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엄마'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12.05.13 '바보엄마' 신현준의 폭풍눈물, 아프고 안타까운 이유 (1)
  2. 2012.04.29 '바보엄마' 이해안가는 김현주, 엄마부르는데 왜 시간이 필요할까? (7)
  3. 2012.04.22 '바보엄마' 신현준의 특이한 코믹연기, 주인공 압도하는 개장수 (5)
  4. 2012.04.09 '바보엄마' 화병돋구는 짜증캐릭터들, 막장종결자 집합드라마 (7)
  5. 2012.04.02 '바보엄마' 비열한 막장아빠 김태우 vs 짝사랑 바보엄마 하희라 (6)
2012.05.13 09:17




바보엄마는 잔인한 드라마입니다. 너무 늦게 알아서 긴 시간 지옥같은 고통 속에서 살게 한 진실은, 미움보다 더 큰 후회로 가슴을 후벼팝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으면 싶은 사람들에게 행복이 허락될 듯하지 않은 불길함때문에 이 드라마는 더 잔인한 아픔을 예고합니다. 짧은 바다여행처럼 말이지요.
특히 마음 졸이게 되는 인물은 바보엄마 김선영과 개장수 아저씨 최고만입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김영주보다는 김선영에게 눈길이 가고, 그녀를 사랑하는 최고만을 보듬고 싶어지는 것은, 그들의 가슴에 난 커다란 생채기때문이에요. 평생 주기만 할 줄 알았던 바보엄마 김선영, 평생 모을 줄만 알았지 주는 것을 몰랐던 천재바보 최고만, 이제는 받는 행복이 무엇인지, 주는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된 두 사람에게 시간이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가슴아픕니다.
어려서 가족을 잃고 오로지 돈만 벌어왔던 최고만의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대한 그리움의 눈물에 가슴이 먹먹해져 왔던 것은, 그 외로움의 깊이가 절절하게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최고만이 그리워하는 가족과 엄마 손맛을 느끼게 해 준 김선영은, 최고만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엄마, 아직도 기다리고 있는 엄마였습니다. 
프로포즈를 할 생각으로 들뜬 마음으로 데이트를 나간 최고만 앞에서 김선영이 의식을 잃고 쓰러집니다. 매력덩어리 김선영의 상태가 날로 악화되는 것이 어떤 의미임을 알기에 최고만은 아이처럼 웁니다. 열 한 살에 미국으로 유학을 갔던 수학천재 최고만, 주위에서 최고라고 칭찬하고 떠받들어 주는데도 시간이 지나자 외로웠습니다. 엄마 아빠가 필요한 나이 닻별이처럼 말이죠.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 우는 최고만을 위해 비행기에 올랐던 그의 부모는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뜨고 말았지요. "그 꼬맹이는 아직도 그 나이야. 몸은 자랐지만 생각은 그 때 나이야. 머리로는 아는데 인정을 못해. 맨날 기다리는 거지, 길 잃은 강아지처럼...".
최고만이 김선영을 안고 우는 모습이 꼭 길 잃은 강아지같아서 마음 한구석이 무너져 내려옴이 느껴지더군요. "당신 길 안잊어. 내가 꼭 붙잡고 있을테니까 얼른 돌아와", 영영 오지 않은 엄마처럼 가버릴까봐 두려운 최모만입니다. 김선영의 손에 준비한 반지를 끼어주며, 눈물의 프로포즈를 하지요.
(**신현준의 눈물이 상당히 오글거리는 대사들보다 더 낫더군요::)
김선영의 상태를 알게 된 영주, 심장이 째지는 듯 아파옵니다. 이제서야 엄마를 엄마로 부르게 되었는데, 엄마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닻별이에게 엄마라고 불리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서 힘든 영주인데, 엄마를 부를 수 있는 시간도 길지 않다고 합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왜 이 모녀에게 이토록 가혹한지 말입니다.
잠든 선영에게 "엄마 사랑해"라고 말도 못해줬다고 우는데, 가슴이 미어지더라고요. 엄마란 그런 존재인가 봅니다. 나이들어서도 응석을 부리고 싶고, 응석부릴 시간이 짧아감에 한없이 죄송스럽고 그립고 부르고 싶은 이름...
곱단엄마를 모시고 꽃부리 과수원에도 가고, 처음 둘이 소풍가려고 했다가 혼났던 바다에도 놀러가고, 왜 그동안 이렇게 하지 못했는지 후회스러운 영주지요. 엄마가 아이처럼 행복해 하는 모습이 좋아, 심장이 당장에 멈춘다고 해도 영주는 선영엄마의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아 죽을 힘을 다해 백사장을 함께 달립니다. "사랑해", 그동안 못했던 말을 큼직하게 글로 새겨봅니다.
김선영 우리엄마. 엄마의 얼굴에서 웃음이 가셨습니다. 딱따구리, 젠장맞을 딱따구리가 찾아왔답니다.
악성종양으로 조직검사 결과가 나와, 김선영에게는 희망이 없네요. 영주에게 심장을 주고 간다는 원작내용대로 결말도 가려나 봅니다. 개장수 아저씨 불쌍해서 어쩌나요? 40여년만에 처음으로 다시 가족이 생긴 것같아 행복하다고, 집에 오면 가족들이 기다려주고, 돌아올 가족이 있어서 좋다는 최고만인데 말이에요.
최고만이라는 캐릭터는 어쩌면 이 드라마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인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그 캐릭터가 좋은 이유는 세 모녀의 갈등을 풀어주는 완충지였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아직도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 성장이 멈춰버린 어른, 그를 덜자란 듯한 순진한 어른으로 그린 것은 '어머니'와는 다른, '엄마'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풀어내기 위함이었을 것이고요. 그래서 개장수 최고만의 입에서 엄마라는 말이 나와도 전혀 낯설음이 없었고, 오히려 애틋함이 더 전해지지요. 쉰이 넘은 중년아저씨인데도 말이지요.
이 드라마는 처음에는 김영주에게 쉴틈없이 닥쳐오는 불행들때문에 울화통 비슷한 짜증이 났었는데, 후반으로 가면서는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에 또 편하게 보는 것을 포기하게 합니다. 깨알웃음을 준 최고만과 김집사라는 매력덩어리들로도 극복하지 못한 '엄마'라는 존재의 무거움때문입니다. 세상 모든 어머니들 앞에 자식들은 감사함과 한편으로는 죄스러움을 느끼기 때문이겠지요. 어머니가 되어서도 내 어머니에게는 또 자식일 수밖에 없는 우리들이기 때문에 말이지요.
김선영과 김영주 두 모녀가 최고만에게 눈물로 부탁하는 장면이 긴 여운으로 남네요. "제 심장 좀 구해주세요. 불쌍한 우리엄마보다 하루라도 살 수 있게, 아니 딱 하루만 더 살 수 있게 제 심장 좀 구해주세요". 조직검사를 받은 김선영은 최고만을 아버지로 착각하고 울지요. "아부지. 나 쪼매만 여기 있다가면 안됩니까? 우리 영주 이제 내한테 엄마라고 부르거든예. 그러니 천 번만, 아니 백 번만 엄마 소리 듣고 따라거면 안돼요?".
아픈 자식을 둔 어머니의 소원이 그 자식보다 딱 하루만 더 사는 것이라고 하지요. 뇌종양 판정을 받은 엄마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달라는 심장병 환자 김영주, 엄마 소리가 너무 좋아 조금만 더 듣고 싶다는 뇌종양 환자 김선영, 딸과 엄마의 더 살고 싶은 이유가 목까지 안타까움으로 차오르네요. 두 모녀의 절절한 애원을 듣는 최고만은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게 아플까 싶습니다. 그의 돈으로도 할 수 없는 일들이기에 말이지요. 최고만이 김영주를 집으로 들어오라고 설득하면서 그렇게 말했지요. 돈 무지 많은데도 할 수 없는 게 있다고요. "사람 수명 늘리는 거랑 가족과 함께 살지 못하는 것".
엄마의 손맛을 느끼게 해 준 여자 김선영, 그리고 그녀의 가족들, 그 속에서 최고만은 40년만에 처음으로 가족이 이런 거구나라는 느껴서 행복했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족이었죠. 김선영을 몰랐더라면, 그 건방진 궁뎅이를 만나지 못했다면 느낄 수 없었던 행복이었지요. 그런데 그 건방진 매력덩어리가 조금만 더 살게 해달라고 합니다. 최고만이 유일하게 하지 못하는 일 중의 하나인데 말이지요. 
자식을 하루라도 더 오래보고 싶어하는 어머니, 엄마를 하루라도 더 보고 싶은 딸, 이 드라마는 김선영과 김영주의 극단적인 상황을 통해 사랑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진한 눈물로 그 시간의 짧음과 하지못한 말들에 대한 후회를 최고만이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줍니다. 최고만처럼 하루 아침에 길잃은 강아지가 될 수도 있음을, 그래서 많이 많이 사랑하며 살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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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9 09:31




닻별이를 낳은 것 빼고는 한 번도 행복이라는 것을 가져보지 못한 김영주가, 이제야 겨우 이제하의 사랑을 보기 시작했고, 딸과 바보엄마 김선영과 화해하려고 하는데, 더 큰 시련이 왔습니다.
짧게는 3개월, 길어야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김영주, 심장이식수술을 받으면 살 수 있겠지만, 대기자가 많아 응급상황인 김영주는 기증자가 나오지 않으면 힘든 상황에 처했습니다. 머리가 아프다는 김선영에게도 좋지 않을 일이 터질 것같아, 눈물드라마로 바뀌게 될 듯하네요.
지적장애를 가진 김선영이 김영주의 엄마라는 사실이 오채린에 의해 폭로되었지요. 고백성사로 직접 밝히려 했던 김영주에게 보기 좋게 물을 먹인 것이죠. 구치소에서 김대영의 증언이 녹음되었던 박정도의 휴대폰을 통해서 말이죠. 아무리 개차반이라 할지라도 김대영이 돈을 거절하고 이를 막으려 했지만, 한 발 늦고 말았지요. 그래도 영주와 선영을 위한 한가닥 양심은 있는 김대영이어서 다행입니다.
오채린이나 박정도나 하는 짓을 보면 덜떨어진 망나니들 같아서, 도무지 이해도 안가고 인간성이 왜 그렇게 피폐해졌는지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저 악역이라는 구도에 맞춰 만들어진 인위적인 캐릭터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싱글맘 웨딩쇼에 초청받은 김선영과 닻별, 예쁜 드레스를 입은 김선영의 모습에 휘청거리는 최고만과 김집사, 김선영에게 홀랑 빠져버린 최고만(신현준)에게 김선영은 바보가 아니라, 매력덩어리가 돼버렸지요. 가슴이 사정없이 뛰고, 김선영에게서 광채가 난다며 김선영을 통해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하는 최고만, 돈은 한강을 채울 정도로 많이 가지고 있지만, 딱 한가지 가족이 없는 외로운 사람이었어요. 대한민국을 느끼고, 엄마의 손맛을 기억나게 하는 김선영은 아무리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가족의 빈자리, 그 허기를 채워준 사람이었지요. 최고만이 김선영과 닻별이를 거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오채린의 폭로에 쇼는 엉망이 돼버렸고, 선영은 절규합니다. "내가 우리 영주한테 언니라고 부르라 했는데 왜 거짓말하냐"며 김대영을 찾는 선영, 개장수 아저씨에게 안겨 눈물을 터뜨리고 말지요. 딸 영주의 무대를 자신이 망쳐버린 것같아 너무 미안한 선영입니다. 영주의 앞길에 장애만 되는 것같아 바보인 자신이 미워 죽을 것같은 김선영입니다. 땅이 꺼져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 속에 딱 들어가버리고 싶은 선영입니다.  
"맞습니다. 저를 낳아준 친엄마는 바보입니다. 지적장애도 모자라 열여섯에 저를 낳았답니다. 부끄러워서 제가 도망쳤습니다. 제 기억속에서 저 여자를 지워버리고 싶었습니다. 안보고 살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아무리 구박해도 딸자식 도시락 챙기는 저 바보엄마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 딸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다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더 이상 내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었습니다".
고작 이것밖에 안되는 엄마지만, 닻별에게 엄마를 받아주겠냐고 묻는 영주였지요. "나한테 다 덜어주고 나밖에 모르는 바보엄마지만, 나 아직은 엄마라고 못 부르겠어, 언니... 응어리가 안풀려서 아직은 못 부르겠어. 그러니까 나한데 시간을 좀 줘, 진심으로 엄마라고 부를 때까지...".
영주와 선영의 사연은 행사장의 사람들을 감동시켰고, 기립박수가 터져나왔지요. 싱글맘 함께 꾸는 꿈 이벤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고, 영주의 심장은 더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지요.

영주의 상태를 알게 된 최고만이 영주를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라고 설득해서, 3대가 함께 지내게 되었는데요, 최고만이라는 캐릭터는 이 드라마의 핵심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이제는 바보엄마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캐릭터로 자리매김을 한 듯합니다. 김선영의 요리를 통해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충족받는 최고만은, 어머니의 음식에는 특별한 조미료, 자식에 대한 사랑이 들어간다는 것을 말해 주기도 합니다.
퇴원하는 김영주를 설득해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게 한 장면에서는, 이 드라마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었지요. 돈이 많아도 할 수 없는 것이 사람 명줄 늘리는 것이랑, 가족들이랑 함께 못사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사랑한다는 말도 그래. 오늘 못하면 내일 해야지... 그러다 영영 가는 사람 엄청 많거든! 남아있는 사람 마음은 어떨것 같냐? 그니까 적어도 얘기는 해주고 가야 할 거 야냐! 같이 밥먹고 같이 잠자고 같이 뒹굴다가... 그렇게라도 살다가 가".
선영이 입주찬모가 되었으니 최고만의 집을 나갈 수도 없고, 닻별이는 최고만에게 수업을 받고 있으니 닻별이도 함께 지내는 것이 나을 것이고, 더구나 몸도 좋지 않은 영주가 회사를 다니며 닻별이를 돌볼 수도 없으니, 영주가 최고만의 집으로 들어오는 것이 최선이었을 듯하지만, 최고만의 마음씀씀이가 인간적이고 순수해서 볼수록 매력덩어리입니다. 최고만은 선영을 매력덩어리라고 하지만, 이 드라마의 진짜 매력덩어리는 최고만이라는 캐릭터를 코믹과 감동으로 엮고 있는 신현준같습니다.
"평생 늙어 죽을 때까지 나의 찬모가 되어 달라"며, 선영에게 나름대로는 프로포즈라고 심하게 말을 더듬어가며 고백을 했는데도, 알아듣지 못하는 선영이를 어쩌면 좋을까 싶어요. 짝사랑하는 최고만이 가여워지더랍니다. 원작에 김선영이 뇌종양에 걸려 심장을 영주에게 주고 간다고 하던데, 드라마에서는 이 결말 결사반대하고 싶답니다,ㅠㅠ
김선영이 머리가 아픈 듯 지긋이 누르고 있는 복선을 깔기도 해서, 김선영에게 불운이 드리워질 것같은데,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들때문에 정작 최고만과 김집사가 요즘 눈물이 많아졌네요.
선영과 영주에게 눈물을 쏟게 한 오채린과 그의 아버지를 매의 눈으로 쳐다보던 최고만, 오채린 아버지를 향해 총 빵 날릴 때 완전 멋지더랍니다. 이 진상 부녀가 쪽박 찰 시간이 머지않았구나 싶더군요. 더불어 박정도도 닭쫓던 개꼴이 될 듯하고 말이죠. 불임판정을 받은 박정도가 닻별이 양육권을 가지기 위해 유학자금을 대려는 꼼수를 부릴 듯한데, 박정도 이 인간 저승사자는 안데려가고 뭐하나 싶습니다.
그래서 박정도에게는 쪼매 미안하지만, 대형사고를 좀 당해줬으면 싶더랍니다ㅎ;;. 닻별이와 그동안 영주에게 못한 짓 심장으로 갚아주고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간절히 하게 되네요. 느지막히 사랑에 눈을 뜬 순수한 매력덩어리 최고만과 김선영이 해피하게 지냈으면 싶어서 말이죠. 뇌종양은 수술로 잘 제거해서 완치시키고 말이에요. 김영주도 불쌍하고, 김선영도 불쌍해서 둘 다 살려줬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닻별이가 보지 못하게 안간힘을 써서 제하에게 의지해 행사장을 나온 김영주는 응급실로 옮겨져 한수인의 집도로 수술을 받았지만, 3개월밖에 버티지 못한다는 것을 듣게 되지요. 심장을 이식받지 못하면 죽을 수 밖에 없는 시한부...
닻별이와 선영언니가 보고 싶습니다. 닻별이한테 엄마노릇도 제대로 못하고, 선영언니에게 엄마라고 부르지도 못했는데,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20년 동안 언니라고 불렀던 바보엄마, 이제는 진짜 엄마로 다시 시작해 보고 싶었는데,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제서야 엄마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것같은데, 그래서 어려서 못해본 응석도 부리고, 도시락 싸서 닻별이랑 엄마랑 셋이 소풍도 가고 싶었는데, 배꽃피면 과수원에 가서 닻별이에게 선영엄마가 얼마나 지독하게 자기를 사랑했었는지 얘기도 들려주고 싶었는데, 배꽃피는 과수원을 영영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에 덜덜 떠는 김영주, 이제 겨우 서른이 넘었는데, 아직 엄마 손이 필요한 닻별이가 있는데,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이 두렵습니다. 어릴 때 영주를 괴롭히는 아이들을 늘 선영이 혼내주곤 했습니다. 그 때는 그게 그렇게 창피하고 죽고싶을 정도로 싫었는데, 자신을 괴롭히는 죽음이라는 놈을 선영언니가 쫓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엄마는, 엄마는, 강했으니까요. 딸밖에 모르는 바보라서 생떼를 써서라도 죽음이라는 놈을 가라고 쫓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언니 나 무서워, 무서워 죽겠어", 손을 잡아달라는 영주때문에 한참을 함께 울었네요. 영주에게 선영은 그런 존재였습니다. 무섭고 힘들 때마다 기도처럼, 주문처럼 매달리고 싶은 사람, 마음으로만 불러보는 세상에서 가장 힘세고 강하고 따뜻한 사람 엄마... 그렇게 증오하고 내몰면서도 가장 힘들 때마다 생각나고 불러보는 이름이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납득이 되지 않았던 것은 왜 김영주에게 김선영을 엄마라고 부르는데 시간이 필요한가?였어요. 고백성사를 통해서 아이큐 70도 못되는 지적장애를 가진 김선영이 엄마이고, 바보엄마가 부끄러워 언니라고 부르고, 도망치려 했다는 것을 고백했으면서도, 엄마라고 부르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은 이해가 안가더군요. 닻별이 유학보낼 때까지 해줄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아직은 엄마라고 못 부를 것 같다는 말도 앞뒤가 연결되지 않았고 말이죠. 
"내 엄만데 부를 거야, 불러야지...", 김선영이 엄마인데도 가슴에 맺힌 응어리가 많아서 아직은 못부르겠다는 영주는 바보딸이 맞습니다. 바보엄마 김선영보다 바보인 김영주... 김영주의 생각이 이해가지 않아 뒤집어 생각을 해보니, 딸로서 자격미달이었던 자신의 부끄러움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되더군요.
영주는 선영과의 화해가 필요했던 것이 아니고, 자신과 화해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못난 가족이라고 도망치려고만 했던, 족쇄라고 생각했던 피붙이가 실은 자신의 버팀목이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시간... 바보엄마가 부끄러워, 언니라고 부르라고 한 엄마가 미워서, 지금까지 엄마를 미워하기만 했던 영주였지요.
함께 있는 것만으로 좋다고, 딸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엄마, 정작 고마운 것은 영주인데 엄마가 고맙다고 말합니다. 부끄러웠던 바보엄마가 아니라, 영주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부끄러운 딸이었어요. 못되게 굴었던 자신이 너무 미워서, 엄마를 부끄러워했던 자신이 너무 미워서, 미안해서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지도 못합니다. 그런 자신과 화해하지 못하는 영주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영주입니다. 자신을 용서할 시간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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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2 10:38




드라마가 가지치기를 하니 한결 보기 편해졌습니다. 바보엄마처럼 비호감캐릭터들이 난무하는 드라마도 없다 싶었는데, 김대영을 비롯해 김영주의 주변정리를 하니, 산으로 가는 드라마가 조금은 제자리를 찾으려는 듯 보이는군요. 김영주와 김선영, 그리고 박닻별 세 사람이 주축이 되어 바보엄마가 그리고자 하는 사랑과 용서, 그리고 화해하는 과정을 기대했었는데, 이도저도 아닌 드라마가 되어가는 것이 불만이었는데 말이죠.
특히 김영주와 김선영이 만나는 장면이 나오지 않아 짜증지수가 내려간 것은 참 아이러니합니다. 김영주의 "김선영 너..." 이 대사 정말 듣기 싫었는데, 속 박박 긁는 장면을 줄이고, 분위기를 밝게 변화를 준 것은 정말 잘한 가지치기인 듯합니다. 이제하와 김영주의 훈훈한 연애가 시작되어 맨날 징징거리던 김영주를 덜보니 한결 낫고,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듯하고 말이지요.

이름 불러가며 대화하는 인물들, 거부감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김영주라는 캐릭터는 점점 비호감으로 변해갔는데, 김현주의 특이한 발성이 울음과 섞이니 감정선이 우울일색이라 답답스럽고, 매회 쥐어짜는 눈물이 보기 불편해지더군요. 매회 비슷한 일들로 우는 장면이 반복되다 보니, 그 연기가 그 연기 같고, 그 눈물이 그 눈물같은, 연기한다는 느낌이 나기도 했거든요. 
닻별이와의 감정선에서도 엄마라는 느낌보다는 딸이 있다고 설정된 여자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오히려 하희라와 안서현(박닻별)이 함께 있을때 모녀같은 느낌이 더 들었던 것은, 뭔가 어색한 듯 부족한 김현주의 엄마연기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김현주 팬들 거품물지 마시와요. 개인적인 느낌이니까요;;).
김현주가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는 아니지요. 토지의 서희역할을 해냈던 김현주니 말이죠. 10회동안 김영주라는 캐릭터를 어둡게, 악다구니 쓰는 모습으로만 그리다 보니, 힘든 상황에 질려가는 캐릭터였는데, 드디어 김영주에게도 잠시겠지만 봄이 찾아온 듯 화사해서 좋더군요. 캐릭터가 너무 어둡다보니 당찬 커리어우먼,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그리워 했나 봅니다. 제하의 응원에 힘을 얻고 변화해가는 김영주를 보니, 드라마의 분위기도 살더군요. 
특히 김선영(하희라)에게 독설을 퍼붓는 장면은 불편함이 많았는데, 이번회는 한 장면도 나오지 않아 오히려 보기 좋았던 이 아이러니한 감정은 뭘까 싶네요. 바보엄마의 중심이 되는 두 여주인공인데, 엄마와 딸은 커녕 언니와 동생이라는 느낌도 살지 못해서 말이죠. 
언니가 엄마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김선영이라는 이름을 부르며 반말하는 것이, 두 사람의 아픈 관계를 알면서도 선뜻 공감하기 힘든 것은, 겉으로는 악담을 퍼부으면서도 바보엄마에 흘러야 할 감정선을 뭉뚱 잘라먹는 대화체라서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이는 남편 박정도와의 대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딸을 부를 때도 "닻별아"가 아닌 "박닻별"이죠. 작가는 이름부르며 대화하는 것을 즐기시나 봅니다;;.

김영주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가기 위한 설정들, 이혼가지고 끝도 없이 싸워대는 김영주와 박정도의 이혼공방 대신 닻별이를 누가 데리고 있느냐, 오채린이 가진 아이가 박정도의 아이가 아니라는 반전으로 싸움의 방향은 틀었지만, 김영주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 점들이 많네요. 닻별이가 아빠 박정도와 오채린과의 관계를 알았다고 하더라도, 불륜커플 집으로 아이를 들여보내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말이죠. 몸이 힘들고, 닻별이가 엄마와 함께 있고 싶어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박정도의 불임을 알게 된 김영주가, 그의 아이가 아니라는 오채린의 약점을 가지고 협박하는 것도 김영주다워 보이지도 않았고요.
차라리 김선영에게 며칠 봐달라고 고개를 숙이고 들어갔더라면, 김영주가 닻별이를 보호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더 이해가 되었을텐데 말이죠. 다시는 보지말자고 자기 인생에서 꺼져달라는 막말을 해댔으니, 선영에게 닻별이를 맡기는 것이 달갑지는 않았겠지요. 하지만 열살 딸아이를 다른 여자랑 사는 아빠집에 보내야 했나 싶습니다. 어린 나이에 볼꼴 못볼꼴 다봐야 하는 닻별이가 불쌍한데도, 애늙은이 같은 이 아이가 여전히 무섭네요. 오채린의 초음파 사진을 들고와 길동이가 누구냐고 묻는 맹랑함이라니... 닻별이가 최고만의 집에서 이모, 아니 할머니 선영과 있을 때 가장 편해 보이는 것을 보면, 환경이 아이들의 감성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알겠더군요.
늦게나마 제하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있는 영주로 인해 분위기도 밝아지고, 무엇보다 영주를 누구보다 잘알고 있는 제하가 편안한 우산이 되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김현주의 연기매력도 살아나고 있고요. 이제하의 과거 약혼녀 한수인(공현주)이라는 복병이 등장해서, 또 얼마나 영주 속을 뒤집어 놓을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뻑하면 나이 연륜 경력 불문하고 외국에서 온 의사를 그 방면에서 최고 권위자로 만드는 설정이 참 억지스럽네요. 영주의 심장관련 닥터가 한수인이 될 듯한데, 영주 주변에는 왜 이렇게 이상한 사람들만 꼬여드는지 말입니다. 인복이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가 있나 싶군요.   

분위기 살리는 신현준의 코믹연기, 호감캐릭터 개장수의 매력
이 드라마에 개장수 최고만(신현준)과 김집사(조덕현) 커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감칠 조연급이라고 생각했던 개장수 최고만(신현준)은 드라마 주인공들을 제치고 최고 호감캐릭터로 등극하고 있는 느낌이네요. 솔직히 바보엄마를 보는 이유 중 신현준의 빵빵터지는 코믹연기와 최고만이라는 특이한 캐릭터의 매력때문이라는 점도 큰 이유입니다. 최고만과 김집사, 김선영의 장면이 가장 기다려지고 말이죠. 신현준이 드라마 분위기를 살리고 있는데요, 신현준 특이한 말투를 요즘 집에서 따라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어눌한 말투인데도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게 이상하게 중독성도 있고 재미있더랍니다.
신현준이 개그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은 늘 했었지만, 최고만이라는 캐릭터가 이렇게 귀여운 호감캐릭터가 된 데에는 신현준이라는 배우의 연기력때문입니다. 최고만과 김집사, 김선영의 비중이 애초의 의도와는 달리 늘어났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최고만 캐릭터의 매력 공이 크다는 생각이 드네요. 짜증나는 인물들의 진상짓거리로 시청자들 화병을 돋구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듯하고요.
신현준이 작정하고 웃기고자 하는 것도 아닌데, 애드립인지 대사인지 구분이 모호한 깨알같은 대사와 몸개그는 동작이 크지 않은데도 애잔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웃음도 나게 하고 묘한 매력이 있지요. 첫 데이트에 긴장해서 엉덩이에 손을 닦는 모습은 최고만이라는 캐릭터의 순수함은 물론, 몸개그 까지 무리없이 연결을 짓더군요.
김선영의 찬모계약서가 사기였다고 닻별이를 협박하는 최고만, "건방진 어린이 개집사 사기극"이었다며 닻별에게 계약서를 다시 쓰자고 하지요. 물론 최고만의 속셈은 갈 곳없는 선영이를 집에 거처하게 하기 위함이었고, 또한 닻별이의 유학자금을 대주기 위함이었죠. 살면서 좋은 일은 한 번도 없었을 듯한 영주에게 최고만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같습니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남인데도 선영과 닻별을 신경써주는 최고만, 현실적으로 이런 캐릭터를 보기는 힘들겠지만, 멋진 개장수 아저씨입니다. 개장수라는 말이 입에 착 달라붙는게 최고의 닉네임입니다.
시건방진 꼬맹이 요다 닻별에게 어려운 문제를 주고, 풀면 유학자금을 대주는 것은 물론 사기계약건도 없었던 일로 해주겠다며 선영과 장을 보러 나가지요. 그게 최고만의 첫데이트였습니다. 물론 선영은 최고만의 마음을 전혀, 눈곱만큼도 알지못하고 있지만 말이죠. 
멋진 수트로 빼입고 나선 최고만, 양손에 보따리 보따리를 든 짐꾼으로 전락(?)해 웃음도 주었지만, 수줍은 그의 손연기에 빵빵 터졌던 시장데이트였지요. 선영의 손을 잡기 위해 엉덩이에 손에 난 식은 땀을 닦고, 선영의 손을 조심스레 잡았지만,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힘차게 최고만의 손을 잡고 흔드는 천진난만 선영이었지요.
"이 느낌이 아닌데...아이 젠장맞을...난생 처음 데이트에 왜 찌리리 안하는 거지???". 찌리리 감정이 일지않아 망했다 싶은 개장수  최고만 그자리에 망연자실 주저앉고 맙니다. 최고만의 엉덩이를 냅다 뻥 차버리는 선영, 드디어 왔습니다. 최고만이 기다리는 '찌리리' 그분이 오셨습니다. 엉덩이를 차이고 찌리리를 느끼다니, 이거 변태아닙니까?ㅎㅎ
하늘로 두둥실 날아갈 것같고, 가슴이 찌릿찌릿 저려오고, 얼굴이 화끈거리고, 심장이 벌렁거리는 최고만입니다. "이상한데...나 이상한데...", (음 그랬을 것이요. 그게 찌리리 사랑이라는 것이라오^^). 최고만 진짜 김선영에게 푹 빠져버렸네요. 이젠 바보라는 말도 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김여사, 오 마이 갓! 건방진 궁뎅이가 김여사가 될 줄이야!!
짐꾼된 개장수 최고만, 선영을 쫓아다니느라 기진맥진입니다. 팔랑개비처럼 어찌나 걸음이 재빠른지, 선영을 쫓아다니느라 숨이 턱턱 막힙니다. 김선영이 뒤만 졸졸 쫓아다니는 최고만, 김선영의 매력을 찾아내지요. 김선영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이랍니다. 하긴 회장님 소리만 들어왔던 큰 손인데다 수학천재이니, 최고만은 이제껏 자기를 무시했던 사람을 본적이 없었겠지요. 김선영을 제외하고는 말이죠. 김집사도 은근히 최고만을 무시하는 면도 있는데, 그래서 가까이 두고 있나 봅니다. 지문닳도록 손 비벼대는 인간들은 딱 질색인 최고만이었을 테니까요. 
선영이 약재를 잘 아는 이유가 아버지가 선영이 머리를 좋게 하는 약재들을 찾아 전국방방곡곡, 산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공부를 시켰기 때문이었더군요. 그런 박학다식 일류요리사 선영을 왜 지적장애를 가졌다고 하는지는 갸웃하게 하지만, 여튼 드라마에서 그렇다니 그렇다고 넘어가고요. 선영에게 약재공부를 시킨 아버지를 장인어른이라고 칭하는 최고만, 김선영에게 정말 푹 빠져버렸나 봅니다.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죠.
이 커플 결혼시켜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열심히 하고 있는 중입니다. 연애도 한 번 못해 본 최고만, 그 괴팍한 성격을 누가 감당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김선영이 딱이네요. 닻별이를 위해서도 좋을 듯하고요. 김대영은 제발 빈대붙지 말았으면 싶은데, 누부누부 하면서 돈 뜯어내러 험한 몰골로 자꾸 찾아올까 걱정이지만요. 

이상하게 저는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김영주의 아픔보다는 김선영의 아픔이 더 마음에 걸립니다. 바보라고 놀림받고, 바보라서 딸자식까지 동생으로 키워야 했던 김선영, 지능은 낮을 지 모르지만, 딸 영주에 대한 사랑만큼은 어느 어머니와 같았던 선영이었지요. 
선영에게 영주는 평생 선영의 가슴을 누르고 있는 돌덩이입니다. 엄마를 언니라고 불러야 했던 영주만 불행했을까요? 딸아이에게 젖도 먹일 수 없었고, 내동생 영주야 라고 불러야 했던 선영도 불행하고 아팠습니다. 지금까지도 아니,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도요.
배꽃피면 오겠다는 영주를 목이 빠져라 기다렸던 선영, 선영은 영주보다 더 아팠을 겁니다. 그게 엄마니까요. 영주가 닻별이를 생각하면 심장에 가시가 수백 개가 꽂혀있는 것처럼 아파오듯이, 선영은 영주를 생각하면 대못 수백개가 찌르듯 그렇게 아팠으니까요. 그래서 영주도 행복했으면 좋겠지만, 영주 못지않게 아팠던 선영에게도 짧은 시간이나마 그녀만을 위한 배꽃피는 따스한 봄날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개장수 아저씨랑요^^
눈에 콩커플이 씌워진 최고만, 선영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도 사랑스럽습니다. 슬쩍 어깨에 팔을 둘러보지요. 그런데 시간 딱 맞춰 울리는 얄미운 김집사의 전화때문에 뒤로 꽈당 넘어져버린 최고만이었지요. "개장수 아저씨, 거기 왜 누워있는 건데요?", "피곤해서 누워있는 건데...좀 쉴라고 그랬는데..."
신현준의 말투 아무리 들어도 대박입니다. '나 웃길게요'라고 대놓고 개그를 하는데도, 최고만의 캐릭터는 오버스럽지가 않습니다. 신현준의 코믹과 순수를 버무린 연기에 매회 놀라고, 다음회는 어떤 모습으로 웃겨줄까 기대된답니다. 
김대영(박철민)이 드라마의 감초연기를 해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지나친 오버가 불러온 화는 거부감이었지요. 김영주의 패물을 훔쳐 달아나는 장면에서 목에 진주목걸이를 하고, 손가락에 반지를 끼고 나가는 그 우스꽝스럽지도 않은 모습이 극의 재미를 반감시켰는데, 신현준의 코믹연기는 거부감은 커녕 찰지기만 합니다. 현실성은 없어보이는데도 이 캐릭터 사랑스러워요. 
최고만이 퀵서비스 배달맨으로도 깜짝 변신해 김선영의 키다리아저씨를 자처하고 있는데요, 영주가 도시락을 먹는 모습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김선영에게 좋은 소리는 듣지 못했지만, 김선영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최고만, 사람이 어쩌면 이렇게 순수할까 싶기도 합니다. 사랑에 빠지면 용감해진다더니, 천하의 최고만이 김선영을 위해서라면 '뭐든지'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김선영이 딸을 딸이라 부르지 못하고, 아이를 유산시키려고 한 것인줄도 모르고 곱단엄마가 머리 좋아질거라는 말에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바보딸을 낳고 싶어하지 않아 했던 이야기에 눈물을 줄줄 흘리고, 페르마 정리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풀어버린 천재 닻별이의 재능에 기뻐하고 후원자가 되어주려는 최고만의 순수함은 닻별이 아빠 박정도나 김대영과는 다른 인간미지요.
돈계산은 가장 현실적이고 정확하게 하는 최고만이지만, 김선영처럼 지고지순 순수한 바보엄마의 마음을 가진 최고만. 김영주에게 심장을 이식해 줄 사람이 김선영이 될 것임을 짐작하니, 순수한 영혼 최고만이 받을 상처때문에 벌써부터 마음이 짠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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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9 11:07




드라마를 보면서 작가의 시선이 몇 살의 누구에게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극중 캐릭터의 나이, 상황들과는 멀어보이는 지나치게 극화된 캐릭터들이 드라마에 동화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에요. 캐릭터들의 완성도와 현실성이 부족하다 보니, 과한 설정들만이 눈에 띄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오죽했으면 최고만(신현준)과 김집사(조덕현)가 나오는 장면만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정도입니다. 드라마속 캐릭터들이 워낙 짜증을 유발하는 막장급들이라, 보고 나면 속이 뒤집어져서 이런 인간같지도 않은 사람들을 왜 보고 있나 싶다가도, 신현준과 김집사가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며 기분을 업시키네요. 이 분들의 감칠맛나는 연기를 보는 것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재미가 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징글징글한 가뭄날의 단비처럼, 오랜 장맛비 속의 한줌 햇살처럼, 주인공보다 이 분들을 더 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김집사와 김선영을 폭풍질투하는 최고만의 모습도 나와 유쾌한 삼각관계를 보이기도 했지요. 김집사가 준 파란 두건을 김선영이 쓰고 있자, 파란색은 식욕을 감퇴시키는 색이라며 화를 내고는 들어와, 몰래 준비해 둔 머리띠를 슬프게 내려다 보는 최고만때문에 뭉클했다가, 웃다가 했네요.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것같은 최고만에게 그런 섬세한 순정이 있다는 것이 귀엽더라고요. 머리띠를 바닥에 던져버리고는 젖먹던 힘을 써가며 점프해서 밟는 장면은 그 질투의 강도를 엿보게 했다지요. 다른 캐릭터들 못지않게 안하무인 캐릭터인데도, 최고만 신현준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드라마를 보는 이유 절반은 넘는 것 같습니다. 신현준 너무 재미있어요.

쓰러진 김영주, 딸 닻별이를 통해 엄마 선영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김영주는 이혼소송을 준비하는 박정도에게 닻별이에게만은 상처주지 말라며, 원하는 것을 다 해주겠다고 하지요. 협의이혼을 반대할 의사도 없고, 숙려기간이 끝나면 즉시 구청에 가서 이혼신고하겠다는 각서를 쓰는 도중, 회사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나가버린 김영주였죠. 두 사람이 이혼가지고 밀고당기기를 하는 것 정말이지 징글징글하네요. 김영주가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으니, 여전히 끝나지 않은 이혼공방을 언제까지 봐야 하는지 싶군요.
오채린의 입을 통해 선영과 영주의 관계를 아는 것이 늦춰지기는 했지만, 닻별이는 엄마랑 행복한 데이트를 즐기지요. 김영주가 김선영을 어떻게 생각해 왔었는지, 닻별이와의 대화를 통해 보여주었지요. 영주는 열살때 엄마를 가지고 싶었다며, "내 친구들한테 우리 엄마다 라고 자랑하고 싶었어. 이쁘지도 똑똑하지도 않지만, 세상에 단 한명밖에 없는 우리 엄마니까"라며, 김선영에 대한 그녀의 속마음을 전합니다.
그런 엄마가 죽어도 자기는 김영주의 언니 김선영이라며, 엄마이기를 포기(거부)하면서, 어린 영주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고, 김영주가 선영을 언니로 강요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되기도 했지요. 곱단엄마, 대영, 그리고 엄마대신 언니를 택한 김선영이 열 살의 영주에게 준 상처였습니다. 못난 바보라도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엄마를 영주에게서 빼앗아 간 것은 그들이었다고 말이지요.
엄마를 언니로 불러야 했고, 할머니를 엄마로 불러야 했던 영주는 그 때는 몰랐겠지요. 그것이 선영과 영주를 위해서 선택해야 했던 최선이었음을 말이지요. 누구의 자식인지도 모르는 지적장애 미혼모의 딸이라는 손가락질 속에서 자라야 하는 손녀딸, 애딸린 미혼모를 만들고 싶지 않았던 곱단엄마의 모정을 이해하기에 영주는 어렸으니까요. 그저 엄마를 엄마라 부르지 못하게 한 가족들이 죽고 싶을 만큼 싫었던 영주였어요.
그런 영주에게 대영이 모진말로 가슴을 헤집어 놓습니다. "곱단엄마는 요양원에 쳐박아 두고, 니를 낳아준 선영엄마는 서울에 불러다 남의 집 찬모살이시키면서, 니만 잘먹고 잘살면 돼? 니를 낳아준 선영엄마, 니를 키워 준 곱단엄마, 니 뒷바라지 해 준 오래비도 잊느냐"면서 말이지요. 이 말을 닻별이가 듣게 되어 영주가 그리도 막고 싶었던 비밀을 알아버렸지요.
"엄마가 선영이 이모를 엄마가 아니라 언니라고 불렀을때 지금 엄마처럼 마음이 아팠겠지. 이제 나도 엄마 딸 안할거거든. 나도 이제 김영주씨라고 부를테니까, 엄마도 이제 나를 박정도씨 딸 박닻별이라고 불러줄래?", 닻별이가 엄마 영주보다는 이모 선영이 받았을 상처를 먼저 헤아리는 것에 마음이 찡해 오더군요. 엄마도 선영이모처럼 같은 상처를 받아보라며, 자기도 엄마딸 안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한 닻별이었지요.
닻별이에게 엄마는 자랑하고 싶은 엄마였습니다. 회사에서 기자언니 오빠들이 엄마를 존경하고, 신뢰하는 모습을 본 닻별은 그런 엄마가 자랑스러웠어요. 레스토랑에 가서도 엄마의 잡지를 알아주고, 음식도 서비스로 받고 쿠폰까지 얻었던 닻별, 엄마가 그동안 열심히 일해 만든 잡지는 김영주 편집장이라는 엄마의 얼굴이었어요. 엄마를 이해하고 존경하고 싶었던 닻별은 선영이모가 엄마의 엄마라는 사실을 알고, 엄마에게 확인을 하고 싶었지요. 닻별이가 알고 있는 엄마가, 바보라고 자신의 친엄마를 언니라고 부른 그 김영주가 맞는지 말이지요. 마지막까지 진실을 말해주지 않은 엄마, 엄마는 나쁜 사람이었어요. 어떻게 자기를 낳아준 엄마를 바보라고 언니라고 부르며, 끝까지 엄마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는지, 어린 닻별의 눈에 엄마 김영주는 잔인한 사람이었어요. 영주가 열살때 "나는 김영주 언니다"라던 김선영이처럼 말이지요.
되물림처럼 반복되는 엄마와 딸의 마음이었습니다. 영주는 쓰러져가면서 그때서야 김선영이 "나는 네 언니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되지요. 지금의 자신처럼 선영도 딸 영주를 위해서 였어요. 너를 낳은 엄마가 이런 사람이다, 이렇게 못난 바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 딸아이의 앞날에 해가 될까봐 엄마라고 말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이지요.
영주도 그랬어요. 엄마를 언니라 부른 못난 엄마라는 것을 닻별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딸 닻별이의 피에 그 잔인한 상처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엄마를 언니라고 부른 못난 엄마가 사랑하는 딸 닻별이의 엄마라는 것을 감추고 싶었어요.
아무리 부정을 해도 영주는 선영의 딸이었어요. 자식을 위해 바보같은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다른 사람에게는 다 손가락질을 받아도 자식에게만은 치부를 드러내고 싶지않은 것이 세상 모든 엄마들이니까요. 자식을 위해서라면 목숨 그 이상의 것과 바꾼다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막장캐릭터들의 총집합소, 시청자가 더 숨이 막힐 지경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서 왜 이렇게 짜증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영주의 상황을 극단으로만 몰고 가려다 보니, 김영주를 둘러싼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막장급들 성격이상자들만 나오고 있어서, 보는 이가 다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엄마가 내 나이때 제일 큰 고민이 뭐였는지 알고 싶었다는 닻별, 이 아이의 감성, 정신나이가 몇살인지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저 역시 딸아이를 키워봤고, 딸아이도 사고가 조숙한 편이었지만, 열살때 자기랑은 너무 다르다고 한마디를 하더군요. 그러면서 생쥐이야기 동화책을 읽어주는 장면에서는 함께 실소를 터뜨렸습니다. "나 열살 때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었는데 생쥐동화라니, 유치원생도 아니고 엄마가 그 나이에 동화책 읽어줘서 재워주나?" 이러면서 말이죠. 열살 초등학생을 유치원생으로 만들었다가, 사춘기 소녀로 만들었다가, 철든 애늙은이로 만들었다가 하는데, 아무리 천재소녀라지만 캐릭터의 비약과 축소가 심하군요.

영주가 열살때 시집간 선영을 찾아가 "김선영는 내게 누꼬?"라고 물은 것이나, 이모 선영이 영주를 낳은 엄마라는 사실을 알고 "엄마의 엄마는 누구야. 내눈을 보고 얘기해"라고 말하는 것을 보니, 슬프기 보다는 어린 영주나 닻별이가 너무 조숙해서, 감성적으로 억지스럽게 여겨지더군요. 훗날 영주가 그 혼란스러웠던 감정이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었다는 것으로 정리를 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싶어서 말이죠. 영주나 닻별이나 열살 때 이미 사춘기 소녀의 감성도 뛰어넘어 어른같은 정신세계를 가진 것은 모전자전인지...
가까이 다가오면 차들이 달리고 있는 도로로 내려가겠다며 엄마를 협박하는 닻별, "엄마의 엄마가 누구야? 서곱단이야. 김선영이야?". "내 엄마는 서곱단이고 김선영이는 내 언니야", 엄마의 거짓말에 엄마 나쁜 사람이라며 차들 사이로 걸어가는 닻별, 열살 아이에게 죽음도 무섭지 않을 정도로 큰 충격이었는지, 닻별이의 예민한 반응도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차도를 걷는 위험한 연출도 보기 거북스럽더군요.

김영주라는 인물을 벼랑 끝으로 내몰기에만 작정하고 캐릭터들을 막장급으로 그려가다 보니, 김영주가 사는 세상이 지옥이 따로없습니다. 열살 천재소녀 박닻별은 무늬만 어린아이이지, 하는 행동과 말은 징그러울 정도로 애늙은이이고, 아무리 천재라지만 열살 아이가 맞나? 싶습니다. 지적장애를 가진 바보라고는 하나, 정상인보다 똑똑한 행동을 하는 김선영은 지적장애를 가졌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개차반 김대영과 개막장 남편 박정도, 열살 아이보다 덜떨어져 보이는 오채린이 열살짜리 애들같고 지적장애를 가진 바보들 같습니다.
오직 김영주를 괴롭히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처럼 몰고 가는 상황이 너무 심하다보니, 드라마를 보면서 뚜껑이 열릴 정도로 화딱지 나고 짜증이 심하게 올라와서, 정신건강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네요. 지나치게 김영주(김현주)를 불쌍하게 만들기 위해 모든 캐릭터들을 극화, 내지는 막장화를 시키고 있기에 급급하다 보니, 드라마에 흘러야 할 촉촉한 감성들마저 잡아먹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영주를 짝사랑해 온 이제하가 마음을 드러내면서, 김영주를 지옥에서 구원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그나마 한줄기 빛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마음같아서는 김영주와 박정도의 협의이혼이 조속히 처리되고, 김영주에게도 행복이 허락되었으면 좋겠군요.
막장아빠 막장남편, 막장내연녀도 모자라 막장오빠(삼촌) 김대영이라는 캐릭터까지, 정신이상자들같아 부아가 치밀어 죽을 뻔했네요. 거기에 "엄마의 엄마는 누구냐?"고 묻는, 너무 조숙해서 징그럽기 까지 한 딸 닻별이까지, 김영주를 벼랑끝으로 몰고 숨통을 조여오는 인물들, 아무리 드라마지만 심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막장종결자들의 집합소 드라마를 보고 있는 느낌입니다. 응급처치를 하는 이제하(김정훈)의 눈물이 그나마 긴 여운을 남기며, 이 드라마에 사람같은 캐릭터 하나가 나왔다 싶어서 안도하기는 했지만 말이죠.
"나 너 이대로 못 보내겠다. 네 심장 좀 뛰라고 해볼래? 김영주, 나 너한테 좋아한다 말도 아직 못했어, 이 자식아...그러니까 제발...". 심폐소생술을 하는 중 이제하의 기억속에 주마등처럼 스치는 영주와의 첫만남과 즐거웠던 시간들, 그리고 영주곁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돌아서야 했던 제하의 이야기는 짧은 영상이었지만, 제하의 마음을 농축해서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짜증나는 인간들보다는 제하와 영주의 이야기를 많이 보여주었으면 싶네요. 아무리 김영주라는 인물에게 현실이 거지같다지만, 거지같은 캐릭터들만 보다보니 질려서 말이죠.
드라마를 보면서 저런 캐릭터들 그만 좀 출연했으면 싶은 드라마는 솔직히 처음입니다. 연기잘하는 김태우도, 박철민도, 철딱서니 없는 건방진 오채린도 워낙 저급스러운 캐릭터들이다 보니, 나오는 순간 눈살이 찌푸려지고 꼴도 보기 싫어지니 말입니다. 너무 리얼하게 연기를 잘해서 그런가!!! 그래도 정말 시르다 시르다.

영주의 등골을 빼먹은 이는 대영이 같더구만, 아무리 가족이라지만 적반하장도 유분수더군요. 최고만이 김대영을 보고는 김선영이 피빨아 먹는 인간빨대라고 하던데, 어쩜 그렇게 콕 집어 맞는 말을 하던지, 돗자리 깔아도 되겠더라고요.  
김대영은 박정도 못지않은 비호감캐릭터인데요, 이 분도 저질 막장캐릭터 중의 한 사람으로 패주고 싶더군요. 어린 닻별이를 데리고 소싸움 도박장엘 끌고 가지 않나, 어린아이에게 술을 사오라고 시키지를 않나, 술을 쳐먹고 난동을 부리다가 급기야 영주에게 전화를 걸어 선영이 생모라는 사실을 닻별이가 듣게 했는데, 아무리 못배우고 무식한 오빠라지만 오빠가 아니라, 웬수가 따로 없더군요.
영주가 호적에 동생으로 올랐기 때문에 대학도 못가고, 농고를 졸업하고 흙만 파먹고 살아야 했다는 원망을 했지만, '그래, 네 인생도 영주때문에 심하게 꼬였구나'라고 안타깝기 보다는, '네가 그따위니 그것밖에 안되는 거다'라는 말이 나오게 합니다. 박철민의 연기도 과한 애드립이 많다보니, 캐릭터의 현실성을 떨어지는 역효과도 보이고 있어서 오히려 눈살이 찌푸려지더군요.
박정도가 유학비를 김대영(박철민)이 아닌 김영주에게 돌려줄 거라는 말에 눈이 뒤집힌 대영, 설사 그 돈을 영주가 준다고 해도 이 놈 손에 들어가면 하루만에 깡통되게 생겼더군요. 도박과 놀음에 빠져 앞뒤 분간 못하는 인간을 가족이라고 둔 영주만 불쌍하고 가엾네요. 실제로 이런 사람을 본적이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조카의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협박하는 삼촌이 인간인가 싶어서, 박정도에 이어 막장의 끝을 보는 것같습니다. 
김영주의 힘든 상황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캐릭터들이지만, 드라마를 보고 나면 뒷맛이 씁쓸합니다. 내리사랑 바보같은 엄마의 사랑이라는 순애보 가슴저림을 담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덜떨어진 개차반 캐릭터들의 막장짓이 하도 상식이하이다 보니, 개장수 최고만의 말대로 하자들로만 가득찬 드라마가 되고 있습니다. 
영주를 사랑하는 이제하의 눈물, 영주가 사랑하는 딸 닻별이의 눈물은 영주의 심장을 뛰게 할 기적이 되겠지요. 드라마가 예쁜 것만 나오면 물론 심심하겠지만, 짜증유발 캐릭터들의 진상퍼레이드는 없는 화병도 만들게 생겼습니다. 엄마의 사랑을 말하는 드라마에 막장이라는 것을 붙이는 것은 대개가 꺼리게 됩니다. 세상에 어머니의 사랑만큼 고귀하고 헌신적인 것은 없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출생의 비밀과 불륜이라는 소재도 바보엄마의 헌신적인 순애보 사랑앞에 명함도 못내밀었는데, 도를 넘는 막장캐릭터들의 진상짓이 정작 화병나게 하는 막장드라마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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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2 09:43




김선영(하희라)과 김영주(김현주)의 관계가 밝혀졌습니다. 선영의 영주를 향한 외사랑이 그녀가 낳은 딸이었기에. 그리도 지독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영주는 선영이 열여섯살때 몹쓸 짓을 당해 낳은 아이라고 하더군요. 지적장애를 가진 선영이 미혼모가 되었으니, 곱단엄마가 그녀의 호적에 영주를 딸로 올렸던 게지요. 할아버지, 즉 선영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였기에 혼외입적으로 올릴 수밖에 없었고 말이지요.
할머니의 딸이 되어 지적장애를 가진 엄마 선영을 언니라고 부르고, 할머니를 엄마라 불러야 했던 김영주, 거기에 사고뭉치 대영오빠(정확히는 삼촌이지만)까지, 영주에게 가족은 숨통을 조여오는 족쇄였습니다. 달아나려고 버둥거릴수록 심장 한귀퉁이가 찢어져 피를 흘리게 하는 피붙이, 가족이라는 족쇄...
박정도의 집을 쳐들어 간 김선영, 무릎을 꿇고 박정도를 설득(협박)하고 있는 모습에 기가 막힌 영주였습니다. 무릎을 꿇고 인간같지 않은 사람들 앞에서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속이 상한 영주지요. 아무리 무시당하는 바보지만, 그런 막돼먹은 인간들 앞에서 무릎꿇을 일 한적없는 언니입니다. 한없이 초라하고 비참하게 앉아있는 선영은 영주 자신의 모습이었습니다. 박정도라는 남자를 만나 꿈꿨던 것들이 산산히 부서져 버린 꿈의 끝에 그녀가 앉아있습니다. 찰거머리처럼 떨어지지도 않고 영주의 삶에 엉겨붙어있는 김선영, 엄마, 언니라는 여자, 영주를 세상에 태어나 지옥을 살게 한 여자... 
"다시는 바보언니 못오게 해"라며, 박정도는 끝내 인간이기를 포기한 말을 덧붙이지요. "닻별이 친자확인이라도 했어야 했는데, 난 니 애한테 애비노릇 할 생각없는데 어쩔 수 없이 한 거야. 니 자매들이 이렇게 난리피울까봐", 박정도 이 인간을 어떻게 오독오독 소리가 나게 씹어줘야 할까요? 귀신은 뭐하나 싶더랍니다. 저런 인간 안잡아가고 말이죠.
더러워서 상종하기도 싫은 인간을 그래도 꿈을 꾸게 해 준 놈이었다고, 추억을 되새기며 눈물짓던 김영주가 바보스러워서 답답스러울 정도입니다. 과수원땅 팔아서 대 준 유학비 갚지말라며, 대신 이혼소송을 취소하겠다고, 김영주의 법적남편, 박닻별의 아빠로 평생 발목잡혀 살라며 나가버리는 김영주였지요.
눈 앞에 벌어진 상황을 개콘보듯이 웃고 꼴값을 떨고 있는 오채린에게도 한마디를 쏘아붙였는데, 오채린(유인영)이 기어이 비열한 뒤통수를 날리더군요. 에스띨로의 공동발행인으로 김영주의 목줄을 쥐고 흔들게 되었으니 말이죠. 안하무인 싸가지 오채린까지 가세해, 잡지사를 놀이터처럼 여기고 있으니, 사방팔방에서 김영주를 숨막히게 피를 말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김대영(박철민)까지 김선영이 누구인지, 니가 누구딸인지 밝히고 자폭을 하겠다며 생지랄을 떨고 있어서, 드라마를 보면서 혈압이 다 오르더군요. 아무리 사람을 몰아붙여도 쥐구멍 하나는 마련해 준다고 하는데, 김영주 앞에 벌어진 상황은 옴짝달싹 못하는 깜깜 절벽같아서 말이죠.
이 뿐만이 아니었지요. 이혼서류를 접수한 확인증을 보게 된 닻별이가 가출까지 해버렸으니, 김영주가 정신줄을 놓지않은 것이 용하다 싶을 정도입니다. 글 쓰다보니 스트레스가 확 밀려오네요;;
김영주라는 캐릭터를 이해는 하지만, 사실 보듬어 주고 싶은 생각이 아직은 안들어요. 박정도나 김영주나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생각이 잠깐 스쳤거든요. 자기를 낳아준 엄마, 영주밖에 모르는 선영을 생물학적 어머니로서도, 감정적 엄마로서도 인정하지 않고, 그 엄마의 맹목적인 사랑을 부정하고 도망만 치려한 김영주나, 부와 출세를 위해 딸에 대한 부정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해 준 영주도 버리는 야비한 박정도나 도진개진인듯 싶어서 말이죠. 자식 키워봐야 부모마음을 안다고, 선영과 함께 지내면서 선영의 마음과 닻별이에 대한 자기의 마음이 같은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 가겠지요. 그리고 더 많이 울 것 같습니다. 선영에게 모질게 굴었던 바보같은 자신때문에 말이지요. 정말 바보 딸이었으니까요.
길바닥에 선영을 버리고 차를 쌩 몰고 가버리는 김영주, 마음으로는 버리기 전에 사라져주라고 기도하고 있었지만, 김영주의 행동은 버린 것이나 진배없어 보였습니다. 영주의 마음을 다 알고 있는 선영의 독백이 가슴시리게 아파오더군요.
"내가 바보멍청이지만 네 마음 안다. 내가 여기서 없어졌으면 좋겠지...나도 그러고 싶은데 대영이 누명벗길 돈 마련하고, 영주 네가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웃는 것 보고나면, 그 때 사라져 줄게. 미안하다, 내동생 김영주", 내 딸 김영주라고 부르지 못하는, 불러서는 안되는 이름이기에, 김선영은 동해물이 마르고 닳도록 그렇게 내동생 김영주를 한 단어처럼 불러왔던 것이었어요. 
곱단엄마가 얼마나 모질게 훈련을 시켰는지, 김선영은 아마 영주를 낳고 곱단엄마가 치매로 정신을 놓기까지는 '김영주는 네 동생이다' 라고 매일을 다짐을 받듯이 들었을 거예요. 그래서 김선영은 내동생 김영주를 한 단어로 말하는 것이지요. 다칠까봐, 딸 영주에게 가까이 가면 다칠 거라고 으름장을 놓은 곱단엄마의 말을 평생을 잊지않으면서 말이지요. 그러나 눈보다 가슴이 먼저 가버리는 딸아이 영주였습니다.
다행히 닻별이는 오수현이 현명하게 처리해 준 덕에 놀이터에 빨래처럼 널린 꼴로 발견되었고, 영주는 이혼취소하겠다고 아빠랑 얘기잘했다고 안심시켰지요. 어린 닻별이의 그 행복해 하는 미소라니... 닻별이에게 아빠가 그렇게 소중한 그리움인데, 박정도 그 개같은 삐리리 자식은 "니딸 애비노릇 어쩔 수 없이 했다"는 말이나 하고, 닻별이가 그런 아빠의 실체를 알면 어떤 충격을 받을지 머리가 지끈 아파옵니다.
닻별이에게 이모선영이 곁에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 아이의 반항을 선영이 가장 잘 알아줄 것같거든요. 선영은 영원한 내리사랑 엄마니까요. 딸밖에 모르는 엄마, 자식밖에 모르는 해바라기같은 엄마...
그나저나 닻별이가 선영을 최고만(신현준)의 찬모면접을 데리고 간 일로 충격적인 사건이 터지고 말았네요. 박정도가 영주가 김선영의 딸이라는 것을 알아버렸으니 말이죠. 닻별이 선영을 데리고, 찬모면접을 보러 최고만의 집에 쌈밥을 가지고 갔는데요, 최고만(신현준)을 황홀 무아지경에 빠지게 해버렸지요.
김선영을 기다리며 뭐 마려운 사람처럼 초조해 하는 최고만, 띵동 벨이 울리자 느리작 걸어가는 김집사를 밀치고 부리나케 문을 열어준 최고만이었죠. 눈앞에 펼쳐진 쌈밥의 향연, 신들의 만찬 요리보다 김선영의 요리가 더 먹고싶게 만드는 것은 뭔 조화인지 모르겠습니다. 김집사(이분 이름이 김삼용이더군요ㅎ)도 맛에 반해서 월급이 얼마인지 계산도 안하고 계약서에 싸인을 해버렸으니, 정말 메롱~됐습니다, 그려ㅎ. 
계약조건을 말하는 천재소녀 박닻별, 일당 50만원이 아니면 하루 천원에서 40%인센티브를 적용하자고 제안하지요. 순간 최고만은 박닻별이 보통의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겁니다. 자신과 닮은 천재적 두뇌를 가진 아이라는 것을 말이죠. 앞뒤 안가리고 계약을 자신의 이름으로 해버린 김집사, 큰일났네요. 닻별이는 대영이 삼촌 합의금을 마련할 때까지만 찬모로 일할 것이기에, 천문학적인 몸값을 받으려는 생각은 없었지만요.
아무튼 김선영의 몸값은 세 달이면 나라 몇 개는 살 천문학적인 몸값입니다. 빌게이츠 부럽지 않은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되겠더군요. 물론 그 전에 최고만과 김집사가 파산신고로 지불을 하지 못하게 되겠지만 말이지요. 한달월급이 6천 5십여만원, 두달이면 1조4천6백 42억여만원...헉 소리 절로나는 월급입니다. 
최고만은 계약에 필요한 김선영의 인적사항을 떼오라는 조건을 내걸었는데요, 동사무소에서 호적을 뗀 닻별이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는 박정도를 찾아가 김선영과 김영주의 관계가 알려지고 말았는데요, 경악하는 김영주와 로또라도 맞은 듯한 박정도의 표정이 대조적이더군요. 
이혼소송을 취하하겠다는 영주의 통고에 소송을 걸어도 패소가 분명해 답답해 하던 박정도, 사기결혼을 한거였냐며, 오, 할렐루야~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박정도의 면상을 열 손가락 날세운 손톱으로 할켜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니, 박정도라는 인물은 폭력과 범죄욕구까지 불러 일으키는 캐릭터입니다. 하늘에서 행운의 우박이 쏟아진 양 즐거워 하는 그 얼굴을 막 패주고 싶더랍니다. 비열하고, 비인간적이고 뻔뻔하기 짝이 없는 박정도라는 캐릭터를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는 김태우의 밥맛없는 밉상연기, 최고입니다.  
원작 소설이 있다는데 저는 읽어보지 않아서 내용이나 결말은 모르지만, 드라마상 바람이 있다면 김영주가 박정도와 깨끗하게 이혼하고 닻별이와 함께 미국으로 갔으면 싶네요. 박정도는 영생대학 로스쿨에서도 쫓겨나고, 오채린에게도 버림받고 길바닥에 나앉아 버렸으면 좋겠고 말이죠. 닻별이의 유학은 최고만(신현준)이 천재닻별이의 후원자로 보내줬으면 싶더군요. 일종의 인적투자 명목으로 말이지요. 물론 김영주도 함께 미국으로 가서 딸 닻별이 공부 뒷바라지도 하고, 패션공부도 더 하고 경험도 쌓고 돌아왔으면 싶고요.

평생 자식을 짝사랑을 하는 것이 부모라고 하지요. 김선영이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영주가 좋아하는 토속적인 음식밖에 없습니다. 영주의 눈에 눈물나게 하는 사람이라면 대걸레를 들고 혼내주기도 하고, 자살기도를 하기도 하고, 무릎을 꿇기도 하는, 가슴이 뭉개지도록 딸 영주만을 짝사랑하는 엄마라는 이름의 바보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는 자식을 부끄러워 하지 않습니다. 늙고 초라한 자신이 자식을 부끄럽게 할까봐, 골목길 모퉁이에서 초라한 모습을 숨기고 자식을 바라보는 사람이 부모입니다. 선영이처럼 말이지요. 
영주는 알까요? 닻별이 없이는 한 순간도 세상을 살기 힘들 듯이, 닻별이 때문에 이 악물고 살아가는 영주처럼, 선영에게도 영주가 그런 존재라는 것을 말이지요. 세상의 모든 엄마는 같은 이름을 가졌으니까요. 자식때문에 살아가는 바보라는...

드라마 바보엄마에는 두 바보가 있습니다. 가장 대조적인 인물 김선영과 박정도입니다. 딸을 위해 자신의 그림자에도 바보라는 이름이 씌여있을까봐, 그것마저도 숨기고 싶어하는 지적장애를 가진 바보엄마 김선영과, 자신의 성공에 방해가 될까봐 한 때는 사랑했던 여인과의 사이에 생긴 자식마저 지우라고 하고, 그 딸이 자신의 발목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속물적이고 비열한 아빠 박정도.
자식에게 짐이 될까 사라지고 싶지만 자식이 눈에 밟혀 떠나지 못하는 바보엄마 김선영과, 자식이 짐이 되어 자기 자식마저도 부정하려는 못된 인간 박정도, 두 사람 중 누가 진짜 부모일까요? 생물학적으로 영주에게는 엄마이고 닻별이에게는 아빠이지만, 정신적으로도 부모일 수 있을까요? 박정도는 아닌 것 같네요. 이 인간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파멸하는 꼴을 보고 싶군요. 이 인간이야 말로 손가락질 받아야 마땅한 진짜 바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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