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엽'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12.05.14 '나는 가수다 2' 김건모, 시청자 감동시킨 블랙홀 (2)
  2. 2012.04.30 '나는 가수다2' 평가단의 잦은 클로즈업, 감정몰입 방해해 짜증 (5)
  3. 2011.03.30 '나는 가수다' 김영희 피디의 최선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 (17)
  4. 2011.03.24 '나는가수다' 김영희 피디교체와 김제동의 눈물, 불만인 이유 (25)
  5. 2011.03.23 '나는가수다' 김영희 피디 교체? 흔들리는 집 보수공사부터 하라 (27)
2012.05.14 09:09




지난주 죽음의 조 운운하며 치열한 경연이 예상되었던 A조의 실망스런 무대를 조금은 잊게 만들어 준 B조경연이었습니다. 시즌 1에 출연했던 가수들이 4명이나 있었다는 점때문에 무대가 좀더 안정적일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B조의 가수들이 자신의 색깔을 손상하지 않은 선에서 경연을 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원곡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자신의 색깔을 덧입혀 또 다른 노래의 맛을 낸 것은 나는 가수다가 지향해야 할 경연의 본질을 가장 잘 살려냈다고 생각됩니다(정인의 경우는 예외였지만). 내지르기, 나는 성대다가 없어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환영하고 싶은 분위기였고 말이죠.
B조 경연의 공통적인 특징은 편곡의 파격보다는 편안함과 익숙함이었습니다. 박완규가 신중현의 '봄비'를 강한 해비메탈로 재해석해서 들려주겠다는 말을 했을때, 헉 그건 아닌데 싶었어요. 봄비를 태풍으로 바꿔버리면 안되는데 싶어서 말이죠.
명곡이 명곡인 이유는 세월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 겁니다. 너무 익숙하고 인이 박히듯이, 그 노래에 흐르는 감정들이 노래와 함께 각인되어 느껴지기 때문에 말이죠. 그래서 자칫 재해석을 한다고 원작에 손을 대면, 전혀 다른 노래가 돼버리기도 하고, 훼손이 되는 경우도 더러 있기도 합니다. 편곡자들이 가장 두려워 하고 걱정하는 부분이겠죠.
박완규의 봄비는 MC 이은미의 말대로, 봄비 속에서 울부짖는 흑표범 한마리를 보는 듯했다는 표현이 정말 적절했습니다. 태풍 속에서 울부짖는 흑표범이었다면, 노래를 정말 잘 못 해석한 것이었겠죠. 그게 절제였습니다. 박완규가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유지하고 있었다는 침묵과 진지함은, 무대에 오르면 폭발해 버리는 라커의 본능을 절제하기 위함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박완규에게 봄비는 자신이 걸어온 힘든 여정을 상징하는 것이었을 듯하더군요. 마치 고해성사를 하듯 자기의 이야기를 무릎을 꿇고 무대에서 이야기를 하는 듯 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때 듣고서는 못알아들었는데 40이 되어서 알게 되었다는 것, 봄비와 함께 흐르는 눈물, 즉 인생에 대한 돌아봄이었겠지요. 순탄치만은 않았던 박완규의 자신의 삶을, 봄비를 맞으며 고독하게 눈물을 흘리는 남자의 쓸쓸함을 라커의 감성으로 잘 표현했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무대는 김건모와 김연우, 정엽의 무대였습니다. 곡 선정도 좋았고, 원곡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자신들의 보이스를 군더더기 없이 정말 깔끔하게 보여준 무대였거든요. 정엽은 조덕배의 '꿈에'를 선곡했는데요, 오랜만에 조덕배의 노래를 들으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주옥같은 노래들, 그때의 감성들이 함께 되살아나는 듯해서 정말 좋더군요. 조덕배의 '꿈에'도 좋아했지만,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도 워낙 좋아했던 노래라 오랜만에 다시 찾아서 들어봤는데, 역시 좋은 노래들은 20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좋다는 것을 또 확인하게 되더군요.
김연우는 '가로수 그늘 안에 서면'을 학창시절의 느낌을 살려 부르고 싶다고 했는데, 한순간도 눈과 귀를 화면에서 떼놓지 않게 하더군요. 역시 연우신이었습니다. 과거 김연우가 나는 가수다에 나왔을 때, 그때 괜히 혼자 속상해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나혼자만이 알고 있는 가수, 혼자 숨겨두고 감상하고 싶은 목소리의 가수였거든요. 괜히 좋아하는 사람 빼앗기는 것같은 유치한 속상함(?)이 있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답니다. 노래 잘하는 가수, 재야에(?) 은둔한 가수들이 나는 가수다를 통해 더 많이 알려지고,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김연우의 무대에 이은 김건모의 무대는 듣는 내내 소름이 쫙 끼치더군요. 마치 소용돌이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블랙홀이라고 표현하고 싶은 무대였습니다. 시즌 1때 이런 느낌을 준 가수가 이소라였습니다. 이소라가 '바람이 분다'를 부를 때, 시청자와 혼연일체가 되어 그 순간은 이소라와 저, 단 둘이 있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어딘가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는데, 김건모의 무대가 그러했습니다.
김건모의 노래에 대해 흔히 힘 안들이고 부른다는 평을 많이 하죠. 그런데 김건모의 발성을 흉내내서 노래를 불러보면, 결코 힘을 주지 않는 노래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김건모의 창법입니다. 故 유재하의 '내마음에 비친 내모습'은 김건모가 자신을 돌아보는 노래라는 생각에 선곡을 했다고도 밝혔는데, 시즌 1에서 논란을 빚었던 일에 대한 진심으로 고개 숙여 노래로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지더군요.

김건모는 전날 두 번에 걸친 지방공연으로 사실 목에 무리도 있었을 법했고, 무엇보다 발갛게 상기된 얼굴은 극심한 피로가 누적되어 있음이 한 눈에 보일 정도였지요. 그런데도 전날 52곡을 부르고 휴식도 없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습니다. 김건모는 유재하의 원곡 느낌은 느낌대로, 김건모 특유의 음색은 음색대로 살리면서 담백하게 노래했지요. 시청자를 블랙홀에 빠져드는 착각이 일게 할 정도로, 김건모는 그의 노래에 몰입하게 만들더군요. 20년 베테랑 국민가수의 관록이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무대이기에, 그 감동도 배가되었고 말이지요.
폭발적인 가창력 대결이 없었다는 것이 B조 경연의 특징이었는데, 시청자에게는 오히려 가창력 대결보다는 노래 자체에 몰입할 수 있었던 편한 시간이었던 듯합니다. 특히 시즌1에서 천편일률적으로 노래 말미에 고음내지르기 편곡을 많이 하다보니 그 순간의 감동은 컸지만, 반복해서 들어보면 마치 너도나도 입는 스타일의 옷처럼 유행코드가 되어 역으로 촌스러움(?죄송)이 느껴지는 감이 없잖아 있었는데, 시즌 2에서는 많이 자제를 하는 것이 좋아 보이네요.

그런데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들도 여전히 눈에 띄입니다. 좋은 말도 한 두 번이라고 생방송이다 보니 가수들도 MC들도 긴장되겠지만, MC들이 긴장을 해소해 주기는 커녕 더 떨리게 하는 감도 없지 않은 듯합니다. 특히 박명수의 진행은 어수선한 것을 떠나, 거북스러운 무리수 멘트까지 던져 눈살이 찌푸려지더군요. 경연을 마치고 나온 가수들에게 박명수는 매번 "3위안에 들 것같아요"라고 묻던데, 그런 질문은 좀 삼가했으면 싶습니다. 3위안에 들지 가수들이 돗자리를 깐 것도 아니고, 어찌 알겠어요. 무대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 혹은 무대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같은 것이 더 컸을 가수들에게, 굳이 순위를 들먹이며 스트레스를 줘야하나 싶더군요. 이제 막 무대를 마치고 나서 진이 빠진 가수들을 진정시켜 주는 것이 더 보기 좋을텐데 싶어서 말이죠. 

예능을 아는 가수들은 무대에서 내려 온 후 박명수나 노홍철의 기습질문에도 예능으로 대처하는 임기응변을 잘하기도 하겠지요. 그러나 그렇지 못한 가수들이 당혹해 하거나 질문 자체가 귀에 들리지 않아 엉뚱한 대답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박완규는 존경하는 신중현 선배의 노래를 불렀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움에 가슴이 벅찼는지, 내내 신중현 선배에게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만 했는데, 박명수가 "딴얘기를 해요"라며, 뒷 멘트를 제대로 해주지 못하더군요. 한 술 더 떠 비장해 보이기 까지 했던 박완규의 표정을 보고, "무서워서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러운데, 3위안에 들 거같아요?"라는 질문을 던졌지만, 쌩까고(?) 가버리는 박완규때문에 상황이 좀 우스워져 버리기도 했습니다. 박명수가 생방송이라 긴장하고 있다는 것은 모르지 않지만, 가수들의 심리나 말에 더 귀를 기울였으면 하네요.

또 하나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이 보이는데요, 현장평가단 외에 시청자의 문자투료를 합산하는 것은 시즌 1보다는 나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문자투표에도 적지않은 문제가 보이더군요. 이는 제작진과 시청자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문자투표를 시작하는 시간의 문제인데요, 첫 경연자가 노래를 하기도 전에 투표를 한다는 것이 웃기는 일이죠. 인기투표 혹은 팬투표로 시작하는 것과 다름 없는 것이니 말입니다.
이번 경연에서도 박상민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7,200 여건의 투표가 진행되었는데요, 노래도 듣지 않고 투표를 한다는 것은 잘못이죠. 제작진에서도 문자투표의 시간을 조정할 필요가 있어보이고, 시청자도 노래는 듣고 투표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좋은 프로그램은 제작진과 출연진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만은 아니라고 봐요. 함께 하는 시청자가 진지한 마음으로 참여할 때 신뢰도 쌓이는 것이지요. 청중평가단 한 분의 인터뷰가 참 마음에 들더군요. 김건모 팬이지만, 박완규에게 투표했다는 말이었어요.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어떤 마음으로 투표해야 하는지, 투표의 모범사례가 아닐까 싶더군요.
그런데 또 드는 걱정거리는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더 듣고 싶은 욕심이 발동할 거라는 점입니다. 그 달의 가수로 뽑히면 12월 가수왕을 뽑는 무대에서 봐야 하기에, 무대에서 내려가게 하고 싶지 않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1등도 하차해야 한다는 룰의 양면성때문에 말입니다. 이수영이 지난주 1등을 하고 처음 걱정했던 말이기도 합니다. 1등도 하차해야 하는 룰이 가수들에게도, 시청자에게도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나가수 시즌2  최고의 딜레마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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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30 09:39




김영희 피디의 복귀와 함께 나는 가수다 2가 새롭게 시작되었는데요, 포맷과 진행방식이 확 바껴서 좋은 점이 더 많은 듯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고음이다의 잔재(?)를 버리기는 힘들 듯하더군요. 청중평가단에 의해 순위가 결정되었던 것에 비해, 생방송 실시간 문자투표가 반영된다는 것은 평가단의 범위를 넓혀 왈가왈부되었던 문제점을 시정하고자 한 제작진의 고심이었겠죠. 생방송 라이브무대와 평가는 도박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모험이기는 하지만, 워낙 뒷말이 무성했던 것에 대한 나름의 해법이었을 듯합니다.
그런데 이번 서바이벌 방식도 문제점이 노출될 듯하더군요. 1등과 탈락가수 두명이 퇴장하는 방식으로 바꿨고, 1등 가수는 연말 가왕전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문제점이 보이죠. 1등 가수는 나는 가수다에서 불가피하게 강제하차를 당한다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라면 1등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중간순위를 고수하는 가수들은 하차없이 계속 무대에 설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 이것도 따지고 보자면 불합리한 룰이 아닐까 싶네요.
한가지 제안을 한다면, 이왕 시작된 룰은 지금은 바꾸기 힘들 것이고, 이번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 기수제 방식으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연말 가왕대전 출전권을 위한 서바이벌이 되었으면 한다는 것이지요. 경연 횟수를 정하고, 예를 들면 한 기수당 총 7번의 경연을 하게 해서 그중 1위를 가장 많이 한 가수에게 연말 가왕전 출전권을 준다는 것이죠. 7회 경연이 끝나면 그 기수 가수들은 전원 하차를 하고, 다음 기수들은 다른 가수들로 시작하는 것이고요.

이은미의 녹턴을 시작으로 12명 첫 경연자들의 무대가 시작되었고, 중간에 군더더기들이 들어가지 않아 훨씬 가수들의 노래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자문위원단의 인터뷰와 가수들의 인터뷰, 대기실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며 흐름을 뚝뚝 끊었던 거에 비하면, 노래를 한번에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칭찬하고 싶은 편집이었습니다.
가수들이 나가수2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듣는데, 시즌1에 출연했던 경험이 있었던 가수들에게는 진정 무대를 즐기고 싶어하는 여유가 보여 마음이 편하더군요. 처음 나가수를 보고는 절망적이었고 화가 났었다는 이은미가 출연하게 된 동기는, 앞으로 나는 가수다에 출연할 생각이 있는 가수들이라면 새겨들었으면 싶더군요.
이은미는 순위가 매겨지는 가수들을 보고는 가수가 초라해 보였지만, 가수를 조명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고민을 봤고, 진지하게 음악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눠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출연하게 되었다고 했지요. 음악에 대한 고민을 시청자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는 말이 뜬구름잡는 허황스런 말치장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결국 모든 가수들의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음악은 대중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기에 말이지요.
재도전 논란으로 불명예 하차를 했던 김건모의 출연은 조금 의외였습니다.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시킬 이유는 없어 보였거든요. 김건모가 마지막 무대에서 마이크를 쥔 손을 떨어가며 혼신을 다하는 무대를 선보였을 때, 대중들의 마음은 다 풀렸다고 생각했는데, 김건모에게는 늘 마음의 짐이 되었나 봅니다. 서울의 달을 부르는 김건모는 과함없는 김건모 자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2명의 무대중 김건모와 김연우의 무대가 가장 좋았는데, 무대에 대한 부담감, 경연이라는 부담감이 가장 덜 느껴져서 편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느꼈던 피로감을(?) 겪은 후에 저 혼자 내린 결론은 노래는 편하게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거든요.
그래서인지 나는 가수다에서 탈락, 몇위, 꼴찌 등의 말이 가장 싫습니다. 백두산의 유현상과 멤버들의 탈락 걱정은 그래서 듣기 싫더군요. 시청자들도 순위에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가수들보다야 하겠습니까만, 결국은 이 순위매김과 탈락에 대한 불안감이 나는 가수다를, 나는 고음이다, 나는 성대다, 나는 퍼포먼스다 식으로 쇼킹한 무대에만 치중하다보니, 노래는 남지않고 무대만 남았던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죠. 이런 말들이 나오는 순간 나는 가수다가 본디 지향하고 싶어했던 가수들을 위한 무대, 대중들과 감동을 공유하는 무대라는 취지가 반감되었고, 가수들이 긴장하는 모습은 보기 애처로울 정도였습니다. 이은미가 절망적으로 느꼈었다는 초라함이 거기에 있기도 했고요. 
오랜만에 이수영의 컴백무대를 보는 즐거움도 있었는데, 이수영의 나가수 출연이유도 의미있게 들리더군요. "노래를 집중해서 들어주는 관객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그것을 위해 도전하고 싶었다", 후회하지 않고 미친듯이 노래해 보고 싶다는 이수영, 가수들에게 나가수라는 무대가 특별한 이유는 미친듯이 노래할 수 있다는 것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무대의 짜릿함에 빠져보고 싶다며 재출연한 정엽의 출연이유도 같은 선상의 말이었고요. 
스스로 한 물 갔다며 언제 이런 큰 무대에 서보겠느냐고, "박미경이 나왔다, 이 한마디면 족할 것같다"는 박미경의 출연동기는 욱컥하게도 했습니다. 아이돌에게 점령되고 있는 음악프로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중견가수(?)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없음을 반증하는 말이기도 했으니까요. 
이번 방송은 가장 기대되는 가수 1위를 뽑았기에 본경연이라고는 할 수 없었기에, 가수들도 편해 보였고, 특히 MC 이은미의 진행도 안정적이고 매끄럽더군요. 개그맨 매니저들을 없앤 것은 개인적으로 더 낫더군요. 박명수가 혼자 개그맨들이 했던 부분들을 커버했는데, 분량이 많지않으니 산만스러움도 적어져서 한결 좋았고요. 
황정음이 스페셜 MC로 조 추첨을 돕기도 했는데, 가슴골이 드러난 파격드레스를 입고 나와 좀 민망하더군요. MC로서 가수들 모두에게 선배님의 호칭을 붙이는 것이 어색하게 들리기도 해서, 고정MC로 계속 진행을 돕는다면 모니터링을 해야 할 듯합니다. 의상도 시상식 드레스가 아닌 수위에서 조절을 했으면 싶었고요.
나는 가수다2 첫 회의 옥에 티는 편집의 문제가 컸음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가수들의 노래 중간에 끊김이 없었던 것은 좋았는데, 감정몰입을 방해한 것은 과도한 클로즈업이었어요. 시도 때도 없이 노래 중간에 툭툭 끼어드는 청중평가단과 모니터 평가단때문에 짜증날 정도였습니다. 노래를 감상하는 평가단의 잦은 클로즈업 화면이 가수들의 노래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고, 가수의 무대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게 하는 부작용도 많았습니다. 평가단의 얼굴은 이 분들 초상권이 있으니 일부러 잡지 않았습니다.

가수들에게 노래란, 무대란 일필휘지로 써내려가는 글 구절과도 같다고 생각해요. 시청자는 한 붓으로 써내려가는 가수들의 노래를 같은 감정으로 공유하고자 합니다. 드라마에 흐르는 감정선이 이상한 편집으로 뚝 끊기게 될 때 시청자는 당혹해 하고, 드라마에 흐르는 감정선도 뚝 끊기는 사고가 일어나지요. 노래는 드라마보다 더 감정선이 끊겨서는 안되는 장르입니다.
시즌1때도 자문위원단이나 가수들의 인터뷰가 이 흐름을 끊는 것에 대해 원성이 자자했었는데, 평가단이 노래를 감상하는 모습을 그렇게 가까이서, 그것도 연속화면처럼 반복해서 자주 보내주는 것은, 집에서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심한 방해요소였습니다. 생방송에서는 이런 클로즈업 화면으로 가수들의 노래에 감정몰입하는 것에 방해되지 않았으면 싶습니다.
쌀집아저씨의 귀환 무지 반갑고요, 모쪼록 처음 나는 가수다가 시작되었을 때 가슴을 울렸던 그 무대들, 그 노래들, 그 떨림들의 감동이 다시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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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30 08:36




재도전 논란으로 일파만파로 일이 커져버린 나는 가수다, 경질된 김영희 피디의 마지막 손을 거쳐 나온 165분의 무대는 일일이 가수들의 노래와 무대를 거론하지 않아도 감동이었습니다. 김영희 피디가 교체되고, 김건모가 자진사퇴하겠다는 결정이 나온 후라, 뜨거웠던 나는 가수다의 논란은 일시에 사그라들었고, 방송을 본 뒤에 판단하자는 유보론이 대세를 이루었지만, 김영희 피디의 교체는 새로운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었습니다. 방송이 나가고 시청자들은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성급한 비판에 미안함을 표하기도 하고, 김영희 피디를 돌려달라며, 나는 가수다는 재도전 논란에 이은, 김영희 피디 복귀청원 요구로 새국면을 맞이했습니다. 방송프로 하나가 이렇게 전국을 들었다 놨다 하게 되리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방송사의 어이없는 결정에 황당했고, 김영희 피디가 경질된 것에 시청자들은 방송사가 성급한 결정을 했다며 비난이 쇄도했지만, 방송사 임원진들의 닫힌 귀를 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임원진들은 김영희 피디의 책임론에만 귀를 기울였지, 시청자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세세히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많이 봐왔던 주먹구구식 행정의 단면을 여실히 드러낸 책상머리 인사였던 것입니다. 

다수의 시청자들은 김영희 피디와 제작진을 향해 쓴소리를 뱉었고, 방송에 대한 기본원칙의 재확인을 요구했고, 재도전을 수락한 것에 대한 사과와 편집에서 드러낸 문제점들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습니다. 이소라의 진행문제 등도 같은 맥락에서 불평을 쏟아냈고요. 20일 방송이 나가고, 다음날 김영희 피디는 문제의 김건모 재도전 방송분을 촬영했습니다. 첫번째 탈락자가 나왔고, 새 도전자 김연우가 합류했다는 언급도 기사를 통해 밝히고, 방송을 통해 실망했던 부분을 확인해 달라는 말을 했습니다. 물론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공식사과하며 사퇴의사까지 있지만, 사퇴보다는 프로를 살리는 것이 더 책임지는 모습이라는 의미의 인터뷰를 하기도 했지요.
방송이 나간 3일째 되는 날도 여전히 나는 가수다의 재도전 논란은 뜨거운 감자였고, 시청자들의 비판이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았죠. 이때 김영희 피디를 교체하기로 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순간 어안을 벙벙하게 만들어 버리자, 시청자도 출연가수도 이게 아닌데, 라며 당혹해 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김영희 경질에 대한 날선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저역시 이에 관련글을 올리기도 했는데,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MBC의 졸속 인사행정에 비판을 했지만, 역시 듣고 싶지 않은 말들에 대해서는 귀를 닫아버리는 임원진들이었습니다. 이번 방송이 나간 후에 호평이 이어지며, 김영희 피디 복귀를 청원이 나오고 있지만, 과연 시청자들의 말에 귀담아줄 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런데 번개불에 콩볶듯이 이뤄진 김영희 피디 경질이 설마했는데, 역시 김재철 사장의 결정이었음이 MBC노조에 의해 밝혀져 충격적입니다. MBC노동조합은 "PD 전격 경질이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촬영원본만 30시간이 넘는 코너를 편집하며, 방송 제작에 매달려온 예능국원들의 사기저하는 불을 보듯 뻔한데, 사장은 '예능국원들이 반발하면 내가 직접 설득하겠다'고 호언하며 밀어붙였다"라며, 김영희 피디 교체배경에 김재철 사장이 영향을 미쳤음을 밝힌 것입니다.
MBC노조는 성명을 통해 "PD교체는 최악의 결정이었다. 징계를 통하여 연출에게 경고하고, 이후 만들어질 방송분을 통해 시청자에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겨두자는 게 예능국 수뇌부의 결정이었음에도, 임원진은 전격적으로 PD경질을 종용했다"라고 비판하면서, 나가수에 벌어질 상황에 대해 "국장 책임제라는 기본방침을 무시하고, 현업과 유리된 몇몇 임원진들의 탁상공론과 이들에 의한 일방적인 결정이었으며, 이로인해 컨텐츠 경쟁력 강화에 역행하는 황당한 지시가 내려지고, 결국 제작 현업 일꾼들만 상처 입어가며 버티는 형국이다"라며 나가수 사태를 비롯해 MBC의 상황에 비판을 했습니다. 기사를 읽고는 시청자의 한사람으로서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MBC 노조의 입장을 재삼 전달하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표적인 MB낙하산 김재철 사장의 정치적 성향들을 새삼 비판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김영희 피디의 복귀를 바라는 마음을 깔고, 그가 마지막일지도 모를 나는 가수다를 어떤 식으로 시청자와 소통하며, 최선을 다해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 지를 되집기 위해서 이 글을 씁니다. 
김영희 피디의 복귀는 네티즌들이나 시청자들이 백날 떠들어봐야 가능보다는 불가능에 가까울 지 모릅니다. 김영희 피디를 안고갈 생각이었다면, 이렇게 졸속적인 인사행정을 단행하기 전에, 예능국 현장직원들과 입장을 조율하려고 더 노력했을 것이고, 김영희 피디에게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주었을 겁니다. 단 며칠만 기다리고 판단해도 늦지 않을 일이었음에도, 듣기 싫은 소리하는 시청자들에게 "니네가 원하는게 이거냐? 옛다 경질"이라며, 최선으로 책임지는 모습인 양, 초강수를 던진 MBC임원진이었습니다. 시청자들이 잘못된 것을 시정하고, 편집에 대한 부분에 사과를 하라고 했지, 그만두라고 했었나요? 저는 나는 가수다 관련글을 네 편을 썼지만, 단 한 번도 김영희 피디에게 책임이 있지만, 그만둬야 한다는 말은 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시청자들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오지랖 넓은 김재철 사장 이하 임원진은 언제부터 시청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는지 모르겠지만, 무서운 회초리를 달게 맞겠다는 듯이 김피디를 경질시켜 버린 것입니다. 속으로는 잘했다는 소리가 들릴 것을 예상했을 겁니다. 그러나 김영희 피디 경질에 대한 기사가 나오자마자, 네티즌들과 시청자들의 반응은 성급했다는 의견이 많았고, 김영희 피디 경질이 엉뚱한 방향으로 튕겨나오자, 나는 가수다가 시청자에게 어떤 반향을 일으켰는지를 바로보기 시작한 겁니다. 이 프로를 폐지라고 하면 큰일나겠다는 것을 비로소 감지하기 시작한 거죠. 폐지설까지 나왔지만, 나는 가수다는 계속 진행하기로 하고, 일단 신정수 피디를 투입해 한달후 다시 정비해서 방영하겠다는 것으로 최종 가닥을 잡은 것이죠. 얼마만에 온 일밤의 대박을 놓칠 경영진이 아니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김영희 피디를 복귀시키라는 시청자의 의견은 또 철저하게 개무시되었습니다. 김재철 사장 이하 임원진은 시청자와 소통할 의사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럼 김영희 피디는 시청자와 어떤 식으로 소통했는지를 짚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피디는 3회가 방송될 때까지 시청자의 의견을 무시했습니다. 1,2회가 나가자 시청자는 감동 이상의 원성을 쏟아냈습니다. 노래 감상을 방해하는 산만한 편집에 대한 원성이었습니다. 그것이 절정에 이른 것이 3회방송입니다. 김건모의 재도전 허용은 분명 서바이벌 원칙에 위배되는 시청자와의 약속을 저버린 행동이었음에도, 탈락자가 나온다는 예고를 수차례했고, 재도전이라는 룰이 만들어지기 까지의 과정을 여과없이 보여주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소라와 김제동의 발언이 문제가 되었지요.
그리고 김영희 피디는 3회방송이 나가고, 폭풍비난과 함께 비로소 시청자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미 촬영이 돼버린 김건모 재도전 녹화분이었기에, 방송취소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방송 첫화면에 시청자에게 공식사과를 했고, 최대한 가수들과 노래에 포커스를 맞춰서 편집을 했고, 시청자는 김영희 피디의 사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건모의 재도전 이유를 문제삼을 수조차 없게 한 가수들의 열정과 감동의 무대로 모든 것을 잠재워 버린 것입니다.
또한 갑작스럽게 재도전이라는 새 룰이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출연가수들의 노래 바꿔부르기라는 좋은 미션을 만들어, 재도전을 선택했을 때 시청자나 가수들에게 새로운 떨림을 주기도 했습니다. 20년차 가수 김건모가 마이크를 쥔 손을 떨며 노래를 한다는 것을 감히 상상이나 했던 일입니까? 김피디는 자신의 결정에 대해 최선을 다해 좋은 무대를 만들어 사과했고, 시청자들의 비판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현장연출자로서 그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사과는 좋은 무대를 보여주는 것이었고, 무대에 선 가수들에게 최고의 감사인사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말없이 일밤의 사령탑에서 명예롭지 못한 퇴진을 해야 합니다. 마지막까지 김건모와 정엽을 명예롭게 하고, 아낌없이 박수를 쳐준 나는 가수다를, 열 달 배불러 낳아놓고, 사장의 한마디에 집에서 애 떼어놓고 쫓겨난 어머니가 돼버린 것입니다. 4월 결방이라는 결정에 대해 저는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주 방송분은 사실 가수들과 제작진, 시청자 모두 큰 상처를 입기 전에 녹화한 것이기에, 가수들의 큰 동요가 없었습니다. 이번 방송을 보고 아무리 시청자들이 눈물감동이었다고 호평을 했다지만, 쓰디쓴 비난과 비판을 쉽게 털 수는 없기 때문에, 가수들에게도 감정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청자들의 귀만 행복하자고, 상처입은 가수들을 바로 다음주 무대로 불러내는 것은 너무 가혹하고 이기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달이 아니라, 두달을 기다릴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물론 원칙이라는 것, 규칙이라는 것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한 것을 제작진도 이번 사태를 통해 뼈아프게 배우기는 했습니다. 시청자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김영희 피디가 나는 가수다를 기획한 진짜 의도를 배웠습니다. 165분에는 그 모든 이유들이 들어 있었으니까요.
1, 2회에서 노래하는 중간, 가수나 전문위원들의 쓸데없는 인터뷰를 집어넣어, 노래의 맥을 끊어버리는 못된(?) 편집도 개선되었고, 무엇보다 가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제가 지난 글에서 김영희 피디가 알아야 할 것은 1등과 7등의 순위매김이 아니라, 7위를 한 가수를 무대에서 내려보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말을 했는데, 김피디는 7위를 한 정엽에게 아낌없는 박수로 그를 명예롭게 보냈습니다. 마지막 엔딩에서 1위를 한 김범수의 '제발'이 아니라, 정엽이 '잊을게'를 부르는 무대를 한번 더 보여줌으로써, 7위에게 주는 최고의 박수를 쳐주었던 겁니다. 
이렇게 김영희 피디는 시청자와 소통하려고 사과했고, 왜 그들이 진정 가수들인지를 눈물로 보여 주었습니다. 가수들에게 무대를 마련해 주고, 시청자들에게 진짜 노래를 들려주고자 했던 김피디의 최선이었던 겁니다. 늦었지만 진짜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던 김피디의 진심에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시청자의 바람대로 그는 최선을 다해 사과하고 신뢰를 얻었지만, 연출현장이라는 무대를 잃었습니다. 김재철 사장님은 어떤 최선책을 내놓을 건가요? 이제는 김채철 사장이 시청자의 말에 귀를 기울일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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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4 11:41




MBC예능국장의 인터뷰 기사를 읽고 시청자의 한사람으로 의견을 말합니다. 방송 3회만에 <나는 가수다>가 만신창이가 된 경위에 대해서는 재차 말할 필요는 없을 듯하고, 누구의 잘못을 따지는 것도 지겹습니다. 어제 글은 <나는 가수다>가 보완하고 시급히 해결할 문제에 대한 의견 글을 올리고 나서, 김영희 피디가 교체되었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그래서 김영희 피디에게 드리는 글이 제작진에게 드리는 글이 돼버렸습니다. 김영희 피디가 어느 부분에서는 책임을 분명히 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솔직히 저는 교체까지는 생각하지 못했고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현장진행을 안하는 정도의 책임으로 끝내는 선을 생각했고, 순위발표시 김영희 피디가 화면에 나오지 않는 정도로 생각했는데, 일이 커졌더군요.
그리고 또 충격적인 기사를 접했습니다. 사실 나는 가수다 관련 모든 글들이 다 화제가 되어 윤도현과 김어진 딴지일보 총수와 라디오 프로내용까지 정말 정신없이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그 와중에 김제동의 지인인 정혜신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 기사화되어 있더군요. 
"제동이 왔다. '나는 가수다' 논란 속에 깊숙한 내상을 입은 것 같다. 그는 울고 울고 몸을 떨며 운다. 내 책상 위의 크리넥스통을 다 비웠다"며, 김제동이 "무섭다. 사람이 무섭다. 내가 없어져 버릴 것 같다. 모든 게 내 잘못이다"라고 했다. "맘 여린 사람 순으로 우리 곁을 떠나게 만든다. 여린 우리들이"

기사를 읽고는, 일단 김제동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고 무겁더군요. 그리고 만약 치료를 위한 방문이었다면 의료법에 위배되는 내용이라 생각되었고, 지극히 개인적인 만남이었다고 해도, 경솔한 트위터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제동의 눈물에 관한 기사로 김제동이 두번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몰랐는지,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김제동이나, 김영희 피디나 참 인간적으로 정이 넘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시청자는 정보다는 룰이 지켜지길 바랐고, 재도전보다는 청중평가단의 투표를 그들이 수용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나는 가수다>는 시청자에게 끊임없이 강조하고 홍보했습니다. "과연 첫번째 탈락자는?" 이런 자막까지 중간중간 넣어주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까지 예고편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김건모의 재도전으로 다시 노래경연하는 모습을 촬영까지 하고도, 그 사이 불가피하게 이러저러한 일로 재도전 기회를 주기로 했다는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3회방송에서 생방송처럼 보여주었을 뿐입니다. 마치 최고의 반전을 감추고 있다가 마지막에 빵터뜨려 주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시청자는 냉정했고, 배신감과 농락당했다는 기분을 느껴야 했습니다. 한가지 간과한 것은 비난이 일 것을 알았지만, 이토록 거센 반응이 나올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방송이 나가자 마자 빗발친 시청자들의 항의와 비난은 제작진과 가수들, 그리고 매니저를 패닉상태에 빠뜨렸고, 그들은 길 잃은 양들처럼 멍하니 있었을 뿐입니다. 모든 책임을 지고 김영희 피디가 사과를 했지만, 시청자들의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왜냐? 사과는 있었지만 왜 비판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해결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건모는 예정대로 촬영을 했고, 술과 담배도 끊고 열심히 노래연습을 했다는 김영희 피디의 옹호글만 있었을 뿐입니다. 네티즌들이나 시청자들이 듣고 싶었던 것은 사과와 함께, 서바이벌을 표방한 <나는 가수다>의 원칙 고수를 원했지만, 정작 이에 대한 아무런 의견도 내놓지 않으며, 다음 방송을 보고 판단해 달라는 식으로 시청자의 의견을 묵살해 버린 것입니다.

김제동의 눈물이 처음으로 묘한 기분이 들게 하더군요. 이는 MBC가 김영희 피디 교체라는 성급한 결정을 내린 것과도 비슷한 불쾌감입니다. 인간인지라 누구나 비난에 상처받고, 비판에 약해집니다. 그런데 MBC경영진이나 김제동은 이번 사태를 단단히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청자는 잘못된 것에 비판을 했고, 그런 사태에 이른 사람들에게 그 행동들에 대한 사과와 바로잡기를 원했을 뿐입니다. 출연가수와 매니저들 중에 처음으로 김영희 피디가 교체되었다는 기사에 이어, 괴로워 하는 김제동의 심경이 김제동눈물이라는 기사로 나왔습니다. 책임을 김영희 피디에게 지우는 방송사와 자책감에 괴로워 하는 인간 김제동의 모습이었습니다. 조금전에 김건모가 자진하차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한 기사가 또 올라왔네요.
김영희 피디 교체를 한 MBC예능국의 결정에 저는 우선 유감입니다. 이는 진정 시청자가 원하는 책임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작진은 여전히 시청자가 왜 분노하는지를 알지 못한 듯 합니다. 분명 재도전을 수락한 김영희 피디가 책임이 있지만, 이런 식으로 책임을 지라고 했나요? 책임을 진다는 것은 사태를 해결하라는 것이지, 손을 떼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김영희 피디가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사퇴할 의사도 있지만, 그것이 문제해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자진사퇴의 의사는 유보했습니다. 김영희 피디는 결자해지를 하고 싶었던 겁니다.
그런데 방송사는 결자해지할 기회를 박탈하는 모습으로 시청자의 분노를 잠재우겠다는 책상머리 인사행정을 보여주었습니다. 김영희 피디는 현장요원입니다. 집을 설계하고 짓고 있는 건축설계사겸 건축기술자에게서 도안을 뺏어 버린 겁니다. 후임자에게 잇게 하겠다면서요. 김영희 피디를 보고 출연을 결정했던 가수들이 이에 반발을 하고 방송사를 찾았지만, 이미 결정난 사안이라 번복하기 힘들다는 말만 들어야 했습니다. 이쯤되면 풍비박산이 나버린 셈입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하니 이게 아닌데 기분이 나빠지더군요. 김영희 피디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던 많은 사람들(저를 포함)은 묘한 미안함이 느껴지는 겁니다. 쓸데없는 오지랖을 보인 김제동을 비판했던 사람들(저도 포함)은 크리넥스 한 통을 다쓸 정도로 울었다는 김제동의 눈물에 마음이 착잡해지고요. 인간적인 두 사람을 너무 비인간적으로 몰아부쳤고, 다시 이상한 죄책감마저 드는 감정이 든다는 겁니다. '정'을 품어주지 못한 냉정한 시청자가 돼버린 겁니다.
김영희 피디를 강제 교체시키고, 정 많은 김제동 눈에서 눈물 쏟게 하려고 비판한 것이 아닌데, 왜 이런 식으로밖에 대응을 못하는지 안타깝습니다. 왜 비판을 받아들이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건가요? 시청자들은 원칙을 깬 것에 대한 사과와 <나는 가수다>가 프로그램 기획의도에 맞게 바로 잡혀지기를 바랐습니다. 프로그램에 대해 비판하면 다음에도 책임자를 경질시켜 버리는 식으로 해결할 겁니까? 쿨가이 김제동은 왜 비판을 수용하지 못한 겁니까? 아무리 동기가 순수했더라도, 시청자에게는 분명 잘못한 겁니다. 이에 대한 사과를 했더라면 비판을 수용하는 모습으로 보였을텐데, 자신의 상처만을 아파하고 있을 뿐입니다.
저는 김제동을 좋아합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좋아합니다. 지금도 좋아합니다. 그러나 김제동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김제동이 잘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룰을 어기고서도 인간적인 정에 호소해 재도전을 청할 수는 있었어요. 당시 현장분위기로 봐서는 말이지요. 그리고 김제동은 쓸데없는 오지랖에 대한 폭풍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김제동처럼 소위 까임방지권을 많이 가지고 있는 연예인도 드물 겁니다. 김제동이 완벽한 사람도 아니고, 어찌 실수가 없겠습니까? 제 기억으로는 김제동은 이번 일로 연예계 공식 데뷔 이후 처음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을 겁니다. 그런데 비판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다소 실망스럽네요.
김제동이 모든 것이 자신 탓인 것 같아 자책하고 있으리라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갑니다. 김제동이기에 자책도 더 심하게 했을 겁니다. 얼마전에 종영한 드라마 싸인에서 윤지훈이 한 번의 실수에 대해 모든 것을 버리고 국과수를 떠날 정도로 자책하는 모습은, 윤지훈이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크리넥스 한 통을 다 쓸정도로 눈물을 흘리고 괴로워한 것도, 김제동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무섭다고 한 김제동의 심정이 어떤 것인지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정말 눈뜨고 읽기 힘들 정도의 심한 악플들이 달린 것을 저도 읽으면서,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감당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김제동이 원칙을 깨는 제안을 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했지, 김제동의 인간적인 정을 비판하지는 않았습니다. 잘못을 잘못이라고 비판하는데, 잘못을 지적해주는 사람들까지도 무서운지 묻고 싶어요. 그리고 시청자들의 신뢰를 깼다는 생각은 여전히 하지 않는지도 묻고 싶고요.

이에 대해 시청자가 원하는 정확한 대답을 알고 있다면, 김제동은 사람들을 무서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를 하면 그뿐입니다. 김영희 피디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잘못된 것을 분명히 김영희 피디도 인지를 하고 있었고, 어떤 식으로든 방법을 모색해서 신뢰를 회복시켜야 했습니다. 그것을 보여줄 기회조차 박탈해 버린 방송사의 결정이 정말 최선이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재도전 기회는 차라리 김영희PD에게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영희 피디교체는 <나는 가수다>를 포기하겠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나가수는 김영희 피디를 떼놓고는 만들어지기 어렵습니다. 25년의 배테랑 연출자 김영희였기에, 미친 기획에도 가수들이 출연을 결정할 수 있었을 겁니다. 지난 글에서도 집 수리가 시급하다고 제안 몇가지를 썼는데, 사실 글을 다 쓴 상태라 김영희 피디에 대한 문제는 언급을 하지 못했는데, 몇시간만에 집을 통째로 부숴버리는 것을 보고 입을 못 다물겠더군요. 지금까지 방송에서 나왔던 문제점들을 하나씩 고칠 생각은 하지않고, 무조건 현장책임자부터 내보내는 모양새입니다. 자재가 잘못되었으면 자재를 손보고, 도안이 잘못되었으면 그것만 수정하면 되는데, 도면 자체를 갈기발기 찢고 있으니 답답합니다. 
김건모는 결국 자진사퇴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늦었지만 결정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김건모도 이번 일을 통해 너무 큰 상처를 받았을텐데, 나쁜 기억은 잊고, 좋은 노래를 들려 준 국민가수의 모습으로 기억해 주고, 박수로 보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을 보니 얼굴이 많이 상했더라고요. 얼마나 고민이 컸겠습니까. 이 문제가 가장 뜨거운 감자였는데, 이렇게 순리대로 풀어가야 하는 것을 김영희 피디라는 지붕을 거둬버리는 악수를 두었으니 쩝...
여전히 <나는 가수다>는 시청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처받았다고 울 뿐, 자신들이 준 상처에 대해서는 아직 눈을 돌려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제눈에는 김영희 피디교체가 진정 책임지는 모습으로 보여지지 않습니다. 시청자가 원하는 책임은 결자해지의 책임을 의미했는데, 방송사가 이번에는 오지랖을 부린 것같습니다. 사과가 먼저인 것 같은데 눈물로 시청자 가슴을 아프게 하는 김제동 역시, 지금 사태를 바로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시청자도 사람이에요. 김영희 피디가 3회 방송에서 난감해 하고 얼굴이 벌게지는 모습을 왜 못봤겠습니까? 분위기 수습하려고, 재도전 기회를 주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던 김제동의 인간미를 못봤다고 생각하나요? 아니에요. 다 보였어요. 그래서 더 관심을 가지고 <나는 가수다>가 제대로 틀을 잡고 가라고 비판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판은 애정에서 비롯되고, 기대를 가지게 하며, 방향을 제시하는 일종의 여론장치입니다. 시청자들이 비판하고 있는 이유는 멋진 노래를 선물해 준 행복한 시간을 좀더 오래 지키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에요.
* MBC예능국이 시청자의 의견을 구하고 있으니, 혹시 이 글을 읽으신다면 지난 글 <'나는가수다' 김영희 피디 교체? 흔들리는 집 보수공사부터 하라>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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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25
2011.03.23 10:19




저는 예능프로는 무한도전과 1박2일 외에는 보는 프로가 거의 없습니다. 좋아하는 프로들이기에 머리 쥐어 짜가면서 칭찬도 하고, 비판도 서슴지 않고 하는 프로에요. 여기에 <나는 가수다>를 추가시켰는데, 이렇게 고민하고 걱정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기대보다는 우려감을 가지고 시청을 했지만, 회가 거듭할수록 기대가 더 커지려고 했습니다. 3회에서 김건모의 탈락과 재도전 과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죠.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겠지만, <나는 가수다>는 예능이라는 옷을 입기는 했지만, 이 정도면 수준높은 음악프로 하나가 탄생한 것 같았고, 몇가지 문제점들이 보완된다면 시즌제로 나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나는 가수다>프로를 기획했다고 했을때, 우려가 되었던 여러가지 문제들 중에 하나가, 가수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감히 가창력 인정된 정상급 가수들에게 점수를 매기고, 서바이벌을 한다는 자체가 미친 기획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방송을 보며 수정을 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나는 가수다>가 장수프로가 되지는 못할 거라 생각했어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초래될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장기적으로 가다보면 가수 섭외가 쉽지 않을 것 같았고, 이번 사태를 보니 시기가 앞당겨질 것같기도 합니다. 7명의 가수로 2주분 방송을 만들고, 또 새로운 한 명을 충원해서 다시 2주를 돌리는 식으로 몇달은 가겠죠. 한달에 두명만 확보가 되면, 1년을 방송하기 위해서 새로운 가수 24명정도만 섭외를 하면 간단한 일이기는 하지요.

그런데 3회 방송이 나가고, <나는 가수다>는 폭격을 맞았습니다. 김건모 재도전이 강타한 후폭풍입니다. 김건모에게 자진하차 하라느니, 프로그램을 폐지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고, 김영희 피디가 사퇴해야 한다는 원성까지 시청자의 볼멘 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조금전에 결국 김영희 피디가 교체되었다는 기사가 떴네요. 첫번째 탈락자가 김영희 피디라니;;;). 교체가 최선이었는지 모르겠네요. 교체될 때 되더라도 수습이 우선인데, 책임부터 지우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피디교체까지 가져 온 이 난리 굿판의 진통을 겪는 프로에 출연을 하기로 결정한 가수도 번복하고 싶을 것 같은데, 선뜻 출연 약속을 할 가수들이 앞으로 몇이나 더 있을까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어제 글은 방송사입장에서 본 <나는 가수다>의 입장정리였기에, 노이즈마켓팅을 노린 방송사의 잔인한 편집이었음을 성토했고, 김영희 피디가 간과한 중대한 실수에 대해 몇가지를 지적했는데, 글을 읽지 않은 분들을 위해 몇 구절만 붙여쓰기합니다. 어제글을 읽으신 분은 패스하시고, '김영희 피디교체? 흔들리는 집 보수공사부터 해야한다'부터 읽으세요;;

김영희 피디의 최대 실수, 가수들을 보호하지 못했다
<나는 가수다> 최종 편집을 하며, 김영희 피디가 이런 논란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예상했다며 사과를 했습니다. 김영희 피디는 논란이 있을 것임을 알면서도, 막장드라마를 그대로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김영희 피디의 두 가지 큰 실수 중 하나는 시청자를 우습게 보았다는 것, 그보다는 큰 실수는 방송사 효자를 만들기 위해 가수들을 총알받이로 썼다는 겁니다. 알면서도 말이지요. 김수현 작가의 말처럼 얍삽한 편집이었습니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 편집을 하라마라 하는 이소라의 막말을 그대로 내보낼 생각을 했으며, "왜 진행하고 난리야" 라는, 원초적 감정 섞인 말들을 그대로 내보내는 감독이 어디있습니까? 이소라의 방송태도나 김건모의 재도전 선택을 옹호해 주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이소라의 감정폭발 장면은 재도전이라는 룰을 만들수 밖에 없었다는 제작진을 위한 변명이 되었고, 선택권을 가수에게 주겠다는 말로 김건모는 쿨하지 못한 소인배로 뭇매를 맞아야 했습니다.  
왜냐? 제작진이 다급하게 긴급회의를 하면서, 판단 미스를 해버린 것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입니다. 물은 엎질러졌고, 제작진이 현장에서 김건모에게 재도전 기회를 주고, 다음 탈락자들에게도 형평성에 맞게 재도전 기회를 주겠다고, 룰을 급하게 만들어 버린 것을 번복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지요. 이소라가 울고불고 난리를 쳐서 당황한 제작진이 제정신을 차리고 보니, 엄청난 사고를 쳤다는 것을 알았겠지요. 똑똑한 양반들이 서바이벌이라는 의미도 모르고,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만들었겠습니까.
그리고 그 장면들은 여과없이 재도전이라는, 원칙을 깬 신종 서바이벌 룰이 나오기까지의 탄생비화로 포장되어, 방송사의 철저한 계산 속에 편집되었다는 겁니다. 탈락보다 잔인한 편집이었습니다. 가수들은 아무런 보호장치없이, 시청자들의 비난 속에 고의적으로 의심될 정도로 방치되었습니다. 편집에서 적절하게 걸렀다면 고의적이라는 말을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결국 시청률을 잡아야 하는 방송사입장이 더 중요했던 겁니다. 김피디가 논란이 예상되었음에도 여과없이 내놓았기에, 이런 식으로 해석하게 만듭니다.

김영희 피디, 탈락자를 눈물이 아닌 박수로 보내는 방법을 연구하라
김영희PD는 시청률이라는 전공을 위해 자기 소대원들을 총알받이로 내몰았을 뿐만 아니라, 논란이 예상됨에도 여과없는 편집으로 이소라와 김건모를 폭격을 맞게 했으며, 가장 큰 공을 세운 1위 윤도현의 훈장마저도 빛바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김영희PD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크게 간과한 것은 급조된 룰, 한국형 서바이벌이라는 말로 합리화시키면서 도입된 재도전이 아니에요. 탈락이 아니라, 가수들의 무대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기본 원칙을 망각한 것입니다. 기획의도가 탈락이 아니라고 했으면서도 탈락에 집중했고, 가장 큰 실수는 탈락한 가수를 위한 박수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김영희 피디는 가수들을 무대에 올리기만 급급했지, 보내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무런 준비를 못했고, 고민도 부족해 보였습니다. 너무나 인간적이었기에 재도전을 하게 해달라는 요청에 원칙을 깨는 독배를 마셨겠지요. 하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원칙은 사수했어야 했고, 탈락자를 눈물이 아닌 박수를 받으며 떠나게 하는 방법을 연구했어야 했던 것이, 연출자로서 진정으로 고민했어야 할 마음 아니었을까요?
첫번째 탈락자가 가요계의 대선배인 김건모였기 때문에 문제가 더 커지기는 했지만, 적어도 무대를 내려가는 가수에게 박수를 보낼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면, 이소라가 아무리 눈물로 애걸복걸을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휘둘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김영희PD가 지금 당장 고민해야 하는 것은 탈락자를 패배감과 허탈감이 아니라, 즐거운 무대였음을 스스로 확인하고 박수를 받으며 떠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청자는 가수들의 무대를 감상하고 싶었지, 이따위 치졸한 변명으로 노이즈마케팅 하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 결과 가장 피해를 입은 것은 불쾌한 시청자가 아닌, 시청자들에게 주옥같은 노래를 선물해 주고 있었던 가수들이었습니다.

김영희 피디 교체? 흔들리는 집 보수공사부터 해야 한다
그럼,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저는 <나는 가수다>제작진에게 몇가지 건의를 하고 싶습니다. 박수를 보내는 방법을 고민하라는 했는데, 이에 대해 도움이 되었으면 싶어서 몇가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비판과 비난 속에,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 충격과 혼란에 빠져있을 듯한데, 지금 필요한 것은 얼른 정신차리고 재정비를 하는 일입니다. 저는 성격이 어떤 일이 터지면 비판을 하면서도, 금방 냉정해지는 편입니다. 태풍에 집이 무너졌다고 주저앉아 날씨탓만을 하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얼른 복구공사에 나서는 것이 빨리 일어서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판과 비난만 하고 있으면, 시청자에게도, 제작진에게도, 가수들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건설적인 생각이 지금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김영희 피디가 교체되었다는 기사가 떴는데, 어느 정도 예상도 했지만 이렇게 급하게 결정이 될 줄은 몰랐네요. <나는 가수다>를 안정시켜야 할 사람도 김영희 피디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 글도 제작진을 대표하는 김영희 피디에게 드리는 조언인데, 아무튼 교체는 성급한 결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건 그렇다치고, 지금은 흔들리는 집을 빨리 복구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튼튼한 집을 짓는 것이 시급한 일입니다. 논란만 가중시키지 말고, 프로그램에 대한 틀부터 더 확실히 체크하는 것이 지금 가장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몇가지 제작진에게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제안 1: 대문을 다시 달자
<나는 가수다>는 이번 일로 이미 대문이 얼룩덜룩 너덜너덜해져 버렸습니다. 저는 이참에 대문을 새롭게 단장했으면 싶습니다. 대문이라 함은 그 집의 첫 이미지입니다. 메인MC 이소라가 대문이자 안방마님이지요. 그런데 이번 일로 특히 이소라의 이미지는 먹칠이 돼버렸습니다. 이에 대한 책임은 감정을 자제못한 이소라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모든 과정을 솔직히 보여주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김영희 피디의 편집에 더 책임이 큽니다.
아마 이번 방송을 통해 가장 큰 상처를 입은 사람이 이소라와 김건모일 겁니다. 가수들을 위한 프로를 만들겠다고 했으면서 정작 그 가수들에게 가장 피해를 입게 한 제작진은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을 겁니다. 김건모도 걱정이지만, 저는 이소라도 걱정이 큽니다. 이소라의 MC자질 논란이 불거지고, 심한 비난을 받은 이소라가 진행을 계속하겠다고 했을 지 모르겠습니다. 4회방송분은 3회가 나갔을 때 이미 촬영을 해서 이소라가 감정컨트롤을 했을 것 같지만, 지금 들끓고 있는 비난의 목소리를 이소라가 쿨하게 받고 넘길 수 있을까 입니다.
저는 이소라는 그냥 참가 가수 이소라였으면 싶습니다. MC가 아니었다면, 이소라가 뛰쳐나가고 막말진행을 했더라도, 비난이야 피할 수는 없었지만 이처럼 혹독하지는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소라의 방송진행 스타일상 누군가는 무대를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 계속 반복될텐데, 그 예민한 감수성을 자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이렇게 말한다고 혹 이소라씨나 팬들이 오해할지도 모르겠지만, 저 안티 절대로 아니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소라가 진행을 하지 못하겠다고 하면, 제작진이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로 이소라는 방송내내 그녀의 행동과 멘트를 일일이 시청자에게 체크받게 될 것입니다. 또 한번 이런 일이 터진다거나 방송에 나오지 않았더라도, 현장분위기에서 진행상 어떤 잡음이 있었다는 것이 알려진다면(청중평가단 500명의 입을 다 막을 수는 없을테니까요), 이소라는 또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제안 2: 마루를 다시 깔자
<나는 가수다>의 서바이벌 무대입니다. 기획의도와는 전혀 다른 무대 위에서 서바이벌이라는 치열한 전쟁터에 던진 것입니다. 탈락이 아닌 무대, 탈락이 아닌 양보라는 말로 아무리 치장을 해도 서바이벌은 서바이벌입니다. 죽으면 아웃입니다. 양보니 하는 말 자체가 우습습니다. 이왕지사 대공사를 해야 하는 마당이니, 서바이벌 무대인 마루도 다시 깔아야 할 듯합니다. 저는 서바이벌보다는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와 걸맞게 '음악'이라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바이벌보다는 뮤직배틀, 리메이크 배틀의 의미를 더 살렸으면 합니다.
이 프로는 정말 잔인합니다. 사느냐 죽느냐를 간판으로 내걸었는데 잔인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그래서 이 사단이 난 거예요. 서바이벌보다는 경연의 의미에 더 초점을 맞추고 출연 가수들을 즐기게 해야 합니다.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게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음악 색깔로 무대를 즐기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청자는 이미 그들과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진짜 노래를 즐기고 있었거든요. 마지막에 고추가루를 뿌려버리는 순위발표가 되기전까지는 말이죠. 
음악은 흥입니다. 흥이란 즐긴다는 의미입니다. 제작진이 정말 가수들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수를 위한 것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순수하게 웃음과 감동이 가미된 음악프로그램으로 정착시켜 주는 것입니다. 얄팍한 방송상술로 가수들을 이용할 생각은 집어치우라는 말입니다. 한가지 더, 마루에 세워놓은 마이크와 카메라도 조절 좀 해주세요. 음원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중간 인터뷰를 넣는 것까지는 이해하지만, 노래를 잘라서 내보내지는 말아줬으면 합니다. 박정현이 부른 비오는 날의 수채화 음원을 구입해서 들었는데, 방송과 너무 차이가 나서 깜짝 놀랐습니다.

제안 3: 1위에게는 특별혜택을 주자
김영희 피디는 수차례 <나는 가수다>의 기획취지가 탈락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가수들의 열광적인 무대를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방송은 탈락에 온통 시선을 쏟게 한 우를 범했습니다. 시청률을 위한 치졸한 노이즈마켓팅 술수입니다.
그럼 기획취지로 돌아가서 생각의 전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7위를 하면 탈락이라는 룰은 있었지만, 1위에게는 어떤 혜택도 없다는 것이 이 프로의 특징입니다. 1등이나 6등이나 똑같아요. 서바이벌, 즉 '살아남았다'일 뿐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2주마다 1위참가자가 발표될 것인데, 1위에게 특별혜택을 주자는 겁니다. 바로 시즌제 음반제작을 하는 것이지요. 지금은 라이브버전으로 음원이 공개되었는데(저도 몇 곡 질렀답니다 ㅎㅎ), 1위를 한 노래는 스튜디오 버젼으로 다시 녹음하는 겁니다. "1위곡 모음집"식으로 말이지요. 그리고 음반판매 수익금은 불우이웃을 위해 사용한다든지, 아무튼 좋은 일에 쓰자는 겁니다. <나는 가수다>가 일종의 공익성을 가지게 하자는 것이지요. 무한도전이 달력프로젝트나 벼농사특집, 강변가요제 등의 수익금을 사회환원하는 것으로 유명하잖습니까? 이런 공익적인 일은 따라쟁이라는 말을 수만번 들어도 좋을 일입니다^^
참가 가수들에게는 음반에 자신의 편집곡이 수록된다는 것에 더 의의를 두게 하고, 탈락하지 않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음반에 자신의 노래를 담기 위해 경연하게 하는 겁니다. 물론 수록이 되든 안되든 참가자들이 들려준 노래는, 그 자체로 멋진 곡들이라는 것에 토다는 시청자는 없을 겁니다. 그저 동기부여하는 프리미엄 정도를 걸자는 것이지요.

제안 4: 재도전, 어떻게 활용할까?
제가 오늘 또 <나는 가수다>에 대한 글을 쓴 이유는 이제는 지겨워져 버린 <나는 가수다>에 대한 잘잘못과 비판을 하고자 함이 아니에요. 집이 흔들리고 무너지려고 하면, 누군가는 나서서 보수공사를 하든, 대비책을 마련하는 사람도 있어야 할 것 같아서에요. 서바이벌이라는 기본원칙이 무너진 것은, 집으로 치자면 주춧돌이 흔들린 것과 같습니다. 신뢰와 원칙이 무너졌고, 그 주춧돌로 썼던 500인의 청중투표단의 표가 공중에 흩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주춧돌이 흔들리면 교체를 하든, 콘크리트공사를 다시 하든 보완을 해야 합니다. 주춧돌을 흔든 것은 재도전이라는 새 룰입니다. 참으로 얄밉게 굴러온 돌이기는 하지만, 잘 다듬어서 활용하면 나쁘지 않습니다. 프로그램 존폐위기까지 치달을 수 있는 <나는 가수다>를 위한 시청자의 충언이기에 제작진도 고려했으면 합니다.
이왕지사 재도전이라는 선택권을 주기로 했고, 김건모에게만 주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나기에, 없던 일로 하자는 것도 모양빠지는 날림공사입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재도전 룰을 이런 식으로 운영을 하는 것은 어떨까요? 7위를 한 가수에게 재도전을 선택하게 하되, 바로 다음주 무대에 서게 하지는 말자는 겁니다. 즉 7위는 영구 아웃이 아니라, 한 번의 재도전 기회를 통해 다시 방송에서 만날 수 있게 하는 거죠. 솔직히 7인에 뽑힌 가수들 모두 계속해서 보고 싶은 가수들입니다. 대신 기간을 정하는 것이지요. 8주후에 재도전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이지요.
그러면 7위를 했더라도 영구탈락도 안되고, 또 무대에 설 수 있는 가능성도 있고, 혹이라도 다음 가수가 섭외가 안되었을 경우의 대비책도 되고 1석3조,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탈락했다고 하늘이 무너진 기분으로 상처도 덜 받을 것이고, 재도전을 통해 살아남으면 몇주, 혹은 몇달도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기분 좋은 희망도 생기고요. 이것을 무대를 내려가는 가수들을 위한 박수, 그 방법 중 하나로 고민해 주셨으면 합니다.

시작부터 근본이 흔들리며 위기국면을 맞고 있는 <나는 가수다>, 비난과 비판속에 우왕좌왕하지 말고, 프로그램을 질적으로 승부하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대의 주인공들이 가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번처럼 꽃다발을 받을 사람을 시궁창에 처박는 일은 결코 나와서는 안될 일입니다. 시청률 집착병부터 우선 버리고, 지금까지 시청자들이 무엇에 눈길을 돌렸는지 잘 파악해 보시길 바랍니다. 시청자들은 그들이 열정적으로 노래부르는 모습에 마음을 열었고, 전혀 다른 색깔로 탄생된 리메이크 곡에 귀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소리 질렀죠. "와우, 감동이다"라고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시청자들이 느꼈던 감동까지 순위를 매길 생각은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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