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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4 15:28




"은오야, 너야?", 어머니의 영을 본 은오는 혼란에 빠집니다. 어머니를 요물로 봐야하는지, 어머니로 봐야 하는지 멘붕상태가 된 것이죠. 너의 어머니가 아니라며 칼을 빼든 저승사자 무영을 필사적으로 막는 은오였지요.

아랑을 천상으로 보내주겠다는 약속, 이서림의 죽음의 비밀 끝에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지 모르는 은오입니다. 요괴에게 영과 육신이 점령당했다고 해도, 몸안에 어머니의 영이 함께 있으니 은오가 홍련을 찌른다면 패륜이 될텐데, 옥황상제도 참으로 잔인하군요. 옥황상제가 마지막 한 수를 준비한 듯해서 미워하지는 않고 있지만요.  

무연을 멸하려는 무영의 칼을 막는 은오, 저승사자 무영과 은오가 한동안 맞붙어 싸우게 되지요. 그 틈을 타 홍련은 악귀들을 불러 둘을 공격하지만, 옥황상제의 신물을 당할 수는 없었지요. 결심이 선 무영이 홍련의 심장에 칼을 겨눴지만, 심장을 뚫지 못하고 맙니다. 나중에서야 염라를 통해 이유를 알았습니다. 저승사자는 산 사람을 죽일 수 없다는 간단한 사실을 무영도, 시청자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네요.

옥황상제가 무영의 의지를 시험하기 위함인 것을 알았지만, 여튼 무영은 지난 번의 실패로 자신의 존재이유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했습니다. 무연을 멸하기 위한 존재라는 것을 말이죠. 옥황상제가 저승사자의 사람(?)임에도 가까이 두고 믿었던 이유가 있었던 것이죠.  

무영과 은오는 정확하게 말하면 400년 전의 옥황상제의 실수 처리반인 셈입니다. 저승과 이승의 병기들이죠. 무연의 영을 멸해야 하는 무연, 어머니의 몸을 죽여야 하는 은오이니, 둘은 미우나 고우나 홍련을 함께 처치해야 하는 관계입니다. 그러니 좀 친하게 지내봐요. 상의도 좀 하면서 서로 알고 있는 정보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말이야!  

 

홍련을 산속 폐가로 피신시킨 주왈, 최대감이 홍련을 버릴 것이라는 것을 알아챕니다. 별채와 지하동굴까지 불태워 없애버리라고 한 최대감이니 홍련과는 바이바이했습니다. 무연이 인간들이란 배은망덕하다고 욕을 바가지로 하던데, 무연의 입장에서는 그럴만 했겠죠. 여태까지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게 해줬더니, 무병을 없애는 부적을 받아 태워 마시고는, '이제 필요없으니 가시오' 하는 것과 진배없었으니 말입니다.

최대감이 홍련의 손아귀에서는 벗어난 듯 보이지만, 기다리시라! 은오사또가 그간의 죄악을 응징하러 갈터이니...   

 

우선 최대감의 집사 거덜부터 거덜을 내는 것 같더군요침모의 사체와 함께 나올 호패가 살인자에 대한 결정적 단서가 되겠지요. 배후가 최대감이라는 증거들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 최대감을 옭아매기는 증거가 부족하고아버지 김응부 대감에게 피발을 띄웠으니 어머니 서씨부인과 최대감의 악연도 곧 밝혀지겠네요.

주왈에게 밥상을 주며 안쓰럽게 바라볼때부터 무슨 사연이 있겠다 싶었는데, 김서방이 어린 주왈이 자기같아서 측은하게 여겨왔던 것이더라고요. 골비단지로 놀림을 받았던 자기모습과 같아서 말이죠. 주왈이 윤달 보름마다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것까지도 알고 있었던 김서방, 이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해야 할 지 나쁜 놈이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더군요. 죄없는 처녀들을 죽이고 다니는 것을 묵과한 것은 나쁜 일인데, 주왈에 대한 측은지심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솔직히 혼란스러워서 말이죠.

중요한 것은 김서방의 마음이 주왈을 사람으로 만드는 계기 또한 될 거라는 것이죠. 아랑에 대한 연정이 주왈을 사람으로 만들어 가고 있듯이 말입니다.   

사람이라면 응당 가져야 하는 측은지심을 주왈은 배우지 못했습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전을 나눠주는 아랑과,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아이는 지켜야 겠다고 생각했다는 김서방의 측은지심을 말이지요. 그저 주린 배를 채우면 다라고 생각해 홍련의 혼사냥꾼이 되어버렸던 주왈이었지요.

 

주왈이 아랑에게 어떤 순간에도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일은 안할거라고 약조해 달라고 하지요. 아랑이 마음을 내어주지 못하겠다고 주왈의 고백을 거절했음에도 말이죠. 

한 번 스친 정인을 위해 밤새 빼곡히 연서를 써내려간 이서림, 아랑이 건네준 월하일기를 읽으며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었지요. 이서림을 자신이 죽였다는 홍련의 말에 눈물을 흘리는 주왈, 이 무슨 가혹한 운명의 장난인지 말입니다. 주왈도 안됐고, 죽은 이서림도 가엾고 마음이 짠하네요. 

주왈을 위해서는 반전이 준비되지 않았을까 하는 작은 희망도 가져봅니다. 그가 저지른 살인은 용서받기 힘든 죄악이지만, 주왈도 사람답게 사는 모습을 보고싶어서 말이죠. 그 날 폐가에서 이서림을 죽인 사람은 주왈이 아닌 최대감으로 밝혀지는 반전같은 것 말이죠.

 

홍련에게 가는 서씨부인을 막으려 비녀를 뺐던 것을 기억해낸 아랑, 아랑의 기억 장면을 보면 분명 다리 주변에 다른 누군가가 있었던 듯 싶더군요. 무턱대고 서씨부인에게 가지말라고 비녀를 뺀 것은 아니었을테니 말이죠.

추측을 해보자면 그날 이서림은 서씨부인을 데리고 가는 주왈을 보고 따라가려다 사람들(최대감과 홍련) 소리에 발을 멈춥니다. 최대감과 당시는 서씨부인의 모습이 아닌 다른 여인의 모습을 한 여인의 대화를 들었겠지요. 둘의 대화를 이서림이 듣고 서씨부인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된 이서림은 서씨부인이 폐가로 가는 것을 막으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를 본 최대감이나 주왈이 이서림을 잡았고, 굴러온 밥을 홍련이 취하려고 했겠지요. 하지만 홍련은 이서림의 혼을 취하지 못합니다. 이서림이 죽기전에 손에 쥐고 있었던 비녀때문입니다. 옥황상제가 준 하늘의 물건이었으니 무연의 요기도 통할 수없었던 것이죠.

은오와 아랑이 만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런 인연때문인 것이고요. 이서림은 서씨부인을 구하고자 했지만, 비녀를 빼는 바람에 서씨부인의 몸이 무연에게 점령당했던 것이죠. 만약 이서림이 비녀를 빼지 않았더라면 옥황상제의 힘이 막아줬을 텐데 말이죠. 

 

이서림도 억울한 죽음이었죠. 이서림은 서씨부인때문에 죽었으니 말이죠. 주왈이 서씨부인을 데리고 가는 것을 보지 않았더라면 따라가지 않았을 것이니까요. 그런데 죽은 이서림의 영혼은 서씨부인이 구합니다. 비녀가 없었다면 아랑은 혼을 먹혔을 것이니 말이죠.

서씨부인과 아랑은 서로를 죽게했으면서도 서로를 살리기도 했던 것이죠. 은오어머니가 무연에게 몸을 내어줄 정도로 자기를 포기한 이유도 어쩌면 비녀가 없어져서 였을지도 모르고 말이죠. 이것을 인연이라 해야 할지 악연이라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랑과 은오가 만난 것이 우연은 아니었던 것이죠. 옥황상제의 계획이어도 좋고, 운명적인 만남이어도 좋고 그 무엇이든 만날 인연은 반드시 만난다는 것. 

   

 

누구보다 은오가 멘붕상태인데요, 어머니가 요물이라니 믿고 싶지 않은 은오의 괴로움이 어느 때보다 컸던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에게 칼을 겨누는 어머니와 악귀들을 부리는 모습을 보고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지요. 잠시 아랑의 어깨에 기대어 믿고 싶지 않았던 일들을 잊고 싶어합니다.

은오는 무당 방울이를 찾아가 물어보지요. "결계를 칠 정도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 몸에 들어갈 수도 있나? 그럼 원래 몸주인의 영은 어떻게 되나? 죽은 거야?".

"죽지는 않지만 이런 경우는 원래 몸주인의 영이 있어야 그 몸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근데 몸이 영안에 갇혀있으면 죽은거나 진배없답니다. 이런 경우 살아도 산 게, 죽어도 죽은 게 아닌 존재라 할 수 있죠. 참으로 불쌍합니다". 

어머니를 구하고 싶은 마음에 간절하게 묻지요. "그 영을 구해서 몸을 되찾을 방법은 없냐?"고 말이죠. 방울이 9대 할머니도 본 적은 있지만, 방법이 없다고 한 것같다고 은오를 낙담하게 만듭니다.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서는 최대감과 어머니에 얽힌 사연부터 알아야겠다고 최대감 비리조사에 들어간 은오, 아마 은오의 아버지가 그 사연을 말해줄 듯 싶더군요. 평생을 아들과 남편도 나몰라라 하고 원수에 대한 복수와 원한에 사로잡혀 살았던 어머니, 친정가문이 한날에 몰살을 당하고 노비가 되어야 했던 사연을 들으면, 은오도 기절초풍을 하게 되겠죠. 최대감에 대한 분노 또한 어머니 서씨부인 못지않게 크겠지요. 아주 작살을 내줘라 은오사또!  

 

은오가 어머니와 최대감과의 사연에 대해 궁금해 하기 시작했는데요, 최대감의 악행을 낱낱히 밝히는 것은 산사람과 죽은 사람을 위한 옥황상제의 안배였습니다. 최대감의 악행은 산사람과 밀양땅의 원귀들의 원한까지도 풀어주는 일이 될 것이니 말이죠.

 

옥황상제가 은오에게 귀신보는 능력을 준 것도 이 때문이겠죠. 귀신은 스스로가 원한을 풀지 못하잖아요. 살아있는 사람이 그 원한을 풀어줘야 하는 것이죠.  막말로 최대감이 벼락을 맞아 비명횡사를 해버린다고, 최대감에게 당한 원귀들이나 은오어머니의 원한이 풀리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 억울한 사연들을 밝혀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돌려줄 것은 돌려줘야 원한을 풀어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승으로 오는 온갖 사연들을 가진 인간들을 보며 옥황상제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잠시 상상을 했답니다. 아랑이나 은오어머니와 같은 사연들을 덜 듣고 싶어했을 것 같더군요. 누구보다 중생을 가여이 여기는 옥황상제이니 말입니다. 직접 내려와 인간세상을 다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소중한 인연의 씨앗으로 남겨둔 은오에게 그 일을 대신하게 하려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은오를 사또로 만든 옥황상제의 뜻이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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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7 12:03




개똥밭을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을 하지요. 천상선녀가 무슨 연유로 인간이 되고 싶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인간이 되고 싶어한 선녀 무연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희노애락, 생노병사를 겪으면서도 지지고 볶고 사랑하고 사는 인간세상이 천상세상보다 나아보였나 보다고...

무연(홍련)이 인간이 되면서 영생불멸의 욕망을 가지게 된 것도, 천상보다는 인간세상에서 사는 것이 좋았기 때문인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원하는 것은 모두 가질 수 있다면 그런 꿈을 꾸는 것도 당연하겠죠. 죽지 못해 산다고 하면서도 아프면 병원가고 약먹고, 하루라도 오래 살고자 하는 것이 인간이니 말입니다.

 

최종병기 은오는 어머니를 죽일 수 있을까?

 

그럼에도 이 인간의 욕망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법칙처럼 허락되지 않습니다. 옥황상제라 할지라도 말이죠. 드라마를 보면서 처음으로 궁금해지더라고요. 옥황상제나 염라에게도 주어진 시간이 있는 것인가? 옥황상제의 딸인 선녀가 지상의 인간과 사랑에 빠져 내려왔다는 동화는 누구나 한 번쯤은 접했을 겁니다. 아랑사또전의 옥황상제는 자식을 둔 것같지는 않지만, 옥황상제나 염라대왕에게도 생로병사의 자연법칙이 있는 듯 보이더군요. 염라가 조로증을 앓고 있다는 말도 하는 것을 보면, 시간이 인간과는 다르겠지만 그들에게도 운명은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저만이 그 아이의 존재를 없앨 수 있다 하셨습니다. 이유가 뭡니까?". 무영의 질문에 옥황상제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합니다. "혈육이라 그렇다. 혈육의 연을 끊을 정도의 강한 의지만이 그 애를 멸할 수 있어". 잔인할 정도로 무서운 옥황상제입니다.  

무영은 무연을 멸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혈연의 연을 결국 끊어내지 못하고 실패하고 돌아왔지요. 옥황상제는 무영이 무연을 멸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시험삼아 내려보는 듯 보이더군요. 고뇌와 고통, 번뇌와 갈등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옥황상제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더군요. "난 그게 진짜 확신을 얻게 해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거든. 바닥을 치고 나야 보는 것들이 꽤 많아".

그런 감정은 인간에게나 해당하는 것이라고, 저승사자로서 상제의 명을 받겠다고 내려간 무영은 번뇌와 갈등을 끊어내지 못합니다. 다시 하겠다고 기회를 청하지만, 옥황상제는 허락하지 않았지요. 옥황상제의 의중을 읽기란 쉽지 않지만, 무영에게 시간을 주는 듯도 보이더군요. 바닥을 치고 나서 보는 것들을 위해서 말이죠.

 

그런데 옥황상제가 은오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더 의아했습니다. 무영을 대신해 예비된 자 은오, 저승사자 무영도 실패한 일을 사람인 은오가 할 수 있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최종 순간 은오가 극도의 갈등을 겪게 하기 위해 은오를 엄마찾아 삼만리 모모동자로 설정했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말이죠.  

 

피는 물보다 진하다, 인륜이자 천륜인 혈연을 끊어내라는 옥황상제의 말은 그래서 더 가혹하기만 합니다. 목숨을 빚진 댓가치고는 은오가 겪어야 할 고뇌와 갈등이 혹독하네요. 홍련이 은오어머니의 몸만 빈 요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은오가 어머니를 죽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어머니의 의지로 무고한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 단지 그 안에 있는 요괴짓이라는 것을 알면, 더더구나 은오의 갈등은 심해질 듯합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스토리는(설마 스포가 되는 것은 아니겠죠?) 이렇습니다. 전 아랑이 희생을 자처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답니다(희생을 자처한 아랑을 위해서는 따로 생각해 둔 결말은 다음에 정리할게요). 은오어머니가 처치해야 할 요괴임을 아랑과 은오가 알게 된다면, 은오야 당연히 어머니이니 망설이겠죠.  

 

아랑도 은오가 얼마나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단둘이 살고 싶어하는지를 알고 있지요. 귀신을 볼 줄 안다는 이유로 아랑의 사연을 듣고 돕기를 자처해주고, 사랑해주기 까지 한 은오였습니다. 이서림은 생전에 짝사랑만 했는데 말이죠. 아랑은 은오를 위해 뭔가를 해주고 떠나고 싶어할 겁니다. 아랑이 착한 귀신이잖아요.

그리고 홍련이 원하는 것이 이서림의 몸이라는 것을 아랑이 알게 된다면, 홍련과 거래를 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서씨부인의 몸은 산채로 돌려주고 자신의 몸으로 들어오라고 말이죠. 아랑의 입장에서는 밑져봐야 본전이거든요. 어차피 달도 하나밖에(보름달 한 개는 어영부영 또 날아갔을테고) 남지않았고,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아랑이니 말입니다. 은오 역시 이 비밀을 알고 있으니, 은오에게 자신을 찔러달라고 할 거라는 거죠.

 

다른 하나는 은오어머니의 비녀 모심잠의 효력입니다. 비녀는 옥황상제의 물건이라고 했으니 분명 신령스런 힘이 있으리라 생각되더라고요. 비녀를 본 홍련(서씨부인)이 심적동요를 일으키면서 홍련이 눌러놓은 서씨부인의 마음이 홍련의 욕망보다 더 큰 힘을 내게 하는 것이죠.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이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하지요. 아들 은오를 지키기 위해 서씨부인이 스스로를 찌르게 되지 않을까 이런 추측을 하고 있답니다.  

옥황상제도 다 알지 못하는 인간의 마음이 이런 것은 아닐까 싶네요. 스스로 제물이 되기를 마다않는 은오에 대한 아랑의 사랑, 귀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돌아갈 것임을 알면서도, 아랑을 사랑하는 은오의 운명보다 더 지독한 사랑 등 사랑의 여러가지 모습말입니다. 어린 은오를 나몰라라 했지만, 아들의 앞길을 막고 서얼 얼자 출신이라고 천대를 받게 한 최대감에 대한 복수심도, 어머니의 사랑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눈물 핑글돌게 한 은오의 고민

 

"난 너를 좋아할거다"라며 아랑에게 사랑을 고백한 은오는 또 거절을 당했지요. 마지막으로 묻는데도 아랑은 은오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돌아가게 될 것임을 알기에, 결국 은오에게 깊은 상처만 남길 것임을 알기에, 거절하고 돌아선 아랑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밤새 뜰을 서성이며 고민하던 은오도 마음을 정리하려 하지요. 천상으로 보내주겠다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말이죠. 아침 일찍 아랑의 처소로 향한 은오에게 아랑의 헌 짚신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자에 나가 꽃신을 사와 신겨주는 은오, "마음 편하게 가져. 복색의 완성은 꽃신이라는 말이 있다. 이렇게 갖춰놔야 나중에 천상에 갈 때 이쁘게 가지", 아랑에게 꽃신을 신겨주는 은오의 손이 왜그렇게도 슬프게 보이든지... 

그러나 그 결심도 한 순간에 박살이 났지요. 마음편하게 천상에 보내주겠다고 아랑에 대한 연심을 애써 누르고 있던 은오가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최대감집 수상한 별채의 지하동굴에 다녀온 은오가 주왈과 손을 잡고 있는 아랑을 봐버린 것이죠. 아랑의 손을 꼭 잡고 홍련으로부터 아랑을 보호하는 주왈의 마음이 측은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요즘 주왈도령도 좋아져서 제 마음이 심히 혼란스럽답니다. 주왈이 밥상을 엎어버리면서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기도 하는 듯 한데, 사랑이 오히려 방해를 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도 됩니다. 아랑을 두고 은오와 대립해야 하는 것이 안됐고 말이죠. 아랑을 둘로 나눌 수도 없고 큰일입니다.  

은오와 홍련의 만남은 또 어긋나기는 했지만, 홍련이 아랑을 보고도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이상하더군요. 3년전 이서림을 산속 폐가에서 보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물론 뒤늦게 기억할 수도 있겠지만요. 최대감처럼 말이죠.

아랑을 마음 편히 보내주려고 마음을 누르려던 은오는 주왈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는 아랑을 일부러 멀리 하지요. 방울이한테 단지도 혼자 들고 가버리고 말이죠. 하루종일 코빼기도 안비치고, 눈도 마주치니 않은 은오가 서운한 아랑입니다.

 

최대감집에 왜 귀신이 없는지 혼자라도 가보려는 아랑을 은오가 막지요. 은오가 다녀오겠다고 말이죠. 함께 다니지 않으려는 은오에게 서운한 아랑, 왜 피하느냐고 물어보지요. 결국 은오가 터뜨리고 말더군요. 딴에는 아랑을 펀하게 보내주겠다고 아랑에 대한 마음을 꾹꾹 누르고 있는데, 막상 주왈과 함께 있는 아랑을 보자 속이 뒤집혔다고 말이죠.  

"네가 그 자를 보고 있더라고. 그걸 보니까 눌러왔던 내 마음이 요동을 치더라. 그래서 그 날밤이 후회가 됐어. 안된다고 해도 우길걸... 나랑 같은 마음이 아니라고 해도 쉽게 믿어주지 말걸... 그게 네 솔직한 마음이라고 해도 무시할 걸... 근데 그러면 안되는 거잖아, 네 마음 편하게 천상에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지금와서 모냥빠지게 어떻게 뒤집어!!!".

마음편하게 천상은 보내주기로 했는데 막상 주왈과 함께 있는 것을 보니 눈이 뒤집히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은오입니다. 그래서 덜 마주치면 좀 나아질까 피해보기도 했지만, 아랑을 향하는 마음을 접을 수 없는 은오였지요.

 

은오가 눈이 충혈되어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고 곧 울음을 터뜨릴 듯 답답해 하는데, 제마음이 울컥해져서 눈물이 핑글돌더라고요. 이 모든 것이 천상선녀 무연과 옥황상제의 탓인 것만 같고, 천상세계 일을 왜 인간들 세상에 까지 끌고 와서 이러냐고 제가 옥황상제에게 욕을 좀 했더랍니다;;. 그러니 은오사또 마음 가라앉혀요, 토닥토닥!!

 

바보스러웠던 은오와 아랑의 힘자랑

 

골묘에서 나온 부적이 최대감집에 쳐진 결계부적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은오, 월담을 해서 홍련의 지하동굴에서 비밀스런 단지를 들고 나왔는데요, 은오사또가 이해안되는 행동을 해서 심각한 상황인데도 어이없어 보이더군요. 단지에 겹겹이 결계부적이 둘려있었는데 부적을 뗄 생각은 하지도 않고, 단지뚜껑을 열려고 용을 쓰는 것이 우스워서 말이죠.  

방울이가 찾아낸 결계부적과 같은 문양이 있는 검은 띠가 둘러져 있었는데 말입니다. 하늘을 가리는 부적, 무엇인가를 감추기 위한 봉인용 부적이라는 것을 눈치채고도 남았을텐데, 뭐가 나올지도 모르고 겁없이 열려고 하는지 은오사또답지 않았고 말입니다.

하다못해 가는 썩은 짚끈으로 싸맨 것이라고 해도 그것부터 풀고 여는 것이 순서일텐데, 리얼리티를 살리지 못한 이해할 수 없는 힘자랑이었습니다. 관아로 가지고 와서 아랑도 같은 행동을 취하더군요. 멍청함도 전염이 되는 것인지... 물론 뚜껑이 열리면 안된다는 것은 알지만 말이죠.

 

같은 운명을 가진 은오와 주왈, 그 비극이 짠하다

 

단지를 들고 나온 은오때문에 홍련이 은오와 마주하는 날이 앞당겨질 듯한데, 전 홍련과 은오의 만남보다는 아랑을 사이에 둔 두 남자의 애절한 사랑이 더 가슴아프네요. 은오와 주왈이 알고보니 같은 상처를 가졌더라고요. 어머니에 대한 상처였지요.  

어린 은오는 늘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해 왔지요. 서출얼자라는 놀림을 어머니가 다독여주길 바랐지만, 어머니는 원수에 대한 복수심밖에는 없었지요. 그런 어머니가 가여워서 미워하지 못했던 은오였습니다. 어머니가 떠난 것이 자기때문이라는 자책감도 크고요.

골비단지로 놀림을 받으며 쇠죽을 훔쳐먹으며 목숨을 연명하던 주왈에게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가지고 싶은 사람이었습니다. 죽을 정도로 배가 고프면서도 어린 주왈이 가장 부러웠던 것은, 해가 지면 '아무개야 밥먹어라' 불러주는 어머니가 있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있는 곳이 따뜻한 집이며, 따뜻한 밥상을 뜻했으니까요.  

홍련은 그런 주왈을 유혹해 따뜻한 밥과 집을 약속해 줬습니다. 어머니가 돼주겠다고도 했지요. 아랑을 데려오면 어머니라고 부르게 해주겠다며 주왈의 아픔을 이용하기도 했지요. 그런 주왈이 밥상을 엎으면서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홍련에게 처녀영을 바치면서 받아왔던 밥상과 집은, 주왈이 그토록 원하던 그런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말이죠. 사랑이 없는 밥상과 집은 쇠죽보다 역겨운 것이었습니다. 그걸 일깨워 준 이가 아랑낭자였습니다.  

 

그러고 보면 은오와 주왈은 같은 운명을 가진 듯해서 그들에게 닥칠 비극이 짠합니다. 은오는 어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는 홍련을 죽여야 하고, 주왈은 아랑을 위해서 처음으로 어머니라고 부를 수 존재가 될 수도 있었던 형상을 한 홍련을 배신해야 하니 말입니다. 저승으로 돌아가야 하는 귀신 아랑을 연모하는 마음까지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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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3 15:19




귀신 뒤치다꺼리 하느라 사람들 일까지 거들떠 보지 않았던 은오도령이 드디어 사또로서 첫발을 내딛을 준비를 했습니다. 아버지를 살려달라고 다리를 붙들고 우는 꼬맹이에게 딴 데가서 알아보라고 뿌리치고 가버렸을 때, 욕 한 바가지를 했네요. 그대로 가버렸으면 은오사또와 빠이빠이 해버리려고 까지 했답니다. 

어린 아이의 울음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발걸음을 멈춘 은오, 처음으로 사또의 표정을 지었지요. 최대감과의 담판에서 완패를 당하고 축 늘어진 어깨가 아랑에게도, 시청자에게도 기운 쭉쭉 빠지게 했는데, 이제서야 캐릭터가 자리를 잡을 모양입니다. 은오사또 캐릭터 좀 살려달라고 하소연을 해왔는데,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그나마 다행입니다.

 

서출얼자에 역적의 딸 소생이 밀양부사의 자격이 있느냐고 따져묻는 최대감에게 은오는 정작 할 말도 못하고 말았죠. 전대미문의 살인묘를 은폐한 것에 대한 추궁조차 못해 버린 은오입니다. 

삼방이 넋나간 표정으로 기막혀 하는데, 아랑과 최주왈도 은오의 출신에 대해 듣고 놀라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은오의 심기가 어떠했을지, 그 모멸감과 수치심에 떠는 모습을 더이상 보고 있기 힘들었던 아랑은 주왈과 나가버리지요. 이건 아니다 싶었던 아랑, 관아로 돌아와 최대감 면전에 대고 쏘아붙이죠. "이봐 영감, 서출서출 하는데 서출이 뭐 어때서? 서쪽에서 나면 천하다고 누가 그래? 그렇게 귀한 영감탱이는 어디서 났는데? 서출 무시하는 것 보니 서쪽은 아니고 동쪽, 북쪽 남쪽?"

어디서 나와야 사람이 사람 위에 설만큼 귀해지는 거냐고, 최대감 집이 동쪽이니 동출이라고 못까지 탕탕 박아주는 아랑입니다. 밀양에서는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다는 살아있는 권력 최대감을 상대하는 것은 이런 무식한 방법도 통할 때가 있더군요. 최대감이 아랑을 가만두지 않을 것같기는 하지만, 아랑의 패기가 통쾌하기는 했답니다. 가끔은 무식이 장땡이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법이라니깐요!!

분기탱천한 최대감 손 번쩍 들어올리고, 비호처럼 나타나 최대감의 손목을 잡는 은오였지요. 최대감에게 당하고 주먹만 불끈 쥐고 있는 은오의 분노까지 실어 손목을 꽉 움켜잡아 나중에 보니 최대감 손이 피가 몰려 빨개졌더라고요.

잽싸게 아랑을 보호하는 주왈, 아랑을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은오와 주왈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어디서 나야 귀한 사람이냐고 묻던 당돌한 아랑을 생각하며 피식 웃음짓는 주왈, 처음으로 주왈에게서 사람같은 미소를 봤네요.

최대감과의 일로 하루종일 방에 틀어박혀 기운이 쳐져있는 은오에게 영남루의 배롱꽃을 보러 가자고 애교를 떨지요. 처음 보는 꽃도 아닌데 "사또랑은 처음 보는 거잖아", 같은 풍경도 달라보인다고 얼굴을 들이미는 아랑,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이랍니까? 은오 가슴이 벌렁벌렁 거리나 봅니다. 당황하는 은오 표정에 다 쓰여있더군요. 

꽃구경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왈짜패들을 만나게 된 은오와 아랑, 관아에서 은오에게 손목을 잡혔던 분풀이는 하는 최대감이었죠. 저승사자 무영이 나타난 것을 보니 죽는 사람이 생길 모양이더군요. 뜬금없는 랩 BGM이 나와서 무척 놀랬다오. 처음엔 방송사고 난 줄 알았네요.

그런데 저승사자가 아닌 짝퉁 저승사자가 나타나 남자의 혼령을 끌고 가는 것에 아랑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뒤를 쫓아갑니다. 무영은 낭패라는 표정으로 아랑의 뒤를 쫓았고, 왈짜패들을 제압한 은오도 아랑을 찾아 갔는데, 여기서 은오의 반전이 나왔지요.

은오가 펼친 부채에 이상한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그려준 부적같다는 냄새가 솔솔~), 멸혼부채였더라고요. 무영의 칼과 같은 기능을 했다는 겁니다. 잠시 머리가 띵해졌네요.

은오사또가 조금 살아나서 아랑사또전 분위기가 조금 나아졌습니다. 그동안 은오를 하는 일없이 관아밥만 축내는 사또로 만들어서 속이 상했는데 말입니다. 전설의 고향으로 틀어져 가던 드라마의 중심축도 조금 돌아온 것 같고 말이죠.

무엇보다 은오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던져, 또 머리 복잡하게 추리를 해야 하는 숙제를 주기도 했지요. 은오의 정체에 의구심을 품게 한 멸혼부채로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말한 최종병기가 은오일 가능성이 높아졌는데요, 아랑이라고 생각했는데 뒤통수를 맞은 듯 충격이 컸답니다. 그러고 보면 은오에게 귀신보는 능력이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닌 듯 합니다.  

무영도 은오의 부채를 보고 놀라는 듯했는데, 천상으로 가서는 몰래 외출했던 이유를 물어보지는 않는 것 같더군요. 옥황상제와 염라대왕도 무영의 독단적 외출을 그냥 눈감아 주는 모양이고 말이죠. 홍련도 무영이 자기 악귀를 처리했다는 것을 눈치채는 듯한데, 홍련이 무영의 이름을 연거푸 중얼거리며 이를 가는 것이 수상스럽더군요.

자신을 잃어버리면 누구든 무엇이든 악귀가 되는 것이라고 무영이 말했던 적이 있었지요. 무영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 보니 굉장히 무서운 말이더군요. 사람이 자기를 잃어버리면 미치거나, 염라대왕이 말했던 이상한 나쁜놈이 되겠지만, 귀신이 자기를 잃으면 통제불가능한 악귀만이 될 뿐이니 말입니다.

 

은오가 계룡산에서 도를 닦았네 어쩌네 했을때 옥황상제를 만났으리라는 예상은 했지만, 설마 그들이 말했던 최종병기가 은오였을 줄이야!! 아랑이 물어봐도 대답을 안해주고 호신술 전수로 바로 들어가버리는 폼새도 좀 수상했고 말입니다. 은오, 정체가 대체 뭐시다냐? 분명한 것은 은오는 아랑과는 달리 완전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그놈을 잡기 위해 은오와 아랑을 택한 이유를 생각해보니, 두 사람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랑은 한시적인 생명을 받은 귀신이고, 은오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잡아야 하는 그놈은 사람의 형상을 한 악귀지요. 귀신은 살아있는 사람을 해칠 수 없고, 사람은 귀신을 해칠 수 없죠. 그래서 귀신과 사람 둘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네요.  

 

그나저나 아랑에게 호신술을 가르치는 장면에서 빵 터졌습니다. 은오도령 큰 일 날 뻔했습니다. 은오도령이 난데없이 호신술을 가르쳐 주려고 한 저의가 영 수상쩍더구만요ㅎ. 우선 앞에서 누가 끌어안으면, 얼라리요, 아랑 생존본능 폭발입니다. 1단계, 머리로 치한의 가슴팍을 들이받는다, 2단계, 치한의 거시기를 사정없이 찬다. 3단계, 치한이 고꾸라지면 등짝을 사정없이 팔꿈치로 내려찍는다. 그리고 마무리로 뻥! 있는 힘껏 걷어찬다. 완벽합니다, 짝짝짝!!!

은오도령 고꾸라져서 영 맥을 못추더구만요.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자가 응급처치로 엉덩이 툭툭.

은오도령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다음은 백허그를 당했을 때 치한퇴치법을 가르치려 하지요. 다 알고 있다고 홱 돌아서는 아랑, 헉! 은오도령 표정 굳어버리지요. 심장이 벌러덩벌러덩 천둥치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은오 아랑에게 완전 하트뿅뿅된 듯합니다. 호신술을 가르친다더니 아랑에게 철퍼덕 빠져버린 은오였습니다.

 

은오도 몰랐던 아랑에 대한 마음이 나왔지요. 저승사자가 아닌 악귀들에게 당할 뻔 한 아랑을 구하기 위해 은오가 처음으로 멸혼부채를 꺼내 상대하기도 했습니다. 부채를 받으면서도 함부로 펼치지 말라고 했을 듯한데도, 아랑을 구하기 위해서 처음으로 펼쳤지요. 악귀들은 멸혼능력이 있기에 칼을 맞으면 불사의 몸을 가진 아랑이라 할지라도 무사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은오도 함부로 사용하지 말라는 부채를 펼쳤던 것 같고 말이죠.

 

"찾으러 다니게 하지 말라고! 신경쓰이게 하지 말라고!!", 아랑이 절벽에서 떨어졌을 때 아픈 팔을 무릅쓰고 미친놈처럼 헤매고 다녔던 은오였지요. 아랑이 보이지 않자 불안해서 속이 터질 듯하고, 주왈과 함께 있는 아랑을 볼 때마다 신경이 쓰여 미치겠는 은오입니다. 누가 들으면 미쳤다고 하겠지만, 생각대로 되지가 않습니다. 아랑이 신경쓰이고, 가슴이 뜨거운 것이  무당 방울이와 같은 증세인가 봅니다. 옥황상제는 이런 것까지 다 알고 있었으려나요?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이 켜켜이 겹으로 둘러싸여 보기 힘들다는데, 아랑을 사람으로 만들어 보내 은오 가슴에 사골끓게 만든 옥황상제와 염라대왕, 뒷 일도 책임지셔야 할 것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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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7 10:36




사또 관복을 입고 최대감을 만나는 은오는 확실히 어제의 은오가 아니었습니다. 아직은 관복과 사또라는 자리가 익숙하지 않아 사또포스를 갖추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 하지만, 얼자출신으로 세상사에 관심없는 김응부 대감의 막내아들 김은오라는 이름으로 살아가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듯, 눈빛이 달라지기는 했지요.

관복을 바라보는 은오의 '그래 결심했어!"의 표정까지는 좋았는데, 저런저런! 그동안 생활습관이라는 것이 몸에 배었는지 툇마루에 철퍼덕 주저앉아 신을 신다니, 사또 수발드는 관졸부터 한 명 배치해야지, 이거 원 이렇게 모냥이 빠져서야... 

 

사또 처소 앞에서 목례만 하고 휘리릭 가버리는 최주왈, '어라 저놈이 여긴 웬일이야?', 발길을 향하는 곳은 아랑의 처소였지요. 또 버릇 나오는 은오, 졸졸 따라가 봅니다. 식전 댓바람부터 데이트를 청하러 온 최주왈이었죠. 그렇잖아도 주왈이 정혼자였다는 것, 이서림의 장례식에도 왔었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은 것에 화가 나있던 아랑, 아주 큰 소리로 데이트에 응하지요. 귀신이 연애를 다 하는 꼴을 본다고 궁시렁대며 나오기는 했지만, 질투때문이었다는 것을 은오도 시청자도 알 겁니다.

여튼 정식으로 사또관복을 입은 첫출근(?)을 기분상한 상태에서 시작한 은오, 관아 마당에는 또 희안한 쇼가 벌어지고 있더라지요. 아카데미 시상식이라도 열리는지 레드카펫 깔려있고, 삼방과 관졸들 옷매무새 다듬기에 정신이 없습니다. 

레드카펫 밟으시며 주위의 인사를 받으며 등장하는 최대감, 첫마디가 버르장머리없는 사또 버릇고치러 왔다는 투입니다. 문안인사를 친히 받으로 왔다면서 말이죠. 이건 번지수가 틀리잖아 이 양반아! 골묘를 덮은 건으로 조사를 하기 위해 부른 것이라고!!! 

최대감을 만나서도 꿀리지 않는 은오, 밀양의 실세 최대감과의 정면승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직은 최대감 뒤에 서씨부인이라는 괴물이 있음을 모르는 은오지만, 호랑이 콧털을 다친 은오가 어떻게 사또가 되어가는지 다들 똑똑히 보라고, 니들 다 죽었어!!!

그런데 임팩트 상실한 엔딩장면과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OST는 뭐였나요?;; 은오의 각성을 보여준 가장 중요한 장면이었는데, 참 입맛 쩝쩝거리게 만드는 서운한 화면이었습니다.

은오의 각성과 그 놈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던져준 아랑사또전 8회는 지난 회보다는 한결 나아졌습니다. 물론 아주 좋았던 것은 아니고, 여전히 손 볼 곳이 많지만, 은오-아랑-주왈의 삼각관계와 그놈의 정체에 대해 조금 진도가 나갔지요. 지난 회 무영이 골묘에서 부적을 만지다가 무연이라는 이름을 중얼거렸는데, 무연이 찾고 있는 여동생인 듯 하더군요. 그리고 슬픈 사실은 무영이 찾는 무연이 서씨부인의 몸을 빌어살고 있는 그놈일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는 것입니다.

옥황상제는 이를 다 알고 있는 듯 하더군요. 그래서 예전에 그렇게 말해줬나 봅니다. 천상에 있는 여자를 슬픈 눈으로 보고 있던 무영을 보며 옥황상제는 동생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냐고 물었지요. "어떤 인연은 불없는 화로요, 딸없는 사위라는 말이 있다. 천상의 존재가 된 이상 너희들 전생의 인연은 무릇 그래야 한다".

 

서씨부인(부인 이름이 홍련이더군요)이 만들어낸 짝퉁 저승사자와 싸우고 가져온 칼 손잡이에 새겨진 문양을 보면서도, 무영은 무연이라는 이름을 언급하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염라대왕과 옥황상제의 대화에서 그 놈이 천상에서 도망간 존재였고, 조화를 부리는 능력도 있던 존재였음이 드러났지요.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힘을 쓰지 못하게 타격을 가했던 모양인데, 이제 능력을 거의 회복된 듯 하다고 걱정하기도 했죠.

무영은 부적에서 무연의 기운을 느끼면서도, 아닐 거라며 고개를 저으며 애써 부정하려 합니다. 동생이 그렇게 극악무도한 요괴가 되어 인간세상을 살육으로 어지럽히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을 테지요. 그럼에도 떨치지 못하는 의구심으로 옥황상제에게 "두 분은 이미 그놈이 누구인지 알고 계시냐?"고 물어보지만, 옥황상제는 알듯 모를듯한 대답만 합니다. "그놈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어떻게 잡을 수 있는가 그게 중요해"라고 대답을 피해 버리지요.

옥황상제도 염라대왕도 그놈이 무영이 찾는 무연이기에 일부러 존재를 말해주지 않는 느낌이더군요. "너일 리가 없다"고 동생일 가능성을 부정하고 싶어하는 무영, 앞으로 이 부분이 관심가는 거랍니다. 저승사자를 맛에 비유하면, 무색 무미 무취 무향이지 않을까 싶은데, 저승사자도 끊어내지 못하는 인간적인 감정이 무엇일까 싶어서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은오와 무영의 처지가 비슷하네요. 은오는 모습은 어머니인 요괴와 싸워야 하고, 무영은 그놈일 가능성이 있는 동생의 혼을 저승으로 데리고 돌아가야 하니 말이죠. 

 

홍련이 아랑의 정체를 눈치채 위기에 처한 아랑입니다. 불사의 존재, 죽어도 죽지않는 산 몸에 죽은 심장을 가진 아이, 주왈이 더 이상 혼 사냥을 하지 않아도 되는 아이, 아랑의 몸만 있으면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반드시 아랑을 가지겠다고 했는데요, 홍련이 모르는 비밀은 아랑이 옥황상제가 홍련을 잡기 위한 올가미라는 것입니다. 

주왈에게 아랑의 마음을 얻어 아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오라고 했지요. 마음을 얻어 모든 것을 말하도록 명을 내리면서, 주왈의 마음을 홍련에게 두고 가라는 말도 덧붙였죠. 주왈이 홍련의 명대로 따르지는 않을 듯 하지만 말입니다. 

아랑이 원하는 것은 이서림의 죽음에 대한 진실인데, 과연 아랑이 주왈에게 그녀의 비밀을 털어놓을지, 생각짧은 아랑이기에 영 불안불안하네요. 이서림이 곧 자신이라는 것도 알려야 하는데 나불나불 말해 버릴까봐 말입니다. 이서림의 얼굴을 모른 것을 보면 주왈이 이서림을 죽인 범인같아 보이지는 않은데, 아랑의 가슴이 뛰는 것을 보면 이서림의 죽음과 관련돼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 부분이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입니다.

최대감이 결계가 쳐진 사당 대나무 숲에서 아랑과 마주쳐 서씨부인에게 데려가려 했지만, 때마침 온 주왈때문에 넘겨지지는 않았지요. 하지만, 낯이 익다며 의심을 품은 것을 보니 곧 알아차릴 듯 합니다. 아랑이 이서림이라는 것을 알게 될 사람들이 늘어나게 생겼습니다. 주왈도 이서림 생전에 얼핏 한 번 본 적이 있었다고도 했고, 죽은 이서림의 시신을 직접 보기도 했으니 닮았다는 것을 눈치채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돌쇠가 의심을 품지 않은 것은 좀 이해불가하더군요. 이서림의 죽은 시신을 지키기도 했는데, 아랑을 보고도 놀라지도 않아서 말입니다. 절벽에서 떨어지고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살아돌아온 아랑때문에 충격을 받은 돌쇠가 방울이 무당에게서 힌트를 얻지 않을까 싶습니다. 방울이랑 돌쇠의 러브라인이 시작되어서 깨알 웃음을 주기도 했는데, 방울이가 살아있는 아랑이를 보면 얼마나 기겁할지... 아랑이와 방울이도 은근히 어울리는 여여커플이었는데, 두 사람의 재회가 영 늦네요.

 

아랑이 옥황상제가 보낸 올가미였던 이유는, 아랑에게 주어진 한시적인 달 세 개때문입니다. 달 하나는 날아갔으니 이제 두개의 보름달이 남은 셈인데요, 염라대왕은 그 때까지 이서림 죽음의 진실을 알아내지 못하면 지옥행이라고 엄포를 놓았지만, 옥황상제는 그놈을 잡을 최종병기라는 말로 자신감을 비췄지요.

아랑은 마지막 보름달이 뜨는 날 홍련(그놈)에게 자신의 몸을 내어줄 것이라 생각되네요. 그래야 그놈과 함께 죽을 수 있을테니 말이죠. 그놈이 있는 곳을 천상에서 알지 못했던 이유는 산 사람에게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었죠. 홍련이 모르는 것은 아랑이 세개의 보름달이 지면 몸이 죽는다는 것입니다. 아랑의 죽음으로 아랑의 몸에서 나온 그놈 혼을 잡는 것, 옥황상제가 던진 승부수인 것이죠. 벌써부터 은오가 아랑을 부르며 눈물을 쏟는 장면이 상상되어, 이런 종류의 비극은 정말 싫네요. 옥황상제님, 준비해 둔 한 수가 분명있겠죠? '우리 말에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산사람 소원을 나몰라라 하면 벌 받습니다(어떻게? 염라대왕과 몸 체인지됩니다!). 죽은 원혼들의 소원도 들어주는 옥황상제가 산사람 소원 하나 못들어주는 쪼잔한 상제님은 아니시겠죠?

옥황상제 유승호의 헤어스타일, 대체 누가 그렇게 만들고 있어요? 깻잎머리라니ㅠㅠ 그냥 비녀를 꽂아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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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6 08:30




제작진이 심각하게 위기의식을 느껴야 할 듯 싶습니다. 방송 횟수만 많다고 중편드라마라 할 수 있는 것인지, 몇회로 압축해서 납량특집으로 만드는 것이 훨씬 나을 뻔 했습니다. 스토리는 진행되지 않고, 연장드라마도 아닌데 이렇게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이유에 대해 대책마련을 해야 할 듯 싶습니다. 특히 핵심없이 반복되는 말장난같은 대본은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연출이 조금 허술한 부분이 있더라도, 장소나 시간 등의 촬영상 힘든 일정도 있고, 생방이나 다름없는 드라마 제작 환경을 모르는 바 아니기에, 큰 문제가 아니면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내용이 뭔지도 모르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듯한 대사와 스토리의 더딘 전개는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게 하네요. 내용없는 전개와 캐릭터를 살려주지 못하는 대본은 배우들의 연기력마저 잡아먹는 진짜 귀신이 따로없어 보입니다. 알맹이는 없고 외형에만 치중하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네요. 예술의 전당에 인형극 장화홍련전을 올린 느낌이랄까?

서씨부인(강문영)이 있는 최대감네 별채와 사당은 전설의 고향을 찍는 중이고, 관아는 삼방이 옹기종기 모여 돌쇠와 함께 시트콤 촬영중이고, 천상세계는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에 하늘나라에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살고 있었어요', 전래동화 만화동산입니다. 주인공들은 동굴에 쳐박혀, 남자주인공은 살아있음을 알리기 위해 간혹 기침만 콜록이며 누워있고, 여주인공은 동굴탐험으로 한 시간을 보내더군요.

 

그놈의 정체가 조금 나오기는 했지요. 서씨부인의 형상을 한 그놈은 혼령들을 모아 저승사자와 비슷한 괴물 둘을 만들었더군요. 항아리 안에 저승으로 가지 못하게 봉인한 혼들로 천상세계의 원칙을 따르는 저승사자와 비슷한 존재를 만들어 낸 것이죠. 비주얼만으로도 공포가 느껴지는 강문영의 비중이 이리 컸는지, 아니면 호러스러운 표정에 반응이 좋아(?) 늘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설의 고향이 되어가는 이 싸한 느낌은 뭔지?

강문영이 목소리 톤을 조금 낮추니 훨씬 듣기 편하더군요. 발음도 더 정확해진 듯하고요. 음향 볼륨도 줄여줘서 한결 좋았습니다. 제작진의 피드백은 굿!

 

결계를 친 부적을 찾던 은오는 마지막 한 방위의 부적을 떼어내다 절벽아래로 떨어지고 말았지요. 은오에 의해 결계가 깨지자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서씨부인은 주왈에게 분노하고, 주왈이 "확실히 아랑을 죽였는데 살아있는 것을 보았다"는 말에 놀라지요. 서씨부인도 아랑이 죽지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물론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만든 제3의 생명체라는 것은 모르지만 말이죠.

"그 아이만 내 손에 들어온다면 모자란 인간들의 구질구질한 도움 따위는 필요없게 되겠지", 아랑을 취하기 위해 주왈에게 아랑과 가까이 하라는 서씨부인, 아랑이 은오의 사람이라 은오도 당분간 죽이지 말라고 명합니다. 주왈에게 아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오라는 서씨부인의 명에 주왈은 불안해 하지요. 사냥꾼을 바꿀까봐서 인듯 하더군요. 발을 걷고 주왈을 가까이 불러 안심시키는 서씨부인, 소름끼치더군요.

"의심하지 말거라. 누가 뭐래도 넌 내가 가진 것 중에 가장 귀한 것이란다, 내 아들아". 자신을 믿으라는 서씨부인이지만 주왈은 서씨부인을 완전히 믿지는 않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더군요. 아랑을 서씨부인에게 내어주지 않기 위해 손을 쓰는 것을 보면 말이죠. 주왈의 심리변화에 아랑이 큰 변수가 될 것임이 예고되기도 했지요. 아랑을 여인으로 마음에 두는 것을 보니 삼각관계에 돌입할 듯하고 말이죠.

 

천상에서 염라와 옥황상제의 대화중에 그놈에 대한 중요한 말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이승의 인간이니 찾은 들 손을 쓸 도리도 없다"며 생각할수록 부아가 치민다고 옥황상제의 옛날 실수를 꼬집는 염라대왕이었죠. 지옥으로 보내자는 염라대왕의 말을 무시하고 옥황상제가 원칙을 깼던 것이고, 모든 것이 천상의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는 것을 보니, 그놈이 인간, 즉 은오어머니 속에 들어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셈입니다.

봉인된 동굴에서 만들어진 심마니 악귀를 처리하고 돌아온 무영의 보고를 받는 옥황상제는 염라의 걱정에 최종병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지요. 최종병기란 아랑을 말하는 것이겠지만, 최종병기라는 식상한 묘사에 김빠지더라는... 동굴속 미친 악귀의 '내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의 노래가사도 그렇고, 어째 최대감네 사람들(서씨부인 포함) 빼고, 악귀까지 모든 캐릭터들이 코믹코드인지 좀 그렇네요. 은오도령만이라도 좀 진중했으면 싶은데, 이건 주인공이 제일 한심스럽게 놀고 있으니 걱정입니다.

 

세상사에 관심없는 까칠 도령이라고는 하나, 은오라는 인물은 정말 매력이 없습니다. 무슨 사연이 절절한지는 모르겠지만, 다 큰 도령이 엄마 찾아 삼만리를 하며 징징거리는 모습이 더이상 가슴아프지도 않고(은오에게 어머니의 존재가 어떤 크기인지 전혀 나오지가 않았기에), 절벽 아래로 떨어져서 피를 질질 흘리면서도 아직 안죽었다고 농이나 하고, 동굴에서도 상황은 심각한데 아랑에게 빈 말이나 하고, 은오라는 캐릭터가 어찌 이리 점점 엉망이 되어가는지 안타깝네요. 아랑에게 무너지는 동굴쪽으로 가든가 말든가 라더니, 동굴에서 나와서는 돌쇠가 던진 줄을 먼저 타고 올라가서, 기껏 한다는 말이 줄이 끊어지면 눈 딱 감고 좋은 생각을 하고 떨어지라니, 도데체 이 캐릭터 뭐냐고 묻고 싶네요.

긴장을 풀어주기 위함도 아니고, 의미없는 대사들로 은오라는 캐릭터에 무게감을 실어주지 않으니 드라마는 축축 늘어지고, 삼방들의 한심한 모습이나 은오사또나 개진도진이네요.

가뜩이나 별 내용없이 꼬여있는 악귀니 그놈이니 이서림 죽음의 비밀이니 하는 것에 한 술 더 떠 돌쇠의 동성애 코드는 뭔 날벼락인가 싶습니다. 상전과 맞먹으려 드는 종놈도 처음이지만, 남색코드는 영 아니올씨다 입니다. 종놈도 저리 함부로 친구먹자 하는 캐릭터로 은오를 만들고 있으니, 사또의 위엄은 갈수록 안드로메다 행입니다. 이준기의 군 제대후 첫 복귀작이 이렇게 이준기의 필모그라피에 티로 남을 작품이 될 줄이야!

 

정체불명의 전설의 고향이 되고 있는 아랑사또전, 대본과 연출은 엉망이고, 더 우려먹을 것 없는 신민아의 원맨쇼가 끝나니, 총체적 난국에 빠진 아랑사또전에 실망감만 커지네요. 스토리는 둘째치고 옥에 티의 향연이라고 할 만큼 엉망인 연출에 실소만 터져나오더군요. 동굴에 알루미늄 사다리는 뭔가 싶었네요. 요즘 타임슬립물이 대세이다 보니, 아젠 사다리까지 타임슬립을 하나 봅니다. 주왈의 흉터는 없어졌다가 생겼다가 조화를 부리기도 했고요.

드라마 재미는 신민아가 귀신일 때가 훨씬 나았습니다. 한시적인 사람으로 돌아온 아랑이 사람들 세상에 적응을 하는 것은 좋습니다. 재미는 덜했지만 급작스럽게 바뀐 말투가 사람으로 살기 위한 변화였겠죠. 그런데 초반부의 재미가 사건 핵심으로 다가갈수록 힘이 빠지고, 지루해지고 있어 걱정입니다.

은오도령은 골묘를 찾고 사건의 핵심에 접근하며 마마보이에서 탈피하나 싶었더니, 한 회를 시종일관 눕혀놓고 뭘하나 싶습니다. 사또는 커녕 어떻게 된 게 한 회 출연한 심마니 악귀보다 존재감을 약하게 그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 지루한 동굴신에 30분이나 할애를 하지 않나, 특수효과만 잔뜩 집어넣은 은오어미니 서씨부인 장면은 전설의 고향 호러물로 변해가는 느낌입니다. 

이럴 거였으면 차라리, 귀신의 사연에 관심 없던 은오가 아랑을 만나 귀신들의 원을 풀어주는 에피소드들을 넣어가면서, 은오의 캐릭터를 성장시켜 갔으면 더 좋았을 듯 하네요. 예전에 귀신이 자기 딸이 어머니를 죽인 원수와 혼인하게 생겼다고, 은오에게 도와달라고 했던 사연도 나왔지요. 은오는 귀찮다는 듯이 관심도 가지지 않았지만, 은오의 성장과 함께 이런 원귀들의 사연도 풀어주면서 이서림의 죽음에 대한 비밀에 다가갔으면, 드라마가 훨씬 짜임새있었을 듯 싶은데 말이지요. 은오의 캐릭터도 엉망이 되지는 않았을 테고요.    

 

옥에 티라는 것이 드라마에 몰입하고 있다보면 문제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완벽한 연출이 어디있겠습니까? 그런데 스토리는 미궁으로 빠지고 주인공들은 들판으로 강으로 동굴로 숲속으로 뛰고 구르기 바쁘고, 가끔 나오는 대사는 농담따먹기가 주이다 보니, 다른 것들이 눈에 확확 들어오네요. 이준기와 신민아가 아깝기 그지없군요. 쓸데없는 야외촬영으로 뮤직드라마 찍지 말고, 연출과 대본에 더 내실을 다져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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