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목도리'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0.03.16 '하이킥' 세경-신애, 몰상식한 꾸질이 자매 만들어야 했나? (43)
  2. 2010.03.13 '하이킥' 세경, 지훈-정음 갈등의 들러리? (56)
  3. 2010.01.28 '하이킥' 마지막 휴양지 그림의 의미, 세경은 어디로? (30)
  4. 2010.01.22 '하이킥' 준혁의 노란목도리 의미와 세경이 편지를 읽었다는 증거 (48)
  5. 2010.01.15 '하이킥' 세경의 눈물, 잔인하고 미웠다 (30)
2010.03.16 07:06




지붕뚫고 하이킥이 종영을 며칠 앞두고 그동안 얽힌 관계의 정리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122회 에피소드는 자옥샘과 현경의 불편한 관계를 훈훈한 모녀관계로, 자옥샘을 진정 가족으로, 그리고 현경이 엄마로 받아들이는 에피소드가 방송되었지요. 또한 세경이가 지훈에 대한 미련을 세경의 의지로 정리하는 모습도 보여 주었습니다. 세경의 마음을 뒤늦게 알아 챈 지훈이 "가지마라" 며 세경을 흔들기도 했지만, 세경은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자신을 탓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식으로 세경의 마음을 확실하게 보여 주었지요. 세경은 아빠와 함께 신애랑 셋이 함께 사는 것으로 마음을 잡았고, 세경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일 것입니다.
지훈이 그렇게 울며 찾았던 빨간 목도리를 다시 찾았는데 "왜 그렇게 덤덤하게 받았느냐" 고 물었지요. 세경은 "겨울이 다 가서" 라는 말로 지훈이에게 향했던 마음이 끝났음을 확인시켜 주었어요. 지훈의 빨간목도리는 세경에게 닥친 시련과 함께 했던 물건이었어요. 힘든 시기 세경에게 한자락 위안을 주었고, 가슴을 설레게 했던 첫사랑의 열병과도 같았지요. 세경에게 겨울이 끝났다는 것은 아빠와 신애 그렇게 가족이 함께 모여 살 수 있게 된 희망과 동시에 짝사랑으로 아팠던 시간이 끝났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어요.
지훈에게 당당하게 이별을 고하는 세경의 모습이 더 이상 혼자 가슴 아파하는 약한 세경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세경이 몇뼘은 자란 것 같아 기분이 좋더군요. 마음 같아서는 자신의 마음을 이제서야 알아 봐 준 지훈을 좀더 근사하게 뻥 차버리기를 바라기도 했지만, 그런 모습은 세경이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정음이 같은 성격이었다면 아마 마음에 없는 독설이라도 퍼부었을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지요.
종영을 앞두고 무엇보다 훈훈한 모습은 현경과 자옥샘이 진심으로 엄마와 딸이 되었다는 것이에요. 해리의 스파이더맨 놀이때문에 빚어진 일이었지만, 해리가 베란다에서 떨어졌다는 말에 신발조차 제대로 신지 않고, 양말만 신은 채 병원까지 온 자옥의 모습을 보고, 현경은 자옥샘을 진심으로 해리의 할머니, 자신의 엄마로 받아들이지요. 하이킥의 우울한 결말들이 나도는 가운데 순재옹과 자옥샘의 노년의 행복만은 지켜주길 바랐는데 제작진이 좋은 결말로 이끌어 줘서 고마울 정도입니다.
종영을 앞두고 하이킥의 캐릭터들의 변화에 대해 설왕설래 말이 많지만, 저는 세경과 신애의 꿋꿋한 성장기는 드라마 기획의도대로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해요. 짝사랑의 슬픔을 털어내고 밝아진 세경의 모습은 예전의 청승세경보다는 훨씬 보기 좋으니까요. 세경이 그만큼 강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분수에 어긋난 사치와 철딱서니 없었던 정음도 많이 변했어요. 하이킥에서 세경도 정음도 해리도 꾸준히 변하는 에피들을 지속적으로 보여 줬어요.
세경이 얼마남지 않은 검정고시를 준비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밝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성장해 가주길 바라는 마음이 대부분 시청자가 세경에게 보내는 응원이었어요. 세경은 그렇게 변해왔고 성장했어요. 이민이라는 새로운 변수 앞에서도 세경은 당당했고, 강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지훈이 가지마라며 세경에게 검정고시 계속 준비해서 너의 미래를 위한 시간을 보상받으라는 말에 세경도 충분히 흔들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세경은 자신의 결정이 훗날 후회될 결정이라 해도 누구의 탓도 아닌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임을 분명히 했지요.
준혁의 마음에 대해서도 세경은 상처주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과외하자며 이층에서 내려오다 미끄러져 넘어진 준혁이 끝까지 폼생폼사로 아무렇지 않은 듯 하려하는 모습이 세경도 싫지는 않았을 거예요. 준혁의 마음을 알면서 어떤식으로 세경이 준혁에게 이별을 고하게 될지, 아니면 훗날을 기약할 지는 모르겠지만, 삼촌과 과외할 거냐는 말에 세경은 준혁학생과 공부하는게 더 재미있다며 용꼬리 용용, 허벌나게 쉽다는 준혁의 말을 인용하면서 준혁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지요. 준혁이 삼촌에게 자격지심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세경이도 다 알고 있겠지요. 세경이 이민을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저로서는 감수성 예민한 준혁이 걱정되지만, 준혁도 세경도 이별과 새로운 만남의 반복 속에서 클 것이고, 또 앞으로도 성장해 갈 거라고 생각해요. 이별은 새로운 만남을 위한 준비라고도 하잖아요.

정음 역시 마찬가지에요. 취직하려고 다단계 판매회사에 들어가서 엎드려 뻗처하며 벌서던 일, 그 이후 정음이 하고 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학원에 등록하고 나름 열공하는 모습, 정음 집이 갑작스럽게 망했다는 설정은 과장적이었지만, 사치와 허영을 버리고 철들어가는 모습은 정음 집이 망해서 갑작스럽게 변한 것만은 아니었지요. 물론 큰 충격이긴 했지만 그 전부터 정음은 조금씩 변해 왔거든요.
해리도 순식간에 착한 해리로 변한 것은 아니었어요. 물론 해리는 착한 해리까지는 아직은 안됐지요. 하루아침메 바뀔 수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해리는 신애의 생일에 저금통을 들고 나가 케익을 사오기도 했고, 뜨거운 코코아를 쏟은 실수때문에 저금통을 들고 세경에게 병원에 가라며 미안함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생활모습에서도 예전보다 신애와 조금씩 가까워진 모습을 보여왔어요. 초창기에만 해도 해리는 신애가 쇼파에 앉아 TV를 보는 것도 못하게 했을 정도였는데, 요즘은 나란히 앉아 TV를 보거든요.
또한 해리가 신애와 세경을 보는 표정도 예전의 '미워 죽겠다' 표정만은 아니에요. 해리가 변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요. 어린 아이들의 표정은 가장 직설적으로 나타내는 감정표현이잖아요. 해리가 신애의 이민 소식에 가장 슬퍼하고 충격을 받을 것 같은데, 아마 해리도 신애의 부재에서 오는 허전함에서 친구의 소중함을 알게 될 거라 생각해요. 신애와의 이별이 해리에게 큰 성장통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나름대로 하이킥 속의 주인공들은 성장해 왔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번 회 세경이와 신애의 마지막 서울나들이를 보면서 갑자기 세경과 신애의 캐릭터를 해리의 말대로 꾸질꾸질 자매로 바꿔야 했는지 조금 섭섭하더군요. 세경과 신애는 이민수속을 밟으며 남은 돈으로 서울나들이를 계획하지요. 그런데 사진값무터 여권발급비용, 뷔페비용, 남산 케이블카, 한강유람선 승선비 등등 모두 예산했던 비용과는 차질을 빚었지요. 
뷔페에 가서 초등학생 신애를 7살 어린아이라고 속이고 들어가, 어른 두세배 음식을 배터지게 먹으며 좋아하는 모습까지는 시트콤 속의 재미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남산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서 공짜로 탈 수 있는 방법으로 신애를 47개월 어린아이가 되게 하지 않나, 한강유람선을 타기 위해서 세경이 신애를 업고 36개월 미만의 애기로 만들고, 혀를 짧게 "째짤(세살)" 하고 연습을 시키는 장면에서는 세경이와 신애가 구질해 보여서 그저 웃기에는 화가 나더군요.
언제 한국에 오게 될 지 모르는 신애를 위해서 동생의 소원을 들어 주는 것까지는 언니로서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좋은 마음으로 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세경이는 그동안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속이지 않고, 그야말로 심지 굳고 착한 세경이었어요. 반듯했고, 너무 고지식해서 거짓말도 못하는...그런데 뷔페에서 싸게 음식을 먹기 위해, 케이블카를 공짜로 타기 위해 어린 동생 신애와 벌인 연극은 그렇게까지 속이면서 해야 했나 싶더군요. 그동안 보여 주었던 강직하고 정직한 세경이와는 다른 모습이어서 급 속상해졌습니다.
지훈이가 주는 핸드폰도 공짜로 받기 싫어서 목도리를 떠 주고, 핸드폰 요금까지 다 정산하려 했던 세경이었는데, 순식간에 눈 하나 깜짝않고 거짓말을 하고, 신애에게 혀짧은 소리를 하라고 하고, 무릎을 구부려서 키를 작게 보이게 하라는 세경이를 보니 꾸질해 보여서 아쉬웠어요.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저녁에는 편의점 알바를 하는 소녀가장 황정음의 반듯한 모습에 반해, 막판에 세경이를 몰염치한 아이로 변질 시켜가는 이유를 잘 모르겠더라고요. 이왕 이민갈 생각이라면 들고 있는 적금이라도 깨서 다음에 거짓말 하지않고 당당하게 서울나들이를 하자고 했으면, 훨씬 세경 신애 자매다웠을텐데, 덩치가 또래보다 큰 초등학생 신애를 세살배기 아이로 둔갑까지 시켜서 한강유람선을 꼭 태워야 했나요? 동생을 위한 세경이의 시트콤적인 망가짐도 좋지만, 종영을 두고 아무리 가난한 세경이라지만 이렇게 비상식적으로 꾸질하게 만들지 말았으면 싶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아래의 추천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3 Comment 43
2010.03.13 10:29




지붕뚫고 하이킥 121회, 다시 찾은 세경의 빨간 목도리와 지훈이 세경에게 이민 "가지마라" 며 묘한 분위기를 보여주었던 에피소드는 낚시가 심해도 한참 심했습니다. 세경의 짝사랑을 다시 들춰서 여론몰이를 하려고 하는 것도 아닐테고, 세경이와 지훈이를 엮어줄 의도는 더더욱 아닐테니까요. 이번회에서 제작진은 종영을 위한 재미있지 않은, 잘못하다간 욕만 실컷 먹을 깜짝 반전을 내놓았습니다. 지훈이 그동안 세경이 자신을 짝사랑해 온 것을 알게 되고, 문제의 지긋지긋한 빨간 목도리를 다시 등장시켰다는 점이에요. 지훈이 세경에게 준 빨간 목도리는 아마 실이 삭아서 너덜너덜 해졌을 것 같은데도 참 오래도록 사용하네요.
물론 제작진이 세경과 지훈을 말도 안되는 상황으로 연결시키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훈이 정음으로부터 이별을 통보받고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힘들어 하고 있는 마당에 갑자기 세경에게 뿅~하는 그런 일이야 없겠지요. 아무리 시트콤이고 젊은 사람들 사랑도 인스턴트식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지만, 그런 무리수은 두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의 발단은 세경아빠로부터 편지가 온 것에서 비롯되었지요. 세경아빠가 세경 신애 자매에게 이민을 하자는 편지를 보내 온 것이에요. 병원으로 수학 공부를 하러 가는 길에 세경이 아빠로부터 편지를 받고, 그 편지를 신애에게 읽어주다 세경이 이상하게 멍해진 것을 본 지훈이 세경의 편지를 몰래 보게 되었어요. 이민가자는 아빠의 편지였어요.
현경의 심부름으로 지훈의 병원에 간 세경은 지훈의 학교 근처에서 샀던 LP판을 "그동안 저한테 주신 것들 감사드려요" 라는 카드와 함께 지훈의 책상위에 놓고 나왔지요. 마침 지훈은 분실한 USB를 찾으러 갔다가, 분실물센터에서 세경의 빨간 목도리를 발견했지요. 세경에게 잃어버린 것이 맞느냐고 물으니, 세경이 맞다며 들고 걸어가는 모습을 지훈이 한참 동안이나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세경이 두고 간 LP판을 들으며 지훈은 세경과의 첫 만남에서부터 집에 가사도우미로 와서 다시 만나게 된 일, 그리고 학교근처에서 세경과 음악을 듣던 일, 세경이 목도리를 잃어버렸다고 울던 모습까지 회상을 하지요. 지훈이는 그제서야 세경에게 빨간 목도리가 어떤 의미였는지 알게 되었어요. "죄송해요, 아저씨가 사 주셨는데 간수도 못하고..." 라며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슬프게 울었던 세경의 모습을 떠올렸던 것이에요. 지훈도 사랑을 해봤기에 어떤 사람에게서 받은 물건이 그 사람에게 마음이 있을 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잘 알고 있어요.
저녁에 주방에 있는 세경에게 지훈이 "이민갈거니?" 라며 편지를 봤다고 말하지요. 그리고 "가지마라" 라며 세경을 놀라게 했는데요, 지훈의 가지마라는 말은 여러가지 해석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지훈이와 세경이 잘되기를 바랬던 분들은 애정라인의 부활에 기대를 걸수도 있겠고, 지훈과 정음라인이 잘 되길 바랐던 분들은 허탈함과 배신감도 느낄 것이고요. 물론 화살은 지훈이에게로 쏟아지겠지요. 정음이랑 헤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에서 부터 세경이를 책임질거냐에 이르기까지 두 여자를 가지고 어장관리하냐, 사랑이 그렇게 쉽게 움직일 수가 있는거냐? 등등....

그런데 제작진이 지훈에게 쏟아질 공격들을 예상하지 못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또한 지금 상황에서 세경과 지훈을 묶는 것이 억지설정이라는 것도 알 거라고 생각됩니다. 세경이에게 이민가지 말라고 한 것은 저는 지훈이 이제서야 세경의 마음을 알았다느니, 진즉 세경의 마음을 몰라주고 힘들게 해서 미안해서 였다느니, 아님 이제부터 핑크빛 무드가 모락모락 피우게 될거라느니 등의 암시와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디.
지훈이는 세경이 지금까지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혼자 힘으로도 살아가고 있는 것을 꺾지 말라는 듯 보입니다. 무엇보다 6개월이나 되는 시간동안 가족처럼, 동생처럼 지켜봤던 세경이를 떠나 보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컸겠지요. 아는 친구들에게 "이민갈지도 몰라" 라고 하면, "어머 잘됐다, 얼른 가라"며 반색할 사람들이 몇이나 되겠어요. 헤어짐이 섭섭해서 가지마라고 말하는 게 먼저이지 않나 싶어요. 지훈의 감정도 그런 종류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세경이가 검정고시로 학업을 계속하려고 하는데 한국에서 계속 공부를 하지 그러느냐는 권유로 했을 수도 있고요.
저는 세경이 신애와 함께 아빠에게로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주인집 식구들과 함께 밥먹는 것조차 편하게 하지 못하는 세경에게 순재옹네 집은 가족같지만 세경의 편한 집은 아니에요. 진짜 가족이 아니거든요. 또한 세경은 이미 지훈에 대한 짝사랑을 털어냈어요. 지훈과 정음의 결별로 그 틈새에 세경의 짝사랑을 넣었다고 한다면, 이는 세경이의 감정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 밖에는 의미가 없어요. 그렇게 아파하고 힘들게 내려 놓았던 짝사랑을 지훈이의 "가지마라" 라는 의미와 함께 흔들어 댄다면, 세경이를 또 다시 아프게 하는 것일 거예요. 제작진도 이를 모르지 않을테고요. 
지훈이가 세경이를 마음에 담은 적도 없는데, 단지 세경이가 자기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이제서야 눈돌려 세경에게 관심을 가진다면, 그야말로 지훈이는 사랑의 '사'자도 할 자격이 없는 가벼운 사람밖에는 되지 않을 거에요. 또한 세경이처럼 심지도 강한 여자가 정음과 지훈이 사귀고 있다는 것을 알고도(아직 세경이는 정음이 지훈에게 이별을 통보한지도 모르고 있지요) '얼씨구나 아저씨~'하고 반색할 세경이도 아닐 테고요. 
만약에, 혹시라도 제작진이 정말로 지훈이가 세경에 대한 사랑을 깨달았다는니 하는 식의 애정라인을 위한 에피소드였다면, 이는 도저히 이해가지 않을 억지설정일 것입니다. 누구보다 세경이가 지훈이 마음을 편하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고요.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지훈이 세경에 대한 마음이 있다는 식으로 세경을 흔들었다가, 다시 정음과 지훈이의 사랑을 확인하고 화해하게 한다면, 그것은 용서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세경이를 더 이상 혼란스럽게 하지 말았으면 싶네요. 또 세경을 지훈과 정음의 화해를 위한 들러리로 세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정음과 지훈이를 화해시키지 않은 것보다 세경이를 두 번 힘들게 하는 것은 더 참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세경이는 아플만큼 아팠어요. 지훈이 때문에 더 이상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지붕뜷고 하이킥이 설득력없는 황당한 결말로 요상스러운 하이킥으로 남지 않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아래의 추천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56
2010.01.28 06:40




지붕뚫고 하이킥 96회는 지훈과 정음의 관계가 준혁이와 세경이에게 알려졌다는 것보다는 세경의 심경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에피소드라고 생각해요. 저는 세경이 지난회 지훈과의 추억여행에서 지훈에 대한 짝사랑을 끝냈다 혹은 끝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이번 에피소드는 보다 구체적으로 세경이 짝사랑의 힘든 여행을 끝내는 과정을 그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키워드는 세경이 미술전시관에서 본 '마지막 휴양지'라는 그림이 암시하는 것에 있어요.
정음에게 환자가족분이 미술전시회 티켓 두장을 주면서 에피소드는 시작됩니다. 다음날이 병원OFF인 지훈과 데이트 하려던 정음을 지훈은 수술참관으로 가지 못한다고 실망시키지요. 세경에게 정음은 함께 미술관에 가자고 하고 두 사람은 즐거운 시간을 가집니다. 정음은 카페에서 책을 더 보고 가겠다고 하고, 세경은 미술관이 처음이라 더 천천히 둘러 보고 가겠다며 헤어지지요.
책을 보고 있는 정음에게 지훈이 계속 전화하지만, 단단히 삐진 정음은 지훈의 전화도 무시해 버리지요. 수술참관을 끝내고 지훈도 미술관으로 달려왔지만, 정음은 이미 미술관에서 나왔다고 해요. 그런 정음에게 준혁이 과외를 미루자고 전화를 하고, 정음은 미술관에서 하자며 준혁을 불렀지요. 네 사람이 미술관이라는 공간에 함께 있는 상황이 된 거지요. 미술관을 나갔다는 정음의 말에 발길을 돌리던 지훈은 혼자 전시회를 둘러 보다 한 그림 앞에 서있는 세경을 보게 되지요.
세경이 보고 있는 그림은 "마지막 휴양지" 라는 로베르토 인노첸티 작품이에요. 보기에는 괴괴하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풍기지요. 가파른 비탈길에 빨간 자동차가 한 대 서 있고 손님과 호텔 안내인이 대화를 나누고 있고, 언덕 아래 방파제에는 하얀 파도가 부딪치고, 갈매기만이 외로이 날고 있는, 거기에 덩그러니 서있는 작은 호텔이 그려져 있는 그림이에요.
지훈이 세경에게 이 그림을 보고 있었던 이유를 묻자 세경은 제목이 마지막 휴양지라서 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휴식을 주는 휴양지가 마지막이라니까 왠지 슬프네..." 라는 지훈의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세경에게도 슬프게 느껴졌겠지요. 정음이랑 같이 왔다면서 정음이 왜 안오냐고 묻자 세경은 정음이 카페에 있다고 말해 줍니다. 지훈은 핑계삼아 뭐 좀 마시겠다며 카페를 향해 달려가지요.
정음과 과외를 끝낸 준혁은 뛸 듯이 기쁜 말을 듣습니다. 세경이 지금 미술관에 있다고 정음이 말해 준거예요. 준혁의 마음을 알고 있는 정음이 참 예뻐요. 준혁은 미술관에 있는 세경을 발견하고 다리장난도 하고, 세경도 남대문 열렸다는 거짓말도 하며 마치 친한 친구처럼 즐거워 합니다. 그런데 준혁이 카페에 휴대폰을 두고 왔어요. 휴대폰을 찾으러 가는 준혁을 세경도 뒤따르고, 준혁과 세경은 지훈과 정음이 포옹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해 버립니다. 삐져있는 정음에게 애교도 떨며 화를 풀어 준 지훈이 정음을 꼭 안아 주었는데 그 광경을 본 거예요. 준혁도 놀랐지만, 준혁은 충격이 컸을 세경이 더 신경 쓰이지요. 세경이 삼촌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여기에서 이번회는 끝났어요. 앞으로 세경과 준혁의 반응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저는 준혁과 세경이 지훈과 정음의 관계를 일찍 알게 돼서 솔직히 기쁩니다. 세경이 마음에서 지훈을 내려 놓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쉽지는 않겠지요. 매일 부딪치는 지훈의 미소를 보면 자꾸 세경도 흔들릴테니까요. 그런 세경에게 지훈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써 세경이 마음 잡기가 한결 쉬울 것 같아요. 더구나 상대는 늘 만나면 세경을 편하고 즐겁게 해주는 정음언니고요. 착한 세경은 비록 지훈과 이뤄지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지훈이 행복하고 웃기를 바랄 거예요. 정음은 지훈에게도 그렇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언니니 세경도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거고요. 
세경이 미술관에 가면서 지훈이 다시 사준 빨간 목도리를 하고 나왔었는데요, 이번 에피소드에서 빨간목도리는 마지막을 상징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빨간 목도리를 하고 나온 세경이에 대해 잠깐 생각해 봤어요. 아직도 미련이 큰 것일까? 지훈과 세경의 라인을 다시 꼬려는 제작진의 의도일까? 저는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외롭고 힘들고 지훈때문에 아팠고, 집안 환경때문에 남의 집 가정부로 살고 있고...빨간 목도리는 세경의 지훈을 향한 아픈 사랑을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받는 마음은 사랑이었지만 주는 마음은 동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까요. 

이야기가 나온 김에 드라마 속 그림얘기를 해 볼게요. 마지막 휴양지는 유명한 삽화가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작품으로 동화책 삽화에요. 오래 전에 발간 된 책이라 읽어 보신 분들도 많을 거예요. 아동보다는 어른을 위한 짧은 동화책이에요. 내용은 상상력을 잃어버린 화가가 마음의 눈을 찾아 떠나는 짧은 여행이야기에요. 어느 날 상상력을 잃어버린 화가가 마음의 눈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자신의 빨간 자동차는 마치 갈 곳을 아는 듯 이상한 곳으로 화가를 인도합니다. 천둥번개가 치고, 협소하고 위험한 비탈길을 달려 빨간자동차가 멈춘 곳은 외딴 호텔이에요. <The Last Resort 마지막 휴양지>라는... 여기에 철자놀이의 재미있는 의미가 숨어있어요. 철자를 몇개 바꾸면 <Lost Heart, Rest 잃어버린 마음이여, 쉬어라> 라는 의미가 돼요. 아, 이것은 제가 바꾼 것이 아니고요. 마지막 휴양지는 잃어버린 마음이 쉬는 곳이라는 의미도 되는 거지요.
그림 속 자동차 앞에 있는 남자는 동화책 속 주인공 화가에요. 화가는 묻지요. 여기가 어디냐고... 그러자 호텔 문 앞에 있던 소년이 대답합니다. "여기는 마음의 평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한 마지막 휴양지에요"
호텔 안은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따스한 곳이에요. 낯설고 이상한 투숙객들도 있고요. 이 사람들도 모두 화가처럼 무엇인가 잃어버린 것을 찾기 위해 이 호텔에 투숙한 손님들이에요. 우리가 동화 속에서 봤던 인어공주나 허클베리핀 같은 인물들을 상징하는 손님들이 나오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화 속 주인공들을 찾는 재미도 있는 책이에요. 미스테리물같아 보이기도 하고요. 저마다 잃어버린 무엇인가를 찾은 손님들이 떠나고, 화가 역시 잃어버린 상상력을 찾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호텔을 나서는 것으로 동화는 끝납니다.

동화 속 삽화 마지막 휴양지는 세경이를 위한 그림이었어요. 저는 세경이 왜 마지막 휴양지라는 그림을 오래동안 쳐다 봤을까 생각해 봤어요. 왜 마지막 휴양지일까? 무엇을 위한 마지막 쉼터였을까? 세경도 그 마지막 휴양지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화가가 마음의 눈을 찾아 떠나는 낭떠러지 가파른 길처럼 세경은 아프고 힘든 짝사랑을 했어요. 생활도 힘들었고요. 화가의 잃어버린 상상력처럼 세경도 잃은 게 너무나 많아요. 처음 상경했을 때 당차고 야무지던 모습도 많이 잃어버렸고, 지훈을 짝사랑하면서 밝고 씩씩했던 22살 아가씨의 마음을 잃었던 거예요. 세경에게 사랑은 가슴 뛰는 핑크빛 설레임과 행복이 아니라 아프고 더 외롭게 했을 뿐이었어요. 사랑이 행복하고 즐거운 것이라는 것을 세경이 알아차리기도 전에 아픔부터 겪어야 했으니까요.
예고편에 세경이 준혁에게 뭐 살게 있었는데 잊어버렸다면서 준혁을 두고 뛰어 가버렸지요. 12시가 다 돼가는데 세경이 돌아오지 않자 준혁이 집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고요. 다른 장면은 보여주지 않아서 세경이 어디를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세경이 미술관으로 다시 갔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마지막 휴식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말이지요. 
마지막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화가가 잃어버린 상상력을 찾았듯이 세경도 새로운 것을 찾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세경은 잃어 버렸던 자신을 찾아 왔을 거예요. 짝사랑을 끝내고, 밝고 씩씩한 세경이의 진짜 모습을 말이지요. 세경이 밝은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저의 바램때문에 이런 추측을 해봤는지는 모르겠지만요.  
동화책에서 "모든 것을 잊어버리세요. 여기는 마음의 평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한 마지막 휴양지에요"라는 소년의 말처럼 세경도 자신을 힘들게 하는 아픔을 잊고 마음의 평화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미술관에서 장난치며, 남대문 열렸다며 준혁에게 고개 숙이게 하고, "인사 잘 하네" 농담하고 해맑게 웃는 세경이 모습이 세경이가 잃어버렸던 모습이에요. 세경의 나이처럼 밝고 순수한... 그래서 또 감히 추측해 보고 제작진께 부탁하는데 혹시 미술관에 세경이가 갔다면 평화를 꼭 찾게 해주고, 그 징그러운 빨간목도리 바람부는 언덕에서 날려 버렸으면 좋겠네요. 준혁의 노란 목도리도 있잖아요. 아직은 시기상조이지만 미술관에서처럼 두 사람이 소년 소녀처럼 사랑하는 것도 예쁘잖아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아래의 추천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30
2010.01.22 07:06




지붕뚫고 하이킥 93회는 지겨운(?) 목도리 에피소드를 다시 보여 주었어요. 지훈의 빨간 목도리와 준혁의 파란 목도리가 나올 때부터 저는 노란 목도리가 꼭 나올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지난 번에 올린 글 <세경의 눈물, 잔인하고 미웠다>에서 빨간 목도리와 파란 목도리를 신호등에 빗대어 진행과 스탑의 의미로 풀었었거든요. 그런데 신호등에 색깔이 하나 더 있죠? 네, 노란색이에요. 노란색 신호등이 켜지면 운전자는 두가지 선택을 두고 고민합니다. 멈출까? 그냥 지나갈까? 신호등 노란불의 상황을 제작진은 세경의 목도리 에피소드를 통해 풀어가고 있다는데 놀라울 뿐이에요. 그럼 준혁이 이번 93회에 준 노란색 목도리의 의미를 줄거리 정리하고 말씀드리도록 할게요.
주방에서 수학문제를 풀고 있던 세경이 준혁에게 막힌 부분을 물어 보지만 준혁은 풀지를 못해요. 위층에 가서 참고서를 보고 가르쳐주겠다는데 지훈이 들어왔지요. 지훈은 일사천리로 세경에게 가르쳐 주고, 그런 삼촌의 모습에 한없이 초라해지는 준혁이에요. 좋아하는 세경누나에게 잘 보이고 싶은데, 삼촌에게 밀리니 화가 나 죽을 지경이에요. 사실 세경이 삼촌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면, 준혁이 삼촌에게 컴플렉스를 느끼지 않을 수도 있었을텐데, 알아버렸으니 힘들지요.
수학문제를 풀어 준 지훈은 세경에게 빨간 목도리를 다시 내밀어요. 찾았다면서요. 지훈은 세경이 뭐든 공짜로 받지 않는 성격임을 알기에 그런 거짓말을 했을 거예요. 하지만 세경은 금세 알아보지요. 지훈이가 줬다는 이유만으로 아마 목도리 바늘 땀수까지, 무늬까지 외웠을 세경이니까요. 더구나 세경인 뜨개질도 할 줄 아니 뜨개질 무늬가 다르다는 것을 모를리 없지요. 지훈도 할 수 없이 추워 보여서 샀다며 그냥 쓰라고 거의 협박 내지는 사정조로 얘기하지요. 세경은 고맙다며 지훈의 목도리를 받았어요. 세경이 목도리를 받는 것이 감격스럽기까지 하다며 농을 건네는 지훈이에요. 이렇게 뭐 하나 주기가 힘들어요. 아마 지훈인 '세경의 고지식함도 참..' 이런 생각을 하며 돌아섰을 거예요.
지훈의 목도리를 받는 세경의 마음은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지난 글에서 세경이 짝사랑을 끝냈다 혹은 끝내려고 한다고 생각했는데, 거의 맞는 것처럼 보였어요. 세경이 목도리를 한참동안 봤는데 얼굴 표정이 아파하는 것 보다는 담담함에 가까운 표정을 짓더군요. 이번에는 세경이 크게 의미를 부여하면서 받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자신을 위해 매번 속옷을 챙겨다 주는 지훈이 고마움을 표현 하는 것이고, 예전에 지훈이 가족 아니면 공짜로 주는 것 안 받느냐고, 마음을 받는 것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생각났을 것 같기도 해요.

수학문제 때문에 자존심 상했던 준혁은 기타때문에 또 한번 삼촌때문에 비교당해요. 물론 세경이 의도적으로 비교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세경 앞에서 멋지게 보이고 싶었던 준혁은 얼굴이 벌개지고 땀까지 삐질삐질 흘리며 기타를 쳤지만, 세경은 지루하다는 듯 하품을 했지요. 게다가 "삼촌은 기타 잘 치시나봐요" 라고 간접적으로 준혁의 기타실력이 그저 그렇다는 듯이 말을 해버리지요. 또 다시 구겨질 대로 구겨진 자존심에 준혁은 기타를 쓰레기통에 버려 버리지요.
세호와 집에 오는 길에 준혁은 마트에 가는 세경과 마주쳤지요. 그런데 목도리도 없이 나가는 세경의 목이 허전해 보이지요. 준혁은 세경에게 줄 목도리를 사러 가게에 들어 가고, 세호는 눈치없이 빨간 목도리를 권하지요. 세호에게 버럭 화를 내며 "됐어, 빨간 목도리 안해" 하는데 준혁은 빨간목도리라면 지긋지긋 얄미울 거예요. 아마 준혁이는 평생 빨간 목도리는 사주지도, 하지도 않을 것 같아요.ㅎㅎ 준혁이 집어 든 목도리는 겨자색이었어요. 노란색에 가까우니 편의상 노란색이라고 하지요.

목도리를 사들고 온 준혁은 고민합니다. 괜히 고백했다가 혼자 바보될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지훈을 좋아하고 있는 걸 아는데 세경이 자신의 마음을 받아 줄 것 같지도 않고, 괜히 사이만 서먹해질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저런 고민을 하지만 준혁은 용기를 내서 편지를 써서 세경의 방에 목도리와 함께 넣어 놓고 왔지요. "누나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다 이 편지를 써요. 저 누나 좋아해요" 하지만 금세 후회가 되지요. 세경의 방으로 다시 간 준혁은 편지를 가져와 태워 버렸어요. 아직은... 아직은 때가 아닌 걸 준혁도 알고 있어요.
다음날 세경이 준혁에게 자신이 준 노란목도리를 돌려 주었어요. 고맙지만 목도리 있다고요. 지훈이 어제밤에 그 징글맞은 빨간 목도리를 사다 줬으니까요. 준혁은 삼촌이 목도리를 다시 사줬다는 것을 아직 모르고 있지만, 곧 알게 되겠지요. 제작진은 준혁이 그걸 보며 괴로워 하는 에피소드 하나를 다시 만들겠지요. 벌써부터 준혁이 힘든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니 제작진 미워욤.
지훈이 다시 빨간색 목도리를 사다 준 걸 알게 된 준혁은 그걸 목에 두르고 있는 세경을 보고 힘들어 하는 내용을 다룰 수도 있을 거고, 아니면 세경이 지훈의 빨간 목도리와 준혁의 노란 목도리 사이에서 갈등하다 노란색 목도리를 두르고, 그걸 본 준혁이 얏호!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을 거고요.  

준혁이 자기가 가져다 놓은 걸 어떻게 알았냐고 묻자 세경은 그냥 그런 것 같았다며 목도리를 자꾸 돌려 주려고 하지요. 준혁도 화가 나서 안 가질 거면 버려 버리게 주라고 합니다. 준혁의 말에 세경도 그냥 가지겠다고 고맙다며 일단 받았어요. 세경이 지훈의 목도리를 할 지 준혁의 목도리를 할 지는 이제 봐야겠지만, 저는 준혁의 노란 목도리가 두 사람의 애정라인에 상징적인 의미를 숨겼다고 생각해요.

준혁의 노란 목도리의 의미
준혁의 노란색 목도리는 신호등의 노란불과 비슷한 의미가 있어요. 노란불이 깜빡이는 것은 결정의 과정을 의미해요. 진행하느냐? 멈추느냐? 노란불이 점멸하는 동안 우리는 고민합니다. 멈출까? 그냥 갈까?
준혁의 노란색 목도리는 그 고민의 과정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준혁과 세경에게 고민할 시간을 주겠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에서 준혁에게 기다림의 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듯이 세경에게도 짝사랑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준혁의 노란 목도리를 통해 제작진은 두 사람을 같은 노란불에 세웠어요. 빨간불, 초록불이라는 멈춤과 진행의 선택의 여지밖에 없는 선상에 놓기에는 두 사람에게 모두에게 장애물이 많지요. 준혁은 고등학생인데다 아직 성인도 아니고, 세경이 역시 짝사랑도 정리해햐 하고 공부도 계속 해야 해요. 현실적으로도 드라마에서도 두 사람의 러브라인을 구체화시켜 버리기에는 무리가 있지요.
그래서 저는 제작진이 준혁의 노란 목도리를 노란 신호등의 의미처럼 잠시 시간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느낌은 아주 긍정적이에요. 두 사람이 왠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 같아서요. 특히 세경이 뒤돌아서 가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커요. 세경이 지훈과 정음 사이에 끼어드는 것도 저는 좋아보이지 않아요. 정음과 지훈이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 가고 있는데, 두 사람을 갈라놓은 필요는 없어 보여요. 예쁘게 사랑하는 두 사람도 보기 좋거든요. 또한 세경이 지훈을 해바라기 하고 있는 모습도 더 이상 보기 싫고요. 지훈도 참사랑을 알았느니 하면서 세경에게 눈돌리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세경은 준혁의 고백편지를 읽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제가 느낌이 좋다고 말한 것은 세경이 준혁의 마음을 이제 알았다는 거예요. 준혁에게 목도리를 돌려 주려 했던 이유가 공짜로 받지 않으려는 성격때문만은 아니에요. 세경은 준혁이 썼던 편지를 분명히 읽었어요. 그 결정적인 자료가 화면에 나왔어요. 
캡쳐 첫 장면은 준혁이가 편지를 처음에 놓았던 것이고, 두번째는 준혁이 다시 편지를 갔을 때 놓여있던 편지에요. 편지가 놓여있는 각도와 봉투 입구 모양이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죠?
그런데 세경이 왜 편지를 보고도 다시 뒀을까요?  
세경이도 잠시 생각했겠지요. 준혁의 고백편지를 보고... 그리고 다시 제자리에 뒀을거에요. 준혁이가 편지를 가지러 올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혹시 그런 경우 없나요? 누군가에게 고백편지 쓰고는 후회돼서 우체통이 원망스럽거나 우체부 아저씨가 우편물 수거하는 것을 기다렸던 경험... 아니 그 편지가 전달 안되기를 바랬던 마음... 그런 경험 아마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세경도 어쩌면 거기까지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어요. 준혁의 마음을 아직은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세경도 준혁이 어색하고 무안해 할까봐 배려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편지를 그대로 두었지 않았을까요?

세경이 처음에 목도리를 돌려 주려고 했던 것은 준혁의 마음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것을 주저했을 거예요. 무 자르듯 지훈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지는 못했을테니까요. 결국은 세경이 준혁의 노란목도리를 받았는데요, 세경이 준혁의 목도리를 택할지 지훈의 목도리를 택할지 작가의 펜에 달렸겠지만, 분명한 것은 준혁도 세경도 '사랑의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이라는 거지요... 노란불이 깜빡이고 있는 횡단보도를 말이지요. 저는 이왕 발을 뗐으니 함께 건넜으면 좋겠네요. 준혁이는 학생의 신분으로서. 세경이는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예비학생으로 어른들의 시선이 아닌 준혁과 세경의 순수한 사랑, 그 마음 그대로 가지고서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아래의 추천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48
2010.01.15 13:42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만 보는 것은 힘듭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이 아파하는 것을 바라보는 마음은 더 힘이 들이 들지요. 준혁의 생일날 있었던 세경과 준혁의 에피소드는 사랑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자기감정에 눈이 멀어 버리는지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짝사랑하는 지훈이 동료들에게 세경이 자기집 가정부일을 하는 불쌍한 아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하염없이 눈물만 쏟던 세경이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이 세경이만큼 눈물도 흘려야 했지요. 삼촌에 대한 세경의 마음을 알아버린 준혁이 역시 슬펐고요. 더구나 자신의 생일날 생일선물로 받은 영화데이트였는데 데이트는 커녕 세경이 누나가 다른 남자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버렸으니 준혁의 상실감은 말할 수 없을 정도였겠지요. 
지붕뜷고 하이킥 87, 88화를 보면서 저는 세경이가 처음으로 미워졌습니다. 준혁과의 악속을 잃어버릴 정도로 지훈이 사 준 빨간목도리는 세경에게 중요한 물건이었음을 모르지는 않아요. 좋아하는 사람에게 받은 것은 그것이 하찮은 낙서쪼가리라고 하더라도 소중하니까요. 더더구나 짝사랑하고 있는 사람에게서 받은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지요.

제가 세경이 미웠던 이유는 두가지에요. 하나는 세경의 나약함이고, 다른 하나는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을 만큼 자기 감정에만 빠져있었기 때문이에요. 시트콤 속 세경이를 응원하는 이유는 착하기때문이라는 것은 부언할 필요는 없겠고, 동생을 데리고 꿋꿋하게 세상을 헤쳐가는 모습이 좋았기 때문이에요. 배려심많고, 순수하고, 자존심도 있고, 비굴하지 않고, 남에게 손 빌리지 않으려는 당당함이 좋았어요.
지훈이 동료들에게 중학교만 졸업하고, 동생 데리고 우리집에서 가정부하는 불쌍한 애라는 말을 듣고 돌아서는 장면에서는 세경과 함께 저도 울었어요. 자신이 얼마나 초라하게 느껴졌을까요? 그렇다고 지훈이가 미운 것도 아니에요. 지훈이는 세경을 상처받지 않게 미리 보호막을 쳐주려고 했던 것이었으까요. 동료들에게 지훈이 분명하게 말했지요. 끝까지 책임질 수 있으면 소개해 주겠다고요. 그리고 세경이 어떤 상황이라는 것을 솔직하게 말해주었어요. 지훈이는 세속적인 기준으로 세경을 대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애시당초에 버리라는 말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준 거지요.

그런데 세경은 지훈의 말을 듣고 넋이 나간듯 멍해져서, 지훈이가 사준 빨간 목도리를 어딘가에 흘려버렸지요. 병원까지 와서 찾아봤지만, 목도리는 찾지 못했고요. 영화관에서 기다리던 준혁은 병원으로 세경을 찾아오고, 목도리를 잃어버렸다며 우는 세경을 보았지요. 목도리가 지훈이 사준 것임을 알게 된 준혁은 세경이 지훈을 좋아하는 마음을 알아 버렸지요.
준혁의 마음이 깨질 듯 아프듯이 세경이 준 생일선물마저 깨져 있었어요.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세경이 생일선물로 피아노를 쳐주었지요. 세경의 눈에는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그런 세경을 바라보는 준혁의 마음에도 눈물이 흐르는 모습이었고요.
87화 준혁이 생일편을 보고 저는 처음에는 세경이때문에 울었고, 다음에는 피아노를 치는 세경을 바라보는 준혁의 슬픈 눈동자때문에 마음이 아팠어요. 세경이 불쌍하면서도 미워진 건 병원에서 지훈 앞에서 목도리를 잃어버렸다고 우는 장면에서부터 였나 봐요. 그리고 피아노를 치는 장면에서는 세경이 자기감정에만 빠져있다는 게 너무 크게 보였고, 피아노를 칠 때 우는 모습은 준혁에게 잔인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준혁의 입장에서지만 말이에요.
87화를 보고 글을 쓸까 생각했다가 다음회를 더 지켜봐야 겠다는 생각으로 쓰지를 않았는데, 88화를 보면서 세경이가 또 미웠어요. 지금까지 그렇게 예뻐하고 아꼈던 세경이었는데 말이에요.

물론 이 글은 어디까지나 시트콤 속의 에피소드에 불과하지만 세경이는 드라마 속에서도 현실에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선 세경이는 지훈이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어요. 지훈이와 정음의 사이를 세경도 어느 정도는 눈치채고 있으리라 생각해요. 지훈이는 세경에게 마음이 없다는 것도 분명히 했어요. 만약 지훈이가 정음을 사귀고 있으면서도 세경에게 가능성을 보여준다거나 세경을 흔든다면, 정말 지훈이는 나쁜 사람이에요. 쿨가이 지훈이 양다리를 걸칠 사람도 아니지만요.
그런데 병원에서 마주친 지훈에게 세경은 목도리를 잃어버렸다며 눈물을 보였지요. 지훈도 세경이가 자신을 남자로 보고 있음을 모르지 않아요. 그런데 지훈의 입장에서 자기가 사준 목도리를 잃어버렸다고 우는 세경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들까요? 드라마 속에서나 현실에서나 저는 부담스러웠을 것 같아요. 상대방에게 마음이 없는 것이 미안할 수도 있겠고요, 어쩌면 짜증날 수도 있을 거에요.
세경이는 지훈에게 지훈이가 사준 목도리가 눈물이 범벅될 정도로 소중한 것이었다는 것을 보여준 거에요. 마음도 없는 사람에게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면 무슨 생각이 들까요? 전 부담스러울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역시 지훈의 입장에서지만요.
피아노 장면에서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물론 세경이 지훈이와 나눴던 대화를 준혁이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그것은 알 수 없어요. 다만 짐작하건데 준혁이 뒤에 있었고, 다 들었을 거라고 생각했을 거에요. 아닐 수도 있고요. 여기서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고, 문제는 세경은 준혁에게 생일선물로 줄게 이거밖에 없다며 이루마의 River Flows in You를 연주했는데요, 연주를 하며 세경이 또 눈물을 흘리는 거에요.
물론 시트콤 속의 장면 자체는 피아노를 치는 세경의 마음, 그것을 바라보는 준혁의 마음까지 와닿았어요. 이는 우리가 제 3자 시청자의 관점에서 세경과 준혁의 감정을 모두 읽고 있었기 때문에 이해되는 상황이에요. 하지만 드라마속 준혁이라면 입장이 다르지요. 목도리를 잃어버린 것, 지훈이 병원에서 했던 말, 준혁에게 미안한 마음 모든 것이 짬뽕되었겠지만, 그것은 세경 자신을 위한 연주였지, 준혁이를 위한 생일 축하연주는 아니었어요.
생일선물이라고 피아노를 치면서 우는 모습, 과연 준혁이 입장에서 어땠을까요? 세경의 피아노 연주를 들으면서 저는 세경이 준혁이에게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까지 했어요. 준혁이가 세경을 좋아하는 것은 눈치 제로 세경이 몰랐다고 치더라도, 그렇게 들떠 문자를 날리던 준혁이의 마음은 전혀 보지를 못하는 세경의 모습입니다. 더군다나 생일이었고요. 자기감정에 몰입해서 다른 사람은 눈에 들어 오지 않았던 거겠지요. 지훈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준혁이의 감정 역시 세경의 부서진 마음 앞에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거에요.
그리고 이번 88화를 보면서 저는 세경의 변화없는 모습에 실망을 했어요. 지훈이가 사골국을 끓이지 말라고 했건만, 세경이는 미련곰퉁이처럼 또 끓이고 있는 거에요. 물론 책을 펴놓고 공부하고 있었지만요. 제가 세경이 잠시 미워졌던 것은 지훈을 여전히 놓아주지 못하고 있는 해바라기 사랑때문만은 아니에요.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한순간에 접을 수 있겠어요.
하지만 상대방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은 헤아려보지 않고, 자기감정에만 충실한 순수사랑이 과연 상대방을 위한 것일까요? 부담스러워 하는 지훈이의 마음도 헤아려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랑은 일방통행이 아니니까요. 또한 세경이 지훈을 바라보는 것이 힘든 것처럼, 자신을 바라보는 준혁의 마음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짝사랑은 똑같이 아픈 거니까요.  
지훈이 준 빨간목도리는 세경에게 사랑의 적신호였을지도 몰라요. 이번 회에 준혁이 청색 목도리를 둘러주었는데요, 똑같이 아파하는 준혁을 보니 두 사람에게 준혁이의 목도리 색깔처럼 청신호가 켜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원래 지훈이와 세경이를 응원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자꾸 세경이와 준혁이라인으로 마음이 기우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아래의 추천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