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가든'에 해당되는 글 25건

  1. 2011.01.23 '시크릿가든' 2프로 부족했던 숨겨진 이야기 (24)
  2. 2011.01.17 '시크릿가든' 신데렐라 판타지 깨버린 열린결말 (19)
  3. 2011.01.16 '시크릿가든' 아영의 꿈 속 주원의 눈물, 어떤 복선이 숨어있을까? (24)
  4. 2011.01.16 '무한도전' 하얀거성 박명수, 마음으로 감동의술 펼치다 (20)
  5. 2011.01.10 '시크릿가든' 주원의 기억상실, 더 큰 슬픔을 예고하다 (54)
2011.01.23 08:14




시크릿 가든 시청자를 위한 제작진의 특별한 선물, 시크릿 가든 스페셜 숨겨진 이야기. 제작진과 배우들도 드라마와 헤어진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나 봅니다. 명장면 베스트 10으로 뽑힌 장면들을 보면서 1회부터 마지막회까지 가슴졸이고, 마음아파하고, 두근거리고, 기다렸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숨겨진 이야기는 기대했던 편집은 아니었습니다. 뭔가 아쉬움과 여운이 길게 남아있었던 감정들을 이어주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시크릿가든 시청자들에게 주원과 라임의 동화같은, 마법같은, 운명같은 사랑에 대한 여운과 함께 정리해 주길 바랬는데, 그 부분에서는 조금 아쉬웠네요. 그래서 명장면 베스트 10을 중심으로 시크릿 가든 다시보기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스페셜편과는 다른 정리를 하며 마음 속에 완소드라마로, 생각날 때마다 다시 끄집어내서 기억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글로 방송에서 부족했던 2%의 여운을 채워보려고 합니다.

<만남, 운명의 시작>
주원과 라임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상황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먼 훗날, 자신의 반쪽이 될 운명이 될 것이라는 것을 모른체로 말이지요. 병원 장례식장, 아버지를 보내고 오열하는 길라임과 어린 여고생의 아버지가 목숨을 걸고 살려낸 생명 21살의 김주원은, 그렇게 마주했습니다. 너무 슬퍼서 우는 아이, 너무 미안해서 눈조차 마주칠 수 없었던 아이에게 동화처럼 걸린 마법, 기억의 저편 요르단 강을 건너는 아버지는, 라임에게 빨간 장미꽃을 주고 슬프게 웃어 보입니다. 죽음의 문앞에서 돌아서 강을 건너는 소년을 바라보면서 말이지요.  
자면서도 슬픈 아이, 그 슬픔을 만든 사람이 자신인 것 같아 미안한 주원입니다. 찌푸린 소녀의 양미간을 눌러주니 소녀는 금새 평온을 되찾습니다. 가슴에 좋아하는 고양이 인형을 품고 편하게 잠든 모습처럼 말이지요. 그렇게 잠든 두 사람이 13년만에 깨어났습니다. 끊어진 운명의 줄이 서로를 알아보고, 주원과 라임을 마주보게 하지요.
얼떨떨하고 신기한 감정, 언젠가 만났던 것 같은 슬픈 눈동자, 내리깔면 까칠하고, 뜨면 반짝반짝 빛나서 자꾸 쳐다보고 싶은 눈동자를 가진 여자에게서 라벤다향이 납니다. 라벤다향은 피로한 정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진정의 효과가 있다고 하지요. 멋집니다. 다리도 짤막하고 까무잡잡한 피부에 거친 입과 언행일치를 보이는 폭행까지 아무렇지 않게 하는 여자, 스턴트우먼이라고 몸쓰는 직업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여자가 멋져 보입니다.
부상을 입어 열이 펄펄 끓어도 아프다고 내색하지 않는 여자, 그녀에게서 눈을 돌릴 수가 없는 김주원입니다. 사회지도층의 선행이라고, 사회지도층이 베푸는 소외계층에 대한 따스한 온정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지요. 잠결에 양미간을 찌푸리는 길라임, 무의식적으로 주원의 손가락이 라임의 이마를 향합니다. 13년전의 기억, 그 끊어졌던 기억이 주원의 무의식 속에 흐르는 순간이었습니다.
<두근두근 설렌다. 가슴이 뛴다. 터질 것같이...>
껌딱지 같이 앵겨붙는 녀석이 액션스쿨까지 찾아와서 라임을 정신사납게 합니다. 가평에서 라임의 다친 팔을 보며, 흉지겠다고, 그래서 미스코리아 못나가겠다고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던 녀석, 그래도 기분이 좋았던 라임이었어요. 누군가가 예쁘다고 말해준 것은 처음이었어요. 가난한 스턴트우먼에게는 멋도 사치였고, 여자이기보다는 액션배우이고 싶었기에, 라임은 누군가가 여자로 대해주는 것이 얼떨떨하고 신기했을 뿐이에요. 그녀석도 같은 말을 합니다. 맨날 주위에 얼쩡거리면서 나타나고, 딱 미친놈이 되기 일보직전이라면서요. 
액션스쿨 6기생 교육시간, 빤짝이 똘추가 윗몸일으키기를 한다고 잡아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윗몸일으키기는 보통 말하는 기초체력훈련이 아니었지요. 심장이 쪼글쪼글해지며, 손발을 오그리고 터져나오려는 꺄아악 소리까지도 멎게 만들었던, 심장박동수 체크 트레이닝이었습니다. 다시봐도 드라마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한 달달 장면입니다. "길라임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나? 작년부터?". 길라임이 스페셜에서 그 대답을 해주더군요. 태어날 때부터랍니다. 하지원씨 태어날 때부터 예뻤을 겁니다. 인정!!
  
<기억하는 손길, 그래도 와라, 내일도 모레도...>
처음 길라임을 만났던 날도 길라임은 양미간을 찌푸리며 꿈을 꾸고 있었지요. 가평촬영장에서도 주원이 기억하지 못하는 13년전 여고생때도, 액션스쿨팀과 합숙을 가서도 길라임의 무의식에는 슬픔이 있습니다. 언제부터일까, 아버지를 잃었던 그때부터였을까, 그런 라임을 편하게 해주었던 손길, 그때도 지금도, 그리고 13년전 무의식 속에서도 느꼈던 손길입니다. 
설레이고 두근거리고 편안하게 했던 손길, 그 손길의 주인공이 내일도 모레도 꿈속에 나타나 주기를 바라는 라임입니다. 그가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 그래서 라임에게 얼마나 먼 사람인지, 그래서 언젠가는 아름다운 별처럼 사라져 버리겠지만, 그렇게 꿈속에서라도 오래도록 만나고 싶은 사람입니다.

<영혼체인지, 세상에 이런 걸 누가 믿을 수가 있겠어?>
제주도 신비가든에서 얻어온 꽃술을 마신 라임과 주원, 영혼체인지라는 마법장치는 드라마에 깨알같은 웃음들을 선물해 주었지요. 속옷입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현빈의 민망한 모습, 오줌을 참는 모습, 그리고 순간 쩍벌녀로 둔갑한 하지원의 터프한 모습까지, 보는내내 웃음 터졌던 장면들이었습니다. 벤치에서 처음으로 키스를 하기도 했었고, 임감독의 대화를 엿듣기 위해 라임의 영혼이 들어간 현빈이 가발을 뒤집어 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서로의 집을 바꿔 살아야 했던 두 사람이 부의 차이를 경험하기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나올법한 월세 30만원짜리 쪽방과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왕자의 궁, 그 극과 극의 비교체험에서의 웃음과 비애도 있었고, 바뀐 몸에 적응하는 에피소드도 빵빵 터지게 만들었지요. 그중 압권은 사우나에 간 윤슬과 바뀐 주원, 대담하게 몸자랑하는 오스카를 보고, 기겁해서 소리지르는 현빈의 모습이었고요.
<주원의 상처, 그리고 악몽같은 기억>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따지고 보면 이런 무의미한 논쟁도 없을 겁니다. 딸을 살리기 위한 아버지의 부성애에서 비롯된 사랑이었을까? 운명의 사랑이었을까?도 마찬가지에요. 주원을 엘리베이터에서 구하고 순직한 길라임의 아버지는, 그 후로도 오래동안 라임의 곁을 맴돌았습니다. 라임에게 닥칠 비극을 막기 위해서였지요. 라임을 살리기 위해 영혼체인지를 할 대상으로, 13년전 자신이 구했던 청년을 미리 점찍은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사고전에 라임이 영혼체인지로 비극을 몰고 올 촬영을 막기 위함일 뿐이었지요. 두 사람이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게 될 것을 미리 라임아버지가 알았다면, 어쩌면 영혼체인지가 아닌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라임에게 정해진 운명은 길라임 아버지의 마법으로도 바꿀 수는 없었어요. 운명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고, 운명을 바꾸는 것이 있다는 것도 함께 보여준 설정이었습니다. 마법이라는 장치를 동원했지만, 세상에 사랑으로 운명이 바뀌고, 인생이 바뀌는 일들이 우리가 늘상 경험하는 일이라는 것을 보면, 운명보다 강한 것이 사랑의 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멜로드라마의 공식에 철저하게 충실했던 설정이기도 했고요.
결혼한 분들이라면, 옆에 있는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살고 있을까를 상상해봐도, 사랑의 마법이라는 것이 드라마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잖아요. 지금과는 다른 사람과 다른 환경에서 다르게 생긴 아들딸을 낳고 살고 있겠지요. 만족하든 만족하지 못하는 생활일지라도요. 새로운 만남, 인연이 우리에게 매일 일어나고 있는 생활 속의 마법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라임과 주원은 마법의 강도가 엄청나게 세서 핵폭탄급이었지만 말입니다.
라임과의 인연의 시작점이기도 하고, 라임이 평생 꿈을 포기하고 주원에게 달려옴으로, 주원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보여주었던 엘리베이터씬, 현빈의 미친 연기감이 돋보였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인어공주, 세아이 엄마되다>
지난 글에서는 저는 길라임은 신데렐라가 아니라고 썼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길라임은 사회지도층 김주원을 만나,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그녀의 꿈을 위해 일하고 있었고, 지지고 볶고 애낳고, 사랑하고 시어머니 시집살이까지, 평범한 여자로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에요. 신데렐라가 되어 입궁은 했지만, 길라임표 가정을 꾸리고 있었어요. 방귀도 뀌고 아침에는 눈꼽도 묻히고, 부스스한 몰골이 되기도 하고, 애들에게는 군기잡는 무서운 팥쥐엄마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신데렐라 보다는 현실 속의 아줌마였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데렐라의 판타지를 깬 드라마라는 표현도 했었어요.
마지막회 시청자를 위한 팬서비스가 지나쳐서 김은숙 작가의 해피엔딩에 대한 눈물겨운 노력까지도 엿보였는데, 그래서 살짝 허탈스럽기는 했지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한 것은 시가팬들에게 가슴앓이는 해방시켜준 것 같습니다. 파리의 연인이 되면 진짜 거품 물려고 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크릿 가든은 많은 이야기를 진행형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문분홍여사와의 화해도 결국은 이뤄지지 않았고, 결혼사진 한 장, 결혼식조차 없었던 재벌남으로 마지막까지 날카로운 해학을 남겼지요.
인어공주의 결말은 김은숙 작가가 새로 쓴 변주곡이었습니다. 신데렐라를 만들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세아이의 엄마로 만들어 버리면서, 드라마를 마법과 동화를 넘나들면서 주원앓이 라임앓이를 하게 했던 주인공을 드라마 밖으로까지 나오게 한 것이지요. 마치 이웃집 젊은 신혼부부가 '이러저러한 사연을 가지고 산대, 그 여자가 길라임이래, 그남자는 김주원이고, 저기 봐, 쟤네들이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애들이란다...'등등 속닥거리게 하는 재미까지 주었다는 겁니다. 대개의 판타지 동화나 드라마가 두 사람의 키스신이나 포옹신, 혹은 결혼사진으로 끝내버리면서, 거기서 상상을 멈춰버리게 한 것과는 다른 마무리였지요. 사회에 모범을 보이는 사회지도층의 금슬로 네번째 아이도 생겼을 듯한데, 딸일까, 또 아들일까? 문분홍 여사는 길라임과 주원을 받아들였을까? 등등의 상상을 하게도 했습니다.

<만남과 헤어짐, 돌아올 수밖에 없는 자리, 운명 그 절대적인 사랑>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했던 라임과 주원, 처음에는 최상류층 0.1%와 최하위층 0.1%의 이루어질 수 없는 조건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건보다 앞서는 감정, 자석처럼 끌리는 감정은 김수한무와 거북이로도 되지 않았고, 정강이를 뻥뻥 차버리면서 밀어내도 끊어지지 않았지요. 그리고 또 헤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어공주처럼 물거품이 되어 사라져 달라는 말은, 라임에게는 얼음송곳처럼 아프고 가슴시렸지요. 인어공주처럼 거품이 되어 사라지진대도 왕자님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라임입니다. 주원엄마 문분홍여사의 독설에 무너지는 라임, 부모님을 욕되게 하면서까지 왕자님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인어공주처럼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것이 왕자님을 구하는 일이었으니까요. 라임은 끝내 인어공주일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왕자님을 사랑하니까요.
상처받은 라임을 위해 주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자기 것을 버리는 것이었지요. 로엘백화점의 주식도, 세상의 눈도, 사회적 조건도 라임보다 소중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라임을 인어공주로 만들고 싶지 않은 주원이었으니까요. 인어공주를 신데렐라로 만들 수만 있다면, 가진 것 모두를 버릴 수 있는 주원입니다. 단 하나, 라임이만은 버릴 수 없는 왕자님입니다. 이번 스페셜에서 나오지는 않았지만, 제가 추가하고 싶은 명대사는 주원의 "제게는 이 여자가 김태희고, 전도연입니다"라던 대사였답니다.

라임은 아버지가 그토록 말리려고 했던 운명을 비껴가지 못했습니다. 영혼체인지라는 꽃술의 마법도 라임의 운명을 막을 수는 없었던 게지요. 촬영중 사고, 뇌사상태에 빠진 길라임,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던 두 사람에게 영원한 이별이 예고된 사고였습니다. 라임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몸을 주고 떠나려는 주원, 그들의 영혼체인지는 기적을 선물해 주었지요. 비록 21살의 주원으로 돌아왔지만, 죽음도 주원과 라임의 절대사랑에 잠시 눈을 감고 모른척해 준 것이지요. 저승사자님 완전 땡큐~
밀어내려고 할 수록 더 강하게 이끌리는 마법, 그것은 사랑이었습니다. 13년이라는 긴 시간을 돌아서 시작된 운명같은, 혹은 마법같은 사랑말이지요. 사랑처럼 위대한 것은 없다고 하지요. 그리고 저는 시크릿가든 마지막회를 보면서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사랑처럼 우리 가까이에 흔하게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요. 다만 그 사랑이 일상처럼 너무나 평범해서 특별하게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요. 시크릿가든이라는 비밀정원은 운명같은 사랑을 하는 주원과 라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선물입니다. 예쁜 장미꽃이 만발한 눈부신 정원을 만들지, 벤치만이 덩그라니 놓여있는 삭막한 정원이 될 지, 마법은 우리들 모두가 부릴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시크릿가든 보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현빈씨 해병대 잘다녀오고, 군복무후 좋은 작품에서 다시 만나게 되길 바랍니다. 연기자들 모두에게 감사하고, 특히 김은숙 작가님은 휴식 충분히 취하고, 새 작품으로 시청자들과 다시 만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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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7 14:05




흔히 재벌가의 아들과의 사랑을 이룬 드라마속 여주인공을 신데렐라에 비유하곤 하는데요, 시크릿가든의 여주인공 길라임도 마찬가지의 시선으로 보는 시청자들이 많았을 겁니다. 드라마의 결말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김은숙 작가가 길라임을 신데렐라로 그리지 않고, 독립적인 여주인공의 캐릭터로 만들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길라임은 신데렐라라는 드라마 속 판타지를 깨버린 여주인공이었습니다. 결혼을 하고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액션스쿨 감독이 된 길라임, 결혼전보다 아줌마스럽게 뻔뻔해졌으면서도 부스스 부산스러운 머리꼴을 하고 나오는, 망가진 길라임을 보는 것은 새로운 즐거움이었습니다. 자면서도 마스카라를 지우지 않은 완벽한 수면메이크업의 주인공들에 익숙해서 였는지, 망가진 길라임은 그들이 마법이 아닌 현실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했으니까요. 밤새 뭘(?ㅎ) 그리 열심히 했는지 비몽사몽한 두 주인공을 보니, 두 사람은 평범하게 오래오래 살 것 같더군요.
길라임은 억척같은 캔디형의 주인공도 아니었고, 순종적이고 헌신적인 이미지의 인어공주나, 출생의 비밀을 가진 여주인공도 아니었지요. 그야말로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나올 법한 환경의 여주인공이었고, 부잣집 도련님을 만나 한 눈에 뿅가는 운명적인 사랑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여자도 아니었습니다. 가진 것이 너무 없어서 서럽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그러면서도 잃을 것이 없어서 더 당당했던 역설적인 캐릭터였지요. 그리고 끝까지 그 캐릭터를 유지해줬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남자 주인공 김주원의 캐릭터 역시도 상식을 깨는 인물이었습니다. 은근히 거부할 수 없는 마초적인 매력을 가진 나쁜남자도 아니었고, 불의를 참지 못하고 주먹부터 나가는 터프가이도 아니었지요. 까칠한 재벌남에 싸가지를 밤무대 의상처럼 뻔뻔하고 두르고 나온 남자였지요. 스스로 돈많은 남자라고 돈자랑도 엄청 해대는, 너무 솔직해서 나사가 하나는 빠진 녀석처럼도 보였고, 머리에 든 것은 많지만 가슴은 이성적 계산으로 철옹성을 쌓았던 남자였습니다. 사회지도층의 상식 딱 그선에서만 소외계층에게 온정을 베푸는, 한 번 만나면 혹시 꼬셔볼까 싶지만, 두 번 만나면 재수 바가지로 털리게 되는 그런 남자였지요. 사랑에 빠져도 한 순간에 솜사탕이 돼버리지 않는 일관성있는 까도남, 그래서 이 드라마에서의 캐릭터 완성도가 뛰어났다고 생각되네요.
"그쪽만 사랑하니까, 이 어메이징한 여자야"
남은 생을 길라임의 남편으로 살겠다며 어머니와 의절을 선언한 김주원, 그가 택한 것은 행복이었습니다. 길라임과 함께 하지 못하면, 그 어떤 것도 불행일 수 밖에 없는 사랑을 택했지요. 함께 창밖으로 정원을 보고, 함께 책을 읽고, 오래도록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사는 사랑을 택했습니다. 그 사랑이 운명이었다는 것은 드라마에서 쓰여진 마법의 힘이 작용했다는 것을, 엔딩장면에서 부언설명이 되기는 했지요. "내가 부린 마법은 그저 처음 만난 사람들의 악수같은 거야. 그러니 이제 진짜 마법을 부려봐". 길라임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주원이 오열하는 길라임을 보고 차마 아버지의 유언을 전하지 못하고, 잠든 라임곁에 쓰러지듯 잠들면서 잡았던 손, 그때부터 두사람의 마법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13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돌아서 말이지요.
어메이징한 여자와의 결혼도 어메이징이었습니다. 결혼식은 올리지 않고 혼인신고만 하는 김주원과 길라임, 드라마에서 흔히 가까운 친구 두어 사람만 불러서 단둘이 하는 그런 결혼식도 아니었고, 외딴 성당에서 비밀 결혼을 하거나 흔한 스티커 사진 한장 없는 결혼이었습니다.
주원과 라임은 오스카와 윤슬의 증인으로 구청에서 혼인신고만 하고, 첫날밤을 치르지요.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갈라임이 주원을 덮치는 모습에 아찔했다지요. 눈뜨면서부터 사랑할 시간이 부족한 두 사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지치지 않는 금슬을 자랑하는 부부입니다. 죽음의 문턱에까지 다녀왔던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숨쉬는 시간도 아까워 보이더라고요. 뭐 부럽다는 말입니다. 러브스토리의 한장면처럼 눈밭을 뒹굴다가 키스를 나누기도 하고, 아이리스에서 이병헌과 김태희의 패러디모습도 나왔지요. 뜨악 소리나게 놀랐던 장면은 엘리베이터에서의 키스장면이었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결혼이라는 생활을 한 두 사람, 5년이 지난 그들의 스위트홈에는 여전히 결혼사진이 걸려있지 않습니다. 그 사이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에 모범을 보인 사회지도층의 금슬 인증샷만 걸려있을 뿐이었지요. 귀여운 남자아이들 셋, 평창동의 검고 높은 문의 통과패스권을 가진 로엘그룹의 진짜 실세들이기도 합니다.ㅎ 문분홍 여사의 허락을 받고 결혼식은 올리겠다는 주원의 생각에 김은숙 작가가 결혼식이라는 것은 형식일 뿐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같기도 했습니다. 문분홍여사 5년이 지나도 가이드라인을 확실히 하고 있다는데, 베를린 장벽도 무너졌는데, 설마 휴전선처럼 견고할까요? 몇년 후에는 받아들일 것이라는 데에 전 과감하게 배팅하고 싶습니다.
*** 오스카의 콘서트는 세간에 화제가 많이 되어 홍보가 많이 되어 있었지만, 여기서 사고가 날줄은 몰랐네요. 스텝이 두번째 스케치북 하는 무전음성이 고스란히 방송을 탔고, 어찌보면 더 드라마틱했던 윤슬과 오스카의 사랑이었는데, 마지막에 실수가 그대로 나오는 바람에 옥에 티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앞에서 윤슬에게 하트 사인을 보내는 오스카와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윤슬은 예쁜 한쌍이었습니다. 
드라마 엔딩장면, 해피엔딩 속 열린결말
손예진의 카메오 출연도 있었고, 김비서가 제주도에서 병에 넣어 보낸 편지가 한강에 떠내려 온 기적같은 일들도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시청자를 의혹의 눈으로 드라마를 보게 한 장면은 장례식장에서 잠든 라임과 주원의 미스테리였을 듯 합니다. 운명을 뜻하는 필연적인 인연이라는 의견도 있을 것이고, 그날 주원이 왜 라임에게 아버지의 말을 전해주지 못했는 지에 대한 부연설명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드라마가 끝나고 한참동안이나 두 사람의 잠든 모습과 숨이 끊어지는 순간에 하는 행동처럼, 힘없이 손을 툭하고 내리는 주원때문에 조금 혼란스러웠습니다. 뭐야? 죽었다는 뜻은 설마 아니겠지, 이 모든 것이 길라임의 꿈이라는 얼토당토한 결말은 아닌 것이겠지... 다행히 그런 나레이션은 없이 두 사람이 마주보고 잠든 장면만으로 드라마가 끝나더군요.
해피엔딩일 수도 있고, 두 사람이 동시에 꾼 긴 꿈일 수도 있는 여러가지 복선들이 숨겨져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세 커플의 사랑의 특징은 긴 기다림이었습니다. 주원이 한 여고생의 눈물을 본 이후 라임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기 까지 13년, 윤슬과 오스카가 또 그만큼의 긴 시간을 지지고 볶고 싸우고 오해하면서 사랑을 하기까지 걸린 긴 시간, 그리고 가장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바다를 돌아 강으로 온 김비서의 유리병편지까지...
모든 사랑의 공통점은 필연일 수 밖에 없는 견고한 사랑이었습니다. 오스카의 바람기를 오랜 시간 견뎌야 했고, 자신의 상처를 치료할 시간이 필요했던 윤슬은, 오스카에 대한 견고한 사랑을 확인하기까지 쉽게 마음을 허락하지 않았지요. 새침떼기 아영이도 마찬가지였어요. 물론 조연의 사랑이라 크게 다뤄주지는 않았지만요.
엔딩장면에 대해서 몇가지의 열린 가능성들이 있었기에 정리를 하고 넘어가야 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작가가 시청자에게 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또 다른 상상의 나래를 펴보라는 시크릿가든 폐인들을 위해서 말이지요. 그만큼 작가도 이 작품이 자신의 손에서 떠나는 것에 일말의 미련이 남아 보이기도 하고요. 해피엔딩 압력에 작가가 스트레스를 대단히 받았다는 것이 마지막회에서 느껴지도 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이나 해피엔딩을 가장한 열린결말에 대한 의구심이 들더라고요. 결말에 대한 다른 시각 세가지, 독자분들은 어떤 결말에 손을 들어주고 싶은지 궁금하네요.

시청자를 위한 작가의 선물, 열린결말의 이유
우선 가장 평범한 결말은 5년이 지난 시간동안 주원과 라임은 토깽이같은 아들 셋을 낳고, 길라임은 액션감독으로 주원은 월급쟁이 로엘백화점의 사장으로 그 신분과 어느 정도의 재산을 유지하면서, 그들의 정원, 즉 가정을 꾸리면서 알콩달콩 산다는 결말입니다. 말 그대로 해피엔딩이죠.
두번째 지금까지의 모든 일이 주원과 라임의 꿈이라는 결말 가능성입니다. 한마디로 마법같은 꿈이지요. 잠에서 깨어나면 길라임은 고등학생으로 주원은 21살 청년으로 돌아가, 라임의 아버지가 말한 것처럼 처음 만난 사람들의 악수같은 만남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에피소드들을 겪으면서 완성한다는 열린 결말이죠. 이 결말 역시 해피엔딩인 열린 결말이겠지요.
세번째는 좀 우울한 결말입니다. 주원의 힘없이 떨어지는 손이 남긴 복선처럼, 주원이 그날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되었을 거라는 겁니다. 라임과의 동화같은 이야기를 꿈꾸면서 하늘나라로 간 것이지요. 작가가 좋아하는 결말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기분나쁜 결말이기에 우리 버리기로 합시다!
결론은 첫번째와 두번째 해피엔딩과 열린 해피엔딩으로 결말이 났지만, 두 사람에게 일어났던 마법보다 중요한 것은 기억이라는 장치에 숨겨둔 인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주원이 험한 꿈을 꾸는 라임의 양미간을 세번에 걸쳐 눌러주는 장면이 나왔는지요. 시간적으로 장례식장에서가 처음이었네요. 아빠를 부르며 잠든 길라임, 양미간을 찌푸리는 라임에게 주원이 손가락으로 눌러주자 라임은 평온하게 잠이 들지요.
촬영중에 부상을 입은 라임을 병원에 데리고 갔을 때도, 주원이 자석에 이끌린 듯 라임의 찌푸린 양미간을 눌러줬고, 라임은 금세 평온한 얼굴로 바꼈지요. 액션스쿨 합숙을 가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주원의 손길에 눈을 뜨기는 했지만 말이지요. "그래도 와라, 내일도 모레도..."라며, 라임은 아주 오래전 그 손길을 기억하는 듯 평온해 집니다. 
장례식장에서 잠든 라임에게 "미안하다, 미안해"는 말밖에는 할 수 없었던 주원, 첫번째는 아버지가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 것이었고, 두번째 미안해는 아버지를 자신으로 인해 잃게 해서 미안하다는 주원의 사과였지요.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은 마법을 겪은 후 아름다운 언어로 바뀌게 됩니다. "사랑해, 사랑한다"로 말이지요. 기억을 되찾은 주원이 라임에게 이마에 뽀뽀를 해주면서 하나는 내꺼, 하나는 아버님꺼 라고 했던 말 기억하시지요.
길라임의 아버지가 준 마법은 악수같은 인연일 뿐이었습니다. 진짜 마법을 부린 사람들은 주원과 라임이었고, 마법은 사랑이라는 치명적인 감정이었겠지요. 우리는 수없이 많은 인연들을 만나고, 만들어 가고, 때로는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랑이라는 녀석은 사람과의 인연보다는 좀더 고약한 심보를 가졌지요. 때로는 깊은 슬픔과 상처를 주기도 하고, 끊임없이 조건이라는 녀석과 견주게도 하지요. 조건이 맞아서, 혹은 사랑과 조건이 맞아서 사랑을 완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사회뉴스 1면기사에 사랑때문에 목숨을 끊었다니 하는 기사가 매일 올라오지 않고 있겠지요.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 시크릿 가든에서는 영혼체인지라는 판타지를 썼지만, 결국 드라마가 보여준 판타지는 주원과 길라임의 "그 쪽만 사랑하니까 필요하다"는 사랑의 본질에 대한 마법의 힘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문분홍이라는 현실을 벽을 넘지 못하게 한 것도, 불굴의 의지를 돋보이게 하는 장치였고요. 
세상의 어떤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을 정해두고 태어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것이고, 사랑에 빠지면 누군가만 사랑하게 만들지요. 주원이 그랬지요. 언젠가 한 번쯤은 이여자랑 결혼한 것을 후회할지도 모른다고요. 그래도 그렇게 후회하면서 평생 그 여자랑 살겠다고요. 중요한 것은 그들의 마법은 어떤 식으로든 완성될 것이라는 겁니다. 인연이 필연이 되고 숙명이 될 수 있는 것은, 그 운명적 숙명성때문이 아니라, 인연을 숙명으로 만들어 가는 노력을 하기 때문이겠지요.

장례식의 엔딩장면이 라임과 주원의 꿈일 수도 있고, 라임에게 갔던 그날 일을 말해주는 설명장면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시크릿 가든 결말을 작가가 시청자에게 상상의 선물을 준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사랑이란 완성될 수가 없는 마법의 과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한 발 다가서면 두 발 도망가는 사람, 그 사람을 잡기 위해 세 발을 더 다가서는 노력의 과정말입니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심지어는 꿈속에서도 계속될 운명같은 마법에 걸린 두 사람이기에, 해피엔딩을 향한 열린결말이라는 생각을 해봤답니다. 그것이 두 사람의 꿈이었다고 해도 말이에요.
결혼이라는 편리한 결말로 '땡'하고 끝내버리는 사랑이 아니라, 언젠가는 결혼사진을 걸어둘 날을 기다리며, 죽도록 미친듯이 사랑하도록 두 사람이 여전히 그들만의 마법을 계속 부려가도록 말이지요. 후회할 수도 있는 날이 올 수도 있는 현실이기에, "신데렐라는 왕자님과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가 아닌, "행복하기 위해 죽도록 사랑하고 있을까?"로 더 많은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신데렐라의 판타지를 깬 열린 결말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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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6 09:07




시청자를 울고 웃게 만든 행복한 드라마 시크릿가든이 마지막 한회를 남기고, 또다시 아영의 꿈으로 시청자를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해피엔딩이라는 결말 약속에도 불구하고, 아영의 꿈에 하얀 옷을 입은 꼬마 셋과 주원이 입을 막고 울고 있었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해지기도 했는데, 다행히 누가 죽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마지막 말에 "넌 막 소리를 지르고 있고..."라는 말이 첨가되는 것으로 보아, 라임이나 주원이가 죽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듯 하니까요. 마지막까지 큰 폭탄을 장치하신 작가님, 특히 항간에 파다하게 퍼진 길라임 세쌍둥이 엄마설은 작가의 깜찍 유쾌한 상상력이 귀엽기 그지없네요. 설이 아니라 진짜였으면 좋겠어요.
주원의 기억이 돌아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요. 지난회 "우리가 키스도 한 사이냐?"며 얼굴을 들이민 주원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했는데, 라임이 주원이 했던 그대로 돌려 주더라고요. 주원이 라임을 예쁘고 귀하게 지켜줬던 것처럼 말이지요.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라는 라임때문에 웃었다지요. 피끓는 34살 주원이가 얼마나 인내하며 참았는지(ㅎㅎ) 라임이 눈치채고 있었나 봅니다. 

너에게로 가는 기억의 터널,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집으로 가겠다는 라임에게 왜 좋아했는지 알기 전에는 못보내준다는 주원에게, "그쪽 옆에 없는 듯이 있다가 그쪽이 원한다면 물거품처럼 사라져 줄까? 인어공주처럼..." 이라며, 아무렇지 않게 입만 뾰족 내밀고 가버리는 길라임입니다. 무슨 그런 험악한 말을 저렇게 태연스럽게 하나 싶은 주원이지요. 기억이 돌아오지 않았는데도, 그 여자가 점점 좋아져서 곁에 꼭 붙들어두고 싶어지는데, 무슨 인어공주 타령? 게다가 라임의 웃는 모습이 죽여주게 이뻐 죽겠는 주원인데 말이지요.
오스카의 팬이었다며, 눈꼴시려운 팬미팅 중인 두 사람을 본 주원, 언젠가 본 듯한 모습이지만 보기 좋은 그림이 아닙니다. 오빠오빠 하며 최우영에게 눈웃음 살랑살랑 치는 길라임에게 분노폭발하고 싶은 질투감은 또 뭔지, 길라임과 오스카를 졸졸 따라 라임의 집에 들어가지요.
그런데 하나씩 기억이 돌아오고 있는 주원이 라임을 기억할까 두려운 문분홍여사, 기어이 일을 내고 말지요. 길라임의 아버지 길익선과 주원의 엘리베이터 사고에 대해 전화로 알려준 거예요. 아버지 목숨값을 핑계로 주원에게 들러붙었다는 모략까지 하면서 말이지요.
주원을 살린 소방관의 딸이 길라임이라는 사실에 혼란스러워 하는 주원, 라임이 다 설명해 주겠다는데도 마다하지요. 기억은 주원이 스스로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요. 여전히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 주원, 4만5천원을 소중히 했다느니, 처음보는 여자옷과 초라한 귤바구니를 애지중지했다느니 하는 말들에도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 주원이지요.
주원을 잃어버린 기억의 터널로 들어가게 이끈 것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에 끼워있던 인어공주 결말부분이었지요. "공주는 물거품이 되려는 찰나, 진실을 알게 된 왕자는 이웃나라 공주에게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라며 파혼을 하고, 인어공주에게 달려가지만, 인어공주는 물거품에 착안, 공기방울 세탁기를 개발해 재벌이 되었고, 왕자는 묻지마 투자로 알거지가 되어서 인어공주의 '김비서'가 되어, 오래 오래 진짜 그냥 오~래만 살았답니다"라는 주원의 문장력, 상상력도 싸가지 제대로인 유치한(?) 개그감에 웃게 만들었네요.
'인어공주와 물거품...' 주원이 기억 속을 바늘처럼 아프게 콕콕 찔러대는 아픔이 느껴집니다.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은 마음, 막고 싶은 간절함이 주원의 무의식을 빠르게 휘감고 돕니다. 기억났어요. 인어공주 길라임, 인어공주 김주원 그 모든 것들이 말이지요. 빠른 속도로 타임머신을 타고 라임과의 모든 일들이 휙휙 슬라이드처럼 주원의 머리에 떠오릅니다. 그리고 13년전 엘리베이터까지 가는 주원의 기억이 초스피드로 달려갑니다.
잠에서 깨어났을때 왜 길라임이 생각났는지, 언젠가 본 적이 있었던 이유까지 알아버린 주원입니다. 자신을 구한 소방관의 말을 전하러 갔던 주원이 아버지를 잃고 오열하는 여고생의 눈물을 보며, 차마 들어가지 못했었던... 그리고 한 여자아이에게서 아버지를 잃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발걸음을 돌리고, 심한 괴로움으로 13년간 기억을 봉인해 버렸던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주원입니다.
라임의 집에 와서 말없이 라임을 꼭 안아주는 주원, 라임에게 선을 보겠다느니, 내 스타일도 아닌데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느냐? 느니 라임을 놀리지요. "길라임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머리가 나쁜건데? 작년부터?" 주원의 기억이 돌아온 것에 기쁜 라임은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그저 고마워서 울 뿐입니다.
이어지는 두 남녀의 사랑고백, "사랑해, 이건 내꺼", 다시 라임의 이마에 뽀뽀하며, "정말 사랑한다. 이건 아버님꺼". 로맨틱 가이 김주원, 끝까지 이렇게 달달하게 하면, 시크릿 가든이 끝나는데 널 어떻게 보내라고... 시크릿 가든이 끝나고도 한참동안 주원앓이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아요.  길라임의 남자 주원으로서, 그리고 라임의 아버지의 몫까지 두배 세배로 사랑하려는 주원입니다.
21살 주원이 34살 주원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13년전의 엘리베이터 사고의 진실과 함께 그동안 주원이 전하지 못했던 라임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까지 전하면서, 또다시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딸한테 일찍 못가서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아빠가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 전해줘... 부탁한다".
평생 길라임의 남자로 살겠습니다
주원을 살리기 위해 주원의 손을 놓고 추락하는 엘리베이터와 함께 순직한 길라임 아버지, 여기서 나가면 우리 라임이 소개시켜 준다며, 너무 예뻐서 기절할거다 라고 농담까지 건네고, 주원의 불안을 달래주었던 소방관의 죽음을 본 주원, 그렇게 긴 시간을 봉인해 두었던 말을 전하는 주원도,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을 듣는 라임도 울고 말지요. 추모원으로 가서 길라임 아버지에게 정식으로 청혼을 넣는 주원, "따님 주시면 평생 길라임의 남자로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추모원에 다녀와서 라임이 했던 말,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대사입니다. "그쪽은 날 죽어라 사랑하고, 난 그쪽을 미친듯이 사랑하면 돼". 고통은 봄눈 녹듯이 사라지고, 이제는 죽어라고 미친듯이 사랑할 일만 남은 두 사람입니다.
주원과 라임의 마지막 관문인 엄마 문분홍 여사, "아드님 제게 주십시오, 평생 행복하게 살게 해주겠습니다"라며, 당당하게 청혼을 했던 강한 라임이처럼, 주원 역시도 더 강한 남자가 되었지요. 사랑만큼 강한 것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주원과 라임은 이제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문분홍 여사의 거짓말에 뿔난 김주원, 엄마에게 폭탄선언을 해버리지요. 엄마가 아무리 라임이 싫다고 뜯어 말리고, 사람을 붙여서 감시하고 모욕을 주고, 이사회를 소집해서 사장자리에서 목을 뎅강 잘라버려도, 엄마니까 참았던 주원이었어요. 그런데 자신의 목숨을 구한 소방관과 그 딸을 모욕하고, 거짓말을 했던 것은 참을 수 없는 주원입니다.  "엄마는 끝까지 나빴어요. 이번 일로 자존심도, 저도 잃었어요. 34년간 엄마아들로 살았지만, 저 이제 엄마 아들로 안살려고요. 이제 남은 시간, 그 여자 남편으로 살겠습니다".

끙,,, 문분홍여사 뒷목잡고 쓰러질 일만 남기고 19회가 끝났네요.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할 지, 그 의미심장한 복선 하나를 아영의 꿈을 통해 들려주고,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하시는 김은숙 작가십니다. 벌써부터 슬퍼지네요. 시크릿가든이 새드엔딩이 되었든, 해피엔딩이 되었든 이젠 관심도 없어질 지경이랍니다. 이 착하고 예쁜 드라마가 끝난다는 것이 슬프고, 빤짝이 까도남 김주원과 길라임, 그리고 오스카랑 윤슬, 김비서와 아영을 더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이 슬프네요. 무서운 문분홍여사까지 너무나 그리울 것 같습니다.
맛보기: 아영의 꿈, 어떤 복선이 숨어있나?
오스카와 윤슬의 공개데이트와 김비서와 아영의 거품키스까지 서비스로 해피하게 결말로 향하는 시크릿 가든, 맛보기로 아영의 꿈해몽이나 하면서 마지막회를 기다릴까 합니다. 작가님이 한 입으로 두 말 하지는 않을 거라 굳게 믿고, 아영의 꿈이 어떤 의미인지 상상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네요.
많은 분들이 검고 높은 문 앞, 세아이와 주원의 눈물, 그리고 소리지르는 라임을 두고 여러가지 추측들을 해보셨으리라 생각해요. 저도 다르지 않은 상상의 나래를 폈는데요, 우선 일반적인 추측으로는 세아이의 엄마된 길라임과 주원이 문여사의 집앞에서 받아달라고 우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을 듯 싶네요. 또 하나는 터프우먼 길라임한테 개구장이 세 애기들과 주원이 사고를 저질러서 반성하라고 쫓아냈을 듯한 재미있는 상상도 있겠고요. 드물게 새드엔딩을 상상하는 분은 길라임이 죽어서, 애기들과 주원이 울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했을 듯도 싶고요(떽끼, 그러면 안돼요!).
저는 다른 생각을 더 해봤습니다. 같은 생각을 하신 분들이 있으셨으면, 진짜 하이파이브에요^^*
전 길라임이 네 번째 아이를 출산 중인 꿈으로 해석도 했거든요. 세 아이 엄마 길라임은 해산의 고통에 소리를 지르고, 라임과 주원의 세 애기(쌍둥이인가?)들은 엄마가 소리를 지르니 막 울어대지요. 누구나 그렇듯이 아내의 해산을 보는 남편은 초조와 불안으로 입이 바짝 타게 만들겠지요. 애들은 울어대지, 라임은 고통으로 소리를 지르지, 대신 아이를 낳을 수도 없고, 라임이 걱정이 돼서 죽을 지경인 주원이 우는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네요. 혼자 자란 라임이나 주원이 자식욕심은 엄청 많을 것 같아서, '생기는대로 힘닿는 데까지 쑥쑥 낳아보자'의 사고방식을 가졌을 듯 해서 말이지요. 출산률이 저조해서 걱정인데 주원이같은 사회지도층이라도 솔선수범해서 출산률 상승에 기여하는게 어떠하올런지요?ㅎ주원의 텅빈 정원에, 봄이면 꽃이 피고 아이들이 비누방울 놀이도 하면서 뛰어노는 그런 상상을 해봤어요. 그들만의 시크릿가든에서 말이지요.
또 한가지는 아영의 꿈이 라임이가 세 쌍둥이를 낳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게 더 강하게 끌리는 복선이지만요. 아영의 꿈속에 애기들이 하얀 옷을 입었다는 말을 했는데, 신생아들이 입는 배냇저고리가 생각나더라고요. 라임은 출산하느라 소리를 질러대고, 주원의 라임과 자신의 아이들이 세상에 나오는 생명탄생의 위대한 과정을 보며, 꺼이꺼이 울고 있지요. 주체할 수 없는 감격과 기쁨에 찬 눈물을 흘리면서 입을 틀어막고 말이지요. 이때 문분홍여사가 "우리 새 애기, 순산해야 할텐데..주원아, 걱정마라, 걔 보통인물은 아니니 애도 순풍순풍 잘 낳을 거다"하며, 병실문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이라면, 그야말로 역사적인 해빙기 무드로 해피엔딩이 될테고 말입니다. 문제의 문분홍 여사님, 옛말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는데, 그렇게 귀여운 천사 셋이나 둔 라임을 설마 내치시겠어요. 손주들 보고 싶어서라도, 라임을 문지방이 달도록 평창동 집으로 오라고 할 것 같지 않나요?
라임과 주원의 운명과 죽음을 뛰어넘는 마법같은 사랑을 보면서 책에서 읽었던 구절이 머리 속에 뱅뱅 돌더라고요. "미성숙한 사랑을 하는 사람은 당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랑을 한다고 말하지만, 성숙한 사랑을 하는 사람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라는 말이에요.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 있어야 하는 두 사람, 주원과 라임의 정원에 사랑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마법의 정원을 완성해 가고 있습니다. 꽃이 만발한 사랑의 정원말입니다. 봄이 되면 그들의 시크릿 가든에도 꽃이 활짝피게 되겠지요. 김은숙 작가가 마지막에 정신줄을 놓지 않는한 말입니다.
주원이 바꿔놓은 인어공주의 결말처럼, "두 사람은 오래오래만 살았습니다"가 되면 어때요? 죽을 때까지 행복만 먹고 사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어요. 애들 똥귀저귀 갈아주면서, 티격태격 싸움도 하고, 방뀌뽕뽕 뀌면서 환상도 깨지면서 사는 것이 결혼이고 사랑이지요. 그것이 사람사는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행복한 모습이고 말이지요. 그런 모습이 두 사람이 새롭게 만들어 갈 정원이겠지요. 올망졸망한 애들과 단체로 빤짝이 트레이닝복을 입고 산책도 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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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6 07:21




무한도전 타인의 삶 첫 주인공은 의사가 된 박명수편이었는데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사는 타인의 삶을 대신 산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재활의학과 교수이자 의사가 된 박명수, 버럭 박명수가 된 김동환 교수는 하루를 상대방이 되어 상대방의 일터와 동료들과 함께, 좌충우돌 적응시간을 가지지만, 부족할 수 밖에 없는 흉내내기에 불과했지요. 무한도전 김태호 피디가 타인의 삶을 기획한 이유는, 누구도 자신이 아닌 타인이 될 수 없음과 타인의 삶에 대해 한번쯤은 돌아보게 하는 의도에서 이런 기획을 했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더불어 무한도전 초창기에 보였던 게임들을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보게 하는 재미도 주었습니다. 오랜만에 아~하 게임을 보니 반갑기도 하고, 특히 마봉춘 나경은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깜짝 재미도 선사해서 깨알같은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예전의 유재석이라면 안절부절하며 쑥쓰러워 했을텐데, 애아빠가 되더니 많이 단련된 유재석의 표정관리를 보는 재미도 있었네요.
성대수술로 촬영을 함께 하지 못한 길이 없어서 정말 예전 무한도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저만의 생각을 아니었을 듯합니다. 길이 투입된 이후, 가끔씩 엉뚱하게 흐름을 끊어버리는 무리수 개그가 보이지 않아서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좋았답니다.;; 박명수의 부재가 서운하기도 했고요. 그래서인지 아~주 편안해진 듯한 정준하의 급 밝아진(?)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지요. 김동환 교수의 어설픈 박명수 빙의도 신선하기는 했지만, 역시 버럭 박명수, 유재석 줄타기, 자기 중심주의 박명수의 캐릭터가 없으니, 무한도전이 너무 평온해서 어색하기도 하더라고요. 무한도전 타인의 삶을 보면서, 역시 자기 자리가 다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타인의 삶, 의사라는 직업을 대신 체험하는 박명수는 어려운 의학 용어에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가버렸지만, 박명수의 모습을 버리지는 못했지요. 항상 긴장된 분위기는 아니겠지만, 병원이라는 특수한 장소에서도 웃음을 주려는 박명수, 왠만해서는 주눅도 들지않고 전천후 적응을 보이는 박명수도 의사선생님이 되어서는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습니다. 회진을 외진이라고 하는 부분에서는 정말 빵터졌네요. 박명수의 긴장하는 모습에 함께 긴장하다보니, 박명수의 말이 잘못된 표현이었다는 것도 알아채지 못했을 정도였어요. 회진이라고 정정해 주자, 그때서야 한글자 차이의 큰 차이에 웃음이 터졌거든요.
천하의 박명수도 자신의 실수는 버럭 화를 내버리거나 우물쭈물 넘어가 버리기 일쑤였지만, 13살 예진이 앞에서는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눈물과 자신의 실수에 당황해 하는 진심어린 모습을 보여주어서 박명수의 여린 마음에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나뭇잎 굴러가는 모습만봐도 꺄르르 웃는 밝은 소녀 예진이, 남자로 오해하고 잘생겼다는 말을 던졌는데, 예진이를 울리고 말았지요. 1년전 뇌수술을 받고 병원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머리카락이 없는 자신의 모습에 많이 상심하고 우울했을 듯한데, 박명수가 남자아이로 오해를 해버렸으니 어린 마음에 상처를 받았겠지요. 꺄르르 웃다가도 금새 눈물을 흘리는 예진양을 보니, 어찌나 마음이 안쓰럽던지요.
박명수도 그런 예진양을 보니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더군요. 당황한 박명수의 얼굴에 핏기가 가시고, 자기가 한말을 어떻게든지 수습해 주고 싶어서 얼굴 표정마저 굳고 안절부절 했지요. 회진팀이 돌아서자 뒤에 남아서 예진양의 손을 꼭 잡아 주는 박명수, "예뻐"라며 예진양의 마음을 풀어주고, 예진이의 얼굴에 웃음이 돌아온 것을 확인하고서야 병실을 나서는 박명수였어요. 박명수에게서 진심으로 미안해 하고, 어린 소녀의 투병을 안타까워 하는 마음이 보여서, 버럭 박명수 속에 감춘 진짜 여린 박명수의 모습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예전에도 길의 뺨을 때리고는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며, 계속 신경써주던 모습도 생각나더군요.
점심을 먹은 후, 박명수는 오전 회진에서 만났던 예진이가 내내 마음에 걸렸는지, 예진양의 병실을 다시 찾아갔지요. 실제로 보니까 더 잘생겼다며, 박명수를 맞아주는 예진이가 박명수를 위해 간식을 선물하고, 명수는 예진이를 위해 그의 피규어를 선물로 주었지요. 실물보다 훨씬 없어진 피규어의 머리를 보고 예진이가 또 꺄르르 실제로 머리숱 많다고 위로까지 해주면서요. 13살 소녀답게 예진이는 박명수에게 전화번호를 달라고 하는데, 박명수가 새벽에 문자보내지 말라며, 아내가 의심할 지도 모른다고 예진이를 또 꺄르르 넘어가게 합니다. 예진이에게는 연예인 친구가 생겼다는 더 큰 선물을 박명수가 준 것같아, 훈훈해졌답니다. 방송을 보니 1월14일에 예진이가 퇴원을 한다고 하니, 방송이 나간 지금은 집에서 TV를 시청했겠네요. 멀리서지만 재활치료 열심히 해서 건강하고 밝은 예진이를 지켜주시기를 계속 기도 드렸습니다.
예진이의 병실을 나온 박명수가 어떻게든 예진이를 낫게 해주고 싶은데, 의사가 아닌 자신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마음 아파하기도 했지요. 마음에서 예진이를 계속 떨치지 못하는지 표정이 계속 어둡더라고요. 사회지도층의 소박한 식반을 들고 일일 동료가 된 의사들과 점심을 먹고, 아침부터 지각해서 과장님께 혼난 일부터 회진을 돌고, 회의 중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는 말에 정신줄을 놓고, 병실 회진을 하면서 환자들과 만나는 일들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차라리 병실을 돌아다니며 쪼쪼춤을 추라면 몇시간을 출 수도 있었을 박명수 같았습니다. 
타인의 삶 박명수편을 보면서, 기획의도가 무엇이었든 저는 그런 걸 느꼈습니다. 남이 하는 일은 쉬워 보이고, 자신이 하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그리고 자신이 걸어 온 길만큼 삶의 두께를 가진다는 것을요. 흔히 남의 떡이 커보인다는 말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손에 든 떡인데, 다른 사람의 조건과 환경을 부러워하고, 질투도 해보고, 내가 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남의 떡은 남의 것일 뿐 절대로 내 것이 될 수는 없지요. 그것은 욕심이,고 내가 가진 것을 과소평가하게 되는 불만밖에는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 이번 기획은 타인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과 자신이 축적해 온 재능과 가치를 돌아보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한도전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과거의 게임을 재현하면서 웃음을 주면서, 무한도전이 오랜 세월 축적해 온 재미를 일깨우기도 했고요.
그동안 무한도전은 대작 프로젝트에 무한도전의 작은 웃음들이 실종돼가고 있다는 지적들도 있었던 게 사실이에요. 낮은 시청률에 무한도전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시선들도 많았고요. 타인의 삶은 지난 번 방송했던 뒤끝있는 연말정산에 이어 무한도전 2011년의 방향을 함께 제시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앉아서 편하게 보면서 말로 뒷담화를 하는 것은 쉽습니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편협한 시선을 확대하는 것은 더 쉽습니다. 타인의 삶을 통해, 의사가 개그맨이 되고, 개그맨이 의사가 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눈으로 어떤 사람의 궤적을 따라가고 평가를 내리는 것은 쉽지만, 직접 체험하면 말 한마디 뱉는 것조차도 어렵다는 것을 타인의 삶을 통해 확인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시크릿가든 영혼체인지라는 컨셉이 예능속에서도 신선하고 감동으로 다가왔던 타인의 삶편이었습니다. 의사는 아니었지만, 의사의 마음으로 예진이의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 준 박명수의 진솔하고 따뜻한 마음이 훈훈하게 전해졌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도저히 언급하지 않고는 넘어가지 못할 유재석의 브라질 사건, 배꼽빠지게 웃었습니다. 사실 몇년전 방송이었지만, 그 방송을 저역시 봤었거든요. 다시보는 '거꾸로 말해요' 브라질때문에 데굴데굴 굴렀답니다. 유재석, 와우~, 그 뻘쭘 부끄러워 하는 모습에 한 번 더 터졌고요. 쓰기가 거시기 해서 여기서는 도저히 언급을 못하겠네요.ㅎㅎㅎㅎ 혹시나 웃음포인트를 몰랐던 분들에게 힌트를 준다면, 브라질을 아주 세게 발음하면 될라나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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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0 08:29




길라임의 뇌사상태와 영혼체인지를 어떻게 풀어갈 지 궁금했었는데, 김주원의 기억상실이라는 방법으로 해법을 마련했습니다. 의학적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지만 판타지 로코물에서 이정도는 용서될 만한 설정으로 넘어가고, 주원의 기억상실증은 제 개인적으로는 반가운 반전이었습니다. 예전 글에서도 한번 언급은 했었는데, 주원의 폐소공포증이 치유되지 않으면 이 드라마의 해피엔딩은 반쪽 해피엔딩이기 때문에, 작가가 캐릭터의 행복을 위해 심도깊은 고민을 했다는 것이 읽혀지더군요.
눈물과 웃음이 교차되었던 18회였지만, 다음 주에는 고통스러울 수 있는 스토리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길라임을 기억해가는 주원과의 에피소드는 깨알같은 재미를 주겠지만, 주원의 기억이 돌아오는 것과 함께 사고의 기억을 떠올려야 하기 때문에, 주원은 13년전으로 거슬러가 자신이 잊어버렸던 기억들과 마주해야 합니다. 길익선 소방관과 그의 남겨진 가족 길라임이라는 이름을 말이지요. 
라임을 태우고 빗속으로 자동차를 몰고 간 주원은 아직은 저승사자의 명부에는 없는 대상이었는지, 죽음조차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길라임이 자신을 살리기 위해 죽음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고도 잘 살 거라고 생각했다면, 라임을 몰라도 한참 모른 선택이었지요. 아마 라임은 주원의 몸을 굶겨서 죽여버렸을 지도 모를 일이었지요;;.
자신을 살리기 위해 영혼을 체인지한 것을 알게 된 라임은 자신의 몸속에서 의식을 회복하고 있지 못하는 주원을 찾아가 오열했지요. 집을 나서면서 라임은 김똘추가 김주원에게 쓴 편지를 읽습니다. ".....지금에야 난 우리가 걸린 이 마법이 신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그러니까 뜻밖에 선물받은 사람처럼 행복하게 웃어줘. 마음으로 웃으면 그 웃음소리 내가 들을게. 난 그쪽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능력있는 사람이니까. 내 얼굴 이쁘게 면도해 주고, 나 좋아하는 옷들도 입혀줘... 그 정도면 우리... 함께 있는 걸로 치자. 다른 연인들처럼 행복한 거라고 치자..."
주원의 특별한 문병인들
라임의 몸속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주원에게 특별한 애정고백이 이어졌던 18회였지요. 최우영과 임감독의 사랑과 우정이 진하게 읽혀졌던 장면이었어요. 주원과 라임의 영혼이 바꼈다는 것을 안 오스카 최우영, 죽음을 뛰어넘은 두 사람의 사랑을 이해하면서도 동생을 잃을 지도 모르는 슬픔을 감추지 못합니다. 주원에게 길라임의 의미가 가족들도 버리고 떠나 버릴 결심을 할만큼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우영이지만, 또 비가 오면 우영은 주원의 사랑 대신 주원의 목숨을 택하겠다며 울지요. 당연한 가족의 선택이었을 겁니다.
경호원들을 물리치고 병실을 찾은 길라임은, 뜻밖에 임각독이 병실 앞에 있자 의아해 하지요. "그 녀석 혼자 무서울까봐. 문밖에서 그 녀석 기다리는 사람있다는 것 알면 돌아올 지도 모르잖아". 길라임이 사고를 당했을때, 깨어나기만 하면 김주원한테 보내 주겠다고 했던 임감독이었지요. 길라임은 깨어났는데, 길라임을 받아야 할 사람은 깨어날 줄을 모르고, 마음으로 그렇게 김주원을 응원하고 있었던 임감독이었지요. 티격태격하는 사이었지만, 임감독 역시 의리남에 멋진 분이에요. 주원의 동생 희원이랑 어찌 엮어질 것 같았는데, 희원이 갑자기 드라마에서 증발되는 바람에 이쪽 애정라인은 인어공주와 함께 물거품으로 뽀로롱.....

주원을 마주하는 라임은 자신이 인어공주가 되겠다며 울고 말지요. "인어공주가 왕자를 사랑한 순간 인어공주는 거품이 될 운명이니까... 차라리 팔다리를 부러뜨리지, 어떻게 숨쉬는 순간마다 심장이 찢어지게 만들어... 다시 돌려 놓을 거야. 비오면 넌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그러면 뭐하냐고요? 사막도 아니고 비는 계속 내릴텐데, 그때마다 정신 말짱한 사람이 계속해서 영혼체인지를 하려할텐데 말이지요. 라임과 함께 하지 못하는 주원이나, 주원과 함께 하지 못하는 라임이나, 숨 쉬는 순간마다 심장이 찢어지는 것은 같을테니까요. 이제는 서로 한 쪽이 없으면 살아갈 이유도 의미도 없여져 버린 두 사람입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두 사람의 영혼체인지의 마법은, 라임아버지가 초대한 만찬과 함께 끝나게 됩니다. 아영의 꿈이 라임과 주원의 꿈에서 펼쳐지지요. 새빨간 장미꽃잎이 비처럼 내리는 황홀하고 예쁜 꿈으로 말이지요 더불어 주원과 라임에게 내렸던 인디언썸머가 진짜로 끝났음을 말하기도 합니다. 신의 선물일지 장난일지는 드라마의 최종 엔딩과 함께 확인되겠지만, 신의 선물로 가닥이 잡히네요. 
마법의 시작이고 끝이라며 꽃술을 따라주는 라임의 아버지는, 주원에게 알듯 모를 듯한 말을 남기며 사라지지요. "다시 날 잊어도 좋아. 나와의 약속도 잊어도 좋아. 자넨 이미 약속 이상의 것을 해주었으니까". 라임에게는 라임 인생에 앞으로 펼쳐질 행복을 예고하는 말을 남겼지요. "사랑받고 살아라. 고개 숙였던 만큼, 눈물 흘렸던 만큼 이젠 사랑받고 살아, 라임아". 그리고 마법을 두 사람의 손위에 올려줍니다. 진짜 마법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말이지요.
21살로 돌아간 주원
주원이 기억상실증이라니, 아직 2회가 남았기에 남은 에피소드를 어떤 반전으로 또 시청자들을 가슴태울까 싶었는데, 라임의 뇌사를 주원의 기억상실증으로 그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었더군요. 주원과 라임이 멀쩡하게 "밤새 안녕!"하며 영혼체인지 돼 버린다면, 그게 더 맥빠질 일이었고,  "그 멋진 아이가 왜? 그 아름다운 아이가 왜?"라며, 울먹이던 문분홍여사의 콩꺼풀 주원앓이를 배신하고 병실침대에서 재워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 주원이 자신의 몸으로 깨나기는 했는데, 21살 주원이라네요. 사고이후의 기억을 하지 못하는 해맑은 청년으로 돌아와 버렸어요. 싸가지없고 명품자랑에 자뻑스타일은 여전하더구만,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글쎄 길라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죽네 사네 그 난리를 쳤던 녀석이 라임이를 기억하지 못한다니... 아차차, 이름은 떠올랐다고 했지요. 잠에서 깨어나면서 가장 먼저 길라임이라는 이름이 떠올랐다고요.
여기서 잠깐 21살 김주원과 30살 길라임의 달콤꺄르르 웃음장면 정리하고, 길라임을 떠올린 이유와 주원의 기억상실증에 대해 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라임아버지의 꽃술을 마신 공주와 왕자는 꿈에서 깨어나고, 영혼도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영혼이 돌아온 것을 확인한 라임은 환자복만 입은 채로 주원에게 달려가지요. 그런데 잠에서 깨난 주원은 뭔가가 티꺼운가 봅니다. 병원에 있었는데 낯선 집에 있고, 거울을 보니 뽀샤시 샤방샤방 얼굴은 없어지고, 훤칠하고 멋진 모습의 어른으로 바뀌어 있지요. 허걱, 취향이 좀 예술적이다 싶었는데, 사촌형 최우영 꼴은 가관이 아닙니다. 무슨 지가 스타나 된다고... 진짜 한류스타라네요. 세상 오래살고 볼일이다 싶은 주원입니다. 날라리인 줄 알았는데 가수라니, 그것도 자기가 사장이라는 백화점 탑 모델이기도 하다네요.
그런데 이건 또 뭔 시츄에이션? 환자복을 입은 여자가 눈이 촉촉해져서는 한참을 보다가, 와락 껴안는 겁니다. '음...언덕 위의 하얀집에서 나온 여자가 분명해. 어머니에게 누누히 교육받아온 사회지도층의 윤리상 버럭 화를 낼 수도 없고, 잘 타일러서 돌려보내야 겠지...'
"이 나쁜 자식아, 영영 널 못 보는 줄알고..." 눈물까지 쏟는 것을 보니 하얀집에서 온 분같지는 않고, 아는 사람인가 봅니다. 얼굴을 보니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납니다. 병원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는 주원입니다. 환자복을 입은 여자를 막지 않는 최우영과 3개월전 자신을 뻥 차버린 전 여자친구 박지현도 우두커니 서있는 것을 보니, 사연이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이고, 주원은 궁금한 것부터 물어보지요.
"길라임이 누구야? 눈떴을 때 그 이름이 제일 먼저 떠올랐어? 혹시 댁이 길라임이야? 그 쪽 나알아?"
21살 주원이 들은 길라임이라는 여자의 신상보고는 기가 막혀, 한 겨울에 앞마당에 장미꽃이 피고 있는 것을 보는 느낌입니다. 나이는 30살?(뭐시라, 내가 그런 노땅을? 말도 안돼), 직업은 스턴트우먼?(알고 지낸 것도 기적같은데, 뭐? 사랑한 사이였다고?*#@&^*#).
어안이 벙벙한 주원에게 라임이 고백하지요. 제정신이었다면 라임을 꼭 안아주고 미친듯이 좋아했을텐데, 타이밍도 거시기하더군요ㅎ. "난 이제 니가 무슨 짓을 해도 너 이뻐. 무슨 짓을 해도 다 용서할 수 있어. 살아있다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문분홍여사 뒷목잡게 한 라임의 박력 청혼
영혼체인지라는 재미있는 설정은 라임과 주원의 남녀역할도 틀어놓는 재미를 주었지요. 여전히 주원의 곁에서 얼쩡거리는 라임때문에 골치 아픈 문분홍 여사, 주원의 사장해임안 임시주주총회로 겨우 승기를 잡았는데, 날벼락 같은 사고가 있더니, 라임이 계속 주원의 주위를 맴돌고 있는 것이 불안한 문여사입니다. 다행히 주원은 13년전 사고 이후의 기억이 없어서, 길라임이라는 애를 기억못하는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한시름 놓았는데, 라임이 넉다운을 시켜버리고 가지요. 
"죄송하지만 그 어떤 이유로도 김주원씨 놓지 않을 겁니다. 우리 둘 다 죽었다 살아났습니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소중합니다, 이제는 어머니가 두렵지 않습니다. 우리가 정말 망가지는 건 헤어지는 겁니다. 이해해 주세요"
어른 말은 번번히 무시하는 쇠심줄같은 길라임때문에 문여사 혈압 급상승입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문여사의 독기도 한풀 꺾인 느낌이더라고요. 문여사가 저는 미운짓을 해도 귀엽답니다. 자라다 만 공주같은 느낌도 들고, 드물게 인간미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거든요. 주원을 집에 데려다 감금시키고, 경호원들에게 병원 못가게 하라고 하는 장면에서도 문여사에게서 한가닥 희망이 엿보이더라고요.
"병원에 절대 못가게 해"라는 대사 뒤에 남까 멈칫하면서, "그렇다고 아픈 애, 어디도 아프게 하지는 말고..."라는 말을 했는데요, 이는 주원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라임에게 하는 말로 들렸어요. 괜히 주원이 막겠다고 라임에게 손쓰지 말라는 말처럼도 들렸거든요.  
죽었다가 살아나더니 라임이는 두려울 것이 없는 강한 여자가 되었지요.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자신을 살리려 한 주원과의 사랑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에요. 주원이는 꼭 라임이를 기억할 것이고, 라임이 없는 세상은 주원에게 죽음이라는 것을 서로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꼭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아드님 저 주십시오. 제가 책임지고 행복하게 해 주겠습니다" 청혼도 길라임답게...이건 마치 사윗감이 따님 달라는 말을 하는 것같아서ㅎㅎ. 잘했어 길라임, 역시 길라임다운 멋진 여자입니다. 

주원에게 큰 슬픔이 닥쳐온다
그런데 더 이상한 일이 주원에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34살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워낙 교육효과와 흡수가 빠른 주원이기에 공부해서 입력시키면 될 일이지만, 늘 곁에서 누군가가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은 해석이 안되는 주원입니다. 환자복을 입고 눈물을 한웅큼 떨구던 여자,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좋다던 여자, 그 여자의 눈빛을 어디선가 본 듯합니다. 그 여자가 안았을때 가슴이 편해지면서 하늘로 날 것 같은 느낌, 그 순간이 영원히 멈춰 버렸으면 좋겠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거든요. 까무잡잡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 말투도 거칠고, 폭력도 쓰는 여자같은데 자꾸 함께 있고 싶어집니다.
이태리 장인이 27년간(40년인데 계산상) 한땀한땀 정성으로 박은 반짝이 추리닝까지 알고 있는 여자입니다. 그 여자의 발길질에 반사적으로 피하는 행동은 또 뭐람? "몸은 날 기억하고 있구나, 김똘추. 난 21살의 너도 사랑하려나 보다". 자기를 사랑하니까 막 생각날 거라고, 주입시키는 까무잡잡한 터프걸이 주원을 꼭 안습니다. 주원은 뭔지 모르지만, 그냥 무조건 이 여자를 안아야 할 것 같습니다. 신기한 감정일 뿐입니다. 마법같이....
사회지도층의 배려로 뽑았을 것 같은 김비서라는 녀석을 시켜, 길라임이라는 여자를 주원이 집으로 부르지요. 왜 좋아했는지 알아야 겠다며, "앞으로 여기서 살아"라는 주원입니다. 침대도 함께 쓰고, 샤워도 함께 하자고 떼를 썼다는 라임의 말에, 꽤 깊은 사이였었나 보다면서, "우리가 키스도 한 사이었나?"라며 라임 코앞에 얼굴을 들이대는 주원, 우왕! 라임보다 왜 제가 더 심장이 벌렁거렸는지ㅎ;;
그런데 말이죠, 이상스럽게 그 장면을 보면서, 주원이 설마 연극하고 있는 것 아냐?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치 알면서도 능청스럽게 구는 것 같기도 하고, 진짜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 같기도 하고 아주 헛갈렸답니다. 저는 기억상실에 걸렸다는 쪽으로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왜냐면 결말을 위한 복선과 주원의 상처치료의 모든 과정이 기억상실이라는 설정 안에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인지 잠시 귀요미 싸가지 김주원으로 돌아와 시청자에게 깨알같은 재미를 주었지만, 다음 주는 반드시 넘어야 할 난관 하나가 예고됨이 느껴집니다. 주원에게는 폐소공포증이라는 정신적 트라우마가 봉인된 기억으로 남겨져 있는데요, 이제 그 봉인이 뜯겨나가고 있는 과정에 들어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라임 아버지가 두 사람의 꿈속에서 주원에게 이런 말을 했었지요. "다시 날 잊어도 좋아, 나와의 약속도 잊어도 좋아, 자넨 이미 약속 이상의 것을 해주었으니까". 13년전 한 소방관의 말을 그 딸에게 전해주지 못했지만, 그 이상의 것이란 자신의 목숨을 던져 라임이를 살리려 했던 사랑을 보여준 것을 말하겠지요.
라임 아버지의 나레이션으로 흘렀던 소방관의 기도중 "신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라는 부분이 있었지요. 사고 당시의 상황을 상상해 보자면, 길라임 아버지의 유언을 들었던 사람은 당시 라임아버지가 구한 주원이었겠지요.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짧은 순간, 라임 아버지가 주원에게 부탁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내 딸 길라임에게 아버지가 약속 못지켜서 미안하다고 전해주게.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꼭 전해주게" 라고 말이지요. 그리고 길라임 아버지는 주원이 눈앞에서 추락하고 순직했겠지요.
그 충격과 죄책감에 주원은 기억을 봉인시켜 버립니다. 병원에서 라임을 본 기억이 있다는 말도 했었는데, 13년전 병원에서 아버지의 죽음에 오열하는 길라임을 주원이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기가 '한 여자아이에게서 아버지를 빼앗았구나' 라는 죄책감에, 김주원은 그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기억을 닫아버린 것이고요. 길라임이라는 이름만을 간직한 채 말이지요. 그래서 13년 전으로 돌아가 처음 눈을 떴을 때, 길라임이라는 이름이 생각났을 것이고요.
 
13년전, 그 고통의 기억 시간으로 주원이 돌아가서 힘들고 괴롭게, 자기로 인해 울게 되는 한 여자아이의 슬픈 눈동자와 마주하게 되겠지요. 그래서 다음주는 주원의 과거 고통과 함께 시청자도 슬픔속에 빠져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과 문을 닫으려 했던 그 시간으로 주원이 거슬러 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주원이 긴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와야 진정한 해피엔딩이 될 수 있기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기도 하고요.
라임이 문여사에게 말했지요. "아빠가 당신 목숨바쳐 구한 목숨이니 더 소중하게 지키겠습니다" 라고요. 라임이 주원을 용서할 수 있었듯이, 주원의 트라우마는 죄책감에 대한 용서와 극복의 과정을 겪어야 치료가 되겠지요.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는 주원으로 말이지요. 주원의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약은 사랑이라는 마법이고, 의사는 길라임일테고요. 이 과정에서 문분홍여사와 길라임의 관계도 변화가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 이유로 작가가 주원의 기억상실증을 설정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임의 아버지가 두 사람에게 넘겨준 마법, 불가능을 가능으로, 운명도 바꾸는 강한 마법이 무엇인지 시청자는 이미 알고 있지요. 누군가와 함께 하고 있는 듯한 얼떨떨하고 신기한 감정, 온 세상을 다 가진 듯 부자가 되게 하는 마법,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하는 신비한 마법, 사랑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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