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에 해당되는 글 72건

  1. 2010.07.22 '무릎팍도사' 쓸데없는 고민거리 들고 나온 김남길 (39)
  2. 2010.03.05 '추노' 굴욕적으로 살아난 송태하, 사람답게 죽은 천지호 (70)
  3. 2010.01.27 '공부의 신' 카멜레온 유승호, 강렬한 연기 물올랐다 (51)
  4. 2010.01.13 '공부의 신' 울고 웃었던 홍찬두(이현우)의 수학신 강림 (36)
  5. 2010.01.12 '공부의 신' 김수로의 독설이 빛나는 통쾌한 드라마 (14)
2010.07.22 12:34




지난 15일 입대한 김남길이 정말로 쓸데없는 고민거리를 들고 무릎팍도사를 찾아왔습니다. 김남길의 고민은 "또 잊혀지면 어떡하느냐?" 는 것이었어요. 군복무로 활동을 하지 못할 공백기 2년, 혹시나 자신이 잊혀질까 고민스럽다는 것인데, 마치 대추나무에 사과 열릴까 걱정이고, 배나무에 감 열릴까 걱정이 돼서 찾아 온 경우 같아요. 이런 말이 있는지 그냥 써봤는데,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네요.

김남길은 배우로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 글에 사심이 많이 들어갈 것 같습니다. 제가 드라마 나쁜남자 리뷰글을 꾸준히 올리고 있는 이유도 김남길의 소름끼치는 연기를 보는 즐거움때문이기도 한데요, 군입대를 16시간을 앞두고 급히 촬영하고 간 무릎팍도사는, 고민을 들고 나왔다기 보다는 팬들에 대한 인사를 겸사겸사 하러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팬의 입장에서는 너무 반갑고, 황금같은 시간을 쪼개서 나와 준 것 자체로도 고마운 선물이었습니다.
김남길이 무릎팍 도사에서 공익이라고 입대라는 말도 죄송스럽다는 말을 했지만, 김남길의 공익은 좀 사연있는 공익이라, 칭찬을 석달열흘을 해도 모자랄 것입니다. 대형 덤프트럭과 충돌한 사고로 인대가 파열되고, 그 이후로도 큰 수술을 2,3번 해야했던 병력때문에 면제를 받을 수 있었음에도, 김남길이 자원했기 때문이에요. 어떤 분들을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가짜 진단서를 발급받고, 다른 나라 국적을 취득하는 등, 별 수단을 다 동원해서 피하려는데 말이지요.

김남길은 무릎팍 도사에 나와 털어 놓은 연기경력과 MBC공채로 입사해서 교육을 받고, 이어진 교통사고로 6개월이라는 시간을 입원해야 했다는 이야기로 그의 잊혀졌던 과거 전력들을 풀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굳세어라 금순아에서는 죽음으로 하차해버렸다는 것과 강지환만 띄워줘 버렸다는 말에 웃음이 터졌는데, 김남길을 예능프로에서 처음 봐서였는지, 실제로도 유머감각이 많다는 것을 저는 처음 알았어요.
선덕여왕으로 드라마사에는 길이 남을 이름으로 각인된 인물이 있다면, 미실 고현정과 비담 김남길일 듯 싶습니다. 역사서에 단 한 줄 들어있는 이름들이 선덕여왕 덕만이나 김유신 등보다 유명해져 버렸다는 것이 드라마의 힘이고, 캐릭터를 만들었던 연기자의 힘이라는 예를 보여준 대표적인 작품일 것입니다. 미실과 비담이라 하면 아마 선덕여왕을 시청하지 않은 시청자들까지도 이름은 한번 쯤 들어봤을 정도로 신드롬을 일으켰고, 주목받았던 인물들이었지요.
제가 무릎팍도사를 보면서 김남길이라는 배우를 보며 느낀점은 말을 참 진중하고 조리있게, 그리고 차분하게 한다는 것이었어요. 대개 무릎팍도사에 나오는 게스트들을 보면 강호동의 진행에, 그리고 강호동 특유의 방방뜨는 분위기에 함께 흥분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김남길은 그런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어요. 포장하려고도 하지않고, 과거 잊혀진(?) 시간들 속에서 겪었을 심적고통이 컸을텐데도, 너무도 담담하게 말하는 모습에 놀랐어요. 
그때의 상황을 떠올리면 감정적으로도 울컥해 지기도 하고, 정말 여기서 끝인가 싶었을 때는 절망감도 컸을텐데, 감정들을 속에서 다 삭여 버리더라고요. 진지하면서, 그리고 때때로 개그감까지 있고, 고현정에게 시계선물을 받았다고 의기양양해 하며, 자랑할 때는 귀엽기까지 했네요. 그리고 정말 순진할 정도로 솔직하더라고요.
강호동이 집에서 아내가 제빵왕 김탁구를 시청한다고 한 방 먹였는데, 김남길 대답이 더 웃겼어요. 집에서도 김탁구(KBS)를 본방으로 보고, 나쁜남자(SBS)는 재방으로 본다네요. 그런데 더더욱 웃겼던 상황은 무릎팍 도사가 MBC예능이었다는 것이었어요. 물론 MBC가 그 장면을 편집하지 않아서 더 재미가 있었습니다.
2년의 시간, 김남길에게는 걱정이 될 것이 당연하겠지만, 전혀 불필요한 고민거리를 들고 나온 것 같습니다. 눈빛 하나로 수십가지의 감정을 보여주고, 말투 하나, 목소리톤만으로도 내면을 보여주는 배우는 그리 흔치 않지요. 비담이나 나쁜남자 심건욱처럼 복잡하고 다중적인 인물을 눈빛 하나만으로도 싱크로율 200%로 완성시킬 수 있는 배우도 많지 않을 거고요. 김남길이기에 가능했던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말이지요. 

잊혀질까 고민이라는 김남길에게 걱정말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팬심이 앞서서 썼는데, 너무 사심이 많이 드러난 것 같습니다. 김남길의 치명적인 매력에 저도 태라처럼 중독되어 버렸나 봅니다. 여하튼 군복무로 활동을 하지 못할 공백기 2년, 건강하게 잘 출퇴근하길 바랍니다. 간간히 기사를 통해 근황도 알려주었으면 싶고요.
잊혀지는 것이 두렵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2년 후 더 성숙한 모습으로 연기하고 싶은 설레임도 있다며, 김남길은 담담하게 군입대 전의 심경을 말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중간중간 시간 체크까지 하면서 웃음도 주었고, 긴장하는 모습도 그대로 보여 주었는데요, 제가 김남길의 말 중에 가장 주목해서 들었던 말은 "비담도, 나쁜 남자도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이다" 라고 했던 말이었어요. 두 작품 모두 전율이 일 정도로 김남길의 연기가 소름이 끼칠 정도였는데, 김남길이 말하는 진짜 배우란 어떤 것을 말하는지 두려워질 정도에요. 
군입대전의 사진, 이 평범하게(?) 잘생긴 남자의 얼굴에서 어떻게 비담이 나왔고, 나쁜남자 심건욱이 나왔는지, 전혀 같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김남길은 철저하게 작품 속의 인물이 되고, 심지어는 작품 속의 인물을 뛰어 넘어 버리기 까지 하는 것 같아요. 2년이라는 시간이 후딱 지나가고, 얼른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김남길을 만났으면 싶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 지, 2년의 공백이 크게 걱정이 되지는 않습니다. 김남길은 운좋게 작품을 잘 만나 뜬 배우가 아니라, 오히려 작품이 김남길을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실있는 배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에요. 2년 후 다시 만나게 될 깊이있고, 성숙한 김남길의 연기가 지금부터 기대됩니다. 그러니 서두에서도 말했지만 김남길씨, 배나무에서 감 열릴까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잊혀지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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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5 08:40




추노의 묵직한 존재감 천지호가 장렬하게(?) 최후를 맞아 명복을 빌어 주는 기도라도 드리고 싶다면, 송태하는 구출장면에서부터 용골대와의 만남, 그리고 언년을 구하려는 대길의 앞길을 막은 것까지 송태하의 정체성을 의심케 하는 밉상의 연속이었습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천지호의 죽음은 18회 명장면이었고, 송태하 구출기는 옥에 티였다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송태하에 대한 애정이 없는 것인지 애초부터 송태하라는 인물의 한계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캐릭터의 비호감을 떠나 인물의 정체성마저 혼란스럽게 만들어 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송태하의 뿌리 깊은 양반의식은 고쳐질 수 없고, 고칠 수도 없을지 모릅니다. 개인적으로는 고치길 바라지도 않습니다. 신분의식을 버리고 노비를 사랑한 사람은 드라마에서 대길이 한 사람이면 족하지요. 송태하까지 신분의식을 버리라고 하기에는 조선의 사대부들의 견고한 의식상 무리일 것이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이제는 외세의 힘으로 목숨까지 부지했네요.  

최악의 옥에 티, 송태하의 굴욕적인 구출
이번 18회에서는 그가 받드는 나라가 조선인지 목숨을 구해 준 청 인지까지 의심스럽더군요. 아무리 썩어빠진 나라라 할지라도 조선은 그가 지켜야 할 나라인데도, 청 용골대 장군을 마치 형제처럼, 전우처럼 대하는 모습이 거슬렸습니다. 병자호란에서 아내와 아들을 잃고 오랑캐와 싸웠던 그 송태하장군 맞나 싶더군요. 물론 오랜만에 본 반가움까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용골대가 자신을 구했다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민감한 사안일텐데 감사할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용골대 대장과 검을 섞고 무인으로서 친구는 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청 용골대 부하 '용이'의 죽음에 눈을 감겨주고, 마치 자신의 부하가 죽은 듯 슬퍼하는 모습은 병자호란을 겪었던 전 조선군의 장군이었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습니다. 자신이 눈을 감겨 준 그 오랑캐들이 정묘호란, 병자호란을 통해 조선을 짓밟고 수많은 조선사람을 죽였다 이 말이에요.
임금까지 무릎꿇고 삼전도에서 충성서약을 하며 머리를 조아리게 만들었던 오랑캐였어요. 소현세자가 청을 배우고 문물을 받아들여 조선을 부강한 나라로 만들자는 것이 이런 식의 간도 쓸개도 빼놓는 식의 우호관계를 말함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제가 지난 글에서 대길이와 송태하를 구출할 인물로 천지호와 황철웅으로 추측했는데, 천지호는 얼추 맞았는데 황철웅은 빗나갔네요. 하지만 워낙 드라마를 보며 분석하고 추측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개인적으로는 황철웅에 대해서 추측해 본 것도 재미있었어요.
사실 황철웅이나 곽한섬이나 천지호나 혹은 노비당이나 누가 구했더라도 기분은 좋았을 겁니다. 청의 용골대를 용의선상이 올리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만은 추측하고 싶지 않았고, 제작진도 청의 용골대가 구하는 것만은 설정하지 말아주었으면 싶었는데, 가장 바라지 않는 인물들이 송태하와 대길이를 구한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신단으로 조선에 온 용골대가 송태하를 구하기 위해 무사들을 풀어 조선 형조옥의 처형대를 습격해, 조선 죄수를 구출했다는 것은 내정간섭의 문제입니다. 신원을 확인할 길이 없었다고 둘러대며 좌의정에게 보고는 했지만요. 내정간섭을 받는 자체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왜 주인공들이 외세인 용골대에게 구출되어야 했느냐는 것이에요. 송태하의 혁명관의 한계를 떠나 외세를 끌어들여 주인공들을 살려 낸 제작진에게 실망을 했습니다.
자신을 구출한 용골대 부하들의 호위를 받으며 포졸들과 추격자들을 헤치고 나가는 송태하의 모습은 그의 부인인 언년이가 저자에서 자객 윤지의 공격을 받고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보다 한층 어리바리더군요. 불면 날아갈새라 옥체라도 된양 빠져나가는 모습이 송태하가 무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유약하기 그지 없었어요.
송태하는 혁명을 꿈꾸기에는 그릇도 인물됨도 한참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가진 신분적 한계가 아니라, 국가관도 심히 의심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청의 용골대에 의해 송태하는 목숨을 건졌을 지는 모르겠지만, 시청자로서 보기에는 상당히 굴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송태하가 이루려는 세상이 청이라는 세력을 등에 업지 않고는 이루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패배감도 들더군요.
용골대의 흑심과 송태하의 생각이 차이에 마음을 어떻게 돌릴지는 모르겠지만, 의리를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송태하가 용골대와의 의리를 어떻게 끊어낼지 그 한계도 분명해 보입니다. 원손을 찾으면 우선 봉림대군을 만나겠다고 했는데, 청을 등에 업은 송태하를 봉림대군이 곱게 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봉림대군(후에 효종)은 청이라면 이를 갈고 북벌정책을 폈던 인물입니다. 원손의 목숨을 두고 봉림대군과 어떤 합의점을 이끌어 낼지 모르겠지만, 송태하가 원손의 왕위정통성에 대한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면 원손을 두고 봉림대군을 만난다는 것은 화약을 지고 불덩이에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세자로 책봉되어 다음 보위가 내정되어 있는 인물이 얼마나 관대할지 우리 왕실의 피의 역사가 정답을 말해 주고 있지요.    

최고의 명장면, 사람답게 죽은 천지호
추노 18회는 대길이와 송태하가 구출되었다는 것보다 천지호가 죽었다는 것이 더 큰 사건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천지호의 죽음에 허무하기도 했지만, 사실상 천지호의 역할은 극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비중이 약해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기에 적정한 시점에서 하차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천지호를 대신할 월악산 짝귀(안길강)가 등장함으로써 천지호의 캐릭터와 살짝 겹쳐지는 부분도 있겠더군요. 이번회 등장한 짝귀의 말투나 행동거지를 보니 말이지요. 짝귀 안길강의 허와 실의 포스가 앞으로 추노의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천지호의 죽음은 아쉽지만 그 죽음만큼은 18회 명장면이었습니다. 천지호답게 죽었고, 가장 사람답게 죽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밧줄에 매달려 자신의 이름 '대길아'라고 소리쳐 부르는 대길은 세상에 대한 한과 미련을 끊기 힘듭니다. 여전히 언년이, 그의 삶의 의미였던 언년이에 대한 사랑을 끊고 혼자 저 세상으로 갈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숨 쉬기가 버거워 죽어가면서도 마지막 밧줄을 잡았던 손을 풀기 직전에 내뱉은 이름은 언년이입니다.
툭 떨어지는 대길의 손을 보는 언니 천지호, 천지호는 포졸로 위장하고 있었어요. 역시 천지호다웠네요. "칼 춤 한번 대차게 춰야겠구먼" 라며 천지호가 대길이를 향해 달려 가는데, 약속이나 한 듯 지붕위에서는 궁수들이 활을 쏘고 정체불명의 선비들이 검을 들고 나타나 처형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버렸지요. 송태하를 구하런 온 용골대 수하들이 송태하를 구출해 가고, 천지호는 대롱대롱 매달린 대길이를 끌어 내리고자 안간힘을 씁니다. 오는 포졸 방망이로 막으랴 밧줄을 풀랴 혼비백산이지요. 순간 검이라도 하나 빼았어서 내리치지 왜 저렇게 뜸을 들이나 싶었어요. 물론 송태하가 멋지게 칼을 날려 밧줄을 끊어줘야 하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서 였지만, 그보다는 천지호의 실감나는 연기에 찬사를 보내고 싶더군요.
천지호는 마음이 너무 급합니다. 대길이 숨은 넘어가겠고, 밧줄은 끊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이 뭘까 생각해보니 이빨로 물어 뜯는 거였겠더라고요. 천지호가 그 쇠심줄 같은 밧줄을 이빨로 끊으려는 장면은 너무나 공감되었고, 사실적이었습니다. 매니큐어로 분장한 명품이빨, 역시 천지호 성동일의 세심한 감정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숨을 쉰 대길이와 현장을 빠져나오는데, 지붕에 매복해 있던 궁수의 화살이 천지호의 몸을 관통해 버렸습니다. 숨을 헐떡이며 산속으로 도망쳤지만 끝내 천지호는 자리에 눕고 말았어요.  그래도 이 언니 마지막 가는 길에 옷 한벌 해줬다고 대길이를 끌어 안고 자기입에 저승길 노자돈을 넣는 천지호였지요. 천지호가 마지막 가는 길에 대길이에게 부탁한 유언은 간지러운 발꼬락을 시원하게 긁어달라는 거였어요. 대길이 꽁꽁 언 천지호의 발가락을 긁어주는데 천지호는 눈을 감고 말았어요. 참으로 허망하고 남길 것 없는 죽음이었어요.
어떤 사람은 혁명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위해 죽어가고, 어떤 이는 돈을 위해 일하다 길에서 객사하고, 또 어떤 이는 아무런 이유없는 개죽음도 있었고, 어떤 이는 치열한 권력다툼에 희생양이 되기도 했었지요. 높은 궁궐 담장 안에서는 자식에게 독약을 내리기도 하고, 며느리와 손자를 내쳐 사약을 내리기도 하고, 그런 임금 곁에서 역모로 죽은 사람들도 있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지호의 죽음은 가장 인간다운 죽음이었고, 사람답게 죽었어요. 살아서는 개, 돼지 취급받았던 개차반 추노꾼이었지만, 걷어 먹인 동생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을 줄도 알고, 그리고 가장 인간적인 욕구를 해소하며 갔어요. 천지호에게는 돈도 사랑도 혁명도 하잘 것 없는 것들에 불과합니다. 마지막 숨이 끊어지는 순간, 무좀으로 동상으로 발가락이 가려운 것이 그 순간의 고통일 뿐이었어요. 죽음의 순간에서도 가장 원초적인 자신의 고통 발가락 가려움증을 동생 대길이가 마다 않고 긁어주니, 죽음은 허망하고 덧없어도 죽음의 순간만큼은 행복했을 지도 모르겠어요.
꽁꽁 언 발가락을 입에 가져다가 호호 불어주는 대길은 천지호의 죽음도 가장 인간적인 모습으로 보냅니다. 어느 날 언년이에게 말했듯이, "난 말이다, 다 싫다. 네가 힘든 게 싫고, 네가 추운 게 싫다" 그러면서 언년이의 손을 호호 불어주었던 것처럼 발을 녹여줍니다. "언니 발이 꽁꽁 얼어붙었네... 따뜻할거야..." 혹이라도 저승길 가는 길 발 시려울까봐. 

송태하가 용골대 대장으로 받은 칼은 송태하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합니다. 조선을 호시탐탐 노리는 청의 장군으로부터 받은 칼로 무엇을 베낸다 한들 이미 송태하의 명분은 없어져 버렸습니다. 그가 벨 것은 결국 조선이기 때문입니다. 청의 칼로 조선을 벤다? 송태하를 구출한 사람 역시 청의 용골대였다는 점에서 송태하는 이미 혁명의 정당성과 국가관의 정체성 마저 흔들릴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제가 추노의 최악의 옥에 티라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반면 천지호는 야비하고 천한 개차반으로 세상에 왔을 때 빈손으로 왔던 것처럼 욕심도 야망도 세상에 대한 미련따위도 남김없이 갔습니다. 저승길 노잣돈마저 자기 손으로 넣고 가더군요. 빚도 남기지 않고 가는 인생이었습니다. 천지호는 동생들에 대한 원수를 갚지 못했다는 포한도, 글 읽은 양반님네들의 혁명이니 세상이니,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어쩌네 하는 것들에 대한 갈망도 미련도 없이 가는 듯 보였어요. 칼춤 한 번 신나게 췄으니 그것으로 되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요. 저승 가는 길에 새로 지은 옷 입고, 입속에 노자돈도 두 닢이나 넣었고, 자기 죽으면 초라하게나마 시신이라도 수습해 줄 대길이도 옆에 있고, 이만하면 호사스런 죽음 아니겠나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어요.  
18회 장면 중에 가장 멋진 장면을 꼽는다면 죽음을 눈 앞에 두고도 대길이 발가락을 긁자 웃는 천지호와, 언니가 죽어가는 것을 알면서도 시원하냐고 농을 치는 대길이 두 사람의 웃는 모습이었습니다. 천지호는 그런 인물이었거든요. 사랑, 혁명보다도 자신의 동상걸린 발가락이 간지러운 것에 더 신경썼던... 그래서 가장 인간적인 죽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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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7 10:39




공부의 신이 산 넘어 또 산이네요. 한고비 넘기면 또 다른 고비가 나타나고, 병문고 합병문제가 무사히 넘어가나 싶더니 큰 사고가 터졌네요. 빨간 무도복 앤쏘니 양샘이 그런 분인줄 몰랐는데 배신감 느껴져요. 하긴 차기봉 수학샘이 싫어할 때부터 뭔가 사연이 있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이제 보니 장사꾼이었나 봅니다. 그간 천하대반 아이들과 수업내용을 인터넷과 전단지로 뿌려댔다네요. 상업용 광고 목적으로 말이에요. 대형 휘트니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큰 손인 줄 알았는데 학권가에서도 큰 손인가 봐요. 왕삐짐이에요. 댄스영어에 한창 재미를 느끼고 있었는데, 이젠 퇴출선생 1호가 돼버렸어요. 

지난회 합숙소를 무단이탈한 길풀잎(고아성)과 나현정(티아라 지연)때문에 단체기합을 받았지요. 영어단어 100개를 외울 때까지 체욱관 100바퀴 돌기에요. 규칙은 지키라고 정한 것이니 어떠한 이유가 있어도 단체합숙이라는 규칙은 지켰어야 한다고 말이지요. 한 밤중에 가방 쇼핑 나간 현정이가 정신이 없는 게지요. 아무튼 풀잎이랑 현정이 이번에 진정한 베프를 맺었는데, 혼자사는 현정이에게도 뭔가 슬픈 사연이 있어 보여요.
이윤우 국어샘 지난 시간에는 X파일을 배포하시더니, 이번 수업은 두꺼운 문제집을 무조건 외우라고 합니다. 무식하게 암기하는 것이 국어샘의 공부 비법이랍니다. 지난 시간 어떤 내용의 글을 읽었는지 천하대반 멤버들의 눈이 똘망똘망했는데, 허걱! 급실망하는 눈치에요. 국어샘 포스 역시 만만치 않은 분이지요. 무공도 익힌 분 같아요. 새로 온 과학샘 장영식을 한 방에 보내 버리는 것을 보면 말이에요.
그런데 이번 과학샘은 재미가 없어요. 수업이 답답하네요. 학생들 앞에 서면 말을 심하게 더듬어서 주위에서 통역을 해줘야 할 정도예요. 강석호 변호사가 믿는 데가 있어서 초빙해 왔겠지만, 학생들하고 친해져서 말 좀 편하게 했으면 싶네요. 과학샘의 메모리트리, 즉 기억나무는 저도 학교 다닐때 해봤던 공부법이었어요. 과학을 잘하지는 못했지만, 특히 생물과목 공부할때는 그런 식으로 가지를 쳐가면서 공부했던 기억이 나네요. 동물-무척추동물-연체동물-아메바 말미잘... 이런식으로 가지를 만들었던 기억이 희미하게 떠오르기도 하고요. 

중간고사가 코 앞에 닥쳐왔는데 수학시험도 엉망이고, 천하대반 학생들 갈길이 멀지요. 사실 지난번 합숙에 이어 지금까지 공부한 양으로 치자면 80점 이상은 나올줄 알았는데, 60점 근처를 맴도는 것을 보니 적어도 드라마가 뻥을 치는 것 같지는 않아요. 몇주만에 성적이 콩나물 자라듯 쑥쑥 오른다는 게 말이 안되니까요. 아직은 천하대반 학생들에게 공부의 틀이 잡히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천하대반 멤버들을 괴롭히는 것은 독사같은 강석호가 아니에요. 돌도 씹어 막을 나이 아이들의 배고픔도 아니었고요. 바로 수험생들의 가장 무서운 적 잠귀신이 강람한 거예요.
눈뜨고 자는 아이들, 게슴츠레 감기는 눈꺼풀은 강석호의 호통으로도 쫓아 버릴 수가 없지요. 머리 핑글 돈 강석호는 아이들을 벌을 줍니다. 아주 심하게요. 봉구가 벌서면서 문제 외우는 모습을 보니 정말 잔인하다 싶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봉구아버지를 비롯해서 학부모들이 천하대반 아이들에게 깜짝 파티를 해주고 싶어하지요. 음식을 장만해서 백현이 할머니도 오시고요. 이 광경을 목격한 봉구부모와 풀잎 엄마가 한바탕 소란을 피우지요. 어느 부모가 자식들이 벌을 서는 모습을 보며 기분 좋겠어요. 그 순간은 공부고 뭐고 다 때려 치워라 싶었을 거예요.

봉구 아버지가 강석호의 멱살을 잡고 실랑이를 하는 중 백현 할머니의 모습이 들어 왔지요. 물구나무를 서고있는 백현을 본 할머니의 표정에 마음이 울컥해 지더군요. "견뎌야지... 견딜 줄 알아야 대장부지... 우리 백현이 장하다..." 라며 그저 너를 믿는다는 눈빛 하나 주면서 말없이 돌아서는 할머니와 할머니를 바라보는 백현이 눈에 눈물이 고이는 장면에서는 그만 울고 말았네요. 아마 드라마를 보신 분들 그 장면에서는 많이 울었을 것 같아요. 말없이 돌아서는 할머니의 마음을 다 알고 있다는 듯 백현이 이를 악물고 영어를 외우는데, 찡해지더라고요. 겉으로는 문제아지만 속은 누구보다 여린 황백현이에요. 속도 강한 백현이었지요.
백현이가 공부하고 싶은 이유는 할머니를 위하는 마음이 가장 클 거예요. 공부 열심히 해서 돈 벌면 "40년간 청소부로 일하면서 고생하신 우리 할머니, 나를 키워 주신 할머니 꼭 호강시켜 드려야지...." 이런 마음이 백현에게 있을 거예요. 백현이 자장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학교를 그만 두고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을 하려는 것도 할머니의 고생을 덜어주고 싶어서 였으니까요. 백현이는 금쪽같이 아끼는 자기를 바라보고 고개만 끄덕여 주고 가는 할머니가 하고 싶은 말을 다 알고 있지요. 공부 열심히 해서 잘 자라주기를 바라는 것, 그거 하나라는 것을요.

할머니가 돌아간 뒤에 홍찬두의 아버지가 화가 나서 왔지요. 문제의 앤쏘니 양샘의 광고용 전단지를 들고서요. 찬두를 미국에 유학 보냈다고 말했는데, 체면이 상한 찬두 아버지는 찬두를 끌고 가려고 합니다. 가지 않겠다는 찬두에게 손찌검까지 하면서요. 찬물을 끼얹듯 조용해진 침묵을 깨고 황백현이 한마디 하지요. "모두 나가 주세요! 왜 갑자기들 오셔서 소란이에요. 우리한테 일분 일초가 얼마나 피같은데 공부도 못하게 왜 훼방을 놓고 이러세요. 저희 공부해야 돼요. 이번 중간고사 반드시 만점 받아야 됩니다" 사실 이 대목에서는 잠깐 춘추가 보였어요 
그리고 강석호를 가르키며 친구들을 향해 증오인지 독려인지 눈에 핏발을 세우며 말하지요. "니들 우리 꼭 만점 받아야 하는 것 잊었냐? 그따위 잠하나 못 이겨서, 공식 몇 개 못 외워서 이 인간한테 노예처럼 당하는 것 쪽팔리지도 않냐? 까짓거 만점 맞으면 될거 아냐!!" 그 순간 유승호의 눈에는 핏발이 섰고, 유승호의 강렬한 눈빛은 장난이 아니더군요. 강석호를 압도하는 강렬한 눈빛에는 핏발이 섰고, 모든 감정을 용암처럼 터뜨리는 강렬함에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어요.
유승호는 카멜레온 같은 연기자라는 생각이 들어요. 선덕여왕의 춘추에서는 속을 알 수 없는 의뭉스러움을 천연덕스럽게 보여주기도 했고, 사실 선덕여왕에서는 그 비중이 크지는 않았었지요. 그래서 의뭉스러움과 영리함의 줄타기를 잘하는 작은 카멜레온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공부의 신에서 만나는 유승호는 적재적소에서 색깔을 바꾸는 큰 카멜레온을 만난 느낌이에요.
드라마 속 황백현의 표정을 보면 그 눈빛과 표정이 섬세하게 다르다는 것을 볼 수 있지요. 공부의 신에서 유승호는 반항아 캐릭터에요. 걸핏하면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고, 항상 얼굴은 불만으로 가득차 있지요. 저는 그 모습이 바로 황백현이라고 생각해요. 황백현은 가난이 싫고, 할머니가 고생하는 것은 더 싫고, 자신이 어려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 증오스러운 아이에요. 하지만 그 증오만큼 자존심이 강한 아이지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패배감에 사로잡힌 황백현에게 강석호는 그나마 황백현을 견디게 하는 자존심을 뭉개버렸지요. 강석호가 백현을 공부 못하는 문제아로 보는 것은 황백현의 자존심을 건드리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강석호의 돈으로 집을 건지게 되었고,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는 것에 자존심 상하지요. 강석호의 동정심에 자신이 무릎을 끓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백현이니까요. 가진 것은 없어도 비굴하고 싶지 않은 백현이지요. 
백현이 강석호를 볼때마다 삐딱하고 버럭질을 하는 것은 강석호의 동정에 뭉개진 자존심이 충돌하는 모습이에요. 단순히 황백현이 불량한 캐릭터이기 때문은 아닌 거지요. 강석호와 부딪칠 때마다 보이는 유승호의 불량끼는 그런 황백현의 내면을 잘 보여주는 것이고요. 이유없이 버럭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지요. 싫은 사람 만나면 고운 말 안나오는게 사람감정이니까요. 더군다나 황백현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성격은 더더욱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내보일테고요. 반면 풀잎과 할머니 앞에서 백현은 다른 표정을 보이지요. 풀잎에게는 찬두에 대한 질투와 수줍은 듯 시크한 표정을, 그리고 할머니에게는 여리고 착한, 그러면서도 듬직해 보이는 표정을 짓습니다. 이렇게 섬세하게 넘나드는 유승호가  얼마나 더 발전해갈지 무서울 정도예요.

"까짓거 만점 맞으면 될거 야냐!" 라며 강석호를 향해 쏘아내는 유승호의 핏발 선 눈빛은 속안에서 모든 증오심과 오기를 터뜨리듯 강렬했어요. 마지막 엔딩장면에 잡힌 유승호의 눈물 고인 충혈된 눈을 보니 한가지 생각밖에는 안 들더군요. 황백현! 넌 할 수 있겠다! 그런 눈빛이면...그리고 유승호는 없었고 황백현만이 화면을 가득 메웠습니다. 카멜레온 같은 배우 유승호...국민남동생 유승호는 이렇게 좋은 연기자로 잘 커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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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3 07:33




천하대 특별반의 사활이 걸렸던 홍찬두(이현우)의 수학시험때문에 가슴을 졸이다 타버릴 정도로 긴장을 늦추지 못했던 공부의 신 4회는 웃다 울다를 반복하며 봤어요. 특히 찬두 아버지의 편지는 가슴을 찡하게 하고, 극적 감동까지 주었지요.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을 담은 찬두아빠의 편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오늘을 되새겨 보게 합니다. 찬두를 미국으로 보내려는 찬두 아버지와 찬두를 지키려는 천하대반 학생들의 눈물 겨운 수학과의 한판전쟁, 그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그리고 무림고수를 연상케하는 차기봉 선생의 수학 특별과외 함께 받아 볼까요?
사기혐의로 고소를 당한 홍석호 변호사는 찬두 아버지에게 불가능한 제안을 합니다. 각서까지 쓰면서요. 지금까지 수학 최고점수가 52점인 찬두를 80점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호언 장담한 것이에요. 그것도 합숙 열흘만에 말이에요. 자신없어 하는 찬두를 향해 오늘도 거침없이 독설 한마디 날려주지요. "너 이대로 미국갈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너 의지와는 상관없이 꿈 한 번 제대로 가져보지도 못하고 도망칠래?" 순간 찬두의 눈에 불이 붙습니다. 아버지에게 "해 볼게요"라고 말을 하는 겁니다. 누구 뜻도 아니고 자기가 해보고 싶다고요. 잘 나가는 누나, 형과 비교당하고 아버지로부터는 늘 무시만당하고 나약하던 찬두가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찬두는 과연 80점 이상을 맞고 천하대반을 지킬 수 있을까요?

홍찬두, 수학의 신 강림하다!
수학의 신 차기봉 선생과 함께 하는 찬두 수학점수 80점 이상 프로젝트 지금부터 수업 들어갑니다. 이번 수학수업은 고등학교 수학과정 기초다지기 편입니다. (지난 시간에 초등학교와 중학과정은 했었지요)
<차기봉 수학 속성프로젝트 1단계 - 곱셈공식과 인수분해를 정복하라>
오늘도 여지없이 반복되는 문제풀이시간, 특별반 친구들은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꼼짝없이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일일이 첨삭지도를 하시는 차기봉 선생은 풀잎이의 시험지앞에 멈추지요. 풀잎이의 문제지를 보니 짧은 문제만 끄적이고, 긴 문제는 그냥 '에라, 모르겠다. 패스~'입니다. 짧은 문제가 간단하고 쉽다는 게 이유에요. 차기봉 선생의 족집게 과외 오늘 또 나왔지요.
긴 문제가 더 쉽다!   

A: 한국의 정치를 개선할 방법은?
B: 한국의 정치를 개선하기 위해 선거제를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 
C: 한국의 정치를 개선하기 위해 선거제를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 현재의 선거제도가 어떤가를 설명한 후 그 문제점을 나열하시오.

이 문제중 어떤 문제가 쉬운 문제인가 물어보니, 똑똑한(?) 우리 천하대반 친구들 C라고 대답해요. 그렇지요. 문제 A는 포괄적이고 뜬구름 잡기라 말은 짧지만, 한양에서 김서방 찾는 것 만큼 복잡하고 어렵지요. 이런 쉬운 예제를 통해 차기봉선생은 긴 문제 속에 공식이 있고, 그 공식을 찾아내라는 명쾌한 수학강의로 이어갑니다.
합숙 3일째 찬두의 점수는 55점이에요. 갈길이 너무 머네요. 합숙 7일째 찬두의 점수는 60점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제 3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큰일이에요. 차기봉 선생은 찬두의 문제가 집중력 결여라는 것을 간파하지요. 체육관에 앉히고 100점을 맞을 때까지 나가지도 못하게 합니다. 속이 타들어가는 친구들과 홍석호, 한수정샘도 찬두를 응원합니다.
혼자 문제를 푸는 것을 지켜 보던 황백현(유승호)이 책걸상을 가지고 와서 함께 문제를 풀겠다고 하고, 다른 친구들도 동참했어요. 이렇게 천하대반 멤버들은 마음으로 친구가 되고, 응원하며 하나가 되어 갑니다. 같은 목표를 향해서 말이지요. 새벽 동이 터오를 때까지 반복되었던 시험에서, 드디어 찬두는 100점을 맞습니다. 만세! 만만세!였어요. 이 후 찬두에게 놀라운 일이 생겼어요. 수학의 신이 강림한 거예요. 밥먹을때도, 화장실 가서도, 심지어 잠꼬대까지도 수학문제를 푸는 거예요.
수학의 신이 강림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테스트 하루를 앞두고 본 시험결과 찬두의 수학성적은 여전히 80점 문턱에도 미치지 못하지요. 그리하여 공개된 차기봉 선생의 극약처방. 일명 족집게 문제 50선으로 차기봉 선생이 그동안 모아 두었던 수학문제들 중 엄선하고 또 엄선한 수학의 엑기스 문제들이에요.
문제풀이 비법은 "문제가 원하는 공식을 잡아내라. 골백번 봐도 도통 모르는 아리까리한 문제들은 풀이를 외워라".

미친듯이 풀고 외우기를 반복한 열훌간의 합숙 마지막 날, 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 전문가에게 의뢰한 수학문제를 들고 온 찬두 아버지, 마치 저승사자 같아 보여요. 과연 찬두는 80점 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반 천하대파 병문고 선생님들도 복도에 빙 둘러 진을 치고 찬두의 손만 집중한 가운데, 시험시간 1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결과는 두둥. 두둥.. 으악~ 79점... OTL 좌절입니다. 럴수 럴수 이럴 수가요ㅜㅜ. 80점이상을 못 맞았으니 홍석호는 찬두에게 미국으로 가라고 하고, 사기죄로 고소당한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겠다고 하지요. 이렇게 무릎을 꿇어버리면 허무하지요. 뭔가 반전이 있겠지요. 역시 유치원때부터 친구였던 길풀잎이 지난밤에 가져온 비디오 테잎을 틀어 찬두아버지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간청합니다. 풀잎이가 튼 비디오는 유치원 재롱장치 장면이었어요. 곰세마리를 부르는 찬두를 바라보며 함께 율동을 따라하는 찬두아빠와 엄마의 모습도 담겨져 있었지요. 그리고 찬두 아버지가 아들 찬두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는 장면이 나왔는데요, 가슴이 뭉클해져 오더라고요.

"사랑하는 나의 막내아들 찬두야. 늦둥이 막내로 태어나서인지, 형 누나에 비해 너애 대한 엄마 아빠의 사랑은 좀더 애틋하구나. 너는 특히 아기때부터 잦은 병치레로 엄마 아빠 마음을 졸였었지. 그래서 아빠는 너의 건강한 웃음소리만 들어도 배가 부르다. 이 세상 아무 것도 더 바랄게 없단다. 요즘엔 공부를 잘하는게 제일 큰 효도라고 한다만, 엄마 아빠는 앞으로도 네가 지금처럼 건강하게 자라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우리 곁에 와 줘서 고맙구나. 사랑한다, 찬두야"

부모가 함께 봐야 할 드라마
찬두아빠의 편지를 보면서 저는 이 드라마는 부모님들도 꼭 함께 봤으면 하는 생각을 했어요. 찬두아버지의 편지가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거든요. 찬두아버지가 어린 찬두에게 보냈던 편지는 10년이 지나 풀잎이에 의해 재생되었지만, 그것은 찬두에게 보내는 편지가 아니라, 찬두 아버지를 포함한 우리 모든 부모들에게 보내는 편지였어요.
저 역시 자식을 키우고 지금의 찬두와 같은 학년의 아들을 두고 있어요.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제 아들 유치원 졸업앨범에 제가 당시 아들에게 보냈던 편지가 인쇄되어 있는데, 드라마를 보고 나서 앨범을 찾아봤어요. 그리고는 저도 모르게 주저 앉았습니다. 이럴 수가... 10년전에 저도 비슷한 편지를 썼더라고요. 사랑하는 우리 아들 ㅇㅇ아, 엄마는 네가 항상 밝게 웃고 맑은 생각으로 건강하게 자라주는 게 소원이란다... 잊고 있었는데... 저처럼, 찬두아빠처럼 우리 모든 부모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간절하게 바랐던 소원을 잊고 있었던 것 같아요. 
세상 어느 부모가 자기 아이가 울고 아프길 바라겠어요. 하지만 아이가 자라가면서 부모는 마음속에 자식에 대한 욕심을 더 키우는 것 같아요. 어쩌면 처음 아기때 아기때 바라던 그 소원보다도 더 크게요. 찬두 아버지처럼 자식에 대한 기대와 욕심이 아이를 짓누르고, 상처를 주지 않았나 반성을 했습니다. 공부의 신을 부모들도 함께 봐야 하는 이유, 그것은 바로 드라마 속 찬두아버지가 바로 우리 부모들의 모습이기 때문에요.
건강하게 웃을 수 있는 아이를 바라셨지 않았느냐며 찬두는 우리학교에서 가장 잘 웃는 정말 좋은 친구이고, 지난 열흘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했다고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찬두아버지는 찬두를 데리고 나가버렸지요. 뒤따라간 백현이 "너 로봇이냐?"고 소리쳐 보지만, 찬두는 아버지 뒤를 따를 뿐이에요. 그리고 찬두아버지는 차를 타고 학교를 떠났지요.
찬두요? 당근 남았지요.ㅎ 찬두아버지가 찬두에게 학교로 돌아가라고 했거든요. 찬두는 이제 아버지의 허락을 받았으니 백만대군을 얻은 기분일 거에요. 부모가 자식을 믿어주는 것만큼 힘이 돼 주는 일도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풀잎이를 두고 백현이와 애정라인이 얽힐 것 같은데, 그게 또 앞으로 찬두를 힘들게 하겠네요.

참, 지난 시간에 교사 재고용 고사를 치루겠다는 강석호의 폭탄선언이 있었는데요, 병문고 선생님들 논술고사를 치뤘어요. 학교라는 주제로 문제점과 해답을 제시하라는 문제였는데, 전원해고라는 청천벽력같은 결과가 나왔네요. 구제 재시험을 쳐야 할 것 같은데 강석호의 채점기준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네요. 다음주에 밝혀지겠지만요.
그나저나 다음주에는 새로운 폭탄이 등장할 것 같습니다. 앤또니 양춘상 샘이신데요, 스타일이 가히 예술적이에요. 어떻게 그런 분을 알게 되었는지 강석호가 영어샘으로 에어로빅 강사를 모시고 왔는데, 이분 영어수업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에어로빅과 영어수업이 어떻게 만날까요? 앤또니 양쌤의 영어수업 빨리 받고 싶어요. 다음주 영어시간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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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2 16:32




불과 몇초를 남기고 천하대반에 등록한 황백현(유승호)의 등장으로, 탈 많았던 병문고 천하대반이 드디어 결성되었습니다. 첫날 수업부터 범상치 않은 선생님이 등장했는데요, 바로 전설적인 수학의 신이라 불리는 차기봉(변희봉)선생이었지요. 동네 아이들에게 무료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차기봉은 무림세계에서 보자면 강호에 은둔하고 있던 고수라고 볼 수 있어요. 차기봉 선생이 은둔하고 있었던 이유는 현실에 대한 염증때문이었어요. 공부를 죽어라고 시켜 명문대에 보내 놓으니 제자들이란 놈들 대부분이 출세하고 높은 자리에 앉아, 나라를 밥말아 먹고 있기 때문이었지요.
강석호는 이 은둔 수학고수를 강호, 즉 병문고 천하대 특별반 수학선생님으로 모시고 옵니다. 강석호의 오랜 기본수학 정석책과 벽장에 제대로 살고 있는 제자들의 스크랩으로 차기봉선생의 열정을 깨워서 말이지요. 차기봉 선생의 교육신조는 "주입식이 진정한 교육이다" 무조건 외우라는 거예요. 그의 첫날 수업은 괴짜스럽기 이를데 없습니다. 다짜고짜 먼지가 켜켜이 쌓인 보자기에서 문제지를 꺼내, 100문제를 10분안에 풀라고 특별반 5명에게 나눠줍니다. 첫테스트는 엉망이지요.
전설의 수학신이 들려주는 수학에 대한 정의 여기서 잠깐 밑줄 쫙 긋고 갑니다. 
수학의 정의
"수학은 공부가 아니다"
"수학은 게임니다. 수학도 해답을 찾는 게임이다"
"수학은 스포츠다"
"수학은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외우는 것이다"
"문제의 처리능력과 스피드를 몸에 넣어라"
"수학은 순간적, 자동적, 기계적으로 풀어라".

차기봉 선생의 수학테스트 결과는 참담합니다. 하긴 공부와는 담을 쌓은 자포자기 학생들만 모였으니 결과가 당연하지요. 열심히 해도 안되는 갈비집 아들 오봉구를 빼면 말이지요. 물론 봉구도 성적이 바닥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차기봉선생과 강석호 변호사는 5명의 천하대 특별반 학생들의 바닥수준에 특단의 조치에 돌입하지요. 10일간의 스파르타 합숙훈련으로 정신재무장과 엉덩이 책상에 붙이기 기초훈련에 들어간 것이에요.
천하대 하루일과표를 보니 하루 24시간 중 16시간이 공부시간이니, 잠자는 시간과 밥먹는 시간 외에는 엉덩이와 의자는 동심일체, 즉 한 몸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겠네요. 수학의 신을 필두로 하나 둘 병문고 꼴찌들의 천하대 입성을 위한 다른 과목 신들이 등장하게 될 것 같은데, 다음 선생님들은 어떤 분들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네요. 워낙 차기봉 선생의 범상함에 놀라서 말이지요.
공부의 신은 사실 원작인 일본적인 냄새는 많이 없어 보여요. 제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70~80년년대가 천하대 특별반의 분위기였거든요. 사실 제가 학교 다닐때 만해도 학생들이 놀러나갈 곳도 없었고, 지금처럼 컴퓨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일요일에 롤러스케이트장에 가거나 만화방, 혹은 몰래 영화관에 갔던 게 다였던 것 같습니다. 학원과외폐지로 학원을 다니는 것도 불법이었을 때니까요. 그외 평일에는 학교에서 야간자습을 10시까지 해야했고, 고3때는 12시까지 해야 했으니 드라마 공부의 신 하루일과표와 크게 다르지 않았네요. 요즘 학생들이 생각하면 상상하기 힘들겠지만요. 그래서인지 주입식 교육을 받았던 저희 세대는 차기봉식 수학방법이 낯설지가 않습니다. 수학공식도 무조건 달달 외웠던 것 같기도 해서 말이에요.  
이 드라마의 매력은 단순히 명문대를 목표로 한 공부비법을 가르치려는 것에 있지 않다는 것이에요. 저는 강석호의 날선 비수같은 대사들이 특히 와닿았는데요, 강석호의 대사에 이 드라마의 모든 핵심이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습니다.
드라마에서 강석호의 대사는 너무나 직접적이고, 독설에 가까울 정도로 현실을 꼬집는 듯해서 통쾌하기까지 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강석호의 촌철살인의 대사 중에 기억 남는 것은 "룰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였는데요, 이 대사에 드라마에서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강석호가 황백현(유승호)에게 던진 대사는 더 구체적이면서 날카롭습니다. "너야말로 진정한 찌질이구나. 찌질이가 뭔지 아냐?  남이 만든 룰에 개처럼 순종하면서 나는 안되는구나 인정하면서 살아가는 노예근성이 충만한 너같은 놈이다"
공부의 신을 보면서 저는 크게 한가지 기본선을 따라가며 보고 있어요. 바로 주인공들의 변화라는 부분이에요. 변화의 중요한 동기가 바로 목표라는 부분인데요, 사실 천하대라는 목표는 특별반 열등학생들이 세운게 아니었어요. 어느 날 뜬금없이 나타나 똥통 병문고를 명문고등학교로 만들겠다는 허무맹랑해 보이기까지 하는 날도깨비 변호사에 의해서 세워졌으니까요. 천하대 특별반에 들어 온 5명이 룰을 만드는 사람이 될지, 룰에 지배당하는 사람이 될지 그 변화를 계속 지켜봐야 겠습니다. 강석호 변호사의 촌철살인 독설이 주는 묘한 쾌감도 드라마를 보는 즐거움의 하나인데요, 특별반 전원이 천하대에 입학하는 그날까지 강석호의 독설은 계속될 것 같네요.  
이번 회에서는 교사재고용 고사라는 예민한 문제를 건드려 주기도 했지요, 한수정(배두나)선생에게 "시험이야 말로 그 사람에 대한 평가이고, 거울이다" 라며 쏘아 붙이는데, 이 말이 여러가지로 의미심장하게 다가 오더군요. 연구에 소홀하는 일부 극소수(?) 선생님들 긴장 좀 하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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