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경'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3.07.15 '스캔들' 조윤희, 몰입방해 하는 오버연기와 짜증나게 하는 캐릭터 (4)
  2. 2013.06.30 '스캔들' 조재현-박상민,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두 얼굴의 아버지 (3)
  3. 2012.04.10 '힐링캠프' 이경규, 오뚝이 신은경을 위한 최고의 감동힐링 (12)
  4. 2010.10.03 '욕망의 불꽃' 강렬한 인상 심어 준 서우와 유승호 (11)
2013.07.15 09:18




"너는 내가 만든 지옥에서, 나는 네가 만든 지옥에서 살아보자", 하명근에게 25년은 지옥이었고, 천국이었습니다. 아들 건영을 잃은 지옥, 아들 은중을 얻은 천국, '심판은 나중에 죽어서 받겠습니다. 은중이를 제 부모에게 돌려주지 못하고, 하은중으로 키운 죄,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잠시만... 제가 사는 동안만... 제 아들이기를 허락해 주십시오. 제게 지옥이자 천국인 은중이, 제 아들 은중이를...'

하명근(조재현)의 아들 건영이 건물붕괴로 사망하고, 태하건설 장태하(박상민)와 윤화영(신은경)의 아들 장은중이 유괴된 1988년, 그리고 3년후 하명근은 입학통지서를 받지못하는 은중을 보며 괴로운 심경에 은중을 부모에게 돌려주리라 마음먹었지만, 은중과의 운명은 예기치 못한 일로 틀어지고 말았지요.

공놀이를 하다 담너머로 떨어진 축구공을 가지러 나온 은중 또래의 아이, 그 아이의 이름이 장은중이라는 말에 은중의 손을 잡고 돌아오고 말았죠. 그리고 3년만에 처음으로 하명근이 웃었습니다. 은중을 향해 내민 하명근의 손, 은중이의 고사리같은 손을 잡는 순간 하명근은 결심합니다. 은중의 아버지가 되겠다고, 이 아이는 하늘이, 아니, 하늘나라에서 건영이 보내준 건영이라고... 은중과는 피가 아닌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라고... 

 

시간은 바람처럼 흘러 22년이 흘러 2013년, 진짜 장은중(김재원)은 종로경찰서 강력계 형사가 되었고, 가짜 장은중 금만복(기태영)은 어머니 윤화영 밑에서 인권변호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차량도난사고와 은중의 공무차를 박고 도주한 혐의로 공항에서 체포된 이복누나 장주하(김규리)로 인해 종로경찰서에서 22년만에 조우하게 됩니다.  

이름이 같은 두 남자의 우연 혹은 필연같은 만남... 태하건설 장태하와 하명근의 질긴 악연은 그들의 아들들에게서 다시 시작된 셈입니다. 이 인연 혹은 악연이 제자리를 찾기 위함인지, 글쎄요 싶게도 전 제자리를 찾아 가는 것이 꺼림찍하기만 합니다. 하명근의 아들 하은중이 훨씬 인간적이고 행복해 보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강수건설 현장에서의 한 장면이 너무 깊게 뇌리에 박혀서였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때 이미 부자간의 운명은 장태하 스스로 갈라버린 것이 아니었나 싶어서 말이죠. 건축자재 더미가 떨어지자 장태하는 곁에 서있던 여덟살 꼬마아이를 보호하기는 커녕 혼자 물러서 버렸습니다. 그 아이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은 꿈에도 모른체 말이죠. 자기 핏줄은 사람을 죽여서라도 지키고 보호하고 싶어하는 장태하 역시도 세상 대부분 남자들이 가지는 아버지라는 이름을 가지기는 했지만, 인간같지는 않아 보이더군요. 위험한 은중을 향해 몸을 날려 은중을 보호했던 하명근, 치료비하라고 수표를 건네고는 자리를 떠버리는 장태하, 사고현장에서의 대조적인 아비의 모습은 지금의 하은중의 선택을 가늠하게 합니다. 

 

우연히 병원에서 만난 윤화영, 하명근은 25년전 경찰서에서 아들을 잃고 울고 있었던 은중의 생모를 기억하고 그녀 뒤를 쫓았지요. 신발이 벗겨진 어린 아이에게 신을 신겨주며 엄마곁에서 떨어지지 말라는 그녀는, 한동안 우두커니 그 자리에 서있다가 힘없이 병원을 나섭니다. 약봉지가 떨어진 것도 모른체... 윤화영의 약봉지에는 정신건강의학과라고 쓰여있었고, 하명근은 그녀를 통해 자신을 봅니다. 약없이는 잘 수 없는 그의 고통, 윤화영 역시도 그렇게 살아왔다는 것을 말이죠.  

약봉지를 전하러 윤화영 사무실까지 간 하명근은 윤화영이 보고 있던 팩스의 한 몽타주, 그것은 은중이 얼굴과 흡사했습니다. 소스라치게 놀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하명근은 황급히 나와버리지요.

'장은중 어린이 30대 추정 모습' 몽타주는 윤화영이 여전히 아들을 찾고 있음을 말하고 있었죠. 그 때 집앞에서 봤던 장은중이라는 아이를 보고 걸음을 돌려버렸던 하명근은 그제서야 알지요. 은중의 어머니가 25년을 아들을 기다리며 잠못들고 찾고 있었다는 것을, 아들을 잃어버린 생모의 고통을... 25년을 돌려주지 못하고 아들로 키우면서, 괴로움과 죄책감의 지옥에서 하루도 마음 편히 자지 못했던 하명근, 약에 의지해야만 잘 수 있었던 하명근처럼 은중의 생모 역시도 그런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세상 어느 부모가 안그러겠어요.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지만, 부모 가슴에 묻은 자식은 피눈물이 되어 흐르는 것임을...

조재현, 박상민, 신은경, 얄미운 고주란 역의 김혜리(22년이 흘러도 여전히 너무 젊은 모습에 크헉하게는 했지만;;)까지 스캔들은 억지스러운 우연의 설정이 군데군데 있지만,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이 그 연기만으로도 몰입하게 만듭니다.

특히나 조재현의 섬세한 내면연기, 아이를 잃은 어머니 신은경의 소름끼치는 다양한 모습들, 박상민의 두 가지 얼굴(자식들에게는 너무나 인자하고 다정한 아버지지만 사업에 있어서는 피도 눈물도 양심도 없는 양아치같은)은 감탄스러울 정도입니다.

터프한 강력계 형사로 이미지 변신을 한 김재원, 과감한 액션과 시크한 표정으로 미소천사 김재원의 과거 모습을 떠올리기 힘들 정도로 하은중이라는 캐릭터를 잘 보여주더군요.

 

그런데 악질흉악범을 쫓는 하은중과 부딪치면서 그 인연의 첫시작을 보여준 우아미 역의 조윤희는 우아미라는 캐릭터의 문제는 물론, 조윤희의 오버심한 연기때문에 드라마 전체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어 버리더군요.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복덩어리 수혜주 방이숙, 그 때까지만 해도 섬머슴아같은 캐릭터가 참 신선하고 좋았는데, 케이블 채널 드라마 '나인'에서 전 솔직히 실망스러웠습니다. 방이숙에 이은 똑같은 바가지 헤어스타일, 비슷한 연기로 인해 방이숙이라는 캐릭터가 늘 오버랩됐거든요.  

그런데 스캔들에서는 펌으로 변신을 주기는 했지만 답답한 같은 헤어스타일에(날도 더운데 답답한 앞머리라도 좀 어떻게 해줬으면 싶겠더만), 역시나 비슷한 표정, 거기에 방말숙(오연서)과 짬뽕된 듯한 그 심한 오버연기는 느긋하게 참고 보기엔 조재현이나 박상민, 신은경이 진중하게 잡아간 드라마 분위기를 깨도 너무 깨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상대배우와의 호흡이 느껴지지 않는,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한마디로 정신사납더군요.

고주란 역의 김혜리는 천박함이라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우아미 조윤희는 억척도, 순박도 아닌데다, 해맑거나 순수해 보이지도 않고, 4차원 음유시인이라기 보다는 맹한 괴짜로도 분류하기 난해한 캐릭터로 만들고 있는 느낌이랄까...

 

지난 5회 하은중과 처음 만난 에피소드를 보면서 전 병원서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을 때까지만 해도 임신이 연기인줄만 알았습니다. 의사가 임신 5개월째라는 말을 하는 것에 헉! 충격이었거든요. 하은중과 부딪친 충격으로 배가 아프다고, 아기가 잘못됐으면 어쩌냐 마냐 했을때도 그녀가 임신중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하은중이 경찰이라는 것을 알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생쇼 연기를 하는 줄 알았죠. 배가 아프다고 주저않은 우아미를 일으켰을때, 눈만 감고 너무도 예쁘게 서있길래 우아하게 기절한 척 연기하고 있다고 생각했죠. 

다행히 태아에는 이상이 없다는 진찰결과를 듣고 나와서는, 하은중에게 병원비는 물론 불룩한 배를 과장되게 쓰다듬으며 아가가 키위주스를 먹고 싶어한다며 징징대는 모습은 그만 짜증 확 돋구게 하더군요.

생판 처음 본 남자에게 키위주스, 그것도 골드키위 주스로 주문해 달라는 그 뻔뻔하고 염치없는 모습, 우아미라는 캐릭터를 애초에 어떻게 그리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4차원도 아니고 '(점).5'차원의 우아미는 정말이지, 그녀의 어떤 모습을 사랑해 달라고 하는지 도통 이해불가입니다. 억지스러운 캐릭터 설정도 문제가 있지만, 조윤희의 쨍쨍한 목소리와 과장된 표정연기는 난데없이 날아온 축구공에 유리창이 깨지는 듯, 그동안 드라마에 몰입해있던 분위기를 한순간 깨버리네요. 

포장마차가 불법인데도, 리어카를 부쉈다고 배상청구를 해야겠다고 법률회보에 나온 인권변호사 장은중(기태영)을 찾아가서 보여준 행동은 그야말로 진상이었죠. 그를 찾아간 이유는 무료변론을 해줬다는 이유인데, 천하법인 사무실에 가서도 예의는 물말아 잡쉈고, 염치는 달나라로 보냈고, 정신은 안드로메다에 간 지 한참된 듯 보이더군요.

테이블에 놓여있는 비스켓을 소리나게 우걱우걱 씹으며 장은중에게 리어카가 부숴진 이야기를 미주알 고주알, 오렌지 주스까지 한잔 더 달라고, 또 뱃속의 아이를 들먹이는데, 요상한 임산부 캐릭터에다 조윤희의 넉살연기로도 봐주기 힘든 오버연기는 보기 거북스럽더군요. 

결혼식날 남편 공기찬을 잃는 사고로 우아미의 성격도 좀 어떻게 다운은 되겠지만, 조윤희는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좀더 해야 할 듯 싶네요. 연기내공있는 배우들이 잘 차려놓고 있는 밥상에 찬물끼얹는 냉수가 될까 우려스럽군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4
2013.06.30 11:29




무겁습니다. 오랜 시간 가슴에 묻어두었던 분노가 용광로처럼 서서히 끓어오르게 합니다. 그 참혹한 인재를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삼풍백화점 붕괴와 성수대교 붕괴 등은 명백한 인재였습니다. 부실공사가 만든... 그러나 아무도 그 후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가슴에 묻어둘 뿐...

슬픔 위에 지어진 새로운 건물과 다리는 아스라히 저물어가는 석양에 늘 그렇듯이 참사의 아픔만을 홀로 되새기고 있을 뿐입니다. 어쩌면 이 드라마는 시간 속에 묻혀져 버리고 있는 참혹한 인재의 뒷얘기를 들려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캔들(부제: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은 첫방부터 말 그대로 충격과 부도덕의 얼굴로 시작되었습니다. 25년을 친아버지로 알고 있었던 아버지가 자신을 유괴한 유괴범이었다니, 아버지를 향해 겨누는 총구, 그리고 한 발의 총성.... 

시간은 한참을 거슬러 25년전 올림픽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1988년으로 옮겨갑니다. 두 아이를 홀로 키우는 홀아비 형사 하명근(조재현), 고된 형사일에도 그를 웃게 하고 매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장난꾸러기 착한 아들 건영과 갓난쟁이 수영이 때문이었습니다.  

그에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분노는 태하프라자의 부실공사로 인한 붕괴로부터 시작되었죠. 태하건설 사장 장태하(박상민)는 설계변경으로 옥상위의 냉각탑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입주를 시킵니다. 불행하게도 하명근의 아들 건영이 다니는 태하유치원이 그 건물에 있었고, 삽시간에 무너져내린 건물더미에 아들이 매몰되는(?) 사고를 당합니다.

올림픽 전야제 준비로 온 국민의 시선이 올림픽에 쏠려있던 그날, 전야제 불꽃놀이에 데리고 가겠다며, 유치원에서 꼼짝말고 기다리고 있으라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철썩같이 지키려 했던 건영, 아버지의 약속때문에 건물안으로 다시 들어갔던 건영은 붕괴된 돌덩이에 깔리고 말았군요.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의 출발은 태하건설 사장 장태하로부터 비롯된 인재였습니다. 사제폭탄을 설치해 폭탄테러로 위장해 버리는 그의 뻔뻔함에 치를 떨게 만들더군요. 붕괴가 되고 있는 시간에도, 인명구조보다는 태하건설의 붕괴만을 염려했던 인간말종 장태하에게 올림픽은 불운을 행운으로 바꾸어 버립니다.

그런 놈에게 전화위복이라는 말은 언감생심 어울리지 않는 말임에도, 태하프라자의 붕괴는 태하건설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듯 하군요. 폭탄테러로 위장해 동정을 사고, 그 동정 위에 각종 건설수주를 받을 수 있었던 그는, 아파트, 빌딩 등 태하건설이라는 이름을 빽빽히 세울 수 있었을테니 말이죠. 

장태하의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행각은 그 죄값을 아들 장은중을 잃는 것으로 치르는 듯 합니다. 결혼 후 별거중이던 장태하는 아내 윤화영(신은경)이 자신의 아이를 낳고도 5년간을 비밀로 숨겨키우게 할 정도로 가정생활도 순탄치 않습니다. 윤화영 아버지 윤천하의 천하건설을 손에 넣고, 장인을 감옥에 가게 만들고 죽게 한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별거중이면서도 이혼은 해주지 않은 장태하, 그의 아킬레스건은 아내 윤화영에 대한 열등감인 듯도 보이더군요. 온전히 가질 수 없는 여자에 대한 자격지심같은.... 장태하는 윤화영과의 결혼전부터 알고 지내던 배우 고주란(김혜리)과의 사이에 딸 주하가 있음에도 호적에도 올리지 않고 있더군요.  

장인 윤천하를 좋아했지만 자기 아버지는 아니기에 비리사실을 찔렀다는 그의 말을 빌어보면, 그는 자신의 핏줄 이외에는 누구도 믿지 않는 인물임을 짐작케 합니다.

고주란은 장태하와의 은밀한 장면을 윤화영에게 건네 이혼을 시키고 본처자리에 들어안고 싶어하지만, 윤화영은 아빠를 그리는 아들 장은중을 보며, 장태하를 견뎌보기로 결심하고 아들이 있다는 것을 장태하에게 알리는 듯 보이더군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심정이었을까요? 아니면 똘망똘망한 건영이와 비슷하게 생긴 장은중을 보는 순간, 은중이가 건영이로 보였던 것이었을까요? 어떤 연유로 어린 장은중을 유괴해 길렀는지 모르지만, 아들을 앗아간 부도덕한 기업인 장태하의 아들을 유괴해 자신의 아들로 키워온 하명근, 형사라는 신분에도 그는 유괴범이라는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아버지가 돼버립니다.   

아버지가 자신을 유괴한 유괴범이었다는 사실에 사격장에서 총을 들고 나가 아버지에게 총을 겨누는 하은중(김재원),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듯이, 올 것이 오고 말았다는 듯 희미한 미소로 아들을 바라보는 하명근, 왜 그에게서 이런 아픈 연민을 느끼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은중의 출생의 비밀을 만든 유괴범이었는데도 말이죠.

아마도 아들을 잃은 아버지 하명근의 아픔과 분노에 심히 공감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굵게 패인 잔주름만큼이나 그가 장은중을 유괴해 아들로 키워왔던 25년 세월의 사연은 단순한 것만은 아니었음을 읽게 합니다. 분노나 복수심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는, 아들 하은중을 길러온 부정은 그의 복수심도 잊어버리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첫방 눈길을 끈 조재현과 박상민, 두 배우의 열연은 드라마의 군데군데 보이는 옥에 티마저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게 만들더군요. 어린 건영의 장난으로 수갑이 채워진채로 양치하고 화장실에서 볼일도 함께 보는 모습은 아마도 길게 이어질 슬픔의 극대화를 위한 것이었겠지만, 수갑이 채워진 채로 어떻게 옷을 갈아입었을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었던 옥에 티;;

 

개성강한 두 연기자의 연기대결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히는데, 햇살미소 살인미소의 김재원이 형사라는 설정에 다소 놀랐습니다. 푸근해지는 미소 한 방으로 나른나른해지게 만들었던 로맨스물의 주인공역을 주로 해왔던 김재원이 터프한 면모가 느껴지는 형사라는 점에서 그의 연기변신에 기대를 갖게 만드네요. 결혼으로 품절남이 됐지만, 스캔들 촬영때문에 신혼여행도 미루고 작품에 임하고 있는 김재원, 첫 오프닝만으로도 그간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싹 씻어내 버리더군요.

 

조재현과 박상민은 선이 굵은 연기자들입니다. 두배우의 열연은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블랙홀같은 존재감을 보이더군요. 조재현은 악역이라고 해도 표정연기로 내면의 풍부한 감성을 표현하는 연기자죠. 유괴한 아들을 25년간 어떤 마음으로 키워왔을지, 조재현의 진한 씁쓸함이 묻어나는 페이스만으로도 탁월한 캐스팅입니다.  

박상민의 악역은 말이 필요없죠. 조재현이 선 굵은 속에서도 섬세한 표현에 탁월하다면, 박상민은 굵음 자체입니다. 장태하라는 인물은 비열하다기 보다는 거칠고 폭압적입니다. 장태하라는 쓰레기만도 못한 캐릭터를 표현하는 박상민을 보면서 전 두려움을 먼저 느꼈습니다. 욕이 나오기보다는 너무 무서웠거든요. 마치 눈 앞에서 흉물스런 연장을 들고 위협당하는 듯 소름이 쫙 돋더군요.

장태하에게 연민이라는 마음은 눈꼽만큼도 주고 싶지 않지만, 박상민의 악역연기는 소름끼치는 공포로 엄습해 올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드라마에서 흔히 보여지는 거대권력에 대한 공포는 아니었습니다. 강한 양아치에 대한 공포감이었습니다. 골프채를 휘두르는 그의 광기는, 굴삭기를 직접 몰고 철거민을 위협하는 살기어린 눈빛은, 위압적이고 행동 자체로 그 자리에서 주저앉게 만들 무기력을 느끼게 했으니 말이죠. 

경찰차를 부순 행위로 현장범으로 체포되어서도 당당하기만 한 그의 자신감은 권력의 힘이라기 보다는, 겁없는 양아치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저항하면 내가 죽을 것 같아서 말이죠. 아마도 드라마가 끝날때까지 욕만 먹을 박상민이지만, 악인연기는 정말 갑이군요!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두 얼굴의 아버지, 극중 생부인 장태하와 길러준 아버지 하명근에게 모두 해당됩니다. 아마도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저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될 듯합니다. 생부 장태하의 아들이기를 택할지, 길러준 아버지 하명근의 아들이기를 택할지를 두고 말이죠.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3
2012.04.10 08:29




여배우 신은경에게는 따라다니는 수식어들이 많습니다. 좋은 것은 거의 없고 배우라는 화려한 직업을 떠올릴 수 없을 만큼, 굴곡의 인생사를 느끼게 하는 수식어들이죠. 무면허 음주운전, 실명위기, 고소, 도피, 이혼, 빚, 아픈 아들 등등이죠. 그리고 연기잘하는 여배우...
바보엄마라는 드라마가 있는데 여주인공 김영주라는 캐릭터를 보면, 자고나면 일이 터져서 지켜보기가 힘들정도인데, 신은경의 삶이 김영주라는 캐릭터와 닮은 꼴이어서 힐링캠프를 보는 내내 마음이 짠해오더군요. 그럼에도 신은역을 보면서 힘이 나고,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것은, 그녀에게 무한히 샘솟는 긍정의 에너지때문이었어요. '아, 이 사람은 어떤 고난과 역경이 오더라도 견디겠구나, 오뚝이처럼 또 일어나겠구나' 하는 믿음이 생기더군요.
친구를 만들고 싶다며 힐링캠프를 찾은 신은경, 13살 아역배우로 연기를 시작한 27년차 여배우이고 성격도 털털해서, 주위에 친한 동료나 친구들도 많았을 법했는데 친구가 없다는 말은 의외였어요. 그리고 이야기를 듣다보니 일에 매달리다보니, 정작 그녀만을 위한 생활은 없었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어린 나이에 소녀가장 역할을 해왔던 신은경은 지금도 가장의 버거운 짐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고 하지요. 개인의 가정사이기에 타인이 왈가왈부할 수는 없는 문제이고, 감히 부모님을 탓하는 것이 불효라는 것도 알지만, 방송을 보면서 신은경의 부모님에게 원망의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어요. 일부러야 그러지 않았겠지만, 27년을 쉬지않고 일해 온 신은경이 변변한 거처도 없이 빚만 지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워서 말이죠. 물론 전남편이 인감을 도용해서 떠안은 빚도 있지만, 뭐랄까 그녀의 인생을 보니 밑빠진 독에 물부어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짠해져 왔습니다.
신은경이 다른 사람을 탓하거나 원망을 하지 않는 의연한 모습이어서 놀랐어요. 불운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정도로 신은경의 삶은 험난 자체였습니다. 그런데도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라는 식으로 부모님이 되었든, 전남편이 되었든, 채권자가 되었든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당연했을 것같다며 원망을 쏟아내지 않는 모습을 보고는, 무슨 저런 여자가 다 있나 싶더군요. 부처님 가운뎃 토막이 들어앉아 있나 싶었어요. 그 힘의 원천이 강한 책임감과 긍정적인 마인드라는 것은 방송을 본 분들이라면 충분히 납득을 했을 듯합니다.

정말 딱 죽고 싶을 정도로 위기와 위기의 연속, 수치와 모멸감, 자괴감, 땅에 떨어진 여배우의 자존심, 가정에 닥친 불행 등을 마치 한순간에 시간이동을 해버린 것처럼, 신은경은 감정의 동요도 없이 담담하게 풀어 놓았지요. 15~6년 전의 무면허 음주운전에 대한 이야기도 털어놓았는데요, 저 역시 그 사건을 기억하고 있어서 썩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신은경에게는 최악의 이미지를 심어준, 배우로 재기하기 힘들 거라는 생각까지 하게했을 만큼 물의를 빚었던 사건이라서 말이지요. 물론 이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창'으로 파격변신해 재기에 성공은 했지만, 음주운전 사건은 그후에도 제 뇌리에 깊게 박혀있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방송을 보면서 저도 털어내고 싶더군요. 사건의 경위가 아버지가 가져간 돈때문이었다는 해명때문은 아니에요. 20대 중반 종합병원으로 대스타가 된 신은경은 우리가 생각했던 화려한 여배우가 아니었어요. 돈은 부모님이 관리했고, 아버지가 계속 사업에 실패를 하면서 그 빚들을 갚아야 했고, 다람쥐 쳇바퀴 돈다는 말이 신은경에게 해당되는 말이었습니다.
25살에 집에서 독립했던 신은경, 독립이 아니라 가출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고등학생과 중학생 팬을 돕고 싶어 돈이야기를 꺼냈다가, 번 돈은 하나도 없고 빚만있다는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되었다지요. 아버지가 돈을 융통할 때도, 지명도 있었던 신은경의 이름을 걸고 빌렸기 때문에, 모두 신은경의 부채로 떠안게 되었던 것이고요. 돈 이야기를 꺼내자 부모님이 "내가 번돈 내놓으라"는 것으로 오해해서 언쟁도 있었나 보더군요.
그런 일로 이게 아닌데 싶어 가출을 해서(25살 나이니 가출이라는 말보다는 독립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월세방을 얻어 생활을 했다는 신은경, 그런데 어머니가 사고로 다리를 다쳐 수술을 하는 바람에 병원에 가서 아버지와 앙금을 풀었다고 하지요. 신은경의 아버지는 또 새로운 사업구상을 하고 있었고, 신은경도 괜찮을 거라는 판단에 영화 계약금을 아버지에게 빌려줬다더군요.
그런데 아버지가 그 돈을 갚지않아 세금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서, 궁여지책으로 출연료를 미리 좀 달라는 말을 하러갔다가 돈이야기를 꺼내기 힘들어 미리 술을 마셨고, 몸상태가 좋지 않았던 신은경은 술에 많이 취했다는군요. 사고를 내고 경찰서에 들어갔던 신은경은, 사실 그곳에서 지금말로 심한 진상짓을 해서 세간의 입방아에 더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신은경은 오래된 무면허 음주운전 사고에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이었고, 지금도 항상 죄스럽게 생각한다고 반성하더군요. 물론 사고경위는 해명이었지만, 죄를 반성하는 모습이 가식으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연예인들이 비슷한, 그보다 심한 사고를 내고도 뻔뻔하게 사과도 안하는 사람도 있고, 방송에 나와 눈물 한줄기로 면죄부를 받는 모습도 봐왔기에, 16년이 다 돼가는 사고를 언급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신은경은 운전면허를 6개월 전에 땄다고 하더군요. 술을 완전히 끊고서야 이젠 운전해도 되겠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고서야 취득했다고 하니, 반성이 진심이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 사건을 털어내 주고 싶어지더군요.
신은경이 조폭마누라를 찍으면서 상대배우가 휘두른 각목에 눈을 다쳐 왼쪽 시력이 떨어져 렌즈를 끼고 있는 사연도 말했는데요, 눈때문에 전남편과 결혼하게 되었다는 결혼스토리도 밝혔지요. 음주운전으로 이미지가 실추된 신은경은 영화를 찍고 흥행에 성공을 했으면서도, 그 죄책감에 폐쇄적으로 살았다고 하지요. 한쪽 시력이 급격하게 나빠져 어지럼증과 구토증상까지 겪으며 힘들어 했던 시기, 가족처럼 편하게 기대고 싶은 소속사를 찾았고, 대표와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프로포즈를 받고 일사천리로 결혼으로 진행되었지요. 소속사 대표와 신은경의 결혼은 세간의 핫이슈였습니다.
그러나 결혼 4년만에 파경을 맞았고, 신은경은 졸지에 빚과 함께 지명수배까지 되어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물론 신은경때문이 아니라 남편이 인감을 도용했던 것이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지요. 아직도 그 빚을 갚아나가고 있는데, 50부작 드라마 한편이면 다 해결된다고, 너스레 아닌 절박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신은경이 50부작 드라마 하나만 찍으면 된다면서 우스개처럼 말하기는 했지만, 신은경에게서 절박함이 보였습니다. 미니시리즈는 채권자들 중 늦게 돈을 받는 사람이 생기니, 서운한 사람이 생겨서 안된다는 말 속에 배려의 마음이 엿보이기도 했고요. 
무거운 짐을 남겨준 전남편을 향해 원망의 마음을 드러낼 법도 한데도, 재능이 있는 사람이니 꼭 재기할 것이라고 응원하는 신은경은 대인배였습니다. 헤어지면 남남으로 돌아서는 것이 부부라지만, 아이의 아빠라는 것을 잊지않는 신은경이었습니다. 긍정적인 마인드때문이라고는 다 설명이 안되는 신은경, 그녀에게 대인배라는 말을 해주고 싶게 만들더군요. 본인도 힘들텐데도 여전히 부모님의 생활비를 책임지는 것을 당연한 일처럼 여기는 신은경을 보며, 그 속이 얼마나 문드러졌을까 싶기도 해요. 빚갚으면 이젠 그녀를 위해 돈도 쓰고, 그녀 명의로 재산도 만들었으면 싶더군요. 27년을 쉬지않고 일해온 댓가치고는 너무 가혹하기만 한 과거였잖아요.
좋아하는 일을 할 때처럼 행복하고 멋지게 보이는 것이 없다고 하지요. 일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신은경, 그런데 그 말이 처음으로 슬프게 들렸습니다. 그녀가 일하는 이유가 빚을 갚기 위한 절박함이라는 것을 알아버려서 였나 봅니다. 마지막으로 도망갈 수 있는 곳이 촬영현장인데, 그곳까지 채권자가 찾아왔을 때는 모든 것을 놔버리고 싶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하지요. 마지막 피난처도 허락되지 않은 이 현실이 뭔가 싶어서 말이지요.
그 때 이경규가 한마디를 했는데, 순간 가슴이 울컥해지는 감동이 전해져왔습니다. "신은경씨는 놨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인생을 끝까지 붙잡고 있었어요. 어쨌든 드라마 현장에서 연기를 하고 있었잖아요", 이보다 더 강한 힐링이 있을까 싶습니다. 그때 신은경이 뭔가 마음을 위로받았다는 듯, 자신의 심정을 이해한 사람의 응원을 들은 듯 환하게 웃더라고요. 이경규의 말 핵심은 "연기를 하고 있었다"는 말이었어요. 좌절과 절망으로 포기하지 않았고, 배우 신은경으로 서있었다는 말을 해줬던 게지요.
채무자 신은경이라는 꼬리표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겁니다. 50부작이면 한 방에 말이지요. 그러나 배우 신은경은 촬영현장에 있을때라야 가능합니다. 이경규는 신은경에게 가장 행복한 곳, 어떠한 경우에도 일하는 곳, 연기를 떠나지 말라는 말로 힐링을 해준 것이지요.
덧붙여 힐링캠프에 나왔던 게스트들 모두 잘됐다는 말로 신은경에게 큰 위로를 하기도 했지요. 멋진 골로 보답한 이동국 선수를 비롯, 추신수 선수, 최민식, 차인표, 이동욱, 유준상, 힐링캠프 안방마님 한혜진까지 다 잘되고 있다고 했는데,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그렇잖아요, 좋은 일들이 있었다고 하면 나에게도 좋은 일만 일어날 것처럼 마음의 위로가 되잖아요. 김제동만 안되고 있다고 웃음으로 마무리한 이경규, 제작진의 배려있는 자막 "조금만 기다리세요"가 의미심장하게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잘 될 거라고 아무 걱정하지 말라는 이경규의 말은 좋은 부적처럼, 진짜로 잘될 것같은 희망의 주문처럼 들려서 신은경도 에너지를 얻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정말 힐링이 필요한 신은경이 방송에 나와 대중을 향해, "힘들었어요, 하지만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과정이 힐링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힐링캠프 MC친구들도 얻었고요. 이경규씨, 김제동씨, 한혜진씨, 꼭 친구해 주기에요!
사실 방송에서 신은경의 양악수술 사연을 듣고 많이 놀랐습니다. 예뻐지기 위한 수술을 아니었다며, 강한 이미지를 바꾸고 싶어서 했다고 밝혔는데, 그 절박함이 오히려 가슴 아프더군요. 관상학적으로 말년운에 해당되는 턱을 수술해서, 자신의 얼굴 비율에서 긴 중년운을 좀 줄이고 싶어서 양약수술을 했다고 하지요. 그 말을 듣는데 신은경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되더군요. 꼬이고 안풀리기만 한 일들이 얼마나 힘들었기에,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얼굴에 들어있다는 팔자를 고치고 싶었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죽을 수도 있는 수술까지 해가면서 말이죠.

고통도 지나고 나면 좋은 경험이었느니, 추억이었느니 하는 말을 신은경에게는 차마 하고 싶지않습니다. 그만큼 힘듦의 연속이었음을 알기에 말이에요. 눈물을 콸콸 쏟아도 될만큼 굴곡의 시간을 보내왔으면서도, 장애물이 있었기에 넘었을 뿐이라듯 담담하게 말하던 신은경, 뇌수종을 앓고 있는 아들이야기가 나오자 그제서야 눈물을 흘리더군요. 평생 끌어안고 가야할 십자가를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좋아지리라는 믿음과 희망을 놓지 않는 그녀는 강한 엄마였습니다. 아픈 아이를 위해 더 열심히 살고자 하는 오뚝이 신은경, 앞으로는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란다는 말만 하고 싶네요. 50부작도 꼭 따시고요^^. 신은경씨, 화이팅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2
2010.10.03 14:06




욕망의 불꽃 첫회, 등장인물의 성격을 한 장면에서 압축되기에 어느 드라마나 스타트가 중요하지요. 첫회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인물은 짧은 장면에도 불구하고, 그 관계와 심리까지 긴 설명없이도 보여 주었던 서우와 유승호였어요. 돈을 쫓는 욕망덩어리 윤나영(신은경)이라는 인물 소개편이었지만, 민재(유승호)의 "내 영혼마저 엄마에게 뺏기고 싶지 않아요" 한마디가 더 강렬하게 와 닿았어요. 유승호의 첫 성인연기라 기대도 컸고, 무엇보다 한참이나 선배인 서우와 커플이 된다는 것이 우려반 기대반이었는데, 첫출발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신은경과의 장면에서는 어색한 엄마 신은경보다는 아들 유승호의 모습이 더 실감나게 다가왔고요.
첫장면에서는 마치 연극무대에 선 듯한 신은경의 힘들어 간 표정과 대사톤, 인위적인 동선이 드라마 몰입의 방해요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카메라의 움직임도 예능에서 주로 보여주는 줌을 갑자기 당겼다 빼는 기법으로 연출해서, 촌스러운 느낌도 들었습니다. 전문용어로는 뭐라 하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드라마에서 좋은 카메라 기법에 너무 눈이 높아져서 였는지, 세련돼 보이지 못하고 산만하게 보이더군요.
윤나영이 돈이라는 욕망에 사로잡혀 악녀가 되어 가는 과정은, 가난한 성장환경과 그녀의 어린 시절을 통해 보여주었던 강인한 성격이 비틀림의 과정없이 순식간에 비약되는 듯해서, 낯설기 까지 합니다. 왜 악녀가 되어야 했는지, 돈이라는 것이 왜 그녀 인생의 일부가 되어 버렸는지에 대해서는 동기부여보다는 미리 설정부터 하고 들어갔기에, 윤나영이라는 인물의 밑그림으로는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역 김유정의 연기만이 소름끼치도록 빛났습니다. 
마치 윤나영은 태어날 때부터 돈, 돈 노래를 부르고 태어난 인물처럼 그린 것 같아 아쉬움이 드네요. 빚에 쫒기는 아버지를 보고 열한살 나이에 돈타령을 하는 아이라는 캐릭터가 상당히 비현실적이었고, 윤나영은 돈 좋아하는 인물이라고 강요하는 인상마저 주었어요. 강하고 잡초같은 성격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부자가 되려고 하기보다는 부잣집 남자를 만나는 것에 올인하는, 한순간에 추하게 시들어 버린 장미와도 같았다고 할까요. 
가난한 형편에 대학에 들어갔다는 윤나영이, 어떤 사유로 버스회사 경리로 취직했는지를 생략해 버렸기에, 그녀의 캐릭터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은 어린 아이라고는 믿기지 않은 악착같은 성격과 돈욕심, 그리고 아버지를 향해 퍼붓는 독설에서 읽을 수 있을 뿐입니다. 빚쟁이에게 수모를 당하면서도 고스란히 뭇매를 맞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용맹무쌍하게 깡패들에게 돌진한 어린 윤나영의 독기는 그녀의 모습 자체입니다. 독하고 겁없는 모습, 이 모습은 14년 후 깡패들에게 폭행을 당하면서도, 무섭도록 독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과 연결되었고, 아이(백인기)를 출산하는 과정에서도 보여 주었지요. 제왕절개를 한 수술 자국을 가진 채 부잣집에 시집갈 수 없다는 윤나영, 차라리 아이를 죽여달라고 까지 하는 잔인하고 독한 여자입니다.
어린 윤나영이 생 고래고기를 억지로 아역 조민기의 입에 밀어넣고 재미있게 웃는 모습, 아버지에게 엉덩이를 두드려 맞고는, "내가 아버지라면 자식들한테 부끄러워 바다에 빠져 죽어 버렸을 거다"라는 모습, 깡패들에게 맞으면서도 독하게 반항하던 모습은 제빵와 김탁구의 서인숙보다 독한 독종이 나온 것같은 생각까지 들게 하더군요. 새로운 드라마가 탄생될 때마다, 악녀는 더 독하고 악하게 업그레이드되는 것 같아 겁이 날 정도였어요. 그리고 급하게 시대를 뛰어넘어 20대의 그녀는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몸망친 여인으로, 불행과 비극의 인생 출발점에 놓이게 됩니다. 화려한 그녀의 욕망까지도 포함되어서 말입니다.
신은경의 연기는 엄마가 뿔났다 이후 브라운관에서 처음 본 저로서는 그녀의 낯선 변화가 어색하게 보였는지도 모르겠어요. 스물 대여섯 살의 딸과 아들을 두었다고는 보이지 않은 모습을 커버하기 위해, 엑서서리로 나이듦을 연출하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모습을 중년부인이라고 인정하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네요.  
윤나영이라는 인물의 인간적인 갈등이나 고뇌는 배제한 채, 독한 캐릭터만을 강조한 라이프 스토리는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돈을 쫓는 인물이라는 한 측면만을 부각시켜 신은경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내면연기를 살리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그럼에도 생중계하는 듯 보였던 출산 장면이나 깡패들과의 몸싸움에서의 연기는 소름끼치도록 좋았습니다.
윤나영이라는 인물을 돈에 집착하는 캐릭터로 설명하기 위해, 시종일관 독한 모습만을 남발하지 않았나 싶더군요. 신은경의 연기는 좋았지만,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격렬한 감정을 과도하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그래서였는지 잠깐 등장한 서우와 유승호가 오히려 캐릭터의 신비감도 있어 보였고, 호기심도 생기더군요.
특히 첫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는데, 유승호와의 갈등 장면은 연극무대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복고풍 드라마를 보는 듯해서 말이지요. 예컨데 이런 장면입니다. '유승호가 엄마를 밀친다, 그다지 힘을 주지 않았는데도 연극무대에서 처럼 털썩 바닥에 팽개쳐 진다, 바닥을 질질 기어가며 아들을 잡으려 한다, 아들 나간다, 눈 크게 뜨고 일어서서 총알처럼 따라 나간다...' 신은경과 유승호의 첫장면, 드라마의 첫이미지였는데, 카메라 샷이 들어가는 구도도, 클로즈업시키는 장면도, 신은경의 정형적인 동선이 연극무대의 한장면처럼 보여졌어요. 연출을 우스꽝스럽게 한 예라고 할 수 있겠지요. 

비슷한 장면이 또 나왔는데요, 그녀의 딸 백인기와의 장면이었어요. 촛불을 잔뜩 켜두고 약먹은 백인기가 쇼파에 앉아있고, 그 아래 무릎꿇은 윤나영의 장면이었어요. 드라마가 왜 이렇게 연극같지?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서우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더군요. 서우의 조소하는 듯하면서도 사연있어 보이는 복잡한 표정을 보는 순간, 드라마 속으로 빨려 들어 갔습니다. 서우가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생각은 했었는데, 짧은 한 장면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고, 백인기라는 인물에 호기심이 강하게 일더군요.
"나는요, 아줌마가 죽어 버렸으면 좋겠어. 그래줄 수 있어요?". 섬뜩하리 만치 차가운 백인기의 대사, 그리고 한 순간에 표정이 바뀌면서 "나 안 보고 싶었어요?"라는 대사만으로 두 사람의 복잡한 관계는 설명이 되고도 남았지요. 서우의 풀린 듯한 눈, 그리고 그 차가움과 광기가 서린 대사는 백인기라는 인물의 입체적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들었지요. 생모에 대한 분노, 증오, 복수심, 그리고 민재는 오지 않는다며 "그 애는 천사니까..."라며 팔을 늘어뜨리는 장면에서는 그녀의 아픔이 감지되기도 했습니다.
순간순간 변하는 서우의 눈빛연기는 백인기라는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다 보여주는 듯 강렬했습니다. 가히 눈빛연기의 팔색조같아 보였습니다. 서우의 나즈막히 뇌까리는 듯한 대사와 차갑고도 섬뜩했던 눈빛이 캐릭터의 복합적인 내면을 보여주었고, 백인기라는 인물이 짧은 순간에도 입체적이면서도 흥미롭더군요. 

"눈을 떠서 날 봐, 네가 듣고 싶은 말 이 엄마가 해줄게" 약을 먹은 딸을 보는 엄마의 입에서 나오기에는 어울리지 않은 거추장스러운 대사였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부연 장면이었지요. 윤나영이 출산했던 그 아이가 백인기였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겠지요. 민재를 뒤따라 간 윤나영에게 조민기가 "민재는 당신하고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다"의 대사처럼 말이지요. 두 사람의 출생의 비밀을 첫회부터 터뜨리고 간 것은 민재와 백인기의 해피엔딩을 위한 사전 복선이었고, 막장코드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보호장치로 보입니다.
출생의 비밀과 불행한 과거, 돈에 대한 욕망으로 일그러져 가는 윤나영, 생모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 복수심 등의 자극적인 장치들로 이 드라마의 막장 냄새가 농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화장치는 마련한 것같더군요. 천사라고 표현했던 민재(유승호)의 사랑이 정화 장치의 한 축이 될 듯하고, 극의 중심을 잡는 이순재가 또 한 축을 담당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수한 막장코드가 범람했던 제빵왕 김탁구에서 김탁구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팔봉선생의 사람을 따스하게 품는 마음으로 드라마의 막장요소들을 희석시켜 갔듯이 말이지요.
천사라는 표현에서 엿볼 수 있었듯이, 순수한 영혼의 결정체일 듯한 민재(유승호)의 캐릭터도 흥미로운데, 이제 첫방송이어서 많은 것을 캐치하기는 힘들었어요. 하지만 전작 공부의 신에서 학생의 모습으로 기억에 남겨져 있다가, 유승호의 성숙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으니, 성인연기자로서의 도전은 이미지만으로는 반은 성공한 듯 보입니다.
아직 서우와의 장면이나 드라마 속에서 유승호의 많은 부분을 보지 못해, 전체적인 평을 내리기는 섣부른 것 같지만, 유승호의 연기나 풍기는 분위기는 좋았어요.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되어야 유승호와 서우 커플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기에, 유승호의 성인연기자로서의 변신은 좀더 지켜 봐야 할 듯 싶지만, 개인적으로는 서우 못지않는 팔색조의 눈빛을 가진 유승호에 대한 기대감도 큽니다. 차를 몰고 가며 "인기야 전화좀 받어" 하는 장면만으로는 유승호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기도 했고요.
유승호는 묘한 눈빛을 가진 배우에요. 한 없이 어린 눈빛이기도 했다가, 성숙한 청년의 눈빛도 묻어 나오고, 정말 연기자에게 천금같은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좋은 눈빛을 가졌지요. 슬픔과 우수, 시니컬하고 장난기 있으면서도, 따스함까지 묻어 있는 유승호 눈빛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성인연기의 도전도 성공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참, 목소리도 성숙하고 깊어진 게 느껴지더군요. 
서우가 연기하는 백인기라는 캐릭터에게서는 짧은 신만으로도 다양한 심리들이 보여지더군요. 애증, 증오, 슬픔, 그리고 사랑, 화려함 속에 감춰진 퇴폐스러운 분위기까지 서우의 백인기라는 인물은 극의 재미를 더해 줄 흥미롭고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백인기라는 화려한 모습 속에 감춰진 다양한 모습들이 서우에 의해서 어떻게 펼쳐질 지 가장 기대가 되네요.
유승호와 서우는 나이차에 대한 선입견을 불식시켜야 하는 부담감까지 있겠지만, 연기력으로 커버해 가야 할 듯 합니다. 서우의 동안과 유승호의 깊고 성숙한 눈빛이 나이차를 메꾸는데 도움이 될 듯하고, 두 사람의 검증된 연기력이 있으니, 나이차가 의식되지 않은 멋진 커플로 성공할 수 있을 것도 같아 기대가 큽니다.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장면을 보지 못해서 아직은 뭐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왕 드라마에서 커플이 되었으니, 연기력으로 그 갭까지 극복했으면 좋겠네요.
겁날 정도로 무서워진 악녀로 돌아온 신은경, 유승호의 첫 성인연기 도전, 그리고 화려함 속에 감춰진 슬픔과 애증을 보여 줄 서우, 연기파 배우들이 일단 시선을 끌기에는 성공했고, 내공있는 배우들의 연기파 배우들이 포진해 있으니, 탄탄한 스토리로 촘촘하게 엮어진다면 꽤 흥미로운 드라마가 될 듯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셨다면 아래의 추천손가락 View On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