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9.28 '탐나는도다' 가슴 울린 박규의 최후변론 (97)
2009.09.28 06:33




MBC주말드라마 <탐나는 도다>가 16회를 끝으로 종영을 했습니다. 유쾌한 볼거리가 풍성했던 드라마라 아쉬움이 큰데요,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도 컸다고 생각해요. 임주환, 서우, 황찬빈, 이선호 등 좋은 연기자들을 발굴했다는 것도 큰 수확이었지만, 조선시대 탐라의 생활상과 시대적인 배경들을 무겁지않고 유쾌하게 풀어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지요. 특히 잠녀들의 애환을 심도깊게 다뤘다는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탐나는 도다>와 관련한 리뷰글로서는 이 글이 마지막 포스팅이 되겠지만 그 동안 글을 올리면서도 개인적으로 재미있었고,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난 것은 제게도 행운이었습니다. 간략하게 마지막회 줄거리와 함께 <탐나는 도다>가 우리에게 남긴 문제 또한 간결하게 짚어 보고자 합니다.
서린상단 대행수 서린의 음모로 박규와 윌리엄은 역모의 누명을 쓰고 처형당할 위기에 빠지게 되었지요. 사헌부 뜰에 포박당한채 한모금만 마셔도 오장육부가 터져 죽는다는 비상을 달인 사약을 눈앞에 두고 있는 박규를 보니 죽지않을 것을 알면서도 조금은 불안했어요. 인조임금이 박규도령에게 최후의 변론을 하라고 하는데 박규도령 참으로 멋지신 말만 그리도 청산유수로 뱉어내는지요.
'제가 지키고 싶은 것은 저의 숨결이 아니라 조선의 숨결'이라고 하는데 정말 문학적으로도 뛰어난 양반이에요. 조선의 숨결은 지금까지 조정이 무시하고 억압해 왔던 유배지 탐라에 있었다고요. 그리고 인조임금께 탐라에 대해 설명을 해주지요. 인조임금이 탐라를 한번이라도 가봤겠어요? 그러니 신하된 자로서 소상하게 알려줘야지요. "돌, 바람, 산, 바다와 부대끼며 삶의 행복을 나누는 곳, 가슴과 영혼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곳. 그곳이 탐라, 바로 제주였다"고요. 
제주하면 돌, 바람, 해녀인데 해녀 얘기를 빠뜨리나 싶더니 말을 잇지요. 그곳에는 거친 바다와 함께 물질을 하는 잠녀들이 있다고요. "그 잠녀들이 마음놓고 바다에서 전복을 캐고 삶의 아름다움을 캘 수 있도록, 그곳이 남의 땅이 아닌 우리땅이 될 수 있도록 지켜주시옵소서. 그것이 전하가 외면하고 있었던 조선의 숨결을 지키는 것"이라고요. 사실 이 때 인조도 서린의 음모로 박규와 윌리엄이 누명을 썼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탐라에 유배되어 있는, 인조임금에게는 삼촌이 되시는 미친할아방(광해군)이 편지로 알려줬거든요. 
박규도령과 버진이 윌리엄, 그리고 다른 루트를 통해 얀까지 탐라를 향합니다. 서린이 동인도 상단의 상선을 포구에 들어오게 하려는 마지막 음모를 진행시키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순박하지만 제주 애향심은 최고인 산방골 사람들도 탐라를 서린상단이 외세에 팔아넘기려 한다는 것을 알게되었지요. 박규도령과 읠리엄, 그리고 관군들은 서린상단을 토벌하러 출동을 하고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지요. 산방골 잠녀들도 힘을 모아 바다로 뛰어들었지요. 은을 싣고 동인도 상선으로 가는 서리상단의 배를 쪼각쪼각 구멍을 내버릴 심산으로 말이에요.
그런데 포구에서 싸우던 박규도령이 홀홀단신으로 서린상단의 배에 올라탔어요. 거기에는 무시무시한 삿갓이 있는데 말입니다. 삿갓이 박규도령보다는 칼놀리는 솜씨가 한 수 위거든요. 결국 삿갓오라버니에게 포위된 박규도령은 칼을 맞고 바다로 빠져버렸지요. 멀리서 지켜보던 버진이 규도령을 구하러 바다로 몸을 던지는데 수중신은 그림같이 아름다웠답니다.
박규도령을 물밖으로 구해 온 버진이 인공호흡을 해도 박규도령은 숨을 쉬지 않아요. 아직 좋아한다는 말도 못했는데 가면 안된다고 박규도령 가슴팍을 치며 우는데 그제서야 물을 뱉으며 정신차린 박규도령, 인공호흡보다는 매질이 효과적이었나봐요.ㅎㅎ
살아난 박규도령은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자기 망아지 버진이를 안아주었지요."이제 나 두고 아무데도 가지맙서"하며 우는 버진이 이보다 강하게 마음을 표현할 수는 없어보여요. 좋아한다는 말보다도 더 확실해 보이지요. 큰일났네요. 박규도령 한양에 올라가기는 힘들어 보이지요?
거친바다와 물질을 하며 살아 온 잠녀들의 협동작전으로 서린상단의 배는 물이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삿갓오라버니는 은을 버리고 빠져나가야 한다고 서린을 재촉하지만 서린은 알지요. 그간 준비해 온 모든 계획과 자신의 복수, 야욕이 물과 함께 잠기리라는 걸요. 그리고는 조용히 수장당하는 길을 택했지요. 비록 잘못된 복수와 야욕이었지만 배포와 포부는 컸던 여자에요. 시대를 잘 만났으면, 그리고 집안이 몰수당하지 않았다면 조선시대 여자 인재 하나 날 수도 있었을텐데 시대가 영웅을 만들기도 하고 역적을 만들기도 하나봅니다. 자고로 사람은 시대를 잘 만나야하나 보다 싶은 생각이 들더이다. "잘 가시오, 서린 낭자, 나도 심하게 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여기까지가 낭자의 명이었나보오."(아, 이건 제 개인적으로 서린에게 하는 인사에요)
서린의 음모는 산산조각 나고 탐라는 이제 외세의 손으로부터 구해졌어요. 민, 관, 군이 합심해서 이룬 쾌거였지요. 평화를 찾은 탐라 산방골은 윌리엄도 따뜻하게 배웅을 해줬어요. 윌리엄은 잉글랜드로 다시 떠났거든요. 탐라의 아름다운 추억과 아픔, 그리고 버진을 가슴에 담고서 말이에요. 버진이 때문에 몇번을 조선에서 떠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지만, 박규와 버진이의 마음을 알고는 쿨하게 얀과 함께 혼자 떠났어요.
참, 박규도령 이제는 탐라 사람 다 됐나봐요.  지난번 탐라생활에서 물동이 몇번 저나르더니 아예 버진이네 물당번을 자처하며 아예 탐라에서 눌러 살 작정인가봐요. 신분은 이제 제주목사에요. 버진이는 제주 진상품 관리직으로 새로 취직을 했어요. 아마 버진이가 진상품 물목을 관리하는 한 이젠 진상품 도난 사고같은 것은 없겠지요. 또한 박규도령이 제주목사로 부임해 왔으니, 탐라의 생활상을 잘 아는 박규도령이 진상품을 위해 백성들을 닥달하지도 않을 것 같고요. 버진에 평상에 앉아있던 박규도령과 버진이 주고 받는 앤딩장면의 웃음으로 보아 머지않아 산방골에 국수잔치가 벌어졌을 듯 싶은데 날짜 정해지면 청첩장 보내주세요~

<탐나는 도다>는 시청자들에게 숨은 메세지를 많이 던져 준 드라마에요.
우선 이 드라마는 소외된 지역의 삶과 애환을 들려줬지요. 탐라라는 곳은 중앙 한양의 관점에서는 유배의 땅이었지요. 그럼에도 그곳에는 사람들이 있었고, 삶이 있었고, 잠녀들의 애환도, 보석같은 아름다움도 있는 곳이지요. 이러한 지역은 지금도 현실이에요. 행정과 제도, 문물의 혜택에서 소외되어 여러면에서 혜택의 기회에서 배제된 지역을 돌아봐야한다는 것도 일깨워 줬어요. 특히 해녀들의 삶과 애환을 심도있게, 그러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낸 것은 드라마의 좋은 소재였다고 생각해요.
다음으로는 신분과 국경을 초월한 사랑과 우정을 보여주었지요. 드라마라는 점때문에 박규와 버진이 해피하게 결말을 맺었지만, 현실적으로는 상당한 문제가 있었을 거에요. 그럼에도 드라마는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유쾌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데 성공했지요.. 또한 표류한 이양인 윌리엄을 통해 낯선 세계와의 충돌을 보는 재미 또한 컸습니다.
그리고 깊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인조반정 이후 권력의 와해와 새로운 신진세력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도 담았지요. 서린이나 박규 같은 인물은 그 출발점은 달랐지만 신진세력이라 할 수 있지요. 
드라마와는 다른 얘기지만 드라마 외적인 문제점도 크게 드러났던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방송사와 외주제작이라는 문제가 시청률과 연결되면서 조기종영되었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었어요. 완성도나 수준에 있어서 빼어난 작품이었음에도 시청률이라는 것에 발목을 잡혀 상당부분 편집을 해버린 것은, 작품완성도 뿐만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상처였던 작품이었지요. 작품성에 있어 높은 평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시청률저조라는 이유로 조기종영을 감행한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일이며, 또한 방송 편성에 있어 시간과 요일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었던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귀양다리 박규도령이 인조임금 앞에서 한 최후변론을 떠올리며 저도 시청자 입장에서 <탐나는 도다>를 위한 최후변론으로 한마디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이너 시청자들을 위해 끝까지 혼신을 다 해 연기해 준 연기자들과 작가진, 연출진, 스태프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인사 전하고 싶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해보세요! 클릭-->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잊지마시고 아래의 추천손가락도 꾹~ 눌러주시는 센스! ^^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4 Comment 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