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유산'에 해당되는 글 19건

  1. 2010.10.01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멜로연기의 가능성 보여 준 이승기 (11)
  2. 2010.03.30 '동이' 옥에 티 넘치는 친절한 설명 드라마? (30)
  3. 2009.11.30 40대 아줌마, 블로그와 함께 새로운 세상에 눈뜨다 (61)
  4. 2009.07.27 찬란한 유산: 성공한 명품드라마 사랑받은 이유 (21)
  5. 2009.07.25 찬란한 유산: 빚쟁이 이승기의 특별한 프로포즈 (12)
2010.10.01 12:19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결말은 예상대로 해피엔딩으로 미호와 대웅의 사랑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사랑이 환상이 아니라 진짜였다는 것을 구미호와 인간의 사랑으로 코믹하면서도 예쁘게 마무리했던 드라마였습니다. 시종일관 비극이 감지되는 이 드라마에 코믹요소를 놓지 않고 간 것은, 홍자매 대본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드라마를 무겁게 끌고 가지 않은 트렌디 드라마의 전형적인 범주에서 이탈하지 않은 예이기도 합니다.
사랑을 위해서 목숨까지 내놓았던 미호와 대웅이는 하늘이 깜빡 정신줄을 놓치기도 하는 날 일식을 통해서, 미호는 진짜 사람이 되었고, 미호의 구슬을 품고 끝까지 기다렸던 대웅에게는 조금은 특별한 반려자를 만났으니, 이보다 좋은 해피엔딩은 없겠지요.
인간인 대웅에게 인간의 탈을 쓴 구미호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사람이 아닌 구미호에게 끌려 가는 감정을 대웅이는 처음에는 자기 스스로를 미쳤다라며 부정하고 싶어했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이유가 없었습니다. 구미호가 되었든, 반인반요의 요괴가 되었든 목숨을 걸고라도 살리고 싶었던, 목숨보다 소중한 사랑이었으니까요.
미호에게 대웅이의 의미는 사람이 되고 싶은 이유임과 동시에, 대웅이가 없으면 인간이 되고 싶은 이유도 없어져 버릴 만큼, 미호의 사랑과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은 같은 의미였습니다. 그런 미호였기에 대웅이의 생명 절반이 담긴 여우구슬조차 빼놓고 죽음을 향해 갑니다. 꼬리가 없어지는 고통을 더 아프게 겪으면서도, 대웅이의 생명 절반을 가져가 버리고 싶지 않았던 미호, 대웅이를 지켜줄 수 있는 그녀의 최선의 선택이었고, 사랑이었습니다.
인간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환상이라 여겼던 동주선생은 인간에게서 큰 충격을 받지요. 바로 인간 차대웅을 통해서 말이지요. 미호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라는 말에 미호의 구슬을 망설임없이 마셔버리는 대웅을 보는 동주선생은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어?" 입니다. 동주선생이 놀란 것은 인간이라는 유한 생명체가 본능마저 사랑 앞에 버렸기 때문이었어요.
인간의 일생을 흔히 생로병사의 과정이라고 표현하지요. 태어나면서 늙고 병들고 죽는 것 중에 우리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아마 죽음이겠지요. 인간에게 있어 죽는다는 것처럼, 나약하게 하고, 두렵고 거부하고 싶은 것은 없겠지요. 삶에 대한 의지가 인간만큼 강한 동물은 없다는 것을 말하기도 하고요. 유한의 삶을 살기때문이지요. 그런 인간이 구미호를 살리겠다고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것은 충격이었을 겁니다. 동주선생 눈이 아주 충격으로 얼음땡 돼버리더군요. 미호도 마찬가지였지요. 사랑없는 무한한 삶은 의미가 없다며, 죽음을 택하는 미호였으니까요. 마치 천년전에 길달이 그러했듯이 말이지요.
대웅의 진심에 동주선생은 미호의 비밀을 결국 대웅이에게 말해 버리고 말았지요. 대웅이 구슬을 품고 나머지 시간을 채운다고 해도 미호는 죽을 것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남은 미호의 시간을 대웅에게 보내주는 것이 동주선생이 인간 차대웅에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우정의 표시였고, 길달에게 그러했듯이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들어주는 것이 그의 최선의 선택이었고, 미호에 대한 애정이기도 했지요. 미호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기 위해 동주선생이 끝까지 자신의 감정은 숨겨 버리더군요. 동주선생의 눈물은 길달을 죽인 후회와 미호에 대한 사랑이 뒤섞여 있는 감정같았는데, 쿨한 요괴였습니다.

미호가 죽어가는 것이 기정사실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호와 대웅에게 허락된 시간은 일주일, 마지막을 알고 있기에 70년처럼 살기 위해 미호와 대웅는 잠도 자지 않습니다. 어김없이 미호에게 남은 시간은 찾아 왔고, 눈 깜짝할 사이에 미호는 소멸하고 말았지요. 미호는 일장춘몽처럼 꿈이었다고 생각하라고 했지만,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는 대웅에게는 꿈이 아니었어요. "미호가 사라졌다, 미호가 사라졌다" 돌아오지 않은 메아리처럼 그렇게 대웅이의 세상은 텅 비어 버렸지요.
대웅이 자신만큼 슬플 미호의 눈물도 없어져 버린 대낮 뜨거운 거리, 대웅에게는 미호가 사라졌다는 텅빈 가슴만 남아있었을 뿐이었지요. 다가온 트럭에 치이는 대웅, 그때서야 하늘에서 비가 내립니다. 미호가 울고 있었던 것이지요. 대웅은 미호가 정말로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대웅에게 구슬로 남아 지켜주고, 대웅이 곁에 항상 머물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요. 미호의 구슬이 대웅이에게 있는 한, 언젠가는 미호가 다시 올 것이라고 믿는 대웅, 정말 하늘의 눈을 잠시 가리고 금기된 세상의 이치를 깨는 것을 눈감아 주더군요. 홍자매의 선물은 일식에 담겨 있었지요. 재미있는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달이 태양을 가리고 천기의 도를 지켜야 할 하늘의 눈도 가리운 사이, 구미호를 인간으로 변신시켜 버린 예쁜 죄(?)를 삼신할매가 샤뱌샤바 하늘에게 눈감아 주자고 꼬셨던 게지요ㅎㅎ. 삼신할매 김지영님의 깜짝 등장이 정말 반전이었네요. 
다시 돌아온 미호, 미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사람이 된 것인가요? 아니면 미호의 대사대로 꼬리 하나 남은 여우일까요? 저는 진짜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나온 미호의 꼬리는 미호의 빛나는 여우꼬리가 아니었고, 미호의 트릭같던데 말이지요. 삼신할매는 목숨을 걸고도 지켜줄 신랑을 찾으면, 인간세상에서 살게 해주겠다고 한 약속을 미호에게 지켰고, 미호는 진짜 인간이 되어 대웅이와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행복하게 살아가겠지요. 대웅이가 들려준 새로운 인어공주 결말처럼 말입니다.
한편의 예쁜 영화같기도 하고 새로운 환타지 동화같기도 했던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가 이렇게 예쁜 해피엔딩으로 끝났는데요, 비록 시청률의 대박은 아니었지만, 이 드라마를 통해 이승기와 신민아는 호이커플로 호평을 받았고, 무엇보다 새로운 연기의 영역을 넓힌 이승기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 작품입니다.
찬란한 유산에서의 이승기는 멜로의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정극연기에서의 폭을 넓혔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요. 찬란한 유산은 워낙 대본도 좋았고, 출연한 중견연기자들 모두가 주인공이었기에 높은 시청률을 누구의 공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작품이었지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그런 의미에서 철저하게 주인공 중심으로 갔던 드라마였고, 이승기와 신민아를 위한 작품이었다고 평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신민아의 연기를 처음 접했기때문에 이전 작품과의 연기를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중간중간 어색한 말투와 표정이 거슬리기는 했지만, 구미호의 순수하고 처음 세상을 배우는 낯선 아이같은 모습은 신민아가 잘 표현해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작품에서는 이승기의 변화가 크게 다가 왔습니다. 이승기가 노력형 연기자라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살린 일등공신은 누구보다 이승기였지 싶네요. 처음 오버스러우면서도 철부지과 대학생의 모습에서 엉뚱한 구미호를 만나는 과정, 그리고 미호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승기는 차대웅이라는 캐릭터도 드라마속에서 조금씩 바꿔 가는 게 눈에 띄었어요.
가끔은 시청자들이 어느 캐릭터를 보며 일관성없는 캐릭터라는 지적을 할때도 있지요. 차대웅과 구미호는 흔히 말하는 일관성이 없는 캐릭터여야 했어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라는 동화같은 이야기에서 주인공들은 성장하는 캐릭터와는 그 의미를 달리 합니다. 흔히 말하는 성장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시련과 갈등, 역경을 거치고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거예요. 
제 생각에는 이승기가 그런 변화를 염두하고 드라마 속에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본인 스스로 설정해 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승기가 내세운 것은 차대웅이라는 인물의 성격 변화였어요. 인간이 아닌 구미호를 사랑하는 것은 성장이나 아픔, 괴로움과는 다른 설정을 필요로 했을 거라는 거지요. 그것은 긍정적인 마인드와 세상 사람들이 누구나 같지는 않다는 차별화였어요.
이 드라마가 코믹을 겸비한 멜로극이 아니었다면, 차대웅은 인간이 아닌 여우를 사랑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머리털 빠지도록 고민했어야 했는데, 차대웅은 깜빡증과 유머러스함으로 그 심각함을 버려 버립니다. 순간순간 미호를 인간으로 착각하고 벌어지는 해프닝들이 그 예였고, 제작진의 의도대로 이승기는 무게감보다는 가벼움으로 그 간극을 메꾸는데 성공했지요.

그럼에도 미호가 죽는다는 슬픔에서 대웅이 진지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여기서 이승기의 멜로 남자주인공으로서의 가능성이 엿보였는데요, 사실 이승기에게서는 그 표정의 진지함과 기교부리지 않는 표정이 멜로주인공으로서 한계를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을 통해 이승기에게도 그 멋스러움이 나오고 있더라고요. 특히 동주선생에게서 구슬을 품어도 미호는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혼자 앉아 고민하는 모습은 정극 멜로 남자주인공의 모습이 나왔고, 15회에서 미호를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꼬리를 확인해야 겠다는 장면에서는 이승기의 취약점이었던 터프함도 보였어요. 
아직은 앳된 볼살이 이승기의 풋풋한 청년의 이미지를 더 도드라지게 하지만, 진지한 표정과 진심을 담아내는 대사처리, 그리고 매회 한층 성숙한 내면연기를 보여주었던 이승기가 코믹애정물이 아닌, 진지한 멜로극에서도 성공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력하는 배우 이승기의 모습이 시종일관 보였고, 그 성과도 좋았던 작품이었습니다. 한 장면을 가지고도 수가지의 다양한 연습을 해본다는 이승기, 타고 난 광대기를 가진 연기자는 아니지만, 노력으로 채워 가고 만들어 가는, 연기자로서 좋은 자세를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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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30 11:13




기대를 모았던 장옥정(훗날 장희빈, 이소연)이 동이에서는 어떤 인물로 탄생될지 궁금했었는데, 표독하기 보다는 단아하고 총명해 보이는 장옥정으로 첫인사를 했네요. 동이와의 운명적인 첫 만남에 의미가 있었겠지만, 호기심만 가득한 동이와의 교감없는 대화때문이었는지, 첫만남에서의 긴장감이나 흥미로움은 없었습니다. 3회까지 보면서 드라마 동이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미치지 못했고, 1,2회와 마찬가지로 볼거리로만 초반 시청률을 잡겠다는 감독의 과욕만을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성인 연기자로 교체되는 것을 분기점으로 분위기가 반전될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그보다 시급하게 곳곳에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깊이없고, 구구절절 설명식으로 보여주며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대사와 깔끔하지 못한 연출입니다. 이번 3회에서 특히나 맥빠지게 했던 부분은 검계의 수장 최효원의 죽음, 그리고 장옥정과 동이의 운명에 대한 오지랖 넓은 설명이었어요.

복수단체로 전락된 듯한 검계
천민들의 비밀조직인 검계라는 조직은 마치 수장 최효원 교도들 같이 보였던 것은 제 개인적인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최효원을 수장으로 움직이고 있었던 검계는 그 실체도,목적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수장과 동료의 죽음에 설욕하겠다는 복수단체로 전락되는 느낌이었어요.
차천수가 동굴 비밀기지에서 "구차하게 살아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살아 수장 어른과 동지들을 죽인 자들을 찾아 그들의 목숨으로 죄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라며 당장이라도 옥사에 갇혀있는 수장과 동지들을 구하러 가겠다는 조직원들을 말렸던 실망스러운 대사도 이어졌고요. 살아남아서 검계의 뜻을 이어가자는 대사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최효원이 자신을 구출하려는 차천수에게 "살아 남아라" 라고 하명을 했는데, 살아 남아서 해야 할 일에 대한 설명은 있어야 했어요. 단지 검계의 명맥을 잇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아서 이루어야 할 일들을 유언처럼 남겼더라면, 수장으로서 권위와 함께 검계의 목적까지도 설명이 될 수 있었을텐데, 정작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생략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도망노비를 구하는 정도의 업무, 그 이상의 깊은 의미는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김환이라는 도사를 통해 장옥정과 동이의 운명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보다는 검계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했다고 보여지더군요. 

빛과 그림자, 답을 알고 가는데 재미가 있을까?
하늘의 기를 읽는다는 것은 대단히 신비스러운 일입니다. 지난회 동이를 보며 천을귀인의 상이라고 말했던 김환이 이번회 다시 등장해서 동이가 겪을 시련, 그리고 훗날까지 일목요연하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물론 장옥정의 사주까지도 상세한 비교해 가며, 두 인물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김환의 오지랖 넓은 사주풀이는 동이의 성장을 보기도 전에, 또한 장옥정의 인물을 파악하기도 전에 사주팔자부터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니, 앞으로 두 여주인공에 대한 호기심은 반감돼 버리니 느낌입니다.
"항아님은 모든 걸 손에 쥐었지만, 다른 이는 모든 것을 빼앗긴 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림자는 항아님입니다, 만약 그 아이가 살아 온다면 항아님은 그 빛을 넘지 못하십니다"
그러니 시청자들도 동이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보입니다. 아버지와 오라버니를 잃고 천애고아가 되었지만, 살아만 있으면 왕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르게 되는 사주를 가졌다는 장옥정도 필패할 거라는 것을 알려준 것이에요.
인현왕후를 몰아내고 중전의 자리를 꿰찼다가, 인현왕후를 저주했다는 죄목으로 사약을 받은 장희빈의 최후를 모르는 이가 없는 것도 아닐진대, 이렇게 까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면서 김을 빼버리니, 첫단추를 잘못 채운 것 같아 내심 우려될 수 밖에요.
동이에 대해서도 칠살의 기운(일곱가지 훙한 기운)이니, 양인의 기운(날카롭고 흉한 기운)이니 오만가지 좋지 않은 사주가 들어 있다고 예언해 주었지요. 한마디로 접시물에도 빠지면 익사할 수 있고,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팔자라는 거예요. 그런데 그 팔자에도 살아 남는다면 닿을 수 없는 곳에 닿고 이룰 수 없는 것을 이루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천인들의 진짜 왕은 저 아이의 아비가 아니라 바로 저 아이야" 라는 말까지 덧붙여 주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도인의 예언도 복선으로 깔고 가고자 했더라도 드라마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빛과 그림자라는 운명, 거기서 멈췄어야 했어요. 시청자들은 물론 최후에 웃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지만, 누가 빛이고 그림자인지까지 정답을 말해 줄 필요까지는 없었어요. 아마 훗날 표독스런 장옥정으로 변하는 날이 오면, 그런 악담을 한 김환이 무사하지는 못할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런 날이 오면 제아무리 용한 점쟁이도 자기 앞날은 못 본다는 것만 증명되겠지만요. 여하튼 이렇듯 너무 성급하게 인물들의 미래 정답까지 다 알려주니 맥이 풀려 버립니다. 

극 분위기 망치는 보릿자루 엑스트라들
연출에서의 문제도 심각해 보입니다. 주연들의 연기는 딱히 잘한다 못한다고 꼬집을 만한 것은 없는데, 극 중간중간 보이는 엑스트라의 멀뚱멀뚱한 표정들이 자주 잡히다 보니, 극의 몰입은 물론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다보니 엑스트라의 장면들을 신경쓰지 못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시청자들의 눈은 이제 주연들에게만 머물지 않습니다. 극을 입체적으로 종합적으로 감상하는 수준이라는 것이지요.
대규모 엑스트라가 동원된 폭발신과 전투신은 화려한 볼거리와 액션신이었다라기 보다는 조연들의 어색한 연기가 옥에 티 같아 보여, 안 보여 주느니만 못했다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검계소탕 작전에서 살아난 게둬라 아버지와 몇몇의 검계 조직원들의 꿔다놓은 보리자루같은 무념무상 멀뚱스러운 표정은 동이를 데리고 살아남은 차천수(배수빈)의 비장감마저 퇴색시키고 말았고요. 
세심하지 못한 연출은 주연급 배우들의 장면에서조차 옥에 티를 보여 주었어요. 이번 회 의금부에 송치된 최효원과 서용기와 만나는 장면에서, 둘의 대사도 참 싱겁게 끝났지만, 불과 몇초전에 서용기를 만나고 돌아가는 최효원의 의상과 분장이 피떡칠 누더기에서 깔끔하고 훤칠하게 바뀌어 버린 것을 보고 당황스러웠어요. 
아버지와 오라버니, 그리고 천수의 죽음(동이는 죽었다고 생각하겠지요)을 본 동이가 빈 집에 쓰러져 의식이 가물가물해져 갈때 아버지의 혼령이 동이를 살리는 장면도, 김환이 장황하게 설명해 주었던 사주팔자 만큼이나 극의 감동을 반감시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어나거라 아가야" 한마디만 정도로 끝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모진 땅에 너 혼자 두고 가는 아비를 용서해라. 바람이 불어 올거다. 사납고 무서운 바람이 너를 아프고 상처나게 할게야. 하지만 너에겐 고운 눈과 다정한 마음이 있다. 그 귀한 마음이 모진 바람보다 강하다는 걸 아버지는 알고 있다"  
이 대사는 마치 김환에다 최효원의 혼령까지 동이의 인생이 어떠할 것이며, 동이의 성품이 다정하니 강하게 만들거다라고 시청자들에게 주입을 시키는 것처럼 들립니다. 동이의 앞으로의 인생이 험난할 것이라는 것을 구구절절 미리 알려주지 않아도 드라마를 통해서 확인할 일인데, 미리 각오하고 보라고 겁부터 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마치 임산부 노약자는 충격을 받을 수 있으니 미리 주의하라는 친절한 경고처럼요.
이렇게 시나리오와 연출이 상세한 설명에 가깝게 과도한 친절을 베풀고 있으니, 드라마의 극적 긴장감은 오히려 떨어뜨리는 같아, 동이의 출발이 가벼워 보이지 않습니다. 다음 회 한효주의 등장이 시선을 얼마나 끌지 모르겠지만, 대규모 폭발신이니 무술신들 등의 볼거리에 치중한 영상보다는 사람이야기에 치중했으면 싶습니다. 동이의 성장에서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죽음보다는 천민들의 삶에 시선을 더 둬야 할 것 같습니다. 
드라마 동이 초반부는 검계에 대한 설명도, 동이의 심성의 묘사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어요. 검계의 소탕이라는 볼거리에 치중한 나머지 최효원이 왜 천민들의 비참한 삶에 눈을 떠야 하는지 어린 동이에게 영향을 주는 것을 간과해 버렸어요. 
천민출신으로 숙빈에 오르고, 흣날 왕을 낳는 숙빈 최씨의 일대기에 길게 영향을 주는 사건이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죽음이라는 사건 자체보다는 보다는 "왜?" 의 시선도 함께 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왜 아버지는 검계를 조직했고, 어떤 일을 하려 했는가? " 이런 의문에서 동이의 성장이 시작되지 않는다면, 동이의 천민이라는 족쇄와의 싸움은 개인사에 그치고 말것입니다. 그래서인지 김환이라는 도인이 천기를 누설하는 장면은 동이와 장옥정의 숙명적인 대결마저도 김빠지게 한 감이 있네요. 길게 가야하는 드라마 동이의 발걸음이 시작부터 무거워 보이는 것이 저만의 기우가 아니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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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30 06:35




다음뷰 베스트 블로거로 선정되어 황금펜을 달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저는 캐나다 토론토 근교에 사는 유학생 엄마에요. 정말 평범한 40대 아줌마랍니다. 사람들과 수다떠는 것 좋아하고, 드라마 보고 어쩌네 저쩌네 이야기 하는 것도 좋아하고, 가끔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연예인 이야기를 화제삼아 족히 한시간은 수다도 떨기도 하는 보통 주변에서 흔히 보는 그런 아줌마에요. 아이들 이야기 나오면 입에 거품을 물고 칭찬도 하고 흉도 보고 한답니다. 한국에 있을때 제가 즐겼던 일은 화초가꾸기, 뜨개질, 영화보기, 음악감상, 소설, 만화, 무협지등 장르를 가리지 않은 잡식성 독서, 그리고 친한 친구들 몇이서 수다떠는 것이었어요.
아이들이 캐나다로 유학을 오면서 저도 캐나다와 한국을 왔다갔다 하는 생활을 1년정도를 하다보니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생활이 되더라고요.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엄마의 부재가 미치는 허전함도 보이고, 결국은 아이들 공부 마칠때까지 이곳에 함께 있기로 결정하고, 정말 여행가방 하나 달랑 들고 왔다가 정착하게 된 케이스에요. 한국의 생활도 정리가 안된 상태에서 이중 살림을 하다보니 처음에는 여러가지 애로사항이 많았어요. 우선 살림살이도 가지고 오지 않은 상태에서 살림을 장만해야 했고, 무엇보다 제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생활이라 힘든 점이 많았지요. 물론 가장 힘들었던 것이 언어였어요. 지금도 영어라는 장벽은 깨기 힘들어서 많은 부분 포기하고 간단한 의사소통만 하고 살고 있답니다.
그러다 보니 이곳 생활이 재미가 없고 너무나 지루한 일상이 반복되더군요.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들 도시락 싸서 학교에 데려다 주고 집안 일하면서 어영부영있다보면 아이들 학교 끝나는 시간이 되고...아이들 학교에서 돌아오면 간식주고 저녁준비하고, 그리고 잠자리에 드는 일과가 매일 반복되는 생활이었어요. 제가 사는 동네는 걸어서 학교에 다니는 경우가 드물고, 특히나 영하 10~20도가 되는 겨울철은 학교와 가까운 곳에 사는 아이들이라 할지라도 걸어다니기가 힘이 들어요. 눈도 많이 오기 때문에 길거리를 걸어다니는 것 자체가 힘이 듭니다. 겨울방학이라고 해야 크리스마스와 새해로 이어지는 10일 정도밖에 안되니 꼼짝없이 '엄마는 운전사'인 생활이지요.
몇년을 그렇게 할일없이 생활했어요. 가끔씩 영어학교에도 다니고, 대학에서 하는 ESL코스도 다녀봤는데, 영어는 늘지 않고 애들학비에 제 학비까지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과감히 제 공부는 접었습니다. 아이들처럼 몇시간을 영어에 노출되어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상용어정도 밖에는 진전이 없더라고요. 이때부터 많게는 일주일에 두 권, 적게는 한 권씩 도서관에서 영어 소설책을 빌려 읽었어요. 하루하루 시간 보내는게 너무 무료했거든요. 
그러다 작년에 시아버님이 작고하셔서 한국에 잠깐 다녀왔는데, 이후 제 생활이 변해버렸습니다. 다른 때는 대개 2주정도면 시차적응이 됐는데, 두 달 가까이 시차적응을 못하고 헤매는 것이에요. 무감각해지고, 자리에 누워있고만 싶고, 책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거에요. 몇 달을 죽은 듯이 무료하게 보내고 있으면서 이 생활이 언제 끝날까 날짜만 꼽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그런 엄마를 위해 딸아이가 한국 드라마를 몇편을 다운 받아줬어요. 저는 사실 이곳에 와서도 아이들과 무한도전과 1박2일은 거의 거르지 않고 봐왔어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예능프로이기 때문에 항상 함께 봤었어요. 예능프로를 통해서라도 한국과 끈을 놓지 않으려는 아이들을 저는 이해하고, 애들에게 한국방송을 보지말라고 일부러 막지도 않아요. 이곳에 오시는 유학생 엄마들이 처음에는 영어를 빨리 익히게 할 욕심으로 한국프로를 못보게 한다던데 저희집은 엄마가 나서서 틀어달라고 하는 정도랍니다.
그런데 아이들과 함께 챙겨본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처음에 본 게 <가문의 영광>과 <엄마가 뿔났다>였어요. 본방송으로 챙겨본 것은요. 그리고 제 인생을 바꿔놓은 프로를 만나게 되었어요. 바로 <찬란한 유산>이라는 프로였어요. 이승기의 팬인 딸때문에 보게 되기는 했지만, <찬란한 유산>은 너무나 하고 싶은 말이 많게 하는 드라마였어요.  드라마가 끝나면 아이들과 다음 내용을 상상해 보기도 하고, 드라마속 주인공들의 심리를 제가 해석해 주기도 하고, 아무튼 <찬란한 유산>은 저희집 토요일, 일요일을 바꿔놓았답니다. 그리고 마흔을 훌쩍 넘은 아줌마 초록누리의 인생까지 바꿔놓았어요. 

어느 날 딸이 제가 하는 이야기를 듣더니 재미가 있었나봐요. 그러면서 "엄마 그런 걸 블로그에 올려보세요" 하는 겁니다. 지금까지 살림만 했던 제가 블로그가 뭔지도 몰랐고, 컴퓨터도 잘 다루지 못하는데 어리둥절했지요. 블로그에 대해 이해하는 것만도 한참이 걸렸으니까요. 그때가 아이들 학교 여름방학이 막 시작한 올 6월말이었어요. 블로그를 어떻게 만드는지 몰라 딸아이랑 사흘 밤을 꼬박 세워서 만들었답니다.
처음 만드는 거라 스킨을 선택하는 것만도 몇시간을 붙들고 샘플을 보고 좋은 것 찾는다고 무진 애를 썼고, 복잡한 기호어를 이해하는 것도 처음에는 힘들어서 그거 해답구하느라 여기저기 다 돌아 다니면서 문제해결방법 올려준 글들 읽고 적용하고, 그러다가 잘못되서 그동안 했던 것들이 다 엉켜버리기도 하고..눈물이 날 정도였지요. 지금은 우리 딸 그때 고생을 하도 해서인지 몇시간이면 만들 수 있다더군요. 메모장에 끄적거려 두었던 글도 가져다 올리고 드디어 초록누리의 블로그가 탄생했어요. 
그런데 우여곡절끝에 블로그를 개설했지만 손님이 없는 거에요. 아무튼 그때 찬란한 유산 관련글을 몇 개 올렸어요. 뭐 반응은 없었지만 제딴에는 낑낑대고 열심히 썼던 글인데 이렇게 좋은 글이 묻힌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어느날 제 블로그에 사람이 폭주하면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거의 사건수준이었지요. 그 글이 <찬란한 유산: 유승미(문채원), 유학보내지 마라> 라는 글입니다. 소위 베스트에 떴다고 하더군요. 우습게도 그때까지도 저는 베스트에 떴다는게 뭔지 몰랐습니다. 다음 메인에 걸렸다는 말 자체도 뭔지 몰랐으니까요. 그리고 탄력을 받아 다른 드라마 글도 몇개 올렸는데, 반응은 신통치 않더라구요. 얼마나 생각하고 심혈을 기울여서 쓴 글인데 아까운 글들도 많았어요. 제 개인적으로만.

그리고 제글에도 누군가가 와서 댓글도 달아주고 그러더군요. 저도 성실히 답글을 달아주었구요. 이게 글 쓰는 일보다 더 재미있을 때도 있어요. 그리고 한 달정도를 그런 상태로 지냈는데 우리딸이 그러는 겁니다. 엄마도 다른 사람의 글도 읽고 댓글도 달고 친구를 만들라고요. 저는 인터넷으로 만나는 친구에 대해 인식이 좋지않은 보수적인 마인드를 가진지라, 뭐하러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하고 친구하냐고 오히려 퉁을 줬지요.
그런데 어느 날 어떤 분들이 자주 제방에 오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금은 친한 이웃이 된 분들인데 딸 말도 있고 해서 저에게 오신 분들을 찾아 순례길에 나섰습니다. 갔더니 별천지인 거에요. 글도 훌륭하고 깊이가 있고, 어떤 분은 댓글이 100개가 넘어서 내려가는데도 시간이 한참 걸릴 정도더라고요. 처음에는 댓글 많은 분들 방에 가면 글만 읽고 나와버렸어요. 남의 댓글 훔쳐보는 것이 실례인줄 알고ㅎㅎ. 지금은 댓글이 많은 분들이라도 인사하고 싶은 분은 꼭 하고 나옵니다.
이게 블로그 이웃 만들기 지름길이라는 것도 한참 후에야 알았답니다. 제가 방문하는 분들 대부분은 제방에도 들려주시는 분들이 많지만, 저는 오신분 오시지 않은분 구분은 안해요. 제가 좋은 분은 무조건 가서 읽거든요. 특히 문학관련, 예술관련글을 올리시는 분들 중(대표적으로 용짱님, 베짱이 세실님)에는 수준이 엄청난 분들이 많아요. 배울 점이 너무 많은 분들이지요. 거의 강의 수준인 분들도 많답니다.
이렇게 제게 있어 블로그라는 세상은 재미있고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공간이랍니다. 마흔을 훌쩍 넘긴 이 나이에, 아무 것도 할 게 없을 것 같았던 제가 인생의 새출발과도 같은 기쁨을 발견한 곳이 블로그라는 세상입니다.

주절주절 제 얘기를 쓰다보니 글이 길어지지만, 지금 아니면 이런 글을 쓸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블로그를 새로 시작하시려는 분들 혹은 블로그를 더 잘 하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될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제 나름의 원칙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훌륭하신 분들이 워낙 많아 주제넘겠지만, 제 경험이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적는 것이니 양해해 주세요.

저는 아직도 초보블로그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여전히 블로그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속 같거든요. 그만큼 사람들의 생각이 다양하고, 분야도 광범위하기 때문이에요. 
중요한 점은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글스타일이라든지 드라마나 사물을 보는 시각에 있어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라는 거에요. 저는 주로 드라마 리뷰를 쓰기 때문에 드라마와 관련해서 말씀드릴게요. 제가 하는 방법은 예컨데 <선덕여왕>리뷰글이라고 하면 저는 글을 올리기 전에 제가 썼던 이전 글들을 읽어보고 내용 정리를 다시 합니다. 그래야 글 흐름에 일관성이 생기거든요. 제가 예전에 <탐나는 도다> 드라마 리뷰를 꾸준히 올렸는데, 이를테면 <탐나는 도다>와 <선덕여왕>의 제 글 스타일은 전혀 달라요. 각각 드라마를 보는 시각이나 접근 방법이 다르거든요. 지금 올리고 있는 <아이리스>의 경우도 <아이리스>만의 글 스타일을 만들어서 올리고, 그 흐름을 유지하려고 해요. 예능 오락프로도 마찬가지로 제 나름의 스타일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예능프로 중 무한도전 경우는 소위 비판글과 창찬글이 섞이다 보니 무한도전 팬들의 항의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제가 즐겨보는 프로라고 해서 무조건 칭찬하는 것은 제 생각에 어긋나고, 비판을 하는 이유가 애정에서 나오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기때문에 비판할 내용은 비판합니다. 물론 칭찬할 부분은 아낌없이 칭찬하고요. 이는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에요. 얼마전에는 제가 애정을 가지고 시청하고 있는 <선덕여왕>에 대해서도 몇가지 비판하는 내용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애정을 가졌다고 무조건 옹호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잖아요. 아, 쓰다보니 갑자기 제 변명이 된 것 같지만...  
그런데 간혹 다음회 예고 라든지 드라마에서 나오지 않는 내용들에 대해 설명하는 글을 보면 순간 멍해져 버립니다. 이분들은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 가서 미리 알고 글을 쓰시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사진을 구하러 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드라마 줄거리나 인물들에 대한 사전정보를 알려고 하지 않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미리 알고 나면 재미가 반감되잖아요. 차라리 저는 얼토당토 않은 제 추측이겠지만 상상글을 쓰는 편이지요. 이런 것도 드라마를 보는 재미니까요. 이런게 저만의 스타일이고 온전히 제 글 속에서 제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이에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짜집기가 되면 그 순간부터 제 글의 흐름도 이상하게 돼버리고, 글도 엉망이 돼버린 경우가 한 번 있었어요. 한국에서 우연히 제글을 보게 된 남편이 나름대로는 관심을 가져준다고 설전을 벌였는데, 저희 남편이 어찌나 드라마에 대한 자기 주장을 강하게 하길래, 제 머리 속에 남편생각이 심하게 박혀 버렸었나봐요. 그날 글은 정말 제 마음에 안들게 써지더라고요. 다음부터는 제 남편에게 드라마와 관련한 이야기는 입도 뻥긋 못하게 합니다.ㅎㅎ

블로그를 개설하고 처음에는 누군가가 제 글을 읽는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는데, 그렇게 시작된 초록누리 블로그가 오늘에 이르렀어요. 제 글을 읽어주신 분께 인사도 가고 친분을 쌓으면서, 저는 새로운 세상과 만나게 된 거지요. 블로그와 블로그 속의 이웃들이라는...
그 이웃들의 사랑과 관심, 그리고 제 글을 사랑해주는 분들과 함께 초록누리 블로그도 성장했고, 제가 베스트 블로거로 선정되어 황금펜을 받게 되는 영광스런 경사도 생겼습니다. 사실 황금펜에 대한 웃지못할 사연도 있답니다. 얼마전에 제 블로그에 문제가 생겨서 저희집 컴퓨터에서 블로그를 전혀 열수가 없었어요. 제 방도, 이웃들 방도, 다음 티스토리에 올린 어떤 글도 저는 볼 수 없는 상황이 된거에요. 제 사정을 전해 들은 이웃 용짱님(이분은 제 블로그 시작과 함께 저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주신 분입니다)께서 제 상황을 전해듣고, 공유기 문제일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시지 않았다면, 아직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 거에요.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많은 이웃님들이 제가 글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걱정해 주시고 조언해 주셨네요. 이제서야 그 글들을 확인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공유기를 새로 구입하고 이제야 제 블로그를 열었는데, 이웃분들이 오셔서 베스트 블로거가 된 소식에 축하글을 남겨 주셨어요. 그 글들을 보고 며칠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제가 베스트 블로거로 선정되어 황금펜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답니다. 제 방에 오셔서 축하해 주신 이웃님들께 감사의 큰절 올립니다. 

감자꿈님, 갓쉰동님, 경빈마마님, 김명곤님, 깜신님, 꿀꾸리님, 내영아님, 너돌양님, 넷테나님, 뉴웨이브님, 도로시님, 둔필승총님, 드자이너김군님, 들까마귀님, 따뜻한카리스마님, 레인맨님, 루스님, 모과님, 미르-pavarotti님, 미자라지님, 바라님, 바람나그네님, 바람을 가르다님,별헤는 밤님, 베짱이세실님, 보라미랑님, 보링보링님, 분홍별장미님, 뷰라님, 빨간내복님, 뽀글님, Sun'A님, 세미예님, 숲속의방님, 아르테미스님, 악랄가츠님, 엘고님, 영웅전쟁님, 오롱이님, 유부빌더님, 윤서아빠님, 임현철님, 저녁노을님, 조정우님, 좋은사람들님, 주작님, 체리블로거님, 칫솔님, 카라님, 카르페디엠님, 카타리나님, 카푸리님, 타라님, 탐진강님, 태아는 소우주님, 털보아찌님, 파라마님, 파르르님, 펜펜님, 펨께님, 표고아빠님, 피앙새님, 피오나님, 핑구야날자님, 하랑사랑님, 효리사랑님, 흰소를타고님, DJ야루님, gemlove님, skagns님, TV속세상님, V라인&S라인님, White Rain님(에고, 하얀비님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분인데 처음 본문글에서 까먹었네요. 정말 죄송;;), 그리고 제가 미처 기억못하고 언급하지 못한 분들도 계실텐데.. 댓글 남겨주시면 추가할게요. ^^ 
제 실물 사진은 이틀 후에 휘리릭 내리겠습니다. ㅎㅎㅎㅎ


***그리고 다음에서 제게 황금펜과 함께 상금도 주신다고 합니다. 사실 이 상금에 대해 잠시 고민을 했어요. 이것은 제가 받아야 할 것이 아니라 다 이웃님들 덕분이라는 것 잘 압니다. 그런데 일일이 감사인사를 드릴 수도 없고, 국제소포로 선물을 드리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생겼어요. 이웃분 중 김명곤님과 달려라 꼴찌님이 선물을 보내주셨는데 소포값을 보니 정말 장난아니게 비싸네요. 지면상으로 두분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커리커쳐를 그려주신 엘고님께도 여기서 감사 인사 거듭 드립니다.
이 상금은 도움이 필요한 다른 이웃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제가 아는 이웃님 중에 자원봉사를 하시는 아르테미스님께 상금을 전하고자 합니다. 연말연시도 다가오는데 이 분이 가시는 자원봉사 시설의 이웃에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아르테미스님께 지난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직접 전하지 못하고 대신하게 해서 미안하고 또 감사합니다. 이웃님들은 제 감사와 사랑, 그리고 저의 팔팔 끓어 넘치는 이웃님들에 대한 마음이면 만족하시겠지요?
부족한 저에게 영광스러운 황금촉을 주신 다음 관계자 분들께도 감사 인사드리고, 제 글을 읽어주시는 많은 분들께 머리숙여 감사인사 드립니다. 앞으로도 재미있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캐나다에서 초록누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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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7 12:01





주말 안방을 점령한 드라마 찬란한 유산이 47.1%의 시청률로 아쉬운 종영을 했는데요, 막장없는 소재로 시청률 대박을 내며 가문의 영광에 이어 착한 드라마 신드롬을 일으키며 올 상반기를 결산했습니다. 
이승기, 한효주, 문채원, 배수빈 등 풋풋한 젊은 신인들을 내세운 찬란한 유산이 이렇게까지 사랑받게 될 줄은 사실 아무도 몰랐습니다. 너무나 뻔할 거라는 스토리의 진부함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그 진부한 속에서도 찬란한 유산은 진부함을 깬 몇가지 공식들로 오히려 신선한 드라마로 탈바꿈했습니다. 바로 장숙자 사장의 유언장과 너무나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악인을 통해 드라마가 아닌 현실같은 착시현상을 불러 일으켰다는 점이었지요. 또한 찬란한 유산은 새로운 여주인공 상을 제시함으로써 기존 드라마의 진부함을 깼습니다. 

찬란한 유산이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많은 분들이 훌륭한 글로 정리해 주셨기에 여기서 재삼 언급할 필요는 없겠고, 다만 다른 분들이 언급하지 않은 우리사회의 수많은 숨은 장숙자 사장을 상기하고자 합니다. 장숙자 사장은 기업인으로서는 우리 사회에서 보기 드문 인물이지만, 실제로 우리가 가끔 짧은 기사를 통해 만나게 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바로 얼굴없는 기부천사 독지가들입니다. 평생 장사를 해서 번돈을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대학에 기부한 할머니, 떡볶이 장사로 평생 모은 돈을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사회에 기부한 얼굴없는 독지가, 얼마전 임대아파트 할머니 폭행 사건의 피해자 신할머니이기도 합니다. 폭행 피해자 신 할머니는 생활보조금으로 받아 모은 돈 2천만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한 사연이 공개되기도 했었지요. 액수가 크든 작든 이 분들에게는 평생 모은 전재산이었지요. 장사장은 얼굴없는 기부천사들을 대표로 보여 준 기업인이었다고 보여집니다. 작가는 장숙자 할머니를 통해서 이들 숨은 얼굴들이 기부한 돈, 그 깊이있는 의미와 감사함을 드라마를 통해 보여주었던 것이지요. 
또한 오늘의 기업인들에게 바라는 메시지도 전했습니다. 장숙자 사장에게 유산은 그녀의 인생이었고, 사랑이었습니다. 그 인생과 사랑이 고스란히 담긴 주식을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모습은 얼마전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서 화제를 모았던 안철수 교수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찬란한 유산이 사랑받은 또하나의 이유는 악인들의 모습입니다. 막장악녀가 아닌 완숙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비난과 사랑을 받아 온 김미숙은 훌륭한 명품악녀의 지평을 열어주었습니다. 여기에 성숙한 내면연기를 통해 인간의 야누스적인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준 문채원은 또다른 명품악녀의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이 두사람의 현실적인 악녀 캐릭터가 없었다면 찬란한 유산은 절반의 성공밖에는 거둘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찬란한 유산은 새로운 여주인공 상을 제시했습니다. 첫 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찬란한 유산을 시청하면서, 그리고 찬란한 유산과 관련된 글을 쓰면서 한가지 재조명해야 할 캐릭터가 있다는 생각을 해왔는데요, 바로 한효주 고은성이라는 캐릭터입니다. 고은성을 캔디, 신데렐라라고 캐릭터를 분석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이지요. 

요즘 드라마를 보면 고은성같은 여주인공은 하나같이 캔디나 신데렐라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캔디나 신데렐라에 비유되는 드라마는 대부분 어려운 환경의 여주인공이 잘 생기고 멋진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데 그 남자들의 조건이 하나같이 부잣집 도령들이라는 점입니다. 최근 꽃보다 남자에서의 금잔디가 바로 대표적인 캔디형에 신데렐라지요. 사실 꽃보다 남자는 드라마를 보지 못해서 남들이 그렇다고 하는 말만 들었을 뿐이고, 저는 원작 만화를 읽었는데 원작과 많이 다르지 않다면 금잔디는 캔디형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금잔디의 경우는 캔디 혹은 신데렐라에 비유하는 것에 별 이의를 달고 싶지 않은데 찬란한 유산의 고은성에게 그런 비유를 하는 것에는 동의가 안되더군요. 물론 캔디나 신데렐라처럼 고운 심성, 밝은 성격, 꿋꿋함 등의 비슷한 공통점이 있지만 찬란한 유산의 고은성은 캔디형이나 신데렐라의 성격과는 분명히 차이가 나는 인물입니다. 
고은성은 캔디나 신데렐라가 아닌 이유를 들어보도록 하지요.

첫재, 성장환경입니다.
고은성은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었지만 유복하게 자랐고, 아버지 고평중은 중견건설업체를 하는 소위 부잣집 딸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남부럽지 않은 환경에서 어려움없이 살았고 유학까지 다녀 온 엘리트입니다. 콩쥐 팥쥐나 신데렐라의 경우 공통점은 착한 여주인공이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새엄마가 배다른 딸들을 데리고 오면서 갖은 구박을 받으면서도 왕자님과 결혼하게 되는 포맷인데, 고은성의 집의 경우는 아버지가 재혼한 것은 맞지만 배다른 자매 유승미의 구박이나 새엄마로부터 학대받은 흔적은 찾을 수 없습니다.

둘째, 심성입니다.
캔디나 신데렐라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늘 웃음을 잃지않으면서 갖은 모함 속에서도 복수를 하겠다거나 자기 생각을 내세워 대들거나 하는 성격은 아닙니다. 오히려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혼자 삭이고 좋은 친구들 속에서 힘들고 괴로운 일들을 잊어버리고자 하는 성격이지요. 그런 반면 고은성에게서 볼 수 있는 착함은 무슨 일이든 져주는 한마디로 바보에 가까운 착함이 아니라 반듯함에서 나오는 착함이라는 점입니다. 할머니를 도와주는 것도 어려움에 처한 가엾은 할머니를 도와야한다는 반듯한 측은지심에서 비롯한 것이었지요.
신데렐라는 새엄마에게 대꾸도 못하고, 시키는 일만 묵묵히 하면서 동물 친구들에게 처지를 하소연 하는 소극적인 성격인데 비해, 고은성은 새엄마에게도 할말은 해대는 당찬 성격입니다. 쫒겨날까봐 납작 엎드려 소리도 못내는 겁쟁이의 나약한 모습이 아니라 갈 곳도 없으면서 당당하게 동생을 데리고 집을 나와버리는 대차고 강인한 심성을 가졌지요.

셋째, 사랑의 방식입니다.
캔디나 신데렐라의 경우는 전형적인 남자 의존형이지만 고은성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려고 하지않아 오히려 주위 남자들, 즉 준세나 환이가 다가가기 더 힘들게 하는 철저한 자립형 성격이라는 점입니다. 사랑도 철저하게 신데렐라나 캔디와는 다른 유형을 보입니다. 캔디나 신데렐라는 선택을 받는 피동형의 사랑을 했다면, 고은성은 자신의 사랑을 선택하는 능동형 사랑을 한다는 것입니다.
고은성이 캔디나 신데렐라와 사랑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사랑을 선택하는 방식에 있어서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만약 고은성이 캔디나 신데렐라의 캐릭터라면 박준세라는 멋진 완벽남에 의해 선택받는게 자연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고은성은 백마탄 왕자님 박준세를 받아들이지 않았지요. 삐딱남에 철부지 선우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선우환이 먼저 고은성에게 다가오지만 재벌손자라는 선우환을 '어이구 감사'하면서 받아들이지도 않습니다. 자신의 마음이 완전하게 선우환에게 가 있음을 확인하고 스스로 선우환을 선택했지요. 심지어는 선우환을 택하고도 자신의 공부와 은우를 위해 과감히 유학을 떠나기도 합니다. 선우환에게 기다리라고 하면서 말이지요.
고은성은 박준세나 선우환에게 선택 받고도 오히려 차버리는데 이런 고은성에게 캔디나 신데렐라에 비유하는 것은 고은성 입장에서는 무지 자존심 상하는 비유가 될 것입니다.

넷째, 고은성은 백마탄 왕자를 택하지 않았습니다.
박준세와 선우환을 백마탄 멋진 왕자에 비유한다면 누가 왕자님이 될 것인가? 대답은 단연 박준세이지요. 물론 선우환의 조건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진성식품의 후계자이고, 부잣님 도련님이니 조건상으로는 고은성의 어려운 처지를 살려줄 수 있는 왕자의 조건은 갖췄지요. 하지만 고은성이 만난 선우환은 근사한 왕자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망나니에 가까운 철부지였지요. 그에 비하면 준세는 완벽한 조건에 좋은 심성, 깊은 이해심까지 갖춘 재덕을 겸비한 그야말로 멋진 왕자였습니다. 그런데도 고은성은 박준세를 택하지 않았습니다. 신데렐라나 콩쥐가 하룻밤 무도회에서 첫눈에 반한 왕자의 구혼에 두말없이 '땡큐'하며 따라 나선 것과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고은성은 동화 혹은 현실의 어떤 인물과 가까울까요?
저는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을 떠올렸습니다. 평강공주와 온달공주의 이야기는 실제 역사적 사실과는 조금 다르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동화 속의 평강공주와 온달공주는 딱 고은성과 선우환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동화에서 평강공주는 어려서 울보였지요. 그래서 자꾸 울면 바보온달에게 시집을 보낸다는 부모님의 말에 어려서부터 자신의 남편은 바보온달이라고 생각합니다. 커서 결혼할 때가 되자 평강공주는 부모님의 반대에도 어려서부터 자신의 배필이라고 믿었던 바보온달을 찾아가 결혼을 하였지요. 그리고 바보 온달에게 글공부를 시키고, 고구려의 훌륭한 장군으로 만듭니다. 철없는 선우환이 고은성을 만나 사람되고 철들어 가는 모습이 동화 속의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의 스토리와 흡사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드라마가 여성들이게 캔디 혹은 신데렐라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캔디나 신데렐라에게 보이는 착한 심성, 밝은 성격 등의 긍정적인 모습도 많지만 건설적인 여성상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에 비하면 평강공주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여성입니다. 우리 드라마에서 보다 많이 보여주어야 할 여성의 모습은 신데렐라가 아니라 평강공주여야 할 것입니다. 고은성은 능동적이고 당당하게 사랑을 찾아 간 평강공주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지요.
이렇듯 재벌손자와 가난한 여주인공의 만남이라는 뻔한 소재의 진부함을 깨고 유산의 의미, 현실적인 악녀, 고은성을 통해 재조명한 평강공주 캐릭터의 등장 등의 신선함이 시청률 47.1%의 쾌거를 이루고 국민드라마가 된  찬란한 유산의 성공 이유인 것입니다. 용서와 화해의 아름다운 결말로 시청자들에게 끝까지 실망을 주지 않은 찬란한 유산은 분명 좋은 드라마, 명품 드라마 였습니다.
좋은 드라마 찬란한 유산과 함께 했던 시간이 마냥 행복했고,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 준 제작진들과 특히 작가선생님께 참 많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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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5 06:59




시청률 최고를 달리고 있는 찬란한 유산이 종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찬란한 유산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아쉬운데요. 찬란한 유산을 보면서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산,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인간의 욕망이 부른 범죄, 사랑의 여러가지 방식들 등등..
찬란한 유산이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요. 그중 작가의 뛰어난 현실감각도 크게 기여를 했다고 봅니다. 저는 찬란한 유산을 볼때마다 한가지 재미있는 상상을 덧붙이면서 찬란한 유산 두배 즐기기를 해오고 있었습니다. 바로 작가가 되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다음 줄거리를 예측하고 싶은데 그 방법이 작가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이었거든요.
지난주에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작가의 생각 들여다보기를 시도하다가 아주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 봤습니다. 사실 제 머리 속에는 백성희를 어떻게 처리할까와 은우와는 어떻게 만나게 될까를 상상하는 것으로 복잡했는데 갑자기 이 생각이 들자 혼자서 웃어대기 시작했지요. 만약 작가선생님의 마음과 같은 상상이라면 찬란한 유산의 소현경작가님은 시청자들에게 재미있는 팁을 주신 거였구요. 

작가님의 재미있는 팁은 바로 이승기를 평생의 빚쟁이로 만드는 것입니다.
극중 선우환은 현재 고은성에게 18만원이라는 빚을 지고 있습니다. 이 두사람은 빚이 다 청산되기 전에는 채무자와 채권자의 관계라는 거지요. 지난 주에 선우환은 월급을 받았다며 은성에게 5만원만 상환했습니다. 할머니 병실을 지키느라 결근한 날 수만큼 월급이 깎였던 것이지요. 작가는 진성식품의 장사장의 입원으로 생긴 가족 선우환의 결근마저도 눈감아주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일한 만큼 받는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을 보여주었지요. 이는 장사장의 신념 즉, 일하지 않는 자 먹지마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기도 했구요.
월급이 줄어든 선우환은 은성에게 5만원 밖에 갚지 못했는데, 이후 은성이 2호점을 그만 두고 백성희의 협박에 비행기를 타려하다가 선우환에게 제지 당했지요.
두 사람의 해피엔딩은 끝까지 지켜봐야 겠지만 갑자기, 뜬금없이, 황당하게, 전혀 이해할 수 없게, 두사람이 결별하는 일은 없겠지요?

자, 그럼 작가가 시청자에게 주는 팁이 뭔지 보도록 하지요.
우선 선우환이 고은성에게 진 빚이 18만원이라는 것을 기억해두고 다른 문제 하나를 집고 넘어가지로 하겠습니다.
찬란한 유산은 실제로 돈계산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그중 가장 큰 액수가 선우환이 뿌린 천만원이었지요. 천만원 수표질은 사실 과장이 심해서 현실감은 떨어졌지만, 선우환의 무분별한 돈개념을 보여주고자 한 것으로 넘어가기로 하죠.
점장에게 돈을 뿌린 선우환의 일은 장사장에게 노여움을 사게 됩니다. 그동안 환이 마음 잡지 못하고 철없이 굴어도 넘어갔던 장사장은 사람에게 돈을 뿌렸다는 얘기를 듣고 환에게 손찌검까지 합니다. 그리고는 장고에 들어갔습니다. 은성을 만나게 된 것도 장사장의 장고를 위한 초심으로의 여행에서 만나게 되었던 것이구요. 그리고 할머니의 사고가 이어졌고, 은성이 할머니를 보살펴 주면서 두사람의 인연도 시작되었던 것이지요.
초심으로의 여행에서 돌아온 할머니는 선우환과 가족들에게 "일하지 않는 자 먹지 말라"며 금전적인 지원을 끊겠다고 선언하고 각자 일해서 벌어서 쓰라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유산을 고은성에게 남기겠다는 유언장도 작성하면서 일이 여기까지 오게된 것입니다.
선우환이 종이 뿌리듯 써온 것, 할머니의 유산, 은성 아버지의 부도, 은성이 쌀만두를 팔아서 번 것, 선우환이 처음으로 일해서 번 것, 백성희가 가로챈 보험금, 백성희가 얻고자 했던 것, 다 돈입니다. 일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결국은 돈때문이었지요.

작가는 일관되게 장사장 혹은 은성의 입을 빌어 돈의 소중함을 말해왔습니다. 천원짜리 한장, 만원 한장을 반듯하게 펴는 은성에게 장사장은 돈이 그렇게 좋냐고 물으며 은성을 눈여겨 보게됩니다. 돈 싫다는 사람 세상에 없습니다. 장사장은 돈을 좋아하는 은성이 아니라 작은 돈도 소중하게 대하는 은성을 믿었던 것이지요.
작가는 찬란한 유산의 장숙자 사장을 통해 돈의 가치, 작은 돈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천만원을 뿌리고 몇십만원을 술값으로 흥청거리며 쓰던 선우환은 만원의 쪼개 쓰기법를 배웁니다. 교통비, 밥값 등이 하루 쓰는 대부분이었지만 때로는 모아서 승미에게 저녁도 사줘야 했고, 공부할 책도 사야 했지요. 그리고 첫 월급을 받아서 하루 만원씩 가불받은 돈도 할머니에게 갚아야 했지요. 
찬란한 유산의 작가는 돈에 관해 철저합니다. 할머니가 되었든 고은성이 되었든 빚은 철두철미하게 갚게 합니다. 그러니 선우환이 고은성에게 갚아야 할 빚도 반드시 갚도록 하겠지요. 저는 여기서 작가의 재미있는 생각을 상상해 봤습니다. 왜 18만원이라는 뉘앙스도 좋지 않은 돈을 남겼을까? 그간 청산하고 남았던 23만원 중에 깔끔하게 3만원을 갚게 할 수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통용되고 있는 돈의 최소 단위는 얼마입니까? 10원, 맞습니다. 10원입니다.
선우환은 어떤 식으로든지 은성에게 돈을 갚아야 하는데, 지금부터 선우환식의 빚 상환계산을 해보도록 하지요. 선우환은 고은성에게 앞으로 매일 10원씩 갚겠다고 합니다. 10원이라는 말에 은성 콧방귀 끼며 어이없어 하겠지만 이게 선우환식 상환방법이고, 나름 프로포즈라는 것이지요. 매일 10원씩 갚으려면 은성이를 매일 만나야 한다는 것인데, 하루 10원 한달이면 300원, 일년이면 3,600원, 10년이면 36,000원입니다(새해 첫날, 추석연휴, 설날 연휴 등 1년에 5일정도는 빼줘야죠). 18만원을 다 갚으려면 50년이 걸리는 셈이지요.
또 다른 계산은 우리나라 법정공휴일이나 일요일, 설날, 추석 등의 좋은 날에도 빚 갚기는 그러니까 대충 공휴일이 60여일 되니 일하는 날을 300일이라고 치고, 하루 10원씩 계산하면 1년 3,000원, 10년이면 30,000원, 18만원을 다 갚으려면 60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결국 선우환은 미우나 고우나 매일 10원씩 갚으며 평생 고은성을 보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우스개 계산을 왜 했느냐고요?
은성이 할머니나 환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을때 선우환이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은성을 믿느냐고. 그때 할머니는 "나는 은성이를 짧고 굵게 알았지만, 환이 너는 가늘고 길게 알고 싶은 모양"이라는 말을 했던 것을 기억해 낸 것입니다. 그래서 재미삼아 가늘고 길게 선우환의 빚을 계산해 봤습니다. 
작은 돈의 귀한 가치가 바탕에 깔린 드라마 찬란한 유산, 선우환과 고은성도 작지만 소중한 것을 지켜가며 앞으로 50,60년을 함께 살고 싶다는 선우환식 프로포즈를 재미있게 상상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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