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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9.10 '넝쿨째굴러온당신' 윤여정의 명품연기, 휴전은 있어도 종전은 없다 (4)
- 2012.09.03 '넝쿨째굴러온당신' 천재용 거절한 방이숙, 이유있는 열등감 (6)
- 2012.09.02 '넝쿨째굴러온당신' 천회장(이재용), 본전도 못 건진 첫대면 (6)
- 2012.08.26 '넝쿨째굴러온당신' 윤여정, 김남주에게 화풀이한 진짜 속마음 (14)
- 2012.08.20 '넝쿨째굴러온당신' 장용, 눈물로 부른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12)
마무리를 위한 마무리여서 마지막회는 다소 산만하기도 했지만, 모든 인물들에게 해피엔딩을 선물했습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국민드라마로 사랑받은 이유는 막장소재가 없었다는 것도 한 몫했습니다.
조카를 유기한 작은어머니로 출생의 비밀을 안고 시작은 했지만, 고부전쟁으로 일컬어지는 시월드 입성으로 형식을 탈피해 새로운 가족 이야기로 전개했지요.
무엇보다 장용, 강부자, 윤여정 등 중견연기자들은 드라마를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힘을 보여줬습니다. 적재적소에 배치한 개성강한 배우들의 감칠맛나는 연기는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각 캐릭터 하나하나에 정성을 기울인 박지은 작가는 국민드라마로 만든 숨은 공신입니다.
작은 아들 방정훈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는데, 드라마 등장인물이 많다보니 작가가 잊은 것은 아닌가 싶더군요. 마지막회 옥에 티라면, 이숙의 결혼식장을 홀로 장례식장으로 만든 푼수 이모 엄순애(양희경)의 분량이 과도하게 많이 나와 조금 그렇더군요. 가족들 중에 조금 모자란 가족도 있고, 분위기 파악못하고 초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지만, 이숙의 결혼식장에서 하객의 이목을 집중시킨 흐느낌은 난감했습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맥주 두 병에 정신줄을 놓은 방귀남과 천재용의 흐느적 거림은, 두 번 보니 오버스러운 연기티가 팍팍났고요.
넝쿨당의 유쾌함은 결혼식을 올린 커플은 예측한대로 천재용-방이숙이었지요.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가장 사랑받았던 커플이자, 드라마를 보는 크나큰 재미이기도 했습니다. 곰팅이와 점장님의 감칠맛 나는 사랑때문에 울고 웃었던 일들이 많았네요.
특히 이희준의 재발견은 드라마가 건진 수확입니다. 애드리브인지 연기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천재용이라는 캐릭터를 매력덩어리로 만든 이희준, 곰팅이 조윤희와의 애간장 녹이는 사랑은, 재벌아들과 소시민의 딸이라는 흔하디 흔한 드라마의 공식을 따르지 않았던 것이 신선했지요. 재벌 아들을 안좋은 조건으로 만든 박지은 작가의 비틀기는 현실감을 떠나 통쾌하기도 했네요. 이희준-조윤희는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베스트 완소커플이었습니다. 이 귀여운 커플과 헤어져야 하는 것이 슬프네요ㅜㅜ.
천방커플의 결혼식에 재등장한 천회장(이재용)이 반갑더군요. 양가 아버지가 나와 축사 한마디를 하라는데, 천회장다운 덕담을 건네 결혼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아들아, 달리 할말은 없고 장가가서 부디 인간이 되거라. 미모가 출중한 내 며느리 이숙아, 재용이가 말 안들으면 즉각즉각 얘기해라. 내 반 죽이뿌께. 대신 반품은 안돼". 반품불가, A/S만은 확실하게 책임지겠다는 천회장때문에 빵터졌네요.
극중 방장수 역으로 드라마의 기둥역할을 해준 장용은 마지막회에서도 아버지의 진한 부성애를 느끼게 하는 편지로 뭉클하게 했습니다. 귀남의 실종으로 이숙이 커가는 그 귀한 순간들을 놓치고 살았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전하는 방장수, 할머니 전막례와 엄청애도 같은 마음이었겠지요.
무뚝뚝하고 애정표현할 줄 모르는 방장수가 이숙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가슴 찡했습니다. 그 연세의 아버지들이 결혼하는 딸에게, 그리고 사위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분이 드물지 싶어서 말입니다. 이심전심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으려니 하는 것이 대부분이잖아요.
지환은 윤희네 가정으로 입양되어 성도 방씨로 바꾸고, 귀남과 윤희(임신중)의 첫째 아이가 되었지요. 지환의 입양이 개인적으로는 윤희네보다는 방장수와 엄청애를 위한 선물(축복)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따지고 보면 30년만에 찾은 방귀남은 다 큰 성인을 입양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여섯살에 헤어진 아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지켜보지 못했던 방장수 부부에게 귀남은, 아들이지만 윤희처럼 타인이었을 겁니다. 핏줄이라는 것 외에는 방귀남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던 그들이었을 테니까요.
방귀남과 방장수 부부가 아무런 갈등을 겪지 않을 수는 없었겠죠. 며느리 윤희를 사이에 두고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생활습관, 사고방식 등에서 오는 갈등은 윤희가 장수빌라 가족과 섞여살면서 겪는 것과 같았을 겁니다. 다만 피로 맺어진 가족이기에 윤희와 겪는 감정대립과는 달리 넘어가고 풀어가는 과정이 훨씬 수월하겠죠.
3대가 목욕탕에서 등을 밀어주는 모습은 메시지와 감동이 있었던 장면이었습니다. 장면만으로 그쳐버려 그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더군요. 방장수가 귀남에게 지환이를 우리집에 잘 데려왔다는 말을 한마디했더라면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지환이를 입양하겠다는 결심을 밝혔을 때, 엄청애와 자리에 누워 나눈 대화로 방장수에게 지환이 어떤 존재가 될 것임이 나오기는 했지만, 한 번 더 짚어줬더라면 드라마의 주제가 더 드러나지 않았을까 싶었거든요.
아들 귀남이를 키우지 못해 놓쳤던 것들을 지환에게 다 해주고 싶다고 했던 방장수였지요. 낚시도 함께 가고, 운동회도 따라가고... 크면서 사춘기도 겪고, 입시지옥도 겪고, 군대도 가고, 가정을 일구고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귀남이 대신 지환을 통해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냐고, 그래서 감사한 아이라는 말을 해줬으면 싶더라고요. 잃어버린 귀남이를 포기하지 않았던 방장수와 엄청애에게 준 선물과도 같은 아이가 지환이었으니까요. 귀남이를 대신 키워준 양부모에 대한 감사를 같은 방법으로 갚고 싶은 방장수의 마음이 비춰졌더라면, 장용의 묵직한 연기와 함께 드라마 주제의식을 한 번 더 상기할 수도 있었을 듯 하고 말이죠. 작가가 드라마 과정에서 다 넣었던 주제였지만, 마지막회에서 한번더 정리를 해줬으면 좋았겠다 싶었네요.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고 하지요. 지환의 유치원 운동회에서 느껴졌던 것입니다. 3인4각 경기에서 지환과 윤희, 엄청애가 역전승(?)을 하고는, 기쁜나머지 엄청애를 팽개쳐 버리고 셋이서 환호하는 모습을 방장수와 엄청애가 불만스런 표정으로 올려다 봤지요.
그 마무리가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큰 줄기인 고부전쟁의 결말을 그 한 장면으로 보여주었거든요. 전쟁이라고도 표현되는 고부갈등의 결말을 '휴전은 있지만 종전은 없다'로, 가장 현실적으로 결론낸 것이죠.
살면서 좋은 일로 웃다가도, 오해로 갈등을 빚고 싸우기도 하는 것이 인간관계잖아요. 가족들도 마찬가지지요. 엄청애(윤여정)가 윤희를 째려본 것은, 고부갈등이라는 것이 드라마의 해피엔딩처럼 '모든 갈등도 이제 끝!'하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함이었습니다. 부딪히기를 반복하고 화해하고 이해하면서, 갈등의 정도가 작아지겠지만요. 마지막 엔딩까지도 시어머니라는 캐릭터를 살린 윤여정의 명품연기였습니다.
그리고 방장수와 엄청애의 표정에 나타난 감정도 의미있었습니다. 관록있는 윤여정과 장용의 연기는 참 많은 감정들을 읽게 합니다. 방장수와 엄청애의 감정은 이런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지 자식만 눈에 보이고, 늙은 애미 애비는 눈에 안보이냐? 고얀 것들!'.
부모에게 받은 사랑이 이렇게 되물림되면서 자식사랑으로 이어지는 것, 그리고 그 자식은 또 그 자식에게 사랑을 되물림하고... 이런 것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의 사랑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부모에 대한 사랑이나 존경심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겠죠. 부모만큼 자식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 가르치지 않아도 부모가 되는 순간 배우는 것이라고 말이죠.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참 좋은 드라마였습니다. 3인4각 경기처럼 모르는 남남이 가족이 되어 살면서, 때로는 삐그덕거리기도 하고, 한마음으로 호흡을 맞추기도 하고, 그렇게 울고 웃고 화내고 싸우고 화해하고 사는 것이 가족들이라고 말합니다.
긴 시간 봐왔던 드라마의 마지막회, 두 가지가 아쉬웠습니다. 평범한 소시민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으며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가 끝났다는 것이 많~이 아쉽고, 임팩트없었던 마지막 마무리는 쬐끔 아쉬웠습니다. 지난회 윤희의 나레이션이 너무 일찍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마지막회 마무리멘트로 넣었으면 나았을 듯 싶어 다시 옮겨봅니다.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는 무슨 일이든 예측한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결혼은 좋지만 시댁은 싫다던 나는, 이제 그들과 함께 섞여 사는 일상이 자연스럽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 살아봐야 아는 것, 내가 직접 겪기 전엔 장담하면 안되는 것, 이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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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에게 "나 진짜 죽을 것 같다"고 하는데, 저러라 일나겠다 싶더랍니다. 과일바구니를 들고 방이숙 집으로 찾아가 정면돌파를 하는 천재용, 역시 남자답더군요. 열 번 찍어 안넘어 가는 나무 없고, 지성이면 감천이랬다고, 이숙도 이번에 마음을 확실하게 잡을 듯 하더군요.
방이숙이 천재용과의 교제를 두고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천재용이 회장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난 뒤부터였지요. 첫사랑 규현의 프로포즈를 거절한 것은 천재용이 회장님의 아들이 아니라, 천재용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없고 농담 잘하는 남자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처음으로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귀한 사람이라고 말해 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점장님이 편하고 좋았는데, 화장님의 아들이라고 하니 이숙은 덜컥 겁이 나고 두려웠습니다. 서로 자라온 환경과 형편이 다른 데서 오는 불편함들을 이길 자신이 없었겠죠. 드센 누나들이 떼거지로 몰려온 일을 겪기도 했던 이숙이니 말입니다.
오빠를 찾고 이제서야 집안이 조용하고 편해졌는데, 할머니가 미안했다는 말도 해주고, 그래서 이숙도 오랜 죄의식에서 벗어나고 있었는데, 너무 차이가 나는 집안과의 혼사문제로 어른들이 상처를 입을까 두려운 이숙입니다. 혹이라도 부모님이 자존심을 상하실까 염려되는 이숙이고 말이죠. 천재용 집에서도 이숙과의 결혼문제로 집안분란이 일어날까, 그것도 싫은 이숙입니다. 어쩌면 이리도 생각이 엽렵하고 속이 깊은지 말입니다.
점장님과 지금 이정도가 좋았다고, 결혼이야기를 왜 자꾸 힘들게 꺼내냐는 방이숙, 결혼은 싫다고 딱잘라 말하지요. "다른 남자가 아닌 내 아를 낳아 도!" 정말 '돌겠네' 천재용이더랍니다. 결혼 상관없이 사귀기만 하자더니 결혼하자고 한다며, 말이 왔다갔다 하는 사람은 마음도 왔다갔다 할 것같아 믿음이 안간다고 쌩 가버리지요.
"그렇게 겁많고 열등감 많고 못났어요, 제가... 누가 이렇게 절 좋아해 준 것 처음이었어요. 근데 여기까지 인 것 같아요. 저는 그런 거 감당할 사람이 못돼요".
어른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자란 이숙입니다. 자기때문에 오빠를 잃어버렸으니까요. 그런데 또 비슷한 일을 감당해 낼 자신이 없는 이숙입니다(이숙이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당!!). 여자(이숙)때문에 점장님이 부모와 사이가 틀어지고, 누나들과도 소원해지고, 그런 일들을 겪을까봐서 말입니다.
아무도 좋아해 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던 이숙을 처음으로 좋아해 준 사람이 점장님이었습니다. 이숙이라고 그런 천재용이 싫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자때문에 아들, 동생 잃었다는 말을 감수하면서 까지 점장님을 택할 자신은 없었던 이숙입니다.
"점장님이 좋아요. 하지만 내 인생을 바꾸고 싶을 만큼은 아니에요", 지난 30년을 그렇게 살아왔던 것처럼, 천재용을 택해 다시 같은 인생을 살기 싫은 방이숙, 그 심정이 이해가 되더군요. 서른 살 이숙이 자라온 환경의 특수성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숙을 보러 장수빌라에 들어선 천재용,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온 식구가 모여 막 식사를 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옥탑방 윤빈이 이사를 가게 되었고, 장군이가 CF를 찍게 되었고, 윤희네는 지환이를 입양하겠다는 좋은 소식들이 있는 자리이기는 했지만, 엄청애의 사심은 사실 다른 곳에 있었지요. 동네에 수상한 사이라는 소문이 쫙 돈 일숙과 윤빈때문에, 윤빈을 사위대접하고 싶어하는 마음도 있었던 엄청애였지요. 구하기 힘든 씨암탉까지 잡아서 말입니다. 일숙은 사심이 있다는 윤빈의 고백을 거절하고 윤빈의 매니저로 남고 싶다고 했지만, 민지도 있고 하니 시간을 가지면서 좋은 관계로 발전했으면 좋겠네요.
여튼 피골이 상접한 몰골로 천재용이 장수빌라 가족들을 놀라게 했는데요, 천재용이 자기집안 문제를 털어놓고, 이숙을 어떻게 지킬지 가족들 앞에서 자신있게 말했으면 좋겠네요. 장수빌라 식구들도 집안차이때문에 불편한 점도 없지않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마음이니 응원해 줄 듯 싶은데 말이죠.
태어나서는 안될 아이라는 죄의식으로 살아온 이숙,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랍니다. 부모님과 형제들, 그리고 천재용의 사랑을... 방안에서 울고 있는 이숙이 뛰어나와 천재용 품에 쏙 안겼으면 싶군요. 온 가족의 축하인사를 받으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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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가 지환이를 입양할 결심을 굳힐 듯 합니다. "나 이 아이의 엄마에요"라고 말하는 순간, 지환이도 놀랐고, 누구보다 윤희 자신이 놀랐을 겁니다. 보호자, 이모, 고모, 후원자 등등 많은 단어가 있었을텐데, 잠시 멈칫했다가 '엄마'라고 힘을 주어 말하는데, 눈물이 나더군요.
봉사점수때문에 형식적으로 인증사진만 찍어대는 학생의 어머니 정말 짜증 제대로더군요. 지환을 보고 표정이 어둡다느니, 웃으라며 얼굴을 만지는데, 저런 몰상식한 여자가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봉사점수를 채우기 위해 마음에서 우러 나오지도 않는 봉사를 하러 온 학생이나 그 엄마나, 요즘 세태를 반영하는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리더군요.
백화점에서 산 옷을 주고 돌아가는 길에 지환이에게 줄 홍삼을 깜빡했던 윤희가 그 모습을 보고 말았지요. 지환이를 밀쳐내고는, 초콜렛을 주겠다며 다른 아이를 부르는 모습에 윤희의 눈에 불꽃이 일었지요. 봉사나왔다는 학생 어머니인듯 한 여편네들(죄송합니다, 화가나니 말이 곱게 안나오네요) 뭘 모르나 본데, 시설에 있는 아이에게도 초상권이 있고, 특히나 인권을 보호해 줘야지요. 사진을 찍을 때는 본인이나, 아이가 어린 경우는 임시보호자에게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네요.
지환에게 일고 있는 감정이 엄마의 마음이라는 것을 윤희도 알게 될 듯 합니다. 새 가족을 기다리거나, 엄마가 찾으러 오기를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엄마라는 말이, 얼마나 그립고 눈물나고 서러운 말일까요? 지환에게도 그랬을 겁니다. 지환이 앞에서 이 아이의 엄마라는 말을 한 윤희, 그 말에 책임을 졌으면 싶네요.
결말을 남겨두고 관계 정리에 들어가기 시작했는데요, 방귀남은 진심으로 작은어머니 장양실을 용서하면서 용서쿠폰을 쓰라고 하지요. 장양실은 누구때문도 아닌, 자기의 잘못이라고 귀남에게 사과했습니다. 입영통지서를 받은 세광에게 말숙이 결혼하자며 변치 않을 사랑을 약속하기도 했지요. 무엇보다 윤빈이 일숙에게 키스로 사심을 전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연인으로 발전할 것임을 암시했습니다.
천회장님, 체면도 사회적 지위도 다 잊고, 말끔한 양복입고 그네에 앉아 예비며느리 방이숙 면접을 봤는데, 방이숙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더군요. 말은 "이 결혼 반대한다"고 대구로 내려갔지만, 애 다섯 낳겠다는 방이숙의 말에 벌써부터 손주 손녀들에 둘러싸인 모습을 상상하고,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비행기를 탔을 듯 합니다. 천재용과 어쩜 이렇게 닮았는지 말입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더랍니다.
차막히는 서울의 도심, 천회장 짜증 제대로 올랐습니다. 얼른 임신 진위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러다가 도로를 열심히 뛰어가는 방이숙을 보게 되었지요. 어라, 입사지원서에 붙어있는 방이숙입니다. 천재용이 눈썹 휘날리게 레스토랑으로 뛰어가 이숙이 아버지를 만나는 것을 막아보려고 했지만, 먼저 만나고 말았지요. 역시 이숙이 답더군요. 편안한 장소에서 이야기 좀 하자니, 헐! 천회장을 모시고 간 곳이 놀이터입니다. 참 소탈하고 순수한 이숙, 이러니 재용이 이숙에게 뻑이 간 것이겠죠.
"죄송합니다. 아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점장님 선보는 게 싫어서 거짓말 한 겁니다", 그 순간 실망하는 천회장의 표정을 이숙이 봤어야 하는데, 곰팅이라 눈치가 있을 리가 없지요. 이 결혼 반대한다는 천회장의 말에, 속사포처럼 튀어나오는 이숙의 대답에 당황한 것은 천회장이었지요. "네, 저도 결혼 안합니다. 그 점은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결연한 의지로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하니, 천회장 기가 차지요. 뭐야, 이 아가씨???
시골에서 텃밭 가꾸고 마당에 강아지 키우면서 가구공방을 운영하고 싶다는 이숙, 이어지는 말에 천회장 눈이 번쩍 뜨이지요. "애도 한 다섯쯤 낳아서 키우면서요".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다섯씩이나? '하이고야, 손주들이 넝쿨째 굴러오겠구나'. 다섯이나 낳는다고 하니 손이 귀한 천씨집안 경사로다입니다.
3대독자 재용이는 서른이 넘도록 장가도 안가고 회사경영에도 관심없고, 믿었던 딸래미들도 손주 하나 안겨줄 생각을 안하고 있으니, 애가 타는 천회장이었죠. 자식 효도한다는 게 별거 아닌데 이 불효막심한 자식들은 그리도 바라는 손주 하나 안겨줄 생각을 안하는데, 이리 기특한 아가씨가 있다는 것이 신기한 천회장입니다. 점수 90점은 따 버린 방이숙입니다.
결혼도 안하고 애를 다섯이나 낳을 생각이냐고 하니, 결혼을 해야 애를 낳는 것 아니냐고 결혼의사를 밝히는 방이숙이었지요. "우리 재용이 하고는..", 어떻게라도 재용이와 연결시켜 보려는 천회장의 애타하는 눈치도 모르고, 이숙은 천회장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또 약속을 하지요. "걱정마십시오, 점장님하고는 절대 결혼하지 않을 겁니다". 헉, 이 아가씨 점점 마음에 드는데 "와?"만 반복하게 합니다. 천회장 이재용, 왜 왜 왜 하는데 웃겨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점장님 부모님도 제가 마음에 들지 않겠지만, 이숙의 부모님도 싫어하실 거라고, 한 술 더떠 못을 박아버리는 이숙입니다. 부자라 부담스러워 하실거라고 말이죠. 천회장, 살다살다 이렇게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는 처음입니다. 어째 아쉬운 사람이 뒤바뀐 꼴입니다. 하마터면 '우리 재용이랑 경혼해달라'는 말이 튀어나올 뻔 한 것을, 간신히 참은 천회장같더랍니다.
뒤늦게 놀이터로 달려온 천재용, 어디 맞은 데 없냐고 걱정부터 하지요(천회장님, 다 큰 아들 머리통 때리는 건 좀;;). 이놈이 내를 뭘로 보고, 처음 본 아가씨를 설마 팼을까? 노여워 하는 천회장 속을 박박 긁어대면서 말입니다. 결혼은 집안끼리 한다는 말에도 천재용, 개념있게 옳은 소리를 하더군요. "결혼은 남자랑 여자랑 하는 거죠. 전 좋아하는 여자랑 결혼 못하면 혼자 살 겁니다. 아니면 종교단체에 귀의할 겁니다".
종교단체에 귀의를 하든, 혼자 살든 이 아가씨가 결혼을 하지 않는다잖냐? "말했잖아요. 제가 이 여자 좋다고 매달리는 거라고! 이렇게 매달려 본 여자가 있다는 게 자랑입니다. 제 인생의 자랑입니다".
이숙바보 천재용, "이뻐. 살다살다 그렇게 이쁜 여자는 본 적이 없어", 살다살다 이렇게 여자에게 콩커플이 단단히 씌워진 재용씨같은 캐릭터를 본적이 없어~ 부디 그 마음 그대로 검은 머리 파뿌리될 때까지 행복하쇼^^
손주 생겼다는 말에 한달음에 달려왔건만, 궁뎅이 반도 못 걸칠 손바닥만한 그네 판대기에 앉으라 하고는, 생과일 주스도 탐탁치 않을 판에 쭈쭈바 하나 달랑 손에 쥐어주고는, 손주는 커녕 부잣집 아들과는 결혼 안한다며 먼저 퇴짜를 놓는 방이숙때문에 본전도 못 건진 천회장입니다. 본전 건지러 금방 다시 올라오셔야겠네요ㅎㅎㅎ. 다섯 낳겠다는 것 하나는 마음에 들더라며 대구로 내려 간 천회장, 다시 얼른 올라왔으면 좋겠네요. 방이숙의 치명적인 매력을 겪어보면, 천회장님도 방이숙에게 쏙 빠질테니 말입니다. 날도 선선해졌는데 후딱후딱 날잡아야죠. 아이 다섯 낳으려면 서둘러야지요! 보자... 지금 결혼하면 내년 추석 즈음에는 손주자랑하러 친구들 모임에도 나갈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렇지 그거야! 이숙씨 받아줄 거죠!!! 대구 내려간 천회장, 벌써부터 손주 안아보는 생각에 부풀어 있을텐데, 이숙씨, 어르신 서운하게 하면 안됩니다~. 무엇보다 이숙바보 천재용 놓치면 후회막심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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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짧은 반짝이 핫팬츠를 며느리에게 선물로 주는 시어머니를 세련되었다고 표현하기도 애매하고 말입니다. 미국에 오래 살았다고 그렇게 한국식 가족관계의 사고방식을 버리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봉사활동을 열심히 다니기 때문은 더더욱 아니었죠.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신세를 지지 않으려는 모습은 세련의 일부이기는 했습니다. 그럼에도 뭔지 모를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가족이기보다는 쿨한 손님같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귀남을 키워준 고마운 미국부모에 대한 엄청애와 방장수, 그리고 전막례의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귀남과 윤희의 행동은 장수빌라 어른들에게는 낯설게 다가옵니다. 이때부터 엄청애의 심기가 불편해 보였지요.
"어머니~", 나긋나긋 콧소리를 내는 차윤희가 미국시모에게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고, 귀남이와 미국아버지는 마치 친구처럼 서로를 대하니, 한 번도 귀남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던 방장수와 엄청애는 양부모 내외와 아들내외의 다정한 모습에 소외감마저 느꼈을 듯하더군요. 소외감이 아니라, 질투였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귀남은 술기운을 빌어 몇개월만에 처음으로 엄마라 부르며, 엄마 냄새가 늘 그리웠다고 고백했을 만큼 거리가 느껴지는 아들이었죠. 30년을 떨어져 살았으니 서먹하고 어색한 것이 당연했을 겁니다.
속옷이 보일랑 말랑한 반짝이 핫팬츠를 입고 미국시어머니와 저녁먹고 영화를 보고 올 거라는 말에 엄청애는 서운합니다. 3년전에 몇번 만난 것이 전부라는데도 친딸처럼, 입의 혀처럼 구는 윤희가 못마땅하기도 했고요. 더구나 미국 어머니의 말이라면 고분고분 "네, 어머니"하는데, 엄청애에게는 말끝마다 토를 달고, 자신의 의견을 말해 왔던 윤희였기에, 자기와 미국 시어머니를 달리 대한다는 섭섭함도 컸을 엄청애였고 말이죠.
아침저녁으로 눈마주치는 며느리, 미운정 고운정 들어가는 며느리를 엄청애는 장수빌라 가족으로 가장 큰 자리에 두고 있습니다. 딸들은 시집가면 남의 집 사람이라고 하죠. 며느리는 내 사람이고 말이죠.
한국 가족문화가 내 사람된 며느리에 대해 유독 요구하는 것이 많다는 점이, 고부간의 갈등을 일으키는 주요인이기는 하지만, 시어머니의 입장에서 며느리는 자신을 대신해 집안을 이끌어가는 사람이라는 심리가 기본으로 깔려있습니다. 저도 몰랐는데 결혼하고 나이가 들어가니, 시어머니가 며느리, 특히 큰 며느리를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고 하면, 친정어머니가 시어머니를 질투하는 모습을 오래전에 봤던 적이 있었습니다. 시어머니 연세가 친정어머니보다 젊으신데도, 부축해주고 곰살맞게 구는 딸이 서운했는지, 딸 자식 키워봐야 소용없다고 농담식으로 서운해 하신 일이 있었습니다.
미국 시어머니와는 사고방식과 대하는 태도가 극과 극의 다른 모습이기는 하지만, 윤희가 장수빌라 가족이 되려고 애쓰는 모습을 엄청애라고 왜 모르겠어요. 좋은 모습만 보여주며 살면 좋겠지만, 때로는 허물도 보이고, 단점도 들켜가면서 가족이 되는 것이겠지요. 그런 엄청애는 미국시어머니를 대하는 윤희를 보고 많이 서운하죠. 내 며느리 네 며느리 구분할 필요는 없는 이상한 관계이기는 하지만, 내 며느리를 빼앗기는 듯한 기분도 들었을 듯 하고 말입니다.
엄청애의 행동을 잘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엄청애의 서운함을 곱씹어 보면 윤희에 대한 애정, 며느리 사랑을 독점하고 싶은 욕심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윤희가 엄청애의 질투를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질투나 서운함은 애정이 없으면 생기기 어려운 감정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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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에 대하여'는, 처음 발표가 되었을 때만 해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내 마음 갈 곳을 잃어'로 공전의 히트를 쳤던 최백호가 홀연히 미국으로 떠나버렸다가 돌아온 이후라, 당시 최백호는 대중들에게 잊혀지고 있던 가수였었기도 했고요.
외모가 빼어난 미남도 아니고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같은 친근한 이미지의 장용에게,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키기가 쉬웠겠지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투영시킨다는 것이 말은 쉽지만, 드라마 속 연기자를 자기모습, 혹은 누군가(아버지)의 모습으로 대치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죠. 그런데 장용이라는 배우는 이게 되는 배우입니다. 소탈한 외모, 연기한다는 냄새가 나지 않는 자연스러움은, 드라마를 보고 있다는 것을 잠시 잊게 만들정도니 말입니다.
귀남의 실종사건 전말을 알아가는 장수빌라 가족들의 눈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습니다. 엄청애까지 알게 돼 동생 보애(유지인)네로 가버렸지요. 시어머니 전막례나 남편 방장수가 미워서라기 보다는, 지나온 30년의 세월이 억울하고 서럽습니다. 모든 것을 자신의 부주의때문으로 알고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 눈뜬 장님 3년으로도 다 채울 수 없었던, 평생 아들버린 애미라는, 주홍글씨를 낙인찍고 살아야 했던 세월에 대한 설움이었지요.
시어머니의 호된 시집살이는 견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생 살을 맞대고 살아온 남편 방장수에 대한 원망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견디기 힘들었던 엄청애였지요. 문득문득 남편이 따뜻한 눈길 한 번만 보내줘도, 당신 잘못이 아니라는 말 한 마디만 건넸더라도, 이렇게 억울하고 서럽지는 않았을 겁니다.
엄청애와 방장수의 화해는 보이스 피싱때문에 이뤄졌지만, 중요한 것은 엄청애의 존재가 장수빌라 가족들에게는 억만금을 주어도 바꿀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는 것이겠지요. 미안하다는 말도 차마 하지 못했던 시어머니 전막례(강부자)가 한 걸음에 달려와 무사한 엄청애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지요. "미안하다 소리도 못했는데 니가 잘못되면 어떡하나... 내가 너한테 잘못한게 많다. 저 세상에서 날 만나거든 갚아줘라, 내가 다 당할게...".
"형수님 무사하시답니다"라는 방정배의 말에 온 몸에 힘이 빠져버린 방장수, 얼마나 놀랐었는지 방장수(장용)의 표정만봐도 그 절박하고 애타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왔지요. 사람 목숨가지고 장난하는 이런 삐리리 같은 놈들, 귀신은 안잡아가고 뭐하나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이 문자는 친구의 진짜 휴대폰으로 전송되었고, 친구가 전화를 했더랍니다. 뭘 처리했다는 거냐고 말이죠. 아차! 싶었던 남편은 바로 은행으로 전화를 했고, 은행 측에서는 일단 계좌지급정지 조치를 취해 주더랍니다. 간발의 차로 막았던 것이죠. 돈은 일주일 후쯤에 다시 돌려받을 수 있었다는데, 그냥 돌려주는 것은 아니고, 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범죄신고 접수증'을 발급받아 은행에 제출하면, 범죄에 이용되었던 계좌 주인이 은행에 와서 돈을 인출해서 주는 형식으로 처리를 했다네요. 계좌주인은 통장을 빌려주는 댓가로 돈을 준다고 해서 빌려줬다고 하더랍니다. 이런 종류의 문자피싱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엄청애를 부둥켜 안은 방장수가 "고마워, 고마워 여보"하는데, 그 순간 방장수를 위해 대신 불러주고 싶은 노래가 생각나더군요. 전 이상하게 이 노래만 들으면 눈물이 나곤 했습니다. 故하수영님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입니다. 외삼촌 중에 한 분이 사람들이 모이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합니다. 어머니 생신에 외갓집 식구들과 함께 식사를 한 자리에서 삼촌이 노래 한곡을 누님께 바친다며 불렀지요. 매형이 부르고 싶은 노래일텐데 점잖은 샌님이라 쑥스러워 못 부를 것이라고 대신 부르겠다며, 아버지 손을 엄마 손에 포개주시면서 부른 노래가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였습니다. 노래를 듣는데 울컥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아버지는 겸연쩍어서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라 허공에 눈길을 고정하고 계시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오래된 노래이기는 하지만 아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우체국에서 일하는 엄청애를 보고 한 눈에 반한 방장수, 청애를 보기 위해 매일 편지를 부치러 우체국을 들락거리고, 자전거 한가득 빵을 구워 나르기도 했었지요. 방장수와 엄청애에게도 그런 낭만이 있었습니다. 청애에게 가져다 주기 위해 밤새 단팥빵을 구웠지만, 빵굽는 것보다 편지쓰는 것이 더 힘들었던 방장수였지요. 구겨진 편지지가 빵보다 더 수북히 쌓여갔던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청애씨', 한마디를 쓰기 위해 편지지 한통을 다 썼던 시절이 말입니다. 우체국의 아름다운 청애씨가 장수단팥빵 방장수의 아내가 되었고, 일숙의 엄마가 되었고, 귀남의 엄마가 되었고, 이숙과 말숙의 엄마가 되는 동안, 손은 거칠어 갔고, 얼굴에는 주름이 늘어갔지요.
아무 일 없이 무사해서 고맙습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는데도, 아들잃어버린 죄인이라는 낙인을 감수하면서, 그 모진 세월을 참고 살아준 아내가 너무 고맙습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사람인지, 30년을 못해줬던 말들이 눈물이 되어 흐릅니다. 아내 엄청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이 노래에 들어있는 듯 싶습니다.
'젖은 손이 애처로워 살며시 잡아 본 순간, 거칠어진 손마디가 너무나도 안타까웠소.
시린 손 끝에 뜨거운 정성 고이 접어 다져온 이 행복
여민 옷 깃에 스미는 바람 땀방울로 씻어온 나날들
나는 다시 태어나도 당신만을 사랑하리라.
미운 투정 고운 투정 말없이 웃어넘기고, 거울처럼 마주보며 살아온 꿈같은 세월.
가는 세월에 고운 얼굴은 잔주름이 하나 둘 늘어도
내가 아니면 누가 살피랴, 나 하나만 믿어온 당신을
나는 다시 태어나도 당신만을 사랑하리라'.
삶의 연륜을 고스란히 표정으로 간직하고 있는 장용의 연기는 깊은 주름들마저 대사가 되고, 인생을 느끼게 하고, 감정으로 살아납니다. 호방하면서도 사람 마음을 금세 무장해제시키는 넉넉한 장용의 웃음은, 목욕탕집 남자들에서는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였다면,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는 아버지의 웃음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장용의 넉넉한 웃음처럼, 장용의 명품연기는 눈물도 명품임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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