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2.05.30 '추적자' 얼음송곳과 싸우는 손현주, 연기가 더 무섭다 (3)
  2. 2012.05.29 '추적자' 미완의 드라마 '대물'이 못다한 말, 완결판되길 바라는 이유 (3)
  3. 2009.09.01 '스타일' 이지아의 살 길, 사랑을 버려라. (40)
  4. 2009.08.23 '스타일' 엣지없는 감정라인, 스토리 망치고 있다. (43)
  5. 2009.08.09 '스타일', 독수리마녀 김혜수를 주목하는 이유 (27)
2012.05.30 12:09




"나 전당포 한다. 금이빨은 받아. 금이빨 빼고 모조리 씹어먹어 줄게", 영화 아저씨에 나왔던 원빈의 대사입니다. 블랙박스에 찍힌 수정의 사고 필름을 본 백홍석이 PK준을 만나 주먹을 날렸을 때의 감정이 어떠했을까를 생각하다 보니, 원빈의 이 대사가 떠오르더군요. 아마 이 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는 아버지니까요.

카메라 동선은 장례식장을 나선 백홍석의 핏발 선 눈을 쫓습니다. 그의 핏발 선 눈은 감정이 느껴지지 않아 슬픔인지 분노인지 조차 알 수가 없었고, 딸아이를 잃었다는 슬픔조차 느끼지 못할 만큼 무표정으로 굳어 있었습니다. 금방이라도 떨어뜨릴 것같은 눈물만이 그렁그렁한 상태로 말이지요.

형사가 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모든 사건현장에는 단서가 남아있다', 수정이 사고를 당한 날의 CCTV가 그것을 증명해 줄 것입니다. 그러나 백홍석이 마주한 것은 미심쩍은 은폐의혹 뿐이었습니다. 사고현장은 갑자기 포장되어 혈흔과 타이어 자국도 지워버렸고, 경찰청이 해킹당해 CCTV 파일은 다 날아갔고, 백업파일조차 남아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단 하나 있는 것은 수정의 옷에 남긴 타이어 자국이었지만, 경찰에 그 타이어 샘플만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들어야 했지요.
범인이 남긴 타이어 자국으로 수사를 시작하는 백홍석, 국내에 300대 정도 들어 온 최고급 스포츠카라는 단서를 잡았습니다. 불법도박장을 운영하는 조폭사무실을 급습, 조폭들의 협조(?)를 구해 결국 자동차를 찾아냈고, 결정적인 증거물 블랙박스를 손에 넣은 백홍석이었죠. 
그러나 아직까지 신은 백홍석의 편이 아니었습니다. 강동윤의 편이었죠. 검찰청에서 백홍석의 사연을 듣게 된 서지원(고준희)는 스포츠카를 구입한 사람들의 명단을 알게 해줬고, 그 일을 아버지 서회장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것이죠. 서지원이 흘린 정보로 백홍석의 뒤통수를 쳐버린 강동윤이었지요. 불법도박장을 급습한 경찰에 의해 백홍석과 황반장, 조형사는 현장에서 뇌물을 받기 위해 온 비리경찰로 검거가 되었고, 블랙박스는 강동윤의 손으로 넘어가 버린 것이죠.
첫회 총을 겨누고 있는 백홍석에게 위험을 알리기 위해 의자를 발로 차 넘어뜨렸던 고준희가 서회장(박근형)의 막내딸이자 강동윤의 처제라니... 로열패밀리 공순호의 딸 조현진(차예련)이 오버랩되기도 하더군요. 백홍석의 딸 수정의 죽음에 자기 집안이 관계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향후 변화가 궁금한 인물입니다.
황반장(강신일)은 백홍석과 조형사를 빼내기 위해 조폭에게 뇌물을 받은 자신을 연행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거짓진술을 하고, 백홍석과 조형사를 일단 풀려나오게 합니다. 수정이를 죽인 범인을 잡으라면서 말이죠. 수정을 살인한 범인이 인기스타 PK준이라는 것을 알아냈지만, 콘서트를 끝내고 그의 행적은 오리무중입니다. 휴대폰을 꺼 놓은 상태라 위치추적도 불가능했고 말이죠.
백홍석이 PK준을 쫓고 있음을 알게 된 강동윤은 PK준에게 외국으로 떠나있을 것을 종용합니다. 방배동 건물을 가지고 딜을 하는 강동윤의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한 PK준, 역으로 강동윤을 몰카로 협박하지요. 나쁜 놈들은 머리를 쓰는 것도 비슷비슷 비열하더군요. 정말 지랄들이구나 싶더군요. 휴대폰 촬영이 시작되자 PK준의 위치가 떴고, 덕분에 백홍석은 PK준을 체포하게 되지요. 조용히 잡혀가면 뒷일은 알아서 해결하겠다며, 강동윤의 PK준의 배후인물이 되었고, 법정에서의 진실을 가릴 일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결과는 첫회에 나왔던 것처럼 PK준은 무죄판결을 받았고, 대신 백홍석으로부터 총알을 받게 됩니다. 생사여부는 아직 모르지만, 죽었든지 살았든지 관심은 안가는 인물입니다. 죽었다면 감사, 살았으면 죄값을 더 혹독하게 치뤘으면 싶군요. 나쁜 놈.... 이 드라마를 욕하지 않으면서 볼 자신이 없군요;;.
첫회 무서운 연기내공을 폭발하며 이목을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킨 손현주, 2회에서 그는 한 번의 감정폭발없이도 눈물을 쏟게 만들었습니다. 손현주의 연기를 보면서 눈물로 범벅이 되어있다가, 연기의 치밀함에 속으로 탄성을 내지른 장면이 있었어요. 발인시각에 PK준(이용우)를 끌고 와 수정의 영정사진과 마주하게 한 장면에서 였습니다.
"무릎꿇어 새끼야"와 같은 거친 말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손현주는 PK준의 오금을 한방 걷어차는 것으로 무릎을 꿇리더군요. 말보다 발과 주먹이 앞서는 마음, 아버지의 분노를 그처럼 잘 표현했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그의 직업이 형사라는 것도 이 한 장면으로도 설명이 되었고 말이죠.
17세의 꽃다운 아이, 영문도 모른채 죽어야 했습니다. 삶이 재미없는 재벌가의 딸 서지수의 운전사고로 자동차에 치인 수정은, 추잡한 스캔들을 덮고 싶은 한 인기스타의 '인기'를 위해 무참히 짓밟혀야 했고, 돈에 의해 또 한 번 주사로 죽어야 했고, 최종적으로 강동윤의 권력욕에 의해 죽음을 맞이합니다. PK준과 강동윤은 무서울 정도로 닮은 인간들이었습니다. 단어만 다르지, 인기와 권력때문에 무고한 소녀를 아무런 양심의 가책없이 죽여버리는 섬뜩하고 잔인한 성정이 말입니다. "호빠짓하던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라는 PK준의 말에서 강동윤도 그가 자기와 같은 종자의 사람이라는 것을 압니다.  
발인이 끝나고 한 줌 재로 뿌려진 후에도, 이 가여운 영혼은 또 죽임을 당합니다. 원조교제를 했다는 친구의 거짓진술은 수정이의 영혼마저 두 번 세 번 갈기갈기 찢어버립니다.
너무 잔인하고 끔찍합니다. 17세 여고생의 단순교통사고가, 고의적 살인, 돈에 의한 살인, 권력에 의한 살인에 이어, 인격과 명예까지 어떻게 이렇게도 잔인하고 무참히 죽임을 당할 수 있을까요? 치밀어 오르는 분노보다 토악질이 나옵니다.
수정이의 아버지 백홍석은 어떠할까요? 블랙박스에 찍힌 딸 수정이의 사고를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딸아이의 몸을 두번세번 짓밟는 덜커덕 소리에 눈물조차 흘리지 못합니다. 분노의 불길이 너무 세서, 눈물을 말려버렸기 때문입니다. 빗속의 발인, 수정이는 여전히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비를 맞으면서도 아빠를 보며 웃습니다. 수정의 영정사진 앞에 PK준을 잡아 무릎을 꿇리면서, 백홍석이 웁니다. "수정아. 아빠가 왔다. 이번엔 약속지켰다. 미안하다 수정아, 미안하다".
손현주는 정극에서도 특유의 코믹함을 잃지 않는 배우입니다. 드라마를 맛깔스럽게, 무거운 분위기도 그의 개그감 넘치는 몸연기로 업시키는 묘한 매력이 있는 배우지요. 손현주가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나왔던 드라마중 지금까지도 그 좋은 연기가 기억에 크게 남는 작품은, 故최진실과 함께 했던 장미빛 인생이라는 드라마입니다. 암에 걸린 최진실을 살리기 위해, 없는 살림에 거금을 주고 사기꾼에게서 기적의 물을 사들고 왔던 바보같은 행동에 눈물을 쏟게 했지요. 입냄새가 난다며 잇몸에 피가 나도록 양치를 하는 최진실에게 입냄새 나지 않는다고 뽀뽀를 해주는 장면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투박한 얼굴로 멜로보다 더 저릿한 감정을 전달해 주었던 손현주였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 그 절박한 순수함은 바람피운 남편이었지만 용서하게 만들기도 했지요.
손현주를 떠올리면 하늘색 추리닝을 입고, 늦잠 실컷 자고 일어난 풀어진 모습으로 런닝 속에 손을 넣고 배를 북북 긁어대도 밉지 않은 남자가 연상됩니다. 친숙함이죠. 눈 한 번 가벼이 흘기고 넘어가는 남편같고, 넉살좋은 이웃집 아저씨같죠. 그런 편한 남자가 분노로 온몸을 칭칭감은 아버지의 이름으로 드라마에 나타났을때, 많이 놀랐습니다. 소리를 벅벅 질러도 감추지 못하는, 손현주에게서 만나게 되는 그 특유의 인간적인 모습을 감출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고요. 너무 감춰서 오히려 놀랐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두 번 세 번 죽임을 당한 딸, 사랑하는 딸을 잃은 아버지의 모습밖에는 없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손현주가 감정을 누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누르고 있는데도 이 정도의 아우라면 그 내공이 무시무시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수정이를 죽인 범인은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재벌가의 딸, 호빠출신의 인기가수, 누구보다 믿었던 친구, 그리고 무서운 정치권력가입니다. 상대하기가 모두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가장 마지막에 맞딱뜨리게 될 강동윤은 거구의 골리앗입니다.
김상중이 연기하는 강동윤의 캐릭터를 한마디로 말하라 하면 얼음송곳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손현주가 싸우는 대상은 이 얼음송곳입니다. 차갑고 독하고 무섭습니다. 얼음송곳처럼 말이죠. 얼음송곳은 살인을 할 수 있는 훌륭한(?) 재질의 무기입니다. 왜? 흔적을 감추기가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형체도 없이 녹아버리기 때문이죠. 도로를 갈어엎고 포장을 해버리고, 경찰청까지 해킹해서 자료를 삭제해 버릴 수도 있는...
백홍석의 싸움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습니다. 돈에 넘어간 친구가 그의 딸을 죽였다는 진실을 그가 감당할 수 있을 지, 그 돈의 실체 강동윤의 거대한 얼음송곳을 그가 부러뜨릴 수 있을지, 그 과정에서 보여주게 될 손현주의 믿고 보는 연기변신이 더 무서울 듯해서,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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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9 11:38




새 월화 드라마 추적자를 보면서 내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맴도는 드라마가 있었으니, 고현정 차인표 권상우가 출연했던 '대물'입니다. 드라마 초반에 작가가 집필중단(?)을 선언하면서 작가교체와 제작진에 대한 정치적 외압설이 돌았던 드라마였죠. 백홍석에게서는 서혜림(고현정)과 하도야(권상우)를 합친 인물이, 재벌의 사위이자 대권의 야망을 꿈꾸는 강동윤(김상중)은 강태산(차인표)이 연상되더군요. 반장으로 나온 강신일은 공성조(이재용)과 비슷한 느낌이 들고 말이죠.
대물은 결과적으로 용두사미 실패작 퇴물이 되었지만, 서혜림(고현정)의 강렬했던 외침은 여전히 가슴 속에서 메아리가 되어 들려옵니다. "대한민국은 누구를 위한 나라입니까?". 섹검의 누명을 쓰고 법복을 벗게 되던 날, 정의의 여신상 앞에서 검사 윤리강령을 외워 내려가며 오열하던 꼴통 열혈검사 하도야(권상우)의 분노는, "이제부터 제가 검사고 이 총이 판사야"라던 백홍석(손현주)의 분노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처음 드라마 대물을 보고 흥분되고 설레였던 그 감동이 추적자를 보며 다시 살아 꿈틀거리는 것을 보며, 어쩌면 이 드라마는 미완의 드라마 대물 완성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 잊어버리기 전에 드라마 대물에서도 대통령집무실의 태극기가 잘못 묶여있었는데, 추적자에서도 소품팀이 같은 실수를 했더군요. 대선주자 강동윤(김상중)의 방에 태극기가 잘못 걸려 있었는데 시정바랍니다!.
대물이 용두사미 실패작이 되었던 것은 살아나지 않았던 대사빨에도 있었지만, 대선과 정치, 미묘한 사안이 물려 수박겉핥기식의 드라마가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시작과 결과만 있었지 과정이 생략되어 버린 드라마, 앵무새가 되어 도덕교과서나 읊는 서혜림이라는 인물은,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말았지요.
백홍석(손현주)은 서혜림과 하도야 검사가 하지 못했던 말, 정면으로 싸우지 못했던 부패한 정의, 부패한 권력, 금권정치를 향해 명중을 해주기만을 간절히 바라게 되네요. 아자아자 화이팅! 백홍석!
드라마 시작은 법원의 마크와 함께 시작됩니다. PK준의 무죄가 판결되고 있는 시각, 백홍석이 검색대를 통과하는 순간 삐삐 부저음이 울리죠. 금속제품을 휴대했다는 의미, 맞습니다. 그의 손에는 총이 들려 있었지요. 재판정 정면 법원의 '법'자를 향해 총알이 발사되자, 가슴에서 심장 한조각이 떨어져 나간 듯한 서늘한 아픔과 함께 서글픔이 온몸을 휘감기 시작했습니다.
'법'자의 한 귀퉁이가 총에 맞고 떨어져 나가고, 손현주의 초점잃은 눈과 혼이 나가버린 듯한 표정과 마주하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군요. 손현주의 팔에 둘려있는 상장을 보면서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것이 감지되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또 다른 감정으로 전해오는 서글픔의 정체가 뭔지, 드라마를 보면서 풀어야 할 듯합니다. 드라마 내용도 모르고 드라마가 시작되기도 전에, 배우의 표정만으로 눈물을 흘린 드라마는 처음이지 싶습니다. 
재판은 끝나지 않았다며 시계를 향해 총을 쏘는 백홍석, 그는 그렇게 시간을 멈췄습니다. 주인공 백홍석의 생각을 표현하는 숨은 의미가 가슴 아프더군요. 드라마가 진행되고서야 그 이유를 알았지요. 사랑하는 딸 수정의 죽음과 함께 그의 시간도 정지돼 버렸다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수정을 죽인 나쁜 놈의 시간도 그렇게 멈춰야 했습니다. 그 이유로 시계를 향해 총을 쐈던 것이지요. 서글픔의 정체는 재판정에 흐르는 불의와 부패의 냄새, 반대급부적으로 힘없는 누군가는 억울하게 당할 수 밖에 없는 답답함때문이었습니다.   
PK준(이용우)과 몸싸움을 하는 중 이용우가 총에 맞는 사고가 일어나고, 현장에서 백홍석은 끌려나가고 말지요. 끌려가면서도 죽지말라고, 진실을 말하라고 애원하는 백홍석의 쇳소리가 가슴을 후벼파더군요. 
화면은 능글능글 서글서글 사람좋은 강력계형사이자, 수정의 아빠 백홍석이 딸의 생일파티에 함께 하는 장면으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2012년 5월 18일 밤 9시 42분, 백홍석의 딸 백수정이 자동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합니다. 운전자는 대선출마를 선언한 대선후보이자 국회의원 강동윤의 처 서지수(김성령), 그녀의 옆자리에는 막 콘서트를 마친 내연남 PK준이 동승하고 있었지요. 수정이 사고를 당한 날은 생일이었고, 좋아하는 남자친구와 함께 콘서트를 본 후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월급 220만원에 총상과 자상, 야근과 과한 업무에 시달리고, 집에 들어가는 날보다는 못들어가는 날이 더많은 강력계 형사 백홍석, 그의 까칠한 수염은 직업의 고단함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딸 수정이 커가는 모습에 세상 부러울 것없었던 딸바보 백홍석, 그에게 딸과 아내, 그의 가족은 하늘이었고, 땅이었고, 공기였고, 물이었습니다. 남자친구가 머리핀을 선물로 줬다고 자랑하던 딸, 예쁘다고 말해줬다는 딸 수정이, 백홍석의 클레멘타인은 그 전화를 마지막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강을 아프게 건너가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잔인하게 말입니다.
수정을 치었던 지수(김성령)와 차에서 내린 PK준은 수정이 살아있었음을 알고도, 고의로 자동차를 돌진해 수정을 한번 치고, 다시 후진으로 또 수정의 몸을 으깨어 버리고 도주해 버렸지요. 이런 삐리리 개같은 자식, 넌 인간도 아니야. 살인마. 속이 울렁거려서 차마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었습니다.
수술실 밖에서 클레멘타인을 불러주는 백홍석, 아빠의 노래를 들었는지 수정은 기적적으로 수술을 받아 소생했지요. 수정의 수술이 성공했다는 사실에 좋아하지 않은 한 사람이 있었으니, 대선출마 후보 강동윤(김상중)입니다. 대기업 회장이자 장인 서회장(박근형)으로부터 팽당할 위기에서, 아내 서지수의 교통사고로 기회를 잡았던 야망의 인물입니다. 수정이 죽어야 뺑소니를 친 아내의 범행으로 장인 서회장을 협박할 수 있었는데, 물거품이 될 판이었던 것이죠. 에잇! 더런 놈의 새끼들...정말 추악하고 끔찍해서 이런 인간들이 눈코입이 달렸다는 것이 신의 실수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강동윤은 백홍석의 친구이자 의사인 윤창민(최준용)을 30억에 매수하고, 수정을 살인하게 합니다. 30억이라는 거액에 우정도, 의사의 윤리도, 양심도, 인간성도 포기해 버리는 창민, 인간이 돈앞에 이렇게 나약한 존재라는 것이 미치도록 슬프고 화가 나네요. 그런 인간에게 딸의 상주를 해 달라며, 장례식을 맡기고 범인을 잡으러 가는 백홍석, 제발 후에 창민이 양심선언을 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네요.
백홍석이 염을 한 딸 수정과 마지막 인사를 하는 장면은, 눈물이 앞을 가려 맨정신으로 보기 힘이 들었습니다.  살아있는 듯한 딸, 이마에 손을 대고, 손을 잡아주고, 저승길 잘가라고 발도 어루만져주고, 어떻게 그 사랑스런 딸아이를 맨정신으로 보낼 수 있었을지, 가슴에도 묻을 수 없는 백홍석입니다.
슬픔이 너무 크면 눈물도 흐르지 않는다지요. 눈물조차 말라버린 백홍석의 퀭한 눈, 핏기없는 손현주의 표정연기, 혼이 나가버린 듯한 아버지의 모습을 그토록 섬세하고 담담하게 보여주는 손현주의 연기내공은, 근래보기 힘들었던 명연기였습니다. 역시 손현주였습니다. 연기를 느낄 수 없는 사실적인 모습, 자식을 잃고 텅빈 껍데기처럼 가벼워져 버린 듯한 아버지의 슬픔, 꾹꾹 눌러놓은 분노, 오열만이 슬픔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손현주의 핏기 가신 표정연기는 너무나 사실적이라 소름끼칠 정도로 슬프게 다가오더군요. 손현주의 연기는 가히 미친연기력이라 평하고 싶은 명품연기였습니다. 
백홍석이 장례식장에서 범인을 잡기 위해 나가는 시간, TV에서는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강동윤 후보의 연설이 나오고 있었지요. 흑과 백이 교차하는 듯, 불의와 정의가 한 화면에 잡히는 기법은 멋진 연출이었습니다. 출사표를 던진 강동윤의 출마연설이 참으로(?) 멋지더군요.
"힘있는 자와 타협하지 않고, 힘없는 사람들한테 고개를 숙이겠습니다. 위를 바라보지 않고 아래를 살피지 않겠습니다. 가난이 자식들한테 되물림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서민들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힘없는 사람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대한민국을 저 강동윤이 여러분과 함께 만들겠습니다".
너무나 많이 들어서 이제는 교과서처럼 되어버린 출마연설문입니다. 힘있는 자와 타협하고 위만 바라보는 위선자들, 서민들은 죽어나가든 말든 부자들 살찌우는 정책에만 힘을 쏟는 분들, 서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들, 돈과 권력에 부패한 썩은 오물이 강물처럼 도도하게 흐르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온 그들, 백홍석의 총구가 그들의 가슴 한복판을 뻥 뚫어 서늘하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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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9 11:38




새 월화 드라마 추적자를 보면서 내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맴도는 드라마가 있었으니, 고현정 차인표 권상우가 출연했던 '대물'입니다. 드라마 초반에 작가가 집필중단(?)을 선언하면서 작가교체와 제작진에 대한 정치적 외압설이 돌았던 드라마였죠. 백홍석에게서는 서혜림(고현정)과 하도야(권상우)를 합친 인물이, 재벌의 사위이자 대권의 야망을 꿈꾸는 강동윤(김상중)은 강태산(차인표)이 연상되더군요. 반장으로 나온 강신일은 공성조(이재용)과 비슷한 느낌이 들고 말이죠.
대물은 결과적으로 용두사미 실패작 퇴물이 되었지만, 서혜림(고현정)의 강렬했던 외침은 여전히 가슴 속에서 메아리가 되어 들려옵니다. "대한민국은 누구를 위한 나라입니까?". 섹검의 누명을 쓰고 법복을 벗게 되던 날, 정의의 여신상 앞에서 검사 윤리강령을 외워 내려가며 오열하던 꼴통 열혈검사 하도야(권상우)의 분노는, "이제부터 제가 검사고 이 총이 판사야"라던 백홍석(손현주)의 분노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처음 드라마 대물을 보고 흥분되고 설레였던 그 감동이 추적자를 보며 다시 살아 꿈틀거리는 것을 보며, 어쩌면 이 드라마는 미완의 드라마 대물 완성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 잊어버리기 전에 드라마 대물에서도 대통령집무실의 태극기가 잘못 묶여있었는데, 추적자에서도 소품팀이 같은 실수를 했더군요. 대선주자 강동윤(김상중)의 방에 태극기가 잘못 걸려 있었는데 시정바랍니다!.
대물이 용두사미 실패작이 되었던 것은 살아나지 않았던 대사빨에도 있었지만, 대선과 정치, 미묘한 사안이 물려 수박겉핥기식의 드라마가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시작과 결과만 있었지 과정이 생략되어 버린 드라마, 앵무새가 되어 도덕교과서나 읊는 서혜림이라는 인물은,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말았지요.
백홍석(손현주)은 서혜림과 하도야 검사가 하지 못했던 말, 정면으로 싸우지 못했던 부패한 정의, 부패한 권력, 금권정치를 향해 명중을 해주기만을 간절히 바라게 되네요. 아자아자 화이팅! 백홍석!
드라마 시작은 법원의 마크와 함께 시작됩니다. PK준의 무죄가 판결되고 있는 시각, 백홍석이 검색대를 통과하는 순간 삐삐 부저음이 울리죠. 금속제품을 휴대했다는 의미, 맞습니다. 그의 손에는 총이 들려 있었지요. 재판정 정면 법원의 '법'자를 향해 총알이 발사되자, 가슴에서 심장 한조각이 떨어져 나간 듯한 서늘한 아픔과 함께 서글픔이 온몸을 휘감기 시작했습니다.
'법'자의 한 귀퉁이가 총에 맞고 떨어져 나가고, 손현주의 초점잃은 눈과 혼이 나가버린 듯한 표정과 마주하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군요. 손현주의 팔에 둘려있는 상장을 보면서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것이 감지되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또 다른 감정으로 전해오는 서글픔의 정체가 뭔지, 드라마를 보면서 풀어야 할 듯합니다. 드라마 내용도 모르고 드라마가 시작되기도 전에, 배우의 표정만으로 눈물을 흘린 드라마는 처음이지 싶습니다. 
재판은 끝나지 않았다며 시계를 향해 총을 쏘는 백홍석, 그는 그렇게 시간을 멈췄습니다. 주인공 백홍석의 생각을 표현하는 숨은 의미가 가슴 아프더군요. 드라마가 진행되고서야 그 이유를 알았지요. 사랑하는 딸 수정의 죽음과 함께 그의 시간도 정지돼 버렸다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수정을 죽인 나쁜 놈의 시간도 그렇게 멈춰야 했습니다. 그 이유로 시계를 향해 총을 쐈던 것이지요. 서글픔의 정체는 재판정에 흐르는 불의와 부패의 냄새, 반대급부적으로 힘없는 누군가는 억울하게 당할 수 밖에 없는 답답함때문이었습니다.   
PK준(이용우)과 몸싸움을 하는 중 이용우가 총에 맞는 사고가 일어나고, 현장에서 백홍석은 끌려나가고 말지요. 끌려가면서도 죽지말라고, 진실을 말하라고 애원하는 백홍석의 쇳소리가 가슴을 후벼파더군요. 
화면은 능글능글 서글서글 사람좋은 강력계형사이자, 수정의 아빠 백홍석이 딸의 생일파티에 함께 하는 장면으로 넘어갑니다. 그리고 2012년 5월 18일 밤 9시 42분, 백홍석의 딸 백수정이 자동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합니다. 운전자는 대선출마를 선언한 대선후보이자 국회의원 강동윤의 처 서지수(김성령), 그녀의 옆자리에는 막 콘서트를 마친 내연남 PK준이 동승하고 있었지요. 수정이 사고를 당한 날은 생일이었고, 좋아하는 남자친구와 함께 콘서트를 본 후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월급 220만원에 총상과 자상, 야근과 과한 업무에 시달리고, 집에 들어가는 날보다는 못들어가는 날이 더많은 강력계 형사 백홍석, 그의 까칠한 수염은 직업의 고단함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딸 수정이 커가는 모습에 세상 부러울 것없었던 딸바보 백홍석, 그에게 딸과 아내, 그의 가족은 하늘이었고, 땅이었고, 공기였고, 물이었습니다. 남자친구가 머리핀을 선물로 줬다고 자랑하던 딸, 예쁘다고 말해줬다는 딸 수정이, 백홍석의 클레멘타인은 그 전화를 마지막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강을 아프게 건너가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잔인하게 말입니다.
수정을 치었던 지수(김성령)와 차에서 내린 PK준은 수정이 살아있었음을 알고도, 고의로 자동차를 돌진해 수정을 한번 치고, 다시 후진으로 또 수정의 몸을 으깨어 버리고 도주해 버렸지요. 이런 삐리리 개같은 자식, 넌 인간도 아니야. 살인마. 속이 울렁거려서 차마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었습니다.
수술실 밖에서 클레멘타인을 불러주는 백홍석, 아빠의 노래를 들었는지 수정은 기적적으로 수술을 받아 소생했지요. 수정의 수술이 성공했다는 사실에 좋아하지 않은 한 사람이 있었으니, 대선출마 후보 강동윤(김상중)입니다. 대기업 회장이자 장인 서회장(박근형)으로부터 팽당할 위기에서, 아내 서지수의 교통사고로 기회를 잡았던 야망의 인물입니다. 수정이 죽어야 뺑소니를 친 아내의 범행으로 장인 서회장을 협박할 수 있었는데, 물거품이 될 판이었던 것이죠. 에잇! 더런 놈의 새끼들...정말 추악하고 끔찍해서 이런 인간들이 눈코입이 달렸다는 것이 신의 실수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강동윤은 백홍석의 친구이자 의사인 윤창민(최준용)을 30억에 매수하고, 수정을 살인하게 합니다. 30억이라는 거액에 우정도, 의사의 윤리도, 양심도, 인간성도 포기해 버리는 창민, 인간이 돈앞에 이렇게 나약한 존재라는 것이 미치도록 슬프고 화가 나네요. 그런 인간에게 딸의 상주를 해 달라며, 장례식을 맡기고 범인을 잡으러 가는 백홍석, 제발 후에 창민이 양심선언을 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네요.
백홍석이 염을 한 딸 수정과 마지막 인사를 하는 장면은, 눈물이 앞을 가려 맨정신으로 보기 힘이 들었습니다.  살아있는 듯한 딸, 이마에 손을 대고, 손을 잡아주고, 저승길 잘가라고 발도 어루만져주고, 어떻게 그 사랑스런 딸아이를 맨정신으로 보낼 수 있었을지, 가슴에도 묻을 수 없는 백홍석입니다.
슬픔이 너무 크면 눈물도 흐르지 않는다지요. 눈물조차 말라버린 백홍석의 퀭한 눈, 핏기없는 손현주의 표정연기, 혼이 나가버린 듯한 아버지의 모습을 그토록 섬세하고 담담하게 보여주는 손현주의 연기내공은, 근래보기 힘들었던 명연기였습니다. 역시 손현주였습니다. 연기를 느낄 수 없는 사실적인 모습, 자식을 잃고 텅빈 껍데기처럼 가벼워져 버린 듯한 아버지의 슬픔, 꾹꾹 눌러놓은 분노, 오열만이 슬픔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손현주의 핏기 가신 표정연기는 너무나 사실적이라 소름끼칠 정도로 슬프게 다가오더군요. 손현주의 연기는 가히 미친연기력이라 평하고 싶은 명품연기였습니다. 
백홍석이 장례식장에서 범인을 잡기 위해 나가는 시간, TV에서는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강동윤 후보의 연설이 나오고 있었지요. 흑과 백이 교차하는 듯, 불의와 정의가 한 화면에 잡히는 기법은 멋진 연출이었습니다. 출사표를 던진 강동윤의 출마연설이 참으로(?) 멋지더군요.
"힘있는 자와 타협하지 않고, 힘없는 사람들한테 고개를 숙이겠습니다. 위를 바라보지 않고 아래를 살피지 않겠습니다. 가난이 자식들한테 되물림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서민들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힘없는 사람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대한민국을 저 강동윤이 여러분과 함께 만들겠습니다".
너무나 많이 들어서 이제는 교과서처럼 되어버린 출마연설문입니다. 힘있는 자와 타협하고 위만 바라보는 위선자들, 서민들은 죽어나가든 말든 부자들 살찌우는 정책에만 힘을 쏟는 분들, 서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들, 돈과 권력에 부패한 썩은 오물이 강물처럼 도도하게 흐르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온 그들, 백홍석의 총구가 그들의 가슴 한복판을 뻥 뚫어 서늘하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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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1 06:06




SBS 드라마 '스타일'이 방영되면서 시청자들에게 가장 호응을 받지 못한 주인공이 이지아였습니다. 첫회부터 거북스런 오버연기에 상식을 초월한 몰상식까지..극중 이서정을 연기하는 이지아는 극히 개인적일 생각일 수도 있지만 곱게 봐줄래야 봐줄 수 없는 드라마의 천덕꾸러기 같았습니다. 위기에 처할 때마다 어부지리로 도움을 받는 모습은 또 어떻고요. 
애정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덤벙대고 실수투성이에 무책임한 초보 에디터 이서정을 향한 서우진 쉐프나 포토그래퍼 김민준의 관심도 전혀 설득력이 없어 욕을 배로 먹어야 했지요. 시청자들은 노력없이 너무도 쉽게 얻는 스타일의 캔디 이서정에게 등을 돌렸고, 드라마의 의도대로 였다면 미움을 사야 할 독수리마녀 박기자(김혜수)의 능력과 책임감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착한표와 성공표의 대명사 캔디. 누가되었든 이 캔디옷만 입으면 절반은 성공이 보장되었던 주인공은 이지아에게 와서 무참히 깨지고 말았습니다. 물론 캔디형 캐릭터는 앞으로도 무한재생 반복하게 되겠지만 '스타일'에서 만큼은 예외가 되고 맙니다. '스타일'에서 유독 캔디형 주인공이 사랑받지 못한 이유는 오버연기와 짜증유발로 캐릭터를 재대로 소화하지 이지아의 책임이라 할 수 있으니 앞으로 이지아의 연기에는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베바'의 두루미의 이미지를 벗어 보이지 못한 이지아의 책임이 크니까요.
그런데 이번주 '스타일' 9,10회를 보면서 극중 이서정에게 한가닥 희망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주에서 이지아는 조금 달라 보이기 시작했으니까요. 이지아는 스타일 잡지 200호 창간 파티에서 베스트드레서로 뽑힌 이후 괄목할 만한 스타일의 변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회 등장한 다양한 장부츠에 짧은 미니스커트, 반바지, 원피스, 게다가 엉거주춤 모자까지..물론 예전의 자다 막 나온 듯한 옷차림으로 취재를 다니고 출근하는 모습에 비하면 예의를 갖춰준 모습이지만 낯설고 불편한 것은 감출 수가 없네요. 방한칸 마련할 형편도 안되고, 친구 옷 빌려입고 다닌 찌질이 이서정이 갑자기 놀라운 변신을 하고 있어서 적응이 안되기는 했지만, 적어도 일하는 여성이 옷으로라도 예의를 차려주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기는 하지만요.
김혜수 한사람으로도 모자라 튀지는 않지만 또 한사람의 패션룩을 보는 심정은 과히 나쁘지는 않지만, 패션지화보에 등장하는 모델들, 김혜수, 나영희에 이어 이지아까지 패션쇼를 하고 있다는 것은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 지금 드라마 '스타일'은 세사람의 옷광고, 악세서리 등의 소품 못지않게 자동차에 휴대폰, 커피숍, 베이커리, 과자, 컵, 심지어는 껌까지 광고를 위한 드라마로 전락하고 있으니까요. 그나마 사극에서는 이런 간접광고가 없으니 다행입니다.

이지아에게서 보인 희망을 말하기에 앞서 한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광고와 제작자간의 메카니즘에 시청자 한사람으로서 느끼는 불유쾌감입니다. 이번주 '스타일'은 광고주와 제작사간의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내용을 다뤘습니다. 스타일의 최대 광고주이면서 대한민국이 낳은 최고 디자이너 홍진욱의 신상라인을 '변화가 없다, 틀에 갇힌 느낌이다'라는 혹평으로, 속된 말로 까버리는 이서정의 기사가 인터넷에 유포되는 해프닝을 다뤘지요. 물론 이런 대형사고를 친 장본인은 이서정이었고, 그보다 심각한 대형사고를 친 이들은 같은 회사 동료들이었습니다.
차지선을 비롯한 동료들은 아직 탈고도 안된, 편집장의 오케이 사인도 받지 않은 이서정의 기사를 인터넷에 유포시켜 이서정은 물론 스타일회사까지 위험에 빠뜨립니다. 이런 일이 경쟁사도 아니고 같은 회사에서, 그것도 잡지세계를 잘 알고 있는 기자들이 자행한다는 일은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드라마에서는 어처구니 없게도 이야기 하나를 그럴싸 하게 만들어서 내보냈습니다.
얼마전에 아직 극장에서 내려지지도 않은 영화 '해운대'가 불법유출되어 다운받아 유통되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심한 불쾌감과 한심한 작태에 화가 나기도 했었는데, 비슷한 불쾌감을 드라마 '스타일'에서도 느꼈습니다. 해운대를 유포시킨 한심한 사람들이나, 홍진욱룩에 대한 동료기자의 글을 사전 유포시켜 버리는 스타일 잡지기자들이나, 머리가 텅텅 빈 양철통들인지 그런 것을 드라마 스토리로 만들어 내보낸 드라마 제작진들 머리가 빈 건지... 이쯤에서 이 얘기는 접기로 하지요. 좋은 이야기도 아니니까요.
광고주와 제작사간의 공생관계는 하루이틀 일은 아니지요. 예전과는 주객이 전도된 감도 있지만 둘은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과거에는 좋은 드라마에 몇십초의 광고를 따기 위해 광고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했지만, 요즘은 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드라마 퀄리티를 위해서, 또 높아진 배우들의 몸값에 제작사들은 제작비에 허덕이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또한 방송사 자체 제작보다는 외주 제작으로 드라마를 만드는 일이 많다보니 제작사는 제작비를 스스로 조달해야 하는 부담감도 가지게 되었고요.
이런 흐름에 발맞춰 광고주는 스스로 제작사가 되기도 하고 협력업체라는 명목으로 제작비를 대면서 직, 간접 투자자로 위치가 바뀌게 되버렸지요. 광고주와 제작사간의 이러한 메카니즘의 변화로 제작자는 광고주에게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 돼버린 것이지요. 어떻게 보면 주객이 전도되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든든한 제작비 덕에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드라마는 간접광고의 수위를 넘어 직접광고까지 발전(?)하고 있음을 보게됩니다. 현재 방송되는 드라마 중 특히 심한 경우가 바로 '스타일'이지요. 광고주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이 '스타일'에서 적나라하게 그려지고 있으니까요. 이번두 스타일의 주 내용은 스타일은 광고주 혹은 제작사에서 자유롭지 못한 제작자와의 관계였습니다. 광고주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힘없는 잡지사의 고충을 이서정의 디자이너 홍진욱룩 기사를 통해 보여주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스타일'은 광고주에게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드라마 내내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 드라마에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 직, 간접광고는 드라마 '스타일'에 대한 광고주들의 입김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니까요. 때로는 시청자들이 불편해 하든 눈살을 찌푸리든 드라마속 광고장면을 스토리보다 더 치중해서 내보입니다. 막대한 돈줄인 광고주들의 요구를 안들어줄 수도 없고 작가나 연출진은 어떻게든 광고주 제품을 대사나 장면에 필사적으로 끼어놓을 수 밖에 없겠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 장면들이 상당히 길고, 심지어는 한 화면 통째로 핸드폰 액정이 뜨기도 합니다. 정도가 심하다보니 드라마가 아예 '광고드라마'가 되고 있다는 불유쾌함 속에 시청자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고요. 물론 작가나 연줄진도 피해자지요. 그분들이 퀄리티 떨어지는 광고 장면을 자신들의 작품에 끼어넣고 싶겠어요.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넣는 것이겠지요. 그럼 해결방법은? 그야 간단하지요. 드라마 '스타일'에서 말해준 대로 광고에서 자유로운 제작환경을 만드는 것.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요. 제작자가 돈줄을 끊을 테니.
이렇게 다람쥐 쳇바퀴 돌듯 얽혀있는 현실이기에 뭐라 딱히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지만 그런 문제를 스토리로 꺼낸 드라마가 정작 드라마 안에서 직간접 광고는 가장 많이, 노골적으로 하고 있으니 그저 씁쓸할 뿐입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시청자는 양질의 드라마를 원하고, 스토리 중간에 뜬금없이 치고 들어오는 간접광고에 심히 불쾌하고 눈살을 찌푸린다는 사실만은 양측이 깊이 생각해주었으면 싶네요.

다시 이지아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기로 하지요. 이번주 이지아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극중 김혜수의 뒷받침이 컸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은 효과이지만 이지아는 이전들과는 조금 나아져 보입니다. 이유를 보니 이지아의 주변인물들 때문이더군요. 이번주는 특히 이지아와 김혜수의 장면이 많이 나왔습니다. 극중 박기자(김혜수)가 초보 에디터 이서정에게 기자의 자질과 에디터의 기본적인 자세를 가르쳐가는 모습이었지요.
"에디터가 어디서 고개를 숙여. 쪽 팔리게", "니 스스로를 책임지지 못하면 절대 성공못해", "감정으로 일한 건지 이성으로 일할 건지 보여줘", 등 이서정에게 에디터로서의 책임감에 대한 가르침도 하지만, "발행인 압박에 자기 식구 챙기지 못하는 게 무슨 편집장이야" 라며 무능력할 수 밖에 없는 잡지계의 현실에 대한 말로도 이서정을 감동시킵니다.
김혜수와 함께 있을 때 물론 기는 펴지 못하지만 이지아는 확실히 눈에 초롱초롱 힘이 들어갔습니다. 독수리 마녀 김혜수의 날개에 이지아도 작으나마 자신의 날개짓을 하려고 퍼덕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지아는 남자들과 있으면 급짜증 캐릭터로 변하고 맙니다. 스타일 살리지 못하고 있는 서우진(류시원)이 이서정의 감정을 받쳐주고 있지 못하는 이유도 크지만, 오지랖을 넓혀 김민준과 서우진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모습도 설득력도 없고 공감도 받을 수 없습니다. 서우진과 박기자가 잤다고 한 김민준의 말에 박기자와 서우진에게 분노가 치밀어 하는 눈빛으로 쏘아보고 사무실을 휑하니 나가버리는 꼴은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서우진이 자기를 흔들었다고 착각하는 것도 모자라 남의 애정문제에 과민반응까지 한다는 느낌었습니다. 서우진이 어바웃 쌈에 찾아온 이서정에게 새로 개발한 레시피를 선보이면서 "마음은 나눌 수 없지만 음식은 나눌 수 있다"고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이런 식으로 서우진의 마음을 정리해서 보여줬다가 또다시 뜬금없이 언제그랬냐는 듯이 이서정과 서우진의 감정을 가지고 이랬다 저랬다 급작스럽게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지아의 '스타일'에서 가장 호감이 가지 않는 부분이 이서정과 서우진 혹은 김민준과의 애정라인에서 입니다. 물론 초기에는 일하는 자세로도 욕을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김혜수와의 조화로운 호흡을 통해 조금은 안정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지아와 서우진 커플에 대한 느낌은 솔직히 '애틋하지도 않고, 귀엽지도 않고, 이쁘지도 않고, 이해도 안되고, 두 사람 사랑이 쉽지도 않고...' 그런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이지아가 서우진쉐프와 있는 모습은 가장 짜증이 나는 장면이 되고 맙니다. 김혜수에게서 일을 배우면서 막 좋아지려 했다가 서우진에게 와서 혼자만 애틋해(사실 애틋해 보이지도 않지만요) 하는 것을 보면 다시 확 구겨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드라마 '스타일'의 애정라인은 솔직히 빵점 수준입니다. 네사람의 애정관계가 설득력도 공감도 호응도 없는 이유는 그들의 감정 높이뛰기가 심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시청자들이 네사람의 감정라인을 따라가기가 숨가쁜데 이제는 한강에서 63빌딩 꼭대기까지 올려놓으려는 위험한 시도를 하고 있더군요. 김민준이 양성애자라는 것은 감을 잡았지만 서우진의 가게에 가서 사진을 보여주며 골라보라는 장면에서는 좀 뜨악했습니다.

저는 양성애자,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은 없는 편입니다. 그들은 제3의 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드라마 '스타일'은 또다시 위험한 감정 높이뛰기를 시도합니다. 바로 얼마전까지 박기자와 이서정의 사이에 있는 서우진에 대한 질투로 힘들어하던 김민준이 난데없이 서우진에게 자신의 숨겨진 성의 정체성을 들이미는 것은 어이없더라구요. 며칠전에 사무실에 이서정을 찾아왔다 함께 있던 서우진과 엉겨붙어 주먹질을 하고, 박기자와 서우진이 잤다고 말하면서 이서정을 화염에 싸인듯한 눈길로(정말 예쁘지 않았습니다) 나가게 한 그가 줌으로 서우진의 얼굴을 클로즈업시켜 찍고는 솜털 거꾸로 솟는 포즈로 서우진 가까이에 얼굴을 디밀더라구요. 서우진의 성의 정체성이 양성인지 동성이지 평범한지 모르겠지만, 도대체 양성애자든 동성애자는 이성애자든 마음보다 앞서가는 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김민준이 서우진에게 뭔가 애틋한 마음이라도 그동안 표현을 해왔더라면 그러려니 넘어가 줄 수도 있는데, 갑작스런 김민준의 들이댐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함인지, 이슈를 만들어 주고 싶은 의도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물론 제 말이 개인적인 의견이고 스토리의 흐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도 않겠지만, 드라마에서 짜증나는 캐릭터로 미운 털 박힌 이지아의 살길은 애정라인에서 벗어나 일을 택하는 것이 나을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독수리 마녀 김혜수가 잡지 '스타일'을 지키기 위해 독수리의 날개를 폈으니, 김혜수와 함께 참새 날개라도 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더 사랑받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랑까지 잡기에는 이지아의 감정선이 너무 심하게 흔들리거든요. 이런 이유로 네 사람의 굴절된 애정라인에서 그나마 이지아가 살길은 사랑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아니라, 일을 통해 실력있는 에디터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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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3 08:27




스타일 7회를 보고 난 소감은 한마디로 "이건 또 뭥미?"였습니다. 이런 국적불명, 정체불명의 용어로 서두를 꺼내는 것에 우선 양해를 구합니다.
간략하게 드라마 '스타일' 7회 줄거리를 요약해 가면서 '이건 뭥미'의 상황들도 함께 보기로 하겠습니다.
패션잡지<스타일>의 200호특집 기념 파티로 베스트 드레서로 이서정(이지아)가 당선되면서 역시 국적불명, 정체불명의 '루앙' 핸드백을 상품으로 받게 된다는 파티장 이야기부터 7회는 시작됩니다. 이런 불편한 자리에 불렀다고 화를 내는 서우진(류시원)쉐프가 박기자(김혜수)와 말다툼을 하고 이서정은 서우진쉐프를 모시라는 박기자의 명령에 차를 타고 가버립니다. 그리고는 오히려 모심을 당하고 안전하게 고가의 드레스를 입은 이지아는 친구와 함께 살고 있는 집으로 돌아옵니다.

여기서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한가지만 또 짚고 가야겠네요. 저는 잡지 <스타일> 200호 기념파티에서 베스트드레서를 왜 뽑는지 이해도 가지 않았지만 번지르한 외부인사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회사직원을 베스터 드레서로 뽑는 이유를 모르겠더라구요. 물론 미운오리 이서정을 백조로 만들고, 자만하고 도도한 박기자의 자존심 긁히는 소리를 듣게 하고 싶은 의도라는 것은 알겠지만, 차라리 회사 직원들만 모아서 카페나 서우진 레스토랑에서 뽑을 일이지 손님들 초대해두고 저런 행사를 하는게 못마땅하더라구요. 특별 출연한 홍록기씨를 오랜만에 보니 반갑기는 했지만요.  
이때부터 드라마는 심한 감정비약들을 전개하면서 시청자들을 혼란에 밀어넣어 버립니다. 극중 이서정이 서우진 쉐프에게 야릇한 호감을 가지고 있는 정도에서 아예 짝사랑하고 있는 인물로 건너 뛰어버렸거든요. 심지어는 서우진의 아버지 손회장이 죽자 이서정은 서우진의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세상에서 유일한 사람인 양 서우진 위로하기 도우미로까지 오지랖을 넓혀버립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까지 온 두사람의 관계는 전혀 이해가 되지도 않고 설득력도 없어보입니다. 박기자, 서우진, 이서정, 김민준의 4각관계를 위한 설정들이라고는 하지만 감정의 비약이 너무 심하다보니 시청자입장에서는 이서정과 서우진의 감정을 따라가기가 힘들어집니다.
게다가 지난회에는 서우진과 박기자의 침대씬이 잠깐 나오기도 했는데요, 불편한 자리에 초대했다고 "너랑은 끝장이야"라며 돌아서 버리는 서우진의 감정은 또 뭔가요. 하루밤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고 하는데, 이렇게 쉽게 사랑하고 쉽게 헤어질 수 있는 즐기기 사랑이 서우진과 박기자식의 사랑인지, 요즘 젊은 사람들이 그렇다는 것인지 드라마는 너무도 쉽게 사랑도, 감정도 붙였다 잘랐다 재단질이 심합니다.
드라마 스타일은 더 나아가 네사람의 애정라인을 위한 위험한 장난을 합니다. 이서정과 김민준 두사람을 갑자기 동거를 시켜버린 것이지요. 물론 한방에는 아니지만 한집에다 말입니다. 이서정과 김민준을 굳이 한집에 둬야할 필요가 없었는데도 말입니다. 매일 사무실에서, 그리고 이제는 거의 모든 일을 한팀이 되어서 일하는 두사람인데도 말이지요. 이서정이 얹혀사는 친구 갑주의 호주 남자친구를 등장시키면서까지 이서정을 일단 김민준 집으로 들어가게 성공은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친구 갑주도 그렇고 이서정도 그렇고 말 만한 처자들이 사랑하지도 않고,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도 아닌데 버젓이 동거라는 말을 쓰는게 낯부끄러워질 정도입니다.
서우진의 이서정을 향한 감정도 엉성하기는 마찬가지지요. 파티장에서 나와 발가락들을 해방시켜주겠다며 구두를 벗는 이서정을 매력적으로 보는 것도, 무서워 발벌떨면서도 번지점프를 하겠다는 이서정을 안고 뛰어내려주는 것도 무슨 이유로 이서정에게 매력을 느끼는지 와닿지가 않습니다. 이유는 중간과정의 심한 비약때문입니다. 서우진을 위로해주고 아픔을 함께하고 싶다는 이서정의 감정을 따라잡지도 못했는데, "우리 그만 친하게 지냅시다"라며 서우진은 이서정을 밀어내려고 합니다. 두 사람 사이 도대체 무슨 감정이 있었던 것일까요? 서로 친했는지, 친하고 싶어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저는 조금 황당했습니다. 
오지랖이 지나치게 앞서 가버려 이것은 사랑이라고 강요하려는 이서정, 박기자와 이서정에 대한 감정이 어떤 색깔인지도 파악되지 않는 김민준, 엄마의 과거 하나 붙들고 '어제는 사랑을 오늘은 이별을' 너무도 쉽게 하는 서우진의 '이건 뭥미?'식의 감정선은 드라마를 위험스럽게 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극중 네사람이 감정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인지, 제가 드라마를 보는 내내 졸고 있었는지, 아니면 작가님이 박기자(김혜수)의 말처럼 감정을 후추처럼 여기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소금이 되어야 할 네사람의 감정은 후추가 되어버리고 후추가 되어야 할 것들이 소금이 되어버리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감정 멀리뛰기를 족히 100 미터는 뛰어버리니 네사람 감정라인 만들기에 힘을 쏟느니 차라리 박기자식 프로가 되는 법 강의와 패션에 대한 정보를 배우는 재미가 더 큽니다.
"낡은 습관, 낡은 스타일은 버려라, 네 스스로를 책임지지 못하면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한번 잡은 기사는 끝까지 물고 늘어져라. 감정으로 일을 망치지 마라"는 박기자의 프로가 되는 법 강의가 훨씬 더 재미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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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9 09:22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 후속작으로 방송되는 스타일, 지난 주는 김혜수의 패션 감각에 대한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일단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는 성공을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에 반해 이지아의 오버연기에 대한 우려도 많았지만 3회부터는 1,2회의 산만하고 어수선한 모습이 진정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지아의 뜬금없는 흥분도 조금씩 자제되고 있고, 김혜수의 톡톡튀는 패션쇼도 1,2회의 패션쇼장 같은 분위기에서 벗어나 한결 편안해진 가운데 드라마 스타일은 1,2회의 워망업을 끝내고 본격적인 스토리 전개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우선 극중 스타일의 편집장 김지원(채국희)와 편집차장 박기자(김혜수)의 본격적이 대립구도가 시작되면서 두사람의 대결을 보는 재미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독재적이고 깐깐한 편집장 김지원에 맞서 박기자가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면서 반란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현재의 편집장 김지원이 스타일의 실세로 자리잡게 되는 모종의 뒷거래가 어떤 것인지 잡지사와 패션업계의 공생관계를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박기자가 어떤 식으로 김지원의 비리를 폭로하고 편집장으로 올라가게 될지 궁금증을 더하는 가운데 다음회에서 얼음세례를 받는 김혜수의 모습이 예고되 두사람의 불꽃튀는 싸움도 흥미진진해질 것 같네요.

여기서 저는 막상막하 두 마녀 김지원과 박기자의 색깔을 비교해 볼 필요를 느꼈습니다. 김지원과 박기자는 둘다 보스기질을 가진 강한 여자들이지요. 남 밑에 있는 것은 못참고 오로지 굴복해야할 상대는 실세인 발행인 뿐입니다. 약자에게는 강하고 강자에게는 약한 한마디로 속물형 인간의 대명사들이지요. 권력을 가지기 위해서라면 지문이 닳더라도 손을 비빌줄 아는 굴욕도 감수할 줄 아는 신 내조의 여왕들이지요.
겉으로 보기에는 둘다 그렇고 그런 속물형인데도 김지원과 박기자가 살아가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김지원이 오늘의 스타일 편집장이 된데에는 모종의 정치적 거래가 있었습니다. 바로 현재 스타일 최고의 광고주 이혜주 패션과의 뒷거래였지요. 이 뒷거래의 냄새를 맡은 박기자가 김지원을 몰아내고 어떻게 쿠데타에 성공하게 될 지가 앞으로 두 마녀들의 대결을 보는 재미가 될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여기에 서우진과 이서정, 김민준의 묘한 애정구도가 성립되면서 스토리는 두가지 큰 흐름을 가지고 전개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드라마 스타일은 처음에는 박기자와 이서정, 그리고 서우진과 김민준의 사각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시청을 했는데요, 오늘 드라마를 보면서 스타일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이들의 사각관계가 주 스토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계속 주시하고 있었던 인물은 잡지사 차장을 맡은 박기자라는 인물이었습니다. 김혜수를 이 드라마의 볼거리 쯤으로 등장시키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때문이었지요.
극중 김혜수, 즉 박기자가 스타일 잡지 스타일의 차장이 된데에는 그녀의 실력이 뒷받침되었습니다. 뛰어난 화술과 상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 세련된 패션감각은 그녀의 직업의식을 보여주는 설정들이고요. 물론 김혜수라는 배우 자체에서 나오는 분위기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철저한 직업의식을 보여주기 위한 제작진의 주문이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자칫 극중 박기자의 잡지 편집자로서의 감각적 능력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녀가 보여주는 시각적 볼거리에 치중할 뻔했는데 이번회를 보면서 박기자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김혜수라는 여배우가 가진 감각적인 아름다움을 드라마에 대한 시선끌기용 볼거리로 내세웠다는 생각에 극중 박기자를 파헤쳐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회를 보니 박기자에게는 기자라는 직업에서 감지하는 후각, 즉 냄새를 감지하는 동물적 감각이 뛰어나고 그것을 제대로 이용할 줄도 아는 정치적 능력도 뛰어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기자는 편집장 김지원이 세프 서우진의 기사를 빼고 이혜주 패션 광고를 실으라는 명령에 불복하고 직접 발행인 손병희를 찾아가 맞수를 둡니다. 줄리아 K패션회고전 기획으로 손병희 설득에 성공하면서 김지원 편집장의 뒷통수를 쳐버리죠. 마크로비오틱 서우진의 인터뷰 기사로 에디터 입문에 들떠있는 이서정을 밟아버리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저도 어리둥절했었습니다. 왜 서우진의 기사를 빼버렸는지 막판까지 인쇄소에 서우진 기사를 지키라며 특사로 이서정을 보냈으면서도 물을 먹였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김민준과 서우진 두남자가 동시에 이서정에게 구두를 사주는 것에 질투를 하는 오만한 골드미스의 히스테리라고 생각했었는데요, 가만 생각해보니 드라마는 그녀의 거만한 질투심을 어느정도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박기자의 선택은 프로로서의 선택이었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줄리아K는 한국 패션계의 전설적인 디자이너로 스타일 창간부터 같이 했던 최고의 광고주였습니다. 줄리아K가 스타일에서 밀려나게 된 데는 현재 편집장 김지원의 활약이 컸지요. 박기자는 이 냄새나는 커넥션을 감지했고, 개인적으로는 김지원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녀의 잡지 '스타일'을 일류잡지로 만들고자 하는 프로로서의 감각적인 선택때문이었다는 생각에 이른 것이지요. 박기자는 이혜주패션이 스타일의 제1광고주로 오면서 스타일이 2위로 밀려났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았습니다.
박기자는 2등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녀가 늘 외치는 '엣지있게'는 최고를 추구하는 그녀의 욕심이며 그녀 자체가 추구하는 모습입니다. 왜 박기자가 그토록 패션에 집착하고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으로 일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되겠지요.

스타일은 박기자를 통해 자격있는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박기자가 이서정을 못마땅해 하는 이유는 이서정이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나태함때문입니다. 박기자는 이서정에게 차가우리만큼 냉정하게 쏘아줍니다." 실수투성이에 응석이나 부리려 하고 징징거리는 넌 이미 하자야"라고 말이지요. 이서정에게는 인간적인 멸시와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말이겠지만 차라리 통쾌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박기자에 느껴지는 프로의식때문입니다. 박기자가 비록 그녀의 엣지를 위해 부하직원의 허점을 용서하지 않는 독수리마녀일지라도 박기자 그녀가 가지고 있는 엣지있는 프로정신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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