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명'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2.03.17 '해품달' 생각할수록 괘씸한 연우, 감독은 사극 디테일부터 배워야 (19)
  2. 2012.03.06 '해를 품은 달' 한가인-김민서의 드라마 인연, 2년만에 뒤바뀐 평가 (230)
  3. 2012.02.18 '해를 품은 달' 한가인의 돌아온 기억, 왜 은월각이었을까? (4)
  4. 2012.02.16 '해를 품은 달' 한가인, 왜 이렇게 독해졌나? (47)
  5. 2012.01.26 '해를 품은 달' 훤, 연우에게 월이라 이름 지어준 이유
2012.03.17 11:04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한가인의 연우는 시청자의 사랑을 받지 못했습니다. 다 끝난 드라마 새삼 한가인의 연기력이 어쩌네 저쩌네를 말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해를 품은 달은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고, 특히 여주인공의 미스캐스팅은 최고의 옥에 티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동의하지 않은 분들도 있겠지요.
드라마를 그저 줄거리 위주의 흥미거리로 보지 않고 나름대로의 분석과 의미를 찾는 작업을 하는 리뷰블로거인지라, 드라마와의 흐름과는 별개로 감독의 연출이나 작가의 필력을 종합적으로 보게 됩니다.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여주인공 한가인에 대한 불만 못지않게 감독과 작가에게 불만이 큽니다.
지난 글에서도 한가인은 현장에서 연기를 지도해 주는 감독복도, 카메라복도 지지리 없는 것 같다는 말을 쓰기도 했지만, 연우라는 캐릭터의 실패에 일정부분은 감독과 작가의 책임도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진수완 작가가 원작에는 없는 기억상실증을 넣은 이유가, 연우라는 캐릭터가 지나치게 우울하게 갈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진수완 작가가 어떤 생각으로 기억상실증을 넣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더군요.
아쉽게도 한가인은 기억상실증에 걸렸던 월일 때나, 기억을 찾은 연우일 때나 달라진 모습이 아니어서, 진작가가 오히려 깜놀했겠더군요. 진 작가는 연우가 어두운 모습만 보이는 것이 우려되어 처음에는 밝은 월의 모습을 그리려고 했었다는데, 밝은 월은 커녕 시종일관 어두운 월을 그렸지요. '나는 누구인가, 이 기억은 누구의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월이 밝을 수만은 없었을 테고, 궁으로 납치되어 액받이무녀로 들어간 이후에는 품어서는 안되는 왕을 품는 고민도 잠시 나오기도 했죠.
그런데 딱히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무표정의 월, 그리고 감정없는 말투는 작가가 생각했던 밝은 월과는 한참이나 거리가 멀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였을 듯합니다. 첫회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부터 높낮이 없는 국어책을 읽는 통에 어떤 분위기도 느낄 수 없었으니 말이죠. 시청자가 느꼈던 것을 작가라고 느끼지 않았다면 거짓말일테지요. 
아무리 기억상실증에 걸린 무녀라고는 하지만, 눈이 와도 비가 와도 그런가보다 한결같이 멍때리는 표정을 일관했던 지라, 그녀의 생각을 종잡기가 힘들었습니다. 시청자를 대신해 훤이 이렇게 물었죠. "대체 네 정체가 무엇이냐?".
처음에는 종잡을 수 없는 한가인의 표정때문에, 혹시 기억을 되찾은 것은 아닌가 라고 헛다리를 여러번 짚었습니다. 골방에 갇혀 과거의 기억과 마주했을 때, 은월각 앞에서 훤의 기억이라고 착각했지만 연우에 대한 기억을 보았을 때, 고문을 당하면서 윤대형을 매섭게 노려볼 때도, 그리고 훤이 들어와 자신의 모습을 보자 고개를 돌리는 모습을 보였을 때도, 기억을 찾은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해보기도 했었습니다. 매번 틀렸지만 말이죠. 그만큼 연우라는 인물의 감정선을 읽기가 힘들어서, 그렇게나마 연우를 이해해 보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기억을 찾은 것은 아니었고, 오히려 무녀 주제에 고관대작이건 왕이건, 누구 앞에서도 당당한 눈빛과 가방끈 길다는 표시를 역력히 냈다는 이유로, 영특한 연우보다는 건방진 연우의 이미지마저 안게 되었죠. 조선시대에 여자가 눈 동그렇게 뜨고 왕과 비단옷입은 고관대작을 가르치는 모습을 곱게 보는 시청자는 드물죠.
그런데 이런 한가인의 연기 문제점을 지적해 주는 감독이나 작가를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 한가인에게는 불운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청자들의 불만에 대해 김도훈 피디는 한가인이 예뻐서 질투를 했나 보다라고, 물론 우스개 소리였겠지만 시청자를 우롱하는 쉴드를 쳐주기도 했더군요. 한가인이 예쁜 것과 연기를 못한다는 지적이 왜 연결되는지도 모르겠고, 참 기분 나쁜 우스개더군요. 
한가인도 첫사극 연기라 비판과 지적도 많이 받았지만, 솔직히 김도훈 피디도 만만치 않게 사극연출에서 헛점을 드러냈습니다. 초반에는 스태프가 카메라에 잡혔던 일이나 커피녀의 등장, 임시완의 패딩점퍼 등등 옥에 티마저 해품달에 애정으로 시청자들이 오히려 웃음으로 넘겨주기도 했지요. 
특히 마지막회 양명군의 죽음은 수준급(?) 발연출이었죠. 지난 글에서 언급하기도 했고, 짜증나서 더 이상 떠올리기도 싫습니다. 이런 옥에 티는 시간상의 문제였다고는 하지만, 시청률에 미안해지는 마무리였죠.
그런데 유독 한가인의 장면에서는 시간이 많았든 적었든, 사극에서 당연히 신경써야할 디테일마저 무시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연출마저도 한가인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한 목 거들었다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왕 앞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있는 무녀의 대비마마 포즈는, 연기자가 몰랐더라면 감독이라도 지적을 해줬어야 했다는 것이죠. 많은 궁중 사극을 봤지만 왕 앞에서 양반다리하고 있는 무녀도 처음이요, 왕 앞에서 고개도 숙이지 않고 빤히 쳐다보며, 그것도 양반다리를 한 체로 정치담론을 벌이는 무녀도 처음봤습니다.
마지막회에서는 사극 최초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왕보다 상석에 앉은 중전의 모습까지 나오고 말았습니다. 훤이 연우의 처소에 상소를 가지고 와서 읽고 있던 장면에서 였지요. 훤의 침소 병풍 뒤 골방도 아니었고, 분명 중전의 처소였는데요, 한시라도 연우와 떨어져 있고 싶지 않은 훤의 마음을 표현하는 장면이기는 했지만, 사극에서는 처음보는 아주 생소한 장면이 나오고 말았으니, 왕이 문간에 앉아있더랍니다.
보다보다 왕이 하석에 앉아 있는 모습은 처음 봤습니다. 병풍 뒤 골방에서는 장소가 협소해서, 혹은 불시에 훤이 방문을 열고 들어왔기에 연우가 발딱 일어날 시간여유가 없었다고 넘어가기는 했지만, 이건 아니지요. 아랫목 보료에는 연우가 떡하니 앉아서 책을 읽고, 연우와 마주하고 훤이 상소를 읽고 있더군요. 아무리 퓨전사극이라고 해도 이런 괘씸할 데가 있나 싶더군요. 대비마마인 줄 알았습니다. 여왕도 아니고...
감독이 얼마나 사극의 디테일들을 무시했는지,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연출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드라마 장녹수에서 김처선이라는 내시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이낙훈님의 말씀이 생각나는군요. 그분이 했던 말중에 기억나는 것이, 촬영중 쉬는 시간에도 결코 왕의 자리에 앉은 적이 없다는 겁니다. 원로배우인데다 대선배이기에 촬영중 쉬는 시간이면, 소품의자에도 앉아 쉬고 했겠지요. 후배연기자들은 당연히 이낙훈에게 그래도 가장 좋은 자리를 권했을 것이고, 그 의자는 왕이 앉는 의자(옥좌)였겠지요. 그런데도 한사코 이낙훈은 왕이 앉는 의자를 마다하고, 뜨락의 돌계단이나 바닥에 앉아 쉬셨다는군요. 임금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되는 것이거늘, 내시가 감히 옥좌에 앉는다는 것은 불경이라면서 말이지요.
한가인과 특히 김도훈 피디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왕과 있을 때 상석에 누가 앉아야 할까요? 어느 가정이나 한 집안의 가장에게 상석을 내줍니다. 하물며 왕인데 아무리 연우의 방이라고는 하나, 그런 황당한 모습으로 앉혀서는 안될 일이지요. 
드라마를 보면서 한가인의 연기를 떠나 한가지는 꼭 집어주고 싶더군요. 이는 전체 그림을 그려가는 감독에게도, 지문을 넣어주는 작가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한가인은 무녀 월이었을 때도, 중전이 되어서도 훤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함께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어요. 훤이 일어나면 반사적으로 일어났던 운이나 상선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죠. 훤이 말을 하면 앉은 채로 올려다보며 대화를 하는 모습이었고 말이지요. 왕이 일어났는데도 말이지요.
지문에 굳이 앉아 있으라고 써 있어서 그랬는지, 귀찮아서 안 일어났는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아, 대본을 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엉덩이가 무거운 연우(한가인), 이런 사소한 것들마저도 감독도 고쳐주는 모습이 없었기에, 연우의 버르장머리없는 모습이 추가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의 전체적인 그림을 완성하는 사람은 감독입니다. 아무리 연기자가 연기를 잘했다해도 감독의 손에서 마무리 작업이 깔끔하지 못하면, 연기도 빛을 잃고 드라마의 완성도와도 거리가 멀게 되지요. 사극에서 특히, 궁중에서의 몸가짐은 연기자도 기본으로 갖춰야 하지만,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력 역시 중요한 부분입니다.
감독이나 연기자에게는 사소한 장면이었을 지는 모르겠지만, 왕과 함께 있으면서도 상석을 차지하고 앉아있는 중전이라니... 연기자가 안되면 감독이라도 고쳐줬어야지요. 조선에서 가장 까다로운 법도를 지키는 궁궐 안방을 이런 하극상으로 보여주면 곤란하지요. 한가인이 김수현보다 연장자라 대우를 해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궁중극의 기본은 지켰어야 하지 않겠어요? 감독에게도 사극연출 공부를 꼼꼼히 하라는 말을 하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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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6 10:41




한가인과 김민서의 인연은 해를 품은 달 이전에도 한 번 있었습니다. 물론 함께 호흡을 맞추지는 않았지만, '나쁜남자'에 함께 출연했다는 인연이 있었지요. 공교롭게도 한가인과 김민서의 연기를 처음 브라운관을 통해서 본 것은 나쁜남자에서였는데, 해를 품은 달에서도 함께 나와서 묘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쁜남자에서는 김민서의 출연분량이 워낙 적어서 한가인과 김민서의 연기를 비교해 보는 재미는 없었지요. 말 그대로 유명배우와 무명배우로 존재감에 큰 차이가 있었으니까요.

김민서의 자살사건과 관련해 현장에서 용의자 김남길을 차로 치기도 한, 사건의 간접적인 목격자가 한가인이었습니다. 극중 최선영(김민서)은 홍태성(김재욱)이 사랑했던 여인이자, 심건욱(김남길)이 고아원에서 만난 누나로, 홍태성에게 버림받고 홍태성과 심건욱 모두에게 상처로 남은 죽음을 택한 여자였습니다. 김민서의 출연분량은 적었지만, 자살을 막으려는 심건욱(김남길)을 바라보며, 짧은 순간 죽음에 미련이 없다는 듯 "놔달라"고 하는 눈빛에, 강한 인상이 남았던 배우였어요. 최선영의 죽음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심건욱의 복수가 드러나고, 그의 과거까지 거미줄처럼 엮어갔던, 제 개인적으로는 오래 기억에 남을 드라마입니다. 물론 결말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요. 
한가인이 출연한 작품은 이전 드라마는 보지를 못했고,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보기는 했지만, 예쁜 여배우라는 정도의 인상밖에는 크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기타치는 권상우와 함께 있던 갈래머리 여고생의 모습정도만 어렴풋 생각납니다. 큰 비중을 차지했던 역할이 아니었기에, 한가인의 작품을 처음 만난 것은 나쁜남자를 통해서였다고 하는 편이 맞을 듯합니다.
나쁜남자는 2010년 작품으로 당시 제빵왕 김탁구와 맞붙어 시청률이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두터운 매니아층이 형성되었던 작품이었죠. 저는 솔직히 김남길때문에 본 작품이었기에 여주인공에 대한 관심은 딱히 없었어요. 제가 외국에 나와살다보니 한가인의 광고를 접한 적도 없어서, 당시는 한가인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도 몰랐지요. 까임방지권을 가진 여배우(사람들이 여신급이라 하더군요)라는 것도 모른 상태에서 연기를 까댔으니 욕먹을 만했지요.ㅎ
심지어 우리 애들조차도 한가인 까면 안된다고 걱정을 할 정도였습니다. 뭐 심하게 깐 것은 아니었고요, 당시 제가 리뷰글에 썼던 표현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2년전의 글인데 해품달의 한가인에게도 똑같이 들려주고 싶은 말을 썼더군요.

*    *    *

"나쁜남자는 솔직히 스토리의 탄탄함이나 작품성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특히 매회 감탄을 금할 수 없는 김남길과 오연수의 몰오른 연기는, 위험한 관계임에도 지속적으로 훔쳐보고 싶을 정도로 숨막힙니다. 시선과 시선이 부딪치는 한 장면만으로도 대사없이 전달되는 감정을 100% 표현하지 못하는 대사가, 오히려 유치하게 느껴질 정도에요. 최선영을 버리고 그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죄책감에 순간순간 깊은 회한의 표정을 짓는 김재욱의 감정선도 돋보이고요.

그런데 제게는 이상하게도 관심도, 정도 가지 않은 문재인(한가인)의 밋밋하리 만치 담백한 캐릭터가 마치 퍽퍽한 바게트빵을 먹는 느낌이 드는데, 혼자만 그렇게 느끼는 건지 모르겠어요. 김남길과의 장면도 애틋함과 달달한 오글거림보다는 따로 노는 느낌이어서인지, 심건욱의 감정선만이 읽어집니다. 심건욱 만큼이나 외로움과 상처, 거기에 반항까지 내보이는 홍태성과도, 너는 너대로 놀아라, 나는 나대로 들이댄다라는 식같고요. 드라마에서는 복잡한 캐릭터인데, 입체적이지 못하고 단선적인 모습때문인지, 문재인이라는 인물의 매력은 별로 느끼지 못하겠네요. 속물적인 인물이라기 보다는 얄미워지려는 민폐형캐릭터에요.
가진 것은 없고 머리는 뛰어난 자존심 강한 속물주의 인물이라기 보다는, 생각을 읽을 수 없는, 그래서 울어도 슬퍼보이지도 않고, 웃어도 뭐가 좋아서 웃는지 조차 잘 모르겠어요. 복수를 꿈꾸는 것인지, 재벌가에 입성해서 신데렐라가 되고 싶어하는 건지, 아니면 진심으로 홍태성을 불쌍해하는 것인지조차 종잡기 힘듭니다. 그러다보니 문재인을 중심으로 한 장면에서조차도, 문재인(한가인)이 스토리를 주도하지 못하고 들러리 역할만 하는 느낌이에요. 자존심 강하면서도 속물적인 여자라기 보다는, 대책없이 들이대는 민폐형 캐릭터로 느껴져서 참 아쉽습니다". ('나쁜남자' 한가인, 속을 알 수 없는 민폐형 들러리캐릭터? 리뷰 일부)

"문재인(한가인)은 심건욱의 진짜 사랑이었음에도 가장 공감가지 않았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한가인의 연기력이 제작진이 보여주고자 했던 현대여성의 이중적인 심리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이유 또한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제작진이 문재인이라는 캐릭터를 욕을 먹게 망가뜨려 버린 것이 오락가락의 가장 큰 이유겠지만요.
한가인은 매력적인 배우지만, 나쁜남자를 통해서 제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내면적인 심리연기를 보여주기에는 표정과 말투가 마이너스인 배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명랑쾌활한 도시적인 젊은 여성역할이라면 한가인의 매력이 플러스였을텐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극중 여자들 중 문재인이라는 인물과 한가인이 가장 부조화스러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연기자 한가인에게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이런 류의 드라마에서는 대사를 조금 천천히, 감정을 실어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똑똑 끊어지는 듯한 빠른 대사처리는 문재인이라는 복잡한 캐릭터와는 어긋난 듯했고, 뭔가 아련함 같은 게 있어야 하는데, 소금도 설탕도 어느 맛도 가미되지 않은 담백한 빵을 먹는 듯해서, 꼭 커피나 주스와 함께 먹어야 했다는 생각입니다. 즉, 이 드라마에서 보여주려는 캐릭터는 이런 사람이다 라는 식으로 세뇌를 해가면서 봤다는 말입니다. 물론 예쁜 한가인에 대한 감정은 없지만, 대사에 색깔이나 감정을 넣는 훈련이 더 필요하다는 조언이니. 한가인측이나 팬들은 오해없기를 바랍니다". ('나쁜남자' 가장 나쁜 사람, 시청자 우롱한 도덕불감증 제작진 리뷰 일부)
*    *    *

한가인보다는 태라역의 오연수의 캐릭터와 연기가 워낙 강렬했기에, 한가인의 문재인이라는 캐릭터는 주목받지 못했고, 캐릭터 자체도 모호해서 매력이 없었던 점도 있었습니다.
여튼 캐릭터를 떠나 나쁜남자에서도 한가인의 연기에 대해 호평보다는 리뷰글에서도 썼듯이 심드렁한 감정으로 봤던 것이 사실이고, 이 때문에 한가인의 팬에게 날카로운(?) 공격을 받기도 했어요. 해를 품은 달에서 한가인에 대한 언급을 하자마자, '나쁜남자에서도 평을 안좋게 하더니 한가인의 연기를 보고도 그렇게 혹평을 할 지 두고보자'라는 댓글로, 오래전 리뷰글에 대한 원망(?)을 풀고 가는 분마저 있었으니 말이죠;;. 

김민서는 성균관 스캔들에서 기생 초선역으로 강한 눈도장을 찍었음에도, 중전 윤보경과는 너무 다른 이미지여서 초선의 이미지를 찾기란 쉽지 않았지요. 분위기가 달라진 점도 없지 않아있지만, 이는 김민서가 연기변신을 꾀했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전작의 이미지를 버린다는 것은 그만큼 작품에 들어가면서 작품분석 노력을 했다는 말과도 같지요.
그런데 한가인이 성인연우로 나왔을 때,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나쁜남자에서도 감정선이 무미건조하다고 생각했는데, 목소리톤은 더 가라앉아 있었고, 사극과 맞지않은 발성은 둘째치고, 심지어 억양조차 흐트러짐없이 가지런하더군요. 표정연기는 눈동자 연기가 가장 강렬했으니, 그것도 연기변신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청자들에게 호감은 아니었죠. 기억상실증이라는 보호막이 있었지만, 기억이 돌아온 후에도 일관되게 같은 연기를 보여주었고, 그런 한가인에게 많은 시청자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도 한가인은 연기력 논란을 종식시키기는 커녕, 옥에 티로 남게 생겼습니다.
반면 중전 윤보경 역의 김민서는 시청자의 동정심마저 일게 할 좋은 연기로 해를 품은 달은 되지 못했지만, 시청자를 품은 달은 되었지요. 비록 훤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악의 축인 윤대형의 딸이지만, 그녀의 고독과 훤에 대한 연심이 시청자의 가슴마저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연기란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표현기교라고 생각합니다. 1년반 정도 남짓한 시간이 흘러 한가인과 같은 드라마에 출연했다는 기억마저 못했던 김민서가 시청들에게 배우로서 자신의 이름을 기억시키기에 이른 것이죠. 
제 글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제가 연기자의 출연료를 거론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그런 것으로 트집잡을 생각도 없고, 제가 느끼는 연기자의 연기에 대해서만 평하자는 것이 제 지론이기에, 그런 것까지 건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오지랖인 것을 알면서도 한가인에게 이번 작품이 끝나면, 진지하게 연기공부는 다시 해보는 것이 어떨까 충고를 하고 싶네요. 누가 연기경력이 더 오래되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미녀이면서도 발연기라는 오명을 떨쳐내지 못했던 김태희도 늦은 나이에 연기지도를 받더군요. 최형인 교수에게 개인지도를 받는 모습을 방송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노력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습니다.
한가인의 연기가 뭐가 문제일까? 쓸데없는 고민을 하게 하는 드라마가 해를 품은 달이었습니다. 연우라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때문이겠지만, 근래 들었던 생각은 한가인은 감정연기, 발성훈련, 그리고 캐릭터 분석 노력까지 배우라면 응당 고민해야 할 모든 것들을 ABC부터 차근차근 다져가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예전에 이미숙이 기적의 오디션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연기지망생에게 연기지도를 하면서, 좋은 배우란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그 인물이 되어야 하고 그 상황을 이해해야, 그 캐릭터를 완벽하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연기지망생이 술에 취해 방바닥에 앉아 신세한탄을 하는 연기를 해야 하는 장면이었는데, 연기지망생이 혀 꼬부라진 목소리로 몇 대사를 치기도 전에 이미숙이 바로 지적을 해주더군요.
대사를 치기전에 "술에 취했다면 네 몸 상태가 어떨 것 같으냐" 부터 생각하라는 것이었어요. 술에 취했는데 방바닥에 그렇게 얌전하게 앉아있으면 술 취한 사람같을까? 눈과 혀만 풀어지지 말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술에 취한 몸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었죠.
같은 예로 연우가 임금 앞에서나 고관대작을 바라보는 당돌한 눈빛을 보고 이미 많은 시청자들이 지적을 했듯이, 한가인은 무녀의 신분이라면 어떤 몸자세를 취할까를 생각하지 못하고 나왔죠. 훤 앞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손까지 양 무릎에 턱 걸치고 앉아있는 모습은, 무녀가 아니라 대비마마의 자세이기도 했고요. 다행히 요즘은 조신한 모습으로 고쳤습니다만, 연기자가 이런 자세지적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솔직히 수모입니다. 오죽했으면 한가인 개인 여가활동까지 눈에 났을까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비슷한 연령대의 한가인과 김민서, 과장하면 최고의 스타와 무명연예인의 대결이었는데, 연기력 승자는 누가뭐래도 김민서의 승이었습니다. 무엇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을까? 한가인은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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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8 08:40




이제 7부능선쯤 넘은 듯싶습니다. 연우의 기억이 돌아왔으니 제자리를 찾아 가는 것으로 나머지 마무리를 해야 겠지만, 연기자 한가인에게도 드라마 캐릭터 연우에게도 가장 힘든 코스가 남았습니다. 산을 오를 때도 대개가 정상을 눈앞에 둔 지점에서 숨도 가쁘고, 몸도 힘들어지듯이 말이지요. 
한가인은 돌아온 기억과 함께 보여준 호평받은 연기의 흐름을 이어가길 바라는 기대치에 부응해야 할 것이고, 연우는 과거보다 더 혹독할 수 있을 시련을 이겨내야 하는 일이 남았지요. 장녹영의 예언을 통해 연우에게는 과거 죽음보다 더 힘들 시련이 닥쳐오고 있음이 암시되었으니 말이지요.
연우를 향해 오는 위기 중 가장 큰 위험은 윤대형이 연우의 정체를 알아내는 일 듯한데요, 아직 윤대형은 연우를 저자에서 마주친 무녀, 액받이 무녀로 들어온 장녹영의 신딸정도로 알고 있지만, 계속해서 연우에 대한 찜찜함을 버리지 못하고 있지요. 연우가 과거 세자빈으로 간택되었던 그 허연우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은 시간문제, 아마도 훤과 비슷한 시기에 알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가올 시련, 능동적이고 강한 연우를 기대하는 이유
연우의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은 대왕대비 윤씨, 대비, 중전 윤보경, 그리고 윤대형입니다. 대왕대비 윤씨가 연우를 마주할 기회가 한 번 있었지만, 긴장된 순간에 도무녀 장씨가 가로막아 위기의 순간을 넘기기도 했지요. 훤과 양명, 그리고 상선 형선도 연우의 얼굴을 알고는 있지만, 자신의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연우를 닮은 무녀 월로 알고 있을 뿐이지요.
의금부에서 고문을 받던 연우의 당당한 눈빛과 마주한 윤대형은 그냥 넘어갈 리는 없을 듯합니다. 예동시절 궁궐의 온실수에 대해 한나라 공강의 고사를 인용해 성조대왕을 흡족하게 했던 모습을 기억해 낼 것은 시간문제, 당시 함께 있던 윤보경은 학문의 깊이가 깊지 않다며, 쪽팔림을 당했던 일이 있었으니 좋지않은 기억은 오래가는 법이니 말입니다.
혼령받이 무녀로 은월각에 들여 보냈으나 살아있었던 연우, 예정대로 서활인서로 다시 내쫓길 듯한데 연우가 어떻게 궁으로 들어오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왕친을 미혹했다는 이유로 음탕할 음(淫)자를 새겨 죄인된 몸으로 내쫓겼으니, 훤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궁으로 불러들이기는 힘들 일이지요. 보쌈이라도 해야 할 듯싶은데, 그 계기가 윤대형이 연우의 정체를 눈치챔과 동시에 진행되지 않을까 조심스런 예측을 해봅니다. 물론 이때는 훤도 월이 연우라는 것을 알게 된 후의 일이겠고요. 괴짜 수사관 홍규태가 열심히 연우의 의문사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고, 훤이 연우를 흑주술로 죽였으리라는 눈치도 챈 상황이니,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흑주술이라면, 죽은 듯 보이는 주술 또한 있음을, 통밥으로도 알아채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가인의 오열과 함께 기억을 잃어버린 연우가 돌아왔는데요, 한가인이 그동안 연우에 대한 끊어진 감정선을 잘 연결시켜 줄 지에 대한 기대감 증폭과 함께, 연우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나올지 또한 궁금한 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련하고 애틋한 연우의 이미지를 한가인이 굳이 연결시킬 필요는 없다고 보여집니다.
그보다는 똑똑하고 지혜로운 연우로 재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인데요, 한가인의 감정연기에 대한 불안감때문도 있지만, 연우라는 캐릭터가 단지 애틋한 그리움의 대상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에요. 기억상실증으로 얼빵한 연우에 질리다 보니, 이제는 수동적인 연우보다는 능동적이고, 지혜를 겸비한 연우가 되었으면 싶네요.
연우의 운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람은 혜각도사와 장녹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혜각도사보다는 장녹영의 캐릭터가 제게는 마음에 더 와닿습니다. 혜각도사의 경우는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이라는 운명론적인 주장을 펼치는 일이 많이 하지만, 신을 모시는 장녹영은 무녀임에도, 인간의 의지가 하늘을 움직일 수도 있다는 믿음 또한 견지하는 인물이기 때문이에요. 
툭 까놓고 훤과 연우가 맺어져야 하는 것이 하늘이 정한 뜻이라면, 인간이 어그러놓은 잘못된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일 겁니다. 하늘의 뜻을 어긴 사람들에게 싸그리 벼락을 내려버리면 될 일 아니겠습니까?  
 "운명을 어찌 사람의 힘으로 막겠는가?"라는 혜각도사의 말에서 작은 바늘 하나도 들어가지 못할 듯한 철저한 운명론을 엿보게 한다면, 장녹영은 하늘의 뜻과 함께 인간의 의지 또한 항상 덧붙였던 인물입니다. 연우를 무덤에서 꺼낸 후 배를 타고 떠나면서도 연우를 보며 이런 방백을 했었지요. "국모의 자리를 되찾든 무녀로 살아가든 이제 저 아이의 몫이다".
장녹영이 옥사에서 연우에게 전했던 말도 같은 맥락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장녹영이 연우에게 절을 올리고는 이렇게 말을 했지요. "아가씨께서는 또다른 시련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할 지 그 답을 알고 있는 분은 아가씨뿐입니다. 어떠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시든 한가지만 명심해 주십시오. 아가씨는 누구보다 강한 분이십니다. 아가씨의 지혜가 옳은 선택으로 이끌 것입니다. 아가씨의 강한 의지가 이겨내게 할 것입니다. 허니 아가씨 자신만 믿고 따르십시오". 
장녹영이 옥사에서 연우에게 당부했던 말은 연우가 기억을 찾은 후의 대사에서도 앞으로 어떤 캐릭터로 거듭날 지를 보여 주었지요. "그 소녀는 이제 다시는 울지 않을 것입니다". 관상감 나대길에게는 은월각에게서 들리는 여인의 흐느낌이 멈출 것이며, 그 혼령을 받아냈다는 무녀의 말로 들렸을 터이지만, 연우에게는 다른 의미였습니다. 자신을 지켜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함축된 말이었으니 말이죠. 수동적이었던 과거 월과는 다른, 능동적이고 의지가 강한 연우로 돌아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한가인(연우)의 돌아온 기억, 왜 은월각이었을까? 은월각의 비밀
그런데 왜 연우의 기억이 돌아온 곳이 하필 은월각이었을까요? 연우의 기억이 돌아올 것이라는 복선으로 여겨졌던 봉잠, 그리고 악몽들을 제쳐두고 말입니다. 봉잠이 연우의 기억이 돌아오게 할 열쇠였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작가에게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는데, 여러가지들을 종합해보니 그 의미가 감탄스럽더군요. 
은월각에서 들리는 여인의 울음소리의 정체는 장녹영이나 혜각도사의 주술일 수도 있고, 죽어서도 뱃속의 아기씨만큼은 지켜주겠다고 했던 아리의 혼령일 수도 있지만, 그게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닌 듯하고요, 중요한 것은 혼령받이라는 무속적인 장치를 통해 은월각에서 연우의 기억을 찾게 한 것은, 은월각에 작가가 숨겨둔 비밀과도 관계가 있었습니다.

은월각은 연우가 세자빈으로 간택되어 궁에서 쫓겨나기 전까지 기거하던 곳입니다. 연우에게는 행복과 아픔이 공존하는 곳이었고, 훤에게도 그러합니다.
그런데 은월각에는 특별한 것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악몽을 꾸고 일어난 훤이 운과 함께 바람을 쐬러 나간 곳이 은월각이었는데, 그때 훤이 운에게 은월각에 대해 물었지요. 운이 "숨을 은(隱) 달 월(月), 숨은 달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답하자, "비슷하지만 완전히 맞추지는 못하였다"며 훤이 말을 이었지요. 
"아바마마가 연못위에 비친 달이 너무 아름다워 영원히 간직하고 싶으셨다 한다. 달이 뜨지 않는 밤에도 언제든 꺼내 보고 싶으셨다고 하셨지. 해서 이곳을 은월각이라 이름 하셨다. '연못 위에 비친 달을 몰래 숨겨두었다가, 달이 뜨지 않은 밤에 가만히 연못 위로 꺼내어 놓는다'. 그것이 정확한 은월각의 뜻이다. 나 또한 오래전 이곳에 달 하나를 숨겨놓았다. 그리워지면 언제든 꺼내볼 수 있도록 말이지. 보거라, 해와 달이 한 하늘에 담길 수는 없어도, 이 연못에서 만큼은 함께 있지 않느냐?".
연우의 죽음과 함께 은월각은 폐쇄되었고, 조선의 달이 숨어버렸듯 연우의 기억도 봉인되어 버렸지요. 연우가 무녀 월로 궁에 들어오지 은월각에서는 괴이한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은월각 앞에 선 연우에게는 어렴풋 봉인된 기억들이 풀려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연우는 훤의 아픈 기억이라고 신기로만 생각해 버렸지만 말이죠.

은월각에 감금된 연우, 이는 은월각의 주인이 돌아온 것과 같은 의미였습니다. 두 사람에게 은월각은 특별한 장소였습니다. 연우와 훤의 추억과 기억이 있는 곳이면서, 훤이 연우에 대한 그리움을 숨겨둔 장소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혜각도사가 했던 말이 기억나는데요. 강한 그리움만큼 강한 주술은 없다는 말입니다. 
연우에 대한 그리움을 은월각에 숨겨둔 훤, 그 그리움은 강한 주술이 되어 오래 잠들어 있던 연우를 깨어나게 합니다. 같은 하늘에 해와 달이 떴던 그 시각에 말이지요. 해를 품은 달인지, 달을 품은 해인지, 해와 달이 만나는 그 순간, 봉인된 연우의 기억이 풀렸지요. 은월각에 숨겨둔 달이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지요. 해와 달이 함께 들어있는 연못이라는 은월각의 숨은 뜻을 보여주듯이 말입니다. 연우의 기억을 회복한 곳이 은월각이었던 이유는, 단순히 연우가 머물렀던 행복과 아픔의 장소 이상의 의미가 숨어있었던 것이에요.
사방천지가 암흑일지라도 그 안에 달이 차면 그 밝음을 가릴 수 없듯이, 훤이 월에게서 연우를 본 것은 그저 닮아서가 아니었어요. 아픈 연우를 보러 왔던 세자 훤이 말했지요. "나를 알아 보겠느냐? 상관없다. 내가 알아보면 그 뿐이니...", 비록 기억을 잃어버린 무녀였지만, 연우를 알아 본 훤, "내가 알아보면 그 뿐이다"고 했던 그 말이, 이제와서 생각하니 그냥 했던 말이 아니었어요. 햇빛과 달빛과 별빛이 다르듯이, 은월각의 주인 달빛을 알아 본 훤이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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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6 12:08




훤과 중전 윤보경의 합방은 혜각도사가 날린 살로 인해 불발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일이 꼬이려다 보니 합방불발의 화살을 연우가 맞게 되는군요. 연우를 무덤에서 꺼낸 아저씨가 혜각도사라는데, 우째 도력이 신통치 않습니다 그려. 덕분에(?) 연우가 고신으로 피떡칠이 되고, 죽기 일보직전까지 갔으니 말이죠. 아무튼 소격서와 성수청 사람들은 뭐가 되었든지, 일단 날리고 보자인가 봅니다.
하늘이 정한 운명이라는데 훤과 연우에게는 왜 이렇게도 시련이 많은지, 두 사람의 감정선마저 와닿지 않고 있으니, 안되는 인연을 억지로 맞추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중전 윤보경에 대한 동정론의 확산이 심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다 보니, 문제있는 감정선입니다.
살을 맞고 쓰러진 훤은 월이 오자 맥박과 호흡에 안정을 찾기 시작했지요. 훤이 쓰러졌다는 말에 사랑고백한 양명군을 버리고 뒤도 안돌아보고 냅다 가버리는 연우, 영명군은 또다시 닭쫓던 뭐마냥 그저 하늘만 쳐다보고 눈물 그렁그렁입니다.
아침까지 자신의 곁을 지켜달라며 새근새근 잠이 드는 훤, 그 사이 작업멘트 하나 날려주는 것도 잊지 않았지요. "내가 다른 여인을 품을까 걱정했던 것이 아니고?". 중전이 다른 여인이라니, 훤 어지간히도 중전이 싫은가 봅니다.
이번에는 확실히 거사를 치를 거라 자신했던 윤보경, 거칠게 다루는 훤에게 "저도 여인입니다. 외척의 일원이 아닌 지아비를 그리워하는 한 여인으로 봐주실 수는 없는 것이옵니까?", 눈물떨궈 가며 진심을 전하고자 하나, 그놈의 살인지 뭔지가 날라와 풀썩 쓰러져 버린 훤 앞에 망연자실인 중전이었지요. 윤보경이 전생에 험악한 업보를 쌓았나 봅니다. 다된 밥에 재뿌려진 꼴이니, 이리도 재수가 옴팡지게 없을 수가 있을까 싶습니다.
모든 것이 훤이 마음을 준 액받이 무녀때문인 듯하다며, 대왕대비와 대비에게 연우를 모함하는 윤보경, 결국 연우는 의금부로 끌려가 조사를 받게 되지요. "그날 밤 혼자 성수청 뜰에 있었다니까요", 그러나 윤대형이 원하는 답은 그게 아니었지요. 훤과 중전의 합방을 방해할 목적으로 주술을 썼다고 토설하라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목숨은 살려줄 것이라면서 말이지요. 윤대형의 노림수는 왕과 무녀의 연정을 빌미로 사림들을  등돌리게 하고, 훤의 약점으로 잡아 정국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속셈입니다.
일이 잘 풀릴려고 했는지 양명군까지 와서 무녀를 두둔하고 나섰으니, 대왕대비와 윤대형, 승기는 '우리 손에 들어왔소이다' 입니다. 여차하면 양명군을 연우와 엮어서 역모로 한방에 제거할 빌미까지 만들 수 있게 되었으니 '꿩먹고 알먹고'입니다. 당분간은 그리 착각하며 지내거라, 허나 닭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고, 달이 기울면 차기 마련이니, 너무 좋아하지 말고 쪼매 기달려봐.

연우는 훤에게 살을 날렸다는 대역죄를 쓰고 모진(?) 고문을 받게 되고, 이도저도 못하는 두 남정네의 연심은 연우 걱정에 까맣게 타들어 갈 뿐입니다. 결국 양명이 훤을 찾아 월을 달라고 청하면서, 월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고 말았지요. "불가합니다", 양명에게 월을 줄 수 없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훤, 연우에 대한 감정과 함께 양명을 지키고자 하는 두가지 이유였지만, 양명은 훤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말지요. 다 가지겠다는 훤에게 앙심을 품는 듯한 모습도 나왔고 말이지요. 월에게 쓰나미처럼 기울어 버리는 너희 두 형제의 자유로운 애정선이 심히 궁금해!!! 
지난주부터 줄거리가 엿가락처럼 늘어지더니, 탄력받을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네요. 스토리의 진전도 없고, 이번회는 주구장창 감옥과 고신장을 넘나들며 한가인은 눈 부릅뜨고, 호러물로 가기 일보직전의 분위기 연출을 하느라 바빴고, 훤은 무게감 실종되어 버럭 소리만 지르는 통에, 배우들 목에는 이상이 없는지 걱정되더랍니다.
김수현의 좋은 연기가 버럭질을 할 때마다 연기가 아직은 숙성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소리만 지른다고 연기를 잘하는 것은 아니지요. 버럭질에도 현대물에서의 버럭과 사극에서의 버럭이 다르고, 특히 왕의 버럭에는 연기내공이라는 것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아직은 깊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잠시 들더이다. 하긴 한가인의 고문같지 않은 고문연기에 비하면 한참 양반입니다만...
그나마 해품달 사극의 무게를 살린 것은 장녹영(전미선)이 대왕대비 윤씨(김영애)를 상대로 맞짱을 뜬 장면이었습니다. 연우를 구하기 위해 대왕대비 윤씨에게 8년전의 일을 들어 협박하는 장녹영, 서슬퍼런 국무의 협박에 대왕대비 윤씨도 심장이 철렁했는지, 아무말도 못하고 말더군요. 눈빛 하나로도 연우를 어찌하면 이판사판 너죽고 나죽자고, 살기를 쏘아내는 장녹영 전미선의 표정연기가 압권이었습니다.
한가인은 이번 13회는 완전히 한가인만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이벤트(?)였는데도, 절호의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멍석들 깔아줘도 활용을 못하는 감정연기가 화가 날 정도로 안타깝더군요. 연기에 힘은 실었지만 번지수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그렇게 매를 맞고 혼절하지 않은게 다행이다 싶을 상황에서도, 눈빛과 목소리가 너무 살아있어서 말이죠. 연기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리얼리티와는 동떨어져 버린 과한 힘이 문제라면 문제였죠. 시청자들이 안쓰럽고 애처롭게 봐야 하는데, 장부답게 고문을 이겨내고 힘까지 더 넘치는 연우이다보니 말입니다.
한가인을 도와주지 못한 데에는 연출의 미흡함도 한 몫했습니다. 아리의 분장 절반만이라도 좀 해주지, 얼굴은 뽀샤시, 아랫도리는 피가 흥건, 따로노는 몸을 어이할꼬?였네요. 얼굴에 깊은 상처는 아니어도, 고문을 당하면서 생길 수 있는 입술의 피정도는 인심을 써주시지, 케쳡이 부족했나 봅니다. 살점이 튀겨나가고, 피가 그렇게 흥건이 쏟아질 정도라면, 다리가 거의 절단났다고 보여지던데, 언제 맞았냐 싶게 얼마 후면 멀쩡히 새살이 돋아 버리겠죠. 이런 연출의 소홀이 한가인의 연기 리얼리티마저 떨어뜨리는 옥에 티 되겠습니다. 한가인이 연기 리얼리티를 살리고 싶었더라면, 얼굴 뽀샤시를 포기했어야 할 듯 싶었는데, 프로의식의 부족이 실감나게 느껴지더군요.

한가인은 솔직히 본인 연기의 감정선마저 지난회에 연결을 시키지 못해서 아쉬운데요, 지난 주 양명앞에서 수도꼭지처럼 눈물이 콸콸 쏟다지던데, 이번회 다시 그 장면으로 돌아가서는 언제 눈물을 흘렸냐 싶을 정도로 생긋 밝은 표정이어서 좀 놀랬습니다.
특히 감옥에서 장녹영과의 대화에서는 잠시 눈을 감고 싶어지더군요. 눈만 부릅 뜬 연기가 부자연스럽기도 했지만, 눈물이 필요했던 장면이었는데도 눈물샘이 말라버렸는지, 정작 본인은 눈물을 흘리고 싶어하는 듯하는데도, 눈물도 나오지 않고, 목소리에는 결연함만이 가득해서 애틋한 감정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던 부분이었습니다. 훤에 대한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난 대목이었고, 더구나 자신이 누구인지를 어렴풋이 알게 된 이후의 일이라 중요한 장면이었는데 말이지요. 언제부터인지 시청자와 연우 사이에 흘렀던 애틋하고 절절한 교감이 끊어져 버려서, 연우의 감정이 다 전달되지 못하는 게 화날 정도로 속상해요.  

한가인, 왜 이렇게 독해졌나?
연우가 기억을 찾았다는 복선이 잠시 나왔습니다. 물론 대사로는 나오지 않았지만, 분명 연우의 심경에 변화가 보였지요. 성수청 무녀들의 수다를 듣고 와서 연우가 골똘히 생각을 정리하는 모습에서 기억을 찾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한가인의 표정에 독기가 서리기 시작했습니다. 뭔지 자신의 정체를 알았다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었는데요, 솔직히 반은 제 바람입니다. 언제까지 기억상실증으로 어리버리하게 한가인을 묶어놓고, 연우라는 캐릭터도, 무녀 월이라는 캐릭터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나오고 있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서 말입니다.
연우의 캐릭터 실종은 제작진의 책임도 큰 부분입니다. 한가인을 기억싱실증으로 묶어 이도저도 못하게 제약을 시켜버렸으니 말이죠. 당당하면 무녀주제에 당돌하다고, 맹한 모습에는 연우의 똑똑함은 어디로 간것이냐고, 원성만이 자자하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참 애매할 듯합니다. 게다가 한가인의 연기력 또한 만만치 않게 갈팡질팡이죠.
기억찾기가 더디다보니, 이젠 훤이 연우와 월 중 누구를 좋아하는가에 대한 고민에 이어, 연우가 월로서 훤을 좋아해야 하는가, 연우로서 좋아해야 하는가 혼란까지 겹치고 있어서, 해품달을 보는 피로누적도가 높아가고 있다는 것을 작가나 제작진은 알라나 모르겠습니다. 기억찾고 달달한 연애까지 할일이 태산인데, 궁중로맨스인지, 연우의 기억회복과정을 그리는 드라마인지, 심히 헛갈리기 시작합니다. 영양가없는 기억상실증으로 도대체 몇회를 끌 요량인지... 이젠 스토리 전개까지 짜증나고 있으니, 해를 품은 달이 아니라, 해를 벗어난 달이 되가는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반가운 소식이 하나 복선으로 진짜로 던져졌지요. 그리고 독해진 한가인의 모습을 통해, 한가인의 연기는 물론, 스토리 전개에 조금은 생기를 찾을 듯한 희망도 보입니다.
"은월각. 세자빈, 허씨처녀, 연우, 허연우", 허연우라는 이름을 불러보고는 연우는 허연우라는 이름을 계속해서 불러보지요. 세자가 연우를 부르는 소리, 오라버니 염의 목소리, 어머니와 아버지의 음성, 그리고 연우를 부르며 오열하는 세자의 목소리를 생각해 내고는, 눈이 왕방울만하게 커지던 연우였지요. 이 장면에서 연우가 자신이 연우라는 것을 기억해내지 않았나 싶더군요.
"오라를 받으라"는 금부도사의 말때문에 연우의 기억은 또 연기처럼 사라지고 말았지만 말이죠. 그런데 연우의 표정은 이후 계속 독기로 반짝이기 까지 했는데요, 연우의 목소리는 힘이 넘쳤고, 표정은 의연함의 연속이었지요. 무죄이기 때문에 당당한 것과는 다른 힘이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무엇보다 훤에 대한 감정(사랑)이 놀라울 정도로 적극적으로 바꼈다는 겁니다. 연우가 드디어 기억을 찾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반갑기까지 합니다. 

아무튼 허연우라는 이름에 반응을 하면서, 기억을 회복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떡밥은 던졌으니, 그나마 스토리가 전개는 되었다고 봐야 겠지요. 그래서 독하게 고문을 이겨내고, 눈빛에 힘을 주는 것이 단순히 한가인의 연기에 대한 욕심때문만은 아니라 생각하고 싶어지네요. 연우라는 캐릭터의 전환점을 만들려고 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연우가 기억을 찾고 있다는 복선은 윤대형을 바라보는 눈빛에서도 감지가 되었지요. 의금부에 윤대형이 들어왔을 때도 몸까지 돌려서, '어디서 봤더라' 하는 눈빛으로 윤대형의 얼굴을 한참이나 보고 있던 연우였지요. 윤대형 역시도 연우를 보고 낯이 익다고는 했지만, 저자에서 훤과 부딪쳤을 때 함께 있던 무녀라고만 생각하고 넘어가버리기는 했지만, 두 사람은 오래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었지요. 
민화공주의 예동으로 연우와 보경이 뽑혀왔을 때, 성조대왕이 신하들과 함께 민화공주와 조우하던 장면입니다. 성조대왕이 "궁궐에 들어왔으니 온실수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도 알고 있겠지" 라며, 온실수에 대해 아느냐고 물었고, 윤보경은 "소학과 내훈 정도만 깨우쳐 아는 것이 짧아 모릅니다"며 조신한 척했지만, 연우는 막힘없이 대답을 했지요. 그때 연우는 고개를 들어 아버지를 힐끗 쳐다보았고, 아버지 허영재는 답해도 된다고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지요. 한나라 고사에 나온 이야기를 거침없이 말했던 연우, "궁에서 본 나무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아야 할 만큼 궁궐에서 보고 들은 것을 밖에 옮기지 않는 것입니다"라는 대답으로 성조대왕을 흡족하게 했던 일입니다. 순간 윤대형이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연우를 유심히 봤던 일이 있었지요.
연우는 윤대형의 얼굴을 유심히 보지는 않았지만, 아버지와 함께 있던 윤대형을 어렴풋이 봤던 기억도 있을 터, 연우가 의금부에 들어선 윤대형의 얼굴을 그리 빤히 쳐다봤던 것도, 과거의 한 기억을 떠올렸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되더군요.

연우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것은 옥사에 면회 온 장녹영과의 대화에서도 엿볼 수 있었죠. 물론 연우가 훤을 가슴에 담았기에 경각에 달린 자기 목숨보다는, 살을 맞고 쓰러진 훤의 건강을 염려하는 듯도 보였지만, 과거 세자의 강녕만을 비는 연우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들은 저를 빌미로 전하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입지를 약화시키려 들 것입니다", 간자였다고 고백이라도 하겠다는 연우를 장녹영은 꾸짖지요. "네가 억울한 죄를 뒤집어 쓰고 처형당한다면, 금상께서 기뻐하시겠느냐". 
장녹영의 말에 퍼뜩 정신이 든 연우, "그렇지요. 그건 더 큰 상처로 남겠지요. 아파하시겠지요. 천한 무녀도 전하의 백성이니 내 또다시 지켜주지 못했다 자책하시겠죠?", 아, 순간 확 깨지는 대사의 황당스런 톤이란.... 눈물까지 메말랐는지 눈을 깜빡거려도 한가인의 왕방울만한 눈에서 눈물은 안나와주고, 연우가 훤을 지키고 싶어하는 절절한 마음도 전해지지 못하고, 이런 난감할데가.... 안타까운 감옥씬이었습니다.

비록 훤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재대로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한가인의 표정과 심정이 달라졌음을 느끼게 했던 장면이 감옥씬이었습니다. 장녹영에게 말하는 표정이 결연해 보였지요. 무녀 월과는 다른 느낌이 들게 하더군요. 강단있었던 연우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듯한 냉정함도 보였고 말이지요.
이 결연한 냉정함은 추국장에서도 이어졌지요. 힘이 과하기는 했지만, 윤대형에게는 대놓고 조소까지 하는 연우였습니다. 물론 자신이 결백하다는 것에 대한 완강함도 있었지만, 훤을 지키려는 의지가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는 겁니다. 양명이 무고함을 입증하면서 자신에 대한 감정을 발설하려 하자, 자신이 청했다는 말로 양명 또한 곤경에 처하지 않게 하려는 총명함까지 보인 연우였지요. "천한 무녀의 삶이 고단하여 도망쳐 달라고 청하였고, 종친이라는 것은 몰랐다"는 말로 양명의 위신 또한 지켜주려 했던 연우였고요. 그래서인지 한가인의 독기품은 표정은, 고문상황과는 따로 놀았던 연기였지만, 연우의 기억과 관련해서는 변환점을 돈 듯한 반가운 변화였습니다.
그간 연우가 무녀답지 않은 당돌함으로 양반 앞에서든, 국왕 앞에서든 지나치게 의연하게 처신을 해서 감옥과 추국장에서의 연우 모습 또한 그 연장선이었다고 생각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저는 왠지 자신이 연우라는 것을 알고서 더 당당하려고 했다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싶어 지네요. 이렇게까지 좋은 방향으로만 생각하려고 시청자는 노력하고 있는데, 한가인은 연기로 보답 좀 해주시와요!
이번에도 안돌아오면 연우한테 전화라도 걸어야 할 듯 싶어요. 기억이라도 돌아오게 해야지 뭐가 진행되도 진행될 터인데, 궁중로맨스는 커녕 기억상실증에 발목잡혀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으니, 첩첩산중이라서 말이지요. 해품달을 보면서 두근두근했던 것이 뭐였더라? 이젠 그 기억도 가물가물해지는군요!!

***옹알옹알***
*운, 드디어 머리 곱게 빗어서 묶었더군요. 근데 너무 껑충하게 띄워서 묶었어요. 그래도 산만한 것보다는 나은 듯.
*이번회 사소한 옥에 티
1. 의금부에 압송된 연우를 면회하러 간 장녹영, 밖에서 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 비녀 위아래가 몇번씩이나 바껴서 쿡ㅎ..
2. 추국장에 끌려온 한가인의 맨발, 고문받기도 전에 피투성이라 안쓰럽게 쳐다봤는데, 소리 버럭 지르며 들어온 훤, 그 발을 안쓰럽게 내려보는데 어느새 깨끗해졌더군요. '소녀 부끄럽사와요'.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닦아버린 연우는 능력자^^.
*이번회 가장 좋았던 장면
추국장에 온 훤의 목소리를 듣고 놀라는 연우의 표정과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고개를 돌리는 장면, 참 좋았습니다.
'전하, 제 모습을 보시고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 송구하옵니다', 말로 전하지 못하는 연우의 감정까지 전해지기도 했고 말이죠.
감옥으로 연우를 만나러 온 양명군, 가질 수 없는 사람이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져가는 건 지, 간밤에 거절 당하고도 금세 잊어버리고 또 대시를 했다가 상처만 받는군요. 그런데 훤과 연우가 함께 있는 장면보다 어울리는 캐미, 왜 이 커플이 더 절절하냐고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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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6 11:20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해를 품은 달 여주인공 한가인의 등장,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탓에 실망이 충격으로까지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되는 분기점이라 부득이 내용리뷰는 따로 정리해서 올립니다. 사실 이번회는 훤과 연우의 인생에 큰 획을 긋는 날입니다.
죽은 줄로만 알고 있는 연우를 만난 날이기도 했지만, 두 사람의 운명이 인력으로 깨질 수 없는 인연임이 확인된 날이기도 했지요. 더불어 연우가 월(月 달)이라는 이름자를 받은 날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우연이 일어난 일은 아닌 듯하더군요.
예전 연우의 무덤을 팠던 남자를 만나러 가는 도무녀 장씨를 배웅하는 날이라는 것도 수상쩍고, 방랑생활을 하던 양명군이 나타난 것도 그러하고 말이지요. 무엇보다 훤과 연우의 재회를 빼놓을 수 없고 말이지요.
연우가 죽고 몇년 후, 왕이 된 훤은 요양차 온양행궁에 왔다가 연우와 재회합니다. 대비윤씨가 중전과 원자를 만들라고 보내려고 했는데, 중전은 데리고 오지 않았더라지요. 아무튼 또 버림받았더군요. 부부간에 이렇게 안맞는 쌍도 없을 듯합니다. 어떻게 된 게 중전과의 합방일만 되면 어환이 심해져서, 거사(?)를 치루지 못하니 말입니다. 보기는 멀쩡한데 도대체 훤은 무슨 병을 앓고 있기에, 중전을 닭보듯 하는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죠.
훤을 요양보내고 궁에서는 조정대신들이 국사를 농단하자는 것도 한 이유도 있었지만, 훤이 탱자탱자 그냥 넘어갈 리는 없지요. 원행나가서 보영루를 짓는다는 명목아래 자행되는 비리와 민심까지 읽고 왔으니, 훤의 눈에 불똥이 튀더라지요. 대비윤씨, 그만하면 호사스런 삶을 누리고 살았는데 누각을 지어 뭘 하겠다고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는지 말입니다. 곧 퇴임할 누구랑 닮았더라지요. 
연우 역시 신모 장녹영을 배웅하러 나왔다가 왕의 행차를 보게 되었지만, 이 모든 것이 하늘이 정해 준 인연때문인 듯합니다. 처음 궁에 들어갔을 때 연우를 세자에게 인도했던 신령스런 노랑나비가 다시 나타난 것을 보면 말이죠. 어가행렬에 엎드려 있던 연우, 나비를 따라 몸을 일으키고 말았는데 그만 왕의 얼굴을 보고 말았지요.
그런데 연우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멍하니 서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연우를 끌고 그 자리에서 도망치는 설, 다행히 군졸들에게 잡히지는 않았지만, 연우는 낯선 기억들과 마주합니다. 어린 소녀와 소년이 손을 잡고 도망가는 모습, 왕의 기억을 읽었나 보다며, 드디어 신기가 생겼나 보다고 생각하는 연우였지요.
민가가 보이자 가리개를 걷으라는 훤, 여전히 자뻑왕이시죠. "한 나라의 왕이 나 정도 생기기가 어디 쉬운 줄 아느냐?", 상선 형선의 얼굴이 꼭 레몬씹은 표정이라더죠. 지난회 상선 형선(정은표)이 저승사자같은 무서운 표정으로 일관하길래, 승진하더니 성격 많이 버렸다(?이게 맞는 표현인가, 암튼) 싶었는데, 다시 활달하고 유머넘치는 내관으로 돌아와서 기쁘더랍니다. 역시 훤의 곁에서 빵빵 터뜨려주는 상선이 있어야, 숨통틔워 주는 재미가 있죠.
"함께 목욕하지 않으련~ 하며 뽀시시 웃음 보여주자, 황급히 도망가는 상선, 설마 임금이 남색은 아닐까 심히 걱정되는 표정이었다죠. 아니되시와요~ 가슴 가려주는 센스까지! 내관이라서 다른 곳이 아닌 가슴을 가린 것인지ㅎㅎ(19금, 이런 표현 쓰면 안되는데, 뗏찌!!!).
형선에게 같이 목욕하자고 기겁하게 하고, 훤은 운과 함께 행궁을 빠져나와 민심시찰에 나섰지요. 훤의 눈에 들어온 백성들의 모습은 어가행렬시 보았던 반질반질한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 그것이 훤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은 조선의 모습이었습니다. 아비가 부역에 끌려가 아픈 누이에게 시래기라도 동냥을 해서 먹여야 하는 아픈 조선의 모습이었죠.
훤의 잠행마저 영상이 보낸 간첩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간자를 따돌리며 달리기 훈련을 시킨 훤과 운, 그런데 그만 산속으로 길을 잡았고, 짙은 안개로 길을 헤매게 되지요. 그리고 두둥~ 운명의 여인과 만나게 되었지요.
연우야! 하마터면 그 아이의 이름을 부를 뻔했습니다. 연우가 살아있었더라면, 아마 이 모습이었겠지요. 연우를 따라 집으로 들어온 훤, 방안에서 본 여인은 더욱 더 연우와 닮아 보였지요. 서책이 가득한 방하며, 말투까지 똑같습니다. "정녕 나와 만난 적이 없더란 말이냐?", "넵". 허탈한 훤.
그래도 너무나 닮아서 훤의 눈은 연우에게서 떨어질 줄을 모릅니다. 연우(한가인) 얼굴 빵꾸나는 줄 알았음. '그럴리가 없다 죽은 아이가 살아있을 리가 없지 않느냐. 그저 닮은 여인이 뿐이다. 이건 꿈이다. 착각이다. 그리움이 실제가 되어 나를 홀리고 있는 것이다', 벌컥 술 한잔 털어넣고 마음 다잡아 보려는 훤, 그런 훤이 또 흔들리지요. 운에게도 온주를 권하는 연우가 자신이 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때문에 말이지요. 꿈이라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연우의 귀신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 훤입니다. 나를 만난 적이 있었다고 말해다오.
"어가행차시 용안을 뵜습니다". 한가닥 기대에 힘빠지는 소리, 돌아온 것은 실망과 허탈뿐...
"운아, 비 그쳤다 가자".
한편 어가행차시 연우를 본 양명군 역시도 연우를 한 눈에 알아봤지요.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잠시였지만 연우는 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축국장에서 훤을 바라보던 것처럼, 나례연에서 훤만을 바라보고 있던 연우처럼 말이지요. 정녕 귀신조차도 가질 수 없더란 말인가? 다음 생에는 나를 먼저 봐달라고 가슴에 묻어 버린 연우낭자는...
온양행국에서 돌아온 훤, 할 일이 태산입니다. 일단 조정대신들 혼줄내는 것으로 군기잡는 훤, "대비윤씨를 위한 누각짓는 공사비와 동원된 인력들의 세세한 사항을 문건으로 작성하여 보고하랏! 하나라도 의심가는 사항이 적발될 시에는 그 책임을 물을 것이야". 끙...대신들의 한숨소리만이 대전에 퍼지고 있었죠.
물론 한숨 소리는 대신들 뿐이 아니었습니다. 중전도 괴롭다고 하소연입니다. 웃전마마들 뵙기 송구하다며 "후궁을 들이심이 어떠하올런지요?", "어이쿠 감사". 넙죽 받아들이는 훤이었지요. 컥! 중전 윤보경 본전도 못건지고 말았네요. 거기에 훤의 냉대는 살을 에이게 차갑고 잔인하기까지 합니다.
"나는 말이오, 중전의 그 위선이 싫소. 심중에 없는 말로 연민을 끌어내는 그 가식도 싫소. 할말 다했으면 가서 자!!". 한마디로 내숭떠는 중전 재수뿡!이라는 말이죠. 훤이 하도 냉랭하니 중전에게 살짝 동정심마저 일더라는.... 죽은 자(연우)의 연적, 훤의 마음을 받을 수없는 윤보경의 인생도 참 딱하더만요. 교태전의 주인자리에 앉아있으면 뭐합니까? 가슴이 냉골인데 말입니다.
중전 윤보경, 가슴속 응어리 다 뱉어보지만, 이걸 어쩌나요. 훤은 하나도 듣지를 못하고, 숨을 쉬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윤대형이 성수청의 대리국무를 은밀히 불러 저주부적을 붙이라는 지시를 했는데, 신력이 미친 것인지 아님, 훤의 지병탓인지 여튼 훤의 병세가 심각한 모양입니다.
아, 그래서 월이 액받이 무녀로 들어온다는 것이었더군요. 왕이 원인모를 통증에 시달리니, 왕의 액운을 무녀가 받으라는 것이고요. 연우가 관상감에서 나온 나대길 교수의 지시를 받은 남자들에게 납치되는 것도, 다 이런 사연들을 만들어 주기 위함같습니다. 장녹영을 성수청으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서 신딸을 납치하고, 장녹영은 납치된 연우때문에 대비윤씨의 바람대로 궁으로 들어올테고, 연우를 액받이 무녀로 삼아야 한다는 해법으로 궁에 기거하게 할 것이고 말이지요. 빙고??? 저 원작 내용 몰라서;;
무엇때문이었는지 모릅니다. 휘영청 둥근 달이 훤의 발걸음을 붙잡았는지, 연우를 닮은 여인의 그림자가 붙잡았는지... "이름이 뭐냐?", "묶이는 인연이 싫다하여 신모님께서 이름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저를 '아기야'라고 부릅니다". 달을 바라보는 훤, 연우가 생각납니다. "이렇게 짧게 스친 것 또한 인연, 내 너를 '월'이라 이름하겠다". 연우가 월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태어난 순간이었습니다. 연우의 운명, 해를 지켜야만 하는 해를 품은 달의 운명말이지요.
그런데 왜 많고 많은 이름 중에 처음 본 무녀에게 훤은 월이라는 이름을 지어줬을까요? 몰랐겠지요. 훤도 무녀를 보고, 그리 마음이 동요하고 흔들리게 될 줄은 말이지요. 운에게 무녀를 찾아보라는 명을 내릴 정도로 연우는 한눈에 훤의 마음을 사로잡은 듯한데요, 아마도 무녀 연우에게서 진짜 연우의 무엇을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서책을 좋아하는 것, 말하는 모양새 모두 연우와 닮았던 무녀였지요. 월이란 이름은 훤에게는 마음의 정비 연우를 대신하는 이름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세자빈으로 간택된 연우가 원인 모를 병으로 사가로 내쳐졌을 때, 세자 훤이 연우를 찾은 적이 있었지요. "내 마음의 정비는 연우 너 하나뿐이다"라며, 봉잠을 쥐어주고 갔었지요. 봉잠을 주면서 "왕은 해라 하고, 왕비는 달이라 한다. 이 봉잠은 하얀 달이 붉은 해를 품고 있는 형태를 하고 있으니, 내 이것을 '해를 품은 달'이라 이름붙였다"라는 말도 들려주면서 말이지요. 훤에게 정비, 즉 왕비를 의미하는 달은 오직 연우 한 사람이었지요. 그래서 연우와 닮은 무녀에게 연우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다시 확인하듯 지어준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만날 인연은 반드시 만나게 되어있듯이, 태양과 달의 운명으로 묶인  두사람, 연우가  기억을 잃었다 해도, 이름을 잃었다 해도 연우는 훤의 달이었던 것이지요.
그나저나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무녀와 왕의 사랑이라...주위에서 이를 곱게 볼 리가 없을텐데 말입니다. 월이 죽은 것으로 되어 있는 허연우라는 것을 언제 알게 될지, 하늘의 뜻이 어디쯤 와있는지, 가슴 졸이며 지켜봐야 겠군요.

***한줄보태기
1.아역들의 회상씬은 반가운 마음 너무 크지만, 남발하면 성인연기자들과 비교되어 득보다 실이 크겠다. 특히 어린 연우와 대조되는 한가인에게는 그다지 반갑지 않을 편집일 듯. 아역연기자들 돌려달라는 아우성이 높더라.
2. 허염의 아역 임시완 모습은 되도록이면 회상씬 편집사양. 격차가 심해서 시청자들 심적 동요가 심히 클 듯하다. 마성의 선비라는 말은 전설이 되고 말았다.
3. 민화공주 발연기인지 유치원놀이인지, 그 모습 앞에서 지켜봐야 하는 민상궁이 심히 가엾다. 간신히 웃음참는 것이 보일 지경.
4, 한가인 연기에 관한 글 함께 올렸으니, 시간 나시면 읽고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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