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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13 '바보엄마' 신현준의 폭풍눈물, 아프고 안타까운 이유 (1)
2012.05.13 09:17




바보엄마는 잔인한 드라마입니다. 너무 늦게 알아서 긴 시간 지옥같은 고통 속에서 살게 한 진실은, 미움보다 더 큰 후회로 가슴을 후벼팝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으면 싶은 사람들에게 행복이 허락될 듯하지 않은 불길함때문에 이 드라마는 더 잔인한 아픔을 예고합니다. 짧은 바다여행처럼 말이지요.
특히 마음 졸이게 되는 인물은 바보엄마 김선영과 개장수 아저씨 최고만입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김영주보다는 김선영에게 눈길이 가고, 그녀를 사랑하는 최고만을 보듬고 싶어지는 것은, 그들의 가슴에 난 커다란 생채기때문이에요. 평생 주기만 할 줄 알았던 바보엄마 김선영, 평생 모을 줄만 알았지 주는 것을 몰랐던 천재바보 최고만, 이제는 받는 행복이 무엇인지, 주는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된 두 사람에게 시간이 많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가슴아픕니다.
어려서 가족을 잃고 오로지 돈만 벌어왔던 최고만의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대한 그리움의 눈물에 가슴이 먹먹해져 왔던 것은, 그 외로움의 깊이가 절절하게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최고만이 그리워하는 가족과 엄마 손맛을 느끼게 해 준 김선영은, 최고만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엄마, 아직도 기다리고 있는 엄마였습니다. 
프로포즈를 할 생각으로 들뜬 마음으로 데이트를 나간 최고만 앞에서 김선영이 의식을 잃고 쓰러집니다. 매력덩어리 김선영의 상태가 날로 악화되는 것이 어떤 의미임을 알기에 최고만은 아이처럼 웁니다. 열 한 살에 미국으로 유학을 갔던 수학천재 최고만, 주위에서 최고라고 칭찬하고 떠받들어 주는데도 시간이 지나자 외로웠습니다. 엄마 아빠가 필요한 나이 닻별이처럼 말이죠.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 우는 최고만을 위해 비행기에 올랐던 그의 부모는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뜨고 말았지요. "그 꼬맹이는 아직도 그 나이야. 몸은 자랐지만 생각은 그 때 나이야. 머리로는 아는데 인정을 못해. 맨날 기다리는 거지, 길 잃은 강아지처럼...".
최고만이 김선영을 안고 우는 모습이 꼭 길 잃은 강아지같아서 마음 한구석이 무너져 내려옴이 느껴지더군요. "당신 길 안잊어. 내가 꼭 붙잡고 있을테니까 얼른 돌아와", 영영 오지 않은 엄마처럼 가버릴까봐 두려운 최모만입니다. 김선영의 손에 준비한 반지를 끼어주며, 눈물의 프로포즈를 하지요.
(**신현준의 눈물이 상당히 오글거리는 대사들보다 더 낫더군요::)
김선영의 상태를 알게 된 영주, 심장이 째지는 듯 아파옵니다. 이제서야 엄마를 엄마로 부르게 되었는데, 엄마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닻별이에게 엄마라고 불리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서 힘든 영주인데, 엄마를 부를 수 있는 시간도 길지 않다고 합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왜 이 모녀에게 이토록 가혹한지 말입니다.
잠든 선영에게 "엄마 사랑해"라고 말도 못해줬다고 우는데, 가슴이 미어지더라고요. 엄마란 그런 존재인가 봅니다. 나이들어서도 응석을 부리고 싶고, 응석부릴 시간이 짧아감에 한없이 죄송스럽고 그립고 부르고 싶은 이름...
곱단엄마를 모시고 꽃부리 과수원에도 가고, 처음 둘이 소풍가려고 했다가 혼났던 바다에도 놀러가고, 왜 그동안 이렇게 하지 못했는지 후회스러운 영주지요. 엄마가 아이처럼 행복해 하는 모습이 좋아, 심장이 당장에 멈춘다고 해도 영주는 선영엄마의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아 죽을 힘을 다해 백사장을 함께 달립니다. "사랑해", 그동안 못했던 말을 큼직하게 글로 새겨봅니다.
김선영 우리엄마. 엄마의 얼굴에서 웃음이 가셨습니다. 딱따구리, 젠장맞을 딱따구리가 찾아왔답니다.
악성종양으로 조직검사 결과가 나와, 김선영에게는 희망이 없네요. 영주에게 심장을 주고 간다는 원작내용대로 결말도 가려나 봅니다. 개장수 아저씨 불쌍해서 어쩌나요? 40여년만에 처음으로 다시 가족이 생긴 것같아 행복하다고, 집에 오면 가족들이 기다려주고, 돌아올 가족이 있어서 좋다는 최고만인데 말이에요.
최고만이라는 캐릭터는 어쩌면 이 드라마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인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그 캐릭터가 좋은 이유는 세 모녀의 갈등을 풀어주는 완충지였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아직도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 성장이 멈춰버린 어른, 그를 덜자란 듯한 순진한 어른으로 그린 것은 '어머니'와는 다른, '엄마'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풀어내기 위함이었을 것이고요. 그래서 개장수 최고만의 입에서 엄마라는 말이 나와도 전혀 낯설음이 없었고, 오히려 애틋함이 더 전해지지요. 쉰이 넘은 중년아저씨인데도 말이지요.
이 드라마는 처음에는 김영주에게 쉴틈없이 닥쳐오는 불행들때문에 울화통 비슷한 짜증이 났었는데, 후반으로 가면서는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에 또 편하게 보는 것을 포기하게 합니다. 깨알웃음을 준 최고만과 김집사라는 매력덩어리들로도 극복하지 못한 '엄마'라는 존재의 무거움때문입니다. 세상 모든 어머니들 앞에 자식들은 감사함과 한편으로는 죄스러움을 느끼기 때문이겠지요. 어머니가 되어서도 내 어머니에게는 또 자식일 수밖에 없는 우리들이기 때문에 말이지요.
김선영과 김영주 두 모녀가 최고만에게 눈물로 부탁하는 장면이 긴 여운으로 남네요. "제 심장 좀 구해주세요. 불쌍한 우리엄마보다 하루라도 살 수 있게, 아니 딱 하루만 더 살 수 있게 제 심장 좀 구해주세요". 조직검사를 받은 김선영은 최고만을 아버지로 착각하고 울지요. "아부지. 나 쪼매만 여기 있다가면 안됩니까? 우리 영주 이제 내한테 엄마라고 부르거든예. 그러니 천 번만, 아니 백 번만 엄마 소리 듣고 따라거면 안돼요?".
아픈 자식을 둔 어머니의 소원이 그 자식보다 딱 하루만 더 사는 것이라고 하지요. 뇌종양 판정을 받은 엄마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달라는 심장병 환자 김영주, 엄마 소리가 너무 좋아 조금만 더 듣고 싶다는 뇌종양 환자 김선영, 딸과 엄마의 더 살고 싶은 이유가 목까지 안타까움으로 차오르네요. 두 모녀의 절절한 애원을 듣는 최고만은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게 아플까 싶습니다. 그의 돈으로도 할 수 없는 일들이기에 말이지요. 최고만이 김영주를 집으로 들어오라고 설득하면서 그렇게 말했지요. 돈 무지 많은데도 할 수 없는 게 있다고요. "사람 수명 늘리는 거랑 가족과 함께 살지 못하는 것".
엄마의 손맛을 느끼게 해 준 여자 김선영, 그리고 그녀의 가족들, 그 속에서 최고만은 40년만에 처음으로 가족이 이런 거구나라는 느껴서 행복했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족이었죠. 김선영을 몰랐더라면, 그 건방진 궁뎅이를 만나지 못했다면 느낄 수 없었던 행복이었지요. 그런데 그 건방진 매력덩어리가 조금만 더 살게 해달라고 합니다. 최고만이 유일하게 하지 못하는 일 중의 하나인데 말이지요. 
자식을 하루라도 더 오래보고 싶어하는 어머니, 엄마를 하루라도 더 보고 싶은 딸, 이 드라마는 김선영과 김영주의 극단적인 상황을 통해 사랑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진한 눈물로 그 시간의 짧음과 하지못한 말들에 대한 후회를 최고만이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줍니다. 최고만처럼 하루 아침에 길잃은 강아지가 될 수도 있음을, 그래서 많이 많이 사랑하며 살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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