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춘심'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3.08.02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종석의 약속, 이런 어메이징한 남자를 봤나! (25)
  2. 2013.07.05 '너의 목소리가 들려' 윤주상, 무겁게 전해졌던 창살없는 감옥 25년 (6)
  3. 2013.06.28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종석, 여심 사로잡은 수족관 키스 (15)
  4. 2013.06.27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해숙, 살인마도 떨게 한 소름돋는 미소 (6)
  5. 2013.06.21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보영, 귀엽고 사랑스러운 짱변에게 바란다 (10)
2013.08.02 09:32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명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에게 가장 힘든 게 고립, 고독, 혼자라는 외로움일 겁니다. 남들에게는 없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때문에 더 외로웠던 박수하도, 복수심과 증오로 11년을 산 민준국도 홀로 남겨진 사람들이었죠. 수하에게 혜성이 있어서 다행이었고, 민준국이 차관우를 늦게 만나서 안됐고...

민준국(정웅인)이 차관우(윤상현)나 신상덕(윤주상) 변호사같은 사람을 일찍 만났더라면, 어쩌면 그의 인생도 달라지지 않았을까를 생각하며, 나는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인가 하는 반문도 해 본 시간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입이 하나이고 귀가 두개인 이유가 내 주장만 하기보다는 상대의 말을 더 들어라는 창조주의 뜻이기도 하다는데, 실상 많이 못하는 경우가 많죠. 박혜련 작가가 수하(이종석)에게 사람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준 것은 그런 점에서 여러가지로 의미있는 설정이었습니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 사회라지만 실상 홀로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타인과 교류하기를 회피하고, 비판 비난만 일삼으며,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 들지 않는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성에 스스로를 가둔 사람들, 텅빈집에 홀로 남겨진 서대석(정동환)이 스스로 자초한 형벌이기도 했습니다.

민준국은 차관우의 '우리'라는 말에 11년간 짐승으로 살게 했던 복수심과 증오를 내려놓고 사람이 되어 감옥으로 들어갔습니다. "사형선고를 받게 되면 "우리쪽도 항소해야죠!", 우리쪽, 우리라는 말은 그토록 잔인무도한 살인마에게 사람의 웃음을 찾게 했습니다. 차관우는 최고의 변호사였습니다.

서대석(정동환)과 민준국(정웅인)의 결말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가장 불쌍하고 어리석은 인간이 서대석이었다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도 사과하지도 않고, 가족들에게 조차 버림받은 서대석과, 피해자였으면서도 민준국이 하고 싶었던 말을 들어준 차관우의 '우리'라는 말에 잃어버렸던 소속감을 찾은 민준국, '우리'라는 말, '함께'라는 말이 얼마나 큰 힐링이 되는지를 보게 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최고로 좋았던 작품, 그 마무리도 깔끔하고 기분좋게, 아니 행복하고 아름답게 끝냈습니다. 그 이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해피엔딩, 박수하의 약속은 미래라는 불안한 터널 속에서도, 빛으로 길을 인도해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가장 좋은 해피엔딩의 예로 꼽고 싶군요.

몇년후 결혼해서 혜성과 알콩달콩 사는 모습으로 완벽한 해피엔딩이라는 도장을 찍는 것으로 끝나지 않아 좋더군요. 전 수하의 약속이 그들의 결혼사진보다 더 감동으로 뭉클하고 좋았답니다.  

민준국 심문과정에서 1년전 주차장에서 장혜성을 찌른 것은 박수하였다는 것을 알게 된 서도연 검사, 수하에게 소환장을 보내 간이 철렁하게 만들었죠. 수하의 선택은 수하라는 인물에게 끝까지 애정을 놓지 못하게 하더군요.

장혜성이 아니라고 증언하겠다고 한 번만 거짓말을 하자고, 넌 그래도 된다고 설득하려 했지만, 수하는 자신이 혜성을 찌른 걸 기억한다고 사실대로 진술하겠다고 하지요. 자신의 행동에 도망치지 않고 책임을 지려는 수하, 우리 수하는 정말 어른이 되었군요. 격하게 이쁘다 울 수하^^  

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하는 수하, 혜성은 차마 그런 수하의 얼굴을 볼 수가 없습니다. 말려도 듣지 않을 수하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혜성이었죠.

"내 꿈속에서 자꾸 당신이 다쳐. 피를 흘리고, 경고였나봐. 가서 솔직하게 다 얘기하고 올게. 그러면 그런 꿈 더 안꿀거야. 만일 이 일로 당신 곁을 떠나면 나 기다려 줄 수 있어?".

수하가 많이 달라졌죠. 1년전 민준국 최종 선고일에 끝장을 보려고 혜성에게 남겼던 말과 비교해 보면 말이죠. 수하의 일기장에 쓴 이별편지, 1년 후에 혜성의 눈으로 읽게 된 편지였지만, 그 내용이 사뭇 다르더군요. 그 때는 혜성을 지키기 위해 떠나려는 수하였지만, 지금은 잠시 떠나게 되더라고 당신 곁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부탁이었으니 말이죠. 수하가 그랬죠. 처음 민준국과 싸웠을때는 그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아니라고, 그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서 살고 싶다고...  

 

한편 차관우는 수하의 일로 미친듯 서검 꽁무니만 쫓아다니죠. 서도연은 민준국의 변호를 맡아 서검과 얘기를 하고 싶어한다고 오해하고, 기를 쓰고 피해다녔지만 말이죠. 회전문에 갇힌 서검사, 덩달아 갇힌 김공숙 판사는 뭔 죄람~ 김공숙 판사도 수하의 소환장에 대해 알게 되었고, 서검을 설득하는 뜨거운 말을 남겨서 뭉클했답니다. 선풍기 판사 김공숙을 더 못보는게 종영된 아쉬움이기도 합니다. 저 이분 무지 좋아했거든요, 신상덕 변호사랑 세트로ㅎㅎ.

 

"당신과 나, 김판사님이 과를 만든 거에요. 우리 셋의 과를 바로잡고 민준국 잡은 공이 박수하에요. 그 공은 왜 안따지는 겁니까? 그리고 보상은요? 공도 보상도 없이 과만 따지는게 서도연 검사 법입니까?".

법은 냉정해야 한다고 돌아서버린 서도연, 서도연을 졸졸 따라간 김공숙 판사가 얼굴 가득 의미심장은 미소를 띄며 말하죠. "나도 서검처럼 법은 냉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헌데 차변 생각처럼 법에도 심장이 있어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은근 슬쩍 황달중 재판때 서도연이 보여주었던 서도연의 심장을 들먹여 주시는 선풍기판사^^ 

장혜성을 찌른 이유로 어쩌면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는 수하, 경찰대학 1차합격 통지 문자를 받고 혼자 눈물을 흘리지요. 수하가 꿈꿔왔던 미래, 그것이 날아갈지도 모릅니다. 혜성에게는 그 마음을 들키지 않고 혼자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니 어찌나 안쓰럽던지요. 같은 시간 혜성도 쌍둥이 처럼 눈물을 흘리고 있었지요. 수하의 1년전 일기장, 수하방 벽에 붙은 수하의 미래와 꿈때문에 가슴 아픈 혜성이었습니다. '내가 없어지더라도 당신은 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끔 아주 가끔만 날 기억해 주면 좋겠습니다'.

1년전 말없이 혜성 곁을 떠나버렸던 수하, 그 마음이 어떤 것이었는지, 그런 수하에게 자신의 마음을 다 보여주지 않은 것이 미안한 혜성이었죠. 아침에 기다리겠다고 왜 말해주지 못했나, 후회하는 혜성입니다.  

다행히 수하는 기소유예로 아무일 없이 나왔지요. 서도연도 사실 박수하를 기소하는게 영 찜찜해 했지요. 수하는 출두를 했고 심문은 해야 하는데, 방법을 찾느라 머리 빙글빙글... 서도연은 박수하를 살인미수가 아닌 '폭처법상 흉기휴대 상해'로 바꿀 생각을 이미 하고 있었던 듯 보였죠.

수하의 입에서 민준국의 이름이 나오자, "그만!!!", 에고 놀라라, 소리를 버럭 지르며 수하의 말을 잘라버렸지요. 자칫하면 민준국의 살해미수로 기소해야 될지도 모르는 아찔한 상황을 서도연이 깔끔하게 정리! 서도연이 을매나 이쁘던지 궁디톡톡.  

집에 돌아오는 수하, 혜성은 참지 못하고 수하를 향해 달려갑니다. 멀리서 어두운 혜성의 얼굴을 보고 수하 역시도 수하를 향해 달려가고... 혜성이 수하를 덥썩 안고 혜성의 마음을 통째로 다 고백해 버렸지요.

"수하야, 미안해. 누구보다 너한테 의지하면서 아닌척 한 거 미안해. 널 누구보다 사랑하는데 표현못한 것도 미안해. 널 바라보면서 끝을 생각하고 불안해 한 것도 미안해. 다 미안해. 넌 절대 감옥 안가. 만일 가게 되더라도 걱장마, 내가 너 기다릴테니까". 혜성의 폭풍고백에 수하는 하늘로 두둥실~~ 

감옥 안간다는 말에, 다행이라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오매 지금 나 뭐한 거여, 괜히 오바했다, 쪽팔리게, 망신망신 개망신', 당장 환불해 오라고 받지 않았던 목걸이도 찾아서 자진해 걸고 있었던 혜성, 목걸이로도 수하에 대한 마음 다 들켜버렸는데, 사랑스러운 혜성을 보는 수하 눈에는 하트가 둥둥 떠다니더라죠.

"사랑해, 무지막지하게 사랑한다", 참 혜성다운 고백이었습니다. 아는감? 혜성이 얼마나 무지막지하게 사랑스러운 짱다르크인지? 수화를 배우고, 진심으로 피의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국선전담변호사'가 되어가는 짱다르크 못지않게, 이보영은 또 얼마나 이 드라마에서 큰 역할을 했는지? 연기대상 후보로 강력 추천하고 싶은 이보영의 연기변신, 제가 리뷰쓰면서 연기대상에 대한 언급은 거의 하지 않는 편인데 이보영이 아마 처음인 듯 싶네요. 아마 이보영 드라마는 앞으로 믿고 보는 드라마가 될 듯. 

이어지는 수하의 고백은 어떤 해피엔딩보다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게 했습니다. 혜성은 수하에게 고백한 이후에도 수하와의 관계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합니다. 미래란 알 수 없는 거니까... 그런데도 수하와 함께 있는 행복한 시간이 길게 이어질 것같다고 했지만, 수하는 분명합니다. 혜성은 수하에게 길이고 빛인 오직 한 사람이었으니까요.

 

"당신이 늘 불안해 하는 것 압니다. 그래서 언젠가를 준비하는 것도 압니다. 그러나 그 언젠가가 와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10년이 지났어도 당신을 알아봤습니다. 기억을 잃고도 기억을 다 지우고도 난 당신을 사랑하게 됐습니다. 다시 10년이 지나도, 또 기억을 잃어도 당신이 걱정하는 그 언젠가가 다가와도 난 당신을 찾아내고 다시 사랑할 겁니다".

 

드라마에서 많이 봐왔습니다. 운명같은 사랑,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내 운명이라는 등의... 그런데 수하의 약속은 운명을 말하지 않아서 새롭고 좋더군요. 그래서 수하와 혜성의 앞으로의 날들이 불안하지 않습니다. 10년이 지나도 찾겠다는 말, 다시 사랑하겠다는 약속, 이 어메이징한 남자의 약속이 '운명'이라는 말보다 더 강한 믿음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말이죠.  

경찰대학 면접에서 수하는 한 사람 한 사람 자신을 도와주었던 사람들을 언급합니다. 수하의 입을 빌어 캐릭터의 성장을 함께 되돌려 보는 것도 마지막회의 좋은 연출이었습니다. 수하를 어른으로 만들어 준 차관우,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 오만해 보였던 서도연에게서 본 틀린 것을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것이 얼마나 근사한 것인지, 가서는 안될 길을 보여 준 민준국, 그리고 수하의 온리 원 그 사람 혜성의 성장을 수하의 면접을 통해 정리를 해줬지요. 

수하의 마지막 말이 마음에 와 닿더군요. "그 사람때문에 전 누군가를 지키는게 얼마나 귀한 일인지 알게 됐습니다.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게 얼마나 중요한 지도 알게 됐고요". 

수하의 말과 함께 오버랩된 수화로 대화하는 혜성, 감동을 너머 완벽한 메시지를 전달했죠. 혜성이 만난 피의자는 청각장애우였고, 혜성은 수화로 대화하죠. "나는 모두 들어줄 겁니다. 당신의 입장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나는 당신의 국선전담변호사입니다", 완벽하게 마무리한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주제가 함축된 이미지였습니다.  

 

에필로그에 정의의 여신상 앞에서 경찰제복을 입은 수하와 혜성, 그들은 서로를 향해 경례로 약속합니다. 서로 지켜주자고, 그 지킴의 약속은 두 사람만을 위한 약속은 아닐 겁니다. 경찰이 된 수하와 국선전담변호사 혜성, 힘없는 사람의 말에, 억울한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진실을 위해 싸우고 사람을 지키는 좋은 경찰이 되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이렇게 성장하고 어른이 된 혜성과 수하를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흐뭇합니다. 이런 변호사와 경찰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있제게는 댓글란도 작은 행복입니다. 욕과 비난이 때로는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비판과 이견은 배움이 되며, 공감과 마음속 이야기들이 오가는 이 공간이 제겐 '우리'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하고 귀한 입과 귀이기도 하거든요.

 

누군가를 지키는 귀한 일,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 중요한 일, 혜성과 수하, 차관우만이 하는 일은 아니겠지요. 그 귀한 일과 중요한 일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이겠지요. 그 귀하고 아름다운 메세지에 귀를 기울였던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그래서 조금은 더 행복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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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5 10:04




감옥이 제 2의 학교라는 말을 흔히 합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학교의 의미가 다른 경우를 보게 되죠. 죄를 뉘우치고 새사람으로 교화시켜 나오게 하는 것이 목적이겠지만, 민준국의 경우는 다른 것을 배우고 나온 듯합니다. 왼손살인 사건, 신상덕(윤주상) 변호사가 황달중 사건과 너무도 닮아있다는 말에서 민준국의 이번 자작 살인누명극은 감옥동기였던 황달중의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 보이네요.

26년전의 황달중 아내 살인사건의 전모가 밝혀졌죠. 물론 다는 아니지만, 그는 취중에 외도를 한 아내를 토막살인했고, 존속살해로 그는 중형을 선도받고 25년째 복역중입니다. 당시 재판을 맡았던 판사는 서도연의 아버지 서대석(정동환)이었고, 황달중의 무죄를 주장한 변호사가 신상덕 변호사였습니다. 

수하는 1년전 사고로 기억을 상실했던 것이 맞더군요. 민준국을 유인하기 위한 연기를 하고 있다는 의심도 들었지만, 수하의 방백은 수하가 기억을 잃었음을 말했죠.

'미안하게도 난 저 사람이 기억이 안난다. 저 목소리, 저 눈빛이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저들의 대화를 미루어 짐작해 보면 난 1년전에 누군가를 죽였나 보다. 기억을 찾고 싶지 않다. 내가 그렇게 끔찍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싶지 않다. 저 사람이 그토록 편을 들어주는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수하의 방백은 많을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제가 수하였대도 기억을 찾고 싶지 않았을 듯 하더군요. 자신이 누구인지, 가족은 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해 미칠 것 같아 머리를 쥐어짜내서라도 찾고 싶은 게 기억일 겁니다.

그런데 과거의 자신이 누군가를 죽였을 지도 모른다면, 기억을 영영 지워버리고 싶을 겁니다. 수하는 기억을 상실해도 착한 아이더군요. 기억을 영영 찾지 못해도 끔찍한 사람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 걸 보면 말이죠. 

박수하... 그 아이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았는데, 사고로 마음을 읽는 초능력의 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수하가 10년전 아버지를 잃은 사고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싶더군요. 지난 글에도 전 박수하가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잃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는데, 혜성도 비슷한 생각을 한 듯 싶더군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법정에서 진실을 가려내는데 도움은 되겠지만, 수하는 그 능력이 얼마나 부담스러울까 싶습니다. 늘 해드폰으로 귀를 틀어막고 다니는 수하, 수하 역시도 감옥에서 살아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모부가 수하를 짐스러워하는 말도 읽고 상처를 받았던 수하였었죠. 수하가 수족관에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이유를, 평범한 청년으로 돌아온 수하를 보니 절실히 와닿더군요. 

사고라는 게 사람의 인생을 바꿔버린 것을 수하라는 인물을 통해 봅니다. 악마같은 살인마 민준국에게도 그의 인생을 바뀌게 한 사고가 있었겠죠. 인간이기를 포기해 버린 그를 보니, 복수심과 증오로 감옥에서 살지 말라는 어춘심(김해숙)의 말이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수하가 체포되었다는 뉴스를 본 고성빈과 김창기, 김창기는 지난 회에서도 수하의 사물함을 비워주는 의리를 보여 귀엽더니만, 수하를 매일같이 면회하고 수하의 일기장을 읽어주고 있어서 쓰담쓰담~~. 수하와의 관계란에 철천지원수로 썼다가 친구로 바꿔쓰기도 하고, 수하의 구구절절 10년간 짝사랑해 온 누나 장혜성에게 보내는 편지같은 일기를 매일 면회가서 읽어주고 있죠. 이 친구의 개성있는 연기도 눈여겨 보는 중입니다. 은근히 매력적인 터프가이연기가 허당스러우면서도 귀여워 중독성이 있네요. 

 

수하의 현장검증이 있던 날, 변호사의 자격으로 수하곁에 꼭 붙어있었던 혜성은 전국에 얼굴을 알렸습니다. 신상덕 변호사는 걱정을 하면서도, 수하의 얼굴이 노출되지 않도록 수하의 마스크를 사수하면서 보호하는 혜성을 보면서 자신의 과거 모습을 떠올리지요. 황달중 사건때 마스크를 벗긴 취재진들에게 고함을 치던 자신의 모습을 말이죠.  

혜성의 모습에 신상덕 변호사는 자신이 패했던 과거의 기록, 25년간 돌덩이처럼 누르고 있는 황달중의 사건기록을 건네주었죠. 아마 혜성이 자신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는 의미였겠죠. 전혀 예기치 않은 복병이 증인, 혹은 증거로 등장해 판세를 뒤집어 버리기도 하는 것이 재판과정이니 말이죠.

황달중 사건 기록을 건네는 신상덕 변호사에게 장혜성은 묻습니다. "26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유죄를 인정하실 건가요?". 신변호사는 단호하게 대답했죠. "그 질문 지난 26년동안 수천, 수만 번 했습니다. 답은 늘 같았습니다. 다시 돌아가도 난 무죄를 주장할 겁니다". 

 

어떻게든 수하를 선처해 주고 싶어하는 서도연 검사, 수하의 범행관련 자료들을 가지고 와서 혜성에게 유죄를 인정하라고 말하죠. 그러면 10년을 때리겠다고 말이죠. 박수하가 민준국을 살해했다는 판결이 나오게 되면 수하는 최소 20년을 감옥에서 복역해야 합니다. 이제 스무살의 수하 인생은 끝나버리는 것이죠. 10년 구형을 받고 모범수로 생활하면 10년내에 나올 수 있지 않겠냐고, 서른 정도면 새로 시작해도 될 나이라고 혜성을 설득하려는 서도연, 혜성도 수하를 걱정하는 도연의 진심을 알기에 더 고민입니다. 혜성의 한 마디에 수하의 인생이 달라져 버리는 것일테니까 말이죠.

 

수하가 절대로 민준국을 죽이지 않았을 거라고 확신하지만, 수하를 유죄판결 내기에 너무나 많은 증거들이 있기에 법은 수하의 유죄쪽으로 기울게 될 것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아는 혜성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수하의 진실은 끝까지 밝혀야 합니다. 수하를 믿으니까요. 

그러나 수하는 기억을 상실했고, 수하의 무죄를 입증할 만안 증인이나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수하의 무죄를 입증할 증거는 살아있는 민준국 밖에는 없는 상황이지요. 국민참여 재판으로 진행하자며 국선 자격으로 다시 사무실에 복귀한 차관우, 가평으로 유창씨를 보내 수하를 신고한 문성남이라는 사람을 찾아봤지만, 과일가게 아주머니였다는 것에 낙담하고 맙니다.

80키로의 장정을 살해하고 토막까지 내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었죠. 과일가게 아주머니를 좀더 자세히 조사해 보면 싶었는데, 거기서 멈춰버리는 차변과 장변의 포기는 납득이 쉽게 가지 않더군요. 더군다나 경찰의 촉을 가지고 있는 차변의 경우, 그 아주머니가 수하를 봤다는 당일 아주머니 행적을 더 조사해봤으면 싶었는데 말이죠. 아주머니가 유창씨에게 과잉반응을 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민준국의 사주를 받고, 포상금에 눈이 멀어 거짓 신고를 한 듯 보이기도 합니다.

 

수하는 시청자의 바람대로 무죄선고를 받을 것 같지는 않네요ㅠㅠ. 토막난 왼손 하나로 죽었다고 단정짓는 것이 좀 무리인 전개이기는 하지만, 국민참여재판이 장변과 차변에게는 오히려 자충수가 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사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수하의 지문이 묻은 칼과 민준국과의 통화기록, 그리고 수하와 민준국의 악연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것같아서 말이죠. 수하가 민준국을 폭행하는 cctv도 수하에게 불리한 증거였죠. 10년전 증언을 했던 장혜성의 주변을 맴돌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하고, 아버지를 죽인 놈을 죽여버리고 싶은 심증적 정황들은 수하가 민준국을 살해했을 거라고 배심원들도 심증을 굳히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기억이 돌아오지 않은 수하이기에 더더욱 진실을 밝히기는 힘들고 말이죠.

비록 장변과 차변이 민준국을 강력한 용의자로, 민준국이 아직 살아있다고 주장했지만, 민준국이 나타나지 않는 한 재판을 유리하게 끌 수는 없을 듯 보입니다. 민준국! 이놈아 어디있냐! 이제 나타날 때도 되지 않았냐!! 

아마도 민준국은 수하의 현장검증 뉴스를 보고 그 모습을 드러내겠죠. 혜성과 차관우가 좀더 촉을 발휘한다면 가평에 있는 과일가게 아주머니의 신고내용의 미심쩍은 부분을 조사할테고(혹은 서도연이거나), 과일가게 아줌마가 민준국이 알려준 것이라는 것을 제보라도 한다면 수하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겠죠. 아줌마! 돈에 양심 팔지마세요. 한 아이의 인생이 걸려있단 말이에욧!!

민준국은 장혜성을 죽이려는 시도를 계속적으로 하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살아있다는 증거를 스스로 남기는 우를 범하겠죠. 과일가게 아줌마도 왠지 불안하고, 제가 가장 불안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이는 아직은 감옥에 있는 서도연의 친부 황달중입니다. 25년 장기수로 착실하게 수감생활을 해오고 있는데, 만약 황달중이 형기를 마치고 출소를 한다면, 민준국이 가만 있을 것 같지는 않아서 말입니다.

민준국은 광기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입니다. 자기에 대해 말을 한 사람도, 들은 사람도 죽여버리겠다고 과거 혜성과 도연을 협박했던 것을 보면, 황달중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던 것에 앙심을 품고 있을 듯해서 아주 불안합니다. 도연도 목격자 중의 한 사람이었으니 안심할 수는 없고 말이죠.   

너의 목소리가 들려 10회를 보고 계속 마음을 무겁게말이 있었습니다. 신상덕 변호사는 26년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무죄를 주장할 것이라고 했지만, 황달중이 유죄를 인정하고 정상참작을 받아 10년형을 살고 나왔다면, 어땠을까요? 그는 딸 아이를 찾아 새롭게 살 수 있었을까요?

신상덕 변호사가 수 천 수 만번을 묻는 질문, 그 자책감이 황달중과의 인연을 25년간이나 지속시켜 오고 있었겠죠. 황달중 사건이나 박수하 사건처럼 이렇게 빼도박도 못하는 물증들만 있는 경우, 대부분의 피고인은 혹은 그를 변호하는 변호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싶어할까요? 참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진실만 밝혀진다면야 끝까지 무죄를 주장해야 겠지만, 끝내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황달중 사건은 여러가지로 마음을 심란하게 하네요. 결국 황달중의 무죄를 밝혀주지 못했던 신상덕 변호사는 창살없는 감옥에서 25년을, 활달중은 창살 안에서 25년을 살고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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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8 12:39




어춘심(김해숙)을 살해하고 화재로 위장해 살해현장의 증거를 인멸한 민준국, 살해용의자로 기소가 되었지만 법은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서도연 검사가 10년전 자신의 살해현장을 목격한 목격자 중의 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방법을 모색하던 그는, 눈물어린(?) 유서를 쓰고 자살기도를 하는 가증스러운 모습을 보였죠.

민준국의 유서를 읽은 차관우는 그가 무죄라는 것에 무게를 두었고, 좋아하는 짱변과 수하가 민준국의 치밀한 살인이라고 해도 오해한 것일 수 있다고 민준국을 두둔합니다.

새삼 마음의 소리를 듣는 능력의 수하라는 인물이 얼마나 우리 사회에 필요한 존재인지를 절실히 느낍니다. 말과 글은 사람들을 쉽게 속일 수 있습니다. 한 줄 한 줄 진심을 담은 듯한 유서를 쓴 민준국, 그리고 선한 모습으로 어춘심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는 말들에 그의 마음을 읽기 전까지는 누구라도 넘어가게 만들었듯이 말이죠.  

대수롭지 않게 그저 평상시와 똑같이 전화통화를 했던 것이 어머니와의 마지막 대화였음이 믿기지 않는 장혜성이었습니다. 다음날 엄마를 만나러 가면 '또 지겨운 잔소리를 듣고 오겠구나' 건성건성 어머니의 말을 듣고 있었던 장혜성, 그 시각 엄마가 죽어가고 있었다는 것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마치 악몽같습니다. 믿기지 않는 어머니의 죽음에 눈물도 나지 않는 장혜성, 덤덤하게 빈소를 찾은 동료들을 맞이하고, 서류를 작성하듯 장례절차를 써내려갑니다. 하루종일 보이지 않았던 수하가 홀로 빈소를 지키고 있는 장혜성에게 왔지요. "민준국을 만나고 왔어. 자기가 안죽였다고 억울하다고...".

호송차에 실려가는 민준국의 멱살을 잡고 그 자리에서 죽여버리고 싶었던 수하, 호송관들에 의해 제지당하고 말았죠. 수하를 바라보는 민준국의 비열한 웃음, 그리고 읽어냈죠. 어춘심을 죽이기 전에 혜성과 전화통화를 시켜줬다는 것을 말이죠. 

믿기지 않았던 엄마의 죽음이 그제서야 가슴을 갈기갈기 찢으며 장혜성에게 현실로 다가옵니다. 시집가라고, 복수심으로 지옥에서 살지 말라고, 못난 사람들 어여삐 여기고 가엾게 여기라고, 그게 엄마가 혜성에게 남긴 마지막 유언이었다는 것에 끝내 오열하고 만 혜성입니다. 아무리 불러봐도 돌아오지 않을 어머니, 다시는 혜성의 머리통을 쥐어박아 주지도 못할 어머니...

그런 줄도 모르고 엄마에게 아무 말도 못해줬습니다. 엄마가 믿어줘서 이만큼 왔다고, 세상에서 끝까지 내편이었던 엄마때문에 좌절하지 않았다고, 그래서 고맙다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아무말도 못해줬습니다.

아이스박스 가득 밑반찬을 보내주고 철철이 옷을 사서 보내주던 엄마, 바쁘다는 핑계로, 시집가라는 잔소리에 주말이면 집에도 자주 내려가지도 못했는데, 몰랐습니다. 이렇게 아무런 인사도 못하고 보내드리게 될 줄은... 엄마가 자랑스러워 하는 어춘심여사 딸 장혜성, 혜성을 위해 치킨집 할인행사 전단지를 만들때마다 한 장씩 가져와 옷장안에 붙여두고 있었다고, 낯간지러웠지만 속으로는 너무 좋았다고, 말도 못해줬습니다.

 

민준국이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정황은 분명한데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어머니를 죽은 살인범을 기필코 잡고 싶었던 장혜성, 자존심을 굽히고 서도연에게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정까지 했죠. 지난 날 했던 말들 사과하라면 하겠다고, 민준국 그놈만 잡아쳐 넣어달라고 말이죠.

서도연의 아버지 서대석은 서도연과 장혜성에게 복안을 내놓았죠. 증거는 만들 수 없지만 증인은 만들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민준국이 함께 감방에 있었던 제소자를 증인으로 세워, 위증이라도 만들어 내보자고 말이죠. 옳은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가석방을 미끼로 위증을 하라는 딜을 하라니... 그래도 민준국 그 짐승만도 못한 놈이 너무나 가증스러워서 옳지못한 방법임에도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굴뚝 같아지더군요. 

 

그러나 제소자 황달중은 오히려 서도연의 발목을 잡는 덫이 되고 말았고, 위증은 증거가 될 수 없다는 원칙에 의거, 민준국은 무죄판결을 받고 말았죠. 좋아하는 짱변이지만, 눈물을 머금고 변호사의 직분에 최선을 다하는 차관우...

시청자는 진실을 알고 있지만 차관우는 모르고 있기에 그를 미워할 수만은 없습니다. 차관우는 민준국의 유서가 진심이었다고 믿었고, 민준국이 과거 살인을 저지른 전과자라고 해도, 전과자라는 이유로 억울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었을 테니까요. 그래도 차변  미워! 50점 감점!! 그가 형사출신 변호사이기에 좀더 사건을 자세하게 조사해 주길 바랐는데, 수하와 장변의 주장을 일종의 피해망상이라고 생각해 버린 것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차관우에 대한 믿음은 계속 남겨둘 겁니다. 누구보다 피의자의 입장에서, 피의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변호사라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10년전 박주혁(박수하 아버지) 사건을 공판 기록을 보려고 하는 점으로 미루어, 민준국의 과거를 파헤칠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민준국이 무죄판결을 받은 일로 장혜성과 차관우는 서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죠. 좋아하기에 힘이 더 드는 두 사람입니다. 어머니의 죽음, 믿었던 차변에 대한 배신감에 마음을 잡지 못하는 혜성은 매일같이 집안일을 산더미로 만들어 해대고, 그런 혜성을 보는 수하의 마음은 아프기만 합니다.  

혜성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 수하는 자신의 손으로 민준국을 처치하기로 마음을 굳히는 듯 보이더군요. 민준국이 혜성의 주위를 서성거리를 것을 알았을때 준비했던 칼, 복수하지 말라는 혜성의 말에 서랍장 구석에 넣어두었던 칼이었습니다. 이젠 법이 못하면 수하의 손으로 직접 하고 싶습니다.

법정에서 수하와 혜성을 바라보며 가증스러운 승리의 미소를 짓던 민준국, 10년전 수하가 들었던 그 말을 되풀이 하는 민준국이었습니다. "꼬마야. 여기 먹물 먹은 등신들도 나 내 편인 것 같구나. 만일 여기서 무죄를 받아 나가면 다음은 너와 저 계집애 차례다". 

혜성은 여전히 안전하지 못합니다. 민준국이 살아있는 한 혜성에게는 늘 죽음의 그림자가 공포스럽게 그녀의 주위를 서성이게 될 겁니다. 이제 수하가 그 공포의 그림자를 거둬주고 싶습니다. 그것만이 그녀를 지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민준국의 선고일을 메모해 두는 수하, 아마도 그가 무죄로 풀려나오는 날을 D-day로 잡은 듯 하더군요.   

짐을 정리하고, 등이며 싱크대 경칩이며 다 손을 봐두고 혜성의 집을 나가는 수하, 그녀와 처음이자 마지막 데이트를 가지요.

"왜 여기가 오고 싶었어?"

"내 세상은 남들보다 시끄럽잖아. 여기는 왠지 조용할 것 같았어. 늘 평화롭고...".

그리고 민준국이 더 이상 괴롭히지 않을 것이니 안심하라고 거짓말을 해주지요. 재판때 봤다면서 말이죠. 어머니의 마지막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많이 자랑스러워 하셨다고.... "그리 용감한 애인줄 알았으면 이쁘다는 소리도 많이 해주고, 칭찬도 많이 해줄 걸...", 천국가서도 춤출 거라고 전하라고 했다고 말이죠. 

민준국을 죽일 결심을 한 수하, 힘겹게 혜성을 차변에게 보냅니다. 혜성의 집을 찾아왔던 차관우에게도 말했었죠. 장변이 차변을 많이 좋아한다고, 그래서 더 힘들어 하는 거라고 말이죠. 민준국 편들어줘서 오히려 감사드린다며 절까지 했던 수하였습니다.

"차변 너무 많이 원망하지마. 당신 많이 좋아해서 그러는 거니까... 민준국을 진짜 믿고 있어, 당신이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 오해에서 당신을 벗어나게 해주고 싶었던 것 같애. 진실을 모르니까. 그게 그 사람 입장에선 최선이었을 거야. 그리고 당연히 알겠지만 그쪽도 차변 많이 좋아해, 그래서 지금 괴로운 거고... 그러니 너무 오래 숨어있지 말고 그 사람 받아줘". 

수하가 나이에 비해 성숙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깊은 속을 가진 남자라는 것에 순간 수하에게 제 마음이 기울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수하와 차변 사이를 오락가락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수하는 상대의 마음을 읽는 능력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이해하는 그런 남자더군요. 

민준국의 무죄선고일에 맞춰 모종의 행동을 할 결심을 한 수하, 눈물로 이별을 고하고 돌아서던 수하는 그동안 혜성에게 하지 못했던 고백을 하지요. 10년을 짝사랑해 온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 장혜성, '안녕... 나의 짱다르크...'.

 

수족관 앞에서의 키스는 수하의 사랑 고백이자 마지막 인사였습니다. 키스신은 상상도 못하고 있다가 저도 모르게 소리를 꽥! 너무 크게 질러서 저도 놀랐습니다. 그리고 마음 한가득 설렘으로 다가온 남자는 고등학생 박수하가 아닌, 진짜 남자 박수하였습니다.  

그동안 박수하가 고등학생인데다 장혜성과의 나이차 때문에 이 커플을 대놓고 응원을 못해 왔는데, 지금이 2012년이고 다시 그들의 스토리가 펼쳐질 해는 수하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일테니, 이제부터 이쪽 라인에 몰빵하고 싶어질만큼 마음을 송두리째 사로잡은 키스 한 방이었습니다.

 

전 수하의 사랑이 많이 공감됩니다. 수하에게 장혜성은 동경이나 선망의 대상으로서의 첫사랑이 아니었습니다. 여선생님에 대한 로망과는 다른 감정이었죠. 눈을 보면 마음을 읽는다는 어린 수하의 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던 10년전의 법정, 일시적인 실어증으로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답답한 마음에 눈물만 흘리고 있을때, 법정문을 열고 들어선 이가 장혜성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가녀린 새처럼 떨며 울었죠. 괜히 증언했다면서 말이죠.

혜성은 용감한 잔다르크는 아니었어요. 그저 그게 옳으니까 했을 뿐이었던 여린 새였어요. 그때부터였습니다. 수하가 혜성을 지켜주리라 마음먹은 것은... 여린 새를 지키기 위해 수하는 강해지고 싶었고, 태권도를 익힌 것도 그때문이었습니다. 괜히 증언했다고 어린 수하앞에서 울지 않았었더라면, 수하가 그녀의 수호천사가 되겠다고 마음 먹지는 않았을 겁니다. 자신을 지켜준 누나앞에서는 언제나 어린 아이로 남았을 겁니다.

10년 동안 수하에게 혜성은 수하 앞에서 울던 여린 새였습니다. 조금은 맹탕스럽고, 대책없는 주책바가지 자뻑녀이기는 하지만, 저녁이면 남자구두를 내놓고 자는 그런 여린 소녀...

 

수하의 기습키스에 놀라 아무말도 못하고 서있던 장혜성, 그녀는 알까요? 그녀의 마음에도 이미 수하가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죠. 고등학생이기에 이성으로서 보다는 초능력을 가진 소년정도로만 수하의 존재를 대수롭지 않게 넘겨왔던 혜성이었죠. 캔뚜껑을 따려고 낑낑대면 어느샌가 캔을 채가 쉽게 뚜껑을 따서 내밀던 우람한 팔뚝을 가진 수하, 혜성이 곤경에 처했을 때마다 습관처럼 "수하야, 난 네가 필요해"라고 부르게 되는 이유, 수하가 동생같은 아이 이상의 존재였었다는 것을 말이죠.

에필로그로 보여준 이대송 할아버지의 재판 이후 장면은 그런 장혜성의 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하이파이브를 하던 손등에 입맞춤을 하고 사귀자고 프로포즈를 했던 차변이 데이트 신청을 했었지요. 그때 혜성은 수족관에 가자고 했던 수하와의 선약을 떠올리며 수하 약속이 먼저라고 했었더군요. 안타깝게도 수하는 혜성의 뒷말을 듣지못하고 말하는 곰돌이 인형을 버려버렸죠. "짱변 잘했어!", 들려주지 못했던 수하의 마음이었죠.

혜성을 지키려는 수하의 마음을 혜성은 읽을 수 있을까요? 수하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요?  

 

***수하 아버지의 교통사고가 있던 날, 백미러에 달려있던 팬던트 목걸이가 요즘들어 자주 나오고 있죠. 장혜성과 간결하게 나누는 대화수단으로 법정에서 자주 보이고 있는데, 전 이 목걸이에 무슨 비밀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뒷면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재판정에서 무죄 혹은 유죄에 대한 판사의 마음을 수하가 팬던트 목걸이로 보여주기도 했죠. 

그런데 팬던트를 유심히 보니 경칩이 달려있더군요. 즉 열리는 팬던트라는 말이고, 그 안에는 흔히 넣어두는 사진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크기는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사진을 팬던트에 넣어 수시로 열어보기도 하잖아요. 팬던트 목걸이는 수하의 것은 아니었고, 아버지 박주혁의 유품이거나 어머니의 유품일 가능성이 큰데, 뭐가 들어있을지 궁금하군요. 그저 단순한 소품이라고 하기엔 뭔가 사연을 숨겨뒀을 듯해서 말이죠. 

 

***민준국이 무죄선고를 받고 나올 2012년 7월3일, 수하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요? 걱정과 반전에 대한 이런 저런 상상을 하며 일주일을 힘겹게 버텨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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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7 11:22




너의 목소리가 들려 7회는 무거운 법정드라마에도 깨알같은 개그에 웃어왔던 지난 회차들과는 달리 무겁고 슬픈 내용이었습니다. 위기에 처한 어춘심(김해숙)의 생사여부에 온통 관심이 쏠려있는 지금, 머릿속이 복잡하게 바글거리고 있네요. 혹시라도 어춘심이 변고를 당했다면, 그 슬픔을 어떻게 감당할지 심장이 조마조마합니다.

어춘심에게 아주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하는 불길함 쪽으로 자꾸 생각이 기울고 있네요ㅠㅠ.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장혜성(이보영)과 박수하(이종석)의 1년전 과거 이야기인 듯 하니 말입니다. 민준국이 혜성의 월급날을 표시하던 2012년의 달력과 수하의 2012년 성적표가 그 증거죠.  

민준국의 휴대폰 위치추적을 의뢰해 둔 박수하, 민준국이 혜성의 집 근처에 있다는 연락을 받고 사색이 되었는데 마침 걸려오는 전화를 받은 박수하의 표정은 큰 일이 터졌음을 암시했습니다.

 

'그 때 알았다. 엄마가 꾼 악몽은 끝이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악몽은 예상보다 훨씬 더 나쁜 것을 말한다는 것을...'.

어춘심이 죽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장혜성의 나레이션때문이기도 합니다. 어춘심이 살아있다면 민준국을 살인혐의로 잡을 충분한 증거가 되지만, 그렇지 않았기에 '지금부터 시작이고, 예상보다 훨씬 나쁜 것을 말한다는 것'이라는 나레이션이 나온 듯 해서 말이죠.  

여기서 혜성의 나레이션 역시 과거의 한 지점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 때란 1년 전임을 말이죠. 음... 민준국은 어춘심을 죽였을까? 예고편에 피의자로 검사 서도연 앞에 선 모습은 살해용의자로 잡히기는 한 듯 보이더군요.

 

그러나 그는 용의주도한 인물입니다. 출소한 후에는 각종 봉사단체에서 선행을 쌓아왔고, 수하에게는 "나 잊고 잘 살아라. 난 니들 잊지않고 열심히 살아갈 테니까"라며 회개한 듯한 말을 남겨두기도 했죠.

추측을 해보자면 민준국은 어춘심이 강도살해를 당했고, 어춘심을 구하려다 부상을 당했다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 것이라는 겁니다. 박수하가 다짜고짜 민준국을 폭행했던 것도 민준국에게는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을 테고요. 각종 봉사단체에서 봉사를 해 오고 있는 선한 양의 가면을 쓴 민준국이 변호인을 무조건 신뢰해야 한다는 차변호사(윤상현)를 눈가리고 아웅하기는 쉬운 일입니다.  

어춘심의 죽음(?) 이후 수하는 장혜성의 집을 나오고, 수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년의 세월이 흘러 장혜성과 법정에서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해봅니다. 수하는 민준국을 제손으로 잡아 복수하겠다는 생각과 혜성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민준국을 쭉 감시하고, 민준국은 혜성에게 복수할 기회를 노리며 조용히 잠수...

그리고 1년 후 민준국의 복수가 다시 시작되면서 혜성에게 또다시 악몽은 시작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예컨데 박수하가 민준국의 살해범으로 기소되었다든지 하는....

 

어춘심(김해숙)의 죽음만은 보고 싶지 않은데, 작가님께 살려달라고 통사정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병원에 입원을 하고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라는 설정으로라도 괜찮으니 말이죠.

 

수면위로 떠오른 민준국의 복수, 그와 박수하의 아버지는 어떤 관계였는지, 박수하의 아버지가 알고 있었던 민준국의 비밀은 무엇이었으며, 서도연의 출생의 비밀이 민준국과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이는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문제지만 왠지 연결되어 있을 듯해서), 이제 하나씩 의문점들이 펼쳐지겠군요. 장혜성과 차관우, 박수하의 삼각관계도 각각의 감정들이 드러나면서 가시화되었고요. 

예고편에 민준국이 자신의 변호사로 차관우를 요청해 이제 막 사귀려고 했던 두 사람은 사랑을 시작도 못해보고 냉각기에 접어들 듯해서 안타깝군요. 박수하도 좋은데, 현실적으로는 장혜성과 차관우가 더 어울려서 전 애정라인은 오락가락 중입니다.

 

지하철과 가판대에서 폐지를 수거해 근근히 생활을 해왔던 이대송 할아버지의 절도사건은 생계를 위협하는 빈민가계의 실상을 보여줘 왠지 모르게 제가 가해자가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아들도 아버지를 부양할 형편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아들이 속상해 할까봐 아들에게 한사코 알리기를 거부하는 팔순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마음은, 가슴이 찡해오기 보다는 답답하고 무겁게 얹혀오더군요. 

장혜성 대신 차관우가 이대송 할아버지 절도 사건을 변호하게 되면서, 장혜성은 자신을 모욕한 할아버지를 열심히 돕는 차관우에게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지요. 가재는 게편이라는데,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같은 국선전담 변호사로서 그럴 수 있느냐면서 말이죠.

재판정에서의 차관우의 변호는 인상적이었습니다. 할아버지의 하루 생계비만큼의 폐지를 들고 온 차관우, "아무도 뉴스를 신문으로 보지 않습니다. 하루 신문 800장을 구해야 사는 이 사람들에게 무가지는 생존 그 자체였을 겁니다. 이분들이 따라잡기에 세상은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 입장에서, 이 분들 시선으로 한 번만 더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눈시울이 촉촉해지는 재판정, 그러나 할아버지의 과거 전과와 명백한 절도행위가 용서될 수는 없었죠. 상습절도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으면 감옥에 들어가야 하는 할아버지, "우리가 피고인들과 같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는 걸,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꼭 선처 받아낼 겁니다. 그리고 짱변한테 사과하게 할 겁니다. 나 그 사과받으려고 죽을 둥 살 둥으로 유난 떠는 거예요...". 차관우의 진심에 마음을 연 혜성은 차관우를 돕기 위해 방법을 찾다가, 할아버지와 피해자가 먼 8촌관계임을 알게 됩니다.

번뜩! '친족상도례'. 친족상도례란 친족간의 범죄인 경우 형을 면제하거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특혜를 주는 법으로, 피해자가 합의를 해주면 고소 자체가 무효가 돼버린다는 게 요지입니다. 마음을 읽는 수하의 도움으로 피해자 이병준이 위법한 사실을 들어 합의를 유도하고, 징역 3년에 처해질 뻔한 할아버지의 재판을 기각시켰죠.  

검사인 서도연도 찝찝했었고(검사의 신분으로는 공소를 해야하지만, 전 그녀에게도 인지상정의 마음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김공숙 판사(김규광)도 생계때문에 무가지를 훔친 팔순 노인을 3년을 감옥에 들어가게 하는 것을 마음에 걸려했는데, 피해자의 합의로 재판정에 있던 모든 이들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을 듯 하더군요.

 

합의서를 들고 온 장혜성을 법정에서 얼결에 안아버린 차관우, 갑작스런 차관우의 포옹에 얼음땡 돼버린 장혜성은 가슴이 벌렁벌렁하기 시작합니다. 재판이 끝난 후에는 손등에 키스를 하며 사귀자고 프로포즈까지 해 온 차관우, 반사적으로 좋다는 말이 튀어나온 장혜성, 두 사람이 참 잘 어울리더군요. 이 모습을 봐버린 수하 가슴은 찢어지게 아픈데도... 10년을 좋아해 온 첫사랑, 겨우 이제야 만났는데 그녀가 멀어져 갑니다. 수하야 어떡하니ㅠㅠ 

 

장혜성에게 쓰레기를 쏟아부으며 쓰레기 변호사라고 했던 행동을 무뚝뚝하게 사과하는 할아버지, 가다말고 멈춰서 주머니 속에 넣어두었던 미지근해진 요구르트 한 병을 내밀었지요. 혜성에게 말로 하지못한 진심의 사과였습니다. 요구르트 한 병이 하루 끼니이기도 한 할아버지, 혜성에게 요구르트를 주고 할아버지는 그날 저녁을 빈속인 채로 잤겠지요.  

 

어머니 어춘심의 불길한 꿈, 쓰레기를 뒤집어 쓰고 쓰레기 변호사라는 욕을 들은 것을 예지했던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혜성, 주말에 집에 가겠다고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하는 혜성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어머니의 코맹맹이 목소리가 감기때문이 아니라, 유언을 남기고 있었기 때문에 그랬다는 것을 말이죠.

어춘심을 스패너로 내리치고 청테이프로 묶고 혜성과 통화를 하게 하는 민준국과 버스정류장 벤치에서 구두축을 때리며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하는 혜성, 끔찍한 이미지의 연상 연출... 굿이었습니다.

주말에 혜성이 집에 온다는 말에 주도면밀하게 cctv를 고장내고 어춘심을 인질로 잡은 민준국, 혜성에게 줄 갈비를 재고 있던 어춘심을 스패너로 내리치고, 그 시각 혜성은 구두축을 벤치에 치고 있고... 스릴러의 연출기법에 소름돋았네요. 

청테이프에 묶여 감금된 어춘심은 혜성에게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유언을 남깁니다. "혜성아, 니 그거 아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 법대로 살다가는 이 세상 사람들 다 장님될 거다. 너한테 못되게 하는 사람들, 니를 질투해 그런 거다. 니가 잘나 부러워서 그러는 거다. 그런 사람들 미워하지 말고, 어여삐 여기고 가엾게 여겨라. 사람 미워하는 데 니 인생 쓰지말라 이 말이다. 한 번 태어난 인생, 이뻐하며 살기도 모자란 세상 아이가?". 

어춘심의 유언은 딸 장혜성에게 복수의 마음을 갖지말라고 당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민준국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노력해 보겠다는 혜성의 말에 "그래야 내 딸이지", 참고 또 참았던 눈물이 흐르는 어춘심이었습니다. 딸과의 마지막 인사, 혜성에게 자신의 신변을 알리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었던 어춘심, 이대송 할아버지가 아들에게 연락하지 않으려 했던 마음과 같았겠지요. '민준국 이 문딩이 자슥아.. 제발 죽이지 말아다오!!!'

어춘심때문에 눈물바가지로 흘리고, 김해숙의 소름돋는 연기에 숨도 못쉬고 지켜봤네요. 

이게 유언이라는 말에 오히려 당황한 것은 민준국이었지요. 살려달라고 울고 불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면서 말이죠. "내가 미쳤냐? 니 수를 뻔히 아는데 놀아날 것 같나? 나는 니가 못나고 가엾다. 평생 누구를 증오하며 산 거 아니냐. 그 인생 얼마나 지옥이었을까".

"그럼 니 딸도 지엄마 죽인 날 미워하면서 지옥에서 살겠네, 평생 복수하겠다 이를 갈면서...", 민준국을 노려보는 김해숙의 리얼한 표정연기는 가히 미친연기라 할 수 있었죠. 바르르 떨리는 안면근육, 죽음 앞에 선 공포를 보이지 않으려 이를 악문 그녀의 표정에는 살인마 민준국을 압도하는 광기마저 서려있었습니다.

 

"그리 살지는 않을 거다. 너처럼 못나게 안키웠다!". 김해숙의 표정은 연기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리얼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으니까요. 자신을 죽이려 흉기를 든 살인마를 더 무섭게 해버린 김해숙의 소름끼치는 미소, 꼭지 돈 민준국의 패배감, 침착함을 무너뜨리고 소리를 지른 민준국은 어머니 어춘심에게 배패했습니다. 울며 살려달라는 말에 복수의 희열을 맛보고 싶었던 그의 예상을 뒤엎는 미소였으니 말이죠.  

 

김해숙의 연기를 보노라면, '아...연기잘하는 배우의 아우라가 이런 거구나'를 느끼게 합니다.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도 어쩌면 저런 미소를 지을 수 있는지, 마지막 순간이 될지도 모르는 순간 어춘심은 딸 장혜성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죠. 딸에 대한 믿음, 잘 커준 자랑스러운 딸은 그 짧은 순간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게 합니다. 눈 앞의 살인마를 압도해 버리는 강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사람,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어머니다' 라는 말을 연기로 표현하는 김해숙, 그녀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명품드라마가 되게 합니다

김해숙과 상대하는 정웅인의 연기도 정말 최고였습니다. 무섭지 않다는 어춘심의 말에 정웅인의 표정에 슬쩍 지나가는 당혹감, 그러면서도 싸이코패스의 여유만만함이 느껴지는 느글거리는 표정, 씰룩거리는 입모양과 눈썹의 움직임만으로도 민준국의 심리와 그들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렸죠.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의 장면은 대결이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눈빛이나 대사조절, 감정표현을 함에 있어 상대의 페이스에 말려들거나 밀리지를 않거든요. 김해숙과 정웅인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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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1 11:24




정의의 여신은 오늘도 눈을 가린채 서있습니다. 한 손에는 저울을 들고... 정의의 여신상을 사이에 두고 차례로 장혜성(이보영)과 서도연(이다희)이, 재판이 끝난 후 장혜성과 신상덕 변호사(윤주상)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더군요.

공동정범이 의심가는 쌍둥이 형제의 편의점 살해사건, 서도연은 공동정범에 확신을 가지고 공소를 했지만 장혜성의 변론에 깨지고 말았죠. 공소를 분류해 기소하라는 김공수 판사(김광규)의 판결이 나왔고, 서도연은 패소의 쓴잔을 마셔야 했습니다.

정의의 여신상 앞에서 의기양양하게 "서도연이 틀렸다"고 폼잡고 걸어나왔던 혜성은, 서도연의 말이 맞았다는 수하의 말에 할말을 잃고 맙니다. 모든 정황들이 범인은 정필재를 가르키고 있었는데, 무엇보다 자신이 틀렸다는 말에 화가 납니다. 그 상대가 서도연이었기 때문에 더더욱이나 말이죠.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가진 수하의 말은 곧 증거라는 것을 알고 있는 혜성이기에, 수하의 말을 흘려 들을 수 없습니다. 혜성은 도연을 이겼다는 승리감에 취해, 자신이 틀린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고집은 부리지 않았습니다. 상대가 서도연이었기에 자신이 틀린 것에 자존심은 상했지만, 억울한 사람의 대변자가 되어야 하는 변호사의 본분을 버리지는 않더군요. 그랬다면 정의의 여신보다 무서운 어머니 어춘심(김해숙)로 부터 머리통이 부서지게 맞았을 겁니다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해 진실을 밝힐 거다. 쌍둥이가 공범이라는 걸 법정에서 증명할 거야. 내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겠다고!". 여기에 자화자찬 멘트 잊지 않고 날려주는 장혜성, 그녀의 엉뚱한 모습은 드라마를 생기발랄하게 하는군요. "웬만한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틀린 것 인정하는 것 어려운 거야. 난 웬만한 인격을 뛰어넘은 사람이라는 거지. 그니까 난 도연이랑 틀려...". 한마디로 장혜성 자신이 짱짱걸이라는 거죠ㅎ. 이런 솔직하면서도 인간적인 장혜성이 성격적으로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서 좋군요.

장혜성의 자뻑에 스크래치 가볍게 내주는 박수하, "틀린 건 맞지 않다는 것, 다르다는 같지 않다는 거잖아. 이 경우는 다르다야. 당신은 그 검사랑 달라. 아~주 달라. 됐어?!". 

이보영이 자신의 실제 성격과도 똑 맞아 떨어지는 털털하고 소탈한 모습의 장혜성이라는 캐릭터를 너무 웃기고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어서, 드라마의 또다른 재미를 마음껏 선물하고 있어서 사랑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마스카라가 번져 팬더 눈이 된 얼굴을 보고는 "넌 누구냐", 웃지 않으려고 해도 이보영의 사랑스러운 망가짐은 절로 입이 씨익 벌어지게 하네요. 이마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잔주름까지 거리낌없이 노출하면서도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연기를 하는데, 신이 나있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더군요.  

총을 분실한 경찰관이 수하를 의심하자 차관우(윤상현)와의 첫데이트도 못하고 집으로 달려온 장혜성, 싱크대에서 머리에 물을 적시고 나와 머리를 감고 있었다고 둘러대면서, 수하를 보호하려는 장혜성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에 '풍덩~'했습니다ㅎ.

수하는 누군가가 자신을 걱정해주는 마음에 오래된 상처를 치유받기도 했지요. 놀이공원에 자신을 버리고 간 고모부, 풍선을 잡으려다 나무에서 떨어져 손가락을 다쳤다고 울어도 수하의 아픔을 들어주지 않았던 고모부가 준 상처에서 말이죠.

버림받았다는 상처, 자신을 걱정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상처, 그 상처가 장혜성을 통해서 아물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장혜성을 해치려는 민준국을 더더구나 막고 싶은 수하이기도 합니다. '지켜주겠다고 약속했으니까 당신은 내가 꼭 지켜'.

장혜성은 서도연과 합심해 검사의 공소 사유들을 뒤집는 재판을 진행하고, 장필승의 살해혐의 증거를 모두 뒤집는 변호를 하게 돼죠. 형사소송법 310조 '자백의 보강법칙-피고인의 자백만이 유일한 증거일 때 그 피고인은 유죄가 되지 않는다'. 장필승에게는 모든 증거를 없애고 자백을 하는 경우 무죄가 된다고 마음의 갈등을 유발시켜 놓은 상태였습니다.

물론 끝까지 아니라고 잡아떼면 무죄가 될 수도 있지만, 검사가 cctv자료를 하나만 제출했다는 것을 들어서 장필승에게 불안감을 심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죠. 한 사람은 무죄로 나올 수 있으니, 자백해서 무죄판결을 받으라는 말에 흔들리는 장필승, 결국 마지막에 그는 형이 찔렀다고 자백을 합니다.  

동생의 배신(?)에 형 필재도 일어나 동생이 범행을 계획한 것이었다고 자백을 하고,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 됐습니다. 죄수의 딜레마 작전은 쉽게 말해 내부분란을 만들어 각자 범죄를 자백하게 하는 방법이라는데, 일종의 심리싸움이라고 할 수 있겠더군요.

결국 장필승, 장필재 두 쌍둥이 형제는 공동정범임을 서로 고발하게 했으니, 장혜성과 서도연의 협공작전의 성공이었죠.

 

그런데 재판을 보는 내내 찜찜하더군요. 쌍둥이 형제의 사연을 안 뒤에는 그 찜찜함이 더해졌는데, 동생 장필승의 이기심이라고 해야 할 지, 여튼 그 심성이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장필승은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법을 공부할 정도로 똑똑한 아이인데, 전과가 있는 형을 끌어들여 살해공모를 하고, 혼자 빠져나오기 위해 결국 형을 배신한 셈이었다는 것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물론 여자친구를 성폭행하고, 그 사진을 여자친구의 회사에 유포시키겠다는 함기수(이런 쓰레기 쳐죽일놈!!!!)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이야 십분이해하고도 남습니다. 형은 동생을 도와 복수를 했지만, 동생 장필승은 형에게 칼로 찌르게 해 살인자로 만든 셈입니다. 동생 장필승이 복수를 하겠다고 한기수의 편의점에 가자는 공모를 하지 않았으면, 형 장필재는 살인자는 되지 않았을텐데 말이죠.

그러고도 변호사의 말에 유혹되어 자신만 무죄로 빠져나오려 했던 동생 장필승... 여자친구의 성폭행과는 별도로 장필승에게는 동정이 가지 않는군요. 피해자가 가해자가 될 수 밖에 없는 복수의 두 얼굴, 장필승에게는 한 가지 얼굴이 더 있더군요. 형까지 피해자로 만들었고, 죄수의 딜레마 작전에 형을 가해자로 만들어 혼자 빠져나오려 한 배신의 얼굴이었습니다. 그래서 쌍둥이 사건은 진실이 밝혀졌음에도 씁쓸함만 남네요.  

항소심에서 장필승의 여자친구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정황들이 참작되면 두 형제에게 감형이 가능할 수 있겠지만, 10년 넘게 감옥에서 살아야 할 형 장필재의 인생은... 깝깝해지는군요. 동생을 잘 못만났다고 해야 하는 건지...

 

재판에서 이기는 것이 목적이 되어가고 있는 장혜성은 쌍둥이 사건을 통해 중요한 것을 배우게 됩니다. 변호사의 할일이 무엇인지를 말이죠. 그것을 일깨워 준 이가 신상덕 변호사였죠. 정의의 여신상 앞에서...

"장변은 오늘 변호사가 아니라 검사같았습니다. 쌍둥이가 왜 편의점에 갔는지, 피의자를 죽이고 왜 복면을 벗었는지 궁금하지 않던가요? 방청석에서 쌍둥이를 보고 서럽게 우는 여자는 안보였습니까? 복면을 벗었다는 것은 피해자한테 일부러 얼굴을 보여줬다는 뜻이에요. 복수로 죽인 겁니다. 복수에는 뭔가 사연이 있다는 뜻인거고, 피고인을 보고 우는 여자가 있었다는 것은 탄원해 줄 사람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변호사라면 그것부터 봤어야지...!!".  

 

장혜성에게 신상덕 변호사가 변호사의 길에 멘토로 길잡이가 되어준다면, 민준국(정웅인)에게는 장혜성의 어머니 어춘심이 그를 변화시킬 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잠시 엿보게도 했지요. 생일이라고 미역국과 반찬을 준비해주고 가는 어춘심(김해숙).

민준국이 어머니의 생일밥에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지요. 갈등을 한다는 것은 희망적입니다. 어춘심이 만들어준 반찬들을 앞에 두고, 10년간 이를 갈아온 복수심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던 민준국이었기에 말이죠. 변기에 음식들을 쏟아버리는 민준국, 10년의 복수심을 한 끼의 생일밥상이 없앨 수는 없었지만, 저는 그 갈등에서 아주 조금의 희망을 남겨두고 싶군요.  

사실 그가 왜 박수하의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죽이려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또 모르지요, 쌍둥이 형제의 뒷사연처럼 울분을 토하게 할 사연이 숨어있을지도...

 

민준국이 어춘심이 만들어 준 생일반찬들을 보던 방에 걸려있던 등대가 눈길을 끌더군요, 복수극 부활에서는 두 개의 등대가 늘 마음 한 켠을 저릿하게 아프게 했는데, 민준국의 방에는 외등대만이 있어서 민준국에게는 오직 복수뿐이라는 생각도 들게 하고 말이죠. 장혜성에 대한 복수는 사실 옳은 복수는 아니죠. 그의 복수심은 그 출발부터 잘못된 복수심입니다. 복수는 억울함이 바탕이 되었을때는 응원이나 동정표라도 얻지만, 민준국은 응원이나 동정을 받을 수 있는 억울함과는 거리가 먼 복수심입니다. 싸이코패스의 느낌이 더 강하니 말이죠. 

그리고 박수하의 변화는 드라마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라서 오싹하게 하더군요. 박수하야말로 민준국이라면 이를 갈고 복수하고 싶을 인물일 겁니다. 아버지를 쇠파이프로 내려쳐 살해하는 민준국을 바로 눈앞에서 봤던 박수하였으니 말이죠.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10년을 장혜성에게 복수할 마음을 품어온 민준국의 복수심, 자신의 아버지를 눈 앞에서 죽이는 모습을 본 박수하의 복수심, 어느 것이 더 크냐는 질문은 의미가 별로 없습니다. 복수심을 가지는 순간, 복수를 하는 순간, 피해자가 되었든 가해자가 되었든, 모두 가해자가 된다는 것! 

 

식당에서 차관우에게 자신이 사건을 맡은 변호사였다면, 둘 다 자백하게 하고 반성하게 해 형량을 감해주려고 했을 거라는 했던 말이 그래서 더 허탈스러운 넋두리처럼 들리더군요. 검사 서도연과 변호사 장혜성은 재판에서는 둘 다 진실을 밝히고 재판에서는 윈-윈 할 수 있었겠지만, 형제의 정은 끊게 함으로써 빛과 그림자, 두가지 결과로 끝나고 말았으니 말이죠.   

 

신상덕 변호사가 장혜성에게 실망했던 이유도 그것때문이었지요. 진실의 이면에 숨어있는 사연에 변호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음에 말이죠. 어느날 어린왕자에 나오는 여우처럼 불쑥 나타난 마음을 읽는 초능력의 소년 박수하, 드라마는 박수하라는 캐릭터를 통해 장혜성의 성장을 돕습니다. 박수하라는 캐릭터는 판타지이지만, 피의자의 사연에 귀를 여는 변호사는 판타지가 아닌, 리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정의의 여신이 눈을 가리고 있는 이유는 감정에 흔들려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죠. 그처럼 법은 준엄해야 합니다. 죄를 지었으면 그 죄가를 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요. 그러나 법에도 피는 흐릅니다. 법은 심판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또 다른 얼굴이 있습니다. '구제'의 얼굴이죠.

형법 310조 자백의 보강법칙도 실은 구제의 얼굴입니다. 둘 이상의 피의자가 있는 경우, 수사과정에서 협박에 의한 자백을 번복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 기본취지입니다. 쌍둥이 사건은 형법 310조, 죄수의 딜레마를 이용해 공동정범임을 밝히기는 했지만, 장혜성은 구제의 마음을 갖지 못했습니다. 즉 변호의 마음을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범죄자의 심리를 이용해 진실은 밝혔지만, 그 이면의 사연을 간과해 우애가 깊었던 형제를 배신과 원망으로 서로의 멱살을 잡게 해 원수처럼 만들어버렸지요. 신상덕 변호사가 지적한 것은 그것을 말함이었습니다. 

진실을 밝히는 것과 진실의 이면에 숨어있는 그림자를 읽어내는 것, 어쩌면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하고 싶은 법정드라마의 주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변호사 장혜성이 변호인의 마음을 읽는 것, 그것은 진실이 아니라 사연을 읽는 것이겠기에 말이지요. 

법은 냉정하지만, 법을 다루는 사람에게도 따뜻한 피가 흐른다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우리가 이 엉뚱도도녀, 자뻑감이 하늘을 찌르는 변호사 장혜성에게 요구하는 것은 그녀가 변호를 맡은 사건들에서 이기는 것만은 아닐 겁니다. 명백한 범죄행위였다면, 그 진실은 밝히고 인정하되,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피의자의 마음을 읽어주는 변호사가 되어주는 것일 겁니다.

더불어 매력적이고 귀엽고 사랑스럽기 까지 한 장혜성이라는 캐릭터에게 바라고 있습니다. 드라마가 끝날 즈음이면 마음을 읽는 박수하의 능력에 의존하는 장혜성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박수하를 통해서가 아니라, 그녀 자신이 피의자의 소리를 듣는 변호사 짱다르크가 되어주기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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