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은'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2.10.19 '아랑사또전' 식스센스 충격반전, 이준기가 귀신이었다니! (21)
  2. 2012.09.20 '아랑사또전' 이준기 액션 무색케 한 웃다 까무러칠 뻔한 옥에 티 (15)
  3. 2009.08.22 '혼' 진짜 공포는 이제부터 시작된다. (35)
  4. 2009.08.14 '혼' 이서진에게서 '데스노트'의 라이토가 보인다. (69)
2012.10.19 09:20




찜찜한 해피엔딩이었습니다. 마무리를 위한 마무리, 해피엔딩을 위한 짜맞춤은 스토리는 온데간데 없고 배우들만 남은 드라마가 되고 말았네요. 물론 소재와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의 참신함과 철학적인 질문들은 있었지만, 제대로 풀어내지도 수습하지도 못한 모양새로 끝난 아랑사또전입니다.

 

은오어머니 서씨부인은 고맙다는 말로 이승을 떠났습니다. 서씨부인으로 인해 빚어진 모든 일들은 아들 귀신은오가(?) 처리를 했으니, 옥황상제가 덤으로 살게 해 준 빚은 갚은 셈입니다. 무연을 소멸시키고 자신도 자결로 소멸의 길을 택한 무영, 이승에서의 질긴 인연을 소멸이라는 방식으로 종지부를 찍은 무영은, 결국 인연을 끊어내지 못했습니다. 인간의 마음, 인연, 정이라는 것은 저승사자에게도 무용지물이었나 봅니다. 

그런 점에서 주왈의 저승사자 발탁은 탁월한 선택으로 보여지더군요. 주왈도령이 죽음을 택할 것은 예상했지만, 저승사자가 된 반전은 가장 좋았던 결말이었습니다. 주왈이라는 인물만큼 저승사자 역할에 제격인 사람은 없어 보이서 말이죠. 이승에서의 절절한 인연이 없었던 주왈은 인연과 정때문에 갈등하는 저승사자가 되지는 않을 것같더군요. 아마 엘리트 저승사자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주왈은 이승에서 아무런 인연을 만들고 가지 못한 인물이었죠. 마지막까지 그의 곁을 지켜준 김서방이 있었지만, 시신이라도 수습해주고 갈것이지 죽으러 가는 것임을 몰랐기에 참으로 허망한 인사로 떠나더군요. "도련님, 건강하세요", 그 인사가 왜 그리도 슬프게 들리는지 말입니다. 

"난 이제 어찌해야 되는가? 낭자, 내가 당신을 마지막까지 그리 참담하게 버렸는지는 몰랐소, 몰랐다는 말로 용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몰랐소. 눈을 떠도 캄캄한 날들이었소.  살아도 멈춰진 날들이었소. 가슴졸이며 걸었던 비겁한 걸음을 이젠 끝내려 하오. 사람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도 멀쩡한 날 용서할 수가 없소".

혹이라도 아랑을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그 땐 아랑의 뒤에만 있겠다는 주왈, 멀리서 검은 그림자로 바라만 보며 아파만 하겠다고 눈물을 흘리는 주왈입니다. 차마 짝사랑을 할 수도 없는 사람, 너무 죄스럽고 미안해서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것조차 스스로에게 허락하지 않겠다는 주왈이었지요. 그렇게 주왈은 이서림을 던져버린 절벽에서 투신해 칠흑같았던 이승의 삶과 이별했습니다. 

 

연우진의 연기는 아랑사또전을 통해 건진 수확입니다. 풍부한 감정을 실을 줄 아는 목소리, 선하게 보이는 쳐진 눈매에 담은 우수와 고뇌는, 아랑사또전 주왈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이고 매려적인 인물로 그려갔습니다. 미워할 수 없는 악인, 분노보다는 연민을 더 느끼게 하는 골비단지 주왈이라는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 보게 하며, 그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낼 줄 아는 배우더군요.

 

무영을 염소로 환생시킨 옥황상제, 그것을 염라대왕에게 선물이라고 하는데 좀 어이없었습니다. 이분 장난끼가 심한 것은 알았지만, 끝까지 인간의 마음을 알아내지 못한 옥황상제더군요. 공부를 좀더 많이 할 것! 성질나서 욕한마디! 무영이 니들 눈요기감 염소로 환생하면 '고맙습니다' 할 것같으십니까? 암튼 이 세계분들은 자기들 만족만 중시하지 타인의 감정따위는 없나벼~ 무영이 등에 꽃심고 차나무 심고 물 열심히 주겠군요. 염라대왕의 충복이었으니 물주는 일에 염라까지 가세할 태세! 

이왕 선심을 쓸거면 사랑 못해 한이 맺혀 요물까지 되려한 무연과 함께 이승에서 환생시켜줘서 못다한 사랑이라도 한번 실컷 해보라고 해주지, 암튼 인정머리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어요. 마당쇠야, 바둑판 좀 깨끗이 쓸어주련?

 

무영이는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가 있기에 은오에게 중요한 정보까지 알려주고 갔지요. 참 의리있고 인정있는 저승사자더군요. 황천숲에 죽은자의 생사부가 있으니 거기서 아랑의 죽음의 진실을 찾으라고 알려준 것이죠. 미운정 고운정이라고 아랑을 천상에 보내주고 싶은 남정네 한 분 추가요!

그런데 저승사자의 서비스때문에 멘붕 일보직전이었습니다. 은오가 귀신이었다는 생각이 아직도 머리에 맴돌고 있어서 어질하군요. 근데 이 드라마 문제도 답도 제멋대로라, 전 은오를 귀신이었다고 해석하고 넘어가 버리기로 했습니다;;  

 

밀양사또직을 그만두려고 하는 은오, 아랑과의 이별데이트도 하고 그동안 도우미 역할해 준 귀신들 원한도 풀어주고 정리작업 들어갔지요. 귀신들 중에 결혼까지 한 남녀한쌍이 있었는데, 나중에 나온 꼬맹이 아랑이 그 귀신부부의 딸래미가 아닌가 생각하며 혼자 큭큭대고 웃었답니다ㅎ.

 

은오와 아랑의 이별데이트는 눈물나게 슬펐네요. 가장 슬픈키스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생과 사를 사이에 두고 눈물의 키스를 나누는 은오와 아랑, 마음으로 주고 받는 대화만큼이나 절절한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꽃이 진 자리에는 다시 꽃이 피고 바람이 흘러간 자리엔 다른 바람이 불겠지만, 난 처음의 그 마음만을 영원히 붙들고 있을 거요. 천상에 가면 내가 사또를 잊고, 지옥에 가면 사또가 나를 잊어서 어느 곳에서도 서로가 못알아 볼지라도...".

"나는 이 마음으로 널 찾아낼 거야. 스치다가 멈칫 너를 보고 눈물이 나고 심장이 떨리는 사내를 보거든, 그 땐 나인줄 알아봐줘, 아랑 사랑한다". 

두 사람의 절절한 감정에 이젠 이별을 해야 하는구나 감정몰입 심하게 하고 있었는데, 주왈의 투신자살과 직선제로 사또를 뽑는다는 방과 함께 방울과 돌쇠의 애정행각 정신없이 돌려주는 제작진때문에, 눈물의 키스신과는 점점 멀어지고 미로게임 시작되었지요.

죽은 자의 명부가 있는 황천숲의 고방찾기 대작전, 요즘의 최면요법과 비슷한 의식이 거행되었지요. 방울이의 주도하에 말입니다. 골든타임 최인혁 교수님(이성민), 언제 거기 문지기로 취직하셨나요? 빵터졌네요. 아랑사또전 카메오 캐스팅은 대박! 

여기서부터 머리가 뱅글뱅글 정신없이 돌더니, 정리할 틈도 없이 그동안 던져두었던 문제와 해답을 한 번에 휘몰아쳐 가르쳐 주더군요. 은오가 들어간 저승문의 서고에서 찾은 아랑의 비밀, 헐 이건 또 뭔가요? 아랑이 진범이라네요. 뭬야!!!

 

요점은 이렇답니다. "이서림이 남의 일에 끼어들어서 칼맞고 죽었으니 남탓 할 것 없고 네 오지랖을 탓해라". 이걸 알기 위해 여기까지 달려온 거랍니까? 허탈도 하여라. 보자보자 하니 이건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의 농간에 놀아난 것같아 살짝 기분이 나빠지려는데, 은오의 눈에 들어온 낯익은 이름, 김은오!

허걱, 김은오가 죽은자의 생사부에 올라있다니, 은오는 여섯살에 열병으로 이미 죽었고, 옥황상제는 비밀병기로 쓰기 위해 사람눈에 보이는 귀신으로 자라게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 그럼 김은오는 이미 죽은자? 띠융~ 잠시 충격에 빠져 입만 떡 벌리고 앉아 있었네요.

'아직도 내가 사람으로 보이냐?', 조선판 식스센스였군요. 

정리해보면 아랑과 은오는 비슷한 종류의 인간이었던 게죠. 아랑은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불사의 심장을 가진 죽은 자, 은오는 죽었으나 산 자이나 죽은 자. 정리가 안되죠? 여튼 간단하게 말하자면 은오와 아랑은 살아있어도 죽은 자들이었던 거라는 겁니다. 결론은 둘 다 사람같은 귀신들이었다는 거죠. 은오도 충격이었겠지만, 시청자의 충격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우.

또 하나 지금까지 달려온 아랑의 죽음의 진실은 아랑 자신이 범인이었기에, 애초에 진실의 종은 울릴 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왜냐? 아랑은 불사의 몸이니 죽을 수가 없잖아요. 은오는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에게 조건을 바꿔달라며 목숨을 내놓겠다는 딜을 합니다. 대신 지옥에 가겠다고 말이죠. 지옥문으로 들어가는 아랑을 막고 대신 지옥으로 간 은오, 아랑을 천상으로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 간 은오였습니다.   

아랑도 마지막에는 지옥문 앞에서 자신의 죽음의 진실을 깨닫기는 했죠. 모든 게 자신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니 말이죠. "나를 죽음으로 이끈 자도 결국 나였구나"아랑이 스스로 진실을 깨닫는다면 옥황상제가 보상은 해주겠다더니, 보상을 제대로 해주기는 했습니다. 기억까지 가지고 환생하게 해줬으니 말입니다.

 

아랑과 은오의 환생은 동화를 보는 것같아서 예쁘다고 해야 하나 기가 차다고 해야 하나, 암튼 아역들은 깜찍했습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차윤희 방귀남 부부에게 입양된 지환이가 은오로 환생했더라고요. 꼬맹이 은오의 대사에 빵터졌네요.

"내 지금까지 수많은 소녀를 만났으나 낭자처럼 고운 소녀는 본적이 없다. 허니 이름을 물어봐도 되겠소?", 대여섯살밖에 안돼보이더구만 수많은 소녀를 만났다니, 너 어디 유치원, 아니 남녀공학 서당다니니? 라고 물어보고 싶더라고요. 

은오야! 라고 부르는 무당방울을 보고는 또 빵 웃음, 돌쇠는 사또가 되고 방울이는 보쌈집을 열어 초대박이 나고, 돈많이 벌어서 면천도 했는지, 여튼 밀양땅은 조선과는 별세계 동네입니다. 직선제 사또에 신분제 철폐된 동네!

 

꼬맹이 아랑은 과거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환생해서 기억실조증 은오때문에 답답해 미치고, 은오는 망각의 샘물을 마신 탓에 기억을 잃었다고는 하나, 꼬맹이들이 그런 대화를 하니 귀엽긴 한데, 대여섯 살 아랑이라는 꼬맹이가 은오와의 절절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징글맞기도 하고, 암튼 그냥 웃지요.  

옛날옛적에 귀신아랑과 은오사또가 있었는데 어쩌고 저쩌고, 십년이 넘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같은 대화만 하고 앉았더군요. 성장한 은오와 아랑의 대화도 계속 그 얘기뿐이라, 그 애절한 사연들이 한 순간에 홀라당 개그화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나마 "우리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한 시간이잖아"라는 은오의 대사는 생뚱맞게 좋았네요. 해피엔딩인데 뭐라고 설명하기 곤란한 해피엔딩이었습니다. 그래도 새드엔딩으로 결말을 내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하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궁금할 수 있을 것 몇가지 정리하고 아랑사또전과는 안녕하겠습니다.

첫째, 아랑이 마지막에는 진실을 알았는데도 왜 진실의 종은 울리지 않았나?  

 

아랑을 죽음으로 이끈 자의 죽음만이 진실의 종을 울릴 수 있다고 했지요. 아랑은 죽을 수 없는 몸이었으니 진실의 종은 울리지 않았던 거죠, 잉~.

둘째, 아랑은 천상으로 갔나 지옥으로 갔나?

아무데도 안갔습니다. 갔다면 지옥으로 가야 했겠지만, 은오가 대신 지옥행을 택한 것으로 조건을 바꿨으니 말이죠.

셋째, 아랑의 기억이 살아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천상으로 가지 않았기 때문이죠.

 

넷째, 왜 은오를 귀신이었다고 생각하는가?

은오는 아랑을 대신해 지옥문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지옥문으로 빨려들어 갈 수 있는 것은 영적인 존재, 즉 혼이라야 들어가는 것이죠. 황천숲에 죽은 자의 생사부에 은오의 기록이 있었듯이 은오는 이미 여섯살에 죽었던 것이고,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은오는 한시적 생명을 얻어 돌아온 아랑과 같은 존재였던 겁니다. 

 

다섯째 은오가 기억실조증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

지옥으로 가게 된 은오는 염라와 옥황의 특별배려로 천상에서 살게 해주겠다고 했지만, 이승으로 보내달라고 했다고 했지요. 아랑도 천상으로는 가지 않았고 옥황상제의 보상으로 둘 다 환생을 하게 해주었죠. 천상에서 이승으로 오는 길에 은오가 기억을 잃게 하는 망각의 샘물을 마셨고, 그 때문에 은오의 기억은 지워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정말 사람인 아이들로 태어났죠. 

 

아랑의 기억도 지워졌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싶더군요. 어차피 운명보다 더 운명같은 인연이라면 서로 알아볼 수 있었을텐데, 은오가 아랑에게 "스치다가 멈칫 너를 보고 눈물이 나고 심장이 떨리는 사내를 보거든, 그 땐 나인줄 알아봐줘"라고 했던 말처럼, 그런 아련터지는 장면으로 재회하게 했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이 점은 매우 아쉽네요. 특히 방울이와 돌쇠의 아들로 태어난 은오는 뭐라 말하기 껄끄러움이 느껴져서리;;

아무리 웃자고 코믹스럽게 그려도 이건 아니지 싶더랍니다. 은오도련님하고 똑닮은 얼굴로 커가는 은오를 보고 이건 누구 씨여? 기겁할 듯싶기도 해서 혼자 웃었답니다. 환생한 은오는 성씨가 뭘까요? 돌비장 돌수령의 아들 돌은오? 

 

마지막 한 줄요약, 아랑의 죽음의 진실과 관련한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 인간들에게 남기는 메시지는, '쓸데없이 남일에 끼어들지 말라,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목숨 내놓는 오지랖은 금물!' 허무개그의 지존되겠습니다.

배우들의 열연이 아까웠던 작품, 이준기 연기가 아까웠고, 강문영은 요괴역은 앞으로 따놓은 당상, 연우진의 재발견은 아랑사또전이 남긴 수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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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0 08:19




더도 덜도 말고 '11회같이만 하여라'였습니다. 은오와 저승사자 무영의 달밤의 한판 겨루기는 액션신의 진수를 보이기에 충분했지요. 불타오르는 이준기의 눈빛연기와 액션연기는 정말이지 최고였습니다. 액션과 멜로, 깐족에 까칠남까지, 안되는게 없는 남자 이준기의 은오캐릭터를 진즉에 살려줬더라면 좋았을텐데 싶었네요.

이준기의 은오사또 캐릭터가 중심을 잡으니 스토리가 정돈되었고, 진도도 꽤 나갔지요. 물론 아랑과의 진도도 꺅~~~흥분되게 많이 나갔습니다^^.   

 

아랑사또전 11회는 많은 것들이 풀어져 나왔습니다. 옥황상제와 은오와의 관계, 은오가 가지고 있는 부채와 비녀를 준 인물이 사부였다는 사실을 통해, 옥황상제가 은오의 돌팔이 사부였음이 밝혀졌지요. 무영이 상제의 물건이라 하였으니 말이죠.

그런데 돌팔이 사부가 염라대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염라가 은근히 질투심이 많아서 무술은 자기가 가르쳐 주마하고 내려간 것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죠. "우리에겐 최종병기가 있지 않냐?"고 했던 말을 보면 옥황의 계획에 염라도 미친 척하고 발을 담근 것 같기도 하고요. 

 

최대감과 별채의 비밀에 접근하기 시작한 은오, 골묘를 조사하다 찾은 부적이 최대감집 별채의 대나무에 새겨진 것과 같다는 것을 본 은오가 별채까지 갔지만, 어머니의 형상을 한 홍련과 마주치는 일은 피했지요. 주왈의 제지에 의해서 말이죠. 홍련의 본래 모습이 거울에 비춰지기도 했는데요, 예쁜 여자가 왜 그리 극악무도한 요괴가 된 것인지 궁금하네요. 핑계없는 무덤없고, 사연없는 죽음없다고 무연이 어떤 사유로 천상에서 쫓겨났는지 이젠 나올 때가 됐는데, 작가님 비밀 좀 풀어주시죠~ 

멸혼부채를 가지고 있던 은오의 정체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 무영은 은오의 방을 뒤지고, 문갑에서 부채와 비녀를 보게 되었지요. 긴장의 순간에 갑자기 비녀를 쥔 무영의 손을 잡은 은오때문에 헉, 깜딱이야!였네요. 부채와 비녀를 누가 준 것이냐고 묻는 무영, 사부가 옥황상제였다는 것을 알 리가 없는 은오는 저승사자에게 산자 죽은자 다 알고 다닐만큼 인맥이 두텁냐고 대답해주지 않았지요.  

비녀는 아랑이 죽기 직전에 손에 넣은 것이었으니 아랑이 죽은 날의 상황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무영에게 그 날일을 물어보지만, 무영도 아랑이 죽은 상황은 보지 못한 모양이더군요. 이는 아랑이 숨이 끊어지기 전에 누군가 아랑을 옮겼고, 절벽아래로 던져 죽였다는 의심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저승사자는 폐가가 아닌 아랑의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아랑을 체포(?)했을 가능성이 크고요. 결국 아랑의 기억이 열쇠가 되겠군요. 

부채의 문양이 상제의 것임을 확인한 무영은 옥황상제에게 그놈의 정체가 무연이냐고 묻습니다. 고민이 짙은 무영을 가만 볼 수가 없던 염라대왕이 슬쩍 힌트를 준 모양이더라고요. "너를 믿지 못해서야. 천년의 세월 이전의 너를 믿지 못하겠다는 거야. 난 인간을 믿지만 인간이기에 믿지 못하기도 하거든...". 한 때 인간이었던 무영이 인간으로서 맺은 동생 무연과의 혈연의 연을 끊어낼 수 없으리는 것을 염려한 옥황상제가 계속 주저해왔던 것이지요.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이 옥황상제의 말대로 워낙 여러 겹으로 둘러싸여 있으니 말이죠.

"지금으로서는 그 녀석을 멸할 수 있는 자는 너 뿐이야. 그 영악한 놈이 믿는게 바로 그것이야. 자기를 해할 수 있는 내 유일한 방법이 너란 걸...". 천상의 선녀였던 홍련은 옥황상제의 측은지심을 역이용하고 있던 셈이지요. 중생을 가여워 하는 옥황상제의 성정상 차마 제 혈육이었던 자를 멸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었죠.

결국 홍련을 멸하는 것은 무영의 몫인데, 과연 무영이 멸혼의 칼로 동생을 벨 수 있을지, 저승사자 무영의 고뇌가 막판의 반전이 될 지도 모르겠군요. 어머니의 형상을 한 요괴를 처치해야 하는 은오와 비슷한 상황인 것이죠. 

은오와 옥황상제와의 인연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사람의 원한이라는 것이 얼마나 깊기에 어린 자식이 죽어가는데도 뒤돌아보지도 않는 것인가 싶어 충격적이더군요. 극한의 상황에서도 제 새끼를 품에 안는 것이 모든 동물들의 본능인데 말입니다.

어린 은오가 어머니에게 물을 달라고 애타게 찾는데도, 귀신에 홀린듯 한 곳만을 응시하고 가는 서씨부인, 그놈의 행차행렬이었지요. 서씨부인의 친정을 몰살시킨 원수가 최대감이었음이 밝혀진 것이죠. 은오어머니가 밀양을 향했던 이유가 최대감에게 복수를 하려함이었습니다. 어떤 연유로 무연(요괴)에게 영혼을 팔고 육신을 내어주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대감에게 복수하는 것과 거래를 한 듯 싶기도 합니다. 이서림이 왜 은오어머니의 비녀를 가지게 되었는지, 그날 밤 폐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아랑이 기억을 찾는 일만 남았군요.  

 

세상으로 마실 나온 옥황상제는 마당에서 어머니를 부르며 기고 있는 어린 은오를 측은하게 바라봤지요. 은오는 죽어버렸고, 어머니는 자식이 죽은 것도 모르고 집안의 원수인 최대감만을 쫓고 있었습니다. "가여운 중생이로구나. 빚으로 남겨두마. 이제부터 덤으로 오는 시간의 주인은 네가 아니야. 언젠가 네가 오늘의 이 인연을 기억할 날이 있을 것이다", 옥황상제는 저승사자를 돌려보내고 은오에게 덤의 생명을 준 것이었습니다. 그 뒤로 은오는 귀신보는 능력도 생긴 것이었고요. 

 

아무리 큰 일이라도 작은 인연의 씨를 품게 마련이라는 옥황상제의 말이 의미심장했지요. 옥황상제와의 인연, 빚으로 남겨진 덤의 생명, 은오가 최종병기임에는 분명해 졌네요. 그건 그렇고 천상의 꽃미남 옥황상제가 갓쓰고 지상에 내려온 모습, 뿅 반했답니다. 유승호의 샤방샤방 아리따운 외모, 흐억 넘넘 예뻤어요!

 

서얼에 얼자 출신의 사또나부랭이, 온갖 조롱과 모멸을 받았던 은오가 각성하면서 눈빛부터가 달라졌습니다.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 은오, 이서림이 생전에 기거했던 별당에서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는 수확을 건졌지요. 이서림 방에서 나온 월하일기는 이서림의 생전 행적에 대한 단서가 될 듯 싶더군요.  

 

계집귀신이나 졸졸 따라다니는 사또 아니라고 아랑 혼자 가서 옷을 찾아오라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다음날 아랑방에 "아랑아 옷찾으러가자~"하고 왔더니, 그새 혼자 나가버린 아랑이었지요.

혼자 포목점엘 간 아랑은 포목점에서 환불해준 돈을 받고 씩씩 거리고 나타난 주왈과 마주쳤지요. 최주왈에게 이서림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본 아랑, "난 보지 않은 것은 믿지 않소. 보지않은 것은 마음에 담지도 않소. 내가 그렇듯 그 낭자도 나를 마음에 담을 이유가 없지...", 이서림의 얼굴조차도 한 번 스치듯 본 기억밖에는 없고, 마음에도 없었다는 말에 실망하는 아랑이었지요. 이서림에 대한 기억이 없는 아랑이지만, 그래도 정혼자였는데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는 말이 서운하고 슬픈 아랑입니다. 주왈도령을 보고 심장이 쿵쾅거렸던 것만 이상하고 말이죠. 

혼자 다니면 사고라고 은오가 누누히 말했거만, 또 사고를 당한 아랑이었지요. 아랑의 목소리에 의심을 품은 방울이와 함께 최대감의 왈짜패거리에게 납치를 당한 것이지요. 아랑을 미끼로 은오를 유인해 협박하려던 수작이었습니다.

아랑을 찾아 황급히 말을 달리는 은오, 에고고 오늘도 은오도령 피투성이입니다. 십수명 왈짜들을 은오 혼자서 상대하기가 쉽지 않아서 말이죠. 더군다나 아랑과 방울이 인질이 되어있으니 은오가 몸을 풀기도 힘이 들었지요.

거덜의 수상한 행동에 뒤따라 온 주왈이 큰 도움이 되기는 했지요. 아랑을 죽이려는 놈을 처리해 줘서 혼란한 틈을 타 아랑과 방울이를 도망치게 도움을 줬으니 말이죠. 피터지게 맞는 은오때문에 마음 아픈 아랑이 자기 상관말고 해치우라고 울먹이는데도, 은오는 아랑이 또다시 끔찍한 죽음의 고통을 맛보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은오가 왈짜들에게 얻어맞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아랑의 울먹임이 한 순간에 웃음으로 바껴 버렸네요. 연출팀의 실수이기는 하지만, 그 심각한 상황이 어찌나 우습든지 말이죠. 아랑의 목에 칼을 대고 협박했던 왈짜놈이 글쎄 등에 칼이 꽂힌채 아랑을 협박하지 뭡니까? 불사신의 몸은 따로 있더라고요.

뒤에서 악~ 소리 하나 내지 않고 소리지르는 흉내만 내고 있는 방울이도 웃겼지만, 주왈이 던지기도 전에 칼을 꽂고 아랑을 위협하는 모습이 어찌나 우습던지 말입니다. 차라리 동굴에서 발견된 철제사다리는 애교수준이었습니다. 화면이 어두워서 놓쳤을 가능성이 큰 옥에 티였지만, 이런 경우는 참;; 

 

등에 칼 하나 꽂고, 손에 칼 들고 협박하는 아저씨 모습이 자꾸 생각나는 바람에, 이어지는 이준기의 멋진 액션신에서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았다는;; 방울이는 그 아저씨 뒤에서 우는 연기해야 했는데 웃음을 어떻게 참았을꼬?ㅎ

 

여튼 주왈이 신경을 분산시켜준 덕에 아랑과 방울이 도망을 가기는 했지만, 패거리가 반이 따라붙는 바람에 또다시 위험에 처하게 된 아랑과 방울이었습니다. 방울이를 베려고 칼을 든 왈짜, 비명소리가 산을 뒤덮고 은오가 놀라 뛰어왔지요. 그런데 칼을 맞은 것은 방울이 아니라 아랑이었지요. 방울이를 대신해서 말이지요. 

 

아랑의 비명에 현장으로 달려 온 은오, 쓰러진 아랑을 애타게 흔들어 봅니다. 목에 길게 난 칼자국, 불사의 몸 아랑의 상처는 금방 아물기는 했습니다. 정신을 차리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말이죠.

그런데 예기치 못한 장면에 가슴 덜컹, 꺅 움켜쥐고 말았네요. 쓰러진 아랑에게 숨나누기를 하는 은오도령, 그 숨 저도 좀 받을 수 없을까요?ㅎㅎ 

 

아랑의 몸이 회복되기 까지 아랑의 곁을 지키는 은오, 아랑이 정신이 든 것을 확인하고는 또 휑하니 나가버렸지요. 물론 아랑한테 숨나누기를 한 것에 대한 벌은 받기는 했습니다. "앞으로는 그러지마. 그냥 둬도 차릴 때되면 차려지는 정신이니까. 맞지도 마, 그 따위 놈들한데...고마워".

은오가 왈짜들한테 맞는 것을 보는 아랑은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그래서 자꾸 기울어지는 달이 원망스럽고 미운 아랑입니다. 저 달이 다시 차오르고, 또 한 번 차오르면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 아랑에게 주어진 운명이니 말입니다. 

은오가 어딜 나갔다오나 했더니 포목점에서 아랑의 옷을 찾아왔더라고요. "이렇게 잘해주지 말지...", 은오가 잘해줄 수록 아랑의 마음은 무거워만 갑니다. 보름달 두 개가 끝나면 돌아가게 돼있다는 아랑의 말에 우울한 것은 은오도 마찬가지였지요. 

새옷을 갈아입고 나온 아랑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은오, 귀신일 때도 그랬습니다. 정혼자를 만나러 가겠다는 아랑에게 새옷을 해입히고 귀신인데도 너무 예뻐, 그런 자신이 당혹스러웠던 은오였지요. 사람이 된 아랑은 더 예쁩니다. 그래서...그래서...자꾸 아랑의 말이 귓전을 맴돌고 가슴을 후벼팝니다. "난 돌아가게 돼있어...".

오늘도 하루가 너무 짧았던 은오였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짧고, 모레는 내일보다 더 짧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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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2 12:07




MBC 여름특집 '혼' 은 이번 6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제2부로 돌입하게 될 것 같습니다. 1회부터 지금까지 봐오면서 저는 '혼'을 여름특별드라마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흔한 학원공포물에서 조금 확장된 납량특집정도라고 말입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새로운 분야인 범죄프로파일러라는 직업 소개, 선과 악의 대립, 의식과 무의식, 전형적인 싸이코패스에 대한 범죄심리학적 분석을 심층적으로 접근해 보는 진화된 'M' 정도로 말이지요. 
그런데 6회를 보고 나니 '혼'이 단순히 공포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드라마 '혼'의 1부는 윤하나와 신류의 트라우마를 끄집어 낸 공포와 복수를 다뤘습니다. 죽여야 할 인물도 대부분 그들이 가한 만큼 처절하게 공포를 느끼게 하며 죽였거나 백도식의 아들 백종찬(학생회장)처럼 아예 공포 속에 살게 하는 복수를 했지요. 여기까지는 권선징악의 잣대로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 나쁜 놈들, 잘 죽었다"였습니다. 그런데 하나의 복수도 거의 이루었고, 신류도 하나를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는데 '혼'은 이야기를 멈추지 않고 계속 나가기를 고집합니다. 신류가 말하는 악의 씨앗에 대한 싹쓸이 작업이 아직 시작되고 있지 않았거든요. 그러니 이제부터 저는 고민을 하면서 드라마를 봐야할 것 같습니다. 신류가 던진 악의 씨앗을 싹쓸어야 한다는 화두에 아직 저는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거든요.
드라마 '혼'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공포입니다. 인간의 감정을 흔히 희노애락으로 표현하는데 다 아는 말이지만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이지요. 그런데 왜 공포라는 감정은 흔히 표현하는 이 인간의 감정에 넣어두지 않았을까요?
공포라는 범주 속에는 두려움, 무서움 등도 포함되지요. 우스개 소리처럼 들리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집에 혼자있을 때면 가끔 벽장문도 두들겨보고, 뭐가 튀어나올까봐 소리도 안나게 살짜기 열어보기도 한답니다. 매일 아이들과 북적거리며 사는 집인데도 가끔은 왠지 무서울 때도 있거든요. 
우리는 하루에도 몇번씩 짧게 혹은 길게 공포를 느낄 때가 많습니다. 이 감정이 오래가지 않은 것은 그 공포가 찰나를 통해 전달되고 그 상황만 지나면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으슥한 밤길, 뒤에서 누군가 쫓아오는 듯한 발자국 소리, 예기치 않은 곳에서의 물체의 등장(갑자기 골목길에 사람이 나타난다던가 고양이가 지나가는 경우와 같이) 등등 실생활에서 많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인데도 말입니다. 저는 전쟁을 겪어보지 않았지만 영화에서 간접 경험을 통해 상상해보면, 불빛을 감추고 적의 공습을 피해 참호 속, 혹은 집안에 숨어서 총소리를 듣을 때,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적을 피해 은닉해 있을 때는 꽤 긴 공포를 느끼겠지요.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새지만 나치를 피해 다락방에 숨어 적었던 '안네의 일기'는 공포 속의 일상을 담은 유명한 이야기지요.
그런데 곰곰이 이 공포를 주는 상황에 대해 생각해 보니 대부분이 형체가 없는 것들이라는 겁니다. 으슥한 길 자체가 우리를 두렵게 할까요. 뒤에서 따라오는 발자국 소리 자체가 무서운 것일까요? 아니지요. 골목길은 밤에도 낮에도 골목길이지 밤이라고 혹은 인적이 없다고 갑자기 길이 거꾸로 솟아서 덮친다거나, 스멀스멀 연기가 나오지도 않습니다. 뱀으로 변해서 목을 조여오지도 않습니다. 그냥 길이거든요. 발자국 소리도 그냥 소리에 불과한 거구요. 총소리도 소리일뿐이지 당장 우리 심장을 향해 날아오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오감을 통해 이런 상황 속에 있다면 온몸의 털이 솟거나 등골이 서늘해지는 두려움을 느낍니다.
공포영화나 드라마의 목적은 바로 관객이나 시청자들의 이 공포감을 얼마나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대부분 이런 류의 영화나 드라마는 정적속에 혹은 깜깜한 어둠속에 귀신이나 범인을 깜짝 등장시키거나, 새빨간 선혈을 통해 공포를 유도하기도 하지요. 분장이나 설정도 정교해지고 다양해졌고, 시청자들 안목도 높아져서 이제는 왠만한 CG나 공포분위기에는 많이 놀랍지도 않지만 여전히 무섭기는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드라마 '혼'은 초반에서는 비교적 훌륭한 영상으로 시청자들을 시각적으로 흥분시키는 데에도 성공을 했습니다. 그런데 3, 4부에 이르면서는 이렇다할 특수분장이나 끔찍한 영상물은 점점 화면에서 사라져갑니다. 영상물을 통해 스릴을 느끼고 싶은 분들은 점점 시시해져간다는 말을 하시겠지만, 저는 드라마 자체는 더 무서워졌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는 이제 영상, 즉 시각적인 무서움을 자극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제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 공포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으니까요.
드라마 '혼' 제 1부(1회~6회)는 억울한 죽음들, 즉 전교회장 백종찬의 괴롭힘으로 인한 부회장의 투신자살, 윤두나의 죽음, 연쇄살인범 서준희의 묻지마 살인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수사과정에서 동생 두나와 다른 영혼들을 보는 능력이 생긴 윤하나와 범죄 프로파일러 신류가 만나게 되지요. 두사람에게는 공통적으로 어린 시절의 끔찍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신류에게는 여동생과 어머니의 죽음, 윤하나에게는 유치원 화재사건입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봉인하고 싶은 기억들이지요.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류는 윤하나에게 동생 두나가 빙의되어 괴력이 있음을 보게됩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하나를 조종해 범죄자들을 처단해 갑니다. 하나는 자신이 '무의식'속에서 살인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을 조종한 신류를 거부하고 자신만의 방에 '의식'을 꼭꼭 숨겨버립니다. 그리고 하나와 엄마는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두나의 죽음을 담은 CCTV가 있다는 것을 알게된 백도식 변호사의 지시였지요. 그리고 병원에 있던 하나의 엄마는 딸 윤하나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고 죽게 됩니다. 신류의 도움으로 유체이탈을 통해 하나의 의식을 깨우는 방식을 취해서 말이지요. 하나는 엄마의 죽음을 보고 또 다시 살인자를 죽여버립니다.  
'혼' 6회의 마지막 장면은 하나가 예전 동생 두나와 재잘거리며 즐거웠던 모습을 떠올리며 신류에게 "이제 다시는 저 때로 돌아갈 수 없겠죠" 라는 말로 끝을 맺습니다.
이제 '혼'은 2부로 넘어가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잠깐잠깐 복선 깔아주었던 '우리 사회의 공포'를 이야기 할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제가 이 드라마를 1, 2부로 나눈 이유는 지금까지는 신류와 윤하나의 트라우마와 그 복수를 다뤘다면, 이제는 '혼'이 우리 시청자들의 트라우마를 다룰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신류가 처단하고 싶은 것은 사회악입니다. 그는 절대 악인은 결코 개선될 수도 바뀔 수도 없는 뇌구조가 다른 인간이라고 말하지요. 그리고 이런 류의 싸이코패스들은 없애버려야 한다는 게 그의 악의 처단 방식입니다. 드라마에서는 상징적인 인물로 악의 축을 백도식(김갑수)라는 인물로 등장을 시킵니다.

그런데 저는 백도식에 흥미를 가지다 보니 '그가 한사람(1인)인가?'라고 묻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수없이 볼 수있는 인물이 백도식이지요. 자식을 위해서는 뭐든지 하고, 땅값을 올리기 위해 길바닥에 나앉게 되어도 철거민을 향해 구사대를 풀고, 돈과 권력이면 죄값도 가벼워지는, 그저 한번 쳐다봤다고 아무 이유없이 지나가는 행인을 찔러버리는, 사회에 대한 적개심으로 자행했다는 일련의 차량방화사건, 떠들썩했던 여성 성범폭행자 발바리사건, 연쇄살인범 강호순에 이르기까지 악몽에 가까운 범죄자들이 떠올랐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우리는 처음 어떤 감정을 가지게 될까요. 저는 공포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붙잡히기 전에는 사회를 활보하는 '이름없는 얼굴없는 공포'입니다. 그리고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공포심에 혹시라도 연쇄범이 내가 사는 동네에 나타났다고 하면 정말 밤이, 아니 낮도 무서워지게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만행에 분노하지요. '잡으면 죽여버리고 싶다' 는 분노가 치밀게 되는 것입니다.
'혼' 2부는 이러한  우리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공포심을 건드려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드라마가 점점 무서워집니다. 우리 사회에 나랑 함께 숨쉬면서 살고 있는 숨은 얼굴들, 무형의 공포들 속에서 저의 트라우마를 건드려 줄 악인들을 어떤 시각으로 봐야할지 저도 두렵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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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4 11:03





한국 공포추리스릴러 드라마의 새 장을 열어 화제가 되고 있는 '혼'을 시청했습니다. 제목부터 은근히 사람을 오싹하게 해서인지 마음을 굳게 먹고 시청을 해야했지요. 드라마를 보니 첫회분부터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던 공포의 정도, CG의 약간의 미숙함 등등 우리나라 공포물의 한계를 찾아내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이더군요. '혼'은 공포라는 장르를 취해 출발을 했지만 고도의 두뇌게임 추리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으니까요. 공포 혹은 납량특집 정도로 생각했다가 2,3회를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4회 방송부터는 주인공들의 생각 속에 함께 들어가려고 노력하면서 봤습니다.
신류(이서진), 윤하나(임주은)의 어렸을 때 트라우마에 까지는 접근하기 힘들었습니다. 보다 솔직히 말하면 두사람의 아픔이 너무 큰 것이어서 저는 더더욱 감당하기 힘들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주인공들을 따라다니느라 사실 머리가 피곤하기도 합니다. 뇌를 많이 써야하는 작업이었거든요. 이들의 생각을 쫓아가려니 범죄심리학도 함께 이해해야 했고, 또 정신분석 상담의사 이혜원(이진), 교활하고 영리한 변호사 백도식(김갑수), 빙의로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는 윤하나의 머리 속도 따라 다녀야 했거든요. 

'혼' 4회는 연쇄살인범 서준희와 윤하나의 동생 두나의 죽음과 관련된 살인자들에 대한 살인을 다룬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서 연쇄살인범 서준희가 해 왔던 살인과 두나의 죽음과 관련된 살인 사건은 의미가 다른 살인입니다. 드라마 '혼'은 계속적으로 두가지의 서로 다른 살인을 통해 절대악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악마성은 변할 수 있는가, 악마성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가.
드라마는 나아가 죄, 혹은 악마에 대해 어디까지 단죄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묻고 있습니다. 용서(교화의 기회)와 단죄는 합일점을 찾지 못해 표면적으로는 선과 악, 흑과 백의 대립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엄밀히 보자면 착시현상이지요. 찢어죽일 놈이 버젓이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면 죽이고 싶도록 분노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또하나의 살인을 추가하는 복수의 살인극도 가볍게 잘했다고 용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거든요. 우리가 판결할 권리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드라마는 언뜻언뜻 신의 영역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장면들과 신의 영역을 거부하겠다는 장면을 교차해서 보여줍니다. 어둠 속에 빛나는 십자가나 끊어진 묵주는 그 두가지에 대한 암시이기도 합니다. 쉽사리 어느 한쪽의 입장을 취할 수 없는 우리에게 책임을 지우려고 하지 않는 배려이지요. 

그런데 드라마 '혼'은 판결부분에서는 자유를 주면서도 살인의 종류에 대해, 정의의 실현에 대한 방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고민할 것을 요구합니다. '죄는 용서받을 수 있다,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죄도 있다'. 이 두가지 문제를 '혼'은 살인이라는 코드를 통해 제기하고 있습니다.
연쇄살인범 서준희가 행해 온 살인과 윤하나를 통해 살인범을 죽인 살인은 서로 의미와 성격이 다른 살인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결과적으로 모두 '살인'이었다는 것이지요. 두가지 다른 성격의 살인에 대해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에 대해서는 이미 자유를 주었지만 고민에서는 시청자들도 자유스럽지는 못합니다. 두 살인은 서준희의 살인은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였다면, 후자의 살인은 복수의 의미를 가진 살인으로 성격이 다릅니다.
연쇄살인범으로 붙잡힌 수의사 서준희를 보면 낮에는 소아과병원에서 봉사하는 착한 천사였다가 밤에는 인면수심의 묻지마 살인범이었습니다. 그는 낮과 밤, 흑과 백, 선과 악이라는 극과 극의 코드가 공존하는 인물입니다. 서준희의 변호를 맡아 승소한 백변호사는 법이 절대적으로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이용할 줄 아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법의 한계를 이용해 연쇄살인범에게 이중인격장애라는 판정으로 극형을 면하게 하지요.
결론은 악독한 살인범에게도 뉘우치고 반성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교화 논리의 승리였지만, 이 속에 숨어있는 법의 허점이자 장점 하나는 법은 기회라는 구멍을 만들어 두었다는 것입니다. 법이 준 수혜가 악독한 살인범을 교화를 통해 새 사람으로 만들지, 혹은 더욱 철저한 범죄자로 만들지는 결국의 치외법권의 문제가 되어버리는 것이구요.

극 중 신류의 여동생과 어머니의 살인범이 변호사가 되어 있는 모습은 두 가지 경우를 한 사람이 다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법이 가진 구멍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교통위반 하나도 한 적이 없는, 법적으로는 깨끗하게 교화되어 변호사까지 된 인물입니다. 그러나 신류와 마주친 그는 섬뜩하게 살인의 추억이 깃들인 미소를 짓지요. 문제는 그의 섬뜩한 미소를 재판할 수 있는 법은 없다는 것이지요. 닫힌 엘리베이터 안에서 신류가 그에게 날린 분노의 주먹 밖에는 그를 응징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신류(이서진)의 주먹질이 그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복수이고 정의로운 주먹질이었다고 해도, 법의 눈에서 보자면 신류는 폭행죄로 구속 혹은 벌금형에 처해질 일입니다.
드라마 '혼' 4회에서는 빙의된 윤하나(임주은)가 쌍둥이 동생 두나의 살인범을 차례로 살해해 가는 내용을 다뤘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윤하나의 몸에 빙의로 윤두나가 들어오고, 그리고 자신을 죽인 범인들을 찾아가 최대한 공포를 느끼게 하고는 무참히 죽여버리는 단순한 복수를 그린 내용입니다. 
그리고 연쇄살인범 서준희의 교화가능성을 두고 신류와 이혜원의 의견이 대립되는 것도 보여주었지요. 서준희를 변호한 백변호사(김갑수)는 17년전 신류의 여동생과 어머니를 죽인 범인을 변호했던 인물이었구요. 그리고 법의 치마폭에 숨겨진 백변호사의 뱀처럼 교활한 모습도 앞으로 극의 전개를 위해 복선으로 몇 개를 깔아두었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는 유의깊게 봐야할 인물, 즉 또 하나 숨은 장치가 있습니다. 바로 범죄프로파일러 신류의 정체입니다. 이번회의 마지막 장면은 한마디로 지금까지의 모든 공포장치를 통틀어 가장 섬뜩하고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날카로운 외마디 비명같이 강렬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서진의 표정이었습니다.
신류는 살해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빙의된 윤하나를 통해 연쇄살인범 서준희를 죽여버리도록 조종합니다. 신류는 윤하나의 빙의 역시 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윤하나를 조종합니다. 윤하나가 신류에게 조종당할 수 있는 이유는 윤하나가 신뢰하는 유일한 인물이 신류이기 때문이지요. 윤하나가 자신만의 비밀의 방에 신류를 들어오게 하는 것은 윤하나가 신류를 믿고 있다는 것이지요.
자신을 철저하게 영적으로 믿고 있는 윤하나를 통해 신류(이서진)는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실현시키고자 합니다. 신류가 생각하는 법은 정의가 실현되는 법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정의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것이구요. 그리고 신류는 서준희가 숟가락으로 목동맥을 끊어 버리는 것에 날선 미소를 지었지요. 이서진의 이 섬뜩하고 날선 웃음은 최고의 서스펜스를 보여준 명장면이었습니다.

저는 오늘 드라마 '혼'을 보면서 많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몇 년전에 재미있게 보았던 데스노트의 '야가미 라이토'를 떠올렸습니다. 일본만화 데스노트는 오바츠구미가 글을 썼고, 오바타 다케시가 그림을 그렸는데 애니메이션과 영화로까지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던 만화입니다.
제가 기억하고 있는 데스노트의 간략한 줄거리는 천재 고등학생 '라이토'가 어느 날 '류크'라는 사신계의 장난꾸러기(?)가 인간계로 떨어뜨린 죽을 사람들의 명부 즉, 데스노트를 줍게 됩니다. 데스토트에 적힌 사람들은 반드시 죽게 되구요. 부패한 일본사회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라이토는 데스노트의 위력을 알고는 그가 꿈꾸는 이상세계, 정의사회를 위해 데스노트를 이용합니다. 용서받지 못할 범죄자들이나 악독한 인간들의 이름을 데스노트에 적어 범죄자 숙청에 들어간 것이었지요. 일련의 의문에 쌓인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명탐정 'L'이라는 인물도 등장하면서 수사대가 설치되고 라이토는 과감하게도 자신을 잡으려는 수사대에 들어가 함께 수사를 하기도 합니다. 결국은 라이토의 정체가 드러나고 라이토는 사신 류크에게 살려달라고 부탁하지만 결국은 류크가 데스노트에 라이토의 이름을 써넣으면서 죽게 됩니다. 라이토는 자신의 이상세계를 세우는 목적은 달성하지 못하지만 '키라'신봉자들에게 추앙받는 인물이 된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중간중간 흥미로운 일들도 많은데 다 소개하지는 못하겠네요.

혼을 보니 범죄프로파일러 신류에게서 라이토가 겹쳐지더군요. 데스노트의 라이토처럼 신류(이서진)도 용서받지 못할 극악한 인물들은 교화되지 못하고 다시 사회에서 더욱 강한 범죄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신류는 그가 잡은 서준희라는 인물도 그런 류의 용서받지 못할 철저한 악인이고, 앞으로도 교화되지 않을 사람으로 봅니다. 그래서 빙의된 윤하나를 통해 서준희를 죽여버리지요. 서준희가 감옥을 나가면 다시 범죄를 저지르게 될 것이므로 미리 악의 씨를 처단해 버린 것이지요. 신류가 바라는 정의는 악이라고 판단되는 인물의 완벽한 제거니까요. 결국 빙의된 윤하나는 신류의 데스노트가 된 것이구요. 혹시라도 윤하나가 범인으로 지목되는 경우 신류 그들이 이용했던 법의 구멍을 이용하겠지요. 윤하나가 청소년인데다 이중, 혹은 다중인격을 보이는 장애를 가졌다고 입증해 버리면서 윤하나를 보호할 것이구요. 
드라마 '혼'은 심해의 바다같습니다. 한번 빠지면 더욱 깊게 내려가 보고 싶은 욕구를 멈출 수가 없게 합니다. 저 깊은 바다속에는 어떤 보물이, 어떤 진실이 숨어있을까 알고 싶어지거든요. 그래서 드라마를 보는동안에는 대사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신경을 곤두 세우게 됩니다. 공포추리물들(책, 드라마, 영화)의 특징은 화면이나 책구절 곳곳에 결정적인 증거물들을 흩어 놓거든요. 그래서 시청자들도 머리카락 한올의 증거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대사 한마디, 화면 한장면, 눈빛 하나도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의미를 부여하며 보게 됩니다. 이런 추리물의 드라마나 책을 보다보면 항상 줄거리보다 앞서서 범인 혹은 결론에 다가가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거든요. '혼'의 결말 혹은 키워드에 가까이 가도록 다음주에도 더 신경쓰고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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