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이'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2.10.19 '아랑사또전' 식스센스 충격반전, 이준기가 귀신이었다니! (21)
  2. 2012.09.28 '아랑사또전' 옥황상제가 비녀를 준 이유, 공짜란 없는 법이야! (1)
  3. 2012.09.27 '아랑사또전' 최종병기 이준기, 어머니 죽일 수 있을까? (4)
  4. 2012.09.07 '아랑사또전' 비밀드러난 강문영 정체, 저승사자와 어떤 관계? (6)
  5. 2012.08.24 '아랑사또전' 귀신 뒤치다꺼리하는 이준기, 사또는 어디갔나? (8)
2012.10.19 09:20




찜찜한 해피엔딩이었습니다. 마무리를 위한 마무리, 해피엔딩을 위한 짜맞춤은 스토리는 온데간데 없고 배우들만 남은 드라마가 되고 말았네요. 물론 소재와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의 참신함과 철학적인 질문들은 있었지만, 제대로 풀어내지도 수습하지도 못한 모양새로 끝난 아랑사또전입니다.

 

은오어머니 서씨부인은 고맙다는 말로 이승을 떠났습니다. 서씨부인으로 인해 빚어진 모든 일들은 아들 귀신은오가(?) 처리를 했으니, 옥황상제가 덤으로 살게 해 준 빚은 갚은 셈입니다. 무연을 소멸시키고 자신도 자결로 소멸의 길을 택한 무영, 이승에서의 질긴 인연을 소멸이라는 방식으로 종지부를 찍은 무영은, 결국 인연을 끊어내지 못했습니다. 인간의 마음, 인연, 정이라는 것은 저승사자에게도 무용지물이었나 봅니다. 

그런 점에서 주왈의 저승사자 발탁은 탁월한 선택으로 보여지더군요. 주왈도령이 죽음을 택할 것은 예상했지만, 저승사자가 된 반전은 가장 좋았던 결말이었습니다. 주왈이라는 인물만큼 저승사자 역할에 제격인 사람은 없어 보이서 말이죠. 이승에서의 절절한 인연이 없었던 주왈은 인연과 정때문에 갈등하는 저승사자가 되지는 않을 것같더군요. 아마 엘리트 저승사자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주왈은 이승에서 아무런 인연을 만들고 가지 못한 인물이었죠. 마지막까지 그의 곁을 지켜준 김서방이 있었지만, 시신이라도 수습해주고 갈것이지 죽으러 가는 것임을 몰랐기에 참으로 허망한 인사로 떠나더군요. "도련님, 건강하세요", 그 인사가 왜 그리도 슬프게 들리는지 말입니다. 

"난 이제 어찌해야 되는가? 낭자, 내가 당신을 마지막까지 그리 참담하게 버렸는지는 몰랐소, 몰랐다는 말로 용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몰랐소. 눈을 떠도 캄캄한 날들이었소.  살아도 멈춰진 날들이었소. 가슴졸이며 걸었던 비겁한 걸음을 이젠 끝내려 하오. 사람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도 멀쩡한 날 용서할 수가 없소".

혹이라도 아랑을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그 땐 아랑의 뒤에만 있겠다는 주왈, 멀리서 검은 그림자로 바라만 보며 아파만 하겠다고 눈물을 흘리는 주왈입니다. 차마 짝사랑을 할 수도 없는 사람, 너무 죄스럽고 미안해서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것조차 스스로에게 허락하지 않겠다는 주왈이었지요. 그렇게 주왈은 이서림을 던져버린 절벽에서 투신해 칠흑같았던 이승의 삶과 이별했습니다. 

 

연우진의 연기는 아랑사또전을 통해 건진 수확입니다. 풍부한 감정을 실을 줄 아는 목소리, 선하게 보이는 쳐진 눈매에 담은 우수와 고뇌는, 아랑사또전 주왈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이고 매려적인 인물로 그려갔습니다. 미워할 수 없는 악인, 분노보다는 연민을 더 느끼게 하는 골비단지 주왈이라는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 보게 하며, 그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낼 줄 아는 배우더군요.

 

무영을 염소로 환생시킨 옥황상제, 그것을 염라대왕에게 선물이라고 하는데 좀 어이없었습니다. 이분 장난끼가 심한 것은 알았지만, 끝까지 인간의 마음을 알아내지 못한 옥황상제더군요. 공부를 좀더 많이 할 것! 성질나서 욕한마디! 무영이 니들 눈요기감 염소로 환생하면 '고맙습니다' 할 것같으십니까? 암튼 이 세계분들은 자기들 만족만 중시하지 타인의 감정따위는 없나벼~ 무영이 등에 꽃심고 차나무 심고 물 열심히 주겠군요. 염라대왕의 충복이었으니 물주는 일에 염라까지 가세할 태세! 

이왕 선심을 쓸거면 사랑 못해 한이 맺혀 요물까지 되려한 무연과 함께 이승에서 환생시켜줘서 못다한 사랑이라도 한번 실컷 해보라고 해주지, 암튼 인정머리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요. 마당쇠야, 바둑판 좀 깨끗이 쓸어주련?

 

무영이는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가 있기에 은오에게 중요한 정보까지 알려주고 갔지요. 참 의리있고 인정있는 저승사자더군요. 황천숲에 죽은자의 생사부가 있으니 거기서 아랑의 죽음의 진실을 찾으라고 알려준 것이죠. 미운정 고운정이라고 아랑을 천상에 보내주고 싶은 남정네 한 분 추가요!

그런데 저승사자의 서비스때문에 멘붕 일보직전이었습니다. 은오가 귀신이었다는 생각이 아직도 머리에 맴돌고 있어서 어질하군요. 근데 이 드라마 문제도 답도 제멋대로라, 전 은오를 귀신이었다고 해석하고 넘어가 버리기로 했습니다;;  

 

밀양사또직을 그만두려고 하는 은오, 아랑과의 이별데이트도 하고 그동안 도우미 역할해 준 귀신들 원한도 풀어주고 정리작업 들어갔지요. 귀신들 중에 결혼까지 한 남녀한쌍이 있었는데, 나중에 나온 꼬맹이 아랑이 그 귀신부부의 딸래미가 아닌가 생각하며 혼자 큭큭대고 웃었답니다ㅎ.

 

은오와 아랑의 이별데이트는 눈물나게 슬펐네요. 가장 슬픈키스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생과 사를 사이에 두고 눈물의 키스를 나누는 은오와 아랑, 마음으로 주고 받는 대화만큼이나 절절한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꽃이 진 자리에는 다시 꽃이 피고 바람이 흘러간 자리엔 다른 바람이 불겠지만, 난 처음의 그 마음만을 영원히 붙들고 있을 거요. 천상에 가면 내가 사또를 잊고, 지옥에 가면 사또가 나를 잊어서 어느 곳에서도 서로가 못알아 볼지라도...".

"나는 이 마음으로 널 찾아낼 거야. 스치다가 멈칫 너를 보고 눈물이 나고 심장이 떨리는 사내를 보거든, 그 땐 나인줄 알아봐줘, 아랑 사랑한다". 

두 사람의 절절한 감정에 이젠 이별을 해야 하는구나 감정몰입 심하게 하고 있었는데, 주왈의 투신자살과 직선제로 사또를 뽑는다는 방과 함께 방울과 돌쇠의 애정행각 정신없이 돌려주는 제작진때문에, 눈물의 키스신과는 점점 멀어지고 미로게임 시작되었지요.

죽은 자의 명부가 있는 황천숲의 고방찾기 대작전, 요즘의 최면요법과 비슷한 의식이 거행되었지요. 방울이의 주도하에 말입니다. 골든타임 최인혁 교수님(이성민), 언제 거기 문지기로 취직하셨나요? 빵터졌네요. 아랑사또전 카메오 캐스팅은 대박! 

여기서부터 머리가 뱅글뱅글 정신없이 돌더니, 정리할 틈도 없이 그동안 던져두었던 문제와 해답을 한 번에 휘몰아쳐 가르쳐 주더군요. 은오가 들어간 저승문의 서고에서 찾은 아랑의 비밀, 헐 이건 또 뭔가요? 아랑이 진범이라네요. 뭬야!!!

 

요점은 이렇답니다. "이서림이 남의 일에 끼어들어서 칼맞고 죽었으니 남탓 할 것 없고 네 오지랖을 탓해라". 이걸 알기 위해 여기까지 달려온 거랍니까? 허탈도 하여라. 보자보자 하니 이건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의 농간에 놀아난 것같아 살짝 기분이 나빠지려는데, 은오의 눈에 들어온 낯익은 이름, 김은오!

허걱, 김은오가 죽은자의 생사부에 올라있다니, 은오는 여섯살에 열병으로 이미 죽었고, 옥황상제는 비밀병기로 쓰기 위해 사람눈에 보이는 귀신으로 자라게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 그럼 김은오는 이미 죽은자? 띠융~ 잠시 충격에 빠져 입만 떡 벌리고 앉아 있었네요.

'아직도 내가 사람으로 보이냐?', 조선판 식스센스였군요. 

정리해보면 아랑과 은오는 비슷한 종류의 인간이었던 게죠. 아랑은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불사의 심장을 가진 죽은 자, 은오는 죽었으나 산 자이나 죽은 자. 정리가 안되죠? 여튼 간단하게 말하자면 은오와 아랑은 살아있어도 죽은 자들이었던 거라는 겁니다. 결론은 둘 다 사람같은 귀신들이었다는 거죠. 은오도 충격이었겠지만, 시청자의 충격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우.

또 하나 지금까지 달려온 아랑의 죽음의 진실은 아랑 자신이 범인이었기에, 애초에 진실의 종은 울릴 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왜냐? 아랑은 불사의 몸이니 죽을 수가 없잖아요. 은오는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에게 조건을 바꿔달라며 목숨을 내놓겠다는 딜을 합니다. 대신 지옥에 가겠다고 말이죠. 지옥문으로 들어가는 아랑을 막고 대신 지옥으로 간 은오, 아랑을 천상으로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 간 은오였습니다.   

아랑도 마지막에는 지옥문 앞에서 자신의 죽음의 진실을 깨닫기는 했죠. 모든 게 자신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니 말이죠. "나를 죽음으로 이끈 자도 결국 나였구나"아랑이 스스로 진실을 깨닫는다면 옥황상제가 보상은 해주겠다더니, 보상을 제대로 해주기는 했습니다. 기억까지 가지고 환생하게 해줬으니 말입니다.

 

아랑과 은오의 환생은 동화를 보는 것같아서 예쁘다고 해야 하나 기가 차다고 해야 하나, 암튼 아역들은 깜찍했습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차윤희 방귀남 부부에게 입양된 지환이가 은오로 환생했더라고요. 꼬맹이 은오의 대사에 빵터졌네요.

"내 지금까지 수많은 소녀를 만났으나 낭자처럼 고운 소녀는 본적이 없다. 허니 이름을 물어봐도 되겠소?", 대여섯살밖에 안돼보이더구만 수많은 소녀를 만났다니, 너 어디 유치원, 아니 남녀공학 서당다니니? 라고 물어보고 싶더라고요. 

은오야! 라고 부르는 무당방울을 보고는 또 빵 웃음, 돌쇠는 사또가 되고 방울이는 보쌈집을 열어 초대박이 나고, 돈많이 벌어서 면천도 했는지, 여튼 밀양땅은 조선과는 별세계 동네입니다. 직선제 사또에 신분제 철폐된 동네!

 

꼬맹이 아랑은 과거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환생해서 기억실조증 은오때문에 답답해 미치고, 은오는 망각의 샘물을 마신 탓에 기억을 잃었다고는 하나, 꼬맹이들이 그런 대화를 하니 귀엽긴 한데, 대여섯 살 아랑이라는 꼬맹이가 은오와의 절절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징글맞기도 하고, 암튼 그냥 웃지요.  

옛날옛적에 귀신아랑과 은오사또가 있었는데 어쩌고 저쩌고, 십년이 넘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같은 대화만 하고 앉았더군요. 성장한 은오와 아랑의 대화도 계속 그 얘기뿐이라, 그 애절한 사연들이 한 순간에 홀라당 개그화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나마 "우리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한 시간이잖아"라는 은오의 대사는 생뚱맞게 좋았네요. 해피엔딩인데 뭐라고 설명하기 곤란한 해피엔딩이었습니다. 그래도 새드엔딩으로 결말을 내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하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궁금할 수 있을 것 몇가지 정리하고 아랑사또전과는 안녕하겠습니다.

첫째, 아랑이 마지막에는 진실을 알았는데도 왜 진실의 종은 울리지 않았나?  

 

아랑을 죽음으로 이끈 자의 죽음만이 진실의 종을 울릴 수 있다고 했지요. 아랑은 죽을 수 없는 몸이었으니 진실의 종은 울리지 않았던 거죠, 잉~.

둘째, 아랑은 천상으로 갔나 지옥으로 갔나?

아무데도 안갔습니다. 갔다면 지옥으로 가야 했겠지만, 은오가 대신 지옥행을 택한 것으로 조건을 바꿨으니 말이죠.

셋째, 아랑의 기억이 살아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천상으로 가지 않았기 때문이죠.

 

넷째, 왜 은오를 귀신이었다고 생각하는가?

은오는 아랑을 대신해 지옥문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지옥문으로 빨려들어 갈 수 있는 것은 영적인 존재, 즉 혼이라야 들어가는 것이죠. 황천숲에 죽은 자의 생사부에 은오의 기록이 있었듯이 은오는 이미 여섯살에 죽었던 것이고,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은오는 한시적 생명을 얻어 돌아온 아랑과 같은 존재였던 겁니다. 

 

다섯째 은오가 기억실조증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

지옥으로 가게 된 은오는 염라와 옥황의 특별배려로 천상에서 살게 해주겠다고 했지만, 이승으로 보내달라고 했다고 했지요. 아랑도 천상으로는 가지 않았고 옥황상제의 보상으로 둘 다 환생을 하게 해주었죠. 천상에서 이승으로 오는 길에 은오가 기억을 잃게 하는 망각의 샘물을 마셨고, 그 때문에 은오의 기억은 지워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정말 사람인 아이들로 태어났죠. 

 

아랑의 기억도 지워졌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싶더군요. 어차피 운명보다 더 운명같은 인연이라면 서로 알아볼 수 있었을텐데, 은오가 아랑에게 "스치다가 멈칫 너를 보고 눈물이 나고 심장이 떨리는 사내를 보거든, 그 땐 나인줄 알아봐줘"라고 했던 말처럼, 그런 아련터지는 장면으로 재회하게 했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이 점은 매우 아쉽네요. 특히 방울이와 돌쇠의 아들로 태어난 은오는 뭐라 말하기 껄끄러움이 느껴져서리;;

아무리 웃자고 코믹스럽게 그려도 이건 아니지 싶더랍니다. 은오도련님하고 똑닮은 얼굴로 커가는 은오를 보고 이건 누구 씨여? 기겁할 듯싶기도 해서 혼자 웃었답니다. 환생한 은오는 성씨가 뭘까요? 돌비장 돌수령의 아들 돌은오? 

 

마지막 한 줄요약, 아랑의 죽음의 진실과 관련한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인간들에게 남기는 메시지는, '쓸데없이 남일에 끼어들지 말라,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목숨 내놓는 오지랖은 금물!' 허무개그의 지존되겠습니다.

배우들의 열연이 아까웠던 작품, 이준기 연기가 아까웠고, 강문영은 요괴역은 앞으로 따놓은 당상, 연우진의 재발견은 아랑사또전이 남긴 수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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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8 09:01




은오어머니 서씨부인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암시는 은오를 통해서도 알고 있었던 일이었지요. 어머니가 죽었다면 혼령이라도 은오에게 인사를 하고 갔을텐데 오지않았다는 말을 했었지요. 혼을 봉인해 둔 항아리들때문에 혹시 은오어머니의 혼을 봉인해 둔 것은 아닌가 의심도 했었지만, 무연은 서씨부인의 영을 눌러두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부채를 준 사부가 옥황상제라는 무영의 말에 놀란 마음을 추스릴 틈도 없이, 은오는 살아있는 어머니를 보고 경악했지요. 어머니라는 말에 홍련도 자신이 점령하고 있는 몸이 은오의 어머니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될 듯하더군요.

 

무영이 자신을 멸하지 못했듯이, 은오도 혈연인 어머니의 몸을 멸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을 할 무연이 어떤 일을 꾸미게 될 것인지는 자명해졌지요. 어머니대신 불사의 몸 아랑을 데리고 오라는 거래를 하게 되겠죠. 아랑에게 마음 가는 대로 사랑하겠다고 고백한 은오이기에 어머니와 아랑을 두고 갈등은 커져만 갈 듯합니다. 은오의 어머니를 죽이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을 홍련이기에 말입니다.

이서림의 죽음에 대한 비밀도 조금 힌트가 나왔는데, 잘못된 아이라는 것이 영 깨림칙하더군요. 아랑이 제물로 바쳐졌었는지, 우연한 사고로 죽음을 당했는지, 아니면 그날 현장에 함께 있었던 은오어머니가 관계되어 있는 일인지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분명한 것은 은오의 사부 옥황상제가 준 모심잠이 아랑의 영을 지켜냈으리라는 것입니다. 이서림이 서씨부인에게서 비녀를 빼버려서 무연에게 몸과 영이 점령당했다는 것도 유추할 수 있을 듯하고 말이죠. 은오의 돌팔이 사부로 깜짝 출연한 정보석씨 반가웠어요^^

옥황상제는 은오에게 뜻모를 이야기들을 많이 풀어놓고 가셨는데 천상에 있을때나 지상에 내려와서나, 혼자만 알아듣는 말을 하는 것은 여전하더군요. 옥황상제 뜬구름잡는 이야기에 슬슬 조급증이 나려는 중입니다. 가여운 중생들이 옥황상제의 심오한 뜻을 얼마나 잘 헤아리겠습니까? 좀 쉽게 말해주세요!

 

제대로 살고 싶어! 아랑이라면 다르게 살아볼 수도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마음을 내어줄 수 있겠느냐고 고백하는 주왈, 안들은 것으로 하겠다고 거절하는 아랑을 바라보는 주왈의 눈이 서글프더군요. 홍련에게도 내쳐지는 듯해서 오갈데없는 신세가 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홍련이 아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다고 더는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니, 주왈에게도 변화가 생길 듯 합니다. 

이판사판 이렇게 된 것 관아로 출근해버려! 이런 마음도 들고, 주왈이 이서림의 죽음과는 관계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자꾸 생기는 것을 보니, 주왈에게 단단히 정이 들었나 봅니다. 은오보다 더 아련아련 연민이 가는 인물이라, 주왈과 은오가 편 먹고 홍련과 싸웠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혼자서는 해본답니다. 아랑을 사이에 두고 옥신각신 질투하는 것도 재미있을 듯도 싶고 말이죠.

주왈만 보면 버럭 사또로 급격한 성격변화를 일으키는 은오때문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오. 작가가 멜로부분은 취약한가 봅니다. 은오의 버럭--->구차스러울 정도로 절절한 고백--->포기 혹은 기분에 따라 반항모드로 급변해서, 아랑과의 멜로는 환영이지만 분위기가 달달 애절하지는 않더이다. 대사를 분위기있게 써주는 것도 아니고, 은오 고백대사만 들으면 손발이 오그라들어요;;

이서림이 긴긴 밤을 빼곡히 연시를 적어내려갈 만큼 짝사랑했던 주왈도령이지만, 아랑은 주왈도령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지요. 이서림은 이서림이고 아랑은 아랑이라는 말처럼, 아랑은 이미 은오에게 마음을 내주었기 때문에 말이지요. 안된다고 거부하면서도 아랑도 은오가 좋은 것을 어찌하지 못하지요. 은오가 그러했듯이, 아랑도 은오와 되도록이면 마주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듯한데, 글쎄 은오말처럼 그게 될까 싶네요. 금세 보고싶어 달려가 버릴 것이라는 것을 은오도 아랑도 알고 있겠지요. 악귀들의 침입에 아랑을 지키다가 잠들기는 했지만, 그렇게 한데서 잠들면 잘못하면 입돌아가요, 은오사또! 참 소중한 허리는 무사허고?

 

"솔직한 마음이 아니라는 것 알면서도 이해하는 척, 멋있는 척 안할거다. 안고 싶으면 안을 거고, 잡고 싶으면 잡을 거야. 보고 싶으면 보고,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다 할거다". 백허그하는 은오때문에 덜컹! 아랑이야 더 덜컹거렸겠지만, 마음을 다잡고 은오의 팔을 빼는 아랑이었지요.

아랑의 심란한 마음에 답을 내려준 인물은 방울이었습니다. 우리 귀여운 무당은 신기는 없지만, 사람 마음은 누구보다 잘 헤아리더라고요. 무당이 앞날을 보는 능력도 있다지만, 무당을 찾는 사람의 심리는 듣고 싶은 말을 듣기 위해서라고도 하더군요.

"남은 시간이 아깝지도 않소? 하루하루 가는게 애절하지도 않아? 아씨만 가고 나리만 남는게 아녀요. 누구든 남겨지게 돼있고, 누구든 가게 돼있어요. 떠나는게 무서워서 아무 것도 못하면 어떡해. 가더라도 나리한테 원은 남지않게 해줘야지. 혼자 저승가서 무슨 힘으로 살거야? 떠나면 미워지게 슬퍼 못견딜 것같은 그 슬픔으로도 사는게 사람이야. 그게 사랑이고 기억이 되고 추억이 되는 거거든". 한 백년은 산 것같은 방울이, 신기는 없어도 인생상담은 최고네요!

참 방울이 얘기가 나왔으니, 아무래도 방울이도 이 일에 운명적으로 관련된 인연인 듯 보이더군요. 방울이 집안에서 가장 신기가 넘쳤다는 9대 할머니가 어느날 홀연히 사라졌다는 것을 보면 말이죠. 지하동굴에서 가져온 항아리의 봉인부적을 방울이 9대 할머니 책에서 찾은 것을 보면, 무연이 방울의 9대 할머니 몸도 빌어산 것같기도 합니다. 무연이 부적을 쓸 줄 아는 것도 그때문이고 말이죠.

인연이 우연이라는 것은 없다고 하죠. 한 번 스친 인연도 거슬러가면 다 만날 인연이었기에 만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방울이 은오와 아랑을 돕게 된 일도, 아랑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악연이 되었든 인연이 되었든, '연'때문인 듯하고 말입니다.

 

은오도 무영을 통해 사부가 옥황상제였음을 알게 되었는데요, 자세하게 물어볼 경황도 없이 어머니를 만나는 것으로 끝났지만, 옥황상제가 은오에게 남긴 말들은 심오한 의미를 주더군요. "세상 어디에도 쓸모없는 인생은 없고, 가치없는 죽음도 없다". 옥황상제와 무연의 생각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무연(홍련)은 주왈과 최대감을 이용하면서도 쓸모없는 영감, 쓸모없는 놈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죠. 죽음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자신의 생을 연명하기 위해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은 안중에도 없는 살아있는 악귀죠.

아랑도 악귀들이 자신의 몸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잠깐 딴 생각을 하기도 했네요. 불사의 몸을 취하기 위해 악귀들끼리 싸움이 붙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고요. 홍련이 원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악귀들이기에 말입니다.

악귀들이 왜 아랑의 몸을 원하는지는 무단 출장서비스 나온 무영이 잘 설명해줬죠. "사람에겐 소용없지만 영적인 존재가 그 아이의 몸을 얻게 되면 영생을 얻게 된다. 그러니 아랑을 잘 지켜라". 무영은 무단으로 출장 나온김에 은오와 힘을 합쳐 악귀들을 멸하기도 했지요. 아무래도 옥황상제의 말을 거역하기로 결심했나 봅니다. 옥황상제가 손떼라고 했는데 아랑의 부름에 당장 달려온 것을 보면, 은근 책임감 강한 저승사자입니다. 저승사자랑 방울이, 이 캐릭터들이 요즘 가장 쓸만한 캐릭터로 부상!

아랑의 몸이 세상의 질서를 파괴할 수도 있는 미끼라는 것을 알게 된 무영이 옥황상제에게 따져 물었지요. 어차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옥황상제의 한 수가, 무너진 이승과 저승의 질서를 바로잡을지 모르겠지만, 무영도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은오를 도와 악귀들을 멸하고 무연과 다시 마주하고 섰지요.

무영이 무연과의 연을 진짜로 끊을 준비가 된 듯한데, 아무래도 은오때문에 또 실패를 하게 될 듯하더라고요. 무영이 어머니의 형상을 한 홍련을 죽이는 것을 은오가 그냥 보지않을 것 같아서 말이죠. 사건의 진실이 단순히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때까지는 말이죠. 설령 은오가 모든 비밀을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막강한 무연을 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부채보다 비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같은 예감입니다.

 

옥황상제가 은오에게 선물이라고 준 비녀 모심잠(母心簪), 무연을 밀어내려는 서씨부인의 영을 통해서 짐작되는 것은 무연의 결정적인 약점이 서씨부인의 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복수심에 아들도 눈에 보이지 않았던 어머니 서씨부인이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질기고 강한 것이 모정이지요. 옥황상제의 마지막 말도 의미심장한 답이 되는 듯하고 말이죠."이 비녀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비녀로 무연에게 점령당해 있는 어머니를 구한다는 말뜻은 아니었을까 싶네요. 

무영에게 준 칼보다, 은오에게 준 부채보다 강한 힘이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것을, 인간의 마음을 오래동안 연구해 온 옥황상제이기에 알고 있었겠지요. 은오에게 비녀를 준 이유는 은오가 오래동안 바라왔던 어머니의 마음을 얻음과 동시에, 옥황상제 나름대로는 은오를 살려준 목숨의 댓가이기도 했습니다.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 

은오의 목숨은 은오가 빚졌다기 보다는 은오 어머니의 빚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옥황상제가 어머니에게 비녀를 주라고 한 것은 이 일을 대비한 것이었던 게지요.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 모정으로 무연에게 대항하라는 뜻이었던 셈이죠. 옥황상제가 인간이기에 믿는 이유도 피로 맺어진 모정을 믿은 것이고 말이죠. 

 

악귀에게 점령당한 어머니라도 살아있는 것이 나을지, 어머니를 편하게 보내줘야 하는 것이 나을지 은오라면 답을 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악귀에게 구속되어 있는 어머니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베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어머니가 죽게 되고, 옥황상제가 말했던 가장 절박한 때라는 것이 지금을 말하나 봅니다. "모든 질문의 시작은 너로부터 온다", 옥황상제의 말뜻을 은오는 깨닫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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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7 12:03




개똥밭을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을 하지요. 천상선녀가 무슨 연유로 인간이 되고 싶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인간이 되고 싶어한 선녀 무연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희노애락, 생노병사를 겪으면서도 지지고 볶고 사랑하고 사는 인간세상이 천상세상보다 나아보였나 보다고...

무연(홍련)이 인간이 되면서 영생불멸의 욕망을 가지게 된 것도, 천상보다는 인간세상에서 사는 것이 좋았기 때문인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원하는 것은 모두 가질 수 있다면 그런 꿈을 꾸는 것도 당연하겠죠. 죽지 못해 산다고 하면서도 아프면 병원가고 약먹고, 하루라도 오래 살고자 하는 것이 인간이니 말입니다.

 

최종병기 은오는 어머니를 죽일 수 있을까?

 

그럼에도 이 인간의 욕망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법칙처럼 허락되지 않습니다. 옥황상제라 할지라도 말이죠. 드라마를 보면서 처음으로 궁금해지더라고요. 옥황상제나 염라에게도 주어진 시간이 있는 것인가? 옥황상제의 딸인 선녀가 지상의 인간과 사랑에 빠져 내려왔다는 동화는 누구나 한 번쯤은 접했을 겁니다. 아랑사또전의 옥황상제는 자식을 둔 것같지는 않지만, 옥황상제나 염라대왕에게도 생로병사의 자연법칙이 있는 듯 보이더군요. 염라가 조로증을 앓고 있다는 말도 하는 것을 보면, 시간이 인간과는 다르겠지만 그들에게도 운명은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저만이 그 아이의 존재를 없앨 수 있다 하셨습니다. 이유가 뭡니까?". 무영의 질문에 옥황상제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합니다. "혈육이라 그렇다. 혈육의 연을 끊을 정도의 강한 의지만이 그 애를 멸할 수 있어". 잔인할 정도로 무서운 옥황상제입니다.  

무영은 무연을 멸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혈연의 연을 결국 끊어내지 못하고 실패하고 돌아왔지요. 옥황상제는 무영이 무연을 멸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시험삼아 내려보는 듯 보이더군요. 고뇌와 고통, 번뇌와 갈등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옥황상제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더군요. "난 그게 진짜 확신을 얻게 해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거든. 바닥을 치고 나야 보는 것들이 꽤 많아".

그런 감정은 인간에게나 해당하는 것이라고, 저승사자로서 상제의 명을 받겠다고 내려간 무영은 번뇌와 갈등을 끊어내지 못합니다. 다시 하겠다고 기회를 청하지만, 옥황상제는 허락하지 않았지요. 옥황상제의 의중을 읽기란 쉽지 않지만, 무영에게 시간을 주는 듯도 보이더군요. 바닥을 치고 나서 보는 것들을 위해서 말이죠.

 

그런데 옥황상제가 은오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더 의아했습니다. 무영을 대신해 예비된 자 은오, 저승사자 무영도 실패한 일을 사람인 은오가 할 수 있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최종 순간 은오가 극도의 갈등을 겪게 하기 위해 은오를 엄마찾아 삼만리 모모동자로 설정했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말이죠.  

 

피는 물보다 진하다, 인륜이자 천륜인 혈연을 끊어내라는 옥황상제의 말은 그래서 더 가혹하기만 합니다. 목숨을 빚진 댓가치고는 은오가 겪어야 할 고뇌와 갈등이 혹독하네요. 홍련이 은오어머니의 몸만 빈 요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은오가 어머니를 죽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어머니의 의지로 무고한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 단지 그 안에 있는 요괴짓이라는 것을 알면, 더더구나 은오의 갈등은 심해질 듯합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스토리는(설마 스포가 되는 것은 아니겠죠?) 이렇습니다. 전 아랑이 희생을 자처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답니다(희생을 자처한 아랑을 위해서는 따로 생각해 둔 결말은 다음에 정리할게요). 은오어머니가 처치해야 할 요괴임을 아랑과 은오가 알게 된다면, 은오야 당연히 어머니이니 망설이겠죠.  

 

아랑도 은오가 얼마나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단둘이 살고 싶어하는지를 알고 있지요. 귀신을 볼 줄 안다는 이유로 아랑의 사연을 듣고 돕기를 자처해주고, 사랑해주기 까지 한 은오였습니다. 이서림은 생전에 짝사랑만 했는데 말이죠. 아랑은 은오를 위해 뭔가를 해주고 떠나고 싶어할 겁니다. 아랑이 착한 귀신이잖아요.

그리고 홍련이 원하는 것이 이서림의 몸이라는 것을 아랑이 알게 된다면, 홍련과 거래를 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서씨부인의 몸은 산채로 돌려주고 자신의 몸으로 들어오라고 말이죠. 아랑의 입장에서는 밑져봐야 본전이거든요. 어차피 달도 하나밖에(보름달 한 개는 어영부영 또 날아갔을테고) 남지않았고,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아랑이니 말입니다. 은오 역시 이 비밀을 알고 있으니, 은오에게 자신을 찔러달라고 할 거라는 거죠.

 

다른 하나는 은오어머니의 비녀 모심잠의 효력입니다. 비녀는 옥황상제의 물건이라고 했으니 분명 신령스런 힘이 있으리라 생각되더라고요. 비녀를 본 홍련(서씨부인)이 심적동요를 일으키면서 홍련이 눌러놓은 서씨부인의 마음이 홍련의 욕망보다 더 큰 힘을 내게 하는 것이죠.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이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하지요. 아들 은오를 지키기 위해 서씨부인이 스스로를 찌르게 되지 않을까 이런 추측을 하고 있답니다.  

옥황상제도 다 알지 못하는 인간의 마음이 이런 것은 아닐까 싶네요. 스스로 제물이 되기를 마다않는 은오에 대한 아랑의 사랑, 귀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돌아갈 것임을 알면서도, 아랑을 사랑하는 은오의 운명보다 더 지독한 사랑 등 사랑의 여러가지 모습말입니다. 어린 은오를 나몰라라 했지만, 아들의 앞길을 막고 서얼 얼자 출신이라고 천대를 받게 한 최대감에 대한 복수심도, 어머니의 사랑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눈물 핑글돌게 한 은오의 고민

 

"난 너를 좋아할거다"라며 아랑에게 사랑을 고백한 은오는 또 거절을 당했지요. 마지막으로 묻는데도 아랑은 은오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돌아가게 될 것임을 알기에, 결국 은오에게 깊은 상처만 남길 것임을 알기에, 거절하고 돌아선 아랑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밤새 뜰을 서성이며 고민하던 은오도 마음을 정리하려 하지요. 천상으로 보내주겠다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말이죠. 아침 일찍 아랑의 처소로 향한 은오에게 아랑의 헌 짚신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자에 나가 꽃신을 사와 신겨주는 은오, "마음 편하게 가져. 복색의 완성은 꽃신이라는 말이 있다. 이렇게 갖춰놔야 나중에 천상에 갈 때 이쁘게 가지", 아랑에게 꽃신을 신겨주는 은오의 손이 왜그렇게도 슬프게 보이든지... 

그러나 그 결심도 한 순간에 박살이 났지요. 마음편하게 천상에 보내주겠다고 아랑에 대한 연심을 애써 누르고 있던 은오가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최대감집 수상한 별채의 지하동굴에 다녀온 은오가 주왈과 손을 잡고 있는 아랑을 봐버린 것이죠. 아랑의 손을 꼭 잡고 홍련으로부터 아랑을 보호하는 주왈의 마음이 측은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요즘 주왈도령도 좋아져서 제 마음이 심히 혼란스럽답니다. 주왈이 밥상을 엎어버리면서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기도 하는 듯 한데, 사랑이 오히려 방해를 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도 됩니다. 아랑을 두고 은오와 대립해야 하는 것이 안됐고 말이죠. 아랑을 둘로 나눌 수도 없고 큰일입니다.  

은오와 홍련의 만남은 또 어긋나기는 했지만, 홍련이 아랑을 보고도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이상하더군요. 3년전 이서림을 산속 폐가에서 보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물론 뒤늦게 기억할 수도 있겠지만요. 최대감처럼 말이죠.

아랑을 마음 편히 보내주려고 마음을 누르려던 은오는 주왈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는 아랑을 일부러 멀리 하지요. 방울이한테 단지도 혼자 들고 가버리고 말이죠. 하루종일 코빼기도 안비치고, 눈도 마주치니 않은 은오가 서운한 아랑입니다.

 

최대감집에 왜 귀신이 없는지 혼자라도 가보려는 아랑을 은오가 막지요. 은오가 다녀오겠다고 말이죠. 함께 다니지 않으려는 은오에게 서운한 아랑, 왜 피하느냐고 물어보지요. 결국 은오가 터뜨리고 말더군요. 딴에는 아랑을 펀하게 보내주겠다고 아랑에 대한 마음을 꾹꾹 누르고 있는데, 막상 주왈과 함께 있는 아랑을 보자 속이 뒤집혔다고 말이죠.  

"네가 그 자를 보고 있더라고. 그걸 보니까 눌러왔던 내 마음이 요동을 치더라. 그래서 그 날밤이 후회가 됐어. 안된다고 해도 우길걸... 나랑 같은 마음이 아니라고 해도 쉽게 믿어주지 말걸... 그게 네 솔직한 마음이라고 해도 무시할 걸... 근데 그러면 안되는 거잖아, 네 마음 편하게 천상에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지금와서 모냥빠지게 어떻게 뒤집어!!!".

마음편하게 천상은 보내주기로 했는데 막상 주왈과 함께 있는 것을 보니 눈이 뒤집히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은오입니다. 그래서 덜 마주치면 좀 나아질까 피해보기도 했지만, 아랑을 향하는 마음을 접을 수 없는 은오였지요.

 

은오가 눈이 충혈되어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고 곧 울음을 터뜨릴 듯 답답해 하는데, 제마음이 울컥해져서 눈물이 핑글돌더라고요. 이 모든 것이 천상선녀 무연과 옥황상제의 탓인 것만 같고, 천상세계 일을 왜 인간들 세상에 까지 끌고 와서 이러냐고 제가 옥황상제에게 욕을 좀 했더랍니다;;. 그러니 은오사또 마음 가라앉혀요, 토닥토닥!!

 

바보스러웠던 은오와 아랑의 힘자랑

 

골묘에서 나온 부적이 최대감집에 쳐진 결계부적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은오, 월담을 해서 홍련의 지하동굴에서 비밀스런 단지를 들고 나왔는데요, 은오사또가 이해안되는 행동을 해서 심각한 상황인데도 어이없어 보이더군요. 단지에 겹겹이 결계부적이 둘려있었는데 부적을 뗄 생각은 하지도 않고, 단지뚜껑을 열려고 용을 쓰는 것이 우스워서 말이죠.  

방울이가 찾아낸 결계부적과 같은 문양이 있는 검은 띠가 둘러져 있었는데 말입니다. 하늘을 가리는 부적, 무엇인가를 감추기 위한 봉인용 부적이라는 것을 눈치채고도 남았을텐데, 뭐가 나올지도 모르고 겁없이 열려고 하는지 은오사또답지 않았고 말입니다.

하다못해 가는 썩은 짚끈으로 싸맨 것이라고 해도 그것부터 풀고 여는 것이 순서일텐데, 리얼리티를 살리지 못한 이해할 수 없는 힘자랑이었습니다. 관아로 가지고 와서 아랑도 같은 행동을 취하더군요. 멍청함도 전염이 되는 것인지... 물론 뚜껑이 열리면 안된다는 것은 알지만 말이죠.

 

같은 운명을 가진 은오와 주왈, 그 비극이 짠하다

 

단지를 들고 나온 은오때문에 홍련이 은오와 마주하는 날이 앞당겨질 듯한데, 전 홍련과 은오의 만남보다는 아랑을 사이에 둔 두 남자의 애절한 사랑이 더 가슴아프네요. 은오와 주왈이 알고보니 같은 상처를 가졌더라고요. 어머니에 대한 상처였지요.  

어린 은오는 늘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해 왔지요. 서출얼자라는 놀림을 어머니가 다독여주길 바랐지만, 어머니는 원수에 대한 복수심밖에는 없었지요. 그런 어머니가 가여워서 미워하지 못했던 은오였습니다. 어머니가 떠난 것이 자기때문이라는 자책감도 크고요.

골비단지로 놀림을 받으며 쇠죽을 훔쳐먹으며 목숨을 연명하던 주왈에게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가지고 싶은 사람이었습니다. 죽을 정도로 배가 고프면서도 어린 주왈이 가장 부러웠던 것은, 해가 지면 '아무개야 밥먹어라' 불러주는 어머니가 있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있는 곳이 따뜻한 집이며, 따뜻한 밥상을 뜻했으니까요.  

홍련은 그런 주왈을 유혹해 따뜻한 밥과 집을 약속해 줬습니다. 어머니가 돼주겠다고도 했지요. 아랑을 데려오면 어머니라고 부르게 해주겠다며 주왈의 아픔을 이용하기도 했지요. 그런 주왈이 밥상을 엎으면서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홍련에게 처녀영을 바치면서 받아왔던 밥상과 집은, 주왈이 그토록 원하던 그런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말이죠. 사랑이 없는 밥상과 집은 쇠죽보다 역겨운 것이었습니다. 그걸 일깨워 준 이가 아랑낭자였습니다.  

 

그러고 보면 은오와 주왈은 같은 운명을 가진 듯해서 그들에게 닥칠 비극이 짠합니다. 은오는 어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는 홍련을 죽여야 하고, 주왈은 아랑을 위해서 처음으로 어머니라고 부를 수 존재가 될 수도 있었던 형상을 한 홍련을 배신해야 하니 말입니다. 저승으로 돌아가야 하는 귀신 아랑을 연모하는 마음까지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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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7 10:36




사또 관복을 입고 최대감을 만나는 은오는 확실히 어제의 은오가 아니었습니다. 아직은 관복과 사또라는 자리가 익숙하지 않아 사또포스를 갖추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 하지만, 얼자출신으로 세상사에 관심없는 김응부 대감의 막내아들 김은오라는 이름으로 살아가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듯, 눈빛이 달라지기는 했지요.

관복을 바라보는 은오의 '그래 결심했어!"의 표정까지는 좋았는데, 저런저런! 그동안 생활습관이라는 것이 몸에 배었는지 툇마루에 철퍼덕 주저앉아 신을 신다니, 사또 수발드는 관졸부터 한 명 배치해야지, 이거 원 이렇게 모냥이 빠져서야... 

 

사또 처소 앞에서 목례만 하고 휘리릭 가버리는 최주왈, '어라 저놈이 여긴 웬일이야?', 발길을 향하는 곳은 아랑의 처소였지요. 또 버릇 나오는 은오, 졸졸 따라가 봅니다. 식전 댓바람부터 데이트를 청하러 온 최주왈이었죠. 그렇잖아도 주왈이 정혼자였다는 것, 이서림의 장례식에도 왔었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은 것에 화가 나있던 아랑, 아주 큰 소리로 데이트에 응하지요. 귀신이 연애를 다 하는 꼴을 본다고 궁시렁대며 나오기는 했지만, 질투때문이었다는 것을 은오도 시청자도 알 겁니다.

여튼 정식으로 사또관복을 입은 첫출근(?)을 기분상한 상태에서 시작한 은오, 관아 마당에는 또 희안한 쇼가 벌어지고 있더라지요. 아카데미 시상식이라도 열리는지 레드카펫 깔려있고, 삼방과 관졸들 옷매무새 다듬기에 정신이 없습니다. 

레드카펫 밟으시며 주위의 인사를 받으며 등장하는 최대감, 첫마디가 버르장머리없는 사또 버릇고치러 왔다는 투입니다. 문안인사를 친히 받으로 왔다면서 말이죠. 이건 번지수가 틀리잖아 이 양반아! 골묘를 덮은 건으로 조사를 하기 위해 부른 것이라고!!! 

최대감을 만나서도 꿀리지 않는 은오, 밀양의 실세 최대감과의 정면승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직은 최대감 뒤에 서씨부인이라는 괴물이 있음을 모르는 은오지만, 호랑이 콧털을 다친 은오가 어떻게 사또가 되어가는지 다들 똑똑히 보라고, 니들 다 죽었어!!!

그런데 임팩트 상실한 엔딩장면과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OST는 뭐였나요?;; 은오의 각성을 보여준 가장 중요한 장면이었는데, 참 입맛 쩝쩝거리게 만드는 서운한 화면이었습니다.

은오의 각성과 그 놈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던져준 아랑사또전 8회는 지난 회보다는 한결 나아졌습니다. 물론 아주 좋았던 것은 아니고, 여전히 손 볼 곳이 많지만, 은오-아랑-주왈의 삼각관계와 그놈의 정체에 대해 조금 진도가 나갔지요. 지난 회 무영이 골묘에서 부적을 만지다가 무연이라는 이름을 중얼거렸는데, 무연이 찾고 있는 여동생인 듯 하더군요. 그리고 슬픈 사실은 무영이 찾는 무연이 서씨부인의 몸을 빌어살고 있는 그놈일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는 것입니다.

옥황상제는 이를 다 알고 있는 듯 하더군요. 그래서 예전에 그렇게 말해줬나 봅니다. 천상에 있는 여자를 슬픈 눈으로 보고 있던 무영을 보며 옥황상제는 동생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냐고 물었지요. "어떤 인연은 불없는 화로요, 딸없는 사위라는 말이 있다. 천상의 존재가 된 이상 너희들 전생의 인연은 무릇 그래야 한다".

 

서씨부인(부인 이름이 홍련이더군요)이 만들어낸 짝퉁 저승사자와 싸우고 가져온 칼 손잡이에 새겨진 문양을 보면서도, 무영은 무연이라는 이름을 언급하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염라대왕과 옥황상제의 대화에서 그 놈이 천상에서 도망간 존재였고, 조화를 부리는 능력도 있던 존재였음이 드러났지요.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힘을 쓰지 못하게 타격을 가했던 모양인데, 이제 능력을 거의 회복된 듯 하다고 걱정하기도 했죠.

무영은 부적에서 무연의 기운을 느끼면서도, 아닐 거라며 고개를 저으며 애써 부정하려 합니다. 동생이 그렇게 극악무도한 요괴가 되어 인간세상을 살육으로 어지럽히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을 테지요. 그럼에도 떨치지 못하는 의구심으로 옥황상제에게 "두 분은 이미 그놈이 누구인지 알고 계시냐?"고 물어보지만, 옥황상제는 알듯 모를듯한 대답만 합니다. "그놈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어떻게 잡을 수 있는가 그게 중요해"라고 대답을 피해 버리지요.

옥황상제도 염라대왕도 그놈이 무영이 찾는 무연이기에 일부러 존재를 말해주지 않는 느낌이더군요. "너일 리가 없다"고 동생일 가능성을 부정하고 싶어하는 무영, 앞으로 이 부분이 관심가는 거랍니다. 저승사자를 맛에 비유하면, 무색 무미 무취 무향이지 않을까 싶은데, 저승사자도 끊어내지 못하는 인간적인 감정이 무엇일까 싶어서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은오와 무영의 처지가 비슷하네요. 은오는 모습은 어머니인 요괴와 싸워야 하고, 무영은 그놈일 가능성이 있는 동생의 혼을 저승으로 데리고 돌아가야 하니 말이죠. 

 

홍련이 아랑의 정체를 눈치채 위기에 처한 아랑입니다. 불사의 존재, 죽어도 죽지않는 산 몸에 죽은 심장을 가진 아이, 주왈이 더 이상 혼 사냥을 하지 않아도 되는 아이, 아랑의 몸만 있으면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반드시 아랑을 가지겠다고 했는데요, 홍련이 모르는 비밀은 아랑이 옥황상제가 홍련을 잡기 위한 올가미라는 것입니다. 

주왈에게 아랑의 마음을 얻어 아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오라고 했지요. 마음을 얻어 모든 것을 말하도록 명을 내리면서, 주왈의 마음을 홍련에게 두고 가라는 말도 덧붙였죠. 주왈이 홍련의 명대로 따르지는 않을 듯 하지만 말입니다. 

아랑이 원하는 것은 이서림의 죽음에 대한 진실인데, 과연 아랑이 주왈에게 그녀의 비밀을 털어놓을지, 생각짧은 아랑이기에 영 불안불안하네요. 이서림이 곧 자신이라는 것도 알려야 하는데 나불나불 말해 버릴까봐 말입니다. 이서림의 얼굴을 모른 것을 보면 주왈이 이서림을 죽인 범인같아 보이지는 않은데, 아랑의 가슴이 뛰는 것을 보면 이서림의 죽음과 관련돼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이 부분이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입니다.

최대감이 결계가 쳐진 사당 대나무 숲에서 아랑과 마주쳐 서씨부인에게 데려가려 했지만, 때마침 온 주왈때문에 넘겨지지는 않았지요. 하지만, 낯이 익다며 의심을 품은 것을 보니 곧 알아차릴 듯 합니다. 아랑이 이서림이라는 것을 알게 될 사람들이 늘어나게 생겼습니다. 주왈도 이서림 생전에 얼핏 한 번 본 적이 있었다고도 했고, 죽은 이서림의 시신을 직접 보기도 했으니 닮았다는 것을 눈치채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돌쇠가 의심을 품지 않은 것은 좀 이해불가하더군요. 이서림의 죽은 시신을 지키기도 했는데, 아랑을 보고도 놀라지도 않아서 말입니다. 절벽에서 떨어지고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살아돌아온 아랑때문에 충격을 받은 돌쇠가 방울이 무당에게서 힌트를 얻지 않을까 싶습니다. 방울이랑 돌쇠의 러브라인이 시작되어서 깨알 웃음을 주기도 했는데, 방울이가 살아있는 아랑이를 보면 얼마나 기겁할지... 아랑이와 방울이도 은근히 어울리는 여여커플이었는데, 두 사람의 재회가 영 늦네요.

 

아랑이 옥황상제가 보낸 올가미였던 이유는, 아랑에게 주어진 한시적인 달 세 개때문입니다. 달 하나는 날아갔으니 이제 두개의 보름달이 남은 셈인데요, 염라대왕은 그 때까지 이서림 죽음의 진실을 알아내지 못하면 지옥행이라고 엄포를 놓았지만, 옥황상제는 그놈을 잡을 최종병기라는 말로 자신감을 비췄지요.

아랑은 마지막 보름달이 뜨는 날 홍련(그놈)에게 자신의 몸을 내어줄 것이라 생각되네요. 그래야 그놈과 함께 죽을 수 있을테니 말이죠. 그놈이 있는 곳을 천상에서 알지 못했던 이유는 산 사람에게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었죠. 홍련이 모르는 것은 아랑이 세개의 보름달이 지면 몸이 죽는다는 것입니다. 아랑의 죽음으로 아랑의 몸에서 나온 그놈 혼을 잡는 것, 옥황상제가 던진 승부수인 것이죠. 벌써부터 은오가 아랑을 부르며 눈물을 쏟는 장면이 상상되어, 이런 종류의 비극은 정말 싫네요. 옥황상제님, 준비해 둔 한 수가 분명있겠죠? '우리 말에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산사람 소원을 나몰라라 하면 벌 받습니다(어떻게? 염라대왕과 몸 체인지됩니다!). 죽은 원혼들의 소원도 들어주는 옥황상제가 산사람 소원 하나 못들어주는 쪼잔한 상제님은 아니시겠죠?

옥황상제 유승호의 헤어스타일, 대체 누가 그렇게 만들고 있어요? 깻잎머리라니ㅠㅠ 그냥 비녀를 꽂아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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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4 11:13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의 계획이라는 것이 뭘까요? 어지럽혀진 천상세계와 지상세계의 질서를 바로 잡으려고 오랜만에 의기투합한 모습이었습니다. 400년 전 사라진 혼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그에 따라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원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옥황상제나 염라대왕도 골치 아픈 일이니 말입니다.
다만 이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에 있어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의 시각차가 존재하기는 합니다. 한 인물은 너무 낙천적이어서 문제이고, 한 인물은 너무 조급한데서 오는 불협화음은, 바둑판의 흑과 백의 팽팽한 수싸움만큼이나 흥미롭습니다. 보다 흥미로운 점은 주거니 받거니 한 수를 물러주기도 하고, 모른 척 넘어가 주기도 하는 여유가 두 사람을 앙숙관계보다는, 멀고도 가까운 친구처럼 보이게 한다는 점이 재미있습니다.
옥황상제를 만나 자신이 왜 그런 험한 꼴로 죽어야 했는지 진실을 알고 싶었던 아랑, 두 영감탱이는 진실을 알려주기는 커녕 기회를 주겠다며, 아랑을 사람으로 만들어 지상세계로 돌려보내지요. 이게 웬 떡이야, 횡재한 아랑이었죠. 단 보름달이 세번 뜰 때까지 진실을 알아내지 못하면 지옥으로 떨어진다는 조건이었지요. 지옥 중에도 최악의 지옥, 천만억겁이 지나도 벗어나지 못할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만약 아랑이 진실을 찾아오면 천상세계에서 살게 해주겠냐는 말에 옥황상제는 그건 그때가서 생각해보겠다고 얼버무렸지요. 전 옥황상제의 대답에 큰 복선이 들어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천상세계가 아닌 지상세계에서 명을 다할 때까지 살고 오라고 할 것 같거든요^^. 옥황상제님 뜨끔하겠다. 옥황상제님 의중을 떠보는 미욱한 중생을 용서하소서~

빵터진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의 손발맞지 않는 연극
무영을 따라 천상세계로 오게 된 아랑, "날 보자 한 이유가 무엇인가?", 근엄(?)과는 거리가 먼 영롱한 소리가 들려오지요. 아랑사또전의 귀요미 커플 옥황상제와 염라대왕때문에 이번회도 웃겨죽는줄 알았네요. 박준규와 유승호의 코믹넘치는 능청연기에 웃음 빵빵 터지기 시작합니다. 이게 무슨 냄새인고, 킁킁 거리는 염라대왕이었지요. "여인맞이 천상향", 향수를 뿌리고 나온 옥황상제라니, 참으로 세련의 극치를 달리는 옥황상제였지요.
수염 기다란 염라대왕을 보고 당연히 옥황상제라고 생각했던 아랑, 염라대왕에게 옥황상제 영감탱이라고 운을 떼지요. "이쪽이다", 내가 옥황상제라고, 컥 이렇게 젊고 고운 옥황상제라니 잠시 아랑의 머릿속이 띠융~
"내가 왜 죽어서 땅속에서 그 꼴로 뒹굴고 있었는지 알고 싶소", 그랬었냐고 능청을 떠는 옥황상제, "내가 얼마나 돌봐야 할 중생들이 많은데 어찌 일일이 다 알고 있겠냐?". 그래도 그토록 절박한 사연이라면 우리가 좀 고민을 해보겠다고, 의논하는 척 염라대왕에게 귓속말을 하는 연극을 하는 옥황상제였지요.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한다는데, 옥황상제의 능청을 받아줄리가 없는 원칙주의 염라대왕입니다. '이건 뭔 시츄에이션? 저리가!!', "아까 결론 다 봤는데 뭘 의논하는 척을 해!", 시크한 염라대왕때문에 뻘쭘해진 옥황상제였지요. 
염라대왕 이때다 생색까지 내보죠. "네 죄를 보면 당장 지옥행이지만(무당을 이용해 금기된 행위를 하고, 염라대왕과 옥황상제를 능멸했으니), 상제의 간곡한 청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고 아랑을 사람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합니다. 천상세계가 생긴이래 처음있는 일이지만 사람으로 지상으로 돌려 보내주겠다는 것이었지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오지 못하면 지옥행인데도 해보겠냐는 말에 아랑, 아무 고민도 없이 하겠다네요. 간 큰 아랑, 생전에 맹탕으로 당하기만 했던 조신한 처자가 어떻게 이렇게 담력이 대단한 귀신으로 변했는지 말입니다. 
옥황과 염라가 죽었으나 살았고, 살았으나 죽은 이를 위하여 "살고 죽은 태극심장"을 만들어 내는 CG효과는 판타지의 묘를 살리기도 했습니다. 황천강을 건너는 모습과 특히 하늘문을 지키는 나무 저승사자(?)는 오싹할 정도로 잘 만들었더라고요. 잠시 옥황상제의 힘빠져 버린 주문에 뜨아~, 살짝 오글거렸다는 후문;;

돌아온 아랑, 나 진짜 사람이야!
심장을 받은 아랑은 지상의 한 연못에서 환생을 했고, 쌍으로 변태스러운 영감탱이들은 실오라기 하나 주지 않고 알몸으로 환생을 시켰더군요. 양수와 태아라는 의미를 살렸던 장면이었습니다. 이는 아랑이 이서림이라는 인물이 아닌 전혀 다른 인간으로 다시 태어났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여지더군요. 아직 천방지축 무조건 돌격하는 귀신 아랑의 성격이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아랑이 돌아온 날은 아랑의 장례식날이었죠. 그래도 사또가 인정머리가 있는 사람이라 죽은 자신을 장례까지 치뤄주는 것이 고마운 아랑이었지요. 밀양관아로 은오를 만나러 간 아랑, 헉 이런 귀신을 봤나? 아랑은 허깨비 귀신이 아니었지요. 아랑이 돌아온 것이 반가웠던 은오였지만, 돌쇠의 눈에도 보이는 귀신인지라 뭐가 뭔지 정리가 되지 않은 은오입니다. 은오 멘붕!!!
자초지종을 들은 후에도 은오의 긍금증은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여기서 아랑의 한시적 생존에 대해 드는 의문 하나! 최대감과 주왈의 대화를 보면 다음날이 보름인데 아랑이 보름전날 돌아왔으니, 보름달 한 개는 거의 통째로 날린겨? 그럼 두 개의 보름달만 남을 셈이니, 60일 동안만 한시적으로 살아있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겠네요. 그동안 진실을 찾을 수 있을지, 누워서 떡먹기보다 쉬울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하는 아랑, 난 너의 그 무모한 자신감이 궁금해! 도무지 생각이라고는 하지 않은 아랑이라는 캐릭터를 보면, 앞으로 민폐를 두루두루 끼치고 다닐 것이라는 것은 예상되는 일입니다. 살아나자 마자, 바로 사고 하나 바로 터뜨리는 아랑!

장례식을 마치고 인정머리라고는 가뭄에 콩 한톨 없는 밀양고을을 떠나리라고 작심했는데 고민이 생겼지요. 기억실조증을 귀신으로 봐야 하나 사람으로 봐야 하는 것도 정리가 안되는데, 밀양을 떠나서는 안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일단 이서림 시신을 묻은 다음에 생각하자고 숙고중인 은오의 눈에 포졸로 변복한 아랑이 얼씬거리기 시작하지요. 기어이 사고를 내는 아랑입니다. 아직 인간세상에 적응을 하지 못한 아랑이 성질머리를 그대로 드러냈으니, 아이고 죽갔구나 은오입니다. 삽질하라는 이방의 말에 "누구더러 삽질을 하라마라냐"고 큰소리치는 포졸이라니, 뒷목이 뻣뻣해져 오지요.
어라, 뭔가 잘못됐네, 튀자!. 줄행랑을 놓는 아랑을 쫓아 삼방들 달리기 헐떡헐떡해야 했고, 은오도 가만있을 수는 없게 되었지요. 잡히면 큰일인데, 저 망둥이같은 귀신이 죽은 이서림이라는 것을 누군가가 알게 된다면, 이걸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미치고 팔딱 뛰겠는 은오였지요.
그런데 아랑을 뒤쫓는 인물중에 최주왈도 섞여 있었지요. 길에서 아랑과 부딪쳐 아랑을 잡는 순간 반지가 변한 것을 보고 경악했던 주왈, 주왈이 찾는 처녀임이 틀림없었지요. 그분의 정체도 살짝 나오기는 했는데, 행방불명된 은오의 어머니(강문영)인 듯 싶더군요. 은오의 어머니 정체는 누구인지, 왜 최대감과 주왈이 설설 기는지 풀어야 할 숙제들이 늘어나고 있네요. 

드러나는 주왈과 그분의 정체
아랑이 가지고 있었던 비녀의 사연이 두 사람의 미스터리를 풀 결정적 실마리가 될 듯한데, 아직은 단서가 될 만한 것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이서림의 죽은 시신에 비녀가 없었다는 것을 통해, 이서림이 살아서 비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만 유추할 수 있을 듯 한데요, 여기서 한 가지 복선은 은오의 어머니가 살아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다른 제3의 정체인가 겠지요. 분명한 것은 은오의 어머니가 이서림에게 비녀를 주었다는 사실이겠죠. 즉 이서림이 죽은 후에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귀신은 사람이 바친 물건이나, 음식만을 취할 수 있다는 아랑의 말을 빌어보면 말입니다. 이는 은오의 어머니가 산 사람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암시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아랑의 미소를 마주하는 주왈의 눈빛이 심상치 않아 보이더군요. 한 눈에 뿅 반한 눈빛이었는데, 아랑도 담을 넘겨주는 도령을 매너좋은 사람으로 생각하는 듯했고 말입니다. 아랑이 그 놈 믿으면 안되는데, 큰일입니다. 복면을 하고 아랑을 칼로 찌른 놈이 주왈이라는 예고편도 나와, 주왈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더군요. 왼쪽 심장부위를 찔렸던데 처녀의 심장을 바쳐야 하는 것인지, 구미호가 좋아하는 간을 바쳐야 하는 것인지, 여튼 산 처녀제물이 필요한 것을 보면, 그분이라는 정체가 은오어머니 강문영이 아닌, 다른 괴물이 있음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우후죽순으로 복선들이 던져지기는 하고 있는데, 아직은 뚜렷한 실마리가 나온 것은 없습니다. 주왈의 반지가 아랑에게 반응한 것을 보면, 일종의 주술이 들어있는 반지라는 것, 그리고 행방불명된 은오의 어머니가 최대감과 주왈의 목숨줄을 쥐고 있다는 정도입니다.

귀신 뒤치다꺼리하는 이준기, 저승사자가 잡아간 사또?
밀양에 전해지고 있는 아랑전설을 재각색한 판타지 무협 멜로 추리드라마 아랑사또전은 완전 종합장르세트가 따로 없습니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사람이 아닌 사람의 탈을 쓴 인물을 연기한 경력이 있는 신민아는, 아랑사또전에서는 천방지축 안하무인 귀여운 귀신 아랑으로 연기가 한층 나아진 모습입니다. 4회까지 진행된 아랑사또전은 신민아를 위주로 한 에피소드들이 주였지요. 덕분에 아랑이라는 캐릭터는 충분히 알린 셈입니다.
그런데 정작 이서림의 죽음을 파헤쳐야 할 은오도령 캐릭터는, 저승사자가 물어갔는지 좀처럼 나오지를 않고 있다는 것이 아쉽네요. 이준기의 복귀작이라 많은 부분을 기대했는데, 3회에서 보여주었던 긴 액션연기도 귀신들과 엉겨붙어서 정신없이 싸우는 바람에 매력이 반감된 부분도 있었고 말이죠. 좋은 액션으로 이준기가 사방팔방 날아다니고 온몸으로 각을 잡아줬는데도 연출은 실망;;
무엇보다 은오의 캐릭터에 대해 아직 감을 잡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은오에게 어머니는 아킬레스건이나 트라우마로 보임에도, 은오는 아랑이 저승으로 돌아가 지옥으로 떨어졌을 거라는 무당의 말에, 아랑을 안됐어 하는 마음은 비췄지만 어머니를 찾을 단서 비녀에 대한 것은 싸그리 잊어버리고, 봇짐을 챙겨 밀양을 떠나려고 하지요.
아랑때문에 억지춘향으로 밀양사또가 되기는 했지만, 이서림의 썩지 않은 시신을 보고도 의문은 커녕, 아랑과 농담따먹기(?)나 하며 놀려대는 모습은 은오의 캐릭터를 가벼이 만들기만 했습니다. 깐족대는 이준기는 극의 코믹요소만을 위해 남발되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은오도령은 4회까지 귀신 뒤치다꺼리만 하는 모습이 강했지요. 물론 아랑이 가진 비녀때문에 귀신돕는 일을 하기는 했지만, 아랑때문이 아니라 어머니때문에 더 사건에 적극적이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포기가 빠르고... 최대감이 왜 아랑의 시신을 가져가려 했는지에 대한 의심도 깊게 하지 않았죠. 그저 아랑이와의 잠깐 인연때문에 장례를 자신의 손으로 치뤄주고 떠나겠다는 고집만 부린 것으로 비춰집니다. 최대감집에서 시신을 가져가서 약에 쓸 것도 아닌데, 왜 시신을 거두려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지도 않죠. 장례를 누가 치루든 그게 뭐 대수라고 말입니다.

귀여운 귀신 신민아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은오캐릭터는 캐릭터의 매력이 아니라, 이준기의 매력으로 버티고 있는 느낌입니다. 배우의 매력이 빛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배우의 매력과 캐릭터의 매력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때, 드라마는 힘을 발휘합니다. 아랑의 죽음이 천상세계 두 영감탱이들까지 관련되어 있는 거대한 사건인데, 사또를 너무 소극적으로 그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전임 사또의 여식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었다는데 코빼기도 비추지 않은 고을 사람들, 그 흉흉한 인심의 정체가 무엇인지 관심없는 사또는 실망입니다. 물론 은오는 사또가 될 생각이 전혀 없었기에 내 알바 아닌 일이기는 했지만, 문제는 은오라는 캐릭터가 이렇게 소극적인 인물인가, 의협심이나 의구심은 없는 인물인가에 대한 실망감이 들게 하는 이유가 캐릭터 문제는 아닌가 싶어서 말입니다. 은오캐릭터에 대해 너무나 불친절한 제작진 미워욤!!
아랑이 시한부 사람이 되어 진실을 알아야 하기에 은오는 어머니의 비녀에 대한 사연을 알기 위해서라도 이서림의 죽음에 대한 진실과 적극적으로 마주해야 겠지요. 이 과정에서 은오가 진짜 사또로 거듭날 것이라는 것을 믿어의심치는 않지만, 주왈의 캐릭터보다 은오사또에 대한 정보에 너무 인색하네요. 사또는 어디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은오캐릭터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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