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연기'에 해당되는 글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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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3.06.11 '구가의 서' 이승기, 20년만의 모자상봉 절제된 내면연기 슬픔더했다 (9)
  3. 2013.05.08 '구가의 서' 이승기-수지, 이제는 멜로에 발동 걸어야 할 때 (4)
  4. 2013.04.24 '구가의 서' 노력파 이승기, 두려움없이 망가진 비주얼 (10)
  5. 2013.04.23 '구가의 서' 이승기의 변신, 분장을 뛰어넘는 반인반수 연기 (3)
2013.06.25 10:06




방아쇠를 담긴 서부관의 총, 누가 맞았을까? 현장에 있던 이순신 좌수사와 최강치, 담여울, 박태서, 곤, 그리고 마봉출과 똘마니까지 누가 총에 맞았을지, 상상과 걱정으로 이런 저런 생각에 뒤숭숭했던 구가의 서 23회였습니다. 담여울에 대한 강치의 마음이 얼마나 깊은지 알게 된 청조가 대신 맞았을 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하게도 하고, 빗나가서 조관웅의 심장을 뚫어버렸을지도 모르겠고...

전 최강치가 맞았다는 데에 무게를 두고 봤습니다. 강치가 온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한 번은 죽음의 문턱을 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였거든요. 강치의 아버지 구월령이 그러했듯이 말이죠. 

이제서야 구월령은 진짜 사람이 되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산사나무 단도로 자신의 심장을 찌르고 천년악귀가 된 월령의 기억을 살아나게 했고, 월령은 서화의 죽음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믿음의 반대말은 불신이 아니라 두려움이라는 것을 말이죠. 신수로 태어난 그들이 인간이 된다는 것은 외모의 문제가 아니라 내 안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라는 것, 강치에게 구가의 서 답을 가르쳐 주고 간 셈입니다.

월령은 인간이 되어 서화 곁에 영원히 함께 잠드는 것을 택했죠. 그에게 서화가 없는 인간의 삶이란 의미가 없는 것이었기에... 그대를 레알 순정남으로 인정하오~~(억지궤변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려고요. 그도 인간이 되었다고...).

삶의 의미, 사랑의 힘이 지구도 거뜬히 들어올릴 만큼 쎈게 이 부자의 특징이라고 할까... (나도 그런 사랑 받고프다;;). 그러나 구가의 서는 누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깨우쳐야 하는 것이기에, 월령도 그것이 구가의 서라는 말을 해주고 간 것은 아닌 듯합니다. 사람이 되고자 하는 강치가 스스로 깨우쳐야 하는 강치의 몫이니까요.

 

구가의 서에는 크게 두 종류의 인간이 있습니다. 신수로 태어났으나 인간이 되어가는 최강치와 사람으로 태어났으나 금수만도 못한 놈으로 변해가는 조관웅.  

백년객관으로 온 이순신 좌수사가 물었지요. "왜 사시오? 숱한 사람들 피눈물 묻혀가며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오?," 물음이 아니라 조소였지만 말이죠. "나요. 나는 나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오. 내가 하고 싶으면 하고, 갖고 싶으면 갖고 죽이고 싶으면 죽여 없애고... 내가 취하고자 하는 것, 원하는 것 모든 것에 충실할 뿐이오".

"추악한 욕심에 집착하는 외롭고 쓸쓸한 더러운 인간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소", 이순신 좌수사의 말은 서화의 말과도 같았습니다. 끝내 서화에게 버림받고 허탈해 비틀하는 조관웅, "세상을 다 가져도 네 놈은 계속 허기가 질거다. 아무 것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이 너의 형벌이다".

가져도 가져도 밑빠진 독이 되어가는 조관웅, 가질 수 없기에 서화에게 총구를 겨눈 조관웅은 결국 서화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악귀가 되어서도 본능적으로 총을 대신 맞은 구월령, 서화의 눈은 구월령 하나 만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한 번도 내 것이라고 가져본 적이 없었다는 최강치, 처음으로 가지고 싶은 사람이 담여울 하나였는데, 여울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그 사랑마저 포기하려는 마음이 대조적입니다. 여울이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백년객관으로 온 최강치. 강치와 여울을 구하기 위해 맨몸으로 백년객관을 찾은 이순신,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두려워 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 함께 있는 것임을 보여준 이순신 좌수사와 강치였지요.  

 

"지켜주려면 옆에 있어주는게 최선이기 때문이다".

여울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소정법사의 예언때문에 여울을 지키기 위해 무형도관을 떠나려는 강치, 눈물이 앞을 가리고 발걸음은 천근만근 무겁습니다. "네가 죽을 수도 있다잖아. 다른 누구도 아닌 니가, 나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는데 내가 어떻게 네 옆에 있을 수 있어! 다른 누구도 아닌 넌데!!".

박무솔 어르신의 죽음, 어머니와 아버지 구월령과의 이별, 더 이상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싶지 않은 강치였습니다. 

심란한 마음을 가눌 길 없는 강치, 이순신 좌수사에게도 마음으로 인사를 하려 늦은 밤 좌수영을 찾았지요. 어쩌면 그 분이라면 강치의 마음에 길을 열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으리 궁금한게 있습니다. 가장 아끼는 사람이 나으리 때문에 죽을 지도 모른다면 어찌하겠습니까? 제가 떠나야만 그사람일 살 수 있다면 제가 떠나는게 맞겠죠?".

아버지 구월령이 했던 말과 같은 대답을 해주는 이순신 좌수사였습니다. '두려움', 여울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강치의 두려움, 강치가 떠날지도 모른다는 여울의 두려움, 두려움과 맞서는 방법을 의외로 쉽게 깨닫게 해 준 이순신 좌수사였죠. "내가 진정 두려운 것은 살아있는 동안 혹여 내가 잘못된 결정을 내릴까... 그로인해 무고한 이들이 피해를 당할까 그것이 두렵다. 매순간 천추같은 두려움과 고독이 태산같이 엄습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직분을 피하지 않은 이유는 하나뿐이다. 지켜주고 싶어서다. 또한 지켜주려면 옆에 있어주는게 최선이기 때문이니라". 

소정법사의 도화나무에 걸린 초승달의 예언에도 운명따위 바꿀 것이라던 여울의 강한 사랑, 강치는 두려움과 맞서기로 합니다. 아차차~~~ 어떤 일이 있어도 떠나지 않겠다는 '정말정말 약속약속'을 생각해 내는 강치, 백년객관 여울에게 다시 돌아오지요.

그러나 여울인 윤사제의 배신으로 조관웅이 보낸 닌자들에 의해 납치되고, 마봉출이 꽃도령이 누군가에게 업혀 백년객관 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정보만을 입수합니다. 여울을 구하려 백년객관으로 한달음에 달려간 강치, 아버지 최마름과 억만이의 목숨까지 담보로 이순신 좌수사를 죽이고 오라는,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고 말지요.

혀를 깨물고 죽는 한이 있어도 좌수사 영감을 죽여서는 안된다고 고개를 젓는 양아버지 최마름, 자신의 목숨도 아랑곳않고 좌수사를 지키고자 하는 최마름같은 사람도 있는데, 조관웅 이놈은 사람이 낳은 거 맞나 싶군요.  

세사람의 목숨과 이순신 좌수사의 목숨을 바꾸자는 조관웅의 말에 백년객관을 그냥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강치, 무슨 수를 써서도 여울이를 구해올 생각입니다. 여울이를 포기하라는 담사부의 말에 단호하게 싫다고 나서는 강치였지요.

"싫습니다. 여울인 포기할 수 없습니다. 여울인 저한테도 하나뿐인 사람입니다. 하나 뿐인 내 사람도 지켜주지 못하면서 인간이 되면 뭣합니까? 겨우 그 따위 인간이 되자고 지금까지 모든 시련을 묵묵히 견뎌온게 아니라고요, 사부님! 인간같은 거 안되도 좋습니다. 절대로 여울인 포기못합니다. 포기할 수 없습니다!!".

감동의 쓰나미가 한차례 휘젓고 갔네요. 강치 쓰담쓰담, 기특기특하여라~~ 

곤도 태서도 강치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담사부의 결정에 불복하고, 천수련과 공달선생도 강치의 선택에 힘을 실어주었지요. 촉촉히 젖어드는 담사부의 눈, 이제 그만 두 사람의 인연을 인정해 주시와요~

안에서의 대화를 모두 듣게 된 청조, '여울아씨가 너한테 그런 사람이었느냐... 어찌하여 난 니가 옆에 있을때 그걸 깨닫지 못했을까...', 후회의 눈물을 쏟는 청조. 그래도 떠난 버스 잡겠다고 고집을 부리지도 않고 마음 잡은 듯 해서 다행입니다. 여울이를 꼭 구해오라고 당부까지 하는 것을 보니 말이죠.  

여울이를 구하려 간 강치 일행, 쇳덩어리가 여울의 머리에 떨어지려는 일촉즉발의 위기에서 여울을 구할 수 있었던 강치였지요. 기껏 구해줬더니 여울이 성깔 나왔습니다. 시원하게 발차기 한 방, 퍽! 죽는다는 예언 한 마디에 해보지도 않고, 겪어보지도 않고 겁먹고 피하려고만 했던 강치 요녀석을 쉽게 용서해 줄 여울이 아니었지요.

"미안, 미안해. 다시는 안그럴게. 정말 미안해 여울아...", 강치 평생 여울이한테 잡혀 살겠군요ㅎㅎ.

부둥켜 안고 한동안 떨어지지 않은 강치와 여울이, 최마름 아저씨와 억만이는 기둥에 묶인채로 딴데 고개돌리고 한참동안 벌을 섰다는 후문입니다. 지난 번 마봉출도 뜨헉하게 만들더니만.... 

그나저나 강치일행이 여울이를 구하는 동안 조관웅을 상대하고 있던 이순신 좌수사, 조관웅의 역적행각의 저의를 파악했지요. 남도수령권을 얻게 됐다는 말로 스스로 역적임음 자백한 조관웅이었죠. 이순신 좌수사를 향해 겨누고 있는 총구, 그러나 강치의 등장으로 조관웅의 명령이 바뀌게 되었죠.

"예전에 했던 말 기억하냐? 이 백년객관 기필고 도로 찾으러 오겠다고 빗자루 꽂아두며 했던 말! 그 날이 바로 오늘이다 조관웅!".

"잘가거라 최강치"라는 말로 조관웅의 최종명령은 떨어졌고, 총소리에 모두 한 사람에게 시선이 모아지고 있었습니다. 이순신 좌수사의 시선이 최강치를 향한 것으로 보아, 강치가 맞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지는데, 여울일 수도 있고, 강치일 수도 있고, 여기서 부터는 개인적인 추측만 해야 겠군요. 

 

강치가 맞았을 거라는 것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서두에서도 말했는데요, 여울이 총에 맞았다면 강치로서는 같은 사람을 두 번 구할 수는 없다는 신수능력의 한계로 담여울을 살리지 못합니다. 그러면 새드엔딩...

물론 의문의 인물이 있어서 혹이라도 담여울이 총에 맞았더라도 안심되는 구석이 있기는 하지만, 전 엔딩에 잡히는 이승기의 표정에 순간 움찔하는 모습이 총에 맞는 순간을 표현한 듯 보이더군요. 조관웅의 마지막 명령도 이순신이 아닌 최강치였고요.

강치가 총에 맞았을 경우,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측입니다만, 여기서 우선 하나 정리가 되는 것은 담여울의 운명입니다. 도화나무에 걸린 초승달의 운명은 여울의 운명이라고 했죠. 그래서 여울이 죽을 가능성이 더 크기에 소정법사는 한사코 강치에게 떠나라고 권유를 했던 것이고요. 강치가 총에 맞음으로써 여울의 도화나무 운명은 바뀌었고, 여울에게 도화나무의 초승달 운명은 없어진 셈이죠. 

그런데 문제는 강치입니다. 총에 맞은 강치가 살 수 있을까? 소생, 자연치유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강치라지만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강치는 월령처럼 소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의 추측은 총을 맞은 강치는 거의 죽어갑니다.

강치는 쓰러지고 여울이 울며 강치를 안아들고, 이순신 좌수사와 태서, 곤, 봉출이가 강출이를 걱정하며 소란스러운 틈을 타 서부관은 한발을 더 장전하죠. 이순신 좌수사를 겨냥해서 말이죠. 이때 가케시마가 칼로 막아주면 이놈 무사히 일본으로는 보내주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싸그리 쓸어버려야죠. 위험한 좌수사를 보호하기 위해 곤과 태서는 복면들과 상대하고, 강치는 피를 흘리며 눈이 흐릿흐릿...정신은 가물가물해지며 우는 여울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다 눈을 감죠ㅠㅠ

여튼... 이때 등장하는 한무리의 사람들, 바로 무형도관 담평준과 무사들입니다. 무예수련한 것 요럴때 써야죠. 물론 이순신 좌수사도 정예대원을 백년객관 근처에 매복시켰을 것이고, 총소리와 함께 이들이 백년객관에 들어오고 조관웅의 수하들과 챙챙!!

조관웅은 제 입으로 역적임을 발고했으니 그 자리에서 죽든, 형조로 압송되는 중 성난 여수민들의 돌맹이에 쳐맞아 죽든지, 의금부로 압송되어 사지가 찢기는 형벌로 죽든지, 암튼 이놈한테는 잘가라는 인사도 아깝습니다, 퉷!

 

죽어가는 강치는 어떻게 되느냐고요? 여기서 정체가 드러나는 의문의 공달선생, 두둥~~ 전 공달선생의 정체에 여전히 미련이 많습니다. 공달선생이 왼손 엄지에 늘 끼고 있는 염주반지, 이 의문이 밝혀지는 거죠. 공달선생도 실은 신수 중의 하나라는... 염주반지로 끼고 있으면서 사람들에게 신수임을 들키지 않으면서, 사람의 모습으로 늙어가고 있었지만, 그의 제자 강치를 살리기 위해 강치처럼 그의 피로 강치를 치료하는 거죠. 신수의 피로 신수를 치료하는 거죠.

그리고 강치는 구가의 서를 얻기 위해 백일치성에 들어갑니다. 슬픈 분위기가 느껴졌던 여울과 강치의 방백이 있었죠. 이는 강치가 백일치성을 드리는 동안 서로를 그리워하면서 하는 말이 아닐까 멋대로 상상을 해봅니다.

 

'그 때 좀 더 많이 얘기해 줄 걸... 널 이토록 사랑한다고'

'그 때 좀 더 많이 안아줄걸... 널 이토록 좋아한다고...'.

 

멋대로 상상하고 추측해 보기는 여기까지!

누가 총에 맞았는지는 본방에서 확인하고, 둘 중 누군가가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두려움에 떨지맙시당!

 

백일치성이 끝나고 강치는 구가의 서를 얻을 수 있을까요? 당근 얻습니다. 구가의 서는 다른 무엇도 아닌 강치의 마음이니까요. 소정법사가 그랬지요. 백일치성이 끝나면 구가의 서가 나타날 거라고요. 구가의 서는 백일치성을 끝낸 강치와 죽음과 운명과도 맞선 여울의 사랑과 믿음이 구가의 서입니다.

이순신 좌수사도, 구월령도 했던 말,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 강치는 여울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여울이와 함께 하겠다는 마음으로 마음으로 극복했고, 자신이 인간이라는 믿음, 인간답게 살겠다는 의지가 곧 구가의 서임을 깨닫게 되는 거죠. 콩을 세게 했던 공달선생의 가르침, 한 자루에 담긴 콩은 콩일뿐...

 

사람답게 사는 것,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고, 사랑하며 사는 것, 내 욕심 채우자고 남의 눈에 피눈물 내지 않는 것, 사람다움의 본질을 지키고 하는 마음이 곧 구가의 서가 아닐까... 어쩌면 구가의 서는 최강치가 아닌,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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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1 11:12




강치를 낳은 어머니 윤서화, 강치를 업둥이 자식으로 가슴으로 품어 키운 아버지 최마름, 낳은 어머니의 애끓는 모정과 기른 아버지의 부정에 눈물이 마르지 않았던 구가의 서 19회였습니다.

눈 앞에서 신수로 변하는 아들 강치를 보는 윤서화는 피가 거꾸로 치솟는 듯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낳은 아들이라고 인정하지 못하고 돌아서고 말았지요. 아들을 외면하고 돌아서 와버린 윤서화는 결국 터져나오는 눈물을 막지못하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오열하고 말지요.

얼마나 보고 싶었던 아들인데, 20년간을 아들을 찾겠다는 그 그리움 하나로 버티고 살아왔는데, 원수놈 조관웅 앞에서 아들을 인정하지 못했던 윤서화입니다. 그녀에게는 그보다 더 큰 일을 해야 하기에 그녀의 정체를 밝히지 못했지요. 조관웅을 죽이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사람도 뭣도 아닌 저 아이를 밟아 죽이든 비틀어 죽이든 비조 영감이 하실 일, 내게 필요한 건 지도뿐입니다". 초록눈으로 자신을 올려다 보는 아들의 슬픈 눈, 그와 너무도 닮았습니다. 20년전 "내 그대를 그리도 사랑했는데..."라던 월령과 말이지요.

 

월령에 이어 아들 강치마저도 외면해 버리고, 아들의 눈을 더 보지못하고 곳간을 나가버린 윤서화, 그녀의 눈빛이 마음에 걸려오는 강치였습니다. 처음 봤을때부터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얼굴, 곤사형과 여울인 예쁜 여자였구나 라며 강치를 놀려댔지만, 오래동안 알고 왔던 사람처럼 친근감이 느껴졌던 얼굴, 자신의 방에 숨어들었던 도둑을 숨겨주었던 그 여인의 눈이 이상하게 슬퍼보입니다.

"이런 괴물이니 갓 태어난 피덩어리를 강에 버린 거지... 윤서화 네 어미말이다". 왜인복장을 한 조선여인이 자신을 강에 버린 어머니라니, 그 왠지모를 정감갔던 여자가 어머니라니, 믿고 싶지 않은 강치입니다. 그리고 그 어머니는 자신을 두 번 버립니다. 눈 앞에서까지... 

혀를 깨물고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윤서화의 심정을 헤아릴 수 없는 강치이기에, 어머니에게 또 외면당하는 자신이 슬픕니다. '그렇게 흉물스럽다는 것인가, 내 모습이... 어머니마저 자식임에도 외면할 정도로...'. 여울이 한없이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신수임을 알고도 손을 잡아주고, 사람이 되기를 포기하지 말라던, 이젠 강치가 사람으로 살고 싶어진 의미가 된 여울이가....

 

강치가 조관웅에게 붙잡혔다는 말에 가만 있을 수 없는 여울이, 무장하고 강치를 구하러 나서지요. "여주댁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해 본적 없어? 오로지 머릿 속에 한 사람만으로 가득차서 그 사람이 웃으면 같이 웃고, 그 사람이 울면 같이 울게 되고, 옆에 있으면 내 세상이 된 듯하고... 강치는 내게 그런 사람이야", 여주댁도 여울의 사랑을 막아설 수 없었지요(엉뚱하게 귀여운 여주댁, 곤에게 마음이 있는데 곤과 나이차가 있어 보여서 슬퍼하는 중입니다. 여주댁 지못미ㅠㅠ). 

저잣거리로 나간 여울은 마봉출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지요. 귀여운 마봉출(조재윤)때문에 웃음터집니다. 사투리도 어쩜 그렇게 맛깔나게 잘하는지...

봉출이 패거리가 백년객관 마당에서 시간을 벌며 주의를 끄는 동안 여울은 곳간으로 강치를 구하러 갔지요. 최마름이 천수련이 건네준 취혼주 해독제를 주먹밥에 숨겨 건네주었지만, 곳간을 지키는 자객놈들 주먹밥 한덩이를 못먹게 해코지를 하는 통에 굴러가 버리고, 밥속에 들어있는 해독제(용혈환)때문에 어찌나 손에 땀을 쥐었던지요. '오매 미치겠네'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니깐요.  

곳간에서 벌어진 일을 눈치채고 들어선 조관웅, 여울이도 마봉출도 함께 묶이고 맙니다. 여울이 따귀를 때리는 조관웅때문에 제 눈에 불똥이 튀겼는데, 강치는 어땠을까요? 취혼주를 다섯 잔이나(치사량이 넘는) 마셨던 강치였기에 몸 회복은 더디고, 혈관이 다 터져나가는 분노밖에 하지 못합니다.

 

강치를 저잣거리에 매달에 사람들에게 신수로 변한 모습을 보이고 돌에 맞게 죽게 하겠다는 조관웅, 신수로 변한 강치의 초록눈에도 최마름에게 강치는 변함없는 아들이었습니다. 강치를 키운 20년의 정이 변한 모습 하나로 끊어지겠습니까? 억만이도 마찬가지였고요. 초록눈 강치지만 그들에게는 백년객관 최마름의 아들 강치였을 뿐이고, 의리넘치는 강치형님일 뿐입니다. 주먹밥에 묻은 흙을 입으로 떼어내던 최마름, 죽을 것 같이 아프다는 강치를 보는 아버지 최마름이게는 강치의 초록눈 따위는 보이지 않습니다. 초록눈으로 변했든 최마름의 아들 최강치는 변하지 않는 거니까요.  

발길질을 받으면서도 강치의 목숨만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아버지 최마름때문에 강치만큼 울었답니다아버지 최마름이 발길질을 받는 것에 신수의 괴력을 발휘하는 강치, 쇠사슬을 끊어버렸지요.

공중돌기 발차기 액션씬까지 짱짱맨 강치, 이승기였습니다. 상황은 긴장감이 넘치는데 승기의 액션씬에 눈이 헤롱헤롱 침 질질 흘려가며, '멋져!' 박수치며 보는 이 아줌마는 울 승기바라기ㅎ.

 

사력을 다해 주관웅의 수하들을 때리고 차서 눕혀버린 강치, 쿨럭! 한웅큼 피를 토하면서도 조관웅을 향해 달려들었지요. '그래 아주 이번에는 숨통을 끊어버리자 강치야~' 하는 순간, 난데없이 강치를 막아서는 칼집, 윤서화의 호위무사 왜인이었지요. 강치를 살리기 위해 윤서화가 보낸 것이라 짐작은 되었지만, 으미 아쉽더라는... 하긴 강치가 사람들 앞에서 조관웅을 죽였다면 강치의 신변이 더 위험해졌겠죠. 

 

사각사각,,, 쓰러진 강치 앞에 보이는 조선여인, 어머니였습니다. 왜인옷을 벗고 조선옷을 입은 어머니였습니다. 서로의 눈을 응시하는 서화와 강치 사이에 수만가지의 말보다 더 많은 말들이 스쳐갑니다. 원망과 슬픔이 두 사람의 가슴을 훑고 지나갑니다. 슬픔이었습니다. 그리움이었고, 미안함이었습니다. 윤서화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것을 듣지 못하고 혼절해 버리는 강치...

모진 마음으로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못하고 돌아섰던 윤서화는 결국 기모노를 벗고, 비녀를 꼽고 한복을 입고 조관웅 앞에 섰지요. 아니 아들 앞에 섰습니다. 아들 강치와는 조선 여인으로 강치의 어미로 만나고 싶었던 윤서화, 아들을 찾게 되면 입으려고 준비했던 한복과 비녀였습니다. 

저잣거리에 강치를 매달고 사람들의 돌을 맞게 해 죽이겠다는 조관웅(이런 오살할 놈)의 협박에 패배를 인정하는 윤서화였습니다. 자신이 20년전 조관웅이 죽였던 그 윤서화라면서 말이죠.  

 

혼절한 강치는 아버지 최마름과 어머니 윤서화의 대화를 자는 척 듣고만 있었습니다. "실질적 아버지는 돌아가신 박무솔 어르신이었습니다. 우리 강치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밝고 의리있고 인정도 많고... 세상에 저런 아들 없습니다".

키우지 못한 아들 강치, "강에 버려졌다고 해서 강치라고 합니다. 최강치", 강치의 말이 가슴에 가시가 되어 쑤셔옵니다. 미안해서 어미라고 말하지도 못하는 윤서화입니다. 너무 미안해서 어미라고 말할 자격도 없는 어미입니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그래서 하지 말아달라고 했겠지요. 낳자마자 소정법사에게 맡기고 조관웅과 함께 죽음을 택하려 했던 서화, 강치에게 어미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 미안해서... 아들도 몰라보고 잡아들이라 한 자신을 어떻게 어미라고 나설 수가 있었겠어요. 강치의 이마에 손이라도 대고 싶은데, 아들의 얼굴을 한 번 만져보고 싶은 윤서화인데, 너무 미안해서 왼손은 오른손을, 오른손은 왼손을 꼭 움켜쥐고 강치에게 다가서는 마음을 누르고 또 누르는 윤서화였지요. 

 

"깨어나셨군요", "아... 예... 또 폐를 끼쳤습니다". 어머니임을 알면서도 어머니라 부르지도 못하고, 아들임에도 아들의 이름을 부르지도 못하는 두 모자의 슬픈 눈빛, 이승기의 내면연기가 심금을 울리더군요. 버럭 소리라도 질렀으면 응어리가 풀렸을까? 왜 버렸느냐고 눈물이라도 쏟았으면 낳아준 어미의 얼굴도 모르고 자라온 20년의 원망이 풀렸을까?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머뭇머뭇 묻는 강치, 아니 이승기의 대사처리는 절제된 내면연기가 돋보이더군요. 달려가 아들을 안아보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또 누르고 서있던 윤세아의 온 힘을 다해 버티고 서있는 연기 역시 좋았고요. 

 

강치는 담담하게, 너무 담담해서 더 슬퍼지게 묻지요.

"저기요... 저기... 그러니까요... 이건 내가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내가 그렇게 싫었습니까? 태어나자 마자 강물에 버릴만큼 그렇게 내가 끔찍했습니까?... 그냥 한 번은 물어보고 싶어서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서있는 어머니의 슬픈 눈, 강치는 차마 그런 어머니에게 원망조차 쏟아붓질 못합니다. "아...됐습니다. 이걸로...".

 

'어머니, 끔찍했겠지요. 싫었겠지요. 사람도 뭣도 아닌 괴물이 태어났는데... 그래도 짐승도 자기새끼는 버리지 않는다는데.... 아니 됐습니다. 어머니가 살아있어서 어머니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봤으니 그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없었던 어머니라는 존재, 앞으로도 없는 분이라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아가야, 내 아가야. 무서웠다. 괴물을 낳을까봐... 그런데 넌 괴물이 아니었어. 사람이었어. 그래서 나는 나를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런 너를 뱃속에서부터 지우기 위해 양잿물을 먹고, 비탈에서 구르고...너를 지우려 했던 나를 용서할 수가 없었다. 네가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랬다. 신수와의 사이에 낳은 아들이 너라는 것이 알려진다면, 그자의 손에서 넌 무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자가 미웠다. 죽이고 싶었다. 그 자를 죽이는 것만이 너를 위해, 그리고 네 아비 월령에게 속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안하다, 아가야, 살아있어줘서 고맙고 또 고맙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멀어져 가는 아들을 잡지도 못하고, 이름 한 번 부르지도 못하는 윤서화였지요. 가슴을 치며 울고 또 우는 윤서화입니다.

 

여울과 봉출을 구하로 곳간으로 다시 간 강치, 묶여있는 여울부터 풀어주지요. 세월아 네월아, 옆 기둥에 묶여있는 봉출이는 신경도 안쓰고(ㅎㅎ) 서로의 안부를 묻고 확인하고 자신을 구하러 온 여울을 힘껏 안아봅니다. 아니 여울이에게 안겨 실컷 울고 싶었던 강치였습니다. 어머니라는 분을 만났다고, 왜 버렸냐고 원망조차 하지 못했다고, 울고 싶은 걸 참고 또 참았던 강치, 그리고 또 버려졌다고... '괜찮다'고 등을 토닥여 주는 여울이 몰래 가슴으로 울고 있었던 강치였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 우리 귀여운 마봉출, 탁주를 들이부으며 눈물을 뚝뚝!! '워따매, 우리 동상이 남색이라니...참말로 믿고잡지 않당께 ㅠㅠ'. 

백년객관으로 돌아온 강치, 공달선생의 청국장을 먹으며 눈물을 쏟아버리지요. 어머니라 불러보지도 못하고, 왜 버렸느냐고 원망조차 못하고 돌아섰던 강치, 청국장에 설움이 쏟아집니다. 따뜻한 사람들, 자신을 지켜주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 행복합니다. 강치에게 집은 이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그래서 지켜야 할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강치입니다. 그래서 더 강해지고 싶은 강치입니다.

강치가 천수련이 내 준 나무 목(木) 글자로 집을 지어오라는 과제를 푼 듯 하죠? 집이라는 것은, 나무로 지어진 외형 번드르르한 건축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 지켜주고 싶은 사람들, 자신을 지켜주는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곳강치가 지어야 할 집, 크게는 조선이라는 큰 집이라는 것을 말이죠. 

이번 구가의 서 19회는 이승기의 내면연기가 돋보였던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어머니 윤서화를 보는 이승기의 눈빛은 말로 표현을 다 할 수 없는 애절한 그리움, 분노와 원망, 설움이 녹아있었지요. 인상 한 번 찡그리지 않고 깊은 내면의 감정들이 눈빛에 올라온다는 그런 느낌이 들게 하더군요.

특히 놀라웠던 장면은 윤서화와의 독대씬이었습니다. 주춤주춤, 머뭇머뭇, 담담하게 묻는 어조에 적잖이 놀랐거든요. 이승기가 지금까지 가장 고민을 하고 표현했을 장면은 자신이 신수라는 사실을 알고 폭주하며 괴로워 했던 동굴씬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부모인 월령과 윤서화와의 장면을 두고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이 컸을 겁니다. 아버지 월령과의 만남은 "당신이 내 아비라며!",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간절함은 월령의 기억을 흔들었고, 여울이를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월령을 막아서는 장면에서는 자신의 감정은 물론, 월령의 기억까지 일깨워야 하는 이중의 고민을 했었을 이승기였을 겁니다.

 

그런데 의도적으로 월령의 기억을 깨우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었지요. 여울이를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만을 절절히 보였기에, 시청자와 월령은 그를 통해 과거의 월령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상황은 비슷했고, 대사도 같았지만 월령 복사는 없었다는 말이에요. 월령을 그대로 복사하는 듯한 연기를 했었다면, 감정전달은 했겠지만 월령의 데쟈뷰를 위한 연기밖에는 되지 못했을 거에요. 그래서 누군가의 데쟈뷰를 연상하게 하는 연기는 연기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이승기에게는 여울이를 지키려는 강치밖에 없었습니다. 월령의 기억을 교차편집해서 시청자는 과거를 떠올리기는 했지만, 사실 똑 같은 대사를 똑 같은 상황에서 재현한다는 것은 위험성이 있는 연기입니다. 그런데도 이승기가 그 장면을 너무나 소화를 잘 하더군요. 

이승기의 내면연기가 신선하게 보였던 것은 윤서화의 독대씬이었습니다. 너무나 담담한 어조, 충혈된 눈에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이승기를 보고 적잖이 놀랐거든요. 너무나 뻔한 예상을 깨버렸던 장면이었기 때문입니다. 목소리는 격앙되지 않았고, 하고 싶은 말을 꾹꾹 누르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고, 그저 질문을 힘겹게 하는 모습만이 먼저 보이더군요. 왜 그랬을까?

이승기는 최강치라는 인물의 심성을 너무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최마름의 대사에서도 강치의 품성이 드러나기는 했지요. 인정많고 의리있고, 저런 아들 세상에 없다고... 강치가 욱한 성격이기는 해도 그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하는 선을 넘는 언행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 성품의 강치였기에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에게 저를 낳으셨느냐는 원망섞인 말을 하지 않습니다. '내가 싫었습니까? 끔찍했습니까?'라는 대사로 자신이 신수였기에 어머니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고, 낳아준 어머니를 면전에서 원망 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버려진 슬픔은 충혈된 눈으로 표현하더군요. 

 

강치는 박무솔의 죽음 이후 너무 많을 일들을 겪었죠. 죽을 뻔한 위기도 있었고, 청조가 기루에 넘겨지는 것도 봐야했고, 박무솔을 죽였다는 오해까지 받았죠. 거기에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 반인반수라는 정체성마저 근 몇달간 최강치에게는 충격의 연속들이었습니다. 

그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격노하고 눈물을 줄줄 쏟으며 원망을 감정으로 터뜨렸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승기는 최강치가 반인반수라는 사실을 모자상봉에서도 잊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강에 버린 어머니에 대한 서운함은 서운한 대로 슬픈 눈빛에 담으면서도, 강치의 사람됨, 강치의 정체성,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 모두를 담아내더군요.

 

뜨거운 숭늉은 김이 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요. 감정폭발보다는 절제가 때로는 더 강하게 전달될 때가 있습니다. 이승기의 윤서화와의 독대씬이 그러했고, 윤세아의 가슴을 치며 소리도 내지못하고 흘리는 눈물이 그래서 더 아프게 전달되었지요. 폭발보다는 절제로 감정을 극대화시킨 이승기와 윤세아의 연기합이 잘 이뤄졌던 아픈 모자상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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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8 11:29




그림 족자 뒤에 숨어있던 강치와 여울,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는 여울을 부축하려다 그만 여울의 가슴에 손을 얹고 만 강치, 그 뻘쭘함과 민망함은 멀리감치 떨어앉은 어정쩡한 자세로 이어졌지요.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게 담군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장난을 쳤던 강치, '도대체 내 손이 뭔짓을 한거야' 한대 쥐어 박아보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었습니다. 크하하.

 

눈치만 슬슬 살피던 강치, 여울의 몸상태가 좋지 않음을 보게 되지요. 오한으로 몸을 떨고 있는 여울에게 외투를 벗어 걸쳐주는 매너~. 그리고 여울의 팔에 난 상처를 보게 되었죠. 신수로 변한 강치때문에 촛대에 긁힌 상처의 염증이 심했지요(지난 글에 강치의 발톱에 긁혔다고 했는데 바로잡습니다).  

파상풍의 징조가 보이는 여울, 계속 담군이라고 부르는 둔탱이 강치에게 정신이 혼미해져 가면서 이름을 가르쳐 주지요. "여울이.. 여울이라고, 내 이름". 그제서야 어린 시절 들개에게 물릴 뻔한 여자아이를 구해준 일을 생각해 내는 강치, 관군에게 쫒기고 있을 때도 그를 도와준 청조의 환상이 실은 여울이었음을 알게 되는 강치, 여울과의 인연은 비로소 의미로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신수의 정령이 여울의 상처에 깃드는 것을 본 강치, 자신의 피가 여울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손바닥을 그어 자신의 피로 여울의 파상풍을 치료했지요. 자연치유력이 있는 신수의 피가 효험이 크더군요. 그런데 몇방울이면 될 피를 한사발이나 나올 정도로 손바닥을 그었느냐? 강치야... 손가락 끝을 조금 베어도 되겠더구만... 그래도 터프 강치, 역시 남자다잉! 사람의 목숨을 귀히 여기고 지키려는 마음이 있는 한외모가 어떻든 사람 최강치여!! 

여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번개처럼 달려오는 곤(중요한 순간마다 득달같이 나타나는 곤때문에 조금씩 짜증나려고 하는 중임! 주인공들 멜로가 광속질주해도 모자랄 판에, 곤은 곤대로 꼭 중요한 순간에 나타나 분위기에 초를 치고, 춘화관에 있는 청조에 대한 연민을 자꾸 강조하는 바람에 어느 쪽 러브라인이 주 라인인지 헛갈리고 있는 중입니다ㅠㅠ).

***짧은 잔소리:수지 머리는 묶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사극복장과 어울리지 않는 찰랑거리며 풀어헤친 머리는 영;; 천둥벌거숭이같은 헤어스타일로 변한 곤 머리도 무사느낌과는 거리감이;;

 

여튼 여울은 곤이 무사히 데리고 빠져나가고 강치는 공달선생과의 내기에 승부수를 던졌지요. 억만과 아버지 최마름의 도움으로 곡식 가마니로 조관웅을 유인한 강치, 은자궤짝은 휘장 뒤에 차곡차곡 쟁겨 쌓여있는 것도 모르고 좌수영으로 달려가게 시간을 벌었지요. 

 

묘환주로 조관웅을 춘화관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려던 천수련의 계획은 틀어졌지만, 천수련 역시도 담평준의 무형도관과 관계된 인물임이 암시되었지요. 담평준의 표식이 그려진 봉투, 그들은 같은 조직원이더군요. 천수련이 난을 치는 모습에서 난에 해당하는 사군자 중의 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얼핏 들더라고요.

잠에 취하는 약주를 먹고 정신이 몽롱한 조관웅, 청조에게 그 더러운 손을 대고 입술을 가져가 심장 쪼그라들게 놀랐습니다. 아니 묵사발이 되게 패주고 싶어지더이다. 청조의 모습에서 윤서화를 떠올리는 조관웅, 딸같은 윤서화에 이어 손녀같은 청조에게 까지... 이런 사람같지 않는 놈은 요즘 세상이라면 전자팔찌를 채워야 하고, 당시라면 좀 험한 말이기는 하지만 거시기를 짤라 버렸으면 싶더군요. 조관웅(이성재)이 처음에는 나라를 들었다 놨다할 정도의 악인이라는 예상을 했는데, 어린 여자들에게 힐끔병이 있는 찌질이 추잡놈으로 변질되는 것같아, 이 캐릭터 악역에 손질이 좀 필요할 듯 합니다.  

그나저나 은자 5천냥을 눈앞에서 잃은(그 놈 것이 아니었으니 잃었다는 표현이 맞지는 않은 듯 보이지만) 조관웅이 정식 기녀가 되기 전에는 눈으로만 보겠다는 약속을 바로 버리고는 청조의 초야를 치루게 하겠다고 하니, 이를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두 눈 뜨고는 못보겠는데, 청조가 짐승만도 못한 조관웅에게 유린당하게 하면 작가님 미워할 거에욧!!

 

박무솔의 비밀 은자가 공명관 지하방에 숨겨져 있었다니, 이게 꿈이냐 생시냐!! 눈썹이 휘날리게 공명관으로 돌아온 조관웅, 수하로부터 보고를 들으면서 조관웅이 얼마나 웃었을지를 생각하니 고소합니다 그려. 5천냥 노다지를 깔고 앉아있었구나...싶었을테니 말이죠.

은궤가 가득한 비밀방, 그 감격의 순간을 혼자 맛보려던 조관웅의 표정이 우째 똥씹은 표정이었지요. 은자는 커녕 엽전 한 푼 없는 지하 비밀방을 보고는 망연자실 허망한 표정의 조관웅, 쌤통이다! 

조관웅의 눈에 띈 것은 곡식 가마니 두어개, 그러고 보니 백년객관을 들어서면서 군량미라고 실어내가던 가마니 수레가 수상쩍은 조관웅, 좌수영으로 찾아가 쌩짜를 부리다가 된통 혼만 나고, 강치의 썩소에 얼굴이 흑빛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눈앞에서 좌수영 군영으로 들어가고 있는 은자 5천냥, 그자리에서 화병으로 죽어도 이상할 것 없을 큰 한방, 아~~~주 통쾌한 강치의 완승이었습니다. 조관웅이 텅빈 지하방에서 광분의 콧바람 쉭쉭 내품는데, 고놈 모습보니 깨소금이더이다ㅎ. 강치, 머리도 쓰고 제법이다. 궁디톡톡!! 

 

이순신 장군의 피끓는 심정의 연설에도 뉘우침이나 생각따위는 없는 놈이라 귀를 기울이지 않는 천하에 몹쓸 버러지만도 못한 놈이었지요. 이순신 장군의 일장연설, 감동으로 가슴 뭉클하게 하더군요. 유동근의 묵직한 무게감이 주는 힘, 대사에 실린 충정심은 이순신 장군의 올곧은 충정심을 안방까지 그대로 전달하더군요. 무한존경합니다, 이순신 장군님!!! 

 

"본디 군대의 목적이란 전쟁을 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지는 것이 그 첫번째이며, 불행히도 전쟁이 일어났을땐 적을 막아내 나라를 지켜내는 것에 있지요!! 그 꿈을 이뤄보고자 이렇게 불철주야 애를 쓰고 있습니다!!!". 

군량미 가마니를 칼로 들쑤셔 곡식이 흩어지는 것에 가슴 아파하는 이순신 장군, 땅에 떨어진 곡식은 흙을 털어 한톨도 버리지 말고 자신의 식량으로 삼으라는 말이 가슴 찡해지더군요. 억울한 모함으로 백의종군을 하면서도 오직 조선의 바다를 지키고자 하는 우국충정심 하나로 조선의 바다를 지켜낸 이순신 장군, 백성의 땀과 노고 역시도 헛되이 버리지 않으려는 애민정신, 이순신 장군은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모자라는 우리의 영웅이십니다!!

 

공달선생의 내기에 1승을 올린 강치, 공달선생의 내기보다 거북선을 제조할 군자금을 회수했으니, 허구의 드라마 상이지만 강치는 조선의 바다를 지키는 큰 일에 일조했습니다. 공달선생이 증표로 가져오라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했었는데, 이순신 장군의 관모를 하루만 빌려 써보는 것이었더군요. 

약속이니 지키겠노라 쾌히 관모를 내준 이순신 장군, 공달선생이 이순신 장군의 관모를 써보는 것이 평생 소원중 하나라고 했을만큼, 이순신 장군이 백성들에게 얼마나 존경을 받았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공달선생 좋겠습니다, 이순신 좌수사 영감의 관모를 손으로 만져보고 써보다니 길이길이 남을 가문의 영광이로소이다ㅎ.

그런데 은자 5천냥을 무사히 회수한 큰 공을 세우고도 강치의 바람이 너무 순박해서 사랑스럽더군요. 닭한마리!가 전부였으니 말입니다. 행복하게 닭다리를 뜯는 강치 귀염귀염, 쓰담쓰담^^ 

 

그나저나 암시에 걸린 태서(유연석)때문에 무형도관에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이 감지되어, 이런 평화로운 시간도 곧 끝나갈 것같아 불안불안하더군요. 칼을 들고 백년객관으로 간 태서, 얼마전까지도 아버지랑 어머니, 청조가 함께 살던 집을 보는 마음이 어떠했을까요?

태서 역시 목숨을 걸고 강치와 여울을 구하려 했지요. 조관웅의 수하를 상대하면서 시간을 벌고 수하들을 유인하는 등, 은자회수 작전에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빌어먹을 암시라는 것이 뭔지, 조관웅의 수하를 칼로 베지 못하는 태서였지요. 

그러나 유약한 태서를 이용해 조관웅의 간악함을 치를 떨게 만들었지요. 무형도관과 박무솔의 은자 5천냥의 용도, 그리고 좌수영과의 관계에 대해 알아오라고 태서를 협박하는 조관웅, 춘화관에서 모멸을 당하는 청조의 모습을 보여주고 청조를 취할 것이라는 말에 온 몸에 힘이 빠지고, 누이동생을 데리고 나오지도 못하는 처지에 눈물만 흘릴 뿐입니다.

 

눈을 가리고 강치 앞에 나타난 태서, 무릎을 꿇고 청조를 구해달라고 부탁합니다. 태어나서 누구 앞에서도 무릎을 꿇어본 일이 없었을 태서, 동생을 구하기 위해 강치에게 무릎까지 꿇고 부탁해야 하는 심정은 얼마나 참담할 것이며, 청조가 걱정되어 얼마나 애가 탈까요? 무릎꿇은 태서를 보면서 왈칵했습니다ㅠㅠ

 

그런데 말이죠. 태서를 보면서 암시라는 것을 설정한 점을 골똘하게 생각하게 만들더군요. 태서는 눈을 가리고 강치를 보면 살기가 끓어오르지는 않는 상태지요. 강치가 아버지를 죽였다는 환술에 걸려있으면서도, 눈으로 강치를 볼 때만 죽여야 할 원수로 인식한다는 것이 영 납득이 안가서 말이죠.

아마도 숨은 의미는 강치의 반인반수 모습과 연관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들어요. 눈으로만, 사람의 외양만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을 꼬집는 숨은 의미인듯도 하고, 반인반수임에도 누구보다 사람다운 따뜻함과 은혜를 알고, 큰 욕심부리지 않는 강치가 가진, '사람다움의 본성'을 보라고 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지요. 

청조를 구해달라는 태서의 부탁에 강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강치가 청조를 데리고 나오려한 적은 있었지요(8회분에서). 그러나 강치의 손을 뿌리치고 춘화관을 떠나지 않겠다고 한 청조였습니다. 아버지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고 당당하게 데리고 가라면서 말이죠.

청조를 춘화관에서 데리고 나온다면 추포꾼에게 뒤쫒길 것은 자명한 일이터이고, 청조 역시 춘화관에 남겠다는 뜻을 굽히지는 않을 듯은 보이더군요. 천수련이 그랬지요. 인내하고 참아내라고 말이죠. "기회다, 억울하고 분한 수모와 모멸감을 되갚아 줄 기회, 살아있어야 그런 기회도 오는 것이다". 예기가 되라는 천수련의 말에 심경의 동요를 보이기도 했던 청조이기에, 혹이라도 강치가 춘화관으로 간다고 해도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역모의 누명을 쓰고 옥사에 갇혀있으면서도 백년객관의 하인들에게 울지말라고 다부진 모습을 보였던 강단있는 청조이기도 했으미 말이지요.

 

그런데 구가의 서 10회가 되도록 청조와 강치의 감정선만 너무 애틋한 그리움에 치중하고 있어, 정작 담여울과의 러브모드는 진전이 없는 것이 좀 답답스럽군요. 굼뜬 멜로라인에 뭔가 변화가 있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네요.  

담여울 수지가 강치바라기를 하고는 있지만, 수지는 아직 감정을 표현하는 연기가 미흡해 달달 덜컹의 감정을 많이 전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요. 감정선을 이끄는 능력이 좋은 이승기가 아무래도 리드를 해야 하는데, 청조에 대한 감정이 더 큰 강치이기에 여울과의 멜로는 아직은 밍숭스럽지요. 그러다보니 어느쪽이 주 멜로라인인지 헛갈리기도 합니다. 강치와 여울이 운명적인 연분인데, 첫술에 배부를 수만은 없지만, 두 사람의 관계에도 모락모락 김이 좀 났으면 좋겠군요. 이젠 강치와 여울에게 벌렁벌렁 두근두근하고 싶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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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4 12:48




끊어져 버린 팔찌와 함께 야수의 모습을 드러낸 최강치,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담여울은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손톱이 자라나고 머리 끝부터 달라져 버린 반인반수 최강치의 모습은 실로 충격이었습니다.

이승기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구월령과 윤서화의 아들 반인반수 최강치가 있었을 뿐입니다. 진짜 괴물같아서 저도 모르게 헉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분장과 연출의 효과보다 이승기의 리얼한 야수 표정에 심히 놀라고, 한편으로는 꺼려할 수도 있었을 캐릭터를 선택한 이승기의 연기도전에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박무솔의 죽음은 6회 도입부에서 강치에게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부연설명하는 장면이 더해져 슬픔이 배가 되어 꺼이꺼이 울었네요. 업둥이라고 놀림받은 강치가 동네 친구들과 싸움을 일삼자 박무솔이 강치에게 말했죠.

"강치야, 난 그래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네가 그때 강가에 떠내려 오지 않았다면 내가 널 만날 수 없었을테니... 혈연뿐만 아니라 마음으로 이어진 관계 또한 가족과 다를바 없다. 마음만으로 치자면 넌 내게 아들과도 같아".

업둥이라고 놀린 동네 꼬마아이들에게도 박무솔은 점잖게 꾸중하기도 했지요. 강치를 놀리는 것은 곧 박무솔 자신을 놀리는 거라 간주할테니 놀리지 말라고 말이죠. 

죽어 가면서도 강치에게 다치지 않았느냐고 물어주는 박무솔, "잊지말거라, 넌 내게 아들과 똑같아. 우리 태서와 청조를 지켜다오", 하늘과도 같았던 박무솔이 칼에 맞자 분노로 야수본성이 나오기 시작한 강치, 그를 막아선 이는 소정법사였지요.

거센 회오리 바람과 함께 순신간에 사라져 버렸지만, 사라진 강치로 인해 박무솔 피살사건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바로 가루로 뽀사버려도 모자랄 것 같은 나쁜 놈 조관웅의 간교함으로 말이죠. 강치를 박무솔을 죽인 범인으로 몰아 현상금까지 건 이놈의 배포는 간이 배 밖으로 나오다 못해 순대랑 놀자고 활개를 치고 다니는 수준이군요.  

 

백년객관을 떠나지 못하는 박무솔의 시신, 살아서 정승판서가 부럽지 않았던 백년객관의 관주 박무솔이 역모의 누명을 쓰고 멍석에 말아 나가는 장면은 눈물없이 보기 힘들었습니다. 그의 또 다른 아들 강치를 보지못하고 나가는 수레는 가족들이 밀어서야 겨우 움직였을 뿐이지요.

현장에서 박무솔이 조관웅 수하의 칼에 찔려 죽은 것을 목도한 이들이 한둘이 아니거늘, 세상 의지하고 사는 이라고는 박무솔 어르신과 청조에 대한 순정밖에 없는 강치를 살인범으로 몰아세운 조관웅, 사건의 정황을 모르는 저잣거리 여수 고을사람들에게 박무솔을 죽인 파렴치한 놈으로 몰렸으니 강치의 앞날이 험난하기만 합니다.

 

열흘만 동굴에서 조용히 지내라는 소정법사의 경고를 무시하고 백년객관으로 내려간 강치, 20년전에 자신을 버린 부모에 대해서 알고 싶지 않다고 버려진 아픔을 내비친 강치였지요. 지켜야 할 가족이 있다며 눈물을 머금은 강치, 부모에게 버림받고 업둥이로 살아야 했던 강치의 픔을 소정도 모르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비밀을 누설하면 강치가 사람이 되지 못하나 보더군요. 강치의 생모 윤서화의 마지막 유언, 사람들 속에서 온전한 사람아이로 자라게 해달라는 유언을 말해주지도 못하고 소정법사의 속만 새까맣게 타들어 갈 뿐입니다.

속이 또 타들어가는 인물이 있지요. 목숨을 두번이나 구해준 강치, 그가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행적이 묘연해지자 강치를 찾아나선 담여울입니다. 추격꾼에게 들킨 담여울을 또 구해준 강치, 가까이서 본 담여울의 고운 얼굴에 머쓱한 농담을 건네보는 강치였죠. 담도령이 아니라 담낭자인데 강치가 담여울이 여자라는 것을 알면 이쪽 커플의 감정선도 변화가 있을 듯한데, 아직은 오매불망 청조뿐인 강치와 청조가 더 애틋해서 전 어느 커플에게 마음을 줘야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네요.   

착한남자에서 강마루 여동생으로 나왔었던 청조 역의 이유비, 사극연기도 잘하고 청조라는 캐릭터를 강하고 야무지게 잘 그려가고 있어서 이쁘게 보고 있는 중입니다. 박태서 역의 유연석도 연기가 좋아서 구가의 서에서 가능성있는 젊은 연기자들을 발견한 기쁨까지 함께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백년객관으로 내려간 강치는 하루아침에 쑥대밭이 돼버린, 집이자 그의 세상이었던 백년객관의 모습에 망연자실합니다. 매일 사람들이 북적대고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백년객관을 생각하며 눈물짓는 강치, 반드시, 기필코 그놈 모가지를 자기 손으로 따버리겠다고 결심하지요. 

청조와 백년객관 식구들을 구출하러 관아에 잠입한 강치, 관기로 끌려가게 된 청조를 구하고자 하지만, 다음날 참수형에 처해지는 오라버니 태서를 먼저 구해달라는 말에 무거운 발걸음을 돌리죠. "기다려, 반드시 데리러 올게", 청조의 이마에 약속의 입맞춤을 해주고 떠나는 강치, 그러나 청조와는 그것으로 이별하게 될 듯하니 불쌍한 청조를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관기가 되어 혹이라도 짐승같은 놈 조관웅의 수청을 들게 되면 어떡하나 조바심으로 제 속이 다 타네요.  

옥사로 달려간 강치는 태서만을 겨우 빼내와야 했지요. 안방마님 윤씨부인이 강치의 우직한 마음을 이제 이해하고 강치를 받아들이는 듯하더군요. 목숨을 걸고 청조와 태서를 지키겠다는 강치의 맹세, 사람인지 뭣인지도 모를 놈의 맹세따위를 어떻게 믿느냐고 찬바람 쌩쌩 불었던 윤씨부인이었는데 말이죠.

어차피 추노꾼에게 쫓길 신세, 차라리 관노로 살겠다는 말에 백년객관의 식솔들 모두 윤씨부인과 함께 하겠다고 옥사에서 나가지 않은 백년객관 하인들, 생전의 박무솔이 아랫사람들에게 어떻게 베풀고 품고 살았었는지를 보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박태서를 박무솔에게 은혜를 입은 적이 있었던 도둑아저씨에게 맡기고 추격꾼을 유인해 산으로 도망간 강치와 여울, 결국 사단이 나고 말았습니다. 강치의 운명을 예고라도 하듯이 끊어진 팔지와 함께 강치의 반인반수 모습이 드러났지요.

강치의 변한 모습을 본 담여울이 그 충격적인 정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걱정이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치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군요. 팔찌가 끊어져 구슬이 흩어지자 몸이 타들어가는 듯이 아프고 죽을 듯이 뜨겁다고 청조만을 애타게 생각하던 강치의 몸이 괴물의 모습으로 변해버렸으니 말이죠. 

포효하는 반인반수 최강치의 모습에 소름이 쫙 끼칠정도로 무섭더군요. 이승기의 분장한 모습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게 했던 이승기의 반인반수 표정연기는, 이승기로서는 훈남이미지를 내려놓는 과감한 도전과도 같았을 겁니다.

연기와 캐릭터를 위해 이승기의 얼굴 컴플렉스(전 컴플렉스라 생각하지 않지만, 이승기는 남들이 입이 크다고 한다고 호탕하게 웃어 넘기는 인터뷰도 읽었는데, 입이 큰 사람이 먹을 복이 있다는 말을 어디서 들었는데 승기씨 신경쓰지 않아도 될 듯 ㅎㅎ)를 최대한 이용하는 모습은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습니다. 

초창기 1박2일에서 찬물에 머리를 꼭 감고 얼굴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던 이승기였었죠. 리얼 야생이지만 배우에게는 이미지 관리라는 것도 중요했을 테니까요.

그런 이승기가 얼굴의 모든 근육을 최대한 일그러뜨리면서 야수를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리얼한 야수의 모습을 위해 비주얼을 포기하는 과감한 도전을 선택했습니다.

 

비가 와도 뛰지 않는 체통이 중요한 양반님네들이야 감정을 드러내는 것도 경박하고 천박하다고 생각했을 시대, 백년객관 업둥이로 자란 강치라는 인물의 자유분방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나오는 반인반수의 동물적인 반사신경을 캐릭터에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더군요.

야수로 변신한 모습 뿐만아니라, 좌충우돌 욱하는 성격의 최강치라는 인물을 그려감에 있어서도 까칠과 장난기, 건방질 정도로 우직한 뚝심과 배짱, 애틋한 가슴앓이, 분노하는 감정의 폭주까지 자연스럽게 이어가고 있는 이승기입니다.

마름의 아들 업둥이라는 신분에 맞게 양반들이 보여주는 사극에서 느껴지는 진중한 무게감은 최대한 줄이고, 그러면서도 자신감과 배짱 두둑한, 요즘말로 하면 짱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했다고 할까요?

 

비주얼의 망가짐에도 연기에 대한 열정과 두려움없는 도전, 이승기는 구가의 서 최강치라는 반인반수 캐릭터를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일 진보시켰습니다. 개성 강한 캐릭터까지 소화할 수 있는 연기 영역을 확장시킨 것이죠. 비주얼의 망가짐을 두려워 하지 않는 이승기, 노력하는 자의 땀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이승기를 통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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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3 14:12




"잊지 말거라, 넌 내게 아들과 똑같아... 우리 태서와 청조를 지켜다오", 평생 모실 하나뿐인 주인이자 아버지와 같았던 박무솔(엄효섭)이 강치를 향해 파고들어오는 칼에 대신 찔려 죽음을 맞이하자, 최강치의 반인반수의 본성이 활화산처럼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액막이 팔찌의 봉인도 막지못한 강치의 분노, 박무솔에 대한 강치의 애정과 존경이 얼마나 컸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강치를 지켜준 박무솔, 그의 훌륭한 인품만큼 큰 아버지의 사랑을 죽음으로 보여주었지요. 그래서인지 드라마지만 박무솔을 잃은 슬픔이 크네요ㅠㅠ.

연한 초록빛의 눈으로 변한 최강치의 눈은 분노로 이글거렸고, 그 눈빛을 조관웅도 보게 되었죠. 강치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 강치의 운명이 첩첩산중이겠군요.   

불길한 기운이 백년객관을 감돌자 소정법사(김희원)는 강치의 존재가 드러날 위기에 처해질 것임을 예감합니다. 그의 친구이자 강치의 아버지인 구월령에게도 다가왔던 사람이 되는 치성의 마지막 시험관문처럼 말입니다.

 

구월령이 그랬듯이 강치 역시 겨우 열 하루를 남기고 20년의 공든탑이 무너지는 위기에 처해지죠. 해가 지기전에 백년객관을 나와 다음날까지 들어가지 말라는 소정법사의 아리송한 말을 무시하고 백년객관으로 들어가는 강치, 그날은 청조의 혼사를 앞두고 함진아비가 들어오는 날이었기에 착잡한 마음을 가눌길 없었던 강치도 먼발치에서 그 모습을 보려했었지요.

강치도 청조도 서로의 마음을 알면서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아버지와도 같은 박무솔의 가슴에 대못을 박을 강치도 아니었고, 청조 역시 가족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말이죠. 서로의 가슴에 묻고 살 수 밖에 없는 이름 청조와 강치, 그러나 그들의 이별은 혼례로 끝나지 않습니다. 더 큰 비극이 두 사람을 슬픈 운명으로 던져버렸지요. 독사같은 놈 조관웅(이성재)의 음모로 말이죠.

윤서화의 집안을 역모로 몰아 멸문지화를 당하게 했던 조관웅, 박무솔에게도 역모의 누명을 씌워 백년객관을 한입에 꿀꺽하게 생겼습니다. 이놈의 꿍꿍이가 무엇인지 아직 다 나오지는 않았지만, 남도 일대의 상권을 잡고, 왜인들과 손잡고, 그 재력으로 뭔가를 할 꿍심이 있는 듯하더군요. 말 그대로 진짜 반역을 꿈꾸는 놈같으니 말입니다.

정명가도, 즉 명을 치러 가게 길을 내달라는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해 온 풍신수길의 의도를 파악한 이순신 장군, 모함으로 백의종군을 하면서도 오직 조선의 바다를 지키기 위한 우국충정의 마음밖에 없었던 불멸의 영웅, 한산섬 수루에 홀로 앉아 바다를 응시하고 있었을 장군을 상상하면 애국심이 불끈불끈합니다. 군자금의 용도를 묻는 박무솔에게 거북선의 단면도를 펼쳐 보이는데, 드라마인데도 거북선의 탄생을 보는 듯 감개무량함에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성웅 이순신 장군과 박무솔의 만남은 진한 감동이었습니다. 지하 비밀방에 가득한 은자를 조선의 백성과 바다를 지키기 위한 군자금에 쓰라고 내어주는 박무솔, 그들에게 나라의 안위는 개인의 이익 위에 있었습니다. 드라마 캐릭터지만 무한 존경의 마음을 바치옵니다. 물론 우리의 이순신 장군님께는 평생 무한 존경의 마음이지만요.

 

강치와 이순신 장군의 실질적인 첫만남은 뜨헉하게 만들었지요. 저잣거리에서 봉출 일당이 빼앗은 고리대금을 상인들에게 나눠주는 강치를 흐뭇하게 봤던 이순신 장군에게 박무솔은 강치를 두고 아들이나 다름없는 아이라고 소개하지요. "뚝심도 있고, 책임감도 강하고, 무엇보다 선한 의지를 가진 아이라면서 말이지요. 기회가 된다면 좌수사의 휘하에 거둬 큰 재목으로 써달라"는 말에, 박무솔만을 모신다는 무한 존경심을 드러내서 시청자와 박무솔을 뻘쭘하게 만든 못말리는 강치였습니다. 

"싫습니다. 저는 아무데도 안갑니다. 나리(박무솔) 말고 다른 사람은 절대로 모시지 않을 겁니다. 태서를 도와 객관의 마름직을 이어받는 것 말고는 다른 것은 관심없습니다. 그러니 저한테 괜한 눈독들이지 마십시오". 이런이런~~ 솔직해도 무식하게 솔직하고 충직스러운 놈을 봤나?ㅎㅎ 그런 강치라서 더 좋다!

 

강치를 눈여겨 본 인물이 또 있었지요. 담여울의 아버지 담평준(조성하)이었습니다. 담평준 역시 강치의 정체를 알고 있는 눈치더군요. 여울의 호위무사 곤에게(이 녀석도 여울에게 마음이 있는 모양이더군요. 질투하는 모습이 귀엽더이다) 무슨 이상한 변화가 있으면 즉시 알리라는 것을 보면 말이죠.

 

호사다마라고 했던가요, 청조 혼례를 앞두고 함이 들어오는 날, 백년객관에 큰 마가 끼어 반인반수의 슬픈 전설을 이을 다음 전설이 시작되었습니다. 납폐가 탁자 위에서 떨어지면서 다가오는 불길한 예감, 들이닥친 포졸들, 그리고 조관웅이 음흉한 속셈을 드러냈지요.  

간밤에 보낸 자객을 잡은 것을 따지러 간 태서, 그래도 참판까지 지낸 분이라 조용히 일을 처리하려했던 박무솔의 뒤통수를 이리 야비하게 치다니, 정말 끓는 기름에 튀겨 버리고 싶더군요(저의 생각을 잔인하게 만드는 이성재의 나쁜 놈 연기, 역시 굿입니다). 박무솔을 정여립의 대동계 일당으로 몰아 역모죄를 씌우는 조관웅이었죠. 이놈은 역모 전문가인가 봅니다.

 

역모씌우기 전문가 조관웅에게 한방 먹이는 최강치, 그 호기와 한 자 한 자 콕콕 찝어 바른말만 하는 강치의 말에 속이 후련하더군요.

"역모죄? 놀고들 계시네. 쌔빠지게 번돈으로 나라에 꼬박꼬박 세전 바쳐가며, 배고픈 사람들 까지 굽어살핀 우리 나리가 역모죄면, 당신들은 뭐요? 나라가 거둔 세전으로 꼬박꼬박 녹이나 받아 처먹어 가며, 하는 일도 없이 기왓집 방구석에 개폼잡고 들어앉아 개권세나 부리고, 선량한 상인들 상대로 심심하면 잡질이나 하는 당신들은 뭐요? 놀고 먹는 심심죄요?", 놀고 먹는 심심죄인들 요즘도 심심찮게 보는 위인들이죠. 아무튼 맑지 못한 윗물들은 예나 지금이나 쩝입니다. 강치야~ 시원하게 말 잘했다, 궁디톡톡. 

그나저나 박무솔을 역모죄로 엮어 백년객관을 차지하려는 조관웅의 악질적인 음모에 박무솔이 죽음을 당하고 말았으니 슬픔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조관웅의 수상쩍은 행적을 눈치채고 있는 좌수사 이순신 장군과 담평준이었지만, 조관웅이 한 발 빨랐습니다.

누구보다 강치에게 따뜻했던 아버지와 같은 분을 잃은 강치의 슬픔과 분노는 20년의 봉인을 풀고 나올 정도로 큰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이었고, 회오리처럼 터져나온 강한 분노는 봉인된 반인반수의 야성을 표출할 정도였습니다. 

청조와 태서를 지켜달라는 박무솔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목숨도 내어놓을 강치, 그 지킴이 사랑은 아마도 강치가 자신의 정체를 안 후의 혼란에도, 그를 온전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구가의 서'에 담긴 주제가 되겠지요

최강치도 어쩌면 수천년의 무한한 삶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천년의 영원한 삶대신 유한한 인간의 삶과 사랑을 선택한 아버지 구월령처럼, 강치 역시 유한하기에 아름다운 인간의 삶을 택하겠지요.

"저한테 나리와 백년객관보다 더 큰 세상은 없습니다"라고 했던 최강치, 박무솔의 죽음과 함께 그의 세상을 잃어버렸습니다. 태서와 청조를 지키는 것, 박무솔 어른의 유언을 지키는 것, 그것이 그에게 세상을 준 박무솔 어른에 대한 보은이겠지요. 강치에게서  가장 큰 세상을 앗아가 버린 조관웅, 그에게서 백년객관을 다시 찾아와 태서와 청조에게 돌려줘야 하는 강치입니다.

 

강치에게 희망적인 것은 담여울(수지)이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윤서화는 구월령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신수라는 정체때문에 배신한 실수를 저질렀지만, 담여울의 선택은 윤서화와는 다를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인간이 되고 싶었을 뿐이었던 구월령을 죽여버린 담평준의 마음에 남아있을 듯한 회한 또한, 담여울의 선택에 변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희망을 가져보게도 하고 말이죠.

 

좌수사 이순신 장군에게 아들과 다름없는 아이라고 소개를 해주고, 조관웅에게는 곤장 2백대를 강치 대신 맞겠다고 했던 박무솔이었습니다. 칼에 찔려 숨져가면서도 강치에게 다치지 않았느냐고 묻는 그는 진짜 강치의 아버지였습니다. 자식을 위해 목숨을 대신 내어주고 가면서도, 자식의 안전만을 걱정하는 아버지였습니다.

사람이라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가난한 백성을 긍휼히 여기는 박무솔의 인성을 보고 자란 최강치, 박무솔은 강치에게 아버지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아버지이자 하늘을 잃어버린 최강치, 그의 분노가 끓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강치의 분노는 백년객관이라는 세상을 넘어 조선이라는 더 큰 세상에 눈을 뜨게 만들겠지요. 자신이 반인반수라는 정체성을 알고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강치 역시도 구월령의 뒤를 따를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군요. 숙명처럼 풀어야 할 악의 축 조관웅으로부터 지켜야 할 사람들, 그들이 곧 청조와 태서, 그리고 앞으로 사랑하게 될 운명적인 사랑 담여울이자, 조선이 될 테니까요.

 

가장 기대하고 있었던 이승기의 연기는 사실 멜로나 액션 연기가 아니었습니다. 반인반수라는 판타지 캐릭터를 어떻게 소화할지가 내심 궁금했는데, 기대이상의 감정표현에 또 놀라게 되는 이승기 연기의 발전이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이 장면을 찍기전에 이승기가 많은 고민을 했을 듯 하더군요. 박무솔의 죽음을 본 슬픔과 분노를 반인반수의 야성과 어떻게 혼합해서 보여줘야 할 것인지를 두고 말이죠. 

사람과 짐승, 두 존재의 정체성이 혼돈된 캐릭터의 감정을 표출하기란 사실 쉬울 것 같으면서도 생각처럼 쉬운 연기는 아니지요. 이런 경우 많은 부분, 분장의 효과를 보기도 합니다.

런데 제가 놀라웠던 것은 초록빛으로 변한 이승기의 눈동자때문은 아니었어요. 박무솔의 마지막을 지켜보며서 흐르는 굵은 눈물줄기, 그 슬픈 감정을 포효하는 분노보다 더 무섭고 섬뜩하게 표현한, 조관웅(이성재)에게 으르렁거리는 듯한 대사처리와 표정이었습니다.

"죽여버리겠어". 마치 짐승이 '크르릉'하며 성대를 울리는 소리처럼 들리게 표현하더군요. 짐승들의 감정표현, 사람으로 말하자면 화를 내는 모습을 유심히 보면, 처음부터 컹컹 짓거나 포효하거나 달려들지 않죠.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크르렁 소리를 내서 상대를 노려 보는 것이 첫 반응입니다. 이 모습을 승기가 제대로 표현하더군요. 초록눈빛으로 변하지 않았더라도 짐승의 모습이 보였던 이승기의 반인반수 괴물연기, 분장을 뛰어넘은 훌륭한 연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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