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공주'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09.12.31 'MBC연기대상' 여왕이자 엄마였던 고현정, 아름다웠다 (53)
  2. 2009.11.03 '선덕여왕' 덕만공주가 호랑이굴로 들어 간 이유 (30)
  3. 2009.10.17 선덕여왕' 미실의 초심, 그 진심은? (25)
  4. 2009.09.22 '선덕여왕' 신라를 울린 칠숙과 유신의 비재 (58)
  5. 2009.08.12 '선덕여왕' 천명공주, 그녀는 끝까지 여인이었다. (35)
2009.12.31 07:17




여왕다운 고현정의 호탕한 대상 수상소감 - 여왕이자 엄마였고 진정 아름다웠다
연말 최고의 관심사는 MBC연기대상의 대상을 받을 주인공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상의 영예는 선덕여왕 미실의 고현정에게 돌아갔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고, 왕좌의 자리가 아깝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연기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최대 관심사는 고현정이 시상식에 참가할 것인지 아닌지부터 이슈가 되었습니다.
고현정은 데뷔 이래 한번도 시상식 행사에는 나타나지 않아 MBC로서는 고민이 컸다는 것도 사실이지요. 세간에 고현정이 참석하지 않으면 김남주와 이요원이 수상을 하게 될 것이다라는 추측들도 있었는데요, 고현정측이 참석을 통고함으로써 대상을 탈 것은 확실시 되는 분위기였지요. 선덕여왕은 11개부문에서 상을 휩쓸면서 2009년 최고의 드라마였음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연기대상 시상식 진행자였던 이휘재씨와 천명공주 박예진씨가 선덕여왕팀과 인터뷰를 했는데요, 박예진이 춘추 유승호에게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만나는 아들이라고 하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천명공주의 죽음 이후에 유승호가 등장했으니 처음 상봉하는 모자 상견장이더라고요. 이제 18살되는 유승호를 보면서도 설레인다는 박예진의 멘트처럼, 멋진 모습으로 연기대상에 참석한 유승호군은 알천랑 이승효와 함께 남자 신인상을 수상했지요. 선덕여왕이 끝나자 시원하다는 김유신의 엄태웅은 머리를 깎아서 시원하다면서 웃어 보였는데요, 그동안 과묵한 김유신의 표정과는 사뭇 대조적인 표정의 웃음이라 잠시 엄태웅에게 저렇게 소탈스러운 표정도 있었나 싶더라고요. 그만큼 김유신의 우직한 모습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고현정은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고, 평소에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휘재씨에게도 "미친 것 아냐?"라는 다소 과격한 농담까지 건네기도 했는데요, 평소 친한 이휘재의 진지한 표정에 대한 멘트였던 것 같은데, 급수습하는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대상 수상후보를 발표하는 순간에는 "고현정씨, 어려 보일려고 얼굴에 바람 넣는 것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이휘재가 재치있게 복수도 해주면서 웃음도 주었지요. 대한민국 최고의 미녀에게 던지는 농담이었지만, 호탕한 고현정의 모습이었습니다. 
명실공히 국민드라마로 사랑받았던 선덕여왕을 사랑받게 한 주인공은 미실이었습니다. 미실이라는 인물은 고현정으로서는 처음으로 도전하는 악역이었고, 또한 첫 사극출연이라는 것으로도 고현정에게는 시험무대였을 겁니다. 그리고 50부에서 미실의 죽음으로 하차할 때까지 고현정은 미실=고현정으로 혼신을 다한 연기를 보여주었지요. 미실의 하차로 선덕여왕을 시청하는 재미가 없어졌다는 허탈감까지 느끼게 했으니까요. 고현정은 미실이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으로 안방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미실에 빠져들게 했었습니다. 고현정은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는 미실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 없고, 아름다운 여배우로 자리를 빛내 줄 뿐이었어요.     

연기대상 수상 소감으로 "아이들이 보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는 장면에서는 같은 엄마인 입장에서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1부에서 아역상을 수상한 전민서양이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장면에서,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있던 고현정의 표정이 잠깐 어두워지는 듯 했습니다. 이혼 후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엄마로서의 그리움을 감추지는 못하나 보다싶어서 마음 한켠이 찡해졌어요. 아주 잠시 잡힌 장면이었지만, 화려한 대스타이기 전에 엄마일 수 밖에 없는 모습이더군요.
이혼이라는 상처보다는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엄마로서의 그녀의 아픔을 감출기는 힘들었을 거에요. 그래서인지 대상 수상소감을 짧게 끝내 버리는 고현정에게 이휘재가 더 길게 말해달라는 주문에도, 고현정은 상투적인 인사는 못하고 말더라고요. 울고 싶지 않았겠지요. 고현정은 엄마로서 자랑스러운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것이 나타났어요.
언젠가 고현정이 강호동의 무릎팍도사에 출연해서 했던 말이 겹쳐지더라고요. 아이들을 만나지는 못하지만 엄마가 어떤 일을 하는지는 지켜봐주기를 바란다는 말을 했었는데, 고현정의 무대에서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순간 고현정씨에게 말해주고 싶더군요. "고현정씨, 무대에서의 엄마 모습을 아이들이 지켜 봤다면, 정말 엄마 고현정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겁니다" 라고요. 선덕여왕의 미실과 함께 한 시간들이 행복했고, 고현정의 대상 수상에 기뻤던 순간이었습니다.
연기대상 수상식에 나선 고현정은 꾸밈이 없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시상식을 봐왔지만 대상 발표 순간에 고현정처럼 호탕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은 처음 본 것같아요. 다소곳하게 일어나 인사를 할 거라 생각했는데,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옆자리에 앉아있던 김남길과 벌떡 일어나 하이파이브를 하더라고요. 
고현정의 수상소감 역시 고현정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었던 것 같아요. 사실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대상을 수상하게 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도 고현정은 평소 소탈한 그녀답게 수상소감도 준비하지 않은, 그저 즉석에서 나오는 생각 그대로를 말할 뿐이었어요. 혹자는 준비하지 않은 고현정의 자세에 대해 뭐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그 모습 그대로 좋았습니다. 아이들 생각에 울고 싶지 않고, 어색한 무대에서 가식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 자체가 좋았어요. 연기대상을 수상한 고현정은 2009년 최고의 배우였고 여왕다웠고, 그리고 엄마로서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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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3 11:35




선덕여왕 47회는 소화(서영희)의 죽음으로 눈이 촉촉해졌어요. 천명공주의 죽음이후 덕만공주에게는 가장 큰 슬픔이었겠지요. 소화는 덕만공주에게는 영원히 엄마니까요. 죽음보다 강한 모정으로 덕만공주를 지켜낸 소화 유모의 마지막 가는길 눈물로 정리하고, 47회 덕만공주가 미실을 잡으러 호랑이 굴로 직접 간 이유를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덕만공주가 은신하고 있던 비밀기지는 칠숙랑에게 발각되고 말았습니다. 불화살이 날아들고 물샐틈 없는 포위에 덕만공주는 위기에 처했지요. 일촉즉발 위기의 상황에서 탈출해야 하는데 소화는 덕만공주로 변장하고 스스로 미끼가 되기를 자청합니다. 지난번 옥새를 숨겨나올때도 진평왕에게 미끼가 되어달라는 지략을 냈던 소화였지요.
칠숙이 복면을 한 홍위대를 선발대로 보내 은밀히 덕만공주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지요. 소화와 월야는 이 홍위대의 옷을 입고 현장을 빠져나가는데 이를 눈치챈 칠숙이 뒤를 쫒아갔지요. 복면을 했기에 누구인지 알 수 없었던 칠숙은 덕만공주가 태어난 날부터 타클라마칸 사막에까지 덕만의 뒤를 쫒아왔던 지난 날을 회고 하며, 드디어 길고 길었던 추격의 끝을 냅니다. '미실새주님, 드디어 이 칠숙이 새주의 명을 완수하겠습니다' 라는 비장한 각오로 단칼에 싹~
그런데 함께 도망치던 월야가 "유모님"이라고 부르는 소리에 칠숙은 허겁지겁 소화의 복면을 벗깁니다. 칠숙의 칼을 맞고 쓰러진 사람은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계림으로 오면서 연정을 품었던 여인, 세상 모든 것을 버리고 조용한 초야에 묻혀 평생을 함께 하자고 했었던 소화였어요. 애타게 "소화, 소화" 이름을 부르지만 소화는 "우린 결국 이길 밖에 없었나 봐요" 라며 안타까운 눈길로 칠숙을 올려다보고는 곡절많았던 세상과 작별을 해버립니다.
털썩, 더이상 칠숙에게 신라는 빛이 없는 암흑의 세계가 되버렸습니다. 수많은 전투와 문노와의 결전, 타클라마칸의 모래폭풍 속에서 용케도 죽음의 고비를 넘겨왔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매번 죽을 기회를 놓친 것같다며 다시는  놓치지 않겠다고 미실에게 말했듯이, 무정한 칼잡이 칠숙이 죽음을 향해, 죽을 힘을 다해 달려가려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네요. 그래서 허망해 보이기도 합니다. 평생을 미실의 그림자만 쫒아다가 처음으로 연모를 느낀 여인 소화는 칠숙의 온기없는 마음에는 따사로운 햇살이었고, 빛이었는데 칠숙의 인생이 덧없어 보입니다. 앗, 두 사람의 기구한 악연을 생각하다 보니 글이 감상적으로 흘렀네요. 덕만공주의 영원한 엄마 소화유모, 당신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빌며 그동안 고생많았다는 말도 함께 전합니다.
그럼 본론으로 돌아가지요. 이번회에 가장 흥미진진했던 장면은 미실과 당나라 사신과의 독대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금 신라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수나라가 망하고, 당고조 이연이 통치하던 시기에요. 당나라는 주변국들에게 소위 신고식 겸 공물을 요구하기 위해 사신단을 파견했지요. 사신단이 오는 날 덕만공주는 천하에 자신이 건재함을 보여줍니다. 연을 이용해서 삐라를 뿌린 것이지요. 굿 아이디어! 참으로 놀라워요. 비담의 난에 김유신이 연에 불을 붙여 날렸다는 기록이 있는데 미리 멋지게 등장해 주신 방패연이였지요.   
"기개있는 백성은 의로운 분노로 폐하를 구하라" 개양자 덕만공주, 개양자(천명공주)의 아들 춘추라는 이름을 새겨서 말이지요. 백성들과 화랑들, 그리고 귀족들은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폐하를 구하라는 말은 지금 황제가 연금상태 혹은 위기에 빠져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뭔가 구린내가 난다 이거지요. 덕만공주가 노린 것은 바로 민심의 동요와 자신의 건재함을 아군들이게 알리는 것이었어요. 알다시피 알천랑, 용춘공, 서현공은 지금도 머리풀고 피칠갑이 되어 있거든요. 열성각에 진입했던 화랑들도 마찬가지고요.
미실에게는 다시 위기상황입니다. 덕만공주는 미꾸라지 빠져 나가듯이 잡히지 않고 있는데다, 하필이면 당사신의 행렬이 이어지는 곳에 폐하를 구하라는 전단이 뿌려졌다고 하니 골치가 아프지요. 미생공이나 세종공도 상황이 이러하니 당나라에서 원하는 것 그냥 다 들어주고 서둘러 보내 버리려고 합니다.
당사신을 마주한 미실은 독대를 청하고 주위를 물립니다. 미실이 비록 정변을 일으킨 수괴라 할지라도 당사신과의 독대장면은 미워하기 힘든 배포를 보여주었어요.
당사신이 "공주를 역적으로 몰아넣은 것은 찬탈이 아니냐"고 묻자 미실은 "당 황제는 양씨(수나라)를 찬탈한 것 아니냐" 며 받아칩니다. 또한 "당의 황제가 국조가 되는 일은 지금부터 대의를 어찌 펼쳐가는지에 따라 정해질 것이다"라며 초강수를 두었지요. 이에 흥분한 당나라 사신은 "변방의 오랑캐 계집년이 중화의 도와 천하의 대의를 입에 담느냐" 욕설을 하였지요.
이에 미실은 "니놈은 감히 나와 천하를, 대의를 논할 자격이 없다, 나와 대의를 논하고 싶거든 적어도 이세민을 직접 데려오라"며 호통을 칩니다. 미실은 상대를 야금야금 약을 올리면서 결정적으로 사신에게서 악수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거였지요. 이에 당사신이 덜컥 먹이를 물어버리지요. "당의 군대에 계림이 짓밟혀야 정신을 차리겠는가?" 바로 이거에요. 미실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열성각의 화백회의장에서 유신랑을 비롯한 공주시위부를 무장하고 들어오도록 유인한 작전과 같은 수였지요.
당연히 군대를 먼저 들먹인 당사신에게 이는 선전포고를 한 외교적 언사였다며 올가미를 씌워버리지요. 그리고 외교적 관례에 따라 모가지를 뎅강 베서 당나라로 고이 보내주겠다고 당사신에게 오줌을 질금거리게 해버립니다. 잠시 통쾌하기도 했네요. 그 장면에서는...굴욕외교, 굽신외교에 세 개주고 하나 얻어오는 우리 외교를 돌아보니 미실같은 배포있는 외교정치가 아쉽기만 합니다. 헛,,또 샛길로 빠지려고 하네요.
참, 여기서 중요한 역사적 사실 하나만 짚고 가지요. 미실의 난과 칠숙의 난은 같은 난이 아니라는 거에요. 칠숙의 난이 631년에 일어났는데 지금 상황으로 보아서는 당고조 시대로 이세민(이연 당고조의 둘째 아들)이 당태종에 오르는 626년보다는 앞서거나 그 즈음의 일같아 보이니까요
미실의 간담을 서늘케하는 으름장에 목숨이 하나밖에 없는지라 당사신도 여걸이라며 급사과모드로 돌아가 예를 취하였지요. 물론 당사신이 요구했던 황금 일천관도 잊어주세요~ 되었겠지요.

당사신 콧대를 한방에 눌러버리고 득의양양하게 나오는데 어디선가 미실새주를 나지막히 부르는 소리가 났습니다. 저는 처음에 방송사고인줄 알았답니다. 녹음을 잘못틀었나 싶어 인터넷에 뉴스거리로 등장하겠다 싶었는데 어디선가 본듯한 실루엣이 고개를 숙이고 있더니 화분을 와장창 깨버립니다. "새주님, 미실새주님"하고 두번이나 불렀는데 못들으시다니, 울컥한 덕만공주가 화분을 깨며, 쩌렁쩌렁 큰소리로 "미실새주"하며 홀홀단신으로 미실 코 앞에 나타나 버렸네요. 
얼굴에 독기를 품고 와도 모자랄 판에 미소까지 짓는데, 미실새주 표정은 반대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요. 이렇게 정공법으로 나타날 줄이야 미실새주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저희도 전혀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유신랑이 위험하다고 만류했던 일이 이거였나 봅니다. 당돌하고 당당하기 그지없는 덕만공주가 무슨 생각으로 호랑이 굴속으로 제발로 들어갔을까요? 잡히면 바로 죽음인데 말이에요.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네요.
자, 그럼 덕만공주는 왜 호랑이 굴에 제발로 '날 잡아잡수세요'라며 들어 갔을까요? 그 꿍꿍이를 파헤쳐 볼까요? 덕만공주가 계산했을 수는 네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만천하에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었어요. 더구나 당나라 사신까지 와 있으니 덕만공주에게는 좋은 기회이지요. 덕만공주는 갓난애때부터 길러 준 엄마 소화를 잃고 결심을 했다고 말했지요. 더이상 도망치지도 숨지도 않겠다고요. 위국령치하에서 고통받을 백성들, 자신을 따랐다는 이유로 고초를 겪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언제 어디서 목숨을 잃을 지도 모르는 동지들(유신, 월야, 비담 등등)더이상 자신으로 인해 위험에 빠뜨릴 수가 없다고요. 그리고 사지를 향했습니다.
덕만공주는 궁에 들어가는 순간 이미 죽음을 예상하고 간 것이었어요. 덕만공주는 미실과 싸우려면 정말로 죽음을 불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거에요. 미실 역시 목숨을 내걸고 싸우고 있듯이요. 숨어서 싸우다 운없이 죽어버리면 그야말로 역모죄를 뒤집어 쓰게 생겼는데, 정장당당하게 재판이나 받고 억울한 심정도 호소하고 싶었겠지요.
둘째, 덕만공주는 요즘말로 스스로 이슈가 되려고 했었다고 생각해요. 덕만공주가 잡히면 국문이 진행될 것은 뻔한 일이지요. 명색이 공주인데 공주가 국문을 받는다는 것은 토픽감이지요. 국문장에서 덕만공주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까요? 아무리 미실이 덕만공주의 변론을 덮고 쉬쉬한다고 할지라도 궁궐 담벼락에도 귀가 있고 눈이 있다는데 안퍼져 나갈 수가 없지요. ~카더라 소문은 바람보다 빨리 퍼지는 법이지요.  

셋째, 덕만공주는 화랑의 명실상부한 주인이에요. 화랑의 주인 공주가 폐하를 구하라는 삐라를 뿌리며 나타났는데 이는 화랑에게 내리는 명령과도 같은 것이지요. 화랑내부에서도 덕만파와 미실파로 갈리겠지만, 신라 최고의 엘리트들이 적어도 상황정리는 하려고 할 거라는 계산을 했겠지요. 미실이 장악하고 있는 화랑이 동요한다는 것은 미실에게는 큰 전력손실이 되겠지요. 진지제를 폐위하는데 앞장섰던 화랑들의 기개는 죽음도 불사하는 것이었어요. 죽음으로 지키려고 했던 것은 대의였고요. 덕만공주는 지금 죽음을 불사하고 그 대의를 알려 화랑을 움직이려 왔다고  할 수 있겠지요. 
넷째, 덕만은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겁니다. 언니 천명공주를 잃었고, 어머니와 같았던 소화를 잃은 덕만공주는 자신을 내던지며 춘추에게 대업을 잇게 하고자 합니다. 유모 소화의 죽음을 보고 덕만공주는 더 강인해 졌어요. "살아있는 것보다 더 위험한 일은 없습니다" 라며 유신랑을 설득하는 모습은 죽기를 각오하겠다는 비장함이 보였지요. 어쩌면 옥이 깨지듯 찬란히 부서져 버리겠다는 미실보다도 더 결연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미실이 난을 일으킨 이유는 더이상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지요. 여왕이 되겠다는 덕만공주, 골품제를 깨고 왕이 되겠다는 춘추공 앞에 한없이 작아져야 했던 미실은 힘은 가졌으나 길이 없었지요. 그래서 최후의 수단으로 난을 택했지요.
그러나 덕만공주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서 오히려 적을 향해 호랑이 굴속으로 들어가 버렸지요. 덕만공주에게서 누군가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까? 예, 바로 진흥대제의 모습입니다.
진흥대제가 호랑이에게 팔을 물렸을때 팔을 빼지 않았다고 했지요. 팔을 빼내면 팔이 잘려버릴 것이니까요. 그래서 진흥대제는 팔을 호랑이 입속으로 더 깊숙이 밀어넣고 가지고 있던 소엽도로 호랑이 숨통을 끊어버렸다는 전설같은 무용담...덕만공주가 취한 행동은 바로 진흥대제가 호랑이에게 팔을 물렸을 때와 같은 것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덕만공주는 어쩌면 미실새주보다 더 필사적으로 싸우려 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호랑이 입속으로 더울 팔을 집어 넣으면서 미실의 숨통을 끊기 위해서 말이지요. 호랑이 숨통을 끊어줄 소엽도는 이제 곧 나타나겠지요. 미실에게 반기를 들게 될 화랑들, 귀족들 그리고 주진공을 비롯해 서라벌로 진군해 들어오는 군사들이 그 소엽도가 되지 않을까요? 춘추, 유신, 알천, 그리고 비담까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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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7 07:22




잠에서 깨어난 미실의 행보가 드라마 선덕여왕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데요, 저는 지금까지 계속적으로 미실의 진의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해오고 있었어요. 저는 미실이 덕만공주를 왕으로 만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작가의 생각과  비교해 보고 싶은 치기도 발동되고, 아무튼 여러면에서 선덕여왕은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다음 주는 서라벌로 돌아 온 미실이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는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후를 향해 다가가는 미실의 반전이 전개되겠지요. 
저는 여전히 미실의 초심이 무엇일까?에 대한 의문에서 헤어 나오고 있지 못합니다. 과연 신라역사에서 미실이라는 인물을 어떤 식으로 되새김질하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때문이에요. 그동안 선덕여왕 양대산맥의 한축이었던 미실이었기에 그 한축이 무너져가는 허탈함도 있고, 역사책에서 이름도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던 미실이라는 인물을 이렇게 크게 그려준 작가가 존경스럽습니다. 사족이지만 저는 작가님에게서 미실에 대한 애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권력에 눈이 멀어, 황후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자식도 버린 비정한 미실에게 환호하는 이유는 미실의 대인배 정치기질과 담대함을 잘 녹여주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또한 고현정이라는 배우에 대한 애정도 한몫 하고 있겠고요.
그럼 드라마에서 보여 준 미실의 정치인생과 감정선을 따라가면서 미실의 초심으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미실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덕만공주의 여왕선언과 춘추공의 골품제를 부정하는 발언으로 인해서요. 그리고 자기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예견하고 있습니다. 미실의 시대는 진흥제와 궤를 같이합니다. 진흥제의 죽음은 미실의 시대를 가져왔고, 절대권력을 휘두르며 한 시대를 풍미하며 살아왔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럼에도 미실에게는 치명적인 컴플렉스가 있어요. 황후가 되지 못한 것과 성골이 아니라는 점이지요. 미실이 성골이었더라면 황후가 되기가 쉬웠겠지요. 경국지색의 미모와 지략을 가진 그녀였으니까요. 황후가 되기 위해 했던 일이 진지왕에게 색공을 바친 일이었지요. 그리고 비련의 아들 비담을 낳았고, 진지왕은 결국 미실을 황후자리에 앉히지 않았지요. 비담은 버려졌고, 그녀는 다시 진평왕을 옹립해 다시 황후가 되기를 시도합니다. 그런데 회임한 마야부인이 나타났지요. 뱃속에 자신을 대적하고 신라의 하늘을 밝게 할 개양자 둘(천명, 덕만)을 품고서요. 

이때부터 미실의 목표는 달라지게 됩니다. 자신을 대적할 개양자를 없애는 일이 과제가 되었지요. 어린 천명공주에게 황실에 성골남자가 없는 이유가 "너 때문이다", "도망치거라"라며 공포에 떨게 한 말들은, 자신을 대적할 개양자를 무력화시키기 위함이었지요. 그런데 천명공주는 의문의 죽음을 당해버립니다. 미실에게 위기였지요. 천명공주의 죽음 배후에 미실이 있음을 세상이 다 아는데, 미실이 무너질 수도 있는 사건이었지요. 그런데 미실에게는 황실을 한방에 무너뜨릴 열쇠를 가지고 있었어요. 바로 황실에 있었던 쌍생의 비밀이었지요. 결국 황실과 미실은 천명의 죽음과 쌍생을 두고 암묵적인 거래를 하고 미실은 위기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미실은 또다시 공격을 받게 됩니다. 일식과 사라진 예시록의 비문을 가지고, 어출쌍생의 비밀을 폭로하며 진짜 개양자 덕만공주가 나타났지요. 공주 추인식을 치르고 덕만공주는 직방으로 미실의 컴플렉스를 건드려 버립니다. 29회 방송에서 덕만과 마주쳤을 때 "아직도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십니까"라며 미실이 덕만공주의 손을 잡자, 덕만공주가 했던 말 기억하시지요? "무엄하구나, 어디 감히 성골의 몸에 손을 대느냐!"라고 했던 말 말입니다. 나아가 여왕이 되겠다는 선언까지 듣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시 춘추의 공격이 이어집니다. 진골의 신분으로 왕이 되겠다는 것이었지요. 
왼뺨, 오른 쪽 뺨까지 내줬는데 이번에는 뒷통수까지 친 격이지요. 평생 극복하지 못했던 컴플렉스를 치고 들어오는 덕만공주와 춘추를 보며, 미실은 자신의 중대한 실수를 깨닫게 됩니다. 여자라는 신분과 진골이라는 혈통을 부정해 버리는 두 사람을 보고 미실은 정신이 든 거지요. 컴플렉스를 황후자리와 권력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자신이 한심스러웠겠지요. 답은 스스로 왕이 되면 모든 게 게임오버였는데 그걸 몰랐던 뒤늦은 각성을 통탄했겠지요. 

미실은 혼자 생각에 잠깁니다. 그리고 방백이 흘러 나왔지요.
"여인이기에 상상하지 못했던 왕으로의 길, 주인의 길...한 시대가 가는 것인가?"
미실의 방백이 중요한 것은 무엇이 포인트였는가 입니다. 저는 미실의 말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왕, 혹은 주인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미실의 생각 포인트는 바로 '길'이에요. 그리고 설원랑이 "무얼하고 계셨느냐"에 대한 미실의 방백 또한 그 '길'에 대한 것이었지요. "난 그 오랜 세월을 뭘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미실은 길고 달콤한 잠을 잡니다. 버겁게 움켜쥐고 왔던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본 처음이자 마지막 휴식이었지요. 그리고 비담과 소풍을 갑니다.
비담과의 짧은 소풍은 마지막을 위한 주변정리라고 보여집니다. 한번도 사랑으로 품어주지 못했던 아들 비담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머니의 모습으로 돌아간 미실은 행복해 보였어요. 아들의 손에 몸을 기대보기도 하고, 문노와 설원랑, 그리고 자신의 낭도시절 즐거웠던 기억, 진흥제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미실은 웃고 있었거든요. 소소한 일상에서 나오는 그런 웃음 말이에요. 초라한 황후의 꿈을 위해 아들도 버리고, 시대도 거슬렀다며 미실다운 변명을 하는데, 어찌 미실이라고 버린 자식에게 울며 속죄하고 싶지 않았겠어요. 주워담을 수 없는 일인 것을...
미실에게 비담은 한가지 청을 하였지요. "천년에 이름을 얻을 원대한 꿈을 가진 이 아들을 위해, 초라한 꿈따위는 버리는게 어떻겠느냐"고요. 하지만 미실은 안되겠다며 "다시 시작을 하는 게 나 미실이다"라며 새로운 꿈을 향해 야심을 드러내지요. 그리고 이후 찾아온 덕만공주에게 새로운 결심이 섰음을 말해줍니다. 마치 "모든 것을 엎어버리겠다"는 반역의 의미를 담아서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시대입니다. 염치없이 공짜로 달라고 하지는 마세요. 시대의 이름을 갖는 일에 저를 피해갈 수는 없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미실이 덕만공주에게 했던 이 말 속에는 함정이 하나 숨어있어요. 시대의 이름을 갖는 일이라는 말뜻이에요. 미실이 덕만공주에게 나를 넘어서라고 했던 것은 시대의 이름을 갖는 일을 할 사람이 자신은 아님을 인정하는 말이지요.
그리고 미실은 청유를 나선 이유를 초심이 필요해서 라고 고백합니다.
그럼 처음 문제 제기를 했던 미실의 초심이 무엇이었을까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지요. 벌집이 돼버린 상황에서 초심을 찾아 온 나들이 길에서 미실은 진흥제와 어린 낭도 시절을 떠올립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이지요. 고구려, 백제와 숱한 전쟁을 치르면서 진흥제와 함께 이루려고 했던 일, 그것은 바로 신라의 대업을 위한 길이었어요. 신라의 대업은 삼한일통이었고, 그 길을 가는 자가 시대의 이름을 얻는 자가 되겠지요. 그래서 미실은 덕만에게 나를 넘어서 시대의 이름을 가지라고 주문을 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미실이 직접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느냐? 그것은 두가지 이유에서 에요. 작은 이유 하나는, 미실은 자신이 저승길과 멀지 않은 나이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다른 큰 이유는, 덕만공주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라고 생각해요. 미실은 덕만공주에게 숱하게 대업과 삼한일통에 대한 덕만공주의 꿈을 들어왔습니다. 그때마다 덕만공주를 무시했던 것은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거에요. 물론 속으로 질투와 욕심도 있었겠지요. '왕후장상의 피를 가지고 태어났더라면 너와 같은 꿈을 꿀 수도 있었는데, 넌 참 쉽게 가는구나"라고 이를 바득바득 갈기도 했겠지요. 미실이 찾은 초심은 오랫동안 잊어왔던, 낭도시절 가슴을 뛰게 했던 불가능한 꿈, 대업의 꿈이었어요. 그리고 꿈을 꾸는 또 다른 자신, 덕만공주와 마주했습니다.
그런데 미실은 덕만공주를 바로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미실은 덕만공주가 넘어야 할 산이 무엇인지를 가장 잘 알고 있어요. 그것은 정통성과 세력화합이에요. 여왕이 되겠다고 했을 때 황실과 신라 귀족들은 덕만공주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았지요. 춘추공이 골품제를 부정하고 나왔을 때는 귀족들이 춘추와 줄을 대기 위해 서로 반목하는 상황이 벌어졌고요. 그런데 이 힘의 구심점을 만들어 줄 사람이 바로 미실 자신임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황실과 귀족세력 사이의 반목의 중심에는 미실 자신이 있었고, 덕만공주나 춘추가 대업의 길을 가게 하기 위해서는 반목과 대립의 중심에 있는 자신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을요.
그러나 백기투항의 방법은 그녀의 방법도 못되고, 덕만공주가 궁극적으로 귀족들의 지지도 받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겠지요. 그래서 미실은 스스로 나서서 덕만이 딛고 넘어서야 할 장애물이 되기로 나섰다는 생각입니다. 스스로 희생양이 되는 방법을 택한 것이지요. 설원랑, 세종공, 덕만 등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방법으로 말이지요.
미실이 비담에게 문노, 미실, 설원 세사람이면 천하를 통째로 삼킬 것이라 했던 진흥제의 말을 들려 준 것은 화합의 의미였다고 생각합니다. 천하를 삼킬 수도 있었던 세 사람이었으나 진흥제 죽음이후 문노와 결별했고, 사랑에 눈이 먼 설원공은 대업보다는 사랑의 포로가 되었고, 오직 자신은 황후가 되겠다는 욕심으로 잊어버렸던 대업의 길이 미실이 찾은 초심이었지요. 그 길을 걷겠다고 나선 덕만공주, 유신랑, 그리고 비담을 위해 자신이 해 줄 일은 황실과 귀족세력의 분열과 대립을 끝내 줄 교두보가 되는 것이었지요. 자신을 이길 때 덕만공주의 여왕 즉위는 누구도 반대할 수 없는 명분을 세워줍니다. 또한 황실을 견제하는 귀족들의 지지도 얻게 되겠지요.
92년 대선에서 고 정주영회장이 "눈이 내리고 있을 때는 마당을 쓸지 않는 것이다" 라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미실은 혼란스러운 문제들이 오히려 수면위로 떠오르기를 기다려 주고 있었지요. 주인이 한꺼번에 쓸 수 있도록 말이지요. 그리고 그 속에 함께 쓸려갈 자신 또한 내다봤을 테지요. 미실의 초심을 생각하면서 새삼 상기한 사실은 미실은 진흥대제와 함께 시대의 꿈을 꾸었던 신라인이었다는 것이었어요. 자신의 뒤를 이어 새로운 세대가 그 꿈을 이어가고, 이루어 주길 진정 바랬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온몸을 던져 희생하고 가는 것이 시대의 주인들을 위한 마지막 선택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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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2 07:23




드라마 선덕여왕이 이번 35회를 기점으로 제3부를 여는 새로운 스토리 전개에 들어갔습니다. 제1부는 덕만공주의 출생의 비밀과 성장과정, 제2부 덕만공주의 신분회복으로 구분되겠지요. 제3부는 표면적으로는 덕만공주와 미실과의 권력대립이라는 큰 줄거리 선상에 있지만, 안으로는 거미줄 같은 인간관계의 헤게모니가 더욱 복잡하게 얽혀 들어가고 있으니 드라마를 보는 재미가 더욱 큽니다. 속을 알 수 없는 김춘추(유승호), 두 얼굴 비담(김남길)의 속마음, 그리고 가야계 유신랑의 행보를 통해 선덕여왕의 인간관계가 더욱 더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회를 보면서 가장 감명깊었던 장면은 역시 유신랑의 풍월주 비재였습니다. 지난주 유신과 비담의 비재에 조작의혹을 제기하며 비재를 중지시켰던 원상화 칠숙공의 화랑으로서의 면모가 드러난 장면이기도 했는데요, 칠숙공은 이번회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해준 인물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국선 문노와 칠숙은 무인의 몸과 검을 읽는 무사들 중에서도 고수들입니다. 비담과 유신의 비재를 지켜본 칠숙은 신성한 비재에서 승부조작을 하고도 화랑이라고 할 수 있냐며 비담과 유신에게 호통을 쳤지요. 그리고 문노에게 말합니다. "내가 이 승부를 잘못 본것라면 두눈을 찔러 무릎을 꿇고 사죄하겠다"고 말이지요. 그리고 국선 문노에게 정면으로 묻습니다. " 이 대결이 정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만약 국선이 그리 말한다면 화랑은 끝난 것이요, 나 칠숙이 본 것을 국선께서는 보지 못한 것이요, 국선!"
이에 대해 문노는 한평생 검과 함께 한 화랑으로 승부가 석연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문노 역시 승부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회의를 거듭한 결과 유신랑의 풍월주 선발 최종테스트에 직접 칠숙공이 나섭니다. 조건은 칠숙랑이 열번 공격을 하고 한 번이라도 유신랑이 막아낸다면 유신랑의 승리를 인정하겠다는 것이었지요. 사실 유신랑이 검에 대한 각성을 이루었다고는 하지만, 두 사람의 대결은 어른과 아이의 싸움입니다. 무의 경지가 하늘과 땅 차이라는 말이지요.
게다가 유신랑은 지금까지 최종 비재에 오르기까지 몇번의 대련을 통해 몸이 만신창이거든요. 두발로 서있을 수 있기는 할까 싶었는데 싸우겠다는 의지는 대단합니다. 부들거리는 손으로 목검을 잡고 칠숙랑의 공격을 받게 되지요. 물론 수없이 나뒹굴고 몇번이고 철퍼덕 나가떨어집니다. 목숨이 붙어있는게 신기할 정도에요. 칠숙랑이 전혀 봐주지를 않았거든요. 한번 두번 세번...결국 아홉번까지 쓰러지지요.
예상했던대로 아홉번의 대련이 오기까지 유신랑 많은 것을 보여주셨지요. 대련이 끝났나 싶으면 다시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또 몇대 맞고 쓰러져서 이제는 끝인가 보다 하고 돌아서면 또 꼼지락 거리며 일어서고... 7전8기 불굴의 의지였지요. 그리고 아홉번째 대련에서는 한참동안이나 시간을 끌고 일어나지를 못하지요. 이제는 끝났다며 이번 비담랑과 유신랑의 승부는 무효임을 막 선언하려는데 유신랑 마지막 힘을 다해 다시 검을 잡으려 꿈틀거립니다.
이때 화랑들 속에서 홀연히 들리는 외침, "버텨! 버텨내 유신, 쓰러지지마"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니 이게 누구신가요. 유신과는 숙명적인 적이었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15대 풍월주가 누구보다 되고 싶어한 보종랑이 아닙니까? 이어지는 알천랑의 응원 "유신랑, 견뎌내거라!"

그리고 이어지는 화랑들의 응원이 연무장을 가득 채웠지요. 적도 없고 아군도 없는 유신이라는 한 화랑에게 쏟아지는 응원의 함성은 결국 유신랑을 일어서게 하지요. 그리고 마지막 열번째 칠숙랑의 공격을 받게 됩니다. 
유신랑은 더욱 강한 공격을 받고 쓰러졌지요. 목검까지 뎅그렁 부러져 버릴 정도로 칠숙랑의 공격은 강했습니다. 쓰러지면서 부러진 검을 칠숙랑의 명치를 향했나 싶은데, 눈 깜작할 사이에 지나가 버리고 유신랑은 그자리에서 정신을 잃어버리고 말지요.그리고 심사가 끝났다는 최종발표를 하려는 순간 칠숙랑이 연무장이 떠나가라 쩌렁쩌렁 말합니다.
"나의 패배요, 유신랑의 마지막 공격이 명치에 닿았고 만약 진검이었다면 명치를 꿰뜷었을 것이요. 유신랑의 승리요"
순간 연무장은 에헤라 디야 축제의 도가니가 돼버렸지요. 오랜만에 멋진 화랑의 모습을 보여준 보종랑까지 손을 들고 유신랑의 우승을 축하해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이 장면을 보며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유신랑의 불굴의 의지력도 대단했지만 그보다 멋진 분은 칠숙랑이었어요. 무인의 자격이 있는 진정 남자, 진정한 무사였으며 그가 화랑이었음을 각인 시켜준 장면이었거든요. 철저하게 미실의 사람임에도 그의 자존심, 화랑으로서의 자존심은 그 순간만은 그의 주군 미실도 잊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사람, 보종랑 역시 가슴이 뜨거운 신라의 화랑이었습니다. 버티라고, 쓰러지지 말라고 외친 보종랑의 응원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청년 인간 김유신, 동료 화랑 유신랑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칠숙랑과 유신랑의 비재는 그 순간만은 정치도 권력도 개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몇번을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는 유신랑에 투혼에 대한 응원이었지요. 그 불굴의 정신, 임전무퇴의 정신이 바로 화랑도였으니까요. 비재가 끝난 후 아버지 설원공이 어째서 유신랑을 응원했느냐고 묻자 보종랑이 대답합니다. "화랑이니까요. 화랑이라면 누구나 그 광경을 보고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면서요.
문노도, 덕만공주도, 보종랑도 울었습니다. 연무장을 가득 메운 화랑과 낭도들을 울리고, 시청자들도 울리고, 심지어 미실마저 감동케 한 유신랑과 칠숙의 비재는 이번회 최고의 명장면이었습니다. 신라 젊은 이들 가슴을 뜨겁게 했던 화랑도, 그들은 그 가슴 뛰는 화랑의 기상를 품고 목숨을 마다하고 전장으로 달려 나갔겠지요. 황산벌싸움에서 계백장군을 향해 돌진한 어린 관창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바로 그것, 화랑의 정신으로 말입니다. 
패배를 인정했던 칠숙랑을 비롯해 정파를 떠나, 정쟁을 떠나 유신랑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며 응원하던 보종랑, 알천랑 그리고 연무장에서 비재를 지켜보던 모든 화랑과 낭도들은 오늘 만큼은 신라의 진정한 화랑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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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2 08:26




선덕여왕 24회분에서는 아마도 안방 시청자들의 눈시울이 꽤나 붉어졌으리라 봅니다. 다음주 서라벌로 돌아온 천명공주의 시신을 두고 애간장을 끊는 통곡으로 피눈물을 흘릴 마야황후를 생각하니 이번주는 슬픔의 전주곡 정도로 보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천명공주는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동생 덕만에게 언니라는 소리도 못 들어보고 용수공 이후 마음에 품었던 유신랑에게서도 고백도 듣지 못하고 말입니다. 물론 시청자들에게 이번회로 모습을 싹 감추지는 않겠지요. 수나라로 조기유학을 떠난 춘추(유승호)가 돌아오면 한 두번 회상신으로 천명공주의 모습을 보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

24회의 하이라이트는 미생공과 상천관의 명령으로 대남보랑에게 독화살을 맞고 쓰러진 천명공주의 죽음이었지요. 천명은 마야황후가 다른 한 쌍둥이를 생각하며 지어 감추어둔 덕만의 공주옷을 들고 나와 결국은 공주옷 때문에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덕만은 극중에서 여러번 옷을 바꿔입었습니다. 저도 헷갈렸으니 대남보랑에게는 이를 말이겠습니까? 6백만불 사나이를 능가하는 칠숙의 초능력 시력을 갖추지 못한 대남보의 평범한 시력탓이지요.

죽음을 앞두고 천명공주 참 말씀 많이 하고 가셨습니다. 덕만이에 대한 당부, 유신랑에 대한 자신의 마음, 수나라에 가있는 아들 춘추공까지..
천명공주가 덕만에게 한 유언은 덕만이의 행복만을 빌은 언니로서의 마음이 다였습니다. 굳이 임종을 지킨 유신랑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덕만이 비담이 대놓은 배에 오르려고 할 때 천명공주는 덕만에게 "떠나가서 신라에 대한 기억 모두 잊고 유신랑이랑 행복하게 살아"라고 했지요.
두사람 안타까운 포옹을 끝으로 덕만이 배에 오르려 하고 천명이 돌아서는 순간, 대남보랑의 독화살이 천명공주의 오른쪽 가슴 위쯤을 맞춰버립니다. 그리고 동굴로 피신 한 다섯 사람은 사람은 또 각자 할일을 찾아 떠나지요. 덕만은 비담과 함께 감초와 방풍을 구하러 마을로, 알천랑은 전두초(제비꽃)를 캐러 인근 산으로..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두려워 하는 천명공주가 덕만에게 그리 가지말라 하건만 언니 말도 안듣고 비담과 약초를 구하러 가버렸습니다. 참으로 고집도 센 덕만입니다. 천명을 살리는 해독제를 구하고자 하는 덕만의 간절한 마음 때문이었겠지만,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비담한테만 맡겨도 될 일이었건만 덕만 가슴에 깊은 회한 남기려고 연출진이 일부러 보냈나 봅니다. 뒤이어 알천랑 역시 제비꽃을 캐러 나가 버렸지요.
그녀 곁에 남은 이는 유신랑 한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처음 '왜 유신랑을 남겼을까? 덕만을 남겨두지" 하는 미련을 떨치지 못했는데요, 생각해보니 작가는 끝까지 천명공주를 여인으로 살게 하고 싶었나봅니다.
죽음을 앞두고도 천명공주는 천상 여자였습니다. 온몸에 독기운이 퍼져 세포 하나하나 죽어가는 고통을 느끼면서도 천명공주, 그녀는 여인이었습니다.
천명이 죽어가면서 생각했던 사람은 세사람이었지요. 바로 유신랑, 덕만, 그리고 춘추였습니다. 여인으로서 마음에 품은 남자, 뒤늦게 알게 된 쌍동이 여동생, 그녀의 아들.. 이렇게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그녀는 정인에 대한 마음, 여동생에 대한 연민, 그리고 모성이 가득차 있었던 천상 여자였던 게지요. 
 
동굴에 홀로 남아 그녀의 곁을 지키는 유신랑에게 자신이 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 안 천명공주. 그녀는 용수공 이후 마음에 담아왔던 남자 유신랑에게 먼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합니다. 다시는 고백할 수 없을 것임을 알기에 공주의 체면도 다 버리고 말이지요.
" 너랑 국혼이 결정되었었다. 국혼이라는 게 정략적인, 가야세력과 황실의 연대를 위한 국혼이었는데도 좋았어. 마음에 오랫동안 널 품어왔었는데도 오래도록 몰랐어. 이제야 알았는데 늦었다." 
그리고 이어 덕만에 대한 당부가 이어졌지요.
"덕만이는 불쌍한 애야, 그 아이는 진짜 그아이의 인생을 살아본 적이 없어. 덕만이한테 잘해줘. 덕만일 여자로 살게해줘. 신라든 미실이든 다 잊고 그냥 사람으로 살아"
유신이 못 미더웠던지 대답까지 하라며 확인까지 하지요. 그리고는 덕만에게 주라며 빗을 유신에게 건넵니다.

점점 숨이 가빠지는 가운데 천명은 마지막으로 그녀의 아들 춘추를 언급했습니다. 사실 조금 뜬금없었지만 어미가 자기 속으로 낳은 자식을 어찌 잊겠습니까? 출생이후 그동안 한번도 언급이 되지 않았던 춘추는 수나라에 조기유학생으로 공부를 하고 가 있었더군요.
"춘추, 우리 아들 춘추를 어쩌지. 몸도 마음도 약하고 재주도 없어서 모두 그 아이를 이용하려 할텐데..."
이 대목은 춘추(유승호)의 성격이 어떻게 그려질지에 대한 암시지요. 강력한 차기 황실 후계자 제1순위로 떠오른 춘추를 누가 먼저 자기편으로 만드느냐? 유약한 춘추공 유승호를 두고 진평왕을 중심으로 한 황실측과 미실측의 세력다툼이 앞으로 숨가쁘게 그려지겠네요. 물론 독자적으로 덕만은 꽃남 3인방과 함께 새로운 구상으로 황실과 미실에게 정면 도전장을 낼 것이구요. 예고를 통해 보았듯이 덕만은 이제 예전의 덕만이 아닌 듯 합니다. 고뇌하는 미래의 여왕이 아니라 행동하고 분노하는 덕만공주 환골탈태할 것임이 예고되었으니까요.  

중간 중간 이야기가 길어졌듯 천명도 꽤 장시간 몸속에 퍼진 독과 사투를 했지요. 그리고는 "덕만아, 보고싶다"라는 말을 끝으로 천명의 생명의 불꽃도 사그라들었습니다.
이렇게 끝까지 천명공주는 여인으로 살다  갔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여자로서 살아왔던 천명공주는 동생 덕만에게도 여인으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랐습니다. 천명공주를 마지막까지 여인의 모습으로 보내 준 이유는 앞으로 덕만이 천명과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왜 유신랑에게 천명공주의 마지막을 지키게 했는지에 대한 답이지요. 천명공주에게 유신랑은 처음부터 정인으로서 남자였으니까요. 
여인으로서 살다간 천명공주와는 대조적으로 덕만은 다른 식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천명의 죽음을 보고 덕만은 달라졌지요. 덕만이 천명의 유언대로 여인으로서 꽃처럼 고운 인생을 살아가기를 거부하는 가장 큰 암시는 바로 천명의 유품 빗으로 보여줍니다. 
빗이라는 것은 거울과 함께 여인의 상징적인 애장품입니다. 덕만은 천명공주, 즉 언니가 마지막 유품으로 남긴 빗을 두동강으로 내서 계곡물에 던져버렸지요(아니 저런, 덕만이 성질머리 하고는...그래도 언니 유품인데...). 그리고는 당황한 유신에게  언니가 남긴 유언 그거 못 지키겠다고 합니다.
덕만이 여인네의 애장품 빗을 두동강이로 분질러서 물에 던져버린 것은 덕만이 앞으로 꽃처럼 고운 여인으로 살지 않겠다는 결심을 보여준 것이지요. 다음주 예고를 보니 진평왕에게 덕만은 친서를 올리더군요. "폐하의 둘째여식 공주 덕만입니다"라고 시작하는.
긴 방황과 출생의 비밀에서 빠져나온 덕만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자신의 운명에 맞서 싸워나갈지, 절대권력 미실과 어떻게 대적해 갈지, 그리고 출생과 더불어 버려진 자신의 신분을 어떻게 복권해 갈지가 더욱 흥미진진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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