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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9.15 '고쇼' 이외수도 누른 철없음 끝판왕은 누구? 주인공 불편했던 이유 (6)
2012.09.15 09:44




이번 주 고쇼는 '철없어서 미안해'편의 오디션이었습니다. 소설가 이외수, 타이거 JK, 개그맨 이윤석이 오디션을 보러 왔는데요, 개인적으로는 타이거 JK를 보기 위해 봤답니다. 게스트들이 털어놓은 철없던 행동들의 비화는 웃음보다는 감동이 더 많았고,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도 가지게 하고, 참 좋았습니다.

방송을 보면서 오디션 제목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 명의 게스트들은 철이 없는 것이 아니라, 너무 순수했기 때문입니다. 철이 없다고 하기보다는, 일에 대한 열정이 남들과는 좀 특별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말이죠. 

 

돈 개념이 없어서 택시를 탔다가 기사아저씨의 어려운 사정이야기에 가진 돈 반 이상을 쉽게 내어주고(타이거 JK), 여자친구와 스킨십을 해보려다 여자친구 아버지한테 걸려 도망치다 둑방 몇미터 아래로 떨어져 발목이 부러지기도 했다(이윤석)는 남자들, 철없음 보다는 순수하고 순진한 남자들이었습니다. 

초반부터 막강한 후보로 오른 이외수님은 아내게 첫아이를 가졌을 때, 아내에게 주었던 상처를 꺼내 게스트들은 물론 MC들의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했지만, 사실은 슬픈 사연입니다. 궁핍했던 시절, 병원비가 없어서 했던 말실수였지요. 임신을 하고도 병원 한 번 가지 못했으니 부인이 얼마나 불안했겠어요. '산부인과에 한 번 가자고 안하냐?'고 서운해했더라지요.  

 

이외수도 속으로는 많이 걱정되고 불안했지만, 병원 갈 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예수님도 마굿간에서 나셨는데 그냥 집에서 낳자"고 했다지요. 그 말실수로 지금까지도 첫아이 이야기만 나오면 꼬리를 내린다고 하네요. 당시 아내는 그 이야기를 듣고 소양강에 빠져 죽고 싶더라고 했다는데, 그 심정도 이해되고, 돈없었던 이외수의 마음도 이해가 되더군요.

직접 아이를 받았던 이외수, 산통을 겪는 아내와 2시간을 함께 사투를 벌여야 했고, 출산의 고통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직간접으로 경험도 했다고 합니다. "남자들 군대가서 하는 고생을 여자들은 하루만에 다 하는구나".

 

아이를 위한 기저귀, 분유 등 출산용품은 하나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막막하게 방을 나왔는데, 그날따라 어찌나 햇빛이 너무나도 눈부시고 청명하게 좋던지 하염없이 울었다고 하네요. 작가가 당시에 느꼈을 감수성이 어떤 색깔이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아이를 집에서 낳자고 했던 철없는(?) 남편 이외수의 기세에 눌린 타이거 JK 엄살이 심했지요. 졌다고 스스로 캐스팅 포기하겠다고 기권의사를 표한다면서도, 조근조근 할 말 다하고 큰웃음 준 타이거 JK였습니다.

공연마다 화제를 불러 일으키는 타이거 JK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는데요, 돈 개념이 없던 시절, 공연비 25만원을 받아 택시기사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는 힘내라고 15만원을 택시비로 주고 내리기도 하고, 공연장에서의 과격행동으로 방송금지를 당했던 일화들을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노숙자를 자주 집에 데리고 왔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도 했지만, 참 멋진 부자간이고, 멋진 부부입니다.  

 

故 마이클 잭슨의 제의를 거절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은 거라, 듣고도 믿기지 않더라고요. 태권도를 접목한 안무를 만들어 일본공연 오프닝에서 타이거 JK를 세우고 싶다는 제의를, 장르가 안맞아 거절하고 나왔다니 멘붕수준이었네요. 대단하다 싶다가도, 그래도 세계적인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인데, 어떻게 거절을 했을 수가 있지? 싶어서 고개만 절래절래 저었답니다. 타이거 JK도 지금 굉장히 후회한다고 정리를 해주더군요.

타이거 JK에게 진지한 듯 엉뚱스러운 유머감각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고쇼에 나와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MC들과 시청자를 유쾌하게 했습니다. 보면 볼수록 진국이고, 매력있는 남자입니다. 무대에서 팬과 나누는 특별한 교감방식도 타이거 JK이기에 아무런 사심없이 색안경을 끼지 않고 볼 수 있을 것같고요.  

오디션 결과는 이외수가 요트에 얽힌 이야기로 철없음의 끝판왕으로 캐스팅되었는데요, 방송을 보면서 정작 철없는 분은 따로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외수님이 구상하고 있는 소설이 '물위를 걷는 사람'이라고 하는데요, 소설을 제대로 묘사하기 위해 요트까지 샀다고 하지요. 입이 쩍 벌어지는 스튜디오 안이었습니다. 그렇게 비싼 줄을 모르고 필요하다고 졸랐더니, 아내가 요트협회에서 수소문해서 중고로 사기는 했지만, 치뤄야 했던 비용이 장난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부산에서 화천까지 요트를 옮겨와야 했기에 운반에도 큰 어려움이 있었고, 돛을 떼어 운반해야 했기에 러시아에서 돛 전문가를 불러오기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소설가의 열정이라고 해야 할 지, 철없는 것이라고 해야 할 지, 저는 솔직히 잘모르겠습니다;;

 

선장이 된 이외수는 소설의 이동경로인 춘천댐까지 요트를 타고 갔는데, 중간에 회항을 해야 했다지요. 고압선때문에 요트가 지날 수 없었던 것이었죠. 거기까지는 제 돈을 들여서 요트를 산 것도 아니고, 그저 흥미롭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음에 이어지는 말때문에 상당히 불편스럽더군요. 이외수의 요트가 회항한 것을 알게 된 화천군수가 한전에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소설가 이외수씨가 요트를 타야 하는데 고압선이 닿는다더라, 안닿게 송전탑을 올려줄 수 없겠냐"고 말이죠. 어이가 없더군요. 아무 것도 모르는 일반인도, 송전탑을 올리는 일이 막대기를 세워 전선줄 몇가닥 걸쳐두는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아는데, 개인의 요트가 지나지 못한다고 한전에 전화를 걸 생각을 한 것 자체가 황당스럽더군요. 한전측에서는 수억의 비용이 든다고 거절을 했고(당연하죠), 결국 요트의 돛을 떼기로 했다고 합니다. 러시아에서 전문가를 또다시 불러와야 하는 수고로움도 다시 겪어야 했고 말이죠.  

"오케이 콜! 그러면 제가 돛을 떼겠습니다" 라고 결정했다는 뒷말을 들으면 이외수가 청탁을 넣었던 것 같기도 해서, 이 부분에서 만큼은 이외수가 철없다는 것에 동의를 했습니다.

돈이 없어 집에서 낳자고 했던 말은 철이 없어서가 아니라, 절박한 궁핍때문이었습니다. 요트를 산 것은 작품에 대한 열정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고압선 문제를 두고 군수와 상의(?)를 한 것은 철없어 보이더군요. 누구든 상식을 벗어나면 철없는 것입니다. 기행과 엉뚱함, 순수 순진함과는 다른 문제고요. 

 

그런데 MC들은 이외수에게 철없는 것으로는 금메달감이라고 캐스팅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철없음 끝판왕 이외수를 누른 더 철없어 보이는 분을 캐스팅해야 할 것 같더군요.

물론 이외수가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감성마을은 화천이 자랑하는 문화명소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공적인 물류수송을 위한 것도 아니고, 개인의 작품활동을 위한 요트운행이 불가능하다고, 공직자인 군수가 나서서 송전탑을 올려달라고 요구를 할 수가 있는 문제인가 싶습니다.  

 

군의 사소한 민원에도 이렇게 군수가 발벗고 나서서 해결(?)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사분별을 못한 행동으로 보여지더군요. 철없음의 끝판왕은 이외수가 아니라, 화천군수가 아닐까 싶네요. 다행히 한전측에서 거절했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상당한 비난을 받아야 했을 겁니다.

이외수님이 군수에게 청탁을 한 것인지, 화천군수의 자발적 전화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의 창작활동을 위해 국가 공공시설을 바꿔달라고 한국전력에 전화까지 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해 주는 것이 민원처리겠지요. 그러나 이외수의 소설을 위해 국가시설까지 고쳐 주려는 군수의 적극적인 마음(?)이 민원처리의 범주에 속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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