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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08 김태호 피디 심경토로, 그들은 지옥같은 휴가를 보내고 있다 (34)
2010.05.08 07:12




한 달이 넘는 무한도전의 결방에 대해 김태호 피디가 트위터에 심경을 토로한 글을 보니 심정이 착잡해집니다. 천안함 침몰로 한 달 넘게 결방되었던 주말예능 프로그램들이 추도기간이 끝나고 대부분 정상화되었지만,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우리 결혼했어요 등은 여전히 무기한 연기되고 있습니다. MBC 파업사태에 따른 일이지만 시청자들은 매주 보던 얼굴들을 오래동안 보지 못한 것에 서운함을 표현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MBC의 파업을 지지하며 언제까지 기다려 주겠다는 무한애정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김태호 피디가 트위터를 통해 MBC의 노조파업 사태에 대해 심정을 토로한 것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봤어요. 그동안 시청자의 입장에서 주말 예능 프로그램의 결방에 대한 아쉬움과 웃음을 잃은 방송에 대해 슬슬 화가 나려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김태호 피디가 전한 말을 읽으니, 시청자가 아니라 연기자들과 제작 스태프들은 시청자들과는 다른 고통을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안해지고 안쓰러운 생각이 듭니다.
김태호 피디가 자신의 트위터에 "매주 목요일 언제 방송될지 모르는 막연함 속에 무한도전 멤버들은 프로레슬링 연습을 합니다. 스태프도 거의 없고, 카메라도 기록의 의미일 뿐, 참 많이 아플겁니다" 라며, "주말이면 명수형 빼고는 다 죽어가는 목소리입니다. 원래는 5월 5일 대회였다"고 착잡한 심정을 전했는데요, 글을 읽으면서 괜스레 짠해지고 제 가슴도 덩달아 먹먹해지네요. 
MBC의 파업은 지난 4월 5일 MBC 노조는 김재철 MBC 사장이 노사 합의의 전제조건으로 교체했던 황희만 전 보도본부장을 부사장에 임명한 것에 MBC노조가 반발해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 4월 5일부터 파업에 들어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아마 다들 알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보다 더 큰 의미는 방송장악에 대한 저지투쟁이라 할 수 있겠지요.
김태호 피디는 계속해서 "파업 한달…. 오늘로 단식 12일째이던 MBC 노조위원장님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말'을 하는 언론사 MBC 에서 목숨걸고 '몸'으로 말해야만 하는 상황에 가슴 먹먹하다"며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며 '힘내라! MBC'(http://cafe.daum.net/saveourmbc) 카페의 주소를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이 말을 읽는 순간 그냥 가슴이 울컥해지면서 눈물이 나네요. 몸으로 말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말이 절절하게 와닿으면서, 총체적으로 답답한 현 상황이 출구없는 감옥에 갇혀있는 것은 아닌가 점점 두려워지기 까지 합니다.  
트위터를 통해 김태호 피디는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을 못하니 많이 힘들다"며 "하루빨리 많은 걸 보여드려야 하는데… 오늘 방송 시간에도 차마 TV를 볼 수 없겠다" 라고 지난 1일에도 심정을 전하기도 했었는데요, 전 김태호 피디의 심정을 읽으면서 이들의 입장에서 한 번도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음에 미안한 마음도 들었어요. 시청자들이야 솔직히 각자의 호불호에 따라 주말 예능프로그램을 선택해서 보고, 또한 주말 예능프로그램을 못본다고 해서 삶의 질이 떨어질 일도 아니고, 인생의 즐거움이 사라지는 일도 아니지요.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봇봐서 금단현상이 생긴다는 표현까지 하는 분들도 있지만,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대한 개인차일 뿐일 겁니다. 솔직히 토요일 오락예능 방송을 챙겨보시는 분들에게는 토요일 오후가 TV상으로는 재미없는 게 사실입니다. 늘 같은 시간대 좋아하는 프로그램 채널을 고정하고 보다가 방송되지 않으니, 심하게 말하면 길거리를 방황하고 있듯 이리저리 리모콘을 누르며 아이쇼핑하듯 TV에 몰두하지 못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데 김태호 피디의 삼정을 토로한 트위터 글을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한번도 이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는 것에 미안해 지더라고요. 시청자들은 좋아하는 프로그렘을 보지 못하니 짜증이 나고 재미가 없다고 푸념을 하면서도, MBC의 상황을 지지하고 응원하기에 뭐라고 항변하기도 힘든 게 사실이지요. 김피디의 심정을 읽으니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을 못하는 제작진의 심정은 오죽할까 싶은 거예요. 김태호 피디뿐만이 아니라 프로그램에 딸린 식구들을 생각하니 얼마나 답답할까 싶습니다.


시청자들은 일 주일에 한 두시간을 할애해서 방송을 보지만, 제작진이 한 시간의 방송분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박 몇일을 찍어서 편집해서 내보냅니다. 무한도전 벼농사 프로젝트의 경우는 거의 일년동안 제작했고, 뉴욕편 역시 일주일의 시간동안 촬영을 했습니다. 시청자들은 단 몇 시간으로 그들의 긴 여정을 봤을 뿐입니다. 일주일의 한 두시간 결방으로도 시청자들이 답답하고 재미없다고 하는데, 그 한 두시간 방송분량을 위해 몇일 동안, 몇달 동안 준비하는 제작진과 연기자들은 그 많은 시간을 일 손을 놓고 있다는 게지요. 시청자들의 한 두시간은 제작진과 연기자들에게는 몇십배의 시간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제작진들과 연기자들은 비교할 수 없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거예요.

무한도전 멤버들이 매주 목요일 프로레슬링 연습을 한다고 해요. 언제 방송될지도 모르는...예정대로라면 지난 5월5일에 방송되었어야 했다고 합니다. 갑자기 무한도전 멤버들 얼굴이 막 떠올르면서, 그들이 레슬링장에서 어떻게 호들갑을 떨며 연습을 하고 있을지가 눈에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그 호들갑이라는 것이 다른 프로들을 준비했을 때와의 떠들썩한 모습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많이 무겁고 어두워지네요. 유재석을 비롯해서 박명수, 노홍철, 정준하, 정형돈, 길, 하하, 이렇게 쓰고 보니 무도멤버들의 이름을 오랜만에 불러보는 느낌입니다. 여튼 이들 멤버들 '속이 속이 아닐 것' 같은 거예요. 김태호 피디나 무도멤버들이 트위터나 방송을 통해서 힘들다고 하는 말은 박명수가 우스개로 수입이 떨어졌다고 하는 농담의 의미는 아니잖아요. 방송을 통해 시청자와 만나지 못한다는 것, 직간접적으로 일을 못한다고 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정말 일의 흥이 떨어지는 일이지요. 이들은 일을 하면서 흥을 내는 직업이잖아요. 일자체의 성격이 흥을 돋구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김태호 피디의 심정을 전하는 말에 '현장에는 기록의 의미만 있는 카메라만 돌고 있다'는 글귀를 읽으면서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따라다니고 왁자지껄해야 할 현장이 얼마나 분위기가 다운돼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무한도전 뿐만이 아니라 '우리 결혼했어요'를 만드는 스태프들도 마찬가지겠지요. 시청자들은 주말의 즐거움이 없다고 결방의 아쉬움을 말하지만, 연기자를 포함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 긴시간,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싸움이 지옥같은 시간일 겁니다.

그들은 지금 휴가를 보내고 있습니다. 방송이라는 것이 정말 휴가도 없고, 길게 휴식을 취할 여유도 없는 1분1초를 다투는 일들이지요. 그렇게 발바닥이 땀이 나도록 휴식을 취하지 못한 그들이 일을 하는 동안에는 하루라도 죽은 듯이 자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한달이 넘도록 계속된 이 긴 싸움은 그들에게 지옥같은 휴가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프로그램에 딸린 식구들만 해도 카메라, 조명, 음향, 작가진, 연출, 조연출, 소품담당 등등 많은 스태프, 연기자들의 매니저와 코디들까지 수많은 인원들이 움직이는데, 이 분들도 같은 심정일 겁니다.
바쁜 중에는 1시간의 달콤한 휴식이 그리웠을 그들이 정말 길고 쓴 휴식을 취하고 있네요. 시청자들이 심하게 말해서 지옥같은(열혈시청자들에게는요) 주말을 보내고 있다고 푸념하는 것에 비하면, 그들의 한달이 넘는 휴가는 시청자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지옥같은 시간의 연속이었을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못하고 있다는 김태호 피디의 말처럼, 흥으로 달궈져야 할 촬영현장이 답답한 심정으로 웃음을 만들고 땀을 흘리고 있으니, 아니 언제 방송이 될지도 모를 막연함 속에서 촬영하고 제작하고 있으니, 그분들 마음이 오죽 아프고 답답할까요?
하루빨리 이 지옥같은 그들의 긴 휴가가 끝났으면 싶습니다. 지옥같은 긴 휴가가 끝나기를 바라지만, 그래도 또 한편으로 저는 MBC의 파업을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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