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영'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11.06.15 '내마들' 태현숙의 빗나간 모정, 동정할 수 없는 천박한 복수 (8)
  2. 2011.06.12 '내 마음이 들리니' 다크 남궁민, 송곳처럼 찌르는 섬뜩한 분노 (10)
  3. 2011.06.11 '내 마음이 들리니' 봉마루,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이유 (13)
  4. 2011.06.07 '1박2일' 강호동, 간장게장에도 무너지지 않은 프로정신 (33)
  5. 2011.06.06 '1박2일' 최지우, 마지막까지 시청자 배려하는 모습 아름다웠다 (32)
2011.06.15 10:33




준하와 동주 사이에 슬픈 파열음이 생기고 있습니다. 무섭게 변해버린 장준하를 향해 "형 때문에 우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야"라며, 돌아서는 동주의 눈물이 가슴을 아프게 후비더군요. 멈췄으면 좋겠는데, 증오심으로 귀를 꽉 틀어막고 돌진하는 준하의 고장난 브레이크가 무섭습니다. 태현숙과 최진철, 김신애를 향해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를 몰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사고로 준하가 더 다칠까봐 걱정되어서 말이지요. 
최진철로 인해 태회장이 사망하고, 우경이 최진철의 손에 넘어가고, 동주의 귀가 들리지 않게 된 상황은 준하와 동주, 그리고 태현숙을 가족으로 뭉치게 했습니다. 보통 가정에서의 남자형제들보다 더 끈끈한 형제애가 형성된 것은, 동주의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특수한 상황때문이었습니다. 동주의 귀는 준하에게는 태현숙과 동주와의 결속이 깨지지 않을 이유가 되었지요. 복수에 전면으로 나설 수 없었던 태현숙이었기에, 동주를 도와 우경을 되찾는 수호천사가 필요했고, 준하는 적어도 태현숙에게 버림받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태현숙의 복수를 위한 계획이었다는 사실에, 준하는 지금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면회를 온 태현숙은 준하에게 모멸감과 치욕감으로 이성을 잃게 합니다. "네 입에서 아버지가 그렇게 쉽게 나오다니, 그래서 너같은 족속들을 천박하다고 하는 거야. 지 살겠다고 자식도, 가족도 버리고 아무데다 들러붙는 버러지같은 것들...". 간도 쓸개도 빼줄 것같이 헌신적으로 사랑했던 어머니의 입에서 한 순간에 천박한 버러지가 되어버린 준하, 다시는 자기를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며, 동주를 죽여야 겠다며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하지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는 태현숙과 장준하,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끔찍한 괴물들로 만들어가고 있는지, 서로 할퀴고 상처만 내는 세치 혀가 소름끼칩니다.

"모르고 지은 죄는 죄가 아니지만, 알고 지은 죄는 용서할 수 없죠"
최진철이 손을 써서 구치소에서 풀려난 준하, 방파제에서 아버지 최진철을 만나 태현숙에 대한 증오심을 드러내지요. 제 생각으로는 최진철에게 믿음을 심어주려는 생각반, 태현숙에 대한 증오반이 섞여있는 듯보이더군요. 스스럼없이 아버지라 부르며 도와달라고 했지만, 최진철의 뒤에서 조소하듯 쏘아보는 장준하의 눈빛은 예사롭지가 않았습니다. 최진철 아들이 억울하게 살아온 30년을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주겠다는 말에, 준하는 가장 소중한 것을 달라고 하지요. 최진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우경이라는 돈이었습니다. 준하가 그토록 바랐던 화목한 가정도 아니었고, 자신의 생물학적인 어머니 김신애도 아니었지요.
"더럽고 천박하다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 이해시키는 것보다, 그 손가락 부러뜨리는 게 빠를 것 같다"며 태현숙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는 장준하, 자식이 태어난 것을 몰랐다는 최진철의 말을 잇는 준하의 대답은 너무나 섬뜩해서, 예전의 장준하, 봉마루로 돌아올 수 있을까 심히 걱정스럽기까지 합니다. 최진철과 태현숙, 김신애의 파멸이 아닌, 준하 자신까지 포함해서 공멸하는 길을 택한 것 같아서, 드라마에 비극이라는 먹구름을 드리웁니다. "모르고 지은 죄는 죄가 아니죠. 실수지... 하지만 알고 지은 죄는 용서할 수가 없죠.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알고 지은 죄, 16년전 아들을 눈앞에 두고도 처음 본다며 모른척 했던 김신애에게 똑같이 돌려주는 마루입니다. "난 너를 버린 적이 없어. 돈 벌어서 데려갈려고 했어". 태현숙의 집에 파티가 있었던 날, 마루는 아버지 봉영규가 "김신애, 니 엄마"라고 하는 말을 똑똑히 들었습니다. 그러나 김신애는 엊그제까지 미국에서 살다온 여자라며, 마루를 모른다고 했죠. 낳고도 기르지 않았던 엄마, 할머니에게 자식을 버린 엄마는 14년이 흐른 후에도 그렇게 모른척했습니다. "사람같지 않은 사람이 낳았는데 내가 어떻게 사람일 수 있냐"며, 매정하게 친모 김신애를 내치는 마루, 마루의 말에 내연녀이자 자식의 친모인 신애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최진철에게 희망은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같지 않은 천박한 버러지들이 맞다는 것만 확인하는 마루입니다. 태현숙의 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그런 인간들이 자신의 부모라는 사실이 미치도록 화나는 마루지요.
허허로운 마음에 봉우리만을 찾게 되는 마루입니다. 마루는 봉우리에게 SOS신청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흔들리는 자신을 잡아달라고, 아니 불행한 자신을 이해해 달라고 사정하는 중입니다. 미친척하고 봉우리에게 잠시라도 기대고 싶습니다. 그런 마루의 심정을 우리가 몰라주는 것이 더 화가 납니다. 차동주만 걱정하는 우리가 밉습니다. 한번쯤은 마루가 하는 말을 들어주길 바랬지만, 우리는 동주의 마음만 돌아봅니다. 동주가 아파하는 것만이 보이는 우리입니다. 
아무도 마루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어머니 태현숙도 아버지 최진철도 김신애도 봉우리도 차동주도... 14년전 가족을 버렸던 그날의 봉마루 자신의 모습과 마주합니다. 새어머니를 죽게했다는 죄책감, 가족들을 위해서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힘없는 소년,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가족을 가진 불우한 환경의 소년, 마루는 14년전 혼자 힘들게 마주했던 상황과 다시 맞닥뜨립니다. 이번에는 태현숙이 내미는 손을 거절했습니다. 아버지 최진철의 손을 잡았습니다. 이제는 누군가의 손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흔들 차례입니다.
마루는 더 이상 예전의 힘없는 14살 어린 소년이 아닙니다. 도와주겠다는 탐욕덩어리 아버지도 있고, 마음만 먹으면 우경을 손에 넣는 것은 식은 죽 먹기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우경을 산산히 부셔버리고 싶습니다. 최진철에게도 태현숙에게도 차동주에게서도 우경을 박살내버리고 싶습니다. 자신을 마음대로 가지고 논 인간들에게 되돌려줄 수 있는 것은, 그들에게서 소중한 것을 빼앗는 것입니다. 우경은 태현숙에게도 최진철에게도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16년을 자식으로 키운 아들보다, 혈육보다 더 소중한 탐욕의 정체입니다.
마루의 진심, 강한 동주를 만들려는 수호천사의 마지막 임무?
저는 마루가 변화하는 것을 보며, 보여주는 것이 다는 아니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루에게는 태현숙과 최진철, 김신애에 대한 배신감과 증오심보다는 동주에 대한 사랑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평생을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는, 감옥보다 답답한 지옥에 갇혀사는 동주의 귀는 마루에게는 아킬레스건입니다. 태현숙이 세상사람들에게 비밀로 하고 싶은 것과는 다른 이유가 마루에게는 있습니다. 동주의 귀는 태현숙에게는 최진철에 대한 복수의 가장 큰 이유였지만, 마루에게는 측은지심이었습니다. 말문을 닫아버리고 혼자만의 세계에 스스로를 가뒀던 동주는 마루가 던져 준 캐치볼 하나로 세상을 향해 걸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입술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안되면 될 때까지, "한 번 더, 한 번 더".
형하고 싸우기 싫다는 동주, 끝까지 형을 놓지않겠다며, 바보같은 동주는 마루의 손을 놓지 않으려 합니다. 이제는 동주가 지켜야 하는 우경입니다. 동주가 강해져야 합니다. "참고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이 없는 것 아냐?" 동주에게 입을 보여주지 않는 마루, 동주에게 못할 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잔인하게 또 묻습니다. "왜 묻는 말에 대답을 안해? 내 말이 안들려? 한 번 더? 한 번 더?".
마루가 무섭게 변해가는 본심 끝에는 동주의 수호천사라는 이유가 자리한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최진철이나 태현숙, 김신애에 대한 분노가 복수가 되었든 증오심이 되었든 마루의 진심이지만, 한편에는 강한 동주를 만들기 위한 마루의 심리전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거든요.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때문에 동주는 보호만 받아 왔었지요. 태현숙과 자신으로부터 말이지요. 그래서 스스로 강해지라고 일부러 벼랑으로 던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자가 새끼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일부러 벼랑에서 떨어뜨리듯이 말이지요.
태현숙의 천박한 복수심, 이기적인 모정이 무섭다

마루의 분노가 이해되기가 가장 불쌍한 인물이지만, 태현숙이라는 인물은 정말 이해하고 싶으면서도 그 천박한 복수심때문에 감싸주기는 힘들더군요. 최진철, 김신애와 더불어 가장 나쁜 사람입니다. 동주에 대한 모정 역시도, 그 이기적인 모습때문에 다 이해를 해 주기는 힘듭니다. 자식이 평생 들리지 않는 장애인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은, 할 수만 있다면 대신 귀를 잃고 싶을 겁니다. 그것이 세상 어머니들의 마음이겠지요.
그러나 태현숙은 자기자식 소중한 것만 아는 이기적인 엄마입니다. 낮은 사람들을 깔보고 무시하는 천박한 귀족의식은 최진철이 그녀를 떠난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마치 황금띠를 두른 사람들처럼, 태회장과 태현숙은 자기 핏줄에 대한 집착이 컸지요. 남자로서 피붙이 하나를 가지고 싶은 바람마저도 혼전각서로 막아버렸던 태회장이었습니다. 자식까지 갖지 못하게 하는 대단한 우경을 먹어버리겠다는 최진철의 야욕은, 어쩌면 당연한 반발심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어린 동주에게 아버지로서 대했던 마음은 최진철의 진심이었습니다. 태현숙과 태회장에게 잘보이고 싶은 마음보다 앞섰던 부성애였습니다. 동주가 그날 일을 보지 않았더라면, 동주를 무서워하지 않고 끝까지 자식으로 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이 지은 죄를 봐버린 동주에게 최진철은 기억을 하든 못하든 움츠러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불안감이 동주를 그날 이후 내칠 수 밖에 없게 합니다. 그리고 친아들이 있다는 사실은 최진철에게는 우경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할 목표가 되기도 했지요.
이런 내막을 모르고 자란 아이들은 그저 행복했습니다. 동주가 말을 읽는 법을 배우고, 얼굴에 웃음을 찾는 것이 행복했을 뿐입니다. 자식을 위해 밥을 지어주고, 방과후에는 간식을 준비해서 얘기를 들어주며, 하루동안 있었던 시시콜콜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어머니가 있는 집을 꿈꿨던 준하는, 꿈에서나 그리던 어머니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 가족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니 내쳐지지 않기 위해 더욱 더 어머니와 동주에게 헌신적인 아들과 형으로 살았지요. 
어머니와 동주는 마루가 가족을 버렸다는 죄책감을 잊게 해주는 존재들이었습니다. 세상에 유일한 단 한 사람, 마루의 어머니라고 생각했던 태현숙이 16년간 가면을 썼다는 사실에, 마루의 16년간의 행복도 산산히 부서져 거품처럼 사라져버리는 것을 봅니다.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태현숙의 아들도, 동주의 형도, 뒷바라지 해주고 싶은 똑똑한 아이도, 세상에서 처음으로 본 가장 불쌍한 아이도 아니었습니다. 오직 생부 최진철을 무너뜨리기 위한 탄알에 불과했습니다.
마루의 인생을 이렇게 꼬아버린 인물은 태현숙입니다. 내 자식 눈에 눈물 쏟게 한 인간에게서 피눈물을 쏟게 해주겠다는 태현숙의 복수심에,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소년을 이용한 태현숙은 자기 상처만 아파했지, 다른 사람의 상처따위는 안중에 없는 인물입니다. 자기 자식 아프게 했다고, 남의 자식 가슴에 피멍들게 하겠다는 생각은 용서와 이해를 구하기 어렵습니다. 하물며 집에서 키운 강아지라 할지라도 아프면 아리고 쓰라린데, 자식으로 거둔 마루와의 16년이 강아지보다 못한 취급을 하는 태현숙은 얼음마녀같아요. 평생 들을 수없는 칠흑같은 감옥에서 살아야 하는 동주를 어떤 심정으로 보고 살아야 하는지, 태현숙의 마음은 너무나 이해됩니다. 최진철을 뼈까지 갈아 마셔버려도 분이 풀리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비밀장부로 마루를 친부의 손으로 검찰에 넘기게 하고, 동주가 평생 들리지 않는 감옥에서 사는데, 너는 그깟 몇년쯤을 못견디느냐고 으름장을 놓을 수는 없는 일이지요. 마루가 한 일도 아닌데, 부모가 지은 죄를 자식이니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태현숙의 사고방식은 한참 잘못되었습니다. 최진철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준하때문에, 태현숙은 꼭지가 돌아버리는 것 같더군요.
태현숙은 자기 사람으로부터 무조건 복종을 원하는 인물입니다. 최진철과 사이가 좋았을 때도, 최진철이 태현숙의 발가락에 대고 절을 할 정도로 충성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것을 즐기고 만족했던 인물입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사고방식을 가진 인물이 태현숙이지요. 누구도 자신의 허락없이는 수저도 들지 않아야 하고, 숨쉬는 것조차 자신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입니다. 어기면 가차없이 내쳐버리는 측천무후처럼 잔인하고 차가운 성정을 가진 인물입니다.
마루가 그런 태현숙의 무서움을 알면서도 곁에 머물렀던 이유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때문이었습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행복을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태현숙은 그런 가난한 어린 소년이 눈물로 애원했던 동아줄마저 위선으로 내려줬습니다. 아무한테나 들러붙는 버러지 최진철과 김신애, 너의 친부모와 그 피가 얼마나 다른 지 볼까? 라는 심산으로 말이지요. 마루가 스스럼없이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에 "거봐, 똑같이 더럽고 천박한 피야"라고, 16년동안 보여주었던 어머니의 모습을 아무런 감정없이 버리지요. 하루를 품어도 애틋한 정이 생기는 것이거늘, 하물며 16년간을 키운 자식을 한순간에 원수의 아들로 대해 버리는 태현숙, 너무나 무섭고 독해서 그런 어머니를 가진 차동주마저도 불쌍합니다. 준하로도 모자라, 동주까지 마음에 증오심만 키우게 할까봐서 말이지요. 마루 앞에 나타난 태현숙이 동주의 바람대로 빌었다면, 아마 마루의 증오도 멈췄을지도 모릅니다. 마루에게 가장 소중했던 것은 우경의 돈이나 회장자리가 아니라, 어머니와 동주였으니까요. 버림받는 것이 가장 무서웠던 마루는 또다시 버려지고 만 것이지요.
드라마를 보면서 왜 봉영규가 꽃밭을 일굴까 하는 생각을 깊이 해봤습니다. 집마당에 꽃밭을 일구고 싶었던 큰미숙씨가 남긴 비밀이기도 하지요. 내 마음이 들리니에는 두 가지 종류의 꽃밭이 있습니다. 봉영규와 봉우리가 만들고 있는 꽃밭과 최진철과 태현숙이 만들고 있는 꽃밭이죠. 봉영규의 어린아이같은 순수함은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만, 태현숙과 최진철이 탐욕과 복수로 일군 꽃밭은 가시만이 가득합니다. 먼길을 돌고돌아 가까스로 봉영규의 꽃밭에 왔던 마루가 태현숙과 최진철의 꽃밭으로 발을 옮기는 것을 보니, 그 분노를 이해하면서도 아프고 짠합니다. 마루가 가시에 상처입을 것이 보여서 말이지요. 다크마루로의 변화를 개인적으로는 강한 동주를 만들기 위한 수호천사의 마지막 임무이길 바라지만, 마루가 동주와 우리가 부르는 소리를 외면할까 걱정입니다.

*정신없이 쓰다보니 글이 엄청 길어졌네요. 여기까지 참고 읽고 내려오신 독자님들께 감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8
2011.06.12 12:10




수채화처럼 잔잔하게 퍼져가던 동심원이 준하의 출생비밀과 함께 거센 풍랑을 일으키며 예측불허 복수극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드라마 마무리를 앞두고 드라마 전체에 흐르던 복수의 잔해들이 뒤엉켜 여러 사람들을 더 아프고 힘들게 될 것 같습니다. 여전히 마지막까지 놓지않고 흐르는 가족과 사랑의 코드를 봉우리와 봉영규, 차동주가 지켜가고는 있지만, 태현숙과 최진철, 김신애, 장준하처럼 강한 야생초같은 사람들과 싸우기가 버거워 보이기도 합니다. 들꽃처럼 여리고 순수해서 자기가 아픈 것을 택하는 사람들과 갈퀴로 흙까지 긁어담으려는 욕망만이 가득찬 사람들은 여전히 화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생채기만을 내고 있죠. 화해의 실마리는 너무나 간단한 단어입니다. '사과와 뉘우침'이지요.
장준하, 봉마루가 최진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모두 알게 되었습니다. 멍군이네 식구들은 물론 김신애와 최진철, 그리고 동주까지 알아버렸지요. 준하가 최진철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가장 힘겨워하는 인물은 차동주입니다. 미워하고 싶지 않은 형, 지키고 싶은 형, 어머니에게 이용당한 것이 너무나 미안해서 미안하다는 말도 하지 못하는 동주는, 준하가 최진철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어머니 태현숙에게 분노합니다. 최진철에 대한 증오심이 하늘을 찌른다고 해도, 어떻게 16년을 자식으로 키운 준하형을... 어머니의 그런 잔인한 모습에 치가 떨리는 동주지요.
동주는 어머니의 잘못된 복수심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준하형은 우경과는 아무런 관계없는, 가난을 지긋지긋하게 싫어하는 소년일 뿐이었습니다. 가난한 가족과 바보라고 놀림받는 아버지가 싫었던 똑똑한 수재, 그런 준하형은 좋은 환경에서 공부해서 성공하고 싶은 기회를 얻고 싶어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식으로 키워 준 어머니에 대한 감사함으로 어머니와 동주의 복수에 함께 한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것이 늘 마음에 걸리고 미안했던 동주였습니다. 들리지 않은 자신의 귀때문에 어머니가 준하형을 바람막이로 이용하려 했던 것을 이해하면서도 미안했고, 그래서 준하형이 우경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준하형을 지켜주는 방법은 우경의 일에서 발을 빼게 하는 것, 동주와 어머니의 복수에 더이상 끌어들이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지요. 어머니가 동주의 바람막이로 이용해 준하가 망가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던 동주였지요. 
동주와 어머니를 지켜주기 위해,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장준하로 살아가는 슬픈 선택을 해야 했던 준하는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자신이 태현숙의 복수를 위한 총알로만 이용당했다는 것에 눈이 뒤집어져 버렸습니다. 준하가 마지막까지 놓고 싶지않았던 것은 어머니라는 품이었어요. 아버지 봉영규의 품은 버렸지만,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는 태현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버림받지 않았다는 것에 만족하고 싶었던 준하였지요. 준하는 버림받은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누구보다 큰 인물입니다. 그 공포와 불안은 서른 살이 되어도 극복하지 못했던 상처였습니다. 
그러나 검찰에 연행되는 자신을 무표정으로 쳐다보고 떠나버리는 태현숙을 보며, 또다시 버림받았다는 트라우마는 분노로 변해버리고 말지요. 준하의 분노가 저는 이해가 되더군요. 준하가 할머니에게 왜 자기만 나쁜 놈을 만들었느냐고 울며 말했었지요.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느냐면서요. "좋은 밥 먹고 좋은 옷 입고 살면서도, 가족 버리고 온 짐승만도 못한 놈이라는 죄책감때문에, 나도 그렇게 버려질까봐 얼마나 무섭고 외로워야 했는데...". 그런데 16년간 어머니였던 분이 쇠고랑을 차고 아들이 검찰에 연행되는 것을 보고도 가버립니다. 또다시 버림받는 처절한 상처를 입는 준하입니다. 
주가조작과 공금횡령죄로 검찰에 기소되어 구치소에 수감된 장준하가 들짐승처럼 변해 버렸습니다. 푹주하는 분노의 질주를 차동주와 봉영규, 그리고 봉우리가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태현숙과 최진철에 대한 분노는 준하를 성난 야수처럼 불을 내뿜게 합니다. 다크 장준하로 변해가는 남궁민의 섬뜩한 눈빛연기가 소름끼칠 정도로 무서웠던 장면들이 나왔지요. 장준하의 내면을 표현하는 남궁민의 연기가 압권이었던 내 마음이 들리니 21회였습니다. 다크준하로 변해가는 장준하의 분노는 더 많은 슬픔이 감지되기도 합니다. 친아들을 이용한 태현숙의 복수는 최진철과 김신애를 더욱 미쳐날뛰게 만들고, 준하의 분노는 그 진심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질주하기 시작했습니다.
면회를 온 태현숙에게 "데려와... 나 이렇게 만든 최진철 데려와!"라고 무섭게 노려보는 장준하의 섬뜩한 변화는 등골을 오싹하게 만듭니다.
끝까지 태현숙을 어머니로 받아들이고 싶었던 준하는 어머니가 자신이 최진철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도 거뒀다는 것을 모른척 용서하고 싶었습니다. 최진철에게 복수하기 위해 아들로 삼고 뒷통수를 치게 했어도, 마지막까지 어머니의 손을 놓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라는 사람들에게서 두 번 버림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지요. 그러면 정말 비참해지니까요.

동주에게 맡기고 미국으로 갈 생각을 했지만, 어머니는 준하를 놔주지 않았습니다. 아니 최진철에 대한 복수가 먼저였지요. 주가조작장부를 최진철에게 넘기고 자신의 손으로 아들을 넘기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었으니까요. 준하도 모르게 태현숙이 준비한 비밀장부는 결국 준하를 돌게 만듭니다. 검찰에 연행되는 모습을 눈하나 깜짝않고 바라보는 어머니 태현숙은 이미 어머니가 아니었습니다. 야망을 위해 무슨짓이든 서슴지 않았던 생물학적 아버지 최진철과 다름없는 또 다른 괴물이었습니다.
16년간을 어머니로 사랑하고 따르고 지켜주고 싶었던 태현숙이 자신을 감옥으로 밀어넣은 사람이라는 것에 허탈한 준하, 검찰로 송환되면서 허허롭게 웃다가 공허한 눈빛으로 배신감을 온몸으로 느끼는 듯한 장준하의 심리를 남궁민이 실감나게 표현을 하더군요. 젠틀한 이미지에 차분하면서도 공명이 있는 목소리가 매력적인 남궁민에게서 다양한 연기의 변신가능성을 확인한 장면이었습니다.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남궁민은 연기변신의 폭을 넓혀 개인적으로 좋은 작품을 만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궁민의 감정과 이글아이는 면회를 온 태현숙과의 만남에서 절정을 이루며 폭발했지요. 목소리를 내리깔고 대사를 자근자근 씹는 장면은, 마치 한가닥 한가닥 그의 가슴속에서 소용돌이 치는 분노를 씹는 듯했습니다. 태현숙마저 움찔하게 만드는 냉소와 분노가 장준하가 더이상 예전의 장준하, 봉마루로 돌아오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슬프면서도 그의 연기는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은 장면이었어요. "최진철한테 복수하려고 절 키우셨어요? 얼마나 제가 미우셨어요. 죽여버리고 싶은 최진철 자식인데 그런 제가 '어머니'라고 부를 때마다 얼마나 끔찍하셨어요. 지난 16년동안... 데려와, 태현숙! 최진철 내 아버지 데려와".
아무리 잘해도 차동주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태현숙에게 입속의 혀처럼 무조건 어머니의 말만 듣는 착한 아들이 되려고 얼마나 누르고 참고 살아야 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최진철에게 복수하려고 키워진 사냥개 장준하, 낳고 버린 부모, 봉영규의 호적에 올린 할머니, 사냥개로 키운 어머니, 준하의 삶을 자기들 마음대로 저당잡고 이리저리 휘두른 사람들이 증오스럽습니다.
질주하는 준하의 귀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마루오빠의 행복을 위해 장준하로 살아가라던 봉우리의 목소리도, "우리 마루 사람들 많아서 창피해 해요"라며 울던 봉영규의 울음도, "아무것도 모르고 16년 동안이나 그렇게 살게한 것 잘못했어"라며, 형을 지켜주겠다는 수호천사 차동주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자신을 이용하고 버린 태현숙에 대한 분노, 자식을 버린 부모 최진철에 대한 증오심이 끓는 소리만이 들릴 뿐입니다.
준하는 사실 그들의 복수극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이 없지요. 가족을 버린 것은 평생을 씻지 못할 죄책감으로 살게했지만, 동주의 귀를 멀게 한 것도, 최진철과 김신애의 아들로 태어난 것도 준하가 선택한 것은 아니었지요. 준하를 그렇게 만든 것은 최진철과 김신애, 그리고 태현숙입니다. 그네들의 싸움에 자기들 멋대로 사냥개로 이용하고, 황태자로 세우려하고 으르렁거립니다. 자신의 삶을 멋대로 난도질해 버린 그들때문에 준하는 다른 사람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태현숙과 최진철의 싸움 한복판에 뛰어들기로 작정한 장준하, 이제는 준하 차례입니다. 버림받을까봐 두려워했던 태현숙을 버리는 것도, 욕심을 위해 버린 자식을 찾으려 한 최진철과 김신애를 버리는 것도 이제는 준하가 할 차례입니다. 버림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처절하게 알게 해주고 싶은 준하입니다. 자식을 버린 부모에게 돌려줄 것은 부모를 버리는 자식으로 대못을 박아주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준하의 광기어린 분노가 무서운 이유입니다. 

예고편을 보니 준하가 동주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겠다고 차갑게 대하는 모습도 나오고, 최진철과 부자지간을 확인하는 장면도 나오더군요. 태현숙은 준하를 최진철보다 무서운 놈이라고 동주에게 준하를 믿지 말라고 하고, 장준하의 전혀 다른 모습때문에 드라마가 이상하게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도 되더군요. 하지만 제 생각은 준하가 왠지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준하는 눈물을 숨길 수 없는 사람이에요. 어려서도 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막말을 하고 늘 짜증내고 화만 내는 마루였지만, 진심에는 눈물도 흘리고 웃을 줄도 아는 아이였지요.
새어머니 큰미숙씨가 시계를 찾으러 공장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을 알고, 가슴으로 울기도 하고 아버지를 위해서는 태현숙에게 무릎을 꿇고 도와달라고 빌기도 했었지요. 정신을 놔버린 할머니를 보고는 또 마음이 약해져서 할머니에 대한 원망을 풀어버리기도 하는 인물이기도 하고요.16년을 사냥개로 키웠다지만 아들의 귀를 멀게 한 최진철에 대한 태현숙의 증오심을 이해해주고 싶기도 할 것같고요. 봉영규에게 자식 봉마루와 봉우리가 전부이듯 태현숙에게도 차동주가 전부일 수 밖에 없는 것처럼요. 차동주가 될 수 없는 것이 슬프고 질투도 났지만, 어머니의 모든 것이 거짓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함께 초코 아이스크림을 먹던 시간만큼은 복수를 향해 달려가는 태현숙이 아니라, 준하의 어머니였다는 것을 준하는 기억합니다.
그래서 아주 잠시동안 준하의 질주를 이해해 주고 싶어졌습니다. 태현숙과 최진철, 김신애는 망가져 가는 준하를 보며, 그들이 얼마나 자식에게 못할 짓을 했는지를 깨달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주 잠시였으면 좋겠습니다. 준하의 질주를 누구보다 가슴 아파하는 동주와 우리가 오래동안 걱정하지 말았으면 싶어서요. 무엇보다 분노는 다른 사람이 아닌 준하 자신을 괴롭히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에요. 동주를 사랑하면서도, 동주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다 들을 수 있으면서도 너무 오래동안 준하가 귀를 막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 봉영규와 우리가 마루를 부르는 소리를 너무 오래동안 외면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0
2011.06.11 07:13




역설적이게도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가장 아리고 아픈 손가락인 봉마루(장준하)가 행복한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마루는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 지 아직은 알지 못합니다. 그저 가족들을 버린 것이 미안하고, 최진철과 김신애가 친부모라는 것이 혐오스럽고, 또 미안할 뿐입니다. 아버지 봉영규와 할머니, 우리, 그리고 동주와 어머니에게 미안합니다. 모든 불행의 원인을 제공한 파렴치한 사람들이 자기를 낳은 생물학적 부모라는 것이 미안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아들이라는 것이 창피하고 역겹기까지 합니다. 시청자는 그런 봉마루를 안고 등을 토닥여 주고 싶은 연민을 느끼지요. 그리고 조용히 말해주고 싶습니다. 마루는 많은 수호천사를 가진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이지요.
마루를 한 눈에 알아 본 봉영규, 16년간이나 기다려 왔음에도 우리 아들 마루라고 말을 하지 못합니다. 마루가 창피해할까봐,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바보아버지 아들이라고 놀림을 받을까봐, 차동주에게 울며 사정을 합니다. 바보아버지는 그것밖에 하지 못합니다. 왜 이제야 왔느냐고, 할머니랑 우리가 얼마나 찾았는지 아느냐고, 마루야라고 이름조차 부르지 못합니다. 여전히 아버지는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가난하고 무식하고 모자란 아버지 봉영규는 창피한 아버지였지만, 딱 한번 마주치고도 알아봅니다. 할머니도 그랬습니다. 황순금 할머니라고 이름을 불렀을 뿐인데도 알아봤습니다. 마루는 그들을 버렸지만, 그들은 마루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마루의 기억속에 있는 바보아버지의 모습으로 자라지 못한 어린아이의 모습입니다. 마루는 이제서야 알게 되지요. 바보아버지 봉영규에게 죽을 때까지 아들일 수 밖에 없는 봉마루라는 것을 말이지요.  
16년전에도, 16년이 흐른 후에도 자신의 생물학적 부모는 마루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몽타주를 보고서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우경에 빌붙어서 사는 같은 처지라며, 생물학적 어머니 김신애는 태현숙과 불륜이냐고 조소까지 합니다. 그런 여자가 자신을 낳은 어머니랍니다. 뱃속에 있는 아이마저 지우라며, 자기 아이를 가진 여자를 버리고 돈많은 여자에게 가버린 최진철, 이제서야 제 핏줄에게 재산을 물려주겠다고 자식을 찾는 인간이 아버지랍니다. 등잔밑이 어두워도 이렇게 어두울 수가 없습니다. 제 핏줄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치매에 걸린 노모까지 나몰라라 하는 인간들이 마루의 부모라는 것이 치욕스럽습니다. 눈 앞의 자식을 보고도 알아보지 못하는 생물학적 부모는 괴물들입니다. 그런 괴물들에게서 나온 자신이 죽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마루입니다.
어머니 태현숙이 자신이 최진철과 김신애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준하를 더 외롭게 합니다. 자신은 결코 차동주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플 뿐이지요. 어머니가 최진철에게 복수하기 위해 지금까지 거뒀다는 사실을 알고도, 준하는 어머니의 한마디에 "알고도 왜 그러셨느냐?"고 묻지도 못하고, 혼자 슬픔과 분노를 삭힙니다. "천천히 와도 좋으니까 운전조심해서 와". 세상 모든 어머니가 자식을 걱정하는 말이었습니다.
16년간 어머니와 동주때문에, 아니 가족이 생겨서 행복했던 준하였습니다.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어머니와 동주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혼자 남겨지는 것이 무서워서였습니다. 버림받을까봐 어머니가 무슨 짓을 시켜도 거역하지 않고 따랐습니다. 처음으로 가지게 된 가족, 무슨 일이 있어도 동생 차동주의 평생 수호천사가 돼주기로 했습니다.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가난한 가족들을 버리고 얻은 행복, 어머니와 동주에게서 가족으로 인정받기 위해 마루는 철저하게 장준하가 되었습니다.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집, 자신이 최진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준하는 영원히 봉마루가 되지 않겠다고 우리에게 이별을 고하지요. 딱 한번만 가족들과 밥 한끼 먹고 가라는 봉우리의 소원도 들어주지 못하게 한 출생의 비밀은 마루를 도망치게 만듭니다. 최진철의 아들이기에 이젠 봉우리의 오빠도 못합니다. 동주를 좋아하는 우리에게 남자로서 끌렸던 마음도 접어야 합니다. 16년전 시계 하나 덜렁 맡겨놓고,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했던 마루는 봉우리에게 할머니와 아버지를 남겨두고 또다시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봉마루가 최진철의 아들이라는 사실은 마루에게서 너무나 많은 것을 빼앗아 버리지요. 버린 가족에게 돌아갈 수도, 동주의 곁에 끝까지 남을 수도 없게 만듭니다. 
봉마루가 아닌 장준하로 살기로 결심하는 마루는 최진철을 무너뜨릴 마지막 카드를 던지고 미국으로 떠나기로 하지요. 최진철이 매도한 주식을 사들이면, 어머니와 동주는 우경의 대주주가 되고, 최진철을 대표자리에서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었지요. 그러나 준하를 횡령죄로 고발한 최진철에 의해 준하는 발목이 잡히고 맙니다.
검찰에서 소환을 했고, 결정적인 자료를 제공한 사람은 다름아닌 어머니 태현숙입니다. W인베스트먼트의 주식거래장부를 넘긴 것이 태현숙이었으니 말입니다. 자신의 뒷통수를 친 것이 그토록 찾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하고, 자식에게 비수를 꽂은 것을 최진철 스스로 보게 하려는 복수의 마지막 단계, 그녀는 끝내 멈추지 않았습니다. 자식처럼 사랑한 장준하가 아닌 복수를 택한 것이지요. 처음부터 계획해 온 것대로 말이지요. 태현숙이 16년간을 준비하고 기다렸던 순간입니다.
이 날을 위해 태현숙은 준하를 동주보다 더 아끼고 키웠으면서도, 마지막까지 하나는 주지 않았지요. 자식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버리는 부모의 마음이에요. 그렇다고 태현숙이 준하를 사랑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어요. 입 속의 혀처럼 다정한 준하가 사랑스러웠고, 누구보다 동주와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준비가 되어있는 준하를 볼 때마다 갈등도 많았겠지요. 그러나 최진철에 대한 복수심을 준하에 대한 사랑이 이기지는 못했습니다. 장준하는 동주가 아니었던 겁니다. 준하가 동주한테 딱하나 부러운 것이 무엇이라고 말하지 못했던 '친아들이 아닌 것' 처럼 말이지요.
그런데 아버지 봉영규가 웁니다. 동주에게 매달려 웁니다.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아버지, 어린 시절 자신에게 절망감만 주었던 봉영규가 웁니다. "차동주씨, 봉마루... 여기 사람들 많아서 우리 마루 창피해 해요. 사람들 많아서 우리 마루 나 창피해 해요. 차동주씨 나 한번만 도와주세요. 우리 마루 한 번만 집에 데려가 줘요. 딱 한 번만 도와주세요. 집에 가야 우리 마루 안 창피해요. 한 번만 데려가게 해주면 나 아는 척 안해요. 딱 한 번만 도와주세요".
마루도 그렇게 16년전 태현숙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했습니다. "한 번만 도와주세요. 이번이 처음이고 마지막이에요. 저희 아버지 좀 도와주세요. 죄송해요. 도와주세요". 마루는 처음으로 아버지를 위해 무릎을 꿇었습니다. 내가 왜 저런 바보아들이냐고 화내고 창피해 했던 마루는, 공장의 화재로 재산손실을 입혔다고 최진철이 아버지를 유치장에 가둬버리자, 처음으로 아버지를 위해 다른 사람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한 번만 도와달라고 말이지요.
아버지 봉영규가 차동주에게 한 번만 도와달라고, 마루가 창피해 하지않게 집에서 보게 해달라고 눈물을 흘립니다. 아버지는 애원하고 또 애원합니다. 마루를 쳐다보지도 못하고, 그저 눈물만 흘릴뿐입니다. 친자식을 눈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하는 부모는 마루를 죽고 싶을 정도로 수치스럽게 하는데, 봉영규는 아들이 창피해 한다고 이름조차 부르지 못하고, 얼굴조차 바라보지 못합니다.
마루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지금은 알지 못합니다. 할머니와 아버지 봉영규, 봉우리는 마루만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마루를 찾는 것이 그들의 소원입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 세상이 다 손가락질하고 버린다고 할지라도 봉영규와 할머니, 봉우리는 마루를 버리지 않을 사람들이지요. 기다리는 사람과 갈 곳이 있다는 것처럼 행복한 것이 또 있을까요? 봉우리는 마루오빠임을 알면서도 장준하로 살라고 보내줍니다. 그래야 마루오빠도 할머니도 차동주도 행복할 거니까요. 최진철의 아들 마루오빠를 잃는 대신, 차동주의 형 장준하로 살아가는 것이 오빠에게는 행복한 거니까요. 16년간을 오빠의 시계를 간직하며 기다렸던 마루오빠의 행복을 위해 붙잡지 않을 정도로 봉우리의 사랑을 받으니 마루는 행복합니다.
어머니의 복수에 희생양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난생 처음으로 형에게 주먹질까지 한 차동주는 또 어떻고요. 한시라도 떨어지면 불안한 형임에도 동주는 준하를 미국으로 보내려고 했지요. 최진철에게서 구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어머니가 형을 더이상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말이지요.
동주 역시 새아버지 최진철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어머니 못지 않습니다. 할아버지의 산소호흡기를 직접 빼는 것을 목격한 동주는, 그 충격으로 사다리에서 떨어져 청력까지 잃게 되었습니다. 동주에게 정적의 세상을 살게 한 최진철을 동주도 용서하지 못합니다. 다만 어머니와 방법이 다를 뿐, 누구보다 최진철의 파멸을 보고 싶은 동주입니다.
그러나 동주에게는 복수보다 형이 더 소중합니다. 주먹질까지 하면서 "더 이상 내 일에 간섭하지 말라"고 형을 매몰차게 밀어내는 동주입니다. 준하형이 가족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서운해 하고 상처받을 것을 알면서도 말이지요. 동주에게 준하는 이미 가족입니다. 어머니가 준하형을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준하는 동주에게 의미있는 사람입니다. 복수와 준하형 중에 누구를 택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동주는 당연히 준하형입니다. 그래서 최진철과 어머니에게서 더 보호하고 싶은 거예요. 수호천사 동주의 사랑을 받는 마루는 그래서 행복한 사람입니다. 원수의 아들임에도 사랑하는 진짜 동생 동주가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봉마루가 행복한 이유는 봉영규가 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같은 사람, 그 사람이 마루의 아버지입니다. 마루를 위해 눈물을 흘리고 마루를 위해 웃고, 마루를 위해서라면 언제 어디서든 "제가 잘못했어요" 라고 무릎을 꿇어주는 아버지, 아버지 봉영규는 마루의 수호천사였습니다. 아무리 피를 이은 친아버지가 아니라고 부정해도, 봉영규에게 마루는 죽을 때까지 아들입니다. 마루가 아버지가 아니라고 해도 괜찮습니다. 봉영규에게 아들이면 되니까요. 어머니가 영규를 기억하지 못해도, 봉영규가 어머니를 아니까 괜찮듯이 말이지요.
마루를 위해 매일 퍼놓는 따뜻한 밥, 미숙씨가 가르쳐 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을 마루에게 꼭 한 그릇 먹이고 싶은 마루의 진짜 수호천사 봉영규, 차동주를 붙들고 우는 봉영규의 눈물에 시청자도 함께 울었을 거예요. 어찌나 가슴이 아프고 짠하던지요. 봉영규의 정신연령은 어린아이라지만, 아버지로서의 사랑은 그 나이를 헤아릴 수 없었고, 사랑연령은 무한대였습니다.
장준하로도 봉마루로도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봉마루입니다. 최진철과 김신애, 태현숙에 의해 마루와는 관계없이 어른들이 짓밟고 망가뜨린 마루의 꽃밭은, 지금은 가시가 무성한 엉겅퀴가 잔뜩 자라고 있어 아프고 화나고 독이 잔뜩 올라 있습니다. 마루의 망가진 꽃밭에 개미똥꽃을 다시 일궈줄 사람은 봉영규와 봉우리겠지요. 딱 한 번만 집에 데려와 달라고 우는 봉영규의 눈물에 엉겅퀴가 절반은 뽑혀나간 듯 보입니다. 가시돋힌 엉겅퀴가 다 뽑히면 마루도 알게 되겠지요. 마루를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이렇게나 많은,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마루는 자신의 수호천사들이 하는 말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차동주씨 이름만 불러보는 아버지 봉영규의 마음, 그 소리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듣지 못한 것은 동주가 아니라 마루였습니다. 마음이 말하는 소리는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마루가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이 모든 상처들이 아물고 나면, 봉마루가 되었든 장준하가 되었든, 아버지가 차려주는 밥상을 꼭 받았으면 싶습니다. 16년간 찬밥만 먹었던 봉영규가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게 말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마루가 아버지 봉영규의 수호천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버지 봉영규는 바보가 아니라 착한 사람, 남들과 조금 다르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일 뿐이라고요. 남들보다 느리게 크는 사람, 가족들이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는지,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아주 천천히 알았듯이, 아버지도 아주 천천히 느리게 크는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3
2011.06.07 11:23




1박2일 여배우 특집은 대성공을 거두고 숱한 화제를 낳았습니다. 김하늘과 최지우의 예능감은 최고의 수확이었지요. 100명의 스태프를 감쪽같이 속인 김수미의 몰래카메라는 두고두고 회자될 1박2일 최고 에피소드였습니다. 민낯을 과감히 카메라 앞에 드러내고 치아를 드러내며 웃는 김하늘, 입수벌칙을 받고 수심 50센티미터에서 허우적거리며 여배우의 우아한 자태를 깨버리고 큰 웃음 준 최지우, 매사에 똑부러질 것같은 카리스마 염정아의 허당스런 모습은 시청자에게는 신선하고 친근한 매력으로 다가왔지요. 바람불면 훅 하고 날아갈 것같은 작은 체구의 서우는 막내로서 어리광이나 요령 한 번 피우지 않고, 묵묵히 자기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좋은 이미지를 주었습니다. 예능 경험이 있었던 이혜영이 예비시댁식구들을 의식해서 방송에서 조신한 모습으로 튀지않으려고 했다는 고백이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최고의 게스트 김수미, 최고의 MC 강호동
여배우 특집 게스트 6명 모두 빛나고 아름다운 별들이었지만, 김수미는 존재감만으로도 여배우들의 중심을 잡아주었습니다. 멤버들이 오프닝을 하고 있는 동안 사전미팅중이던 여배우들은 김수미와 함께 예능의 세계에 입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언니라고 부르기를 허락하고, 승기는 내가 찜했으니 아무도 건드리지 말라는 엄포를 놓는 등 분위기를 한껏 돋궈놓은 인물이 김수미였지요. 그냥 입수를 하면 심심할 것 같아서 몰래카메라를 기획하고 스태프와 멤버들 100명을 간이 콩알만해지게 속인 사건은 여배우특집 백미였습니다. 대선배의 적극성은 후배들을 마음놓고 놀수있는 마당을 마련해 준 셈이었고, 여배우들은 철저하게 야생을 즐겼습니다.

촬영이 끝난 후 작약꽃다발을 들고 간 제작진에게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 여행을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겨울에 다시 하고 싶다는 의욕까지 보였지요. 겨울입수까지 기대를 하면서 말이지요. 만약 하게 되더라도 입수는 만류하고 싶지만 말입니다. 스스로 원칙을 지키기 위해 늘 명심보감을 가지고 다니면서 마음을 다스린다는 김수미는, 방송 중에도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고, 단 한 부분에서만 무너졌지요. "무슨 큰 죄를 지었다고 밥을 안먹여"였습니다. 밥 먹이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을 어떻게 법이 이기겠습니까? '안됩니다, 땡피디'도 김수미의 간곡한 항의(?)에 융통성을 보여 주었지요. 아침 기상미션을 하고 김수미의 아침밥상을 먹지 못하는 멤버들이 안쓰러워, 여배우들에게만 김수미의 권한으로 아침을 모두 먹게 해준다는 허락을 받아냈지요. 어머니의 마음이 그런 것 아니겠어요.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자식이 굶는 것을 못보거든요.
김수미가 어머니의 마음으로 여배우 특집을 훈훈하게 조율했다면, 귀한 손님들을 맞아 배려에 신경쓰다보면, 자칫 1박2일 룰이 어긋날 수도 있을 것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강조하고 있던 인물이 강호동이었습니다. 김수미의 원칙주의도 한 목 크게 거들었지만, 자동차로 베이스 캠프에 대한 힌트를 얻어가는 과정에서도 강호동은 원칙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 많이 나왔습니다. 수근팀은 자동차에 숨겨진 카드를 미리 찾아내 미션을 해결했지만, 뒤늦게 강호동 팀에서도 제작진이 숨겨둔 카드를 찾아냈었지요. 물론 미션과는 관계없는 제작진의 귀여운 행운의 편지 장난편지였지만, 카드를 찾아낸 강호동팀은 차라리 발견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정도로 고민에 빠지는 모습으로 재미를 주기도 했습니다.
강호동은 반칙이 아닌가를 두고 고민했고, 급기야는 제작진에게 반칙인지 아닌지를 알려달라는 전화까지 합니다. 찾는 것도 지혜의 일부로 본다는 말에 카드를 열어 보기는 했지만, 반칙이냐 아니냐를 두고 강호동과 이승기가 고민하는 모습은 리더로서의 자질을 확인하게 했습니다. 김종민이 뭘해도 찍혔으니 본인이 열어 보겠다고, 희생양을 각오해서 빵 터지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김종민의 멘트는 서글퍼 보이기까지 하더군요.
"욕을 하도 많이 얻어먹어서..." 김종민이 복귀후 이렇다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자, 하차청원 서명운동까지 있었던 것을 상기하면 김종민에게는 아픈 상처이기도 하고,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채찍이기도 했습니다. 1년 반이 돼가는데 요즘은 체념반, 인정반으로도 묻혀가고는 있지만, 김종민이 안심하기에는 이르고 본인이 더 열심히 해야 할 듯합니다. 이번 여배우 특집에서도 가장 늦게 일어나, 서우가 "내 파트너는 왜 안 데리러 와"라고 초조해 하는 것을 보니,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속이 좋지는 않았어요. 손님을 맞은 주인으로서 이런 날은 더 긴장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싶어서, 김종민의 미욱함이 아쉽더군요.
여배우 특집에서 김종민은 김수미가 방송분량을 챙겨주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병풍 역할만 했을 겁니다. 남녀 이상형 짝짓기에서 김수미는 모든 사람의 예상을 엎고, 승기가 아닌 김종민을 선택해서 승기를 주저앉게 했지요. "현영보다 키는 작지만..." 멘트는 악의가 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문제될 것은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아무튼 그 말 한마디에 멤버들과 여배우들을 자지러지게 했지요. 잠자리에 들기전에는 명심보감을 꺼내 좋은 구절을 들려준 김수미에게 김종민은 "명심보감이 뭔데요?"라며, 진짜로 묻는 것인지 컨셉이었는지 모를 질문으로 김수미를 뜨악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무식 컨셉이었다고 해도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고, 몰랐다면.. 음.. 노코멘트하겠습니다.
아침미션에서는 노래 부르면 밥 한 숟가락 주겠다는 말로 신곡도 부르고, 뒤에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대배우가 백댄서까지 해주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김수미 덕분에 여배우 특집에서 김종민은 방송분량을 챙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게딱지에 밥비벼 먹은 김종민, 강호동과 이승기에게 배워야 할 것은

그런데 김종민은 여전히 멀었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장면이 잡혔는데, 1박2일을 시청하는 분들의 매의 눈에 잡혔거니 생각하고 지난 글에서는 생략했는데, 다른 분들도 보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침방상에서 간장게장 게딱지의 밥을 먹는 김종민이 짧은 시간 지나갔는데, 솔직히 어머니의 마음으로 아침밥상을 준비한 김수미의 정성을 모르지 않고, 모두에게 밥을 먹이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에 하나를 줬으리라는 생각은 듭니다. 너무 짧은 시간에 먹는 모습이 잡혀서 처음에는 노래값으로 얻어 먹은 밥이라고 생각했는데,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있어서 자세히 보니 게딱지더라고요. 
편집으로 김수미나 다른 멤버가 권하는 장면이 잘려 나가고 김종민이 먹는 모습만 나왔겠지만, 끝내 아침을 먹지 않은 강호동의 프로정신은 김종민이 배워야 할 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종민은 '오빠 힘내' 노래를 하고 밥 한 숟가락을 얻어 먹을 수 있었는데, 그것만 먹고 강호동과 함께 복불복 미션을 함께 지켰더라면 좋았을텐데 싶더군요. 예전 미역국 논란이 있었던 것을 상기한다면, 김종민의 이번 태도가 과히 좋아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현장분위기가 편집되어서 허락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기에, 섣불리 규칙을 어겼다 아니다라는 식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요. 사실 분위기도 아침을 다같이 먹는다고 해도, 복불복을 어겼다고 큰 흉 잡힐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시청자도 사소한 것에 목숨 걸고 따질만큼 치사하지도 않고요. 그래도 자꾸 논란거리를 스스로가 만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진심으로 김종민을 위해 조언하는 말입니다.
아침밥상을 차리는 서우를 도와주는 승기의 바지런함도 종민이 정말 배워야 하는 부분이에요. 더군다나 서우는 아침기상미션 짝꿍이기도 했으니, 김종민이 거들어줬다면 보기 좋았을텐데 싶더라고요. 승기가 칭찬받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매사에 바지런하게 움직이는 승기의 태도가 칭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에요. 천하의 김수미표 간장게장이 왔더라도 복불복은 복불복이라며, 강호동이 끝까지 놓지않는 방송에 대한 긴장감이 김종민에게 없어서 아쉬워요. 분발하라는 마음에서 쓴 거니 상처받지 마시고요.
간장게장에도 넘어가지 않았던 강호동, 최고의 MC인 이유
저는 솔직히 이번 여배우 특집에서 모든 멤버와 여배우들이 김수미표 아침밥상을 함께 먹게 해줬을 거라 생각했고, 깃발을 잡지 못했더라도 김수미의 권유와 협박(어머니의 마음이 그래요)으로 다 먹을 것이라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이수근이 형님도 같이 먹자고 하니, 강호동은 "나는 안 먹을래"라고 거절을 하더군요. 깃발을 잡지 못했으니 미션은 실패했고, 엄밀히 여배우에게만 예외로 벌칙면제를 해준다는 나피디의 말이 있었기에, 끝까지 복불복 룰을 지키더라고요. 맏형이자 리더로서 무너지지 않으려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않고 자제를 했던 것이지요. 왜 강호동이 리더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고, 맏형으로서 그가 마지막까지 꼭 지켜야 하는 마지노선은 고수해야 한다는 신념같은 것이 느껴지더군요.
강호동도 갈등을 잠시 했을 겁니다. 하지만 여배우들만 허락한다는 나영석 피디의 말은 일단 정해진 복불복이었고, 강호동은 분위기의 유혹에서도 선을 넘지 않더군요. 이것이 긴장감입니다. "1박2일 어디어디로 놀러오세요!"라는 클로징 멘트가 나가기 전까지는 방송의 테두리를 벗어나서는 안된다는 원칙 말입니다. 제작진과 협상을 하러 나서면서 이미지 손상도 자처하지만, 제작진이 최후통첩한 룰에 대해서는 강호동은 재타협을 하지는 않습니다. 깨끗이 승복하고 벌칙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1박2일을 통해 본 강호동은 본인을 위해서 협상을 하거나, 타협안을 제시한 일은 없었습니다. 자신의 벌칙을 면제받기 위해서는 재게임을 제안하는 일도 없었던 것 같고요. 팀대항에서는 재도전과 협상을 유도하기도 했지만, 강호동 자신의 벌칙을 면제받기 위해서 제작진에게 애교를 떨지도, 협상안을 제시한 적도 없었지요. 맏형으로서 배려를 더 많이 하고, 보이지 않게 자신이 손해보고 희생하는 것을 선택하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그렇습니다.;: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리더의 모습입니다. 호불호가 있겠지만 강호동이 유재석과 함께 대한민국 최고의 MC라고 하는 이유는, 두 사람이 가진 프로그램 전체를 볼 줄 아는 눈, 프로정신때문입니다.   
여배우 특집은 어딘가 정체되어 있는 듯한 1박2일의 숨통을 틔워 주는 기획으로서도 성공적이었고, 여배우들의 솔직 과감한 모습을 아무 것도 덧입히지 않고 보는 것 자체가 시청자에게는 즐거움이었습니다. 김하늘, 최지우, 염정아의 대활약은 그야말로 예측불허의 재미를 주기도 했지만, 프로를 조율하는 노장들의 프로감각이 없었다면, 여배우 특집이 그렇게 편한 방송이 되기까지 서로를 탐색하는 시간이 좀더 필요했겠지요. 김수미의 사람과 방송을 아우르는 힘, 게스트를 위해 몸을 낮추는 강호동의 배려는 게스트와 멤버들을 빠른 시간 안에 같은 곳을 바라보게 했습니다. 바로 친구들과 떠나는 야생이라는 세계였습니다. 강호동은 때로는 몸을 낮춰가며 김수미를 배려했고, 김수미 역시도 좌중을 휘어잡는 입담의 소유자임에도 주객이 전도되지 않도록 일정선에서 멈추는 것을 잊지 않더군요. 대접받고 싶으면 상대를 대접하고, 높임을 받고 싶으면 스스로 낮추라는 말이 있지요. 김수미와 강호동이 여배우 특집을 통해 보여준 모습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33
2011.06.06 09:23




스크린 밖의 그녀들, 그녀들은 야생에서 더 빛났고, 꾸밈없는 민낯으로도 아름다웠습니다. 여배우의 완벽한 모습이 아닌, 화장기없는 리얼 생얼로 카메라에 얼굴을 향하는 가식없는 모습이 더 아름다웠죠. 아침이슬만 먹고 화장실도 가지 않을 거라는 환상을 가지지야 않지만, 대놓고 화장실 다녀오겠다고 멘트를 할 정도로 솔직담백한 그녀들이 빛났던 것은 미모가 아니었습니다. 1박2일이라는 야생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녹아드는 방송태도였습니다.
망가지리라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수십대의 카메라 앞에서도 내숭없는 그녀들은, 1박2일 여배우특집이 발견한 최고의 예능 여배우들이었습니다. 김수미, 염정아, 이혜영, 김하늘, 최지우, 서우가 한자리에 모인 여배우 특집은 대성공으로 끝났고, 다음 만남에 대한 기대까지 열어두었지요.
오프닝부터 아침기상미션까지 여배우특집에서 특별대우는 없었습니다. 만나자마자 레이스 복불복으로 뜀박질부터 시키고, 입수에 야외취침까지 예외없는 복불복에 잔머리도, 내숭도, 어리광도, 연약한 척도 없었습니다. 최고령의 김수미가 입수를 하고, 깜짝 몰래카메라까지 연출하며 몸을 던지고, 방송으로 보면 구구단도 못외우는 바보들인가 싶가 만드는 구구단 게임에, 무서우리만큼 집중하는 모습은 생존이라는 컨셉을 제대로 살려 줍니다.
제작진 몰래 라면을 끓여먹다 들킨 그녀들의 야생적응은 귀엽기까지 합니다. 콧잔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도록 열심히 라면을 먹었음에도, "나 입에 대지도 않았어요"라며, 입에 침도 안바르고 뻔뻔하게(?) 말하는 염정아의 거짓말조차도 귀엽습니다. 입수 후담을 늘어놓는 최지우의 고운 입에서, "실핀까지 뽑고 멋진 입수를 준비했는데 꼴아 박혀가지고..."라는 거침없는 표현이 튀어나온다는 것이 상상불가였죠. 그만큼 그녀들은 여배우로서의 방송이미지를 다 내려놓고, 생으로 시청자와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클렌징하는 모습부터 스킨하나 바르지 않은 민낯을 카메라에 노출한 김하늘은 또 어떻고요.
언제부터인가 연예인은 하늘의 별이 아니라, 대중들과 섞이는 모습으로 신비주의를 벗기 시작했고, 대중들은 망가지는 연예인들, 일반인들과 다를 바없는 그네들의 모습에 환호합니다. 다가서기 힘든 사람보다는 손을 내미는 스타들에게 더 연호하는 이유는 친근감때문일 겁니다. 아침이슬만 먹고 사는 꽃사슴이 아니라는 것에 대중들은 동질감을 느끼고, 사랑하는 더 큰 이유를 부여하죠. 그런 점에서 1박2일 여배우 특집은 1박2일 뿐만아니라, 여배우들에게도 성공적인 방송이었습니다. 물에 손 한방울 대지 않고 살 것같은 여배우가 손으로 김치를 쭉쭉 찢어 먹는 모습이나, 식탐을 드러내고 입이 미어터지게 밥을 받아먹는 모습은 그래서 더 아름답습니다. 최지우는 손바닥으로 모기를 때려잡으며, 숨겨진 야성(?ㅎㅎ)을 보여주기도 했지요.
1박2일에 출연한 여배우들은 철저하게 야생의 모습으로 시청자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김수미의 몰래카메라나 아침밥상을 차려주는 어머니의 마음은, 예능과 가족의 코드를 제대로 보여준 장면입니다. 존재감없는 김종민을 챙기는 넓디넓은 대여배우의 모습은 감동자체입니다. 여배우특집에서 더더욱이나 말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없었던 김종민을 챙겨주는 김수미는 방송을 아우르는 힘이 넘쳤지요. 승기는 내꺼라고 대놓고 찜을 해놓고도 막상 한 명을 선택하라고 하자, 김수미는 승기를 버리고 김종민을 선택함으로써, 소외된 듯한 김종민까지 배려해 주고 방송분량까지 챙겨줬지요.
원칙주의자 김수미는 멤버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웃음 속의 명상시간을 주기도 했지요. 늘 삶의 좌표처럼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명심보감을 가지고 다닌다는 김수미, 좋은 귀절 하나를 들려줍니다. "내 두레박 짧은 줄 모르고 남의 집 우물 깊은 것을 탓하지 마라". 열마디의 말보다 한마디의 명언이 깊은 울림을 주는 명상의 시간이었습니다.
"명심보감이 뭐에요?" 김종민의 확 깨는 무식함에 김수미의 뜨아~하는 표정은, 시청자 못지않게 당황스러운 모습이더군요. 명심보감을 모른다고 무식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김종민이 '나는 무식'이라고 대놓고 컨셉을 잡는 것은 난감스럽기 까지 합니다. 김종민에게 명심보감을 한 구절 읽어보라는데, 이마저 어버버거리는 모습에 "야, 한글도 못 읽냐?"는데, 비록 큰 웃음은 주었지만, 김종민은 여러가지로 방송뿐만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점검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아무튼 김종민은 여배우 특집에서 특히 김수미에게 크게 감사인사를 해야 할 듯하더군요. 그나마 김수미가 김종민의 방송분량을 챙겨주었다는 점에서 말이지요. 아침식사시간에는 김종민의 '오빠 힘내' 신곡에 맞춰 춤까지 춰주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으니 말이지요.
울며 겨자먹기 처럼 강호동을 선택했던 김하늘은 화장실에 가다 남자들의 뒷담화 자리에 우연히 끼어들어, 예상하지 못한 충격선택으로 멤버들을 넉다운 시키기도 했지요. 강호동을 선택한 이유는 "말하기 좀 그래서였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모습에 빵터지기도 했지만, 미녀의 변심은 무죄라고, 줄곧 조성되어 왔던 엄태웅과의 러브라인을 깨버리고는 줄행랑을 놓기까지 하지요. 엄태웅을 버리고 은지원을 선택하는 김하늘, 그 이유 역시도 못말리는 재치입담이었습니다. 지난번에 엄태웅과 수애씨 얘기나와서 탈락시켰다네요.
여배우 특집에서 새로 발견한 예능스타라고 하면 최지우와 김하늘, 염정아였습니다. 막내로서 나댐없이도 이동 중에는 퍼즐맞추기에 집중하고, 아침 기상미션에서는 윤기나도록 상을 닦고 밥상을 차리면서, 조용히 자기 할일을 찾아 하는 서우도 예쁘더군요. 김수미야 워낙 예능감이 출중한 분이라 재확인한 시간이었고요.
촬영이 끝나고 여배우들을 찾아가 마무리하는 제작진의 숨은 노력은, 1박2일과의 인연이 단 하루의 인연으로 끝나지 않음을 보여줬지요. 1박2일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그녀들의 민낯과 대조적으로 화려한 여배우의 일상으로 돌아간 그녀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았습니다. 1박2일, 3주간의 만남으로도 시청자들과는 가족같은 친근감이 형성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제작진은 일본에서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최지우를 공항에서 만나고, 김하늘의 영화 제작발표회장을 찾아가 응원하고, 작약꽃을 좋아하는 김수미에게 꽃다발을 가지고 찾기도 했지요.
촬영이 끝나고도 1박2일 여배우들은 1박2일에 각별한 애정과 그리움을 표현했는데, 특히 최지우의 모습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배우들의 공항패션 대명사가 아마 선글라스일 겁니다. 최지우 역시 큰 선글라스를 쓰고 입국했는데, 1박2일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하라는 말에 최지우가 선글라스를 벗더군요. 최지우가 1박2일이 아닌 평소 화려한 배우의 모습으로 돌아간 후에도, 1박2일 시청자들에게 선글라스를 벗고 인사를 하는 겸손한 배려심에 '작은 행동 하나도 참 예쁜 배우다'라는 생각이 더 들었습니다. 촬영에서 보였던, 모기를 때려잡는 소탈한 모습 그대로의 최지우였습니다. 별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는다고 하지만, 작은 행동 하나로도 빛나는 모습이었습니다.
벌써부터 1박2일의 또다른 가족들이 되어버린 여배우특집의 주인공 김수미, 염정아, 이혜영, 김하늘, 최지우, 서우, 그녀들의 아름다운 야생모습을 또 보고 싶네요. 혹독한 겨울야생에서의 그녀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무리겠지만, 언제든 그녀들의 1박2일 출연은 환영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