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환'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0.01.21 추노 속 세 여인의 닮은 사랑 (20)
  2. 2010.01.15 '추노' 시청자 울린 오지호의 오열하는 부성애 (22)
  3. 2010.01.14 '추노' 사람을 쫓는 자 vs 꿈을 쫓는 자, 갈대밭 명승부 (31)
  4. 2010.01.08 '추노' 신분을 넘어선 이다해의 눈물키스 (29)
  5. 2010.01.07 '추노' 장혁의 마초적인 매력 발산, 가슴이 뛰다 (28)
2010.01.21 14:35




지난 회 대길이 화살을 겨냥하는 장면에서 혹시 언년이를 봤나 싶어 노심초사했는데 알아보지 못하고  말았지요. 하긴 그 먼 거리에서 여인의 자태만을 보고 언년이인 줄 알았다면 대길은 초능력자였겠지요. 추노 5회에서 유심히 봤던 것은 드라마 속 남자주인공들을 둘러싼 여인들의 사랑이 닮아 있다는 것이었어요. 특히 이번 회에서는 황철웅의 장애 아내 이선영의 사랑과 애사당 설화의 해금 가락에 담긴 사랑이 돋보였던 같습니다. 조약돌을 가슴에 품고 평생 그리움의 돌덩이를 안고 사는 언년이의 사랑 못지않게 말이에요.
저잣거리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담은 추노에는 사람냄새가 진하게 배어있습니다. 멋진 짐승남들의 화려한 액션신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마력이 있지만, 드라마 속 여인들의 사랑이야기 또한 드라마의 매력이지요. 첫사랑 순애보의 가슴시린 언년의 사랑이 있는가 하면, 저잣거리에서 몸을 파는 기생들의 사랑도 있지요. 저마다 사랑의 색깔은 달라도 순정만은 값싸 보이지 않습니다.
드라마 주인공들을 둘러싼 언년이 김혜원, 활철웅의 부인 이선영, 그리고 대길을 짝사랑하는 설화 이 세 여인들에게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세 사람 모두 마음을 말로 전하지 못한다는 점이지요.

하늘만 바라보는 언년의 조약돌 사랑
평생 너랑 함께 살겠다며 꽃신을 신겨주고, 추운 날 자신이 언 손에 화로가에 얹어 데운 돌멩이를 꼭 쥐어 주었던 대길을 평생 가슴에 담고 살아가는 언년이. 혼례 첫날 집을 나와 쫓기는 몸이 되었지만, 비단금침이 아니어도 하늘을 지붕삼아 송태하가 만들어 준 나뭇더미 움막안이 더 행복한 세상이에요. 만날 수 있다면 벌써 만났을것이고, 찾을 수 있다면 벌써 찾아 갔을 정인 대길은 너무 멀리 떠난 정인이지요. 언년이에게 대길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에요. 너무 멀리 하늘나라로 떠났기에 전할 수 없는 말, 도련님, 사모합니다.

더럽혀진 몸이라 말도 못하는 설화의 해금가락에 담은 사랑
어쩌다가 대길패에 들어 온 애사당 설화는 첫눈에 대길이 마음에 듭니다. 대길이 가지고 다니는 여인의 초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지요. 설화는 대길이 그 여인을 10년이나 찾아 다녔다는 왕손이의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습니다. 사당패를 따라 다니며, 낮에는 재주 부리고 저녁에는 돈 몇푼에 몸을 굴려 왔던 설화지만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때로는 섬머슴처럼, 때로는 철딱서니 없어 보이지만 17살 설화에게 대길은 남자로 다가왔어요. 하지만 설화는 그림 속의 여인이 대길이 사랑하는 여인이라는 것을 알아 버립니다. 밥도, 바느질도 못하는 설화지만 이 바닥 저 바닥 굴러 다니며 남자들 심리는 꿰뚫어 볼 줄 아는 눈치는 누구도 따라 오지 못하지요. 대길의 말에 올라 탔을 때 부터 설화의 가슴은 방망이질이었지요. 
모닥불에 들러 앉은 대길패에게 밥값이라며 들려준 해금 연주는 대길에게 말 못하는 설화의 연정이었어요. 뒷집 도령이 앞집 낭자 보고 가슴 뛰는 소리라며 들려 준 가락에 자신의 콩닥거리는 소리를 담은 것이었지요.  더렵혀진 몸이라 부끄러워 감히 전하지 못하지만 설화도 여느 아낙처럼 오로지 한 지아비에게 순정을 바치고 싶은 17살 청순입니다. 오라버니, 마음은 대길 오라버니가 처음이에요.

글 한 자조차 써서 전하지 못하는 황철웅 부인의 사랑
한 번도 안아주지 않은 불구의 몸이지만 좌의정 여식 이선영에게도 지아비의 자리는 큽니다. 아버지 이경식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는 그의 딸이 잘 알고 있어요.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자신에게 신체건강한 멀쩡한 사내와 혼례를 시켜 준 아버지에요. 아버지가 가진 권력은 여자 구실 못하는 자신을 허우대 멀쩡한 훈련원 무관에게 시집 보낼 정도로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선영은 알고 있지요. 사실 지난 회 황철웅의 아내로 장애를 가진 선영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녀의 마음은 생각해 보지를 못했어요. 이선영을 연기하는 하시은이라는 배우를 몰랐기도 했지만, 그저 문소리처럼 연기를 실감나게 하는구나 하는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번 회에 황철웅에게 전하고자 하는 그녀의 대사를 보고 놀랐어요. 뒤틀리는 손으로 붓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이선영이 놀랍게도 남편 황철웅에게 편지를 쓰려는 장면이었어요. 방에는 파지가 수두룩하고 붓은 화선지 위에서 뭉그러지고...
"서방님, 아버지는 무서운 분이에요. 맞서려고 하지 마세요. 이 말 한마디 전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하루종일 붓을 잡아도 한 글자도 쓸 수가 없네요. 서방님" 
방백으로 전해지는 이선영의 대사는 마음이 짠해져 오더군요. 첫날 밤부터 외면당했던 병신 몸이지만, 지아비를 향한 순정이 있고,  지아비 섬기는 사랑이 있음을 보여 주었지요. 영원히 선영은 서방님이라는 말도 못할 지도 모르겠어요. 평생을 단 한 번만이라도 입으로 전하고 싶은 말, 서방님...

이렇듯 드라마 추노 속 세 여인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슬픈 사랑을 하고 있네요. 언젠가는 이 세 여인도 마음을 전할 날이 오겠지만, 황철웅의 아내 이선영이 가장 안쓰럽네요. 어쩌면 죽을 때까지 한번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사랑이 될 것만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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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5 07:36




송태하를 향해 활을 겨냥하던 대길이 활을 내렸어요. 이대길은 저 멀리 송태하 뒤에 있는 언년이, 10년을 하루같이 찾아 왔던 꿈에도 그리운 언년이를 보았을까요? 마지막 엔딩장면이 사람 애간장을 타게 하네요. 점점 거리가 좁혀져 가는 이대길과 송태하 그리고 언년이는 언제 서로를 확인하게 될까요? 극적 긴장을 위해 작가님이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더 태우게 할 것 같기는 하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언년이의 몽타쥬를 내미는 대길이나, 대길이 살아있는 줄도 모르는 언년이때문에 제 속이 타들어 가네요. 속 진정시키고 추노 4회 줄거리를 말타고 달려 갑니다. 저는 대길이 말 뒤에 타고 갈래요. 설화는 왕손이 뒤에 타라 하고요ㅎ.
업복이의 총을 맞고 말에서 떨어진 대길은 이마에 찰과상만 입고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어요. 치료비도 받지 못한 마방 마의 어르신(윤문식) 단단히 화가 나서 걸쭉한 욕설까지 하시지요. 탕 맞으면 뻥 뚫려야지 총도 잘 못쐈다고요. 최장군과 왕손이 지붕을 날라다니며 총을 쏜 업복을 찾았지만, 땔감 속에 화승총을 숨기고 유유자적 콧노래까지 부르며 지나치는 업복이를 놓치고 맙니다. 최장군과 왕손이 시공을 초월하듯 날아다니는 모습은 지난 회 이대길과 송태하의 명승부 장면만큼 박진감 넘치고 멋지더라고요.

추노 4회는 좌상으로부터 돈 오천냥을 받고 송태하를 잡으라는 일거리를 받은 대길패거리와 송태하와 언년이가 얽혀갈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송태하에게 배신 때린 황철웅의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황철웅은 출세에 눈이 멀어 좌상대감의 몸이 성치 않은 딸과 결혼까지 해 준 모양이에요. 황철웅의 장인이기도 한 좌상의 음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는데요, 황철웅에게 충추에 있는 송태하의 스승 임영호와 제주에 있는 소현세자의 유일한 혈육 석견을 죽이라는 명을 내려지요. 황철웅은 훈련원 공무가 많다는 이유로 직접 나서기를 꺼려 하지만, 병자호란때 자신의 목숨을 구해 주기도 했던 송태하와 부딪치고 싶지 않습니다. 더구나 소현세자를 구하기 위한 거사에 참여하지 않았던 죄책감도 있었을테고요. 좌상은 황철웅을 옭아매기 위해 황철웅을 파직하고 옥사에 가둬 버립니다. 송태하와 다른 관노들의 집단탈출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명분을 내세워서요.

좌상은 추노꾼을 고용해 송태하를 잡으려 하고 그 일을 대길이 맡게 됩니다. 대길이가 송태하의 흔적을 찾기 위해 들른 곳 역시 소현세자의 무덤이었어요. 8년간 함께 해 온 소현세자와 송태하의 정을 계산에 넣었던 거지요. 대길이 "양반이라는 놈들은 곧 죽어도 명분을 찾는다"는 말을 하던데, 참 뼈있는 말같더군요. 양반으로 살아 왔던 대길도 양반이라는 명분때문에 언년이를 잃고, 대길의 집도 몰락했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요. 어찌보면 대길에게 양반의 명분이라는 게 가장 혐오스런 것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양반이라는 신분적 명분이 대길과 언년이의 비극의 시작이었으니까요. 
봉변당할 뻔한 언년이를 구하고 쓰러져 버린 송태하는 어찌되었을까요? 송태하는 산속 암자의 동굴에서 언년이의 치료를 받고 있어요. 가녀린 여인네 몸으로 어떻게 그곳까지 장정을 데리고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람들 눈을 피해 그곳까지 올라 갔다네요. 언년이는 천하장사인가 봐요. 드마마니 그냥 넘어가주기는 하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일 것 같아서 말이지요.
동굴에서 의식을 잃은 송태하의 꿈은 병자호란으로 거슬러갑니다. 집에 온 송태하는 능욕을 당하고 죽은 아내와 아들을 보게 됩니다. 아내의 드러난 속살을 덮어주는 송태하의 가슴은 비통함으로 찢어지지지요. 죽은 아내 옆에 있던 아들이 살아있음을 보게 된 송태하는 아들을 들쳐업고 오랑캐와 일당백으로 싸웠지요. 하나 둘 오랑캐의 목을 치고, 송태하는 아들이 살아있음에, 아들을 지켰음에 웃으며 강보를 열어 봅니다. 그러나 아들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어요. 송태하의 악몽 속에 나타나는 아들에 대한 기억은 후회였나 봅니다. 한번도 안아주지 못했던, 그래서 늘 꿈 속에서라도 잡아보고자 손을 내밀어 보는 송태하지요. 언년이 송태하의 손을 잡아주고 송태하는 꿈에서 깨어 났지요. 
기운을 차린 송태하는 길을 떠나려고 하지요. 스승 임영호를 만나고, 소현세자의 아들 석견을 구하러 가기 위해서지요. 법당에서 불공을 드리는 언년을 보는 송태하의 눈빛을 보니 사랑이 시작된 듯 예사롭지 않아 보였어요. 명안스님과 언년에게 작별을 고하고 떠나려는데 송태하의 눈에 자꾸 언년이가 들어옵니다. 송태하는 우회적으로 돌려 언년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요.
남녀가 유별하니 직접 이름자를 물어볼 수도 없고, 가려는 마당에 이제와서 '나 아무개라고 하오' 라고 일러줄 수도 없었겠지요. 동굴에서 스님의 법명을 들었음에도 송태하는 다시 법명을 묻습니다. 자신은 한양에서 살던 송태하라고 한다면서요. 이는 자신의 이름자를 언년이에게 알려주고 싶어 우회적으로 돌려서 말한 것이라 생각해요. 송태하의 이런 모습은 전형적인 양반냄새가 납니다. 상것들이야 '나는 아무개요. 댁은 뉘시오?' 라고 직접적으로 통성명을 했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암자를 나선 송태하는 길에서 언년의 몽타쥬를 들고 본 적이 있느냐는 낯선 사내들을 만납니다. 언년임을 한눈에 알아보지만 모른다며 지나치려는데 낯선사내들이 암자로 가자는 말을 하는 것을 듣게 되지요. 물론 심성도 예절도 양반인 조선 최고의 무사 송태하가 그냥 갈리 없지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인데 마음 속에 살짝 들어온 언년이을 무슨 곡절로 낯선 사내들이 찾아 다니는지 알아야 겠지요.
언년이는 스님앞에서 머리카락를 싹둑 잘라 주고 길을 떠나려고 해요. "어제가 그분 기일입니다. 매년 잊지말고 제를 올려달라며 과일이랑 떡이랑 제사상 소홀하지 않게 해달라"면서요. 그분은 지금 산다람쥐처럼 암자를 향해 달려 오고 있는데 말이에요. 에고 가슴 아파요.
암자를 떠나려는 혜원을 호위무사(데니안)이 가로 막고 강제로 데리고 가려는데, 이쯤에서 송태하 다시 등장했지요. 사내들을 단순에 제압해 버렸어요. 송태하는 언년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며 주의를 주지만, 영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물론 연정도 있을 테고요. 송태하는 언년에게 함께 가가고 하고, 언년은 송태하를 따라 산을 내려 가버리네요. 저기 헐레벌떡 대길이가 달려 오고 있는데 말이에요.
한발 늦은 대길은 송태하를 놓쳐버리지요. 물론 대길이 찾는 언년이 까지도요. 그런데 명안스님때문에 아주 박장대소를 했네요. 영화 달마야 놀자에서 묵언수행 중이던 스님이 3,6,9게임에서 말문이 트여버렸던 장면과 오버랩되면서 웃느라 죽는 줄 알았어요. 근엄하게 염주 돌리시던 명안스님은 대길과는 알고보니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나 봐요. 숭례문 개백정 출신이라는데 무슨 사유로 스님 노릇을 하고 있는지, 암튼 이분도 앞으로 다시 등장하실 것 같은 예감이 팍 옵니다. "니미럴, 그래서 뭘 어쩌라고, 시방 나랑 한 번 해 보자는 것이여? 성질 돋구면 부처고 뭐고 파계해 불랑게" 라며 걸걸한 육두문자 쓰시는 명안스님 암튼 빵빵 터졌어요. 
암자를 나와 말을 달려 송태하와 언년을 추격한 대길은 두 사람이 탄 배를 발견하고 화살을 장전합니다. 화을 겨냥하고 있는 대길은 본 송태하는 언년을 보호하기 위해 언년이 앞을 가로막았지요. 그런데 활시위를 당기려던 대길이 뭔가에 홀린 듯,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으로 활시위를 당기지 못하고 먼 곳을 응시했는데요, 대길의 눈에 언년이 보였던 걸까요? 대길은 왜 활을 쏘지 못했던 것일까요? 궁금궁금 다음주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회를 보면서 저는 특히 오지호가 송태하의 부성애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동굴에서 의식을 잃은 송태하가 병자호란으로 거슬러 가서 악몽 꾸는 장면이었는데요, 살아있는 줄 알고 웃으며 아들을 보던 송태하의 얼굴이 굳어가고, 이어 마치 넋이 나간 듯한 표정으로 바뀌어 갔지요. 그리고 얼굴에 있는 모든 근육은 다 우는 듯 오열하는데, 오지호의 오열하는 표정을 보고 얼마나 울컥해지던지요. 오지호는 아들을 잃은 부성애를 시청자들도 울릴만큼 절절하게 보여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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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4 08:19




바람마저도 숨 죽이고 지켜봤던 이대길과 송태하의 갈대밭에서의 승부는 천지호(성동일) 추노패거리에 의해 일단 무승부로 끝났어요. 장혁과 오지호의 실감나는 액션신은 눈을 깜빡이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였는데요, 근육으로 다져진 두 짐승남도 멋있었지만, 유려하고 힘이 넘쳤던 진검승부 대결신이 마치 잘 짜여진 안무에 칼춤을 추는 듯 했어요. 
이대길과 송태하의 대결은 사람을 쫓는 자와 꿈을 쫓는 자의 대결이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지요. 천지호(성동일) 패거리의 화살 공격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송태하(오지호)의 칼에 스친 이대길이 한점 정도 내줬다고 생각되네요.
추노 3회는 송태하에 대한 이야기와 업복이(공형진)와 초복이(민지아)가 양반세상을 엎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며 노비들의 당에 가담하는 과정, 송태하와 언년이의 운명적인 만남 등이 전개되었는데요, 이번 회에서 주목된 인물이 송태하(오지호)였습니다. 송태하의 행보가 드라마 추노의 방향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대길과 송태하의 갈대밭 승부는 서로의 출중한 무예만 확인한 채 끝이 나고 말았어요. 대길을 죽이려는 천지호 패거리의 습격때문이었지요. 첫 수에 대길은 송태하의 칼에 복부에 자상을 입고, 송태하는 천지호패거리가 쏜 화살에 맞습니다. 최장군의 도움으로 주막에 온 대길은 속이 부글부글 끓지요. 조선 최고의 추노꾼이라 불리며,  칼에는 누구보다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던 대길의 자존심에 크게 금이 갔기 때문이에요.
더구나 오포교(이한위)는 수당도 제대로 주지 않지요. 똥싼 놈을 놓치고 방귀 뀐 놈들만 잡아들였대나요 뭐래나요.ㅎ "나랏돈이 그렇게 원칙없이 풀리지 않는다" 라는 오포교 대사가 어찌나 감칠맛 나는지 한참 웃었네요. 대길은 돈 때문이 아니더라도 자존심에 구멍을 낸 송태하를 반드시 잡겠다고 벼르는데요, 승부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고수와 검을 겨루고 싶은 것이 칼잡이들의 본능같은 것이니까요.  
대길패거리가 송태하를 잡으러 나서려는데, 골치 아픈 혹이 하나 들어 옵니다. 사당패에서 도망나온 설화(김하은)가 대길패가 머무는 주막으로 숨어든 거에요. 설화를 품어 보려던 손님으로 개그콘서트 남보원의 황현희가 깜짝 등장해 웃음이 터졌네요. 능청스러운 연기도 잘하더라고요.
설화를 가장 반기는 사람은 바람둥이 호색한 왕손이에요. 벌써부터 엽전키스까지 주고 받은 사이인데, 어째 설화가 호락호락 넘어갈 것 같지는 않아 보여요. 설화는 벌써부터 대길에게 눈길이 꽂힌 것 같은데 말이지요. 설화의 당돌하고 무대책인 캐릭터와 대길패의 귀염둥이 왕손이의 티격태격도 앞으로 재미일 것 같지요? 
그런데 대길은 송태하를 잡으로 떠나려다 업복이의 화승총을 맞고 말에서 떨어지고 맙니다. 양반사냥이라는 화두를 던진 업복이 역시 송태하와 함께 주목해야 할 인물이지요. 대길이와 업복이는 인간을 사냥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진 인물이에요. 도망친 노비를 잡아들이는 대길은 양반의 입장에 있는 노비사냥꾼이라 할 수 있다면, 업복은 그들을 잡으라는 양반사냥꾼인 거지요.  

사람을 쫓는 자, 사랑을 쫓는 자, 꿈을 쫓는 자
한편 화살을 맞은 송태하는 소현세자의 무덤을 찾아 이제서야 온 자신을 용서하라며 굵은 눈물을 떨어 뜨리는데요, 송태하가 소현세자가 함께 청으로 함께 가자는 청을 거절했던 이유가 나왔었지요. 소현세자를 볼모로 끌고 가는 청의 용골대를 습격해 구하려고 했기 때문이었어요. 부하들과 의기투합해 적진으로 뛰어들었지만, 소현세자는 이를 빌미로 다시 전쟁이 일어날 것임을 우려해 청 적장을 향한 송태하의 칼을 막았지요. 이 때 동참하지 않고 발길을 돌린 이가 훈련원 판관으로 있는 황철웅이었고요. 황철웅이 송태하를 추노하라는 명을 직접 내린 인물이기도 한데요, 두 사람의 관계와 정치적 이해관계 또한 추노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 같습니다. 

8년간의 볼모생활에서 돌아 온 소현세자의 눈에 비친 조선은 두명의 왕자를 적국에 볼모로 보내야 했고, 인조는 삼고구고례로 아홉번 머리를 땅바닥에 찧어 충성을 맹세했던 치욕을 당해야 했던 약하고 부패해가는 모습이었어요. 백성은 정치 권력다툼에서 피폐해 가고, 임금의 눈과 귀는 막혀 있는 절망스런 조선이었지요. 하지만 소현세자는 자신을 옥죄어 오는 임금과 양반들의 권력에 저항할 힘이 없음을 알고 있었어요.
꿈을 꾸었으나 힘이 없었던 소현세자는 의문의 죽음을 당하기 전 자신의 뜻을 이어주길 바라는 편지를 송태하에게 남깁니다. 소현세자 송태하에게 쓴 편지 말미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 있었어요. "긴 세월을 각오하고 조선에 돌아왔으나 희망은 심연처럼 어둡고, 절망은 태산보다 무겁네. 그대에게 내 못다한 뜻을 걸어도 되겠는가?" 송태하에게 넘긴 짐, 못다한 뜻은 바로 새로운 조선이었지요.  

소현세자의 무덤을 떠나 송태하는 급히 말을 몰아 갑니다. 아마 소현세자의 셋째 아들 석견을 구하기 위해서 일거에요. 한 번도 안아주지 못했던 자신의 아들을 지켜주지 못했던 것처럼, 소현세자의 아들마저 잃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지요. 말을 달리던 송태하는 봉변을 당할 위기에 처한 언년이(이다해, 김혜원)이를 구하고 정신을 잃고 맙니다. 송태하와 언년이, 그리고 두 사람을 쫓는 추노꾼 이대길, 세 사람은 운명이든 필연이든 얽히게 된 것이지요. 쫓고 쫓기는 이유가 새로운 세상인지, 사랑인지 물음표를 던지면서요.
새로운 조선을 꿈꾸는 송태하, 사랑하는 여인을 찾는 이대길, 양반이 되기를 거부하고 양반의 추격을 받는 언년이. 양반사냥꾼 업복이, 이들의 쫓고 쫓기는 관계는 한 지점에서 만납니다. 바로 변혁이라는 점이지요. 드라마 추노는 사람을 쫓는 자, 사랑을 쫓는 자, 꿈을 쫓는 자, 이들이 꿈꾸는 새로운 세상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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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8 07:59




추노 2회는 대길과 언년이 둘만의 사랑이야기와 송태하의 과거, 그리고 정치적 음모를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지게 그렸습니다. 이번 회를 보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언년이와 대길의 키스장면과 좌의정 대감의 대사였는데요, 이 두 장면이 드라마 추노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언년이가 감히 오르지 못할 도련님께 달려가 키스를 하는 장면과 송태하(오지호)가 마방에서 도망갔다는 보고를 들으면서 했던 좌의정의 대사가 의미있게 다가 오더라고요. "가슴에 불이 일어나도 언행은 깊은 물처럼 잔잔해야 한다" 이 대사였는데요, 추노 2회 줄거리 정리하고 의미를 풀어가도록 할게요.
언년이를 찾기 위해서라면 개차반 추노꾼이 되길 마다않았던 대길이가 말을 달려 가는 것으로 지난 1회 끝이 났는데요, 어이없게도 천지호(성동일)의 유인책이었군요. 10년을 하루같이 언년이를 가슴에 품고 왔던 대길은 힘이 풀려 버립니다. 그 시각 언년이는 연지 곤지 찍고 초례청에서 혼례를 올리고 있고요.
언년이를 이용해 대길을 유인했던 천지호는 대길의 출중한 실력앞에 무릎을 꿇고 맙니다. 다른 것은 다 참아도 언년이를 두고 거짓말을 한 것만은 용서할 수 없는 대길이에요. 천지호를 향해 칼을 내리치는 순간, 낌새가 이상해서 뒤따라온 장군이와 왕손이에게 저지를 당하지요. 대길이 사람을 죽이는 것을 막고자 했기 때문이에요. 자신을 가로막은 최장군에게 대길은 그토록 찾았던 언년이 아니었던 허망함을 풉니다. 대길이 장군에게 칼을 겨눈 것은 장군이 미워서도, 거짓말을 했던 천지호 때문도 아니었어요. 그리움과 허탈함 때문이었지요. 10년을 하루같이 가슴에 품고 있는 언년이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지 못했기 때문이었지요. 
대길을 누구보다 이해하는 장군은 대길의 속이 가라앉을 때까지 화풀이를 받아줍니다. 개울을 넘나드는 둘의 무예대결은 영화장면이 따로 없었어요. 음냐~너무 멋있었어요.
"이제 좀 속이 후련한가? 언년이 이제 그만 놓아 주게. 만나도 만난게 아니고 헤어져도 헤어진게 아닌데 그런 걸 인연이라고 하지. 사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냐" 장군의 말에 대길은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장군의 말대로 두 사람은 사랑과 원한이라는 굴레를 벗어버릴 수는 없는 관계니까요. 저자거리를 지나가다 보이는 꽃신만 봐도 언년이가 생각나는 대길이에요.
밤늦게 술에 취한 대길이 장군에게 묻습니다. 자신보다 예닐곱살 많은 장군에게 "그만큼 오래 살아보니 세상이 재미있더냐?" 고요. "누가 재미있어서 사냐, 내일이면 재미있을 줄 알고 사는거지..."라는 장군이의 말처럼 인생살이가 다 그런 것 같아요. 현실이 팍팍해도 '내일은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가지는 것,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인생같지만 '언제가는 쥐구멍에도 볕들날 있겠지' 하는 마음, 조선의 바닥인생들이나 21세기의 평범한 소시민들에게나 다 마찬가지지요. 
그렇게 대길이 언년에 대한 그리움을 삭여가는 시각에 언년이는 혼례를 치르고, 신방에 족두리를 쓰고 앉아 도련님을 생각하고 있어요. 누이동생의 행복이라면 목숨이라도 바칠 정도로 애정이 극진한 오라비 큰놈이도 언년이의 마음을 알고 있어요. 바라보지 말아야 될 사람이었다며 잊으라 합니다. 자기때문에 도련님이 죽었다며 힐책하는 언년에게 큰놈이는 가슴팍을 열며 말하지요. "노비 낙인을 인두로 지지던 날 나는 아파서 운게 아니라 기뻐서 울었다.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서..."  노비라는 숙명은 불덩이 인두지짐 보다 가혹했던 세상이었던 거죠.
언년이는 한시도 대길을 잊은 적이 없어요. 자기때문에 대길이 죽었다는 죄책감을 평생 가슴에 담고 살아야 합니다. 도련님은 추운 겨울이면 얼어터진 자신의 손을 호호 불어주고, 화로에 조약돌을 데워서 마루에 놓아주었던 분이었어요. 집안에서 혼례를 치루라는 말에 마음에 둔 처자가 없다고 말하는 도련님이 야속해서 부엌에 주저 앉아 하염없이 눈물만 흘릴 뿐이었어요. 조약돌을 만지작거리면서요. 그런 연년에게 다가와, 때꼬장 물로 시커먼 발을 손수 잡아 짚신을 벗기고, 꽃신을 신겨주었던 언년이만의 낭군님이었지요. 노비라는 낙인보다 강한 사랑의 낙인이 언년이의 가슴에 찍혀 있었던 거지요. 
"난 말이다. 평생 살거다. 너랑 같이..." 그렇게 언년에게 너에게 지아비가 되겠다고 사랑을 고백했던 도련님이었어요. 청혼의 의미를 담은 꽃신을 신겨 준  도련님을 뒤쫓아가 언년은 키스를 하고, 대길도 언년에게 키스를 해주었지요. 눈물을 흘리는 언년과 대길의 키스에는 신분도 없었어요. 눈처럼 하얀 순수한 사랑만이 흐르고 있었지요.
그런데 자기때문에 죽은 도련님을 배신하고 언년이는 다른 남자 품에 절대로 안길 수가 없습니다. 언년은 동정심이 아니라 사랑의 징표였던 조약돌을 꺼내 가슴에 안고 결심하지요.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야 하듯이 조약돌, 도련님을 평생 안고 살아 가겠다고요. 원앙금침, 비단 누비옷이 아닌 가시밭길이 되더라도 그것이 속죄하는 길이고, 도련님을 평생 사랑하는 길이라면 가겠다고요. 언년이는 그런 마음으로 변장을 하고 집을 나온 거지요. 자신이 도망친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 그때까지는 언년이도 몰랐겠지요. 집을 나온 언년이를 이제부터는 혜원으로 불러야 겠네요.
그런데 혜원은 대길이가 죽은 것으로 알고 있었네요. 예고편에 혜원과 송태와가 함께 있는 것을 보니 본격적인 삼각관계가 시작될 것 같은데, 세 사람의 사랑이 어째 가슴을 절절하게 아프게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이번 회에서 송태하에 대한 배경이 나왔지요. 소현세자를 모셨던 송태하는 소현세자의 죽음과 함께 관노로 떨어진 조선 최고의 무사입니다, 지난 1회 저잣거리에서 누군가 전해 준 그림을 펼쳐 본 송태하는 소현세자의 아들 석견을 구하기 위해 제주도로 떠나려고 하지요.
당연히 송태하에 대한 추노령이 내려지고, 오포교는 대길이에게 송태하를 잡으라는 일거리를 주었어요. 추노꾼 대길이와 쫓기는 자 송태하의 쫓고 쫓기는 인연이 시작된 것이지요. 마치 영화 한 장면처럼 격돌한 엔딩장면에서 장혁과 오지호의 포스넘치는 모습, 와~정말 멋지더군요.
서두에 언년와 대길의 키스와 좌의정 대감의 대사를 언급하면서 드라마 추노를 관통하는 핵심을 떠올렸다고 했는데요, 제게는 언년이의 키스와 좌상대감의 대사가 큰 의미로 다가왔어요. 
꽃신을 신겨주며 "너랑 평생 살거다"라고 말하고 나가는 도련님을 쫓아 나간 혜원은 파격적인 행동을 합니다. 감히 오늘 수 없는 나무, 신분이 하늘과 땅인 도련님을 안고 혜원이 먼저 키스를 한 거예요.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신분이라는 벽을 혜원이 입술(에고 쓰고 보니 이상하네요;;)로 넘어선 것이지요. 금침에 수를 놓고 내훈을 읖조리는 규방아씨라면 생각할 수도 없었을 거예요.
꽃신을 신겨 준 도련님의 마음에 여종이라는 신분도 잊고 달려가 키스를 했던 언년이의 키스는 그래서 의미가 커보였어요. 혜원이 재취 자리이기는 하나 호의호식을 버리고 나오는 용기와도 일맥상통하는 적극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반면 송태하의 도주를 보고 받은 좌의정 대감의 말은 정치적이지만, 다분히 계산적인 지배계층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가슴에 불이 일어나도 언행은 깊은 물처럼 잔잔해야 하다"  이를 정치적인 상황과 연관지어 보면 몸을 사리라는 말과 같지요. 상대방에게 들키는 거니까요. 말 뜻자체는 아주 좋은데 드라마 속 상황에서 보면 기회주의적인 속성과 맞닿아 있기도 하고, 음흉해 보이기도 해요. 이것이 양반 사대부에게 흐르는 보편적인 정서예요. 그들은 계산을 하고 행동에 옮기는 사람들이니까요. 하지만 언년과 업복이로 대변되는 하층민중은 가슴에 불이 일어나면 그 불씨를 횃불처럼 일으키는 사람들이예요. 우리 역사가 증명하듯이요.
추노는 바로 이러한 지배계층의 기회주의적이고 계산적인 정치논리에 맞서 싸워가는 역동적인 민초들의 이야기를 다루고자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슴 속 분노를 횃불로 밝히고자 했던 정치적 피해자들, 핍박과 신분에 저항해 온 낮은 자들의 이야기, 신분의 벽을 허물고 사랑을 택했던 또 다른 많은 대길이와 언년이들의 이야기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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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7 07:51




아이리스의 후속작으로 첫 방송된 추노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는데요, 최고의 드라마가 탄생된 듯해서 지금도 가슴이 뜁니다. 선덕여왕이후 이렇게 사극 한편을 보고 가슴이 뛰어본 적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노비를 쫒는 추노꾼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방송된 추노 첫회는 잘 만들어진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어요, 뛰어난 영상미와 탄탄한 스토리는 최고의 명품사극이 탄생할 것 같은 예감입니다.
남성미 넘치는 장혁의 화려한 액션신, 불을 뿜는 듯한 눈빛과 표정연기는 더 이상 말이 필요없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화려한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대사와 농익은 연기, 드라마에 담긴 해학과 냉소, 그리고 민초들의 질퍽한 삶의 모습은 잘 익힌 막걸리처럼 구수하기까지 합니다.
추노의 시대적 배경은 인조 26년, 병자호란후 소현세자가 돌아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사건으로 거슬러 갑니다.
"병자호란 후 소현세자가 8년만에 돌아와 한 달만에 숨을 거둔다. 세자빈 강빈은 역모에 연루되어 사약을 받고, 제주도로 유배된 세 아들 중 둘은 병으로 사망, 막내 석견만 남는다. 독살로 의심되던 소현세자 급사는 정치세력간의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으로 이어졌다. 민간에서는 이미 백성의 반이 노비신세로 전락했다. 차별과 학대를 견디다 못해 도망노비들이 속출하였고, 도망노비들을 추적하는 현상금 사냥꾼이 성행했으니, 이들을 추노꾼이라 불렀다."
드라마 추노는 석견을 둘러싼 정치세력간의 권력투쟁이 야기한 피비린내 나는 정치음모, 그리고 이속에서 노비로 전락한 사람들의 삶과 사랑이야기를 심도있게 다룰 예정인데요, 정치와 액션 그리고 멜로가 짜임새있게 어우러진 정통사극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세 주인공 장혁, 오지호, 이다해의 화려한 캐스팅과 맛깔나는 조연들의 명품연기는 드라마 추노를 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인 것 같은데요, 첫 방송부터 걸쭉한 웃음을 주신 윤문식이 큰주모 조미령에게 농을 거는 대사 "홍어도 삭아야 제맛이고, 늙어도 영감이 좋은 벱이여~". 그리고 오포교 이한위의 "녹봉받듯 꼬박꼬박 정가를 고집하나?" 처럼 애드립같은 명품조연들의 통통 튀는 대사는 드라마를 더욱 감칠맛 나게 살려 줍니다. 
대길과 함께 다니는 최장군(한정수), 왕손이(김지석) 등 대길패거리가 압록강변에서 국경을 넘으려는 노비를 뒤쫒는 장면으로 추노 그 가슴떨리는 이야기 1회는 시작됩니다. 대길패거리가 쫒아 온 노비는 업복이(공형진)와 수청을 들라 하는 딸을 데리고 도망한 모녀입니다.  
주인양반은 업복이에게 몽둥이 찜질을 하고, 딸과 함께 다시 붙잡혀 온 여종은 물도 한모금 먹이지 않은 채로 거꾸로 매달아 둡니다. 여종의 13살 난 딸은 분단장을 시켜 늙은 영감의 수청을 들도록 방으로 들여 보내는데요, 다행히 복면을 쓰고 나타난 대길의 도움으로 화를 면하게 됩니다. 대길은 개차반이라는 악명을 듣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지만, 의리와 인간미가 있는 인물이에요. 대길은 여종 모녀를 구해 주고, 월악산으로 가서 자신의 동료를 찾아가사 터전을 마련해 살라며 돈까지 줍니다. 비록 추노꾼으로 현상금을 받고 개차반으로 취급받으며 인간사냥꾼 노릇을 하고 있지만,동정심도 있고, 의협심도 있어요. 

거꾸로 매달려 어린 딸이 주인 영감 회춘 수청을 들러 가는 모습을 눈물로 지켜보는 어미의 모습과 대청마루에서 한시를 주고 받으며 풍류를 즐기는 양반님네들의 모습은 드라마 추노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한장면에 담은 모습이었습니다. 썩을 대로 곪아가는 양반사회의 병폐와 힘없는 민초들의 서러움이 한 장면에 담긴 것이지요. 그리고 거꾸로 뒤집겠다는 의미까지도요.
추노의 또 다른 주인공이 추노꾼 장혁에게 쫒기는 송태하(오지호)라는 인물인데요, 첫회에서는 그 이유가 밝혀지지는 않았어요. 다만 송태하가 조선 최고의 무사였다는 점과 신분을 위장하고 마방에서 숨어있는 걸로 보아 정치적 연유가 있어 보이는데요, 아마 소현세자의 아들 석견과 관련있는 인물일 것 같습니다. 저자거리에서 어느 양반에게 비밀리에 문서를 받은 장면도 있던 걸로 미루어 보건데, 정치적인 일에 연루되어 신분을 위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첫 회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이며 화려한 액션신까지 시청자들을 한 눈에 사로잡은 이대길(장혁)이라는 인물은 부유한 양반가의 외동아들로 장난기도 많고, 따뜻한 품성의 소유자입니다. 여종 언년이(이다해)를 좋아하는 도련님으로 언년이의 언 손을 녹여 주려고, 매일같이 화로가에 조약돌을 데워 주는 낭만도령입니다. 심지어 보던 책을 찢어 화로에 불을 지피기도 하지요.  
이대길이 추노꾼이 된 것은 언년이를 좋아한 데서 비롯됩니다. 청나라의 용골개에게 끌려가는 언년이를 구하려다 오랑캐놈을 낫으로 찌른 사건이 빌미가 되어 언년이와 대길의 사이가 들통나게 된 거지요. 양반집 주인 도령을 홀렸다는 이유로 언년이는 매질을 당하고, 다른 집에 종으로 팔려갈 운명에 처합니다. 동생을 보고 눈이 뒤집힌 언년의 오빠 큰놈이(후에 김성환으로 개명)가 대길의 집에 불을 지르고, 언년이를 데리고 도망가면서 대길의 집은 순식간에 몰락해 버립니다.
대길의 얼굴에 있는 흉터는 큰놈이 언년을 데리고 가면서 낫으로 그어서 생긴 흉자국이에요. 대길은 집안을 풍비박산 낸 큰놈이와 언년이를 잡겠다고 추노꾼의 세계로 들어서고, 피도 눈물도 없는 조선 최고의 개차반 추노꾼이라는 별호를 얻게 됩니다. 10년간을 대길은 언년이의 몽타쥬를 가슴 속에 품고 다니는데요, 언년이를 생각하는 대길의 감정이 원한인지, 그리움인지 종잡을 수 없을만큼 섬세하게 두가지 감정을 실어내는 장혁의 표정은 살아 움직이는 듯 하더군요. 원한과 사랑이 뒤섞인 두 사람의 얄궂은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언년이를 찾았다는 동생 왕손이의 말에 대길이 말을 달려 가는 장면으로 1회는 끝이 났는데요. 여종이었던 언년이 양반규수가 되어 혼례식을 치루는데, 예고편에 보니 언년이 변복을 하고 도망을 나오는 것으로 보아, 대길과의 해후는 조금더 미뤄질 것 같네요. 언년이를 쫒는 대길과 혼례 첫날밤 도망 나와 어디론가를 향하는 언년이 앞에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지 다음회가 궁금합니다. 언년이가 여종에서 양반규수가 된 사연, 그리고 송태하(오지호)가 추노꾼 대길에게 쫒기게 되는 사연, 무엇보다 세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추노 첫방송을 시청한 느낌은 걸작드라마가 탄생할 것 같은 강렬함이었어요. 억눌린 민초들의 삶과 애환을 담을 시대이야기 추노는 짜임새도 촘촘했고, 마초같은 카리스마를 뿜으며 첫방송부터 시선을 잡은 장혁의 고난도 액션신은 한 순간도 눈을 떼게 힘들 정도로 멋졌습니다. 또한 윤문식, 조미령, 이한위, 그리고 대길패와 경쟁하는 다른 추노꾼패의 우두머리인 천지호 역의 성동일, 업복이 공형진 등의 명품연기는 드라마 추노를 놓치고 싶지 않은 또 다른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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