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황상제 유승호'에 해당되는 글 11건

  1. 2012.10.19 '아랑사또전' 식스센스 충격반전, 이준기가 귀신이었다니! (21)
  2. 2012.10.18 '아랑사또전' 주왈의 죽음암시, 아랑은 천상으로 갈 수 있을까? (11)
  3. 2012.10.05 '아랑사또전' 신민아 죽인 진범, 서씨부인이 아닌 이유 (25)
  4. 2012.09.28 '아랑사또전' 옥황상제가 비녀를 준 이유, 공짜란 없는 법이야! (1)
  5. 2012.09.21 '아랑사또전' 옥황상제가 아랑에게 잘하고 있다고 한 이유
2012.10.19 09:20




찜찜한 해피엔딩이었습니다. 마무리를 위한 마무리, 해피엔딩을 위한 짜맞춤은 스토리는 온데간데 없고 배우들만 남은 드라마가 되고 말았네요. 물론 소재와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의 참신함과 철학적인 질문들은 있었지만, 제대로 풀어내지도 수습하지도 못한 모양새로 끝난 아랑사또전입니다.

 

은오어머니 서씨부인은 고맙다는 말로 이승을 떠났습니다. 서씨부인으로 인해 빚어진 모든 일들은 아들 귀신은오가(?) 처리를 했으니, 옥황상제가 덤으로 살게 해 준 빚은 갚은 셈입니다. 무연을 소멸시키고 자신도 자결로 소멸의 길을 택한 무영, 이승에서의 질긴 인연을 소멸이라는 방식으로 종지부를 찍은 무영은, 결국 인연을 끊어내지 못했습니다. 인간의 마음, 인연, 정이라는 것은 저승사자에게도 무용지물이었나 봅니다. 

그런 점에서 주왈의 저승사자 발탁은 탁월한 선택으로 보여지더군요. 주왈도령이 죽음을 택할 것은 예상했지만, 저승사자가 된 반전은 가장 좋았던 결말이었습니다. 주왈이라는 인물만큼 저승사자 역할에 제격인 사람은 없어 보이서 말이죠. 이승에서의 절절한 인연이 없었던 주왈은 인연과 정때문에 갈등하는 저승사자가 되지는 않을 것같더군요. 아마 엘리트 저승사자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주왈은 이승에서 아무런 인연을 만들고 가지 못한 인물이었죠. 마지막까지 그의 곁을 지켜준 김서방이 있었지만, 시신이라도 수습해주고 갈것이지 죽으러 가는 것임을 몰랐기에 참으로 허망한 인사로 떠나더군요. "도련님, 건강하세요", 그 인사가 왜 그리도 슬프게 들리는지 말입니다. 

"난 이제 어찌해야 되는가? 낭자, 내가 당신을 마지막까지 그리 참담하게 버렸는지는 몰랐소, 몰랐다는 말로 용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몰랐소. 눈을 떠도 캄캄한 날들이었소.  살아도 멈춰진 날들이었소. 가슴졸이며 걸었던 비겁한 걸음을 이젠 끝내려 하오. 사람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도 멀쩡한 날 용서할 수가 없소".

혹이라도 아랑을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그 땐 아랑의 뒤에만 있겠다는 주왈, 멀리서 검은 그림자로 바라만 보며 아파만 하겠다고 눈물을 흘리는 주왈입니다. 차마 짝사랑을 할 수도 없는 사람, 너무 죄스럽고 미안해서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것조차 스스로에게 허락하지 않겠다는 주왈이었지요. 그렇게 주왈은 이서림을 던져버린 절벽에서 투신해 칠흑같았던 이승의 삶과 이별했습니다. 

 

연우진의 연기는 아랑사또전을 통해 건진 수확입니다. 풍부한 감정을 실을 줄 아는 목소리, 선하게 보이는 쳐진 눈매에 담은 우수와 고뇌는, 아랑사또전 주왈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이고 매려적인 인물로 그려갔습니다. 미워할 수 없는 악인, 분노보다는 연민을 더 느끼게 하는 골비단지 주왈이라는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 보게 하며, 그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낼 줄 아는 배우더군요.

 

무영을 염소로 환생시킨 옥황상제, 그것을 염라대왕에게 선물이라고 하는데 좀 어이없었습니다. 이분 장난끼가 심한 것은 알았지만, 끝까지 인간의 마음을 알아내지 못한 옥황상제더군요. 공부를 좀더 많이 할 것! 성질나서 욕한마디! 무영이 니들 눈요기감 염소로 환생하면 '고맙습니다' 할 것같으십니까? 암튼 이 세계분들은 자기들 만족만 중시하지 타인의 감정따위는 없나벼~ 무영이 등에 꽃심고 차나무 심고 물 열심히 주겠군요. 염라대왕의 충복이었으니 물주는 일에 염라까지 가세할 태세! 

이왕 선심을 쓸거면 사랑 못해 한이 맺혀 요물까지 되려한 무연과 함께 이승에서 환생시켜줘서 못다한 사랑이라도 한번 실컷 해보라고 해주지, 암튼 인정머리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요. 마당쇠야, 바둑판 좀 깨끗이 쓸어주련?

 

무영이는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가 있기에 은오에게 중요한 정보까지 알려주고 갔지요. 참 의리있고 인정있는 저승사자더군요. 황천숲에 죽은자의 생사부가 있으니 거기서 아랑의 죽음의 진실을 찾으라고 알려준 것이죠. 미운정 고운정이라고 아랑을 천상에 보내주고 싶은 남정네 한 분 추가요!

그런데 저승사자의 서비스때문에 멘붕 일보직전이었습니다. 은오가 귀신이었다는 생각이 아직도 머리에 맴돌고 있어서 어질하군요. 근데 이 드라마 문제도 답도 제멋대로라, 전 은오를 귀신이었다고 해석하고 넘어가 버리기로 했습니다;;  

 

밀양사또직을 그만두려고 하는 은오, 아랑과의 이별데이트도 하고 그동안 도우미 역할해 준 귀신들 원한도 풀어주고 정리작업 들어갔지요. 귀신들 중에 결혼까지 한 남녀한쌍이 있었는데, 나중에 나온 꼬맹이 아랑이 그 귀신부부의 딸래미가 아닌가 생각하며 혼자 큭큭대고 웃었답니다ㅎ.

 

은오와 아랑의 이별데이트는 눈물나게 슬펐네요. 가장 슬픈키스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생과 사를 사이에 두고 눈물의 키스를 나누는 은오와 아랑, 마음으로 주고 받는 대화만큼이나 절절한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꽃이 진 자리에는 다시 꽃이 피고 바람이 흘러간 자리엔 다른 바람이 불겠지만, 난 처음의 그 마음만을 영원히 붙들고 있을 거요. 천상에 가면 내가 사또를 잊고, 지옥에 가면 사또가 나를 잊어서 어느 곳에서도 서로가 못알아 볼지라도...".

"나는 이 마음으로 널 찾아낼 거야. 스치다가 멈칫 너를 보고 눈물이 나고 심장이 떨리는 사내를 보거든, 그 땐 나인줄 알아봐줘, 아랑 사랑한다". 

두 사람의 절절한 감정에 이젠 이별을 해야 하는구나 감정몰입 심하게 하고 있었는데, 주왈의 투신자살과 직선제로 사또를 뽑는다는 방과 함께 방울과 돌쇠의 애정행각 정신없이 돌려주는 제작진때문에, 눈물의 키스신과는 점점 멀어지고 미로게임 시작되었지요.

죽은 자의 명부가 있는 황천숲의 고방찾기 대작전, 요즘의 최면요법과 비슷한 의식이 거행되었지요. 방울이의 주도하에 말입니다. 골든타임 최인혁 교수님(이성민), 언제 거기 문지기로 취직하셨나요? 빵터졌네요. 아랑사또전 카메오 캐스팅은 대박! 

여기서부터 머리가 뱅글뱅글 정신없이 돌더니, 정리할 틈도 없이 그동안 던져두었던 문제와 해답을 한 번에 휘몰아쳐 가르쳐 주더군요. 은오가 들어간 저승문의 서고에서 찾은 아랑의 비밀, 헐 이건 또 뭔가요? 아랑이 진범이라네요. 뭬야!!!

 

요점은 이렇답니다. "이서림이 남의 일에 끼어들어서 칼맞고 죽었으니 남탓 할 것 없고 네 오지랖을 탓해라". 이걸 알기 위해 여기까지 달려온 거랍니까? 허탈도 하여라. 보자보자 하니 이건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의 농간에 놀아난 것같아 살짝 기분이 나빠지려는데, 은오의 눈에 들어온 낯익은 이름, 김은오!

허걱, 김은오가 죽은자의 생사부에 올라있다니, 은오는 여섯살에 열병으로 이미 죽었고, 옥황상제는 비밀병기로 쓰기 위해 사람눈에 보이는 귀신으로 자라게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 그럼 김은오는 이미 죽은자? 띠융~ 잠시 충격에 빠져 입만 떡 벌리고 앉아 있었네요.

'아직도 내가 사람으로 보이냐?', 조선판 식스센스였군요. 

정리해보면 아랑과 은오는 비슷한 종류의 인간이었던 게죠. 아랑은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불사의 심장을 가진 죽은 자, 은오는 죽었으나 산 자이나 죽은 자. 정리가 안되죠? 여튼 간단하게 말하자면 은오와 아랑은 살아있어도 죽은 자들이었던 거라는 겁니다. 결론은 둘 다 사람같은 귀신들이었다는 거죠. 은오도 충격이었겠지만, 시청자의 충격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우.

또 하나 지금까지 달려온 아랑의 죽음의 진실은 아랑 자신이 범인이었기에, 애초에 진실의 종은 울릴 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왜냐? 아랑은 불사의 몸이니 죽을 수가 없잖아요. 은오는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에게 조건을 바꿔달라며 목숨을 내놓겠다는 딜을 합니다. 대신 지옥에 가겠다고 말이죠. 지옥문으로 들어가는 아랑을 막고 대신 지옥으로 간 은오, 아랑을 천상으로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 간 은오였습니다.   

아랑도 마지막에는 지옥문 앞에서 자신의 죽음의 진실을 깨닫기는 했죠. 모든 게 자신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니 말이죠. "나를 죽음으로 이끈 자도 결국 나였구나"아랑이 스스로 진실을 깨닫는다면 옥황상제가 보상은 해주겠다더니, 보상을 제대로 해주기는 했습니다. 기억까지 가지고 환생하게 해줬으니 말입니다.

 

아랑과 은오의 환생은 동화를 보는 것같아서 예쁘다고 해야 하나 기가 차다고 해야 하나, 암튼 아역들은 깜찍했습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차윤희 방귀남 부부에게 입양된 지환이가 은오로 환생했더라고요. 꼬맹이 은오의 대사에 빵터졌네요.

"내 지금까지 수많은 소녀를 만났으나 낭자처럼 고운 소녀는 본적이 없다. 허니 이름을 물어봐도 되겠소?", 대여섯살밖에 안돼보이더구만 수많은 소녀를 만났다니, 너 어디 유치원, 아니 남녀공학 서당다니니? 라고 물어보고 싶더라고요. 

은오야! 라고 부르는 무당방울을 보고는 또 빵 웃음, 돌쇠는 사또가 되고 방울이는 보쌈집을 열어 초대박이 나고, 돈많이 벌어서 면천도 했는지, 여튼 밀양땅은 조선과는 별세계 동네입니다. 직선제 사또에 신분제 철폐된 동네!

 

꼬맹이 아랑은 과거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환생해서 기억실조증 은오때문에 답답해 미치고, 은오는 망각의 샘물을 마신 탓에 기억을 잃었다고는 하나, 꼬맹이들이 그런 대화를 하니 귀엽긴 한데, 대여섯 살 아랑이라는 꼬맹이가 은오와의 절절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징글맞기도 하고, 암튼 그냥 웃지요.  

옛날옛적에 귀신아랑과 은오사또가 있었는데 어쩌고 저쩌고, 십년이 넘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같은 대화만 하고 앉았더군요. 성장한 은오와 아랑의 대화도 계속 그 얘기뿐이라, 그 애절한 사연들이 한 순간에 홀라당 개그화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나마 "우리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한 시간이잖아"라는 은오의 대사는 생뚱맞게 좋았네요. 해피엔딩인데 뭐라고 설명하기 곤란한 해피엔딩이었습니다. 그래도 새드엔딩으로 결말을 내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하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궁금할 수 있을 것 몇가지 정리하고 아랑사또전과는 안녕하겠습니다.

첫째, 아랑이 마지막에는 진실을 알았는데도 왜 진실의 종은 울리지 않았나?  

 

아랑을 죽음으로 이끈 자의 죽음만이 진실의 종을 울릴 수 있다고 했지요. 아랑은 죽을 수 없는 몸이었으니 진실의 종은 울리지 않았던 거죠, 잉~.

둘째, 아랑은 천상으로 갔나 지옥으로 갔나?

아무데도 안갔습니다. 갔다면 지옥으로 가야 했겠지만, 은오가 대신 지옥행을 택한 것으로 조건을 바꿨으니 말이죠.

셋째, 아랑의 기억이 살아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천상으로 가지 않았기 때문이죠.

 

넷째, 왜 은오를 귀신이었다고 생각하는가?

은오는 아랑을 대신해 지옥문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지옥문으로 빨려들어 갈 수 있는 것은 영적인 존재, 즉 혼이라야 들어가는 것이죠. 황천숲에 죽은 자의 생사부에 은오의 기록이 있었듯이 은오는 이미 여섯살에 죽었던 것이고,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은오는 한시적 생명을 얻어 돌아온 아랑과 같은 존재였던 겁니다. 

 

다섯째 은오가 기억실조증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

지옥으로 가게 된 은오는 염라와 옥황의 특별배려로 천상에서 살게 해주겠다고 했지만, 이승으로 보내달라고 했다고 했지요. 아랑도 천상으로는 가지 않았고 옥황상제의 보상으로 둘 다 환생을 하게 해주었죠. 천상에서 이승으로 오는 길에 은오가 기억을 잃게 하는 망각의 샘물을 마셨고, 그 때문에 은오의 기억은 지워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정말 사람인 아이들로 태어났죠. 

 

아랑의 기억도 지워졌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싶더군요. 어차피 운명보다 더 운명같은 인연이라면 서로 알아볼 수 있었을텐데, 은오가 아랑에게 "스치다가 멈칫 너를 보고 눈물이 나고 심장이 떨리는 사내를 보거든, 그 땐 나인줄 알아봐줘"라고 했던 말처럼, 그런 아련터지는 장면으로 재회하게 했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이 점은 매우 아쉽네요. 특히 방울이와 돌쇠의 아들로 태어난 은오는 뭐라 말하기 껄끄러움이 느껴져서리;;

아무리 웃자고 코믹스럽게 그려도 이건 아니지 싶더랍니다. 은오도련님하고 똑닮은 얼굴로 커가는 은오를 보고 이건 누구 씨여? 기겁할 듯싶기도 해서 혼자 웃었답니다. 환생한 은오는 성씨가 뭘까요? 돌비장 돌수령의 아들 돌은오? 

 

마지막 한 줄요약, 아랑의 죽음의 진실과 관련한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인간들에게 남기는 메시지는, '쓸데없이 남일에 끼어들지 말라,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목숨 내놓는 오지랖은 금물!' 허무개그의 지존되겠습니다.

배우들의 열연이 아까웠던 작품, 이준기 연기가 아까웠고, 강문영은 요괴역은 앞으로 따놓은 당상, 연우진의 재발견은 아랑사또전이 남긴 수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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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8 13:34




'사랑해선 안될 사람을 사랑하는 죄이기에...' 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이서림은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을 사랑했고, 그 사랑은 그녀를 죽음으로 이끌었습니다. 이서림과 주왈도령은 옥황상제가 안배한 인연이 아니었던 모양이군요.

이서림이 아랑으로 한시적인 생명을 얻어 돌아온 이후는 그 반대가 되었죠. 주왈도령이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이 아랑이었으니 말이죠.

혼사냥꾼 최주왈은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이었습니다. 이서림의 바람대로 이들의 혼인이 이뤄졌다면, 지금보다 더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겠다는 생각이 잠시 스치더군요. 홍련에게 둘 다 죽음을 당했든지, 이서림의 사랑을 이용해 주왈의 목숨을 미끼로 이서림에게 몸을 내어줄 것을 요구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이서림이었다면 주왈을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가능했을 듯합니다. 은오를 위해서 은오어머니를 돌려주겠다는 일념으로 홍련과 거래를 하는 것을 보면 말이죠. 이서림이나 아랑에게 사랑을 빼면 그 인생에 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지독한 사랑을 하는 운명인가 봅니다. 그런데 둘 다 허락되지 못한 사랑이라 또 가엾고요. 기둘려봐, 하나는 이루게 해줄테니!

 

한양으로 압송되어 가는 도중에 거덜의 칼에 맞아 최대감은 악행의 댓가를 치뤘습니다.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는 모습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최대감은, 심판이고 자시고 할 것없이 지옥 중에서도 가장 최악이라는 멸혼지옥행 일겁니다. 최고로 나쁜 자리로 예약해 주세요!! 

여전히 이서림의 죽음과 관련한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이서림은 왜 그 폐가를 따라갔으며, 은오어머니에게 가지말라고 비녀를 빼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것입니다.

여튼 최대감과 서씨부인의 죽음으로도 진실의 종은 울리지 않았습니다. 이서림을 칼로 찌른 서씨부인의 죽음으로도 진실의 종이 울리지 않았다는 것은, 이서림을 죽음으로 이끈 이는 따로 있다는 말이 되겠지요. 주왈이 진범일 가능성에서 홍련의 정체때문에 한 번 틀어졌던 의혹이 다시 주왈이 진범일 가능성으로 좁혀졌습니다. 

 

예고편에 주왈이 이서림을 낭떠러지로 던져버린 것이 이서림을 죽음으로 이끈 결정적 이유일 가능성이 커졌죠. 폐가에서 이서림의 맥을 짚어봤던 주왈, 그때까지 이서림을 살아있었음을 말하는 것이죠. 서씨부인이 은오의 비녀에 찔리고도 진실의 종이 울리지 않았던 것은, 이서림을 죽인 진범이 아니라는 말이겠죠. 무연이 아랑을 향해 달려들어 위기를 예고하기도 했지만, 아랑의 강한 거부는 무연의 혼을 튕겨내고 무영이 상제의 칼로 소멸시키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런데도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은 듯 보이더군요.

 

아랑과 은오의 애절한 사랑, 주왈의 뒤늦은 고백과 참회가 시청자의 눈물샘을 적셨습니다. 은오와 서씨부인의 해후에 엉엉 울고 말았네요.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르지 못하게 한 요물 홍련, 눈앞의 어머니를 보고도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은오는 비녀이야기에 오열하고 맙니다.

어머니의 피맺힌 복수심은 노비의 자식으로 살게 하고 싶지 않았던 은오에 대한 사랑때문이었지요. 산 목숨도 죽은 목숨도 아닌, 자신을 구원해 달라는 서씨부인의 부탁은 은오를 절망에 빠지게 합니다. 어머니를 죽여야만 어머니를 구원할 수 있었으니 말이죠.

어머니의 가슴에 비녀를 꽂아야 하는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을 표현하는 이준기와, 비녀를 튕겨내려고 온힘을 쏟는 무연을 눌러가며 자식이 찌르는 비녀를 받아들이려 몸부림치는 서씨부인 강문영의 열연은 말이 필요없는 명연기였습니다. 

예정된 보름, 아랑과 은오가 손을 묶고 아랑이 홀로 떠나는 것을 막아보자고 하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아랑의 빈자리는 그녀가 예정된 죽음을 맞이했음을 말하겠지요. 은오 짠해서 어쩌나요? 그래도 은오도령, 희망은 있다!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의 대화가 의미심장했지요. 아랑 그 아이는 죽음의 진실을 알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하는 염라대왕, 옥황상제의 몸을 바꿀 생각에 기분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기는 했지만, 옥황상제는 '과연 그럴까?'의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었지요. 이는 아랑의 죽음의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자신감이기도 합니다.

 

아랑은 자신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떠났을까요? 아마 그러지 못했을 듯 합니다.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은 주왈의 기억속에 있었으니 말이죠. 주왈의 기억은 다 돌아온 것이 아니라 띄엄띄엄 돌아오고 있었지요. 그날 이서림이 자신을 대신해 칼을 맞은 것을 기억해 냈고, 폐가에서 이서림을 안고 나가는 것까지는 기억했지만, 그 이후의 기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예고편에 주왈이 절벽에서 이서림을 던지는 장면으로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은 주왈도령이었음을 보여줬습니다.  

주왈은 나쁜 짓을 한 인간이지만, 연민을 느끼게 하는 인물입니다. 굶주린 어린 시절,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따스한 어머니(이는 은오도 마찬가지였지만)도 없었고, 사랑하는 정인의 마음을 얻지도 못했지요. 이서림이 목숨을 걸 정도로 사랑을 했지만, 그때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으니 주왈도령이 알고보면 가장 불쌍한 인간같아 보이네요.

자신을 위해 죽음을 당한 여인의 가슴에 또 다시 칼을 찔렀던 것을 차마 말하지 못하는 주왈, 주왈은 진짜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에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말이죠. 아랑의 가슴에 칼을 찔렀던 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이서림이 받을 상처가 더 컸을 것이기에 말이죠. 주왈은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헤아려 볼 줄 아는 인간이 된 것이죠.  

그런데 마지막 한 회를 남겨두고 저는 왠지 주왈이 죽음을 택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절벽 아래로 이서림을 던져버렸던 기억을 한 후에 그 참담함을 참기 힘들었을 듯합니다. 주왈도 아랑이 죽은 이서림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의 눈물을 흘렸지요.

그런데 제가 주왈이라면 아랑을 보며 한가지 의문을 품었을 듯합니다. 왜 다시 살아 돌아왔느냐는 점이죠. 홍련이 예전에 그랬죠.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오라고 말이죠. 홍련은 최대감으로부터 아랑이 죽은 이서림이라는 것을 알고 이렇게 말했죠. "이제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알아올 필요가 없다.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은 자신의 죽음의 진실이겠지".

 

주왈이 아랑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던진 아랑을 위해서 그녀가 가장 알고 싶어했던 죽음의 진실을 밝혀주는 것이 이서림과 아랑을 위한 최선이라고 생각할 듯 싶어서 말이죠. 주왈이 가여운 마음이 들어서 죽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간 한 짓이 있기에 죄값을 치뤄야 할 것 같기는 해요. 대신 지옥행은 아니었으면 싶군요. 주왈의 죽음(만약 그렇다면)과 함께 진실의 종은 울리지만 아랑이 알아낸 것은 아니기에, 아랑은 천상에 갈 수는 없을 듯 하네요.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그렇다고 아랑을 지옥으로 보내는 것은 참으로 야박한 일이고, 자기네들이 저지른 일을 수습한 아랑이기에 상은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아랑에게는 무연을 처치한 공으로 지옥행은 면하는 대신, 다른 지옥행 명령이 내려지는 것이죠. 천상세계에서는 복잡하고 가련한 중생들의 아웅다웅 싸움터인 인간세상이라는 지옥으로 말이죠.

하늘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웅다웅 사는 인간세상이 뭐 그리 좋겠냐 싶겠지만, 인간의 마음으로 살 수 있는 희로애락이 있는 곳이 인간들에게는 천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곳이 천상이고 천국인 게지요. 천상이 지겨워서 싫다고 했던 무연의 마음이 그래서 이해되기도 하고 말입니다.

드라마에 숨겨진 메시지는 넘치는 욕망을 경계하면 그럭저럭 살만한 곳이니, 최대감같은 탐욕덩어리가 되지말라는 경고같기도 합니다. 옥황상제도 그런 말을 남겼지요. 욕망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이죠. 그 욕망이 누구를 위한 욕망인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은 여러가지로 곱씹어 들을 이야기였습니다. 

당찬 아랑이라면 옥황상제에게 딜을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본답니다. 영감탱이들이 있는 천상이 아니라, 내가 살고 싶은 천상이 따로 있으니 그곳으로 보내달라고 말이죠. 아랑에게 천상은 하늘나라가 아니지요. 언젠가 은오가 보여준 들꽃이 만발한 곳, 그곳이 아랑이 살고 싶은 천상입니다. 은오의 꿈에 아랑과 혼인해서 아이 둘을 낳고 알콩달콩 사는 모습은 그런 해피엔딩의 복선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옥황상제가 주왈을 가여이 여긴다면, 은오와 아랑의 아들로 태어나 부모사랑 듬뿍받으며, 쇠죽을 훔쳐먹고 살아야 했던 마음도 몸도 가난한 아이가 아닌, 한 번쯤은 행복한 삶을 살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보네요. 꿈같은 상상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아랑이 무연을 처지했다는 공을 인정받거나, 혹은 자신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진실의 종이 울린다고 한들 아랑에게 천상은 지옥이나 다름 없을 것 같습니다. 아랑이 천상으로 가면 은오에게서 아랑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고, 아랑이 지옥으로 떨어지면 아랑에게서 은오에 대한 기억이 사라진다고 했지요. 누군가, 그것도 목숨을 걸고 사랑했던 사람들에게서 누구 한 쪽의 기억이 소멸된다는 것, 이보다 불행한 일이 또 있겠냐고요.

은오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는 천상의 아랑이 행복할 리도 없고, 아랑이 지옥에 떨어진다면 아랑을 못잊는 은오의 세상이 지옥이 따로 없을텐데, 설마 은오와 아랑 두 사람을 진짜 지옥에서 살게 할 것은 아니겠죠?

저는 강한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고 읽었는데, 부디 두 영감탱이님들, 시청자를 실망시키지 말아주세요^^. 은오와 아랑에게 그들의 천상을 허락하지 않으면, 옥황상제랑 염라대왕 두고두고 욕먹을 겁니다! 참, 이번에 아랑을 보내실 때는 꼭 옷 입혀서 보내주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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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5 09:11




드디어 이서림의 죽음의 비밀이 밝혀졌습니다. 연모하던 주왈도령을 살리기 위해 대신 칼을 맞은 이서림, 이서림을 찌른 이는 무연을 거부하던 서씨부인이었습니다. 아랑이 기억실조증에 걸린 이유도 밝혀졌지요. 무연이 폐가에서 인간의 몸을 갈아타는 장면을 목격한 이서림의 기억을 지워버렸기 때문이었죠. 주왈에게서 살인의 기억을 지웠던 것처럼 말이죠.

그토록 자신을 연모했던 이서림 낭자를 자신의 손으로 죽였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리는 주왈, 괴로움을 가눌 수 없는 주왈입니다. 그날의 기억이 떠오를까 골묘를 간 주왈도령, 뜻밖에 아랑낭자와 마주치게 되지요. 아랑도 그 날의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까 폐가가 있던 골묘에 와본 것이었고요. 

주왈의 기억을 지우는 장면에서는 옥에 티가 보이더군요. 주왈의 살인은 윤달 보름마다 있어왔고, 주왈에게 마지막 살인은 인간의 몸으로 돌아온 아랑을 칼로 찌른 것이었죠. 그런데 주왈에게 아랑을 찌른 기억은 지워지지 않았죠. 아랑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고 경악하기도 했으니 말이죠.

폐가의 제단에 한 소녀를 죽이고 와서 방구석에서 떨고 있는 주왈에게 홍련이 와서 "여전히 괴롭니?"하며 기억을 지워주고 갔는데, 이때는 3년전 이전의 살인이었으니 홍련은 서씨부인의 몸이 아닌, 그 전 여자의 몸과 얼굴이어야 맞는 것이죠. 그런데 서씨부인(강문영)의 모습이더라고요. 그래서 잠시 혼란을 일으켰네요.  

살려달라는 주왈의 말이 가슴 짠해오더군요. 얼마나 괴로웠겠어요. 굶주림은 면하게 되었지만, 혼사냥꾼이 돼버린 주왈, 차라리 쇠죽을 훔쳐먹던 시절이 나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때는 그렇게 사는 게 괴롭고 두렵지는 않았으니까요. 그저 배가 고팠을 뿐이었죠.

사람을 죽이고도 아무렇지 않았다면 인간이 아니겠지요. 살려달라고 무릎을 꿇는 주왈을 보면서 잠시 그런 생각이 스치더군요. 주왈이 홍련을 폐가로 숨겨주고 여전히 홍련을 두려워하며 공손한 이유가, 살 수 없을 정도로 힘든 괴로움을 지워줄 사람이기에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아랑의 한마디가 주왈의 심장을 쿵 낭떠러지로 떨어뜨리지요. "도령, 이서림이 죽을 때 그곳에 있었소?", 몸이 들썩일 정도로 가쁜 숨을 내쉬는 주왈, 아무말도 할 수가 없는 주왈입니다.

주왈도령 역의 연우진의 연기가 참 좋더군요. 대사의 호흡조절도 좋고, 바르르 떨리는 목소리로 주왈도령의 불안하고 초조하고 설레이는 마음을 그 때마다 잘 전달하고 있고요. 주왈도령에게 깊은 연민을 느끼게 할 정도로 말이죠. 연우진의 연기는 드라마에서는 처음봤는데, 아랑사또전 캐릭터중 가장 애정과 눈길이 가는 캐릭터입니다.

모두가 큰 상처 하나씩은 안고 있는 주인공들이라 연민이 느껴지지만, 유독 주왈에게는 모정을 주고 싶더군요. 아랑과의 캐미도 은오보다 애틋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죠.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연기가 참 매력적이네요. 연우진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랑사또전이 건진 수확입니다.    

 

주왈도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고 있는 것 같던데, 눈을 감기전 "도령"이라고 부르던 이서림에 대한 기억이 떠오른다면 감당하기 힘들만큼 괴로울텐데 걱정이네요. 아직 자신이 이서림을 죽인 것으로 알고 있으니 말이지요. 아랑의 기억이 돌아오고 있듯이 주왈도 기억해낼 날이 오겠지요. 아랑과 주왈의 봉인된 기억이 돌아오고 있는 것도 무연의 기운이 쇠해지고 있음과 무관하지 않아 보이더군요. 

 

어머니가 왜 밀양에 왔는지 그 연유를 알게 된 은오, 집안을 몰살한 원수 최대감을 죽이고 모든 것을 안고 떠나려함이었습니다. 그것이 은오를 위한 길이기도 했고 말이죠. 서얼얼자 출신이라는 신분때문에, 어린 시절 서당에서 울고 돌아올 때마다 피눈물을 흘려야 했던 서씨부인이었습니다. 은오가 커가는 것을 보면서는 더 견디기 힘들었겠지요.

아버지 김응부 대감을 통해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 은오, 어머니의 원한을 갚는 것이 어머니를 위한 길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최대감의 악행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응징하는 것만이 어머니와 고을민들의 원한을 푸는 것이겠죠. 더불어 어머니를 구하고 요물을 처치하는 것이고 말이죠.  

원귀들을 통해 홍련이 숨어있는 곳을 알아낸 은오와 아랑은 산속 폐가에서 홍련과 마주하게 되었는데요, 어머니의 형상을 한 요물의 심장에 칼을 꽂을 수 있을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어머니의 몸에 칼을 꽂으면 어머니를 살릴 수 없을테니 말입니다.

 

은오의 어머니가 자신을 찌른 범인이라는 것을 기억해 낸 아랑, 은오가 그토록 찾아헤매던 사또의 어머니가 자신을 죽였다는 기억에 눈물을 떨구지요. 아랑의 죽음이 어머니가 관계되어있다는 사실에 이도저도 못하는 은오, 이서림을 죽인 것이 자신이라고 알고 있는 주왈, 이들의 관계가 흥미롭게 진행될 듯 합니다. 서씨부인의 몸속에 함께 있는 서씨부인과 무연의 영의 싸움도 변수가 될 듯하고 말이죠.  

염라대왕과 옥황상제의 대화에 서씨부인의 힘이 그렇게 강한 줄 몰랐다며, 변수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의미심장한 대사도 나왔지요. 귀신들도 범접하기 힘들어 하는 무연의 기와 싸울 정도이니, 서씨부인의 모정이 변수가 되겠군요.  

 

무연이 자신의 몸에 무연이 들어오자 "이게 아니었다"며 칼로 스스로를 찌르려 했던 서씨부인, 무연을 거부하다 결국 아랑을 찌르게 된 결과로 이어졌지만, 의도적이 아니었음은 분명해 보였지요. 자해하려는 서씨부인을 막으려는 주왈에게 칼을 휘둘렀는데, 주왈을 구하기 위해 뛰어든 아랑이 대신 칼을 맞은 것이었고요. 쓰러진 아랑을 보고 놀란 서씨부인이 비틀거리는 틈을 타, 무연은 서씨부인의 영을 제압하고 몸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이었죠. 

아랑을 찌른 것은 주왈이 아니었습니다. 주왈이 이서림을 죽인 진범이 아니라는 사실이 다행입니다. 문제는 이서림을 찌른 진범이 서씨부인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었죠. 아랑이 이 사실을 기억해냈는데 은오에게 말할 수도 없고, 이서림은 죽어서도 참 괴로운 일 투성이네요.

 

그런데 서씨부인이 아랑을 죽였을까는 몇가지 의문점이 있습니다. 칼에 맞은 이서림을 폐가로 옮기고, 서씨부인의 몸을 완벽하게 장악한 무연은 "모든 것을 이 아이가 봤으니 지워야겠다"며 이서림의 기억을 지워버렸지요. 아랑이 기억상실증이 된 것은 이때문이었고요. 그리고 주왈에게 "처리하거라"라며 나가버립니다.

뒤에 주왈이 이상한 행동을 했습니다. 이서림의 목에 손을 대보더군요. 맥이 뛰는지를 확인했던 것이죠. 이후 장면은 주왈도령이 이서림을 안고 폐가를 나가는 장면으로 이어졌는데요, 이때 이서림이 쥐고 있던 은오어머니 비녀가 폐가 구석에 떨어졌죠.  

제 추측으로는 주왈이 이서림의 맥을 살피는 장면에서 또다른 반전이 있을 듯 하더군요. 분명한 것은 이서림은 죽지 않았다는 겁니다. 주왈은 이서림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고, 무연도 알았겠죠. 처리하라는 것은 이서림을 죽이라는 말과 같았으니 말이죠.

결정적으로 이서림이 죽었다면 혼도 나왔어야 했는데 혼이 나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저승사자가 폐가에 나타나지 않은 것도 이서림이 당시에는 죽지 않았기 때문이죠. 저승사자 무영이 그랬지요. 죽음보다 저승사자가 빠르지는 않다고요.

즉 이서림은 최주왈이 안고 나갈 때까지는 살아있었다는 말이 되지요. 이는 서씨부인이 이서림을 죽이지 않았다는 말도 되는 것이고요. 설사 죽었다고 해도 의도적인 살인은 아니었고 말이죠.

 

이서림을 죽이라고 한 것은 무연이었습니다. 그런데 무연의 명령대로 주왈이 이서림을 죽였을까요? 전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범은 최대감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자기를 살리기 위해 뛰어든 낭자를 금수가 아닌 다음에야 죽일 수는 없었을 거예요. 주왈은 이서림을 살리려고 했지만, 최대감이 막았을 듯합니다.

이서림이 어떻게 폐가까지 따라왔으며, 서씨부인에게 가지말라고 비녀를 빼냈을까요? 이는 서씨부인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겠죠. 이서림은 주왈도령을 보고 따라가려다가 최대감과 무연의 이야기를 들었을 거라는 겁니다. 

 

최대감이 홍련에게 했던 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아랑이 죽은 이부사의 딸 이서림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며 무병 완치부적을 받은 날이었지요. 주왈에게 정혼자가 있었다는 것을 알테고, 그 이부사의 딸이 실종되었다는 것까지는 부인도 알고 있을 거라며 말을 꺼냈죠. "부인은 모르겠지만 내 통인과 정분이 나 야반도주를 했다 덮었었소. 부인은 거기까진 모르겠지만...". 

그리고 덧붙였지요. "이것도 기억나시오? 3년전 윤달 보름, 어둠이 만월을 삼킨 달이라 하셨지. 그 산에서, 그 폐가에서 잘못된 아이, 그 아이가 주왈의 정혼자이자 아랑이란 계집이오. 얼마전에 시신도 발견됐었지". 최대감의 말을 상기하면 그 날 그 자리에 최대감도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결국 이서림을 못속에 넣어 죽여버린 것은 최대감의 소행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그 때문에 이서림의 실종으로 밀양 전체가 수색에 나서자, 시신을 더이상 찾지 못하게 야반도주했다는 소문을 냈었던 것이고요.  

 

종합해보면 서씨부인과 주왈은 이서림을 죽인 진범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서림을 죽음으로 이끈 자의 죽음만이 종을 울릴 수 있다고 했지요. 서씨부인이나 주왈 두 사람이 죽어도 진실의 종은 울리지 않을 거라는 것이죠. 최대감과 무연이 진범이니 말이죠. 아랑의 기억은 서씨부인의 칼에 찔린 것까지가 다겠지요. 이후는 정신을 잃었으니 다음 상황은 모를 가능성이 크고 말이죠. 진실은 최주왈의 기억에서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서림의 마지막 죽음을 목도한 이가 주왈이었을테니 말이죠. 봉인된 주왈의 기억이 이서림 죽음의 비밀 열쇠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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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8 09:01




은오어머니 서씨부인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암시는 은오를 통해서도 알고 있었던 일이었지요. 어머니가 죽었다면 혼령이라도 은오에게 인사를 하고 갔을텐데 오지않았다는 말을 했었지요. 혼을 봉인해 둔 항아리들때문에 혹시 은오어머니의 혼을 봉인해 둔 것은 아닌가 의심도 했었지만, 무연은 서씨부인의 영을 눌러두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부채를 준 사부가 옥황상제라는 무영의 말에 놀란 마음을 추스릴 틈도 없이, 은오는 살아있는 어머니를 보고 경악했지요. 어머니라는 말에 홍련도 자신이 점령하고 있는 몸이 은오의 어머니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될 듯하더군요.

 

무영이 자신을 멸하지 못했듯이, 은오도 혈연인 어머니의 몸을 멸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을 할 무연이 어떤 일을 꾸미게 될 것인지는 자명해졌지요. 어머니대신 불사의 몸 아랑을 데리고 오라는 거래를 하게 되겠죠. 아랑에게 마음 가는 대로 사랑하겠다고 고백한 은오이기에 어머니와 아랑을 두고 갈등은 커져만 갈 듯합니다. 은오의 어머니를 죽이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을 홍련이기에 말입니다.

이서림의 죽음에 대한 비밀도 조금 힌트가 나왔는데, 잘못된 아이라는 것이 영 깨림칙하더군요. 아랑이 제물로 바쳐졌었는지, 우연한 사고로 죽음을 당했는지, 아니면 그날 현장에 함께 있었던 은오어머니가 관계되어 있는 일인지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분명한 것은 은오의 사부 옥황상제가 준 모심잠이 아랑의 영을 지켜냈으리라는 것입니다. 이서림이 서씨부인에게서 비녀를 빼버려서 무연에게 몸과 영이 점령당했다는 것도 유추할 수 있을 듯하고 말이죠. 은오의 돌팔이 사부로 깜짝 출연한 정보석씨 반가웠어요^^

옥황상제는 은오에게 뜻모를 이야기들을 많이 풀어놓고 가셨는데 천상에 있을때나 지상에 내려와서나, 혼자만 알아듣는 말을 하는 것은 여전하더군요. 옥황상제 뜬구름잡는 이야기에 슬슬 조급증이 나려는 중입니다. 가여운 중생들이 옥황상제의 심오한 뜻을 얼마나 잘 헤아리겠습니까? 좀 쉽게 말해주세요!

 

제대로 살고 싶어! 아랑이라면 다르게 살아볼 수도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마음을 내어줄 수 있겠느냐고 고백하는 주왈, 안들은 것으로 하겠다고 거절하는 아랑을 바라보는 주왈의 눈이 서글프더군요. 홍련에게도 내쳐지는 듯해서 오갈데없는 신세가 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홍련이 아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다고 더는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니, 주왈에게도 변화가 생길 듯 합니다. 

이판사판 이렇게 된 것 관아로 출근해버려! 이런 마음도 들고, 주왈이 이서림의 죽음과는 관계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자꾸 생기는 것을 보니, 주왈에게 단단히 정이 들었나 봅니다. 은오보다 더 아련아련 연민이 가는 인물이라, 주왈과 은오가 편 먹고 홍련과 싸웠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혼자서는 해본답니다. 아랑을 사이에 두고 옥신각신 질투하는 것도 재미있을 듯도 싶고 말이죠.

주왈만 보면 버럭 사또로 급격한 성격변화를 일으키는 은오때문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오. 작가가 멜로부분은 취약한가 봅니다. 은오의 버럭--->구차스러울 정도로 절절한 고백--->포기 혹은 기분에 따라 반항모드로 급변해서, 아랑과의 멜로는 환영이지만 분위기가 달달 애절하지는 않더이다. 대사를 분위기있게 써주는 것도 아니고, 은오 고백대사만 들으면 손발이 오그라들어요;;

이서림이 긴긴 밤을 빼곡히 연시를 적어내려갈 만큼 짝사랑했던 주왈도령이지만, 아랑은 주왈도령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지요. 이서림은 이서림이고 아랑은 아랑이라는 말처럼, 아랑은 이미 은오에게 마음을 내주었기 때문에 말이지요. 안된다고 거부하면서도 아랑도 은오가 좋은 것을 어찌하지 못하지요. 은오가 그러했듯이, 아랑도 은오와 되도록이면 마주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듯한데, 글쎄 은오말처럼 그게 될까 싶네요. 금세 보고싶어 달려가 버릴 것이라는 것을 은오도 아랑도 알고 있겠지요. 악귀들의 침입에 아랑을 지키다가 잠들기는 했지만, 그렇게 한데서 잠들면 잘못하면 입돌아가요, 은오사또! 참 소중한 허리는 무사허고?

 

"솔직한 마음이 아니라는 것 알면서도 이해하는 척, 멋있는 척 안할거다. 안고 싶으면 안을 거고, 잡고 싶으면 잡을 거야. 보고 싶으면 보고,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다 할거다". 백허그하는 은오때문에 덜컹! 아랑이야 더 덜컹거렸겠지만, 마음을 다잡고 은오의 팔을 빼는 아랑이었지요.

아랑의 심란한 마음에 답을 내려준 인물은 방울이었습니다. 우리 귀여운 무당은 신기는 없지만, 사람 마음은 누구보다 잘 헤아리더라고요. 무당이 앞날을 보는 능력도 있다지만, 무당을 찾는 사람의 심리는 듣고 싶은 말을 듣기 위해서라고도 하더군요.

"남은 시간이 아깝지도 않소? 하루하루 가는게 애절하지도 않아? 아씨만 가고 나리만 남는게 아녀요. 누구든 남겨지게 돼있고, 누구든 가게 돼있어요. 떠나는게 무서워서 아무 것도 못하면 어떡해. 가더라도 나리한테 원은 남지않게 해줘야지. 혼자 저승가서 무슨 힘으로 살거야? 떠나면 미워지게 슬퍼 못견딜 것같은 그 슬픔으로도 사는게 사람이야. 그게 사랑이고 기억이 되고 추억이 되는 거거든". 한 백년은 산 것같은 방울이, 신기는 없어도 인생상담은 최고네요!

참 방울이 얘기가 나왔으니, 아무래도 방울이도 이 일에 운명적으로 관련된 인연인 듯 보이더군요. 방울이 집안에서 가장 신기가 넘쳤다는 9대 할머니가 어느날 홀연히 사라졌다는 것을 보면 말이죠. 지하동굴에서 가져온 항아리의 봉인부적을 방울이 9대 할머니 책에서 찾은 것을 보면, 무연이 방울의 9대 할머니 몸도 빌어산 것같기도 합니다. 무연이 부적을 쓸 줄 아는 것도 그때문이고 말이죠.

인연이 우연이라는 것은 없다고 하죠. 한 번 스친 인연도 거슬러가면 다 만날 인연이었기에 만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방울이 은오와 아랑을 돕게 된 일도, 아랑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악연이 되었든 인연이 되었든, '연'때문인 듯하고 말입니다.

 

은오도 무영을 통해 사부가 옥황상제였음을 알게 되었는데요, 자세하게 물어볼 경황도 없이 어머니를 만나는 것으로 끝났지만, 옥황상제가 은오에게 남긴 말들은 심오한 의미를 주더군요. "세상 어디에도 쓸모없는 인생은 없고, 가치없는 죽음도 없다". 옥황상제와 무연의 생각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무연(홍련)은 주왈과 최대감을 이용하면서도 쓸모없는 영감, 쓸모없는 놈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죠. 죽음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자신의 생을 연명하기 위해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은 안중에도 없는 살아있는 악귀죠.

아랑도 악귀들이 자신의 몸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잠깐 딴 생각을 하기도 했네요. 불사의 몸을 취하기 위해 악귀들끼리 싸움이 붙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고요. 홍련이 원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악귀들이기에 말입니다.

악귀들이 왜 아랑의 몸을 원하는지는 무단 출장서비스 나온 무영이 잘 설명해줬죠. "사람에겐 소용없지만 영적인 존재가 그 아이의 몸을 얻게 되면 영생을 얻게 된다. 그러니 아랑을 잘 지켜라". 무영은 무단으로 출장 나온김에 은오와 힘을 합쳐 악귀들을 멸하기도 했지요. 아무래도 옥황상제의 말을 거역하기로 결심했나 봅니다. 옥황상제가 손떼라고 했는데 아랑의 부름에 당장 달려온 것을 보면, 은근 책임감 강한 저승사자입니다. 저승사자랑 방울이, 이 캐릭터들이 요즘 가장 쓸만한 캐릭터로 부상!

아랑의 몸이 세상의 질서를 파괴할 수도 있는 미끼라는 것을 알게 된 무영이 옥황상제에게 따져 물었지요. 어차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옥황상제의 한 수가, 무너진 이승과 저승의 질서를 바로잡을지 모르겠지만, 무영도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은오를 도와 악귀들을 멸하고 무연과 다시 마주하고 섰지요.

무영이 무연과의 연을 진짜로 끊을 준비가 된 듯한데, 아무래도 은오때문에 또 실패를 하게 될 듯하더라고요. 무영이 어머니의 형상을 한 홍련을 죽이는 것을 은오가 그냥 보지않을 것 같아서 말이죠. 사건의 진실이 단순히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때까지는 말이죠. 설령 은오가 모든 비밀을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막강한 무연을 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부채보다 비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같은 예감입니다.

 

옥황상제가 은오에게 선물이라고 준 비녀 모심잠(母心簪), 무연을 밀어내려는 서씨부인의 영을 통해서 짐작되는 것은 무연의 결정적인 약점이 서씨부인의 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복수심에 아들도 눈에 보이지 않았던 어머니 서씨부인이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질기고 강한 것이 모정이지요. 옥황상제의 마지막 말도 의미심장한 답이 되는 듯하고 말이죠."이 비녀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비녀로 무연에게 점령당해 있는 어머니를 구한다는 말뜻은 아니었을까 싶네요. 

무영에게 준 칼보다, 은오에게 준 부채보다 강한 힘이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것을, 인간의 마음을 오래동안 연구해 온 옥황상제이기에 알고 있었겠지요. 은오에게 비녀를 준 이유는 은오가 오래동안 바라왔던 어머니의 마음을 얻음과 동시에, 옥황상제 나름대로는 은오를 살려준 목숨의 댓가이기도 했습니다.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 

은오의 목숨은 은오가 빚졌다기 보다는 은오 어머니의 빚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옥황상제가 어머니에게 비녀를 주라고 한 것은 이 일을 대비한 것이었던 게지요.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 모정으로 무연에게 대항하라는 뜻이었던 셈이죠. 옥황상제가 인간이기에 믿는 이유도 피로 맺어진 모정을 믿은 것이고 말이죠. 

 

악귀에게 점령당한 어머니라도 살아있는 것이 나을지, 어머니를 편하게 보내줘야 하는 것이 나을지 은오라면 답을 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악귀에게 구속되어 있는 어머니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베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어머니가 죽게 되고, 옥황상제가 말했던 가장 절박한 때라는 것이 지금을 말하나 봅니다. "모든 질문의 시작은 너로부터 온다", 옥황상제의 말뜻을 은오는 깨닫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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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1 13:30




지난 번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의 대회를 들으면서, 옥황상제가 했던 말을 담아두고 있었습니다.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을 찾기는 커녕, 저잣거리로 짤짤거리며 놀러만 다니는 아랑을 보고 염라가 걱정했었지요. 옥황상제는 알듯 모를듯 훈남미소 지으며, "아랑이 저 아이는 지금 잘하고 있다"고 흐뭇해 했었죠.

시청자도 아랑이 남자 바꿔가며 데이트를 즐기는 것을 못마땅해(?) 하고 있었는데, 옥황상제가 잘하고 있다고 하니 궁금해지더라고요. 왜 아랑에게 잘하고 있다고 했을까 싶어서 말이죠. 그리고 12회에서 주왈이 아랑을 죽이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옥황상제가 잘하고 있다고 한 이유가 바로,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큰 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미쳤습니다.  

 

사실 워낙 다루고 있는 분야가 총천연색 종합세트라, 이 드라마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에 대해서도 매회 아리송해지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가지들을 쳐내고 보니 큰 줄기가 보이더군요. 이에 대해서는 드라마 리뷰부터 하고 뒤에서 정리할게요. 물론 개인적인 드라마 해석일 뿐이니 정답으로 오해하시지는 마시구용^^

 

이번회는 멜로를 위한 아랑사또전이었습니다. 물론 은오사또가 최대감을 찾아가 부적에 대해 엄포를 놓고, 귀신들을 부려 최대감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려는 수사의 진전이 있기는 했지요. 관아의 나졸들을 스무명쯤 신규채용하겠다는 방을 붙이게도 했고 말이죠. 삼방들 그동안 꿀꺽 잡수신 것들 다 토해내셔야 하겠습니다. 이것들이 나랏일을 하라고 했더니, 세금이나 횡령하고 말이야!

별채로 잠입했다가 주왈의 제지로 홍련과 마주치는 불상사는 피했지만, 씁씁하고 꿉꿉하다는 것이 은오도 그곳에서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모양입니다. 더군다나 귀신들도 들어가지 못하게 집 전체에 결계가 쳐져 있었으니, 올커니! 최대감집이 비밀의 온상이로구나! 감 잡았어.

 

은오가 주왈과 최대감에게 사적으로, 공적으로 큰소리 뻥뻥 치고 나오는 모습이 시원~했네요. 최대감에게 지난 번의 해코지가 대감짓이라는 것 알고 있다고 엄포를 놓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부적을 내놓으며 골묘와 최대감이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최대감에게 미끼를 던졌지요. 최대감측에서도 뭔가 움직임이 보일 것이라는 생각에서 말이죠.

주왈에게는 사심 가득 넣어서 아랑에게 얼씬하지도 말라고 하더군요. 귀여운 사또~ "아랑 그 아이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털끝하나 손대지 말고, 쳐다보지도 말고, 생각하지도 말고, 한마디로 신경끄시라고 전해 드리시오", 이게 사실은 최대감에게 하는 말같지만 주왈에게 하는 말이었죠. 한 마디로 '아랑이 한테 관심꺼, 임마! 되겠습니다. 

이서림의 방에서 찾은 월하일기는 이서림이 최주왈을 그리며 적어내려간 연시들이었음이 밝혀졌지요. 자신이 적은 연시들을 읽으면서 아랑의 기억이 일부 돌아오기도 했고 말이죠. 그런데 돌아온 기억이 사건과는 관계없는 이서림의 연정부분이라 놀랐네요. 최주왈을 한눈에 보고 가슴이 두근거려, 아버지 이부사에게 청혼을 넣어달라고 했다는 것을 보고는 좀 뜨아~싶었습니다. 장옷아씨라고 동네에 소문난 조용한 규수가 남자에 대해서는 너무나 적극적이어서 말이죠. 침모에게도 많이 변했다고 할 정도로, 최주왈에 대한 연심이 철철 넘쳐나는 이서림이었습니다.ㅠㅠ 

은오는 이서림의 일기를 먼저 읽었지만 고민을 했죠. 아랑에게 보여주는 것이 잘한 짓일까 싶어서 말이죠. 그렇잖아도 최주왈때문에 신경쓰이는 은오인데, 이서림이 최주왈을 짝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아랑도 알게 된다면, 아랑의 마음이 어디를 향할지 걱정되었던 은오였습니다. 간단하게 말해 이서림의 과거까지 질투하는 은오되겠습니다.

 

아랑에 대한 마음이 귀신과의 친목도모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자꾸 확인하게 되는 은오, 고민이 한가득이지요. 안되는 줄 알면서도 자꾸 눈길이 가고 마음이 가는 것을 어쩌란 말인지, 귀신에 홀려도 단단히 홀린 은오입니다.  

"아랑, 너 지난 번에 너는 너고, 이서림은 이서림이라고 했을 때 말이야,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냐고 했어, 내가... 근데 그게 말이 되는 소리였으면 좋겠다". 은오도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아랑에게 고백하려는 은오였지요. 이번 아랑사또전보면서 몇번을 덜컹했는지, 은오사또땜에 내가 미쳐! 였답니다.

당황한 아랑은 곧 보름이 될 모양이라며 방으로 들어가 버리지요. 보름달 두개가 뜨면 이승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환기시켜주는 아랑이었습니다. 아랑은 밀어내고 은오는 다가가고, 이 커플의 운명을 어쩌면 좋을까요? 

 

돌쇠도 아랑의 정체를 알아버렸는데요, 돌쇠 정말 미워!였어요. 아랑에게 도련님 홀리지 말고 가라는데 어찌나 야박스럽게 들리던지 말이죠.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서, 나 사람인데... 나 원래 사람인데... 아랑의 기어 들어가는 모기소리에 가슴이 찡하더라고요. 돌쇠에게 화가 나서 큰소리치는 은오사또 짱이었어요. 우악스러운 돌쇠의 손을 치워준 것도 말이죠. 돌쇠야, 그냥 보쌈이나 사서 무당집에 나르고 댕겨! 이쪽 일에는 신경끄고, 응! 

 

그나저나 주왈도령은 또 어찌한대요? 주왈도령에게 정주면 안되는데도 비를 맞고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는데 안아주고 싶더라고요. 주왈이 그렇게 살고 싶어서 살았냐고요. 얼마나 배를 주리고 살았으면, 그게 한이 되어 홍련의 꼬임에 영혼을 팔고 혼령사냥꾼이 되었지만, 그게 어디 주왈탓일까 싶습니다. 쇠죽으로 목숨을 연명하던, 죽지못해 살던 어린 날의 굶주림이 오늘의 주왈을 만든 것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젠 사랑을 끊어내라고 합니다. 처음으로 사냥할 여인이 아닌 마음에 담고 싶은 여자를 만났는데, 네 것이 될 수 없다고 홍련은 아랑을 죽이라고 하지요. 주왈은 결국 아랑을 죽이지 못하고 홍련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죽여도 살아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으로 다가온 여자의 가슴에 칼을 꽂지는 못한 주왈이지요.

 

홍련은 주왈의 혼란스러운 마음의 정체가 무엇인지 말해주었죠. 차라리 말해주지나 말지, 처음으로 접한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안 주왈의 눈물이 가여워 절절하게 아파와서 말입니다. 주왈의 실패에 홍련이 벌을 내릴 것만 같아서 마음이 조마조마하네요. 

 

아랑에게 칼을 꽂으러 온 주왈, 순간 은오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아랑에게 달려왔지요. 아랑을 찌르지 못하고 돌아가버렸기에 주왈과 마주치지는 않았지만, 은오는 마음이 급해 참을 수가 없습니다. 그날이 보름이었습니다. 보름달 한개가 사라진 거죠. 아랑에게는 앞으로 한 개의 보름달만 남았음을 의미하고 말이죠.  

 

은오가 결국 아랑에게 고백을 해버렸습니다. 은오도 왜 그러는지 자신의 마음이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귀신과 뭘 어쩌겠다는 것인지, 더구나 한시적인 생명을 받은 사람도 귀신도 아닌 아랑을 좋아하는 것이 당황스럽지만, 더이상 마음을 숨길 수가 없는 은오였습니다. "난 너를 좋아할거다". 사또와 같은 마음이 아니라고 밀어내는 아랑을 붙잡고, 마지막이라며 진심을 말하라는 은오, 우왕 터프사또 로맨스가이 은오, 미치게 멋져부러~

그런데 은오의 고백을 들으며 왜 눈물이 흐르는지 말입니다. 사랑이 깊어갈수록 애틋하고 슬픔이 더해가는 이 커플을 어찌하면 좋을까 마음이 천근만근입니다. 

 

그럼 서두에 언급한 옥황상제의 말을 생각해 봐야 겠네요. 옥황상제는 왜 아랑이 잘하고 있다고 했을까요? 옥황상제가 아랑에게 잘하고 있다고 한 말이 이 드라마의 주제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인간의 마음입니다. 옥황상제가 연구하는 차도 마음을 알아보는 차라고 했지요. 염소등꽃차라던가요? 

주왈과 데이트를 하고, 귀신시절 배고픔에 대해서도 얘기하면서 아랑은 주왈의 마음을 움직였지요. 주왈에게도 마음이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누군가를 연모하는 마음, 사랑이든 뭐든 주왈은 홍련의 명을 거역했다는 겁니다.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영혼사냥꾼으로 인간이기를 포기했던 주왈이었는데, 큰 변화인 것이죠.

아랑을 통해 주왈이 알게 된 것은 인간의 마음 중, 사랑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남녀의 감정이었지만, 주왈은 처음으로 아픔을 배웁니다. 누군가를 해치는 것이 자기 마음이 더 아플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홍련에게는 배울 수 없었던 감정입니다. 노랭이 악덕고리대금으로 고을민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최대감에게서도 배우지 못했던 인간의 감정이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옥황상제가 인간세상을 향해 말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을 잃지 말라는 것은 아닐까 하고요. 은오에게 준 비녀에 씌어진 글귀가 모심잠(母心簪)이었던 것도 이유가 있었던 것이고 말이죠. 은오의 어머니는 모정보다 원한을 앞세웠기에 아들이 죽어가는 것도 몰랐지요.

옥황상제가 은오를 통해 은어어머니에게 비녀를 전달하게 한 것도 은오어머니에게 모심을 잃지 말라는 경고, 내지는 부탁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복선 중의 하나가 아랑이 죽으면서 비녀를 빼는 바람에, 결국 은오어머니가 요괴 무연에게 점령당하게 된 것이라는 것도 유추할 수 있고 말이죠.

 

무영이 그랬지요. 누구든 무엇이든 자기를 잃어버리면 악귀가 된다고요. 아랑이 잘하고 있다고 한 것은 아랑을 통해서 변해가는 주왈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중생을 벌하기 보다는 먼저 가여워 하는 분이 옥황상제이니 말이죠. 주왈이 인간의 심성을 되찾는 것에 옥황상제가 잘하고 있다고 칭찬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아랑사또전을 보면서 복수와 원한을 푼다는 말의 미묘한 차이점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여차저차해서 사람을 죽인 사람을 똑같이 죽여버리는 것은 복수가 되겠지만, 그 여차저차한 상황을 풀어주는 것은 마음을 달래준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원한을 풀어준다는 것이 마음을 달래준다는 의미이니 말이죠. 홍련은 밥을 줬지만, 아랑은 긴 시간 주왈의 트라우마가 되었던 배고팠던 시절의 마음을 달래줬지요

옥황상제가 염라대왕에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하는 것도 이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이지요. 인간의 길흉화복도 결국은 자기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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