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언니'에 해당되는 글 35건

  1. 2010.07.15 '무릎팍도사' 죽음이 고민이라는 김갑수의 죽여주는 예능감 (22)
  2. 2010.06.04 '신데렐라 언니' 최종회, 유치함의 극치속에 숨어있던 감동장면 (18)
  3. 2010.06.03 '신데렐라 언니' 떠나는 은조 돌아오게 할 사람, 누구일까? (12)
  4. 2010.05.28 '신데렐라 언니' 작가나 제작진은 안 보는 드라마? (18)
  5. 2010.05.28 '신데렐라 언니' 은조-기훈의 사랑을 위한 구차한 변명드라마? (17)
2010.07.15 07:04




한 때 거의 일주일 대부분을 각 채널 인기드라마마다 얼굴을 보였던 깊이있는 중년연기자 김갑수가 무릎팍도사에 출연했는데요, 처음부터 끝까지 빵빵 터지는 예능감에 평소 드라마에서 접한 중후한 모습 속에 이런 모습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어요. 꾸밈없고 유쾌하고 솔직하게, 마치 친구들끼리 뒷풀이 속풀이를 하는 듯한 편한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그가 무릎팍 도사에 들고 온 고민거리는 "드라마에서 너무 많이 죽어서, 좀 오래살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김갑수처럼 드마마에서 단골로 죽어주신 분도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올해 봄에 유독 많이 죽었지요. 거상 김만덕에서, 제중원에서, 그리고 신데렐라 언니에서 연타로 요일별로 죽여 버렸다고 하소연을 했는데, 올해 작품뿐만이 아니라 작년의 작품에서도 대부분 죽음으로 하차를 했던 것 같네요.
그럼에도 출연한 작품 모두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심지어는 죽어서도 귀신으로까지 등장을 하면서 절대적 존재감을 이어갔던 일명 단명배우 김갑수, 사실 예능에 출연한 것은 처음이었는데 방송을 보면서 예능본좌를 넘볼 수 있을 절대적 예능감까지 느껴졌던 시간이었습니다. 갑수렐라님께서 이렇게 웃겨주시는 분이라는 것은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목소리도 드라마에서의 중후함보다는 친근했고, 저는 말을 그렇게 빨리 하는 분인줄도 몰랐어요. 드라마에서는 대사가 항상 묵직하고 느릿하면서도 힘이 있었기에 평소에도 그런 어투를 쓰는 줄 알았거든요.
죽어도 죽지 않는 남자, 이 표현이 김갑수에게 가장 어울렸던 작품은 개인적으로는 신데렐라 언니 구대성 역할이었던 것 같습니다. 김갑수(구대성)라는 이름이 가지는 무게감은 짧은 분량만으로도 극의 전체 흐름을 이끌 정도로 강렬했던 것이 신데렐라 언니 구대성이라는 인물이 보여준 캐릭터였지요. 
김갑수는 엔딩장면에서까지 영정사진으로 등장하면서 극의 중심축 역할을 했고, 은조와 효선이라는 의붓자매의 화해와 용서로 이끌며 죽어서도 살아있는 존재감을 보여주었지요. 무릎팍도사에서 회상씬은 50%, 영정사진이 출연료의 10%를 받는다는 것도 알려주었는데, 처음 안 사실이었네요.
제가 김갑수의 출연 작품을 대부분 봐왔는데, 저 역시 태백산맥에서 염상구 역할을 한 김갑수의 강렬한 연기를 보고 김갑수라는 이름을 머리 속에 새겨 버렸을 정도였으니까요. 당시 극장에서 태백산맥을 보고 나오면서 지금 말로는 김갑수의 미친 존재감이 보여주는 연기에 전율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 김갑수를 다시 본 작품이 토지에서 서희를 괴롭히고 평사리 서희의 재산을 삼킨 악역 조준구 역할이었던 것 같습니다. 얼마나 악역을 실감나게 보여 주었는지 추악하고 비열한 조준구의 강렬한 모습이 지금도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네요. 
방송에서는 언급이 되지 않았지만, 제가 김갑수의 연기력에 소름끼쳤던 작품이 있었는데, 작년 작품 <혼>이라는 드라마였어요. 몸에 뱀을 칭칭 감고 사악하게 웃는 모습 하나로 '악'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표현했었지요. 드라마가 시청률이 높지는 않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김갑수와 이서진의 인상적인 연기로 지금도 기억하는 작품입니다.
언젠가 기사에서 바이크 타는 갑수본좌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 무릎팍 도사에서 털어놓는 김갑수의 평소 모습을 보고는 정말 깜짝깜짝 놀란 일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어요. 샌드위치를 좋아하고, 미니홈피를 관리를 위해 노트북을 백팩에 짊어지고 다니고, 최근에는 트위터에까지 합류했다는데, 김갑수가 좋아하는 가수가 에미넴이라는 말을 듣고는 정말 와! 싶었네요. 에미넴은 제 고등학생이 조카가 가장 좋아하는데, 신세대 못지 않은 젊은 감각이 놀라웠습니다. 
무엇보다 무릎팍 도사를 보면서 김갑수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된 것은 그가 방송에서 보여준 소탈하고 격없는 모습이었어요. 극중에서 보여주는 근엄한 무게감이 아닌 편안함은 극중에서 보여주는 이미지와는 전혀 달랐거든요. 녹화 몇분만에 강호동과 유세윤 등 현장분위기가 친구들 모임처럼 화기애애하더라고요.
54세의 중견연기자의 입에서 터져나오는 방송에서의 비화들때문에 한참 웃었는데요, 저 역시 재미있게 봤던 노희경 작가의 슬픈유혹에서 주진모와의 동성애 설정으로 곤혹스러웠다는 고백이었습니다. 주진모의 등을 보고 애틋한 감정 내지는 연정을 느꼈어야 했는데, 그냥 주진모의 등이라고만 생각이 들었다며, 전혀 감정몰입이 되지 않았다는 말에 빵 터졌습니다. 사실 전혀 몰랐거든요. 파격적인 동성애 소재였지만, 그 감정들을 잘 표현했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정작 본인은 그렇지 않았다고 하니 더 웃기더라고요. 역시 연기 내공이라는 것이 무섭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어찌 보면 배역에 감정몰입을 하지 못했다는 말이 연기자로서 하지 말아야 할 말같이 들리는데도, 몰입하지 못했다는 그 솔직함이 더 좋아보이더라고요.  
시종일관 호탕하고 유쾌한 웃음을 보여준 무릎팍 도사에서 김갑수가 한 말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작품에 임하는 그의 자세였습니다. "분량을 따지지 않는다. 분량이나 역할이 작아도 내가 얼마만큼 존재감을 보일 수 있느냐? 그게 저한테는 중요해요" 김갑수가 올해 유독 많이 죽음으로 하차했는데도, 오히려 시청자에게는 더 깊게 각인된 존재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거에요. 출연 2회만에 하차해 버린 아이리스의 목소리 주인공 역시도 아이리스의 비밀을 쥐고 있던 핵심인물이었고, 극중 이병헌(김현준)의 과거 부모와 현준의 어린 시절까지 알고 있었던 인물이었기에, 목소리 주인공이 누구인지 네티즌들끼리 정답 알아맞추기 까지 했을 정도였지요. 감갑수의 존재감은 깁스를 하고 전신마비된 모습만으로도 강렬해서 허망하게 죽어 버린 것이 안타까울 정도였습니다.   
김갑수가 선배연기자로서 후배연기자들에게 한 마디했는데, "정말 연기를 열심히 해왔다. 나는 열심히 했는데도 이 정도의 배우밖에 안되었다.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으면 이 정도도 되지 않는다"라며, 자신을 이 정도의 배우밖에 안된다며 겸손하게 낮추는 것을 보고는 놀랐습니다.
김갑수가 극에서 일찍 죽어 하차를 하든 끝까지 나오든 그의 존재감과 연기력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었지요. 태백산맥이라는 대박작품으로 하루 아침에 벼락스타가 된 것도 아니었고, 김갑수는 오랜시간 연극무대에서 내공을 쌓아 왔었기에, 님의 침묵에서의 한용운 역이나 태백에서의 염상구, 토지의 조준구, 신데렐라 언니의 구대성으로 갑수렐라 갑수본좌 등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지요.
김갑수가 얼마나 연기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임해왔는지는 선배들의 연기를 배우기 위한 노력에서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의 롤모델인 이순재, 신구, 박근형 등의 연기를 배우기 위해 3분 단역도 마다않고, 신구 님의 연극에는 스태프를 자원하기 까지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후배들에게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는데요, 요즘 젊은 배우들은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역할만 하려고 든다는 겁니다. 자기가 잘하는 역할로 쉽게 가려하지 말고 잘하지 못하는 배역에 도전을 해야한다고 말이지요. 무명과 배고픔의 시간을 거치고, 끊임없이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는 그의 프로정신은 새겨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이 들어 더 빛이 나는 배우, 죽음으로도 존재감이 살아나는 배우를 쉽게 만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짧은 분량으로도 잊혀지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54세 중년의 김갑수, 새로움에 도전하고 즐기는 신세대적 감각까지 갖춘 그가 무릎팍도사에서 풀어놓는 유쾌한 모습에 많이 웃었습니다. 중년이라는 나이도 잊어버리게 하는 예능감이었고요.
무릎팍도사 김갑수 편을 보면서 사실 많이 웃기도 했는데, 김갑수에게서 묻어 나오는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들으면서 '혼신을 다한다'라는 말이 떠올랐어요. 분량이나 역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배역에 혼신을 다한다는 것, 누구나 쉽게 흉내내지 못하는 김갑수가 보여주는 존재감의 비밀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멋진 중년 명품배우 김갑수,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죽을지 기대되네요ㅎ.  
김갑수가 드라마 작가들에게 부탁한다며 "단명이 언짢기는 하지만 제가 꼭 죽어야 한다면, 죽음으로써 보답하겠습니다" 라고 하는데, 마지막까지 잊지않고 터뜨려주는 예능감, 정말 죽여 주시더라고요. 요즘 애들은 이럴 때 '쩐다' 라고 하던데, 정말 쩔더라고요. 
이어서 "강렬하게 오랫동안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나올 수 있도록 해주시고, 그게 안된다면 회상씬도 좋습니다" 라고 타협안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했습니다.ㅎㅎ. 10% 출연로 나온다는 영정사진도 괜찮겠지요? 김갑수의 바람대로 작가분들, 다음 작품에서는 조금 오래 살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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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4 07:32




신데렐라 언니 동화가 이제야 끝났습니다. 한 회도 마음 편하게 볼 수 없었던 드라마라 애정을 가진 것 못지않게 섭섭시원합니다. 은조와 효선이라는 두 공주때문에 아팠고, 중간에 산으로 가는 스토리 전개때문에 화도 났고, 초반부의 빼어난 예술적 연출이 실종돼 속상했던 드라마였어요. 하루도 눈물이 마르지 않았던 문근영, 마지막까지 눈물은 멈추지 않았지만, 신데렐라 언니 20회까지 오는 동안 가장 예쁜 눈물을 흘린 듯 싶습니다. 구대성의 영정에서 "아빠, 죄송해요"라며 오열했던 이후에 본 문근영의 눈물 중에 가장 아름다웠던 장면이 신데렐라 언니 엔딩신이었던 것 같습니다. 스토리와 드라마의 완성도가 마지막까지 이어지지 못해 많이 아쉬운 작품이지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어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아픔만큼 성숙한 그들의 이별공식
효선이도 이제는 이별 앞에 해바라기 사랑 앞에 담담해져 있습니다. 은조가 없는 대성도가는 아버지가 없어진 것처럼 썰렁하기만 합니다(에고, 이런 장면을 영상으로라도 보여주었으면 효선이의 감정선도 더 살았을텐데). 전국을 뒤져서라도 은조를 꼭 찾아야 합니다. 효선이처럼 대성도가가 텅 비어버린 사람이 눈에 들어 옵니다. 은조도 없는 대성도가를 기훈은 떠나지 않았어요. 효선이 붙들었던 것도 있었지만 효선은 기훈이 남아있는 이유가 은조때문이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은조가 떠나면서 기훈에게 효선이를 부탁한다는 짧은 말만 남겨두고 갔다고 한 말, 효선이는 그말이 무슨 뜻인지 압니다. 기훈이 왜 자기 곁에 남아 있었는지도요. 효선을 부탁한다는 은조의 말을 지키기 위해서 였고, 그리고 기훈이 은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요. 은조를 같이 찾자며 언니 찾으면 당분간 집 떠나달라며 그래야 "형부같을 거 아냐" 라며 쿨하게 기훈을 보냅니다.
사랑이 일방통행이 아니라는 것도, 어려서부터 부족함없이 자랐던 효선이는 가지고 싶은 것은 다 내꺼라고 생각했었는지도 몰라요. 어느날 새엄마와 함께 온 은조로 인해 내것을 빼앗긴다고 느꼈을 때, 효선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도 배우고, 나눔을 배웁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나눠야 했고, 새엄마의 사랑을 나눠야 했어요. 그때는 나눈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몰랐어요. 다만 내것을 빼앗기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그러나 이젠 효선이 알게 됩니다. 나눈다는 것은 함께 사랑한다는 것을요. 아버지를 함께 사랑하고 엄마를 함께 사랑한다는 것을 말이지요. 달이 네모라고 해줘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던 사랑이라 할지라도 효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 그사람을 보내줘야 한다는 것도요. 그렇게 효선의 성장통은 아물어 갑니다. 
사랑에 목말랐던 은조와 효선이도 드라마를 통해 성장했지만, 극중 가장 성장한 인물이 저는 정우로 보이더군요. 속이 곪아 터지더라도 홍기훈을 놓치 못하는 은조에게서 떠날 결심을 하는 정우는 '송은조 뽀레버' 방망이를 내려놓습니다. 열네살부터 한정우의 여자였던 송은조는 누나가 구은조로 살아가는 한 정우의 여자가 될 수 없음을 압니다. "내가 어디에 있든, 누나가 어디에 있든, 내 마음 속에서 여자는 누나 하나다. 누나가 뭘 하든 누나를 응원한다. 필요하다고 하면 언제든지 달려온다. 기억해라"
버스정류장에서 정우를 붙잡으러 온 은조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안아봅니다. 누나가 아닌 여자로 한 번 안아보고 있었는데, 정우는 은조누나가 아닌 여자 은조를 안아봤다는 것 하나로도 이제는 배가 부를 것 같습니다. 전재산을 줄 수 있는 여자, 열네살때부터 오직 자신의 여자로 가슴에 품고 살았던 은조는 영원히 정우의 여자일 뿐입니다. 정우가 가슴에 품고 있는 한 영원히 한정우의 여자니까요. 보이든 보이지 않든 어디를 가든 정우는 은조와 함께 살아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니까요.
사랑하는 여자에게서 먼저 떠나 주는 남자 정우, 정말 드라마 속 캐릭터중에 가장 쿨가이였습니다. 모든 것을 다 주고도 또 다시 손 내밀면 빈손이라도 내주겠다는 정우의 사랑은 일편단심, 그루터기처럼 늘 같은 자리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마음으로 응원하고 지켜주고, 멀리서 바라보는 것도 사랑이라는 것을 정우를 통해 알것 같습니다. 욕심부리지 않는 사랑이 정우의 그림자 사랑이었고, 자신의 사랑이 상대방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을 때 눈에서 멀어져 주는 것도 그 사람을 사랑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정우를 통해 배울 수 있었네요. 웃으며 안녕할 수 있는 정우의 사랑은 너무나 순수해서 예쁜 사랑이었습니다. 그래도 정우만을 바라봐 주는 착한 여자 꼭 만나길... 평생 밥주는 여자 꼭 만나길...

은조의 가장 아름다운 눈물
MMM에게 할 말 네번째 말은 "사랑해, 내 나쁜 계집애"였어요. 은조도 효선이가 뒤늦게 전해줘서 네번째 말이 사랑고백이었을 것이라는 것은 짐작했을 겁니다. 하지만 은조는 기훈의 입을 통해 직접 듣고 싶습니다. 사랑은 이렇게 가끔은 말로도 확인해야 합니다. 중간에 없어져버린 편지때문에 은조는 8년의 시간을 지옥과 감옥속에서 사랑앓이를 해야 했어요. 그래서 기훈의 입을 통해 직접 듣고 싶습니다. 은조와 기훈의 뜨거운 키스, 비로소 두 사람은 사랑이라는 두 사람만의 동화를 쓰기 시작합니다. 10분이 1년이 되었던 지난 8년간의 짧은 동화대신 1면이 하루 같은 긴 동화를 평생 말이지요.
지난 회에는 문근영의 예쁜 얼굴을 감춰버리더니 이번회는 두 사람의 키스신을 제대로 보여 주었네요. 비로소 문근영이 키스신을 찍었다는 실감이 나더군요. 남성팬들 속 꽤나 씁쓸했을 듯 싶지만, 아무튼 슬픔과 상처와 아픔의 키스가 아닌 오직 이 사람 하나면 된다는 격정적인 감정의 사랑으로 했던 키스신이어서 그랬는지 가슴이 살짝 설레지기도 했답니다. 그런데도 키스신보다는 정우와의 포옹신이 더 설레였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없네요.
신데렐라 언니 최종회는 여러가지 벌려놓은 일들을 수습하느라 설명식의 스토리여서 감정선으로 드라마를 감상하는 시청자로서 실망이 컸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도 마지막 신데렐라 언니의 주 감정축이었던 구대성의 사랑이 깜짝 등장해서 가슴이 따뜻하고 뭉클해졌습니다. 정우와의 이별장면과 더불어 신데렐라 언니 최종회 최고의 감동적이고 예뻤던 장면이 은조와 효선이 자매로 화해하고 서로를 안아주는 장면이었어요.
전통주 육성에 이바지 한 공로를 인정해서 받은 표창장, 은조와 효선은 구대성의 영정에 표창장과 꽃다발을 바치지요. "나, 너 보고 싶었어" 효선의 말에 은조도 보고 싶었다고 고백하지요. 8년간 지지고 볶으면서 미워하고 원망했지만, 두 사람 사이에 변할 수 없는 것 하나는 구대성의 딸들이라는 것이에요. 은조와 효선은 처음으로 아버지 앞에서 고백합니다. 서로를 안아 주면서 "아빠, 아빠 앞에서 약속할게요. 정말 사이좋은 자매가 되겠다고요" 이렇게 약속하는 모습같아 보였어요. 
잠시 효선의 손 위에 포개지는 또 다른 손의 등장에 깜짝 놀랐어요. 송강숙 아니면 기훈인가 싶었는데, 구대성의 영혼이 등장해 주셨네요. 준수의 꿈속에서도 나타나 살아있는 구대성을 본 듯해서 반가웠는데, 이번에는 진짜 귀신같더라고요. 물론 좋은 귀신이었지만요. 신데렐라 언니가 마지막회까지 놓지 않았던 것은 이런 동화적인 발상이었을 겁니다. 영혼의 손길을 느끼는 동화 속의 아이들 은조와 효선, 그리고 마지막 은조가 웃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문근영의 은조 눈물 중 최고로 예쁜 눈물이었어요. 그동안은 아파서 힘들어서 흘린 눈물들이었는데, 처음으로 웃으며 행복해서 울더라고요. 
상처로 멍들고 가슴이 찢어져서 우는 아이였는데, 행복을 찾은 눈물이어서 그동안 은조가 흘렸던 아픔까지 씻겨가는 것 같이 드디어 가슴에 얹혔던 묵직한 것이 내려간 느낌입니다. 이제는 문근영으로 돌아 갈 은조, 그동안 눈물 너무 많이 흘리느라 고생 많이 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드라마를 많이 봐왔지만 문근영만큼 많이 울었던 주인공은 없었던 듯 싶어서 말이지요. 

여운이 남지 않은 드라마, 그래도 마음은 편하다
신데렐라 언니 마지막회는 제작진이 결말에 대해 유출하면 책임까지 묻겠다고 해서 대단한 반전이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스토리도 식상했고 은조의 가출을 풀어나가는 것도 그다지 감동적이지는 않았고, 오히려 사족같은 최종회가 돼버린 듯 싶습니다. 지난회 은조와 기훈이 이미 사랑을 확인한 키스신을 내보냈던 지라, 연겨푸 나온 키스신은 그다지 감흥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번회 키스신이 달달하고 더 예쁘더군요. 사랑고백을 하고 난 후 입맞춤을 했고, 두 사람 사이에 모든 장벽들이 거친 끝에 나왔던 장면이어서 19회의 키스신보다는 훨씬 예뻤어요. 
제작진이 레전드 운운하기에 도대체 뭔가 싶었는데 결국 레전드는 없었네요. 은조가 떠나는 것, 혹은 은조와 기훈의 두번째 키스신이 레전드였나 싶었는데, 레전드급이라고 하기에는 큰 사건도 아니었고요. 오히려 기훈이 차에 치였나 느끼게끔 낚시만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반부의 뛰어난 감정선들이 다 실종돼 버린 작가의 필력이 바닥을 드러냈다는 생각까지 들정도로, 마지막회 자체는 지나치게 담백하고, 쥐어 짜내는 듯한 화해설정때문에 지루한 감마저 있었습니다. 대사의 지겨운 반복으로 필름을 반복적으로 돌리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어서, 특히 "기훈이 너 한테 간다 지금" 대사가 족히 대여섯 번이 반복될 때는, 저도 모르게 "알았다고 임마" 이렇게 벌컥 소리까지 질렀네요.
효선이 기훈의 정체를 알고 나서 한 반응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충격받는 모습과 분노와 용서가 단 몇분 사이에 일사천리로 진행돼 버려서 해설책을 읽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요. 마무리를 위한 스토리전개가 감정선과 함께 이끌어 내지 못한 것은 신데렐라 언니의 중심축이었던 감정선의 붕괴를 여실히 드러냈던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효선은 끝까지 착하다기 보다는 이해하기 난해한 인물인 듯 싶더군요. 효선이 기훈의 감정을 재차 확인했던 부분도 불필요한 절차였고 말이지요. 작가는 스물 대여섯 먹은 인물들을 열대여섯 아이들정도의 수준에서 마지막까지 성장시키지 못하고, 어린아이였다가 성장했다가를 반복적으로 오락가락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두 아이의 성장의 깊이는 보여주지 못하고, 연애스토리가 된 듯 싶어서 아쉽습니다.
신데렐라 언니 마지막회는 이별, 사랑, 화해라는 코드를 복합적으로 끌어내면서 은조와 효선이 진정 자매가 되는 과정으로 이끌었는데요, 이해와 사랑으로 마무리는 지었는데, 굳이 작품에 총평을 하자면 작가는 어느 순간부터 은조와 효선의 성장보다는 은조와 기훈의 사랑, 그리고 효선의 태평양같은 사랑 등에 촛점을 맞추다보니 정작 주인공들의 갈등을 통해 성장해가는 것보다는 일방적인 용서와 끌어 안음, 그리고 밑도 끝도 없는 죄의식으로부터의 속죄의식, 아파하고 도망치려는 은조에 대한 연민만 부각시키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갈등을 푸는 해결방법들이 너무 작위적이고, 억지스러워 오히려 짜증이 나는 전개가 반복적으로 진행되고 말았지요. 그런 과정에서 신데렐라 언니의 기획의도였던 두 자매의 성장은 엉거주춤 끼어맞추기가 돼버린 듯해서 아쉬운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느 드라마든 애정을 가지고 본 드라마에 대해서는 길게 여운이 남는데, 이상하게 신데렐라 언니는 여운이 남지 않습니다. 그냥 후련하다는 느낌만 듭니다. 마지막회를 해피엔딩과 러브라인에만 신경쓰는 노력이 너무 의도적이고, 작위적이어서 그랬나 봅니다. 그나마 은조가 웃는 해피엔딩이어서 마음은 가볍고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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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18
2010.06.03 13:29




"5시 20분 동화는 끝났다". 은조의 나레이션처럼 신데렐라 언니 은조의 동화는 끝나 버렸습니다. 엄마 송강숙을 따라 들어 온 대성참도가라는 곳은, 돌이켜 보면 은조에게 동화속 세상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상처투성이 은조를 위한 동화는 대성참도가에서 '그 사람' 홍기훈이라는 남자를 만나면서 시작되었고, 8년 전 말없이 그가 떠났을 때, 은조의 동화책은 접힌 상태로 구석 다락방 속에 쳐박혀 버렸지요.
어느날 귀신처럼 그 사람이 돌아왔을 때, 케케한 먼지를 뒤집어 쓴 동화책 접힌 다음 페이지가 시작되었지요. 차라리 펼쳐지지 않고 영원히 다락방 속에서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누구의 손에도 들어가지 않고, 읽혀지지 않은 동화책으로 남았으면 좋았을 지도 몰라요. 상처투성이 은조를 어두운 골방에서 끄집어 내주었던 왕자님이 독약을 가지고 왔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던 일이었고, 다음 이야기는 비극만이 즐비하게 이어졌거든요. 

은조와 기훈의 상처의 치유의식
은조가 알던 동화는 늘 행복한 결말이었고, 슬프고 상처투성이 자신을 위해서도 행복한 결말이 준비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은조를 위한 행복 따위는 없었습니다. 대성참도가에서 만난 구대성과 효선은 은조의 죄책감만 더 키워 줬고, 은조가 송강숙의 딸인 이상 은조는 자신이 행복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속죄만 할 수 있다면, 무릎꿇고 기어 다니라고 해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자신과 똑같은 상처를 안고 무릎으로 기어가는 사람의 아픔이 눈에 들어옵니다. 자신을 거둬준 은인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이제는 친아버지까지 협박하며 자신의 죄값을 치루려는 가여운 사람이 은조보다 더 슬프게 울며 떨고 있습니다. 한 번도 타인을 위해 손을 내밀어 준 적이 없는 은조가 그 사람을 향해 손을 내밉니다. 바르르 떨며 우는 모습이 은조가 아빠 구대성의 영정에 술 한잔을 바치며 목놓아 울었던 모습같아 보입니다. 그리고 은조는 처음으로 깨닫습니다. 그동안 은조는 자신의 동화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동화를 위해 살아 왔었다는 것을요. 기훈과의 키스신을 보며 떠올랐던 생각입니다. 은조와 기훈의 키스장면은 제게는 두 사람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보다는 기훈이나 서로를 위해 눈물을 흘리고 보듬어 주는 상처의 치유의식같아 보이더군요.
저는 은조가 동화는 끝났다고 했을때 이상하게도 이제부터 은조는 자신의 동화를 쓰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 은조가 살아 왔던 시간을 돌이켜보면 은조 자신을 위한 삶이 없었더라고요. 늘 다른 사람의 행복까지 은조의 손으로 만들어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왔다고 생각했거든요. 처음에는 엄마 송강숙의 죄값에 대한 속죄에서 비롯되었지만, 자신을 품어준 아버지 구대성이 일군 대성참도가를 지키는 것, 효선이를 지키는 것까지 모두 은조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것들이었지요.
그런 은조에게 처음으로 기훈이 은조를 위해 동화를 써줍니다. 잃어버린 8년을 기훈이 은조만을 위해서 써 준 것이에요. 은조는 기훈이 써주는 동화를 들으며 행복했고, 처음으로 자신이 주인공이 된 듯 했습니다. 8년과 바꾼 80분, 은조는 처음으로 기훈 앞에서 웃습니다. 처음으로 소리까지 내면서 웃습니다. 그러나 기훈이 써주는 동화는 길지 않았어요. 8년짜리 짧은 단막극만을 써주고 기훈은 가버리고 말지요. 마지막으로 대성참도가를 살리기 위해 홍주가를 향하면서요. 그리고 은조의 동화도 거기서 끝나 버리고 맙니다.
은조가 동화가 끝났다고 하는 나레이션이 두 번이 반복되었는데요, 기훈이 은조를 홀로 남겨두고 떠난 때와, 잃어버린 준수를 찾고 난 후였어요. 저는 준수를 찾고 한 은조의 나레이션은 그동안 은조가 써왔던 다른 사람을 위한 동화가 끝났다는 것으로 해석이 되더군요. 신데렐라 언니 이 비틀린 동화는 은조의 동화와 은조가 써 온 동화가 끝나면서 동화책 밖 현실로 시선이 옮겨 갑니다. 
기훈과의 키스신보다 사실 정우의 프로포즈 장면이 저는 개인적으로 더 마음에 와 닿았어요. 슬프게도 은조가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은조가 아픈 것을 보고 싶지 않은 정우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열 네살때부터 니는 내 여자였다. 니 눈에서 눈물 안빼고, 니 밥 안굶기고, 니가 뭐가 된다 해도 내가 그리 해주고 싶었다. 니 여기서 곪아가는 것 이젠 못 보겠다. 홍기훈때문에 눈물만 뺐지. 앞으로도 그리 되겠지. 내 그 꼴 못본다. 나랑 살자 이 가스나야. 내가 행복하게 해주께. 평생 니만 보고 살게" 정우의 순애보 사랑이 고스란히 들어있던 정우식의 프로포즈였는데. 은조가 그 사람이 좋다며 그 사람이랑 같이 지내지 못하게 되더라도 무슨 상관이냐며 "내가 이렇게 좋아 죽겠는데...." 라고 거절하는데, 순간 은조가 미울랑 말랑 해지더군요. 물론 은조가 기훈이가 좋아죽겠다니 은조 마음인데 누가 뭐라고 할 입장은 아니지만, 기훈이 은조만큼 아프고 상처투성이인것은 알겠는데, 그 상처때문에 은조가 연민을 더 느끼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두 사람의 사랑의 색깔이 운명같은 지독한 사랑인지, 서로에 대한 연민인지는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저는 기훈과 은조의 사랑을 아직 정리를 못하고 있어요. 기훈을 용서한다 못한다의 문제를 떠나 기훈이 은조와 연결되었을 때, 은조의 친정이라고 할 수 있는 대성도가에 기훈이는 평생 죄의식을 가지고 살아야 하겠지요.(물론 구대성은 용서했지만). 그리고 효선이나 송강숙, 그리고 준수가 처제, 장모, 처남이 될텐데 얼굴을 편하게 볼 수 있을까 싶거든요. 1년마다 구대성의 기일은 돌아올테고, 기일이 아니라 대성참도가 탁주에 새겨진 구대성의 얼굴만 봐도 가슴깨가 아려올 듯 싶은데, 그의 큰딸을 데리고 편하게 살 수 있을까 뭐 이런 시덥잖은 노파심을 거두기가 힘듭니다;;;
 
캐릭터의 성숙 아쉬운 은조의 키스신
여하튼 두 사람의 현실적인 문제는 그렇고, 은조의 감정선을 다시 이어가야 겠네요. 마지막 종방을 앞두고 문근영에게는 퍄격적이라 할 수 있는 키스신이 나왔는데, 글쎄 저는 키스신 자체를 문근영이 성인연기의 산을 넘었다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키스신만 찍으면 무조건 성인연기에 입문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키스신은 문근영으로서는 성인연기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간 문근영과 천정명, 정확히는 은조와 기훈의 공감받지 못한 사랑때문이었는지, 그다지 절절하거나 사랑의 결실 등으로 보여지지는 않았어요. 키스신이 아니라 은조라는 캐릭터의 성숙이 먼저였는데, 은조의 캐릭터는 성장시켜 주지도 못하고, 키스신만 넣는다고 은조가 성숙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장면 자체는 예쁘고 좋았습니다. 처음으로 은조가 질질 짜는 눈물이 아니라, 아파서 우는 눈물이 아닌 다른 눈물이어서 예뻐 보였어요. 피곤에 찌든 문근영이 아니라 뾰샤시 해서 더 이뻤고요. 
그런데 배우 문근영의 입장에서는 첫 키스신이었는데 눈물의 키스신이 되고 말았으니 참 속상할 듯 싶고, 제 개인적으로도 무지 속상하네요. 키스신을 유도한 자체가 그리 예쁘지 않아서였는지도 모르겠어요. 도대체 기훈이 대성참도가 살리겠다고 분골쇄신하겠다며 형이랑 아버지한테 협박할 때는 언제고, 박본부장이 양심선언해서 검찰에 소환되는 아버지를 보고 왜 우는지... 물론 마음 아프고 속상하겠지요. 아버지가 구속되리라는 것을 기훈이 모르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홍주가 비리를 손에 쥐고 아무리 자식이라고 덮어줄 문제는 아니었겠죠. 패륜만은 막겠다고 박본부장의 손으로 홍주가를 끝장 내게 하기는 했지만, 여튼 홍주가와 홍기훈은 여전히 제게는 곱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억지스러운 아버지와의 화해만을 보여주기 위해 급마무리한 느낌도 들어서 말이지요. 결국 따지고 보면 구대성을 죽게한 책임자들인데, 자기 아버지 구속된다니 얼굴까지 파묻고 엉엉 울고, 그것도 모자라 은조는 그런 기훈의 상처를 보듬으며, 안아주고 키스까지 하고...
여튼 아주 찜찜한 상황에서 키스신만을 위한 설정이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네요. 제 아들이라면 한 대 패줬을 겁니다. 아버지 구속되는데, 사랑 확인한답시고 여자랑 키스하고 돌아왔다면 말이죠. 에고 죄송, 제가 흥분을 했네요;;;.기훈이 들려 준 잃어버린 8년 동화에서 은조에게 프로포즈하며 키스신을 연출했다면, 더 달달하고 예쁜 장면이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문근영의 눈물을 키스신에서까지 이용하는 듯 싶어서....

은조의 성장을 위한 이별의식
사실 신데렐라 언니 19회를 보고 지금까지 생각을 정리하기가 힘듭니다. 예고편의 잔상이 너무 깊게 남아서 은조랑 기훈이 키스신한 장면도 사실 다 잊혀질 정도에요. 예고편에 정우가 버스를 타고 떠나고, 은조 마저 떠나는 것으로 보였거든요. 저는 은조가 떠나는 설정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저는 은조가 다른 사람을 위한 이 슬픈 동화책을 덮고, 이제는 자신의 동화를 써 가길 바랍니다. 은조가 동화는 끝났다고 한 나레이션이 그래서 의미심장하게 와닿습니다.
은조는 20회에 가서야 진짜 성장할 것 같습니다. 은조가 성장하지 못했던 것은 떠나지 못했기 때문이었어요. 은조 자신때문이 아니라, 누군가가 항상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었지요. 어려서는 엄마 송강숙이, 그리고 대성참도가에 와서는 구대성이, 구대성이 죽은 후에는 효선이 때문에 떠나지 못했어요. 아마 기훈이 대성도가에 미련퉁이처럼 남아있으면 은조는 또 떠나지 못하겠지요. 은조는 자신을 위해 떠나지 않으면 영영 성장하지 못한 은조로 남을 수 밖에 없어요. 저는 은조가 다시 돌아오는 한이 있더라도 한번은 자신을 위해, 자신의 삶을 위해, 자신만의 동화를 쓰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위한 짐을 내려놓고 훨훨 떠나 봤으면 싶습니다. 창자가 끊어지는 듯 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칼로 베인 듯 아플 것 같다며 강숙과 효선은 그들의 화해와 사랑을 시작했고, 은조가 더 걱정해야 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은조가 가고 싶다던 우시야로 가던, 그곳까지 기훈이 찾아가서 햇살미소로 손을 흔들며 짜잔 하고 나타나서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상관없어요. 떠난 정우를 찾아간대도 마찬가지에요. 은조는 이제 떠날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아무래도 기훈이때문에 떠날 것 같더군요. 기훈이 홍주가의 아들이고 구대성 사장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효선이가 알게 될 것 같으니 말입니다. 그런 효선이에게 "기훈이를 죽도록 사랑하니, 효선이 넌 하늘이 내린 천사니까 우리 엄마처럼 눈 한번 더 질끔 감고, 우리 이대로 사랑하게 용서해 줘" 라고 할 은조도 아니고요. 기훈도 만약에 효선이가 자신이 한 짓을 알게 되면, "은조를 내가 너무 좋아한다. 나는 은조랑 우리 아버지가 감옥에서 나오면 낚시하고 살련다. 효선이 너는 새엄마랑 준수랑 셋이서 행복하게 살아" 이렇게 말할 수도 없을테고요.

은조를 돌아오게 할 준수, 그리고 돌아와야 할 이유
그러니 은조는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떠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은조가 예고편대로 떠난다면 반드시 다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요. 송강숙이 자신의 이름을 누군가의 아내로, 어느 집안의 며느리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호적에 올렸듯이, 은조 역시 처음으로 아버지의 성을 따서 구대성집의 호적에 올렸어요.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언니로 말이지요. 또한 은조는 술항아리 창고를 벗어날 수 없는 인물이에요. 도가에서 술 익는 소리는 기훈의 '은조야'보다 은조를 살게 하는 힘이었어요. 은조가 과연 술항아리 창고를 벗어나 행복해질 수 있을지, 술 익는 소리를 듣지 않고 은조가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여요. 은조는 8년간 술빚는 남자 구대성의 딸이 되어버렸거든요. 술빚는 여자 구은조로 말이지요. 
저는 은조가 떠난다면 은조를 다시 돌아오게 할 사람이 기훈이도, 엄마 송강숙도, 효선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바로 은조를 마귀할멈이라 부르는 구대성과 효선 그리고 엄마와 자신을 이어주는 유일한 인물 준수라고 생각해요. 엄마 송강숙을 돌아오게 만들었던 인물도 준수였지요. "요요요 이쁜놈, 못되고 이쁜놈" 준수말이에요. 준수의 스케치북에는 가족그림에 큰누나 은조의 그림이 없었어요. 준수의 눈에 비친 은조는 자기와는 안놀아 주는 못된 마귀할멈이었어요. 은조가 준수가 좋아하는 보핍보핍 춤을 연습했다는 것을 준수가 알리가 없지만, 은조가 춤 연습을 하는 것을 기훈이 지켜봤고, 기훈의 입을 통해 준수에게 전해질 수도 있겠지요.
은조누나의 노력이 전해지지 않는다고 해도 준수는 아빠로부터 숙제를 받았어요. "가여운 세 여자를 준수 네가 지켜주라"는... 아마 준수는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은조를 엄마 찾듯 찾을 거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준수 역시 구대성의 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 같거든요. 준수를 목욕시키는 강숙과 효선 사이에 은조는 끼지 못합니다. 여전히 대성도가의 동화는 자신의 동화가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은조는 자신이 대성도가의 동화속 주인공이 되지 못한 것이 자신때문이었음을 비로소 알아갑니다. 한 번도 안아주지 못했던 준수, 효선이 안아달라고 할 때도 뿌리쳐 버린 은조, 구대성이 한번만 아버지라고 불러달라고 할때도 거절해 버렸던 은조였어요. 은조는 다른 사람이 내민 손을 받아들이는게 서툰 아이였어요. 자신이 손을 내밀어 본 적이 없기때문에 다른 사람이 손을 내미는 것도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은조가 처음으로 손을 내밀줄 아는 아이로 변했습니다. 기훈의 아버지 홍회장을 보내는 기훈의 손을 먼저 잡아주고, 가슴 아파하는 기훈의 어깨에 손을 얹어 줍니다. 구대성이 자신에게 힘을 주고 토닥여 주었듯이 말이지요. 은조는 이렇게 손을 먼저 내밀 줄 아는 아이가 되었어요.
그래서 은조는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이제는 효선이나 특히 준수가 내미는 손을 꼭 잡아 주고 싶거든요. 준수가 내미는 손은 은조에게는 특별한 의미입니다. 구대성과 송강숙, 효선과 은조 네사람이 가족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준수에요. 어린 준수가 아직은 자신이 은조와 구대성, 그리고 효선을 하나로 이어주는 끈끈이라는 것을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준수는 아빠의 말은 꼭 지키고 싶어할 듯 싶습니다.
드라마 결말에 은조가 떠날지 돌아올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이제야 비로소 은조 자신을 위한 동화를 쓰기 시작할 거라는 것과 떠나더라도 언젠가는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것이겠죠. 효선과 송강숙, 그리고 준수가 있는 가족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따뜻한 집 말입니다. 준수의 스케치북에 마귀할멈 큰누나 그림이 추가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래서 은조가 이제는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을 위한 동화, 그리고 행복한 가족을 위한 동화를 써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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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8 10:24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를 보면서 12,3회 정도 되었을 때 들었던 생각이 '언제 이 드라마가 끝날까' 였어요. 은조의 우는 장면과 감정과다로 은조뿐만이 아니라, 시청자도 파김치가 되는 느낌이 들게 했었지요. 은조라는 캐릭터는 상당한 끈기와 인내심을 요구하는, 막연하게 사랑해 주지 않으면 안될 것같은 의무감까지 들게 했었어요. 물론 은조역을 문근영이 연기하기에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어요. 문근영이기 때문에 끝까지 의리와 애정을 놓으면 안될 것 같았거든요. 철저히 은조가 되었던 문근영의 연기는 훌륭했고, 특히 구대성의 영정 앞에서 "아빠,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라며 통곡했던 장면은 드라마 전체에서 문근영이 흘렸던 눈물 중에 최고로 감정을 끌어 올렸던 것 같습니다. 8년만에 돌아온 기훈이 "은조야" 라고 부르는 장면에서 눈물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렸던 수정같았던 눈물도 있었네요.
그러나 이후의 은조의 눈물은 슬픈 은조만을 위한 눈물이었고, 은조의 캐릭터는 서서히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은조의 캐릭터가 방향을 잃어가더니 드디어 17회에서는 기훈이나 은조나 은조의 나레이션처럼 미쳐 버리더군요. 우는 은조보다 보핍보핍에 맞춰 어색한 춤을 따라하는 모습이나 핑크색 머리띠를 하고 오랜만에 다리를 드러낸 은조가 예뻤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았을 듯합니다. 우는 문근영보다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문근영은 보기 더 나은 것은 사실이었고, 좋았습니다.
그러나 은조는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우는 은조에게 짜증도 났지만, 16회까지 애정을 놓지 않았던 은조라는 캐릭터는 아니었습니다. 전혀 새로운, 그래서 낯설기까지 한 은조가 어느 별에선지 뚝 떨어져 나온 듯하더군요. 게다가 포항제철을 열 네덧번을 다녀왔음직한 기훈의 해맑은 소년같은 표정은 사진캡쳐용 혹은 보도자료용 표정들이었고,  드라마 기훈이라는 캐릭터와는 너무나 판이하게 달라져서 황당스럽기 까지 했습니다. 두터운 철판을 깐 기훈이도 민망스러웠는지, 스스로 뻔뻔해지겠다는 말로 변명까지 늘어놓더군요(아, 작가가 그렇게 변명을 했다는 뜻입니다). 배우들의 아름답고 멋있는 표정만을 즐겨보는 시청자들에게는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팬서비스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작가님, 혹은 제작진께 묻고 싶습니다. 기훈이 죽도록 사죄해야 할 사람이 은조뿐입니까? 기훈이는 분명히 구대성의 죽음에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죄를 은조에게만 사죄를 하고, 다 털어놨다고, 이젠 아주 마음도 몸도 새털처럼 가볍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기훈이의 죄의식은 은조에게뿐이었고, 죽은 구대성이나 효선, 심지어는 어린 준수와 송강숙에게는 그다지 느낄 필요도 없었다는 건지... 아픈 효선이에게 눈감고 자라는 장면에서는 무슨 효선이가 어린 애도 아니고 "착하지" 대사까지 하더군요. 아직도 효선이를 고등학생쯤으로 보고 있다고 변명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은조에게 다 털어놨다고 시도때도 웃는 통에 면상이라도 한대 때려주고 싶더군요. 잘못을 까발리면 죄의식도 느끼지 못하고(물론 속으로야 하겠지요), 마음이 편하다고 말하는 제 편할 대로 생각하는 단순한 기훈이는 준수랑 친구 먹었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그동안 구대성의 죽음과 효선에 대한 죄의식으로 주구장창 울고 짜던 은조까지 단순해져서, 어안이 벙벙하고 배신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은조의 캐릭터를 변질시켜 버렸는지, 중간에 연출자가 바뀐 게 아니라 작가가 바뀐 것 아닌가요?
도대체 작가나 제작진은 피드백이라는 것은 하는지 모르겠네요. 시청자들 중에는 신데렐라 언니를 두번씩 세번씩 봤다는 분도 있더군요. 그런데 제작진은 대본에 따라 촬영, 편집, 방송만 내보낼 뿐 드라마는 전혀 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시청률이나 드라마에 대한 반응만 체크하시지 마시고, 드라마를 시청자와 함께 제대로 봤으면 싶네요. 드라마를 제대로 보지 않으니 은조나 기훈의 지난회 감정선같은 것은 안중에 없습니다. 심하게 얘기해서 그날 그날 생각나는 대로 작가는 대본을 쓰고, 제작진 역시 찍고 편집하고 방송으로 내보내기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정도입니다.
싸잡아서 은조와 기훈이를 공감되지 않는 사랑에 집착하게 하고, 그러다 보니 캐릭터의 감정선까지 엉망으로 만들어버리고, 스토리 라인까지 버려가면서 변해야 하는지 궁금할 뿐입니다. 솔직히 은조와 기훈의 캐릭터는 변한 것이 아니라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성장해야 할 캐릭터들이 변질되고 있을 뿐입니다. 변질과 성장은 다른 것입니다. 은조가 냉소적이고 독기나 펄펄 날리는 모습을 유지시켜야 한다는 말은 아니에요. 도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니 술로 치면 막걸리가 맥주로 변했다는 비유를 하고 싶네요.
그러고보면 작가는 구대성네 가족은 문근영을 눈물근영으로 서우는 엄마잃은 천사로 만들어 가면서 지키려 하고, 홍주가는 쓸만한 인간은 하나도 없는 구성원들로 만들어 작정하고 파탄내려고 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은조와 기훈이라는 캐릭터, 저는 기훈이라는 캐릭터는 홍주가 아버지와 형을 만나고 대성도가에 형을 자빠뜨리겠다는 심산으로 잠입했을 때부터, 이렇게 처절하게 부숴질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천정명의 연기력과 함께 기훈의 캐릭터는 도저히 수습불가입니다. 기훈의 캐릭터는 그렇다쳐도 은조는 뭔가 싶습니다.
은조의 캐릭터는 변했고, 변질되어 솔직히 기훈의 캐릭터보다 엉망이 돼가고 있습니다. 기훈이야 워낙 오락가락 정신없이 널을 뛰어서 이제는 어떤 모습이 기훈인지 헛갈리기까지 하지만, 은조를 이렇게 망가뜨리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제작진에게 묻고 싶군요. 네, 저는 정말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문근영은 확실히 연기의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왜? 더 이상 보여줄게 없으니까요. 더 이상의 스토리도 없고, 은조를 새장에 가둬두고 눈물이나 짜라고 하고, 이제는 그것도 안되니 춤이나 추고 노래나 시켜보자고 드는 느낌입니다. 문근영의 뛰어난 감정선과 연기력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더 큰 새장을 만들어 주어야 함에도, 마치 독수리를 참새 새장에다 가둬버린 느낌입니다. 기훈이랑 그동안 16회까지 보여 주었던 은조의 모든 눈물과 번민, 지긋지긋할 만큼 우려먹엇던 구대성에 대한 죄의식과 사랑마저 잊고 알콩달콩 사랑이나 해보라고 멍석을 깔아줍니다. 
엄마 못 찾았다고 동동거리는 은조를 껴안고 토닥토닥 한번 해주니 그 동안 피눈물을 흘리던 일들은 다 잊고 싶다고요? 기훈의 어린 시절, 어머니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기훈이 대성도가를 이용해 형에게 복수하고 싶었던 심정까지 동정하고 눈물까지 흘려 버립니다. 구대성을 위해 흘린 눈물과 대성도가를 살리겠다고 불철주야 몸이 부서져라고 일하던 은조가 하루아침에 이렇게 무너질 수, 아니 변할 수 있는 아이였느냐고요.
* 요즘들어 문근영과 천정명을 보니 안됐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문근영의 연기도 힘이 많이 빠진 듯 보였고, 천정명은 제 개인적으로는 본인이 연기하면서도 기훈의 그런 행동과 대사들을 납득했을까 싶어서, 갑자기 힘없는 연기자들이 불쌍해지기까지 했습니다. 천정명의 경우는 살짝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찍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대본에만 충실한 모습이더군요. 은조를 안고 있어도 무념무상, 자기 어머니에 대한 아픔을 얘기할 때도 무념무상이더군요. 연기력인지, 자포자기인지... 은조와의 애틋한 감정신이 차라리 한 두회 전에 나왔더라면, 천정명도 좀 폼나게 감정을 잡을 수도 있었을텐데, 이건 뭐 애 토닥거리는 심정으로 러브신을 찍어야 했으니 무슨 맛이 났겠냐 싶기도 하고요.
문근영의 초반 연기를 보고 저는 문근영이 성장이 무서울 정도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지만, 이제는 작가나 제작진이 문근영의 성장을 어디까지 막을지 두렵다는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이쯤되니 작가나 제작진이 문근영과 천정명의 안티로까지 보입니다. 천정명의 연기에 대해서는 저는 지금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고 보지만, 연기력을 떠나 캐릭터의 비호감을 극대화시키는 이유는 뭔가 싶네요. 아마 작가는 대본만 쓰고, 제작진은 작품만 만들고 있나 봅니다. 제발 본인들이 만든 작품을 제대로 감상해 보라고 충고하고 싶네요. 시간에 쫓긴다고 변명만 하지말고, 작품의 완성도, 개연성, 산으로 가는 스토리, 연기자들의 감정선 등등을 시간내서 1회부터 검토하는 시간을 가져 보라고 충고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시청자의 눈으로, 마음으로 드라마를 다시 돌려보기를 하다보면 산으로 간 캐릭터들과 스토리의 원인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2회밖에 남지 않았다는 게 정말 다행입니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란 틀렸지만 벌여놓은 일 수습이라도 잘 하고. 더 이상 배우들을 망가뜨리지나 않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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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18
2010.05.28 09:28




많은 분들이 기다렸을 법한 은조와 기훈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 듯 은조와 기훈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과정에 들어간 신데렐라 언니, 솔직히 은조의 행복과 드라마 자체의 해피엔딩은 바라지만, 반드시 두 사람이 사랑을 이뤄야 해피엔딩이고 은조가 행복하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기에, 17, 18회를 보고 큰 감동은 없었습니다. 은조의 감정들이 그동안 너무 소진된 탓이기도 하고 장대비 다 맞고 몸도 다 젖어버렸는데 우산을 받쳐 준 꼴이라 썩 반갑지도 않네요. 그저 드라마를 보면서 제작진이 은조와 기훈을 연결시키거나 혹은 더 큰 슬픔 하나를 위해 억지로 긴 장마철에 하루 쨍한 햇빛을 쏘여 준 것 같기도 하고, 영 찜찜하기만 합니다.
사실 17회를 보고 리뷰글을 썼는데, 작가와 제작진에 대한 욕만 잔뜩 써서 드라마 리뷰글이라기 보다는 작가와 제작진에 대한 불만글과 질문글이 돼버렸지만 이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여하튼 드라마에 대한 느낌은 그렇고, 스토리상의 은조와 기훈의 감정선을 따라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MMM(나의 나쁜 계집애라는 스페인어 약어라네요)에게 할 말 4가지라고 번호만 달랑 붙여서는 기훈은 은조에게 꼭 자기의 말을 끝까지 들으라고 합니다. 은조라는 아이랑은 긴 대화가 불가능하거든요. 제 할말과 자기 궁금한 것만 알면, 휙 가버리는 은조기에 기훈이 이런 깜찍스런(?) 방법까지 동원합니다. 첫째, 무슨 일이 벌어져도 놀라지 마라. 둘째, 대성참도가는 무사할 거라는 것을 믿어라. 셋째, 입 다물고 악 소리도 내지 말고 울지도 않는다. 넷째, 이 일이 다 지나고 그 때도 얼굴을 볼 수 있으면 그 때가서 얘기해 줄게. 넷째말은 사랑해 은조야 이런 말이겠지만, 아직은 기훈이 고백하지 못하고 맙니다.
기훈의 말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눈치채는 은조는 불안하기만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문중어르신들이 도가에 들이닥쳐 지분을 홍주가에 처분하겠다는 통고를 합니다. 홍주가의 음모로 대성참도가가 흔들렸고, 그로 인해 아빠가 돌아 가셨다고 말하는 은조, 하지만 은조는 더 이상 입도 뻥긋하지 못할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되지요. 재당숙모의 폭탄발언, 엄마의 행실을 문중어른들이 다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효선이 나서서 엄마에게 그런 말 하지말라며 준수를 봐서라도 그러면 안된다고 하지만, 재당숙모는 준수가 누구 씨앗인지도 의심스럽다고 핏대를 세웁니다. 은조는 더 이상 서있을 힘도 없어지고, 그저 부끄럽고 엄마와 자신이 발가 벗겨져 사거리에 세워진 듯 숨쉬기도 힘듭니다.
그나마 은조의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곳, 술익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노래 삼아, 힘들때마다 오는 술항아리 창고에 쓰러지듯 주저앉고 말지요. "엄마, 돌은 내가 다 맞을테니까 엄마 돌아오지마. 엄마는 죽을 때까지 마녀고, 난 마녀 딸이야. 불에 타 죽는 건 내가 대신 할테니까 엄마 돌아오지마" 라며 송강숙에게 음성메시지를 남기는 은조입니다. "술 잘 익는다 은조야" 라며 귀신같이 나타나는 기훈, 은조의 눈물을 닦아주며 그 사람이 뭔가를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며 기다리라고 합니다. 아무 것도 하지말고 기다리라고요.
기훈은 기정과 아버지 홍회장을 찾아가 박본부장이 건네준 정관계 로비자료를 들이밀고 홍주가를 협박합니다. 대성참도가를 더 이상 건들지 말라고 말이지요. 용의주도하게 대화까지 녹음해서 파일로 전송하지만, 기훈은 기정이 보낸 사람들에게 납치되어 호텔에 감금돼 버립니다. 아, 이 집 구석 정말 마음에 안들어요. 깡패들이 따로 없어요. 이런 것들을 신데렐라 언니에서 깊게 다루지도 못할 거면서 정관계로비자금이니 그럴 듯한 단어들만 꿰맞춰서 나열한 듯해서 사실 실소가 나오더군요. 죽을 날 받아놓은 박본부장이 마지막 가는 길에 회개를 했는지 좋은 일 하나 하고 가겠다니 막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왜 이런 것들을 드라마 소재로 써서 개연성없는 억지 스토리를 짜내는지... 기훈이를 납치하려는 명목을 만들기 위함이었겠지만, 상황자체는 굴러들어 온 자식이 집안 폭삭 망하게 하고, 정 안되면 아버지랑 형을 줄줄이 쇠고랑 차게 하겠다는 협박이었으니 옳고 그름을 떠나 패륜기마저 있어 보이고요.
집에 들어 오지 않는 기훈이 은조는 걱정되고 불안합니다. 막상 하려니 겁난다며, 다녀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으라는 말도 찜찜하기만 합니다. 은조와 정말로 마음을 나누고, 드디어 자매사이가 된 듯한 효선이 불안한 은조에게 자신의 보물상자를 보여줍니다. 은조에게 기훈의 편지를 돌려주고 싶은 구실이었지요. 8년전, 말없이 떠나버린 그 사람이 보낸 편지, 은조는 기훈의 편지를 읽고 기훈이 왜 떠나야 했는지(사실 떠난 이유는 이해안감), 기훈이 얼마나 상처 속에서 아파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은조에게 간절히 잡아주길 원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뒤늦게 은조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알았어요.
"니가 좋다 은조야. 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 사랑해. 내가 너랑 잠깐 헤어져야 한다면 바로 이런 편지를 쓰고 싶었어. '어디 가지말고 기다려. 사랑한다 은조야!' 하고... 가슴 두근대며 기다릴 수 있는 편지를 정말 쓰고 싶었지. 그런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야 하는 나는 비겁하게 너한테 기다려 달라는 말이 안돼. 날 좀 붙잡아 달라고 말이 안나와. 날 잡아줄래? 무릎에서 피가 철철 흘러도 못우는 바보 홍기훈 같은 여자야. 니가 잡아주면 여기서 맘출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기차에 타기 전에 잡아줘 은조야"
* 잠시 딴지걸기: 나는 기훈이라는 녀석의 정신연령과 작가의 작위적인 편지가 싫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야 한다는 것이 당시는 유산상속포기각서에 도장을 찍으라는 새엄마와 떡대들의 한심한 짓거리를 보고,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아버지를 도울 수 있는 것을 주겠다며 떠났었다. 정작 복수할 마음을 품은 것은 기정이가 기훈이 엄마가 뛰면 안되는 병인데 뛰게 해서 엄마가 죽었다는 홍회장의 자기 장남의 못된 짓을 고자질(아들에게 고자질하는 한심한 양반이 홍회장이다)해서 기훈이 확 돌아 버린 것이었다.
그런데 8년전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야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임? 설마 8년전 고작 20살 정도 밖에 안된 애송이 청년이 8년후에 대성참도가를 먹으려고 한다고 예견이라도 했다는 것임? 돗자리 깔아도 되겠다. 작가의 작위적인 지독한 사랑공식은 무조건 기다려라? 8년 아니라 80년이 되더라도 편지하나 부여잡고 기다려야 한다고? 기훈이 8년간 안 돌아 온 이유는 뭐였음? 게다가 방학마다 한국 나왔다고 했으면서 은조에게 이런 편지까지 보내고서 한 번도 안찾은 이유는 뭐임? 암튼 편지 내용은 절절한데 뒤집어 보면 18살 고등학생에게 청혼하는 것도 아니고, 넋두리 변명하는 것도 아니고, 겉멋만 잔뜩 내서 8년후를 위한 편지처럼만 보이니 기훈은 신기가 있는 듯하다. 작가가 전해지지 못한 편지로 드라마적인 장치는 마련했지만, 기훈이 떠나야 하는 이유 자체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듯함.
다시 스토리로 돌아와서 이어 정리합니다. 도가에서 나오다 은조는 이상한 파일 하나가 기훈의 이름으로 전송된 것을 보게 되지요. 다음날 차는 있는데 기훈은 보이지 않자 은조는 파일을 열어봅니다. 비밀번호를 몰라 애태우다 은조가 기훈이 준 쪽지의 MMM을 기억해내고 입력했더니 음성파일이 열리고, 기훈이 기정에게 납치되었을 거라는 것을 은조는 직감하게 되지요. 기훈이 홍주가를 협박한 자료가 들어있는 컴퓨터를 통째로 들고 가서 기훈과 바꾸려고 달리는 은조가 갑자기 차를 세우고 기정이에게 전화를 합니다. 사실 저는 은조가 기훈이랑 컴퓨터를 맞바꿨다면 은조가 미웠을 거예요. 다행히 은조가 이성을 찾아 타협이 아니라 역공격을 해버리더군요. 아버지도 은조가 검찰에 자료를 넘기는 것이 옳았다고 했을 거라면서요. 그리고 기훈을 더 이상 부끄럽게 하지 않게하고 싶다며, 동생을 납치했다는 사실까지 진술하고 싶지는 않다고 기정에게 강한 한방을 날리더라고요. 잘했다고 마구마구 칭찬해 주고 싶은 은조였어요. 기정도 은조의 전화를 받고 사회적으로 개망신을 당하고 싶지는 않았는지 기훈을 풀어줍니다. 풀려난 기훈은 길 건너편에서 은조에게 전화를 하고, 은조의 차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하지요. 은조도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기훈을 향해 뛰어갑니다.
참아왔던 감정이 봇물터지듯 터져나오는 은조입니다. 그동안 은조만큼 외롭고 힘들고 기댈 곳이 필요했던 기훈이었어요. 혼자 아픈 줄만 알았는데, 혼자만 그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래서 자기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어느날 문득 사라져 버렸다고 생각했어요. 바보같이 혼자서만 8년전의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비틀대고 그 사람을 보면 '쿵'하고 심장이 멎어버리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 사람도 그랬다고 합니다. 은조는 처음으로 그 사람을 향해 먼저 달려갑니다. 오라고 손짓해도 늘 그자리에 멈춰서 있으며 그 사람이 다가와 주기만을 기다렸던 은조였어요. 그 사람에게 다가서면 어느날 문득 말없이 떠나 버렸을때 처럼, 그렇게 또 가버릴까봐서요. 이제는 은조가 먼저 그 사람에게 가고 싶어집니다. 그 사람이 손짓하지 않아도 마음이 벌써 그사람에게로 달려가 버리는 은조였어요. 자신을 부르는 그 사람이나, 그 사람을 향하는 은조나 둘다 미쳤다고 생각했어요. 그 사람이 누군데, 아버지를 죽게 하고 대성도가를 혼란에 빠뜨린 사람인데, 그래서 다가가면 안되는 사람인데, 은조는 미쳤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마녀의 딸이라 불에 타 죽는 형벌이 내려진다고 해도 그 사람 옆에서 죽고 싶습니다. 이제 더이상 "은조야...은조야..."라며 새처럼 은조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울고 싶지 않습니다. 8년전처럼 그 날처럼 말입니다.
*또 다른 딴지걸기- '사랑도 타이밍이다': 사실 이번회 드라마가 보여주려는 은조와 기훈의 감정선은 이런 내용이지만, 저는 두 사람이 크게 와닿지 않았어요. 16회까지 기훈과 은조의 캐릭터나 감정선이 전혀 연결되지 못하고 뜬금없이 17회부터 은조-기훈 커플 만들기에 돌입한 제작진이 변명하듯 두 사람의 감정선을 과거와 연결지으려는 무리수로 보이더군요. 이 사람들은 현재의 축적된 감정은 없고, 과거에 축적된 감정만으로 8년을 뛰어넘어 그 감정으로 사랑하겠다고 하는 사람들로 보입니다.
효선이 뒤늦게 전해준 스페인어 편지를 읽는 은조의 감정신이 폭발적이어야 했고, 그 장면에서는 다른 때와 같았더라면 폭풍눈물이라도 쏟아져야 했을텐데, 갑자기 편지가 왜 그렇게 담백하게 느껴져 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편지내용이 중간에 바뀌도 했고, 효선의 보물상자가 요술방망이라도 되는 듯 한장짜리 편지가 두장으로 바뀐 것도 제작진의 실수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네요. 홍주가를 이용해서 기훈을 뒤늦게서야 왕자만들기도 어거지 같아 보일 정도입니다. 연기도 드라마 상황과 스토리의 개연성이 매끄럽게 연결될 때 공감을 받는 법인데, 천정명의 주무기라고 할 수 있는 천진난만한 표정만으로 마치 화보를 찍는 듯 매 장면마다 웃음을 남발해서 한 대 때려주고 싶을 정도였어요. 은조한테만 털어놓으면 죄의식도 새털처럼 가볍게 여겨버리는 단순한 감정은 꼬마신랑을 찍는 것도 아니고 좀 얄밉더군요. 고민도 커 보이지 않는 기훈을 보며 작가가 천정명의 안티라는 생각이 남발해 대는 웃음을 보고 마구마구 들 정도입니다.
은조는 또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기는 했지만, 저는 은조의 감정을 따라 함께 아파지지는 않더군요. 그러게 사랑도 다 때가 있고, 갈등을 푸는 적정시기라는 게 있는데, 이미 시간상으로 많이 늦어버렸지요. 감정을 이끌어 내는 타이밍이라는 게 있는데 제작진이 타이밍을 놓쳐버린 것 같네요. 그러다보니 기훈의 편지도, 은조가 도로를 가로질러 기훈을 끌어안는 장면도 문근영의 포옹신이 있었다는 정도로만 느껴질 뿐입니다. 효선이 은조에게 기훈을 보내주는 갸륵한 동생쯤으로 효선에게 천사딱지 하나 더 붙여주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는 생각뿐이었고, 기훈을 향해 은조가 달려가야 할 이유와 기훈이 아직도 은조를 좋아하고, 은조 역시 기훈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구구절절 변명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두 사람을 연결시키기 위한 히든카드처럼 기훈의 편지공개는 16회까지 공감가지 않은 두 사람의 감정에 대한 변명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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