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0.16 '대물' 작가교체보다 서혜림이 중요한 이유 (25)
  2. 2010.10.15 '대물' 하도야가 말한 정치와 은어떼, 의미심장한 은유 (31)
2010.10.16 08:41




수목드라마의 강자로 자리를 굳히면서 돌풍을 몰고 온 정치드라마 대물, 제빵왕 김탁구의 후광을 입은 도망자를 제칠 수 있으리라는 것은 예상된 일이었습니다. 고현정이라는 거물을 정지훈(비)과 이나영이 상대가 되느냐 아니냐를 말하는 것은 사실 의미가 없는 일이지요. 첫 여성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소재도 신선했거니와 정치를 다룬다는 자체가 기대를 모으기 충분했지요. 방송 전부터 박근혜 띄워주는 정책성 드라마가 아니냐는 논란으로 시끌했고, 뺑소니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권상우에 대한 비호감 시선과 맞물려 악재를 안고 출발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제 개인적으로는 서혜림은 오히려 故노무현 대통령을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물 첫회부터 이 드라마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게 사실입니다. 그만큼 윗분들이 보기에는, 딱히 윗분들이라기 보다는 구린내 나는 정치인들의 심기가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정치적 입김이 대물을 잡으려고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방송이 정치적 통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근래들어 너무나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오죽했으면 공안정국 시대로 회귀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들판에 쥐새끼들이 득실한데 어찌 풍년을 바라겠는가? 풍년을 바란다면 쥐약을 풀어서라도 쥐새끼들을 다 박멸해야 한다"와 같은 대사를 두고, 그 은유적인 표현을 문제삼으려 했다면, 유신정권이나 5공시절이라면 방송사 사장부터 줄줄이 모기관으로 끌려갔을 수도 있을 위험수위였지요. 그런데 이 대사가 뭐가 잘못되었나요? 들판에 쥐새끼들이 득실하지 토끼떼나 양떼들이 득실하겠습니까? 서혜림이 정치에 입문하게 되는 해프닝을 만들어 준 모기떼 사건도 4대강 사업의 득과 실을 따져보게 하는 의미심장한 장면이었기에, 은유적 의미들이 함축되어 있는 것이었고요. 개발과 친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지극히 당연한 말 아니겠어요? 대대손손 후손들에게 물려 줄 국토와 강인데 말입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그 은유적인 의미속에 통렬함을 느끼게 됩니다. 정치드라마의 풍자와 해학의 절대적인 묘미가 이런 것에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대물에 드라마가 작가가 교체되었다는 기사가 터졌습니다. 처음에는 올게 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드라마 하나 자유롭게 만들지 못하는 나라인가 싶어서 화도 나고, 드라마의 방향이 기획의도와 다르게 전개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황은경 작가와 오종록 피디의 의견이 맞지 않았다는 해명기사도 읽었고, 황은경 작가의 인터뷰도 읽어보니 외압이 아니라는 것에 무게가 실리고,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수산 필화사건, 황작가의 불안감 이해된다
황은경 작가의 교체에 정치적 외압은 없었고, 드라마 방송 전인 7월에 이미 하차가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정치드라마로 방향을 잡아가려는 오감독과 그 보다는 가벼운 아줌마 서혜림의 좌충우돌 대통령만들기로 컨셉을 잡은 황작가의 견해가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황은경 작가가 국정원에 불려가는 것 아닌가 걱정했다는 말처럼, 개인적인(?) 걱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요. 이부분에 대해서 황은경 작가가 소심하다느니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과거 대통령을 희화화했다는 이유만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당하고, 수년간 방송출연이 정지당한 개그맨과 연기자가 있었음을 상기해 보면, 황작의 불안감도 십분이해 되는 대목입니다. 더이상 드라마 집필을 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있었을테니, 황작가에게 일부 비난하는 의견들도 있지만, 그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황은경 작가가 구체적으로 오감독과의 이견을 보인 부분에 대해서도 밝혔는데, 감독과 사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국가관, 정치관 등이 충돌했다고 했습니다. 강태산(차인표)의 캐릭터를 둘러싼 시각차, 서혜림이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 등 모든 부분에서 엇갈렸다고 했더군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오감독이 대본을 대폭 수정했고, 자신이 쓴 대본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갈기갈기 찢어서 짜집기가 되었다고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충분히 작가의 자존심을 걸고 분노하고 서운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들판에 쥐새끼들이 득실거린다"라는 대사도 오감독이 넣었다고 밝혔는데, 사실이라면 저는 오감독이 상당히 마음에 드는군요ㅎ.;; 
황은경 작가는 전작 '뉴하트'처럼, "저런 의사가 있는 병원이라면 나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정치인의 음모계략 중심이 아닌 일반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며, 본인이 쓴 내용이 다르게 변질돼서 나가니까 겁이 나서, 대검중수부나 국정원에 불려가는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들 정도였다고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작가의 개인적인 심경이니,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비난만 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오히려 이렇게 겁을 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할 뿐이지요.
하긴 과거보다는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수산 필화사건을 떠올려 보면 말입니다. 과거 중앙일보에 '욕망의 거리'를 연재하고 있던 한수산 작가가 영문도 모른체 서빙고로 끌려갔던 유명한 필화사건은, 제 기억에 아직도 선명하게 자리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80년대 대학생활을 하고 있던 저에게는 큰 충격이었고, 분노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문제가 되었던 것은 몇줄의 글이 당시 집권자를 빗댄 것이라 해석하고, 잡아들인 사건이었는데, 이때 故 박정만 시인 역시 한수산의 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끌려가 물고문, 전기고문에 거꾸로 매달린채 몽둥이 찜질을 받았습니다. 제가 정확하게 문제가 되었던 부분을 기억할 수 없어서 소설 자료를 찾아보니, 이런 내용이 검열에 걸렸을 것이라고 하는군요.
"월남전 참전용사라는 걸 황금빛 훈장처럼 닦으며 사는 수위는 키가 크고 건장했다. 그는 지금도 그 수위 복장에 남모를 긍지를 가지고 있은 듯 싶었다"
"그는 자신의 그 꼴같지 않게 교통순경의 제복을 닮은 수위 제복을 여간 자랑스러워 하지 않는 눈치였다. 하여튼 세상에 남자 놈 치고 시원치 않은 게 몇 종류가 있지. 그 첫째가 제복 좋아하는 자들이라니까. 그런 자들 중에는 군대갔다 온 얘기 빼놓으면 할 얘기가 없는 자들이 또 있게 마련이지"
당시 최고의 감성작가로 인기를 누렸던 한수산 작가, 얼토당토않은 글 몇줄로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이유로 대공수사실로 끌려가야 했으니, 생각해 보면 참으로 험난하고 서글픈 현대사입니다. 5, 6공시절의 얘기입니다만...소위 빙고 하우스에서 나온 이후 故 박정만 시인은 매일 소주 두병을 마셔야 잠들 수 있었다고 회고했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만신창이가 돼버린 고통을 겪다 운명했습니다. 한수산 작가는 이후 잘 아시다시피 일본으로 갔고, 군부정권 시절이 끝날때까지 한국으로 오지 않았지요. 같은 하늘을 이고 살고 싶지 않았던 한수산 작가의 항의였던 셈이지요. 정치적으로 민감한 스토리를 쓰는 작가라면 한수산 필화사건의 끔찍한 과거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현 시국이 이렇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저 황작가가 느꼈던 불안감이 어떤 것이었으리라는 것은 짐작되고, 충분히 이해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종록 감독이 드라마 대물을 끌고 가고 싶은 작품 방향에는 뭐랄까 용기있어 보이고, 응원도 하고 싶고, 한편으로는 황작가의 마음처럼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정치를 다루는 작품은 현실비판과 함께 희망적인 메시지를 말해야 하기에 이중 삼중으로 고민이 클 수 밖에 없겠지요. 부디 오감독님, 초심잃지 말고 시원하게 드라마 만들어 주시길...
황작가의 감성과 오감독의 현실비판의 시각이 잘 어우러졌다면, 더 바랄나위 없는 작품이 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작품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두 사람이 불협화음을 안고 갈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또한 '여인천하', '왕과 나'의 유동윤 작가의 필력 또한 믿기에 대물이 지금과 판이하게 다른 이야기로 전개되지는 않을 듯합니다.

서혜림이 중요한 이유
첫 여성대통령이라는 신선한 소재는 충분히 훙미롭고 기대되는 스토리입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서혜림, 드라마 대물은 사실 지금부터가 가장 중요합니다. 첫 여성대통령 서혜림에 초점을 맞추느냐, 정치가 서혜림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이 드라마의 성패가 달려 있기 때문이에요.
사실 작가가 교체되었다는 말에 우려되었던 것은 외압에 의해 작품 자체가 곡해되고, 이에 편승해서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정치권의 관심도 싫었고, 뒷통수 따가운 사람들의 불편한 심기가 작품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었어요. 그로인해 대물의 애초의 기회의도에서 방향을 잃고, 자신감을 잃을까 하는 것이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이 부분에서는 오종록 감독이 더 뚝심있게 밀고 나갈 것 같은 믿음이 생기네요.
드라마 대물을 두고 일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용 방송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동의하고 싶지도, 그런 드라마가 되는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4회까지 방송된 대물은 서혜림이 정치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그렸는데, 큰 줄기를 잘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혜림이 생각하는 정치, 대통령, 국가관, 국민에 대한 생각이 드라마 대물을 관통하는 주제가 되겠지요. 시청자가 환호하는 정치인의 모습, 통렬한 현실비판을 시원하게 해 줄 정치가 서혜림을 어떻게 그려가느냐가 대물의 완성도를 가름할 겁니다.
그런데 서혜림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혹여라도 최초의 여성대통령이라는 점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대물은 실패작으로 남을 것입니다. 시청자는 첫 여성대통령에 환호하고, 여자대통령 서혜림을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서혜림 같은 대통령을 원하는 것입니다. 서혜림이라는 인물이 남자였다고 할지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당리당략과 집권만이 목표가 아닌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대통령, 국민을 지켜주는 대통령, 국가의 자존심을 지키는 대통령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첫 여성대통령이 아니라 말입니다. 앞으로 서혜림을 어떻게 그려가느냐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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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5 08:42




서혜림의 출국금지와 괴한이 찌른 칼을 맞은 하도야 검사, 그리고 서혜림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결심까지 많은 이야기들이 숨가쁘게 전개되었습니다. 드라마 대물은 매회 심장이 뻥 뚫리는 명대사뿐만 아니라, 한 번씩은 나오는 감동장면때문에 눈물 핑글 돌게 하는 드라마입니다. 이번 회는 남송지청 지청장(이재용)때문에 울컥해졌는데요, 우리나라 검사분들이 이 드라마를 시청했다면, 겉으로는 표현을 하지 못했을 지라도, 속으로 눈물을 흘린 검사도 몇분은 계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꼴통검사와 괴짜지청장, 하도야와 남송지청 지청장 커플이 주는 티격태격 유머코드는 드라마의 활력소가 되고 있지요. 특히 괴짜지청장 이재용은 정의감이 불타는 검사라기 보다는 가늘고 길게, 될 수 있으면 얽혀들지 말고 조용히 살자는 기회주의자 같아 보이지만, 이상하게 정감가는 인물입니다. 매회 웃음 빵빵 터뜨려 주더니 이번회에서는 눈물까지 흐르게 했네요. 차기 강력한 대권후보 조배호를 물먹이는 장면은 비록 정치거물을 잡지는 못했지만, 벌겋게 달아오르게 하는 장면만으로도 시청자도 통쾌함을 느꼈습니다.
사회봉사 2시간을 빼먹었다는 이유로 서혜림에게 해외도주죄를 씌워 현장범으로 체포한 하도야 꼴통검사, 서혜림을 막은 가장 큰 이유는 짝사랑이었지만, 어린 동하에게 하는 말은 여러가지로 곱씹어 보게 하는 말입니다. "아무리 살기 힘들어도 어떻게 애를 나라없는 백성으로 만들 생각을 해?". 이민을 간다고 다 나라없는 백성이 되는 것도 아니고, 조국 대한민국을 버리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나라 돌아가는 꼴 보기 싫어서 차라리 이민이나 가버렸으면 좋겠다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 씁쓸해지더군요.
불편한 진실앞에 분노하는 서혜림
공항에서 이상증세를 보인 동하를 병원으로 데려가니 말라리아라는 검사결과가 나왔지요. 하도야가 동하를 데리고 간척지에 갔을 때 모기에 물려서 나타난 증상이었지요. 6개월 후 재검을 받고 완치된 후에 해외이주가 가능하다는 말을 들은 하도야, 좋아서 오두방정 난리부르스를 추지요. 코믹연기를 과장되지 않게 보여주는 권상우의 능글맞은 연기가 물올랐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조배호를 찾기 위해 헤리티지 클럽으로 가서 소동을 피우는 모습에서도, 과하지 않은 코믹연기가 하도야라는 인물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은 깊은 내면연기를 보여주지는 않는 권상우지만, 서혜림의 정계진출과 더불러 서혜림지키기에 나설 하도야가 또다른 변신을 해야 하는 터닝포인트가 남아있기에, 권상우 연기의 진가는 그때 다시 보여 줄 것이라 기대됩니다. 지금까지의 코믹과 진중함의 양면성을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권상우의 연기력은 좋습니다. 그러게 사생활도 예쁨받게 행동했으면 좋았잖아요!;;
서혜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강태산(차인표)은 HBS방송국장에게 간척지 모기떼 이상번식에 관한 것을 기획방송으로 내보내라는 청탁을 넣지요. 광고비를 대겠다는 달콤한 미끼를 던져주고 말이지요. 강태산의 의도는 간척지 모기떼보다는 보궐선거 후보로 낙점한 서혜림을 띄우겠다는 의도였지요. 
편집장면을 보는 서혜림의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간척지 주변의 주민실상이나 환경실태가 아닌 서혜림 인물에만 포커스가 맞춰져서 불편했던 것이지요. 방송국장에게 편집과 클로징멘트에 항의하던 서혜림은 방송이 산호그룹 사위 강태산 의원의 입김과 돈때문이었음을 알게 되고 강태산을 만나 불편한 심기를 토해 내지요.
"내가 산호그룹의 공장유치를 위한 공고모델입니까? 난 정치는 몰라요. 아무리 상업방송이라지만, 어떻게 공중파 방송이 강의원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는 줄도 모릅니다. 하지만 클로징만큼은 동의 못해요". 서혜림의 대사를 듣고,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는 방송사와 이미지도 같아 보였고, 메인작가 황은경 작가에서 유동윤 작가로 교체된 이유가 들어있는 대사같아서, 한편으로는 헛웃음이 나왔고, 또 한편으로는 씁쓸해지고 말았네요. 힘있는 손에서 놀아나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지요.
서혜림이 원하는 클로징멘트는 "개발은 피할 수 없는 대세지만, 산호그룹의 배째라식 환경묵살도 문젭니다. 친환경 수변환경과 개발의 조화가 절실한 때입니다"였었지요. 이는 광고비를 댄 산호그룹의 LCD공장 건설을 대놓고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기에 산호그룹 회장도, 간척지 개발 이권에 개입되어 있는 조배호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고 말이지요. 서혜림은 강태산에게 클로징을 바꿔주지 않으면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통고하고, 법원에 접수해 버립니다.
국장에게 또 깨지는 서혜림, 클로징 멘트 하나로 1000억이 왔다갔다 한다는 말을 듣게 되지요. 친환경 설비를 위해 그만큼 추가비용이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1000억이라는 천문학적 단위에 놀란 서혜림은 강태산을 다시 만나지요. 강태산을 만난 서혜림은 뜻밖의 대답을 듣고는 정치인 강태산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조금은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지난 글에서도 차인표가 강태산이라는 인물과 맞춤옷을 입은 듯 어울리고, 연기가 놀랄 정도로 좋아졌다고 썼는데, 이번회 역시 차인표의 연기도 깔끔했고, 매력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강태산의 입을 빌어 나온 정치에 대한 정의는 상당히 설득력있게 들리더군요.
"정치란 절대선과 절대악의 논리가 아닙니다. 49%의 악 속에 피어나는 51%의 선의 꽃, 그게 정치입니다. 위험한 지경에 서있는 만큼, 정치인에게는 높은 도덕심이 요구됩니다. 제가 서혜림씨에게 집착하는 이유는 서혜림씨의 순수한 분노와 열정에 반해서 입니다. 그 분노와 열정이라면, 이 나라에 다시는 박민구같은 사람이 안 나오게 할 수 있겠죠".
서혜림, 정치(은어떼)를 구하러 정치 속으로 가다
강태산의 말에 서혜림은 가처분신청을 취하하겠다고 말하지요. 사실 1000억이라는 추가비용이 들어간다는 말을 듣고, 이미 서혜림이 마음의 결정을 내린 듯 보였어요. 강태산은 다시 서혜림에게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을 권유하지요. 그런데 시청자도 강태산의 그말을 들으니 추잡한 정치판이라도 이런 사람과 함께라면 뛰어들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고작 천억따위 아끼자고 이 나라의 미래를 버려야 합니까? 반드시 승리해서 국회에 들어와 친환경적 개발이라는 서혜림씨의 이상을 실현해 주세요". 보궐선거 출마를 조건으로 서혜림의 클로징멘트를 내주겠다고 제의하는 강태산, 그의 야심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고, 그에게도 이상정치에 대한 순수는 가슴 한 켠에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어요. 

강태산의 말을 들은 서혜림은 고민합니다. 동하와 은어 낚시를 하고 있던 하도야의 말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정치가 뭘까?라는 서혜림의 질문에 하도야가 말했지요. "잘하면 저 강에 고등어 만한 은어떼를 돌아오게 하고, 못하면 은어씨를 말려 버리는 것이지 뭐....", 하도야의 은어떼라는 말을 '민주주의' 혹은 4대강 사업을 대치해서 다시 곱씹어 보니,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이 되더군요.
보궐선거를 두고 고민하는 서혜림은 뜻밖의 사건으로 출마를 결심하고 강태산에게 전화를 거는데요, 하도야가 비옷입은 괴한에 의해 칼에 찔리는 사건을 당한 것이었지요. 남송지역 가로등을 깨고 다닌 새총 범인 김철규에게 살인 누명을 씌운 비옷 속의 정체를 잡기 위해서 말이지요. 서혜림이 잡고자 한 괴한은 하도야가 건드린 정치인, 그 추악한 범죄자들을 포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도야가 칼을 맞은 이유, 하도야가 정치적 외압에 굴복하지 않았기 때문임을 서혜림도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비옷입은 괴한은 아무래도 조배호의 딸랑이 오의원이 시킨 짓 같아 보이더군요. 부인의 호스트바 사건으로 하도야에게 유감이 많은 오의원의 과잉충성 같습니다. 물론 새파란 신참 하도야 검사에게 망신살 톡톡히 치른 조배호의 지시에 의한 것일 수도 있지요. 조배호가 하도야에 의해 떡판이 되도록 땅바닥에 쳐박혀 버렸으니, 하도야를 가만 두지는 않으려 했겠지요. 조배호를 심문하는 꼴통검사 하도야의 통쾌한 조사장면, 정말 이번회 대박이었네요. 속도 후련했고 말이지요. 

대한민국에서 대통령 다음으로 뉴스의 단골주인공일 듯한 조배호 민우당 대표에게, 이름부터 시작해서 주소, 직업을 묻는 하도야, 철저하게 피내사자 심문원칙 ABC를 지켜가며, 조배호를 대놓고 조롱하고 한 방 먹이는 모습도 시원했지만, 통쾌했던 것은 그 속의미 때문이었어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 솔직히 정치가 법 위에 앉아 소위 치외법권계층이 돼버리는 것이 관례가 돼버린 현실이지만, 드라마에서라도 이런 꼴통검사를 통해 한방 시원스럽게 먹여줘서 말이지요. 
괴짜지청장 이재용의 눈물에 함께 울다
조배호의 수사장면이 통쾌했다면, 남송지청장의 눈물은 대한민국 소신있는, 아니 마음으로라도 소신을 지키고 싶은 검사들의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듯 뭉클한 장면이었습니다. 천하의 조배호를 인적사항 하나로 6시간동안 군기잡고, 검찰 자존심을 지켰다며 "장하다, 자슥아. 고맙다" 라며, 하도야를 안고 눈물 글썽이는 괴짜지청장을 보고 저도 함께 눈물이 왈칵 나오더군요.
그런 검사들이 한 둘이겠습니까. 정치비리, 고위권력층 비리, 재벌비리가 터질 때마다, 윗분 눈치보며 이리 막아주고, 저리 막아주면서, 욕은 욕대로 먹고 벙어리 냉가슴 앓는 검사들도 분명 있겠지요. 윗분들 하는 일에 잘못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소신있게 나서지도 못하는 검사들도 많을 것이고요. 정치외압에 검사 옷을 벗을 각오로 용기있게 맞서는 분들도 있겠지만, 딸딸이 아빠 괴짜지청창처럼 속으로만 우는 분들도 있겠지요.
위에서 밟아도 끝까지 개기라고 응원했다는 남송지청장 이재용, 코믹스럽기는 했지만 감동도 전해지고, 한편으로는 뭉클하면서 서글퍼 지기도 했습니다. 괴짜지청장 겉으로는 기회주의자 같아 보이는데, 알고 보면 속깊은 인물같아 보여요. 검찰지청 직원들과 서혜림의 사회귀환 축하 파티를  열어주기고 하고, 출세를 위해 굽신거리고, 몸사리는 모습도 보여주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큰 것으로 자신을 희생할 것 같은 그런 분위기까지 보이더군요. 하도야를 구박하는 것 같으면서도, 정치적인 일에 휩쓸려 희생당할까 걱정하고 조언도 해주고, 인간적으로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에요.
요즘 이재용과 권상우의 코믹연기가 대물을 보는 또하나의 즐거움이 되고 있기도 한데요, 이재용씨 개인적으로는 드라마에서 가장 활발한 조연역할을 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김갑수와 함께 요즘 소위 뜬 중년배우로 근래에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중년연기자 중의 한 분인 것 같아요. 성균관 스캔들에서는 병판으로 열연하고 있고, 동이에서는 첫회 나오자마자 죽는 역할을 했지만, 드라마 후반까지도 계속 시신으로 등장하기도 했었지요. 과거에는 개성있는 악역을 많이 맡았는데, 성균관 스캔들에서도 악역이기는 하지만, 딸 효은낭자 앞에서는 재롱(?)도 떠는 귀여운 병판의 모습도 간간히 보여주고 있지요.
대물에서는 저는 괴짜지청장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코믹함과 숨겨진 영리함, 보신주의자, 소심한 검찰지청장 등의 다양한 모습으로 극에 활력을 주고 있네요. 드라마에서 연기내공이 갖춰진 중년연기자들의 변신은 드라마를 보는 큰 즐거움 중의 하나지요. 요즘 물오른 이재용의 코믹연기가 드라마에 소소한 재미를 더해주고 있는 것 같아 드라마가 더 재미있습니다.    
아무튼 드라마가 배우진, 스토리, 정치라는 소재 등등 마음에 쏙 들게 시원하다 생각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았던 윗분들도 많은가 봅니다. 대물 작가가 교체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잠시 어질했습니다. 제작진의 해명에도 고개가 갸웃해지네요. 냄새는 나는데 연기는 나지 않고, 답답하네요. 외압은 없었다고 하지만, 작가가 두려움을 느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할 뿐입니다.
서혜림이 절규했던 "대한민국은 누구를 위한 나라입니까?"에, "대한민국은 드라마도 자유롭게 만들지 못합니까?"라고 한마디 덧붙이고 싶네요. 답답한 가슴 오랜만에 뚫어줄 '뚫어 뻥' 드라마가 나온 것 같아 좋은데, 시원한 드라마로 끝까지 드라마가 길을 잃지 말기를 바랍니다. 
중요한 것은 드라마의 기획의도가 외부 힘의 입김에 이리저리 휘둘리지 말고, 꿋꿋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드라마 속의 희망으로 끝나 버릴 지도 모르겠지만, 드라마 속에서라도 서혜림같은 대통령을 꿈꿔 볼 수는 있지 않을까요? 서혜림이라는 인물을 통해 국민과 국가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 정치지도자의 책임과 의무이며, 진정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의 모습 중 일부분이라는 것을 속 시원하게 말해주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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