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혁'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0.01.19 '하이킥' 안 보여서 더 달콤짜릿했던 준혁 세경의 키스신 (38)
  2. 2010.01.09 '하이킥' 보석과 세경이 달나라로 간 이유 (21)
  3. 2009.12.25 '하이킥' 빵꾸똥꾸 해리의 크리스마스가 특별한 이유 (15)
  4. 2009.12.24 '하이킥' 세경, 2백만원 월급제의가 부른 파장 (50)
  5. 2009.12.05 '지붕뚫고 하이킥' 술취한 황정음의 첫눈사연, 배꼽 빠지다 (24)
2010.01.19 06:31




지붕뚫고 하이킥 90회 에피소드는 준혁, 세경의 키스신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는데요, 키스신은 나오지 않았어요. 하지만 준혁의 방 통로에서 두 사람이 키스를 했을 거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 오히려 입술을 댄 것보다도 더 짜릿했고, 예뻐 보였어요. 세호의 소설이 엮어 준 가상속 키스신이었지만, 준혁과 세경을 위한 복선을 깔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준혁이 가족들과 함께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보고 있는 장면으로부터 90화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세경만 쫓아다니는 준혁의 시선을 본 세호는 고백이라도 해보라고 하지만, 준혁은 펄쩍 뛰지요. 친구를 위해 소설 속에서나마 해피하게 연결시켜 주고 싶었던 세호는 "주인집 고딩 아들과 가정부 누나의 사랑이야기"라는 소설을 인터넷 블로그에 올립니다.

<#1 첫만남>
소설 속 주인공은 준호와 세미에요. 편의상 준혁과 세경으로 통일하겠습니다. 주소를 들고 집을 찾는 세경은 길거리에서 불량배를 만나 가방을 뺏기고 맙니다. 어디선가 비호처럼 나타나 세경을 구해 주고, 멋진 뒷모습만 남긴채 사라지는 준혁, 그렇게 두 사람의 첫만남은 시작되었어요. 며칠만에 집에 들어 온 준혁은 새로 들어온 가정부 세경과 다시 만나게 되었지요. 이런게 운명일까요?

<#2 그리고 고백>
학교에서 돌아 온 준혁은 외출하는 세경과 마주칩니다. 세경이 준혁에게는 어느새 여자로 들어 와 있습니다. "누나는 머리 푸는게 더 이뻐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준혁만한 나이에 여자들의 길게 늘어뜨린 생머리는 남자들의 로망이라더군요. 잠깐 옆길로 새지만, 남자들은 파마 머리보다는 생머리를, 짧은 머리 보다는 긴머리를 더 선호한다고 하네요. 그렇게 준혁은 세경에게 마음을 전하고, 이쁘다고 말해주는 준혁이 세경도 싫지 않습니다. 돌아선 준혁 뒤에서 수줍게 웃는 세경이에요.
준혁의 방 통로에서 세경과 준혁은 머리를 부딪칩니다. "먼저 나와요" "누나가 먼저 들어와요" 통로를 사이에 두고 어색해진 두 사람 사이의 침묵을 깬 것은 준혁이었어요. 준혁이 세경에게 드디어 고백을 하지요.
"누나, 저 어때요? 저, 누나 좋아해요" 그리고 누나를 좋아하면 안되냐고 묻지요. 대답없는 세경에게 준혁은 그냥 못 들은 걸로 하라는데, 벽 뒤에서 세경의 수줍은 목소리가 들리지요. "저도 좋아요. 저도 준혁 학생 좋아한다구요" 삐리리~~
준혁 방의 통로는 세경과 준혁의 은밀한 첫키스 장소가 되었어요. 비록 화면으로는 나오지 않고, 한 쪽 발을 살짝 들어 올리는 것으로 두사람이 뭘했는지는 짐작할 수 있었어요. 키스를 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는 했지만, 키스를 하는 모습보다 이쁜 장면이었어요.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들의 키스장면에 가슴이 설레일 때도 있지만, 준혁과 세경의 통로 속 키스처럼 너무 순수하고 예뻐서 감춰주고 싶을 때도 있는 것 같아요. 

<#3 사랑의 장애물>
준혁은 가족들 앞아서 세경과 결혼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합니다. "아, 그러세요, 잘 생각하셨어요, 결혼 시켜주마" 라고 가족들이 쌍수들고 환영할 리가 없지요. 준혁이는 고등학생이고, 더군다나 세경은 그 집 가정부인데 말이에요. 당연히 두 사람은 집안의 반대에 부딪치지요.  
끝까지 허락해 주지 않으면 집에서 나가겠다는데도 씨알도 먹히지 않는 어림 반푼없는 소리에요. 현경은 세경에게 당장 일을 구만두고 나가라고 하지요. 준혁은 가려는 세경을 붙들고 가족들에게 성적표를 보여 줍니다. 믿을 수 없는 숫자, 올 100점에 전교 1등이에요. 맨날 싸움질이나 하고, 걸핏하면 집에도 들어 오지 않은 문제아가 믿을 수 없는 변신을 한 거에요. 준혁은 누나랑 결혼 시켜 주면 그 성적을 유지하고 , 허락해주지 않으면 옛날처럼 싸움질이나 하고 살겠다고 엄포를 놓지요. 세경이를 만나고 나서 멋진 사람이 되갰다고 결심했고, 그래서 성적도 올렸다고요. 준혁의 성적표를 본 가족들은 얼싸 좋다 대환영이에요. 결혼허락이 떨어졌어요. 물론 현실적으로 아무리 성적을 전교 1등으로 올렸다고 해도 결혼을 허락하는 부모들이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고등학생인 세호의 눈을 통해 비친 부모들의 성적지상주의의 단면을 꼬집는 것 같아 씁쓸한 장면이기도 했어요.

<#4 우리 결혼했어요>
결혼한 준혁과 세경은 함께 학교에 다니며 공부하지요. 현경과 보석이 흐믓하게 미소를 지으며 등교하는 어린 학생부부를 보는 모습을 보고, 잠시 진짜 저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답니다. 새색시 세경이 곱게 한복을 입고 설거지를 하는 모습, 새신랑 준혁이 심심하다며 빨리 올라오라고 주방을 얼쩡거리는 모습이 예뻐 보이더라고요.
다음날이 시험인 준혁과 세경은 침대에서 열공중이에요. 하지만 한창 신혼의 단꿈 중인 준혁이 예쁜 신부를 두고 책이 눈에 들어 올리가 없지요.세경의 손을 슬쩍 잡으니 세경이 내일 시험이라고 공부하자고 해요. "난 뽀뽀하고 나면 공부가 더 잘되던데..."그런 준혁이 세경도 싫지 않지요. 삐리리~
부부인데 전기가 통한다고 누가 뭐라 하겠어요. 살포시 키스를 하려는데 여기서 정지모드입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는 훼방꾼 세호엄마의 목소리가 방해하고 말았어요. 세호한테 도대체 누가 전화한거여!!!!

여기서 잠시 소설은 중단되고, 농구를 하러 가는 길에 세호는 정음과 지훈의 다정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준혁의 짝사랑을 소설 속에서나마 연결시켜 주고 싶었던 세호는 자신의 짝사랑이 더 아프게 다가옵니다. 내 손에 박힌 가시가 더 아픈 법이니까요. 밥맛도 없고 소설도 쓸 생각이 없어지지요. 세호의 독자들은 얼른 준혁과 세경의 다음 신을 올려달라고 아우성이에요.
컴퓨터 앞에 앉은 세호는 준혁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로 스토리를 이어갑니다. 여전히 준혁과 세경은 키스 정지모드로 남아 있고,  자신과 정음의 이야기로 옮겨 갑니다. 세호가 바라는 자신의 이야기로 말이지요. 지훈과의 결혼을 앞둔 정음은 사랑하는 세호를 두고 억지로 결혼하는 슬픈 신부에요. 조촐하게 치뤄지는 정음의 결혼식에 "이 결혼에 이의 있습니다"라며 세호는 웨딩드레스 입은 정음을 데리고 도망가지요.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유명한 영화 '졸업'의 한장면처럼요.
"정음과 세호는 아주 먼 곳으로 도망을 쳤다. 아주 먼 곳으로.." 세호의 소설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소설을 끝내고 "다 소설이었으면 좋겠다. 누나..."라며 꺼이꺼이 우는 세호를 보니, 세호의 힘든 짝사랑이 전해와서 마음이 아픕니다.
지붕뜷고 하이킥 90회를 보면서 준혁과 세경이 준혁의 방 통로를 통해 나눈 은밀한 키스를 참 이쁘게 담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호의 인터넷 가상소설 속이지만, 실제로 두 사람의 키스신을 화면에 내보낼 수도 있었을텐데, 통로와 침대위 키스신 모두 간접적으로 상상에 맡겨 버린 것은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등학생이라는 준혁의 입장도, 그리고 지훈에 바라보는 세경의 가슴앓이도 아직은 더 지켜주고 싶었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지붕뜷고 하이킥을 어린이에서 어른까지 온가족이 시청하고 있다는 것 또한 고민했을 거고요. 아무리 소설 속이라지만, 고등학생의 키스신을 내보내기에는 껄끄러울 수도 있었을 테니까요.
때로는 입술을 맞닿은 키스신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준혁과 세경의 키스신처럼 두 사람만의 은밀한 공간 속에 감춰주는 것이 훨씬 이쁘고 설레게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통로밖에 나와 있던 두 사람의 발을 살짝 들어올리는 장면 만으로도 상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더 이쁘고 달콤했던 키스신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은 준혁의 방 통로 속의 비밀처럼, 두 사람의 러브라인도 예쁘게 감춰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세경이와 지훈이도 어떻게든 정리가 되어야 하고, 세경이 준혁의 마음을 읽어가는 과정 역시 필요하니까요. 물론 세경이 준혁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아니고는 세경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가의 펜끝에 달려 있겠지만 말이지요.
특히 이번편은 정음을 짝사랑하는 세호의 아픔까지 잘 그려주었어요. 소설 속에서는 정음을 향한 자신의 짝사랑도, 그리고 준혁의 짝사랑도 생각처럼 쉽기만 한데, 상상과는 다른 현실이기에 세호가 더 힘들고 슬퍼 보입니다. 준혁, 세경, 세호의 짝사랑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기억처럼 아프게 다가옵니다. 훗날 돌이켜 보면, 아련한 추억이 될 수도 있겠지만, 성장통을 앓고 있는 세 사람의 짝사랑은 사랑으로 아팠던 젊은 날의 상흔처럼 그렇게 욱신욱신 아프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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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9 06:29




지붕뚫고 하이킥 84화는 타인의 마음을 읽어가는 과정에 대한 에피소드였어요. 구멍난 학점을 메꾸기 위해 치매병동에 봉사를 간 정음과 스쿠터로 세경과 가까워진 보석이 주인공이었지요. 84화를 보면서 저는 감동과 슬픔을 동시에 느꼈는데요, 할망구된 정음이 감동을 주었다면 스쿠터를 타고 달나라로 간 보석과 정음에게서는 슬픔도 느껴졌어요. 
새벽같이 지훈을 위해 준비한 도시락을 먹어버린 할아버지에게 정음은 화가 납니다. 할아버지는 시트를 갈고 있던 정음의 엉덩이를 치기까지 해요. 치매를 가까이서 겪어보지 않은 정음으로서는 뾰샤시한 20대 아가씨를 보고 할망구라고 부르는 할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겠지요. "외로운 분들이라 사람이 그리워서 그러는 것" 이라고 지훈이 말을 해줘도 말이에요. "할아버지 기억 속에 마지막으로 남은 분이 먼저 돌아가신 할머니였나 보죠. 할아버지에게 할머니는 아직까지 놓지 않은 유일한 끈같은 것이다" 는 지훈의 말을 듣고 정음도 할아버지의 행동이 이해되지요.
병원 난간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서 있는 할아버지를 보고, 정음은 된장찌개를 끓여 할아버지의 할머니가 돼줍니다. 고운 마음의 정음이 감동을 준 훈훈한 장면이었어요. 혹자는 정음이 사랑을 통해 변해간다고 말하기도 하겠지만, 할아버지의 할머니가 돼 준 것은 정음에게 기본적으로 따뜻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지훈이 "50년 후쯤에 할아버지와 같은 처지가 된다면 기억 속에 마지막까지 남아있을 사람은 누굴까요?" 라는 말로 알쏭달쏭하게 여운을 주기도 했는데요,
글쎄요, 누굴까요? 저는 한마디만 하고 싶어요. 그 할아버지와 같은 처지가 안되었으면 좋겠다고요. 살아온 날 대부분이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는 것, 정말 슬픈 일이잖아요. 
이번 지붕뚫고 하이킥을 보면서 특히 보석의 스쿠터 질주를 보고 마음 한켠이 아팠어요. 꺼끌했던 세경과 서로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된 듯도 해서, 앞으로 보석이 세경을 덜 구박할 것 같아 기분도 좋았지만요. 보석과 세경이 달나라로 쓔~웅하고 날아갔는데요, 두 사람이 달나라로 간 사연 볼까요?
보석은 차를 추월하고 달리는 오토바이를 보며, 20년전 오토바이를 타고 신나게 달리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집에 돌아와 장농에서 가죽잠바를 꺼내 입고 고글까지 쓰고는 세경에게 어떻느냐고 물으니, 퀵서비스나 족발아저씨가 그러고 다니는 것 본것 같다는 분위기 깨는 말에 보석은 세경이 얄밉지요. 거짓말이라도 최민수같다고 했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에요. 너무 솔직한 세경이지만 눈치는 참 없어요. 
마당에 준혁의 스쿠터를 보고 보석은 타고 싶어 미칩니다. 동네 한바퀴만 돌고 오겠다는데도 현경은 허락을 안해주고요. 그런데 때마침 현경에게 서류를 가져달라는 지훈의 전화가 걸려오지요. 세경에게 급하니 지하철을 타고 가서 전해주라는데, 길눈 어두운 세경이 지하철을 못탄다고 해요. 보석에게 절호의 기회가 왔지요. 보석이 스쿠터를 타고 세경이를 데려다 주겠다고 하자, 마지못해 현경도 허락해 주고 보석은 옷까지 갖춰 입고 나오지요.
여기서부터 보석과 세경의 화해 과정이 시작됩니다. 보석과 세경이 스쿠터를 두 번 타게 되는데, 첫번째 스쿠터는 지금까지의 껄끄러운 관계처럼 대화도 동문서답식이에요.
보석: 어때? 바람을 가르고 달리는 기분?
세경: 잘 안들려요, 아저씨!
보석: 고맙긴 뭐, 속력 좀 더 낼거니까 꽉잡아
세경: 꼼장어요?(@@)
이렇게 서로 전혀 통하지도 맞지도 않은 대화를 주고 받은 두 사람이었지요. 세경에게 왜 자기를 차별하느냐고 알탕에 알 한 개만 넣었냐고 화를 내고, 툭하면 세경에게 말꼬투리 잡는다고 구박하는 보석이에요. 그런데 식탁에서 순재옹이 보석이 미적거린 바람에 계약을 뺏길뻔 했다고 멍충이라며, 반찬까지 보석의 국그릇에 던져 버리며 화를 내고 무안을 주는 것을 보게 되지요. 왜 자신에게 유독 짜증을 내는지 몰랐던 세경은 순재옹에게 구박받는 보석을 보고 마음이 짠해져 옵니다.
세경은 현경에게 마트에 가야 한다며 아저씨에게 스쿠터를 타고 태워다 주면 좋겠다고 부탁을 하고, 일부러 그랬다는 것을 안 보석은 세경이 고맙지요.
"세경씨도 답답한 것 많잖아. 오늘 우리 답답한 거 다 날려버리자" 며 두 사람은 신나게 질주를 합니다. 두번째 스쿠터질주는 더 이상 동문서답은 안하지요.
보석: 어때, 세경씨! 진짜 속이 뻥 뚫리지?
세경: 네. 진짜 그래요.
보석: 근데 세경씨 진짜 나 무시해?
세경: 아뇨. 저 아저씨 무시한 적 없어요. 진짜에요.
보석: 그지? 안 그렇지? 그 동안 나도 괜히 트집 잡아서 미안해. 우리 앞으로 잘 지내보자. 우리 오늘 하늘 끝까지 한번 달려보자.
그리고는 두 사람 정말로 하늘까지 날아가 버립니다. 마치 영화 E.T처럼요. 고단한 현실은 턱에 부딪쳐 넘어진 스쿠터에 잠시 놓아 두고요.

보석과 세경의 스쿠터 질주는 두 사람을 화해시키는 것이기도 했지만, 동병상련의 슬픔 같은 것이기도 했어요. 보석은 여린 성격에다 처가살이까지 하는 기죽은 가장을 대변하는 캐릭터에요. 오버하는 감은 있지만, 처가살이를 한다는 자체가 남자를 위축시킬 수 밖에 없지요. 게다가 장인의 회사 낙하산 부사장이기까지 한 보석이 당당하게 어깨를 펼 수가 없어요. 집에서나 회사에서나 말이지요. 보석의 유일한 스트레스 돌파구는 세경이었지요.
그런데 눈치가 살짝 무단인 세경까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지요. 세경이 고의적으로 한 것이 아님에도 자격지심에 피해의식까지 겹쳐진 거죠. 세경의 말 한마디, 행동하나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늘 의심하다 보니, 정말로 세경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여겨질 정도예요. 더구나 가족들이 은근히 세경의 말을 존중해 주고, 세경을 자기보다 더 대우해 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쿠터를 타게 해 주려 한 세경의 마음을 알고는 까칠한 마음을 풉니다. 보석은 스피드를 즐기려 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무시당하고 대우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었어요.   
사실 보석도 세경이가 자기를 무시했다는 생각을 안했을 거에요. 자격지심때문에 자기보다 약자인 세경에게 스트레스를 풀었던 속좁은 밴댕이였을 뿐이에요. 저는 이번회 식탁에서 순재옹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석이 착한지, 자존심도 없는 바보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실제로 그렇게 심하게 하는 장인도 없겠지만, 그렇게 멍청이처럼 구박당하고 앉아있을 사위도 없겠지만요.
보석은 어쩌면 해리네 집에서 세경의 속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일 거예요. 겉으로 보기야 주인집 사위이기는 하지만, 세경과 자기의 처지가 별반 다를게 없으니까요. 보석은 자기 마음을 알아주는 세경이 너무나 고맙고, 세경은 가족에게 무시당하는 보석이 안쓰럽고, 이렇게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가까워진 두 사람입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의 세경이라는 캐릭터는 순재네의 뿔뿔이 가족을 하나로 이어 주는 다리와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붕뜷고 하이킥 등장인물들을 보면 누구 하나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에요. 까칠 보석도 알고 보면 불쌍하고 기죽은 가장일 뿐이고, 자세히 보면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번 회에서만은 순재옹이 미웠어요. 지난 회에 큰일보다 변기를 막히게 한 이슬공주 자옥여사를 위한 멋쟁이 신사는 온데간데 없어지고(하긴 자주 없어지기는 하지만요), 가족들 앞에서 그렇게 사위를 무시하는 모습은 심했다 싶어요.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말이 있지요. 손녀딸 해리와 신애같은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한 식사자리에서 아무리 시트콤이라 하지만 좀 너무 하신 것 아닌가요?

보석이 세경에게 마음을 연 것은 동병상련의 감정이기도 했지만, 자신을 봐주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답답해 하는 보석을 봐야 할 사람은 세경이 아니라 장인 순재옹과 아내 현경이에요. 그래서 스쿠터를 타고 웃는 보석이 저에게는 슬퍼 보였어요. 순재옹과 현경에게도 언젠가는 보석의 마음이 보이겠지요? 아무튼 스쿠터를 계기로 보석과 세경이 가까워진 것 같아 기분은 좋아요. 그런데 하늘을 날아 달나라로 간 두 사람이 무사히 내려왔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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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5 06:19




지붕뚫고 하이킥 75화는 우리 모두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희망메시지를 담은 종합편이었어요. 특히 해리에게는 잊지 못할 날이 될 것같아요. 하루로 끝나버릴 수도 있겠지만 해리에게도 친구가 생긴 날이었고, 꾸질이마스가 아닌 진짜 크리스마스가 되었던 날이었으니까요.
모두가 들떠있는 크리스마스 이브, 순재네 가족들과 자옥네 동거인들은 약속잡기에 부산합니다. 황혼의 로맨스 커플 순재와 자옥은 와인바를 향하고, 보석은 현경에게 호텔 스위트룸과 뷔페티켓을 들고와 오붓한 부부 이벤트를 준비했지요.
친척들로부터 온 선물을 펼쳐보는 해리식구들을 보며 신애는 기분이 꿀꿀합니다. 누구 하나 신애에게 선물을 주는 사람도 없고, 더구나 순재 할아버지가 싫어해서 트리조차 없는 주인집의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신애를 맥빠지게 했지요. 신애의 마음을 안 세경은 재활용품을 가져와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기로 합니다. 신애와 세경이 트리를 만들고 있는 것을 본 해리는 쓰레기마스 트리라며 "메리 꾸질이마스" 라고 심통을 부리고 나가지만, 해리도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싶어해요.
아빠 보석이 들어 오자 해리는 반색을 하며 "우리도 크리스마스 트리 만들자"고 하는데 보석은 "나중에 나중에" 하며 들어가 버리지요. 아무도 없는 거실을 둘러 보는 해리의 모습은 오늘의 일그러진 가정의 모습을 비추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보석의 "나중에"라는 말은 부모들이 아무 생각없이 하루에도 몇번씩 아이들에게 하는 거짓말의 대명사에요. 어쩌면 "안돼" 보다도 아이들에게 상처를 오래가게 하는 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대를 가지게 해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까맣게 잊어버리게 만드는 "나중에"는 사실 저도 아이들 키우면서 많이 했던 습관성 거짓말 같아서 뜨끔하더군요. 나중에 해준다고 하고서는 지킨게 10%도 안된 것 같거든요.

물질적으로는 가난하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부자인 신애와 세경은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희망과 소망을 주렁주렁 단 트리를 완성합니다. 그런데 전구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요. 준혁이 와서 고장난 전구를 고쳐보지만 불은 켜지지 않지요. 그냥 두라는 세경의 만류에도 오기가 발동된 준혁은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고장난 전구를 고치는데, 요술처럼 전구불이 들어왔어요. 오! 필승 코리아! 준혁은 불이 들어 왔다며 기뻐서 누나를 부르는데, 이 소리를 들은 해리는 신애방으로 가서 불켜진 자그마한 트리를 보게 됩니다. 반짝이는 트리를 본 해리의 마음에도 크리스마스의 해피바이러스가 퍼지고 해리는 지금까지 봤던 웃음 중 최고로 예쁘게 웃었어요.
크리스마스 트리앞에 둘러 앉은 세경 방에 해리가 인형을 들고 옵니다. 머뭇거리며 "야, 신신애, 너 내 인형가지고 같이 놀래?" 하는데 신애는 믿지 못하는 눈치에요. 해리를 따라 나가 신애가 "너 내가 니것 만지는 것 싫어했잖아?" 하는데 해리는 겸연쩍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지요.
"크리스마스잖아, 이 빵꾸똥꾸야" 
해리에게도 꾸질이마스가 아니라 진짜 크리스마스가 된거지요. 자존심 강한 해리가 신애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는 건네지 못했지만, 해리에게도 오늘만큼은 함께 놀 친구가 있어서 행복한 날이거든요.

해리가 신애에게 했던 꾸질이마스는 어쩌면 해리 자신의 크리스마스에 대한 표현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보석이 트리는 나중에 만들자며 들어가 버린 후 넓다란 거실에 혼자 남겨진 해리의 모습은 해리가 왜 빵꾸똥꾸 해리가 되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에요. 해리는 크리스마스에도 가족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였으니까요. 그래서 해리의 크리스마스는 매번 꾸질이마스였을 거에요. 크리스마스에 친척들과 가족들로부터 비싼 선물도 받고, 어느 해에는 가족들과 외식도 했겠지만, 해리가 바라는 것은 크리스마스의 비싼 선물이 아니었을 겁니다.
해리가 원한 크리스마스는 자기와 함께 놀아주는 사람이 있는 크리스마스였을 거에요. 신애와 세경이 머리를 맞대고 작은 트리를 만드는 모습, 가족들과 함께 왁자지껄 모여 해리도 그런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었을 겁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드는 것뿐만이 아니라,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하는 것을 해리는 봐 오지를 못했거든요. 음식점에 가도 메뉴때문에 싸우는 가족들, 여행지를 선택하는 데도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동서남북 제각각 자기 의견만 주장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해리 눈에 비친 가족이에요. 
물론 드라마라 억지설정이기는 하지요. 크리스마스에 어린 아이를 집에 혼자두고, 호텔 스위트룸으로 단둘의 오붓한 시간을 가지러 나간 보석 현경부부는 보기 드문 특별한(?) 부모일테니까요. 그럼에도 크리스마스에 홀로 남겨진 해리는 특별한 아이처럼 보이지가 않아요.
해리 눈에 비친 가족은 우리사회의 모습이기도 해요. 늘 자기 주장만 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정치인들이나 노사문제, 교육문제 등등 우리사회는 마치 순재네 가족같은 분열된 모습이지요. 그런 해리가 신애네 꾸질이트리를 보면서 마음을 여는 모습은 하이킥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크리스마스 희망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이 놀래? 크리스마스잖아" 라고 했던 것처럼요. 
시트콤 하나 보면서 사회의 화합과 희망까지 거창하게 연결짓는다는 의견도 있겠지만, 지붕뚫고 하이킥은 결코 웃으며 에피소드나 즐기라는 식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그 안에 녹아있는 메시지들이 가볍게 웃고 넘기기에는 너무나 의미있는 주제들이거든요. 빵꾸똥꾸의 용어를 두고 방통위에서 금지를 했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만큼이나 이 드라마는 강한 의미들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번 75화 크리스마스의 각양각색 모습 역시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어요. 물질적으로 풍요하지만 관심과 사랑이 부족한 해리,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크리스마스는 희망적임을 보여주는 신애와 세경, 황혼에도 찾아 오는 순재와 자옥의 로맨스, 그리고 줄리엔이라는 외국인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세상, 가난한 연인 광수와 인나, 그리고 티격태격 사랑을 시작한 지훈과 정음의 청춘 크리스마스, 각기 다른 사람을 짝사랑하는 세경과 준혁의 동병상련 크리스마스 이야기까지 우리들 모두의 모습이 담겨 있었어요.
준혁에게 세경이가 전구가 다 켜지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같은 느낌이 든다고 얘기하는 장면은, 지붕뚫고 하이킥 제작진이 크리스마스를 통해 우리 사회에 던지는 희망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인생에도 그런 순간이 올까요?"
"그럼요. 꼭 올거에요" 
세경도 아빠와 함께 가족이 모여 사는 날이 오겠지요. 공부도 다시 하고, 그래서 세경이 꿈꾸는 미래의 멋진 커리어 우먼 꿈도 이루고요.
드라마가 세경의 입을 통해 전하고 싶은 크리스마스 희망메시지는 초록불, 빨간불, 파란불, 노란불 모두 함께 켜지는 그런 세상, 함께 하는 세상에 대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족, 사회, 정치권, 노사, 외국인 노동자 등등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화합하는 세상말이에요.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해리네 거실에도 크리스마스 트리도 만들어지고 반짝거렸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텅빈 거실이 아니라, 온 가족이 모여 웃음꽃을 피우는 따뜻한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좋겠고요. 언젠가 해리도 외롭지 않은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겠지요. 신애의 찌질이 크리스마스 트리가 해리에게 진짜 크리스마스가 되게 한 징검다리가 되었듯이, 우리 사회의 수많은 고장난 전구들이 고쳐져, 아름다운 불이 켜지는 세상을 간절히 바래봅니다. 
그런 세상이 올까요? 그런 날이 꼭 올거에요.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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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4 07:30




뚫고 하이킥 74화 세경의 월급 200만원 스카웃 제의 에피소드는 여러 면에서 순재네 집에 불러 온 파장이 컸어요. 세경이 200만원 월급 제의를 받은 후 벌어지는 세경, 신애 자매와 이순재네 가족들의 반응은 드라마와 현실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내용이 아니었나 싶어요. 만약 세경의 문제를 두고 '돈을 더 많이 주겠다는 집으로 가야한다'와 '순재네 집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내용의 시청자 설문 조사를 한다면 갑론을박 극명하게 찬반으로 갈리겠지요. 제 의견을 말하라고 한다면 200만원을 주겠다는 집으로 가야한다에 한표를 던지고 싶어요. 그만큼 세경자매의 처지는 현실적으로 돈이 절박한 상황이니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목적이 되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거에요. 언젠가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란 일이 있었어요. 공부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훌륭한 사람이 되어 돈을 많이 벌겠다는 대답이 상당히 많았는데, 훌륭한 사람이 되어 훌륭한 일을 하겠다는 다소 교과서적인 대답을 예상했던 탓에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그게 가장 현실적이고 솔직한 대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린 학생부터 어른들에 이르기까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대한 소유욕은 정신적으로 고상하게 살겠다는 내숭보다는 솔직해 보이니까요.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없다는 뜻은 아니에요.  

세경이 받은 
200만원 월급제의는 시트콤이라 하기에는 너무도 현실적인 문제라 거론하기는 예민한 문제에요. 그 속에는 돈과 정, 사랑, 약자와 강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서 무 자르듯 단칼에 결정을 내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요. 특히 착한 세경의 입장에는 더더욱 그럴 것이고요. 세경이 좀 뻔뻔하고 이해타산적인 인물이었다면 쉽게 순재네에서 나갈 수 있겠지만, 극중 세경은 그럴만한 인물은 못되지요. 세상물정을 아직도 모르는 철부지에 가까운 사회 초년생에다 지훈에 대한 짝사랑의 감정까지 커져가고 있는 중이니까요.
순재네 가족들까지 우파와 좌파로 나뉘게 된 세경의 200만원 사건 경위는 이렇습니다.
신애와 장을 보고 오다 세경은 길에 넘어진 할머니를 보고 도움을 줍니다. 할머니를 집에까지 모셔드리겠다며 쏟아진 귤봉지도 주워 담아 정류장까지 오게 되었지요. 잠깐 이 장면을 보며 찬란한 유산 한효주와 할머니의 인연이 생각나기도 했는데 혹시 그 할머니 집에 이승기(선우환)과 같은 매럭덩어리 손자가 있었다면??? 하면서 웃었네요. 그러면 지붕뚫고 하이킥이 지붕뚫고 삼천포가 되었겠지만요ㅎ.
할머니는 부유한 집 사모님이었고, 고급 중형 승용차가 할머니를 모시러 왔지요. 세경자매의 친절에 할머니는 집에까지 태워주겠다고 하고, 차 안에서 세경자매의 사정을 듣게 됩니다. 할머니는 세경자매의 친절에 믿음을 가지고 200만원을 줄테니 자기 집 도우미로 와달라는 제의를 하지요. 200만원이라면 현재 세경이가 받는 월급의 3배가 넘는 액수지요. 세경과 신애는 할머니의 제의에 눈이 휘둥그레지지만, 이순재 할아버지가 베풀어 준 은혜에 처음에는 갈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기장을 배끼겠다며 신애를 괴롭히는 해리를 보고는 할머니네로 가기로 결심하지요.
사실 타인과의 생활에서 마음 불편하고 속상한 일만큼 스트레스 쌓이는 일도 없을 거에요. 물론 순재네 가족도 세경자매때문에 불편한 일들도 있겠지만, 남의 집에 얹혀살며 눈치밥 먹는 세경자매의 스트레스가 솔직히 더 클거라 생각해요. 갈 데만 있으면 한시라도 나오고 싶은게 남의 집 아니겠어요. 더구나 동생을 괴롭히고, 한참 나이 많은 세경에게 반말하는 해리를 보면 몇대 쥐어 박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닐 겁니다. 주인집 딸이라 주먹이 울고만 있지요. 사사건건 트집잡는 보석의 까칠함도 마찬가지고요.  
세경이 집에 없는 사이에 신애가 할머니로 부터 전화를 받고 가기로 결정했다는 말을 전하는데, 때마침 현경이 신애와 할머니의 통화를 듣게 됩니다. 세경이 200만원을 주겠다는 집으로 가겠다는 사건은 급기야 순재네 집 식구들을 좌파와 우파로 나뉘어 설전을 벌이게 합니다. 그만한 애들 없다, 월급 조금 더 올려주고 잡으라는 순재, 무조건 못가게 하라는 해리의 좌파와 200만원이나 준다는 데 무슨 수로 잡느냐는 현경, 그냥 무조건 보내버리자는 보석의 우파로 나뉘게 된 것이지요.
순재네 가족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서로 주장만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준혁이는 사색이 돼 버립니다. 세경이 나갈까봐 초조해진 준혁은 세경에게 나갈 거냐고 묻고 나가지 말라며, 함께 공부해서 내년에 학교 가자고 해보지만 세경은 대답을 안해 주지요. 사실 준혁은 "누나를 좋아하니까 있어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었겠지요.
세경의 이직문제는 의외로 간단한 곳에서 해결되어 버립니다. 세경이 지훈을 짝사랑하는 마음이 돈의 유혹(?)을 눌러 버린 것이지요. 서류를 가져달라는 부탁으로 병원에 간 세경은 제 시간에 밥도 못 먹는 지훈을 보며 마음이 안놓이지요. 아직은 좋아한다고 고백도 못했지만, 세경 아니면 제대로 밥이며 빠뜨린 서류며 챙겨줄 사람이 없는 지훈이가 마음에 걸려요. 마치 마지막 인사처럼 "끼니 거르지 말고, 뭐 빠뜨리지도 말고 다니라"는데 지훈은 너무 덤덤한 대답만 하고 쌩 가버리지요. "미안, 믿는 데가 있어서 자꾸 빠뜨리네... 고마워, 나중에 집에서 보자" 라면서요.
지훈을 뒤로 하고 돌아서는 세경은 동료와 함께 멀어지는 지훈을 보며 순재네 집에 남아있기로 결심합니다. 
집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준혁도 세경이 남겠다고 하자 좋아하고, 세경은 준혁이 집에 있는 걸 좋아해줘서 고맙다며 함께 집으로 돌아옵니다. 이제는 떠날 수 없게 돼 버린 세경이 꿈꾸는 마음속 집으로요. 
그런데 세경이 순재네 집에 남아있겠다는 결심은 드라마지만 씁쓸함과 현실물정을 모르는 세경의 순수함때문에 답답하기도 해요. 세경이 남아있어야 지붕뚫고 하이킥 스토리가 이어지지 가버리면 사실 말도 안되는 설정이지요.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세경의 월급문제와 이직문제를 보여준 것은 다분히 사회적 메세지와 감동코드 두가지가 담겨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경은 88만원세대의 불안감을 대변하는 캐릭터에요. 세경의 월급 60만원은 현실적으로 박봉이고요. 물론 갈데가 없고 세경 힘으로 집을 얻어 나가려면 방 하나 얻을 처지가 못되기에 감지덕지할 일이지요. 하지만 과연 세경이 순재네에서 일하고 적정수준의 댓가를 지급받고 있느냐는 문제제기를 한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세경이 제대로 된 보수를 받고 있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이번 일을 계기로 순재네에서 월급을 조금 인상해 줄 가능성이 엿보이기도 하는데, 암튼 우리나라 기업들 그리고 회사를 운영하시는 분들에게 이익을 창출한 만큼, 그리고 노동의 댓가만큼 피고용인들에게 그 몫을 줘야 한다는 자본의 분배논리를 드라마를 통해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에 국한시켜 보면 세경이 순재네집에 남아있겠다는 것은 세경의 지훈에 대한 짝사랑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복선을 의미합니다. 세경에게는 현실적으로 돈이 가장 급한 상황이에요. 남의 집 살이를 하는 것도 해리에게 신애가 괴롭힘을 받는 것도 돈이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요. 하지만 세경은 돈을 포기하고 지훈이 있는 집을 선택했어요. 세경을 마지막으로 붙들게 된 것은 지훈의 무심한 말 한마디였어요. "믿는데가 있어서 인지 자꾸 빠뜨린다"며 "나중에 집에서 보자"라고 했던 지훈의 말은 세경의 발을 붙들고 만 결정적인 이유였지요.
"믿는 데가 있다, 나중에 집에서 보자" 아무렇지 않게 뱉은 인사였지만, 세경이 지훈을 볼 수 있는 곳은 순재네 집뿐이거든요. 순재네 집에서 나가면 더 이상 지훈을 볼 수도 없고, 인연도 끝나 버릴테니까요. 지훈을 향해 시작된 몰래보기를 아직은 끝낼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이거든요. 정음에게 지고 싶지 않아 몸싸움까지 벌였던 세경이었지요. 
세경이가 돈까지 포기하고 남아있기로 결심한 것은 이제 본격적으로 지훈을 향해 세경도 움직이겠다는 뜻일거에요. 지훈이가 사 준 빨간 목도리를 세경은 벗고 싶지 않습니다. 지훈이가 봐 주기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길겠지만 말이에요. 제작진은 은근히 세경이의 지훈이 홀로 바라보기를 즐기고 있는 것 같은데, 왠지 엮어놓은 정음 지훈 커플을 다시 꼬일 것 같은 생각마저 듭니다. 꽈배기처럼 꼬인 지훈 세경 정음 준혁의 애정라인은 크리스마스에도 풀릴 것 같지 않네요. 오늘 밤 지훈과 정음의 크리스마스 데이트는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무슨 일이 일어날 지 기대되네요.
여러분!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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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5 06:33




지붕뚫고 하이킥 61화 지훈과 정음의 첫눈 오는 날 울며겨자 먹기(?)데이트 장면을 보고 많이 웃었네요. 누구에게나 첫눈 오는 날 기억나는 것 한가지씩은 있겠지요. 저에게도 첫눈이 왔던 날(?) 웃지못할 사연이 있답니다. 지훈과 정음의 첫눈 오는 날 에피소드 요약하고 저의 재미있었던 일들 중 한 가지 들려 드릴게요.
친구와 약속이 있는 지훈이 서둘러 나가는데 세경이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다고 지적해 주는 것으로 쿨가이 지훈은 등장을 했어요. 전 시트콤도 참 많은 의미를 두고 보는지라 이 단추 장면이 예사롭게 넘어가지 않더라고요. 이부분은 리뷰 말미에 언급할게요.
지훈이 운전을 하고 가는데 저만치서 정음이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오들오들 떨면서 걸어가고 있는 걸 보게 돼요. 지훈은 차를 후진시켜 지하철 역까지 데려다 주겠다며 정음을 태웠어요.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눈이 펑펑 내립니다. 첫눈이라네요. 지훈과 정음의 핸드폰이 동시에 울리고 두 사람은 솔로남녀의 비애를 겪지요. 각각 친구들이 첫눈 오는 날이라며 데이트를 할 거라고 약속이 취소된 거에요.
지훈이 첫 눈 오는 날 그냥 들어가기 아깝다며 약속깨진 기념으로 바람이라도 쏘이자고 제의를 합니다. 음,,,이거 수상한 냄새가 납니다. 아이처럼 좋아하며 눈을 맞는 정음을 보며 지훈이 응큼하게 미소 한방 날려주셨는데 물론 정음은 못 봤지요. 그런데 두사람 급 어색해져 버립니다. 그저 정음이 "첫눈이에요" 라는 말만 되풀이 할뿐이에요. 머쓱해진 정음은 첫눈이 맞는지 확인해 봐야겠다고 급기야 기상청에 전화까지 해서 첫눈인지 확인사살 들어갔지요.
다시 어색해진 지훈이 밥이나 먹고 가자는 데 첫눈 오는날이라 레스토랑마다 자리가 없어요. 결국 두 사람 밥도 못 먹고 서울로 돌아오는데, 정음이 맨정신으로 첫눈을 본 게 처음이라고 합니다. 첫눈 오는 날은 대부분 술을 마시고 뻗었던(?) 기억밖에 없다고요. 한번은 술취해 넘어져서 무릎이 깨졌고, 한번은 길거리에서 춤추다 넘어져 엉덩이를가 깨졌다고 하지요. 

때마침 라디오에서는 첫눈에 대한 멘트가 흘러 나왔어요. "첫만남, 첫사랑, 첫키스,그리고 첫눈. 처음이라는 단어는 왠지 모르게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첫눈 오는 날은 누군가를 만나서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같은 게 생기죠? 잔뜩 들뜬 마음에 누구라도 좋으니까 무작정 같이 눈을 맞으러 나섰다가  어색해 하신 분들은 없으세요? 들뜬 마음은 눈처럼 쉽게 가라안고 할 얘기도 없고 할 것도 없고 좀 무안하셨죠? 하지만 나중에 돌이켜 보면 그것도 다 추억이 되더라고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때로는 함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추억이 되곤 합니다. 여러분은 혹시 누구와 첫눈을 맞으셨나요?"

두 사람 방송멘트를 듣고 서로를 슬쩍보며 멋적게 웃고 말았지요. 방송멘트에서 나온 그 의무감에서 뭔가를 하러 무작정 눈을 맞으러 간 어색커플이 두 사람 얘기였지요. 방송 멘트를 들으며 정음도 지훈도 생각에 잠기는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지훈이 배고픈데 동네에서 저녁이나 먹고 가자며 어색한 분위기는 없어졌지만, 나중에 두 사람 가끔씩 추억처럼 꺼내서 생각해 보게 될 것 같아요. 
무드없는 남자 지훈은 첫눈 오는 날 관심도 없고, 기억에 남는 일도 없다면서 작년에는 뭐했느냐고 물어요. 정음은 작년에는 여의도에 있었다며 그날 역시 술에 취해 필름이 끊겼다고 합니다. 지훈이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자기도 여의도에 그날 약속있어서 갔는데, 길거리에서 미친여자 하나 봤는데 혹시 정음씨 아니였냐고 물었네요. 그리고 지훈이 작년 첫눈 오는 날을 회상하는데 정말 왠 미친(?죄송)여자가 로데오상에서 푼수를 떨고 있었어요. 역시나 정음이었어요.

인사불성의 정음이 로데오상에 올라가 가방을 돌리며 심지어 로데오상 뭔가를 만지는데, 지훈의 표정은 진짜 미친여자 보는 듯이 고개를 젓고 시크하게 웃으며 지나갔지요. 지훈은 그날 그 미친여자가 정음이었음을 기억해 낸 것일까요? 지훈의 마지막 웃음이 묘했는데 말이에요. 그런데 술취한 정음이 로데오상 아래로 기어가 뭔가를 잡았는데....그게  글로 쓰기가.. 허참... 보다가 아주 뒤집어 졌답니다.ㅋㅋㅋ. 정음이 필름이 끊겼다니 그냥 웃으며 패스~
그런데 세경이 지훈의 첫단추가 잘못 채워진 걸 지적해주는 장면은 왜 나왔을까요? 혹시 첫눈 오는 날과 첫단추를 관련시켜서 나온 장면은 아니었을까요? 전 사실 지훈과 세경 라인을 응원하고 있어서인지 그냥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첫눈 오는날 지훈이 데이트를 한 사람은 공교롭게도 정음이었는데, 그게 첫단추를 잘못 끼운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나 하는 억지스러운 생각이지만요. 세경이 지적해 주는 장면이 왠지 나중에 지훈과의 애정라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했답니다. 자꾸 제가 원하는 커플을 응원하고 싶어져서 말이에요.
그나저나 지훈, 세경, 정음, 준혁은 이번회도 또 꼬이네요. 첫눈 온다고 세경에게 문자도 날리고, 친구 만나러 가다 뒤돌아 서서 세경의 장바구니를 집에 까지 들어다 주고, 준혁의 시선도 자꾸 정음과 세경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니 정신을 못차리겠네요.ㅜㅜ
그럼, 저의 첫눈 왔던 날 에피소드 한가지 들려드릴게요. 30년도 훨씬 지난 일인데 기억이 너무나 선명해서 잊을 수가 없는 일이랍니다. 제가 어렸을때 자란 곳은 남쪽지방의 작은 중소도시에요. 따뜻한 곳이라 겨울에 눈이 내리는 날이 극히 드물었지요. 어렸을때 가장 부러운 곳이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이었어요. 뉴스에 서울에 눈이 몇센치가 내렸다거나, 길거리에 수북하게 쌓인 눈을 보면 그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더라고요. 어려서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이 눈싸움이었고, 정말 사람만한 눈사람을 만들어 보는 것이 해마다 겨울이면 품어보는 소원이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눈이 내렸어요. 눈치고는 너무 가벼웠고, 쌓이지도 않고 이리저리 날리는 그런 눈이었어요. 눈이 내리는 곳은 저희집 옥상 위였답니다. 다른 곳은 전혀 눈이 내리지가 않았지요.
사연인즉 어느날 큰 가전제품을 새로 산 일이 있었어요. 가전제품을 사면 충격방지를 위해 스티로폼이 겹겹이 들어 있잖아요. 그것을 큰 비닐 봉투에 넣어 하루종일 잘게 부수었답니다. 그걸 집 옥상위로 가져가서 눈처럼 뿌려댄 거에요. 아무일 없을 리가 없지요. 동네에서 난리가 났어요. 스티로폼 가루 그것 잘 쓸리지도 않고, 사방에 날라다녀서 모으기도 힘이 들어요. 그걸 한자루 뿌려댔으니..ㅎㅎ

철없던 시절이라 어른들께 꾸중만 듣고 넘어갔지만, 그때 저희 아버지께서 "야, 우리 딸 OO가 첫눈을 내려줬구나!" 하시면서 허허 웃으시던 기억이 납니다. 제 친정 아버지는 팔순이 다 되어 가시는 데도 아직도 농담도 좋아시고, 풍류를 즐기시는 분이신데, 지금 생각해 보니 저처럼 눈을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물론 저희 어머니는 '아주 동네 망신스럽게 했다'고 "말만한 계집애가 장난칠게 따로 있지, 속이 있는 거냐" 하시면서 무지 혼내셨지만요.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캐나다는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눈치우는 것이 겨울의 가장 큰 일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아줌마가 된 지금도 제가 만들었던 남쪽지방 작은 마을의 첫눈에 대한 기억이 여전히 선명합니다. 들려드린 이야기는 어린 시절 장난쳤던 추억이지만, 첫눈은 저 같은 아줌마 마음도 여전히 설레게 하고, 추억 속의 시간으로 돌아가게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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