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경 작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8.15 '투윅스' 이준기-이채미, 우리의 하루는 너무 길고 힘들어요 (2)
  2. 2013.08.08 '투윅스' 이준기-이채미, 한 방에 사로잡은 기적의 케미 (11)
2013.08.15 14:46




오미숙(임세미) 살해피의자로 검찰에 이송중이던 장태산(이준기), 교통사고는 그에게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신호를 무시하고 가속페달을 밟았던 박재경(김소연)으로 인한 사고였지만(이런 경우는 참 뭐라 할말이 없는 연출이긴 합니다. 피해자가 상당수 나왔던 사고라), 여튼 사고현장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탈주한 장태산의 수진이를 살리기 위한 카운트 다운 도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어린 수진이의 목숨이 장태산에게 달려있고, 수진이가 살려면 장태산은 수술전처치가 끝나고 골수이식을 받을 날까지 반드시 살아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장태산은 체포보다는 살해당할 위험이 더 커보여 숨도 쉬지 못하고 그의 도주를 지켜보게 하는군요.  

장태산이 탈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문일석(조민기)은 그의 양아들(송재림)을 킬러로 보냅니다. 그때문에 장태산이 군경찰이 쫙 깔린 산에서 결정적으로 살아나게 하는 반전이 나오리라 예상은 되지만 말이죠. 해품달의 운이 냉혹한 킬러로 변신했더군요. 이 인물에게는 뭔가 사연이 느껴져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입니다.

 

장태산이 도망쳤던 이유는 수진이와의 대화장면인듯 연출한 나레이션으로 나왔지요. 경찰서 유치장에서도 문일석이 보낸 놈에게 추리닝 끈으로 목이 졸려 죽을 뻔했던 장태산, 검사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골수를 주려고 해도 문일석이 손을 뻗쳐 그 안에 자신을 죽여버리면 수진의 목숨도 구할 수가 없습니다. 장태산이 필사적으로 도망쳐야 하는 이유, 문일석의 이름을 말하지 못하는 이유도 그때문입니다. 문일석이 수진과 혜인의 존재를 알아서는 안되기 때문에 말이죠.  

8년전 자신의 아이를 가진 사랑하는 인혜를 어떻게 보냈는데, 인혜와 수진이를 또다시 위험에 빠뜨릴 수 없는 장태산입니다. 서혜인을 지키기 위해서 떠나야 했고, 이젠 서혜인과 수진이를 지키기 위해서 살아야 합니다. 삶에 아무런 이유도 의미도 가지지 않고 빈껍데기처럼 시간을 탕진하고 살아왔던 장태산, 수진이를 위해 단 한 번, 꼭 한 번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수갑을 찬 상태로 오토바이를 몰아야 했던 장태산, 거리마다 달려있는 cctv에 자신의 위치가 파악될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을 알죠. 오토바이를 버리고 과일차에 올라탔던 태산은 경북 문경까지 검문없이 갈 수 있었고, 다시 모래 속에 파묻혀 이동해야 했죠. 빨대 하나에 의지에 모래속에 파묻혔던 연기를 했던 이준기, 실제로 죽음의 문턱을 경험했던 시간이었을 겁니다. 모래가 육체를 압박하는 고통은 아무리 촬영이라고 할지라도 힘들었을텐데, 생매장이라는 공포, 연기를 떠나 그 공포와 싸웠을 이준기의 연기투혼이 대단하더군요.  

야영장에서 옷과 신을 훔쳐 농가로 숨어든 장태산, 인근 공장에서 흠친 절단기로 수갑을 절단하고 손은 자유로워졌지만, 추적은 더 촘촘하고 물샐틈 없이 조여오고 있습니다. 박재경 검사와 임승우(류수영)가 태산을 쫓고, 도주중인 살해용의자로 뉴스까지 나온 상태이기에 사면초가에 빠진 장태산입니다.

 

장태산의 누명을 벗겨줄 유일한 증거물인 디카가 있지만, 박재경이 전당포에서 오미숙이 맡긴 디카를 찾으러 왔었다는 것을 알게 된 문일석은 디카때문에 장태산을 반드시 먼저 잡아서 죽이려고 합니다. 문일석이 장태산과 함께 살았던 보육원 동생 고만석을 그냥 둘 것 같지않아 불길하군요.

다행이라면 디카는 고만석의 애인에게 있다는 것과 박재경이 장태산의 오미숙 살해동기에 의문을 품었다는 겁니다. 문일석의 죄를 대신해 전과 2범까지 됐는데, 장태산이 오미숙을 살해할 이유는 없어보였으니 말이죠. 살인범이 되면 무기징역을 받게 될 텐데, 혈혈단신 고아로 보육원에서 자랐던 장태산이 무기징역까지 감수하고 받을 댓가가 아무 필요가 없는데, 문일석의 개라고 하지만 살인까지 할 이유가 충분해 보이지 않았던 거죠.  

디카가 장태산에게 있다고 생각한 박재경과 문일석-조서희, 누가 먼저 장태산을 잡느냐 전쟁과도 같은 추격이 시작되었습니다. 한쪽은 반드시 살려 잡아야 하고, 다른 한쪽은 반드시 죽여야 하고... 장태산은 수진이 골수이식 수술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야 하고...

 

장태산이 살인누명을 쓰고 탈주한 뉴스속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모른채, 서인혜는 수진을 무균실로 보냈지요. 뉴스에 나온 아저씨가 골수를 줄 착한 아저씨(아빠)라는 것을 알고 있는 수진, 사람을 죽인 살인범이라지만 수진에게는 골수를 줄 착한 아빠입니다. 

수진이는 수진이의 눈으로 아빠를 봅니다. 수진에게 사람을 죽인 살인범이라는 말은 욕처럼 나쁜 단어와도 같습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살인범이라는 단어는 어떻게 나쁜 사람인지,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에 대한 이미지가 없지요. 그냥 나쁜 욕과도 같은 나쁜 말 정도랄까... 수진이를 통해 어른들과는 순수한 영역의 생각주머니를 보는 소현경 작가의 섬세함은 이런 곳에서 사실 잘 드러납니다.  

무균실로 들어갈 준비를 하면서 콩닥거리는 자신의 심장소리가 너무 커서 시끄럽다는 수진은 동화에서 튀어나온 아이같더랍니다. 무서워서 콩닥거리고, 골수를 받게 돼서 기뻐서도 콩닥거리지요. "엄마, 여기서 나올땐 나 살아서 나오는 거지?", 무균실에 들어가서 부활달력을 붙이는 수진, 13일 남았군요.

 

절단기로 수갑을 절단하고 그동안 자지도 먹지도 못했던 장태산은 죽은 듯 잠에 빠져들었다가 소란스런 소리에 잠이 깼죠. 닭을 잡기 위해 씨름하는 할머니(최선자)를 보면서 피식 웃음짓는 장태산, "내가 널 꼭 잡아 점심을 오밤중에라도 먹고 말겠어", 웃을 처지가 아닌데도, 그래도 그 상황은 웃지 않고는 그냥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시청자 역시도...  

배는 고프고, 목도 마르고, 나갈 수도 없고, 돈도 없고, 먹을 것만 있으면 할머니네 창고에 꼭꼭 숨어 수진이 수술날까지만 버텼으면 싶지만 그럴수도 없는 노릇이고... 앞으로가 깜깜한 태산입니다.

태산에게 수진이 묻는 것 같습니다. "그러게,,, 어떡해?", 수진을 생각하니 수진의 인형이 생각나죠. 하마터면 벗어둔 바지에 넣어둔 수진이 인형을 잊어버릴 뻔했습니다. "큰일 날 뻔했네... 돌려주기로 했는데...".

수진이가 또 묻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돌려줄 거냐고? 어떡할려고 도망친거냐고?". 수진이를 생각하며 한 자문자답이었지만, 동화같은 연출이 시큰하더군요. 딸바보가 된 이준기처럼 멍하니 수진의 얼굴에 시선고정하게 하는 이채미, 연기도 어쩜 그리 잘하는지^^.  

"어떡할려고 도망친게 아니라 죽지 않으려고... 죽으면 안되잖아. 네 수술날까지 살아야 하니까...".

도주 하루만에 산에서 체포위기에 놓인 장태산, 문일석이 보낸 킬러 송재림이 장태산이 위기에서 벗어나게 할 변수가 될 듯은 한데, 첩첩산중이라고 이 놈은 장태산을 죽이려 들텐데, 장태산의 앞길이 말 그대로 태산입니다.

 

장태산과 서수진의 상상만남, 장태산의 마음을 판타지 기법으로 보여준 것이 참 좋더군요. 무엇보다 이준기가 감정선을 무너뜨리지 않고 적정선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8년만에 처음 만난 딸, 존재도 몰랐던 딸아이에게 아직은 눈시울 뜨거운 절절한 부성애보다는 친구처럼 이제 막 사귀고 있는 것같은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그에게 딸이 있다는 것을 단계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죠. 

살인누명을 쓴 상황이 지금의 장태산에게는 더 큰 사건이죠. 그러다가 문득 왜 도망쳤지? 자문하다가는 수진이를 생각하고, 수진에게 돌려줘야 할 인형을 꺼내보고... 그 단계적인 감정연기가 좋습니다.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가고, 수진의 수술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아마 장태산의 목숨은 더 위험해지겠죠. 장태산의 목숨이 위험해진다는 것은 수진이가 위험해진다는 것과도 같습니다. 하루 하루가 피가 마르는 시간입니다. 장태산에게 딸 수진은 살아야 할 이유가 되어갑니다. 무균실에 들어간 수진이 골수를 받지못하면 수진은 그냥 죽는다고 합니다. 하늘이 노래지고 땅이 꺼집니다. 살아야 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야 겠습니다. 잡히면 죽습니다. 

처절하리 만큼 삶이 절박해진 도망자 장태산, 살아야 분명한 이유만큼이나 절박한 눈빛으로 변해가는 이준기의 연기는 드라마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군요. 

 

이준기와 최고의 부녀 케미를 보여주는 어린 이채미양, 보고만 있어도 예쁜 눈망울에 빠져들게 만드는 서수진 역의 이채미양은 드라마속 보석이 따로 없습니다. 수진이의 웃음을 보면 그냥 절로 힐링이 되는 듯 빠져들게 만드네요.

수진에게는 아저씨는 세상에서 가장 착한 아빠입니다. 하늘나라가 어떤 곳인지 몰라 무서운 수진이를 하늘나라로 안보내려고 골수를 주려는 사람이 아빠라는 것을 수진은 알고 있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아저씨라고, 아빠는 아빠라고 말해주지 않았지만, 수진이는 압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말못할 사연이 있는 거래요. 아빠에게도 말못할 사연이 있었을 거에요'. 그래서 수진은 묻지 않았습니다. 아빠인 것을 안다고 우기지도 않았습니다. 말못할 사연인데 자꾸 물으면 아빠가 슬프잖아요.

사연을 말하지 못해 슬픈 아빠, 수진이의 새 소설 주인공 눈물흘리는 아저씨이기도 합니다. 손가락 걸고 팅팅이를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아빠, 수진이가 살아나면 아빠도 웃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수진이는 힘을 내려고 합니다. 무균실에 들어가 치료가 시작되면 많이 아플거라고 했지만, 꼭 이겨내서 아빠가 웃는 그림으로 소설을 끝낼 거예요. 참고 또 참고 이겨낼 거예요.

 

이제 겨우 하루가 지났는데 한달처럼 길게 느껴졌던 시간, 장태산과 수진에게 하루는 너무도 길고 힘들군요. 길고 힘든 시간 13일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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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8 10:02




역시 소현경 작가입니다. 드라마 전체를 아우르는 힘, 믿고 보는 소작가의 탄탄한 얼개에 믿고 보는 배우 이준기라는 걸개가 만든 투윅스는, 첫방송부터 긴장감은 물론 곳곳에 배치한 저릿저릿한 감정선들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더군요.

각본, 연출, 배우의 연기, 어느 하나 부족함없이 어우러진 웰메이드 작품이 탄생할 것 같습니다. 스토리는 탄탄하고, 연출은 영화 한 편을 보는 듯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며 빨려들게 만듭니다.

장태산 역의 이준기를 보면서, 그 설정들이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조인성, 아저씨의 원빈, 파이란의 강재 최민식, 추적자의 백홍석 손현주도 짬뽕되어 떠올랐지만, 드라마 시작 몇분만에 그들은 싹 가시고 오직 수진이 아빠 이준기만 보이더군요.  

"만석아, 심장이 왜 이렇게 아프냐...", 짧은 대사 하나만으로도 '이준기, 살아있네, 살아있어'를 연발하게 하더군요. 전작 아랑사또전보다는 홀쭉한 볼에 복귀에 대한 부담을 완전히 떨친듯 몸에 꼭 맞은 옷을 입은 이준기, 짱!~ 

두 볼을 타고 내리는 이준기의 눈물에는 너무나 많은 사연이 있었습니다. 사랑했던 여자 서인혜를 버려야 했던 이유,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 내려온 것처럼 갑자기 생긴 급성백혈병에 걸린 여덟살의 딸, 그에게 단 한조각도 남지 않았던 삶의 이유와 희망이라는 낯설어진 것들이 터진 댐의 물살처럼 거세게 밀려옵니다. 온세상이 하나의 얼굴, 하나의 단어만으로 찼습니다. 딸 수진이와 '아빠'라는 가슴 떨리게 아프고 행복하게 하는 말로... 

투윅스(2 weeks), 2주일은 장태산(이준기)의 딸 서수진(이채미)에게 삶과 죽음을 가르는 시간입니다. 그 안에 수진이 골수이식을 받지 못하면 희망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2주일은 장태산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피를 말리는 도주의 레이스로 바뀌게 되었죠. 장태산의 목적지는 오직 한 곳, '수진이에게...'. 목표는 오직 하나, '내 딸 수진이를 살려야 한다'.

 

오미숙(임세미) 살인혐의로 호송되던 중 호송차량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호송차에서 도망친 장태산과 그를 잡으려는 추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장태산에게 살인누명을 씌운 몸통 문일석(조민기)과 조서희(김혜옥)의 추악한 탐욕, 그들의 실체를 추적하는 박재경(김소연) 검사, 그들의 과거는 장태산과 서인혜의 과거와도 밀접히 연결되어 있음이 복선으로 나왔죠. 박재경 검사의 집 화이트보드에 적혀있던 조서희와 문일석 수사 추적자료들을 통해 얼핏 유추되기는 하더군요. 왜 사랑하는 서인혜(박하선)에게 아이를 지우라고 했었는지, 그녀를 수술실로 강제로 떠밀고 나와 3류 양아치로 살아야 했는지, 2005년 장태산 매수라는 메모 속 숨겨진 사연에 들어있겠지요. 

낮에는 건달동생 전당포를 봐주고, 저녁에는 정신 아웃된 아줌마들에게 웃음(가끔 몸도)도 팔고, 그녀들이 쥐어주는 명품과 수표를 건네받으며 하루하루를 땜질하듯 살아가는 장태산, 그는 왜 살아야 하는지 언제부터인지 생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도 관심없습니다. 건달인지 양아치인지... 언제부터인가 자신이 어떻게 왜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기 싫어졌습니다. 남들은 반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그러든지 말든지 관심없습니다. 아마도 서인혜에게 낙태를 강요하며 수술실로 떠밀어 버렸던 그날 이후부터 였겠죠.  

그런 그에게 삶을 통째로 흔들어 버린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죠. 하나는 아픈 딸이 생겼고, 하나는 오미숙의 살인누명을 쓰게 된 사건입니다.

장태산을 짝사랑하는 술집종업원(?) 오미숙은 장태산을 보려고 일부러 목걸이 반지를 맡겼다 찾기도 하며 혼자 사랑을 키워가는데, 오미숙은 박재경(김소연)이 심어둔 정보원이기도 했습니다. 

 

박재경이 수사하고 있는 문일석은 폭력배 출신이며 현재는 성실캐피탈 회장으로 국회의원 조서희(김혜옥)와 손을 잡고 4천억어치 마약을 밀수하려고 1년전부터 치밀하게 준비를 해오고 있었죠. 지역구민들과 국민들의 눈에는 더없이 청렴한 국회의원, 장애인과 싱글맘들에게 희망을 주는 국회의원으로 철저하게 위장하고 살아온 조서희의 실체에 경악하게 만들었네요.  

조서희라는 인물의 꿍꿍이는 뭘까? 그녀의 자폐아들이 그녀가 두얼굴로 살아온 이유였는지, 그녀의 두 얼굴 사연마저도 궁금하게 만드는군요. 조서희와 문일석 나쁜 년놈들임에는 확실해 보이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조민기의 강단있는 악역, 역시 명품 연기입니다. 드라마가 끝날때까지 김혜옥과 쌍으로 욕좀 먹겠군요. 워낙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라 더...

 

가짜 문화재 속에 4천억 어치의 마약을 밀수해 오려던 계획은 고스란히 오미숙의 디카에 촬영되었고, 오미숙이 박재경 검사에게 연락한 일로 오세미는 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문일석과 조서희의 대화가 녹화된 디카는 전당포에 맡겨졌고, 수진에게 골수이식이 적합하다는 얘기를 듣고 기쁨에 흥분했던 장태산은 자기도 모르게 디카를 호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와버립니다. 조서희와 문일석을 잡을 수 있는 결정적 증거 디카는 장태산과 함께 살고 있는 고만석이 애인과 놀러가서 사용하라고 빌려온 것으로 무심결에 들기는 했는데... 디카가 누구 손에 들어가게 될지... 

첫회 눈길을 끌었던 역은 아역 이채미양이었습니다. 아역들이 연기를 잘해서 요즘은 성인연기자들이 긴장해야 하기도 하는데, 수진 역의 이채미를 보는 순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더군요. 긍정적이고 속도 깊고, 죽는 것이 무서운데도 엄마 서인혜가 슬퍼하고 울까봐 아무말도 못하고 꼭꼭 숨겼던 수진, 골수기증자가 나타났다는 말에 결국 울음을 터트리지요. "하늘나라가 어떤 데인지 몰라서, 엄마도 아저씨도 없이 나 혼자 가는 것 너무 무서웠어...".

처음 만나는 아빠 이준기와의 케미는 이준기의 설렘과 떨림, 기쁨과 두려움 비슷한 감정과 수진역 이채미양의 너무도 해맑은 모습이 어우러져 기적같은 케미를 만들었지요. 이준기가 그냥 아빠가 되더라고요. 수진이는 딸이고... 

피검사를 마치고 소아병동쪽으로 걸음을 옮기는 태산, 볼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궁금합니다. 딸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을까, 키는 얼마나 될까, 어린 것이 얼마나 아플까, 내 골수로 그 아이만 살릴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겠다고, 아니 앞으로 사람답게 살겠다고 하느님께 맹세도 하고 싶었을 장태산입니다.

또르르 굴러오는 축구공, 휠체어에 앉아있는 그 아이를 보는 순간, 장태산의 심장이 쿵쿵 떨려오기 시작합니다. 인혜와 너무도 닮았습니다. 설마? 이준기와 이채미, 첫 만남부터 끊을 수 없는 부녀 케미를 만들었습니다. 남녀간의 러브케미보다 가슴 떨리게 만들더군요. 아빠와 딸을 보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수진이와 장태산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분들 많았을 겁니다. 둘을 꼭 살리고 싶은 감정이 울컥울컥 눈물로 솟구치게 만들어 버린 케미였습니다.

극중 의사가 친부모인 경우 오히려 골수가 적합한 경우가 많지 않은데장태산과의 골수가 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오자 기적이라고 표현하더군요. 그 기적처럼 아빠와 딸의 첫만남도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기적같은 케미라는 표현을 하고 싶을 만큼 이준기와 어린 이채미양의 연기는 시청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수진은 아빠의 얼굴을 알고 있었지요. 엄마와 다정히 찍은 사진을 붙여 몰래 몰래 아빠의 얼굴을 봐왔던 수진이었지요. "공좀 주워주세요", 공을 건네는 태산에게 벼락이 내려치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심장을 얼게 만들어 버린 "아빠"라는 말, 뒷걸음쳐 버린 태산을 따라온 수진이, 천사같은 아이가 태산을 보고 웃습니다. "내가 왜 니 아빠야, 난 그냥 지나가는 아저씨야", "지나가는 아저씨! 부탁이 있는데요...". 

수진은 인형친구 팅팅이를 태산에게 맡아달라고 부탁하지요. "더이상 같이 못살게 됐어요. 얘는 사람이 아니라서 내 사연을 말해줄 수가 없어요. 엄마가 그랬어요. 사람한테는 말 할 수 없는 사연이 있는 법이라고.. 그렇다고 막 버릴 수는 없잖아요". 팅팅이가 사람이 아니라서 골수를 받지 못하게 되면 죽어 하늘나라로 가게 된다는 사연을 말하지 못했던 수진이었지요.

인혜가 수진을 부르는 소리에 놀라 도망가려는 태산의 손에 수진이 팅팅이를 쥐어줍니다. 나중에 꼭 돌려달라면서 말이죠. 약속, 도장... 자석처럼 손을 들어 약속하고 도장을 찍는 태산, 그게 생애 처음 만난 딸과의 첫만남이었습니다. 그리고 장태산에게는 필사적으로 살아야 할 이유가 되었습니다.   

수진의 골수이식에 적합판정이 나왔다는 말에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뻤던 태산, 당장이라도 피가 되었든 골수가 되었든, 뭐가 되었던 딸 수진이에게 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러저러한 검사로 2주후 9월 26일에 수술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나오죠. 수진이 감염되면 안되니 9월26일까지는 털끝하나 안다치게 할 겁니다. 몸도 마음도 깨끗하게, 예쁜 수진이에게, 내 딸 수진이에게 깨끗한 골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길게만 느껴진 2주가 끔찍한 2주로 바뀌어 버렸군요. 오미숙의 살인누명으로 도망자가 되는 장태산, 딸아이의 골수이식 수술을 하는 9월 26일까지는 무조건, 무슨 일이 있어도 가야 합니다. 딸에게...내 딸에게... 내가 가지 않으면 내 딸이 죽습니다. 내 딸을 살리기 위해 반드시 살아야 합니다. 딱 2주만이라도 살아야 합니다... 

"만석아, 심장이 왜 이렇게 아프냐...", 딸 수진을 만나고 와서 소주를 마시다 누운 태산의 말, 심장이 아프다는 말이 얼마나 실감나게 들리던지요. 태산에게는 온통 아이들만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수진이가 겹쳐지지요.

그런데 그 아이가 아프답니다. 태어난 것조차 몰랐는데,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몰랐는데, 그 아이를 보자 사랑에 빠져버린 태산입니다. 3류 양아치 아빠라도 그 아이의 아빠이고 싶습니다. 골수를 다 빼서 뼈만 남아버린다고 해도, 딸 수진이를 살릴 수만 있다면 남은 한 방울까지 다 짜서 주고 싶은 태산입니다. '아빠가.. 이제부터 널 사랑해도 될까? 수진아... 갈게, 아빠가 꼭 갈게, 수진이 살리러, 팅팅이 돌려주러 꼭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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