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탄생'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4.20 '동이' 장옥정의 손동작 암호에 담긴 비밀은? (34)
  2. 2010.03.31 '동이' 시선 사로잡은 한효주와 지진희, 그리고 재미있는 옥의 티 (27)
  3. 2010.03.09 '지붕뚫고 하이킥' 저주의 결혼식, 웃음잃은 시트콤 (45)
  4. 2010.03.03 '부자의 탄생' 식상한 소재, 지현우 믿고 가겠다? (26)
2010.04.20 07:19




첫회부터 지금까지 제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장익헌 대감과 장옥정의 가위바위보 손동작의 비밀이었어요. 그 손동작은 대사헌 장익헌 영감의 죽음 배후와 누명을 쓰고 죽은 검계 수장 최효원의 무고를 밝혀주는 것이기도 하기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었지요. 이를 목격한 사람은 어린 동이뿐이었고요. 비밀이야 풀라고 있는 것인데. 손동작에 담긴 비밀은 한참 후에나 풀릴 것 같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계속 풀릴때까지 생각에 몰두하는 타입이라 동이 9회까지 보면서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아 드라마를 보는 중에도 의미를 생각하느라 딴생각에 빠지게 되네요. 그래서 목마른 사람이 우물판다고 며칠동안 낑낑대고 풀어봤는데, 그럴 듯한 답을 찾은 듯 싶습니다. 물론 워낙 이중 삼중으로 의미를 숨기는 게 제작진이기에 정답이 아닐 가능성이 높지만, 솔직히 드라마에 몰입하기가 힘들다보니 뻘짓만 하고 있게 되네요.
이번 9회는 사건 전개도 지루하고, 우르르 대거 출동한 새 인물들에 대한 신고식만 치룬 느낌입니다. 장옥정 사가에서 약재를 지은 약방 의원이 변사체로 발견되어 포청으로 끌려간 동이가 위기에 처했지만, 기지인지 하늘의 도우심인지 빠져나오고, 서용기와도 대면하지만 천가 동이라는 말에 사람 잘못봤다고 쉽게 의혹에서 벗어나 버립니다. 다음 회에 의원의 죽음 원인을 밝히려는 동이의 간 큰 행동으로 서용기와 다시 맞딱뜨리게 될 것같지만, 동이의 정체야 탄로나지는 않겠지요. 
인현왕후의 탕약에 문제가 생겨, 내의원은 비상에 걸리지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명성대비와 서인측은 동이가 취선당에 드나나는 것을 보고, 장옥정에게 약재를 반입시켰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되지요. 서인측이 감찰부에 동이가 장옥정의 사가에서 보낸 약재를 들여왔다고 투서하는 바람에 동이는 감찰부 나인들에 의해 끌려가 취조를 받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9회는 동이의 체포과정에서의 얼빠진 듯한 동이모습만 연거푸 보고 있었다는 생각만 드네요. 숨 쉴 겨를도 없이 동이에게 위기가 온다는 것을 보여주는 내용인데도, 왜 이렇게 긴장감도 없고, 억지스러운지 계속적으로 동이를 애정을 가지고 시청하게 될지 의문마저 듭니다. 
취선당에 약재를 들였다는 사실을 발설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알기에 입을 꾹 닫고 있는 동이입니다. 하지만 이 입을 닫고 있는 상황이 너무 억지스러웠어요. 감찰부에서 이미 장옥정에게 약재를 들인 사실을 다 알고서도, 동이의 입에서 장옥정 이름자 하나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모습도, 정상궁(김혜선)에게 자기 입으로 발설을 했는데도, 고문장으로 끌고 가는 것 역시도 앞뒤가 맞지 않았고요. 
장상궁마마 처소에 들인 것을 다 알고 있는데 왜 죄를 혼자 뒤집어 쓰려고 하느냐는 말에 "이건 소인의 잘못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심부름을 한 것은 소인입니다. 소인에게도 잘못이 있는데 이 모든 걸 마마님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동이가 감찰부 정상궁에게 말을 했지요. 감찰부 정상궁이 동이의 총명하고 사려깊은 생각에 감동을 받았다 했더라도, 동이는 이미 진술을 해버린 상황이었던 것이지요. 아! 곁에 기록관이 없어서 무효한 것이었나 보죠?  
물론 장옥정이 직접 감찰부로 와서 동이를 구하고, 구차하게 죄를 피하지 않고 정정당당한 장옥정의 모습을 그리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요. 과연 장옥정이 장악원의 천한 노비하나 살리겠다고 자신의 어깨에 짊어진 남인들과 후궁 아니라, 그 위까지 넘보는 야심에 심히 해가 되는 일을 했을까 싶지만, 여하튼 장옥정은 배포도 크고 의리도 있는 인물입니다. 확실히 기존에 사극에서 그려졌던 장옥정과는 다른 모습이라 매력적이기도 하고요.

정상궁(김혜선), 제 2의 한상궁될까?
그런데 장옥정의 인물 됨됨이나 우아하고 기품있는 모습으로 자리잡은 것에 비해, 한효주의 동이는 갈길이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이의 "예?" 하며 놀라는 표정을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저만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눈만 치켜뜨는 한효주의 표정연기는 밝고 어리고 순진한 17살 동이 모습이 아니라, 다양한 감정묘사를 하지 못하는 연기력 한계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과도하게 남발하고 있는 듯 합니다. 찬란한 유산에서의 한효주를 보고 기대치가 높았지만, 회가 거듭할 수록 한효주의 비슷한 표정들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여주인공으로서의 무게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게 안타깝습니다. 장희빈 역의 이소연 역시 매회 같은 톤의 대사와 표정이 반복되다 보니, 너무 힘을 뺀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런 점에서 이번회 감찰상궁으로 등장한 정상궁 김혜선의 등장이 가장 반가웠습니다. 대장금에서의 한상궁과도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하고, 동이와는 각별한 사이가 될 것 같아서, 붕붕 떠있는 동이를 안정시키는 상대로는 김혜선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김혜선은 장금이의 엄마였군요. 차분하고 지적인 분위기가 좋았는데, 동이에 출연하는 여배우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을 만난 것 같아 이분에게 기대가 큽니다. 아나운서 출신의 임성민이 감찰부의 대장격인 유상궁으로, 상궁들의 단골감초인 김소이도 봉상궁으로 나와 동이에 여성바람이 불 것 같지만, 첫 사극출연때문인지 임성민의 과도한 힘은 극의 흐름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눈빛으로 사람 잡을 기세는 감찰상궁의 이미지와 비슷했지만, 목소리에 너무 힘이 들어가서 누구 하나 때릴 기세더군요. 조금 다듬어지면 엄격한 감찰상궁의 모습으로 자리잡을 것 같습니다. 개그우면 강유미도 감찰부 나인으로 등장해서 다혈질적인 모습으로 웃음을 주었네요.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온만큼 동이가 겪게 될 시련도, 궁중에서의 에피소드도 다양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여 기대하는 면도 있지만, 코믹 사극을 본격 가동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새롭게 시도하는 코믹 궁중사극도 좋지만, 나름대로 균형은 잡아야 하지 않을까 우려 또한 하게 됩니다. 어정쩡하게 그 나물에 그 밥인 감초들을 모아 식상한 상황만 남발하다가는 웃기지도 못하고, 궁중 사극으로서의 무게도 담지 못하면 동이는 대장금의 코믹버전에 수준미달, 함량미달 드라마로 남을 공산이 큽니다. 

드라마 동이의 위험요소, 긴장감 떨어지는 사건의 연속
이병훈 감독이 야심차게 보여주겠다는 장악원을 중심으로 한 궁중음악 역시 거의 실패로 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장악원을 무대로 한 동이는 해금 연주 몇번, 얼렁뚱땅 끝나고 만 음변조작 사건, 가끔 악기명칭 소개, 그리고 승급시험이 다였으니 장악원이 왜 동이의 궁궐생활 배경이 되었는지 조차 모르겠습니다.
동이와 장악원은 애초에 연결시킬 수없는 무리수였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장악원의 무수리로 빨래하는 장면만을 위해서는 다른 궁궐 기관을 무대로 했어도 충분했을 겁니다. 문제는 동이는 악공이나 악사가 될 자격도 없었고, 악기를 다룰 자격조차 없는 여비입니다. 그러니 대장금을 흉내낼 수 조차 없는 상황이에요. 동이가 최고 악공발탁 시험에 경합을 나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신개념의 악기를 제작할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대장금에서는 요리 경연도 있었고, 갈등구조의 축이 되는 경쟁자도 있었지만, 동이에게는 그저 동이 똘마니인지 동이가 똘마니인지조차 모를 마음씨 착한 장악원 악공들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동이와 인간적인 갈등을 겪으며 긴장감을 형성할 상황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무수리들끼리 빨래 잘하기, 물 잘 기르기 경합을 벌일 수도 없고 말입니다. 
게다가 장옥정과의 만남도 적군인지 아군인지 스승인지도 모르게 모호하고 그리고 있을 뿐입니다. 미실과 덕만처럼 서로 견제하며 성장하는 구도를 잡기에도 부족함이 많습니다. 작가의 역량에 한계가 있어 보이지만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궁중 암투의 단골 소재인 탕약문제나 의원을 능가하는 악초상식이 풍부한 주인공을 어거지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작인인 아버지 최효원의 영향으로 사체의 사인을 밝히는 탐정 동이의 천재적 수사실력도 있군요. 

또 하나, 드라마 동이의 궁중암투에서 빚어지는 정치적 이야기가 너무 허술하고, 무미건조할 정도로 긴장감도 없고, 정치적이지도 않습니다. 시청자들이 사극을 보며 느끼는 정치적 불만에 대한 카타르시스 창구역할마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정치사극에 호응하는 이유는 물론 역사를 새롭게 보는 재미도 있겠지만, 현실정치에 대한 해소창구로서 감상하게 되는데, 동이는 그런 재미도 전혀 없습니다. 1, 2회를 보고 이쪽 방향은 아니다 접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로맨틱 코미디 사극과 동이와 장희빈의 새로운 창조는 신선한 웃음은 주고 있지만, 궁중음악이라는 매력적인 장치는 실종되고, 누가 주인공인지조차 모를정도로 친절하게 주변인물을 그리고 있을 뿐입니다.
기사회생한 차천수가 포청에 취직해서 동이를 음으로 양으로 지켜줄 키다리아저씨가 된다지만, 차천수를 키다리 아저씨로 만들기 위해 동이에게 어떤 억지 사건들을 만들어 갈 지 궁금하기 까지 합니다. 매번 동이가 사건의 중심에 연루되어야 하는데, 위기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동이 주변에서 사건사고가 터져야 하니 말입니다. 동이가 숙종의 총애를 입기까지 동이와 갈등할 인물도 대립축도 없으니, 그간의 재미는 감초들의 코믹에 의존할 수 밖에 없을 듯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회에 새로 얼굴을 선보인 봉상궁 김소이, 강유미, 그리고 힘만 조금 빼면 좋을 듯싶은 임성민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에 더 기대가 되네요. 봉상궁이 지어 준 멀대와 꺼벙이 커플 황직장 이희도와 영달까지요. 이번회 봉상궁과 황주식의 악연이 또 새로운 재미를 주게 될 것 같기도 하고요. 감초연기자들이 보여주는 재미와 코믹 숙종과의 로맨스가 재미없는 것은 아니지만, 뭐랄까 수준 높은 사극같아 보이지는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장옥정의 손동작 암호, 비밀은?
참, 장옥정과 장익헌 대감의 손동작에 대한 비밀을 제 나름대로 풀어봤다고 했는데, 맞을지 모르겠네요. 장익헌과 장옥정의 손동작은 가위-보-주먹-보의 순으로 보이기도 하고, 가위-보-보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이 암호에 남인인 오태석이 연루되어있다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풀어 봤지만, 답이 안나왔는데 남인이라는 부분에서 답을 찾아 봤어요.
장익헌이 죽으면서 손동작을 했던 것은 범인 혹은 범인의 배후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려고 했을 겁니다. 장옥정이 했던 손동작은 누군가와 만나기 위한, 혹은 신분을 밝히기 위한 위한 암호였고요. 장옥정이 그 손동작을 하고 만난 인물은 오태석이었고, 이때 도인이 장옥정의 관상을 보기도 했었지요. 그럼 손동작은 남인 혹은 오태석으로 좁혀지는데, 오태석이 비밀 공작원도 아니고, 오태석을 지칭하는 암호는 굳이 만들 필요는 없어 보이더군요.
그럼 남인이라는 뜻인데, 당시 조선은 남인과 서인간의 대립이 극에 달해 있었고, 일반 사람들까지도 남인편 서인편으로 편이 갈라질 정도였어요. 심지어는 저고리의 깃이나 섶 모양으로까지 남인 서인을 구별했다고 하니 얼마나 양측 세력의 반목이 심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손동작을 저는 가위-보-보로 비밀을 풀어봤는데요, 분석에 앞서 남인(南人)은 오인(午人)이라고도 불렸었음을 미리 말씀드려야 겠네요. 

[역사] 남인(南人):
1 조선 선조 때에 동인(東人)에서 갈라진 당파. 이산해를 중심으로 한 북인(北人)에 대하여 유성룡, 우성전을 중심으로 한 파를 이른다. 경종 이후 정계에서 멀어져 고향에서 학문과 교육에 전념하였다.
비슷한 말 : 오인(午人).
오인의 午를 보면 사람人과 열十이 합친 글자임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가위는 사람인(人)을, 다섯을 말하는 두 번의 보는 합해서 열십(十)이 됩니다. 두 글자를 합해보면 오(午)자가 되고요. 따라서 장익헌과 장옥정의 손동작은 남인의 다른 지칭인 오인을 말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장옥정과 장익헌의 손동작은 남인끼리 신분을 확인할 때 주고 받는 신호가 아니었나 하는 추측을 해봤습니다. 물론 제 얼토당토않은 추측이지만 작가님이 언제 이 손동작의 비밀을 풀어줄지 모르겠네요. 혹시 알고 계신분있으면 댓글에 알려 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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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31 08:04




장악원 노비로 궁으로 들어 온 어린 동이의 자리에 성인 동이 한효주로 바뀌고, 장희빈과 동이의 멜로라인의 중심에 설 숙종 지진희의 출연 장면만으로도 동이에 대한 기대감 상승입니다. 지난 3회분의 산만하고 어수선했던 기초공사를 4회로서 마무리를 짓고, 살붙이기에 들어 간 동이는 이제부터 시작인 셈입니다. 느리고 침울했던 음악도 군데군데 경쾌하게 바뀌면서 드라마 분위기도 전체적으로 변화가 있었는데요, 동이의 본격적인 궁생활과 함께, 이병훈 감독의 손에서 장악원과 궁중음악이라는 신선한 소재가 사랑과 정치, 동이의 성장, 그리고 궁궐 내 음모까지 어떻게 버무려질지 기대됩니다. 동이의 어린시절을 보여주는 과정에서의 무리한 진행이 4회들어 궁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큰 가닥을 잡아 정리되었고, 드라마에 대한 우려도 어느 정도 잠재웠다는 생각입니다.
관아에는 죄없는 노비들까지 주인양반이 검계인지 색출해 달라며 고변을 하는 등 도성은 검계의 일로 양반 천인 할 것 없이 뒤숭숭해져서 폭동이라도 일어날 태세입니다. 일을 끝까지 마무리짓겠다는 서용기의 청을 오태석이 수락하며, 서용기는 남은 검계 잔당과 식솔들을 색출해 내고 있지요.
주막집에 들어가 밥을 훔쳐 먹던 동이는 친구 게둬라와 해후하고 함께 궁궐 시구문(시체가 나가는 문) 근처에 숨어 밤을 보냅니다. 두 아이 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달래며, 아버지가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을 거라 서로를 위로해 주지만, 이내 두 아이의 눈에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이 흐르고야 말지요.
다음날 아침 어느 양반집에서 버린 상한 산적을 먹은 게둬라는 식중독 중상을 일으키고,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복통을 호소하지요. 동이는 게둬라를 들쳐업고 혜민서를 찾아 치료를 받게 합니다. 곳곳에 동이와 아버지 최효원의 용모파기가 나붙어 위험하지만 친구 게둬라의 고통을 그냥 봐 넘기지 못하는 동이에요.
다행히 치료로 식중독이 나은 게둬라와 혜민서를 몰래 나오려는 동이, 그러나 동이를 알아본 혜민서 의원이 관에 신고를 하고, 동이와 게둬라는 곤경에 처합니다. 최효원의 여식이 나타났다는 보고를 받은 서용기도 동이를 뒤쫓고, 산으로 도망간 동이는 수풀에 몸을 숨기지만, 결국 서용기에게 발각되고 말았어요.
 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돌아가셨다며 살려달라는 어린 동이를 서용기는 차마 잡지를 못합니다. 이번 한번만 보내 주겠다며 다시는 눈에 띄지 말라며 동이를 놔주는 서용기였지요. 두 번 다시 죄인의 자식을 봐 주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서용기에게 동이는 아버지가 죄인이 아니라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는 말을 해보지만, 서용기는 믿어주지 않습니다.
돌아서는 서용기에게 동이는 죽은 장익헌 영감과 동일한 손동작을 하는 항아님을 봤다며, 그 항아님을 찾아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 달라고 합니다. 같은 손동작을 하는 항아님을 봤다는 동이의 말에 놀란 서용기가 동이에게 다가서려는 순간 관원들의 화살이 날아들고, 서용기가 화살을 쏘지 못하게 제지를 했지요. 그러나 쏟아지는 화살을 피해 뒷걸음질 치던 동이는 그만 비탈을 굴러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장익헌 영감과 남인 양반들의 의문의 살인사건에 검계가 연루되었다는 것에 의문을 품고 있던 차에, 서용기의 부친이 살해되고, 그 현장에서 최효원이 체포되어 서용기의 의문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었지요. 사건의 중요한 단서인 대사헌 장익헌 영감의 수신호는 장익헌 영감의 죽음 배후를 가리키는 단서인데, 같은 신호를 주고 받는 이가 있었다는 말에 서용기는 동이를 잡으려 하지만, 동이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번 회 제가 눈여겨 보았던 것은 앞으로 동이를 살려 보내는 포도청 종사관 서용기였어요. 포도청으로 부임오면서 5년간을 검계를 추적해 오면서, 그 수장이 벗이며 스승이라고 여겼던 최효원이라는 것을 알고, 마음 한켠으로는 최효원에 대한 일말의 믿음도 남아있을 듯 하고, 또 한켠으로는 아버지를 죽인 원수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을 거예요. 배신감과 증오, 그리고 마음 한구석 개운함을 떨치지 못하는 서용기의 복잡한 심사로 어린 동이를 봤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비탈에서 굴러 떨어진 동이를 구한 이들은 평양기생 설희(김혜진)가 보낸 사람들이었어요. 장악원 악사였던 동이의 오빠 최동주를 연모했던 설희가 차천수의 부탁으로 동이의 행적을 뛰쫓고 있었던 것이었지요. 동이를 구한 설희는 거짓 양자입양 증서를 만들어 동이와 게둬라를 한양에서 탈출시키려고 합니다. 그러나 동이는 한양을 떠니지 않겠다고 합니다.
정월맞이 연등축제를 하며 동이는 아버지와 오라버니에게 약속했어요. "저 여기 있을게요. 아버지 말씀대로 여기 살아 있을게요" 라고요. 동이는 아버지와 오빠, 그리고 천수 오라버니를 잃은 그곳에서 당당히 맞서겠다고 다짐했지요. 아버지를 억울하게 누명을 씌운 사람이 누군지도 알아야 하고, 우연히 만났던 항아님(장옥정)이 낯선 남자와 주고 받았던 손동작도 알아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동이는 한양을 떠날 수가 없었던 것이에요.
동이가 평양기생 설희에게 부탁한 것은 놀랍게도 궁궐로 들여 보내 달라는 것이었지요. 언젠가 아버지가 궁궐이 가장 안전하다는 말을 해줬던 말을 기억한 동이는 포졸들이 도성을 뒤져도 궁궐은 뒤지지 않을 거라며 설희에게 궁궐로 들여 보내달라고 부탁합니다. 설희는 장악원 황주식(이희도)에게 부탁하여 장악원 노비로 동이를 궁으로 들여 보내게 되고 동이의 험난하고, 찬란할 인생 서막이 시작되었습니다. 찬란한 인생과 찬란할 인생, 그러고보니 한효주와 어울리는 말이네요. 
한편 한성부 포도청에는 물에 떠내려 온 예닐곱살의 여자아이 시신이 들어왔는데, 그 여자아이 시신에는 동이가 문안비를 갔을 때 입었던 비단옷이 입혀져 있었어요. 서용기와 좌윤 오태석이 시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서용기는 그 시신이 동이가 맞다고 증언을 하지요. 마지막으로 봤을 때 입었던 옷이 맞다고요. 포도청 종사관 서용기는 이렇게 동이를 두번 구해 주게 됩니다. 동이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오태석의 추적은 멈추게 되었을 테니까요.
오태석이 더 이상 추적하지 않는 가운데 동이는 굴궐에서 무럭무럭 자라 주었어요. 장악원 노비로 지내며 악기를 나르고 악보를 챙기고, 악사들의 빨래를 해 가며 17살 어여쁜 동이가 되었습니다. 동이를 지켜 준 것은 아버지와 오라버니, 그리고 천수 오라버니에 대한 그리움과 살아 있겠다고 한 약속이었어요. 장악원 어린 노비로 들어와 손 호호 불며 빨래를 하고, 물을 나르고, 청소를 하는 힘든 궁생활을 이기게 한 것은 오라버니가 탔던 해금이었고요. 
아버지와 오라버니에 대한 그리움을 해금에 실어 보내면, 하늘에서 아버지와 오라버니가 웃으며 들어 줄 것이라고 동이는 생각합니다. 그 옛날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시절, 커서 천수 오라버니에게 시집 가겠다고 웃었던 그 때를 떠올리며, 저녁 무렵 고된 몸을 추스리며 타는 동이의 해금가락에는, 그래서인지 손에 닿지 않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이 묻어 나옵니다. 
동이의 해금연주에 실린 마음을 읽었을까요? 숙종의 발걸음마저도 멈추는 것을 보니 말이에요. 동이의 구슬프면서도 가슴을 젖어들게 하는 해금소리에 숙종이 귀를 기울이는 것을 보니 숙종과 동이의 로맨스가 벌써 시작된 듯 두근거립니다. 강한 군주로 알려진 숙종이 동이에서는 누군가의 연주를 듣고, 가락에 실려 보내는 마음까지 읽어내는 로맨티스트같아 보여요. 숙종이 어떤 색깔의 로맨틱 가이로 탄생될 지도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고 싶네요. 

마지막 엔딩장면에 잠깐 모습을 나타낸 한효주를 보니, 아버지 최효원과 기생 설희가 고운 눈을 가졌다는 말을 했는데, 한효주 눈빛 정말 곱고 맑아서 동이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다음 회부터 본격적으로 성인 동이의 모습을 보여주겠지만, 한효주와 지진희의 등장만으로도 드라마의 분위기가 살아나는 듯한 느낌이에요. 한효주의 경우는 사극 일지매에서의 부진을 떨치고, 동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지 걱정반 우려반인데요, 아직 많은 장면을 보여주지 않아 동이와 숙빈최씨의 캐릭터를 잘 완성해 갈 지 미지수이지만, 장악원 악사 한복을 입은 모습을 보니, 궁중사극에서도 비주얼적으로는 어울리는 것같습니다. 다만 사극에서의 대사처리가 현대물과 달라 발음도 정확해야 하고, 긴호흡 조절이 필요한 부분이라 좀 더 지켜 봐야겠지만요. 
한효주와 함께 숙종역의 지진희도 잠행을 하고 돌아오는 모습으로 등장했는데요, 평소 분위기있는 배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온화하면서도 지적인 분위기의 숙종도 기대되네요(우리 딸이 지진희를 좋아해서 평소에 지진희 느님이라는 표현을 쓰던데 저는 쑥스러워 못쓰겠네요.;; ) 예고편을 보니 장난스러운 성격도 있어 보이고요. 아무튼 한효주와 지진희 너무 반갑습니다. 모쪼록 한효주가 대장금 이영애를 잇는 좋은 배우로 거듭났으면 싶습니다.

재미있는 옥에 티-조선시대 씨름판에서 홍샅바 화이팅, 청샅바 화이팅?
어제 3회방송분을 보고도 옥에 티가 넘친다고 지적을 했었는데요, 이번 회에서도 서비스로 넣어 주셨는지 음향 옥에 티까지 귀에 똑똑히 들리게 넣어주셨네요. 민속경기 씨름판 그 흥미진진한 장면에서의 엑스트라들의 표정도 가관이 아니었지만, 홍샅바 화이팅, 청샅바 화이팅이라고 응원하는 소리를 들으니 숙종시대인지 강호동의 씨름판인지 아리송하더군요. 이런 부분이 편집에서 그냥 넘어갔다니 이해가 안가서 말이지요. 옥에 티를 잡아내는 것을 즐겨하지 않는데도 이런 점은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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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9 07:27




지붕뚫고 하이킥이 근래들어 재미없어졌다는 혹평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117회는 황혼의 로맨스 커플 순재 자옥커플에 대한 저주로 끝나버린 듯 합니다. 참 씁쓸함만 주었던 결혼식이었어요. 솔직히 결혼식을 치뤘다고 해야 하는지 아닌지 조차 모르겠습니다. 성혼선언문이 없었으니 결혼은 무효일지도 모르겠고, 뭐 동사무소에 가서 혼인신고만 하면 되는 것이니 결혼식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지붕뚫고 하이킥 첫 골인커플 순재 자옥의 결혼식이 있기 전날,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순재옹 회사에서 받은 어음 결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 왔는데, 순재옹 거래회사의 부도설이 나돌고, 순재옹은 보석에게 역정을 내며 일을 잘 처리하라고 합니다. 결혼전 마지막 데이트에서 순재옹의 수줍은 "사랑해요 자옥씨" 만세삼창도 있었고, 젊은이들 못지 않은 닭살 사랑을 확인하는 두 분이었지요.
그런데 길에서 만난 교장선생님이 취해서 자옥샘에게 추태를 부립니다. 저는 어르신들이 술에 취한 모습에 추태라는 표현까지 쓰고 싶지 않은데, 드라마 속 장면은 애석하게도 추잡스러운 추태로 밖에는 보이지 않더군요. 왜 하필 자신의 생일날 결혼식을 하느냐며 결혼식을 연기해 달라고 생떼를 쓰는 모습하며, 결혼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뽀뽀 한번만 해달라며 입을 내미는 모습은 아무리 시트콤이라지만 추해 보여서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나이드신 분이라는 것도, 게다가 사회적으로 교장선생님이라는 체통도 그 무엇도 없는 취객의 모습은 시트콤의 한계를 넘어선 것 같아 보였습니다.

교장선생님은 무당인 누나에게 저주의 부적까지 받아와서 순재옹네 집 대문에 붙여놓는 만행까지도 서슴지 않고 저질렀지요.부적이 얼마나 효험이 있었는지 순재옹에게 저주의 그림자가 하나 둘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자옥샘의 백옥같은 이마에 결혼 당일 아침에 난데없이 뾰루지가 돋아나질 않나, 순재네 집에는 거래처 이사장이 잠적해 버렸다는 전화까지 걸려 오지요. 보석과 현경은 결혼식을 미루자고 제의해 보지만, 순재옹은 결혼식을 무조건 강행해야 한다고 밀어부치지요.
업친데 덮친격으로 야외결혼식장 주위에는 결혼식장 직원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고, 결혼식 하객을 실은 버스가 고장이 나서 도로에서 서 있다는 연락까지 옵니다. 주문한 결혼케익과 디저트도 제 때에 배달되지 않아, 세경은 준혁과 베이커리로 황급히 확인을 하러 가야 했지요.
깜짝 등장한 '탐나는 도다'에서의 윌리엄 왕자 황찬빈을 오랜만에 봐서 반갑기는 했는데, 세경에게 술 한잔 하자며 데이트 신청하다 불꽃질투 준혁에게 한방 걷어 차이고, 나가 떨어지는 수모만 당하고 말았어요.

결혼식 사회를 맡은 광수는 유통기한이 지난 골뱅이를 먹고 토사곽란을 일으키며 화장실 변기통 붙들고 '우'웩하는 신세가 돼버렸지요. 급한 김에 사회를 보게 된 줄리엔은 주례선생님 이름자조차 제대로 발음을 하지 못해 심장수술을 받은 경력이 있던 주례선생님이 쓰러져 지훈이 모셔 갑니다. 한마디로 아수라장 결혼식입니다.
은행으로 달려 간 보석은 지점장도 만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순재옹에게 직접 와서 해결하는 게 좋겠다고 하지만 순재옹은 결혼식을 끝내고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지요. 주례선생님이 병원으로 실려 가자, 순재옹은 줄리엔에게 주례사를 생략하고 반지교환 순서로 넘아가라고 하지요. 줄리엔의 어눌한 한국어는 '반지교환'을 '반지고환'으로 읽게 하는 억지 말장난만 이어졌어요. 
여하튼 반지를 전달하기로 한 화동 해리가 반지를 제대로 전달할 리가 없지요. 넘어져서 결혼 반지가 데구르 굴러가 저주의 부적을 붙였던 교장 선생님의 발밑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반지를 찾기 위해 우왕좌왕 난리법석인 가운데 마른 하늘에서 날벼락 비가 내리고, 결혼식을 미루자는 말에도 강행하겠다고 똥고집을 부리던 순재옹도 결국은 "하지마" 라며, 순재옹의 결혼식은 저주의 걸혼식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어느 한 상황도 좋은 것은 없었던 결혼식 에피소드였어요. 웃음과 감동은 차치하고서라도 억지와 과장만이 난무하며, 무당의 저주 부적이 신통방통한 효험을 발휘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잠깐 결혼식을 보며 MBC의 어두운 상황을 떠올리며 현실적인 문제를 냉소적으로 비꼬았나 비틀어서 생각해 보기도 해봤지만, 그것도 억지스럽습니다.
무당의 부적까지 등장했던 저주의 결혼식 에피소드에서 그나마 좋았던 장면은 결혼식장에 온 정음에게 차갑게 대하는 누나 현경때문에 플이 죽어있는 정음에게 전화를 건 지훈의 모습이었어요. "오른 쪽으로 45도 각도로 뒤를 돌아 보라며, 누나 신경쓰지 말라" 며 위로하는 지훈의 모습, 정말 훈남이네요. 세경이 예쁜 핑크 원피스를 입고 해사하게 웃던 모습과 화동 드레스를 입고 뛰놀던 해리와 신애의 모습도 보기 좋았고요.
특히 준혁이 세경에게 작업 건 베이커리의 황찬빈에게 "이런 개자식, 이 여자에게 그딴 작업 걸지마, 영어로 말하지마 뒤진다" 라며 황찬빈을 묵사발 만들어 버린 준혁이 박력 빵빵 넘친 모습을 보니 세경도 놀라기는 했지만, 기분은 좋았나 봐요. 느끼하게 술 한잔 하자며 손을 슬며시 잡아보는 작업남 황찬빈을 혼내줘서 속이 시원하기까지 했다는 세경도 준혁이의 남자스러운 모습이 나빠 보이지는 않았나 봅니다. 벚꽃 피는 봄에 윤중로에서 벚꽃놀이할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잠시 상상해 보니 두 사람 모습이 예뻐 보일 것도 같고 말이지요. 
저는 이번 에피소드를 보면서 '이건 꿈일거야' 라는 생각만 했습니다. 아무리 호사다마라지만 안좋은 일이 일어나도 이렇게 심할 수는 없겠지요. '이건 분명 순재옹이나 보석의 꿈일거야' 라며 마지막까지 지켜봤지만, 순재옹의 "하지마" 장면으로 끝나고 말았네요.
종영을 얼마 남기지 않고 결말로 가는 마무리 전초단계인지 아님 제 바람대로 순재옹이나 보석의 꿈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이게 꿈이 아니라면 지붕뚫고 하이킥의 결말은 막장 비극을 암시하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가 됩니다. 웨딩사진을 찍고 젊은이들로부터 늙어 주책이라는 비웃음을 들은 순재옹과 자옥샘이 노을을 바라보며, 사랑은 젊은 청춘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름답게 보여주었던 것이, 이런 저주받은 불행과 대조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에 불과했는지 궁금해 지네요.
뜬금없이 거침없이 하이킥에서의 로또가 생각나더군요. 순재옹네 집이 부도로 망해버리고, 우연히 로또를 산 세경이 1등을 해서, 세경이 순재네 집의 주인이 되었던 꿈처럼, 순재옹네 집을 사게 된다는 이런 황당스런 결말로 설마 가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순재옹네 가족들은 세경의 세입자가 되어 빌붙어 살며 산다는 식으로 말이지요.;; 

이번 순재 자옥의 저주의 결혼식을 보면서 지붕뚫고 하이킥의 결말이 비극적일 거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네요. 냉소적이고 비극적인 결말로 유명하다는 감독의 작품이라 많은 분들이 비극을 점치기도 하시지만, 의도적으로 감독의 성향을 보여주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꼬였던 가닥들을 겨우 풀어서 가지런히 정돈하려는 순간에, 충격만을 주기 위한 억지설정에 그동안 하이킥을 사랑해 왔던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힘이 풀리네요.
감동도 억지로 만들려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납니다. 마찬가지로 비극이 되었든, 충격이 되었든, 황당스럽고 억지스러운 장면들은 짜증나게 합니다. 자칫하다간 이번회에서 보여 준 순재옹과 자옥샘의 저주의 결혼식처럼 '저주의 하이킥'으로 남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여전히 제 바람은 순재옹의 행복한 노후를 위해 액땜했다 치는 악몽이었길 바라고, 또한 지붕뚫고 하이킥과 함께 울고 웃었던 6개월의 시간이 씁쓸함으로 남는 결말이 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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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3 08:09




부자의 탄생 1, 2회를 보고 도대체 이런 드라마는 왜 만들었나 싶어서 공식홈페이지를 찾아 보았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1, 2회 정도를 시청하면 기획의도가 무엇인지 정도는 파악이 되는데 도대체 이렇게 감을 잡기 힘든 드라마가 있나 싶어서였기 때문이다. 좀처럼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하지 않은 나로서는 기획의도를 읽고도 정리가 되지 않는다. 헛걸음을 했다 싶다. 하긴 출연진의 극중 이름과 연기자 이름을 파악하는 것도 성과라면 성과일 터.

무개념 재벌 2세들, 볼썽사나운 따귀신

제목은 부자의 탄생인데 다루는 내용은 죄다 자격미달 재벌가의 이야기다. 눈 코 씻고 찾아봐도 부자는 없고, 정신 텅 빈 재벌 2세를 둔 대한민국 상위 1%에 속하는 부류라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개인적으로 드라마에서 재벌가의 이야기나 재벌가 자제와 가난한 집 딸이 사랑에 빠져 신데렐라가 탄생하는 그렇고 그런 소재들을 하도 많이 접해서인지, 드라마에 나오는 재벌이라는 부류들은 재벌이라 하기에는 한참 모양새가 빠진다. 
가끔 재벌가를 다룬 드라마를 보며 혼자 상상해 보는 게 있는데, 우리나라 재벌들이 집단 항의라도 해 줬으면 하는 바람을 품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실제 재벌의 생활과 의식구조, 그리고 경영철학을 깡그리 무시하는 드라마 속 설정들에 대해 "제발 제대로 그려달라" 라고 시위라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재벌가를 다루는 작가 중 가정 리얼하게 다루는 김수현님의 품격있는 재벌가 묘사에 대한 디테일을 조금이나마 배웠다면, 드라마 속 재벌가를 그렇게 한심스럽고 우스꽝스럽고, 교양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2세들로 그리지 않았을텐데 안타까울 정도이다. 재벌가의 자제들의 행동이나 생활방식에 대해 모르면 차라리 재벌이라는 명함이라도 걸지 말지 이건 과장이 심해도 정도가 심하다 싶다.
이번 2회에서 이보영과 이시영의 머리채를 쥐어뜯고 싸우는 장면이나 호텔 파티에서 부태희(이시영)가 무턱대고 최석봉(지현우)의 뺨을 때리는 장면은 이런 류의 드라마에 나오는 공식이나 된 것처럼 식상하기 그지없다. 주한미대사관 주체 경제인의 밤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은 따귀씬은 볼썽사납다. 재벌가 아니라 동네 구민잔치에서도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재벌이 되는 게 로망이면 재벌가다운 롤모델 정도 하나는 나와야 하지 않을까? 재벌가의 이야기면서 롤모델이 될만한 재벌다운 재벌가의 모습은 한 사람도 없으니, 기획의도에서 밝힌 착한 부자의 모습은 아직은 찾지 못하겠다.
 
부자연스러운 배우들, 지현우 믿고 가겠다?
3년만에 안방에 컴백한 이보영은 나름대로 결전을 각오한 듯 예전의 단아한 이미지를 버리고, 무뚝뚝하면서도 까칠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어색하다. 이보영이야 연기내공이 있는 배우라 드라마가 진행될 수록 자리를 잡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1회에서 무너져 가는 타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군인같은 말투와 상하무시하는 캐릭터는 잘못 잡았지 싶다. 인수하려고 하는 회사 농성현장에 찾아가, 아버지뻘 되는 나이많은 회사 간부에게 '당신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대사도 거슬렸지만, 내멋대로 개차반은 자칫 아가씨를 부탁해의 윤은혜와 겹쳐 보인다. 아직은 대사처리도 부자연스러워 보이고 표정도 자연스럽지 못하다. 
남궁민과 이시영은 한마디로 답이 없다 싶다. 남궁민의 극의 흐름을 뚝뚝 끊는 어색한 연기와 샤프함을 잃은 모습은 뉴스에 나온 차기 경영인으로 주목받는 인물인지 도대체 연결이 되지 않는다. 이신미를 좋아하는 사각관계의 주인공으로 계속 봐야 하는데, 벌써부터 겉멋만 잔뜩부린 느끼한 말투와 색깔없는 표정이 부담스러워지니 문제다.
사각관계의 단골 악역인 엘리자 캐릭터 이시영은 아마 패션쇼와 보석쇼만 하다 말 것 같다. 자신이 좋아하는 추운석(남궁민)을 액서서리에 비유를 하지 않나, 스트레스 받으면 시트콤에서나 나올듯한 모습으로 게걸스럽게 케익을 퍼먹는 모습하며, 심지어 몸무게를 재면서 반근이나 더 늘었다는 식의 대사는 아찔할 정도의 수위이다. 자신의 몸을 고깃덩어리로 비하하는 천박한 대사는 웃고 넘어가기에는 거슬리기 까지 했으니, 앞으로 튀어나올 대사들이 교양과는 담쌓을 것 같아 악역이면서 천박한 재벌 2세가 될 것같다. 백화점 전세내고 쇼핑하는 한국의 패리스 힐튼? 코믹하기라도 하니 그나마 귀엽게 봐주겠는데, 이건 완벽한 무개념 밉상캐릭터이다.
지현우의 극중 캐릭터는 아버지가 재벌이라는 징표인 목걸이 하나만으로, 재벌 아버지를 찾는 과정에서 스스로 부자가 되어 가는 최석봉 역할을 맡았는데, 상당히 드라마틱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진지와 코믹을 넘나들며 1, 2회 좋은 연기를 보여 준 지현우의 매력으로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드라마의 사각관계 축을 이룰 이보영, 남궁민, 이시영이 얼마나 호흡을 맞춰줄 지 걱정이다. 박철민을 비롯한 감초들의 입재간이 그나마 드라마를 톡톡 튀게는 하지만, 감초는 감초일 뿐, 감초들의 화려한 입재간만 믿고 갈 수는 없을 것이다. 자칫 감초들마저 식상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암에 걸렸다, 말하기 민망한 암이라는데, 혹시 고환암?

최석봉이 암에 걸려 이보영을 자동차 사고에서 목슴을 구해 준 댓가로 1억원을 요구하는 실랑이가 2회 내내 비춰졌다. 1억원을 미끼로 최석봉의 양심을 테스트 하는 이신미. 결국 한밤중에 이신미의 방에 잠입은 했지만 양심이 승리한 덕에 1억원은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부태희가 계약한 땅을 다시 사들이라는 조건이 걸린 1억원이기는 하지만...
그런데 극에서 신 토모테라피 라는 치료법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것을 보고 검색을 해 봤다. 1회 치료비가 50~60만원 정도 하는 새로운 방사선 치료법이라고 하며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치료비가 비싼 게 흠이라고 한다. 대개 1,500만원에서 2000만원의 치료비가 들어간다는데 1억원이나 들어간다니 도대체 무슨 암이길래 싶다. 자칫 암환자에게 드라마에서 잘못된 정보로 치료에 대한 희망을 접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의학적인 내용이라 솔직히 잘 모르지만, 만약 1억원이라는 치료비가 과장이었다면 암환자들에게 이중의 고통을 주었다는 점은 실수일 수도 있겠다 싶다.

소재의 식상함에 뻔한 사각관계, 게다가 출생의 비밀까지?

재벌가를 소재로 한 식상함은 차치하고서라도, 당당하고 꿀리지 않는 그러면서도 유머감각 있는 남자 주인공과 재벌가의 까칠한 아가씨와의 얽히고 섥힌 사랑이야기는 남녀 주인공만 바뀐 전형적인 신데렐라형 러브스토리이다. 여기에 젠틀한 재벌가의 훈남, 철없고 못된 사랑의 방해꾼의 사각관계의 전형적인 구도이다. 게다가 주인공 최석봉의 친부가 누구인지 출생의 비밀까지 부자의 탄생은 식상함의 모든 코드들은 죄다 모아 놓았다. 드라마의 흐름도 뻔히 보인다. 최석봉과 이신미가 투닥거리다 사랑으로 발전했는데, 이복오누이가 될 가능성을 비추고, 그러다가 친부는 다른 사람으로 밝혀지면서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는 스토리로 흐를 것이다.
식상함의 종합세트인 부자의 탄생이 부자에 대한 어떤 메시지를 보여줄지, 그리고 현실적으로 얼마나 공감될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다만 귀여우면서도 당당한 호텔 벨보이 지현우의 매력에 기대고 가보는 수밖에 없겠지만, 불광동 휘발유 박철민의 코믹연기나 윤주상, 추노의 좌의정 김응수 등 묵직한 중견연기자들의 연기 또한 극을 비중있게 살려 줄 것이라 내심 기대는 된다. 이보영의 이신미 캐릭터 역시 1회보다는 2회에서 한층 안정적인 모습이었으니 점점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하고 있다.  
지현우의 매력과 이보영에 대한 기대치가 초반 약발은 되었지만, 이보영의 수영복신이나 지현우의 거품목욕신 등의 노출신으로 시청자의 이목을 끌려한다면 오산이다. 드라마 추노에서 떼거지로 나오는 복근남들 때문에 이제는 벗어제끼는 신마저도 식상하다.

고실업으로 비빌 언덕조차 없는 젊은이들이 넘쳐나고 있는데 부자가 되는 법을 가르친다?  
드라마의 기획의도에 서민들에게 부자들의 노하우를 가르쳐 준다는 데 솔직히 개가 방귀뀔 일이다. 누구나 부자를 욕하면서 부자를 꿈꾼다 라는 말로 부자에 대한 이율배반적인 생각들을 드라마 속에서 제대로 보여줄 지는 모르지만, 드라마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서민들이 꿈꾸는 부자의 정도가 어느 선인지는 알고 부자되는 방법을 가르치겠다고 하는 것인지...
재벌, 부자.
실제로 얼마나 많은 서민들이 그런 부자를 꿈꾸고 있을까? 서민들이 꿈꾸는 부자는 제작진이 과대포장하는 부자의 정도가 아니다. 걱정없이 자녀들 대학 등록금 낼 수 있을 정도, 매달 날아오는 카드 청구서가 무섭지 않은 정도, 내집 한 채 가지고 있어 집주인과 전세금 실랑이 벌이지 않은 정도, 가족이나 친척이 아플 때 걱정없이 병원비를 지급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면 나름 못산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부자의 탄생을 보면서 짧은 시간 그런 생각을 해봤다. 드라마에서 말하고 싶은 부자가 어떤 부자이길래 말도 되지 않는 재벌가 2세들의 흥청망청 소비생활을 보여주고, 한편으로는 그와 대비되게 4천억의 유산상속자이면서도 길거리에서 화장픔 샘플을 두개씩 챙기고, 수도물을 잠그지 않은 직원을 CCTV화면으로 확인해서 다시 걸리면 해고하라고까지 하는 짠순이 재벌 2세를 의도적으로 보여 주었던 것일까? 극중 이신미(이보영)와 부태희(이시영)과 같은 재벌 2세가 있다면 나와 보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캐릭터이다. 
이신미처럼 살면 재벌 혹은 부자가 된다? 천만의 말씀이다. 그런 자린고비 짠순이는 우리 서민들의 전형적인 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자가 되지 못하고 있는...
아직 등장하지 않은 성지루의 감초 연기도 부자의 탄생을 얼마나 받쳐줄지 모르지만, 식상한 소재에 진부한 애정라인, 거기에 출생의 비밀, 암에 걸린 주인공 등등의 스토리에다 드라마의 기획의도라는 부자되는 법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그려갈 지 모르겠지만, 결코 잡지 못하는 무지개빛 환상이나 심어주지 않았으면 싶다. 초반은 그마나 감초들의 코믹한 연기력에 기대고 갈 수 있겠지만, 드라마가 전하는 무게를 실어내지 못하면 이도저도 죽도 밥도 안된 짬뽕드라마로 남을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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