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반인반수'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3.05.15 '구가의 서' 이승기의 진심, 간절함이 시청자를 울렸다 (7)
  2. 2013.05.08 '구가의 서' 이승기-수지, 이제는 멜로에 발동 걸어야 할 때 (4)
  3. 2013.05.07 '구가의 서' 허접싸가지 이승기, 이보다 매력적일 수는 없다 (12)
  4. 2013.04.24 '구가의 서' 노력파 이승기, 두려움없이 망가진 비주얼 (10)
  5. 2013.04.23 '구가의 서' 이승기의 변신, 분장을 뛰어넘는 반인반수 연기 (3)
2013.05.15 12:11




'더도'덜도 말고 12회만 같아라'였습니다. 몇 장면에서 왈칵 눈물을 쏟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되고 싶은 최강치의 간절한 진심은 태서는 물론, 무형도관 담평준과 이순신 장군을 울렸고, 시청자를 울컥울컥 눈물쏟게 만들었지요.

짐승만도 못한 조관웅과 초야를 치른 청조, 한떨기 여린 꽃이 그렇게 짓밟히고 떨어져 나간 것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격분하게도 만들었고요. 여동생이 짓밟힌 것을 목도한 눈 뒤집힌 태서의 오열은 가슴을 부여잡고 함께 울게 했습니다.

 

심지 굳은 여울의 깍지 낀 손에도 뭉클한 감동으로 눈물이 나고, 이순신 장군과 강치의 독대씬은 감동은 물론 강치에 대한 진한 연민을 느끼게도 했지요. 태서에게 입이 터져가며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맞고 서있던 강치, "내 눈을 보라"는 강치의 진심은 태서의 빌어먹을 암시마저 극복하게 만들고, 강치에게는 진짜 친구가 되었습니다.  

청조를 속량시키기 위해 앞뒤 분간없이 형제같았던 강치의 목을 치려한 태서, 염주팔찌를 빼고 마봉출 일당에게 공격을 당하자, 반사적으로 강치는 신수의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지요.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 경악하는 청조와 태서의 표정에 신수가 되어서도 가슴으로 울고 있던 최강치였지요.

기절한 청조를 데리고 달빛동굴로 간 강치, "저리가, 내가 알고 있는 강치는 너같은 괴물이 아니야", 소스라치게 끔찍스러워 하며 강치를 피해 동굴을 나가버리는 청조,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세상이 무너져 내린 허탈과 슬픔에 울부짖는 강치의 포효가 동굴을 울리고 숲을 울립니다. 동굴에서 포효하는 강치의 괴성이 어찌나 가슴을 아프게 후벼파던지요. 

(*그런데 강치는 반인반수로 변해도 참 매력적이죠? 처음 각성을 못했던 반인반수였을 때는 짐승의 표정이 본능적으로 많이 나왔던 최강치, 지금은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표정은 사람과 더 가까운 최강치지요. 이렇게 섹시터지고 매력적인 반인반수 봤수?라고 묻고 싶을 정도로 멋져서 고민입니다. 반인반수로 변했을때도 그 분위기가 넘 멋져서리...ㅎ) 

 

마봉출 일행이 쓰러져 있는 곳에서 팔찌를 찾아 보지만 보이지 않았지요. 그리고 느껴지는 여울의 냄새, 팔찌를 여울이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지요. 명줄 하나는 길게 타고난 마봉출, 강치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하는데,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래도 살려주고 가는 강치를 보니, 역시 강치는 '사람다운 사람'의 선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었음을 볼 수 있었지요. 정신을 잃고 쓰러진 마봉출이 얼어죽을까봐 모닥불까지 피워두고 간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강치였지요. 옘병할 마봉출, 감동했지? 마봉출이 왠지 아주 밉지만은 않았는데 이제 마음 고쳐먹고 바르게 살아야 혀! 또 배신때리면 그때는 내가 너 죽인다잉! 

팔찌를 가지고 있을 담여울을 만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신수의 모습으로 무형도관으로 갔지만, 강치는 무형도관 무사들에게 포위되고 맙니다. 한동안 한 솥밥을 먹었던 무형도관 무사들에게 자신의 변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눈을 가리는 모습에 가슴이 찌르르 짠하더이다.

담담하게 강치를 맞이하는 담평준, 신수로 변한 강치의 모습에서 20년전 그가 죽인 구월령의 모습을 떠올리지요. '업이로구나', 자신과 구월령과의 업이 딸 여울에게 지어질까봐 염려되었던 담평준, 이순신 장군의 질타에 강치를 담을 그릇이 안되었다는 자책을 하기도 했던 담평준이었지요. 강치의 부모에게 지은 업, 미안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딸 담여울이 강치와 연분이 되는 것만은 받아들이기 힘든 담평준의 심란한 마음이 십분이해되더군요. 

담평준을 당황케 한 이는 놀랍게도 딸 여울이었습니다. 강치를 베는 칼을 막아서는 여울, 흉측한 신수로 변해버린 강치의 곁에 서서 강치의 손을 잡고, 물러서지 않겠다며 깍지를 꼭 끼고 서버린 여울, "인력으로 막을 수 없는 연분"이라는 소정법사의 말이 피부로 전달되는 담평준이었지요.

 

"나쁜 사람은 없다, 나쁜 상황만 있을 뿐이다. 강치도 그래요. 강치도 안좋은 상황에 처한 것 뿐이라고요. 칼을 거둬주세요. 강치가 나빠서 신수로 변한게 아니잖아요. 강치는 잘못이 없어요. 강치 잘못이 아니라고요!". 장하다! 담여울, 기특한 여울이 궁디톡톡톡톡!!!! 

강치를 두둔하고 나섰던 일로 다음날 아버지에게 애교를 떨어보기도 하는 여우같은 여울이이기도 했지요. 감당한 수 없는 인연이고, 사람과 연분이 될 수 없는 아이라는 아버지 담평준의 말에, 전혀 기가 죽지 않고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여울, 왜 강치와 여울이 피할 수 없는 인연이며, 강치를 사람이 될 수 있게 하는 도화꽃에 걸린 초승달 연분인지를 알겠더군요. 신수로 변한 강치의 손을 잡았을때 팔찌가 없어도 강치는 사람의 모습으로 순간 돌아오기도 했지요. 이는 팔찌의 염력보다 사랑과 믿음의 힘이 더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구가의 서만 찾으면 그 녀석도 사람이 될 수 있다잖아요. 그러면 강치의 운명도 바뀔 것이고, 법사님 예언도 바뀌지 않을까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때문에 지금 내 눈앞의 현실을 외면하거나 피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아요. 오히려 그럴 수록 더 당당하게 마주 볼 거예요. 그렇게 살라고 지금껏 아버지가 가르쳐 주셨잖아요", 누가 가르쳤는지(ㅎㅎ) 똑똑하고 야무지다, 담평준 KO패~~ 

딸 여울이에게 두손 두발 든 담평준이지만 강치에게는 소심한 복수를 하는 바람에 강치 머리 핑글핑글 돌아갑니다. 정신 헛갈리게 자꾸 말을 시키는 담여울, 우씨~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군말없이 담평준이 내준 숙제를 하는 강치였지요. 욱하는 성격을 고치기 위함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콩 세고 앉아있는 강치와 강치를 짓궂게 바라보는 여울과 곤, 셋다 귀염귀염~ 

강치가 무형도관에서 나갔다는 보고를 듣고 무형도관을 찾은 좌수사 이순신 장군, 강치의 눈에 서린 분노와 좌절, 슬픔을 보고 있었지요. 형제같았던 태서의 배신, 진심을 다했던 청조가 '저리가, 싫어"라며 돌을 던진 것은 견디기 힘든 슬픔이었습니다. "제게는 유일한 가족들이었던 그들이 저를 버렸습니다".

"몰랐더냐, 언제나 널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너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것을... 사랑하고 아끼기 때문에 상처도 받는 것이지...".

괴물이라고 도망쳐버린 청조, 20년을 함께 형제처럼 오누이처럼 살아왔는데, 강치로 봐주지 않는 그들이 원망스럽고 서운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괴물이라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에 절망하는 강치였지요. "남들이 너를 어떻게 보느냐는 중요치 않다. 네 자신을 네가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지", 상처입은 강치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이순신 장군 앞에서 눈물을 줄줄 흘리고, 꺼이꺼이 울고 마는 강치입니다.  

"이편도 저편도 아닌 반쪽자리 주제에 무엇으로 살고 싶은지 생각해서 뭐하겠습니까?". 강치에게는 사람이 될 가능성도 희망도 사라져 버린 지금, 그 절망속에서 강치의 손을 잡아주는 이순신 장군의 한마디, "이제 너는 무엇으로 살고 싶으냐?".

"사내란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벗 하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정인 하나, 그리고 목숨 바칠 나라 하나면, 그것으로서 최고의 인생이라 할 수 있는 것이거늘... 너를 인간이라 결정짓는 것은 네 몸속에 흐르는 피가 아니라, 네가 어떤 사람으로 살고자 하는 너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이니라. 너는 무엇으로 살고 싶으냐? 무엇으로 살기를 원하느냐?". 

부드럽게 묻는 이순신 장군의 말에는 강치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담겨있었고, 의지를 다져주는 힘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이순신 장군 앞에서 아이처럼 눈물을 흘리는 강치,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렇게 반쪽짜리 말고 온전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흐느끼는 강치의 말에는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간절합이 굵은 눈물보다 강하게 심금을 울리더군요.

가슴으로 운다는 느낌, 절박하고 간절한 바람이 대사 하나하나에도 담겨져 있었지요. 이승기의 감정연기 최고였어요. 가슴 밑바닥에서 치고 올라오는 최강치의 진심을, 간절함을, 절실함을 흐느끼는 대사로 다 담아내더군요. 

그렇게나 지켜주고 싶었던 가족같았던 태서와 청조도 신수로 변한 모습을 외면해 버렸지만, 오직 한 사람 담여울은 그런 강치를 믿고 속사람 강치로만 봐줬습니다.

"너는 어째서 내게 그리도 잘해주는 것이냐?", "너를 위해 뭐든 해주고 싶으니까... 그게 지금 내 마음이니까...". 직설적으로 말하면 '강치 널 좋아하니까, 니가 어떤 모습이든 좋아하니까' 라잖아! 이 둔탱아!

여울의 마음을 알게 된 강치, 짐승의 발톱으로 변하고 피가 범벅된 손을 잡아준 여울, 그 따스한 감촉이, 그 온기가, 그 마음이 강치에게 새로운 바람을 일게 합니다. 굳건한 믿음이 함께하는 사랑이라는 바람으로 말이죠. 아그들아 진도 좀 팍팍 나가자~ 

태서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몸을 내주고 만 청조, 이제는 강치에게도 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되고 말았습니다.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제발로 춘화관으로 돌아간 청조, 그녀는 그녀의 방식으로 복수할 생각입니다. 예기가 되어 새 인생을 살아볼 결심을 하는 청조, 독기서린 청조의 변화가 매섭더군요. '나쁜 쪽으로는 변하지 말아다오, 청조야. 박무솔 어르신의 유언을 금강석처럼 새기고 있는 강치 마음 아프지 않게..ㅠㅠ'.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마저 자결하게 하고 백년객관을 차지한 철천지원수 조관웅, 여동생이 그런 놈과 잠자리를 한 것에 격분한 태서의 오열에 함께 목놓아 울었네요. 자신을 살리기 위해 여동생의 몸을 원수놈에게 바치게 하다니, 그 자책감이 얼마나 태서를 괴롭게 하고 있을까요?

넋이 나간 모습으로 무형도관으로 돌아온 태서, 태서의 눈을 바로 뜨게 한 이는 그가 죽이려던 강치였지요. 태서는 청조를 구하기 위해 강치를 버렸지만, 강치는 그런 태서도 품었습니다. 친구로, 형제로 말이지요.

강치의 속마음이 절절하게 울리더군요. 얼마나 힘들고 외롭고 무서웠을까요? 강치가 정체성의 혼란으로 괴로울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외롭고 무서웠을 것이라는 생각에는 미치지 못했는데, 강치의 말에 그만 왈칵 눈물이 쏟아지더군요.  

"날 봐, 뭐가 무서워서 날 못 봐? 내가 괴물로 변할까봐? 나만 보면 살의가 도는 암시때문이냐? 니가 날 똑바로 봐야 나도 내 모습을 너한테 똑바로 보여줄 것 아니냐!!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내가 지금 얼마나 겁나고 지독히 외로운지.... 나도 누군가와 얘기하고 싶은데... 내가 이런 얘기 터놓고 하고 싶은 이는 너밖에 없는데... 그러니 날 똑바로 쳐다보란 말이다".

태서의 주먹을 다 받아가며 강치는 참고 또 참으며 기다렸지요. 태서가 강치를 봐주기를 말이지요. 친구였던 강치, 형제였던 강치, 백년객관이 하늘이고 세상인 강치, 무엇보다 태서와 청조를 잃고 싶지 않는 강치의 진심을 말입니다.  

주먹을 멈추고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무너져 우는 태서, "그래, 친구는 서로 이렇게 마주보는 거다 태서야!". 으앙, 감동에 눈물 범벅범벅입니다. 사람이 되고 싶은 최강치의 진심, 태서를 잃고 싶지 않은 진심을 200%이상으로 보여준 이승기였습니다. 12회를 보는 내내 "이래도 제가 사람으로 보입니까?"라는 듯 이승기는 반인반수 최강치라는 인물의 감정은 물론, 심리상태에 몰입해 울게 만들더군요. '강치는 꼭 사람이 될 거야, 되어야 해' 라고 외치게 만들더라니까요. 시청자의 가슴을 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이승기 연기, 역시 믿고 보는 승기였답니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박태서 유연석의 연기도 정말 좋더군요. 짠하고 안쓰럽고, 그러면서도 그 심경이 다 이해되고, 브라운관으로 들어가서 어깨를 다독여 주고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심기가 약한 태서를 이용해 조관웅이 청조를 빌미로 또 무슨 해코지를 할지 걱정은 되지만, 강치는 태서를 끝까지 친구로 품겠지요. 이순신 좌수사가 말했던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벗 하나로 말이지요. 둘이 뜻을 같이해 백년객관을 되찾고 조선의 바다를 지키는 데 일조했으면 좋겠군요.

 

그나저나 마지막 엔딩에 충격,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왜인 상단과 함께 온 가마여인의 등장으로 구월령이 깨어났지요. 인간에 의해 배신당하고 천년의 삶을 버린 그 원한이 시뻘건 눈동자에 담긴듯 해서 소름이 쫙 돋더군요. 구월령과 최강치가 맞서게 되는 건가요?ㅜㅜ 

가마여인은 윤서화가 분명해 보이네요. 윤서화는 어떻게 목숨을 구했던 것일까요? 아마 산사나무 단도로 조관웅의 얼굴을 그어버리고 죽이려던 그날, 그자리에 있던 왜인상단의 단주가 윤서화를 일본으로 데리고 간 것으로 짐작은 되지만, 윤서화가 정확히 누구편일지 궁금궁금하군요. 오직 조관웅에 대한 복수심 하나로 살아왔을 윤서화, 그녀의 등장은 최강치의 운명을 또 어떻게 바꿔놓을지.... 궁금지수, 기대지수 팍팍 상승하고 있는 있는 구가의 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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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8 11:29




그림 족자 뒤에 숨어있던 강치와 여울,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는 여울을 부축하려다 그만 여울의 가슴에 손을 얹고 만 강치, 그 뻘쭘함과 민망함은 멀리감치 떨어앉은 어정쩡한 자세로 이어졌지요.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게 담군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장난을 쳤던 강치, '도대체 내 손이 뭔짓을 한거야' 한대 쥐어 박아보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었습니다. 크하하.

 

눈치만 슬슬 살피던 강치, 여울의 몸상태가 좋지 않음을 보게 되지요. 오한으로 몸을 떨고 있는 여울에게 외투를 벗어 걸쳐주는 매너~. 그리고 여울의 팔에 난 상처를 보게 되었죠. 신수로 변한 강치때문에 촛대에 긁힌 상처의 염증이 심했지요(지난 글에 강치의 발톱에 긁혔다고 했는데 바로잡습니다).  

파상풍의 징조가 보이는 여울, 계속 담군이라고 부르는 둔탱이 강치에게 정신이 혼미해져 가면서 이름을 가르쳐 주지요. "여울이.. 여울이라고, 내 이름". 그제서야 어린 시절 들개에게 물릴 뻔한 여자아이를 구해준 일을 생각해 내는 강치, 관군에게 쫒기고 있을 때도 그를 도와준 청조의 환상이 실은 여울이었음을 알게 되는 강치, 여울과의 인연은 비로소 의미로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신수의 정령이 여울의 상처에 깃드는 것을 본 강치, 자신의 피가 여울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손바닥을 그어 자신의 피로 여울의 파상풍을 치료했지요. 자연치유력이 있는 신수의 피가 효험이 크더군요. 그런데 몇방울이면 될 피를 한사발이나 나올 정도로 손바닥을 그었느냐? 강치야... 손가락 끝을 조금 베어도 되겠더구만... 그래도 터프 강치, 역시 남자다잉! 사람의 목숨을 귀히 여기고 지키려는 마음이 있는 한외모가 어떻든 사람 최강치여!! 

여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번개처럼 달려오는 곤(중요한 순간마다 득달같이 나타나는 곤때문에 조금씩 짜증나려고 하는 중임! 주인공들 멜로가 광속질주해도 모자랄 판에, 곤은 곤대로 꼭 중요한 순간에 나타나 분위기에 초를 치고, 춘화관에 있는 청조에 대한 연민을 자꾸 강조하는 바람에 어느 쪽 러브라인이 주 라인인지 헛갈리고 있는 중입니다ㅠㅠ).

***짧은 잔소리:수지 머리는 묶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사극복장과 어울리지 않는 찰랑거리며 풀어헤친 머리는 영;; 천둥벌거숭이같은 헤어스타일로 변한 곤 머리도 무사느낌과는 거리감이;;

 

여튼 여울은 곤이 무사히 데리고 빠져나가고 강치는 공달선생과의 내기에 승부수를 던졌지요. 억만과 아버지 최마름의 도움으로 곡식 가마니로 조관웅을 유인한 강치, 은자궤짝은 휘장 뒤에 차곡차곡 쟁겨 쌓여있는 것도 모르고 좌수영으로 달려가게 시간을 벌었지요. 

 

묘환주로 조관웅을 춘화관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려던 천수련의 계획은 틀어졌지만, 천수련 역시도 담평준의 무형도관과 관계된 인물임이 암시되었지요. 담평준의 표식이 그려진 봉투, 그들은 같은 조직원이더군요. 천수련이 난을 치는 모습에서 난에 해당하는 사군자 중의 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얼핏 들더라고요.

잠에 취하는 약주를 먹고 정신이 몽롱한 조관웅, 청조에게 그 더러운 손을 대고 입술을 가져가 심장 쪼그라들게 놀랐습니다. 아니 묵사발이 되게 패주고 싶어지더이다. 청조의 모습에서 윤서화를 떠올리는 조관웅, 딸같은 윤서화에 이어 손녀같은 청조에게 까지... 이런 사람같지 않는 놈은 요즘 세상이라면 전자팔찌를 채워야 하고, 당시라면 좀 험한 말이기는 하지만 거시기를 짤라 버렸으면 싶더군요. 조관웅(이성재)이 처음에는 나라를 들었다 놨다할 정도의 악인이라는 예상을 했는데, 어린 여자들에게 힐끔병이 있는 찌질이 추잡놈으로 변질되는 것같아, 이 캐릭터 악역에 손질이 좀 필요할 듯 합니다.  

그나저나 은자 5천냥을 눈앞에서 잃은(그 놈 것이 아니었으니 잃었다는 표현이 맞지는 않은 듯 보이지만) 조관웅이 정식 기녀가 되기 전에는 눈으로만 보겠다는 약속을 바로 버리고는 청조의 초야를 치루게 하겠다고 하니, 이를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두 눈 뜨고는 못보겠는데, 청조가 짐승만도 못한 조관웅에게 유린당하게 하면 작가님 미워할 거에욧!!

 

박무솔의 비밀 은자가 공명관 지하방에 숨겨져 있었다니, 이게 꿈이냐 생시냐!! 눈썹이 휘날리게 공명관으로 돌아온 조관웅, 수하로부터 보고를 들으면서 조관웅이 얼마나 웃었을지를 생각하니 고소합니다 그려. 5천냥 노다지를 깔고 앉아있었구나...싶었을테니 말이죠.

은궤가 가득한 비밀방, 그 감격의 순간을 혼자 맛보려던 조관웅의 표정이 우째 똥씹은 표정이었지요. 은자는 커녕 엽전 한 푼 없는 지하 비밀방을 보고는 망연자실 허망한 표정의 조관웅, 쌤통이다! 

조관웅의 눈에 띈 것은 곡식 가마니 두어개, 그러고 보니 백년객관을 들어서면서 군량미라고 실어내가던 가마니 수레가 수상쩍은 조관웅, 좌수영으로 찾아가 쌩짜를 부리다가 된통 혼만 나고, 강치의 썩소에 얼굴이 흑빛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눈앞에서 좌수영 군영으로 들어가고 있는 은자 5천냥, 그자리에서 화병으로 죽어도 이상할 것 없을 큰 한방, 아~~~주 통쾌한 강치의 완승이었습니다. 조관웅이 텅빈 지하방에서 광분의 콧바람 쉭쉭 내품는데, 고놈 모습보니 깨소금이더이다ㅎ. 강치, 머리도 쓰고 제법이다. 궁디톡톡!! 

 

이순신 장군의 피끓는 심정의 연설에도 뉘우침이나 생각따위는 없는 놈이라 귀를 기울이지 않는 천하에 몹쓸 버러지만도 못한 놈이었지요. 이순신 장군의 일장연설, 감동으로 가슴 뭉클하게 하더군요. 유동근의 묵직한 무게감이 주는 힘, 대사에 실린 충정심은 이순신 장군의 올곧은 충정심을 안방까지 그대로 전달하더군요. 무한존경합니다, 이순신 장군님!!! 

 

"본디 군대의 목적이란 전쟁을 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지는 것이 그 첫번째이며, 불행히도 전쟁이 일어났을땐 적을 막아내 나라를 지켜내는 것에 있지요!! 그 꿈을 이뤄보고자 이렇게 불철주야 애를 쓰고 있습니다!!!". 

군량미 가마니를 칼로 들쑤셔 곡식이 흩어지는 것에 가슴 아파하는 이순신 장군, 땅에 떨어진 곡식은 흙을 털어 한톨도 버리지 말고 자신의 식량으로 삼으라는 말이 가슴 찡해지더군요. 억울한 모함으로 백의종군을 하면서도 오직 조선의 바다를 지키고자 하는 우국충정심 하나로 조선의 바다를 지켜낸 이순신 장군, 백성의 땀과 노고 역시도 헛되이 버리지 않으려는 애민정신, 이순신 장군은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모자라는 우리의 영웅이십니다!!

 

공달선생의 내기에 1승을 올린 강치, 공달선생의 내기보다 거북선을 제조할 군자금을 회수했으니, 허구의 드라마 상이지만 강치는 조선의 바다를 지키는 큰 일에 일조했습니다. 공달선생이 증표로 가져오라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했었는데, 이순신 장군의 관모를 하루만 빌려 써보는 것이었더군요. 

약속이니 지키겠노라 쾌히 관모를 내준 이순신 장군, 공달선생이 이순신 장군의 관모를 써보는 것이 평생 소원중 하나라고 했을만큼, 이순신 장군이 백성들에게 얼마나 존경을 받았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공달선생 좋겠습니다, 이순신 좌수사 영감의 관모를 손으로 만져보고 써보다니 길이길이 남을 가문의 영광이로소이다ㅎ.

그런데 은자 5천냥을 무사히 회수한 큰 공을 세우고도 강치의 바람이 너무 순박해서 사랑스럽더군요. 닭한마리!가 전부였으니 말입니다. 행복하게 닭다리를 뜯는 강치 귀염귀염, 쓰담쓰담^^ 

 

그나저나 암시에 걸린 태서(유연석)때문에 무형도관에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이 감지되어, 이런 평화로운 시간도 곧 끝나갈 것같아 불안불안하더군요. 칼을 들고 백년객관으로 간 태서, 얼마전까지도 아버지랑 어머니, 청조가 함께 살던 집을 보는 마음이 어떠했을까요?

태서 역시 목숨을 걸고 강치와 여울을 구하려 했지요. 조관웅의 수하를 상대하면서 시간을 벌고 수하들을 유인하는 등, 은자회수 작전에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빌어먹을 암시라는 것이 뭔지, 조관웅의 수하를 칼로 베지 못하는 태서였지요. 

그러나 유약한 태서를 이용해 조관웅의 간악함을 치를 떨게 만들었지요. 무형도관과 박무솔의 은자 5천냥의 용도, 그리고 좌수영과의 관계에 대해 알아오라고 태서를 협박하는 조관웅, 춘화관에서 모멸을 당하는 청조의 모습을 보여주고 청조를 취할 것이라는 말에 온 몸에 힘이 빠지고, 누이동생을 데리고 나오지도 못하는 처지에 눈물만 흘릴 뿐입니다.

 

눈을 가리고 강치 앞에 나타난 태서, 무릎을 꿇고 청조를 구해달라고 부탁합니다. 태어나서 누구 앞에서도 무릎을 꿇어본 일이 없었을 태서, 동생을 구하기 위해 강치에게 무릎까지 꿇고 부탁해야 하는 심정은 얼마나 참담할 것이며, 청조가 걱정되어 얼마나 애가 탈까요? 무릎꿇은 태서를 보면서 왈칵했습니다ㅠㅠ

 

그런데 말이죠. 태서를 보면서 암시라는 것을 설정한 점을 골똘하게 생각하게 만들더군요. 태서는 눈을 가리고 강치를 보면 살기가 끓어오르지는 않는 상태지요. 강치가 아버지를 죽였다는 환술에 걸려있으면서도, 눈으로 강치를 볼 때만 죽여야 할 원수로 인식한다는 것이 영 납득이 안가서 말이죠.

아마도 숨은 의미는 강치의 반인반수 모습과 연관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들어요. 눈으로만, 사람의 외양만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을 꼬집는 숨은 의미인듯도 하고, 반인반수임에도 누구보다 사람다운 따뜻함과 은혜를 알고, 큰 욕심부리지 않는 강치가 가진, '사람다움의 본성'을 보라고 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지요. 

청조를 구해달라는 태서의 부탁에 강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강치가 청조를 데리고 나오려한 적은 있었지요(8회분에서). 그러나 강치의 손을 뿌리치고 춘화관을 떠나지 않겠다고 한 청조였습니다. 아버지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고 당당하게 데리고 가라면서 말이죠.

청조를 춘화관에서 데리고 나온다면 추포꾼에게 뒤쫒길 것은 자명한 일이터이고, 청조 역시 춘화관에 남겠다는 뜻을 굽히지는 않을 듯은 보이더군요. 천수련이 그랬지요. 인내하고 참아내라고 말이죠. "기회다, 억울하고 분한 수모와 모멸감을 되갚아 줄 기회, 살아있어야 그런 기회도 오는 것이다". 예기가 되라는 천수련의 말에 심경의 동요를 보이기도 했던 청조이기에, 혹이라도 강치가 춘화관으로 간다고 해도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역모의 누명을 쓰고 옥사에 갇혀있으면서도 백년객관의 하인들에게 울지말라고 다부진 모습을 보였던 강단있는 청조이기도 했으미 말이지요.

 

그런데 구가의 서 10회가 되도록 청조와 강치의 감정선만 너무 애틋한 그리움에 치중하고 있어, 정작 담여울과의 러브모드는 진전이 없는 것이 좀 답답스럽군요. 굼뜬 멜로라인에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네요.  

담여울 수지가 강치바라기를 하고는 있지만, 수지는 아직 감정을 표현하는 연기가 미흡해 달달 덜컹의 감정을 많이 전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요. 감정선을 이끄는 능력이 좋은 이승기가 아무래도 리드를 해야 하는데, 청조에 대한 감정이 더 큰 강치이기에 여울과의 멜로는 아직은 밍숭스럽지요. 그러다보니 어느쪽이 주 멜로라인인지 헛갈리기도 합니다. 강치와 여울이 운명적인 연분인데, 첫술에 배부를 수만은 없지만, 두 사람의 관계에도 모락모락 김이 좀 났으면 좋겠군요. 이젠 강치와 여울에게 벌렁벌렁 두근두근하고 싶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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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7 10:21




볼 때마다 쪼매(?) 거슬렸던 5:5 가르마에서 탈피한 최강치(헤어스타일 안바꿔주면 한마디 하려고 했어요ㅎ;;), 코믹과 멜로, 속사포 무대뽀 대사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는 이승기의 매력이 풀풀 넘쳤던 구가의 서 9회였습니다.

최강치라는 인물에 완벽 빙의된 이승기는 물을 만난 물고기마냥 연기는 물론, 넉살좋은 코믹 몸연기까지 최강치라는 반인반수에게 하트뿅뿅하게 만드는군요.

 

더 킹 투하츠에서 장인어른으로 나와 구수한 북한사투리를 구사했던 분이 공달선생(이도경)으로 나와 강치를 여기저기 멍투성이로 만들었지요. 공달선생, 일명 죽달선생이라고도 불린다는 무형도관 사군자의 한 사람으로 무술 고수인 이 분 포스도 장난이 아니더군요. 강치의 정체를 한 눈에 꿰뚫은 공달선생은 겉으로는 강치를 구박하는 것 같은데 강치를 좋아하는 것 같죠? 

 

"이럴려고 널 구해낸게 아니야. 겨우 그딴 암시에 걸려 허우적 거리는 널 보려고 한노형님이나 청조가 목숨걸고 널 구해낸 게 아니라고! 그러니까 이겨내!! 네가 칼로 찌르든 아니든 난 절대로 널 피하지 않을 거니까!!!", 암시에 걸려 강치만 보면 죽이려 달려드는 태서를 피하지 않겠다는 강치의 말을 밖에서 듣고 있던 공달선생이 강치의 담력과 사람에 대한 마음가짐의 근본을 갖춘 것에 믿음직하게 여기는 듯 하더군요. 이순신 좌수사와의 관계가 돈독하다는 증표를 가져오라는 내기는 백년객관 은자탈환 작전 거사에 투입시키려는 빌미였을 뿐이었고 말이지요. 

 

무엇보다 큰 최강치의 매력은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그 절박한 이유때문일 것입니다. 아들처럼 아껴준 박무솔 어르신에 대한 보은심과 청조와 태서에게 백년객관을 찾아줘야 한다는 간절함은 그에게 사람이 되고 싶은 절대의지가 되고 있습니다. 가장 소중한 사람들, 그들은 강치에게 가족이니까요.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자 이유인...

춘화관에서 데리고 나가려는 강치의 손을 뿌리친 청조, 아버지의 누명부터 벗기고 오라는 말에 그냥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강치, 그 이름만 들어도 오독오독 잘근잘근 씹어버리고 싶은 조관웅을 죽이는 것이 강치의 절대 목표가 되었습니다.

 

백년객관 공명관 방바닥에 빗자루를 박아버린 강치를 보기좋게 조관웅에게 한 방 먹이고 구해온 이순신 좌수사, 강치의 무모한 행동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변수가 되었음에 강치에 대한 믿음도 강해져 갑니다. 강치가 방바닥에 구멍을 내지 않았으면 공명관 지하 비밀방에 숨겨져 있는 거북선을 만들 군자금 은자 5천냥을 회수해 올 방법이 없었으니 말이죠. 

강치를 믿느냐는 담평준(조성하)의 물음에 이순신(유동근)의 대답에는 이 드라마의 주제가 함축되어 있었지요. 강은경 작가가 반인반수 최강치와 인간같지도 않은 나쁜 놈 조관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사람에 대한 질문말이지요.

"사람이 되고 싶다지 않습니까? 사람이면서 사람이기를 포기하는 이들이 넘쳐나는 세상이지요. 팀욕과 거짓이 당연해지고, 부정부패와 모함이 떳떳해져 가는 세상이고, 그런 부조리한 세상에서 여전히 사람되기를 진정 소망하고 꿈꾸는 아이입니다. 과연 그 아이가 꿈꾸는 사람이란 무엇인가, 궁금하지 않습니까?". 

 

사술의 암시에 걸린 태서의 칼에 찔려 사경을 헤매면서도 강치의 꿈은 소박한 행복에 있었습니다. 백년객관의 식구들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어머니 윤서화의 강치에 대한 소망처럼 말이지요.

강치의 아버지 구월령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이유였던 윤서화의 한순간의 배신으로 사람이 되지 못했지만, 강치의 곁에는 강치에 대한 연정과 보은의 마음으로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라는 소정법사의 운명의 예언을 무시하면서 까지 강치를 선택하려는 담여울이 있기에, 강치와 여울의 사랑은 희망적입니다. 

 

강치의 생사에는 개입하지 말라는 소정법사의 충고를 무시하고 강치의 팔찌를 빼버린 여울, 눈 앞에서 강치가 죽어가는 것을 볼 수 없었던 여울이었지요. 그것이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강치를 그냥 죽어가게 할 수 없었던 여울, 강치 팔의 흉터는 여울을 지키다가 생긴 흉터들이었습니다. 그런 강치를 어떻게 그냥 죽게 내버려두겠느냐고요.

 

신수로 변한 최강치가 상처가 자연치유되는 것을 봤었던 여울은 칼에 찔린 강치의 자연치유를 위해 신수가 되는 것을 막는 염주팔찌를 빼버리지요. 신수로 변한 강치의 공격본능에 팔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은 여울은 강치를 온순하게 만듭니다. 여울의 말에 반응하는 최강치, 아마도 그 때 이후로 강치의 의식에는 담여울이 자신을 반인반수가 아닌 사람 최강치로 믿어주고 싶어한다는 것이 박혀있는 듯합니다. 필연적인 인연이고 연분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는, 최강치를 사람으로 보는 담여울의 마음의 눈을 신수 최강치도 느끼는 듯 합니다. 

여울의 말에 온순히 팔찌를 다시 차는 강치, 신수의 모습은 사라지고 기운없이 여울에게 픽 쓰러지고 말지요. 이 모습을 본 곤의 질투에 빵 터졌습니다. 사람들에게 강치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붕대를 감는 여울을 돕고는 강치를 방바닥에 패대기를 쳐버리고 가는 곤때문에 말이죠. 만나기만 하면 으르령대는 강치와 곤의 멱살잡이, 이제 담군 담도령이 남자가 아닌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왜 그렇게 곤이 강치만 보면 날카롭게 뾰족해져 있는지도 알겠군요.ㅎ 

 

무형도관으로 온 첫날부터 시작된 강치의 수난, 암시에 걸린 태서의 칼만으로 강치의 수난은 끝나지 않았지요.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진 부엌 총대장 공달선생의 강치 괴롭히기가 이만 저만이 아니니 말입니다. 딸랑 죽 한사발과 간장 한 종지만이 올려진 상을 받고 부아가 치민 강치, 부엌에서 공달선생이 닭한마리를 뜯고 있는 것을 보고는 눈이 뒤집히지요.  

"보나마나 쪼잔의 극치에 고리고 비리고 꼬장꼬장한 양반', 망할 영감탱이(ㅎㅎ)때문에 강치 꼴이 말이 아닙니다.  첫대면부터 공달선생 뒷담화에 열을 올린 강치, 딱 걸려버렸지요. '이런 녀석은 매가 약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고, 빗자루로 여기저기 얻어터지고 급기야 "이런 허접 싸가지를 누가 주워왔느냐"에 강치 완패입니다. 

빗자루를 뺏으면 닭을 주겠다는 말에 덤벼보지만 근처에도 못가고 여기저기 얻어터지기만 했으니, 모냥 무지 빠지고 있는 최강치지요. 매와 덤으로 놋그릇 반질반질 윤나게 닦는 일까지 공달선생에게 쓸데없이 덤볐다가 깨개갱 얌전히 꼬랑지를 내리고 마는 강치, 귀여운 녀석! 공달선생에게 얻어터지는 것도 왜캐 귀여운지ㅎㅎ. 

공달선생이 건 내기에 전투력 상승된 강치, 구들장을 고치는 인부로 위장해서 아무 것도 모른채 은자탈환 거사에 투입되었지요. 공달선생이 가져오라는 증표가 뭐였는지, 강치가 가져갈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보다 심히 허억하게 만든 사건이 발생했으니, 담여울의 정체를 알게 된 것이었지요.

불시에 닥친 조관웅의 수하때문에 그림 뒤에 숨어있던 강치와 여울, 중심을 잃은 여울을 부축하려고 손을 뻗었는데... 뭐시여 시방!?.. 왠지 나쁜 손이 된 것같은 이 이상한 기분은? 이 녀석 뭐야? 남자의 것이 아니여...에고고 부끄부끄 민망민망, 담군이 남자가 아니었어!!!? 

 

그동안 담여울을 남자로만 알고 있었던 최강치, 여울을 남자라고 생각했기에 오래전 들개에 물릴 뻔한 여울도, 왕거미를 무서워하는 것을 여울이 알고 있는 것도 연결을 시키지 못했었던 강치, 담여울에 대한 감정도 급진전할 것임이 예고됐습니다. 불쌍한 청조는 새로운 꿈을 이루기 위해 강치에 대한 마음도 접을 듯이 보여서 강치-청조 라인의 애틋함은 큰 걱정은 되지 않습니다.  

 

몸팔고 술따르는 기녀가 아니라 안방규수로 정해진 여자의 인생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꿈을 이루는 청조의 인생을 살라는 천수련의 말은 청조의 인생을 새로운 길로 이끌게 될 듯해서 말이죠. "예기가 되거라. 예기가 되어 네 인생을 다시 살도록 하거라, 청조야". 여자에게 꿈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청조, 여자이기에 꿈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던 청조에게는 신세계가 열린 것과 같은 말이었을 겁니다. 조선 최고의 오고무 실력을 가진 천수련이 청조에게 북춤을 전수할 듯으로 보이는데, 청조의 다부진 성품은 황진이 못지 않은 예기의 탄생을 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강은경 작가의 꿈을 담아내는 여성관이 마음에 들더군요. 여자로서 무예를 익히고 나라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는 담여울이나, 비록 관기로 떨어진 청조지만 예기가 되어 새로운 꿈을 꾸게 한다는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여성의 모습을 담고자 하는 것이 말이죠.

담여울이나 청조나 반인반수 최강치나 어쩌면 모두 같은 질문의 선상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자이기에 무사가 될 수 없다는 편견을 깬 담여울, 반가의 여식으로 정해진 법도에 따라 사는 것만이 여자의 길은 아니라는 천수련(정혜영)의 말은, 성별을 떠나 사람만이 꿀 수 있는 '꿈'을 말하기에 말입니다. 의식이 혼미한 최강치의 꿈속에서 태서가 꿈이 뭐냐고 물었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연결되는 것이었고 말이지요.

 

그나저나 이제 담여울이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된 최강치, 여울의 중요한 곳을 실수로 손을 대고 말았으니 담여울을 보는 마음도 큰 변화가 있겠지요. 땀을 흘리며 열이 펄펄 끓는 담여울이 실은 신수로 변했던 자신의 발톱이 낸 상처의 염증때문이었음을 알게 될텐데, 강치를 살리기 위해 신수에게 공격당할 위험도 목숨을 걸고 감수한 여울에게 연정이 샘물솟듯 생기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강치의 첫사랑 청조에 대한 마음을 어떻게 끊어낼지, 예기로서 새 인생을 살려는 청조가 먼저 마음 정리를 할 듯은 보이는데, 실연당한 강치 마음 여울아, 잘 다독여줘~~

수지의 연기도 점점 나아지고 있고, 무엇보다 강치와 여울의 두근두근 펼쳐지게 될 멜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구가의 서 9회는 이승기의 쇼 퍼레이드라고 해도 될 정도로 최강치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쏟아낸 회차였습니다. 반인반수로 변한 섬뚝한 괴물연기에서부터 수지와의 알콩달콩 티격태격 신, 그리고 괴팍스런 공달선생과의 코믹하면서도 코믹에만 치우치지는 않은 연기의 합이 잘 어울렸습니다.  

 

더 킹 투 하에서는 이재하라는 뺀질이 재수뿡 왕자캐릭터를 초반부 밉살스럽게 잘 표현했었던 이승기, 구가의 서 최강치라는 인물은 박태서의 말대로 한 번 고집을 부리면 사방팔방 불통인 성격을 잘 표현하고 있더군요. 배고픈 것을 참지 못하고 부들부들 떠는 단순함마저도 머리보다는 몸이 더 빠르게 살아왔던 백년객관의 다혈질 최강치라는 인물에 딱이었습니다. 이순신 장군과 태서, 담평준을 대할 때는 진중하게, 청조를 생각할 때는 애틋한 후회로, 담여울과 공달선생과는 울끈불끈 화내는 귀여운 강치까지 이보다 매력적일 수는 없는 이승기의 최강치입니다.

어느 캐릭터든 다양성이 있기 마련인데, 중요한 것은 인간이 가진 심성의 다양성을 기복이 심하게 그리지 않는 것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핵심입니다. 최강치라는 인물처럼 감정의 기복이 심한 캐릭터는 연기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반인반수라는 자신의 정체성만으로도 머리가 뽀사질텐데, 아들처럼 아껴준 박무솔 어른의 죽음과 조관웅에 대한 복수, 관기가 되있는 청조를 구해 오지도 못하는 답답함, 친구이자 형제같은 태서의 칼부림 충격, 그동안 최강치로 살아왔던 물색없고 욱한 성격, 박무솔의 죽음과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순간을 기점으로 정신과 육신이 분해돼 버린 듯한, 미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심경이 복잡한 캐릭터가 최강치라는 인물이죠.  

그런데 이승기는 최강치라는 복잡한 심리를 가진 캐릭터마저 최강치의 그때그때 감정에 간극없이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하더군요. 드라마 회차가 늘어나면서 발견되는 이승기의 새로운 모습은 드라마에 깨알재미까지 더하는 여유가 느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믿고 보는 연기자가 된 이승기, 연기에서 여유가 느껴진다는 것은 배우로서 좋은 발전이며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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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4 12:48




끊어져 버린 팔찌와 함께 야수의 모습을 드러낸 최강치,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담여울은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손톱이 자라나고 머리 끝부터 달라져 버린 반인반수 최강치의 모습은 실로 충격이었습니다.

이승기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구월령과 윤서화의 아들 반인반수 최강치가 있었을 뿐입니다. 진짜 괴물같아서 저도 모르게 헉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분장과 연출의 효과보다 이승기의 리얼한 야수 표정에 심히 놀라고, 한편으로는 꺼려할 수도 있었을 캐릭터를 선택한 이승기의 연기도전에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박무솔의 죽음은 6회 도입부에서 강치에게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부연설명하는 장면이 더해져 슬픔이 배가 되어 꺼이꺼이 울었네요. 업둥이라고 놀림받은 강치가 동네 친구들과 싸움을 일삼자 박무솔이 강치에게 말했죠.

"강치야, 난 그래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네가 그때 강가에 떠내려 오지 않았다면 내가 널 만날 수 없었을테니... 혈연뿐만 아니라 마음으로 이어진 관계 또한 가족과 다를바 없다. 마음만으로 치자면 넌 내게 아들과도 같아".

업둥이라고 놀린 동네 꼬마아이들에게도 박무솔은 점잖게 꾸중하기도 했지요. 강치를 놀리는 것은 곧 박무솔 자신을 놀리는 거라 간주할테니 놀리지 말라고 말이죠. 

죽어 가면서도 강치에게 다치지 않았느냐고 물어주는 박무솔, "잊지말거라, 넌 내게 아들과 똑같아. 우리 태서와 청조를 지켜다오", 하늘과도 같았던 박무솔이 칼에 맞자 분노로 야수본성이 나오기 시작한 강치, 그를 막아선 이는 소정법사였지요.

거센 회오리 바람과 함께 순신간에 사라져 버렸지만, 사라진 강치로 인해 박무솔 피살사건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바로 가루로 뽀사버려도 모자랄 것 같은 나쁜 놈 조관웅의 간교함으로 말이죠. 강치를 박무솔을 죽인 범인으로 몰아 현상금까지 건 이놈의 배포는 간이 배 밖으로 나오다 못해 순대랑 놀자고 활개를 치고 다니는 수준이군요.  

 

백년객관을 떠나지 못하는 박무솔의 시신, 살아서 정승판서가 부럽지 않았던 백년객관의 관주 박무솔이 역모의 누명을 쓰고 멍석에 말아 나가는 장면은 눈물없이 보기 힘들었습니다. 그의 또 다른 아들 강치를 보지못하고 나가는 수레는 가족들이 밀어서야 겨우 움직였을 뿐이지요.

현장에서 박무솔이 조관웅 수하의 칼에 찔려 죽은 것을 목도한 이들이 한둘이 아니거늘, 세상 의지하고 사는 이라고는 박무솔 어르신과 청조에 대한 순정밖에 없는 강치를 살인범으로 몰아세운 조관웅, 사건의 정황을 모르는 저잣거리 여수 고을사람들에게 박무솔을 죽인 파렴치한 놈으로 몰렸으니 강치의 앞날이 험난하기만 합니다.

 

열흘만 동굴에서 조용히 지내라는 소정법사의 경고를 무시하고 백년객관으로 내려간 강치, 20년전에 자신을 버린 부모에 대해서 알고 싶지 않다고 버려진 아픔을 내비친 강치였지요. 지켜야 할 가족이 있다며 눈물을 머금은 강치, 부모에게 버림받고 업둥이로 살아야 했던 강치의 픔을 소정도 모르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비밀을 누설하면 강치가 사람이 되지 못하나 보더군요. 강치의 생모 윤서화의 마지막 유언, 사람들 속에서 온전한 사람아이로 자라게 해달라는 유언을 말해주지도 못하고 소정법사의 속만 새까맣게 타들어 갈 뿐입니다.

속이 또 타들어가는 인물이 있지요. 목숨을 두번이나 구해준 강치, 그가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행적이 묘연해지자 강치를 찾아나선 담여울입니다. 추격꾼에게 들킨 담여울을 또 구해준 강치, 가까이서 본 담여울의 고운 얼굴에 머쓱한 농담을 건네보는 강치였죠. 담도령이 아니라 담낭자인데 강치가 담여울이 여자라는 것을 알면 이쪽 커플의 감정선도 변화가 있을 듯한데, 아직은 오매불망 청조뿐인 강치와 청조가 더 애틋해서 전 어느 커플에게 마음을 줘야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네요.   

착한남자에서 강마루 여동생으로 나왔었던 청조 역의 이유비, 사극연기도 잘하고 청조라는 캐릭터를 강하고 야무지게 잘 그려가고 있어서 이쁘게 보고 있는 중입니다. 박태서 역의 유연석도 연기가 좋아서 구가의 서에서 가능성있는 젊은 연기자들을 발견한 기쁨까지 함께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백년객관으로 내려간 강치는 하루아침에 쑥대밭이 돼버린, 집이자 그의 세상이었던 백년객관의 모습에 망연자실합니다. 매일 사람들이 북적대고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백년객관을 생각하며 눈물짓는 강치, 반드시, 기필코 그놈 모가지를 자기 손으로 따버리겠다고 결심하지요. 

청조와 백년객관 식구들을 구출하러 관아에 잠입한 강치, 관기로 끌려가게 된 청조를 구하고자 하지만, 다음날 참수형에 처해지는 오라버니 태서를 먼저 구해달라는 말에 무거운 발걸음을 돌리죠. "기다려, 반드시 데리러 올게", 청조의 이마에 약속의 입맞춤을 해주고 떠나는 강치, 그러나 청조와는 그것으로 이별하게 될 듯하니 불쌍한 청조를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관기가 되어 혹이라도 짐승같은 놈 조관웅의 수청을 들게 되면 어떡하나 조바심으로 제 속이 다 타네요.  

옥사로 달려간 강치는 태서만을 겨우 빼내와야 했지요. 안방마님 윤씨부인이 강치의 우직한 마음을 이제 이해하고 강치를 받아들이는 듯하더군요. 목숨을 걸고 청조와 태서를 지키겠다는 강치의 맹세, 사람인지 뭣인지도 모를 놈의 맹세따위를 어떻게 믿느냐고 찬바람 쌩쌩 불었던 윤씨부인이었는데 말이죠.

어차피 추노꾼에게 쫓길 신세, 차라리 관노로 살겠다는 말에 백년객관의 식솔들 모두 윤씨부인과 함께 하겠다고 옥사에서 나가지 않은 백년객관 하인들, 생전의 박무솔이 아랫사람들에게 어떻게 베풀고 품고 살았었는지를 보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박태서를 박무솔에게 은혜를 입은 적이 있었던 도둑아저씨에게 맡기고 추격꾼을 유인해 산으로 도망간 강치와 여울, 결국 사단이 나고 말았습니다. 강치의 운명을 예고라도 하듯이 끊어진 팔지와 함께 강치의 반인반수 모습이 드러났지요.

강치의 변한 모습을 본 담여울이 그 충격적인 정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걱정이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치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군요. 팔찌가 끊어져 구슬이 흩어지자 몸이 타들어가는 듯이 아프고 죽을 듯이 뜨겁다고 청조만을 애타게 생각하던 강치의 몸이 괴물의 모습으로 변해버렸으니 말이죠. 

포효하는 반인반수 최강치의 모습에 소름이 쫙 끼칠정도로 무섭더군요. 이승기의 분장한 모습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게 했던 이승기의 반인반수 표정연기는, 이승기로서는 훈남이미지를 내려놓는 과감한 도전과도 같았을 겁니다.

연기와 캐릭터를 위해 이승기의 얼굴 컴플렉스(전 컴플렉스라 생각하지 않지만, 이승기는 남들이 입이 크다고 한다고 호탕하게 웃어 넘기는 인터뷰도 읽었는데, 입이 큰 사람이 먹을 복이 있다는 말을 어디서 들었는데 승기씨 신경쓰지 않아도 될 듯 ㅎㅎ)를 최대한 이용하는 모습은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습니다. 

초창기 1박2일에서 찬물에 머리를 꼭 감고 얼굴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던 이승기였었죠. 리얼 야생이지만 배우에게는 이미지 관리라는 것도 중요했을 테니까요.

그런 이승기가 얼굴의 모든 근육을 최대한 일그러뜨리면서 야수를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리얼한 야수의 모습을 위해 비주얼을 포기하는 과감한 도전을 선택했습니다.

 

비가 와도 뛰지 않는 체통이 중요한 양반님네들이야 감정을 드러내는 것도 경박하고 천박하다고 생각했을 시대, 백년객관 업둥이로 자란 강치라는 인물의 자유분방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나오는 반인반수의 동물적인 반사신경을 캐릭터에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더군요.

야수로 변신한 모습 뿐만아니라, 좌충우돌 욱하는 성격의 최강치라는 인물을 그려감에 있어서도 까칠과 장난기, 건방질 정도로 우직한 뚝심과 배짱, 애틋한 가슴앓이, 분노하는 감정의 폭주까지 자연스럽게 이어가고 있는 이승기입니다.

마름의 아들 업둥이라는 신분에 맞게 양반들이 보여주는 사극에서 느껴지는 진중한 무게감은 최대한 줄이고, 그러면서도 자신감과 배짱 두둑한, 요즘말로 하면 짱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했다고 할까요?

 

비주얼의 망가짐에도 연기에 대한 열정과 두려움없는 도전, 이승기는 구가의 서 최강치라는 반인반수 캐릭터를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일 진보시켰습니다. 개성 강한 캐릭터까지 소화할 수 있는 연기 영역을 확장시킨 것이죠. 비주얼의 망가짐을 두려워 하지 않는 이승기, 노력하는 자의 땀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이승기를 통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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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3 14:12




"잊지 말거라, 넌 내게 아들과 똑같아... 우리 태서와 청조를 지켜다오", 평생 모실 하나뿐인 주인이자 아버지와 같았던 박무솔(엄효섭)이 강치를 향해 파고들어오는 칼에 대신 찔려 죽음을 맞이하자, 최강치의 반인반수의 본성이 활화산처럼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액막이 팔찌의 봉인도 막지못한 강치의 분노, 박무솔에 대한 강치의 애정과 존경이 얼마나 컸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강치를 지켜준 박무솔, 그의 훌륭한 인품만큼 큰 아버지의 사랑을 죽음으로 보여주었지요. 그래서인지 드라마지만 박무솔을 잃은 슬픔이 크네요ㅠㅠ.

연한 초록빛의 눈으로 변한 최강치의 눈은 분노로 이글거렸고, 그 눈빛을 조관웅도 보게 되었죠. 강치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 강치의 운명이 첩첩산중이겠군요.   

불길한 기운이 백년객관을 감돌자 소정법사(김희원)는 강치의 존재가 드러날 위기에 처해질 것임을 예감합니다. 그의 친구이자 강치의 아버지인 구월령에게도 다가왔던 사람이 되는 치성의 마지막 시험관문처럼 말입니다.

 

구월령이 그랬듯이 강치 역시 겨우 열 하루를 남기고 20년의 공든탑이 무너지는 위기에 처해지죠. 해가 지기전에 백년객관을 나와 다음날까지 들어가지 말라는 소정법사의 아리송한 말을 무시하고 백년객관으로 들어가는 강치, 그날은 청조의 혼사를 앞두고 함진아비가 들어오는 날이었기에 착잡한 마음을 가눌길 없었던 강치도 먼발치에서 그 모습을 보려했었지요.

강치도 청조도 서로의 마음을 알면서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아버지와도 같은 박무솔의 가슴에 대못을 박을 강치도 아니었고, 청조 역시 가족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말이죠. 서로의 가슴에 묻고 살 수 밖에 없는 이름 청조와 강치, 그러나 그들의 이별은 혼례로 끝나지 않습니다. 더 큰 비극이 두 사람을 슬픈 운명으로 던져버렸지요. 독사같은 놈 조관웅(이성재)의 음모로 말이죠.

윤서화의 집안을 역모로 몰아 멸문지화를 당하게 했던 조관웅, 박무솔에게도 역모의 누명을 씌워 백년객관을 한입에 꿀꺽하게 생겼습니다. 이놈의 꿍꿍이가 무엇인지 아직 다 나오지는 않았지만, 남도 일대의 상권을 잡고, 왜인들과 손잡고, 그 재력으로 뭔가를 할 꿍심이 있는 듯하더군요. 말 그대로 진짜 반역을 꿈꾸는 놈같으니 말입니다.

정명가도, 즉 명을 치러 가게 길을 내달라는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해 온 풍신수길의 의도를 파악한 이순신 장군, 모함으로 백의종군을 하면서도 오직 조선의 바다를 지키기 위한 우국충정의 마음밖에 없었던 불멸의 영웅, 한산섬 수루에 홀로 앉아 바다를 응시하고 있었을 장군을 상상하면 애국심이 불끈불끈합니다. 군자금의 용도를 묻는 박무솔에게 거북선의 단면도를 펼쳐 보이는데, 드라마인데도 거북선의 탄생을 보는 듯 감개무량함에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성웅 이순신 장군과 박무솔의 만남은 진한 감동이었습니다. 지하 비밀방에 가득한 은자를 조선의 백성과 바다를 지키기 위한 군자금에 쓰라고 내어주는 박무솔, 그들에게 나라의 안위는 개인의 이익 위에 있었습니다. 드라마 캐릭터지만 무한 존경의 마음을 바치옵니다. 물론 우리의 이순신 장군님께는 평생 무한 존경의 마음이지만요.

 

강치와 이순신 장군의 실질적인 첫만남은 뜨헉하게 만들었지요. 저잣거리에서 봉출 일당이 빼앗은 고리대금을 상인들에게 나눠주는 강치를 흐뭇하게 봤던 이순신 장군에게 박무솔은 강치를 두고 아들이나 다름없는 아이라고 소개하지요. "뚝심도 있고, 책임감도 강하고, 무엇보다 선한 의지를 가진 아이라면서 말이지요. 기회가 된다면 좌수사의 휘하에 거둬 큰 재목으로 써달라"는 말에, 박무솔만을 모신다는 무한 존경심을 드러내서 시청자와 박무솔을 뻘쭘하게 만든 못말리는 강치였습니다. 

"싫습니다. 저는 아무데도 안갑니다. 나리(박무솔) 말고 다른 사람은 절대로 모시지 않을 겁니다. 태서를 도와 객관의 마름직을 이어받는 것 말고는 다른 것은 관심없습니다. 그러니 저한테 괜한 눈독들이지 마십시오". 이런이런~~ 솔직해도 무식하게 솔직하고 충직스러운 놈을 봤나?ㅎㅎ 그런 강치라서 더 좋다!

 

강치를 눈여겨 본 인물이 또 있었지요. 담여울의 아버지 담평준(조성하)이었습니다. 담평준 역시 강치의 정체를 알고 있는 눈치더군요. 여울의 호위무사 곤에게(이 녀석도 여울에게 마음이 있는 모양이더군요. 질투하는 모습이 귀엽더이다) 무슨 이상한 변화가 있으면 즉시 알리라는 것을 보면 말이죠.

 

호사다마라고 했던가요, 청조 혼례를 앞두고 함이 들어오는 날, 백년객관에 큰 마가 끼어 반인반수의 슬픈 전설을 이을 다음 전설이 시작되었습니다. 납폐가 탁자 위에서 떨어지면서 다가오는 불길한 예감, 들이닥친 포졸들, 그리고 조관웅이 음흉한 속셈을 드러냈지요.  

간밤에 보낸 자객을 잡은 것을 따지러 간 태서, 그래도 참판까지 지낸 분이라 조용히 일을 처리하려했던 박무솔의 뒤통수를 이리 야비하게 치다니, 정말 끓는 기름에 튀겨 버리고 싶더군요(저의 생각을 잔인하게 만드는 이성재의 나쁜 놈 연기, 역시 굿입니다). 박무솔을 정여립의 대동계 일당으로 몰아 역모죄를 씌우는 조관웅이었죠. 이놈은 역모 전문가인가 봅니다.

 

역모씌우기 전문가 조관웅에게 한방 먹이는 최강치, 그 호기와 한 자 한 자 콕콕 찝어 바른말만 하는 강치의 말에 속이 후련하더군요.

"역모죄? 놀고들 계시네. 쌔빠지게 번돈으로 나라에 꼬박꼬박 세전 바쳐가며, 배고픈 사람들 까지 굽어살핀 우리 나리가 역모죄면, 당신들은 뭐요? 나라가 거둔 세전으로 꼬박꼬박 녹이나 받아 처먹어 가며, 하는 일도 없이 기왓집 방구석에 개폼잡고 들어앉아 개권세나 부리고, 선량한 상인들 상대로 심심하면 잡질이나 하는 당신들은 뭐요? 놀고 먹는 심심죄요?", 놀고 먹는 심심죄인들 요즘도 심심찮게 보는 위인들이죠. 아무튼 맑지 못한 윗물들은 예나 지금이나 쩝입니다. 강치야~ 시원하게 말 잘했다, 궁디톡톡. 

그나저나 박무솔을 역모죄로 엮어 백년객관을 차지하려는 조관웅의 악질적인 음모에 박무솔이 죽음을 당하고 말았으니 슬픔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조관웅의 수상쩍은 행적을 눈치채고 있는 좌수사 이순신 장군과 담평준이었지만, 조관웅이 한 발 빨랐습니다.

누구보다 강치에게 따뜻했던 아버지와 같은 분을 잃은 강치의 슬픔과 분노는 20년의 봉인을 풀고 나올 정도로 큰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이었고, 회오리처럼 터져나온 강한 분노는 봉인된 반인반수의 야성을 표출할 정도였습니다. 

청조와 태서를 지켜달라는 박무솔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목숨도 내어놓을 강치, 그 지킴이 사랑은 아마도 강치가 자신의 정체를 안 후의 혼란에도, 그를 온전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구가의 서'에 담긴 주제가 되겠지요

최강치도 어쩌면 수천년의 무한한 삶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천년의 영원한 삶대신 유한한 인간의 삶과 사랑을 선택한 아버지 구월령처럼, 강치 역시 유한하기에 아름다운 인간의 삶을 택하겠지요.

"저한테 나리와 백년객관보다 더 큰 세상은 없습니다"라고 했던 최강치, 박무솔의 죽음과 함께 그의 세상을 잃어버렸습니다. 태서와 청조를 지키는 것, 박무솔 어른의 유언을 지키는 것, 그것이 그에게 세상을 준 박무솔 어른에 대한 보은이겠지요. 강치에게서  가장 큰 세상을 앗아가 버린 조관웅, 그에게서 백년객관을 다시 찾아와 태서와 청조에게 돌려줘야 하는 강치입니다.

 

강치에게 희망적인 것은 담여울(수지)이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윤서화는 구월령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신수라는 정체때문에 배신한 실수를 저질렀지만, 담여울의 선택은 윤서화와는 다를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인간이 되고 싶었을 뿐이었던 구월령을 죽여버린 담평준의 마음에 남아있을 듯한 회한 또한, 담여울의 선택에 변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희망을 가져보게도 하고 말이죠.

 

좌수사 이순신 장군에게 아들과 다름없는 아이라고 소개를 해주고, 조관웅에게는 곤장 2백대를 강치 대신 맞겠다고 했던 박무솔이었습니다. 칼에 찔려 숨져가면서도 강치에게 다치지 않았느냐고 묻는 그는 진짜 강치의 아버지였습니다. 자식을 위해 목숨을 대신 내어주고 가면서도, 자식의 안전만을 걱정하는 아버지였습니다.

사람이라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가난한 백성을 긍휼히 여기는 박무솔의 인성을 보고 자란 최강치, 박무솔은 강치에게 아버지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아버지이자 하늘을 잃어버린 최강치, 그의 분노가 끓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강치의 분노는 백년객관이라는 세상을 넘어 조선이라는 더 큰 세상에 눈을 뜨게 만들겠지요. 자신이 반인반수라는 정체성을 알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강치 역시도 구월령의 뒤를 따를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군요. 숙명처럼 풀어야 할 악의 축 조관웅으로부터 지켜야 할 사람들, 그들이 곧 청조와 태서, 그리고 앞으로 사랑하게 될 운명적인 사랑 담여울이자, 조선이 될 테니까요.

 

가장 기대하고 있었던 이승기의 연기는 사실 멜로나 액션 연기가 아니었습니다. 반인반수라는 판타지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할지가 내심 궁금했는데, 기대이상의 감정표현에 또 놀라게 되는 이승기 연기의 발전이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이 장면을 찍기전에 이승기가 많은 고민을 했을 듯 하더군요. 박무솔의 죽음을 본 슬픔과 분노를 반인반수의 야성과 어떻게 혼합해서 보여줘야 할 것인지를 두고 말이죠. 

사람과 짐승, 두 존재의 정체성이 혼돈된 캐릭터의 감정을 표출하기란 사실 쉬울 것 같으면서도 생각처럼 쉬운 연기는 아니지요. 이런 경우 많은 부분, 분장의 효과를 보기도 합니다.

런데 제가 놀라웠던 것은 초록빛으로 변한 이승기의 눈동자때문은 아니었어요. 박무솔의 마지막을 지켜보며서 흐르는 굵은 눈물줄기, 그 슬픈 감정을 포효하는 분노보다 더 무섭고 섬뜩하게 표현한, 조관웅(이성재)에게 으르렁거리는 듯한 대사처리와 표정이었습니다.

"죽여버리겠어". 마치 짐승이 '크르릉'하며 성대를 울리는 소리처럼 들리게 표현하더군요. 짐승들의 감정표현, 사람으로 말하자면 화를 내는 모습을 유심히 보면, 처음부터 컹컹 짓거나 포효하거나 달려들지 않죠.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크르렁 소리를 내서 상대를 노려 보는 것이 첫 반응입니다. 이 모습을 승기가 제대로 표현하더군요. 초록눈빛으로 변하지 않았더라도 짐승의 모습이 보였던 이승기의 반인반수 괴물연기, 분장을 뛰어넘은 훌륭한 연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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