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0.04.27 '동이' 허당 숙종vs난봉꾼 장희재, 빵 터지는 방정개그 (27)
  2. 2010.04.20 '동이' 장옥정의 손동작 암호에 담긴 비밀은? (34)
  3. 2010.04.13 '동이' 한효주가 간과하고 있는 2퍼센트는? (20)
  4. 2010.04.07 '동이' 어리바리 숙종과 풍산 동이, 요절복통 탐정놀이 (21)
  5. 2010.04.06 '동이'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 사극의 힘? (26)
2010.04.27 08:24




장옥정의 오라비 장희재는 파락호 난봉꾼에 성정이 거칠고 무식한 인물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귀여운 깨방정 숙종에 이어 전혀 새로운 인물이 나올 것 같습니다. 장희빈의 이미지 역시도 지금까지의 사극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이 신선하다 할 수 있는데, 깨방정 허당 숙종에 이어 가장 재미있는 캐릭터가 동이에서 새롭게 선보이게 될 장희재인 것 같습니다. 우선 연기가 탄탄한 김유석이 장희재 역할을 맡은 것부터 기대가 되었는데, 앨비스 프레슬리를 연상케 하는 두툼한 구렛나루에 5초단위로 안면근육을 바꿔주시는 코믹과 의뭉스러운 다양한 표정은 기존에 봐 왔던 장희재라는 인물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기존 사극에서의 장희재는 옆에 있으면 귓방망이라도 한대 올려주고 싶은 캐릭터들이었는데, 이번 장희재는 귀여운 매력도 있어 보이고, 속내를 감추고 파락호로 살았던 흥선대원군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장안이 떠들썩했던 파락호 장희재의 등장  

청에서 돌아 온 첫날부터 유부녀와 통간을 하고 영달의 집으로 뛰어들며, 장안에 소문난 문제아임을 드러냈는데요,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내가 저 사내 마누라랑 통간을 좀 했거든. 뭐 사내자식이 그렇게 쫀~쫀~하게..." 라며 차천수와 영달을 아연실색케 해버립니다. 공교롭게 차천수가 영달의 집에 셋방살이로 들어온 날이기도 했는데, 차천수를 보니 아직 무술이 녹슬지 않았네요. 주인인 영달이 셋방살이 천수 눈치를 더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천수가 영달의 집에 세들어오면서 동이의 생사를 알게 되는 날도 더 가까워진 것 같고요.
이번 회 등장한 장희재의 캐릭터도 참 독특해 보이는데요, 장옥정과의 대화를 들어보니 장희재가 단순무식지식없는 단무지과는 아닌 것 같네요. 영악하고 사람 속도 잘 꿰뚫고 관상까지 보는 혜안을 갖춘 인물같아 보입니다. 동생을 내명부 최고 서열, 즉 중전의 지위에 올리려 한 몸 투신한 사람같아 보이기도 하고요. 궁으로 들어올 때부터 꿈을 가지고 온 장옥정이었으니, 그 꿈을 실현할 동반자로서 오라비는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수족이겠지요.
장희재는 일부러 세간의 관심을 피하기 위해 재주를 숨기고, 속없는 골치덩어리로 여기게 하는 의뭉스러운 인물입니다. 장옥정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니 자신이 설레발을 치면 역으로 장옥정이 견제를 받을 수 있게 되기에 꿍꿍이를 숨기고 파락호 흉내를 내는 인물같아 보여요. 이런 점에서 새롭게 그려질 장희재의 모습은 더욱 기대가 되고, 김유석의 다양한 모습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첫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데, 앞으로 웃음 한축을 담당하게 될 것도 같습니다. 물론 욕을 더 먹겠지만요. 
장옥정을 중전시해 기도음모에서 구한 동이는 장악원과 궁궐을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특히 난다긴다하는 감찰부에 보기좋게 물을 먹여 버리고 장옥정을 위기에서 구해냈지요. 감찰부에서 풀려난 장옥정은 가장 먼저 동이를 찾아 어떻게 시신에서 증험을 찾을 생각을 했는지 묻지요. "마마님께서 그런 일을 하실 분이 아니라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동이에게 옥정은 사람이라는 보물을 얻은 것처럼 동이를 바라보게 됩니다. 자신을 스스로 천한 천비라 하는 동이에게 옥정은 "너는 내가 본 가장 귀한 아이"라며 동이에게 신분의 천하다하여 자신을 귀히 여기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장옥정은 자신 역시 천출로 성은을 입고 상궁의 자리에 올랐고, 가장 높은 곳에 오르리라는 꿈을 가지고 있기에, 동이가 가진 신분의식을 깨주려 합니다.
장옥정은 동이의 영특한 머리와 재주가 신분의 벽에 가로막혀 펼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숙종에게 동이가 재주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을 하기 까지 합니다. 장옥정은 동이의 영특함과 재주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기 사람으로 쓰기 위함이기도 했고, 동이에게 동병상련을 느끼기도 했을 겁니다.
빛과 그림자가 분리될 수 없듯이 운명이라는 것은 이렇게 거스리는 게 어려운가 봅니다. 빛이 있어야 그림자가 생기고, 그림자 또한 빛이 있기에 생기는 것... 다만 빛이 하나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런 경우는 안타깝기도 해요. 아직까지는 장옥정이 매력있어서 악감정은 생기지 않고 있으니 말이에요. 하지만 이제 장옥정이 슬슬 발톱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니, 얼마나 영악하게 자기자리를 찾는지 봐야겠지요.
특히 장옥정 사가에서 동이를 보는 장희재의 눈빛이 심상치 않아보였는데요, 동이를 난감케 한 인물탐색포즈가 장희재가 숙종과 마찬가지로 유머러스함 속에 번뜩이는 이빨을 숨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장옥정과는 달리 장희재는 동이가 옥정과 너무 닮아있음을 경계합니다. 
"그 아이를 보니 왜 마마님이 마음에 두시려 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허나 저라면 그 아이를 곁에 두지 않겠습니다. 그 아이가 가진 것이 마마님과 너무 닮은 것 같아 마음에 걸립니다. 천한 출신, 남다른 재주, 비상한 머리가 마마님과 같습니다. 그런 이는 세상에 마마님 단 한분이면 족합니다. 헌데 어찌 마마님을 닮은 아이에게 날개를 달아주려 하십니까?"
장희재가 장옥정에게 했던 말은 도사가 예언했던 말과 너무 같아서 장희재 역시 도에 통한 인물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드라마 동이에는 왜 이렇게 능력자들이 많은지... 도사나 장희재나 같은 말을 해줬는데도, 장옥정이 동이를 자신의 운명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보면, 그림자일 수 밖에 없는 그녀의 운명때문이겠지만 말입니다.
장옥정이 발톱을 세울 상대가 아직은 명성대비를 비롯한 서인측과 인현왕후지만, 동이를 귀하게 쓰겠다며 숙종에게 천거를 한 것이 훗날 두고두고 자기 발등 찍은 자업자득 통탄할 일이겠지만, 장옥정 역시 큰 그릇이기에 큰 인물을 알아보고 자기 그릇에 담고 싶었을 테지요. 피라미 몇들 자기 사람으로 거두느니 동이처럼 목숨으로 자신을 믿어준 큰 물고기 한마리를 담는 게 장옥정에게 더 이득일 거라고 생각했겠지요.
장옥정의 오라비 장희재의 등장으로 궁궐에 새바람이 일 것으로 보이는데 장희재가 하필 서용기가 있는 포청으로 부임을 받은 것을 보니 오윤에 이어 서용기에게 새로운 골치거리가 하나가 들어온 것 같습니다. 장희재의 음흉함으로부터 동이를 구해줄 든든한 구원장수 서용기가 있으니 크게 걱정은 되지 않지만, 여하튼 장희재 김유석의 인상적인 첫등장은 앞으로 동이에 재미요소로 독특한 캐릭터 하나가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깨방정 숙종, "내가 잘생겼다고 내 입으로 어떻게 말하겠느냐?"
이번 회 허당 숙종이 또 다시 큰 웃음을 주었어요. "멈춰라" 라며 남인 오태석측이 보낸 무뢰배들로부터 동이를 구하고, 동이가 죽은 의원의 시신에서 장옥정이 반하와 무관함을 밝혀낸 것을 알게 되었지요. 뭐 서용기가 보고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말이지요. 대신 서용기에게 이제 더 이상 문제를 덮지 않겠다며 배후를 철저히 색출하라는 엄명을 내렸지요. 편전회의에서 숙종이 했던 말이 모후인 명성대비에게 하는 말이었는데 뒷목이 뻣뻣해 오더군요. "다시는 이런 일에 어떠한 타협도, 용서도 없을 것이오. 그 배후가 누구든 결단코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오" 라고 했는데, 숙종이 과연 중전시해 음모의 배후에 장옥정을 옭아매려고 한 세력이 누구인지 모를리가 없을 텐데 말입니다. 
장옥정으로부터 동이에 대한 청을 받고 숙종은 동이에게 점점 마음이 쓰입니다. 늘 황당한 상황에서 만났지만, 해맑게 웃는 동이라는 아이는 왠지 지켜주고 싶고, 보호해 주고 싶어집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동이가 저자에 심부름을 나간 것을 안 숙종은 동이와 우연한 만남을 가장해서 평범한 범부의 하루 꿈을 이룹니다. 사내들과 어울려 주막에서 농을 건네며 주거니 받거니 술도 마시고, 감히 임금으로서는 금기식품인 돼지껍데기의 별미까지 알아버린 숙종입니다. 순대도 맛있을텐데 그 주막에는 순대는 안팔았나 모르겠어요. 순대를 무엇으로 만드는 것인줄 알았다면 숙종 기겁하고 넘어갔을텐데 말입니다. 웃자고 하는 말이에요. 숙종이 자뻑 깨방정까지 보여 주어서 흐악~ 매력적이었답니다.
저자에서 우연히 만난 황주식과 영달까지 합석한 네 사람의 취중토크는 진담과 숙종의 왕소심 삐짐까지 다양하게 넘나들며 웃겨주셨네요. 감히 장악원 악공들이 임금이 따라주는 어주를 살아 생전 받을 수도 없었겠지만, 임금에게 벌주까지 내리는 영달, 정말 간이 배밖으로 나왔어요. 임금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아마 황주식과 영달의 큰 눈알이 톡하고 빠져버릴 일이지요. 혹시 연주하다 숙종의 용안을 보고 놀라 거품 물고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하지만 그럴 일은 없어 보입니다. 숙종 앞에서 임금의 용모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서 숙종의 기분을 방방 뜨게 해줬으니 말이지요.
"먼발치에서 전하를 뵜는데, 얼마나 미남자이신지 용안에서 광채가 번쩍하고, 콧날은 오똑하고, 눈송이처럼 피부가 뽀얀게 판관나으리 비슷하게 생겼다" 는 칭찬에 숙종 입이 벌어지지요. 임금님이 그렇게 미남이시냐는 동이 말에 "그 말을 내 입으로 어떻게 하겠느냐?" 는데 취중자뻑이지만, 숙종 밖에 모르는 일이라, 숙종스스로 말하면서도 좋아 죽습니다. 자뻑 숙종때문에 한참 웃었답니다.
그런데 숙종 금세 삐져 버립니다. 영달이 동이에게 이상형을 묻는데 동이는 "까무잡잡하고 듬직한 사내가 좋습니다" 라며 숙종의 용모와는 다른 이상형을 말하니, 숙종은 삐져서 분노의 말술을 들이 붓지요. 꽉꽉 채워서 말입니다. 그전에도 영달이 술을 자꾸 권하자 동이가 "판관나으리는 특별히 허약한 체질"이라며, 자존심에 금 가는 소리를 들어서 술을 벌컥벌컥 마시기도 했었고요.
거나하게 취기가 오른 숙종은 동이와 있는 게 참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평범한 저자의 사내가 되어 본 꿈을 이뤘다고, 동이에게도 해보고 싶은 것이 뭐냐고 물어 보지요. "천비가 아니었다면, 계집이 아니고 사내였다면...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억울하다고 달라질 처지도 아니고, 다른 생에는 천비가 아니라 다른 일을 해 볼 수 있는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하는 꿈은 꿉니다" 라고 말하는 동이를 보며, 숙종은 옥정의 청을 떠올립니다. "그 아이를 더 큰 곳에서 귀하게 써보고 싶습니다. 영특한 아이가 신분의 벽에 막혀 천비로 남아 있는게 안타깝습니다"

환궁한 숙종이 중전의 처소로 가자는 걸보니 내명부의 가장 윗사람인 중전에게 동이에 대한 문제를 거론할 것 같았어요.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장악원이 발칵 뒤집어 질 일이 생겼네요. 장악원의 노비 천동이를 내명부 궁인으로 입궁하라며, 즉시 내명부 감찰궁녀로 임명한다는 명이 하달되었지요. 천비에서 궁녀로  파격적인 신분상승을 하게 된 동이, 더구나 감찰부 궁녀가 된다니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뒤에서 듣고 있던 황주식이 볼을 꼬집는 걸 보니 사실인가 봅니다. 천비에서 궁인가 되는 것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인사단행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동이를 식구로 받아들일 감찰부 궁녀들의 시선이 왠지 곱지 않아 보입니다. 장옥정이 반하를 들여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한 감찰부 궁인들은 장옥정으로 부터 이 일을 밝힌 천비 동이보다 못한 수준이라며, 그 아이에게 사과하라며 모욕을 받은 일도 모자라, 자신들을 물먹인, 그것도 천한 장악원 여비가 감찰부 궁녀로 초고속 승급해서 온다니 쌍수들어 환영하고 싶지는 않겠지요. 
동이가 감찰부 궁녀로 들어가면 자신이 임금인 것을 알게 될 것은 시간문제인데, 동이와 나눴던 평범한 범부로서의 재미도 이제 끝인가 싶은 숙종은 뭔지 모를 서운한 마음인가 봅니다. 왠만하면 늦게 들통나시길..ㅎㅎㅎ
긴 탄식과 한숨 가득한 인현왕후의 처소, 야망의 용트림을 시작한 취선당 장옥정의 처소는 동이가 가져 올 운명적인 기운을 감지하지 못한 채, 동이와의 새로운 인연들이 시작될 것같습니다. 내명부의 일을 감찰하는 기관이니만큼 어떠한 일로도 동이와 마주치게 될 두 여인들이니까요. 무엇보다 동이와 장옥정은 서로가 서로의 빛과 그림자인 줄 모른채 기나 긴 악연의 대장정 길에 오른 것 같습니다. 장희빈의 눈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 것을 보면 말입니다. 조선 19대 임금 영조의 어머니이자 천비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천인의 왕, 동이의 역사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조선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될 동이를 위한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나저나 허당숙종과 풍산동이의 알콩달콩 데이트는 이제 어떻게 되나요? 동이가 판관나으리에게 궁녀가 되었다고 자랑질도 해야 하고, 승진턱도 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황직장이랑 영달이도 부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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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4 Comment 27
2010.04.20 07:19




첫회부터 지금까지 제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 장익헌 대감과 장옥정의 가위바위보 손동작의 비밀이었어요. 그 손동작은 대사헌 장익헌 영감의 죽음 배후와 누명을 쓰고 죽은 검계 수장 최효원의 무고를 밝혀주는 것이기도 하기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었지요. 이를 목격한 사람은 어린 동이뿐이었고요. 비밀이야 풀라고 있는 것인데. 손동작에 담긴 비밀은 한참 후에나 풀릴 것 같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계속 풀릴때까지 생각에 몰두하는 타입이라 동이 9회까지 보면서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아 드라마를 보는 중에도 의미를 생각하느라 딴생각에 빠지게 되네요. 그래서 목마른 사람이 우물판다고 며칠동안 낑낑대고 풀어봤는데, 그럴 듯한 답을 찾은 듯 싶습니다. 물론 워낙 이중 삼중으로 의미를 숨기는 게 제작진이기에 정답이 아닐 가능성이 높지만, 솔직히 드라마에 몰입하기가 힘들다보니 뻘짓만 하고 있게 되네요.
이번 9회는 사건 전개도 지루하고, 우르르 대거 출동한 새 인물들에 대한 신고식만 치룬 느낌입니다. 장옥정 사가에서 약재를 지은 약방 의원이 변사체로 발견되어 포청으로 끌려간 동이가 위기에 처했지만, 기지인지 하늘의 도우심인지 빠져나오고, 서용기와도 대면하지만 천가 동이라는 말에 사람 잘못봤다고 쉽게 의혹에서 벗어나 버립니다. 다음 회에 의원의 죽음 원인을 밝히려는 동이의 간 큰 행동으로 서용기와 다시 맞딱뜨리게 될 것같지만, 동이의 정체야 탄로나지는 않겠지요. 
인현왕후의 탕약에 문제가 생겨, 내의원은 비상에 걸리지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명성대비와 서인측은 동이가 취선당에 드나나는 것을 보고, 장옥정에게 약재를 반입시켰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되지요. 서인측이 감찰부에 동이가 장옥정의 사가에서 보낸 약재를 들여왔다고 투서하는 바람에 동이는 감찰부 나인들에 의해 끌려가 취조를 받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9회는 동이의 체포과정에서의 얼빠진 듯한 동이모습만 연거푸 보고 있었다는 생각만 드네요. 숨 쉴 겨를도 없이 동이에게 위기가 온다는 것을 보여주는 내용인데도, 왜 이렇게 긴장감도 없고, 억지스러운지 계속적으로 동이를 애정을 가지고 시청하게 될지 의문마저 듭니다. 
취선당에 약재를 들였다는 사실을 발설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알기에 입을 꾹 닫고 있는 동이입니다. 하지만 이 입을 닫고 있는 상황이 너무 억지스러웠어요. 감찰부에서 이미 장옥정에게 약재를 들인 사실을 다 알고서도, 동이의 입에서 장옥정 이름자 하나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모습도, 정상궁(김혜선)에게 자기 입으로 발설을 했는데도, 고문장으로 끌고 가는 것 역시도 앞뒤가 맞지 않았고요. 
장상궁마마 처소에 들인 것을 다 알고 있는데 왜 죄를 혼자 뒤집어 쓰려고 하느냐는 말에 "이건 소인의 잘못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심부름을 한 것은 소인입니다. 소인에게도 잘못이 있는데 이 모든 걸 마마님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동이가 감찰부 정상궁에게 말을 했지요. 감찰부 정상궁이 동이의 총명하고 사려깊은 생각에 감동을 받았다 했더라도, 동이는 이미 진술을 해버린 상황이었던 것이지요. 아! 곁에 기록관이 없어서 무효한 것이었나 보죠?  
물론 장옥정이 직접 감찰부로 와서 동이를 구하고, 구차하게 죄를 피하지 않고 정정당당한 장옥정의 모습을 그리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요. 과연 장옥정이 장악원의 천한 노비하나 살리겠다고 자신의 어깨에 짊어진 남인들과 후궁 아니라, 그 위까지 넘보는 야심에 심히 해가 되는 일을 했을까 싶지만, 여하튼 장옥정은 배포도 크고 의리도 있는 인물입니다. 확실히 기존에 사극에서 그려졌던 장옥정과는 다른 모습이라 매력적이기도 하고요.

정상궁(김혜선), 제 2의 한상궁될까?
그런데 장옥정의 인물 됨됨이나 우아하고 기품있는 모습으로 자리잡은 것에 비해, 한효주의 동이는 갈길이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이의 "예?" 하며 놀라는 표정을 좀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저만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눈만 치켜뜨는 한효주의 표정연기는 밝고 어리고 순진한 17살 동이 모습이 아니라, 다양한 감정묘사를 하지 못하는 연기력 한계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과도하게 남발하고 있는 듯 합니다. 찬란한 유산에서의 한효주를 보고 기대치가 높았지만, 회가 거듭할 수록 한효주의 비슷한 표정들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여주인공으로서의 무게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게 안타깝습니다. 장희빈 역의 이소연 역시 매회 같은 톤의 대사와 표정이 반복되다 보니, 너무 힘을 뺀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런 점에서 이번회 감찰상궁으로 등장한 정상궁 김혜선의 등장이 가장 반가웠습니다. 대장금에서의 한상궁과도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하고, 동이와는 각별한 사이가 될 것 같아서, 붕붕 떠있는 동이를 안정시키는 상대로는 김혜선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김혜선은 장금이의 엄마였군요. 차분하고 지적인 분위기가 좋았는데, 동이에 출연하는 여배우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을 만난 것 같아 이분에게 기대가 큽니다. 아나운서 출신의 임성민이 감찰부의 대장격인 유상궁으로, 상궁들의 단골감초인 김소이도 봉상궁으로 나와 동이에 여성바람이 불 것 같지만, 첫 사극출연때문인지 임성민의 과도한 힘은 극의 흐름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눈빛으로 사람 잡을 기세는 감찰상궁의 이미지와 비슷했지만, 목소리에 너무 힘이 들어가서 누구 하나 때릴 기세더군요. 조금 다듬어지면 엄격한 감찰상궁의 모습으로 자리잡을 것 같습니다. 개그우면 강유미도 감찰부 나인으로 등장해서 다혈질적인 모습으로 웃음을 주었네요.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온만큼 동이가 겪게 될 시련도, 궁중에서의 에피소드도 다양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여 기대하는 면도 있지만, 코믹 사극을 본격 가동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새롭게 시도하는 코믹 궁중사극도 좋지만, 나름대로 균형은 잡아야 하지 않을까 우려 또한 하게 됩니다. 어정쩡하게 그 나물에 그 밥인 감초들을 모아 식상한 상황만 남발하다가는 웃기지도 못하고, 궁중 사극으로서의 무게도 담지 못하면 동이는 대장금의 코믹버전에 수준미달, 함량미달 드라마로 남을 공산이 큽니다. 

드라마 동이의 위험요소, 긴장감 떨어지는 사건의 연속
이병훈 감독이 야심차게 보여주겠다는 장악원을 중심으로 한 궁중음악 역시 거의 실패로 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장악원을 무대로 한 동이는 해금 연주 몇번, 얼렁뚱땅 끝나고 만 음변조작 사건, 가끔 악기명칭 소개, 그리고 승급시험이 다였으니 장악원이 왜 동이의 궁궐생활 배경이 되었는지 조차 모르겠습니다.
동이와 장악원은 애초에 연결시킬 수없는 무리수였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장악원의 무수리로 빨래하는 장면만을 위해서는 다른 궁궐 기관을 무대로 했어도 충분했을 겁니다. 문제는 동이는 악공이나 악사가 될 자격도 없었고, 악기를 다룰 자격조차 없는 여비입니다. 그러니 대장금을 흉내낼 수 조차 없는 상황이에요. 동이가 최고 악공발탁 시험에 경합을 나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신개념의 악기를 제작할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대장금에서는 요리 경연도 있었고, 갈등구조의 축이 되는 경쟁자도 있었지만, 동이에게는 그저 동이 똘마니인지 동이가 똘마니인지조차 모를 마음씨 착한 장악원 악공들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동이와 인간적인 갈등을 겪으며 긴장감을 형성할 상황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무수리들끼리 빨래 잘하기, 물 잘 기르기 경합을 벌일 수도 없고 말입니다. 
게다가 장옥정과의 만남도 적군인지 아군인지 스승인지도 모르게 모호하고 그리고 있을 뿐입니다. 미실과 덕만처럼 서로 견제하며 성장하는 구도를 잡기에도 부족함이 많습니다. 작가의 역량에 한계가 있어 보이지만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궁중 암투의 단골 소재인 탕약문제나 의원을 능가하는 악초상식이 풍부한 주인공을 어거지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작인인 아버지 최효원의 영향으로 사체의 사인을 밝히는 탐정 동이의 천재적 수사실력도 있군요. 

또 하나, 드라마 동이의 궁중암투에서 빚어지는 정치적 이야기가 너무 허술하고, 무미건조할 정도로 긴장감도 없고, 정치적이지도 않습니다. 시청자들이 사극을 보며 느끼는 정치적 불만에 대한 카타르시스 창구역할마저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정치사극에 호응하는 이유는 물론 역사를 새롭게 보는 재미도 있겠지만, 현실정치에 대한 해소창구로서 감상하게 되는데, 동이는 그런 재미도 전혀 없습니다. 1, 2회를 보고 이쪽 방향은 아니다 접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로맨틱 코미디 사극과 동이와 장희빈의 새로운 창조는 신선한 웃음은 주고 있지만, 궁중음악이라는 매력적인 장치는 실종되고, 누가 주인공인지조차 모를정도로 친절하게 주변인물을 그리고 있을 뿐입니다.
기사회생한 차천수가 포청에 취직해서 동이를 음으로 양으로 지켜줄 키다리아저씨가 된다지만, 차천수를 키다리 아저씨로 만들기 위해 동이에게 어떤 억지 사건들을 만들어 갈 지 궁금하기 까지 합니다. 매번 동이가 사건의 중심에 연루되어야 하는데, 위기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동이 주변에서 사건사고가 터져야 하니 말입니다. 동이가 숙종의 총애를 입기까지 동이와 갈등할 인물도 대립축도 없으니, 그간의 재미는 감초들의 코믹에 의존할 수 밖에 없을 듯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회에 새로 얼굴을 선보인 봉상궁 김소이, 강유미, 그리고 힘만 조금 빼면 좋을 듯싶은 임성민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에 더 기대가 되네요. 봉상궁이 지어 준 멀대와 꺼벙이 커플 황직장 이희도와 영달까지요. 이번회 봉상궁과 황주식의 악연이 또 새로운 재미를 주게 될 것 같기도 하고요. 감초연기자들이 보여주는 재미와 코믹 숙종과의 로맨스가 재미없는 것은 아니지만, 뭐랄까 수준 높은 사극같아 보이지는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장옥정의 손동작 암호, 비밀은?
참, 장옥정과 장익헌 대감의 손동작에 대한 비밀을 제 나름대로 풀어봤다고 했는데, 맞을지 모르겠네요. 장익헌과 장옥정의 손동작은 가위-보-주먹-보의 순으로 보이기도 하고, 가위-보-보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이 암호에 남인인 오태석이 연루되어있다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풀어 봤지만, 답이 안나왔는데 남인이라는 부분에서 답을 찾아 봤어요.
장익헌이 죽으면서 손동작을 했던 것은 범인 혹은 범인의 배후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려고 했을 겁니다. 장옥정이 했던 손동작은 누군가와 만나기 위한, 혹은 신분을 밝히기 위한 위한 암호였고요. 장옥정이 그 손동작을 하고 만난 인물은 오태석이었고, 이때 도인이 장옥정의 관상을 보기도 했었지요. 그럼 손동작은 남인 혹은 오태석으로 좁혀지는데, 오태석이 비밀 공작원도 아니고, 오태석을 지칭하는 암호는 굳이 만들 필요는 없어 보이더군요.
그럼 남인이라는 뜻인데, 당시 조선은 남인과 서인간의 대립이 극에 달해 있었고, 일반 사람들까지도 남인편 서인편으로 편이 갈라질 정도였어요. 심지어는 저고리의 깃이나 섶 모양으로까지 남인 서인을 구별했다고 하니 얼마나 양측 세력의 반목이 심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손동작을 저는 가위-보-보로 비밀을 풀어봤는데요, 분석에 앞서 남인(南人)은 오인(午人)이라고도 불렸었음을 미리 말씀드려야 겠네요. 

[역사] 남인(南人):
1 조선 선조 때에 동인(東人)에서 갈라진 당파. 이산해를 중심으로 한 북인(北人)에 대하여 유성룡, 우성전을 중심으로 한 파를 이른다. 경종 이후 정계에서 멀어져 고향에서 학문과 교육에 전념하였다.
비슷한 말 : 오인(午人).
오인의 午를 보면 사람人과 열十이 합친 글자임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가위는 사람인(人)을, 다섯을 말하는 두 번의 보는 합해서 열십(十)이 됩니다. 두 글자를 합해보면 오(午)자가 되고요. 따라서 장익헌과 장옥정의 손동작은 남인의 다른 지칭인 오인을 말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장옥정과 장익헌의 손동작은 남인끼리 신분을 확인할 때 주고 받는 신호가 아니었나 하는 추측을 해봤습니다. 물론 제 얼토당토않은 추측이지만 작가님이 언제 이 손동작의 비밀을 풀어줄지 모르겠네요. 혹시 알고 계신분있으면 댓글에 알려 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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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3 07:13




음변의 원인을 밝힌 공으로 동이는 삽시간에 장악원에서 인기짱입니다. 동이 덕분에 장악원에는 어식(임금이 내린 음식)이 내려지고, 동이는 고급비단과 금붙이에 노리개까지 하사받았지요. "난 이 나라의 왕이다" 라는 말을 듣고도 "네가 임금이면 나는 옥황상제"라며 칼을 겨눈 서인들 하수인들에 의해 목이 날아갈 찰나 서용기가 이끌고 온 포청관군들에 의해 다행히 숙종과 동이는 목숨을 구했어요. 
간밤에 어리바리 숙종과 풍산 동이의 활약으로 음변의 원인이 암염때문이라는 진상이 밝혀짐에 따라 명성대비와 서인들이 곤궁에 처하지만, 음변을 꾸민 배후가 명성대비와 서인들이었음을 알고도 장옥정은 이를 기회로 이용하는 영리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겉으로는 명성대비를 곤궁에서 구해주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숙종의 총애를 잃지 않으려는 계산이 있었던 것이지요. 또한 명성대비와 서인들에게는 약점을 잡고 있다는 것까지 은연 중에 내비친 장옥정입니다. 왕실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칼 같은 숙종이기에 이번 음변의 음모 배후가 드러나면 어머니에게도 칼을 댈 수 있는 성정이라는 것을 장옥정이 모르지 않기에, 명성대비와 서인들의 음모를 묻어주려는 것이었지요. 어머니를 치고 장옥정을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없을 것임을 계산에 넣은 장옥정의 영특한 처리방법이었던 것이지요.
숙종으로부터 간밤에 목숨이 왔다갔다 했던 재미있는 무용담을 들은 장옥정은 묘하게 동이라는 아이가 궁금해집니다. 천을귀인이라는 같은 운명을 타고 난 이유인지 자석처럼 장옥정은 동이라는 아이에게 끌립니다. 장옥정은 동이로 인해 재입궁이 변란이라는 흉흉한 소문을 털 수 있었으니 동이에게 상을 내리고자 하지요. 동이를 기다리는 동안 장옥정은 과거 도인이 했던 말이 불현듯 떠올라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모든 것을 가진 자가 모든 것을 잃은 아이의 그림자다" 라며 자신을 그림자라고 했던 도인의 예언에 걸립니다. 빛이 그림자를 알아보듯, 그림자 역시 빛이 들어오면 눈이 부시는 법이지요. 빛과 그림자라는 타고난 운명때문이었는지 장옥정의 눈앞에 나타난 동이에게서 나오는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장옥정도 느끼지요. 
동이를 본 장옥정의 예감은 예리합니다. 국화차를 권하며 고경명의 황백국이라는 시 한 구절을 읊으며 다음 구절을 맞추라고 하니 동이의 입에서 다음 구절이 막힘없이 나옵니다. 동이에게서 품어나오는 맑은 눈빛과 맑은 기운은 장옥정이 동이에게 호기심을 갖게 합니다. 장옥정은 동이가 예사 아이는 아니라는 생각에 흥미를 가지는데, 상으로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말에 실망이라며 동이를 나가보라고 합니다. 장옥정은 순간 자신의 신분과 야망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지난밤에 간밤에 임금인 줄도 모르고 혼줄까지 내가며 범인을 잡았다는 말에 장옥정은 동이의 영민함에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든 자신과 같은 야망이 있는 인물인지 알고 싶었을 겁니다. 이런 것이 운명의 이끌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역시 신분이 천출임에도 숙종의 은혜를 입고 상궁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기에 동이에 대해 특별히 호기심을 보인 것이었지요. 더구나 동이에게서 나오는 천비답지 않은 기품과 맑은 기운은 장옥정이 관심을 가지게 했고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동이의 말에 "네가 감히 당치 않은 것을 꿈꾸고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으려 했다면 더욱 마음에 들었을텐데..."라며 자신이 사람을 잘못봤나 싶어 실망을 하는 장옥정입니다. 나가보라는 말에 "마마님! 사실은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라며 청을 들어줄 수 있느냐며 엎드린 동이, 과연 동이가 궁금해 하던 나비문양의 노리개에 대해 동이가 장옥정에게 물어볼 지 다음회를 기다려야 겠네요.
동이가 궁궐에 들어 온 이유가 나비모양을 가진 항아님, 그리고 장익헌 대감이 죽으며 보여주었던 손동작을 했던 항아님을 찾아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무고를 밝히고자 함인데, 동이는 억울함을 풀게 될지 모르겠네요. 장옥정이 동이가 어느 밤 어린 아이에게 인정을 베풀어 궁지에서 구해주었던 검계 최효원의 여식임을 알게 되면, 장옥정이 동이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을 듯 싶은데, 호기심 소녀 동이의 앞날이 풍전등화입니다.  
동이가 방송된지 7회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동이는 이렇다하게 시청자들을 끄는 힘이 부족해 보입니다. 지난 회 숙종 지진희의 코믹한 모습으로 새로운 모습의 숙종에 대한 기대감이 급상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드라마는 산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우아하고 품위있는, 그리고 영특한 장희빈의 모습에 근접한 이소연은 캐릭터 잡기에 성공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주인공 동이를 연기하는 한효주가 우려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붕 떠있다는 느낌입니다. 조선시대의 캔디로서의 밝고 명랑한 동이를 연기하고 있는 한효주 연기를 못한다는 것은 아닌데, 드라마가 끝나면 한효주의 붕 떠 있는 목소리가 자꾸 걸립니다. 물론 동이는 17살의 어린나이이고, 현재로서는 다듬어지지 않은 들꽃같은 캐릭터를 보여주어야 하기에 행동에서도 말투에서도 천방지축인 모습은 감독이 원하는 동이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또한 난관 속에서도 늘 따뜻하고 밝은 성격의 동이를 보여주고 싶다는 설정에도 부합되는 모습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문제는 한효주의 대부분의 대사가 정통적인 사극에서의 대사라기 보다는 현대적인 대사들이기에 사극의 냄새가 나지 않는 점도 있지만, 한효주의 대사는 조금 빠르고 거친 호흡마저 느껴집니다. 대사를 끊지 않고 하려다보니 호흡이 가파르고, 더구나 한효주의 음색이 낮은 톤도 아니기에 더 현대적이고 빠르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한효주의 상대배역들과 나오는 신은 각자 따로 논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상대방과 주고 받는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자기대사만 친다는 느낌까지 들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보다 심각한 것은 동이의 장악원에서나 숙종(아직은 임금인줄 모르고 있지요) 등과의 장면에서 동이는 가장 기본적인 것을 망각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밝고 긍정적이고 영민한 성격의 아이라는 것에 지나치게 치중하다보니 드러나지 않지만 묘하게 거슬리는 부분들이 눈에 뜨입니다. 
예컨데 밤중에 숙종과 암염에 대한 증거를 잡는 과정에서도 동이는 양반, 더구나 한성부 판관이라는 양반을 가지고 노는 듯한 인상입니다. 물론 어리바리 숙종과 환상의 개그콤비는 만들었지만, 양반에게 눈을 꼿꼿이 들고 가르치려는 듯한 태도는 노비신분에서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는 것이죠. 한성부 판관이 조금 모자라다 싶으니 아예 무시까지 하려는 듯한 동이는 당당하기 보다는 되바라져 보일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어요. 이런 동이의 태도는 비단 숙종에게서 그치지 않습니다. 장악원에서는 정도가 심하다 할 수 있습니다. 서열상으로 위인 영달(이광수)과 황직장(이희도)를 대하는 태도는 밝음을 넘어서 입에서만 나으리고, 전혀 윗사람을 대하는 태도처럼 여겨지지 않습니다. 동이와 함께 많은 시간을 하는 장악원에 대부분이 희화적인 인물들만이 있다보니 동이의 이런 면은 더욱 강조될 것같습니다.
이번 회 강렬한 감초들로서 등장한 오태풍(이계인), 오호양(여호민) 역시 동이를 사극적인 무게감이 아닌 재미요소들만 있는 인물들 속에서 부각시킬 뿐일 것입니다. 이소연이 명성대비, 오태석 그리고 잘 교육된 상궁들 속에서 우아하고 기품있는 장희빈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물론 본인의 캐릭터 소화능력에도 있지만, 좋은 멍석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을 것입니다.
반면 한효주의 주변에는 코믹하고 바보스러운 인물들 투성입니다. 동이가 제 아무리 영특함을 갖췄다 할지라도, 명성대비를 한방에 보낼 수 있는 물증(패찰)을 가지고 명성대비와 서인들의 뒷통수를 친 장옥정이 부각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장악원에서 동이 한효주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들은 대부분이 코믹하고 과장적인 캐릭터이기에 이 속에서의 한효주 역시 붕붕 떠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동이가 보여줘야 할 영특함과 밝음도 코믹속에 묻혀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햇살미소마저도 시도때도 없이 밝은 모습을 애써 강조하기 위해 남발하는 듯한 모습이고 말이지요.
호기심많고 덜렁대는 동이도 좋지만, 동이는 장금과는 다른 캐릭터입니다. 장악원에서의 천방지축 동이는 수랏간의 장금이 같은 모습이 군데군데 눈에 뜨이는데, 장금이 이영애가 보여주었던 기품은 부족한 모습입니다. 이는 배우 한효주에게도 한효주가 만들어 갈 동이라는 캐릭터에도 좋은 방향은 아닐 듯 싶습니다. 물론 장금이가 어려서부터 한상궁에게 교육받은 영향도 있지만, 시청자는 드라마 속 주인공에게서 특별한 분위기를 찾고 싶어 하는 것이 사실이지요. 한효주는 천방지축 노비 동이의 모습은 제대로 살리고 있지만 주인공으로서의 무게감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천인의 왕은 저 아이'라는 말이 워낙 강렬하게 자리해서인지 동이가 범부들과 다른 모습을 찾고 싶은데, 밝고 낙천적인 성격을 지나치게 부각하다보니 매사에 흥분 상태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말이지요.
동이는 숙종의 눈에 들기 전까지는 들꽃같은 이미지의 아이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동이는 들꽃같은 야생화 이미지보다는 잡초의 이미지가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인현왕후, 장희빈, 숙빈최씨 동이를 꽃에 비유하자면 각각 수선화, 장미, 연꽃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진흙탕 속에서 피어오른 연꽃같은 인물이 숙빈최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은 후원 연못가에 핀 수선화의 이미지도 아니고, 장옥정처럼 자색으로 임금을 유혹한 것도 아닌, 진흙탕 속에서 고고하게 피어오른 연꽃같은 인물말입니다. 
영웅에게는 범부에게 없는 영웅의 모습이 있듯이, 궁중 무수리출신이었지만 미래 국모로, 그리고 천민들의 왕에 오르는 사주를 타고난 동이만의 분위기도 있어야 하는데, 밝고 재치발랄한 동이의 모습에만 치중하다보니, 뭔가가 부족한 느낌입니다. 그게 뭘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2%의 신비감 혹은 기품같습니다. 동이를 둘러싼 장악원의 모든 인물들이 코믹에 치중하다보니 동이 역시 기품이 풍겨나올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시청자는 느끼지 못하고 단지 도인과 장옥정만이 아는 기품일 뿐입니다. 연꽃으로 피어나기 전의 들꽃같은 동이, 잡초가 아닌 들꽃같은 동이를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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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7 07:42




간밤에 편경장인이 살해된 시신을 목격했다는 경수소의 한 줄 사건일지는 예리한 캐코 종사관 서용기의 손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음변, 운석 등 궁에 일어난 해괴한 일들이 장희빈의 재입궁때문이라는 소문은 삽시간에 도성에 퍼져, 저자에서는 변란이 일어날 징조라며 쌀을 사들이려고 난리법석이고, 밤마다 벽에는 괴서가 나붙지요. 의금부, 한성부, 포도청 어느 곳에서도 사건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는데 숙종이 엄명을 내립니다. 흉조의 원인을 밝히지 못하면 "니네 다 죽었어"라며 엄포를 놓는 숙종은 역시 일에서는 한 카리스마 합니다.
직접 민심을 살펴보겠다고 나선 숙종이 포도청을 찾아 수사상황을 살피는 중, 종사관 서용기가 알게 된 경수소 일지를 보고 받게 되었지요. 다름아닌 편경장인의 시신을 한 계집이 발견했는데, 사고현장으로 출동하니 시신이 없어서 허위보고로 흐지부지되었다는 거의 묻힐 뻔한 일을 알게 된 것이지요. 역시 종사관 서용기는 깨알만한 사건도 놓치지 않는 개코 수사관입니다.
암행을 나선 숙종은 환궁하려다 서용기로부터 들었던 사건현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헛간으로 향합니다. 그곳에는 호기심 소녀 동이가 몸을 숨기고 있었고요. 동이는 죽은 편경장인의 집을 찾았다가 낯선 남자들이 편경장의 집에서 무엇인가를 흠쳐가는 것을 보았고, 뒤를 쫓아 지체 높은 집으로 그 사내들이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물론 현장에서 어떤 칠푼이같은 사내가 보따리를 쏟는 바람에 흘리고 간 편경조각까지 주을 수 있었지요. 그 편경조각을 헛간에서 편경장인의 망태기를 쏟았을 때 봤던 것을 기억한 동이는 같은 편경 조각이 떨어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다시 헛간으로 갔던 것이지요. 
밖에서 나는 수상한 소리에 몸을 숨기려던 숙종은 가마니 뒤에 숨어있던 동이를 보고 허걱 놀라는데, 동이를 보고 놀란 순간부터 이어진 숙종의 어리바리 모습은 너무 웃겨서, 그 다음부터 두 사람의 표정과 대사만 따라 다니느라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정도였습니다. 사극이 이렇게 웃기게 재미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말이에요. 어리바리한 숙종 지진희의 표정과 대사도 재미있었지만, 전혀 다른 귀여운 숙종의 모습이 유쾌 상쾌했답니다. 근엄함을 버린 왕의 코믹하고 귀여운 모습, 급호감입니다.
궁에서는 모든 이들이 감히 용안을 올려다 보지도 못하는 군주이지만, 계급장 뗀 일개 범부의 모습에서는 허세기도 있으면서 겁도 많고, 무엇보다 세상물정에 너무 순진한 숙맥일 뿐이에요. 동이에게 호통을 들어가며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모습은 용포에 가려진 인간적인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을 한성부 판관이라고 속인 어리숙한 양반이 왕인 줄도 모르고, 동이가 기선제압해 버린 과정, 어찌된 영문인지 보도록 하지요.

헛간에 숨어든 낯선 양반에서 동이가 물어 봅니다. "대체 나리 누구십니까?" 왕이라고 밝힐 수 없는 숙종은 "너는 누구냐?"라고 되묻지만 밖에서는 왕의 호위무사가 칼잡이들에게 당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칼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죽고 싶으시냐" 며 따라 오라는 동이를 따라 헉헉대고 한밤중에 뜀박질하는 숙종, 평소에 운종량이 부족해서인지 겨우 몇걸음밖에 달리지 않았는데도 숨이 목에 턱턱 차오릅니다. 숨찬 대사까지 리얼하게 보여주는 숙종, 역시 대단한 연기력이에요. 더 멀리 도망가야 한다는 동이의 말에 "난 이렇게 뛰어본 적이 없다. 난 죽어도 못간다" 라며 털썩 주저 앉는 숙종을 보니 동이는 기가 차지요. 뒤에서는 칼든 사람들이 죽이려고 쫓아 오는데, 뛰어본 적이 없다는 이 양반이 참 한심해 보입니다. 그런데 한 술 더 떠 정신나간 소리까지 합니다.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설마 역모란 말인가?"
임금을 한 번도 본 적도 없고, 설마 이 밤중에 왕이 헛간에 숨어 들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동이는 이 말에 기가 차지요. "역모는 임금님을 시해하려 할 때 쓰는 말이죠" 뒷말은 안들어도 뻔하죠. 뭘 좀 알고나 쓰시죠 였겠지요. 가르치려면 한참 모자란 양반입니다.
그런데 이 어리숙한 양반 손에 헛간에서 동이가 찾고 싶었던 돌멩이가 들려 있었지요. 암염, 즉 소금돌이라는 겁니다. 혹시 군관이냐는 동이의 말에 얼떨결에 한성부 판관이라고 대답해 버린 숙종은, 동이로부터 시신을 발견한 전모를 듣게 됩니다. 동이는 숙종에게 편경장의 집에서 암염 조각들을 훔쳐간 집을 가르쳐 주고는 군사들을 데리고 오라고 숙종을 보냅니다. 그곳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고 있겠다고요. 여자 몸으로 어찌하려느냐는 말에 동이는 "부끄러운 말씀이지만 사람들이 절 풍산이라고 부릅니다" 라고 대답하는데, 동이도 은근히 한 자랑하는 성격같아요.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풍간개처럼 질기다는 별명이 있다고요.
그러고 보니 동이는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충만해서 여기저기 간섭을 많이 했던 아이였어요. 그 때문에 위기도 있었지요. 비단옷을 입겠다는 일념하에 아버지 말씀을 어기고 문안비로 나섰다가 위험에 빠지기도 하고, 달리기 시합에서 이겼는데도 약과를 얻지 못하자 약과를 돌멩이랑 바꿔치기 하고 도망치기도 했던 아이였어요. 그 호기심이 장악원 노비 동이의 인생도 바꾸게 될 모양입니다. 숙종과의 만남으로 이어졌으니 말이에요. 풍산 동이라, 이제부터 동이를 따라다닐 별명 하나 생겼네요. 
홀로 동이를 두고 온 숙종은 이상하게 마음이 쓰입니다. 당차게 자기 앞에서 꾸지람도 하고 호통을 치는 듯한 어린 계집이 마음에 쓰이지요. 남자 체면이라는 것도 생각나고 말이지요. 어린 여자를 사지에 두고 혼자 피신한 것같아 불편한 마음에 다시 현장으로 가니, 아니나 다를까 동이가 담을 넘으려고 하고 있지요.
군사들을 데리고 와야 할 군관나으리가 다시 오니 동이가 놀라서 묻는데, 대답이 기절초풍할 일입니다. 지나가는 행인에게 말을 전하라 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는 숙종이에요. 동이에게 눈 앞의 한성부 판관 나으리는 직업 의식도 없어보이는 인물로 찍히고 마는 순간입니다. 한심한 양반으로 찍힌 숙종의 굴욕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증거가 담긴 보자기가 연못앞에 있는 것을 본 동이는 담을 넘어 증거품을 가져 오려고 하지요. 그나마 낮은 담장을 찾았는데, 어리바리 판관 숙종 표정을 보니, "담장이 낮은 것과 내가 무슨 상관? 날 더러 어쩌러고?"입니다. "한 번도 담을 넘어 본 적이 없다. 내가 있는 곳은 담을 넘기에는 너무 높았다" 라니 두손 두발 든 동이지요. 동이가 넘겠다고 엎드리라 하니 이제는 숙종이 기가 찹니다. 누구 대신 엎드리라고 할 내관들도 없고 미치고 팔짝 뛸 노릇입니다. 왕이란 자리가 하늘아래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 자리인데, 이거 큰일입니다. 
그러나 "증거들이 다 녹게 생겼는데 이깟 바닥을 피하십니까?" 라고 꾸짖는 동이에게 꼬랑지 내리고 엎드리는 숙종... 이 장면보면서 한참이나 웃었네요. 허리 우두둑 소리에 놀란 토끼눈의 숙종 모습도 귀여웠고, 임금 체면 구기고 땅바닥에 엎드린 모습도 그랬지만, 천한 노비가 임금의 등을 밟고 올라서는 장면은 감히 사극에서 꿈도 꾸지 못했던 파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드라마니까 나올 수 있는 숙종 인생 최고의 굴욕 사건이지 싶어요.
숙종 등을 밟고 담을 넘어 문을 열어주니, 숙종이 남자 체면을 살려보려 하지요. 증거물을 직접 가져오겠다고요. 영 못 믿겠다는 동이에게 뭔가 보여주려던 숙종은, '나 잘했지' 라는 듯 의기양양하게 보자기를 가져오다가 그만 암염을 싼 보자기를 칠칠맞게 흘려 버립니다. 칠푼이 한 사람 추가에요. '그럼 그렇지, 믿고 보낸 내가 잘못이지' 싶은 동이에요. 그런데 큰일입니다. 칼잡이 한놈에게 발각되어 숙종의 목이 날아가게 생겼어요. 위기일발의 순간에 동이가 돌멩이를 날려 칼잡이의 이마를 명중시켜 숙종의 목숨을 구했지요. 그 와중에도 암염 몇 조각과 칼을 챙겨드는 숙종입니다. 하지만 떼를 지어 몰려 온 칼잡이들에게 동이와 숙종은 사면초가에 빠집니다.
"이 놈들을 막을테니 몸을 피하라"는 숙종에게 동이는 "함께 왔는데 그럴 수 없다" 하고, 어느 새 칼잡이들이 숙종과 동이를 에워싸고 말았어요. 칼을 들고 갖은 폼을 잡는 숙종이지만, 동이는 그간의 모습을 보니 칼을 제대로 쓰기나 할지 걱정입니다. "설마 칼도 처음은 아니시죠?"라고 묻는 동이에게, "칼은 쥐어 봤다만 실전은 처음이다" 라는 숙종 말에 또 터졌네요. 그렇지요. 실전은 처음이겠지요. 군주 수업으로 말타기 활쏘기 칼쓰기 다 배웠을 숙종이지만, 따지고 보면 실전은 처음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니까요. 아무튼 순진하리만치 정직하고 귀여운 숙종, 매력덩어리 같습니다.
마지막 엔딩장면에 "내가 치면 넌 도망치거라. 이건 어명이다" 라며 임금임을 밝히고, 칼잡이들을 향해 "난 이 나라의 왕이다"라고 말했는데 칼잡이들 영 믿는 눈치가 아니네요. 마치 "네놈이 왕이면 난 니놈 아비다" 라는 식으로 비꼬는 듯해요. 다행히 지나는 행인이 준 병사동원령 패찰을 받은 서용기에 의해 목숨은 구하겠지만, 동이가 이 어리바리 훈련원 판관이 진짜 임금님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까요? 아직 몰랐으면 좋겠네요. 이 두 사람 은근히 코믹하고 순진스럽게 엮이는 에피소드가 재미있으니 말입니다. 숙종이 동이가 장악원 노비임은 알게 되었으니, 은근히 동이 뒤를 숨어서 킥킥거리며 지켜보는 숙종의 모습, 그리고 동이에게 철없어 보이고 어리숙한 판관으로 찍힌 숙종을 가르치는(?) 재미있는 모습도 조금 더 보고 싶으니 말입니다. 음흉한 능구렁이 대신들을 상대하는 카리스마 작렬하는 모습 이면에, 이렇게 순진스럽고 어리숙한 숙종의 인간적이고 코믹한 모습은 사극에서 만나는 신선함, 그 자체인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숙종의 그런 양면적인 모습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에요. 숙종은 어려서부터 군주교육만 받았을 것은 당연하고, 그러다보니 왕위에 대한 자부심이 넘쳤던 인물이라고 해요. 14세 어린나이에 보위에 올라 서인과 남인의 치열한 당파싸움을 보다보니, 조정에서는 어린 나이의 군주를 무시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철저히 경계를 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반면 나이로는 피가 팔팔 끓는 젊은 군주에요. 군주로서의 스트레스가 왜 없었을까 싶어요. 신하들에게 지엄하지만 궁녀들에게 살인미소를 날리는 행동으로도 숙종이 답답한 조정 분위기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날리는 한 방편이었을 듯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스스로 풍산개라고 하는 천방지축 노비 동이를 보고 숙종은 아마도 임금으로서 하지 못했던 다양한 경험들을 즐기고 싶은 마음도 생겨날 것 같아요. 아직은 사랑이 아니어도, 동이처럼 환한 미소와 당돌하리 만큼 당당한 아이를 숙종은 처음 봤거든요. 그의 곁에 있는 왕비와 후궁은 하나같이 정치와 권력의 냄새가 진동하니, 막 건져 올린 팔팔한 생선같은 동이의 모습이 숙종에게는 숨통 트이는 위안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코믹하면서도 카리스마까지 겸비한 지진희의 숙종, 볼수록 매력적입니다. 장희빈과 명성왕후, 그리고 인현왕후라는 무거운 세력다툼이 드라마 분위기를 무겁게 끌고 갈 수도 있는데, 드라마 메인 주인공들인 숙종 지진희와 동이 한효주가 드라마 분위기를 통통 튀게 하니 감초들의 코믹 장면보다 돋보였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숙종 지진희의 어떤 엉뚱한 매력들이 더 나올지 기대도 크고 말이지요. 지진희 느님, 멋져요.ㅎ
음변의 음모는 일을 꾸민 명성왕후와 서인 정인국의 똥줄타는 냄새와 장옥정이 쾌재를 부르게 될 사건으로 종결될 듯 싶습니다. 어리바리 숙종과 풍산개 동이의 환상적인 콤비가 이뤄낸 탐정수사결과는 동이와 숙종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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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6 11:02




동이 주역들이 5회에서 모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숙종, 훗날 숙빈에 오르는 최동이, 장희빈, 그리고 인현왕후까지 동이를 끌고갈 주연 배우들이 다 등장했습니다. 절벽 아래로 떨어져 생사를 알길 없는 차천수 배수빈만 회생해서 오면 그야말로 주연들이 한자리에 모인다고 할 수 있겠지요. 성인역의 동이 한효주와 숙종 지진희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동이에 대한 호기심은 컸습니다. 그런데 동이 첫회라고도 할 수 있을 5회를 보고 글쎄요,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라고 할까요? 좀 어안이 벙벙해졌어요.
대기업을 이끄는 젊은 CEO 같은 모습의 숙종은 마치 여직원들에게 손흔들며 지나가는 로맨틱 훈남이었고, 동이는 숙종이 거느리고 있는 작은 방계회사 장악원이라는 곳에서 똑소리나지만 어딘지 천방지축인 말단여사원같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첫회나 다름없었던 이번회를 보면서 제가 감을 잡은 것은 제작진의 동이에 대한 방향이었습니다. 동이는 정치이야기는 수박 겉핥기, 역사적 사실은 거짓과 사실 사이에서 적당히 조물거리면서 로맨틱 사극 코믹 애정물로 가자고 가닥을 잡은 듯 보입니다. 새로운 숙종의 모습, 나쁘지 않았습니다. 임금이라고 무조건 근엄하고 무게만 잡을 필요가 있나 싶어요. 임금도 방귀뀌고 볼일 다보고 뒷구멍으로 호박씨도 까고, 궁에 들어 온 모든 여인들이 언제 승은 입어 팔자 고쳐볼까 한다는 것을 모를리도 없고, 은근히 이런 분위기 좋아하는 왕이었다면 요즘말로 어장관리에도 능숙했을 듯 싶네요. 전혀 다른 숙종의 모습이 의아하기는 했지만, 사극에서의 새로운 시도만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지진희가 보여줄 숙종도 매력적일 것 같습니다. 동이를 정통사극의 범주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어긋나기는 했지만요.
동이 역시 조선시대 여인이라고 보기에는 현대적인 느낌이 강했습니다. 장악원 악사 정기 승급시험에서 영달(이광수)에게 "최고!" 라며 양손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주는 모습은, 숙종이 궁녀들에게 손들고 "별일들 없지?" 라며 인사하는 모습이나 별 반 차이없는 현대적인 제스처였으니까요. 퓨전도 아니고 정통사극도 아니고 이 드라마를 어느 범주에 넣어야 하는지...;;;아무튼 새롭고 신선했어요.
동이 5회는 동이와 장악원에 온 지 6년이 흐른 시점에서 출발합니다. 1회 시작이 숙종 7년 1681년이었으니 1687년인 셈이네요. 그런데 극의 진행에 너무 가속도가 붙다보니 중요한 사건들을 건너뛰어 버려 솔직히 어리둥절합니다. 아무리 동이가 주인공이라고는 하지만, 장옥정이 숙종의 눈에 들어 사랑에 빠지는 과정도 생략돼 버리고, 남인과 서인의 당파 싸움 속에서 서인의 손을 들어 준 숙종에 의해 장옥정이 사가로 내쳐지게 된 사건도 한마디 언급없이, 사가에 있는 모습만으로 이 과정을 그려버리니 알맹이없는 드라마를 보는 느낌은 저만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지난 밤 암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었던 해금소리에 마음을 빼앗긴 숙종은 해금을 연주한 악사를 찾으라는 지시를 내리고, 동이를 장악원으로 데리고 온 황주식은 동이에게 잠시 장악원이 아닌 주종소에 나가 일을 하라고 동이를 위기에서 구해주었지요. 장악원 노비가 악기를 만진게 들통나면 동이는 물론 황주식도 무사하지는 못하기 때문이었지요. 
주종소로 동이를 보러 온 영달(이광수)은 불태워지던 파지에서 동이가 가지고 다니던 나비문양 그림을 발견하고 동이에게 전해줍니다. 동이는 과거 장익헌 영감과 같은 손동작을 했던 항아님이 지니고 있던 노리개 그림임을 알아보지요. 그러나 노리개의 주인을 알고 있던 장인은 이미 주종소를 떠난 후였고, 나루에서 배를 뒤져보지만 찾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조정은 궁에 떨어진 커다란 운석으로 장옥정의 환궁에 대해 시끄럽습니다. 검은 운석은 예로부터 나라에 재앙이 있을 거라는 예시라며 조정 안팍이 술렁이기 시작하지요. 운석을 두고 사가에 내쫓긴 장옥정을 불러들이는 것이 재앙이라고 수근거리는 것을 모를리 없는 숙종은, 운석을 잘게 쪼개 조정신하들에게 관자를 만들어 선물함으로써 나라의 재앙을 나눠 가지자며 멋들어지게 응수해 버립니다.
사가로 내쳐진 장옥정이 궁으로 들어오는 날은 명성왕후의 진연(생일잔치)이 있는 날이었지요. 잔치가 성대하게 벌어지고 장악원 악사들의 축하연주가 시작되는 같은 시각, 초대받지 못한 장옥정을 위해 숙종의 지시로 장악원에 남아있던 떨거지 악사들이 숙종이 보내는 연가를 연주하는데 양쪽에서 일이 벌어집니다. 명성왕후의 축하연이나 장옥정 취선당 후원에서 벌어지는 연주가 한마디로 개판이 돼버린 사단이 벌어지고 맙니다. 이름하여 음변, 즉 음의 변고라고 합니다.
나라가 망할 징조라는데, 장맛이 변하면 집안이 망할 징조고 물맛이 변하면 나라가 망할 징조라고 하던데, 음이 변하는 것도 나라가 망할 징조라고 하네요. 이런 사실은 또 처음 듣는일이라 암기해 둬야 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대장금에서 장금이가 괴질이 발생한 이유를 찾는 과정에서 썩은 채소때문이었다는 것을 알아내서 공을 세웠는데, 동이는 음변의 원인을 찾아내서 장악원에 떨어진 불똥을 끄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주인공들은 의학, 상식, 요리, 연주 모두 능한 사람들이니까 말이지요.
사실 이 부분도 억지스러운 설정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네요. 장악원이란 조선 최고의 악사들이 연주하는 곳인데 이들이 과연 음보만 보고 연주했을까 싶습니다. 매일 하는 일이 연주일진대 곡하나 외우고 있지 못하는 악사들을 오늘날 국립국악원에 들어갈 자격을 갖춘 악사들이라고 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대비의 생신축하연을 준비함에 수백번도 연습했을 것 같은데 끼기긱깅 소리를 내버리는 것을 보고는 조금 의아하기도 하고요. 장옥정 처소에서 연주한 어중이 떠중이 악사들은 그렇다고 눈감아 주더라도 말입니다.
음이 어지러워진 것은 모두 장상궁의 책임이라는 명성왕후의 서슬이 시퍼런데, 숙종은 장옥정의 처소를 찾아 사건의 배후를 잡아내겠다며 장옥정에게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줍니다. 장악원 악사들이 줄줄이 추궁을 받고, 동이는 그동안 주종소에서 일했다는 정황을 말하고 쉽게 추궁장을 빠져 나옵니다. 동이는 낮에 장악원 악사들 틈에서 봤던 장상궁이 나비문양의 노리개 주인이며, 손동작을 했던 항아님이었음을 기억해 내지요. 몰래 장옥정의 처소에 숨어든 동이가 막 장옥정에게 다가서려는 순간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당하고 어딘가에 묶여있는데, 그곳에서 주종소에서 봤던 나리가 쓰러져 있음을 발견하게 되면서, 동이와 장옥정의 주위에 또 하나의 미스테리한 사건을 던지며 5회 끝이 났는데요, 예고편을 보니 암행 나온 숙종과의 예기치 못한 인연으로 이어지나 봅니다. 
그런데 동이 5회를 보면서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너무나 억지스러운 설정에서는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명성왕후의 등장부분인데요, 사가로 쫓겨난 장옥정이 다시 환궁하기 전, 명성왕후는 그 이전인 1683년에 병을 얻어 죽었다는 사실입니다. 서인계열의 명성왕후가 남인 계열의 장옥정을 못마땅해 했다는 것은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며, 명성왕후 측의 자작극 '홍상의 변'도 너무나 유명한 정치적 해프닝이었는데, 아마 음변을 황상의 변에 꿰맞추려는 것 같아 보이기는 한데, 이렇게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탐탁지 않네요.
참고로 홍상의 변이란 명성왕후 아버지 김우명이 남인들을 정계에서 몰아내기 위해 꾸민 거짓 사건이었어요. 인평대군의 아들들인 복창군 형제들이 나인들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거짓을 고변했는데 이 사건이 거짓으로 들통나 창피를 산 일이었지요. 이 거짓고변으로 명성왕후의 부친인 김우명이 죽을 위기에 처해지자 명성왕후가 대전 앞에 나가 대성통곡했던 사건은 너무도 유명한 일입니다. 그로인해 복창군형제들은 유배를 가게 되었고, 김우명은 창피함에 화병을 얻어 죽었다고 전해지고 있는 역사실화입니다.

명성왕후가 사망한 이유에 대해서 알려진 바로는 1683년 숙종의 병이 들었는데도 낫지 않자 무당에게 물었다고 하지요. 무당이 숙종이 삼재에 들어 이를 풀기 위해서는 어머니가 삿갓을 쓰고 물벼락을 맞아야 낫는 병이라고 하는 말을 믿고, 홑겹의 치마저고리만 입고 추운 겨울 물벼락을 맞은 후 감기에 걸려 이후 사망했다고 전해지는데요, 아마 현대의학으로 풀어보면 감기로 인한 폐렴으로 사망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죽은 명성왕후를 몇년이 지난 후에 버젓이 살려서 드라마에 등장시키는 거은 너무하지 않나 싶네요.  
동이는 로맨스 사극으로의 방향에서는 성공적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대적이고 유머러스한 숙종 지진희의 모습도 파격적인데다 여주인공 동이도 천방지축 하니를 보는 듯하니 새로운 트렌디 사극 장르라고도 보여집니다. 문제는 이런 새로운 시도가 중장년층의 시청자에게 먹히는 코드인가 인데요, 아무래도 몇회를 더 지켜봐야겠지요.
이번회 숙종과 내관의 대화중에도 중요한 정치적 사건이 있었는데도 가볍게 넘어가 버리는 것을 보면, 동이에서는 치열한 당파싸움의 전모보다는 장악원이라는 새로운 궁중음악 장르와 동이와의 로맨스에 더 무게를 실을 것같아 보입니다. 성균관 유생들이 소위 동맹휴학을 하고 임금을 만나겠다고 데모를 하고 있다는 말에 "임금을 만나러 왔다는데 빈손으로 오지는 않았겠지. 무슨 진상품을 가져왔는지 알아보라"는 농을 건네는 가벼운 모습으로도 보여주었는데요, 성균관 유생들의 시위는 서인이며 노론의 영수인 송시열에 대한 문제를 거론하고 나왔을 겁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송시열에 대한 언급마저도 삼가하는 눈치입니다. 
숙빈최씨 동이가 주인공이다보니 이는 충분히 이해 가능한 전개로 보입니다. 남인과 서인의 싸움은 장희빈과 인현왕후의 배후세력인 남인과 서인간의 치열한 권력다툼이었고, 이 두여인 사이에서 당파싸움을 이용해 왕권을 강화했던 인물이 숙종이었다는 시각에 비추어 본다면, 당파싸움 자체가 드라마 주제가 되어버리면 숙빈 동이가 들어갈 자리가 취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동이의 배후세력으로 검계를 들고 나온 이유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고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숙빈 최씨의 일대기라 드라마로 각색하기에는 억지와 왜곡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역사책보다 드라마가 더 오래 남기도 하는 것을 보면 심한 역사적 왜곡은 삼가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번 음변은 명성왕후와 서인들이 준비한 장옥정 환궁 선물(?)로 준비한 것이었지요. 장옥정이 명성왕후에게 비파를 선물하며 "모든 세상의 뜻은 그대와 내가 함께 알고 있다네"라는 싯귀를 새겨 깐죽거리고 나왔는데, "장옥정의 환궁은 나라가 망할 징조다" 라는 음변음모로 근사하게 답례를 해 준 것같습니다. 하지만 장옥정이 비파에 마치 이런 음모를 알고 있다는 듯이 새겨 넣었으니 명성대비를 중심으로 한 서인들 심기도 불편해 질듯 싶네요. 
명성대비는 시기적으로 이미 숭릉(현종의 능)에 합장되어 있어야 함에도 살아 활개를 치고 있으니, 역사적 고증이라는 부분에서는 큰 실책을 한 듯 싶지만, 이왕 살아 나왔으니 문정왕후와 맞먹을 만큼 무서웠던 명성왕후의 장옥정 죽이기를 계속 지켜볼 수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는 점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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