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장수'에 해당되는 글 20건

  1. 2012.09.10 '넝쿨째굴러온당신' 윤여정의 명품연기, 휴전은 있어도 종전은 없다 (4)
  2. 2012.09.09 '넝쿨째굴러온당신' 결말암시, 김남주 임신과 결혼식 신부는 누구? (11)
  3. 2012.08.27 '넝쿨째굴러온당신' 달라진 조윤희, 거짓말이 가져 올 후폭풍 (6)
  4. 2012.08.20 '넝쿨째굴러온당신' 장용, 눈물로 부른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12)
  5. 2012.08.06 '넝쿨째굴러온당신' 김남주 유산, 태아 소품취급에 욕 나오는 이유 (35)
2012.09.10 08:20




마무리를 위한 마무리여서 마지막회는 다소 산만하기도 했지만, 모든 인물들에게 해피엔딩을 선물했습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국민드라마로 사랑받은 이유는 막장소재가 없었다는 것도 한 몫했습니다. 

조카를 유기한 작은어머니로 출생의 비밀을 안고 시작은 했지만, 고부전쟁으로 일컬어지는 시월드 입성으로 형식을 탈피해 새로운 가족 이야기로 전개했지요.

무엇보다 장용, 강부자, 윤여정 등 중견연기자들은 드라마를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힘을 보여줬습니다. 적재적소에 배치한 개성강한 배우들의 감칠맛나는 연기는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각 캐릭터 하나하나에 정성을 기울인 박지은 작가는 국민드라마로 만든 숨은 공신입니다. 

 

작은 아들 방정훈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는데, 드라마 등장인물이 많다보니 작가가 잊은 것은 아닌가 싶더군요. 마지막회 옥에 티라면, 이숙의 결혼식장을 홀로 장례식장으로 만든 푼수 이모 엄순애(양희경)의 분량이 과도하게 많이 나와 조금 그렇더군요. 가족들 중에 조금 모자란 가족도 있고, 분위기 파악못하고 초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지만, 이숙의 결혼식장에서 하객의 이목을 집중시킨 흐느낌은 난감했습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맥주 두 병에 정신줄을 놓은 방귀남과 천재용의 흐느적 거림은, 두 번 보니 오버스러운 연기티가 팍팍났고요.

 

넝쿨당의 유쾌함은 결혼식을 올린 커플은 예측한대로 천재용-방이숙이었지요.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가장 사랑받았던 커플이자, 드라마를 보는 크나큰 재미이기도 했습니다. 곰팅이와 점장님의 감칠맛 나는 사랑때문에 울고 웃었던 일들이 많았네요. 

 

특히 이희준의 재발견은 드라마가 건진 수확입니다. 애드리브인지 연기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천재용이라는 캐릭터를 매력덩어리로 만든 이희준, 곰팅이 조윤희와의 애간장 녹이는 사랑은, 재벌아들과 소시민의 딸이라는 흔하디 흔한 드라마의 공식을 따르지 않았던 것이 신선했지요. 재벌 아들을 안좋은 조건으로 만든 박지은 작가의 비틀기는 현실감을 떠나 통쾌하기도 했네요. 이희준-조윤희는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베스트 완소커플이었습니다. 이 귀여운 커플과 헤어져야 하는 것이 슬프네요ㅜㅜ.

 

천방커플의 결혼식에 재등장한 천회장(이재용)이 반갑더군요. 양가 아버지가 나와 축사 한마디를 하라는데, 천회장다운 덕담을 건네 결혼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아들아, 달리 할말은 없고 장가가서 부디 인간이 되거라. 미모가 출중한 내 며느리 이숙아, 재용이가 말 안들으면 즉각즉각 얘기해라. 내 반 죽이뿌께. 대신 반품은 안돼". 반품불가, A/S만은 확실하게 책임지겠다는 천회장때문에 빵터졌네요.

극중 방장수 역으로 드라마의 기둥역할을 해준 장용은 마지막회에서도 아버지의 진한 부성애를 느끼게 하는 편지로 뭉클하게 했습니다. 귀남의 실종으로 이숙이 커가는 그 귀한 순간들을 놓치고 살았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전하는 방장수, 할머니 전막례와 엄청애도 같은 마음이었겠지요.

무뚝뚝하고 애정표현할 줄 모르는 방장수가 이숙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가슴 찡했습니다. 그 연세의 아버지들이 결혼하는 딸에게, 그리고 사위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분이 드물지 싶어서 말입니다. 이심전심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으려니 하는 것이 대부분이잖아요.

지환은 윤희네 가정으로 입양되어 성도 방씨로 바꾸고, 귀남과 윤희(임신중)의 첫째 아이가 되었지요. 지환의 입양이 개인적으로는 윤희네보다는 방장수와 엄청애를 위한 선물(축복)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따지고 보면 30년만에 찾은 방귀남은 다 큰 성인을 입양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여섯살에 헤어진 아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지켜보지 못했던 방장수 부부에게 귀남은, 아들이지만 윤희처럼 타인이었을 겁니다. 핏줄이라는 것 외에는 방귀남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던 그들이었을 테니까요.

방귀남과 방장수 부부가 아무런 갈등을 겪지 않을 수는 없었겠죠. 며느리 윤희를 사이에 두고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생활습관, 사고방식 등에서 오는 갈등은 윤희가 장수빌라 가족과 섞여살면서 겪는 것과 같았을 겁니다. 다만 피로 맺어진 가족이기에 윤희와 겪는 감정대립과는 달리 넘어가고 풀어가는 과정이 훨씬 수월하겠죠.

 

3대가 목욕탕에서 등을 밀어주는 모습은 메시지와 감동이 있었던 장면이었습니다. 장면만으로 그쳐버려 그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더군요. 방장수가 귀남에게 지환이를 우리집에 잘 데려왔다는 말을 한마디했더라면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지환이를 입양하겠다는 결심을 밝혔을 때, 엄청애와 자리에 누워 나눈 대화로 방장수에게 지환이 어떤 존재가 될 것임이 나오기는 했지만, 한 번 더 짚어줬더라면 드라마의 주제가 더 드러나지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아들 귀남이를 키우지 못해 놓쳤던 것들을 지환에게 다 해주고 싶다고 했던 방장수였지요. 낚시도 함께 가고, 운동회도 따라가고... 크면서 사춘기도 겪고, 입시지옥도 겪고, 군대도 가고, 가정을 일구고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귀남이 대신 지환을 통해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냐고, 그래서 감사한 아이라는 말을 해줬으면 싶더라고요. 잃어버린 귀남이를 포기하지 않았던 방장수와 엄청애에게 준 선물과도 같은 아이가 지환이었으니까요. 귀남이를 대신 키워준 양부모에 대한 감사를 같은 방법으로 갚고 싶은 방장수의 마음이 비춰졌더라면, 장용의 묵직한 연기와 함께 드라마 주제의식을 한 번 더 상기할 수도 있었을 듯 하고 말이죠. 작가가 드라마 과정에서 다 넣었던 주제였지만, 마지막회에서 한번더 정리를 해줬으면 좋았겠다 싶었네요.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고 하지요. 지환의 유치원 운동회에서 느껴졌던 것입니다. 3인4각 경기에서 지환과 윤희, 엄청애가 역전승(?)을 하고는, 기쁜나머지 엄청애를 팽개쳐 버리고 셋이서 환호하는 모습을 방장수와 엄청애가 불만스런 표정으로 올려다 봤지요.

그 마무리가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큰 줄기인 고부전쟁의 결말을 그 한 장면으로 보여주었거든요. 전쟁이라고도 표현되는 고부갈등의 결말을 '휴전은 있지만 종전은 없다'로, 가장 현실적으로 결론낸 것이죠.

살면서 좋은 일로 웃다가도, 오해로 갈등을 빚고 싸우기도 하는 것이 인간관계잖아요. 가족들도 마찬가지지요. 엄청애(윤여정)가 윤희를 째려본 것은, 고부갈등이라는 것이 드라마의 해피엔딩처럼 '모든 갈등도 이제 끝!'하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함이었습니다. 부딪히기를 반복하고 화해하고 이해하면서, 갈등의 정도가 작아지겠지만요. 마지막 엔딩까지도 시어머니라는 캐릭터를 살린 윤여정의 명품연기였습니다.

 

그리고 방장수와 엄청애의 표정에 나타난 감정도 의미있었습니다. 관록있는 윤여정과 장용의 연기는 참 많은 감정들을 읽게 합니다. 방장수와 엄청애의 감정은 이런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지 자식만 눈에 보이고, 늙은 애미 애비는 눈에 안보이냐? 고얀 것들!'.

부모에게 받은 사랑이 이렇게 되물림되면서 자식사랑으로 이어지는 것, 그리고 그 자식은 또 그 자식에게 사랑을 되물림하고... 이런 것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의 사랑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부모에 대한 사랑이나 존경심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겠죠. 부모만큼 자식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 가르치지 않아도 부모가 되는 순간 배우는 것이라고 말이죠.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참 좋은 드라마였습니다. 3인4각 경기처럼 모르는 남남이 가족이 되어 살면서, 때로는 삐그덕거리기도 하고, 한마음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하고, 그렇게 울고 웃고 화내고 싸우고 화해하고 사는 것이 가족들이라고 말합니다. 

긴 시간 봐왔던 드라마의 마지막회, 두 가지가 아쉬웠습니다. 평범한 소시민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으며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가 끝났다는 것이 많~이 아쉽고, 임팩트없었던 마지막 마무리는 쬐끔 아쉬웠습니다. 지난회 윤희의 나레이션이 너무 일찍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마지막회 마무리멘트로 넣었으면 나았을 듯 싶어 다시 옮겨봅니다.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는 무슨 일이든 예측한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결혼은 좋지만 시댁은 싫다던 나는, 이제 그들과 함께 섞여 사는 일상이 자연스럽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 살아봐야 아는 것, 내가 직접 겪기 전엔 장담하면 안되는 것, 이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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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9 08:16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아름다운 마무리입니다. 딸을 버리고 재가한 어머니를 십 몇년만에 만난 고옥(심이영)이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들었지요. 재혼한 새가족들과 인사나누고 서로를 인정하는, 흔히 보이는 식상한 화해가 아니어서 더 마음 찡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웃는 고옥, 그런 딸에게 미안하다고 눈물을 쏟을 수 밖에 없었던 엄마의 재회가 감동이었습니다. 고옥과 어머니가 만나는 장면에서 참 많이 울었네요. 

 

제게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가장 아픈 손가락이 장군엄마 고옥이었습니다. 자기를 낳아준 부모가 누구인지도 몰랐던 귀남은 친부모를 찾았지만, 고옥은 엄마가 같은 서울 하늘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만나지도 못하고, 너무 보고 싶어 전화를 해도 모르는 사이로 지내자고 전화를 끊어버리는 매정한 엄마에게, 또 버림받은 인물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생각나서 옷을 사고도 전해주지 못하고, 그리움과 눈물로 뜨개질한 옷도 엄청애를 엄마라 생각하고 줘야 했지요.

고옥은 엄청애의 언 마음도 녹게 했습니다. 엄마에게 버림받고도, 미우면서도 가장 그리워 하는 사람으로 남은 엄마는 고옥에게 용서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고옥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밉기보다는 잘 살기를 기도하고, 좋은 모습만 기억하고 싶은 엄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장수빌라 사람들의 따뜻한 품에 깃들었기 때문일 겁니다.

돈 많이 벌어주는 능력은 없지만, 고옥과 장군을 가장 사랑해 주는 남편 방정배(김상호)의 사랑으로 더 큰 행복을 바라지 않습니다. 지금 이대로 너무 행복하다는 고옥의 말을 통해, 어쩌면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바라고, 그것을 가지지 못해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불행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동서를 버리고 간 엄마가 용서가 되냐고 묻는 엄청애, 고옥의 대답에 엄청애도 장양실을 생각하는 것 같았지요. "미워할 때도 있었는데, 같은 여자로 이해가 되기도 하고, 엄마가 잘해줬던 것만 기억나니까 용서하고 말게 없어요", 시댁 일이라면 열일 제쳐두고 달려와 주던 동서 장양실을 떠올리는 엄청애입니다.

조카 귀남을 잃어버리고도 30년간 말하지 않았던 장양실이 사람같지 않았던 엄청애, 그런데 좋았던 일들이 떠오릅니다. 너무나 좋아했던 사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30여년을 살아왔던 동서였기에 더욱 말입니다. 

소박한 것에 만족하고 행복해 하는 고옥의 해맑은 얼굴이 화해의 답이 아닐까 싶더군요. 누군가를 미워하며 사는 것이 더 지옥일테니까요.  

유산의 아픔을 겪었던 차윤희가 임신을 한 모양입니다. 세 시누이 중 누구의 결혼식인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결혼식장으로 향하면서 귀남에게 배 나온 것 티나지 않느냐고 물은 것을 보니 임신했을 것 같더라고요. 임신축하!

지환이는 입양심사 과정에서 친부모가 호적에 기재를 한 일로 입양에 문제가 생겨, 어떻게 결과가 나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윤희의 말대로 지환의 친부모가 지환을 키우는 것이겠죠. 지환이 버림받은 아이가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윤희네 가정에 와도 지환이 잘 자랄 것이라 생각되지만요.

 

이숙의 이별통보에 피골이 상접한 얼굴로 장수빌라에 온 천재용, 재용이 소리가 들리자 이숙이 벌떨 일어나 옷도 갈아입고 화장까지 하고 있더라고요. 귀여운 이숙이~~

"방이숙씨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결혼을 허락해 달라는 말에 결혼할 거라는 통보를 하려던 말세커플 울상입니다. 결혼을 독촉했더니 방이숙이 도망갔다는데, 말숙이 천재용이 회장님 아들이라는 것을 말해버리지요.

천재용 집에서 이숙이를 아직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에, 할머니는 더 강하게 반대를 하지요. "나 때문이야. 우리 이숙이는 어려서부터 잘못한 거 없는데도 기죽고 주눅들어 살았다오. 우리가 사랑을 표현못해줘서 상처받고 힘들게 살았어요. 나는 우리 이숙이가 어디가서든 이숙이면 족하고 고맙다는 집에 가서 사랑을 듬뿍 받고 살길 원해요. 일숙이나 말숙이라면 몰라도 우리 이숙이는 안돼요. 내가 마음이 아파서 안돼...", 이숙이를 쓰다듬으며 눈물을 흘리는 할머니의 뒤늦은 미안한 마음이 전해졌지요.

집을 나와 남녀 4:4로 열띤 토론을 벌였는데요, 특히 남자들은 벌써 한가족이 된 것처럼 훈훈하고 좋더라고요. 재용과 세광의 팽팽한 결혼 순서싸움도 치열했는데, 이 틈바구니에서 일숙에게 사적인 고백을 했다가 까였다는 윤빈은 모두의 지지를 받더군요. 밀어부치기와 손발오글거리는 이벤트를 믹스해 일숙의 마음을 잡은 윤빈이었지요. 내 여자가 되어달라는 밀어부치기와 콘서트 이벤트, 윤빈씨 멋졌어요~

 

찜질방에서 나와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차에서 잠든 재용을 보게 된 이숙, 흔들리는 천재용의 머리를 살포시 손가락으로 받쳐줍니다. 누가 반겨준다고 이렇게 불쑥 왔냐는 이숙에게, "보고 싶어서, 못 보면 속이 터져서 죽을 것 같아서, 지난 며칠이 몇년같고...", 뒷말은 이어지지 못했지요. 헉! 이숙이 천재용에게 기습키스를! 이숙에게 이런 모습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ㅎ.

 

결혼이 부담스러우면 안 보채겠다는 재용, 이렇게 함께 있기만 해도 좋아 죽겠는데, 결혼얘기 꺼내서 못 볼 수도 있었다고 항복선언을 하는 천재용입니다. "결혼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딴 남자한테 시집간다는 말만 하지마요". 지난 번 일로 이미 맞선시장에서는 재활용도 불가능한 쓰레기 됐다고, 그냥 같이 있어만 달라는 재용, 어떻게 사랑고백도 매번 이리도 달달하고 감동이냐!

이숙이가 다 좋다는 천재용입니다. 겁많고 자신감없고 열등감에 쩔어있는 이숙이 이뻐죽겠답니다. "자기가 얼마나 이쁜지도 모르는 당신이 다 좋은데 뭐 어쩌라고... 울지마요, 울면 더 이뻐".

레스토랑에 온 세광과 말숙의 결혼계획을 엿듣고는 프랑스에 출장 간 천회장에게 전화협박하는 천재용, "소원찬스 쓰겠습니다. 엄마랑 누나들 깔끔하게 정리해 주세요. 그 집에서는 방이숙씨가 엄청 금쪽같이 자라서, 돈좀 있다고 재는 집에는 절대 안보내겠다고, 욕만 바가지로 먹고 거절당하고 왔단 말이에욧! 나 장가가긴 틀렸다고요. 내 조건이 너무 안좋아요, 아버지. 손주 다섯 포기할 겁니까?". 방이숙 아니면 평생 정절 지키면서 애도 안낳고 혼자 쓸쓸히 늙어가겠다는 천재용, 이 캐릭터 비록 드라마지만 왜 이렇게 깨물어주고 싶게 귀엽냐!

사랑에 빠진 이숙은 아주 여우가 됐습니다. 윙크를 날리지 않나 천재용에게 좋아한다고 고백까지 했지요. 커플목걸이도 걸어주면서 말이죠. 자물통과 열쇠라... 떨어져서는 안되는 커플일세. 자물통 없는 열쇠와 열쇠없는 자물통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으니 말이죠.

세 커플 진도 팍팍 나갈대로 갔는데, 이제 결혼만이 남았군요. 웨딩드레스까지 입어보며 시댁에 들어갈 각오까지 철저히 한 말숙, 어째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결혼시켜 버린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해요. 말숙에게 웨딩드레스를 두 번 입혀줄 것 같지는 않아서 말이죠. 고로 이번 신부 추측 후보에서는 탈락되겠습니다.

엄청애가 시댁 들어가서 사는 조건으로 홧김에(?) 허락하기도 한 것으로 미루어, 말숙이 세광네 집에서 시집살이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은 듯 하고요.

 

그럼 가장 중요한 결혼식을 올리게 될 커플은 세 커플 중 누구일까요? 장수빌라에 와서 이숙이를 사랑한다고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가 할머니의 반대에 부딪힌 천방커플? 콘서트에서 일숙을 위해 만들었다고 "매니저말고 내 여자해주면 안되겠지?"라고 고백한 옥상커플? 웨딩드레스까지 입고 군입대 전에 결혼하겠다는 말세커플?

신부대기실에 들어간 윤희가 신부의 예쁜 모습을 본 듯 환한 웃음을 지었는데요, 뒷모습만으로는 일숙이처럼 보이고 말숙이처럼도 보였는데, 아무래도 말숙이가 따라와 준듯...진짜 신부는 뒷모습을 보인 여자 앞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어색해 하면서 겁난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었을 듯 싶더라고요. 누군지 이미 눈치채셨을 지도 모르겠네요ㅎ.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결혼식을 올리는 신부는 방이숙일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뭐, 제 사심도 조금, 아니 아주 많이 들어있습니다ㅎ). 

셋 중 한 커플은 이미 결혼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순서상으로는 일숙이가 먼저갔을 가능성이 크지만, 말숙과 세광의 밀어부치기가 워낙 막강해서 간단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군입대를 했을 수도 있고요.

 

물론 일숙이가 이미 결혼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윤빈의 프로포즈를 받은 일숙이 미소로 대답을 해 준 듯했고 말이죠. 찜질방에서 윤희가 했던 말이 걸리더라고요. 찜질방에서 윤희는 일숙에게 결혼가능성이 커보인다고 했지요.

일숙은 선택의 길에서 본인은 윤빈이 아닌 매니저를 택했다고 했지만, 일숙이 윤빈의 매니저이자 여자여도 문제가 없어 보이더라고요. 오히려 더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이고, 매니저와 가수 사이에 스캔들 문제도 겪지 않아도 되니, 윤빈과 일숙의 마음이 진심이라면 더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숙에게 어떤 길로 가든 따라오라는 윤빈, 공개적으로 프로포즈까지 하는 것을 보면, 윤빈이 일숙의 모든 조건을 다 안고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이겠지요. 이혼녀에 딸까지 있는 일숙에게 고백한 것은 윤빈이 즉흥적으로 결정한 문제는 아니었으리라는 것이지요.  일숙이 윤빈의 마음을 받아들였다면 장수빌라 어른들은 순서상(?) 일숙이부터 결혼을 시켰겠지만, 결혼 까지는 아니고 사심으로 만나다 일숙이 윤빈의 프로포즈를 받지 않을까요?

 

윤희의 나레이션 "일상은 그대로인 것처럼 보였지만, 생각해 보면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었다"라는 말로 1년후의 시간으로 건너뛰었는데요, 오래동안 장수빌라 사람들을 봐와서 그런지, 그 1년동안 어떻게 지냈을지도 머리 속에 그려질 정도네요. 그래서 이 예쁜 완소드라마와 헤어지는 것이 못내 서운합니다.

1년이라는 시간동안 방이숙과 천재용은 양가의 허락을 받고 장수빌라 왕래도 잦아졌고, 이숙이는 천재용 집안에서 공주님처럼 위해주고, 온 가족 모두가 좋아하게 되지 않았을까 싶군요. 

여튼 전 신부주인공으로 방이숙에게 몰표입니다. 애 다섯 낳을 수 있으려나? 천재용 방이숙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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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7 09:19




수제비 잘하는 사람 국수도 잘한다는 말이 있지요.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현명한 방도를 마련해서 타협점을 찾은 커리어 우먼 차윤희를 보면 드는 생각입니다. 시어머니 역정에 죄없는 강아지 배때기 찬다는데, 차윤희는 달랐지요.
감정적으로 맞서면 서로 더 힘들어지는 게 고부관계라는 것을, 윤희는 짧은 시집살이를 하면서도 현명하게 터득한 듯 싶습니다. 방장수와 방귀남의 짜고 친 고스톱(?) 효과도 있었지만, 윤희는 협정서를 들고 나와 엄청애와의 관계에 반전을 꾀했지요.
윤희의 입장에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었을 엄청애의 하소연이었지만, 말대꾸 한 것은 잘못이었다고 머리를 조아리기도 하고, 시무룩해 있기 보다는,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윤희라는 캐릭터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고부협정을 마련해 관계개선을 하려는 윤희의 반짝 아이디어는, 비록 드라마이지만 신선했습니다. 고부협정이라는 설정보다는 그 내용이 더 알차고 의미있었지만 말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윤희와 엄청애가 하루 한 번씩 서로를 칭찬해주자는 내용은, 고부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부모자식간에도, 친구, 동료 사이에도 해될 게 없는 상책이었습니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의견표시를 분명히 하자는 말도, 그간 엄청애와 차윤희가 서로를 오해하게 한 빌미가 되었기에 좋은 안건이었고 말이죠.
한국의 가족관계에서, 특히 드라마에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고약한 사람과 불쌍한 사람의 양분법으로 대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좋은 점은 이런 이분법적 구도보다는, 보다 현실감있게 캐릭터를 그려간다는 점입니다. 시어머니가 무조건 옳은 것도 아니고, 신세대 며느리가 또 무조건 옳은 것도 아니고 말이죠. 인간이 무결점의 완전한 동물이라면, 갈등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도 않았겠지요. 윗어른에게 배우고, 때로는 아랫사람의 의견도 수용하면서, 내 허물과 결점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 인간관계의 상호작용일 테니 말입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영화관람하자는 의견을 내놓는 엄청애를 보니, 며느리랑 가깝게 지내고 싶어하는 프로포즈가 귀엽기까지 하더군요. 영화나 전시회데이트하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보기 좋잖아요^^
미국부모와 수지, 그리고 자연스럽게 수지와 함께 등장한 지환은 윤희가 입양을 결정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듯 하더군요. 밝아진 지환을 보니,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해준 귀남의 말이 어린 지환의 마음의 병을 치유해준 듯해서 다행입니다. 귀남도 어려서는 우울했었지요. 내가 무엇을 잘못해서 내 부모는 나를 버린 것일까?라는 질문을 수차례 자신을 향해 던졌던 귀남이었으니 말입니다. 
지환의 대인기피증도 비슷한 상처에서 시작되었고, 자폐증상으로 이어졌던 것이죠. 기침을 하던 지환이 신경쓰였던 윤희가 백화점에서 발길을 멈추고 시선을 고정하던 마네킹, 곧 가을인데 기침을 하는 지환이가 마음에 걸렸던 것은 그래서 였을 겁니다. 어쩌면 지환이는 기침을 달고 살지도 모른다는.... 마음의 기침이죠. 사랑받지 못한데서 오는 허기같은 것이겠죠.
얼굴없는 마네킹이 차윤희에게는 어린 남편의 모습으로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귀남이와 지환은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야 했죠. 방귀남은 윤희에게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맞았어요. 그리고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방귀남을 만나게 한 것은 양부모밑에서 사랑받고 자란 덕분이었는지도 모르지요. 좋은 양부모를 만나 존스홉킨스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 들어와 차윤희를 만나 결혼하고, 잃었던 가족까지 찾은 방귀남, 결과적으로 복이 많은 사람이 된 것은 귀남이 친부모를 잃고도 사랑받고 자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윤희는 그 순간 지환이를 생각합니다. 지환이의 인생이 윤희 자신으로 인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미국 양부모를 만난 귀남의 인생이 달라졌듯이 말입니다. 과거와 달라진 것은 윤희의 표정이었지요. 한 아이의 인생이 윤희와 귀남의 손에 달려있을지도 모른다는, 겁보다는 자신있는 모습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미국 시부모의 행복한 모습은 복많은 귀남과 윤희의 미래모습이기도 하고, 귀남의 현재는 지환이의 미래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뭔지 모를 충만함으로 설레보였기도 했고 말입니다.
장수빌라 어른들은 귀남의 사례를 통해 입양에 대해 큰 반대를 하지 않을 듯 보이는데, 지환의 입양과는 별도로 개인적으로 바람이 있다면, 윤희가 다시 임신하는 소식도 들려왔으면 싶네요.

엔딩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여전히 더딘 행보를 보인 천재용과 방이숙의 진도가 답답했는데, 드디어 일이 제대로 터졌습니다. 천재용의 가정환경과의 차이로 그 사람이 좋은데도 좋아한다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했던 방이숙, 너무 비교되는 양가의 차이는 현실적으로 충분히 장벽일 수도 있지요. 더군다나 드세기로 치면 올림픽 메달감이라는 천재용의 누님들까지 봤던 방이숙이기에, 그런 집안에 시집간다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았을 겁니다.
방이숙의 고민은 한편으로는 바보같지만, 결혼이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라는 것을 보면, 사랑 하나만 믿고 결정할 문제가 아니기는 합니다. 알고보면 방이숙은 오히려 천재용보다 더 심각하게 결혼을 고민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천재용이 선을 보러 간다는 통화를 들은 방이숙은 잠도 안오고 고민만 되지요. 서운한 마음에 천재용에게 쌀쌀하게 굴기도 하고 말이죠. 서운한 마음은 없었어요. 그냥 싫은 방이숙이었지요. 점장님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이 싫습니다. 그런데도 바보같이 말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만 앓는 방이숙입니다.
영영 오지 말기를 바랐던 토요일 두 시는 다가오고, 정장을 입은 천재용을 보니, 선을 보러간다는 것이 실감나는 방이숙이었지요. "나 오늘 선봐요. 우리 아버지가 하루에도 열두번씩 전화를 해서... 딱 한 번만 나가면 다시는 선 안보겠다고 확답받고 가요", 마음 속에서는 가지말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터져 나오는데도, 상관없다고 잘 다녀오라는 인사까지 깍듯하게 하는 방이숙이었지요. 
천재용은 천재용대로 짜놓은 계획이 있었지요. 성격괴팍한 누나들에 애정결핍증이 있는 어머니를 둔 마마보이 찌질이로 자진 퇴짜를 맞을 생각이었죠. "우리 아버지 유산 자식들 하나도 안주고 사회환원한다고 한 것 아시죠?", 헐~ 뭐시라? 게다가 천재용은 주사까지 심해 오죽하면 개재용이라고 불린다고 거짓말도 천연덕스럽게 합니다. 천재용 술버릇을 우린 이미 알고 있지롱~ 항간에 들리기로는 남자건 여자건, 술 취하면 방이숙씨로 보여 안아주고, 풍선인형과도 이단옆차기 돌려차기하면서 싸운다죠?ㅎㅎ
천재용이 맞선 보는 시간, 이숙은 두더쥐와 전쟁 중이었지요. '나를 두고 뭐를 보러 가? 내가 좋아죽겠다면서 딴여자를 만나러 가? 혹시라도 그 여자가 마음에 들면 어쩔건데?' 안돼!!!!
"방이숙씨는 뭐가 그렇게 자신없어요? 지금 이 지구상에서 나 좌지우지 할 유일한 사람이에요, 방이숙씨는...", 천재용의 고백에 정신이 번뜩 든 이숙입니다.
그 사람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은 이숙을 용감무쌍한 사람으로 돌변하게 했지요. 거짓말을 하면 두드러기가 날 것같은 방이숙인데도, 어떻게 그렇게 거짓말을 잘하는지 말입니다. 드라마가 사람 버려놨어요.ㅎㅎ

우사인볼트 저리가라 빛의 속도로 호텔로 달려온 윤희, 눈빛마저 의지가 결연합니다. 내 남자는 내가 지킨다! 절대 안 뺏겨! 방이숙의 어수룩한 임신연기에 빵 터졌네요. 눈을 게슴츠레 뜨고 애교까지 떠는 방이숙이었지요.
"오빠~~ 진짜 이럴거야! 오빠 자꾸 이러면 나 막 커피마신다, 오빠~~ 우리 애기한테 해로울지도 모르는데", 맞선녀에게는 우리가 그렇고 그런 사이라며 천재용을 끌고 가버리기까지 한 방이숙이었지요.'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보고 배웠다네요. 그나저나 현빈 곧 제대하는데 엄순애(양희경)를 비롯해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군요. 작가님도 탐내나 봅니다. 실은 저도 많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방이숙의 귀여운 애정표현에 입이 귀에 걸린 천재용, 일기를 써야 겠다고 일찍 집에 들어가야 겠다네요. 아무튼 천재용 캐릭터는 연구대상감입니다. 내친 김에 연애의 달인들이 쓰는 수법인 마지막 필살기 키스까지 시도하려는 천재용이었지요.
"1단계 갑자기 여자를 벽으로 밀친다(되도록이면 터프하게)-->2단계 벽에 한 손을 짚는다-->(어머 이러지 마세요) 모드 들어가면 나머지 한 손도 거칠게 올리고는 그윽하게 다가간다-->그리고 키스 쪼~~오오옥, 납득이의 가르침대로라면 "뱀들이 비비듯이 격렬하게 하래나 어쩌래나" 였는데, 그런데 다 된 밥에 '똑똑' 하고 재뿌리는 손은 어떤 놈이여!!! 죄송;; 방장수였네요. 이런! 키스 실패입니다.
키스는 실패했지만 천재용은 그야말로 하늘로 두둥실 올라가는 날이었습니다. 마뜩찮아 하는 이숙이 아버지에게 교제허락도 받았고, 무엇보다 방이숙이 이렇게 질투폭발해서 임산부까지 될 줄은 몰랐던 천재용이었지요. 고로 방이숙과는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것이 되었다는 말씀!
그나저나 맞선녀가 가만있지 않았나 봅니다. 천재용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여자가 아기를 가졌다고 떠벌려 줬으니 말입니다. 시속 1만키로 달려오는 천회장이라니, 천부잣집 천회장님이 누구인지 몹시 궁금하네요. 특히 어떤 캐릭터로 반전을 줄지도 기대가 되고 말입니다.
예상되는 것은 천회장이 좋아 죽는 모습으로 올 것같은데 말입니다. 천재용이 3대독자라고 했던 것 같은데, 남자 손이 귀한 천재용 집안에 이 보다 경사는 없어 보이니 말입니다. 천재용의 맞선때문에 우물에서 숭늉을 만들어 버린 방이숙,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이 참에 양가 상견례도 하고, 결혼까지 골인했으면 싶네요. 
천회장님! 방이숙씨 사람 진짜 괜찮아요. 눈치가 조금 없는 것이 흠이기는 하지만, 심성 반듯하고, 욕심없고, 착하고, 방이숙 정도면 천회장님 집에도 복이 넝쿨째 굴러간 며느리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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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7 09:19




수제비 잘하는 사람 국수도 잘한다는 말이 있지요.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현명한 방도를 마련해서 타협점을 찾은 커리어 우먼 차윤희를 보면 드는 생각입니다. 시어머니 역정에 죄없는 강아지 배때기 찬다는데, 차윤희는 달랐지요.
감정적으로 맞서면 서로 더 힘들어지는 게 고부관계라는 것을, 윤희는 짧은 시집살이를 하면서도 현명하게 터득한 듯 싶습니다. 방장수와 방귀남의 짜고 친 고스톱(?) 효과도 있었지만, 윤희는 협정서를 들고 나와 엄청애와의 관계에 반전을 꾀했지요.
윤희의 입장에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었을 엄청애의 하소연이었지만, 말대꾸 한 것은 잘못이었다고 머리를 조아리기도 하고, 시무룩해 있기 보다는,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윤희라는 캐릭터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고부협정을 마련해 관계개선을 하려는 윤희의 반짝 아이디어는, 비록 드라마이지만 신선했습니다. 고부협정이라는 설정보다는 그 내용이 더 알차고 의미있었지만 말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윤희와 엄청애가 하루 한 번씩 서로를 칭찬해주자는 내용은, 고부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부모자식간에도, 친구, 동료 사이에도 해될 게 없는 상책이었습니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의견표시를 분명히 하자는 말도, 그간 엄청애와 차윤희가 서로를 오해하게 한 빌미가 되었기에 좋은 안건이었고 말이죠.
한국의 가족관계에서, 특히 드라마에서는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고약한 사람과 불쌍한 사람의 양분법으로 대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좋은 점은 이런 이분법적 구도보다는, 보다 현실감있게 캐릭터를 그려간다는 점입니다. 시어머니가 무조건 옳은 것도 아니고, 신세대 며느리가 또 무조건 옳은 것도 아니고 말이죠. 인간이 무결점의 완전한 동물이라면, 갈등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도 않았겠지요. 윗어른에게 배우고, 때로는 아랫사람의 의견도 수용하면서, 내 허물과 결점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 인간관계의 상호작용일 테니 말입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영화관람하자는 의견을 내놓는 엄청애를 보니, 며느리랑 가깝게 지내고 싶어하는 프로포즈가 귀엽기까지 하더군요. 영화나 전시회데이트하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보기 좋잖아요^^
미국부모와 수지, 그리고 자연스럽게 수지와 함께 등장한 지환은 윤희가 입양을 결정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듯 하더군요. 밝아진 지환을 보니,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해준 귀남의 말이 어린 지환의 마음의 병을 치유해준 듯해서 다행입니다. 귀남도 어려서는 우울했었지요. 내가 무엇을 잘못해서 내 부모는 나를 버린 것일까?라는 질문을 수차례 자신을 향해 던졌던 귀남이었으니 말입니다. 
지환의 대인기피증도 비슷한 상처에서 시작되었고, 자폐증상으로 이어졌던 것이죠. 기침을 하던 지환이 신경쓰였던 윤희가 백화점에서 발길을 멈추고 시선을 고정하던 마네킹, 곧 가을인데 기침을 하는 지환이가 마음에 걸렸던 것은 그래서 였을 겁니다. 어쩌면 지환이는 기침을 달고 살지도 모른다는.... 마음의 기침이죠. 사랑받지 못한데서 오는 허기같은 것이겠죠.
얼굴없는 마네킹이 차윤희에게는 어린 남편의 모습으로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귀남이와 지환은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야 했죠. 방귀남은 윤희에게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맞았어요. 그리고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방귀남을 만나게 한 것은 양부모밑에서 사랑받고 자란 덕분이었는지도 모르지요. 좋은 양부모를 만나 존스홉킨스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 들어와 차윤희를 만나 결혼하고, 잃었던 가족까지 찾은 방귀남, 결과적으로 복이 많은 사람이 된 것은 귀남이 친부모를 잃고도 사랑받고 자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윤희는 그 순간 지환이를 생각합니다. 지환이의 인생이 윤희 자신으로 인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미국 양부모를 만난 귀남의 인생이 달라졌듯이 말입니다. 과거와 달라진 것은 윤희의 표정이었지요. 한 아이의 인생이 윤희와 귀남의 손에 달려있을지도 모른다는, 겁보다는 자신있는 모습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미국 시부모의 행복한 모습은 복많은 귀남과 윤희의 미래모습이기도 하고, 귀남의 현재는 지환이의 미래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뭔지 모를 충만함으로 설레보였기도 했고 말입니다.
장수빌라 어른들은 귀남의 사례를 통해 입양에 대해 큰 반대를 하지 않을 듯 보이는데, 지환의 입양과는 별도로 개인적으로 바람이 있다면, 윤희가 다시 임신하는 소식도 들려왔으면 싶네요.

엔딩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여전히 더딘 행보를 보인 천재용과 방이숙의 진도가 답답했는데, 드디어 일이 제대로 터졌습니다. 천재용의 가정환경과의 차이로 그 사람이 좋은데도 좋아한다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했던 방이숙, 너무 비교되는 양가의 차이는 현실적으로 충분히 장벽일 수도 있지요. 더군다나 드세기로 치면 올림픽 메달감이라는 천재용의 누님들까지 봤던 방이숙이기에, 그런 집안에 시집간다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았을 겁니다.
방이숙의 고민은 한편으로는 바보같지만, 결혼이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라는 것을 보면, 사랑 하나만 믿고 결정할 문제가 아니기는 합니다. 알고보면 방이숙은 오히려 천재용보다 더 심각하게 결혼을 고민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천재용이 선을 보러 간다는 통화를 들은 방이숙은 잠도 안오고 고민만 되지요. 서운한 마음에 천재용에게 쌀쌀하게 굴기도 하고 말이죠. 서운한 마음은 없었어요. 그냥 싫은 방이숙이었지요. 점장님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이 싫습니다. 그런데도 바보같이 말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만 앓는 방이숙입니다.
영영 오지 말기를 바랐던 토요일 두 시는 다가오고, 정장을 입은 천재용을 보니, 선을 보러간다는 것이 실감나는 방이숙이었지요. "나 오늘 선봐요. 우리 아버지가 하루에도 열두번씩 전화를 해서... 딱 한 번만 나가면 다시는 선 안보겠다고 확답받고 가요", 마음 속에서는 가지말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터져 나오는데도, 상관없다고 잘 다녀오라는 인사까지 깍듯하게 하는 방이숙이었지요. 
천재용은 천재용대로 짜놓은 계획이 있었지요. 성격괴팍한 누나들에 애정결핍증이 있는 어머니를 둔 마마보이 찌질이로 자진 퇴짜를 맞을 생각이었죠. "우리 아버지 유산 자식들 하나도 안주고 사회환원한다고 한 것 아시죠?", 헐~ 뭐시라? 게다가 천재용은 주사까지 심해 오죽하면 개재용이라고 불린다고 거짓말도 천연덕스럽게 합니다. 천재용 술버릇을 우린 이미 알고 있지롱~ 항간에 들리기로는 남자건 여자건, 술 취하면 방이숙씨로 보여 안아주고, 풍선인형과도 이단옆차기 돌려차기하면서 싸운다죠?ㅎㅎ
천재용이 맞선 보는 시간, 이숙은 두더쥐와 전쟁 중이었지요. '나를 두고 뭐를 보러 가? 내가 좋아죽겠다면서 딴여자를 만나러 가? 혹시라도 그 여자가 마음에 들면 어쩔건데?' 안돼!!!!
"방이숙씨는 뭐가 그렇게 자신없어요? 지금 이 지구상에서 나 좌지우지 할 유일한 사람이에요, 방이숙씨는...", 천재용의 고백에 정신이 번뜩 든 이숙입니다.
그 사람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은 이숙을 용감무쌍한 사람으로 돌변하게 했지요. 거짓말을 하면 두드러기가 날 것같은 방이숙인데도, 어떻게 그렇게 거짓말을 잘하는지 말입니다. 드라마가 사람 버려놨어요.ㅎㅎ

우사인볼트 저리가라 빛의 속도로 호텔로 달려온 윤희, 눈빛마저 의지가 결연합니다. 내 남자는 내가 지킨다! 절대 안 뺏겨! 방이숙의 어수룩한 임신연기에 빵 터졌네요. 눈을 게슴츠레 뜨고 애교까지 떠는 방이숙이었지요.
"오빠~~ 진짜 이럴거야! 오빠 자꾸 이러면 나 막 커피마신다, 오빠~~ 우리 애기한테 해로울지도 모르는데", 맞선녀에게는 우리가 그렇고 그런 사이라며 천재용을 끌고 가버리기까지 한 방이숙이었지요.'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보고 배웠다네요. 그나저나 현빈 곧 제대하는데 엄순애(양희경)를 비롯해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군요. 작가님도 탐내나 봅니다. 실은 저도 많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방이숙의 귀여운 애정표현에 입이 귀에 걸린 천재용, 일기를 써야 겠다고 일찍 집에 들어가야 겠다네요. 아무튼 천재용 캐릭터는 연구대상감입니다. 내친 김에 연애의 달인들이 쓰는 수법인 마지막 필살기 키스까지 시도하려는 천재용이었지요.
"1단계 갑자기 여자를 벽으로 밀친다(되도록이면 터프하게)-->2단계 벽에 한 손을 짚는다-->(어머 이러지 마세요) 모드 들어가면 나머지 한 손도 거칠게 올리고는 그윽하게 다가간다-->그리고 키스 쪼~~오오옥, 납득이의 가르침대로라면 "뱀들이 비비듯이 격렬하게 하래나 어쩌래나" 였는데, 그런데 다 된 밥에 '똑똑' 하고 재뿌리는 손은 어떤 놈이여!!! 죄송;; 방장수였네요. 이런! 키스 실패입니다.
키스는 실패했지만 천재용은 그야말로 하늘로 두둥실 올라가는 날이었습니다. 마뜩찮아 하는 이숙이 아버지에게 교제허락도 받았고, 무엇보다 방이숙이 이렇게 질투폭발해서 임산부까지 될 줄은 몰랐던 천재용이었지요. 고로 방이숙과는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것이 되었다는 말씀!
그나저나 맞선녀가 가만있지 않았나 봅니다. 천재용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여자가 아기를 가졌다고 떠벌려 줬으니 말입니다. 시속 1만키로 달려오는 천회장이라니, 천부잣집 천회장님이 누구인지 몹시 궁금하네요. 특히 어떤 캐릭터로 반전을 줄지도 기대가 되고 말입니다.
예상되는 것은 천회장이 좋아 죽는 모습으로 올 것같은데 말입니다. 천재용이 3대독자라고 했던 것 같은데, 남자 손이 귀한 천재용 집안에 이 보다 경사는 없어 보이니 말입니다. 천재용의 맞선때문에 우물에서 숭늉을 만들어 버린 방이숙,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이 참에 양가 상견례도 하고, 결혼까지 골인했으면 싶네요. 
천회장님! 방이숙씨 사람 진짜 괜찮아요. 눈치가 조금 없는 것이 흠이기는 하지만, 심성 반듯하고, 욕심없고, 착하고, 방이숙 정도면 천회장님 집에도 복이 넝쿨째 굴러간 며느리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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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0 08:03




연기자 장용을 보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입니다. 거의 20년 다 돼가는데도 드라마 '목욕탕집 남자들'에서, 장용이 낭만에 대하여를 흥얼거리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낭만에 대하여'는 삽시간에 말 그대로 들불처럼 번져, 최백호의 전성시대를 열기도 했던, 드라마의 힘을 실감하게 했던 노래였죠. 
'낭만에 대하여'는, 처음 발표가 되었을 때만 해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로 공전의 히트를 쳤던 최백호가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버렸다가 돌아온 이후라, 당시 최백호는 대중들에게 잊혀지고 있던 가수였었기도 했고요. 
수더분한 이웃집 아저씨같은 장용이 남자의 낭만을 노래하는 모습은 안방극장을 사로잡았고, 남자들 애창곡 1순위가 되기도 해 화제가 되었던 일들이 기억나네요. 지금 생각하면 장용이었기에 가능했으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김수현 작가가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라는 대목에 반해 드라마 삽입곡으로 쓰게 됐다고 밝혔던 것으로 기억나는데요, 장용은 전국을 낭만에 대하여 열풍을 일으키게 한 주인공이었습니다. 
외모가 빼어난 미남도 아니고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같은 친근한 이미지의 장용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키기가 쉬웠겠지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투영시킨다는 것이 말은 쉽지만, 드라마 속 연기자를 자기모습, 혹은 누군가(아버지)의 모습으로 대치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죠. 그런데 장용이라는 배우는 이게 되는 배우입니다. 소탈한 외모, 연기한다는 냄새가 나지 않는 자연스러움은, 드라마를 보고 있다는 것을 잠시 잊게 만들정도니 말입니다.

귀남의 실종사건 전말을 알아가는 장수빌라 가족들의 눈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습니다. 엄청애까지 알게 돼 동생 보애(유지인)네로 가버렸지요. 시어머니 전막례나 남편 방장수가 미워서라기 보다는, 지나온 30년의 세월이 억울하고 서럽습니다. 모든 것을 자신의 부주의때문으로 알고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 눈뜬 장님 3년으로도 다 채울 수 없었던, 평생 아들버린 애미라는, 주홍글씨를 낙인찍고 살아야 했던 세월에 대한 설움이었지요.
'서방잃고는 살아도, 자식잃고는 못산다'는 말이 있지요. 자식이 귀남이 하나였다면 엄청애는 목을 열두번도 매었을 겁니다. 전막례의 혹독한 시집살이는 드라마에서 과거로 생략되어 버렸지만, 이숙이 생일날 미역국을 끓였다고, 새끼버린 애미라는 막말을 쏟아냈던 장면 하나로도 미루어 짐작이 가고도 남았지요. 일숙이, 이숙이, 그리고 말숙이 그 아이들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던 엄청애였습니다. 귀남이를 잃고 30년동안 말입니다.

시어머니의 호된 시집살이는 견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생 살을 맞대고 살아온 남편 방장수에 대한 원망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견디기 힘들었던 엄청애였지요. 문득문득 남편이 따뜻한 눈길 한 번만 보내줘도, 당신 잘못이 아니라는 말 한 마디만 건넸더라도, 이렇게 억울하고 서럽지는 않았을 겁니다.
말숙이를 가졌을 때 그렇게 먹고 싶어했던 딸기를 30년이 다 돼서 사들고 온 방장수, 옆구리 찔러서 절받는 것도 아니고, 엄청애의 설움이 쉽사리 풀어질 일은 아니었지요. 딸기밭을 통째로 사준다고 해도 그 많은 응어리들이 가시기 힘들겠지요. 서운함을 세월이 지워주지는 못하더라고요. 사는 게 허무하고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엄청애의 넋두리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것을 보니, 저도 나이가 들었나 봅니다;; 그 심정이 무엇인지 마음으로 느껴지니 말입니다.
엄청애와 방장수의 화해는 보이스 피싱때문에 이뤄졌지만, 중요한 것은 엄청애의 존재가 장수빌라 가족들에게는 억만금을 주어도 바꿀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는 것이겠지요. 미안하다는 말도 차마 하지 못했던 시어머니 전막례(강부자)가 한 걸음에 달려와 무사한 엄청애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지요. "미안하다 소리도 못했는데 니가 잘못되면 어떡하나... 내가 너한테 잘못한게 많다. 저 세상에서 날 만나거든 갚아줘라, 내가 다 당할게...".
은행에 막 송금을 하려던 방장수는 다행히 윤희의 현명한 대처로 송금 직전에 보이스 피싱인 것을 알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버렸지요. 은행을 향해 달려가는 방장수의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엄청애를 인질로 잡고 있다는 남자들에게 그저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있었을 뿐이었지요. 계좌번호를 적는 장용의 부들부들 떨리는 손은, 엄청애를 걱정하는 방장수의 마음을 다 전하고도 남습니다.
"형수님 무사하시답니다"라는 방정배의 말에 온 몸에 힘이 빠져버린 방장수, 얼마나 놀랐었는지 방장수(장용)의 표정만봐도 그 절박하고 애타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왔지요. 사람 목숨가지고 장난하는 이런 삐리리 같은 놈들, 귀신은 안잡아가고 뭐하나 모르겠습니다.
드라마를 함께 보던 우리남편도 그런 사기에 당한적이 있었노라고 처음으로 고백하더군요(헐~ 찌릿 제 눈총을 많이 받았습니다). 다행히 제 남편의 경우는 바로 지급정지를 취해 돈은 찾았다네요. 일종의 문자 피싱이었는데요, 남편 친구의 핸드폰 번호가 떠서 의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친구가 골프를 치는 중이라 은행을 가지 못하는데, 급한 일이니 대신 돈을 좀 넣어달라는 문자를 보냈더랍니다. 아무 의심없이 폰뱅킹으로 이체를 해주고는, 액수가 크다보니 바로 친구에게 "지금 처리했다"라는 문자를 넣었다네요.
다행히 이 문자는 친구의 진짜 휴대폰으로 전송되었고, 친구가 전화를 했더랍니다. 뭘 처리했다는 거냐고 말이죠. 아차! 싶었던 남편은 바로 은행으로 전화를 했고, 은행 측에서는 일단 계좌지급정지 조치를 취해 주더랍니다. 간발의 차로 막았던 것이죠. 돈은 일주일 후쯤에 다시 돌려받을 수 있었다는데, 그냥 돌려주는 것은 아니고, 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범죄신고 접수증'을 발급받아 은행에 제출하면, 범죄에 이용되었던 계좌 주인이 은행에 와서 돈을 인출해서 주는 형식으로 처리를 했다네요. 계좌주인은 통장을 빌려주는 댓가로 돈을 준다고 해서 빌려줬다고 하더랍니다. 이런 종류의 문자피싱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다시 드라마로 돌아와, 시청자를 말없이 울게 했던 장용의 눈물을 감동으로 이끈 한마디는 고맙다는 말이었습니다. 무사해서 고맙고, 그 오랜 시간을 잘 참아준 것에 고맙고, 방장수의 아내여서 고맙고, 전막례의 며느리여서 고맙고, 함께 해줘서 고맙다는 모든 말들이 포함되어 있었으니까요.
엄청애를 부둥켜 안은 방장수가 "고마워, 고마워 여보"하는데, 그 순간 방장수를 위해 대신 불러주고 싶은 노래가 생각나더군요. 전 이상하게 이 노래만 들으면 눈물이 나곤 했습니다. 故하수영님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입니다. 외삼촌 중에 한 분이 사람들이 모이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합니다. 어머니 생신에 외갓집 식구들과 함께 식사를 한 자리에서 삼촌이 노래 한곡을 누님께 바친다며 불렀지요. 매형이 부르고 싶은 노래일텐데 점잖은 샌님이라 쑥스러워 못 부를 것이라고 대신 부르겠다며, 아버지 손을 엄마 손에 포개주시면서 부른 노래가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였습니다. 노래를 듣는데 울컥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아버지는 겸연쩍어서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라 허공에 눈길을 고정하고 계시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오래된 노래이기는 하지만 아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엄청애, 정말 고생많았습니다. 어른 모시면서 대가족을 수발해 온 엄청애, 귀남이를 잃어버렸다는 이유로 다른 여자들과는 다른 돌덩이를 안고 살아왔지요.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 처럼 열심히 살아왔고요. 누군가의 딸로 태어나, 귀여움과 사랑을 받다가, 누군가의 아내가 되고, 며느리가 되고, 어머니가 되면서, 손은 거칠어가고 얼굴에는 잔주름이 늘어가고, 이런게 여자의 인생이겠죠. 남자들도 마찬가지고요. 
우체국에서 일하는 엄청애를 보고 한 눈에 반한 방장수, 청애를 보기 위해 매일 편지를 부치러 우체국을 들락거리고, 자전거 한가득 빵을 구워 나르기도 했었지요. 방장수와 엄청애에게도 그런 낭만이 있었습니다. 청애에게 가져다 주기 위해 밤새 단팥빵을 구웠지만, 빵굽는 것보다 편지쓰는 것이 더 힘들었던 방장수였지요. 구겨진 편지지가 빵보다 더 수북히 쌓여갔던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청애씨', 한마디를 쓰기 위해 편지지 한통을 다 썼던 시절이 말입니다. 우체국의 아름다운 청애씨가 장수단팥빵 방장수의 아내가 되었고, 일숙의 엄마가 되었고, 귀남의 엄마가 되었고, 이숙과 말숙의 엄마가 되는 동안, 손은 거칠어 갔고, 얼굴에는 주름이 늘어갔지요.
그런 아내에게 가슴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해 미안한 방장수입니다. 함께 살아줘서 고맙습니다. 하루도 밀가루 반죽을 손에 묻히지 않았던 날이 없었던 방장수처럼, 하루도 손에 물이 마를 날이 없었던 엄청애입니다. 엄청애 외에는 평생 다른 여자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던 방장수였지만, 귀남이를 잃어버리고는 아내에게서도 따뜻한 눈길을 거둬버렸던 방장수였습니다.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르는 귀남이가 생각날 때마다, 엄청애가 밉고 원망스러웠던 방장수였습니다.
아무 일 없이 무사해서 고맙습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는데도, 아들잃어버린 죄인이라는 낙인을 감수하면서, 그 모진 세월을 참고 살아준 아내가 너무 고맙습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사람인지, 30년을 못해줬던 말들이 눈물이 되어 흐릅니다. 아내 엄청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이 노래에 들어있는 듯 싶습니다.

'젖은 손이 애처로워 살며시 잡아 본 순간, 거칠어진 손마디가 너무나도 안타까웠소.
시린 손 끝에 뜨거운 정성 고이 접어 다져온 이 행복
여민 옷 깃에 스미는 바람 땀방울로 씻어온 나날들
나는 다시 태어나도 당신만을 사랑하리라.

미운 투정 고운 투정 말없이 웃어넘기고, 거울처럼 마주보며 살아온 꿈같은 세월.
가는 세월에 고운 얼굴은 잔주름이 하나 둘 늘어도
내가 아니면 누가 살피랴, 나 하나만 믿어온 당신을
나는 다시 태어나도 당신만을 사랑하리라'.
엄청애를 데리고 있다는 보이스 피싱에 당해 은행을 향해 달려가는 장용은 동공에 초점을 잃은 모습이었습니다. 발은 허둥댔고, 눈은 초점을 잃은 채 마치 허공을 걷는 듯한 모습이었죠. 명품연기라는 것은 이런 것을 말하지요. 걸음걸이나 눈빛, 표정만으로도 '저 사람 뭔일을 당했나 보다'라고 느끼게 하는 것.
삶의 연륜을 고스란히 표정으로 간직하고 있는 장용의 연기는 깊은 주름들마저 대사가 되고, 인생을 느끼게 하고, 감정으로 살아납니다. 호방하면서도 사람 마음을 금세 무장해제시키는 넉넉한 장용의 웃음은, 목욕탕집 남자들에서는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였다면,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는 아버지의 웃음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장용의 넉넉한 웃음처럼, 장용의 명품연기는 눈물도 명품임을 보여줍니다.
구구절절한 대사없이도, 장용은 표정만으로도 감정의 간극들을 꽉꽉 채워넣습니다. 엄청애(윤여정)를 안고는 굵은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 라는 대사 한마디만을 하는데도,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를 눈물로 부르는 모습이 오버랩되어, 함께 눈물 흘리게 만듭니다. 짧든 대사, 굵은 눈물 한 줄기에도 명대사, 명곡을 느끼게 하는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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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6 08:05




작가라는 게 그렇습니다. 드라마 내에서 가상의 인물들을 통해 허구적인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현실을 반영하는 이야기를 만들기도 하죠. 허구의 장르에서 생사여탈권을 가진 인물은 드라마 속의 주인공도 아니고, 법원의 판사도 아니고, 신도 아닙니다. 작가의 펜대 혹은 자판에서 결정나지요. 드라마 유령에서는 조현민이 클릭 한 방으로 생사를 결정짓는 사이코 패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결국 극중 인물을 죽이는 것은 조현민이 아닌 김은희 작가라고 할 수 있겠죠. 더러는 착한 사람이 죽기도 하고, 악한 사람이 죽기도 하지만, 어떤 죽음이든 개운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해외입양도 거부된 지환이 차윤희의 옷자락을 잡을 때부터 일이 이렇게 될 것 같더라니만, 비록 드라마지만 차윤희(김남주)의 유산은 욕이 나오더군요. 아무리 작가에게 생사여탈권이 있다고는 하지만, 뱃속의 생명을 참 쉽게 죽이네요. 그것도 뻔히 보이는 갈등의 봉합을 위해 말입니다.
잦은 습관성 유산으로 아이를 낳지 못했던 장양실(나영희)이 조카를 나 몰라라 차에 두고 내려버린 실수를 용서하고 화해하는 것도 좋고, 자폐증세가 있는 지환을 입양시키는 것도 다 좋습니다. 그런데 화해와 용서, 그리고 입양을 위해 차윤희의 아이는 왜 희생되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네요. 꼭 유산을 해봐야 아이잃은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건가 싶고요.

보기 드물게 깔끔했던 드라마가 연장으로 늘어지더니, 이제는 억지설정만 난무해서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입니다. 사돈끼리 머리채만 잡지 않았다 뿐이지 주워담지 못할 말싸움을 하는 것도 저런 어거지가 어디있나 싶더니, 겹사돈을 위해 거지커플이 된 말숙과 세광의 노숙은 코미디가 따로 없을 정도입니다. 천재용의 드세고 한 성질 한다는 누나들은 하나같이 왜 그모양인지, 제대로 된 여자들이 하나도 없어 보이더군요. 작가님, 아무리 천재용이 코믹하고 특이한 매력이 있는 인물이지만, 주변인물들을 그렇게까지 요상스럽게 드라마인지 코미디인지 구분 못하게 등장시키면 안되지요.
개 머루먹듯이 스토리 라인만 쫓다가 놓치고 있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장수빌라에서 윤희의 임신을 위해 할머니는 윤희를 데리고 세종대왕의 태실이 모셔져 있는 절까지 데리고 갔고, 엄청애는 교회 목사님과 신도들을 식사에 초대하고, 목사님(지진희)으로부터 노산이라며 차윤희에게 생명을 달라고 머리를 붙들고 기도까지 하는 에피소드를 엮기도 했습니다.
할머니 전막례는 헛구역질을 한 윤희에게 임신테스터기를 사다주고 은근슬쩍 임신에 대한 부담감을 주기도 했고, 후에 윤희의 임신이 확실한 것으로 나타나자 임신 축하떡을 가지고 윤희 일하는 곳을 찾아가기도 했었죠. 여튼 윤희의 임신은 장수빌라 최고의 화제와 축하할 일이 되면서, 윤희가 직장을 다니느냐 마느냐를 두고 가족투표까지 벌였던 장수빌라였습니다.
직장생활을 계속하겠다는 윤희에게 응원표가 쏟아지면서 윤희의 임신과 휴직문제는 일단락이 되었지만, 해도해도 너무 한다 싶을 정도로 그 뒤에는 나몰라라 더군요. 윤희는 차세광을 향해 날아라 발차기에다, 세광과 말숙을 잡기 위해 전력질주를 하는 일도 많았고(이때마다 임신한 몸으로 으이구, 조심해야 하는데 소리가 절로 나왔더라죠), 심리적 스토레스를 겪는 일도 많았죠. 작은 어머니와의 일에서 부터 시어머니 엄청애의 스트레스 푸는 샌드백까지 되어야 했습니다. 저러다 자연유산되는 건 아닌가 걱정될 정도로 말이죠.
중요한 것은 윤희에게 아이를 가지라고 그 보이지 않는 난리를 치고, 임신 초 가족투표까지 했던 윤희의 임신은 장수빌라로부터 철저히 외면되고 있었죠. 정확하게는 작가가 윤희가 임신한 사실을 잊고 있나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윤희가 갑자기 꿈자리가 안좋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괜히 슬펐다, 정기검진날이다 등등의 대사에서 불길함이 느껴지더니, 유산이라니... 참 어이없네요. 초음파 사진을 붙들고 우는 윤희를 보고 가슴 아픈 것은 잠시였고, 조금 지나니 작가에게 화가 머리끝까지 나더군요. 태아를 이렇게 소품취급하듯 쉽게 죽인다는 것이 잔인하고 끔찍해서 말입니다. 자판 하나로 힘들게 가진 아이를 없애버리다니, 정말 무섭군요.
지환이 입양도 좋고, 작은 어머니와의 화해도 다 좋은데, 왜 굳이 윤희의 유산을 빌미삼아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도 의지와 결심만 확고하다면 얼마든지 지환을 입양할 수도 있는 문제였고, 장양실과의 문제도 다른 식으로 풀어갈 수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윤희가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의 싸움을 보고 한 말이 있었죠. 세광이가 말숙이 짝으로 아깝다는 윤희모 한만희에게 엄청애도 해서는 안되는 말실수를 했죠. 며느리에게 우리 귀남이가 솔직히 아깝다고 말이죠. 누가 아깝느니 어쩌느니 하는 말을 해서는 안되는 것을 배웠다며, 이런 말을 했었죠. "꼭 겪어봐야 배운다니까". 
장양실의 유산의 아픔을 윤희의 유산을 통해 배운다? 혹은 이해한다? 혹이라도 이런 설정때문에 윤희 뱃속의 아이를 죽인 것이라면, 작가님 너무 하셨습니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이었고, 드라마 윤희라는 인물의 뱃속 태아였을 뿐이지만, 이렇게도 간단하게 태아 심장이 뛰지 않는다는 말 한 마디로 죽일 수 있는 건가 싶네요. 아무리 드라마이고 허구의 이야기지만, 허구 속에도 생명의 존엄성이라는 것은 중시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지환이를 입양하기 위한 설정이라고 한다면 더더구나 말이 안되는 설정이었습니다. 아이 입양시켜 주려고 뱃속의 아이를 죽입니까? 입양은 꼭 아이없는 부부가 하는 것만도 아니고 말입니다. 윤희가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 지환이를 입양하기로 결심을 굳혔더라면, 훨씬 메시지있고 감동적인 입양이 되었을 겁니다. 뱃속의 생명을 스토리를 위한 소품 정도로 밖에 취급하지 않는, 극적인 스토리만을 위한 작가의 생명에 대한 진지하지 못한 자세가 아쉽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지금까지 작가에게, 그리고 작품속 방귀남과 장수빌라 인물들을 보면서 서운했던 것은, 사람 마음 화장실 갈 때랑 나왔을 때 다르다는 말이 틀리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귀남을 입양한 양부모에 대한 이야기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제가 방귀남 친부모였더라면, 당장에라도 있는 곳을 찾아가 인사를 드렸을 듯 합니다. 아니면 한국에 초청이라도 해서 감사함을 전했을 겁니다. 귀남도 일주일에 두번 알람까지 해두면서 장모에게 전화하는 날을 챙기면서도, 정작 자기를 길러준 부모와는 전화통화는 커녕 안부도 궁금해 하지 않더라는 겁니다. 어버이날에는 장수빌라 가족들을 위한 이벤트만 했을 뿐이었고요. 낳아주신 부모도 부모, 길러준 부모도 부모인데 방귀남을 보면, 그래서 머리 검은 짐승 거두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나왔다 싶게 무심하더군요.
미국에도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Mother's Day, Father's Day가 있습니다. 결혼할 때도 키워주신 양부모님은 초청도 하지 않은 듯 하더니, 여태 귀남이는 양부모님께 부인 윤희를 인사시키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뒷 이야기로 뜬금없이 방귀남이 일주일에 두 번씩 미국 부모님과 통화를 해왔느니, 선물을 보냈다느니 하는 대사를 어거지로 끼워넣을 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미국 양부모는 귀남이 친부모를 찾는다는 말에 도움이 될까 싶어, 귀남이 어렸을 때 입었던 빨간 스웨터까지 챙겨서 보내주기도 했는데, 찾고 나니 입 싹 씻어버리고, 에잇 배은망덕한 녀석 같으니라고 싶더랍니다.
방장수를 비롯, 귀남의 부모님도 제가 그 부모라면 가서 인사는 못 드릴 망정, 전화통화라도 자주 하고, 머리카락으로 짚신을 삼아서 선물을 보내주고 싶을 정도로 감사할텐데, 드라마에서는 하다 못해 한국산 미역이나 멸치 한 박스 보내는 모습도 나오지 않더군요. 방귀남을 잃어버린 장양실에 대한 추궁스토리만 있었을 뿐이었지요. 방장수네 어른들이나 방귀남이나 30년이나 키워주신 양부모에게 홀대를 하는 모습이나, 자판 하나로 태아를 쉽게 죽여버리는 생명경시는 아무리 드라마라고 할지라도 지양되어야 할 소재입니다. 장양실도 세 번이나 유산되었죠. 회상장면에서 족히 수 십번은 반복되어 나온 아이잃은 장양실의 허망한 눈동자를 보는 것도 힘들었는데, 윤희까지 참 가슴 아프군요.
같은 아픔을 당해야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설정보다는, 윤희와 귀남이 뱃속에 든 아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태아일기를 쓰는 것을 통해 '장양실이 잃어버린 아이때문에 많이 아팠겠구나', 역으로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이었다면 훨씬 좋았을텐데 싶습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소재도 좋았고, 조카를 잃어버리고 30년이나 침묵하고 있었던 작은 어머니 장양실을 제외하면 막장소재도 없었고, 신선한 가족드라마였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결말을 향해 가는 봉합과 화해의 과정에 태아가 희생양이 되는 것에 화가 나네요. 드라마 소재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윤희의 유산과 재임신에 대한 희망으로 지환이 입양문제를 비롯, 장양실과의 용서와 화해의 억지 짜맞춤은 식상함을 넘어 다된 밥에 재뿌리는 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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