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12.04.04 '승승장구' 하지원, 상대 남자배우를 빛나게 하는 이유 (15)
  2. 2012.03.07 '승승장구' 전미선, 명품조연이 싫다면 이건 어떠세요? (9)
  3. 2012.02.29 '승승장구' 은지원, 1박2일 하차 이유에 뒤통수 맞은 기분 (36)
  4. 2012.02.15 '승승장구' 심수봉, 나를 너무 미안하게 했던 한 마디 (10)
  5. 2012.02.08 '승승장구' 이수근 머리 파마한 이유, 너무 가슴아파 (22)
2012.04.04 09:48




승승장구 하지원 편을 한마디로 요약하라고 하면 '그녀는 멋지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여배우들 중에 멜로와 액션이 둘 다, 그것도 동시에 가능한 배우는 많지 않습니다. 프로를 꼽으라고 하면 범위는 더 좁혀지지요. 하지원이라는 배우로 말이죠.
토크쇼에서는 하지원을 처음 봤지만, 그녀의 작품을 거의 다 본 시청자라, 하지원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모르는 것이 더 많았던 배우였습니다. 그녀가 액션을 사랑하는 이유를 말이죠. 액션과 하지원은 운명공동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현정화 감독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시나리오를 받았을때, 당시 몸이 망가질대로 망가져 있었던 상태라 거절하려고 했다고 하더군요. "시나리오 마지막장을 읽고 덮는 순간"이라며, 순간 울컥해서 말을 잇지 못하는 하지원, 스튜디오는 긴장감이 흘렀고 뭔가 중요한 이야기가 튀어나올 것이라 생각했었던 것은 시청자뿐만이 아니라, 고정패널들도 마찬가지였지요.
몰래온 손님 현정화 감독이 "마지막 씬을 촬영하고 그 감정이 생각나서 그런 것같다"라고 하지원이 울먹이는 이유를 설명하자, 아니라는 말로 웃음을 주기도 했지만, 사실 하지원의 뒷말이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몸이 너무 안좋아서 아무 것도 못할 상태였는데, 그 시나리오가 내게 와서 마음을 움직였어요", 탁구라는 스포츠 역시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하기에 몸상태가 좋지 않았던 하지원에게는 부담이었을 겁니다. 그런데도 그녀는 그녀의 몸을 필요로 하는 곳은 달려가기를 마다않습니다. 마치 액션배우가 그녀의 운명이라도 되는 듯이 말이죠.
하지원만큼 와이어씬을 찍으면서도 자연스러운 배우를 보지 못했습니다. 다모에서도 와이어씬이 많았지만, 근래에 본 작품에서는 시크릿 가든에서 스턴트우먼으로 검정 가죽자켓을 입고 공중에서 내려오는 장면은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 슬픈 카리스마의 눈빛, 얼굴없는 대역으로 몸만을 빌려주는 무명 스턴트우먼의 비애를 표정 하나로 완벽하게 담아 냈었거든요.
물론 남자배우 중에는 액션과 와이어에 매달려서도 표정연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장혁같은 배우도 있습니다만, 여자배우들은 대역을 쓰는 경우가 많아 와이어씬과 표정연기가 따로노는 것을 흔히 보게 되지만, 워낙 위험한 촬영이라 완성도를 논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요. 
다모를 촬영할 때는 8~9개월을 와이어에 매달려 지내다 보니, 척추가 다 휘었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네요. 아직도 휘어진 척추를 교정중이라고 하는데, 2003년 작품이었으니 9년이 되어가는데도 후유증을 앓고 있는 셈이지요. 몇년밖에 흐르지 않은 것처럼, 아직도 채옥으로 분한 하지원의 표정과 연기가 기억에 생생한데, 그렇게 오래되었다는 것이 놀랍네요. 

대역없이 모든 액션씬을 직접 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한 하지원, 그녀가 대역없이 액션을 직접하는 것은 운동을 좋아하고, 액션씬을 찍으면서 쾌감 비슷한 것을 느끼는 이유도 있지만, 그녀는 진짜를 보여주고자 하는 프로이기 때문입니다. 진짜 복싱을 보여 주어야 하고, 스킨스쿠버, 바이크를 직접타면서 캐릭터와 완벽하게 일치시키고 싶은 프로의식없이는 불가능한 욕심이지요.
모 배우는 해를 품은 달에서 맨발로 고문당하는 장면을 대역없이 찍었다며 즐거웠다고 스스로를 대견스러워 하는 인터뷰를 해서, 시청자에게 고문씬마저 대역을 쓰기도 하는구나라는 쓸데없는 것까지 알게 해서 놀라게 했는데, 골절은 물론 몸이 만신창이가 될 정도로 배역을 소화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까무라치겠더군요. 물론 여배우들이 목숨을 담보해서 까지 촬영을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묘하게 비교되더군요.
하지원이 힘들었던 키스씬으로 발리에서 생긴 일을 찍다 조인성의 강제키스에 이가 부러질 뻔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는데요, 조인성과 하지원이 얼마나 역할을 열심히 했었는지를 알 수 있었지요. 강제로 하려는 조인성, 거부하는 하지원, 둘 다 얼마나 연기에 몰입을 했었는지를 보여준 일화였습니다. 프로는 이런 세심한 장면 하나도 허투루 찍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한 대목이었죠. 
더킹에서 이승기의 목덜미 키스씬에 얽힌 비화 한토막을 전해 웃음을 주기도 했던 하지원이었습니다. 잠든 항아 옆에 앉아 키스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이승기가 지문을 잘못 읽어 하지원의 옆에 눕는 바람에, 감독님 손에 끌려내려 갔다는군요. "이렇게 적극적으로"라고 이승기의 과감한 행동에 놀랐다는 감독님과 순간 당황했을 이승기를 생각하니, 촬영현장에 웃음보가 터졌을 듯하더라고요.
발육이 빨라 하지원의 학창시절 별명이 거들녀였다고 말했다가 편집해달라는 애교를 보이기도 했는데, 민망해 어쩔줄을 모르는 하지원을 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숫기없는 하지원이더라고요. 아마 거들녀가 검색어에 떠버렸을걸요ㅎ. 이를 어쩌나요? 하지만 전혀 민망할 필요없으니 신경쓰지 마세요. 하지원씨~~ 
하지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놀란 일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는데요, 복싱영화 '1번가의 기적'을 찍으면서는 진짜로 얼굴을 맞아가면서 찍었다고 하더군요. 촬영 때마다 얼굴에 멍이 들어 생쇠고기로 멍을 빼고, 다음날이면 말짱하게 촬영장에 웃고 나갔다는 하지원, 피멍도 그럴싸하게 얼마든지 분장으로 커버할 수가 있었을텐데, 여배우가 그것도 얼굴을 진짜 복싱선수의 강펀치에 맡겼다니, 강심장이 따로 없었습니다.
더 기함하게 만든 것은 영화 '형사'를 찍으면서 낙법연습중 기절을 한 사고가 있었는데, 그렇게 몸이 아프면서도 촬영을 계속했었던 하지원, 그녀의 악바리 정신력이 무모하고 바보스럽게 느껴지기 까지 했답니다. 두달 후에 머리부상을 당해 병원에 갔는데, 그제서야 기절했을 때 목뼈골절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머리부터 발까지 아픈 고통을 참고 있었다는 것에, 기절초풍할 정도로 놀랐습니다. 실명위기에 처할 뻔한 사연은 오히려 충격수위가 약할 정도였어요. 그러면서도 또 새로운 액션을 하고 싶어진다는 액션중독배우 하지원, 그녀는 액션과 사랑에 빠진 천상 배우였습니다.
물론 하지원의 연기를 논하면서 액션만을 거론하는 것은 실례 중의 큰 실례입니다. 하지원은 액션연기만이 아니라, 멜로연기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연기자지요. 특히 상대배우와의 케미가 완벽한 여배우 중의 한 사람입니다.
하지원의 상대남자배우는 다 뜬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그녀는 상대배우를 돋보이게 하는 배우입니다. 그녀와 호흡을 맞춘 현빈, 조인성, 강동원, 소지섭, 권상우, 그리고 이번에 더킹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승기까지, 상대배우가 빛날 수 있게 하는 하지원의 연기핵심은, 시청자로 하여금 하지원의 눈을 통해 상대배우들을 보게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원의 눈이 시청자의 눈이 되고, 하지원 가슴이 시청자의 감정이 되고, 하지원의 눈물이 시청자의 슬픔과 아픔이 되게 합니다. 시청자에게 하지원은 드마마속 캐릭터로 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캐릭터로 감정이입을 완벽하게 시킨다는 것이죠. 그러니 상대남자들은 시청자에게도 사랑의 대상이 되고, 애틋하게 바라보는 연인이 되게 하고, 한 대 패주고 싶은 깐족이로 보이게 하죠. 나이란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배우가 하지원입니다. 더킹 투하츠에서는 상대배우 이승기와 무려 아홉살이라는 차이에도, 나이차를 느끼게 하지 않는 호흡을 보여주고 있지요.

시청자와 감정을 일치시킬 수 있는 배우는 많치 않아요. 작품을 하는 동안은 캐릭터에만 집중한다는 하지원의 말은, 입에 발린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시청자는 작품속 하지원이 분한 캐릭터를 통해 확인합니다. 연기자이니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그런데 하지원은 감정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서 시청자를 그 캐릭터처럼 느끼게 합니다. 제 3자가 아니라, 그 캐릭터가 되게 하는 감정이입, 그래서 상대배우를 커보이게 하고, 빛나보이게 하는 것이지요. 대개가 그렇잖아요. 누군가를 좋아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보이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쫓게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한없이 커보이잖아요. 하지원이라는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드라마속 하지원의 캐릭터가 되게 하니, 당연히 상대배우가 더 눈에 들어오죠. 드라마속 하지원과 같은 감정으로 보게 하니 말이죠. 그 감정을 극대화시킬 줄 아는 배우가 하지원입니다. 하지원이 상대배우들을 빛나게 하는 이유입니다. 
김승우가 말했듯이 운동과 연기가 특기이자 취미인 배우, 그리고 인터넷 검색이 유일한 일과라는데, 오늘도 하지원이 본인의 이름을 검색할 듯합니다ㅎ. 혹이라도 이 글을 읽게 된다면 이 말을 전하고 싶네요. 몸을 아끼지 않는 프로 하지원, 당신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석인 멋진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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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7 10:16




언제부터인가 주연보다는 조연들의 명품연기에 시청자의 눈길이 쏠리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되면  어떤 조연배우들이 포진해 있나를 보고 드라마를 선택할 정도로, 조연배우들의 존재감이 커져가고 있는 추세지요. 이유는 오직 하나입니다. 연기가 좋다는 것, 연기를 잘한다는 것이죠.
내공있는 조연배우들은 어떤 작품의 경우는 주연보다 열연을 펼침으로써, 작품을 완성해가는 한 축이 되거나, 심지어는 스토리를 바꿔버리는 경우도 있지요. 전미선 역시 스토리마저 바꾸게 한 주인공 중의 한 사람입니다.

명품 살리지 못한 짝퉁MC들!
시청률 보증수표로 뒤늦게(?) 그 연기의 진가를 주목받기 시작한 '해를 품은 달'의 도무녀 장녹영역의 전미선이 승승장구에 출연했는데요, 데뷔 작품부터 대인기피증을 겪기도 한 공백기, 그리고 결혼스토리까지, 작품속에서 만나는 캐릭터로서의 전미선이 아니라, 배우 전미선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방송을 본 후 괜스레 전미선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더군요. 뭐랄까 해품달의 높은 인기에 급하게 섭외한 나머지, 욕심만 앞섰지 전미선이라는 배우에 대한 자료조사나, MC들의 알맹이 없는 질문내용 등 준비부족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승승장구 게스트는 비스트처럼 여러명을 섭외한 적도 있었지만, 대부분 화제가 되고 있는 1인 게스트를 초빙해, 그의 인생이야기를 묻고 끄집어 내는 프로입니다. 게스트가 토크쇼에 익숙하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묻지않아도 잘 풀어간다면, MC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시청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경우도 물론 있지요. 전미선의 경우는 성격 자체는 활달, 아니 화통할 정도로 시원스러웠지만, 의외로 붙임성이 있는 성격이 아니고 매스컴에 자주 노출된 배우도 아니었기에,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서투를 수밖에 없겠지요. 
이것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MC인데 네명이나 떼를 지어 앉아 있으면서도, 전미선의 브리핑만을 듣고 있는 병풍들에 가까웠습니다. 시청자가 기억하는 전미선의 극중 역할을 주마간산처럼 뚝딱하고 보여주고 말아서, 수박겉핥기로 1시간을 채워 버린 듯한 서운함마저 들게 하더군요.

전미선의 연기력을 입증한 수많은 이름들
전미선은 캐릭터 분석력이 뛰어난 배우입니다. 물론 타고난 '끼'도 있겠지만, 매 작품마다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모습은 끼때문만은 아닌, 그녀 나름대로의 캐릭터를 해석하는 노력에 기인했을 겁니다.
화제가 된 작품에는 거의 빠지지 않을 정도로 약방의 감초처럼 출연을 했었고, 인상깊은 연기를 펼첬던 그녀였지만, 정작 많은 사람들이 전미선이라는 이름보다는 배역 이름만 기억한다는 고민을 안고 찾아왔습니다. 이는 대중들보다는 전미선의 잘못(?)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작품 속 캐릭터에 완전동화되었기에 가능한 일이기에 말이지요.
제 경우 전미선의 연기는 데뷔작이었던 토지부터 봐왔으니, 그녀의 배우인생 시작부터 지금까지 쭉 지켜본 셈입니다. 토지는 한혜숙의 1대 서희, 2대 최수지, 김현주의 3대 서희까지 다 봤는데요, '토지'하면 떠오르는 이름들을 두서없이 나열해 보겠습니다.
반효정, 한혜숙, 서인석, 서미경(1대 귀녀 역할을 했던 분으로, 이분은 롯데패밀리가 되어 연예계는 은퇴했지만, 귀녀 역 중 가장 인상에 남습니다), 2대 봉순이(이것봐요, 전미선이 아니라 봉순이를 떠올리잖아요^^), 최수지, 유준상, 박혜숙, 박원숙, 선우은숙, 임동진, 유해진, 박상원 등등입니다. 토지에 출연했던 배우 이름을 떠올리는데, 봉순이는 전미선이라는 배우 이름이 아니라, 그냥 최수지의 서희와 함께 나왔던 봉순이로 떠오릅니다. 
 개인적 성향이겠지만, 제 경우는 최서희보다는 봉순이와 월선이, 그리고 포악한 임이네의 캐스팅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길상에 대한 첫사랑을 간직한 봉순이, 그녀의 삶에 점철된 외로움에 더 깊은 연민을 느꼈지요. 용이를 사이에 두고 보살님같은 월선이의 기구한 삶과 월선이의 피를 빨아 기생하고 사는 억척스러운 임이네라는 캐릭터는 항상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3편의 토지 역대 봉순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이 2대 봉순이 전미선입니다. 배를 타고 떠나는 길상과 서희를 보며, "길상아, 길상아"라며 울던, 젊었던 전미선의 얼굴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봉순이가 사랑했던 남자 길상이, 봉순이를 사랑했던 남자 정석, 이상현(이 사람은 사랑이라기 보다는 단물빨아 먹는 기회주의적인 기둥서방?) 등, 봉순이 인생에 숱한 남자들이 곁을 머물기도 했지만, 결국은 철저하게 고독하게 살다간 비련의 인물, 딸 양현이 하나만을 곡절많은 삶의 흔적으로 남기고 생을 마감한 봉순이는, 서희의 삶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 인물이었죠. 벌써 20년이 넘었는데도 그 얼굴이 생생한 것을 보면, 전미선이 얼마나 큰 인상을 남겼는지, 놀라운 연기였다는 생각만이 드네요. 
그럼에도 전미선은 봉순이, 황진이 어머니, 송강호 애인(살인의 추억), 탁구엄마 미순(이때부터는 전미선이라는 이름을 함께 떠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등으로, 이름보다는 캐릭터를 떠올리기가 쉬웠지요. 전미선의 고민거리가 저같은 시청자들 때문이었더군요.

명품배우 전미선, 더이상 흙 속의 진주가 아니에요!
주연들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더이상 아닌 곳이 드라마나 영화 분야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시청자들은 주연보다는 조연들의 연기에 환호하고, 비주얼보다는 연기력에 찬사를 보내기 시작했는데, 그런 분위기의 선구자 역할을 한 인물이 대표적으로 전미선, 윤제문 등 조연들의 열연때문이었습니다. 주연들에만 집중해서 보는 판도를 바꿔버린 것이죠. 
드라마가 한 두 캐릭터에 의해 완성되는 것이 아니기에, 조연들이 주연을 빛내기도 하고, 조연이 더 빛나버리기도 하는 등, 시청자에게 작품을 감상하는 스펙트럼을 넓혀준 것이지요. 연기자에게 연기 스펙트럼이 있듯이, 시청자에게도 작품을 감상 분석하는 스펙트럼이 있듯이 말이죠. 즉 시청자에게 작품을 보는 눈을 넓혀주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한편으로는 이렇듯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고, 심지어는 주연배우보다 드라마를 돋보이게 한 명품배우들이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은 왠지 씁쓸해집니다. 
화제의 중심에 있는 해를 품은 달에서 주연은 아니지만, 주연보다 더 강한 존재감을 품어내는 인물이 도무녀 장녹영과 대왕대비 윤씨(김영애), 영의정 윤대형(김응수), 상선형선 정은표, 그리고 연우의 모친 정경부인 신씨 양미경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모든 사건의 중심에 선 인물 대왕대비와 장녹영은 짧은 씬만으로 드라마의 몰입도를 최고로 끌어올리는 힘, 아우라를 뿜어냅니다.
좋은 연기자는 시청자에게 친절한 설명을 해주는 능력을 갖춘 경우가 많지요. 눈빛연기 하나에도 음흉한 속내를 읽게 한다거나, 대사없이 주고 받는 표정으로도 전쟁을 치르는 듯한 격한 감정선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폭풍눈물이 아니어도 연우 한가인을 애틋하게 쳐다보는 표정만으로도, 대사 이상의 감정을 전달해 주기도 하고 말이지요. 전미선은 그런 배우입니다.
전미선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시청자는 눈을 떼지 않고 그녀의 행동거지, 표정, 눈빛, 대사에 집중하게 되지요. 시청자에게 친절한 배우, 그 표정 하나에서도 줄거리가 보이기 때문이에요. 마치 엄마따라 시장에 가서 잠깐 한 눈을 팔면 엄마를 잃어버릴까봐,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듯한 배우라고 할까요? 전미선의 연기에 한시도 눈을 떼지못하게 하는 흡입력의 이유입니다.
명품조연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모두 배우일 뿐이라며 선을 긋는 전미선, 그럼 명품배우라는 말은 어떠한가요? 전미선이라는 배우는 흙속의 진주가 아니라, 시청자가 진품으로 감정한, 명품배우라는 수식어를 받을 자격이 있는 빛이 나는 진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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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9 12:17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을 쉽게 할 수는 있지만, 박수를 받는 당사자는 쉽게 떠나지 못하는 곳이 정상이라는 무대입니다. 솔직히 은지원의 1박2일 하차는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모든 멤버들이 하차를 하는 것도 아니었고, 멤버들 개인의사를 존중하겠다는 식으로 떠나는 멤버와 남는 멤버로 갈렸는데, 남아주길 바랐던 멤버 은지원의 하차는 의외였거든요. 1박2일 멤버들중 은지원과 이승기는 에이스 중의 에이스였기에, 하차소식에 서운한 마음이 유독 컸던 멤버들이었고요.
이승기는 드라마와 일본진출 관련해서 당연히 하차할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은지원의 하차 이유는 감을 잡기가 힘들더군요. 놀러와에 복귀를 했지만, 왜 1박2일을 버리는 지 의아스럽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승승장구 은지원 출연은 더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디서도 은지원이 1박2일을 하차하는 이유를 듣고 본 적이 없어서, 승승장구에서는 밝히지 않았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궁금증이 해결되었는데, 뭐랄까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더군요. 초딩 은지원, 1박2일에서는 막내 아닌 막내 역할을 했던 캐릭터였는데, 솔직히 언제 이렇게 의젓해져 버렸는지, 그 의젓함이 속상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대견하더군요. 결혼까지 한 가장에게 대견스럽다는 말을 하는 것이 결례라는 것은 알지만, 워낙 은초딩이라는 캐릭터로 친숙해져서, 동생같은 생각이 들어서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은지원은 "알고보면 어른 은지원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하면서 입담을 풀어갔지요. 5촌고모인 박근혜 의원에 대한 생각도 밝혔는데,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꽤 긴 시간을 화제로 삼는 것이 썩 탐탁지는 않았습니다. 젝스키스 시절의 비화, 사춘기 시절 하와이 유학을 가서 퇴학당해 불법체류한 사실과 결국 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는 말까지 허심탄회하게 고백한 은지원, 학교 가기가 싫어서 안갔다는 말이 은초딩답게 솔직하더군요.
몰래온 손님으로 바비킴이 나와 그가 찍었다는 UFO사진(?)을 보여주기도 하고, 깐족 탁재훈과 기싸움도(?) 했는데, 약간 사오정같기는 했지만 예능감 있는 바비킴의 새로운 모습도 보였지요. 그리고 첫사랑이었던 이수연씨와의 결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갔습니다.
은지원의 개인사에 대해서는 이렇게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지 못했던 지라, 특히 아내와의 연애에서 결혼에 이르기 까지의 과정은 살짝 놀랐습니다. 아내에게 정말 몹쓸짓 한 나쁜남자였더군요.ㅎ;;  대뜸 결혼하자는 프로포즈를 하고는 3년간 연락을 두절해 버렸다니 말입니다. "결혼을 왜 해야 하지" 라는 회의감이 들어서였다는데, 이수연씨의 경우는 프로포즈를 받고 결혼준비까지 했었다니, 이런 황당스러운 남자를 봤나 싶더랍니다. 그렇게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가 불현듯 아내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고, "진짜 결혼하자"는 프로포즈를 했다고 하지요. 이런 황당스러운 남자를 받아들인 아내 이수연씨, 이런 것을 하늘이 정한 인연이라고 하나 봅니다.
은지원이 밝힌 1박2일 하차이유는 더이상 초딩이 아니라는 이유였습니다. 5년간 초딩이라는 캐릭터 안에서 떼쓰고 꾀부리는 것이 가능했던 은지원, 은초딩은 5년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성숙해져 있었고,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하지요. 그런 자신의 모습을 속이고 계속해서 은초딩의 캐릭터로 활동할 수가 없을 것 같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렇다고 '나 철들었어, 어른이야'의 컨셉으로 나설 수도 없는 것이 워낙 은초딩의 캐릭터가 은지원의 상징이 돼버렸기에 한계를 느꼈다고 하더군요.
은지원의 말에서 그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얼마나 솔직한 성격인지를 알게 하더군요. 은초딩의 성숙이 속상하기 까지 했던 것은, 은지원이 1박2일에 계속 남아있기를 바랐던 제 개인적인 팬심이었지만, 은지원에게 크게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1박2일이라는 국민예능 프로그램을 이승기처럼 개인적인 스케줄이 있지 않다면, 하차하기는 쉽지 않았겠지요. 물론 시즌 2가 시즌 1처럼 인기를 얻을 지는 아직은 모르는 일이지만, 1박2일이라는 아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지지는 않는 법, 욕심을 부릴 수도 있었을 법했는데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에 놀랐습니다.

솔직히 어느 연예인이 5년이나 함께 한, 더구나 최고의 인기프로그램에서 자진하차를 쉽게 결정할 수 있겠어요. 은지원도 오랜 시간 고민을 했다고 고백하기도 했지만, 속이고 싶지 않았다는 말에 놀랐습니다. 1박2일 속에서 철없는 캐릭터, 초딩캐릭터가 실제 은지원의 모습 대부분이라고 생각해 왔었는지, 알고 보면 저도 어른이라는 고백을 이제서야 받아들이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실제 은지원은 1박2일에서 가장 어른스럽게 변한 멤버이기도 합니다. 은지원에게서 대견스러움을 느낀 것이 개인적으로는 칼봉산 입수였던 듯합니다. 찬물에 입수하는 것을 가장 싫어하고 도망치기 일쑤였던 은지원이, 그날은 가장 먼저 입수를 하는 용기를 보여 주었거든요. 그것도 박찬호가 입수하기 좋게 미리 얼음을 깨기도 했듯이, 그날은 정말 꽁꽁 언 얼음물 입수와 다름없었는데 말이지요.

그 이후로도 은지원은 섭섭당의 수장으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도 어른스러워 지기 시작했지요. 스스럼없이 어머님 아버님이라는 말도 할 수 있게 되었고 말이죠. 낯을 가렸던 은지원이 사람들과 친해져 가는 모습이 어른스러웠고, 반찬 편식을 하는 모습은 늘 초딩스러웠지만, 고된 작업이 있는 미션도 지원의 투덜댐은 줄어들기 시작했지요. 물론 나피디에게 따져묻고 반전상황을 이끌어 내는 변수를 던지는 초딩이기는 했지만, 은지원은 언제인가부터 힘든 일 앞에서 투덜거림이 줄어든 것은 물론, 힘든 미션도 묵묵하게 수행하는 모습이 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시청자의 눈에는 열심히 하는 초딩의 모습으로 대견스럽게 보였지만, 은지원 본인은 스스로는 캐릭터의 한계로 느끼기 시작했던 모양이더군요. 아무도 몰랐던 지원의 고민을 들은 느낌입니다. 1박2일 하차 이유는 은지원의 어른됨을 말하는 고백이기도 했습니다. 은지원의 1박2일 하차이유를 듣고는 잠시 제작진과 멤버들에게 아쉬운 마음도 한켠으로는 들더군요.
은지원은 은초딩이라는 닉네임도 있었지만, 은대장 캐릭터도 있었는데, 그걸 살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말이지요. 이제와서 이런 말 하는 것이 필요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쉬움이 커서인가 봅니다. 초딩을 졸업한 은지원, 이제는 은대장의 모습으로 성장한 캐릭터도 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박수칠 때 떠날 수 있는 것은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솔직하게 자신의 한계를 인정할 줄 알고, 정상의 자리에서 과감히 내려올 줄도 아는 은지원, 더이상 초딩 은지원이 아니었습니다. 서른이 넘은 은지원에게 결례임에도 말하고 싶네요. 우리 은초딩이 이렇게 어른이 다 되었다고요. 은지원이 자신에게 쓰는 편지에서처럼, 항상 도전하는 은지원이 되기를 바라며, 새로 시작될 도전도 승승장구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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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5 10:05




심수봉의 이야기는 사실 처음으로 밝힌 일들이 아니었기에 새로움은 없었습니다. 남편을 짝사랑했던 마음을 담은 '비나리'에 얽힌 이야기도, 궁정동 그 사건에 관련되었다는 일로 심령학자였던 첫남편이 고문받는 것을 옆방에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이미 방송에서 말했던 일이었기에, 놀랄만한 회상은 아니었습니다.
약 10년전쯤에 발간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승승장구에서 밝힌 내용들은 심수봉의 자서전 '사랑밖에 난 몰라'에 대부분 기술된 내용들이었습니다. 연예인들의 자서전을 사는 일이 좀처럼 없는데도, 비슷한 시기로 기억되는데 조수미의 자서전과 심수봉의 자서전을 사서 읽었습니다. 장르는 달라도 마음을 움직이는 목소리를 가진 두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했거든요. 한국에 있는 서재에 아직도 있을텐데, 가져오지 못한게 좀 아쉽군요.
솔직히 심수봉의 자서전의 경우는 좀 특별한 마음으로 읽었었습니다. 솔직히 호기심도 있었고, 10.26사태 현장에 있었던 당사자라, 개인적으로는 현대사 자료라는 생각으로 사서 읽었는데, 꽤 오래전에 읽었음에도 책을 덮고 하나의 감정이 길게 여운으로 남았던 것같습니다. '사랑을 노래하는 절대감성의 심수봉이 이젠 여자로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방송에서도 영이 맑다는 표현을 했지만, 자서전을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던 듯합니다. '이 사람은 너무 순수해서 세상에 더 휘둘리고 사는구나, 너무 순수하고 감성적인 사람이라, 사람들의 속물근성에 치이고 살았구나',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10.26사태 궁정동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한국이 아니었더라면, 돈방석에 앉았을 수도 있었을 일입니다. 미국이나 외국에서의 일이었다면, 아마 유명언론에서 거액을 지불하고 사고도 남을 일이었겠지만,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죠. 독재정권, 폭력정권이기에 가능했던 아이러니죠. 대통령과의 섹스스캔들을 파는 일도 있는데 말이죠.
박정희에 이어 전두환 군부정권이 들어서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심수봉의 인생도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비정상적으로 정권을 인수한 전두환 정권은 박정희 정권의 계승자여야 했기에, 박정희의 치부가 세상에 드러나기를 두려워했죠. 더구나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하극상의 현장이었으니, 군인들에게 하극상이란 최악의 치부라 여겨졌을 법도 합니다.

심수봉은 아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가계가 예인의 집안입니다. 할아버지는 판소리 명창이자 가야금 명인 심정순, 아버지 심재덕은 민요채집가, 작은 아버지와 고모는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분들입니다. 특히 심수봉의 고모 故심화영님은 승무 무형문화재이기도 했습니다. 딱 한 번 공연을 본적이 있었는데, 당시는 심수봉의 고모라는 것은 몰랐었습니다만... 심수봉의 노래에는 한의 정서와 반음이 많다는 특징이 있는데, 소리꾼이 많은 그녀의 집안내력과 무관해 보이지 않은 듯도 하고요. 전문가의 소견은 아니지만;;

10.26사태 하면 굵직한 단어들이 떠오르죠. 故박정희대통령, 김재규, 차지철, 궁정동, 삽교천, 그때 그사람 심수봉,  그리고 또 한 여인 신모씨.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마셨다는 술로 더 유명해져 버린 시바스 리갈입니다.
역사는 세월과 함께 묻혀가고 비극의 한 현장으로 기억될 뿐이지만,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심수봉에게는 여전히 아픔이고, 상처였습니다. 요즘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는 빛과 그림자에도 궁정동 사건이 나왔는데, 궁정동이라는 말만 듣고 시댁에서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할지 좌불안석이었다는 고백만으로도, 그녀에게 30여전의 그 일은 여전히 살아있는 아픔으로 자리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자의건 타의건 심수봉은 그 자리에 있었고, 오랜 시간이 흘러 마지막 말을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책에서 읽었던 기억으로는 총소리에 놀라 곁으로 가니 "난 괜찮다"라는 말을 했다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마지막까지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초연했다는 말도 덧붙였던 것같고요.

그 사건이후 그녀의 삶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의 연속이었으니, 더더욱이나 잊혀질 수 없는 사건이겠지요. 자신과 만난다는 이유로 서빙고에 끌려가 고문을 받았던 첫남편, 거짓 각서를 쓰고 풀려나고는 곧바로 정신병원에 강제감금되어, 약물중독에 이를 정도로 주사를 맞았다는 고백은, 한 개인의 삶과 인권을 철저히 유린한 폭력이었습니다.
한 사람을 정신병자로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었던 세상, 그 세상을 이렇게 방송에서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심수봉이 광주에서 끝내 부르지 못하고 왔다는 백만송이 장미, 5.18 광주민주화항쟁에서 이슬처럼 사라져 버린 영령들을 위로하기 위한 노래였다고 밝힐 수 있음 또한 그러하고 말이지요. 
특히 무궁화는 그녀의 아들에게 유언처럼 남겨주고 싶었던 노랫말이었다는 고백을 예전에 다른 방송에서 들었지만, 각하의 심기를 거슬렸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어야 했던 곡절까지 있는 노래지요. 요즘은 청소년들의 정서에 해악을 미친다는 이유, 혹은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금지곡 사유가 되는 일이 더러있지만, 서슬퍼런 군부독재 아래서는 영부인의 이름자를 쓰면 영화든 노래든, 과거의 것들까지 다 금지조치를 당했고, 우울한 정서를 반영한다는 이유만으로도 금지곡이 되는 일도 있었죠. 조용필의 촛불도 금지된 일이 있었습니다. 촛불이 꺼지는 것이 사회의 우울함을 조장한다나 뭐라나, 암튼 그런 이유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심수봉의 노래는 그 떨리는 음색만으로도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마법이 있는데요, 가사말이 시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뛰어나게 문학적이지도 않은데, 가슴을 파고들어 감정 밑바닥을 헤집어 주는 마력이 있습니다. 직설적이리만큼 담백한 가사가 심수봉의 목소리로 옷을 입으면, 처연하리만큼 진한 감정의 노래로 탈바꿈되어 버리지요. 탁재훈과 이수근을 현장에서 울려버리는 마력, 그것은 심수봉이 말했듯이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그 상처와 만나게 하기 때문일 겁니다.
남일 말하듯 너무나 담담하게 "인생이 슬퍼요"라고 말하는데, 사람이 너무 힘든 일을 당하고 나면, 감정도 슬픔도 남의 감정처럼 그렇게 읊조리듯 뱉을 수 있는 처연함을 느끼게 합니다. 초연함이 아닌 처연함말이에요. 우리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의 현장에 있어야 했던 심수봉, 그런 것들이 지나고 나니 필연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고백은, 긴 세월을 통해 생겨난 내성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한 순간 방송을 보고 저를 부끄럽게 한 심수봉의 말에, 순간 저 또한 그녀의 상처보다는 호기심으로 그녀의 이야기를 궁금해 했던 것에 사과를 하고 싶어지더군요. 30주년 기념공연에 기획사가 박근혜를 초청하자고 했다는데, 심수봉은 단호히 거절했다고 합니다. 박근혜를 홍보마케팅으로 이용하는 것같다는 생각으로 말이지요.
정치를 사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심수봉의 말이 참 멋지게 와닿더군요. 그런데 기획했던 사람중에 한 사람이 언론에 알려버렸고, 결과적으로 홍보마케팅이 되어 씁쓸한 만원사례가 되었다며, 민망한 미소를 짓기도 했는데요, 심수봉의 대중들에게 던지는 일갈이 부끄럽고 미안하게 하더군요. "왜 사람들은 남의 아픔을 구경하려고 하나?". 혼잣말처럼 뱉었지만, 참 슬프고 미안해지게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수봉의 아픔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또 앞으로도 대중들에게는 늘 수식어처럼 따라다닐 듯합니다. 어쩔 수 없이 굴레처럼 짊어져 버린 심수봉의 짐이기도 합니다. 비극의 역사현장에 있었던 비련의 여가수에게 어쩌면 평생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세간의 호기심이겠지요. 그래서 또 미안해 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심수봉에게 비련의 여가수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조금이나마 표현을 바꿔서 역사의 비극을 지켜봤던 현대사의 증인이라는 말로, 그녀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더군요.
 자신의 아픔과 굴곡진 삶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것이, 가수로서의 소명인 것같다고 말하는 심수봉이었지요. "사람들에게 누구나 상처가 있잖아요. 노래로 그 상처들을 위로하는게 내 소명같아요". 심수봉의 바람대로 그녀의 주옥같은 마법의 사랑노래가 사람들의 마음뿐만 아니라, 그녀의 상처 또한 위로하는 힘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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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8 08:43




모든 사람들에게 세상은 모르는 자기만의 슬픔 한 두가지씩은 있다지만, 이수근의 슬픔은 눈물없이 듣기 힘든 사연들이었습니다. 지난 주 어머니가 무속인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눈물을 쏟았던 이수근이, 이번 주도 시청자를 울리고 말았습니다.
부인의 신장이식 수술, 그러나 경과가 좋지않아 수술 후에도 투석을 해야 하는 상황과 둘째 아들 태서의 뇌성마비 판정, 병실을 지키며 새우잠을 자면서도 몰래 눈물을 쏟을 수 밖에 없었던 힘든 가장의 고백에, 저도 모르게 어른들하시는 것처럼, '에고 저런' 안타깝게 혀를 차가면서, 고개만 끄덕끄덕하고 듣고 있었네요.
이수근이 1박2일 초창기, 존재감없던 시절의 힘들었던 심경을 고백하기도 했었는데요, 자료화면을 보면서 강호동의 예언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수근씨가 2~3년 지나면 우리나라 최고의 MC가 된다고 생각 안하세요?", 강호동의 말에 지상렬은 "반만년 이상 걸린다"며 악담(?)을 했지만, 강호동의 말은 적중했습니다.  최고라는 기준을 떠나, 이수근은 명실공히 최고의 위치에 오른 것은 분명하니 말이지요.
사실 1박2일 초창기 이수근에게 가장 면박을 주었던 멤버가 지상렬이었는데, 이수근이 지상렬의 면박을 받아가며 병풍처럼 서있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고음불가로 인기상승중이던 이수근이 1박2일에서 처참히(?) 주저앉아 버리는 모습에, 시청자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
이수근 본인도 너무 힘들어서 그만 두겠다고 말을 했었다는 고백까지 했는데요, 이수근을 붙잡은 것은 1박2일 제작진 나영석 피디였다고 하지요. 걱정말라고 기회를 주겠다면서 말이죠. 그때부터 묵묵히 운전만 하고, 일만 죽어라고 한 덕에 국민일꾼이라는 이수근의 캐릭터가 생겨났고, 캐릭터와 함께 이수근의 입담도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멘트를 치고 들어가지 못했던 이유가 알고보니 이수근의 동료에 대한 예의에서 비롯된 것이었더군요. 동료나 선배가 멘트를 하는 중에 말을 자르고 들어가는 것이 실례라고 생각해서 타이밍을 놓치다 보니, 점점 말도 줄어들고 주눅들기 시작했던 것같았다지요. 이수근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스트레스도 심했고, 많이 울기도 했다고 합니다.
아내의 상태를 이야기하면서 또 한웅큼의 눈물을 쏟는 이수근, 첫아이 태준(태준군은 태명이 일박이었던 아이입니다)을 낳고 나서 건강검진을 한 번만 받았더라도, 지금의 부인도, 그리고 둘째 아이도 그런 상황에 이르지 않았을텐데, 딱 한 번의 건강검진을 놓친 탓에 부인과 둘째아들을 힘들게 했다고 자책하는 모습을 보니, 이수근이 눈물로 쏟아내는 후회가 어찌나 함께 안타까워지던지요. 
임신중독증으로 이수근의 부인 박지연씨는 이미 신장이 망가져 버린 상태였지만, 하루라도 더 아이를 뱃속에서 키우고 싶은 마음에, 투약을 마다하고 버텼다고 하지요. 산모와 태아가 모두 위험한 상태에서 둘째는 인공절개로 분만을 했고, 미숙아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 들어갔지만, 예고된 불행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말았습니다.
부인 박지연씨는 신장이식 수술을 해야 했고, 아이는 우뇌에 이상이 생겨 오른 팔과 손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판정을 받은 것이지요. 엎친데 겹친다는 말처럼, 이수근의 가정에 시련은 한꺼번에 닥쳤고,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합니다.
다행히 이수근의 장인이 신장을 기증해서 이식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경과가 좋은 편이 아니라고 합니다. 소변이 터지지 않아 수술 후에도 투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네요. 병원에서는 90일 정도까지 경과를 지켜보자고 했다는데, 벌써 70일이 다돼가는데 여전히 소변이 터지지 않아, 온몸이 붓기로 퉁퉁 부어있고, 복수까지 찬 상태라니, 투병하는 본인이나 곁에서 간호하는 이수근이나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인지...
다행스럽게도 둘째 태서가 뒤뚱거리고 넘어지기는 하지만, 걷기 시작했다고 웃는 아빠 이수근, 계속 치료하면 정상인처럼 걷게 될 수 있다는 희망에 웃음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수근의 부인 박지연씨의 가슴뭉클한 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김승우가 목이 메여 읽지를 못하고 스페셜 MC로 나와 준 김병만이 대신 읽기도 했지요. 얼마나 미안했는지, "신장이식 수술 결정이 났을 때 없어져 버릴까 생각까지 했었다"는 박지연씨는 행복한 여자라고, 남편 이수근에게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저는 결혼 생활이 어떠냐는 질문에 바로 '행복해요'라고 답할 수 있을만큼 행복해요. 저랑 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잠깐 전화연결이 되어 박지연씨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지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거라며 다시 한 번 "저랑 살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하더군요. 박지연씨, 얼른 소변터지고, 쾌유하기를 바랍니다.

방송중에 이수근은 아내에게 미안해 하면서도 화날 때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그럼 사람인데 어찌 힘든 상황에 화나고 짜증나지 않겠어요. 그래도 태서가 나아지고 있는 모습에 웃고, 아내와 두 아이를 위해 자신을 추스리려는 모습은 강한 아빠이기에 가능한 일일 겁니다. 시련은 사람을 쓰러뜨리기도 하지만, 더욱 강하게 세우기도 하지요. 이수근이 더 강하게 서려는 모습에 화이팅입니다!!!
이수근을 가장 잘 아는 절친 김병만이 들려준 수삼에 대한 일화는 이수근의 마음씀씀이를 알게도 했지요. 그렇게 힘들고 바쁜 시간을 보내면서도, 시골에서 보내 온 수삼을 절친 김병만에게 주고 가기도 했다고 합니다. 본인이 힘들면 주변 사람들을 챙기기 어려운데도, 콩 한 알이라도 친구와 나누는 모습은 인간미있는 이수근의 따뜻한 품성입니다. 이수근이 눈물이 많은 이유는 그런 인간미때문일 겁니다.
사실 가장 놀란 것은 이수근의 파마머리에 대한 사연이었습니다. 1박2일을 보다가 어느 날 이수근이 파마머리를 하고 온 것에 '스타일에 변화를 주려고 했나보다' 라고만 생각했지, 그 사연을 알지는 못했어요. 그런데 파마를 한 이유가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원형탈모증을 가리기 위해서라고 하더군요.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먹먹해지던지요. 정말 몰랐네요. 
정수리부분의 원형탈모증은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귀 밑 라인으로 생긴 원형탈모증은 악성이라고 합니다. 1박2일 초창기 힘든 시기에도 원형탈모가 왔었다고 고백하는 이수근, 지금의 원형탈모는 악성이라는데, 아픈 아내와 아들에 대한 걱정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 무게로 짓누르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어요.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말로 다 할 수 없는 극도의 스트레스에 심하게 아프고 있었던 게지요.
부인과 아들, 끝나지 않은 불행과 싸우느라 얼마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혼자 아파하다가 곪아 터져버린 속앓이가 전해져서, 그만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말았습니다. 가족과 아이들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힘들게 버티고 있는 이수근의 등을 얼마나 토닥여 주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연말 연예대상수상이 끝나고 강호동의 답장이 왔다던데, 지치지 말라는 말이었지요. 그 때는 강호동의 말이 그저 1박2일을 잘 끌고 가라는 격려로만 생각했었는데, 아마도 이수근의 힘든 상황에 대한 응원을 함께 보냈던 것 같더군요.
하루에도 수십번씩 쏟아지는 눈물, 부인이 보면 마음 아파할까봐 눈물이 나려고 하면, 뭐 사러 간다고 집을 나오기도 한다지요. 밖에 나와 아내 몰래 혼자 얼마나 울었을까...
부인과 아이를 간호하기 위해 방송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었다는 이수근, 그러나 개그맨으로 방송에서 웃기는 모습을 보여줄 때, 가족이 가장 행복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을 바꿨다고 하더군요. 남들을 웃길 때 자신도 웃을 수 있을 것같다고, 더 열심히 방송을 하겠다고 스스로를 다잡는 이수근이었습니다. 
유머의 원천은 기쁨이 아니라 슬픔이래요. 그래서 기쁨만 있는 천국에는 유머가 없다는 말이 있어요. 그만큼 우리 세상이 슬프고 화나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슬픔을 치유하는 유머와 웃음이 필요하겠지요. 웃기는 놈 이수근, 개그맨이라는 직업때문에 울어야 하는데도 울 수 없는 가장, 이제는 당신의 집에 시청자들에게 준 웃음보다 더 큰 웃음만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힘내요, 이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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