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진'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13.01.30 '이웃집 꽃미남' 박신혜-윤시윤, 큐피트의 화살은 누구에게? (27)
  2. 2013.01.16 '이웃집 꽃미남' 고독미-깨금이, 볼수록 사랑스러운 커플 사고쳤네! (38)
  3. 2013.01.14 '이웃집 꽃미남' 윤시윤, 아프고 따뜻한 그 남자의 스파게티 (30)
  4. 2012.07.15 넝쿨째 굴러온 당신: 천재용, 곰팅이 두근거리게 한 경고 (2)
  5. 2010.10.01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멜로연기의 가능성 보여 준 이승기 (11)
2013.01.30 13:16




동화책 백설공주의 성, 그림으로만 봤던 알카사르성을 처음 봤던 날 엔리케는 상상이 현실이 된다는 것에 가슴이 뛰었다고 했습니다. "현실과 상상은 다르지 않다. 무엇이든, 그게 누구든 상상할 수 있다". 그가 친구를 사귀기 위해 게임을 만들었던 것은 스페인으로 이민가서 말도 통하지 않았고, 외톨이였던 엔리케가 친구들과 소통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엔리케의 첫사랑 옆집 소녀 윤서영은 알카사르 성에 살고 있는 백설공주와도 같았습니다. 공주를 구하는 기사의 게임을 만들었고, 그렇게 시작된 엔리케의 꿈은 17세의 나이에 천재디렉터, 게임의 제왕이라는 꿈을 이룬 신화의 주인공이 되었죠. 

그런데 엔리케 깨금이와는 반대로 고독미는 같은 나이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아이였습니다. 그 날 이후 고독미는 그녀에게 너무도 소중한 것들, 그녀의 전부이기도 했던 것들을 잃어버렸습니다. 하나밖에 없었던 친구와 작가가 되고 싶었던  꿈... 그리고 첫사랑이었을 지도 모를 국어 선생님에 대한 동경은 실망으로 소녀를 혼란스럽게 했지요. 친구와 꿈, 사춘기 소녀에게는 그것이 세상 전부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모님이 이혼하고 혼자 남겨졌던 독미에게는 더더구나 말이죠. 

낙엽 굴러가는 것만 봐도 꺄르르 웃던 소녀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고, 죽음을 생각했을 정도로 무서웠습니다. 혼자가 된다는 것, 고독미에게 가장 무섭고 견디기 힘든 것이 혼자 남겨진 것이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그래서였을까? 혼자 남겨졌던 고독미가 철저하게 혼자가 되어 살고 있었던 것은 살고자 하는 본능은 아니었을까? 혼자있으면 다치지 않으니까... 

이웃집 꽃미남 7회에는 그날 고독미가 잃어버렸던 것이 한 가지가 더 있더군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1차적인 소통방법인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고독미는 부모님을 잃고 실어증에 걸렸던 윤서영과는 다른 실어증이었지요. 고독미의 경우는 자기 의지로 말을 하지 않은 경우였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고독미는 스스로를 그녀의 견고한 성에 유폐시켜 버렸습니다. 고독미의 과거는 차도휘에게는 소녀시절 한 때의 질투와 오해가 부른 지나간 일에 불과할지 몰라도, 고독미에게는 깊은 상처가 돼버렸습니다. 세상을 향해 문을 걸어잠궈버릴 정도의 큰 상처였죠.

진실과 거짓말 사이, 그 종이 한 장 차이 언어의 잔인한 유희를 알지 못하는 깨금이와 오진락은 그런 그녀의 힘들었을 시간을 아파합니다. 그러나 고독미에게는 그것조차 부담이고 상처를 덧나게 하는 것일 뿐입니다. 

친구 도휘의 싸늘한 비웃음과 국어선생님의 무심한 눈,  고독미가 그날 잃어버린 것이 비단 친구와 꿈 뿐이었을까? 깨금이의 많은 연관검색어 만큼이나 독미에게는 많은 것들이 고구마 넝쿨처럼 줄줄이 뽑혀버렸습니다. 자신감을 잃어버렸고, 그로인해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관심을 가진 사람들조차도 경계하며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17살 소년, 꿈을 이루다', 엔리케의 강연집을 보는 독미의 깊은 상처는 그녀의 쓸쓸하게 젖어드는 눈빛만큼이나 보는 이를 착잡하게 합니다. 엔리케와는 대조적으로 고독미는 '17살 소녀, 꿈을 잃었다'였으니 말이죠. 왕따, 오해, 소외, 고독을 마주해야 했던 소녀, 이웃집 꽃미남 고독미는 오늘 우리의 큰 사회문제이기도 한 왕따가 만든 몇년 후의 누군가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에 대한 거시적인 경고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꿈을 짓밟아 버린 오해, 그리고 지극히 현실적인 선생님이 외면해 버린 진실이 얼마나 큰 상처로 남았는지 고독미라는 캐릭터를 통해 읽게 합니다. 

고독미의 나레이션은 그래서 더 마음을 짠하게 울립니다. "그 여자에게 상처란 깊은 물속에 빠진 것과 같다. 상처의 깊이를 모르는 구경꾼들은 왜 빠져 나오지 못하느냐고 추궁한다. 타인의 상처에 무례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 여자는 그런 공허한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한 사람만은... 한 사람에게 만은...'

(***그 한사람이 누굴까요? 댓글에 남겨보세요) 

 

그런 그녀에게 엔리케의 강연집 한 구절이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이 거부당했을 때,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했을 때, 자기비하가 시작된다. 혼자만의 공간에 숨어서 문을 닫는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지나치지 못한다".

엔리케의 진심을 읽어가는 고독미입니다. 깨금이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상처를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 그래서 자꾸만 독미에게 세상 밖으로 나와 놀아보자고 말을 걸어주고 손을 내미는 사람, 그게 엔리케의 진심이라는 것, 그의 강연집의 한 구절은 연관검색어로 나오는 잘난 척 대마왕이라는 허구의 껍데기가 아닌, 엔리케의 본모습이라는 것을 독미는 알고 있습니다. 그녀를 끌어내려는 깨금이의 손을 거부하고 모진 말로 깨금이를 밀어냈던 독미였지만 말이죠.  

독미의 거짓말은 깨금이에게 상처를 주기 위함이 아니라, 그녀 자신에 대한 방어본능같은 것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잃고 혼자가 되었던 그 상처가 너무 아파서, 또다시 상처를 입을까 몸을 웅크리고 맙니다. 쾅! 또다시 독미는 문을 소리나게 잠궈버립니다. 

"세상을 나서면 그 여자는 잠시 투명인간이 된다. 어깨가 밀쳐지고 발이 밟히고 새치기 하는 사람들에게 그 여자는 보이지 않나 보다. 그래서 그 여자는 방안에 숨었다. 좁은 방은 날개 다친 새를 위한 둥지처럼 포근하다. 그곳에서 그 여자는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다. 그 여자는 세상 밖을 꿈꾸거나 그리워한 적이 없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런 고독미가 문을 열고 나오기 시작합니다. 실내화를 신고 뛰쳐나온 윤서영을 안아주는 엔리케, 그 뒤로 한태준이 나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죠. 한태준의 오해를 사게 하지 않으려고 엔리케의 팔을 붙잡고 자신을 향하게 합니다.

 

독미를 바닷가에 데리고 갔던 날, 파도에 휩쓸려 물거품처럼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모래성을 다독이던 엔리케, 그는 그렇게 그의 첫사랑을 이별하면서도 자신의 진심이 다치지 않기를, 아니 조금 오래 버텨주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파도가 쓸어가버릴 것을 알면서도 말이죠. 첫사랑 서영이 자신을 향하고 있지 않음을 알면서도...

그런 깨금이기에 형 한태준이 오해하고 상처를 받을까 염려하는 그의 마음을 누구보다 독미가 잘알고 있지요. 어쩌면 그게 시작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안타까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독미를 마주한 순간, 덜컹했던 감정, 깨금이는 그 감정에 살짝 감동했다고 아무렇지 않게 털어버리려 했지만, 그게 독미를 여자로 느끼는 첫 시작이었음을 알고 있을까? 비록 바닷가 할머니 민박집에서 사고처럼 입맞춤을 했던 사고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신경쓰이기 시작한 질긴놈, 왜 그가 신경쓰였을까? 고독미는 아직 자신의 마음을 모릅니다. 자신에게 마저도 진실을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 고독미는 감정의 변화를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마치 오래된 습관처럼 말이죠.

단체 문자로 전송된 엔리케의 사생활, 윤서영과의 다정한 사진들을 보며 순간 화가 나는 고독미, 자신도 그 화남의 정체를 모릅니다. 윤서영이 깨금이의 첫사랑이라는 것이 신경쓰였던 걸까? 다정한 두 사람의 모습이 질투가 났던 것일까? 께금이가 다 정리했다고 했던 말이 거짓말이라고 생각돼서였을까?

깨금이가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다고 해명한 순간, 고독미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스쳤던 안도의 표정은 고독미가 스스로에게도 감추고 싶은 비밀입니다. 그러나 그 안도의 표정은 윤서영으로 인해 당혹감과 알 수 없는 허탈한 슬픔으로 변했죠. 스페인으로 함께 돌아가자며 비행기 티켓을 내미는 윤서영, 아니 깨금이의 첫사랑...  

그가 떠날 것임을 독미는 알고 있습니다. 마치 고향으로 돌아가려 힘찬 역주행을 하는 연어처럼 깨금이도 그러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독미, 소중한 것을 잃을 것 같은 알 수 없는 공허함이 그녀의 가슴 한복판을 휘젓고 가버립니다. 잠시나마 행복했던 바닷가에서 독미가 담아봤던 깨금이의 모래성이 한순간 파도에 쓸려 스르르 무너져 버린 듯한 슬픔... 

'눈물이 울컥 울컥 날 것 같은 이 감정은 뭐지?'. 독미는 애써 고개를 젓습니다. '아닐 거야, 아니야, 사랑일 리가 없어. 그 애가 좋아졌을 리가 없어...'. 

 

***짧은 메모: 5,6회 이웃집 꽃미남 정리는 못했습니다. 간략하게 중요한 것만 메모합니다.

5회

*'사물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쥬라기 공원에서 백미러에 쓰인 영어까지 번역해서 자막에 넣은 실수(?)로 유명해진 말이죠. 단순한 경고의 말인데 참 많은 의미들이 파생됩니다. 가까운 곳에 사랑이 있다는 말로도 해석되고, 진실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는 말도 되고, 확대해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들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다는 말로도 해석되고, 기타등등...

깨금이가 윤서영의 말에 중얼거렸죠. "보이는 것보다 가깝지 않더라고...", 자꾸 밀어내고 자기를 드러내는 것을 싫어하는 고독미, 손에 닿을 듯, 말을 걸으면 다 들리는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그녀는 멀기만 합니다. 그녀의 마음은 너무 멀리 있습니다.

*401호 남자 오진락, 독미는 그녀와 비슷한 비밀놀이를 하고 있었던 남자를 봐버렸습니다 "멀리 있어도 나는 당신을 압니다". 짝사랑, 들키는 순간 더 이상 비밀놀이가 될 수 없는 것을 해 온 남자, 독미가 그랬던 것처럼 그 남자만의 비밀놀이도 끝났습니다. 오진락, 이 캐릭터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넘쳐서 고민중이랍니다ㅎ. 그래도 전 깨금이! 저도 죽자고 한팀만을 바라볼 겁니다^^. 진락 총각 미안~

 

6회

*강연집을 핑계로 독미집에 쳐들어 온 깨금이, 방 곳곳에 붙여진 여행지 사진들, 고독미가 메모해 둔 여행 다큐멘터리 방영시간표를 보고 깨금이는 그녀를 더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죠. 왜인지는 모릅니다. 그냥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람처럼 그녀가 가깝게 느껴집니다. 새장에 갇힌 그녀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았으면 좋겠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데도 방안이 그녀의 하늘 전부인 가여운 새, 그녀의 날개가 어떤 상처를 입었는지 알고 싶어집니다.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면 그 새는 영영 날지 못할 것임을 알기에... 

*여행을 좋아하는 고독미, 그녀의 여행은 여행다큐멘터리 프로에서 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깨금이가 바다로 데려갔을 때, 바다를 처음 본 것처럼 눈물을 글썽였지요. '바다가 이렇게 생겼구나, 끝도 없이 펼쳐진 저 너머의 세상은 어떤 곳일까?'. 그녀의 눈 앞에 펼져친 바다는 광대함이었습니다. 화면으로 보는 바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없었던 바다바람, 맡을 수 없었던 짠 바다냄새, 독미에게 깨금이가 데려가 준 바다는 살아있는 진짜 바다였습니다. 그래서 였을까요?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가 보고 싶은 고독미입니다.

 

***영화 '접속(전도연, 한석규 주연)'의 김은정 작가의 상처와 소통, 그리고 사랑을 풀어가는 문학적 감수성과 현실을 잔잔하게 접목해 가는 방식이 흥미롭습니다. 영화 접속에서는 익명으로 보낸 음반 한 장과 채팅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 가는 과정을 풀어갔다면, 이웃집 꽃미남은 훔쳐보기(창문과 망원경), 게임, 웹툰, 요리, 그리고 추억이라 하기에는 너무 깊은 상처인 여주인공의 과거를 통해 소통과 상처의 치유, 그리고 사랑을 말합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해 안다는 것, 알아간다는 것, 생각해 보면 안다는 것의 경계가 애매모호하고 추상적일 수 있지요. 작가는 그 애매모호함과 추상적인 경계를 실생활에서 부딪히는 소재를 통해 문학적 감성의 옷을 세련되게 입히기도 하고, 때로는 가차없이 벗겨버리기도 합니다타인의 삶과 상처, 사랑을 들여다 보는 작가의 통찰력과 따뜻함이 좋군요.  

***큐피트 엔리케 깨금이는 화살을 쏠 수 있을까? 오진락이 독미를 좋아하는 것을 안 깨금이는 오진락의 질투와 버럭에 독미에 대한 감정은 호기심일 뿐이라며, 두 사람을 어떻게든 연결해 주려고 하죠. 서영과 형을 연결해 주는 큐피트이고자 했던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신화속 장난꾸러기 큐피트가 프시케와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 떠올려 보면, 신화속 큐피트처럼 독미에게 쏘려던(오진락과 연결해 주려고) 화살촉이 깨금이 자신을 찌를 것 같은 느낌입니다. 깨금이, 그의 눈에 들어온 첫 사람은 누구일까요? (윤서영은 아닐 거라는 99%의 확신과 1%의 바램ㅎ)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27
2013.01.16 09:31




'첫사랑은 아프고 짝사랑은 슬프다'.

고독미(박신혜)와 엔리케(윤시윤)가 친구가 되는 과정은 깨진 접시처럼 서로의 부서진 마음을 확인하면서 홀로 흘린 눈물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실연이라는 동병상련이 두 사람을 또 다른 세상으로 이끌게 될 듯하지만 말이죠.

고독미가 훔쳐보고 있었던 것이 강아지가 아니라, 형 한태준이었음을 알게 된 엔리케, 힘든 일을 해야 하는데 도와달라고 했던 것이 첫사랑 윤서영때문이었음을 알게 된 고독미, 집을 나와버린 두 사람에게 차가운 겨울 바람이 가슴을 시리게 합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대놓고 아파하지 못합니다. 아니 내색을 못하지요. 상대의 아픔이, 슬픔이 더 커 보여서 말이죠. 그래서 이 녀석들이 마음에 듭니다. 내 슬픔만이 하늘이 무너져 내린 비극이고, 내 아픔만이 가슴을 도려내는 것이라는 듯 몸부림치는 사람보다는, 나의 실연보다 다른 사람의 상처를 볼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의 눈때문에 말입니다. 짝사랑이 되었든 첫사랑이 되었든, 목숨을 내놓은 절절한 사랑이 되었든, 사랑으로 인한 상처는 비슷한 종류의 아픔을 가지기에... 

고독미의 짝사랑은 끝났고, 엔리케의 첫사랑도 끝났습니다. 슬프고 아프게...

물론 우린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그럴까? 인생은 생각하는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기에, 가끔은 바람 한줄기가 구름의 모양을 바꿔버리기도 하듯이, 그들의 짝사랑과 첫사랑은 다른 가능성들을 열어두기도 합니다. 예컨데 한태준이 고독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든지, 윤서영이 뒤늦게 엔리케의 사랑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된다든지, 그동안 고독미를 오래도록 지켜보기만 했던 오진락이 그녀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열고 대시를 하려고 하듯이... 

이웃집 꽃미남 3,4회에서는 웹툰 작가 오진락(김지훈)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죠. 오재원이라는 본명을 버리려는 이유, 차도휘(박수진)가 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이유가 그의 환경이 엄청난 배경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짐작을 하게 합니다. 월세 35만원을 내지 못해 오션빌리지에서 쫓겨날 위기까지 처한 가난한 웹툰작가가 실은 엄청난 부잣집 아들인데,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집을 나온 듯 보이고 말이죠.

오진락이라는 캐릭터, 은근히 허당기도 있고, 남자답기도 하고, 따뜻하고 재미도 있어서, 전 이 남자에게도 살짝 맛이 가고 있답니다. "내가 먼저인데..ㅠㅠ", 몇년간이나 고독미를 지켜보면서, 매일 아침 독미의 우유팩에 따뜻한 화이팅 인사를 남겨준 오진락의 오랜 순정이 상처를 입을 것 같아서 어쩌나 싶기도 합니다. 

고독미에게 왜 갑자기 이렇게 멋지고 매력적인 훈남들이 동시에 나타났는지, 고독미는 자신이 이렇게 사랑스럽고 사랑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까요? 여튼 남자복도 많은 착한 고독미입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보는 사람은 그 사람의 단점들보다는 장점들을 더 많이 보게 하나 봅니다. 오진락의 눈이 그렇거든요. 고독미의 착한 심성과 맑음을 알아본 남자인데, 왜 용기를 못냈니?ㅠㅠ

고독미가 앞집 남자 한태준을 지켜보고 있었음을 알았기 때문인 듯도 합니다. 부담주기 싫어서 말이죠. 사랑은 용기있는 자만이 쟁취할 수 있다는, 지극히 평범해져 버린 말을 모르는 바보들입니다. 고독미나 오진락이나... 짝사랑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가장 힘든 것이 그 용기를 내보는 것일 겁니다만...

그래서 무대뽀로 들이대는 깨금이로 인해 세상과 사람과 부딪치고, 즐기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듯 합니다. 깨금이가 오션빌리지의 꽃미남들과 고독미를 확 바꿔버릴 듯한 기분좋은 느낌... 비록 실연과 상처도 있겠지만, 사랑과는 다른 우정도 쌓아갈 듯해서, 건강한 이 젊은이들이 마음에 쏙 드는군요. 된장녀에 내숭녀 차도휘는 빼고ㅎ;; 

할머니가 아프다는 독미의 문자에 일방적으로 잡았던 이별여행 대신, 독미의 시골 할머니집으로 무작정 출발한 깨금이, 이런저런 어쩌나, 독미는 휴대폰 하나만 달랑 들고 나왔고, 깨금이는 카메라만 들고 나왔습니다. 쉽게 말해 무일푼 알거지였다는 거죠.

휴게소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는 깨금이의 친화력에 독미는 어질어질합니다. 깨금이를 보면서 자신의 아픈 상처가 떠올라, 사람들이 오가는 곳을 피해 벤취에서 오들오들 떨고 앉아있는 고독미였죠. 고독미의 과거 상처가 조금씩 나오는데, 그 일의 중심에 당시 여고생들에게는 인기짱이었던 남자가 있었고, 독미가 그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본 차도휘와 친구들에게 큰 상처를 받은 듯 하더군요. 온갖 추접한 말을 들어가면서 말이죠. 고독미가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고 싶어하고 남자들에게 관심없었던 이유도 그때문인 듯하고 말이죠. 

그래서 한태준을 몰래 훔쳐보면서 외로움을 달래보기도 하고, 어쩌면 그 때문에 더 외로워졌는지도 모르겠다는 질문도 스스로 던져보는 고독미지요. 고독미의 나레이션처럼 던져지는 대사들이 마음에 와닿는 대목들이 많네요. 고독미의 독백이자 고백이기도 하고, 그녀에게 던지는 질문이 나를 향한 질문같아서 말이죠.

"외로워서 훔쳐본 건지 훔쳐봐서 외로워진 건지 모르겠어요. 첫눈에 반한다는 말 믿지 않았는데..."

"행복이란 손만 내밀면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그 여자는 너무 행복하면 불안해 진다. 그 여자에게 행복은 어릴적 비누방울 놀이같다. 무지개 빛으로 두둥실 날아오르는 그 많은 비누방울을 만지는 순간 터져버린다. 행복 앞에서 그 여자는 손을 내밀기 전에 늘 포기하고 만다". 

한태준을 좋아하는 윤서영을 보고, 고독미는 그녀를 행복하게 했던 비누방울을 터뜨려 버리고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 버리죠. 그래서 슬픈데 고독미 그녀보다 아픈 사람의 눈을 봅니다. 10년 넘은 첫사랑을 슬프게 바라보는 남자 엔리케, 너무 밝아서 고민같은 것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그 질긴놈에게서 자기와 닮은, 아니 더 아파하는 슬픈 눈을 봅니다. 엔리케 역시도... 

 

실연을 들켜버린 두 사람, 친구하기가 편할 것 같은데 고독미는 깨금이를 경계합니다. 따뜻한 데를 놔두고 왜 공원벤치에서 떨고 있었냐는 깨금이의 질문에 움츠러 듭니다. "사람이 무서워서?", 정곡을 찌르는 깨금이의 질문은 고독미의 과거 상처와 닿아 있었습니다.

손가락질 하는 친구들이 무서웠고, 세상 사람들이 독미에게 뭐라고 하는 것 같고, 그래서 세상으로 부터 도피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이 혼자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혼자있는 것이 편하고 익숙해져 버린 고독미, 이웃집 남자 한태준을 몰래 훔쳐본 비밀을 들키고, 누군가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것이 불편한 고독미입니다.  

"사람이 무서우면 세상과 친해봐요. 스페인 가기 전까지 아줌마 끌고 세상을 보여줄 거예요". 바다로 데리고 와 준 깨금이를 보면서 독미는 더 많은 것들을 이 남자에게 들킬 것 같습니다. 꺼내고 싶지 않은 과거의 상처까지도 말이죠. 그것이 두려운 고독미는 깨금이를 밀어냅니다.

"서울가면 아는척 하지 말아줘요. 우연히 마주쳐도 모른척 지나 가 줄래요? 들킨 게 많아서 난 불편해요, 그래서 싫어요.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잖아요. 그러니 나 모른척 해줘요!".

 

이유는 고독미도 잘 모릅니다. 습관같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과 섞이기 싫은, 좁은 방에서 혼자 있으면서 이런 저런 상상으로 그려가는 그녀만의 세상에 익숙해져 버린 탓인지... 

 

그런데 우리 앞에 펼쳐진 세상은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때로는 사고처럼 설레임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때로는 정해진 운명처럼 옴짝달싹 못하게 심장을 멈추게도 합니다. 고독미와 엔리케의 사고같은 입맞춤처럼 말입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향해 나오기 시작한 고독미의 서툰 시작과 그녀를 끌고 나온 깨방정 엔리케 깨금이의 천방지축이 사랑스럽네요.  

 

바닷가 할머니 집에서 민박을 하게 된 고독미와 깨금이, 막걸리를 마신 깨금이가 술이 덜깨 운전을 할 수 없어서 였지만, 그들에게는 마치 깜빡깜빡이는 형광등처럼 심장이 정전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깜빡이는 형광등때문에 할머니의 귀신이야기에 겁을 먹은 고독미의 외마디 비명을 듣고 달려간 깨금이가 넘어지면서 입술이 포개지는 사고가 일어났으니, 큰일났다^^.  

짝사랑만 해 온 고독미, 첫사랑을 10년 넘게 부여잡고 살았던 깨금이, 사랑에 관해서는 젬병들인 두 사람 심장이 머지않아 튀어나올 듯합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지요. 고독미의 무사귀가(?)를 기다리며 전전긍긍 입술이 바짝바짝, 오진락의 타들어가는 심장은 어떡하나...ㅠㅠ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38
2013.01.14 10:05




게임의 황태자, 게임의 신이라 불리는 남자 엔리케 금(윤시윤), 게임마니아들에게는 원빈보다도 김태희보다도 설레게 하는 우상입니다. 아홉살때 스페인으로 이민을 갔다가 한국에 온 이유는 한가지, 그가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그녀에게 고백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런데 큐피트는 화살조차 날리지 못하고 멋적은 웃음으로 사랑을 숨겨버립니다. 엔리케는 그녀의 눈을 5초 이상 바라보지 못합니다. 그의 마음을 들킬까봐...

다혈질에 직선적인 성격의 그도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수줍은, 그 수줍은 마음을 애써 밝은 웃음으로 감춰보기도 합니다. 그 여자 윤서영(김윤혜)이 좋아하는 사람이 그의 형임을 알기 때문이었죠.   

 

엔리케는 기본적으로 마음이 따뜻한 사람입니다. 비행기에서 종이컵으로 로보트를 만들어 우는 어린아이를 달래주는 모습을 보면, 그에게서는 따뜻함의 품성 이외에 어린 아이의 감성을 보는 눈높이 이해도 볼 수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

모르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거리낌이 없고, 매우 사교적입니다. 사람에 대한 이해와 관심,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죠. 게임디렉터라는 그의 직업과도 관련이 있겠지요. 그가 만드는 게임속의 캐릭터는 상상 속에서만 나올 수는 없지요. 게임이 세상의 축소판이라면, 그 속의 수많은 캐릭터들은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기 때문이죠.

이웃집 꽃미남에는 누군가를 훔쳐보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402호 여자 고독미(박신혜)와 401호 남자 김지훈. 이들의 공통점은 직접 다가가는 용기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엔리케라는 인물이 추가되었습니다. 고독미의 닫힌 창을 직접 열고 지켜보는 남자로 말이죠.

엔리케는 두 사람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훔쳐보기를 할 캐릭터입니다. 그것을 보여준 예가 망원경으로 자기집을 보고 있던 고독미를 향해 달려간 행동입니다. 경찰에 신고를 할 법도 하건만 해결방법이 직접적입니다. 망원경으로 훔쳐만 보는 고독미와는 전혀 다른 방식이죠.

 

1,2회만 전개되었지만 엔리케라는 캐릭터는 결정적인 순간에는 뒤로 물러서서 보기를 좋아하는 사람같더군요. 자기보다는 좋아하는 사람의 감정을 배려하는... 호기심과 궁금증에 타인의 문을 벌컥 열었다가도, 그 사람의 슬픔과 마주하는 순간, 묻기를 주저합니다. 핑크털(박수진)을 입은 여자를 본 고독미가 쓰러졌다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을 때처럼 말이죠.

"나 좀... 나 좀..." 뒷말을 잇지 못하고 쓰러진 고독미에게 그 이유를 물으려 하다가, "아줌마 나좀 도와주라"며 다른 화제로 넘어가 상대를 곤란하게 하지 않는 배려심도 갖춘 남자입니다. 

그리고 그 배려 속에는 자신의 아픔이 함께 합니다. 첫사랑 윤서영에게 스파게티를 만들어 주겠다고 초대를 하고, 그는 그의 첫사랑을 형에게 보내려고 합니다. 엔리케표 스파게티를 만들어 주면서 말이죠. 그래서 그의 스파게티는 그의 짝사랑만큼이나 아프기도 합니다.

"아줌마, 나 지금 무지 힘든 일을 해야 하는데 아줌마가 나좀 도와주라", 고독미는 그 이유를 모르지만,  짝사랑만 해 온 서영에게 고백하지도 못하고, 그녀를 보내는 것이 힘들어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었던 것이죠. 고독미가 훔쳐본 사람이 강아지 히포가 아니라 그의 형이었음을 모르고... 

 

엔리케 금(윤시윤)이라는 캐릭터를 보면서 제가 흥미를 느꼈던 부분은 그가 스파게티를 만드는 남자라는 대목이었습니다. 천재 게임디렉터라는 그의 직업보다도, 스파게티가 그를 더 이해하기 쉽게 해주었거든요. 스파게티는 그가 그의 아픔을 스스로 위로하고, 다른 사람의 아픔을 위로해 주기도 하고, 사랑을 고백하기도 하는, 그의 위로와 소통방식이 아닐까?

 

'요리는 누군가에게 건네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말이다'. 음식이란게 그래요. 사람을 위로하고 가장 따뜻하게 건네는 위로와 사랑의 표현이 요리라고 생각하거든요. 추운 겨울 한마디의 말보다 뜨끈한 라면 한그릇이 꽁꽁 언 온몸의 추위를 녹여주듯이, 장시간 운전하고 시골집에 갔을때 어머니가 내어주시는 밥상이 피로를 다 씻겨주듯이...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보면 자뻑남에 철부지 안하무인의 모습도 보이지만, 그에게 특별한 따뜻함을 부여한 것이 스파게티 요리를 하는 남자라는 점입니다.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것을 사주는 것보다, 직접 만든 요리는 엔리케의 마음이 담겼기에 그 소통방법이 직접적이고 따뜻하죠. 여자들에게는 로망같은... 

 

그런데 요리라는 게 또 그래요. 자기가 먹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 만드는 것이 요리지요. 그래서 엔리케라는 캐릭터는 자신의 아픔보다는 다른 사람의 슬픔이나 감정을 더 위로하고 들여다볼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첫사랑 윤서영에게 그랬듯이, 고독미에게도 그럴 것같아서 말이죠.

요리라는 것은 재료가 다 익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요. 스파게티를 만드는 엔리케, 그는 면발과 재료들이 익어야 제대로 된 스파게티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남자죠. 그래서 첫사랑 윤서영을 그는 잡지 못합니다. 그녀의 감정이 자신을 위해 익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망원경으로 훔쳐본 것이 강아지가 아니라 자기 형이었음을 알았을때, 그가 처음 느낄 감정은 동병상련이 아닐까? 짝사랑하는 동지의식 비슷한 아픔같은... 동병상련이 사랑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어떻게 잘 그려갈 지가 엔리케라는 캐릭터 핵심인데, 붙임성좋고 배려심도 많고 밝고 낙천적인 엔리케에게서 많은 매력이 나올 듯 싶군요.  

 

엔리케의 눈에 들어온 고독미의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까? 강아지가 걱정되어 119에 신고를 하고, 현관문 앞에서 남의 집 강아지를 걱정하는 그녀, 그는 한눈에 고독미의 외로움, 고독을 읽어냅니다.

 

골키퍼가 편할 것 같지만, 그 포지션 무지 힘들고 외롭다는 말은 고독미에게서 그와 같은 모습을 봤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짝사랑 서영이를 기다리기만 하는 그의 외로움과 힘듦이 누군가를 훔쳐보고 있는 고독미의 그것과 같았기 때문에 말이죠.

말 한마디도 못하고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어뜨릴 것 같은 얼굴을 하고, 그의 말을 겁먹은 얼굴로 듣고 서있는 여자, 무슨 이유인지 움추려든 어깨로 세상에 주눅이 든 것 같은 그녀에게 엔리케는 연민을 느끼죠. 그럼에도 그 연민을 동정으로 보듬으려 하지 않습니다.  

쓰러졌다가 일어난 고독미에게 무슨 이유냐고 묻는 대신 요리를 도와달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보이듯, 엔리케에게는 누군가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남자의 넓고 따뜻함이 있습니다. 고독미를 대하는 태도는(옥상에서 고독미를 입도 뻥긋못하게 밀어부치는 모습처럼) 일방적이고 막무가내처럼 보이지만, 그에게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예의가 보입니다. 이 캐릭터 그래서 무지 사랑하고 싶네요.

요리는 사람이 건네는 가장 따뜻한 말이며 사랑이다! 제가 엔리케의 스파게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입니다.   

 

엔리케는 무엇으로 그의 세상을 보게 될까? 다른 사람을 향하는 고독미의 눈이 아닐까? 그녀가 보고 있는 것, 그녀가 바라보는 사람, 고독미의 눈이 엔리케를 향하지 않기에, 고독미가 그녀를 보는 엔리케의 눈을 한참동안이나 보지 못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스파게티에 담기게 될, 그녀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려는 그의 마음도 말이죠. 

그래서 한동안 엔리케의 스파게티는 아픔이라는 이름을 가질 듯 합니다. 고독미가 엔리케의 따뜻한 마음을 너무 늦게 알아보지 않게 되기를... 

엔리케 금 윤시윤을 보면서 왜 이런 캐릭터를 고독미 앞에 나타나게 했을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세상에 담을 쌓고 살아가는 고독미의 고민을 다 받아주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성숙한 어른이 아닌, 막대사탕을 물고 나타난 철부지 어린아이같은 엔리케였기에 말이죠. 그리고 아, 저거구나 했던 것이 스파게티 요리를 하는 남자였습니다.

 

행동이 어린애같고,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신입생처럼 호기심도 에너지도 넘치는 엔리케, 고독미는 그를 향해 '날 좀 내버려 두라'고 소리치지만, 이 캐릭터가 밀어내고 싶지가 않습니다. 그에게서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은 어른스러운 모습을 봤기 때문입니다. 첫사랑 서영을 오랜시간 짝사랑해 왔으면서도, 그의 마음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의 형을 보는 소심한 그녀의 마음을 정확히 알려주기도 하죠. 그녀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할 수 있게... 어른스럽죠? 

겉으로 나타난 그의 행동은 어린아이처럼 막무가내이고 순진하기까지 하지만, 그가 세상과 사람을 보는 눈은 어른스럽습니다. 그래서 그는 누군가를 보듬어 줄 수 있는 남자입니다. 정작 그는 한발 뒤로 물러서며 아파하면서도 말이죠.

그래서 이 천방지축 남자가 내미는 손이 이끄는 세상은 고독미에게는 참 따뜻하고, 재미있고, 그와 함께 있는 것이 편할 것 같습니다아무렇게나 밀쳐져있는 아랫목의 이불처럼... 

 

이웃집 꽃미남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훔쳐보기 입니다. 나는 매일 그를 훔쳐본다는 고독미의 고백이 비단 고독미나 웹툰작가 김지훈에게만 해당되는 것인지... 우리도 누군가를 훔쳐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독미나 김지훈의 훔쳐보기는 어쩌면 우리 모두가 잃지 않아야 하는 사람에 대한 관심은 아닌지, 비틀어 생각해보고 싶은 문제입니다.

문 두드리는 소리, 전화벨 소리, 인터폰 소리,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 고독미가 가장 싫어하는 것들입니다. 왜? 누군가를 만나야 하니까... 과연 나는 해당사항이 없을까?

 

***1,2회는 고독미와 엔리케의 시선에서 전체적인 드라마 감상의 줄기를 잡았습니다. 3회부터는 내용리뷰 중심으로 가겠습니다. 박신혜와 윤시윤의 이야기, 요즘들어 사랑이라는 주제가 너무 무겁고 버거워서 좀 유쾌한 사랑이야기를 보고 싶었는데, 이웃집 꽃미남이 그런 유쾌한 드라마가 될 듯합니다. 다른 월화드라마도 찍어둔게 있는데(야왕), 리뷰를  올릴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둘 다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30
2012.07.15 11:26




언제부터인가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끌고 왔던 원동력에 힘이 빠지고 있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전개가 실망스럽기도 하고, 돌려막기하는 듯한 귀남의 실종사건, 밀당만 반복하는 러브라인도 시원스럽지 못하고요. 
특히 쉽지만은 않은 입양문제를 감정에 호소하고 있는 듯해서 불편하기도 합니다. 윤희를 엄마라고 부르며 따라 온 지환, 침대에 누워 잠결에 미소를 짓는 아이의 모습에 코끝이 찡해지게 하는 것이, 다분히 의도적인 설정이라는 것을 알기에, 더더욱 불편지기도 했습니다. 자폐증세가 있다는 말에는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저런 아이를 나 몰라라 하면, 죄가 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입양에 대한 고민을 해 보지 않은 저로서는(;;) 제 남편이 어느 날 갑자기 지환이 같은 아이를 데려오지 않기만을 바랐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불편합니다. 괜스레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나쁜 생각이 아닌가 싶어서 말입니다. 내 안의 내 참모습을 들여다 보게 하는 것같아서 말입니다. 작가는 어쩌면 이런 내 안의 모습을 지환이 입양을 통해 되짚어 보기를 원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막례 할머니(강부자)가 사진에 대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묻고 다니는 것도 불안불안하기는 마찬가지에요. 나이들면 여기저기 참견하기를 좋아한다는데, 작은며느리 집에 가서 서랍을 뒤져서는 사단이 나게 생겼으니 말입니다. 일숙의 이혼사실에 충격을 받고 몸져누운 엄청애를 보니, 할머니보다 엄청애가 받을 충격이 더 크겠더군요. 저혈압까지 있다는데, 넘어야 할 산이 태산이네요.

쉬쉬하고 있었던 일숙의 이혼이 제때 잘 터졌지요. 남남구의 뻔뻔함에 종지부를 찍을 필요가 있었으니 말입니다. 다짜고짜 일숙의 뺨을 때리는 엄청애, 친정어머니의 심정은 모두가 같았을 겁니다. 딸래미가 스타 오빠 쫓아다니다 바람나서 이혼을 당했다고 지레짐작을 해버렸으니 말입니다.
일숙이 때문에 울기는 처음이었습니다. 남남구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사정할 때도, 수표를 찢으면 눈물을 떨굴 때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이 흐르더군요. 과거 일숙이 너무 답답해서 함께 울어주지를 못했는데, 이혼만은 하지 않기 위해, 빌어도 보고 매달려도 보고 협박도 해봤다는 말에 눈물이 나더라고요. 죄송하다는 말에는 일숙이가 왜 죄송하느냐고, 그럴 필요없다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답니다.
우스개 소리로 요즘은 두 집 걸러 한 집이 이혼가정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방일숙과 남남구의 경우는 한 순간의 바람기가 아니라, 살림까지 차리고 살고 있는데 이혼이 답이었지요. 장수빌라 여자들이 총출동해서 남남구를 만나러 간 장면은 짜릿한 쾌감까지 느껴졌답니다. 이혼은 했을 망정, 일숙이 당한 설움과 억울함 정도는 분풀이를 해줬으면 싶어서 말입니다. 남남구를 보니 언제 사장한테 쫓겨나 지하도에서 신문지를 깔고 자는 노숙자 신세로 변할지 모르겠더군요. 생계형 바람이라는 우습지도 않은 핑계를 대가며 일숙을 기만했던 남남구가 제대로 벌을 받았으면 싶어서 말입니다.
더딘 전개에 시청자의 원성이 자자했던(제 개인적으로는) 천재용과 방이숙 커플에게 큰 변화가 시작된 것은, 그나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게 내린 단비였습니다. 아, 지금 장마철이라, 비라면 지긋지긋하겠군요. 쨍하고 해뜰날이라고 바꾸기로 하죠.
비를 맞아 몸살 기운이 있었던 천재용에게 죽을 전해주고 도망치듯 가버렸던 이숙, 눈치 꽝인 이숙과 재용에게 사랑의 오작교가 된 태영의 작전은 천재용을 깃털처럼 가볍게 만들어 줬지요. 연애코치 태영, 천재용에게 2단계 작전까지 짜줬지요. 몸이 펄펄 끓는다고 출근저지 작전을 만든 것이죠.
이숙이 온다는 말에 청소기 돌리고, 반짝반짝 윤이 나게 청소를 하고는, 옷을 죄다 꺼내놓고 패션쇼까지 하더라죠. 아차차차, 아픈 몸이라는 것을 깜빡했던 재용, 잔머리 기막히게 돌리더라죠. 핫팩으로 몸을 데울 깜찍한 생각을 할 줄이야~
숟가락 들 힘조차 없다고 엄살을 부리는 천재용, 이숙이 스프까지 떠 먹여주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이런 꾀병효과라면 1년내내 부리고 싶었을 재용입니다. 억지로 약을 먹고는 한 시간 동안만 옆에서 지켜봐달라고 부탁하는 천재용, 혹이나 약 부작용이 나타날까봐 자기 몸은 끔찍이 아끼더라죠. 멀쩡한 몸에 약을 복용했다가 부작용으로 기절하면 어떡하나 걱정하는 천재용, 다 큰 애기 같았답니다.  
감기약에 수면제 성분도 포함되어 있기에, 노곤하게 풀어져서 잠이 든 재용, 이숙이 재용의 방을 둘러보다 첫월급타서 선물한 곰돌이 인형을 발견했지요. 무슨 소리가 나길래, 너무 많이 눌러서 배터리가 다 닳았다고 했을까? 살포시 눌러보니, 허걱 민망해라 "아이 러브 유"라네요.

좋아한다는 천재용의 고백이 이숙에게도 진심으로 전해집니다. 잠든 천재용 곁에서 책을 읽다가 깜빡 잠이 들었던 이숙을 데려다 주겠다고 잡았는데, 하필 재용의 무릎에 털썩 앉아버린 이숙이었지요. 찌리리, 백만볼트의 전류가 흐른 순간이었죠. 지난 번 야유회가서 넘어졌을 때 미미하게 흘렀던 10만볼트짜리하고는, 비교가 안되는 전류였습니다.
이숙의 표정을 보니 가슴이 콩닥콩닥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곰팅이 이숙에게도 그게 왔습니다. 규현에게는 느껴지지 않은 것, 이것때문에 규현의 청혼반지를 거절했었나 봅니다. 자신도 알지 못한 사이에 어느새 마음 속 깊이 들어와 있었던 점장님이, 남자였다는 것을 말입니다.
"어디서 여자가, 아무 집에서나 잠을 자고 그래요, 우리집은 괜찮지만 딴 남자집은 안됩니다. 내 무릎은 괜찮지만 딴 남자 무릎은 안됩니다", 그동안 천재용이 이숙에게 울지 말라고 경고를 하기도 했고, 힘든 일 혼자 하지 말라고 경고를 주기도 했지만, 이번 경고는 나만 보라는 직접 고백이었지요. 천재용의 프로포즈에 설레였던 것은 이숙뿐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이제 이숙도 두근거리는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규현의 청혼반지를 마다했던 이유를 알았겠지요. 너무 모른척하고 선머스마처럼 굴면, 순진한게 아니라 답답한 거랍니다. 천재용과 방이숙의 달달한 연애, 진도 쫌 팍팍 나가 주면 안될까요? 너무 질질끄니까 슬슬 인내심의 한계가 오려는 중이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2
2010.10.01 12:19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결말은 예상대로 해피엔딩으로 미호와 대웅의 사랑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사랑이 환상이 아니라 진짜였다는 것을 구미호와 인간의 사랑으로 코믹하면서도 예쁘게 마무리했던 드라마였습니다. 시종일관 비극이 감지되는 이 드라마에 코믹요소를 놓지 않고 간 것은, 홍자매 대본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드라마를 무겁게 끌고 가지 않은 트렌디 드라마의 전형적인 범주에서 이탈하지 않은 예이기도 합니다.
사랑을 위해서 목숨까지 내놓았던 미호와 대웅이는 하늘이 깜빡 정신줄을 놓치기도 하는 날 일식을 통해서, 미호는 진짜 사람이 되었고, 미호의 구슬을 품고 끝까지 기다렸던 대웅에게는 조금은 특별한 반려자를 만났으니, 이보다 좋은 해피엔딩은 없겠지요.
인간인 대웅에게 인간의 탈을 쓴 구미호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사람이 아닌 구미호에게 끌려 가는 감정을 대웅이는 처음에는 자기 스스로를 미쳤다라며 부정하고 싶어했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이유가 없었습니다. 구미호가 되었든, 반인반요의 요괴가 되었든 목숨을 걸고라도 살리고 싶었던, 목숨보다 소중한 사랑이었으니까요.
미호에게 대웅이의 의미는 사람이 되고 싶은 이유임과 동시에, 대웅이가 없으면 인간이 되고 싶은 이유도 없어져 버릴 만큼, 미호의 사랑과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은 같은 의미였습니다. 그런 미호였기에 대웅이의 생명 절반이 담긴 여우구슬조차 빼놓고 죽음을 향해 갑니다. 꼬리가 없어지는 고통을 더 아프게 겪으면서도, 대웅이의 생명 절반을 가져가 버리고 싶지 않았던 미호, 대웅이를 지켜줄 수 있는 그녀의 최선의 선택이었고, 사랑이었습니다.
인간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환상이라 여겼던 동주선생은 인간에게서 큰 충격을 받지요. 바로 인간 차대웅을 통해서 말이지요. 미호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라는 말에 미호의 구슬을 망설임없이 마셔버리는 대웅을 보는 동주선생은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어?" 입니다. 동주선생이 놀란 것은 인간이라는 유한 생명체가 본능마저 사랑 앞에 버렸기 때문이었어요.
인간의 일생을 흔히 생로병사의 과정이라고 표현하지요. 태어나면서 늙고 병들고 죽는 것 중에 우리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아마 죽음이겠지요. 인간에게 있어 죽는다는 것처럼, 나약하게 하고, 두렵고 거부하고 싶은 것은 없겠지요. 삶에 대한 의지가 인간만큼 강한 동물은 없다는 것을 말하기도 하고요. 유한의 삶을 살기때문이지요. 그런 인간이 구미호를 살리겠다고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것은 충격이었을 겁니다. 동주선생 눈이 아주 충격으로 얼음땡 돼버리더군요. 미호도 마찬가지였지요. 사랑없는 무한한 삶은 의미가 없다며, 죽음을 택하는 미호였으니까요. 마치 천년전에 길달이 그러했듯이 말이지요.
대웅의 진심에 동주선생은 미호의 비밀을 결국 대웅이에게 말해 버리고 말았지요. 대웅이 구슬을 품고 나머지 시간을 채운다고 해도 미호는 죽을 것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남은 미호의 시간을 대웅에게 보내주는 것이 동주선생이 인간 차대웅에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우정의 표시였고, 길달에게 그러했듯이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들어주는 것이 그의 최선의 선택이었고, 미호에 대한 애정이기도 했지요. 미호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기 위해 동주선생이 끝까지 자신의 감정은 숨겨 버리더군요. 동주선생의 눈물은 길달을 죽인 후회와 미호에 대한 사랑이 뒤섞여 있는 감정같았는데, 쿨한 요괴였습니다.

미호가 죽어가는 것이 기정사실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호와 대웅에게 허락된 시간은 일주일, 마지막을 알고 있기에 70년처럼 살기 위해 미호와 대웅는 잠도 자지 않습니다. 어김없이 미호에게 남은 시간은 찾아 왔고, 눈 깜짝할 사이에 미호는 소멸하고 말았지요. 미호는 일장춘몽처럼 꿈이었다고 생각하라고 했지만,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는 대웅에게는 꿈이 아니었어요. "미호가 사라졌다, 미호가 사라졌다" 돌아오지 않은 메아리처럼 그렇게 대웅이의 세상은 텅 비어 버렸지요.
대웅이 자신만큼 슬플 미호의 눈물도 없어져 버린 대낮 뜨거운 거리, 대웅에게는 미호가 사라졌다는 텅빈 가슴만 남아있었을 뿐이었지요. 다가온 트럭에 치이는 대웅, 그때서야 하늘에서 비가 내립니다. 미호가 울고 있었던 것이지요. 대웅은 미호가 정말로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대웅에게 구슬로 남아 지켜주고, 대웅이 곁에 항상 머물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요. 미호의 구슬이 대웅이에게 있는 한, 언젠가는 미호가 다시 올 것이라고 믿는 대웅, 정말 하늘의 눈을 잠시 가리고 금기된 세상의 이치를 깨는 것을 눈감아 주더군요. 홍자매의 선물은 일식에 담겨 있었지요. 재미있는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달이 태양을 가리고 천기의 도를 지켜야 할 하늘의 눈도 가리운 사이, 구미호를 인간으로 변신시켜 버린 예쁜 죄(?)를 삼신할매가 샤뱌샤바 하늘에게 눈감아 주자고 꼬셨던 게지요ㅎㅎ. 삼신할매 김지영님의 깜짝 등장이 정말 반전이었네요. 
다시 돌아온 미호, 미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사람이 된 것인가요? 아니면 미호의 대사대로 꼬리 하나 남은 여우일까요? 저는 진짜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나온 미호의 꼬리는 미호의 빛나는 여우꼬리가 아니었고, 미호의 트릭같던데 말이지요. 삼신할매는 목숨을 걸고도 지켜줄 신랑을 찾으면, 인간세상에서 살게 해주겠다고 한 약속을 미호에게 지켰고, 미호는 진짜 인간이 되어 대웅이와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행복하게 살아가겠지요. 대웅이가 들려준 새로운 인어공주 결말처럼 말입니다.
한편의 예쁜 영화같기도 하고 새로운 환타지 동화같기도 했던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가 이렇게 예쁜 해피엔딩으로 끝났는데요, 비록 시청률의 대박은 아니었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이승기와 신민아는 호이커플로 호평을 받았고, 무엇보다 새로운 연기의 영역을 넓힌 이승기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 작품입니다.
찬란한 유산에서의 이승기는 멜로의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정극연기에서의 폭을 넓혔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요. 찬란한 유산은 워낙 대본도 좋았고, 출연한 중견연기자들 모두가 주인공이었기에 높은 시청률을 누구의 공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작품이었지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그런 의미에서 철저하게 주인공 중심으로 갔던 드라마였고, 이승기와 신민아를 위한 작품이었다고 평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신민아의 연기를 처음 접했기때문에 이전 작품과의 연기를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중간중간 어색한 말투와 표정이 거슬리기는 했지만, 구미호의 순수하고 처음 세상을 배우는 낯선 아이같은 모습은 신민아가 잘 표현해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작품에서는 이승기의 변화가 크게 다가 왔습니다. 이승기가 노력형 연기자라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살린 일등공신은 누구보다 이승기였지 싶네요. 처음 오버스러우면서도 철부지과 대학생의 모습에서 엉뚱한 구미호를 만나는 과정, 그리고 미호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승기는 차대웅이라는 캐릭터도 드라마속에서 조금씩 바꿔 가는 게 눈에 띄었어요.
가끔은 시청자들이 어느 캐릭터를 보며 일관성없는 캐릭터라는 지적을 할때도 있지요. 차대웅과 구미호는 흔히 말하는 일관성이 없는 캐릭터여야 했어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라는 동화같은 이야기에서 주인공들은 성장하는 캐릭터와는 그 의미를 달리 합니다. 흔히 말하는 성장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시련과 갈등, 역경을 거치고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거예요. 
제 생각에는 이승기가 그런 변화를 염두하고 드라마 속에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본인 스스로 설정해 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승기가 내세운 것은 차대웅이라는 인물의 성격 변화였어요. 인간이 아닌 구미호를 사랑하는 것은 성장이나 아픔, 괴로움과는 다른 설정을 필요로 했을 거라는 거지요. 그것은 긍정적인 마인드와 세상 사람들이 누구나 같지는 않다는 차별화였어요.
이 드라마가 코믹을 겸비한 멜로극이 아니었다면, 차대웅은 인간이 아닌 여우를 사랑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머리털 빠지도록 고민했어야 했는데, 차대웅은 깜빡증과 유머러스함으로 그 심각함을 버려 버립니다. 순간순간 미호를 인간으로 착각하고 벌어지는 해프닝들이 그 예였고, 제작진의 의도대로 이승기는 무게감보다는 가벼움으로 그 간극을 메꾸는데 성공했지요.

그럼에도 미호가 죽는다는 슬픔에서 대웅이 진지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여기서 이승기의 멜로 남자주인공으로서의 가능성이 엿보였는데요, 사실 이승기에게서는 그 표정의 진지함과 기교부리지 않는 표정이 멜로주인공으로서 한계를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을 통해 이승기에게도 그 멋스러움이 나오고 있더라고요. 특히 동주선생에게서 구슬을 품어도 미호는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혼자 앉아 고민하는 모습은 정극 멜로 남자주인공의 모습이 나왔고, 15회에서 미호를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꼬리를 확인해야 겠다는 장면에서는 이승기의 취약점이었던 터프함도 보였어요. 
아직은 앳된 볼살이 이승기의 풋풋한 청년의 이미지를 더 도드라지게 하지만, 진지한 표정과 진심을 담아내는 대사처리, 그리고 매회 한층 성숙한 내면연기를 보여주었던 이승기가 코믹애정물이 아닌, 진지한 멜로극에서도 성공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력하는 배우 이승기의 모습이 시종일관 보였고, 그 성과도 좋았던 작품이었습니다. 한 장면을 가지고도 수가지의 다양한 연습을 해본다는 이승기, 타고 난 광대기를 가진 연기자는 아니지만, 노력으로 채워 가고 만들어 가는, 연기자로서 좋은 자세를 가졌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셨다면 아래의 추천손가락 View On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