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2.05.14 '나는 가수다 2' 김건모, 시청자 감동시킨 블랙홀 (2)
  2. 2012.04.30 '나는 가수다2' 평가단의 잦은 클로즈업, 감정몰입 방해해 짜증 (5)
  3. 2012.01.08 '무한도전 나름가수다' 정형돈 충격무대, 시청자가 뽑은 1위인 이유 (9)
  4. 2010.11.30 '매리는 외박중' 문근영의 키스신 울궈먹기, 스토리는 출장중 (51)
  5. 2010.11.23 '매리는 외박중' 교통사고같았던 매리의 첫키스가 중요한 이유 (18)
2012.05.14 09:09




지난주 죽음의 조 운운하며 치열한 경연이 예상되었던 A조의 실망스런 무대를 조금은 잊게 만들어 준 B조경연이었습니다. 시즌 1에 출연했던 가수들이 4명이나 있었다는 점때문에 무대가 좀더 안정적일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B조의 가수들이 자신의 색깔을 손상하지 않은 선에서 경연을 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원곡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자신의 색깔을 덧입혀 또 다른 노래의 맛을 낸 것은 나는 가수다가 지향해야 할 경연의 본질을 가장 잘 살려냈다고 생각됩니다(정인의 경우는 예외였지만). 내지르기, 나는 성대다가 없어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환영하고 싶은 분위기였고 말이죠.
B조 경연의 공통적인 특징은 편곡의 파격보다는 편안함과 익숙함이었습니다. 박완규가 신중현의 '봄비'를 강한 해비메탈로 재해석해서 들려주겠다는 말을 했을때, 헉 그건 아닌데 싶었어요. 봄비를 태풍으로 바꿔버리면 안되는데 싶어서 말이죠.
명곡이 명곡인 이유는 세월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 겁니다. 너무 익숙하고 인이 박히듯이, 그 노래에 흐르는 감정들이 노래와 함께 각인되어 느껴지기 때문에 말이죠. 그래서 자칫 재해석을 한다고 원작에 손을 대면, 전혀 다른 노래가 돼버리기도 하고, 훼손이 되는 경우도 더러 있기도 합니다. 편곡자들이 가장 두려워 하고 걱정하는 부분이겠죠.
박완규의 봄비는 MC 이은미의 말대로, 봄비 속에서 울부짖는 흑표범 한마리를 보는 듯했다는 표현이 정말 적절했습니다. 태풍 속에서 울부짖는 흑표범이었다면, 노래를 정말 잘 못 해석한 것이었겠죠. 그게 절제였습니다. 박완규가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유지하고 있었다는 침묵과 진지함은, 무대에 오르면 폭발해 버리는 라커의 본능을 절제하기 위함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박완규에게 봄비는 자신이 걸어온 힘든 여정을 상징하는 것이었을 듯하더군요. 마치 고해성사를 하듯 자기의 이야기를 무릎을 꿇고 무대에서 이야기를 하는 듯 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때 듣고서는 못알아들었는데 40이 되어서 알게 되었다는 것, 봄비와 함께 흐르는 눈물, 즉 인생에 대한 돌아봄이었겠지요. 순탄치만은 않았던 박완규의 자신의 삶을, 봄비를 맞으며 고독하게 눈물을 흘리는 남자의 쓸쓸함을 라커의 감성으로 잘 표현했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무대는 김건모와 김연우, 정엽의 무대였습니다. 곡 선정도 좋았고, 원곡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자신들의 보이스를 군더더기 없이 정말 깔끔하게 보여준 무대였거든요. 정엽은 조덕배의 '꿈에'를 선곡했는데요, 오랜만에 조덕배의 노래를 들으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주옥같은 노래들, 그때의 감성들이 함께 되살아나는 듯해서 정말 좋더군요. 조덕배의 '꿈에'도 좋아했지만,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도 워낙 좋아했던 노래라 오랜만에 다시 찾아서 들어봤는데, 역시 좋은 노래들은 20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좋다는 것을 또 확인하게 되더군요.
김연우는 '가로수 그늘 안에 서면'을 학창시절의 느낌을 살려 부르고 싶다고 했는데, 한순간도 눈과 귀를 화면에서 떼놓지 않게 하더군요. 역시 연우신이었습니다. 과거 김연우가 나는 가수다에 나왔을 때, 그때 괜히 혼자 속상해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나혼자만이 알고 있는 가수, 혼자 숨겨두고 감상하고 싶은 목소리의 가수였거든요. 괜히 좋아하는 사람 빼앗기는 것같은 유치한 속상함(?)이 있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답니다. 노래 잘하는 가수, 재야에(?) 은둔한 가수들이 나는 가수다를 통해 더 많이 알려지고,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김연우의 무대에 이은 김건모의 무대는 듣는 내내 소름이 쫙 끼치더군요. 마치 소용돌이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블랙홀이라고 표현하고 싶은 무대였습니다. 시즌 1때 이런 느낌을 준 가수가 이소라였습니다. 이소라가 '바람이 분다'를 부를 때, 시청자와 혼연일체가 되어 그 순간은 이소라와 저, 단 둘이 있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어딘가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는데, 김건모의 무대가 그러했습니다.
김건모의 노래에 대해 흔히 힘 안들이고 부른다는 평을 많이 하죠. 그런데 김건모의 발성을 흉내내서 노래를 불러보면, 결코 힘을 주지 않는 노래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김건모의 창법입니다. 故 유재하의 '내마음에 비친 내모습'은 김건모가 자신을 돌아보는 노래라는 생각에 선곡을 했다고도 밝혔는데, 시즌 1에서 논란을 빚었던 일에 대한 진심으로 고개 숙여 노래로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이 전해지더군요.

김건모는 전날 두 번에 걸친 지방공연으로 사실 목에 무리도 있었을 법했고, 무엇보다 발갛게 상기된 얼굴은 극심한 피로가 누적되어 있음이 한 눈에 보일 정도였지요. 그런데도 전날 52곡을 부르고 휴식도 없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습니다. 김건모는 유재하의 원곡 느낌은 느낌대로, 김건모 특유의 음색은 음색대로 살리면서 담백하게 노래했지요. 시청자를 블랙홀에 빠져드는 착각이 일게 할 정도로, 김건모는 그의 노래에 몰입하게 만들더군요. 20년 베테랑 국민가수의 관록이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무대이기에, 그 감동도 배가되었고 말이지요.
폭발적인 가창력 대결이 없었다는 것이 B조 경연의 특징이었는데, 시청자에게는 오히려 가창력 대결보다는 노래 자체에 몰입할 수 있었던 편한 시간이었던 듯합니다. 특히 시즌1에서 천편일률적으로 노래 말미에 고음내지르기 편곡을 많이 하다보니 그 순간의 감동은 컸지만, 반복해서 들어보면 마치 너도나도 입는 스타일의 옷처럼 유행코드가 되어 역으로 촌스러움(?죄송)이 느껴지는 감이 없잖아 있었는데, 시즌 2에서는 많이 자제를 하는 것이 좋아 보이네요.

그런데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들도 여전히 눈에 띄입니다. 좋은 말도 한 두 번이라고 생방송이다 보니 가수들도 MC들도 긴장되겠지만, MC들이 긴장을 해소해 주기는 커녕 더 떨리게 하는 감도 없지 않은 듯합니다. 특히 박명수의 진행은 어수선한 것을 떠나, 거북스러운 무리수 멘트까지 던져 눈살이 찌푸려지더군요. 경연을 마치고 나온 가수들에게 박명수는 매번 "3위안에 들 것같아요"라고 묻던데, 그런 질문은 좀 삼가했으면 싶습니다. 3위안에 들지 가수들이 돗자리를 깐 것도 아니고, 어찌 알겠어요. 무대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 혹은 무대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같은 것이 더 컸을 가수들에게, 굳이 순위를 들먹이며 스트레스를 줘야하나 싶더군요. 이제 막 무대를 마치고 나서 진이 빠진 가수들을 진정시켜 주는 것이 더 보기 좋을텐데 싶어서 말이죠. 

예능을 아는 가수들은 무대에서 내려 온 후 박명수나 노홍철의 기습질문에도 예능으로 대처하는 임기응변을 잘하기도 하겠지요. 그러나 그렇지 못한 가수들이 당혹해 하거나 질문 자체가 귀에 들리지 않아 엉뚱한 대답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박완규는 존경하는 신중현 선배의 노래를 불렀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움에 가슴이 벅찼는지, 내내 신중현 선배에게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만 했는데, 박명수가 "딴얘기를 해요"라며, 뒷 멘트를 제대로 해주지 못하더군요. 한 술 더 떠 비장해 보이기 까지 했던 박완규의 표정을 보고, "무서워서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러운데, 3위안에 들 거같아요?"라는 질문을 던졌지만, 쌩까고(?) 가버리는 박완규때문에 상황이 좀 우스워져 버리기도 했습니다. 박명수가 생방송이라 긴장하고 있다는 것은 모르지 않지만, 가수들의 심리나 말에 더 귀를 기울였으면 하네요.

또 하나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이 보이는데요, 현장평가단 외에 시청자의 문자투료를 합산하는 것은 시즌 1보다는 나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문자투표에도 적지않은 문제가 보이더군요. 이는 제작진과 시청자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문자투표를 시작하는 시간의 문제인데요, 첫 경연자가 노래를 하기도 전에 투표를 한다는 것이 웃기는 일이죠. 인기투표 혹은 팬투표로 시작하는 것과 다름 없는 것이니 말입니다.
이번 경연에서도 박상민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7,200 여건의 투표가 진행되었는데요, 노래도 듣지 않고 투표를 한다는 것은 잘못이죠. 제작진에서도 문자투표의 시간을 조정할 필요가 있어보이고, 시청자도 노래는 듣고 투표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좋은 프로그램은 제작진과 출연진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만은 아니라고 봐요. 함께 하는 시청자가 진지한 마음으로 참여할 때 신뢰도 쌓이는 것이지요. 청중평가단 한 분의 인터뷰가 참 마음에 들더군요. 김건모 팬이지만, 박완규에게 투표했다는 말이었어요.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어떤 마음으로 투표해야 하는지, 투표의 모범사례가 아닐까 싶더군요.
그런데 또 드는 걱정거리는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더 듣고 싶은 욕심이 발동할 거라는 점입니다. 그 달의 가수로 뽑히면 12월 가수왕을 뽑는 무대에서 봐야 하기에, 무대에서 내려가게 하고 싶지 않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1등도 하차해야 한다는 룰의 양면성때문에 말입니다. 이수영이 지난주 1등을 하고 처음 걱정했던 말이기도 합니다. 1등도 하차해야 하는 룰이 가수들에게도, 시청자에게도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나가수 시즌2  최고의 딜레마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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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30 09:39




김영희 피디의 복귀와 함께 나는 가수다 2가 새롭게 시작되었는데요, 포맷과 진행방식이 확 바껴서 좋은 점이 더 많은 듯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고음이다의 잔재(?)를 버리기는 힘들 듯하더군요. 청중평가단에 의해 순위가 결정되었던 것에 비해, 생방송 실시간 문자투표가 반영된다는 것은 평가단의 범위를 넓혀 왈가왈부되었던 문제점을 시정하고자 한 제작진의 고심이었겠죠. 생방송 라이브무대와 평가는 도박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모험이기는 하지만, 워낙 뒷말이 무성했던 것에 대한 나름의 해법이었을 듯합니다.
그런데 이번 서바이벌 방식도 문제점이 노출될 듯하더군요. 1등과 탈락가수 두명이 퇴장하는 방식으로 바꿨고, 1등 가수는 연말 가왕전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문제점이 보이죠. 1등 가수는 나는 가수다에서 불가피하게 강제하차를 당한다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라면 1등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중간순위를 고수하는 가수들은 하차없이 계속 무대에 설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 이것도 따지고 보자면 불합리한 룰이 아닐까 싶네요.
한가지 제안을 한다면, 이왕 시작된 룰은 지금은 바꾸기 힘들 것이고, 이번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 기수제 방식으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연말 가왕대전 출전권을 위한 서바이벌이 되었으면 한다는 것이지요. 경연 횟수를 정하고, 예를 들면 한 기수당 총 7번의 경연을 하게 해서 그중 1위를 가장 많이 한 가수에게 연말 가왕전 출전권을 준다는 것이죠. 7회 경연이 끝나면 그 기수 가수들은 전원 하차를 하고, 다음 기수들은 다른 가수들로 시작하는 것이고요.

이은미의 녹턴을 시작으로 12명 첫 경연자들의 무대가 시작되었고, 중간에 군더더기들이 들어가지 않아 훨씬 가수들의 노래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자문위원단의 인터뷰와 가수들의 인터뷰, 대기실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며 흐름을 뚝뚝 끊었던 거에 비하면, 노래를 한번에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칭찬하고 싶은 편집이었습니다.
가수들이 나가수2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듣는데, 시즌1에 출연했던 경험이 있었던 가수들에게는 진정 무대를 즐기고 싶어하는 여유가 보여 마음이 편하더군요. 처음 나가수를 보고는 절망적이었고 화가 났었다는 이은미가 출연하게 된 동기는, 앞으로 나는 가수다에 출연할 생각이 있는 가수들이라면 새겨들었으면 싶더군요.
이은미는 순위가 매겨지는 가수들을 보고는 가수가 초라해 보였지만, 가수를 조명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고민을 봤고, 진지하게 음악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눠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출연하게 되었다고 했지요. 음악에 대한 고민을 시청자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는 말이 뜬구름잡는 허황스런 말치장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결국 모든 가수들의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음악은 대중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기에 말이지요.
재도전 논란으로 불명예 하차를 했던 김건모의 출연은 조금 의외였습니다.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시킬 이유는 없어 보였거든요. 김건모가 마지막 무대에서 마이크를 쥔 손을 떨어가며 혼신을 다하는 무대를 선보였을 때, 대중들의 마음은 다 풀렸다고 생각했는데, 김건모에게는 늘 마음의 짐이 되었나 봅니다. 서울의 달을 부르는 김건모는 과함없는 김건모 자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2명의 무대중 김건모와 김연우의 무대가 가장 좋았는데, 무대에 대한 부담감, 경연이라는 부담감이 가장 덜 느껴져서 편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느꼈던 피로감을(?) 겪은 후에 저 혼자 내린 결론은 노래는 편하게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거든요.
그래서인지 나는 가수다에서 탈락, 몇위, 꼴찌 등의 말이 가장 싫습니다. 백두산의 유현상과 멤버들의 탈락 걱정은 그래서 듣기 싫더군요. 시청자들도 순위에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가수들보다야 하겠습니까만, 결국은 이 순위매김과 탈락에 대한 불안감이 나는 가수다를, 나는 고음이다, 나는 성대다, 나는 퍼포먼스다 식으로 쇼킹한 무대에만 치중하다보니, 노래는 남지않고 무대만 남았던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죠. 이런 말들이 나오는 순간 나는 가수다가 본디 지향하고 싶어했던 가수들을 위한 무대, 대중들과 감동을 공유하는 무대라는 취지가 반감되었고, 가수들이 긴장하는 모습은 보기 애처로울 정도였습니다. 이은미가 절망적으로 느꼈었다는 초라함이 거기에 있기도 했고요. 
오랜만에 이수영의 컴백무대를 보는 즐거움도 있었는데, 이수영의 나가수 출연이유도 의미있게 들리더군요. "노래를 집중해서 들어주는 관객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그것을 위해 도전하고 싶었다", 후회하지 않고 미친듯이 노래해 보고 싶다는 이수영, 가수들에게 나가수라는 무대가 특별한 이유는 미친듯이 노래할 수 있다는 것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무대의 짜릿함에 빠져보고 싶다며 재출연한 정엽의 출연이유도 같은 선상의 말이었고요. 
스스로 한 물 갔다며 언제 이런 큰 무대에 서보겠느냐고, "박미경이 나왔다, 이 한마디면 족할 것같다"는 박미경의 출연동기는 욱컥하게도 했습니다. 아이돌에게 점령되고 있는 음악프로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중견가수(?)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없음을 반증하는 말이기도 했으니까요. 
이번 방송은 가장 기대되는 가수 1위를 뽑았기에 본경연이라고는 할 수 없었기에, 가수들도 편해 보였고, 특히 MC 이은미의 진행도 안정적이고 매끄럽더군요. 개그맨 매니저들을 없앤 것은 개인적으로 더 낫더군요. 박명수가 혼자 개그맨들이 했던 부분들을 커버했는데, 분량이 많지않으니 산만스러움도 적어져서 한결 좋았고요. 
황정음이 스페셜 MC로 조 추첨을 돕기도 했는데, 가슴골이 드러난 파격드레스를 입고 나와 좀 민망하더군요. MC로서 가수들 모두에게 선배님의 호칭을 붙이는 것이 어색하게 들리기도 해서, 고정MC로 계속 진행을 돕는다면 모니터링을 해야 할 듯합니다. 의상도 시상식 드레스가 아닌 수위에서 조절을 했으면 싶었고요.
나는 가수다2 첫 회의 옥에 티는 편집의 문제가 컸음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가수들의 노래 중간에 끊김이 없었던 것은 좋았는데, 감정몰입을 방해한 것은 과도한 클로즈업이었어요. 시도 때도 없이 노래 중간에 툭툭 끼어드는 청중평가단과 모니터 평가단때문에 짜증날 정도였습니다. 노래를 감상하는 평가단의 잦은 클로즈업 화면이 가수들의 노래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고, 가수의 무대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게 하는 부작용도 많았습니다. 평가단의 얼굴은 이 분들 초상권이 있으니 일부러 잡지 않았습니다.

가수들에게 노래란, 무대란 일필휘지로 써내려가는 글 구절과도 같다고 생각해요. 시청자는 한 붓으로 써내려가는 가수들의 노래를 같은 감정으로 공유하고자 합니다. 드라마에 흐르는 감정선이 이상한 편집으로 뚝 끊기게 될 때 시청자는 당혹해 하고, 드라마에 흐르는 감정선도 뚝 끊기는 사고가 일어나지요. 노래는 드라마보다 더 감정선이 끊겨서는 안되는 장르입니다.
시즌1때도 자문위원단이나 가수들의 인터뷰가 이 흐름을 끊는 것에 대해 원성이 자자했었는데, 평가단이 노래를 감상하는 모습을 그렇게 가까이서, 그것도 연속화면처럼 반복해서 자주 보내주는 것은, 집에서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심한 방해요소였습니다. 생방송에서는 이런 클로즈업 화면으로 가수들의 노래에 감정몰입하는 것에 방해되지 않았으면 싶습니다.
쌀집아저씨의 귀환 무지 반갑고요, 모쪼록 처음 나는 가수다가 시작되었을 때 가슴을 울렸던 그 무대들, 그 노래들, 그 떨림들의 감동이 다시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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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8 09:00




역시 무한도전이었습니다. 재미, 예술성, 무대장악력, 가창력을 향한 무한노력, 관객들의 열띤 호응, 그리고 감동까지, 한마디로 멋지다라는 말로 밖에 설명할 수밖에 없는 무대였습니다. 음원까지 무도멤버들의 나름가수다 노래가 상위권을 휩쓸 것 같은 즐거운 기분^^. 무도의 음원대박은 힘든 이웃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이기에 초대박을 터트릴 수록 무도팬의 기쁨이기도 하고, 무도멤버들의 보람이기도 합니다.
아하하항~ 청중평가단 600명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입장한, 요실금을 유도하는 신개념 나름MC 정재형의 순수함은 경연이라는 긴장감 속에서도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정재형이 나름가수다 경연주제를 말하는 순간 청중평가단 사이에서 터져나오는 웃음, '서로의 노래 바꿔부르기'는 나는가수다의 포맷이기에 웃었는데, 자기가 잘해서 웃는 것으로 착각하는 정재형이었지요. "너무 잘하죠?"ㅎ.
경연의 순서는 지난 주에 발표가 되었지요. 미션곡을 바꾸고 개사까지 해 버린 정준하(키 큰 노총각이야기)에게 첫번째 순서라는 패널티를 주었고, 2번 노홍철(사랑의 서약), 3번 길(삼바의 매력), 4번 하하(바보에게 바보가), 5번 정형돈(영계백숙), 6번 유재석(더위먹은 갈매기), 7번 박명수(광대)로 정해졌습니다. 박번복이라는 닉네임을 새로 추가한 박명수와, 노래를 바꾸고 개사를 한 정준하가 룰을 어겨 깔끔한 시작은 아니었던 나름가수다였지요. 나는 가수다와 어쩌면 이리도 같은 시작을 했는지, 패러디도 무도답게!입니다.
11만명이 넘는 청중평가단 지원자들, 그중에서 600명이 엄선되어 나름가수다 평가단으로 객석을 채웠는데요, 어린 학생에서 나이든 어른들까지 나름가수다에 대한 관심은 강추위도 녹여버릴 만큼 뜨거워서, 또 한번 무한도전의 힘을 확인하게 했지요.

600명의 청중평가단과 제작진이 숨죽여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첫번째 경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몇번의 가요제 경험이 있었던 무한도전 멤버들도, 청중평가단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긴장되고 떨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스윗소로우가 정준하를 응원하기 위해 스튜디오를 찾았고, 무한도전 의리의 여자친구 바다도 객석에 보이기도 했지요.
금방이라도 울 것같은 표정의 정준하, 무대위에서 긴장하는 정준하에게 청중평가단은 "장가가세요~"라는 응원구호(?)로 긴장을 풀어주며 응원을 보내기도 했지요. "심장이 터져 나가도록 진심으로 노래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정준하, "내년이면 마흔 둘 노총각, 제 얘기를 시작할게요"라는 노랫말과 함께, 감미로운 발라드풍의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한 표정과 진심을 다해 부르는 정준하의 노래는 마치 청혼가처럼 들렸습니다. 조금 모자라도 착한 사랑, 마음을 움직이는 진심을 담은 가사는 청중평가단과 시청자들에게도 온전히 전달되었습니다. 우뢰와 같이 터지는 박수, 특히 발레리나 김주원이 정준하의 무대를 시처럼 아름답게 빛내주기도 했습니다.
두번째 경연은 노홍철의 무대였습니다. 노라조와 함께 꾸민 홍철다운 무대, 객석의 반응을 유도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도 하고, 다이나믹 듀오의 피처링으로 강렬한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예정에 없던 바다가 무대에 올라 깜짝 게스트로 홍철의 무대에 흥을 돋구기도 했지요. 정재형의 한줄 평가가 압도적이었지요. "제가 아는 모든 돌+아이들이 다 나온 것 같습니다".
세번째 경연자 길은 역시 무대경험 많은 가수답게 안정적이고 여유있는 무대장악력을 보이며, 정열적인 삼바의 분위기를 완성했습니다. 앵콜요청까지 나왔고, 무한도전에서는 늘 썰렁한 길이지만, 무대 위의 길은 카리스마 넘치는 힙합가수의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 주었지요.
네번째 경연자 하하는 스컬과 함께 무대에 섰는데, 스컬의 마이크가 나오지 않는 음향사고가 터져 버렸지요. 나는 가수다에서도 보여줬던 불가항력적인 사고, 제작진 급히 마이크를 점검하고 어쩔 수 없는 사고였기에 재기회를 주었습니다. 잠시 당황한 하하와 스컬이었지만, 곧 리듬을 타고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면서 무사히 무대를 마칠 수 있었지요. 의도된 음향사고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지요. 역시 무한도전의 패러디는 기지가 넘치더라죠^^.
정형돈-유재석, 무에서 유를 창조한 최고의 반전무대
다섯번째 무대는 정형돈의 영계백숙 순서였는데요, 사실 영계백숙과 유재석의 더위먹은 갈매기가 가장 기대되고, 걱정도 많았던 곡이었습니다. 어떤 식으로 편곡을 할까? 가사에 깊은 의미는 없고, 단순한 멜로디와 후크송의 중독성이 매력인 두 곡이 나름가수다 경연곡으로 재탄생하려면, 엄청난 변화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될 것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나름가수다의 최고의 반전곡이 두 곡이었네요. 물론 제 개인적인 평이지만 정형돈의 영계백숙은 뮤지컬이라는 장르로 승화했고, 유재석은 대중성과 경쾌한 리듬의 후크송으로 가장 멋지게 변신을 했더라고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말을 이들의 무대로 확인하게도 했습니다.
로마병정과 같은 모습으로 등장한 정형돈, 온 몸을 곧 끓는 물속에 던질 각오가 보이는 듯한 비장한 표정은 충격적이라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대박이었습니다. 투구에 닭벼슬까지 완벽한 무대의상까지 갖추었지요. 한편의 완성도 높은 뮤지컬 무대에 관객들도, 시청자도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미존개오 정형돈의 미친 무대안무는 닭다리 안무였습니다. 충격과 웃음 자체였지요. 미친듯이 웃어 제끼면서도 무대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 최고의 무대였습니다.

"그의 튼튼한 다리를 믿어" 부분에서 투실한 허벅지의 살과 함께 닭다리 자세를 취하고 흔들어 대는 정형돈, 그의 푸짐한 배에는 꽉찬 쌀이 가득했고, 그 완벽한 영계백숙의 춤사위에 미치도록 웃었습니다. 영계라기 보다는 살찐 암탉이었지만, 안무는 나름가수다 멤버들 중 최고 대박이었습니다. 대형사고급 미친무대였습니다^^.

경연을 마친 정형돈은 정재형과의 토크에서도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는데요, 정형돈의 수습하지 못한 다리는 민망한 쩍벌남의 모습으로, 여과없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제말 다리 좀 오므리세요!", 청중평가단의 간절한 요구에 거만한 정형돈이 고분고분 말을 들을 리 없지요. 다리를 쩍 벌리며 속바지를 입었다고 보여주지요. 경악하는 청중평가단, 여기저기서 꺅! 비명소리들 난무한데도, 정형돈은 꿋꿋하게 한마디 합니다.
"저희 무한도전은 논란을 만들지 않습니다", 어찌나 통쾌하면서도 시원하던지요. 멋져부러 정형돈!!!! 나는가수다가 시작된 이래, 한 차례의 논란없이 지나간 적이 없었던 것을 보면 말입니다. 방통위 높은 양반들에게도 이렇게 자체검열을 하고 있으니, 째진 가자미 눈좀 뜨지 말라는 당부이기도 했더라지요^^.
그런데 정형돈의 사고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지요. 못난 얼굴을 고스란히(?ㅎㅎㅎ) 드러내 청중평가단을 뜨헉하게 만들었는데, 그 모습에 청중평가단들 아우성이 쏟아졌지요. "제발 투구 좀 써주세요!". 
열정적인 무대, 영계백숙으로 완성도 높은 뮤지컬을 보여주고, 대박웃음까지 정형돈은 이번 나름가수다에서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가 뽑은 1위는 가장 무도다웠던 정형돈이었답니다.
정형돈의 다이내믹하고 스펙터클한 무대 뒤에 서야 하는 부담백배 유재석, 날유와 함께 한 더위먹은 갈매기는 경쾌한 리듬과 코믹한 의상, 그리고 피처링을 도운 김숙과 송은이의 등장으로 폭발적 반응이 나왔지요. 전혀 다른 무대였기에 정형돈의 무대도, 유재석의 무대도 어느 하나 죽지 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복고풍의 경쾌한 리듬과 중독성 강한 후크송, 특히 에너지 소모라는 극심한 부작용이 있는 노홍철의 부담스런 여름과는 차별화된, 편하게 따라할 수 있는 후크송으로 편곡된 노래가 더 좋더군요, 홍철씨 미안;;.
중간점검때도 곡이 나오지 않아 가장 불안했던 유재석이었는데, 밤을 새워 연습해서 나왔다고 하지요. 다른 멤버들도 물론 유재석처럼 같은 경우를 당했더라도 밤을 새웠으리라 생각되지만,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프로정신에 아낌없는 박수를 쳐주고 싶더군요.
마지막 무대는 박명수가 장식을 했는데요, 화려한 서커스단을 대동하고 와서 멋진 무대로 관객들과 시청자의 눈을 즐겁게 해줬습니다. 그런데 개리의 파트인 랩이 불안불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사고를 내더군요.
프롬프터를 보고 랩을 하는 박명수, 박자도 놓치고 가사도 틀리고, 나중에는 랩도 아닌 이상한 노래가 되어버렸는데, 노련하게 마무리를 했지요. 비장의 무기 김범수의 등장에 위기를 넘긴 박명수였지요. 진짜 나는가수다 김범수의 등장에 현장에 있던 청중평가단의 즐거움도 컸을 듯한데요, 김범수가 박명수에게 똥침을 놓는 퍼포먼스로 웃기기도 하고, 박명수는 마임도 선보이면서 좋은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박명수의 무대는 주객이 전도된 무대였고, 주인공은 김범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점에서 큰 감점을 주고 싶더군요.
장기호 교수의 코스프레까지 느껴졌던 김태호 피디, 나는가수다의 순위발표와 다르지 않은 멘트의 연속이었습니다.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정말 의외의 결과들에 솔직히 씁쓸해지기 까지 하더군요. 처음으로 발표된 2위 정형돈은 개인적인 점수는 1위를 주고 싶을 정도였지만, 정준하의 무대가 워낙 진정성으로 승부를 한 감동적 무대여서 2위가 서운하지는 않았습니다. 인기폭발이었던 유재석도 1위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었고요. 즉1, 2, 3위는 정준하, 정형돈, 유재석이 차지할 거라는 생각을 했고, 청중평가단도 고심을 많이 했겠구나 싶더라고요. 
정말 의외의 결과는 3위였습니다. 박명수가 불리는 순간, 어색한 표정들의 멤버들도 그랬겠지만, 박명수 본인도 솔직히 민망했을 겁니다. 김범수가 있어서 1위를 할 거라고 생각했다는 뻔뻔한 인터뷰야 예능적인 인터뷰였을 겁니다만, 3위도 서운하게 받아들이는 박명수의 태도는 문제가 있었죠. 꼴찌였더라도 할말 없었을 무대였는데 말입니다. 정재형도 진행자로서 지켜야 할 중심마저 잃고 "말도 안돼~~"하고 비웃었을(?) 정도였지요.
4위는 유재석, 5위는 길이 차지했는데, 청중평가단이 함께 즐겨준 것만으로 감사하고 만족한다는 유재석과 길의 인터뷰가 멋지더군요. 즐겼으니 된 것이고,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무한도전이 진정으로 나름가수다를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이었을 겁니다.
문제는 꼴찌 7위가 누구냐는 건데, 남은 후보는 가수 하하와 노홍철입니다. 7위를 하면 집을 나가겠다는 하하, 피처링을 해 준 스컬에게 미안해서 어쩌냐고 울려고까지 하더라고요. 6위를 자신하는 홍철, 결과는 홍철의 자신감이 들어맞았고, 하하는 꼴지의 수모를 겪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나름가수다 순위는 이제 다 잊어버리라는 말을 하고 싶어지네요. '순위가 중요하느냐, 즐겼으면 되지' 라는 상투적인 이유때문만은 아니에요. 시청자들은 일곱멤버의 무대가 모두 재미있었고, 멤버들도 무대를 진정으로 즐겼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나름가수다는 어찌보면 지금의 나는가수다에 보여지고 있는 모든 문제점들에 대해 충고를 했던 것은 아닐까, 김태호 피디의 천재적 편집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룰변경, 번복, 음향사고, 가사를 까먹은 것 등등 나가수에서 봐왔던 문제들이 다 들어있었지요. 검증되지 않은 가창력, 인기나 유명세로 평가되기도 하는 문제점들, 퍼포먼스 위주의 경연, 특히 청중평가단과 시청자간의 괴리감은 나름가수다가 가장 날카롭게 지적한 것은 아닐까 생각되네요.
의외의 결과라는 것은 어떤 기준에서 의외의 결과였을까요? 나는가수다의 경연 순위가 발표될 때마다 갑론을박 그 반응이 뜨거운 이유는, 의외의 결과라는 부분때문일 겁니다. 왜 나는가수다는 늘 의외의 결과에 놀라야 하는지를 신랄하게 패러디하듯, 나름가수다 역시 의외의 결과에 놀라야 했습니다. 특히 탈락과 관계된 하위는 시청자들과 청중평가단 사이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나름가수다의 청중평가단 역시 마찬가지였군요. 조작이야 없었겠지만(?) 김태호 피디 센스만점~.
나름가수다 청중평가단이 나는가수다 평가단과 다른 것은 정준하의 진정성에 손을 들어줬다는 점. 가수는 퍼포먼스나 인기, 유명세가 아니라 그 무대 위에서 어떤 노래를 들려줬느냐, 어떤 마음을 전달했느냐로 평가받는다는 것을, 나름가수다 평가단이 잘 보여줬으니 말입니다. 정준하의 진정성이 1위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정형돈의 영계백숙은 제 마음 속의 1위입니다.  예능 속의 도전을 가장 잘 살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최고의 예능버라이어티에 맞으면서도, 가장 무한도전다웠거든요. 영계백숙이라는, 제목도 거시기한 노래를 스케일 큰 뮤지컬로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한 정형돈의 무대는 압도적이었습니다.
연말 연예대상의 악몽(?)이 다시 떠올라서라는 이유도 한몫하고 있다는 것도 부인하지는 못하겠네요. 경연이라는 살벌한 형식을 예능의 범주에 놓고, 예능인들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대상을 끼워맞추듯 수여해 버린 것이 못내 못마땅하거든요. 정형돈의 무대뿐만아니라 모든 멤버들의 무대가 그러했지만, 나름가수다는 예능적인 모습에서 이탈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짧은 시간 보여준 완성도 높은 무대는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했던 저력의 결실이었습니다. 나름가수다는 진정성의 무대에 1위를, 최고의 퍼포먼스에 2위를 주었습니다. 참으로 의미있는 결과였고, 나는가수다를 위한 충고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게 나는가수다의 진짜 모습이 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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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30 09:10




문근영과 장근석, 김재욱을 내세운 청춘 멜로물 매리는 외박중, 여기에 원작이 원수연의 웹툰이라는 점은 충분히 기대할 만한 드라마가 될 뻔했는데, 드라마 대본을 맡은 작가가 매리는 표류중으로 드라마를 섬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여전히 매력적인 주인공들은 귀여운 매력, 거친 매력, 깔끔한 매력으로 드라마를 찍고 있지만, 스토리의 엉성함과 유치함은 드라마를 '화보촬영중'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듯합니다.
작가도 본인 작품의 수준을 알고 있는듯, 원더풀데이 드라마 시놉시스에 대한 모니터 설문조사를 통해, 다른 드라마도 아닌 매리는 외박중에 산재해 있는 문제를 지적하더군요. 식상하다, 개연성이 없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특징을 고백이라도 하는 듯했고, 인디밴드 주인공의 스토리에 감동적인 가족 이야기를 끼워넣자는 매리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17살에 아이를 낳은 철부지 엄마와, 딸을 키워 왔는지 딸이 아버지를 부양했는지 모호한 매리의 아버지가 어색하게 들어가 있지요.
설득력 없는 캐릭터, 스토리는 출장중
정인의 아버지 정석의 첫사랑에 대한 향수는 돈으로 매리를 사서 강제결혼이라도 시킬 기세로 물량공세를 퍼붓고 있습니다. 매리 곁에서 강무결을 떼냈다는 축하선물로 떡볶이 가게를 선물하는 등 극중 철부지 부모 중에서 가장 무게감은 있으나, 돈은 가장 무게없이 쓰는 인물이죠. 세 사람의 계약 기간동안에는 개입하지 말라는 매리의 부탁으로, 오지랖 돈자랑은 그만하게 될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설득력 없는 캐릭터 중의 한 사람이죠. 하긴 이 드라마에 설득력있는 캐릭터는 한 사람도 없지만 말입니다.
아들과 사업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정인의 능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팬티 한장 입혀서 쫓아낼 것 같은 기세는 뭔 이해안가는 부자지간의 시츄에이션인가 싶기도 합니다. 다른 드라마처럼 배다른 자식들이 줄줄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나 밖에 없는 아들같더니만, 매리에게 선택받지 못하면 자금 지원이고 뭐고 싹 끊어 버리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죠. 아들보다 매리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아버지라 영 이해가 안갑니다. 첫사랑에 대한 징그러운 집착입니다.
작가는 주인공들의 부모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싶을 정도로 희귀한 인물들로 그려갑니다. 극단적으로 정리하면 돈 때문에 딸을 팔려는 아버지, 아들 삥 뜯어먹고 사는 엄마, 첫사랑 딸을 며느리로 들이기 위해 아들을 돈으로 협박하는 인물들이죠.
위매리와 강무결, 정인을 둘러싸고 있는 가족관계나 인물들이 이러하다 보니, 세 사람의 삼각관계를 그려가는 것도 작가 마음대로입니다. 그러다보니 스토리도 출장중입니다. 매리는 외박중에서 가장 궁금한 것이 작가가 어느 캐릭터의 시선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나였는데, 강무결과 정인 사이를 왔다갔다 하고 있더군요. 위매리가 여주인공이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매리는 낙동강 오리알이 돼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귀요미 홍대히피룩과 청담동룩 모델이 된 듯한 문근영으로서는 속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외박중인 매리, 감정선은 실종중
우선 이 드라마에서 작가는 매리의 시선이나 감정선은 없거나, 극도로 약한 존재감 정도로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번회는 정인과 강무결을 이해시키고 계약하게 하는 해결사 역할까지 했지요. 강무결이 방실장과 맺은 노예계약서를 가지고 정인에게 도움을 구하고, 방실장을 떨어져 나가게 했지요. 물론 강무결이 정인과 계약을 하기로 결심했던 이유는 장식품 처럼 세워둔 고가의 기타를 치는 정인을 봤기 때문이었지만, 새소속사와 계약할 수 있는 조건은 매리가 만들어 준 셈이지요. 우째 무결과 정인이 연인이 될 것같은 느낌까지 들게 하는 이런 기분은 뭐람??
방송편성을 받지 못한 원더풀데이를 미리 만들면 안되느냐는 매리의 말에 힌트를 받아 사전제작을 하겠다는 발표를 하고, 제작발표회를 겸한 드라마 OST 주인공 강무결의 무대이벤트를 진행하게 되지요. 무결이 공연하는 중 귓속말을 주고 받는 매리와 정인을 신경쓰는 무결, 결국 질투감을 드러내며 매리와 정인 사이를 질투하기 시작합니다. 매리를 사이에 두고, 매리를 반으로 나눌 기세로 무결과 정인이 실랑이를 벌이고, 회사 직원들과 서준이 이 광경을 보게 되지요.
강무결이 그 상황에 대해 "이 여자, 제 여잡니다. 우리 결혼했어요" 라며, 매리와의 관계를 폭로하면서 이번회 끝이 났는데요, 드라마를 보면서 내내 찜찜한 기분이 들었는데, 예고편을 보며 왜 그 찜찜함이 지속되고 있었는지 깨달았습니다. 바로 실종된 문근영, 두 남자 사이에서 이리 저리 끌려다니기만 하는 위매리의 캐릭터때문입니다.
작가는 매리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습니다. 문근영의 귀여움, 연기력을 나열하며, 남자주인공들의 들러리가 되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게합니다. 뭔지 모를 불쾌감과 찝찝함은 강무결이 매리에게 기습키스한 지점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무결에게는 수백번도 해봤을 키스였지만, 매리에게는 생애 첫키스였지요. 첫키스가 여자들에게 얼마나 설레는 것이고,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는 기억이라느니 하는 20C 섬처녀의 감정이라는 말은 아니에요. "최선을 다하겠다고? 나보고 긴장하라고 그랬나?"라며, 매리에게 키스를 했던 강무결은 자신의 일이 너무 꼬여 화풀이식으로 했지만, 매리에게 기울고 있는 마음도 일부분은 있었을 겁니다.
뛰어 나가버린 매리를 뒤쫓아간 무결이 "난 처음이었다"는 매리의 말에, 그제서야 매리의 첫키스였음을 기억하고는 쿨하다 못해 귀싸대기 올려주고 싶을 정도로 얄밉게 말하지요. "미안하다, 깜빡했네". 물론 무결이가 그렇게 싸갈통 머리 없는 놈은 아니어서, 등짝을 내밀고 매리에게 실컷 두들켜 패라고는 하죠. "첫키스는 사랑하는 사람하고 해야 하는데... 나쁜 놈아, 바람둥이" 라며 매리가 무결의 등짝을 때리기는 했지만, 예상되는 드라마의 결말을 보면, 매리가 첫키스는 제대로 한 듯도 보입니다. 
문근영의 키스신 울궈먹기, 이슈용인가?
여하튼 찜찜한 기분은 키스신이 무결과 매리의 키스신으로 보이지 않고, 문근영과 장근석의 키스신으로 더 보였다는 점이에요. 기습키스를 당했든, 기분이 삐리리 해져서 키스를 했던, 매리에게 키스는 아니었죠. 단지 정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무결의 우발적인 행동이었을 뿐이었어요. 매리의 입장에서는 기분 나쁜 키스였죠. 다른 사람이, 그것도 매일 직장에서 봐야 하는 호적상 남편앞에서 키스를 당했다는 것이, 매리가 기분 좋을 리는 없었을테니까요.  매리의 감정은 이불 뒤집어 쓰고 발갛게 볼이 상기되는 장면과, 정인에게 두 사람의 사이를 봤으니 자기와 결혼할 생각 접으라는 말로 처리해 버렸지만, 작가의 매리의 감정선에 대해 무심한 처사라고 밖에는 보여지지 않더군요. 

그리고 예고편을 보니 문근영의 키스신이 또 나오더군요. 이번에는 김재욱이 상대입니다. 물론 일방적인 키스로 밖에는 보여지지 않았고, 이를 본 무결이 주먹펀치를 날리는 장면을 보여 주었어요. 기분이 찝찝했던 이유가 여기 있었다는 것을 알겠더군요. 의미없는 문근영의 키스신을 연거푸 2회에 걸쳐 남발하고 있다는 겁니다.
드라마가 화제가 되고 이슈가 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문근영의 키스신이 검색어에 뜬 적이 있었죠. 국민여동생 문근영의 첫키스신이라 뭇남성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던, 신데렐라 언니에서의 천정명과의 키스신이었지요. 제가 기분이 찝찝했던 이유는 문근영의 키스신을 이슈화하기 위한 도구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때문입니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무결에 대한 감정이 무르익어 사랑을 느끼고, 키스를 했더라면 아름다웠겠죠. 또한 정인의 알 수 없는 매력에 끌려 키스를 했더라도, 충분히 공감가고 예쁠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매리는 외박중에서의 문근영의 키스신을 보니, 아름답지 못한 키스신이네요. 다른 남자가 지켜보는 키스신에다가, 매리의 마음이 움직여서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우발적으로 당하는 키스신들이어서 말이지요. 두 남자의 감정만 중요하고, 여주인공 매리의 감정은 전혀 감안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것도 연거푸 두번씩이나요. 게다가 두 번의 키스신은 매리를 사이에 둔 정인과 무결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도구로 여겨지는 느낌마저 듭니다. 가슴 콩닥거리는 삼각관계에서 가장 아껴야 할 게 키스신인데, 매리는 외박중에서는 키스신을 너무 일찍 사용하고, 가볍게 취급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매리의 감정선을 쫓아가다 보니 아쉬운 점이 많고 예쁘기 보다는 불편하더군요. 
문근영이 드라마에서 이렇게 키스하기 쉬운 캐릭터가 되는 것은 아쉬운 일이에요. 문근영의 입술이 신성불가침 성역도 아니고, 작품을 위해서라면 열 번의 키스신이라도 해야겠지요. 하지만 매리는 외박중에서의 문근영의 키스신이 드라마 홍보만을 위한 이슈때문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저만의 문근영에 대한 팬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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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3 11:16




매리에게 사랑은 사고입니다. 교통사고처럼 어느날 갑자기 예고없이 준비없이 그렇게 시작되고 있지요. 극중 매리에게 나타난 두 남편을 매리의 눈으로 보자면, 좋아지는 사람과 싫지 않은 사람으로 정리될 듯합니다. 문제는 좋아지려는 사람이 대시했으면 좋겠는데, 싫지 않은 사람이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시를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한 번 박히게 되면 바뀌기가 힘든 것이 선입견이라는 녀석이죠. 결혼도 비지니스라는 정나미 떨어지는 인물로 찍혀있는 정중한 싸가지 정인, 일주일 이상 여자 사귀는 것은 질색이라는 바람둥이 홍대꽃거지 강무결, 매리에게 찍혀있는 두 남편의 이미지이자 선입견이죠.
매리에게 이 선입견이라는 녀석이 서서히 깨지고 있는 중입니다. 자신과의 결혼을 비지니스라고 생각했던 정인은 매리의 이마에 난 상처를 무결이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아픔처럼 달래주며 마음을 흔들어 놓지요. "보쿠가이루, 내가 있어. 내가 널 지켜줄게, 영원히"라고 속삭이면서 말이죠. 매리의 잠재의식에 남아있는 말, 무서웠던 악몽을 잊게 해 준 따뜻한 메아리처럼 말이지요. 무결의 갑작스런 키스는 매리를 두근거림이라는 감정을 주며, 강무결에게 느꼈던 감정들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그리고 매리를 두 남자의 방 앞에서 고민하게 하지요.

정중한 싸가지, 신데렐라의 방
매리에게 선택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인은 매리를 인정해주고, 매리를 공짜밥이나 먹는 계약직 신부감이라는 불편한 옷을 벗게 합니다. 매리에게 새 드라마 대본을 주고 모니터를 하라는 지시도 하고, 매리가 좋아했던 드라마 작가를 만나, 직원이라고 소개도 시켜주지요. 매리의 드라마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날카로운 분석능력도 입증할 수 있게 해주지요. 정중한 싸가지가 정중한 사업가로 선입견 탈피 중입니다.
정인의 아버지가 매리를 청담동 며느리감에 걸맞는 스타일링을 해주며, 매리 역시 조금은 낯설고 불편하지만 아름다운 옷을 입게 됩니다. 드레스룸을 통째로 선물받은 매리, 명품옷, 명품가방에 신발, 액서서리까지 완벽하게 갖춰진 설레임의 방입니다. 여자라면 한 번씩 꿈꾸고 상상해 봤음직한 별천지가, 매리 눈앞에 거짓말처럼 펼쳐진 것이지요. 모든 것이 너의 것이라고 말해주면서 말이죠. 매리의 선물받은 드레스룸은 정인에게 어울리는 여자의 방입니다. 매리에게는 신데렐라의 방이지요. 이 신데렐라의 방은, 매리의 고민과 사랑이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홍대 꽃거지, 의리의 방
매리에게는 정인이 준 신데렐라 방과는 다른, 또 하나의 방이 있지요. 강무결의 너저분한 작업실겸 매리의 오후 직장인 의리의 방입니다. 보증금을 내지 못한 무결을 위해 선뜻 200만원을 주인집 여자에게 줘버리는 매리, 강무결에게 100일 계약의 족쇄로 들이밀기는 했지만, 아버지들의 선택에 의한 결혼강요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매리의 계산이기도 했지요. 정인과의 결혼을 거부하기 위해, 무결의 집에 계약기간 동안에는 드나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매리가 지불한 보증금에는 신데렐라의 방과는 다른 매리의 선택을 보여주는 미리보기 복선이 숨어있습니다. 매리의 선택이라는 복선이지요. 완벽하게 갖춰진 신데렐라의 방과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꾸민 무결의 집은, 싫지 않은 사람과 좋아지는 사람을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될 복선이 숨어있는 것이지요. 무결의 허름한 방은 현실에서의 매리와 닮은 방입니다. 닮아서 편한 방이기도 하지요. 빚에 쪼들리고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어야 했고, 학비가 없어 휴학계를 내야 했던, 남이 버린 멀쩡한 물건이 환골탈태해서 내 물건이 되는 그런 방이지요. 믿음 소망 사랑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의리라고 하는 매리에게는, 길고양이 무결에게 지키고 싶은 의리의 방이기도 합니다.
수동적인 매리,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매리는 외박중을 보고 있으면,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여주인공 위매리의 자아와 타인의 의지와의 충돌에서 번번히 매리가 끌려가고 있다는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귀여운 매리를 내세울 때부터 예견되었던 일이기도 했지만, 두 남자 중 한사람을 선택할 칼자루를 쥔 사람이 매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두 남자가 결투해서 승자가 매리를 차지하게 하는, 매리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선택받기를 기다리는 듯한 그런 느낌을 가지게 된다고 할까요? 모든 것을 갖춘 정중한 싸가지의 피앙새로 간택되든지, 인디보컬 홍대꽃거지의 피앙새로 간택되든지, 매리에게 선택권이 있다기 보다는 두 사람중 승자에게 간택당하는 듯한 그런 느낌말이에요.
그 이유는 매리를 단순한 캐릭터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에요. 귀엽고, 생활력 강하고 낙천적인 매리에 비하면, 강무결과 정인은 엉킨 실타래보다 복잡한 내면세계와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들로 그려지고 있지요. 매리는 귀엽고 사랑스러움으로 단순하게 캐릭터화해서 보여주고 있는 반면, 강무결이나 정인은 켜켜이 쌓인 퇴적암처럼 그들이 살아온 세월을 비밀처럼 숨겨두고 있어서, 매리에 비해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가고 있습니다. 

강무결은 철없는 엄마, 드라마 OST 계약문제, 음악에 대한 고민 등등 매력적인 캐릭터만큼이나 감정선도 입체적입니다. 정인 역시 마찬가지에요. 아버지와의 보이지 않는 갈등,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순수음악을 보는 안목과 열정, 사업을 키우려는 야망 등 많은 감정들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에요. 그에 비하면 매리의 모든 생각은 강무결과의 가짜 결혼이 들통나면 안된다는 것에 집중되어 있을 뿐이에요. 드라마를 좋아하는 매리가 작가로서의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하게는 하지만, 꿈을 키우지 못하는 현실적인 고민의 흔적이 매리에게서 보여지지 않는다는 것이, 대표적으로 매리의 캐릭터를 단순화시키고 있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귀엽고 깜찍 발랄한 매리일 뿐이죠. 문근영의 팔색조같은 연기의 향연장이 되고 있을 뿐입니다.

교통사고같았던 매리의 첫키스, 중요한 이유
그런 의미에서 이번 강무결의 기습키스는 사랑스런 매리를 매력적인 매리로 바꾸게 될 전환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편으로는 반가웠습니다. 교통사고처럼 당한 매리의 첫키스는 매리를 소녀에서 여자로 성장시키는 첫걸음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매리는 외박중은 두 개의 분위기가 이물질처럼 섞이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 느낌이에요. 재미는 있는데 보고 나면 무슨 내용이었지?라고 반문하게 만들거든요. 왜 그럴까 생각을 했더니 장근석과 김재욱이 만들어 가고 있는 분위기와 그 사이에 낀 문근영의 분위기가 각기 따로 논다는 겁니다. 매리는 강무결의 감정선에도 승차하지 못하고, 정인에게도 마찬가지지요. 오히려 강무결과 정인이 한세트로 엮여 있는 것 같습니다.
매리는 외박중을 보며 심히 깨는 장면이 매리의 친구들이 나오는 장면이에요. 매리의 친구들을 보면 무개념의 찌질이들에다, 드라마 분위기를 초를 치는 역할을 하고 있어서, 두 여자친구가 나오면 드라마가 삼천포로 빠지는 느낌까지 들게 합니다. 스테이크 요리에 와인이 아닌 소주가 나오는 느낌이랄까요? 한마디로 드라마를 값싸게 만드는 촐싹녀들이죠. 매리마저 도매금으로 가볍게 보이게 하는 캐릭터에요. 매리의 캐릭터가 공중에 떠있는 느낌이 들었던 이유는 복합적인 남자주인공들의 캐릭터에 비해 매리에게 고민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었어요. 이들 촐싹녀 친구들도 한 몫 거들고 있고 말이지요. 

물론 매리가 분위기 칙칙스럽고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내릴 듯한 무거운 캐릭터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이중결혼이라는 상황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과 개념없는 친구들은 매리의 절대 순진성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매리에게 하나 정도는 있어도 좋을 진지함을 깨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매리의 감정선이 주변인물들에게 끌려가는 듯한 수동적인 인상을 주었고요. 그 때문에 매리에게는 교통사고와 같은 충격이었을 무결의 키스가, 매리의 감정선을 전면으로 끌어내게 하지 않을까 반가웠어요. 

강무결과 정인이 매리를 향해 감정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장면들이 있었지요. 정인이 별장에서 먼저간다는 쪽지를 전하기 위해, 매리가 자고 있는 방문 앞에서 매리의 행동반경을 계산하고 쪽지를 두려고 서성댔지요. 그 장면이 귀엽더군요. 방문 여는 소리에 정인도 민망스러웠는지 혼자 깜놀하는 표정도 귀여웠고 말이지요. 같이 출근하자는 매리의 말에 좋아하는 정인의 웃음으로, 매리에게 급호감으로 기울고 있는 섬세한 감정선도 읽을 수 있었지요.
강무결 역시 매리에 대한 감정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시크한 척은 다하더니 매리가 뜨다만 반쪽 장갑을 끼고 매리 생각만 하고 있지요. 곡도 써지지 않고, 머리 속에는 매리크리스마스 야옹만 떠오르는 무결입니다. 매리와 함께 온 정인에게 까칠하게 신경질도 내고 말이지요. "출퇴근이 고무줄이야? 아무리 대표라 해도 원칙은 있어야지. 어떤 날은 일찍 퇴근시키고, 어떤 날은 출근과 동시에 1박2일... 도대체 일을 하는 거야? 연애를 하겠다는 거야?". 질투심을 신경질로 표현하는 무결입니다.
매리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정인은 무결의 마음을 읽지요. "위매리씨에게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긴장해야 될겁니다, 강무결씨". 최선을 다한다더니 정말 선빵을 날리고 가버린는 정인이었지요.
무결도 지지않고 매리에게 정인에 대한 질투심을 드러냈지요. 형제적 의리로 충고한다고는 했지만, 수상한 점이 너무 많다며 조심하라고 말이지요. 며칠전까지만 해도 정인에 대해, 음악도 이해할 줄 알고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라고 두둔해 주더니만 말이지요.
강무결과 정인에 비하면, 매리는 감정이 더디게 움직이는 편이지요. 워낙 사랑이나 남자친구라는 개념과는 담쌓고 살아왔기 때문이지요. 그런 매리의 꽁꽁 닫혀있는 사랑이라는 방을 열 큰 사건이 키스사건이에요. 정인이 두 사람의 가짜결혼을 의심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에 매리를 돌려세우고 정인 앞에서 보란듯이 키스를 해버린 것이지요. 무결이 정인에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나보고 긴장하라 그랬나?"라며, "긴장 좋아하시네. 우린 이런 사이다"라고 보여준 화풀이식의 키스였지만, 매리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첫키스였지요. 교통사고처럼 그렇게 갑작스럽게 당한 첫키스였지요. 

매리에게 키스를 한 무결의 마음은 조금 복잡해요. 못된 매니저 방실장이 무결과 전속계약이 안끝났다고, 위약금까지 물었던 강무결에게 오리발을 내밀고, 엄마는 500만원을 달라고 무결이에게 징징거리고, 정인의 사무실에서 본 매리는 낯선 여자처럼 청담동 여자로 변신해 있고, 정말 뒤죽박죽이었거든요. 바닥까지 떨어진 듯한 비참한 무결에게 매리는 정인이 둘 사이를 의심한다고 징징대고, 가짜남편이지만 버려진 텔레비젼이나 주워오게 해서 자존심도 상했던 무결이었지요. 무결은 정인에게 그런 식으로 화풀이를 했던 것이지요. 너한테는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반, 무의식 밑바닥에서는 매리에게 위로받고 싶은 마음반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결의 감정이 어떤 상태였는지와 관계없이, 연애 한 번 하지 못해 본 매리에게 무결과의 키스는 중요한 감정변화를 가져오게 할 듯합니다. 선택이라는 칼자루를 매리가 쥐게 되는 계기가 될 것같기도 하고요. 사람이든 물건이든 어떤 한 가지만을 선택해야 할 때, 때로는 잠깐, 때로는 길게 고민이라는 것을 하게 되지요.
신데렐라의 방과 200만원을 주고 입주권을 얻은 의리의 방은 현실적인 사랑과 열병같은 사랑 사이에서 매리를 고민하게 하겠지요. 돈많은 사업가와 가난한 뮤지션이라는 극단적인 빈부차와 현실적인 조건과 열병같은 사랑을 대치시키고, 매리의 고민과 선택을 묻는 이 드라마는, 식상한 주제지만 사랑의 본질을 묻고 있습니다. 매리의 청담동 패션과 홍대 히피 패션은, 젊은이들의 결혼관과 애정관을 상징한다고도 보여집니다. 
'연애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은 능력있는 사람과 하고 싶다'는 대답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게 된 요즘이지만, 매리를 통해 조건이냐 사랑이냐를 묻고 있는 것이지요. 드라마를 통해 보는 갖춘남 김재욱 정도라면, 애정없이도 결혼하고 싶게 만들지만 말입니다ㅎ. 안 생기는 사랑도 쥐어 짜내서 만들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라서 말이지요. 매리가 끓여준 된장찌개를 마치 집밥을 처음 먹는 것처럼 게걸스럽게 먹는 강무결을 보니, 매일같이 집밥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도 들게 하고 말이지요. 매리는 모르고 있지만, 낳아주기만 했지 엄마 노릇하지 않은 소영씨 덕분에 길고양이로 살아온 무결이니, 집밥을 그렇게 맛있게 먹었던 것이지요. 
강무결과 정인은 좋은 놈 나쁜 놈으로 구분할 수 없는 매력적인 인물들이라서 매리의 선택이 쉽지는 않을 것 같지만, 매리는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결혼이라는 고민 앞에 서게 됐습니다. 열려진 두 개의 방문, 현실적인 결혼상대 정인과 의리로 표현하고 있는 사랑 상대 강무결, 신데렐라의 방과 의리의 방 중에 매리가 선택할 방은 어떤 방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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