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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19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보영 돌직구 고백 vs 이종석 까치발 키스 (9)
2013.07.19 13:13




기억과 함께 마음을 읽는 능력도 돌아왔다는 말에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혜성, 감추고 싶었던 마음들을 수하가 알고도 모른척하고 있었음에 화가 나는 혜성이었죠. '좋아해', '함께 있었으면 좋겠어',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속마음 모두를 들켜버린 혜성입니다.

고모부의 마음을 읽어내는 수하를 괴물이라며 그 방으로 들어가 버렸던 기억을 떠올리고는 괴로운 수하였습니다. '고모부를 미워할 수 없었다. 너무나 당연했다. 들키고 싶지 않은 속마음까지 매순간 들여다 보는 내가 얼마나 괴물 같았을까...'.

이어지는 수하의 나레이션은 마음을 읽는 초능력이 수하에게 얼마나 버겁고 부담스러웠었는지를 말했지요. '진실을 전하는 건 늘 고통스럽다'. 

수하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을거라 믿는 혜성을 속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기억과 능력이 돌아왔음을 혜성이 알았으니, 함께 있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도 말이죠. 기억을 찾으면 다시는 혜성을 찾지말라고 했던 말에도 '서도연 검사가 황달중의 딸이라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던 것, 수하가 거짓말을 하는 아이가 아니라고 수하를 믿고 있는 혜성의 마음때문에 더이상 속일 수가 없었지요.

민준국이 잡히고 혜성이 안전해질 때까지만 있게 해달라는 수하, "앞으로 당신 눈 보지 않을게, 절대... 그냥 내 눈은 당신 재판에서만 이용해도 돼. 그것도 싫으면 다신 나 보고 싶지 않으면 그렇게 해, 대신 민준국 잡힐 때까지만 당신 곁에 있게 해줘". 

또 감추고 있는 것없냐고 묻는 혜성에게 수하는 없다고 말하죠. 민준국이 들려준 아버지와의 일은 차마 말하지 못하는 수하입니다. "모든 시작은 내가 아니라 네 아버지때문이야", 혜성의 어머니가 죽고, 혜성마저 위험에 빠진 이 모든 일들이 수하 아버지에게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면, 혜성이 정말로 수하를 보지 않으려 할까 두려운 수하였습니다. 

 

혜성과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한발자국 뒤에서 따르는 수하, 나란히 서지 않는 수하가 더 불편해지는 혜성이었죠. 혜성은 수하에게 돌직구 고백을 합니다. 애써 도망치고 수하를 밀어내려고 해도 안되는 감정, 수하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혜성이었죠. 역시 짱짱걸 짱변! 

수하가 자신의 눈을 피하지 않게 두손으로 수하의 얼굴을 감싸고 말하죠. 그녀의 진심을, 거짓없는 마음을... "좋아해, 수하야. 동생으로서, 친구로서... 그리고 남자로서. 널 좋아한 다음부터 네 능력이 싫고 무서워. 들키고 싶지 않은 생각들이 많아져서 그 순간을 들킬 때마다 널 원망할 것 같애. 그 원망들이 널 다치게 할 걸 생각하면 그것도 끔찍해. 그것말고도 우린 안되는 일이 너무 많아.... 그래도 좋아해 많이".

끝을 생각하면서 어정쩡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얼굴보고 웃을 것 웃고, 얘기할 것 솔직히 얘기하고 지내자고 말하는 혜성, 혜성의 엄마도 유언으로 남겼지요. 예뻐하고 사랑하면서 살기도 모자란 시간, 미워하고 증오하면서 살지 말라고...  

 

11년간 듣고 싶었던 말을 비로소 혜성의 입을 통해 듣는 수하, 그녀의 입도, 눈도 진실(진심)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학원으로 가던 발길을 돌려 혜성을 번쩍 안아올리는 수하, 그리고 이어진 수하의 까치발 키스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남자배우보다 작은 여자배우들에게서 봤던 키스와는 다른 느낌으로 달달, 꺄~~악 하게 만들었죠.

수하의 까치발 키스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연출에 담긴 의미때문이었어요. 물론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수하는 혜성보다 나이도 어리고, 이제 대학준비를 해야 하는, 혜성의 기준에는 안되는 조건이 너무 많은 아직 어린 아이죠. 차관우가 양복만 입는다고 어른되는 것 아니라고, 진짜 어른이 돼보라고 한 말은 수하에게 자존심 상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수하(이종석)신분이 아니라 여러가지 정황상 다가가기 힘든 혜성(이보영)을 번쩍 들어 안고, 그녀의 위치를 상징적으로 수하보다 높게 만들었죠. 마치 지금의 혜성과 수하의 상황처럼 말이죠. 그리고 까치발로 혜성에게 다가갑니다. 당신이 비록 높이 있지만, 온 힘을 다해 당신 곁에 다가가겠다는 듯이 말이죠.

남자의 까치발 키스, 어린 연하남이라는 상징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힘을 다해 사랑한다는 듯, 그 의미가 달짝지근하게 전해졌던 키스였답니다. 열정적이거나 가슴이 화끈벌렁하지는 않았지만, 그냥 보는 것만으로 아~ 이쁘다 흐뭇해지는 키스, 이종석의 사랑스러운 까치발 키스였습니다. 저 아무래도 이 남자한테 요금 너무 마음을 주고 있나 봅니다^^ 

수하와 편하게, 아니 당당하게 손을 잡고 길을 걷는 혜성, 혜성이 말했던 1%의 가벼움, 선택의 기로 앞에 어떤 쪽을 택할것인가에 대한 가볍지 않은 답이었습니다. 혜성은 처음으로 자신의 행동을 잘한 일이라고 스스로 인정합니다. 아마 우연히 알게 된 도연의 심적 괴로움, 그 후회가 혜성을 가벼운 마음으로 회전문에서 나오게 했겠지요.

11년전 법정문을 열고 들어가 증언하고 나와서 지금껏 후회하지만, 그 후회가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사람을 죽이고도 교통사고로 위장해 법을 빠져 나가려 했던 민준국이 법의 심판을 받게 한 것은 잘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온 양심의 가벼움 1%, 스스로 옳았다고 여겨왔던 1%의 힘, 혜성은 그 1%의 힘으로 황달중 사건의 진실을 밝히겠다 결정하죠 

혜성은 도연에게서 봤지요. 그녀 역시 법정 앞에서 갈등하고 겁먹었지만, 끝내 들어가지 못하고 도망쳐 버리면서, 그때 내지 못했던 1%의 용기가 99%의 후회가 되었음을 말이죠. 아마 혜성이 도연처럼 도망쳐버렸다면, 혜성도 도연이 지금껏 자책하고 있는 것과 같은 후회의 무거움에 짓눌려있었을 거라는 것을... 

황달중 사건은 혜성에게 힘든 결정을 요구합니다. 황달중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친딸 서도연과 유전자 감식이 필요한데, 그리되면 도연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릴 것입니다. 여태 아버지로 알고 있던 서대석은 친아버지의 무죄를 알고도 26년간이나 감옥에서 살게 했던 사람이었고, 친아버지는 뇌종양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조사차 병원에서 얼굴만 봤던 피해자 손채옥(김미경)이 자신을 낳아준 친어머니 전영자(지난 글에 전영자가 세탁한 이름이라고 썼는데 정정합니다)이며, 자신의 왼손을 잘라 남편을 감옥에 가고 하고 딸인 자신을 가지고 서대석과 거래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도연이 제정신으로 버틸 수 있을까... 재수없는 기집애지만, 그래도 도연이 인생이 통째로 흔들리는 일인데, 혜성의 고민이 크지요. 

서대석을 먼저 찾아가 용서를 구하라고 기회를 주었던 장혜성, 서대석이 용서를 구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혜성도 알고 있었습니다. 11년전 폭죽사고때도 진실을 알고도 자신의 판단이 잘못이었음을 끝내 시인하지 않았던 사람이었으니, 판사였던 과거의 오점을 드러내는 것은 혜성이 폭죽을 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을 말이죠.

김공숙(김광규) 판사의 말이 참 허탈스럽게 하더군요. 황달중 사건과 같은 경우 잘못 판결을 내린 판사에게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는 있으나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말이... 

 

도연을 찾아간 혜성은 바윗돌보다 무거웠을 진실을 꺼내놓았죠. "네가 필요해, 네가 황달중씨 딸 황가현이야".

 

'진실을 전하는 건 가장 고통스럽다. 그래서 난 가끔 진실 앞에서 눈을 감는다. 그러나 어느샌가 나의 짱다르크는 진실을 보는 나보다 더 진실을 쫓고 있었다'.

팬던트를 열어 사진을 보던 수하는 아직은 진실에 더 침묵하고 싶어하듯 팬던트를 닫아버렸죠. 수하어머니의 사진같아 보이던데, 좋은 사람이었다고만 생각해왔던 아버지의 치부를, 어머니에게 말하지 못하는 심경이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민준국의 아내를 어떻게 죽게 만들었는지, 여전히 그 사연은 나오지 않았지만 민준국을 만나 피습을 당했던 차관우도 수하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나은 진실도 있다고 혜성에게 비밀로 하라는 것을 보면, 수하 아버지가 큰 잘못을 한 것같기는 하더군요. 그렇다고 민준국을 두둔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만... 

세상에 한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도 있어야 했다고, 끝까지 갈 생각이라고 음울한 유언같은 말을 남겼던 민준국, 수하 아버지와의 원한을 수하와 혜성에게까지 연장하는 것은 그 사연이 아무리 구구절절 아픈 사연이라 할지라도 그를 옹호해주고 싶은 마음은 없네요.

 

수하의 독백을 통해 장혜성의 성장을 보게 합니다. 이 드라마가 추구했던 참다운 변호사의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는 짱다르크를 말이죠. 잘잘못을 구별하고 판단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법이지만, 눈을 가린채 서있는 정의의 여신상처럼 법에는 눈이 없습니다. 그 법을 적용하고 집행하는 사람(폭넓게 법조인)의 눈을 통해 판단하죠.

공정의 대명사, 법과 정의의 수호자여야 할 서대석은 부장판사가 되어 맡은 첫 재판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이 무죄임을 알고도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그의 딸을 자신의 딸로 훌륭하게 키운 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혜성은 고민하고 또 고민하죠. 진실을 알고도 자신만 눈감아버리면, 도연이는 여전히 잘난척 지금처럼 아무 것도 모른체 서대석의 딸로서 빵빵한 스펙에 으시대며 잘 살 것이고, 어차피 살날 얼마남지 않은 황달중은 전영자가 살아있음을 알았으니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이고... 황달중에게 미안하지만 혜성의 침묵이 어쩌면 여러 사람이 더 편해질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기도 하죠.

 

그러나 혜성은 자신이 변호사라는 점을 망각하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잔인한 진실도 있지만, 혜성은 황달중의 변호사입니다. 그가 무죄임을 알고도, 남아있는 사람들의 평화를 위해 죽을 사람의 진실에 눈을 감아버린다면, 혜성은 과거 서대석(정동환)이 그러했던 것처럼 진실에 침묵해 버린 비겁한 법조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글쎄요, 이 드라마가 법정드라마가 아닌 가족극이었다면, 전 아마 혜성이 비밀을 안고 가는 것이 모두를 위해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어요. 혜성이 변호사가 아닌 다른 직업이었다면, 그냥 묻고 가자고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참 간사하고 줏대없는 생각이지만,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황달중(김병옥)과 서대석(정동환)이 마음에 걸립니다. 서대석이 황달중에게 사과를 하겠다고, 그가 지켜온 명성과 명예를 내려놓겠다고 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까... 황달중이 죽기전에 한번만이라도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한 딸이 서도연 검사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딸의 인생을 위해 그가 무죄를 주장하지 않고 감옥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마음을 돌리게 될까... 그러면 뭐가 남는 것일까.  

서도연의 혼란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지만, 혜성이 진실을 말한 것에 저 역시 1%가 더 마음이 갑니다. 아마도... 법의 사과를 받고 싶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대석의 사과는 곧 법의 사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될테니 말이죠.

작가는 왜 황달중이란 인물을 26년이나 장기복역시켰을까... 모든 판례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게중에는 황달중 사건처럼 알고도 눈을 감아버린 사례가 분명 있습니다. 돈으로 보상받을 수 없는 세월, 억울하게 감옥에 있으면서 누리지 못했던 세상의 즐거움, 진실의 소리를 듣지 않고, 진실에 눈을 감았던 그 잘못된 판단에 대한 책임의 무거움을 역설적으로 경고하기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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