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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01 'SBS연기대상' 이민호, 시청률은 부끄러워도 연기는 부끄러워 마라 (286)
2013.01.01 12:02




MBC연기대상 결과에 너무도 큰 충격을 받아서 연기대상에 대한 글은 일절 쓰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더킹투하츠' 이승기와 하지원을 속된 말로 '버린' 밴댕이 소갈딱지 속내를 깊이 생각할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빛과 그림자'의 안재욱을 버리는 순간, 이미 무너져버린 드라마 왕국 MBC의 실상을 재확인했을 뿐이니까요.

그에 반해 SBS는 연기자와 시청자들 모두가 윈-윈의 즐거움을 누렸던 시상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수상한 작품들과 배우들 모두가 제가 애정으로 본 작품들이었고(다섯손가락은 전 안봐서 모르겠습니다), 탈만한 배우들이 수상했습니다.  

 

특히 손현주의 연기대상 대상수상은 정말 기쁘고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해가 서쪽에서 뜨겠다는 그의 수상소감에 울컥해버린 시청자들이 대부분이었을 겁니다. 아이돌도 스타도 없었지만, 박근형 선배님이 있었다는 그의 정중한 인사에 눈시울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손현주의 깍듯한 인사에 맞춰 저 역시도 박근형님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했습니다.

손현주씨! 진심 또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시상식 전부터, 그리고 추적자 방송내내 큰 상 타기를 응원했습니다^^. 프로듀서들이 뽑은 연기자상을 수상하신 박근형님께도 축하인사 드립니다. 추적자의 서회장으로 극의 무게감을 더해주신 박근형님, 욕봤습니다^^ 

추적자, 유령, 옥탑방 왕세자, 신사의 품격, 신의 등 제가 애정했던 이유들이 확인된 시상식이었기에 방송진행 자체는 큰 재미는 없었지만, 마음만은 흐뭇하더군요.

 

손현주의 수상소감에 함께 눈물을 쏟으면서, 한편으로는 이민호의 수상소감에 내내 마음이 짠하고 불편하더군요.

"평소에 존경하고 훌륭하신 선배님들과 후보에 올라 영광이었고, 많이 부끄럽습니다. 작년에도 똑같은 상을 받았는데 올해는 많이 부끄럽고... 신의라는 작품이 시작전부터 말도 많았고 문제도 많았는데, 무사히 끝날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하고, 올 여름 무더웠는데 많은 땀을 흘리신 스텝분들, 배우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작년에 같은 상을 받으면서 다음 작품은 개인이 아닌, 드라마를 함께 찍은 팀이 다같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올해도 잘 안된 것 같아 아쉽고, 쓸쓸하기도 하고... 늘 사랑주시는 국내외 팬들, 만날 때마다 좋은 에너지, 눈빛을 보면 계속해서 책임감이 더 생기는데, 쉬지 않고 부지런히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출연료 미지급 등 드라마 내외적으로 시작전부터 지금까지 문제들이 많은 신의, 쓸쓸하고 아쉽다며 함께 했던 분들이 보고싶다며, 다 잊고 술한잔 하자는 말로 착잡한 심경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동안 모든 드라마 리뷰들을 제껴두고 신의 재리뷰를 해왔습니다. 드라마에서 풀어내지 못한 담론들을 신의 임자방을 개설해 결론(?)을 도출해 보고, 신의가 던져놓은 함축적인 의미들을 함께 풀어보면서, 정말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했던 두 달여의 시간들... 제가 신의를 재리뷰하면서 최고의 수확이라면 드라마 신의가 다 풀어내지 못한 묵직한 주제 믿음(기다림으로 완성한 사랑, 믿음의 무게와 의미)과 이민호라는 배우의 재발견이었습니다.

팬심을 떠나 작품을 끌어가는 그의 캐릭터의 진화과정은 흥미로운 연구대상이었거든요. 이전 글 <신의를 통해 본 이민호의 눈빛연기의 비결과 그 매력탐구(http://lovetree0602.tistory.com/1353)> 글을 참조하시면, 이민호가 최영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성장시켜 갔는지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듯합니다. 

전 이민호의 팬이기도 하지만, 이승기의 오래된 팬이기도 하고, 박유천과 송중기도 심하게 애정합니다. 왜냐? 이들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그가 아니면 안되게 작품들을 통해 증명하고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타고난 천재형 연기자보다는 노력형의 연기자를 좋아합니다. 이민호나 이승기, 박유천, 송중기는 천재형의 연기자들은 아니에요. 어딘가 하나씩은 부족한 점들이 있는 배우들이죠. 그럼에도 그 부족한 점들을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고민과 노력을 통해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여온 친구들입니다.

 

이민호가 최우수 남자 연기상(미니시리즈 부문, 10대스타상도 수상했습니다)을 수상하면서 부끄럽다는데, 자신의 연기에 대한 겸손한 표현이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큰 기대를 모았던 대작 신의가 초라한 시청률을 거둔 때문이기도 했겠지요.  

 

신의가 드라마로서의 완성도나 스토리 전개, 캐릭터 부분에서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영앓이, 임자커플 폐인들을 양산한 이유는 최영이라는 인물을 너무나 잘 그려준 이민호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민호 혼자서 끌고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민호라는 배우의 역할이 컸던 게 사실이니까요. 초반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사랑이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공민왕의 각성과정의 미흡함(역사적 인물로서도 한계를 가지는 공민왕이기에)으로 인해 주춤거릴 때 치고 나와 준 인물이 최영이었습니다. 

 

은수라는 인물과 고려를 짊어진 무사 최영의 고뇌, 검의 무게를 극복하는 각성과정, 은수를 지키고 바라보는 최영 이민호의 우직하고 정직한 눈빛은 신의의 큰 주제를 끌고 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이민호가 극중 최영이라는 인물과 하나가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더킹투하츠의 이승기나(이승기와 하지원에게 제 개인적으로 상을 줍니다. 트로피는 없지만 최고였습니다. 그리고 화가 날 정도로 찬밥을 준 안재욱에게도), 옥탑방 왕세자 박유천도 마찬가지입니다. 극중 인물을 그 배우가 아니면 상상하기 힘들게 하는 캐릭터와의 일치, 좋은 연기란 이런 것이라고 봅니다. 언제부터 시청률이 배우의 연기력의 척도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물론 시상식에서만 왕왕 이런 일이 빚어지죠), 진짜 부끄러운 트로피를 받고 웃는 배우들을 보면 어이없는 한숨만 나오죠. 

 

거의 일년 중 반을 신의에 미쳐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신의앓이, 최영앓이를 하게 한 이민호, 꽃보다 남자, 개인의 취향, 시티헌터를 통해 다져 온 그의 대중적 인지도와 인기때문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제 경우는 도대체 저런 눈빛연기가 어떻게 가능할까를 보기 위해 역으로 과거 작품들까지 찾아본 케이스였습니다.

이민호의 전작들 속의 캐릭터 구준표(꽃보다 남자), 전진호(개인의 취향), 이윤성(시티헌터), 그리고 신의의 최영에 이르기까지 이민호의 연기를 분석하면서 얻은 결론은 변신에 대한 노력이었습니다. 지고지순, 우직하게 한 여자만을 향하는 공통점이 있는 캐릭터들인데도, 각각의 느낌이 다 달랐습니다. 최영을 보다보면 구준표나 전진호, 이윤성이 어색하고, 구준표를 보면 다른 캐릭터들이 구준표와 매치가 안되는 그런 느낌말입니다. 여자 바라기만을 하는 촉촉한 감성의 눈빛은 구준표, 전진호, 이윤성, 최영에 이르면서 한층 깊이있고 성숙해 있었습니다.

 

욕심내지 않고 연기 필모그라피를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는 이민호, 최영이라는 인물은 이민호의 연기 스펙트럼의 확장과정이었습니다. 첫 사극임에도 부자연스러운 사극의 발성도 보이지 않았고(물론 발음이 군데군데 새는 부분은 있지만, 초반작품보다 많이 고쳐졌더군요), 감정절제를 통해 오히려 더 많은 감정들을 전달할 줄 아는 연기자 이민호, 그는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더 많은 잠재력을 가진 배우입니다 

 

어떤 기사에서 읽었는데 이민호를 노안이라는 표현을 했더군요. 전 그 기사를 보고 갸우뚱했습니다. 연상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도 나이차를 느끼지 못하게 한 것을 빗대 한 말이겠지만, 그게 이민호의 선굵은 마스크의 특징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민호는 극중 캐릭터의 나이를 스스로 만들 줄 아는 배우입니다. 연기라는 것, 그 캐릭터가 된다는 것이 그런 것이 아닐까요? 연기의 깊이! 배우의 실제 나이를 잊게 만드는 것, 즉 캐릭터와의 일치! 이민호가 고려와 그의 여인을 목숨으로 지키고 사랑한 최영이었듯이 말입니다.

 

***좋은 드라마로 시청자를 울고 웃게 한 연기자들 모두,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새해맞이 임자팬들에게 드리는 선물이자 숙제(ㅎㅎㅎ)드립니다. 한해를 마감하면서 그리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전 김광석 버전의 '광야에서'를 들었습니다. 임자팬들과 함께 고려의 마지막 무사 최영의 심정으로 함께 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故 김광석이 부른 광야에서를 좋아하는데, 노찾사와 안치환의 광야에서 버전도 기분에 따라 바꿔가며 듣습니다. 취향에 맞는 버전으로 들어보세요. 어제보다 나은 오늘과 내일, 희망을 꿈꾸며.... 

 

 

임자팬들과 독자여러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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