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천'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09.12.23 '선덕여왕' 시청자 울린 최고의 명장면, 피눈물 비담 (38)
  2. 2009.12.09 '선덕여왕' 사랑마저 허락되지 않은 비담의 슬픈 운명 (29)
  3. 2009.12.06 '선덕여왕' 비담이 춘추와 싸워야 하는 이유 (31)
  4. 2009.12.02 '선덕여왕' 날개잃은 비담, 미실의 마지막 뜻은? (52)
  5. 2009.11.04 '선덕여왕' 미실이 쏜 화살, 비담에게로? (38)
2009.12.23 07:27




선덕여왕이 62회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쳤습니다. 마지막회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될 거라고 생각했던 비담의 최후 장면에서는 눈물을 펑펑 흘리고 말았어요. "덕만까지 70보...덕만까지 30보...덕만까지 10보...."
애절했던 비담의 마지막 가는 길, 비틀거리면서도 오직 사랑하는 여인 덕만을 향한 비담의 눈빛과 목소리가 너무나 선명해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눈물이 흐르네요.
가슴을 무엇인가가 내리 누르듯 답답하고 아파오는 게 비담의 마지막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끝내 닿지 못하고 쓰러져 버린 비담의 떨리는 손을 지금이라도 덕만 손에 쥐어주고 싶어서, 그 장면을 다시 촬영하라고 하고 싶을 정도에요. 
눈물로 범벅되었던 비담의 최후편, 선덕여왕 마지막회 내용정리하면서 제 마음도 진정시켜야겠습니다. 오랜 시간 애정과 애증으로 함께 했던 드라마라 끝났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허탈합니다. 지금까지 선덕여왕을 시청하며 느꼈던 것은 어제 글<'선덕여왕'의 치명적 실수, 비담의 난>에서 밝혔고, 마지막회는 드라마 내용 위주로 주요 장면에서 보여 주었던 대사의 의미들을 정리하면서 선덕여왕 포스팅을 마칠까 합니다.

"폐하는 널 끝까지 믿었어"  
불 붙은 연이 하늘로 올라가자 월성에 떨어진 유성으로 사기가 떨어진 덕만측 병사들은 환호를 지르고, 비담군 병사들은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불붙은 연을 신호탄으로 비담군이 주둔하고 있는 명활산성을 향해 양동작전을 펼치고, 유신은 반란군 진압에 성공합니다.
직접 군사를 이끌고 나가려던 비담은 산탁으로부터 이 모든 것이 염종의 계략에 의한 것임을 알고, 나쁜 자식 염종을 죽여버리지요. 염종은 죽는 마당에도 실실 웃으며 비담의 상처를 후벼 파는데, 뭐 저런 싸이코가 있나 싶었어요.
"내가 아니어도 넌 여왕을 차지하기 위해 뭐든 했을거야. 왕이 되고 싶은 너, 다 가지고 싶은 네 안의 욕망때문에 비롯된거야" 그리고 연모가 이뤄졌다 해도 결국은 난을 일으켰을거라며 비담의 아킬레스건, 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건드립니다. 나쁜 놈 염종, 그래도 마지막에는 비담에게 덕만의 진심을 전해주었네요. 
"폐하는 널 끝까지 믿었어"
"믿지 못한 것은 너였고, 흔들린 것도 너야. 니들 연모를 망친 건 폐하도 나도 아니야, 너 비담...."
에라이 나쁜 자식, 매를 벌어요. 암튼... 염종의 뒷말은 이어지지 못했지요. 비담의 칼을 받느라고 말이에요. 나쁜 자식, 너한테는 잘가라는 말도 해주기 싫다(진짜 염종 미워요ㅠㅠ).

"칼쓰지 말고 낫과 호미를 잡고 살거라"
덕만의 진심을 알게 된 비담은 모든 게 꿈인 듯 무너지고 맙니다. 오직 남은 것은 죽기전에 덕만의 얼굴을 보고 전하고 싶은 한마디 뿐이었어요. 갑옷도 벗어 버리고 덕만을 주군으로 모셨던 신하도, 상대등이라는 직함도, 권위도, 난을 일으킨 수장도 아닌, 오직 한 여자를 연모한 남자 비담의 모습으로 달려갑니다. 풀어 헤친 상투, 벗어 버린 갑옷은 덕만을 여왕이 아닌 한 여자로 연모했음을 보여주려는 비담의 진심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염종의 계략을 알려주었던 산탁에게 금붙이를 주며 "가거라, 멀리 가서 칼 쓰지 말고 낫과 호미를 잡고 살거라" 했던 말은 비담이 꿈꾸었던 세상이었어요. 사람들은 비담을 왕이 되려 한다고 끊임없이 오해하고 충동질 했다지만, 비담은 그의 푸른 꿈 덕만을 가슴에 품는 순간부터 낫과 호미를 든 평범한 지아비의 삶을 꿈꾸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덕만이 왕이 아니었다면 초가삼간이어도 행복했겠지요. 여왕을 사랑했기에 이루지 못한 소박한 꿈을 산탁이 대신 살아주길 바랬는데, 그 소박한 바램마저 산탁의 죽음으로 빼앗아 버린 제작진이 순간 야속해지더군요.

"나를 베는 자 역사에 남을 것이다. 유신, 해 주겠나?"
비담은 칼 한자루 달랑 들고, 덕만을 향해 갑니다. 그 길이 죽음의 길이라는 걸 알면서도요. 
"나를 베는 자가 역사에 남을 것이다" 장열한 한마디를 던지고 칼을 빼든 비담은 하나 둘 자신을 가로막는 병사의 목을 베고 앞으로 나아 갑니다. 숨을 헐떡이는 비담을 유신이 가로 막았지요. 유신의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덕만을 발견한 비담은 "저기 폐하가 계신가?"라며 유신에게 자신의 마지막을 유신이 끝내주라고 합니다.
"유신, 생각해보니 우린 제대로 승부를 낸 적이 없는 것 같군" 라며 칼자루에 손을 묶은 비담이 "해주겠나" 라고 한 말은 유신에게 자신의 목숨을 거둬달라는 부탁이었겠지요. 다만 덕만에게 마지막 말을 전한 후에 말이에요.

"덕만까지 10보....덕만...덕만아..."
덕만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덕만까지 70보.... 덕만까지 30보.... 덕만까지 10보...." 화살을 맞은 비담은 끝내 덕만에게 다다르지 못하고 유신의 칼을 받았지요. 비담도 울고, 죽어가는 비담을 보며 어찌할 수 없는 덕만도 울고, 시청자도 울고, 하늘도 땅도 울었던 장면이었지요. 드라마의 내용이야 어찌 되었든 그 장면에서는 울음바다가 되었을 것 같아요.
유신의 칼을 맞고 쓰러지는 비담의 눈에는 피눈물이 흘렀어요. 그 사랑이 얼마나 애절했으면, 몇 발자국만 가면 닿을 수 있는데,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푸른 별 덕만에게 향한 절절한 비담의 마음은 피눈물이 되어 흐르고, 유신에게 기대어 비담이 하고 싶었던 말 "덕만... 덕만아..."라며 이름을 부르며 쓰러집니다. 덕만을 향해 시선을 고정한 채 덕만을 향해 손을 내밀면서요. 죽어가는 비담을 보며 덕만도 쓰러져 버렸지요.
3일 후 깨어난 덕만이 유신에게 물었지요. 비담이 마지막에 한 말이 무엇이었느냐고요. 유신으로 부터 비담이 마지막에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는 것을 들은 덕만은 말없이 눈물을 흘리고, 비담의 마음을 전해 받았지요. 비담이 덕만에게 연모를 고백할 때 말했지요.
"공주가 되고서 모든 것이 변했다.  어느 날 네가 나타났다. 넌 내가 공주가 된 후에도 반말을 했고 너만은 나를 예전의 나로 대했고 편했다" 그런데 왜 변했느냐고 묻는 비담에게 덕만은 "난 이름이 없으니까. 왕은 이름이 없어. 난 그냥 폐하다. 이제 아무도 내 이름을 부를 수 없다" 라고 하였지요. 비담은 자기가 이름을 불러주겠다고 하였지요. "내 이름을 부르는 건 반역이다. 네가 연모로 내 이름을 불러도 세상은 반역이라 할 것이다."
덕만은 비담과 주고 받았던 대화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지요. 비담의 마지막 말을 알았으니까요. 세상이 반역이라 할지라도 비담을 자신을 한 여인으로 연모하고 끝까지 사랑하고 갔음을요. 유신이 차마 입에 담지 못하는 불경한 말이었다고 했던 것처럼 세상은 비담의 연모를 반역이라 하지만, 비담은 그저 저잣거리 아낙네에게도 있는 이름자 하나 불러 주고 싶었던 지아비이고 싶었다는 것을요.    
사족으로 선덕여왕 마지막회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 하나는, 비담이 죽어갈 때 덕만이 걸어 와서 손이라도 잡아 주었으면 했어요. 되돌려 온 반지를 다시 비담 손에 꼭 쥐어 주고 서로 애틋한 미소를 나누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미련이 남네요. 비담이 너무 가엾잖아요. 하지만 비담은 덕만이 자신을 끝까지 믿어 주었다는 것은 알고 죽었으니, 버려짐의 상처는 극복했을 거라 믿어요.
비담의 최후 장면은 선덕여왕 마지막회를 빛낸 최고 명장면이었습니다. 미실이라는 희대의 여걸을 연기했던 고현정의 카리스마, 똘끼로 충만했던 닭도령 비담의 이중적인 캐릭터를 가장 잘 소화해 준 김남길은 선덕여왕 인물들 중 가장 사랑 받았던 캐릭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꿈틀거리는 야망, 버림받은 상처, 한 여인을 향한 순애보 사랑의 비극적이고 순수한 모습 등 복합적인 캐릭터를 열연한 김남길은 마지막 장면에서도 화려한 무술신으로 몸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멋진 액션신 만큼이나 변화무쌍했던 눈빛연기는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견뎌야 해, 견뎌 내"
유신과 함께 산에 오른 덕만은 서라벌을 내려다 보며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유신에게 들려 준 어릴 적 계림에 처음 왔을 때 꾸었던 꿈 속의 여인, 덕만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면서요. 어린 덕만의 꿈 속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덕만이 이런 말을 했다네요. "덕만아, 지금부터 많이 힘들거아. 그리고 많이 아플거야.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을 거고 너무나 외로울거야.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지만, 실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할거야. 그래도 건뎌야 해. 견뎌. 견뎌내"
요지는 인생이란 공수래 공수거이다. 하지만 그 과정을 치열하게 살아내야 한다 이런 말 같은데, 듣고 보니 덕만의 인생을 함축적으로 말한 것 같기도 하고, 우리네 인생에 대해서 말한 것 같기도 해요. 가지기 위해, 오르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누구나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다. 
하지만 '역사란 그 치열한 견딤이 축적되는 과정이다'라는 의미같습니다. 치열하게 견뎌 나가는 사람들이야 말로 시대의 주인이고, 역사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선덕여왕에 출연했던 덕만공주 이요원, 미실 고현정, 비담 김남길, 유신 엄태웅, 알천 이승효, 춘추 유승호, 문노, 죽방, 고도, 미생, 설원랑, 보종, 하종, 칠숙, 소화, 기타 언급하지 많은 모든 연기진과 제작진 모두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중간 중간 스토리를 혼란스럽게도 했지만 마지막까지 집필에 몰두하신 작가진도 수고 많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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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9 08:14




신국에 경사스런 소식이 겹친다 싶더니 다시 먹구름이 깔려 버린 선덕여왕 58회였어요. 유신군이 백제의 계백군을 무찌르고 보무당당하게 서라벌로 입성하고, 유신군의 승전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덕만은 경사스런 소식을 전합니다. 국혼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에요. 세상에 노처녀가 시집가고 홀아비가 재혼했다는 소식 만큼 또 기쁜 소식이 있을까요. 그런데 덕만이 혼인을 하겠다는 사람이 비담이라는 말에 얼음땡된 신라 조정이었지요.
지난 밤에 미실 사당에서 덕만이 비담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살포시 안기는 장면 분위기가 수상했는데, 하루밤에 만리장성을 쌓았는지 혼인까지 하겠다 하니 비담이야 세상을 얻은 듯 기뻤겠지요. 노처녀 덕만 가슴도 울렁울렁 잠도 못이룰 정도라네요. 아, 저도 일단 드라마가 어떻게 흘러가든 이제는 그저 보여주는 대로 즐기기로 했어요. 사랑하는 두 청춘(?늙은 청춘)이 백년가약을 맺는다는데 어찌됐든 축하할 일이지요. 뭐 이만한 선남선녀도 없을 듯 싶고요.
유신도 "폐하를 위로하고 안아줄 사람이 자네일세. 자네의 연모가 폐하에게 고통이 되게 해서는 아니되네" 라며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었어요. 쿨가이 유신이에요. 그런데 용춘공은 국혼 소식에 비틀거리며 털썩 주저앉는 모습을 보니 충격이 꽤 큰 듯한데, 그 동안 덕만에게 흑심을 품었었나 봐요. 하긴, 역사속에서는 두 사람 인연이 있었지만, 참 뜬금없었어요.

이번 글은 정치, 왕, 대업, 삼한일통, 꿈, 전쟁 등 모든 것을 떠나 비담의 마음에 대해서만 쓰기로 했어요. 왕이라는 이유로 여인으로서 누려야 할 것들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덕만도 불쌍하지만, 비담만큼 가련한 인생도 없어 보여서 말이에요. 비담의 난이 전개되면 아마도 이런 감정마저 처절하게 사라져 버릴 것 같아서요.
어머니로 부터 버림받고, 스승문노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천둥벌거숭이처럼 살아 온 비담에게 덕만은 공주이기 전에 세상에서 처음으로 자신을 봐 준 사람이었지요. 미실이 물었었지요. 왜 덕만이냐고... 비담은 자신이 오리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합니다. 오리는 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봐 준 것을 어미라 따른다고요. 
하지만 그런 비담에게 덕만은 눈길을 주지 않았어요. 덕만의 마음에는 유신이라는 다른 사내가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덕만의 마음을 알기에 자신의 마음도 내비치지 못하고 속앓이만 수년 간을 해왔지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덕만도 어느 순간 비담의 눈길과 손길을 의식하기 시작했지요. 덕만은 왕이라는 신분때문에, 그리고 왕좌에 앉기까지 미실이라는 인물과 목숨을 걸고 싸워야 했고, 왕의 자리는 언니 천명의 목숨과 맞바꾼 자리였고, 삼한일통과 강한 신국 건설의 꿈을 위해 아무도 넘보지 못하도록 지켜야 하기에 누구에게도 곁을 주지 않으려 했던 거지요.

비담은 덕만이 연모했었고 누구보다 믿고 있는 유신에 대한 질투심을 억제하지 못하고 유신과 대립하고 궁지에 몰아 넣는 모함도 하지만, 천운이 유신에게 있었는지 백제의 공격으로 유신은 오히려 신라의 구국영웅이 되었지요. 비담의 야망이 무엇이었는지 이제는 저도 모호해지기 시작했어요. 야망이 먼저였는지 덕만에 대한 마음이 먼저였는지, 아니면 둘다였는지... 하지만 이번 58화는 비담의 진심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를 해주었네요. 
비담은 덕만이 왜 자신을 경계하는지를 잘 알고 있어요. 자신을 곁에 두게 될 경우 그 후폭풍이 어떻게 불어닥치게 될지를요. 황실측은 비담의 세를 경계할 것이고, 비담의 기반세력은 비담을 충동질 해 야심을 키우게 할 것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또한 덕만이 우려하고 있는 것도 이런 권력 다툼에서 불어닥칠 피바람이라는 것을요. 비담은 덕만에게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기 위한 징표로 맹약서를 2부 작성해서 나눠 가지지요. 혹시라도 덕만이 죽는다면 자신은 모든 정무와 권력에서 손을 떼고 속세를 떠나겠다는 서약이었지요.
비담의 진심을 담은 맹약서는 덕만의 마음을 움직이고 덕만도 조정신료들 앞에서 국혼을 선포하게 되었지요. 덕만의 말에 비담도 머쓱해 하며 놀라면서도 소년처럼 긴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비담은 덕만의 말대로 덕만만을 바라 보는 순진한 어린 아이였나봐요. 덕만이 방긋 웃어 주고 손을 내밀자 그동안 키워 왔던 불같은 야망도 다 내려 놓겠다고 하는 걸 보니 말이에요. 삼한지세의 주인이 되어 천년의 이름을 가지겠다는 꿈보다 큰 자신의 푸른 꿈이 돼버린 덕만, 비담은 자신의 하늘이 되어 버린 덕만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 합니다. 스승이 남겨준 삼한지세도 주인 유신에게 넘겨주었지요. 유신에게 삼한지세를 넘기는 것은 비담의 마지막 야망 한줌까지 모두 내려놓는 모습이었어요.
그러나 기쁜 소식도 잠시 호사다마라고 신라에 우환이 생깁니다. 거만한 당사신이 신라에서 뭐 얻어 먹을 심산으로 들어오고, 사기꾼 같은 염종은 비담 방에서 몰래 맹약서를 훔쳐봐 버렸지요. 계산에 빠르고 간사한 염종이 비담이 덕만에게 약속의 징표로 작성한 맹약서를 보고 가만 있을 리 없지요. 염종은 비담과 덕만이 밀약을 한 사실을 미실파 귀족들에게 폭로하고, 비담을 둘러싼 인물들은 비담을 모함에 빠뜨릴 계략을 세우지요. 이제 겨우 마음 잡은 비담을 세상이 가만 두려 하지 않으려 하나 봅니다. 기득권을 가진 자들이 궁지에 몰리게 되었으니 자기 주인도 물려고 덤벼드는 거에요. 그런게 세상인심이고 권력이라는 것이겠지요. 
염종, 참 미워요ㅜㅜ.
염종은 미생과 짜고 "당의 사신은 여왕불가론을 신국 조정에 주청하고, 당은 신국의 요청대로 3만의 대군을 대고구려 전쟁 시 지원한다"는 얼토당토 않은 밀약을 나눈 인물이 비담이었다고 오해하게 합니다. 정혼자의 배신에 억장이 무너지는 덕만이나, 이제 겨우 진심을 보여 주고 마음을 얻어 모든 것을 버리고 덕만 하나만을 바라보겠다는 비담의 순애보가 산산조각날 위기에 처했으니, 비담과 덕만의 운명이 가혹하기만 합니다.  
간밤에 잠 못드는 덕만을 위해 가슴에 살며시 손을 올려주고, 자장자장 재워주던 비담의 연민과 사랑에 가득찬 눈빛에 또 다시 검은 그림자가 드리울 것 같으니 가슴 아프네요. 아기처럼 모든 것을 맡기고 편안하게 잠든 덕만을 내려다 보며, 비담은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폐하의 꿈을 이루게 해주겠다고, 그리고 폐하를 꼭 지켜주겠다고 다짐했을텐데, 비담의 행복은 하루만에 끝나 버린 일장춘몽이었던 걸까요?
조용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가만 두지 않고, 오직 한 여인만 바라 보겠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세상을 가지라고 하네요..비담의 가혹한 운명은 사랑마저 허락되지 않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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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6 06:46




미실의 퇴장 이후 선덕여왕의 시청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예견된 사실이다. 이는 고현정의 카리스마와 매력적인 미실이라는 인물에 치중했던 제작진의 노력(?)의 결과물이기에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미실이라는 인물에 눌려 미실의 생전, 그리고 사후까지 드라마의 중심축이 되고 있지 못하는 있는 여왕 덕만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제작진의 실수는 미실 사후 선덕여왕의 중심축으로 비담의 난을 위해 유신과 비담을 부각시키려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유신과 비담의 대립을 보는 시청자는 심히 불편하다. 왜?

정치가 미실 vs 영웅유신 vs 질투비담의 실수
이유는 간단하다. 유신이라는 캐릭터는 오직 가야와 신국을 지키기 위한 영웅만들기에 주력하고 있고, 비담은 덕만에 대한 사랑하나로 모든 것을 빼앗으려 하고, 걸리적 거리는 것은 가차없이 쳐 버리는 질투의 화신으로 그려버렸기 때문이다.
미실이라는 희대의 악역이 왜 사랑받았을까? 그것은 드라마가 미실을 끝까지 정치가로 그렸기 때문이다. 황후라는 꿈은 미실의 신분상승을 위한 것이 아니었고, 미실의 난 역시 정치가로서 품었던 야욕이었다. 또한 덕만공주와 미실의 대립은 다분히 정치적이었다. 덕만과 미실의 정치관, 혹은 대의에 대한 첨예한 대립 갈등구조가 시청자들에게는 선과 악을 떠나 흥미진진했고, 쌍방의 정치적 수에 대한 팽팽한 승부수를 지켜보는 재미가 선덕여왕을 끌어가는 힘이었다는 것이다.

새털만큼 가벼운 비담의 정치적 명분
그런데 유신과 비담에게는 이 정치적 대립구조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새털만큼의 무게보다 가볍다. 명분도 없고 대의도 상실된 그저 남자들 주먹다툼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으니 그 내용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유신이 신라의 구국영웅으로, 그리고 시대의 주인 여왕 덕만이 사람을 얻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충돌하는 인물로 비담을 대립구도로 세웠는데, 제작진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을 간과했다.
비담의 연모에 대한 좌절감에 비중을 두다보니 비담에게서 정말로 보여져야 할 정치적 명분을 없애 버렸다는 것이다. 미실을 끝까지 정치가로 그려준 것에 비하면 찌질남으로 변질시켜 버린 비담의 캐릭터는 종영을 앞두고 있는 선덕여왕의 가장 큰 실책이라 아니할 수 없다.
비담의 꿈, 미실이 남겨주었고 문노의 삼한지세 책의 주인이 되고자 품었던 야욕의 무게를 연모를 거절당한 찌질남의 투정쯤으로 절하시켜 버린 것이다. 독수리를 참새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연모을 거절당하고, 여왕덕만의 믿음을 얻는 데 실패한 비담이 난을 일으킨다는 설정은 비담의 난 그 정치적 성격을 감정놀음 따위가 빚는 치정극쯤으로 그려버리고 있으니, 설득력과 흥미를 떨어뜨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비담을 견제하는 여왕 덕만과 비담의 대립갈등 구조 역시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왕 덕만은 비담의 왕권에 대한 도전과 자신에 대한 연정만을 경계할 뿐, 드라마에서 말하는 대의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비담이 혹이라도 왕권을 잡는다면 신국의 미래가 어떻게 될 거라는 것, 그리고 여왕 덕만의 꿈인 삼한일통의 대업에 어떤 차질을 빚게 될지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담의 캐릭터 변화가 시급하다
이 모든 문제의 핵심은 비담이라는 인물을 잘못 그려가고 있는 제작진의 실수에 있다. 비담을 정치적 명분이 아니라 사랑을 거절당한 질투비담만으로 그려가고 있으니, 비담과 대립하는 유신의 명분도 살지 못하고, 비담을 경계하는 여왕 덕만의 감정마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여왕 덕만의 갈팡질팡 대의는 신국의 부강과 삼한일통의 대업을 위해서는 모로 가나 도로 가나 매 한가지라는 듯 그려지는데, 왜 비담을 품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윤충장군이 이끄는 백제와 싸워 "신국을 구한 자에게 모든 자격이 있을 것이다" 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덕만이 비담을 품어 함께 삼한일통을 위해 힘을 합칠 생각을 했어야 했다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말이다. 덕만이 비담을 거부한 명분이 무엇인지가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이는 비담의 사사로운 연모를 앞세워 정치적 야욕에 대해서는 그려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실을 정치가로서 꿈을 이루지 못하고 비운의 영웅으로 그려낸 거에 비하면, 비담은 질투에 눈이 멀어 깽판이나 놓는 인물로 만들어 버리는 듯한 전개는 실로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비담의 캐릭터를 정치적 인물로 그렸더라면, 선덕여왕이 이렇게 맥빠져 버리지는 않았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덕만의 여왕으로서 눈부신 정치적 성장은 매우 바람직하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고 해도 선덕여왕이어야 하고, 그 자격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담이 싸울 상대는 김춘추이다
그럼, 앞으로 몇회밖에 남지 않은 드라마 선덕여왕이 보완해야 할 점들은 무엇인가?
우선은 비담을 질투비담이 아닌 정치적 대립에 서 있는 갈등의 축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그 대립축이 여왕 덕만이 되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이미 덕만은 미실과의 대립을 통해 성장해 왔으니 두 사람의 대립구도는 자칫 덕만 vs 미실의 축소판이 돼버릴 수도 있으니 식상할 것이다. 또한 그간 보여준 애정행각때문에 공감도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유신은 어떠한가? 유신은 비담이 유신죽이기에 나서면서 이미 영웅으로 만들어져 버렸다. 이 역시 몇회동안을 보아 왔던지라 식상할대로 식상하다.  
그렇다면 남은 인물은 한 사람, 바로 김춘추이다. 춘추 역시 강한 정치적 성향을 띤 인물이고, 계산적이고 영특하고 의뭉스럽기 까지 한 인물이다. 춘추가 과거 염종과 긴밀했던 관계였고, 또한 염종은 현재 비담의 수하가 되어 있다는 것은 세 사람의 정치적 수 싸움에서 흥미진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담이 마지막 대립 갈등 축으로 싸워야 할 인물은 춘추이다. 더구나 춘추를 다음 후계로 세우겠다는 여왕 덕만의 의지까지 보였으니, 쓸데없이 유신에 대한 질투따위에서 비롯된 연모의 상처는 미실의 말처럼 날아가는 새에게나 줘 버리고 춘추를 타겟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비담의 난이 사랑 때문에 질투비담으로 변신해서 일으킨 작은 꿈으로 전락하지 않을 것이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기에 비담은 실패한 역사 속 한 인물로 남았을 뿐이지만, 비담의 난이 한낱 치졸한 연모에 의해 일으킨 난이라고 하기에는 그 크기가 컸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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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2 10:41




선덕여왕 56회는 너무나 많은 일들이 일어났지요. 그 중 큰 사건이 미실의 영원한 남자 설원공의 죽음이겠고, 월야와 여왕 덕만의 담판, 그리고 유신의 상장군 복권으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이 모든 상황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 인물은 비담일테고요. 다음주 예고에 여왕 덕만이 춘추에게 비담을 척살하라는 명을 내리는 걸로 보아 비담의 야심이 표면적으로 드러났다는 말인데, 드라마는 마지막 비담의 난을 위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번 56회를 보면서 설원공의 말이 걸리더군요. "미실새주의 마지막 말씀을 따르십시오" 라고 했던 미실의 그 마지막 뜻이 무엇일까? 였어요. 우선 이번회 줄거리 정리하고 미실새주의 마지막 뜻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게요. 그럼 줄거리 들어갑니다.
유신군을 이끌고 출정한 노장 설원공은 백제군에게 힘도 못써보고 붕대만 칭칭 동여맨 채 돌아왔지요. 멋드러지게 칼이라도 한번 맞고 죽나 싶었는데, 신라에 무슨 그리 심장질환이 많았는지 부상과 협심증의 합병증세로 죽는 것 같았어요. 편안하게 침상에서 죽음을 맞이했는데 아마 비담과 마지막 대화를 하게 하려는 제작진의 배려와 미실과 마찬가지로 품위있게 죽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 봐요. 그동안 중후하고 편안한 연기로 중년 꽃미남 선두주자였던 설원공, 전노민씨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니 서운하네요(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아무튼 설원공의 죽음은 비담에게는 힘이 빠지는 큰 사건이었지요. 스승 문노, 어머니 미실에 이어 가족이라 생각하고 의지했던 인물이 설원이었는데, 설원의 죽음을 보고 비담이 터덜터덜 걷는 모습을 보니 꽤 충격이 컸나봐요. 설원공의 손을 잡고 우는 비담을 보니 아버지를 잃은 듯해서 측은한 마음도 들었어요. 비담은 이제 정말로 세상에 홀로 남겨진 날개 잃은 악마가 되어 가나 봅니다.
비담에게 이번회는 이렇게 절망스러울 수는 없는 상황만 연거푸 일어났지요. 설원공의 어깨에 덕만공주와의 혼인까지 걸렸는데 패장으로 돌아와 죽어버렸고, 서라벌이 공격당할 위기에 처한 신라 백성과 조정신하들 사이에서는 유신공을 복귀시키라는 여론까지 들끓으니 비담으로서는 죽을 맛이지요. 감옥에 쳐박아 두어도 유신에 대한 지지와 인기가 하늘을 찌르니 유신에 대한 열등감으로 비담의 속은 점점 꼬여가는 것 같아요.
독대를 청한 유신이 백제와의 심상치 않은 전황에 방어작전 지도까지 건네니 유신에 대한 질투로 점점 밴댕이 소갈딱지가 되어가는 자신의 모습도 한심스럽고 화가 나는 비담이에요. 유신은 비담의 멱살잡이 까지 하면서 "날 죽이고 싶거든 죽여. 내 인기? 군권? 다 가져가. 근데 신국을 구한 후에 가져가" 라고 말하니 비담은 유신에게 졌다는 것을 압니다. 오로지 신국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유신을 보니 그릇 크기가 자신보다 크다는 것까지 실감하니, 비담은 패배감과 자괴감에 다리에 힘이 풀려 버리지요. 
그런데 미실과 설원공 양쪽날개를 다 잃고, 강한 유신을 보고 다리에 힘조차 풀려 버린 비담을 아예 주저 앉힐 큰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소위 사량부령이라는 비담도 모르게 은밀히 진행된 덕만과 월야의 정치적 야합이 눈앞에 드러나 버렸으니, 비담은 절벽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형국이라 이거지요. 비담이 지금까지 여왕 덕만의 명으로 비밀리에 진행해 온 일이 바로 가야민의 수장 월야를 추포하고 복야회를 발본색원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눈에 불을 켜고 찾아 다니던 월야가 제발로 와서 여왕 덕만과 춘추공에게 모든 것을 맡기겠다고 충성맹세를 하며 투항했으니 비담은 닭쫓던 개가 돼버렸지요.
월야의 투항은 복야회와 유신을 묶어서 한꺼번에 보내 버리려 했던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다는 것보다는, 여왕 덕만이 자신도 모르게 은밀히 복야회의 월야와 협의를 했다는 것이 비담을 더 분노하게 만들었겠지요. 결국은 한마디로 "비담, 너를 믿지 않는다" 라는 의미잖아요. 월야가 복야회를 이끌고 연무장에 나타난 것은 비담이 철저하게 왕따당했다는 것이지요.
연거푸 투펀치 쓰리 펀치를 맞은 비담이 이제는 서 있을 기력조차 없는데 다운당할 만큼 강한 펀치가 날라왔지요. 바로 유신의 상장군 복권입니다. 갑옷을 입고 무장한 채 편전회의장에 들어선 유신에게 번쩍이는 황제의 검까지 하 하사하며 전시 상황에서의 모든 왕권과 군수통치권을 위임하고 신국을 구하라고 명을 내렸으니, 비담은 그야말로 "꽥"이지요. 다운 당한 비담의 일그러지는 얼굴을 보니 아마도 비담과 덕만은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넌 사이가 돼 버린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이번 56회 설원공의 죽음을 보면서 미실의 죽음이후 한가지 짚고 넘어가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음을 알았습니다. 설원공은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비담에게 힘이 돼주지 못하고 먼저 가게 됨에 미안해 하면서, 미실새주의 마지막 유지를 따르라고 충고하였지요. "사람을 목표로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더 큰 뜻을, 더 큰 꿈을 품으십시오. 그렇지 않다면 저처럼 2인자의 길을 걸어야 할 것입니다" 라며 새주의 미지막 뜻을 따르라고 합니다.
그런데 설원공이 말한 미실의 마지막 뜻은 무엇이었을까요? 미실새주의 마지막 뜻이라... 그러고 보니 미실이 죽어가면서 비담에게 한 말도 같은 내용이었거든요. 저는 미실이 비담에게 했던 말 중 "사랑이란 아낌없이 빼앗는 것이다. 덕만을 사랑하거든 그리해라. 연모, 대의, 신국 그 어느 하나 나눌 수가 없는 것이다. 유신과도 춘추와도 나누지 말아라" 라는 지독히 이기적인 사랑만을 가르쳐 주고 갔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중요한 뜻은 뒷부분에 있었네요.
미실이 이어서 비담에게 전했던 말이 있었어요. 바로 설원공이 죽어가면서 했던 말과 겹치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난 사람을 얻어 나라를 가지려 했다. 헌데 넌 나라를 얻어 사람을 가지려 한다. 사람이 목표인 것은 위험한 것이다" 라고 했지요. 이에 비담이 "덕만공주님은 사람이자 신국 그 자체입니다. 제가 그리 만들 것이니까요" 라고 대답했어요. 그러자 미실이 "여리디 여린 사람의 마음으로 너무도 푸른 꿈을 꾸는 구나... 덕만은 아직인 것이냐?" 라며 눈을 감았었지요.
그런데 이 비슷한 대화는 지난 55회 여왕 덕만에게 프로포즈(?)할 때, 여왕 덕만도 했었던 말이었어요. 그때 여왕 덕만이 "내가 너와 혼인을 한다면 그것은 유신을 살리기 위해서도, 연모라는 한가로운 감정도 아니고, 단지 니가 필요해서 일거다. 권력이 필요해서 결혼을 하겠다는 말이다. 헌데 너는 혼인을 하기 위해 권력을 취하려 하느냐, 어린아이 같이" 라는 말을 했었지요. 그 때 비담이 미실이 했던 말 "여리고 여린 마음으로 너무도 푸른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냈고요. 여왕 덕만은 덧붙여 "연모는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것이다, 난 신국민을 연모해야 하는데 어찌 사람과 연모를 하겠느냐?"하자 비담이 "폐하가 오로지 신국민을 연모하신다면 제가 그 신국이 될 것입니다. 폐하는 이미 제게 신국 그 자체이십니다" 라고 대답을 했지요.
결국 미실과 덕만의 말은 같은 것이었고 비담도 같은 대답을 한셈이네요. 설원공은 죽으면서 비담에게 다시 미실의 말을 상기시켜 주었는데, 설원공은 비담에게 더 큰 뜻, 더 큰 꿈을 이야기 했어요. 미실이 예전에 "아직도 덕만인 게냐?" 라고 물었던 것은 비담에게 사람 덕만이 아니라 다른 꿈을 꾸길 바라는 말을 한거 였나 봅니다. 이제 보니...
바보같은 비담은 덕만이 곧 신국이었고, 신국이 곧 덕만이라는 연모의 감정에서 허덕이다 다른 꿈을 꾸지 못한 진짜 우물안 개구리였네요. 그러고 보니 미실이나 비담이나 참 닮은 사람들이에요. 미실은 황후가 되겠다는 작은 꿈에 갇힌 우물 안 여왕이었고, 비담은 연모하는 덕만을 얻기 위해, 덕만이 사랑한다는 신국 자체가 되기 위해 큰 꿈을 놓쳐버린 바보 왕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똑똑한 것 같은데 참 바보가족이에요.

미실과 비담커플, 덕만과 유신커플의 같은 점은 누구보다 권력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것이에요. 다른 점은 꿈의 차이겠지요. 설원에게 내려진 미실의 마지막 부탁이 비담을 큰 꿈을 꾸는 길로 이끌어 달라는 것이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담이 여전히 큰 꿈을 꾸지 못해 설원은 죽으면서도 비담이 안타까웠겠지요. 그 큰 꿈을 위해서 미실이 비담에게 전하고자 했을 마지막 뜻은 "덕만공주를 버려라" 즉, 죽이라는 것이었을 겁니다. 
"사람을 얻는자 천하의 주인이 된다". 덕만은 유신을 얻고 가야인 호적부를 불살라 버리면서까지 모든 수를 보여주면서 월야와 가야복야회를 얻었어요. 그러나 비담은... 비담은 오로지 덕만을 얻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얻을 생각을 못한 것이지요. 천하의 주인이 될 자격과는 먼 것이지요. 어차피 난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 비담이기에 지금 깨우치기는 좀 늦었겠지만요.

참, 한가지 사족으로 붙이자면 지난 55회, 56회에서부터 여왕 덕만의 말투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습니다. ~합니다"의 웅변식 말투가 아니라, ~하거라, ~않느냐. ~다" 의 말투로 바뀌었는데요, 저만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덕만공주가 훨씬 여왕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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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4 06:48




어제 글에 <덕만공주가 호랑이 굴로 들어간 이유>에 대한 분석글을 올렸었는데요, 작가님 생각과 같았다는 생각에 기쁘기도 하고 선덕여왕을 분석하는 재미도 크네요. 진흥제가 호랑이 잡은 무용담과 덕만공주가 호랑이 굴을 제발로 찾아 간 것을 보고 피는 못 속이나보다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손에 땀을 쥐었던 이번 48회는 아쉽게도 예고편이 없어서 미실이 쏜 화살의 행방은 귀띔도 없이 궁금증만 더해가고 다음주까지 기다려야 겠네요. 재미삼아 미실이 쏜 화살이 어디에 가서 꽂혔을까 추측해 볼까해요. 잠깐 화살이 꽂힌 곳으로 가기전에 미실이 비장한 각오로 활을 들기 전까지 어떤 일들이 진행되었는지 드라마 줄거리 간추리고 가도록 하지요.
홀홀단신으로 얼굴에 웃음까지 띄며 등장한 덕만공주를 본 미실은 당황합니다. "네가 어쩐일이냐"고 묻기도 전에 덕만공주는 어서 잡으라며 대신 공개적인 추국을 해달라는 요구를 합니다. 이제는 덕만공주를 쉽게 죽이지도 못하게 된 상황이 이르렀지요. 추포 중에 죽였다면 사고사로 위장할 수도 있었는데 말이지요. 미실은 더 바빠집니다. 덕만공주가 제발로 궁에 들어왔다는 것은 덕만공주가 은밀히 진행하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뜻인데, 이는 무력충돌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더구나 황실혈통 춘추공이 남아 있으니 덕만공주 하나 쳐낸다고 성공할 수는 없으니 미실 역시 군사를 움직이는 방법밖에는 길이 없지요. 

화랑들까지 진평왕이 있는 인강전 앞에 몰려가 공개추국을 요구하는 청원을 올리는 사태까지 이르자 미실은 공개추국을 결심합니다. 그리고 귀족들과 군사들 점검에 나섭니다. 이제는 덕만공주를 죽이고 살리고의 문제는 더이상 의미가 없어졌어요. 덕만공주측과 전쟁밖에는 길이 없습니다. 미실의 2차난이라 할 수있는 군사정변이 시작된 것이지요. 덕만공주나 미실에게나 가장 중요한 인물이 상주정 당주 주진공입니다. 춘추공과 미실이 주진공에게 물밑교섭을 하지만, 역시 하늘의 뜻은 미실에게 있지 않았나 봅니다. 주진공은 춘추와 염종, 그리고 훈련된 사병을 이끌고 서라벌로 진격해 오고 있으니까요.
미실은 서라벌 일대와 공개추국이 열릴 연무장에 군사를 배치하고, 대의를 위해서는 목숨도 불사한다는 화랑들은 멀찌감치 황제 처소의 외곽 경비를 맡게 하는 등 덕만공주의 발을 묶어버리지만, 덕만공주도 앉아서 당하고 있지는 않았지요. 춘추공이 주진공을 끌어들이는 동안 유신은 화랑들과 긴밀히 접촉을 하며 화랑들의 대의 동참을 호소합니다. 화랑들이나 귀족들 모두 왜들 그렇게 뜸을 들이면서 결심을 안세우는지, 물론 극의 긴장감을 위해서 였겠지만 한대 쥐어패주고 싶더군요.ㅎ 
드디어 덕만공주의 공개 추국일. 귀족들이 속속 등장하고 추국장에는 덕만공주를 비롯하여 알천랑, 서현공, 용춘공 그리고 화랑들까지 끌려나와 공개재판을 받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설원공과 보종랑에게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 개죽음을 당하는 귀족들도 있었지요. 사병을 병부에 귀속시키겠다는 각서에 도장을 안찍은 귀족들이에요. 그러고 보니 보종랑은 지난 편전회의장과 공개추국일에 귀족들 목을 서슴없이 베어버리는데 김유신 다음으로 풍월주에 오를 인물인데, 너무 생각없이 칼에 피를 묻히는 것은 아닌가 싶네요. 드라마니까 그냥 넘어가야 겠지만요.
미실새주도 위풍당당하게 공개추국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자리에 앉아 국문을 시작하려 하는데, 보종랑이 허겁지겁 들어옵니다. 귀족들의 참석률이 너무 적다는 보고였지요. 참석해야 할 귀족들이 200여명인데 과반수는 커녕 40~50명 밖에 오지 않았다 하니 미실은 당황하기 시작하지요. 엎친데 덥친격으로 주진공의 암살까지 실패했다는 보고를 받게 되었지요. 주진공의 암살이 실패했다는 것은 주진공이 덕만공주편으로 돌아섰다는 것이고, 또한 군사를 이끌고 궁으로 진격해 오고 있다는 의미지요. 당황한 미실은 궁문을 잠그라며 병사들을 배치하라는 명을 내립니다.
그런데 또 일이 터져버립니다. 황제를 연금하고 있던 인강전이 화랑들의 습격을 받았다는 설원공의 보고가 들어왔지요. 풍월주 유신랑과 문노로 분장한 비담이 화랑들에게 "화랑들은 의를 따르라" 라는 국선 문노의 이름으로 하달된 명에 화랑들이 의를 위하여 칼을 빼들었지요. 죽은 제갈량이 살아있는 사마의를 물리친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문노로 변장한 분 비담이 맞나요? 전 비담이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그리고 공중에서 또다시 삐라(유인물)살포가 이어졌지요. 지난회 당사신 행렬에 등장했던 방패연이 이번회에는 "폐하를 구했다" 라는 유인물을 대량 살포하면서 상황은 덕만공주의 승리로 돌아가나 봅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을 안 미실새주는 활을 들어 덕만공주를 겨냥하고 활시위를 당기는데요, 덕만공주는 일어나 "활아 어서 오너라" 라며 앙팔까지 벌여주었습니다. 활을 떠난 화살은 과연 어디로 향했을까요? 
여기서부터는 저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화살의 향방을 예측하도록 하겠습니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지만 저는 두가지만 생각해 보려구요.

첫째, "그래, 덕만 네가 이겼다" 미실새주의 마지막 꿈을 향한 불꽃은 꺼져버리고, 미실의 손에서 떠난 화살은 "텅 슈르르"소리를 내며 닫힌 궁문에 꽂힙니다. 폐하를 구했다는 유인물 한장과 함께 꽂히면 더할나위 없이 보기좋겠지요. 미실이 쏜 화살은 결국 덕만공주를 향하지 못합니다. 덕만이 이겼다고 인정하면서 "나 혼자 갈 수는 없어, 덕만공주, 나랑 저승길을 함께 가자꾸나" 하면서 덕만공주를 쏘았다면 그것은 미실새주답지 않은 일이지요. 이런 물귀신 작전을 쓸만큼 미실은 치졸스럽지는 않았을 거에요. 덕만공주를 죽인다한들 얻을 게 하나도 없는 미실이지요. 마지막 활시위를 놓는 장면에서 미실의 손을 흔들렸어요.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갈 것임을 안 미실은 허망한 자신을 향해 활을 당긴 것이지요. 
"이것으로 끝이구나. 하늘은 이 미실을 택하지 않는구나. 정녕 대의가 이 미실에게는 없었다는 말이던가... 이 미실의 시대는 결국 끝났구나" 라는 독백을 하며 미실은 활을 툭하고 떨어뜨리겠지요.
이후 설원공과 칠숙이 날렵하게 움직여 미실을 피신시키는 장면으로 이어지겠지요. 아마도 궁문 앞에는 춘추공과 주진공이 이끄는 군대가 도착을 할 것이고 유신랑이 이끄는 화랑들도 연무장을 향해 돌진해 올 것이고요.
둘째, 이 상상은 좀더 드라마틱한 상상인데요. 미실이 쏜 화살을 문노로 분장한 비담이 궁궐 담 위에서 화살로 미실의 화살을 쏴버리거나, 혹은 공중제비로 날아와 칼로 쳐내거나 손으로 턱 잡아버린다는 거에요. 신출귀몰한 비담이니 충분히 가능하겠지요. 축지법으로 날아와서 화살을 막고 나선 삿갓 비담을 보고, 미실을 비롯해 모든 연무장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겠지요.
"저건 국선 문노??" 라며 미생공이 놀란 토끼눈을 하고 공작깃털 부채까지 떨어뜨리고, 미실도 의아하게 삿갓을 쳐다보지요. 비담은 멋지게 활을 쳐내고 폼나게 착지한 다음 미실을 올려다 봅니다. 이 때 비담은 삿갓 한귀퉁이만을 살짝 올려주는 센스도 보여주겠지요. 미실은 비담을 한눈에 알아보고 동공이 확대되고, 비담은 입 한쪽꼬리만 올려주는 썩소를 날리면서 서로 말없이 응시를 하지요. 그리고 
"비담, 너로구나. 활을 쏘는 순간 후회했다. 소용없는 짓임을.. 네가 막아줘서 다행이다"
"어머니, 이제 끝났습니다. 그만 꿈을 버리시지요"
라는 말을 눈빛으로 주고 받지 않을까요?

어디까지나 상상으로 한 생각이에요. 너무 궁금해서 말이지요. 여러분은 어느 경우 같으신가요? 어떤 재미있는 상상을 하셨는지 댓글로 달아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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