에서 고이 잠들어있던 혜성을 침대에 눕히다 발견한 혜성의 복부에 있는 흉터, 그리고 자신의 어깨에 나있는 상처, 수하의 기억은 일시에 봇물터지듯 돌아왔지요. 아버지와 함께 찬 차가 트럭에 치이고, 쇠파이프로 아버지를 죽이던 민준국, 법정에서 증인으로 나왔던 혜성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했던 일, 그리고 민준국의 출소로 혜성이 위험에 빠지게 된 등등의 잃어버린 기억의 퍼즐들이 순식간에 자리를 찾았습니다. 

낚시터에서 도망치듯 달려가다 고통사고가 났던 그날처럼 정신없이 달리던 수하, 오토바이에 치일 뻔하면서 잃어버린 초능력까지 찾았죠. 수하의 세상이 다시 시끄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억을 찾고, 민준국을 죽이지 않았다는 것도 스스로 알게 된 수하, 장변에게 기억을 찾았다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거였구나... 내가 지우고 싶어했던 기억이.. 지운다고 없어지는 게 아닌데...', 장변에게 기억을 찾았다고 얘기를 해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 수하입니다. 무엇보다 장변이 위험합니다. 혜성의 사무실 근처에서 우두커니 앉아있는 수하의 눈에 혜성이 보이죠. 근심걱정이란 하나도 없는 사람처럼 혜성이 웃고 있습니다. 저토록 예쁘게 웃는 여자, '당신을 어떡하면 좋을까... 이사실을 알면 날 더 원망하겠지... 민준국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면 또 얼마나 두려워할까...'. 

민준국이 살아있다는 것을 혜성이 몰랐으면 좋았을 수하였습니다. 그런데 장변도 알아버렸군요. 혜성의 마음을 읽는 수하, '민준국 살아있었어. 수하가 죽인게 아니었어. 역시 그 자식이 내 약속을 지킨 거였어'.

민준국이 살아있다는데도 뭐가 그렇게 좋은지 전화를 거는 혜성의 들뜬 목소리에 수하는 그만 울컥, 그녀를 뒤에서 안고 울어버립니다. "민준국이 살아있다잖아, 이 밥통아,, 당신 목숨이 다시 위험해졌는데 어떻게 내 무죄가 먼저야, 어떻게 이래!ㅠㅠ". 

혜성은 민준국이 살아있다는 것보다 수하가 무죄라는 것이 더 고마웠습니다. 스무살 수하가 살인자가 되어 감옥 차디찬 방에서 청춘을 보내야 하지 않아도 됨에 고마운 혜성이었습니다. 변호사... 숱한 사건들을 맡아 변론했지만, 혜성은 자신이 변호사라는 것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여덟살 꼬맹이, 자신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10년을 혜성을 찾고, 목숨을 걸고 지켜주었던 그 녀석을 지켜냈다는 것이 말이죠.

"고맙다. 약속 지켜줘서...", 민준국과의 낚시터에서의 일을 혜성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지하주차장에서 칼을 휘둘렀던 수하는 기억하는 혜성입니다. 수하가 민준국을 죽이지 않았을 거라고 믿으면서도 혜성의 마음 한 구석은 늘 불안했습니다. '절대로, 결코, 100% 수하가 죽이지 않았겠지만, 혹시라도 만에 하나 수하가 죽였다면...', 내색하지 않았지만 바짝바짝 타들어갔던 혜성에게 민준국이 살아있다는 말은 가뭄 속 단비같은 소식이었습니다.  

민준국이 또 자신을 해치려 들든 말든 그건 나중 문제, 지금은 그 녀석이 살인자가 아니라는 것만이 좋습니다. 병실에서 잠결에 들었던 수하의 귓속말 약속, 수하는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혜성도 서서히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어이없게도 수하에게 향하고 있는 자신의 감정을 말이죠. 언제나 수하가 먼저가 돼버린 자신의 마음을...

 

콩나물 해장국을 끓였는데도 일이 있다고 그냥 나가버리는 혜성을 쫓아나간 수하, 계단을 막고 서서 혜성을 올려다 보고 부탁하는 수하의 모습에, 개인적으로는 배우 이종석의 소년같은 표정에 넋빠져서 봤답니다. "나 2심에서 무죄받을 거예요. 친구도 사귀고, 대학도 가고, 알바도 하고 열심히 살거예요. 그러니까 나 피하지 마요. 늦게 들어오지도 말고, 밥 굶지도 말고... 나 싫어하지도 말고...". 

이종석은 드라마에서 1인 2역을 하고 있는 셈인데, 기억을 잃기 전의 수하와 기억을 잃은 수하를 표현함에 있어, 혜성을 보는 눈빛과 각도로 그 차이를 표현해 내더군요. 기억을 잃기 전의 수하는 애늙은이 수하였죠. 나이는 어리지만 과거의 수하가 혜성을 대할 때는 혜성에 대한 사랑과 염려, 걱정의 눈빛이었죠. 이종석은 기억을 잃기전의 수하는 주로 혜성을 내려다 보거나, 옆모습으로 힐끗보는 눈빛으로 수하의 내면적 성숙함을 표현했었지요.

 

그런데 기억을 잃은 수하의 눈빛은 불안감(법정에서 처럼)과 일종의 애원하는 눈으로 늘 혜성을 바라보더군요. 비를 흠뻑 맞으며 혜성이 올때까지 기다리고 있던 수하가 결국 우산을 들고 나온 혜성을 올려다 보는 눈빛에는 혜성에 대한 걱정은 보이지 않았지요. 무의적이지만 고모부에게 버림받았던 그날, 그토록 고모부가 자기를 바라봐주기를 간절히 바랬던 상처가 비에 씻겨가는 듯한 그런 눈으로 혜성을 올려다보며 웃었지요. 

계단에서 역시 혜성을 올려다 보며 말하죠. 피하지만 말아달라고, 싫어하지 말아달라고... 그 어린 아이같은 간절한 눈빛은 혜성을 사랑하는 남자 수하의 감정이 아닌, 세상천지 오갈 곳도 기댈 곳도 없는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도 못하는 스무살 수하가 혜성이 피하지 않기만을 바라는 모습이었습니다. 오랜 짝사랑으로 매달리지도 않았죠. 마음으로는 혜성이 이유없이 좋은데, 기억은 없어도 가슴은 그녀를 기억하고 있는데, 그 감정들을 보이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수하의 진심이 더 깊게 전달됩니다. 이종석 이친구의 캐릭터 표현력이 참 마음에 드네요. 

 

그리고 완전히 기억이 돌아온 이후의 수하는 예전의 눈빛으로 돌아왔더군요. 혜성을 좋아하고 염려하고 걱정하는 눈빛으로 말이죠. 자신에게 전화를 걸며 무죄라고 좋아하는 장혜성에 대한 감정을 주체못하고 백허그를 했을 때, 그에게 느껴지는 남자의 향기는 나이불문임을 느끼게 하더군요.

이종석에게는 참 특별한 매력이 있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슬퍼보이는 눈빛을 쓰다듬어 주고 싶게 하는 이상한 감정이 들게 합니다. 그런데 또 이상한 것은 믿고 기대도 좋을 것같은 남자의 넓은 가슴이 느껴진다는 겁니다. only 혜성에 대한 걱정과 사랑이 동시에 담긴 눈빛, 볼때마다 심장 벌렁거리는 이 녀석을 어떡하면 좋을지, 책임져!! 전 이쪽 라인으로 마음이 기울어서 수하와 혜성라인이 더 콩닥거리네요. 차변 지못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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