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도'에 해당되는 글 14건

  1. 2010.07.13 '동이' 추락하는 장희빈, 동이와 정면승부에 나선 이유 (18)
  2. 2010.06.22 '동이' 자작독살극, 장희빈의 최악의 무리수 (5)
  3. 2010.06.22 '동이' 동이에 대한 마음 드러낸 숙종의 불꽃 카리스마 (11)
  4. 2010.05.26 '동이' 고난을 택한 동이, 실세 장희빈을 버린 이유 (18)
  5. 2010.05.25 '동이' 도사의 예언 따라가는 장희빈, 얻을 것과 잃을 것은? (11)
2010.07.13 08:09




천하무적 동이가 장희빈에게 제대로 한 방 맞았습니다. 동이가 장희빈에게 당한 이유를 분석하자면 동이의 밑도 끝도 없는 사람에 대한 믿음때문일 수도 있지만, 심리전에서 졌기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탐정의 기본이 의심 혹은 의혹일텐데, 동이는 증험주의자이기 때문인지 이 방면에서는 탐정으로서의 자질이 조금 약한듯 싶습니다.
동이를 위한 장희빈의 정치강론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장희빈의 말이 옳지 않은데도, 구구절절 현실과 결부된 말들이라 귀담아 들을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당연한 듯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런 일들이 벌어진 까닭은 그것이 힘이기 때문이다. 권력이기 때문이야". 
중궁전을 찾아 간 동이가 목숨을 담보로 얻은 사흘, 동이가 장희빈에게 입증하고 싶었던 것은 옳은 일이 승리한다는 것이었어요. 감찰나인이었을 때는 옳고 그른것을 가리는 것이 동이가 이루고 싶었던 감찰나인으로서의 야심이었고, 그것이 전하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었지요. 그런 동이에게 승은이라는 과도한 은총과 내명부 윗전이라는 신분은 동이에게 정치라는 곳으로 발을 딛게 합니다. 동이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지 말이지요.
처소나인을 풀어달라는 동이의 말은 장희빈에게는 내명부의 정치적 힘겨루기로 비춰집니다. 내명부 신출내기 주제에 나인을 구해 환심을 사려하느냐며 까불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는 장희빈입니다. 권력의 단맛을 안 장희빈은 내명부의 자리라는 것이 어떤 욕심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지 모르지 않습니다. 동이는 더욱 경계의 대상이지요. 숙종의 마음을 얻은 동이가 과거 인현왕후의 자리보다 더 무서운 실세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꿀을 찾아 나비와 벌이 날아들 듯, 동이가 원하든 아니든 사람이 꼬일 것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 장희빈입니다. 그것이 권력이 가진 속성이니까요. 사람을 얻지 못하면 권력도 종이장처럼 가벼운 것일 뿐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장희빈입니다.
궁에 번진 괴질이 단순한 전염병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장희빈은 처소상궁을 통해 어머니 윤씨부인이 한 짓임을알게 됩니다. 장희빈에게 두려운 것은 신통방통한 동이의 능력입니다. 과거 명성대비를 시해하려했다는 음모를 뒤집어 썼을 때, 동이가 보여준 능력, 죽은 자의 시신에서 찾아낸 증험인 생강물을 만진 흔적이 없다는 것을 알아내 장희빈이 반하를 들이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낸 동이였지요. 나인들에게 번진 괴질 역시 언젠가는 동이가 알아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장희빈은 압니다.
한 수 앞을 읽지 않으면 당할 재간이 없는 동이이기에 장희빈은 더러운 짓에 직접 손을 담그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중전이라는 권력을 최대한 이용해서 대전상궁까지 구워 삶은 장희빈은 정상궁이 장희빈의 사가와 분장수가 관련이 있다는 보고를 하는 것도 다 알아냅니다. 예나 지금이나 큰 활약을 하는 고자질꾼들은 쓸모있는 도청장치인가 봅니다.ㅎ
장희빈은 윤씨부인의 머리에서 나오는 잔머리 그 이상의 계책을 지시하지요. 분장수를 매수해서 붙잡혀 주게 하는 방법입니다. 눈 돌아가는 거액에 고초쯤이야 눈 질끔감고 당해도 좋다는 분장수는 약속대로 붙잡혀서 감찰부에서 고신을 당하지요. 분장수를 매수해서 윤씨부인을 통해 거금을 전달하는 방법은 내의원을 매수하는 방법과 같은 방법이었지만, 일단 이 작전은 성공입니다. 장희빈이 노린 것은 동이에게 모함을 뒤집어 씌우는 것이 아니라 동이를 구하고 자신이 대인배임을 알리는 방법입니다. 일명 꿩먹고 알먹고 수법이라 할 수 있겠지요.
동이의 입장은 닭 쫓던 개가 된 꼴입니다. 사흘동안 감찰부 정상궁과 정임이, 봉상궁까지 풀어서 조사해서 겨우 괴질의 원인이 궁녀들이 사용한 저질 화장품 염분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냈는데, 분장수를 기습한 찰나에 장희빈이 선수를 치고 분장수를 잡아가 버렸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승은상궁으로 입궐하자 마자 괴질이 번져 불행을 몰고 온 여자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장희빈이 해결해 준 꼴이 되고 말았으니, 이런 경우 '죽 쒀서 개줬다'는 표현이 적합할 듯 싶네요 ㅎ
이 일로 장희빈은 숙종의 마음도 쬐금 얻은 듯 보입니다. "저는 투기하는 소인배는 아닙니다. 그런 헛소문을 믿지 않는다고 했는데, 어찌 저를 믿지 못하십니까?" 라며 오히려 은근히 나무라기까지 하는 장희빈입니다. 숙종도 조금은 이상스럽지요. 괴질사건의 전말을 다 알았으면서도 왜 동이를 감찰부로 끌고 가게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으니 말입니다. 때는 이때다 싶은 장희빈은 숙종과 동이 두 사람에게 뼈있는 말을 하지요. "말을 할 때는 신중해야 하고, 그에 따른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내명부의 법도가 아니겠습니까? 저는 다만 내명부 수장으로서 그것을 가르치려 했을 뿐이었습니다". 요지는 내가 내명부 대장이니, 내명부일은 전하도 나서지 말고, 신출내기 동이에게 까불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지요.
이래저래 사건은 일단락되고, 원인이 밝혀졌으니 다행이다 싶은 동이에게, 역시나 감찰부상궁으로서, 궁궐밥을 많이 먹은 선배로서 정상궁(김혜선)이 장희빈을 쉽게 보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정상궁은 궁궐에서 일어나는 여인들의 암투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러니 자나깨나 입조심해야 하는 걸, 궁궐 담벼락에도 귀가 있다는 것을 기억했어야 싶은 정상궁, 후회막급입니다. 뭐 할 수 없지요. 아무튼 물 건너 간 괴질사건이 되고 말았네요.
분장수에게 윤씨부인이 건넨 거액의 환이 덜미가 잡힌다면 사건이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겠지만, 보아하니 궁궐에 또 다른 사건이 생기게 되나 봅니다. 청사신이 가져 온 세자고명 승낙소식에 만세를 부르던 장희빈과 장희재가 순식간에 낯빛이 흑빛으로 변하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동이가 가지고 있는 등록유초가 세자고명 건과 관련해서 큰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사건무마용으로 장희빈이 동이에게 후궁첩지를 내려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괴질 사건을 처리해 준 것에 대해 인사를 하러 온 동이에게 한 장희빈의 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정말 자신을 위해 이 일에 나서 주었냐는 질문에 동이에 대한 조소와 자신에 대한 조소를 함께 실어 헛웃음을 지었지요. "옳은 것을 이루고 싶다 했느냐? 그렇다면 잘보고 배워라. 이곳은 옳은 것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그른 것조차 옳다고 여기도록 만들어야 하는 곳이다. 나를 넘어서고 싶다면, 너의 소망대로 나를 끌어내리고 이 자리에 다시 폐비를 앉히고 싶다면, 다시는 그렇게 흔들리는 눈빛을 보이지 말거라. 이것은 겨우 시작일테니 말이다". 
장희빈이 동이와의 옛정이라며 충고로 하는 말을 들으니 동이에게 보여주는 마지막 장희빈의 솔직함이었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장희빈이 자신의 야심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며, 옳지않은 권력과 힘을 동원하는 것도 할테니 단단히 각오하라는 말이었지요.
눈빛을 보이지 말라는 말은 동이를 위한 장희빈의 두번째 정치강론입니다. 권력과 힘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른 것조차도 옳다고 여기도록 만드는 것이 권력이고 힘이다. 이것이 장희빈의 정치강론 하나였다면, 동이에게 또 하나 중요한 정치인의 자세를 알려줍니다. "상대에게 속을 들키지 말라".

추락하는 장희빈, 정면승부에 나선 이유
밟아도 잡초처럼 살아나는 동이를 누를 수 있는 방법은 동이의 목숨이 아니라, 자신이 잃었던 것을 뼈아프게 돌려주는 것을 깨달은 장희빈이에요. 성심을 잃는다는 것만큼 고독하고 외로운 것은 없으니까요. 어찌보면 장희빈은 더 강하고 모질게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 그것이 죽음보다 더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된 장희빈이니 말입니다. 동이를 받치고 있는 힘은 숙종의 사랑과 믿음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은 장희빈이지요.
동이에게 정면승부를 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장희빈이 동이에게서 빼앗고 싶은 것이 숙종의 마음, 즉 믿음이기 때문이에요. 인현왕후에게서 빼앗은 것은 중전이라는 내명부의 자리였고, 중전의 자리가 가진 권력이었기에 장희빈의 뒷배세력을 이용해서도 가능했던 일이었지요. 하지만 동이는 인현왕후와는 경우가 다르지요. 사랑을 빼앗긴 장희빈이 사랑을 되찾겠다고 다른 사람 손을 거칠 수야 없는 일이지요. 아픈 만큼 돌려주고 싶었던 상실감을 동이에게 직접 돌려주고 싶은 장희빈입니다. 자신이 잃어버린 사랑의 아픔을 동이 역시도 겪게 하고 싶은 장희빈입니다. 그래서 동이와의 싸움은 자신이 직접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동이가 목숨을 걸었듯이, 장희빈 역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서 말이지요. 
이제는 자기 손에 직접 더러운 것을 묻히겠다며 '되로 주고 말로 받기', '당근과 채찍', '눈가리고 아웅', '꿩먹고 알먹기', '닭잡아 먹고 오리발 내밀기' 등등 별별 수단은 다 동원해서 권력이라는 구린내 나는 것을 놓지 않으려는 장희빈입니다. 그 길이 추락하는 길임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사랑과 믿음을 잃어버린 장희빈이 궁이라는 곳에서 배운 것은 힘을 가지지 못하면 몰락한다는 것 뿐이었어요. 폐비된 인현왕후처럼 말이지요. 옳지 않은 것도 옳게 만들수 있다는 권력과 힘에 의지해 가는 장희빈은 스스로 몰락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진실과 정의는 인고의 시간 속에서도 승리하기 때문이지요.
어찌되었든 동이는 장희빈을 통해 정치라는 것, 권력이라는 힘이 가진 무서움들을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또한 처세술까지도 말이지요. 장희빈이라는 인생 최대의 정치거물을 만난 동이가 어떻게 성장해 갈지, 동이는 정말로 궁궐이라는 조선의 정치 1번가에 들어서게 된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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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2 13:46




동이 27회는 숙종이 동이를 찾는 마음, 그리고 동이의 한양입성기가 숨바꼭질하듯이 그려졌습니다. 이 부분은 숙종의 동이에 대한 마음과 함께 따로 정리했습니다 (관련글: 동이에 대한 마음 드러낸 숙종의 불꽃 카리스마). 동이가 무수리로 궁궐에 들어 온 것보다는 장희빈의 목숨을 담보로 건 자작 음독사건이 조정에 일대 혼란에 빠뜨리며 피바람을 예고하는 것이기에 그 파장이 크다고 보여집니다. 따라서 장희빈에 대한 부분을 따로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희빈이 몰락, 혹은 파멸을 향해 가는 첫 행보로서도 중요한 사건이었고, 지금까지의 장희빈과는 다른 모습이었기에 중요한 사건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희빈이 자작극을 벌인 사건은 여러가지로 장희빈의 변화를 암시하는 큰 의미를 가집니다. 바로 장희빈이 자신의 야망과 자리지킴을 위해 전면전에 나섰다는 것이에요.
그동안 장희빈은 오태석 대감과 장희재의 뒤에서 한 마디로 더러운 물에 손을 담그지 않았었지요. 그런데 인현왕후의 사가를 감시하던 유상궁의 보고를 듣고, 폐비가 감찰부 상궁, 그리고 서인 세력들과 만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직접적으로 인현왕후를 제거할 방법 모색에 나섰고,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무리 인현왕후의 무고를 밝혀줄 증험들이 나온다고 해도 소용없는 짓을 만들어 버리려고 결심을 하지요. 
물론 사가에까지 내쳐지고 폐서인 된 인현왕후를 견제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사씨남정기가 발단이 되었고, 숙종이 저자에 떠도는 책을 읽고 후회하는 듯한 말을 했다는 것에 장희빈이 극약처방을 취하려고 했었던 것이었지요. 인현왕후의 폐서인만으로는 뒤가 불안했던 장희빈이었기에, 인현왕후를 직접적으로 없애버릴 방법을 모색했던 것이지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걸고 말이지요.
실로 대담했고, 무서웠고 한마디로 독한 장희빈이었습니다. 그녀를 이토록 독하게 변하게 한 것은 멀어진 숙종의 마음때문이기도 했고, 자신의 죄를 영원히 덮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제서야 자신이 넘을 수 없다던 빛이 동이였음을 알게 되었기에, 장희빈이 독하게 변할 일대 전환기를 가져 온 사건이 되고 말 듯 합니다.
저는 이번 회 장희빈이 음독 자작극을 벌인 것을 보고 장희빈의 대담성에 놀랐고, 어쩌면 역대 장희빈 중에 가장 독한 인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더라고요. 제가 기억하는 장희빈들 중에 독극물 자작극을 벌인 장희빈은 기억이 나지 않거든요. 기껏해야 시해하려 했다는 거짓 증거를 들이 밀고 음모를 꾸미거나, 상대방을 직접 교살하려는 악행을 저지르는 것에 그쳤던 것 같습니다.
이미 찻잔에 독이 들어있음을 알고 있었던 장희빈이 차를 입에 대는 순간, 타방송 종영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의 송강숙이 떠오르더라고요. 목숨을 담보로 무명천에 목을 매었다던, 하느님 부처님하고 맞짱떠서 이긴년 송강숙 말이에요. 장희빈을 보면서 송강숙이 무명천에 목을 매기도 했다는 대사가 생각나면서 송강숙 못지 않은 독한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숙종의 마음이 동이에게 향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장희빈은 질투와 배신감을 동시에 느끼면서 캐릭터의 변화를 예고했는데, 이번 회 음독 자작극을 벌이는 장희빈은 보니 역대 장희빈과는 확실히 다른 차별성이 느껴지더군요. 딱히 좋은 의미는 아니었지만, 속된 말로 자해공갈단이 된 듯 싶습니다. 결국은 숙종의 마음을 잃을 수 밖에 없는 장희빈의 최악의 무리수가 될 듯한데, 솔직히 제작진이 그리려고 했던 장희빈과는 사뭇 달라져서 장희빈에 대해 다시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방법은 좋지 않았지만 장희빈의 캐릭터 변화로서는 좋은 설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한 심정으로 동이의 매력없는 캐릭터는 탐정놀이에서 진이 다 빠져버렸고, 간신히 숙종과의 달달한 연애때문에 지켜보기는 하지만, 여전히 억지스럽게 하늘이 내려준 인물로 만들어지는 동이에게서 강한 개성보다는 운명적인 운이 따른다는 느낌이 강하거든요. 남자 연기자들은 코믹 숙종이 동이의 재미 반은 담당하고 있기에 걱정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동이가 강한 개성을 드러내기 보다는 장희빈이 담당하는 것이 극적 긴장감은 물론이거니와 갈등관계도 자연스러워 보일테고요.
그래서 장희빈의 좀더 강한 모습을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물론 장희빈을 희대의 악녀로 판화 찍듯이 같은 인물로 만들라는 뜻은 아니지만, 장희빈에게서 보여지는 인간적인 모습들로 장희빈을 품위와 우아라는 한계 속에 가둬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고요. 그런 점에서 장희빈이 전면전에 나선 모습도 극적 긴장감을 위해서는 좋은 시도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드라마에서 희대의 악녀가 되었든, 하늘이 내린 천사가 되었든 운명에 굴복하는 것보다는 운명에 도전하는 인물이 솔직히 매력적입니다. 장희빈이 도사의 예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운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목숨을 담보로 한 대담성을 보이기는 했지만, 강단있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의도가 진실을 은폐하고, 부정하게 취한 자리를 보전하려는 비뚫어진 야욕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응원은 하지 못하지만요.  
결과적으로 이번 음독 자작극은 장희빈이 둔 최악의 악수가 될 듯합니다. 중전 장씨를 시해하려 했다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인현왕후와 서인을 궁지에 넣고, 백성의 동정심도 샀을 수 있겠지만, 장희빈의 몰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겠지요. 진실은 밝혀지는 법이고, 동이가 도성에 들어왔다는 것은 그 날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장희빈은 지금 한창 권력의 달콤함을 즐기고 있을 때입니다. 중전의 자리, 정권을 잡은 남인세상, 포도대장으로 앉혀놓은 오라비 장희재. 의금부의 오윤 등 중요 요직은 모두 그녀의 손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참, 감찰부까지 접수한 듯 싶고 말이지요. 권력의 달콤함에 취한 장희빈은 권력을 과용했을 때 일어나는 부작용을 아직은 알지 못합니다. 자신의 발목이 빠지는 줄도 모르고 꿀단지 속에 빠져 달콤한 꿀을 취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장희빈의 최대 불안은 동이의 생존이겠지요. 하지만 궁궐의 주요요직에 장희빈의 힘이 뻗치지 않은 곳이 없기에, 동이 하나쯤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 장희빈에게 불현듯 떠오른 도사의 예언은 장희빈을 더욱 독하게 몰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상대가 죽지 않은 한 결코 그 빛을 뛰어넘지 못하리라는 예언에서 장희빈 역시 불안해 할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이고, 그 불안감이 장희빈을 옥죄어 오기 시작하지요. 
장희빈은 분명 빛나는 운명을 가진 여인이었습니다. 중인의 신분으로 궁에 들어와 승은 상궁이 되고, 희빈을 거쳐 중전의 자리에 가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얄궂게도 그녀와 똑같은 운명을 가진 인물에 의해 빛을 잃게 되겠지요.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과연 동이라는 빛이 장희빈의 빛을 덮었을까 하는 점이었어요. 동이와 장희빈은 같은 운명을 가졌지만 두 사람이 다른 점은 동이는 자신의 빛을 지키기 위해 시련을 택했다면, 장희빈은 스스로 빛을 잃어가는 길을 걸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첫 행보가 그녀 스스로 더러운 물에 몸을 던지고 만 자작극이었고요.
장희빈이 최악의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녀의 꿈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희빈의 꿈은 내명부 최고의 중전이라는 자리였어요. 숙종의 사랑과 동일시 했던 중전이라는 자리가 결국은 장희빈의 모든 것을 잃게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만, 장희빈이 중전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다면, 그녀의 운명도 달라졌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폐위된 인현왕후가 환궁한 이후에도 그 자리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장희빈은 결국은 인현왕후를 죽이려는 저주를 했다는 이유로 사약을 받게 되었던 것이고요. 여기에는 서인과 남인의 정치싸움이라는 배경도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그 부분을 깊게 다룰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빛을 잃어가는 장희빈, 빛이 나기 시작하는 동이. 재미있는 점은 잃어가는 빛과 발현하는 빛이 숙종의 사랑과 함께 움직인다는 것이에요. 모든 것을 걸었던 꿈의 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목숨까지 건 독한 장희빈이 숙종의 마음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 보입니다. 독차사건이 장희빈의 자작극임이 밝혀지게 되면, 결국 숙종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는 최악의 무리수가 될 것 같아요. 숙종은 다만 과거 한때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한 여인이 중전이라는 허울을 위해 찬란했던 빛을 잃어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겠지요. 임금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중전의 자리라는 것이 결국 헛된 무지개였을 뿐이라는 것을, 장희빈은 스스로 부서져 가면서 빛을 잃고, 사랑을 잃어가면서 깨달아 가겠지요. 그럼에도 장희빈은 비록 지고 말지언정 활짝 핀 모란꽃처럼 화려하게 살다 스러져갈 인생을 택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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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2 13:46




동이 27회는 숙종이 동이를 찾는 마음, 그리고 동이의 한양입성기가 숨바꼭질하듯이 그려졌습니다. 이 부분은 숙종의 동이에 대한 마음과 함께 따로 정리했습니다 (관련글: 동이에 대한 마음 드러낸 숙종의 불꽃 카리스마). 동이가 무수리로 궁궐에 들어 온 것보다는 장희빈의 목숨을 담보로 건 자작 음독사건이 조정에 일대 혼란에 빠뜨리며 피바람을 예고하는 것이기에 그 파장이 크다고 보여집니다. 따라서 장희빈에 대한 부분을 따로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희빈이 몰락, 혹은 파멸을 향해 가는 첫 행보로서도 중요한 사건이었고, 지금까지의 장희빈과는 다른 모습이었기에 중요한 사건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희빈이 자작극을 벌인 사건은 여러가지로 장희빈의 변화를 암시하는 큰 의미를 가집니다. 바로 장희빈이 자신의 야망과 자리지킴을 위해 전면전에 나섰다는 것이에요.
그동안 장희빈은 오태석 대감과 장희재의 뒤에서 한 마디로 더러운 물에 손을 담그지 않았었지요. 그런데 인현왕후의 사가를 감시하던 유상궁의 보고를 듣고, 폐비가 감찰부 상궁, 그리고 서인 세력들과 만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직접적으로 인현왕후를 제거할 방법 모색에 나섰고,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무리 인현왕후의 무고를 밝혀줄 증험들이 나온다고 해도 소용없는 짓을 만들어 버리려고 결심을 하지요. 
물론 사가에까지 내쳐지고 폐서인 된 인현왕후를 견제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사씨남정기가 발단이 되었고, 숙종이 저자에 떠도는 책을 읽고 후회하는 듯한 말을 했다는 것에 장희빈이 극약처방을 취하려고 했었던 것이었지요. 인현왕후의 폐서인만으로는 뒤가 불안했던 장희빈이었기에, 인현왕후를 직접적으로 없애버릴 방법을 모색했던 것이지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걸고 말이지요.
실로 대담했고, 무서웠고 한마디로 독한 장희빈이었습니다. 그녀를 이토록 독하게 변하게 한 것은 멀어진 숙종의 마음때문이기도 했고, 자신의 죄를 영원히 덮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제서야 자신이 넘을 수 없다던 빛이 동이였음을 알게 되었기에, 장희빈이 독하게 변할 일대 전환기를 가져 온 사건이 되고 말 듯 합니다.
저는 이번 회 장희빈이 음독 자작극을 벌인 것을 보고 장희빈의 대담성에 놀랐고, 어쩌면 역대 장희빈 중에 가장 독한 인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더라고요. 제가 기억하는 장희빈들 중에 독극물 자작극을 벌인 장희빈은 기억이 나지 않거든요. 기껏해야 시해하려 했다는 거짓 증거를 들이 밀고 음모를 꾸미거나, 상대방을 직접 교살하려는 악행을 저지르는 것에 그쳤던 것 같습니다.
이미 찻잔에 독이 들어있음을 알고 있었던 장희빈이 차를 입에 대는 순간, 타방송 종영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의 송강숙이 떠오르더라고요. 목숨을 담보로 무명천에 목을 매었다던, 하느님 부처님하고 맞짱떠서 이긴년 송강숙 말이에요. 장희빈을 보면서 송강숙이 무명천에 목을 매기도 했다는 대사가 생각나면서 송강숙 못지 않은 독한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숙종의 마음이 동이에게 향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장희빈은 질투와 배신감을 동시에 느끼면서 캐릭터의 변화를 예고했는데, 이번 회 음독 자작극을 벌이는 장희빈은 보니 역대 장희빈과는 확실히 다른 차별성이 느껴지더군요. 딱히 좋은 의미는 아니었지만, 속된 말로 자해공갈단이 된 듯 싶습니다. 결국은 숙종의 마음을 잃을 수 밖에 없는 장희빈의 최악의 무리수가 될 듯한데, 솔직히 제작진이 그리려고 했던 장희빈과는 사뭇 달라져서 장희빈에 대해 다시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방법은 좋지 않았지만 장희빈의 캐릭터 변화로서는 좋은 설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한 심정으로 동이의 매력없는 캐릭터는 탐정놀이에서 진이 다 빠져버렸고, 간신히 숙종과의 달달한 연애때문에 지켜보기는 하지만, 여전히 억지스럽게 하늘이 내려준 인물로 만들어지는 동이에게서 강한 개성보다는 운명적인 운이 따른다는 느낌이 강하거든요. 남자 연기자들은 코믹 숙종이 동이의 재미 반은 담당하고 있기에 걱정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동이가 강한 개성을 드러내기 보다는 장희빈이 담당하는 것이 극적 긴장감은 물론이거니와 갈등관계도 자연스러워 보일테고요.
그래서 장희빈의 좀더 강한 모습을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물론 장희빈을 희대의 악녀로 판화 찍듯이 같은 인물로 만들라는 뜻은 아니지만, 장희빈에게서 보여지는 인간적인 모습들로 장희빈을 품위와 우아라는 한계 속에 가둬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고요. 그런 점에서 장희빈이 전면전에 나선 모습도 극적 긴장감을 위해서는 좋은 시도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드라마에서 희대의 악녀가 되었든, 하늘이 내린 천사가 되었든 운명에 굴복하는 것보다는 운명에 도전하는 인물이 솔직히 매력적입니다. 장희빈이 도사의 예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운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목숨을 담보로 한 대담성을 보이기는 했지만, 강단있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의도가 진실을 은폐하고, 부정하게 취한 자리를 보전하려는 비뚫어진 야욕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응원은 하지 못하지만요.  
결과적으로 이번 음독 자작극은 장희빈이 둔 최악의 악수가 될 듯합니다. 중전 장씨를 시해하려 했다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인현왕후와 서인을 궁지에 넣고, 백성의 동정심도 샀을 수 있겠지만, 장희빈의 몰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겠지요. 진실은 밝혀지는 법이고, 동이가 도성에 들어왔다는 것은 그 날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장희빈은 지금 한창 권력의 달콤함을 즐기고 있을 때입니다. 중전의 자리, 정권을 잡은 남인세상, 포도대장으로 앉혀놓은 오라비 장희재. 의금부의 오윤 등 중요 요직은 모두 그녀의 손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참, 감찰부까지 접수한 듯 싶고 말이지요. 권력의 달콤함에 취한 장희빈은 권력을 과용했을 때 일어나는 부작용을 아직은 알지 못합니다. 자신의 발목이 빠지는 줄도 모르고 꿀단지 속에 빠져 달콤한 꿀을 취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장희빈의 최대 불안은 동이의 생존이겠지요. 하지만 궁궐의 주요요직에 장희빈의 힘이 뻗치지 않은 곳이 없기에, 동이 하나쯤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 장희빈에게 불현듯 떠오른 도사의 예언은 장희빈을 더욱 독하게 몰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상대가 죽지 않은 한 결코 그 빛을 뛰어넘지 못하리라는 예언에서 장희빈 역시 불안해 할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이고, 그 불안감이 장희빈을 옥죄어 오기 시작하지요. 
장희빈은 분명 빛나는 운명을 가진 여인이었습니다. 중인의 신분으로 궁에 들어와 승은 상궁이 되고, 희빈을 거쳐 중전의 자리에 가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얄궂게도 그녀와 똑같은 운명을 가진 인물에 의해 빛을 잃게 되겠지요.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과연 동이라는 빛이 장희빈의 빛을 덮었을까 하는 점이었어요. 동이와 장희빈은 같은 운명을 가졌지만 두 사람이 다른 점은 동이는 자신의 빛을 지키기 위해 시련을 택했다면, 장희빈은 스스로 빛을 잃어가는 길을 걸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첫 행보가 그녀 스스로 더러운 물에 몸을 던지고 만 자작극이었고요.
장희빈이 최악의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녀의 꿈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희빈의 꿈은 내명부 최고의 중전이라는 자리였어요. 숙종의 사랑과 동일시 했던 중전이라는 자리가 결국은 장희빈의 모든 것을 잃게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만, 장희빈이 중전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다면, 그녀의 운명도 달라졌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폐위된 인현왕후가 환궁한 이후에도 그 자리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장희빈은 결국은 인현왕후를 죽이려는 저주를 했다는 이유로 사약을 받게 되었던 것이고요. 여기에는 서인과 남인의 정치싸움이라는 배경도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그 부분을 깊게 다룰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빛을 잃어가는 장희빈, 빛이 나기 시작하는 동이. 재미있는 점은 잃어가는 빛과 발현하는 빛이 숙종의 사랑과 함께 움직인다는 것이에요. 모든 것을 걸었던 꿈의 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목숨까지 건 독한 장희빈이 숙종의 마음을 돌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 보입니다. 독차사건이 장희빈의 자작극임이 밝혀지게 되면, 결국 숙종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는 최악의 무리수가 될 것 같아요. 숙종은 다만 과거 한때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한 여인이 중전이라는 허울을 위해 찬란했던 빛을 잃어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겠지요. 임금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중전의 자리라는 것이 결국 헛된 무지개였을 뿐이라는 것을, 장희빈은 스스로 부서져 가면서 빛을 잃고, 사랑을 잃어가면서 깨달아 가겠지요. 그럼에도 장희빈은 비록 지고 말지언정 활짝 핀 모란꽃처럼 화려하게 살다 스러져갈 인생을 택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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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2 08:02




중전 장씨의 자작 음독사건으로 궁궐 안팎이 점입가경입니다. 친잠례 행사를 굳이 궁밖에서 하겠다고 했던 이유가 이 때문이었네요.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누군가 중전 장씨를 시해하려 했다는 소문이 저자에 파다하게 퍼지게 하는 것 말이지요. 누군가 장희빈을 시해하려 했다는 불똥은 불보듯 뻔하게 폐비 인현왕후와 서인들에게 튀겠지요. 어렵게 설희와 함께 도성으로 들어 온 동이는 돌아가는 사태가 너무 급박해서 앉아서 구원병을 기다릴 수만은 없습니다.
무수리에 자원해서 궁으로 들어가는 데까지 성공하는 동이입니다. 한 발치만 더 가면 숙종을 만날 수 있는데 뜻을 이루지 못할 것 같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궁궐로 들어가 숙종을 만나겠다는 동이는 이로써 무수리라는 이력 하나를 더 달게 되었네요. 숙빈최씨의 이력에 가장 가까운 직업(?)이기는 합니다만. 장악원 노비, 감찰부 궁녀, 그리고 변가네 상단 직원에서 무수리까지 동이의 이력이 동이의 삶을 보여주듯 파란만장하네요.  
동이 걱정된 숙종의 불꽃 카리스마
오매불망 그리운 동이때문에 얼굴이 반쪽이 돼버린 숙종은 동이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몰랐을 때보다 마음이 타들어 갑니다. 더구나 장희재가 동이를 뒤쫓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무슨 봉변을 당하지 않았을까 잠도 이루지 못하지요. 숙종이 제대로 병이 걸린 듯해 보였답니다. 지금까지 숙종이 화를 내고 불쾌한 표정을 짓는 것을 여러 번 봐 왔지만, 서용기로부터 장희재가 동이를 잡아갔다는 목격자가 있었다는 보고를 들을 때는 눈에서 번쩍 하고 불꽃이 일더라고요.
당장이라도 장희재를 잡아서 다리 몽댕이라도 부러뜨릴 기세더라고요. 동이의 신변안전을 위해 서용기가 말리지 않았다면 일 저질렀을 듯 싶더군요. 동이가 살아있다는 말을 들은 숙종은 천둥번개가 치는 궂은 날씨에도 기어이 밖으로 행차를 하겠다고 합니다. 말리는 상선영감께 버럭 화를 내기까지 하면서요. 눈빛이 너무 무서워서 상선영감도 놀라서 떨고 나갈 정도였어요. 동이때문에 숙종 성질 많이 버렸어요 ㅎㅎㅎ 굳이 행차를 고집한 이유는 서용기에게 전해주지 못한 것이 있었거든요. 바로 어령(御令)패입니다. 그 어떤 국법, 명령에도 우선한다는 임금의 어명패입니다.
서용기 종사관과의 접선장소에서 숙종은 뜻밖의 인물과 대면하게 되었는데요, 임금의 호위무사들도 다 묵사발을 내 버리는 무술 고단자 차천수였지요(호위무사 다시 뽑아야겠음). 서종사관으로부터 동이의 오라비뻘 된다는 말을 듣고 마치 동이를 만난 듯 화색이 도는 숙종입니다. 몰라뵙고 죽을 죄를 졌다는 차천수에게 마음쓰지 말라며, 네 누이 동이도 그랬었다고, 급 밝아지는 숙종이지요. "그 아이도 처음에 내가 임금인 줄 몰랐었지. 그뿐인 줄 아느냐? 내 등까지 타고 넘었었다" 숙종은 동이와의 추억이 떠오를 때마다 늘 기분이 좋습니다. 특히 자신의 등을 타고 넘었던 그 날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추억인가 봅니다. 죽었다가 깨나도 상상하지 못했을 일이었을텐데, 장악원 천비가 임금의 등을 밟고 올라섰다니, 지하에서 선대왕들이 들었다면 벌떡 들고 일어날 일이겠지요.

그리고는 다시 시무룩해지는 숙종입니다. 마음같아서는 차천수처럼 동이를 찾아 삼천리 방방곡곡을 다 뒤지고 싶지만 대궐을 비울 수도 없고, 임금이라는 자리에 매여있는 자신이 그 순간만은 싫어 죽을 지경입니다. 그러면 뭐해요? 칼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말이지요. 하긴 사냥 솜씨는 좀 늘었지요. 사슴도 잡아서 꽃가죽신까지 만들어 놨으니 말입니다.
"어명이 아니라 간절한 부탁일세. 부디 그 아이를 무사히 찾아 데려다 주게" 라며 차천수에게 꼭 찾아오라며 간절한 눈길을 보내는데, 서용기 종사관도 이제 눈치 다 챈듯 싶더라고요. 동이를 찾는 숙종의 간절한 눈빛이 명성대비 탕약이니 인현왕후 폐위 사건이니 하는 것들 말고도 다른 사심이 있다는 것이 다 보였으니 말입니다. 이제 동네방네 소문 다 난 듯한데 얼른 찾아서 꼬까신 신겨주면 되겠네요. 인현왕후도 다시 모셔오고 말이지요. 그런데 숙종이 동이에게 어떤 식으로 프로포즈를 할 지 저는 그게 아주 궁금해 미칠지경이랍니다. 상선영감이 "처소로 들일까요?" 이런 식으로 물어서 "응 , 그래" 이래 버리면 재미없잖아요. 작가님 기대하고 있겠습니당!
그래서 서종사관은 넌즈시 차천수에게 동이에 대한 마음이 어떤 것인지 확인까지 해보지요. 누이동생일 뿐이라는 말에 그 아이는 궁녀라는 말로 다행이다고 했지만, 감히 임금님과 사랑의 라이벌이 되는 것은 서종사관도 곁에서 지켜볼려면 답답했을 겁니다.
이번 회 처음으로 차천수의 동이에 대한 마음이 드러났는데요, 일년을 하루같이 동이 생각만 8년(더 됐나?)을 하다보니 어느 덧 차천수의 마음에 동이는 누이동생 그 이상의 의미가 되어 있는 듯 하더라고요. 서종사관으로부터 동이에 대한 마음이 뭐냐는 질문을 받고 천수는 그제서야 동이에 대한 마음이 누이동생 그 이상의 마음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것 같아 보였어요. 임금님이 마음에 담고 있으니 얼른 정리해야 할텐데 마음의 병이 깊어질까 걱정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설희와 차천수가 참 어울리던데 말이에요. 정임이와도 살짝 연분이 있을까 싶었는데 정임이도 궁녀이다 보니 마음을 주면 국법에 어긋날 것 같고(영패를 쓰면 될라나요?ㅎ)....
무수리로 궁에 들어 온 동이, "전하, 동이에요" 애타게 부르지만...
드라마 동이를 보다보면 다른 것에는 뜨뜨미지근 속내를 밝히지 않는 의뭉스러운 숙종인데, 사랑에만은 참 화끈한 분같아 보입니다. 인현왕후를 멀리하고 명성대비의 명까지 어겨가며 장희빈을 가까이 하고 있을 때도 장옥정만 보면 좋아 죽던데, 동이의 경우에는 더 심합니다. 이번 회는 동이의 오라버니라고 하니 차천수 앞에서 동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 안달이더라고요. 동이 찾는 데에 쓰라고 영패까지 내리고 말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기다리던 동이가 궁궐에 짜잔 나타났습니다. 저고리 안에 장희빈을 한 방에 보낼 수 있는 증험을 가지고 말이지요. 갖은 난관을 뚫고 의주에서 한양까지, 그리고 궁궐까지 들어 오긴 했는데, 어째 도성에 들어올 때 남장을 하고 들어왔을 때보다 더 험난스러워 보입니다.
궁궐에는 장희재와 오태석 일당이 눈에 불을 켜고 있을 것이고, 더구나 동이 얼굴이 알려져서 여기저기 나대고 돌아다니면 금새 발각될텐데 걱정이네요. 몸 사리지 않고 궁궐 여기저기 풍산개마냥 물동이 하나들고 돌아다니는 걸 보니 더 위험해 보입니다. 동이는 너무 티 나게 "나 여기있어" 하듯이 사방을 두리번 거려!!!
그나저나 칼맞고 의주로 흘러가 고생을 겪은 후부터 동이가 조금 성숙해 보이던데요, 숙종을 떠올리며 텔레파시를 보낼 때도 이제는 그리움의 눈빛이 조금씩 묻어 나오더군요. 언제 다시 만나서 숙종과 동이가 회포를 풀게 될지 일단 도성에 들어왔으니 희망적이긴 한데, 장희빈과 오태석 일당이 동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동이의 목숨이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피를 말리는 듯 험난해 보입니다.
과연 숙종을 만날 수 있을까요? 당분간은 만나지 못하고 허공을 향해 텔레파시만 날릴 듯 하네요. 예고편을 보니 동이와 숙종이 만나지 못한 것을 보면 말이지요. 후원을 산책하던 숙종이 "송구합니다"라고 하는 동이의 목소리를 들은 듯 숙종이 표정은 "앗, 동이 목소리닷!" 이었는데, 예고편에는 만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오네요. 동이의 목소리를 들은 듯한 숙종에게 분명 누군가가 종종종 달려와, "전하, 중전마마께서 정신이 드셨습니다" 라는 보고를 올릴 듯 싶어요. 중전이 깨어났다는 말에 숙종은 동이에게서 눈길을 거두고 교태전 처소를 향해 발길을 돌려 버리겠지요. 에고, 상선영감님, 우째 그리 숙종바라기만 하시는지.. 아주 숙종 얼굴만 뚫어져라 쳐다 보시느라 동이가 문지기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곳으로는 눈길도 돌리시지 않으시다니... 
빛과 그림자, 운명과 싸우려는 장희빈
참, 숙종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음독자작극을 벌인 장희빈의 소식을 전하지 못했네요. 장희빈은 치사량을 먹지는 않았을 것이기에 분명 깨어날 것이라고 생각은 했었는데요, 음독자작극은 대궐에 피바람을 예고하며, 사람 여럿 잡게 생겼습니다. 서인들과 인현왕후가 곤경에 처하고, 인현왕후의 사가에 드나들던 감찰부 정상궁과 정임이도 무사하지 못하나 봅니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증험이 동이에게 있는데, 과연 동이가 증험을 내놓을 수 있을 지, 또다른 시련이 동이 앞을 막을 지, 동이의 진짜 시련과 장희빈과의 대결은 이제부터 인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동이가 문제를 해결해 왔던 방식처럼 맥없이 술술 풀려 버리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요.
저는 동이와 숙종의 해후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장희빈의 변화에도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장희빈은 비로소 자신이 결코 이기지 못할 빛이 누구인지 알게 되었지요. 처음 보았을 때부터 범상치 않은 귀한 빛이 흐르던 아이, 그 아이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을 운명의 한 쪽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궁궐에 들어오던 날, 하늘을 향한 교태전의 처마를 보며 장희빈은 다짐했을 겁니다. 저 곳의 주인이 되라라고요.
교태전의 주인자리에 앉게 되었던 날, 장희빈은 모든 것을 이루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제서야 장희빈은 도사 김환이 했던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빛과 그림자는 항상 붙어 다니니 빛이 그림자를 불러들인다. 그 아이가 살아 돌아오면 항아님은 그 빛을 넘지 못하십니다." 빛과 그림자의 싸움은 이제부터가 시작인듯 싶습니다. 장희빈은 꿈을 이루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동이와의 싸움을 통해 알아갈 듯싶습니다.
장희빈은 자신이 동이의 그림자가 돼가고 있음을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온 자리인데, 그 자리를 고스란히 내줄 수는 없겠지요. 장희빈은 사약을 받는 그 순간까지 왜 자신이 그림자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깨달았을까 싶어요. 장희빈이 이루고 지키려고 발버둥치는 그 교태전의 주인자리를 무엇으로 지켜야 하는지를요. 야망을 위해 진실을 버리는 순간 믿음을 잃고, 믿음을 잃으면 사랑도 잃는다는 것을요. 그리고 사랑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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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11
2010.05.26 11:08




물귀신이 될 뻔했던 동이는 명줄 하나는 타고 났습니다. 동이의 든든한 수호천사에다 박학다식하기까지 한 차천수 오라버니에 의해 구조되었습니다. 사방팔방으로 중전마마의 무고를 밝히기 위해 뛰어 다녔지만, 명성대비 독살음모 사건의 배후가 중전마마라는 모함은 탐정동이가 처음으로 실패하는 사건이 될 듯합니다. 물증을 손에 쥐고도 밝힐 수도 없을 증험들이 되고 말것 같네요. 실질적으로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의금부가 오태석과 장희빈의 손아귀에 들어갔는데, 동이와 포청 서용기 종사관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일 듯 싶습니다. 오늘날 검찰과도 뭐 별반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임금으로 밝혀지지 않은 판관나으리로서 숙종이 동이와 사건을 파헤치고 다녔다면, 진실이 밝혀질 수도 있었을텐데 안타깝기만 합니다. 
명성대비의 승하는 숙종의 중전폐위 결심을 굳히게 합니다. 늘 정치적으로 여자관계에서 대립각을 세웠던 어머니였지만, 정치인으로서의 명성대비와 어머니는 숙종에게 다른 의미지요. 돌아가는 정황과 나온 물증들이 명성대비의 탕약사건 배후가 중전임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는 마당에 더이상 숙종도 인현왕후를 지켜내지 못합니다. 역사적으로는 정치적 필요에 의해서, 그리고 요부 장희빈의 꼬드김에 넘어 갔겠지만, 드라마에서는 대비의 죽음으로 인현왕후 폐서인을 엮었네요. 여튼 이 일은 인현왕후가 궁궐에서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고 말듯 합니다. 동이가 수장당할 뻔하면서, 그리고 목숨을 걸고 장희재와의 담판을 통해 시간을 벌어보고자 했지만, 명성대비의 승하와 중전마마의 폐위 절차를 진행하라는 어명이 내려졌다는 말에 허탈하기만 한 동이입니다.
동이와 장희빈의 결벌은 예정된 수순이었지만, 둘 다 한쪽 팔이 떨어져 나간 듯 아픕니다. 한 사람을 진실 앞에 목숨을 걸었고, 또 한 사람은 목숨과도 같은 자존심을 버렸습니다. 동이는 장희빈이 마지막으로 동이가 내민 손을 잡았다면, 평생 뒤따를 빛으로 삼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동이도 알고, 장희빈도 알고 있는 진실에서 장희빈은 눈을 돌려 버리고 말았지요.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 말이지요.
정상궁이 중전마마의 은밀한 명을 받고 투서사건을 조사한다고 했을 때, 동이는 이 일에 취선당이 배후로 지목되고 있음에 가슴아팠고, 반드시 장희빈의 무고함을 밝혀주려고 했어요. 동이가 알고 있던 장희빈은 결코 그런 잔인한 일을 할 사람이 아니었어요. 동이는 이 일이 희빈의 오라비 장희재가 꾸민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걸 알면서도 희빈은 나서지 말라고 했고, 덮으라 해버렸습니다. 눈감아 달라고, 불의를 모른척 해달라고 했습니다.
빛은 어둠을 품지 못합니다. 어둠이 더 짙은 어둠을 품고, 빛은 빛을 품을 때 더 눈부신 법입니다. 동이는 꿈이고 빛이었던 희빈이 제 빛을 버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희빈의 모습에 동이는 삶이 꿈이 산산조각 나는 듯한 허탈함을 느낍니다. "마마는 제게 꿈이고 빛같은 분이셨습니다. 저는 마마를 뵈며 뜻을 품었고, 길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다시는 마마께서 가시는 길을 따를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중전마마는 겨우 서너 번 뵌 분이지만, 동이에게 인현왕후의 인상은 강했습니다. 인현왕후의 탕약이 잘못되었을 때, 의혹은 취선당 장옥정에게 쏠렸었지요. 취선당에서 나온 반하가 궁에서 사용하지 않은 약재였고, 꼼짝없이 장옥정은 중전시해 음모에 물고를 당할 뻔 했었지요. 동이가 죽은 시신에서 찾은 증거로 장옥정은 위기에서 풀려날 수 있었고, 동이의 탁월한 자질도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인현왕후가 조금이라도 욕심이 있었다면, 아니 장옥정에 대한 투기로 장옥정을 내칠 마음만 먹었다면, 인현왕후에게 동이는 눈엣가시였을 겁니다. 임금의 사랑을 빼았고, 인현왕후를 고독하게 만든 장옥정의 무고를 밝힌 동이가 얼마나 미웠을까요? 하지만 인현왕후는 동이의 자질을 칭찬해 주었고, 내심 장옥정이 자신을 음해하려는 마음을 품지 않았음에 오히려 감사했습니다. 그녀는 조선의 어머니였으니까요. 후궁까지도 다 끌어안아야 하는 국모여야 했고, 투기하는 여인이 아니어야 했습니다. 인현왕후 속이 타들어간다고 할지라도 말이지요.
이 일을 계기로 인현왕후는 동이를 내명부 소속 궁인으로 명하는 언문교지를 내렸지요. "그 아이의 재주가 뛰어나고, 심성이 맑은 아이다는 숙종의 부탁도 있었지만, 인현왕후가 넓고 깊은 성정을 가지지 않았다면,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조금이라도 투기심이 있었다면 자기를 견제하는 취선당 장옥정을 구해준 장악원 노비를 궁녀로 승격시키지 않았을 테지요. 감찰부 최고상궁을 위시한 감찰부 나인들의 항명시위가 있었을 때도, 국법에 천인도 궁인이 될 수 있음을 들어 단호하게 동이의 법적인 바람막이가 돼 주었어요. 물론 동이는 장희빈이 천거해 줬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하명을 내린 것은 내명부의 최고자 중전이었지요.

동이와 인현왕후의 특별한 인연은 감찰부 나인의 정기시재에서 동이를 고의적으로 불합격시킨 때였지요. 빗속에 꿇어 앉아 재시험 기회를 달라며, 1인시위를 하다 동이가 쓰러져 버렸던 일이 있자, 인현왕후는 친히 감찰부를 찾아 동이와 접견을 합니다. "네 얘기를 듣고 어떤 아이일까 궁금했었는데 생각보다 가녀려 보이는구나. 시재를 치루게 해달랬다지? 다른 궁녀들과 같은 시간이 주어진다면, 너도 똑같이 할 수 있겠느냐? 자신이 있느냐?" 며 동이에게 재시험의 기회를 주었던 인현왕후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명을 거역한 감찰부 최고상궁을 경질하고, 편견과 아집이 심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맡길 수 없다며 유상궁(임성민)의 지위도 격하시켜 버렸어요.
동이에게 비친 인현왕후는 공명정대한 사람이었어요. 자신이 취선당 장옥정의 신임을 받는 사람임을 알면서도, 동이에게 기회를 주고 힘을 주었던 분입니다.
인현왕후에게 전달된 한 장의 서찰은 결과적으로 인현왕후를 옭아매는 덫이 되고 말았습니다. 투서의 필체를 찾아, 투서를 한 내의녀를 추적하고, 허의관이 약재를 넣는 것을 보았다는 자백까지 받으면서, 동이는 고뇌에 빠집니다. 허의관과 내통한 나인이 취선당 장희빈 처소의 나인 영선이었기 때문이지요. 이 중대한 일을 목격한 동이는 취선당 장희빈이 대비마마의 탕약에 관여되었다는 것을 알고 물증을 잡아 허의관의 진술을 받게 되었지요. 모든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허의관은 일만냥에 매수된 장희재의 사람이었고, 모든 일을 지시한 분은 중전마마라는 청천벽력같은 진술이 나왔습니다. 이 모든 시나리오는 장희재와 장희빈가 꾸몄던 것이었고요.
동이가 희빈의 무고함을 밝히기 위해 뛰어든 일이었고, 그 과정에서 희빈의 불의에 동이의 정신적인 빛과 결별을 했지만,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인현왕후를 잡기 위한 장희빈 남매의 더러운 짓이었던 것이죠. 동이는 인현왕후에게 화살이 쏟아지자 중전마마를 뵙기를 청합니다. 인현왕후는 오히려 동이와 정상궁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지요. 자기때문에 공연히 감찰부까지 연루되어 해라도 입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요.
인현왕후의 말을 들은 동이가 순간 감동의 찡한 표정이 되더군요. 자기의 죄목 아닌 죄목들을 찾아, 결과적으로 대비를 시해하려했다는 누명을 쓰게 해버렸는데도 인현왕후는 오히려 감찰궁녀들에게 사과를 했던 것이에요. 살겠다고 발버둥치며 진실을 외면하고, 오히려 동이에게 살려면 입다물고 있으라고 으름장까지 놓았던 장희빈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었어요.
동이는 인현왕후를 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현왕후의 강직한 성품과 사람을 품는 국모로서의 모습은 동이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하지요. 그런데 동이가 인현왕후를 택할 수 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어요. 바로 억울함이에요. 동이가 궁에 들어 온 이유는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고자 였어요. 음변과 인현왕후의 탕약 문제로 장희빈이 억울한 누명을 썼을 때도, 동이는 그 억울함을 풀어 주기 위해 목숨이 위험에 처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지요. 그 때문에 장희빈과의 특별하면서 아픈 인연도 시작되었고요. 동이는 억울한 누명을 그냥 덮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도 한 나라의 어머니, 국모인 중전마마가 누명을 뒤집어 쓰고 궐을 나가게 된 것을 동이는 그냥 넘길 수가 없습니다. 동이가 알고 있는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하고, 불의는 반드시 응징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동이는 장희빈도, 인현왕후도 지위를 보고 택하지 않았습니다. 옳고 그릇된 것에 대한 진실, 귀한 생각과 천한 생각을 보고 택한 것이에요. 숙종이 오래 오래 믿을 수 있는 벗으로 남아달라고 했던 것도 동이의 이런 맑은 심성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인현왕후는 장희빈의 간악한 음모에도 자애로운 빛을 잃지 않은 스스로 귀한 사람이 되었고, 장희빈은 불의의 한통속이 되고 진실에 눈감으며 스스로 천한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스스로 귀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동이가 인현왕후를 따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실세가 누구냐에 따라 나인들의 텃세까지 서열이 되는 궁궐임에도 출세의 지름길, 장희빈이라는 권세를 버린 동이는 인현왕후의 억울함을 끝까지 밝히려 들 것입니다.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풍산개가 동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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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5 11:05




천하의 장희빈도 그녀의 예정된 운명을 거스를 수는 없나 봅니다. "그림자가 빛을 넘어설 수 없다"는 도사의 예언대로 장희빈은 그림자의 운명을 걷게 되었고, 동이는 빛이 되려고 하고 있습니다. 명성대비의 탕약사건을 지시한 사람이 중전마마라는 허의관의 진술은 궁궐을 발칵 뒤집고, 연이어 나온 증혐들 앞에 인현왕후는 빠져 나올 수 없는 올가미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사방팔방으로 인현왕후에게 씌워진 모함을 풀겠다는 동이는 허의관집에서 나왔다는 환(어음)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인현왕후의 사가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임상주 상단이 일만냥의 어음을 돌릴 수 있는 규모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동이는 누군가 가짜 환을 발행했다는 것을 간파하고, 상단 서기를 미행하는 차천수를 기다리다 장희재가 보낸 사내들에게 둘러싸이고 말았습니다. 이래저래 골치아픈 숙종이 이번 밤에는 야행을 나오지 않을 것 같고, 아무래도 서용기 종사관에게 걸린 차천수가 어찌어찌해서 동이를 구하게 되겠지요.
동이 걱정은 되지 않은데, 인현왕후가 걱정이 되네요. 명성왕후를 시해하려 했다는 물증들 앞에 인현왕후 처소 나인과 사가 사람들이 의금부로 압송되어 고문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인현왕후의 가슴은 찢어집니다. 중전의 체통이고, 자존심이고, 다 버리고서라도, 자신으로 인해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것만은 막고 싶었던 인현왕후는 장희빈을 불러 부탁을 합니다. 그만 이 일을 덮어 달라고 말이지요.
끝까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발뺌을 하는 장희빈을 보고, 인현왕후는 처음으로 여인으로서 겪었던 속내를 털어 놓습니다. "한때 난 자네를 참 많이 부러워 했네. 늘 당당하고, 빛나던 자네가 미울만큼 부러웠지. 내가 가진 건 고작 중전이라는 허울뿐인 자리라는 생각에 밤잠을 설친 적도 많네. 하지만 그동안 내가 참 바보같은 생각을 했다는 것을 이제 알았네. 자넨 내가 그토록 고통스러울 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었어".
하지만 돌아 오기에 너무 멀리 가 버린 장희빈입니다. 허울뿐인 그 자리도 내려놓게 될 것이라며, 인현왕후의 부탁을 거절합니다. 아니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엄포까지 놓습니다. 처소로 돌아 온 장희빈은 동이를 제거하겠다는 오라비 장희재의 말을 받아 들이고 말지요. 누구보다 마음이 심란할 숙종을 위로하러 갔다가, 동이와 호탕하게 웃는 모습을 본 장희빈은 단순히 풍산이라는 별명을 가진 말괄량이 천방지축 소녀가 아니라, 여인으로서 동이를 보고 있다는 것을 육감적으로 알아챕니다.
10년을 임금의 여인으로 살아 온 장희빈이었어요. 궁궐 밖으로 내쳐졌을 때도 자신을 잊지 못해,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궁으로 다시 들여 후궁으로 앉혀 주었던 금강석같은 사랑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동이를 보고 웃고 있습니다. 마치 근심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이듯 행복에 겨워하는 모습입니다. 무슨 얘기인지 손뼉까지 쳐가며 웃습니다.
한 번도 왕의 사랑이 자신을 떠나리라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어머니 윤씨부인의 말이 생각납니다. 알 수 없는 것이 사내의 마음이라고 얼른 회임하라며 탕약을 들이밀던 일도 생각납니다. 그 탕약사건으로 중전을 시해하려 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약재를 들여 와 곤궁에 처한 동이를 구하기도 했던 장희빈이었습니다. 그때 장희빈은 어머니에게 "전하의 마음을 믿지 못하니, 품안의 자식을 믿으라는 말이냐?"며, "전하도, 자식도 믿지 않습니다. 오직 제 자신만을 믿을 뿐입니다" 라고 대답했었지요.
임금이 국정에 휘둘려 자신을 내칠 때도, 마음만은 내치지 않았음을 장옥정은 믿었어요. 자신의 체면, 지위 따위는 바람이 부는대로 흔들려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임금이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영원할 거라고 믿었어요. 자신이 임금을 사랑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을 것이고, 숙종 역시도 변하지 않을 거라고 철썩같이 믿었기에, 세간의 여인들이 하는 '사내놈 마음 믿을 것 못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자신과 숙종만은 예외라고 생각했어요. 왕자까지 생산했으니 더더욱 임금의 마음이 다른 여인에게 간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어요. 그런데 자기의 남자가 다른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게 눈에 들어옵니다.
마마는 그럴 분이 아니라며 멈춰달라는 동이, 자네 손에 많은 사람의 목숨이 달려있다며 멈춰달라는 중전, 두 사람의 말이 한결같이 같은 말로 들릴 뿐입니다. "네가 이 모든일을 꾸몄음을 안다" 라는...

장희빈은 멈출 수도, 뒤로 물러날 수도 없는, 달리는 말을 타고 있습니다.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달리는... 멈추려 해도 고삐를 함께 쥔 손이 너무 많습니다. 그들이 장희빈의 채찍을 멈추게 하지 않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여인으로서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 한 남자만을 사랑하면서 처음으로 품었던 꿈, 조선 내명부의 최고 자리 교태전의 주인자리를 꿈꿨습니다. 신분때문에 천대받고, 설움받은 것을 되갚아 주고 싶었습니다. 그곳이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깝습니다. 그래서 멈출 수가 없습니다. 자존심과 당당함을 버린 날, 장희빈은 더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온갖 권모술수와 비열함도 용납해야 한다면 받아들이겠다고 결심한 장희빈입니다. 당당했던 자존심도 버리고, 오라비의 술수를 모른척, 못본척 눈감아 버리면서, 오태석의 뒷배를 이용해 가면서 말이지요.
조선의 왕좌가 하나이듯, 교태전의 주인도 한 사람뿐입니다.  그 자리는 왕좌의 주인이 가장 사랑하는 자신이어야 합니다. 한걸음만 가면 교태전의 주인자리가 자신의 것입니다. 중전의 자리, 국모의 자리, 자신의 아들 왕자의 모후, 자신의 아들이 왕위에 오르는 모습까지 모두 봐야 합니다. 장옥정의 꿈이 그것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장희빈은 자신이 향해가고 있는 찬란한 빛에 눈이 부셔 미처 보지 못했어요. 함께 손잡고 자신을 향해 웃고 있던 숙종이 자꾸 뒤를 돌아보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첫 눈에 귀한 상이라 마음에 담았던 아이, 정직하고, 강직하고, 유난히 눈빛이 맑았던 아이, 자신의 어린 모습을 너무도 빼다 닮은 아이를 보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장희빈이 교태전의 주인자리에 가까이 갈수록, 숙종의 마음과는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 이제서야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도 중전이라는 자리, 미래 왕의 모후라는 자리는 달콤하기만 합니다.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는 꿈입니다. 
장희빈은 그때까지도 도사의 예언을 다 헤아리지 못했어요. "항아님께서는 운명에 정당하게 맞서려 하실 겁니다. 허나 할 수 있다면 그리하지 마십시오" 라고 했었던 충고를 말이지요. 장희빈은 인현왕후와 명성대비의 모든 일이 자신의 꿈이 이뤄지기 위해 벌어지고 있는 운명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모든 것이 자신을 위해 굴러 가고 있는 운명처럼 말입니다. 최고의 주인자리에 앉게 될 운명은 정당하게 자신이 받아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궁에 들어와 대비와 서인들로부터 온갖 모함과 핍박을 받았지만 왕이 유일하게 사랑하는 여자였고, 왕가의 대를 이을 왕자도 생산한 자신이야말로 최고의 자리 주인이었기 때문이에요.
허울뿐인 중전의 자리를 명실상부한 중전의 자리로 만들고 싶은 장희빈입니다. 장희빈은 다가 온 꿈 앞에 진실의 눈을 감아 버립니다. 진실을 택한 동이와는 반대로 말입니다. 그만 멈춰달라는 동이를 거절하면서 장희빈과 동이는 빛과 그림자가 자웅동체처럼 붙어있어 누가 빛이고, 누가 그림자인지 몰랐던 모습을 확연하게 드러내게 됩니다. 
진실의 빛은 거짓의 빛보다 밝고 강합니다. 야망을 위해 진실의 눈을 감아버린 장희빈은 그녀가 품었던 꿈을 이루고 모든 것을 얻게 되겠지만, 꿈보다 소중한 것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한 남자의 맑았던 사랑을 잃어가고 있을 뿐입니다. 사랑을 갈구할 수록 그녀는 외로울 수 밖에 없고, 권력에 집착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언젠가 어머니에게 말했듯 이제는 자신 밖에는 믿을 사람이 없을 지 몰라요. 그녀에게서는 사랑보다 권력을 탐하는 냄새가 짙어져 갈 뿐이니까요.
숙종이 아무도 믿을 수 없는 궐에서 오래오래 믿을 수 있는 벗 동이를 얻을 때, 장희빈은 그의 믿음과 사랑을 잃어가고 있을 뿐입니다. 사랑을 받지 못하는 중전의 자리는 허울뿐인 자리, 그림자가 되고 만다는 인현왕후의 충고도 무시한채 말입니다. 궁궐이라는 곳에서 임금의 여자가 사랑을 잃을 때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것을 장희빈은 지금은 알지 못합니다. 사랑을 받지 못한 인현왕후가 그 답안이었음에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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