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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8 '탐나는 도다' 귀양다리 박규, 웃기는 선비로다. (40)
2009.08.18 08:38





환타지와 사극의 새로운 접목으로 찬사를 받은 <탐나는 도다>가 화제에 오르면서 출연 중인 신인 배우들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입니다. 벌써부터 <탐나는 도다>의 여주인공 장버진(서우)은 드라마가 배출한 최고의 탐나는 배우가 되었구요, 푸른눈의 사나이 황찬빈(윌리엄)과 귀양다리 박규(임주환)도 첫회가 나가자마자 꽃미남으로 등극했습니다. 
제주도 산방골에 살고 있는 야생처녀(직업: 잠녀) 버진 앞에 어느 날 두남자가 동시에 불시착합니다. 한 사람은 멀리 영국에서 나가사키로 향하다 폭풍우를 만나 제주해협에 떠내려 온 윌리엄(황찬빈)이고, 다른 한 사람은 부녀자 희롱죄로 유배를 온 젊은 양반 박규(임주환)입니다. 두 남자의 등장으로 때묻지 않은 야생 섬처녀 버진을 둘러싸고 대조적인 애정관계가 형성될 것이라 예상은 했습니다. 푸른눈의 사나이 윌리엄은 부드럽고 자상한 매력으로, 양반 박규는 까칠하고 권위적인 모습으로 말이지요.

그런데 때묻지 않은 무공해 야생섬처녀 버진에게 나타난 이 두남자들, 볼수록 매력적입니다. 
우선 금발의 꽃미남 가이 황찬빈의 매력은 친화력입니다. 처음 만난 버진과 말이 통하지 않은 윌리엄은 마음으로, 바디랭귀지로 버진과 의사소통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자신이 제주에 오게 된 과정을 모래에 그림을 그려 설명해주며 두 사람은 그림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갑니다. 지금은 발군의 어학 학습 능력을 보여주는 윌리암의 일취월장한 조선말 실력에 어느정도의 대화는 가능하지만요.
처음 두사람이 통성명을 하는 과정에서 버진의 이름을 영어로 해석해 숫처녀라고 생각한 윌리엄은 버진이 그의 이름을 묻자 '미투'라고 대답합니다. 이름이 가진 코믹성으로 박규의 이름을 영어식으로 해석하는 데에서도 또한번 큰 웃음을 주었지요.
<탐나는 도다>4회에서 뗏목을 만들어 나가사키로 떠나자는 얀(이선호)에게 윌리엄은 자신에게 진짜 보물은 버진이라며 작별인사라도 하겠다며 떠나기를 주저합니다. 결국은 부실하게 만들어진 뗏목의 이음새가 끊어지면서 다시 제주에 발이 묶이지만요. 제주도의 쪽빛 바다와 금발의 푸른 눈 윌리엄의 모습은 특히 여성 시청자들에게 한폭의 그림을 선물해 주었지요.
길잃은 어린 왕자 윌리엄은 버진에게는 보살펴야 할 불쌍한 이양인 친구입니다. 이양인의 존재가 드러나면 한양으로 압송해 죽을 거라는 미친 할아방(이호성) 말에 버진은 목슴을 걸고 친구 윌리엄을 지켜줍니다. 이방에게 붙들려 문초를 당하면서도 끝내 입을 열지 않은 버진이었지요. 버진이 생각하는 윌리엄은 자신이 숨겨주고 보살펴 주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는 길 잃은 왕자입니다. 뭍으로 나가는 방법을 찾으면 버진을 섬처녀의 운명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구세주이며, 진상품으로 바칠 전복을 도둑맞은 버진을 위해 반딧불이로 랜턴을 만들어 함께 따 준 동화속 왕자님 같은 남자입니다.
다음으로 제주도로 귀양 온 선비 박규(임주환)의 매력은 미워할 수 없는 까칠함이지요. 박규의 정체는 진상품의 도난 사건을 조사하러 파견된 감찰어사로 밝혀졌습니다. 젊은 나이에 감찰어사가 되었다는 것만 보아도 비상한 머리와 의협심의 소유자라고 예상되는 박규는 매번 유쾌한 허당식 구멍을 보여주며 웃음을 주는 꽃미남 도령이지요.
<탐나는 도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하나는 바로 조선의 꽃미남 박규(임주환)라는 어리버리 서울쥐의 좌충우돌식 제주도 적응기를 보는 즐거움입니다.
한양에서 귀양 온 허우대 멀쩡한 양반 박규는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지요. 심한 배멀미에도 체면을 굽히지 않으려 발버둥치다가 끝내는 "물 좀 주시오"로 한방에 무너집니다. 양반 박규가 제주도에 오면서 겪은 첫번째 굴욕이었지요. 체면이 목숨인 양반도 배고프면 먹고 쌀 때는 싸야합니다. 안그러면 죽지요.
그리고 두번째 굴욕이 이어집니다. 뒷간이 없는 제주도에서 양반 박규의 두번째 굴욕은 급한 일을 해결하는 문제였습니다. 밑에서 제주 흑돼지들이 꿀꿀거리는데 그 위에 앉아 큰일을 해결보기는 타지 사람은 힘들지요. 요행으로 윌리엄의 보물 '요강'을 주운 박규의 환한 웃음은 양반이라는 체면도 생리현상 앞에서는 무용지물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요강을 주워 방으로 온 박규는 양반답게 심오한 미소를 지었지만 시청자들은 박장대소했답니다(얼레리 꼴레리). 드디어 문제를 해결한 박규는 돼지우리에 요강을 비우며 심지어 돼지들에게 말을 걸기도 합니다. "맛이 어떠냐, 사대부의 것이니라." 
요강을 향하여 이렇게 질주했건만...
윌리엄에게 다시 요강을 빼앗기고 말았다. 요강은 두 꽃미남에게 진정 보물이구나.
생리현상 앞에 무너진 박규는 점점 수위를 높여 우물가 처녀들의 물동이까지 날라주는 친절을 베푸는가 하면, 동굴에 윌리엄을 숨겨 준 버진을 은근히 협박하며 심심찮게 버진을 부려먹기도 합니다. 가는 티격 속에 오는 태격이라고 버진도 박규에게 점점 태격 이상의 감정을 가지게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한양에서 온 꽃미남 박규는 지금 버진이 노란머리 이양인과 가까이 지내는게 못마땅합니다. 이방에게 붙들려 진상품 도둑들과 한패라는 혐의로 문초를 받던 버진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조사를 다니고, 포졸에게 술도 사주고, 필립을 이용해 혐의를 풀어줬건만 마음도 헤아려주지 않고 윌리엄 안부부터 물으니 체면 일찌감치 구겨진 박규도 질투를 합니다. 갈옷을 가지고 동굴고 간 버진과 윌리엄 두사람을 지켜보는 박규의 마음이 쓰라려 오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천방지축 버진이 이미 탐나는 여자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듯 보이는데 언제나 버진이 박규의 마음을 알아줄지 아직은 까칠한 한양 도령 박규 혼자 냉가슴 앓기는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탐나는 도다>4회에서 제주에 온 어리버리 서울 쥐는 제주의 야생 시골 쥐(처녀) 버진에게 이제는 자신의 마음을  들이댑니다. 백방으로 버진이를 구하려고 애를 쓴 박규에게 버진은 관아에서 나오자마자 윌리엄이 어디있는지부터 묻습니다. 갈옷을 전해주고 싶었거든요.  까칠도령 박규는 버진이를 조금씩 마음에 두고 있는데 버진이의 말에 삐칩니다. 버진은 삐친 박규에게 "귀양다리 너 나 좋아하는기나?"라는 말을 돌려서 시샘하느냐고 물어봅니다.  
당황한 박규도령 "정신줄을 놓은게냐? 신분이 천해 잘 모르는 모양인데 나, 박규다"라며 목에 힘을 주지요.  
이에 버진은 "그래, 박규. 귀양다리. 그런데 뭐"라며 너무나 태연하게 응수를 하지요.
아무래도 박규는 한양에서 양반가 규수들 수 백명을 팬클럽 회원으로 가지고 있는 최절정 인기남인 것 같은데 자신의 인기를 모르는 버진이 답답하기도 했겠지요. 그래서 "나, 박규다"라고 목에 힘을 줬겠지만, 버진은 일개 아녀자 희롱죄로 귀양 온 성격 까탈스러운 도령으로만 보니 말입니다.

그런데 박규의 대사를 다시 떠올려보니 어쩌면 자신에게 이 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규는 명문 양반가의 자제로 감찰어사 신분의 전도유망한 젊은 관리입니다. 그런 그가 탐라의 천한 잠녀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자신에게 정신차리라고 이런 말을 했다는 생각이 든 것이지요. 반열의 구분이 엄격한 조선에서 양반과 천민의 사랑은 용납되지 않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버진에게 가는 마음을 스스로 끊으려고 하는 말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앞으로 야생 섬처녀 버진과 한양의 꽃미남 박규가 험난한 사랑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신분의 의미를 떠나 사랑이라는 것도 아직 모르는 버진에게는 귀양다리 박규일 뿐이지만 버진이 신분의 차이와 양반들의 세상을 알게 되면 상처를 받게 되겠지요. 박규도 버진이 그런 아픔을 겪게 하고 싶지않아 버진에게 향하는 자신의 마음을 막고 싶은데 천방지축 버진이 너무 매력적이니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을 겁니다. 
"나 박규다"라며 마음을 추스리려 하지만 아무런 고민도 걱정도 없이 버진은 "신분? 그게 무슨문제야, 사랑한다는데.."라며 오히려 박규의 마음을 흔들어버리지요. 버진이 박규를 사랑하고 있다는 말이 아니라, 박규는 자신의 고민에 대한 해답을 버진의 말에서 찾았다고 해야겠지요. 사랑을 시작할 때는 가끔 환청도 들리고 한다니 박규도 그런 환청을 듣지는 않았을까요?   
아무튼 아직은 두 사람에게 시련이 오지 않았으니 지금은 윌리엄과의 국경을 초월한 우정(혹은 사랑), 상큼하게 무너지는 꽃미남 박규와의 티격태격하는 즐거움에 더 빠져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한양도령 박규의 어리버리 제주정착기, 까칠도령 박규와 버진의 티격태격 사랑만들기, 길 잃은 왕자 윌리엄과의 동화같은 로맨스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어 갈지 기대되는 <탐나는 도다>는 이번 주 새로운 변수들이 등장하면서 볼거리와 스토리가 한층 심도깊은 드라마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린상단주로 정체불명의 절세미녀 서린(임승민)이라는 인물이 등장했는데요, 단순한 상단주인이라고 하기에는 뒷배경에 흥미로운 사연이 있어 보입니다. 또한 윌리엄과 함께 제주도에 표류된 얀(이선호)의 정체도 관심을 가지고 봐야겠구요. 이번 4회에서 얀은 유창한 조선말로 그가 조선인일 거라는 것이 암시되었는데요, 조선의 도공들이 일본에 끌려간 마을이 고향이었다고 하는 것을 보아 그가 조선 도공의 후예라는 추측을 해볼 수 있겠네요.
푸른 제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탐나는 도다>는 곧 이어 바다를 벗어나 시대적인 흐름 속으로 시청자들을 끌고 갈 것으로 보여집니다. 시대적 배경이 인조18년이라는 것으로 보아 당시의 여러 정치적인 사건과 연루되어 있는 인물들의 정체를 알아가는 것도 드라마 <탐나는 도다>의 또 다른 흥미거리입니다.

* 첫번째와 마지막 사진은 디씨 탐나는도다 갤러리 Fantasy님의 캡쳐를 사용하였습니다.
* 본문의 모든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제작사 및 MBC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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