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빵'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10.08.26 '제빵왕 김탁구'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남긴 유언과 춘배의 눈물 (28)
  2. 2010.08.21 '제빵왕김탁구' 구일중은 정말 나쁜 아버지일까? (20)
  3. 2010.08.20 '제빵왕 김탁구' 봉빵경합, 승부 판가름할 결정적인 차이점 (18)
  4. 2010.08.19 '제빵왕 김탁구' 마준이 불합격한 이유가 봉빵의 비밀이다 (19)
  5. 2010.08.16 '제빵왕 김탁구' 탁구는 설빙초를 먹지 않았다? (23)
2010.08.26 07:36




장안의 화제 진짜 봉빵의 주인을 가리는 탁구와 마준이의 대결, 아니 팔봉선생과 춘배의 대결은 진짜 봉빵 주인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말하는 혀는 거짓말을 할 수 있어도, 맛을 느끼는 혀는 거짓말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봉빵경합에서 증명이 되었지요. 돈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승부를 가리는 것이라는 표현을 삼가하고 싶을 정도로, 10여년만에 탁구에 의해 세상에 다시 나온 봉빵에는 팔봉선생이 명장타이틀을 지켜주려는 탁구의 마음,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봉빵은 맛이 아니라 빵쟁이가 빵을 굽는 마음, 가장 기본철학을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뇌물을 받은 제빵협회 심사위원 중 한 사람이 팔봉선생의 손을 들어주면서, 마준이에게 했던 말이 있었지요. "아무리 돈이 좋고 돈을 쫓아 사는 세상이라지만, 그런 빵을 먹고도 폄하하는 것은 빵쟁이로서의 예의가 아니지. 그 빵은 진짜였네"라는 말 말이에요.
춘배의 눈물에 담긴 의미

돌아 온 탁구의 미각과 후각, 정말 다행입니다. 마준이 녀석은 탁구의 미각과 후각에 대해 관심조차 가지지 않아서, 요녀석 머리속을 자꾸 해부하고 싶은 생각마저 들 정도로 연구대상이지만요. 지난 글 내용중에 탁구가 봉빵맛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썼는데, 정말이었네요. 14년전 부두에서 할배가 건넸던 빵이 봉빵이었지요. 봉빵레시피의 공개라는 역할만 하고, 쓸쓸히 팔봉선생과 함께 하차한 춘배(최일화)의 마지막 눈물이 인상적이었어요. 춘배가 알아내지 못했던 팔봉선생의 레시피의 비밀, 그것은 쌀가루였지요. 전분을 사용했던 춘배와는 달리 팔봉선생은 쌀가루를 사용했고, 그것이 깊은 풍미와 향을 가름했던 핵심이었어요. 
팔봉선생을 끝내 만나지 않고 돌아가는 춘배는 팔봉선생에게 맺힌 원한도 깊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빵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팔봉선생의 진짜 봉빵을 다시 먹었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욕심이라는 짐을 내려 놓은 듯 편해 보이더군요. 탁구처럼 천재적인 후각을 지녔던 춘배는 느즈막히 팔봉선생의 가르침을 깨달았지요. 빵을 굽는 마음은 기다림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탁구가 발효점을 찾아 기다리던 시연장에서의 모습은 좋은 빵이 아니라, 돈을 쫓아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마저 돈벌이에 이용해 버렸던 빵쟁이로서의 잘못된 마음을 깨우쳐 주었어요. 그래서 춘배가 흘렸던 한방울의 눈물이 인상적이더라고요. 
빵쟁이의 길을 함께 걸었던 춘배였기에, 더이상 나오지 않았던 팔봉선생의 빵을 춘배도 많이 그리워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춘배가 나가고 친구를 잃은 상실감에 더이상 팔봉선생이 봉빵을 만들지 않았으니까요. 춘배가 그리웠던 것은 자신은 완벽하게 재현하지 못했던 팔봉선생의 봉빵이었던 것같아요.
마준이에게 팔봉선생의 발효일지를 굳이 가져오라고 했던 이유도 자신의 봉빵과의 차이를 알고 싶었던 쟁이로서의 호기심도 있었겠지만, 팔봉형님의 봉빵을 다시 한 번 먹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탁구의 봉빵을 먹으면서 춘배는 그리웠던  팔봉형님의 빵을 먹고, 감개무량함에 눈물을 흘리는 것같아 보였거든요. 탁구가 만든 봉빵이 곧 팔봉형님이었기에 굳이 인사를 하지 않고 떠나는 춘배, 봉빵의 진짜 주인을 인정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구일중의 마준에 대한 마음, 미우나 고우나 품안의 자식
마준이는 한승재에게 무슨 수를 쓰더라도 봉빵경합에서 자신이 이기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한승재는 심사위원을 매수해서 팔봉선생과 탁구를 무너뜨리려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지요. 마준이 거성가로 다시 돌아갔는데요, 재력 짱짱한 집과의 정략결혼을 시키려는 서인숙의 말에 또다시 참담함을 느낍니다. 마준이의 유경에 대한 마음을 보니, 처음에는 탁구에 대한 질투와 열등감에서 시작되었지만, 유경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것 같더군요. 유경이 역시 마준이의 아픔을 보듬어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같고 말이지요.
저는 사실 이 커플에 관심이 없어서 그러거나 말거나 하고 있지만, 마준이를 마지막까지 놓지 않을 사람이 한 사람 더 늘어난 것 같아서 마준이는 복도 많다 싶었요. 마준이를 끝까지 끌어 안을 사람이 저는 탁구와 아버지 구일중이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유경이까지 마준이를 보듬을 수 있으니 마준이 나쁜 마음만 고치면 사람될 것도 같은데, 서인숙의 마준에 대한 집착이 마준이를 계속 힘들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큽니다. 여전히 마준이가 극복하지 못한 친자가 아니라는 것과 탁구에 대한 열등감과 질투심이 마준이의 가장 큰 딜레마이기는 하지만요.
마준이에 대한 구일중의 마음이 전면으로 드러났는데요, 구일중이 마준이를 사랑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는지, 마준이에 대한 구일중의 속내가 반가웠어요. 마준이 녀석이 부모의 깊은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주면 그렇게 어긋나지 않았을텐데, 마준이는 좀더 철이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구일중이 마준이에게 바라는 것은 최고의 실력있는 제빵사도 아니었고, 팔봉선생의 봉빵 레시피도 아니었어요. 팔봉선생의 인정서는 더더욱 아니었고 말이지요.
구일중은 마준이가 진심으로 빵이 좋아 빵을 만들기를 바랍니다. 탁구를 이기겠다는 마음이 아닌, 나눔의 마음, 감사의 마음, 그리고 팔봉선생이 걸었던 빵쟁이로서의 외길인생에 대한 자긍심을 배우기를 바랬어요. 팔봉선생 밑에서라면 빵쟁이의 마음을 마준이가 깨우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팔봉빵집에서 빵을 배우겠다는 마준이 믿음직스럽기도 했었던 구일중이었어요. 그런데 오직 팔봉선생의 인정서와 봉빵레시피를 위해 마준이가 탁구의 존재도 숨기고, 탁구를 이기기 위해 치졸하게 경합에 임했던 것에 구일중은 실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에요.
유경이와 진지하게 만나고 있다는 말을 하는 마준이에게 구일중이 한번 데리고 오라고 말을 했지요. 마준이가 순간 많이 놀라워 하더라고요. 방으로 뒤 따라온 서인숙에게 자기 아내로 삼고 싶은 여자를 스스로 선택하게 하라는 구일중이었지요. "처음으로 내 눈을 보며 자기의 생각을 말했소. 12살때 빵을 배우겠다고 했던 이후로, 한 번도 내 눈을 보며 자신의 의지를 보였던 적이 없었소. 적어도 후회하는 결혼은 시키지 않을 작정이요".
마준이는 늘 아버지 구일중을 볼 때마다 주눅이 들었을 거에요. 친아들이 아니라는 비밀을 알게 되었으니, 아버지를 똑바로 쳐다보기가 힘들었던 마준이었겠지요. 또한 매사가 마준이의 의사라기 보다는 서인숙의 결정에 따라왔으니, 더욱이나 그랬을 것이고요. 그런 마준이 처음으로 어머니 서인숙의 말을 거부하고, 자신의 의지로 결정을 내린 모습을 보인 것이지요. 구일중은 그런 아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싶어 합니다. 애정없는 결혼이 자신은 물론 상대방까지 불행하게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마준이에게도 불행한 결혼생활을 되물림하게 하고 싶지는 않는 구일중이에요.
다음날 유경을 만난 구일중이 마준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드러내더군요. 사실 이 시대 아버지들은 자식들보다는 일에 매달렸던 세대들이고, 자식사랑을 표현할 줄 모르는 아버지들이 대부분이었어요. 하다못해 자식을 무릎에 앉히거나 예뻐해 주는 것도 팔불출이라고 흉을 잡히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보육원 출신에 부족한 것이 많다는 유경의 말에 "마준이를 진심으로 아껴주고 위해 주게. 많이 외로운 아이야. 내가 해주지 못한 걸 자네가 채워줄 수 있다면 정말 고맙겠네...". 마준이가 아무리 아버지의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아버지에게 두 눈 뜨고 대들어도, 아버지는 이런 사람들인 것 같아요. 말로 사랑하지 않아도 마음으로는 누구보다 걱정하고, 잘되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마음이겠지요. 기른 정이든 낳은 정이든 부모니까요.

팔봉선생, 큰 가르침 남기고 떠나다
서인숙과 한승재의 마준이 지키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일이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치졸스럽기가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졸렬한 한승재는 팔봉빵집 빵에서 쇳가루가 나왔다는 터무니없는 음모를 꾸미고, 결국 팔봉빵집은 3개월 영업정지라는 처분을 받게 만들었지요. 보상을 해달라며 핏대올리는 남자를 수상하게 생각한 탁구와 진구가 미행끝에 알아낸 차량번호는 거성소유의 차량이었고요.
거성으로 찾아간 탁구는 구일중에게 차량조회 증거를 내밀고, 결국 이 모든 일이 한승재가 벌인 일이었음을 알게 되었지요. 척봐도 삼천리구만 이제서야 안 구일중을 위해 해주고 싶은 한마디는, 그러게 등잔밑이 어둡다 잖아요!
"감히 내 아들을 건드린 것도 모자라 하늘같은 내 스승님까지 괴롭히다니, 더 이상 자네의 만용과 패악을 봐줄 수가 없군. 일주일안에 신변정리하고 사표제출하게". 진즉 이렇게 강하게 밀고 나갈 일이지, 하긴 아직도 늦지는 않았지만, 한승재가 이제 직접적으로 구일중을 공격하게 될 것 같아 가슴이 조마조마 합니다. 교통사고를 위장해서 구일중을 죽이려고 했었던 한승재였기에, 더 끔찍한 일도 눈하나 깜빡이지 않고 저지를 것 같아서 말이지요. 
팔봉빵집에 일어난 모든 일이 자신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 자책하는 탁구는 괴롭습니다. 다시는 빵을 만드는 손으로 주먹을 쓰지 않겠다고 미순과 약속했지만, 스승님의 명예를 위해 또 한번 주먹을 써버린 탁구였지요. 한때는 스승님의 제자였던 마준이 팔봉선생 등 뒤에 비수를 꽂은 것이 탁구는 더 슬프고 화가 납니다.
스승님이 쓰러지신 것도 탁구는 죄스럽지요. 쓰러져 자는 탁구를 조용히 부르는 소리는 팔봉선생의 목소리였어요. 제빵복으로 갈아입고 제빵실로 오라는 팔봉선생은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직감하지요. 팡봉선생의 떠나는 길은 마지막 제자 탁구를 위한 가르침의 시간이었어요. 제빵왕 김탁구의 든든한 정신적 지주였던 팔봉선생과의 이별이 정말 많이 슬펐네요. 그냥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게, 그동안 팔봉선생에게 저 역시도 많은 가르침을 받아서, 저의 스승이 떠난 것처럼 슬프더라고요.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물었지요. 빵이 왜 좋으냐고요. "빵에서 나는 따뜻한 냄새가 좋습니다". 탁구가 이번에는 스승님께 묻지요. 왜 빵이 좋으냐고요. "그야 사람이 먹는 것이니 좋지...".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마지막으로 가르치고 간 것은, '이 세상에 사람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라는 너무도 평범한 진리였어요. 팔봉선생이 빵만드는 것이 좋은 이유,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중하고 귀한 '사람', 그 귀중한 사람이 먹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팔봉선생이 탁구의 빵에서 느꼈던 진심이 사람이 먹는 빵을 만드는 빵쟁이의 마음이고, 그 진심을 잊지말라는 가르침이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또 다른 제자 마준이에 대한 숙제을 탁구에게 부탁하고 갔지요. 칼이 들어있던 마준의 빵을 고치지 못한 팔봉선생은 탁구보다 마준이가 더 안타까웠을 거예요. 탁구의 심성이야 걱정할 일이 없지만, 마준이는 팔봉선생의 숙제와도 같았지요. "탁구야, 인생이란 겪는 것이다. 나쁜 일도 슬픈 일도 좋은 일도 기쁜 일도 겪고... 태조는 하나뿐인 네 동생 아니더냐? 네가 평생 안고 가야 할 네 동무니라".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마지막 당부하고 간 것은 마준이었어요. 어른들의 악연으로 꼬이고 꼬였지만, 탁구는 팔봉선생의 말씀이 무슨 말인지 알고 있어요. 마준이랑 빵을 만드는 것이 좋았거든요. 때로는 재수없고 싸가지 없는 행동도 하지만, 탁구의 팔목에 끈을 채워 주었던 녀석이었거든요. 그 녀석이 옆눈으로 째리는 것도 가끔은 귀여웠던 탁구였어요. 동생이니까요. 아버지의 아들이니까요. 
반죽이 발효실에서 오랜 숙성의 시간을 거쳐 발효점에 이르기까지, 오븐에서 노릇노릇 골고루 구어질 때까지 오랜 기다림끝에 좋은 빵이 나오듯이, 마준이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합니다. "빵이 다 구워질 때가지 기다리겠습니다"라고 했던 말은 팔봉선생에게 마준이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지요. 욕심과 질투와 다듬어지지 않는 미성숙의 마준이도 성숙할 때까지 기다려 줘야 겠다는 것 말이지요.
자신의 또 한 제자를 끝까지 보듬고 가는 팔봉선생의 가르침은 탁구에게 남긴 팔봉선생의 유언이었어요. 오래 전 자신이 품지 못해 친한 사람을 잃어야 했고, 봉빵마저 더 이상 구울 수조차 없었던 팔봉의 아픈 상처를 탁구가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랬던 것이지요. 구일중이 탁구나 마준을 미우나 고우나 자식으로 품에 안으려 하는 것과 팔봉선생의 제자에 대한 사랑이 그 궤를 같이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만든 빵이 구워져 나온 시간, 팔봉선생은 그렇게 빵쟁이의 외길 인생에서 긴 휴식에 들어갔습니다. 앉은 채 미동도 하지않고, 잠든 듯 편하게 말이지요. 모든 팔봉빵집 식구들과 구일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팔봉선생은 그렇게 편하게 길을 떠나셨네요. 자신이 아꼈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지막 빵을 남겨주고 말이지요. 제빵왕김탁구의 큰 중심축이 떠난 것 같아 많이 아쉽고 허전하네요.
제빵왕 김탁구의 얽히고 설킨 실타래와 그 상처들을 봉합할 인물 중 한사람으로 팔봉선생이 할 거라 생각했는데, 결국은 모든 것이 구일중과 탁구에게 넘어간 것 같습니다. 마지막 거성식품을 둘러싼 서인숙과 김미순의 정면승부가 터지기 일보직전인 화약고가 되고 있는데요, 마준이가 그 화약고를 향해 달려들 것 같은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하는 것도 느꼈어요. 홍여사가 쓰러진 현장에 남겨진 서인숙의 팔찌를 꺼낸 마준의 눈이 섬뜩스럽더라고요. 설마 서인숙에게 그날 밤일을 알고 있다고 협박을???이런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제빵왕 김탁구입니다. 팔봉선생에게 조의를 표합니다. 팔봉선생 장항선의 묵직한 연기가 좋았다는 것도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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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7 Comment 28
2010.08.21 08:41




제빵왕 김탁구의 드라마로서의 매력은 탄탄한 스토리의 얼개도 있지만, 배우들의 열연 또한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팔봉선생 장항선을 비롯한 전광렬, 전인화, 조성모, 박상면 등 중년배우들의 연기는 스토리를 더욱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는 부분이죠. 드라마를 보면서 처음부터 가장 관심있게 본 인물은 전광렬이 연기하는 구일중이라는 캐릭터였어요. 냉정해 보이면서도 깊이있는 따뜻함이 그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해 준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 외에도 외양만 화려한 집의 기둥뿌리가 썩어가고 있는 것조차도 모르고 있는 듯한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무심함은, 구일중이라는 인물의 가정에서의 고독함과 과묵함이 연결되어 나름의 설득력을 보여주는 캐릭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구일중이라는 인물에 대해 마준이가 비뚤어지게 성장하게 한 책임을 물어 나쁜아버지, 혹은 악인이라는 표현하는 기사를 보고는 조금 갸우뚱해 지더군요. 캐릭터를 표현함에 있어 자극적인 옷입히기를 잘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단순히 마준이에 대해 냉소적이고 정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준이가 삐딱선을 탔다는 식으로 구일중의 캐릭터를 몰아세우기에는 억지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옳고 그름, 누가 나쁘고 착하다의 잣대를 대기전에 구일중에 대해 중요한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같아요. 역시 부모의 시선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어떤 부모가 자식을 진정으로 위하는 부모인가? 에 대한 고민부터 해봐야 할 것 같아요.

구일중은 마준에게 차갑기만 했을까?
저는 여전히 구일중이 마준이가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감추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설사 구일중이 모른다고 할지라도 구일중이 마준이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못해요. 마준이는 26년을 구일중의 곁에서 아버지의 것을 누리고 산 것도 맞고, 탁구는 단 몇개월만을 아버지 집에서 아버지 외에 다른 거성가 식구들을 따가운 눈총 속에서 살다 헤어졌기에 구일중이 탁구를 보는 눈이 더 애틋할 겁니다. 어느 부모가 그러하지 않겠어요. 마준이에게는 아버지로서 물질적인 것은 풍족하게 뒷받침 해줬지만, 정을 한 번도 주지 않은 매정한 아버지라는 시선도 일부분은 구일중을 탓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정을 주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고 단순히 구일중을 차가운 아버지 혹은 악인으로 매도하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습니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구일중이 마준이를 따뜻하게 대해준 적이 거의 없었어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딱 한번 팔봉빵집에서 마준이를 보고 최선을 다하라며 어깨에 손을 얹어주던 날, 처음으로 마준이에게 따뜻한 시선이 느껴졌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날 탁구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존재를 밝히지도 못하고, 구일중의 손수건을 받아들고 가슴에 품고 아버지를 느꼈던 날이었지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구일중은 정말 나쁜 아버지에 악인일까요?
유부남이 집에서 일하는 여자와 부절한 관계를 맺고 아이까지 낳았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용서받지 못할 죄까지는 아니지만(당시 시대상황이라는 것에서도 이해가 가는 부분도 많고요), 도덕적인 비난을 죽을 때까지 구일중이 지고 가야 할 업보일 것이고, 십자가일 것입니다. 서인숙의 말처럼 그 재앙의 씨앗인 탁구로 인해 악연과 악행을 낳았으니까요. 그러나 여기서는 이 부분은 접고 단지 아버지 구일중의 모습만 살펴보고자 합니다.

잘못된 자식을 회초리로 다스리는 것도 부모다
구일중과 마준이의 직접적인 대화가 처음 나온 부분은 탁구와 마준이 미순이 아프다는 유경의 전보를 받고 청산에 함께 다녀왔던 날로 기억됩니다. 마준이가 서인숙의 패물과 현금을 훔쳐서 나갔다가 깡패들에게 빼앗기고, 탁구랑 한승재를 따라 서울로 돌아왔었지요. 집에 돌아 온 마준이와 탁구를 보고 서인숙이 대뜸 탁구에게 "내 돈 훔쳐서 어디다 썼니? 네 애미한테 줬냐?" 라며, 탁구를 도둑취급부터 했었지요. 이 때 마준이 놀랍게도 자기가 훔쳤다고 술술 고백을 했었어요.
그런데 뒷말이 충격적이었지요. "탁구가 필요하다고 해서요". 그러자 구일중이 물었지요. "정말로 탁구가 너한테 돈이 필요하다고 했냐?". 그러자 마준이 탁구를 쳐다보며, "네가 돈 좀 훔쳐달라고 했잖아?". 그리고는 탁구가 너무 안돼 보여서 그랬다며 제 잘못이라며 거짓말을 했었지요. 구일중은 탁구에게 서재로 따라 들어오라고 하고는 자기도 탁구엄마를 찾아 보겠다며 밥부터 먹으라며 나가 보라고 하였지요. 이때 탁구가 물었지오. "더 혼내지 않으세요?" 라고요. 구일중은 "아버지는 아들의 거짓말을 금방 알 수 있단다. 넌 거짓말을 한적이 없잖니?" 라고 했었고, 다음 일요일부터 빵수업을 하자며 작업실로 오라고 했지요. 물론 밖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마준이는 듣고 있었고요.
구일중이 마준이 친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든 몰랐든, 마준이의 말은 실망이었을 겁니다. 만약 마준이 탁구가 훔쳐달라고 시켰다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 지도 몰라요. 마준이에게 다른 사람에 대한 측은지심의 싹정도는 보였을테니까요. 탁구가 그런 일을 시키지 않았을 거라는 것은 구일중은 알고 있습니다. 청산공장에서 빵을 훔쳤다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고물을 팔아서 빵값을 갚으러 왔던 아이였으니까요.
다음 일요일 구일중의 작업실에 나타난 인물은 탁구가 아닌 마준이었지요. 당일 탁구는 한승재의 협박으로 집을 떠나 원양어선에 팔려갈 뻔한 날이었고요. 그리고 14년이 흘러 구일중은 아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가슴에 돌덩이처럼 얹고 살던 혈육 탁구를 말이지요.
그럼 그 동안 구일중은 마준이에게 그 많은 시간 한 번도 사랑을 주지 않았을까요? 단순히 공부시키고 생활비만 대준 아버지였을까요? 그렇지는 않았을 거예요. 빵유학을 가기전에는 구일중과 매주 빵수업을 했을 것이고, 일취월장하는 마준이의 빵실력에 흐뭇해 하기도 했을 겁니다. 드라마 속에서는 생략되었지만,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이 그들에게도 있었을 것이라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구일중이 아닌 마준이었어요. 마준이는 자신이 구일중의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때문에 더욱더 구일중의 인정을 받으려 했고, 매사에 일등을 하려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을 겁니다. 드라마에서는 생략되었지만 공부도 더 열심히 했을 것이고, 빵도 정말 피똥싸듯이 열심히 배웠을 거예요. 그런데도 구일중은 마준이가 탐탁스럽지 않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마준이의 캐릭터를 통해 나타난 것과 같이 지나친 경쟁심과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모습때문이었을 거예요. 서인숙의 말을 통해 보면 여자문제도 많았던 것 같고요. 
구일중이 원하는 아들 마준 1. 가족애
자, 그럼 우리가 아버지의 입장이 되어서 마준이를 한 번 보자고요. 탁구의 존재를 2년이나 숨기면서 탁구를 이기면 그 때 말하려 했다는 마준이에게 구일중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무한 이기주의와 경쟁심에 무조건 최고가 되려고 하는 아들을 볼 때, 그것도 어머니는 다르지만 형인데, "내 자식 목표의식이 투철하구나"라고 엉덩이 톡톡 두드려주고 싶을까요? 아니면 사람 되라고 엉덩이 팡팡 때려 줘야 할까요?
저는 후자입니다. 극중 구일중의 캐릭터 역시도 후자 쪽이었을 겁니다. 출생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는 마준이는 아버지의 꾸짖음은 무조건 탁구때문이었다고 생각했고, 거성가에서 탁구가 잊혀져 갈 즈음에는 아버지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 혹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피해망상증만 키웠지요. 아무리 무심한 아버지라 할지라도 같이 살면서 마준이의 품성이 어떠하다는 것쯤은 구일중은 알고 있는 것들이에요. 그러니 구일중은 마준이에게 더 차갑고 냉정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 시대 아버지들은 "우리 머리 맞대고서 대화로 해결해 보자" 보다는 꾸지람이 되었든, 회초리가 되었든, 자식에게 엄한 아버지들이 대부분이었을 테니까요.
만약 자신의 친아들이 아니라면, 아마 얼굴을 맞대는 일이 죽기보다 싫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치지 않은 이유는 가정을 지키고, 무엇보다 서인숙의 명예를 지켜주고 싶었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구일중 자신 역시 같은 죄를 저질렀기에 서인숙만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도 없었을 것이고요. 애정없이 사는 부부라 할지라도 배우자의 불륜으로 가정을 쉽게 깨지 못하는 복잡한 문제들이 있지요. 사회적인 체면도 있을 것이고, 자림이와 자경이 문제도 있을 것이고 말이지요.
그리고 탁구의 존재를 알게 된 구일중이 마준이가 속인 것에 대해 "널 어찌 용서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차갑게 돌아선 다음날, 마준이 구일중을 찾아가 무릎을 끓고 용서를 빌던 장면이 있었지요. 탁구에게 이기고 그때 말씀드리려 했다면서요. 마준이는 26년을 아버지가 원하는 길로만 갔는데, 몇개월을 산 그녀석을 그렇게 끔찍이 여기냐면서 왜 변명조차 못하게 하느냐고 대들었지요.
구일중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고요. 자그마치 2년이었어요. 마준이가 탁구와 팔봉빵집에 있었던 시간이 말이지요. 서인숙이 알았었더라면 숨길 수도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마준이는 왜 숨겨야 했는지 구일중으로서는 도무지 용서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그리고 탁구와의 경합에서 이긴 다음에 말하려 했다는 말을 듣고는 더 기가 찼을 거예요. 피를 나눈 형제는 아니지만 탁구의 존재를 숨기고, 더군다나 경합에서 이긴 다음에 말하려 했다니, 구일중은 마준이의 비뚤어진 경쟁심이 천륜마저 깨고 있다는 것에 자식이지만 실망을 금하지 못했을 겁니다. 혹이라도 마준이 친자가 아닌 것을 알고 있는 상황이라면 속에서 피눈물이 맺혔을 거예요.
2. 정정당당한 아들
아버지로서의 구일중을 깊게 생각해 봐야 하는 부분은 또 있어요. 2차경합에서 이스트없이 빵을 만들기 위해 거성식품의 발효연구실을 이용하는 마준과 구일중이 마주쳤던 날이었지요. "뒤에서 내 회사사람 이용해서 반칙으로 경합하려고 했어? 너의 승부가 이런 식으로 탁구를 이기겠다는 거였어? 정말 실망이구나. 이기더라도 네 힘으로 이기고, 떨어지더라도 네 실력으로 떨어지도록 해".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구일중이 가장 기초집단인 가정에서의 교육자여야 할 부모의 올바른 모습이었다고 생각했어요. 상대가 탁구아니라 그 누구라 할지라도, 반칙을 이용하는 아들을 자식의 앞날을 생각하는 아버지라면, 반드시 꾸짖었어야 했다고 생각해요. 반칙이 아닌 너의 힘으로 이루라고 말해주는 아버지가 자식을 생각하는 아버지일까요? 아니면 반칙을 묵과해 버리는 아버지가 자식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걸까요?
3. 일등 아들보다는 따뜻한 사람
마준이에게 정을 주지 않는 모습만을 보면서 구일중을 무정한 아버지라고 평하기를 주저하지 않지요. 저 역시 이부분 어느정도는 공감해요. 하지만 성품이 삐딱한 아들을 무조건 감싸는 아버지를 좋은 아버지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마준이의 처한 상황을 마준이의 입장에서 보면, 구일중의 차가움이 더 느껴질 수도, 그리고 정을 받지 못한 마준이가 불쌍하다고 보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마준이를 보면 사랑을 받는 것도 자기 하기 달렸다는 말처럼, 성격적으로 사랑받지 못할 성향들이 너무나 강합니다. 서인숙이 무조건 감싸는 것을 보고 서인숙이 마준이의 장래를 위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마 한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마준이의 잘못을 냉정하게 꾸짖는 아버지 구일중에 대해서는, '그래도 자식을 올바르게 키우려고 하는 아버지구나' 라는 평가보다는 정을 주지 않는 차가운 아버지로만 몰아세우는 것은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부모의 마음은 다 같을 거예요. 성공하고 잘되기도 바라지만, 올바르게 성장해 주기를 더 바랄 겁니다. 구일중이 마준이에게 바라는 것은 최고라는 인정서가 아닐 거예요. 어려서부터 봐왔던 마준이의 못된 심보, 타인에 대한 배려없음, 경쟁심, 이기적인 아이가 아닌 따뜻한 사람일 겁니다. 탁구에게 느껴지는 따뜻함 같은 것 말이지요. 구일중이 탁구를 거성식품으로 불러들이고 싶어하는 마음이 혈통주의때문만은 아닐 거예요. 거성식품의 이념에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거든요. 
구일중이 팔봉선생으로부터 빵을 배우고 빵공장을 세웠던 이유는, 배고픈 사람이 없게 만들고 싶었던 구휼의 마음이 컸었지요. 전쟁후 가난한 시절, 친구가 배를 곯아 죽은 것을 봐야했고, 구일중이 양산빵을 만들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배고픈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도 애국의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었지요. 그 거성의 이념을 구일중은 마준이보다는 탁구가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봤을 겁니다. 친자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말이지요. 
탁구에 대한 열등감으로 자격지심과 질투만을 키우며 망가져 가고 있는 마준이는 구일중을 얼마나 이해하려고 했을까요? 아버지가 원하는 아들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깊은 생각도 없으면서, 아버지의 꾸지람이 자신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는 마준이는 불쌍합니다. 아버지 구일중의 정을 받지 못해 불쌍한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구제불능의 길을 걷고 있기때문에 불쌍해요. 즉 구마준이 그렇게 된 것은 구마준 자신에게 가장 문제가 크다는 말이에요.
"아버지가 차갑게 대하니, 비뚤어질테다"라는 사고방식은 마준이의 열등감에서 나오는 변명에 불과합니다. 어려서는 그럴 수도 있다고 해도, 나이가 몇인데 아직까지 자아라는 개념 자체가 형성되지 않은 모습이에요. 게다가 탁구를 해하려는 것도 모자라, 방화에 절도까지 범법행위마저 서슴지 않았으니, 갈 때까지 가버린 마준입니다. 이렇게 만든 것이 아버지 구일중의 차가움때문에 기인했다고 보는 것은 마준이를 위한 자기합리화의 구실에 불과해 보입니다.
이 드라마의 결말이 신파적인 용서와 화합으로 갈지 권선징악의 구도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전자의 경우라면 제가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구일중의 폭탄발언 속에서 완결지어질 것 같습니다. 홍여사의 죽음에 서인숙과 한승재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구일중이 두 사람을 용서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마준의 경우는 내치기보다는 감동적으로 끌어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서인숙과 한승재에게 마준이의 출생비밀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 버리는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두 사람에게 입도 뻥끗 못하게 할지도 모르고요. "탁구도 마준이도 나, 구일중의 자식이다. 마준이의 비밀은 무덤까지 가지고 가라. 내 아들 마준이가 알게 한다면 한승재 널 죽여버릴 것이다"이러면서요. 물론 밖에서 마준이 이 대화를 듣고 눈물을 한가득 머금겠지요. 그리고 구일중이 바라는 인간다운 사람으로 거듭난다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만약 파멸을 향해 간다면 서인숙, 한승재와 함께 드러누울 자리 열심히 삽질해야 겠지요. 그보다는 콩밥 열심히 먹을 준비부터 해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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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0 11:03




제빵왕 김탁구 22회에서도 많은 이야기들이 정신없이 펼쳐졌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분노하기도 하고, 혀를 끌끌 차기도 했는데요,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권선징악이라는 것보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 일은 반드시 올바른 것에 이른다)이라는 점에 더 무게를 두고 보고 있었어요. 물론 용서하기 힘든 서인숙과 한승재는 권선징악의 댓가를 치뤄야 겠지만, 악연와 악행으로 빚어진 어긋난 것들이 제자리를 찾아 가길 바라고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구마준만큼은 어른들의 악연으로 인한 잘못된 선택으로 벌을 받는 것보다는 개과천선(改過遷善)의 길을 가길 바랬습니다.
그러나 구마준은 그 기회를 스스로 박차고 나가 버렸네요. 마준이는 설빙초 사건을 알면서도 뉘우침을 기다렸던 팔봉선생의 믿음과 기대를 저버리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습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무릎을 꿇은 마준이의 경합에 대한 집착을 잠깐이나마 동정해 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기도 했어요.
그런데 팔봉선생의 질문에 답하는 마준이의 말을 듣고는 오만 정이 떨어지더군요. 선생님의 뜻대로 오직 팔봉선생의 인정서를 받기 위해 2년을 참고 견뎌왔는데, 기어코 떨어뜨려야 했느냐고 눈을 치켜드는 모습은 과거의 마준이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성장하지 못한 절름발이 청춘도 있을까 싶습니다.

2년 전 팔봉선생의 화두에 대한 마준의 어리석은 대답
2년을 팔봉선생의 곁에 둔 이유를 "자신이 못마땅해서 벌주려고 일부러 그런 것 아니냐"고 묻는 장면에서는 드라마의 인물들 중 이토록 피해망상증에 사로잡힌 인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 삐딱한 심성이 놀랍더군요. 팔봉선생이 마준에게 2년의 기간을 주었던 이유는, 탁구에게 누명을 씌우기 위해 제빵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렸던 것을 팔봉선생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떨어진 손수건때문에 말이지요.
팔봉선생이 그 때 마준이에게 중요한 화두를 던졌지요. "빵은 사람이 먹는 음식이다. 한데 빵을 만드는 그 마음에 어찌 칼을 품고 있는거냐?". 그리고 마준이에게 물었었지요. "네 앞에 있는 반죽은 살았느냐? 죽었느냐?" 빵쟁이에게 반죽은 살아있는 생물이다. 그런데 너는 그 생물을 죽였다. 빵쟁이가 절대 해서는 안될 짓을 저질렀다" 라고요. 그리고 인정서를 받으려면 세가지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2년간 버틸 수 있으면 시험을 치르게 해준다고 했었지요.
그 2년 후가 이번 경합이었지요. 마준이는 2년동안 무엇을 포기했는지는 모르지만, 암튼 인정서를 받기 위해 쳐박혀 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갈려면 곱게 나갈일이지 감히 빵을 만든다는 녀석이 팔봉선생의 제빵실 재료실에 불을 지르고는 나갔습니다. 물론 박춘배가 훔쳐오라는 발효일지까지 가지고서 말이지요. 불까지 싸지른 녀석이 잠시 2년간의 팔봉빵집 식구들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팔봉선생과 탁구의 환청을 듣는 장면에서는 거미줄 한가닥만한 용서의 기회가 주어지는 듯했지만, 가방을 들고 나가 버리더군요.
설빙초를 직접적으로 먹이지는 않았지만 탁구의 후각을 없애기 위해 준비했다는 진술만 있다면, 이는 인체상해죄를 물을 수 있을 것이고, 팔봉선생의 발효일지를 훔친 것은 절도죄이며, 제빵실에 불을 냈으니 방화죄까지, 이 명백한 죄목들 앞에 마준이를 어찌 벌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드라마니 욕만 실컷 해주고 있지만, 26살의 흉악범을 보는 듯해서 오금이 저릴 정도입니다. 서인숙과 한승재의 얼굴까지 오버랩되면서 어쩌면 이 년놈들의 피는 특별한 피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욕을 했다지요.;;
불지르고 나가는 것을 보고는 마준은 피해망상증 중증환자로 감옥이 아니라 정신병원으로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뚜렷한 선과 악의 캐릭터로 드라마를 보기는 참 쉽습니다. 나쁜 남자에게도 일말의 동정심과 이해를 가지고 싶고, 어느 부분에서는 감싸고도 싶은데, 마준이나 그 생물학적 부모의 경우는 사람의 생명을 가지고 장난질을 하고 있으니 결코 용서하고 싶지 않습니다.
마준이는 빵을 만들 자격을 스스로 박탈한 셈입니다. 팔봉선생의 화두, 반죽이 살아있는 거라고 보느냐, 죽은 것이라 보느냐?의 화두에 대한 마준의 대답이 제빵실에 불을 지른 것으로 충분히 답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팔봉선생과 박춘배, 비하인드 스토리
마준이를 통해 팔봉선생에게 정체를 밝힌 박춘배는 팔봉선생의 죽마고우이자 라이벌이었고, 한 때는 함께 봉빵을 만들었던 팔봉 버금가는 명장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었을 인물이었지요. 팔봉선생이 탁구와 같은 천재적인 후각을 가진 사람을 딱 한 사람봤다고 했는데, 그 사람이 박춘배(최일화)였지요.
갑수와 인목을 통해 팔봉선생과 춘배의 악연, 그리고 봉빵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역시 박춘배라는 인물과 팔봉선생의 차이는 빵실력이 아니라, 빵을 만드는 마음의 차이가 성패를 갈랐던 이유였더군요. 사람에게 좋은 빵을 고집했던 팔봉선생과 돈을 쫓았던 박춘배의 봉빵대결은 박춘배의 패로 끝나고, 박춘배는 팔봉선생에게 원한을 가진 채 십여년을 자취를 감췄다 복수를 하겠다고 나타난 것이었어요.
개인적으로 갑자기 나타난 춘배의 미심쩍은 행동이 봉빵에 얽힌 스토리도 물론 있겠지만, 팔봉빵집에 대한 조사를 했던 서인숙이 불현듯 떠올랐는지 모르겠네요. 서인숙의 사주를 받고 나타났는지에 대한 의구심마저도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억측일 가능성이 있으니 일단 이 문제는 여기서 패스...
하필 구마준이 춘배의 복수 시나리오에 얽혀 들기는 했지만, 봉빵레시피에 목숨이라도 걸것 같은 마준이었으니 꼬시기는 쉬웠을 겁니다. 그런데 마준이가 원하는 것이 봉빵레시피인지, 팔봉선생의 인정서였는지, 구일중에게 인정받는 것인지, 탁구를 이기는 것인지 이제는 모든게 헝클어진 듯한 느낌이 들어서, 역시 마준이는 심성뿐만 아니라 머리도 모자란 녀석이었다는 깨달음만 얻었네요.
등에 칼을 꽂은 제자, 십수년만에 나타나 봉빵이 자기 것이라며 진정서를 낸 박춘배 등의 문제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팔봉선생은 급기야 쓰러지고 말았지요. 진정서가 접수되었으니 이의제기를 하지 않으면 팔봉선생의 명장타이틀이 박탈당할 것이라고 하니,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요, 갑수의 말대로 시베리아 귤까먹는 소리입니다.
팔봉선생의 명예를 지키는 길은 봉빵을 재현해 보이는 것 밖에는 없는데, 팔봉선생은 쓰러지고, 주종의 레시피가 적힌 발효일지는 마준이 훔쳐 가버렸으니, 막막한 팔봉빵집 식구들입니다. 그런데 미각도 후각도 잃어버린 탁구가 봉빵을 만들어 보겠다고 합니다. 팔봉선생의 명예를 지켜 드리겠다고요. 한 사람 두 사람 팔봉빵집 제빵실 식구들은 탁구와 함께 봉빵을 만들자고 의기투합을 하고, 밤잠을 자지 않고 발효종과 발효점을 찾기 위해 모두 힘을 합하지요. 그러나 탁구의 후각은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실패를 거듭하는 가운데, 주어진 기간 일주일이 지나, 팔봉선생의 대리인으로 탁구가, 춘배의 대리인으로 못된 마준이 녀석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봉빵의 완성으로 가는 길 차세대들의 경합 그 서막이 올랐습니다.
탁구와 마준의 봉빵 경합, 그 승자는?
아마 지금부터 시청자들은 몇가지의 문제로 예측을 하고 있을 겁니다. 일단 누가 경합에서 이길까?가 관심사겠죠. 답은 탁구아니면 마준이겠지요. 저도 이 문제를 두고 수많은 경우의 수를 두고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사실 이 답을 정리하느라 글도 늦어졌네요.
우선 두 가지의 경우의 수가 있겠지요. 하나는 시청자들의 바람대로 탁구가 우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스토리의 전개를 위한 마준이의 잠정적인 우승일 거예요. 마준이가 이긴다면, 다시 탁구가 마준이의 봉빵보다 풍미깊고 맛있는 팔봉선생의 진짜 봉빵을 만들 것이고요.
조건적으로는 마준이 이길 확률이 높습니다. 마준이는 팔봉선생의 발효일지를 손에 넣었으니 발효종을 얻은 상태이고, 더군다 발효점을 찾을 수 있는 천재적인 후각을 가진 춘배가 있으니까요. 마준의 빵실력도 탁구보다는 한수 위고 말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탁구의 우승을 예측하고 싶습니다. 아마 이번 시연에서 이기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팔봉선생이 깨어난 후 도움을 받으면 진정한 봉빵을 완성시키게 되겠지만요.
탁구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는 데에는 몇가지 탁구의 능력 때문이기도 합니다. 탁구가 미각과 후각을 잃었다는 것은 마준이도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드라마에서는 아직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보였지만, 탁구의 꿈에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냄새를 못맡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버려라. 두려움을 버리면 모든게 다시 괜찮아 질거다"라는 팔봉선생의 말에 탁구는 냄새를 듣습니다. 바로 발효가 일어나는 소리를 말이지요. 그리고 발효소리는 탁구의 후각을 깨우고, 탁구는 냄새를 듣습니다. 2년간 매일 반죽했던 손이 가장 좋은 반죽상태를 기억했듯이 탁구의 청각은 발효의 냄새를 기억나게 한 것이지요.
드라마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두려움을 떨친 탁구의 미각과 후각까지 돌아왔을지도 몰라요. 갑수형이 준 특효약의 효과가 쪼매 있겠지만요. 아마 탁구가 갑수형이 준 약때문에 나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고마워하는 장면도 다음회에 맛보기로 보여줄 지도 모르고요.
그러나 탁구의 청각이 후각의 기억까지 깨웠다고 해도 탁구가 봉빵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거예요. 탁구의 미각때문입니다. 물론 팔봉선생의 봉빵을 먹어봤던 미순이와 인목, 그리고 갑수가 맛을 판별해 주기는 하겠지만 맛을 느끼지 못하는 탁구로서는 답답해 미칠 지경일 거에요.

탁구는 팔봉선생의 봉빵을 알고 있다?
저는 탁구가 봉빵맛을 알아낼 거라는 확신을 하고 있답니다. 왜냐면 탁구는 딱 한 번 봉빵을 먹은 적이 있었거든요. 혹시 기억하시나요? 12살 탁구가 팔봉선생을 부두에서 처음 만났던 날 팔봉선생이 빵을 건넸던 것을요. 제 생각에는 그 빵이 봉빵이었을 것 같아요. 탁구가 그때 말했지요. "할배도 솜씨가 좋으신 모양이네요. 맛이 좋네요" 라고요. 탁구는 마준이의 봉빵을 먹어 볼 수는 없었지요. 미각을 잃었으니까요. 그런 탁구가 자신있게 제빵협회의 시연참석 요구에 나선 것은 봉빵을 완성했기 때문일 거에요. 탁구의 미각도 돌아왔고, 돌아오지 않았다 할지라도 미순이가 감별해주기는 했겠지만, 탁구는 팔봉선생의 봉빵을 만드는 데에 성공했을 겁니다. 12년전 먹었던 봉빵 맛의 기억을 찾았을 거라는 것이지요. 
그럼 만약 이번 진짜 봉빵의 주인을 찾는 경합에서 탁구가 이긴다면, 왜 완벽한 레시피를 가진 마준이는 질 수 밖에 없을 지도 생각해 봐야 겠습니다.
우선 빵에 대한 빵쟁이의 마음에서 마준이는 결코 탁구를 이길 수가 없을 겁니다. 탁구의 빵과 마준의 빵은 결정적으로 차이가 있어요. 팔봉선생이 거칠고 투박하지만 탁구의 빵에서 느껴졌던 진심이 담겨져 있었다고 했지요. 탁구의 봉빵에는 스승님의 명예를 지키려는 진심이 담겼지만, 마준의 빵에는 복수와 승부에 집착한 욕심의 칼만이 들어가겠지요. 좋은 빵을 만들고자 했던 팔봉선생과 돈을 쫓는 빵을 만들었던 춘배의 빵처럼 맛은 비슷하지만 빵의 성질은 달랐던 빵처럼 말이지요.
스승님의 명예를 찾기 위한 탁구, 복수의 칼이 들어있는 춘배와 마준의 빵은 그 기운이 다를 것이라는 거지요. 마준이는 1차경합에서 빵이 차가운 느낌이 난다는 평을 받았는데요, 마준이의 빵은 더 차가우면 차가웠지 따뜻한 기운을 담아낼 수 없었을 거예요.
이는 심리적인 빵맛이니 빵쟁이의 평가에 맡기기로 하고요, 결정적으로 마준이가 지는 이유는 레시피에 있을 것입니다. 팔봉선생의 레시피는 적어도 20년이 된 레시피에요. 인목이 말했듯이 그때와는 기후와 환경이 달라졌다는 말을 했었지요. 바로 이점에 중요한 핵심이 숨어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준이와 춘배는 발효일지에 있는 레시피에 충실한 봉빵을 만들 것이지만, 탁구는 아버지에게 배운 습도 감지 손사위, 청각, 12년 전 할배의 빵, 그리고 손의 기억 등이 이끄는 빵을 만들겠지요. 마준이의 봉빵은 20년전의 레시피기에 달라진 기후나 환경이 계산되지 않은 교과서적인 봉빵일테고, 탁구의 것은 마음의 눈으로, 기억하는 맛으로, 듣는 냄새로 만들 것이기에 교과서 봉빵과는 풍미와 맛도 다를 거예요. 빵도 달라진 환경에 맞게 레시피도 수정되고 발전되어야 했는데, 마준이의 봉빵은 십수년전의 변화하지 않은 주종레시피였으니 어떤 것이 더 맛있을까요? 
마준이 과거의 봉빵을 완벽하게 재현했다고 할지라도 맛과 풍미는 탁구의 봉빵이 훨씬 좋은 느낌이었을 거라는 것이지요. 물론 심사위원이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고 평가할 지는 모르겠지만요. 탁구는 팔봉선생의 명예를 지킬 수 있을까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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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18
2010.08.19 09:12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는 제빵왕 김탁구는 그동안 수면 아래 잠겨있던 드러내지 않고 있는 비밀들을 한꺼번에 터뜨렸습니다. 마치 거대한 빙산이 모습을 드러낸 듯합니다.
서인숙의 유인작전에 말려든 김미순이 모습을 드러냈고, 미순을 통해 홍여사의 죽음에 한승재와 아내 서인숙이 관계있다는 것을 눈치채 버린 구일중, 열등감과 질투심을 이기지 못하고 잘못된 선택으로 악의 깊은 수렁 속에 빠져들고 만 구마준, 그리고 의문의 벙거지 아저씨 춘배까지 화해가 아닌 단죄로 가는 듯한 드라마의 전개는, 선과 악의 분기점이 어디였는지조차 모호할 정도로 그 색깔들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후각잃은 탁구, 눈이 즐겁고 손이 즐겁다. 왜? 빵을 만드니까.
다행히 후각과 미각을 완전히 상실할 정도의 양을 먹지는 않았지만, 탁구가 먹은 것이 설빙초였네요. 마준이의 감기약이 설빙초였다는 것을 알게 된 진구와 팔봉선생은 탁구의 미각과 후각이 마비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팔봉선생은 마준이를 내치지 못합니다. 탁구도 마준이도 팔봉선생의 제자이고, 그보다는 탁구와 마준이에게 이번 사건을 통해 더 큰 것을 가르치고 싶기 때문이에요. "곤경에 처하면 극복할 기회를 줘야 하고, 잘못을 저질렀으면 만회할 기회를 줘야 하는 법"이라며 일단 두아이를 지켜 보자고 하였지요.
팔봉선생의 깊은 뜻을 탁구와 마준이는 모르고 있지만, 사람은 그릇대로 커 가나 봅니다. 탁구는 곤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번 경합의 주제에 맞는 빵을 만들었고, 마준이는 만회할 기회마저 개밥그릇 차버리 듯 차버렸으니, 이를 어쩌면 좋을까 싶습니다.
탁구와 마준의 대화를 엿들어 버린 미순이도 설빙초때문에 탁구가 미각과 후각이 마비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모르고 먹였지만 미순은 자기의 잘못같아 어쩔줄 몰라하지요. 아무 냄새도 맛도 느끼지 못하는 탁구를 지켜볼 때마다, 미순의 가슴에 미안함이 바위처럼 얹혀 옵니다. 탁구가 잃어버린 미각과 후각을 찾을 때까지 탁구의 코와 혀가 되어 주겠다는 미순은, 대신 탁구가 자신의 후각때문에 생각해내지 못했던 탁구의 능력을 깨닫게 해주었지요. 2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반죽을 만들던 손의 감각, 그 손의 기억을 탁구에게 일깨워준 것이에요. 미순이 짱!
탁구는 냄새를 맡지 못해도, 맛을 느끼지 못해도 손으로 전해지는 반죽을 감각으로 느끼게 됩니다. 손이 기억하는 반죽 발효점이었던 것이지요. 밤새도록 반죽을 치대도, 미순에게 매번 퇴짜를 맞는 빵이 구워져 나와도 탁구는 즐겁습니다. 탁구는 빵만드는 것이 좋았거든요. 빵냄새가 좋아서 빵을 만들었던 것이 아니라, 빵이 좋아서 빵을 만들었던 즐거움을 깨닫게 된 거예요.
즐거운 마음으로 만드는 빵, 곰보퉁이 빵이어도, 밀가루 냄새가 나는 빵이어도, 딱딱한 빵이어도 탁구는 좋습니다. 이스트없이 만드는 빵, 이스트 대용으로 김치며, 요거트, 젓갈, 막걸리, 청국장에 와인까지 이것저것 써보면서 빵을 굽는 탁구, 성공은 못했어도 별난 녀석들이 들어가서 달맛나는 빵이 구워져 나온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이스트만 있으면 진짜 빵이 될 것도 같습니다.
탁구는 이제는 첫사랑 유경이도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별할 준비조차 주지 않았던 유경이었지만, 유경이 행복해지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으로 됐다 싶은 탁구에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폭행을 받으며 행복하지 못했던 유경이, 그래서 유경이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살게 하고 싶었는데, 매일 유경이를 위한 빵을 굽고 싶었는데, 탁구에게 아직은 그런 행복은 허락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버지 집에서 버림받고, 엄마를 잃고, 시력을 잃을 뻔하고, 수없이 죽음의 문턱을 다녔던 탁구가, 제빵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면서 빵만드는 것이 좋아 엄마에게는 미안하지만 조금은 웃어도 되지 않느냐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탁구에게는 탁구가 감당해야 할 아픔이 남아있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탁구는 유경을 보내는 아픔도 이겨보려고 합니다. 유경이가 행복하고 싶다고 하니까요. 마준이 그 자식에게는 유경이 가지 말았으면 싶은데, 차마 유경을 붙잡지 못하고 돌아서서 울고 마는 탁구입니다. 그렇게 유경과 탁구는 서로의 마음을 감춘채 사랑도 어긋나 버리고 마나봅니다(괜찮아, 탁구야! 미순이가 훨 낫더라). 
탁구는 몰랐겠지만, 팔봉선생의 제2차 경합주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은 빵'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에요. 재미있는 빵은 재미있는 생각에서 나오는 빵이었던 것이었어요. 탁구가 경합에서 통과한 이유입니다. 미순이 역시 사용하지 못하는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이용해서 케익을 만들었지요. 밀가루대신 쌀가루를 이용해서 색다른 맛을 보여준 미순의 케익도 마찬가지로 통과입니다. 탁구와 미순이는 경합주제에 맞는 빵을 만들었고, 색다른 재료들을 사용한 기발난 생각들은 경합주제 '재미있는 빵'을 말하고 있었던 것이었지요. 
마준이 경합에서 불합격한 이유
설빙초를 먹은 탁구는 미각과 후각을 잃게 되고, 마준은 자신의 뜻이 아니었다며 반성조차 하지 않으며 탁구를 위협하는 것을 보니, 한승재와 서인숙의 나쁜 피만 쏙 빼닮은 마준이의 모습이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로 소름이 끼칩니다. "이건 내 뜻이 아냐, 네 운명이다. 김탁구"라는 방백을 듣는 순간, 마준이가 제 옆에 있었으면 때려줬을 겁니다. 제 손으로 안먹였으니 제 잘못은 아니라는 마준이, 한대 맞자. 퍽!
약을 먹인 착한 미순이가 후각을 마비시킨 것이 자기때문이라는 것을 알면 괴로워할 거라고, 함구하라고 협박하는 모습은 가증스럽기 그지 없어서 마준이에 대한 한가닥 동정심마저 달아나게 할 정도에요. 치졸하게 미순이를 가지고 협박까지 하다니, 한대 더 맞자, 퍽퍽!!
마준이의 탁구에 대한 열등감과 비열함은 유치함을 넘어서 사람의 탈을 악마의 모습같아 대놓고 못난 놈이라고 욕을 해주고 싶습니다. 때려서 철이 든다면 실컷 두들겨 패주고 싶은데, 마준이는 그런 것으로는 통할 녀석도 아니고 사고방식을 바꿔놓지 않으면 영영 사람되기가 힘들 것 같아요.
탁구도 저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마준이에게 강한 의지를 보여 주었지요. "내가 포기하면 네가 이기는 거잖아. 그래서 더 못해. 네가 이런 식으로 날 한 번 이기게 되면, 앞으로 넌 또 다른 누군가한테도 이런 잘못된 방법으로 계속 이기려 들겠지. 그래서 이런 식으로는 네가 아무 것도 이길 수 없다는 걸 보여주려고... 그래야 네가 두 번 다시 이런 틀린 방법을 쓰지 않을 것 아냐?"
탁구는 초등학교도 졸업을 못했고, 마준이처럼 빵을 정식으로 배우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하나는 알고 있다고 말하지요. "너처럼 살면 안된다는 것", 이기기 위해 다른 사람을 짓밟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 비열한 술수로 다른 사람을 이기는 것이 진짜 이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지요. 그것이 탁구의 자존심이라고요.
지금까지 아무리 마준이가 나쁜 짓을 했더라도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하던 탁구가 마준이의 정곡을 찌르는 모습이 통쾌하기도 했습니다. 마준이라는 녀석이 자존심은 지키고 싶어하는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는 분명해요. 자존심보다도 못난 자격지심이 강한 녀석이라는 것말이지요.
벙거지 아저씨의 유혹을 받아들이는 마준이는 결국 경쟁심에만 사로잡힌 구제불능 욕망덩어리였어요. 2차경합에서 마준이가 만든 빵은 팔봉선생을 놀라게 했습니다. 팔봉선생의 전설의 봉빵 맛이었기 때문인 듯 싶었어요. 그런데 최종결과에서 팔봉선생은 마준에게 불합격 판정을 내렸지요. 모든 제빵실 식구들의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라운 일이었지만, 가장 눈 튀어나게 놀란 사람은 마준이었을 거예요. 마준이는 분명 이스트없이, 그리고 팔봉선생의 발효일지에서 본 봉빵레시피 주종(酒種)을 이용한 빵을 성공했다고 확신했을테니까요. 더구나 정체불명의 벙거지 아저씨가 봉빵을 만든 장본인이라 했으니 말입니다.
마준이가 만든 빵을 먹어 본 팔봉선생의 눈매가 날카로워지며, 미준이에게 "네가 만든 레시피가 맞느냐?"고 물었지요. 팔봉선생은 분명 마준이가 주종의 비밀을 밝혀내지 못했다는 것은 알았을 것이고, 직감적으로 춘배의 개입을 눈치챘을 거예요. "거자필반(去者必返)-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라는 편지를 돌멩이에 싸서 보낸 사람이 춘배라는 것을 알고 있는 눈치더군요.
팔봉선생이 레시피를 누구에게 받았느냐고 채근할 지는 모르겠지만, 마준이의 불합격 사유는 충분해 보입니다. 왜냐면 마준이의 주종빵에 대한 설명 자체에서 마준의 레시피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에요.
마준이가 "막걸리에 효모를 섞어 막걸리종을 만들고, 액종을 만든 뒤 발효시킨 다음, 빵을 만들었습니다. 속은 주종빵과 가장 잘 어울리는 팥앙금을 썼고요"라고 했었지요. 막걸리에 효모를 섞어 막걸리종을 만들어서 발효시켰다고 했는데, 이는 마준이가 기적처럼 풀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주종빵과 가장 잘 어울리는 속을 마준이는 어떤 시행착오나 다른 재료를 시도하지 않고, 바로 봉빵의 속이었던 팥앙금을 썼다는 말을 해버렸던 것이지요. 한 번도 봉빵을 먹어보지 않았던 마준이 팥앙금을 사용할 생각을 했다는 것은, 누군가의 정확한 제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던 것이지요. 마준이는 주종빵과 가장 잘 어울리는 속이 팥앙금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던 것일까요? 더구나 이것이 베일에 싸인 봉빵의 비밀과도 관련이 있으니, 팔봉선생의 노여움을 산 것은 당연했을 겁니다.
또한 마준이의 빵을 먹은 팔봉선생은 분명 춘배의 빵맛을 알아차렸을 겁니다. 마준이에게 춘배가 레시피를 알려주는 대신 부탁하나가 있다고 했었지요. 역시 추측해 보건데, 팔봉선생과 춘배가 결별하게 된 봉빵의 결정적인 결함물질을 마준이의 빵에 사용하라고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 맛을 느끼고 팔봉선생은 즉시 춘배의 레시피였음을 알게 되었을 것이고요.
마준이의 불합격 사유에는 마준이가 사용한 레시피 재료 중 하나가, 빵을 만드는데 재미없는 재료였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팔봉선생이 마준이에게 춘배를 만났느냐는 말을 직접적으로 물어볼 것 같지는 않아요. 그렇다면 이유를 말해야 하는데, 마준이가 사용한 재료중 하나가 인체에 해로울 수도 있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는 재료가 있었을 것이고, 제빵사가 그런 모험을 하기에는 즐거운 마음보다는 조마조마 불안한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마준이도 빵에 대한 기본지식이 있기에 춘배가 준 레시피를 100% 신뢰할 수만은 없었을 거예요. 팔봉선생이 이것을 지적하면서, "너의 빵은 재미있는 빵이 아니라 불안한 냄새가 난다" 이런 설명을 했을 수도 있을 것같아요.
마준이는 부정행위로 자신의 빵을 만들지 않았을 뿐더러, 제2차 경합의 주제와도 전혀 상관이 없던 빵을 만들었던 것이지요. 마준이를 통해 팔봉선생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려 온 춘배(최일화)할아버지라는 인물은 봉빵때문에 팔봉선생과 원한이 있는 인물같아 보이더군요. 썩 좋아보이는 사람은 아닌 듯 싶어요. 팔봉선생과 춘배가 같은 스승밑에서 배운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시험치는 학생에게 일종의 답안지를 유출시켜, 팔봉선생에게 "나, 춘배요. 춘배가 돌아왔소이다" 라고 경고장을 보내는 걸로 보아, 3차경합은 봉빵의 비밀을 푸는 것으로 귀결될 것같습니다. 마준이가 2차경합에서 불합격을 했으니 결국 3차경합은 봉빵의 완성을 주제로 한 팔봉선생과 탁구, 그리고 춘배아저씨와 마준의 팀대결로 가는 것은 아닌가 싶네요. 그 과정에서 팔봉선생과 춘배의 과거 봉빵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와 팔봉선생의 손목에 있는 흉터의 비밀도 밝혀지겠지요.
도대체 봉빵이 뭐길래 과거와 현재까지 그 악연이 이어지고 있을까요? 누가 봉빵을 완성할 지 갈수록 흥미진진한 제빵왕 김탁구입니다.

*사진 업로드에 오류가 있어 재발행했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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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6 07:51




미각과 후각을 잃을 지도 모르는 설빙초를 먹은 탁구, 시청자들은 과연 탁구가 미각과 후각을 잃을까? 설빙초를 해독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대단한 추리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제빵왕 김탁구는 시청자들에게 약초 공부까지 시킬만큼, 폭발적 화제를 부르고 있는데요, 저는 이 글에서 조금 다른 생각을 올릴까 합니다. 반반확률 게임같은 생각이지만, 분명 탁구는 설빙초로 의심되는 액체를 꿀꺽 삼겼고, 막으려던 마준은 한 발 늦었어요.
그런데 탁구가 마신 것이 설빙초였을까 에 대해서 몇 가지 의문과 함께 탁구가 먹은 것이 설빙초가 아니었을 가능성에 대한 단 1%의 희망을 가지고 싶어서 드라마의 정황들을 정리를 좀 해봤어요. 물론 확률은 반반이고, 작가의 손에 달렸겠지만 저는 탁구가 마신 것이 설빙초가 아니었을 거라는 것에 1%의 작은 희망과 99%의 의심을 품고 있습니다.
탁구는 설빙초액을 먹지 않았다?

우선 탁구가 설빙초를 먹지 않았을 가능성을 뒷받침해 줄 인물이 두 사람이 있는데요, 팔봉선생과 조진구에요. 마준이의 수상한 약병을 팔봉선생과 조진구가 예리하게 보고 있었거든요. 두 사람 모두 마준이가 탁구에 대해 열등감에 경쟁심이 병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요. 그리고 마준이 성품이 따뜻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팔봉선생이 감췄을 가능성: 팔봉선생의 경우는 예전에 마준이가 밀가루 반죽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려 탁구에게 누명을 뒤집어 씌운 것까지도 알고 있지요. 기억나실 겁니다. 마준이가 흘린 비싸 보이는 손수건때문에 들통났었던 일 말이에요. 또한 팔봉선생은 자신의 방에 들어가서 발효일지를 훔쳐보는 마준이도 보았고, 빵만 생각하는 탁구에게 마준이 결코 이기지 못한다는 말까지도 해줬었지요. 이는 팔봉선생이 마준이의 머리속을 훤히 읽고 있다는 뜻일 겁니다. 미순이 엄마가 세탁물에서 마준이의 약병을 발견해서 제빵실 식구들과 약에 대한 농담을 주고 받을 때, 마준이 나타나 약병을 가로채자 유난히 눈빛이 반짝이는 인물이 있었지요. 바로 조진구와 팔봉선생이었어요.
팔봉선생보다는 조진구가 내용물을 바꿔치기 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팔봉선생이 바꿨을 가능성도 큽니다. 마준이가 등 뒤로 감춘 약병을 팔봉선생이 미심쩍게 보는 장면이 있었는데, 마준이 안채를 급히 뛰어 올라갈 때 팔봉선생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올려다 봤었지요. 팔봉선생도 등뒤로 감춘 것이 마준이가 둘러댔던 감기약이 아니라는 것쯤은 짐작했을 거예요. 탁구에게 쓸 독약이라는 것까지는 의심을 하지 못했겠지만, 좋은 것은 아닐 거라는 짐작은 했을 겁니다. 팔봉선생은 마준이 이스트 대용물로 사용할 새로운 발효종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고, 마준이의 약병이 궁금했겠지요. 그래서 마준이 몰래 약병을 살펴보고 독약이라는 것을 알고 내용물을 바꿨을 가능성도 있지요.
또 하나 팔봉선생이 마준이의 약병이 설빙초라는 것을 알았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마준이가 발효일지를 훔쳐봤을 때 팔봉선생이 말했지요. "너에게 탁구처럼 뛰어난 후각이 있다면 모를까 네 실력으로는 12일만에 발효종을 찾아낸다는 건 무리다"라고요. 작업실에서 발효종에 관한 책에서 설빙초에 대한 것을 읽다가 신경질적으로 책을 덮던 장면이 있었어요. 화면으로는 나오지 않았지만 마준이 분을 참지 못하고 책정리를 하지 않고 나가고 팔봉선생이 마준이 보던 설빙초에 대한 부분을 봤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지요.
평생 발효일지를 써온 팔봉선생이 설빙초에 대한 것도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리고 마준이 왜 설빙초에 관심을 가졌는지도요. 바로 탁구의 후각에 대한 질투라는 것을 말이지요. 그리고 마준이 뒤에 감춘 약병을 보고 팔봉선생은 그 약이 설빙초라는 것을 짐작했을 가능성이에요.
팔봉선생의 경우는 두가지의 추측이 가능한데, 한가지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설빙초임을 알고 마준이 방에서 내용물을 바꿨을 가능성이고, 다른 하나는 탁구의 미각과 후각을 돌아오게 할 해독제를 알고 있을 거라는 거겠지요. 탁구가 설빙초를 먹었다면 후자인 해독제를 찾는 역할을 팔봉선생이 할테고요. 
하지만 확률적으로 팔봉선생이 그랬을 가능성은 조진구에 비해 낮은 편이에요. 팔봉선생은 제자들의 방에 들어간 일이 거의 없었고, 윗층에 올라간 일도 드물었던 것을 보면 마준이의 개인소지품을 훔쳐봤을 것 같지는 않아요. 그래도 늘 탁구에 대한 열등감에 잡혀 살고 있는 마준이가 어떤 나쁜 짓을 꾸미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전에 방지할 목적으로 마준이 물건을 검사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음으로 탁구의 수호천사 조진구가 바꿔치기를 했을 가능성입니다: 조진구는 마준이가 그 비밀약병을 들고 골똘히 고민하고 감추는 것을 세번을 봤었지요. 한번은 탁구가 마준에게 "나는 너하고 여기서 빵을 만드는 게 즐거워. 어쩌면 너랑 내가 우리 부모님이 못했던 것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 같아"라고 하자, 열등감이 더 폭발해 버린 마준이 "네까짓게 나에 대해서 뭘 안다고. 냄새없이는 빵도 못만드는 주제에..."라며 카세트를 찾으며 제빵실을 나와버렸던 때였어요. 1층 빵집에서 약병을 꺼내 손에 들고 있던 마준이를 들어오던 조진구가 봤었지요.
그리고 탁구방에서 마준이 물병을 들고 있던 수상스런 행동을 보고 물냄새를 맡아 보기도 하고, 혹시 몰라 물을 쏟아버리기도 했었지요. 마준이가 탁구에게 좋은 일을 할 것 같지는 않고, 이때부터 조진구는 마준의 일거수일투족을 눈여겨 보고 있었을 거예요. 
저는 조진구도 어렴풋이 마준이와 탁구와의 관계를 눈치채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구일중이 탁구를 찾아 왔던 날 밖에서 탁구와 구일중이 있는 제빵실을 올려다 보고 있던 마준이를 진구도 봤었지요. 마준이와 탁구, 그리고 구일중 세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어렴풋이 내막이 있을 거라는 것은 알았을 거라는 거지요. 더구나 진구는 탁구가 구일중의 아들이라는 것도 알고 있고, 마준이 프랑스와 일본에서 빵유학을 하고 왔다는 것까지도 팔봉빵집 식구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빵유학까지 다녀 온 마준이와 구일중이 팔봉선생의 제자이고 팔봉빵집에 가끔 온다는 것과도 연결지어 보면, 유학파 부잣집 재수없는 녀석이 구일중의 아들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진구도 하고 있을 거라는 거지요.
탁구와 미순에 대한 것도 진구가 알고 있으니 마준이가 구일중의 아들이라면, 왜 그렇게 탁구를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 지도 눈치챘을 거라는 것이지요. 진구는 서태조라는 이름 때문에 확신을 하지는 못하지만, 구일중과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의심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조진구가 결정적으로 마준이의 약병이 탁구에게 위험한 것일 거라는 것을 확신한 것은 빨래감에서 나왔던 약병을 마준이가 가로채면서 감기약이라고 둘러댔을 때였어요. 진구는 그 약병을 빵집에서도 마준이가 들고 있었던 것이고, 탁구의 물병과도 관계있었을 것이라는 걸 직감했겠지요. 그리고 마준이가 약병을 등뒤로 감추는 것을 보고 조진구이 눈이 예사롭지 않게 날카로워졌어요.
뒤이어 나온 장면은 미순이 탁구가 엄마를 찾으려고 한푼두푼 모은 통장을 깨서 한달 월급이 되는 키세트를 사왔다는 말을 해주며 "바보같은 녀석 아니냐"며 마준이를 괴롭게 하던 장면으로 이어졌지요. 마준이는 카세트와 약병을 책상서랍에 넣어버렸고요.
제가 추측하건데 마준이가 약병을 뒤로 감출 정도로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아래층에서 조진구가 따라 올라왔을 것 같아요. 복도 한 쪽 끝에서 미순이가 마준이 방문앞에서 조잘조잘 거리는 것을 지켜보다 미순이 자기방으로 가버리자 조진구는 열려진 방문을 통해 마준이가 약병을 서랍에 넣는 모습을 지켜봤을 거라는 거지요. 조진구는 분명 약병이 탁구에게 이롭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고, 마준이의 방에서(물론 마준이 없는 틈을 타서) 약을 쏟고 먹어도 이상이 없는 다른 액체를 채웠을 겁니다.
따라서 미순이가 탁구에게 먹인 것은 설빙초가 아니었을 거라는 거지요. 탁구가 쓰러지자 약을 사러 달려간 사람이 조진구였는데, 이 역시 조진구가 약을 바꿔치기 했을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했어요. 상황의 긴장감을 더해주기 위해서 말이지요.
진구가 탁구를 들쳐업고 안채로 들어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준이가 제빵실에서 제빵실 식구들이 미순이 엄마가 벌써 마준이 감기약을 찾아서 먹였을 거라는 말에 마준이 당황해서 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고, 만약 진구가 아닌 재복이가 갔으면 진구가 다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마준이를 보고 있으면 시청자들에게 긴장감을 주지 못하잖아요. "아, 우리의 진구형이 미리 손을 썼구나! 탁구는 설빙초를 먹은 게 아냐" 라며 마음을 놔버릴테니까요.ㅎ;;

무엇보다 설빙초를 감기약이라고 말한 것을 팔봉빵집 식구들이 모두 다 들었는데, 만약 탁구가 먹고 미각과 후각을 잃는 부작용을 보인다면 마준이는 팔봉빵집에서 있을 수 없습니다. 진구나 팔봉선생이 의심하는 마당에 그런 마준이가 팔봉빵집에서 머물 수는 없을테니까요. 그러면 드라마 스토리 전개상으로도 경합은 물론이거니와 팔봉빵집에서 빵을 배우는 과정에서 탁구와의 갈등을 보여줄 수가 없게 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탁구는 미각과 후각을 잃을 것이다
탁구가 설사 설빙초를 먹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당분간은 탁구는 미각도 후각도 잃어버릴 수 있어요. 바로 탁구에게 깊어진 마음의 상처때문에 말이지요. 오직 탁구의 가슴에 담은 여자라고는 엄마와 유경이 밖에 없었는데, 2년간을 하루도 빠짐없이 유경이 만날 생각으로 빵을 만들었는데, 다른 사람도 아닌 마준이와 교제를 한다는 말에 탁구는 하늘이 무너져 내린 심정이에요.
탁구가 예전에 했던 말이 있었어요. 탁구는 아파도 아플 수조차 없었다고요. 엄마를 찾아야 했기때문에요. 바람개비 문신을 찾아 뒷골목 양아치들을 찾아다니며 싸우고 얻어터지고 피가나고 뼈가 부러져도 병원에도 가지 않았던 탁구였다고요.
그런 탁구에게 하늘 반쪽이 무너져 버린 것이지요. 유경이라는 첫사랑의 하늘이 말이에요. 열이 펄펄 끓을 정도로, 재미있는 빵 따위는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고 싶을 정도로요, 빵 만드는 것이 하나도 재미없고 더 이상 빵에서 냄새도 나지 않고, 무슨 맛인지도 모를 탁구일 겁니다. 실연의 상처가 탁구의 미각과 후각을 잃게 할 것이라는 거예요. 물론 심리적인 마음의 병에서 온 증세지만요. 아마 제 추측이 맞다면, 진구 혹은 팔봉선생은 당분간 마준이에게 비밀로 할 것같아요. 입맛 잃어버린 탁구를 보는 마준이는 진짜로 탁구가 먹은 것이 설빙초였다고 자책하게 될 것이고, 마준이 죄책감으로 마음이 조금씩 열려갈 것 같거든요. 무엇을 위해서? 바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을 만들라는 경합주제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조심스럽게 설빙초를 통해 이번 경합의 주제의미도 제 나름대로는 파악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글로 정리하겠습니다. 탁구가 설빙초를 먹었을까요? 아닐까요? 저는 먹지 않았을 거라는 것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데 궁금한 대답은 다음 방송에서 확인해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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