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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18 추적자: 시청자 울린 최고의 1분, 백홍석 15년 선고의 의미 (14)
  2. 2012.07.11 '추적자'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 강동윤 대통령 당선된다 (9)
  3. 2012.07.10 '추적자' 카리스마 터진 용식이(조재윤), '몰라봐서 죄송해요' (3)
  4. 2012.07.04 '추적자' 김상중을 잡을 결정적 카드, 손현주 강화도로 가라! (5)
  5. 2012.07.03 '추적자' 옥에 티도 삼켜 버린 풀뿌리의 절망, 그리고 희망 (3)
2012.07.18 09:02




추적자는 드라마사에 큰 획을 그은 장르물이었습니다. 드라마가 현실이었고, 현실이 드라마인 괴물같은 작품이었습니다. 소름끼치게 촘촘한 대본, 연출, 그리고 연기자들의 명연기는 내로라하는 스타 한 명 내세우지 않고도, 성공신화를 써냈습니다.
추적자의 성공신화는 시청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에요. 드라마의 성공을 평가하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추적자는 시청률의 수치를 무의미하게 만들었습니다. 한국드라마의 고질적인 병 하나가 용두사미로 끝나버리는 것인데, 추적자는 최고의 결말, 반전 중의 반전, 화룡점정으로 완성시킨 드라마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듯합니다.
추적자는 많은 수확을 남겼습니다. 좋은 연기자들이 있었고, 메시지가 있었고, 우리 사회의 단면을 세밀화처럼 보게도 했습니다.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큰 여운을 남긴 결말, 부패정권에 맞서 분연히 일어났던 4.19혁명과도 같은 기적을 보게 했고, 박근형, 손현주, 김상중 등의 명연기에 살아움직이는 캐릭터는 괴물들이 따로 없었습니다. 절대권력 서회장을 맛깔나고 매력적으로, 때로는 소름끼치게 무섭게 보여 준 박근형의 명품연기, 존경합니다.
주제의식을 이토록 다각적으로 압축해서 보여준 드라마는 보기 드물었습니다. 16회 분량이었지만, 50부 대작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방대하게 다뤘으면서도, 수박겉핥기식 흉내내기도 없었고, 변죽만 울리지도 않았습니다. 둥!둥! 북이 찢어질 정도로 큰 북소리를 담았지요.

무엇보다 추적자가 남긴 가장 큰 수확은 박경수라는 괴물작가를 만났다는 것입니다. 한 줄 한 줄이 명언, 명품어록으로 남은 작가의 섬세한 필치와 우리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직시는, 드라마를 통해 발견한 최고의 수확이 아닐까 싶습니다. 쪽대본이었는데도 이 정도의 완성도높은 대본이 나왔는데,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집필한다면, 파괴력있는 작품이 나올 듯해서 작가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마지막회에도 작가가 던져준 숨은 반전은 많았습니다. 특히 신혜라와 서회장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더군요. 강동윤이 백홍석에게 이런 말을 했었지요. "선택의 순간이 오면, 그 때서야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 나타납니다", 그동안 신혜라에게 많은 선택지가 주어졌지만, 그때마다 신혜라는 거래를 해왔습니다. 물론 강동윤과도 거래를 했지만, 마지막까지 신혜라는 강동윤 곁에 남는 모습을 보였지요.
재판을 앞두고도 신혜라는 서회장과 거래를 했죠. 운전자 서지수를 감춰주는 대신에, 1년 후 출소와 한오그룹 텃밭에서 출마를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조건이었죠.
그러나 PK준과 서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증거로 나오자, 신혜라는 처음으로 선택을 하더군요. 강동윤과 신혜라의 마지막 거래는, PK준 차량 동승자로 위증을 하는 대신, 살인교사혐의는 강동윤이 모두 지겠다고 한 것이었습니다. 신혜라에게는 살아 남으라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꼼짝달싹 못하는 명백한 증거, 백수정을 차로 치고 뺑소니를 쳤다는 것을 인정하면, 8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죠. 서회장에게 약속받았던 정치적 미래가 물거품되는 것은 물론, 살인자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살인교사 혐의는 강동윤이 홀로 지겠다고 했지만, 뺑소니 살인범이 되면 정치적 미래도 날아가게 되는 것이었죠. 결국 신혜라는 자신이 살기 위한 선택을 하더군요. 
블랙박스를 공개함으로써 서회장과의 거래도 없는 것이 되었지만, 마지막에 떠올린 강동윤의 말은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못하게 합니다. "너는 살아남아". 신혜라의 형량이나 죄목이 드라마에서는 공개되지 않았기에, 신혜라의 아직 포기하지 않은 꿈이 어떤 괴물의 모습으로 나타날지가 두려워서 말입니다.

서회장을 통해 보여준 반전은 드라마의 백미였습니다.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절대권력, 서회장의 의자는 여전히 그가 황제임을 보여줬습니다. 총리의 전화를 받고 욕보라는 말로 그의 건재를 과시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서회장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거친 숨을 내쉬는 장면은, 박근형이 어떤 심정으로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 궁금하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권력의 무상함을 얼핏 봤는데 말입니다. 
총리의 전화를 받기전 서회장은 자식들과 이별을 했지요. 서영욱은 경영수업을 위해 유학을 보냈고(물론 특검이나 청문회를 피해서 보낸 목적일 겁니다만), 서지원은 사랑하는 아빠와는 별개인 서회장의 모습을 떨어져서 보고 싶다고 집을 나가버렸지요. 자기가 누구인지(대기업 막내딸로 살아갈 것인지, 사회부 기자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더 해보겠다는 의미겠지요),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멀리서 보면 더 잘 보일 것이라면서 말이죠. 동화책 읽어주던 손자 민성이는 스위스 왕립학교로 유학을 떠났고, 서지수는 백수정 뺑소니범으로 구속되었습니다.
큰 집에 홀로 남아, 아들병역문제로 인사청문회에서 총리가 되는 것이 힘들다는 차기 총리후보의 전화를 받은 서회장은, 여전히 자신의 의자가 가진 권력을 확인했을 지 모릅니다. 그런데 전화를 끊고 숨을 고르는 모습에서 서회장의 노쇠한 모습을 처음으로 봤습니다. 
총리후보자의 전화 한 통, 서회장은 무엇을 느꼈을까요? 서회장은 자식들을 지키지 못했지요. 서회장의 자식을 지켜주겠다고 나서는 이도 없었습니다. 서회장 위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남들 일에는 절대권력을 행사했던 그였지만, 구속당한 서지수, 집나간 서지원, 해외로 도피시킨 서영욱, 정작 자신의 자식들은 그의 힘이 닿지 못하는 곳에 있었던 게지요. 자기 자식들 다 떠나고 없는 텅빈 집에서, 총리자리를 지키게 해달라는 청탁을 받은 서회장, 언론을 통해 쑥대밭이 된 서회장 집임을 알았을텐데도, 무심한 것이 서회장이 사는 세상 사람들이었습니다. 서회장의 안부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었죠. 권력무상의 감정을 순간 느꼈을 법도 합니다. 서회장 발등에 떨어진 불도 뜨거운데 식혀주는 이는 한 사람도 없고, 여기저기서 제 발등 불똥 좀 치워달라는 전화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서영욱이 외국나가는 날, 비행기도 출발하기 전에 민성이 몫으로 남겨야 겠다고 오빠 지분을 달라고 요구하는 서지수, 딸자식 키워봐야 남 되나 보다 싶기도 한 서회장이었을 겁니다. 회사농사는 잘 지었던 서회장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식농사는 흉작이더군요. 서지원이 그나마 나아 보이기는 하지만, 서회장이 원하는 곡식은 아니었을테고 말입니다.
가쁜 숨을 쉬는 서회장에게서 멀어지는 카메라 때문에 서회장의 마지막 표정은 보지를 못했지만, 격자 창에 갇힌 절대권력자의 절대고독은 작가나 연출진이 그리고 싶었던 서회장의 몰락이 아니었을까, 드라마 속 바람을 읽어보기도 했습니다. 일종의 암시적인 원근기법을 통해서 말입니다. 뒷목잡고 쓰러지거나, 거품물고 꼴깍하면 식상하잖아요(ㅎ). 

명약관화, 권선징악, 사필귀정, 리얼리티 어느 것 하나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단순히 감상적 여운으로만 남지 않을 드라마의 결말은 백홍석에게는 해피엔딩, 시청자에게는 새드엔딩이었습니다. 국민들 대다수의 바람을 드라마 결말로 내지 않은 이유를, 작가는 최정우 변호사의 입을 통해 밝혔지요.
"지금 국민들은 백홍석씨에 대해 동정적입니다. 절반 이상이 무죄를 바라고 있습니다. 비겁한 거죠, 국민들이나 저나 똑같이... 백홍석씨가 빨리 풀려나서 행복하게 사는 것 보면서 잊고 싶은 겁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런 일이 일어난 동안 우린 과연 잘못한 것이 없는지... 백홍석씨가 중형을 받으면 마음이 불편할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의 공범이니까요".
시청자들에게 넘겨진 백홍석에 대한 부채의식을 오래동안 잊지 않기를 작가는 바랍니다. 진행형 엔딩으로 남긴 것은 백홍석의 싸움을 잊지 말라는 경고와도 같습니다. 피고름으로 써내려간 작가의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오래동안 부채의식으로 느끼면서, 불편한 진실에 눈을 감지 말고, 백홍석을 보며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말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작가는 과감하게 드라마라는 판타지를 버리고 리얼리티를 택했습니다. 살인죄, 법정모독죄, 도주죄, 특수공무 방해죄, 백홍석에게 내려진 15년 선고가 그것입니다.
그리고 작가는 백홍석의 15년 선고를 통해, 비겁했던 우리에게 중형을 때렸습니다. 15년 형을 받는 백홍석을 보며 방청석에서 내지른 한숨이 우리의 마음이었습니다. 그 답답함을 오래도록 함께 느끼자고 말입니다. 

백홍석이 맞닥뜨렸던 불편한 현실은 우리 모두가 크건 작건, 느끼고 봤던 모습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뭘 했느냐?라고 묻고 있는 것입니다. 눈을 감고, 싸우기를 포기하고, 못 들은 척 안 본 척 하지 않았는가?라고 말입니다. 권력이 이기는 세상, 돈이 힘인 세상에 굴복하고 복종했던 것은 우리였지 않느냐고 말입니다. 오래동안 타성에 젖은 비겁함과 불편한 진실에 대한 묵인이, 우리 스스로 패배주의를 만들고 있었지는 않았는가 말입니다.
돈으로 안되는 것이 없고, 절대권력에 당연히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우리에게, 백홍석은 무엇을 보여줬습니까? 포기하지 않고 싸운 끝에 돈과 권력을, 결국은 무릎 꿇렸습니다. 모기 한 마리가 황소를 잡았습니다. 진실을 밝혔으니까요. 백홍석은 정의를 위해 싸우지 않았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웠을 뿐입니다. 은폐된 진실에 정의가 들어왔고, 권력과 정치가 개입되었습니다.

백홍석의 싸움을 보며 새삼 작가에게 놀라웠던 것은, 정의라는, 사람들의 편의와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모호한 것으로 정의를 규정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정의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이라는 것을, 불편할 정도로 담담하게 보여줬을 뿐입니다. 서회장에게도 정의가 있었고, 강동윤과 신혜라에게도 그들이 생각하는 정의가 있었지요. 이들에게 맞서 싸운 백홍석에게는 정치도, 권력도, 돈도 바꿀 수 없는 진실만이 있었을 뿐입니다. 백홍석이 진실을 말하라는 말만 반복했던 것은, 진실만이 그가 가진 유일한 무기였기 때문입니다.
진실은 밝혀졌고, 죄지은 사람은 죄값을 받았습니다. 강동윤과 서지수는 서회장의 입김으로 특별사면을 통해 형량을 줄여 일찍 출소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는 차후의 문제입니다. 그들에게 평생을 따라다닐 뺑소니범, 살인교사자라는 주홍글씨는 지울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세상사람들을 무시하고 살든 말든, 세상 사람들은 그들을 살인자라고 부르게 되겠죠. 이것만으로도 승리입니다.
법정에서 시작된 드라마는 법정에서 모든 것을 매듭지었습니다. 진실은 밝혀졌고 딸아이를 잃은 한 아버지의 처절한 전쟁은 끝났지요. 억울해서 답답했고, 불의에 분노했고, 현실이라 불편했고, 그러나 결코 외면할 수 없게 했던 드라마 추적자. 드라마에는 우리의 모습이 깊게 투영되어 있었습니다. 선택의 순간에 흔들리고, 얄팍한 팔랑귀에 이리 쓸리고 저리 쏠리고, 불편한 진실 앞에 눈을 질끈 감고 외면해 버렸던 우리들의 모습이 말입니다.
그러나 백홍석은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수정이 아빠니까, 억울하게 죽음을 당하고 죽어서까지도 원조교제에 마약한 아이라는 오명을 써야 했던 수정이의 아빠. 최종선고일에 법정에 나타난 수정이는 환영이 아니었을 겁니다. 구천을 떠돌면서 아빠 홍석을 지켜주었던 수정이의 환한 미소를 백홍석은 분명 봤을 겁니다.

"아빠 고마워, 정말 고마워. 아빤 무죄야", 수정이 내려준 재판결과에 백홍석은 홀로 웃습니다. 백홍석의 미소에, 수정의 "아빤 무죄야"라는 말에 왈칵 눈물이 쏟아졌던 것은, 어쩌면 우리가 듣고, 보고 싶었던 결말, 우리들 마음속에 내려두었던 판결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자식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고자 한 아버지를 어찌 죄인이라 하겠습니까? 아버지는 죄가 없었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총을 들고 법정을 향했던, PK준의 살인범 백홍석에게 죄가 있었을 뿐이었지요. 수정이에게 꼭 지키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킨 아버지 백홍석, 15년 선고가 내려지는 그 순간에, "아빠는 무죄"라고 말하는 수정이 오버랩된 장면은 추적자 마지막회 최고의 감동, 최고의 결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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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14
2012.07.11 08:39




꿈이 아닌가 싶어서 불안합니다. 그렇게나 오래동안 이 날만을 기다려 왔는데 말입니다. 오늘을 기다려왔습니다. 강동윤의 입에서 진실을 실토하게 되는 날을 말이죠.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몇 번이나 흘렸는지 모릅니다. 너무 고마워서요.
이발소에 설치한 CCTV를 통해 강동윤이 백수정을 살인교사했다는 사실과, 이를 덮기 위해 현장에서 20억을 주고 거래하는 모습이 방송을 타고 흘러나왔습니다. 경악하는 국민들, 그러나 강동윤은 버티기작전으로 동영상을 찍은 그 시각, 경제자문 교수단과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던 중이라고, 동영상이 조작되었다는 반박성명을 냈습니다. 별 동요없이 진행되던 투표는 서지원 기자의 보도를 통해 뒤집히기 시작했습니다. 동영상에 나온 20억이 백홍석의 계좌에 송금되었고, 송금자는 강동윤의 부인 서지수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나간 것이죠.
"네 딸이 깨어나면 내가 죽으니까. 내가 죽였어, 백홍석의 딸 백수정양을... 너하고 절친한 의사 윤창민을 만나라고 했지. 30억을 줬어. 바로 다음날 해결하더군". 백홍석은 용의주도했습니다. 강동윤의 입에서 살인을 했다고 실토하게 한 후, PK준에 대해서도 언급했죠. 재판을 조작했다는 것을 말이죠. "PK준이 무죄로 나오지 않으면 내가 가진 걸 모두 잃으니까".
강동윤을 불쌍하다고 동정해 주는 백홍석,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습니다. "법을 지키기 위해 가족의 손에 수갑을 채운 검사(최정우), 진심을 알리기 위해 형부와 맞서는 기자(서지원), 사고를 당하고 자기목숨이 위험한데도 나를 걱정해 주는 형사(조남숙), 이게 사람이다".
가장 속시원했던 장면은 강동윤에게 주먹을 날리는 모습이었죠. 한 대는 수정이 몫, 한 대는 미연이 몫,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었을 분노를 참아내는 백홍석, 강동윤 앞에서는 눈물도 흘리지 않았습니다. 도와달라고 매달렸던 그 백홍석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밖에서는 근엄하게 나라를 걱정하고 세상을 바꾸겠다고 말하는 널.... 하, 집에서는 푸들과 암컷...", 서지수와 강동윤을 조소해 주는 모습은 어찌나 시원하던지 말입니다.
20억이 입금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이발소를 나가는 백홍석, 강동윤이 이발소를 떠나자 몰카를 수거해 최정우 검사에게 파일을 전송했지요. 이제 언론에 공개되는 일만 남았습니다. 경악하는 국민들, 일그러지는 강동윤의 얼굴,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 한 순간 시원했습니다.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5월 28일 밤 9시 42분 수정이 차에 치인 교통사고에서 시작된 한 아버지의 전쟁이 황반장과 조형사, 용식이의 전쟁이 되고, 최정우와 서지원의 전쟁이 되어버린 몇달간의 싸움이 말입니다. 백홍석이 간 곳은 납골당이었지요. 수정이와 아내 미연이 있는 곳, 10년이 될 지 20년이 될 지, 오랜 시간 못 볼 딸아이와 아내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반장님, 우리 반장님께 수갑을 채워달라고 사정하는 백홍석, 손에 채워진 것은 백홍석과 황반장의 눈물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수정이 뺑소니 사고가 조작되지 않았더라면, 황반장이 백홍석에게 수갑을 채울 일도, 백홍석이 법정에서 총을 쏠 일도 없었겠지요. 재벌딸이자 국회의원 강동윤의 아내인 서지수 스캔들을 덮기 위해 권력과 돈이 움직였고, 대선에 출마하려는 강동윤이 서회장과 전쟁을 시작하면서 수정이를 살인교사했습니다.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범행은 늘어갔고, 판은 커져만 갔습니다.
서회장과 강동윤의 전쟁이 있었고, 두 얼굴의 강동윤이 국민을 상대로 벌인 사기극은 백홍석의 마지막 반격으로 낱낱이 공개되었습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대한민국, 진실만을 말하는 강동윤, 권력을 국민들께 드리겠다는 강동윤의 사기극이 말입니다.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국밥집 쇼는 엎어진 국밥이 되고 말았습니다. 국밥 말아드시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경제를 살리기는 고사하고, 나라를 회사경영하듯 시험하다가 국밥 말아버린 누구의 모습과 오버랩이 되더랍니다. 이발소집 아들의 꿈은 그렇게 산산히 부서지고 있었습니다. 비참할 정도로 처참하게, 손바닥이 얼얼하도록 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로 통쾌하게...

그러나....
뭔가 찜찜하고 불안한 것이 감지되어 옵니다. 매회 손바닥 뒤집듯이 반전이 있었는데, 3회(1회 연장, 1회는 스페셜)나 남겨두고 이렇게 끝내지는 않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것을 연속해서 보여줄 필요도 없어 보이고요.
백홍석의 마지막 카드로 드라마를 완결짓지 않을 것 같은 이 불안감은 뭘까 싶습니다. 강동윤에게도 마지막 반전카드가 있을 듯 싶어서 말입니다. 아직도 작가는 시청자에게 줄 충격반전을 남겨 둔 듯 보입니다. 모든 것을 잃은 듯이 보이는 강동윤, 과연 그는 동영상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될까요?
우리의 기억에는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있는 BBK동영상에 대한 끔찍한 악몽이 있습니다. 5년전 대선에서도 그랬습니다. BBK동영상이 터져도 주어가 없다는 말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버린 사건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백홍석은 무엇을 실수했을까요? 다행히 작가는 강동윤에게 확실하게 주어를 말하게끔 해서, 드라마에서나마 속을 시원하게 해주더군요. "내가 죽였다"라고요.
강동윤이 선거에서 패한다면야 두말할 것도 없이 재판받고, 죄수복을 입고 수감되겠죠. 그런데 만에 하나 아니라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뒤집힐 수 있다는 말입니다. 백홍석은 강동윤의 아버지를 인질로 삼은 실수를(?) 했습니다. 강동윤의 입을 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지요.
그런데 강동윤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결과가 나온다면, 동영상에 대한 거짓해명으로 또다시 판을 뒤집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황반장과 조형사, 용식이 우리 네명한테 얼마를 줄 수 있지?"라고 돈을 요구하는 모습도 역공을 당할 수 있을 것이고 말이죠.
대통령에 당선된 강동윤이 언론부터 장악하겠다는 말을 했지요. 당뇨와 심장병이 있는 아버지를 인질로 잡아 협박을 하며 돈을 요구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동정에 호소하고, 조작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신혜라가 그런 말을 했지요. "논란과 의혹이 쌓이고 사건을 복잡하게 만들면, 국민은 잊을 겁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요".
강동윤이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습니다. 대선 하루 전에 PK준 동영상이 공개되었거나, CCTV 몰카가 일찍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면, 강동윤이 선거에서 이길 확률은 적었겠지만, 안타깝게도 투표마감 4시간을 앞두고 터졌다는 겁니다. 두 시간은 강동윤의 버티기 작전이 먹히기도 했고요. 투표율이 급상승한 시각은 오후 4시였죠. 대한국민당사 앞에서 백홍석에게 입금된 20억이 강동윤의 부인 서지수가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는 서지원의 보도와 함께, 강동윤이 교수단과 함께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뒤집은 후였습니다.
상황정리를 해보자면요, 오후 2시까지 투표율은 32%였고, 출구조사로 집계된 강동윤의 지지율은 67%였습니다. 3시 투표율은 38%였고, 지지율도 비슷한 상황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4시에 투표율은 13%가 급상승했다고 나왔지요.
오후 4시 투표율은 51%, 남은 시간은 두 시간. 강동윤의 득표율을 뒤집기 위해서는 80%이상의 투표율이어야 가능합니다. 언뜻보니 투표용지에 후보자가 12명이더군요. 그중 20%의 지지율을 얻었다는 조동수 후보가 2위를 달리고 있었겠죠.
쉽게 계산해 보자면요, 총 투표인이 1만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오후 3시 38%의 투표율 대비 강동윤은 2546표 정도를, 조동수 후보는 760표 정도 득표했다고 산정할 수 있겠죠. 13%로 투표율 급상승한 4시, 13% 중 조동수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다고 해봐야 득표수는 2천여표입니다. 4시 이후 이후 단 한표도 강동윤에게 가지않고, 나머지 11명의 후보들중 조동수 후보에게 몰표를 던진다면, 강동윤이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은 멀어지죠.
그런데 그게 가능하지는 않은 것이 선거판입니다. 과연 몇 퍼센트의 최종투표율이 나올까요, 투표소에 줄을 이은 감동의 물결이 얼마나 이어졌을까요? 야당후보들의 표는 분산될 것이고, 여전히 강동윤에게 찍는 유권자들도 있겠지요. BBK동영상이 터져도 표를 던져준 게 유권자들 아니었습니까.
박정희 시대는 예외로 하고(이때는 민주선거가 아닌 불법선거에 공개투표나 다름없었으니 말이죠),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던 때가 87년 대선이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투표율이 89.2%이었고, 36.6%를 득표한 노태우가 당선됐습니다. 16대 노무현 대통령 당선시는 70.8%, 이명박 현대통령 때는 63%의 투표율을 보였더군요.
투표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죠.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무관심층도 많고, 나 하나 안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는 패배심리에 기인하기도 합니다. 오죽했으면 김제동 등 소셜테이너라 일컫는 연예인들이 투표인증샷까지 올려 투표를 독려하겠습니까? 투표율이 높은 것을 경계하는 모당에서는 투표를 독려하는 것인지, 방지하는 것인지도 애매모호한 SNS 선거독려를 선거법위반이니 뭐니, 고발을 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참으로 한심한 모습이지만, 이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즉, 백홍석의 반격에도 불구하고 강동윤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바라지는 않지만, 충격적 반전이죠. 백홍석은 투표결과를 보지도 않고 황반장님께 체포되어 갔습니다. 백홍석의 싸움은 끝났거든요. 강동윤의 입에서 진실을 말하게 했고, 수정이의 억울한 죽음도 풀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백홍석이 투표결과나 보고 잡혀가든지,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당선된다면 당선소감을 발표한다는 한강시민공원에서 총으로 쏴버렸으면 싶었거든요. 한 발은 강동윤을 향해, 한 발은 신혜라를 향해서 말입니다.
만에 하나 강동윤이 당선되는 끔찍한 결과가 나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작가가 총쏘는 모습을 넣을 것 같지는 않고, 아마도 국민의 심판으로 넘겨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오는 것이며, 국민의 것이라는 것을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보여줬으면 싶어서 말이죠. 강동윤의 추락은 국민의 심판에 의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살인자라는 것을 모르고 속아서 투표한 유권자들이 표를 돌려받는 기회를 얻는 것입니다. 국민의 요구에 의해 탄핵받게 하는 것이죠.

백홍석의 싸움은 수정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었고, 그의 싸움은 끝났습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내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입니다. 왠지 강동윤이 대통령에 당선될 것같은 불안감은 그 때문입니다. 그의 거짓말에 속아 희망을 품고, 돼지저금통을 털어 후원금을 모아 주었던 국민들은, 정치인 강동윤이라는 사람의 위선을 응징해야 합니다. 국민들에 의해 심판받고 굴절된 욕망에 의해 변질된 그의 꿈이 파멸될 때, 백홍석의 싸움은, 아니 백홍석을 지지하고 응원했던 우리의 싸움이 진정한 승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강동윤같은 범죄자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곳이 우리나라입니다. 백 날 천 날 욕하지 말고, 투표일 하루만 욕해 봅시다. 그러면 우리의 소중한 참정권이 유린당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국민에게 주어진 심판과 감시의 기능인 투표용지로, 백홍석이 포기하지 않은 것처럼 강동윤과 같은 인물을 추적하기를 멈추지 않는 것, 추적자를 통해 전하는 작가의 메시지는 이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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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0 09:51




이번 회도 화딱지가 나고 열통이 터져서 얼마나 욕을 해대면서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드라마 하나가 사람을 잡네요. 성격좋은 사람도 성질 버리게 생겼습니다.
결국 백홍석이 준비한 마지막 방법까지 왔네요. 믿고 싶은 법의 시간이었지만, 여전히 백홍석에게는 멀리 있었습니다. 기자회견이 무산되리라는 것은 예상했었지만, 이렇게 뒤통수를 치다니, 신혜라와 강동윤을 당장이라도 잡아서 귀싸대기 왕복으로 후려치고, 막말로 총이라도 있으면 쏴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백홍석은 그 단계를 넘어서 이미 초탈의 경지에 도달한 듯 보이지만 말입니다.
하필 그 타이밍에 신호가 온 황반장님, 생리적인 현상이 대형민폐가 될 듯 보이더니만, 역시나 신혜라의 하수인들이 들이닥치고 말았지요. 무슨 방법이든 다 동원하라는 신혜라의 말은 죽여도 된다는 말이었죠(나쁜년). 차에 치여 피를 철철 흘리는 조형사를 인질로 삼은 신혜라는, 백홍석과 거래를 합니다. 검찰청을 불과 몇 미터 앞두고 차를 멈추는 백홍석, 기자회견을 취소했지요. 신혜라나 강동석은 조형사를 죽이고도 남을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신혜라 이년은 분노 게이지를 한계치까지 끌어올리는군요. 전쟁터에서도 부상병은 치료를 하는 법인데, 사람의 탈을 쓰고, 어휴... 전 이런 년(;;)이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고 싶은 꿈을 꾸었다느니 하는 말만 나오면, 주둥이를 꿰매버리고 싶답니다. 장신영씨 미안;;
백홍석에게 속았다고 사과를 하는 최정우 검사, 참으로 인내심이 강한 분이더라고요. 저같으면 감정적으로는 이판사판 너죽고 나죽자고 강동윤의 면상을 후려쳐버렸을텐데 말입니다. 강동윤의 뻔뻔함은 김상중의 얼굴을 앞으로 좋은 마음으로 보지 못하게 할 정도로 극악의 극치였습니다. 김상중은 연기를 하면서도 강동윤이라는 인물에 오만 정이 떨어질 듯 합니다.
강동윤은 강했습니다. 백홍석과 마찬가지로 정면승부로 위기를 타계했지요. 백홍석이 PK준의 휴대폰을 가지고 나타난다면, 어차피 대선후보에서 사퇴해야 할 터이니, 모 아니면 도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지요. 막판에 강동윤의 손을 다시 잡은 신혜라가 휴대폰을 입수하는 것만 성공한다면, 지지율도 올라가고 생방으로 선거유세를 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었겠죠.
"제가 지켜야 할 약속은 참모들과의 약속이 아닙니다. 새벽녘에 시장통에서 제 손을 잡아 주시던 할머니, 두 개 남은 빵 가운데 하나를 나눠주시던 독거노인, 강동윤이 그들의 부모가 되어줬으면 좋겠다는 소년소녀 가장, 그런 분들에게 희망을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 분들에게 기적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기적은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만드는 겁니다. 가난한 이발소집 아들로 태어나 거짓과 타협하지 않고, 오직 국민들만 바라보고 믿고 걸어와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기적을, 희망을 그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가식과 위선의 두 얼굴이 가증스럽더군요. '귀신은 뭐하고 있나, 저 인간 안잡아 가고' 소리가 절로 나오더랍니다. 
정치인의 거짓말은 아편보다 강한 즉효가 나타납니다.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잠깐이나마 희망을 품게 하기 때문입니다. 선거처럼 핫이슈에 민감한 것도 없습니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때는 재래시장을 찾아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말 한마디에, 믿고 맡기면 다 될 것같은 환상을 꿈꾸게 하죠. 언론을 대동하고 가난한 소외계층의 투박하고 거친 손을 한 번 잡고 포즈를 취하는 것이, 경제 세미나를 열어 전문적인 대안을 내놓는 것보다 낫죠. 그런 심리를 이용할 줄 아는 강동윤은 여느 정치인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강동윤은 또 피해갔습니다. PK준의 휴대폰은 한강 어디론가로 사라져 버렸고, 백홍석이 가진 카드는 없어져 버렸지요. 용식이 건넨 휴대폰을 복사를 해두지 않았을까? 혹은 복사폰을 건넨 것은 아닐까 한가닥 희망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맞을 수록 맷집도 단단해진다더니, 당하기만 했던 백홍석도 싸움의 기술을 터득했더군요. 강한 놈과 싸울 때는 용의주도하게! 휴대폰으로 신혜라의 뒤통수를 칠 줄도 아는 백홍석이더라죠. 일단 조형사를 살리고, 황반장과 조형사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최정우 검사를 풀어주라는 딜까지 한 백홍석이었죠. 거짓말로 밀항을 하겠다고 3억원을 가져오라는 협상까지 했으니, 일취월장한 싸움의 전술이었습니다.

백홍석의 마지막 계획은 이발소에서 강동윤을 잡는 것이었더군요. 이발소에 나타난 강동윤, 투표를 마치고 이제 이뤘다는 심정으로 이발소를 찾았겠죠. 선거일에 이발소를 찾은 것이 억지설정같기는 했지만, 작가의 상상력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가난한 이발소집 아들 강동윤, 이발소는 그의 꿈이 시작된 곳이지만, 굴절된 욕망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의 아버지가 손님의 지갑에서 돈을 훔쳐내는 것을 보고도, 아버지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내일은 밥을 굶지 않겠다고 안도했던, 잘못된 가치관을 잉태한 곳이기도 하니까 말입니다.
강동윤의 꿈이 시작된 곳에서 꿈이 좌절되는 모습으로 완결을 지으려는 설정은 이 드라마의 백미입니다. 강동윤의 가치관, 그 첫단추가 잘못 끼워진 곳이기에 말입니다.
이발소에는 백홍석이 용식이와 함께 준비한 기구들이 설치되어 있겠죠. CCTV 기계상, 열쇠복사집 등을 다니며 준비한 것은, 강동윤을 한 방에 보낼 결정적 자백을 세상에 공개하는 것일테니 말입니다. 최정우 검사나 누군가가 휴대폰으로 촬영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말이죠. 아버지를 인질로 삼고 있는 모습도 상상을 해봤는데, 어떤 그림이든 상관없습니다. 강동윤을 화나게 하고, 강동윤의 입에서 비명만 나오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강동윤의 화와 비명, 모든 것을 잃고 지르는 외마디 비명, 그곳이 썩은 동아줄조차도 없는 천길 낭떠러지가 되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강동윤의 자백을 받는 것이 백홍석이 원하는 것이었지요. 강동윤의 입에서 백수정의 교통사고와 관련한 일들을 말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을 타고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백홍석과 강동윤의 대화가 실시간으로 방송이 될 수만 있다면 더 바랄게 없을 듯 합니다.
이발소에 들어선 강동윤이 TV를 꺼버리더군요. 방송으로 나가는 것도 모르고 제 입으로 술술 부는 강동윤, 상상만해도 흥분됩니다. 작가님, 제발 이런 속시원한 장면으로 시청자와 함께 했던 분노와 울분, 답답함을 해갈시켜 주세요!!!!
이번회 맹활약을 한 주인공은 전과 7범 용식이(조재윤)였습니다. 조형사를 좋아하는 용식의 순정을 보여주기도 했고, "아그들아" 한마디로 신혜라의 의도를 묵사발 내주기도 했지요. 조남숙 형사의 생일까지 알고, 미역국에 소박한 초코파이 케익까지 챙겨준 귀요미 용식이였지요. 엄니 드릴 오징어 한축을 훔쳤다가 장발장이 되어버린 용식이, 불법도박장을 운영하던 그가 얼결에 백홍석을 도왔다가, 지금은 백홍석을 그림자처럼 도와주고 있지요.
사고를 당한 조형사 걱정에 무슨 정신으로 하루를 보냈는지도 몰랐을 용식이, 백홍석을 마지막 위기에서 지켜주었습니다. 인천부두에서 신혜라에게 휴대폰을 건네주고 3억이 든 현찰가방을 건네 받은 후, 배상무와 어이~들이 백홍석에게 다가가는 모습에 기겁해서 놀랐는데, 용식이의 한마디에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아그들아", 우르르 몰려나오는 깍두기 아저씨들이 처음으로 예뻐보였네요.
최정우 검사가 용식이 이름을 불러줬는데, 또라이 박검사가 대신 어이~가 됐더군요. 최정우 검사의 '어이~', 참 간결하게 사람을 구분하는 말입니다.
드라마 추적자에는 상징적인 단어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서회장의 "욕봤다, 욕봐라"와, 최정우 검사의 어이~입니다. 최정우가 사람과 사람같지 않은 인간을 구분할 때, 이름과 어이~로 구분한다면, 서회장은 "욕봐라, 욕봤대이"라는 말로 은밀한 지시나 명령을 은유적으로 표현합니다. 같은 말 다른 느낌이었지만, 용식이가 패러디를 해서 뻥터졌답니다.
동생들 부리는 용식이, 이번에 한 카리스마 했습니다. 그동안 귀여운 용식이만 봐와서 몰랐는데, 우와! 우리 용식이 카리스마 장난이 아니더군요. "백형사님~ 조형사님~ , 아따 참말로 저 여리당께요, 살살 해주세요"가 아니었습니다. 그 쪽 세계에서는 큰 절받는 형님이시더라고요. 몰라봬서 죄송해요, 용식씨!

배상무와 '어이'들이 백홍석을 잡기 위해 움직이자 용식이 아그들을 불러 막아내고, 똥씹은 표정이 된 신혜라에게 한마디했지요. "싸게들 물러 가시요", 그리고는 돌아서다 말고 신혜라에게 한방 더 먹이지요. "욕보시요". 용식이가 서회장을 알고 있을 리야 없지만, 서회장이라는 절대권력의 패러디에 빵터졌습니다.
서회장 박근형의 맛깔나는 경상도 사투리와 용식이 조재윤의 찰진 전라도 사투리, 추적자는 주인공이 따로 없는 듯합니다. 매회 주인공이 바뀌면서 작품 자체가 주인공이 되는 드라마입니다. 놀라운 사회풍자와 현실묘사는 소름끼치게 무섭습니다.
용식이라는 캐릭터는 어쩌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식적인 전과 7범 용식이와 집계되지 않은 진짜 전과자들과의 대비를 위해서 말입니다. 얼굴에 길게 드리운 흉터도 귀여워 보이는 용식이의 전과 전력은 애교수준이었습니다.
이 드라마에는 용식이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범법자들이 즐비합니다. 공식 전과 7범인 용식이보다 더 큰 죄를 짓고도 감옥은 커녕 법을 떡주무르듯 하는 서회장과 강동윤, 그리고 신혜라 등입니다. 전과 14범도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라, 이발소집 아들이라고 꿈꾸지 못하겠습니까? 재래시장에서 떡볶이도 먹고, 국밥까지 쳐묵쳐묵 따라했는데 말입니다. 국밥 쳐묵하는 장면을 보고 빵 터졌네요. 강동윤이 습관처럼 내뱉는 말 '꿈', 꿈이 현실이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강동윤, 가식의 두 얼굴 강동윤에게 누구처럼 아직도 배가 고픈지 묻고 싶어지더랍니다.
"용식아, 나 이제 화 안낼거다. 저 놈들이 화나게 할거다. 큰소리도 안낼거다, 저 놈들 입에서 비명이 나오게 만들거다", 기자회견을 앞두고 검찰청으로 향하면서 백홍석이 했던 말입니다. 담담한 표정, 덤덤한 목소리, 폭풍전야를 느끼게 하는 백홍석의 한 마디였습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내려쳐봐야 아직은 안되더라고요. 바위에 지렛대를 세우고 흔들어야 움직입니다. 지렛대는 침묵하지 않는 국민, 더 이상 감언이설 거짓말에 속지않는 우리의 눈과 귀, 입이 되어야 겠지요. 백홍석의 마지막 방법만큼은 부디 반드시 꼭 기필코 성공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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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4 08:10




대선을 이틀 남겨두고 반전카드로 등장한 인물은 서영욱(전노민)이었지요. 서회장이 마련해 주고자 한 적토마의 목을 쳐버린 서영욱, 권력다툼의 전쟁터에서 웅크리고 있던 잠룡의 부상을 보는 듯 했습니다. 우유부단한 인물이지만, 김 안나는 숭늉이 더 뜨겁다고, 서영욱도 움찔하니 꽤 배짱 두둑한 인물이었습니다.
서회장이 미친 여자의 머리에 꽂은 꽃을 통해 비유한 누구나 지키고 싶어하는 한 가지 서영욱의 자존심은, 무릎을 치게 만드는 비유였습니다. 작가가 서회장의 입을 빌어 전하는 맛깔스러운 비유는 매회 감탄하게 만드네요.
제 몸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미친 여자의 머리에 꽂은 꽃, "사람들은 아무 쓸모도 없는데도, 지 몸보다 중요하다고 착각하고 사는 게 있는 기다. 영욱아, 니한테는 그게 자존심이다". 서회장의 설득에도, 더 이상 아버지의 등 뒤에 숨지않겠다고 선언한 서영욱, 잠깐 멋졌더랍니다. 그대로 쭉 자존심을 지켜주었으면 싶더군요. 

각개전투로 각자의 할일을 일사분란하게 하는 최검사팀, 그러나 증거자료들은 또라이 박검사에게로 넘어가고 말았지요. 아직은 법의 시간이라며, 강동윤이 대통령이 되게 하지 않겠다는 최정우 검사, 포기하지 않은 그를 보니 힘이 나더군요. 추파춥스 사탕을 입에 물고 나타난 박검사, 그냥 그 이죽거리는 면상을 후려갈기고 싶었는데, 박민찬 검사(송영규) 그놈을 보니까 우리네와 다르지 않아 불쌍하기도 하고, 씁쓸하더군요. 박검사의 입에 물린 사탕, 우리도 그 사탕발림에 넘어가 개고생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서회장이 서지원에게 한 말은 우리들을 향한 일갈이기도 했습니다. 백날 욕해봐야 뭐하냐? 니들이 뽑아주고 니들이 소비하면서 대통령, 국회의원 만들어 주고, 재벌들 살리고 있지 않느냐는 핀잔같이 들리더군요. "사람들이 나보고 손가락질 하고, 한오그룹이 악덕기업이라고 해도, 즈그 아들이 한오에 입사하면 사방으로 자랑하고 다닌다", S그룹에 입사했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이 생각나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죠.
서지원이 70%가 넘는 지지율을 얻은 형부 강동윤은 어떤 사람일까, 아버지에게 물었지요. "이 나라 국민들이 동윤이 한테 속고 있다고 생각하나? 한오그룹 사위가 서민을 위해 정치한다고 하는데 이나라 국민들이 그걸 진짜로 믿고 있다고 생각하나? 집 가진 놈 집값 올려준다, 땅 있는 놈은 땅값 올려준다, 월급쟁이한테는 봉급 올려준다고 하니 다 즈그들한테 이익이 되니까 지지하는 기다. 개혁의 기수다 뭐다 해서 지지한다 그러면서 자기를 속이고 있는 거다".
국민소득 4천만불, 뉴타운 조성계획으로 땅값 오를 생각에 부풀게 했던 분, 4대강 사업으로 수조원을 쳐박은 분 듣고 있었는지 모르겠더군요. 따지고 보면 감언이설에 혹해 박검사처럼 사탕빨 생각을 했던 우리들이 잘못한 거지요. 정치인들이 거짓말쟁이, 뻥쟁이들이라는 것을 하루이틀 봐 온 것도 아닌데, 자꾸 잊어버리는 우리들 잘못이죠. 여자들이 애를 낳으면 출산의 고통이 심해서 다시는 애를 안낳겠다고 하는데, 2~3년 후면 또 동생을 낳습니다. 고통을 잊어버려서 그런다네요;; 이번에는 잊으면 안될낀데.... 몇달 안남았는데 걱정입니다. 또 잊어버릴까봐요.
지방대 나온 박검사, 검찰에 줄 하나 없고 고개를 숙이고 엎드려야 그나마 비슷하게 승진하니, 까라면 까고 기라면 기고, 니가 무슨 죄가 있겠노, 다 빽없는 설움이지 싶더라고요. 학연, 지연, 몹쓸 망국병까지 박검사를 통해 지적하는 작가님이었죠.
그런데 박검사 이 사람에게도 뭔가 반전을 기대하고 싶어지더군요. 최정우 검사에게서 압수해 간 자료를 보면, 강동윤의 실체에 대해 감이 올텐데, 살인교사까지 눈감으면 검사도 아니잖습니까? 장병호 변호사도 강동윤이 백수정을 죽이라고 사주한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된 눈치던데, 박검사가 장병호 뒤통수를 후려치고, 최정우 검사와 함께 스타검사가 되었으면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어봤습니다. "1800명의 검사 중에 무모한 검사 한 사람 정도는 있어야지" 라고 최정우 검사도 말했지만, 한 사람보다 두 사람이라면, 희망도 두 배로 커질 듯해서 말입니다. 드라마가 너무 현실적이라, 희망만큼은 더 크게 가지고 싶어서 또라이 박검사에게도 기대를 걸게 만드네요. 박검사야, 사탕 그만 빨아쳐먹고 정신 좀 차리면 안될까, 응!!!
밥맛없는 박검사만 나오면 혈압 두 배로 상승하는데, 얼굴에 길다란 흉터를 가진 '나 전과자'라고 쓰여있는 듯한 용식이는 참 귀엽답니다. 용식이가 전과 7범이 된 사연도 나왔는데, 사법제도의 피해자라는 대목에서는 웃을 수만은 없게 만들었지요. 수학여행길에 가출했다가 어머니에게 드릴 오징어 한 축을 훔친 일로, 다른 죄까지 뒤집어 쓰고 1년을 살다 나온 장발장, 용식이 같은 장발장을 자기도 알게 모르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는 백홍석의 말에 가슴이 무거워지기도 하더군요.  

"이거면 강동윤을 잡을 수 있겠지", 서영욱으로 부터 PK준의 핸드폰을 넘겨받은 최정우 검사, 천군만마를 얻었습니다.  PK준 핸드폰으로 판을 흔들어 버린 서영욱, 이번 판은 좀 심각해 보입니다. 서회장은 사실 잃을게 별로 없지만 강동윤을 종이인형으로 부리지 못한다는 손실을 감수해야겠지요.
물론 강동윤이 PK준 핸드폰을 먼저 손에 넣는다면 서회장 말대로 헛장사한 꼴이니 공천권을 비롯, 대통령 직속 산하단체 위원들을 한오그룹 사람들로 채워넣는 것에 문제가 생길 듯해 보이고요. 서회장의 노련함에는 두손두발 들었습니다. 그 와중에 강동윤의 낙마 혹은 당선후 대통령 당선무효를 계산해 2위 조동수 후보에게 손을 뻗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백전노장답더군요.
신혜라는 그야말로 진퇴양난, 휴대폰을 먼저 손에 넣지 못하면 서회장으로부터 버림받을 것임을 통보받았지요. 당황해 안색이 파랗게 질리는 신혜라를 보니 깨소금 맛이더랍니다.
파주 최정우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보건소를 향해 달리는 강동윤측과 신혜라(서회장측), 누가 더 빠를지 흥미진진합니다. 피말리는 3시간이 될 듯합니다. 새벽 6시 파주로 출발하는 사람들, 9시 대검에 출두해 기자회견으로 모든 것을 밝히려는 백홍석, 이미 인터넷에는 관련사건에 올라갔고 여론의 동향이 심상치 않을 듯 보이는데, 드라마에서는 너무 조용해서 불안스럽기만 합니다. SNS도 이용하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다 이용해서 여론의 관심이 강동윤에게 쏠렸으면 싶습니다.

백홍석의 마지막 계획은 무엇일까?
백홍석과 최정우 검사는 강동윤을 잡을 수 있을까요? 대선을 이틀 남기고(날이 밝았으니 하루겠군요), PK준의 핸드폰을 가지고 대검에 자진출두해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만반의 준비를 끝낸 백홍석의 편안해 보이는 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피말리는 전쟁은 불길하기만 합니다. 또다시 백홍석이 도망자의 신세가 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겠죠. 보건소 앞뜰에서 모든 것을 털어낸 듯 홀가분하게 심호흡을 하는 백홍석의 눈빛이 변한 것도 수상했고, 벌써 강동윤측이나 신혜라측 사람들이 들이닥쳤나 싶기도 했고요.
백홍석이 무사히 대검찰청 정문앞에 도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반복되는 백홍석의 위기와 탈출을 통해,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 학습된 시청자들이기에 말이죠.
휴대폰을 손에 넣기 위해 온 강동윤과 신혜라측 사람들때문에 백홍석은 또다시 도망자가 될 듯한데요, 백홍석이 준비중인 마지막 계획까지 갈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최정우 검사가 아직은 법의 시간이라는 말로 백홍석의 계획을 연기시켰지요. 대선당일날까지 가능한 계획이냐고 물으며, 만일 법으로 하지 못한다면 백홍석의 계획을 도와주겠다고 약속도 했지요.
마지막 백홍석의 게획은 무엇일까 궁금해서 여러가지로 추리를 해봤습니다. 기표소에서 투표하고 나오는 강동윤을 인질로 잡아 생방송되게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총으로 쏴버리는 상황도 있을 수 있겠죠. 백홍석은 이 방법을 취하지는 않을 듯 하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는 팔이나 발목 부위를 쐈으면 싶군요. 법정에서 반드시 진술을 들어야 하니까요. 혹은 대통령에 당선되어 꽃다발을 걸고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는 강동윤을 저격해 버리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이는 최정우 검사가 어떠한 경우에도 사적복수는 하지 말라고 했던 경우의 수에 해당됩니다. 저도 이런 방법은 아니었으면 싶습니다만.
그래서 백홍석에게 한 가지 방법을 말해주고 싶군요. 강화도로 가세요! 강동윤을 잡을 결정적인 증거는 PK준의 동영상이 아니에요. 거기에는 아내 서지수가 동승했다는 것을 말하지 말아달라고 한 내용밖에는 들어있지 않지요. 즉 살인교사한 혐의는 없다는 말입니다.
강동윤과 신혜라를 한 방에 잡을 수 있는 카드는 의사친구 윤창민(최준용)입니다. 최정우가 윤창민이 약물투여로 백수정을 살인한 정황도 잡았고, 병원에서 윤창민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최정우나 황반장, 그리고 조형사는 일단 윤창민부터 확보해야 할 듯합니다. 윤창민이 강동윤이나 신혜라의 손에 넘어가면 안되게 말이죠.

왜 백홍석이 강화도로 가야하느냐? 그곳에는 윤창민의 딸아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전에 백홍석이 윤창민에게 자수하라고 하면서, 딸아이를 강화도 부모님께 연락해서 데리고 가라고 한 적이 있었지요. 윤창민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동안, 딸아이는 강화도 윤창민의 부모가 데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죠. 어린 딸에게 미안하고 안됐지만, 백홍석이 윤창민의 딸을 인질로(꼬마야, 정말 미안) 삼아 윤창민의 자백을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것도 생방송으로 나가게 하는 방법으로 말입니다. 물론 아이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지 않도록, 어른들만 눈치채는 방법으로 윤창민을 협박했으면 좋겠고요.
윤창민을 인질로 삼을 수도 있지만, 백홍석을 세 번이나 배신한 그라면 혀깨물고 죽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어린아이를 인질로 삼는다는 것이 방법적으로 좋은 것은 아니지만, 윤창민, 비록 30억에 의사의 양심도 팔고, 친구의 딸도 죽였지만, 그 역시 아버지입니다.
물론 백홍석이 강화도에서 윤창민의 딸을 인질로 삼을 때, 최정우 검사도 강화도에 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겠죠. 강화도의 요양원에 있다고 하는 아버지를 만나러 갔다가, 인질극을 벌일 계획인 백홍석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죠. 조형사나 황반장에 윤창민을 병원에서 빼내 강화도로 오게 함으로써, 백홍석과 가까이 있게 하고요. 생방송을 통해 PK준의 동영상도 공개하고, 윤창민이 강동윤의 보좌관 신혜라로 부터 30억을 받고 백수정을 죽였다고 실토하게 하고, 우리 반장님 황반장님도 10억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는 겁니다. 근데 반장님 우리 반장님은 형량을 가볍게 했으면 좋겠네요. 10억은 인출정지되었고, 돈은 한 푼도 안건드렸으니까...
메가톤급 핵폭탄에 분노하고 충격받는 국민들의 눈과 귀는 법정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리고 모든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죠. 신혜라의 물건들도 압수당하고 거기서 블랙박스도 나와 PK준이 그날 밤 쓰러진 수정이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보여줘야 합니다. 소녀팬들도 스타의 허상에 감춰진 진실을 알게 하고, 백홍석의 경매에 넘어간 집도 다 돌려받고 말입니다.
돌려받을 게 한두가지가 아닌데, 수정이 저금통 턴 돈 4만3천2백원도 강동윤한테 꼭 돌려받았으면 싶습니다. 그런데도 돌려받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법으로도, 강동윤의 목숨으로도 돌려받을 수 없는 것, 수정이와 백홍석의 아내 미연이는 어떡하나요?
죄를 짓고 얻은 권력을 선하게 사용한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강동윤도, 신혜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이 다른 사람들의 피를 묻혀가며 얻으려고 했던 꿈의 댓가는 권력이 아니라, 파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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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3 10:18




어느 구름에서 비가 올 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추적자, 반전의 연속입니다. 칼자루를 쥔 신혜라는, 칼을 빼보지도 못하고 칼집째 빼앗긴 듯 보입니다. 살인교사 혐의로 강제소환 당하기 일보직전, 신혜라가 서회장에게 PK준의 핸드폰을 넘겼으니, 신혜라 역시도 카드가 없는 셈이 되었지요. 구속을 막아주는 댓가로 PK준의 핸드폰은 서회장의 손에 들어갔고, 능구렁이 서회장은 강동윤에게서 비밀회의록을 다시 돌려받으려 하겠지요.
이 편 저 편 누구 편도 되고 싶지 않지만, 수정의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선은 모든 카드를 서회장이 쥐었으면 싶군요. 물론 서회장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며 건재해서는 안되는 인물이지만 말입니다. 결국 모든 사회의 부조리는 서회장과 같은 돈의 힘에서 나온다는 것이, 우리사회의 썩은 단면이기 때문에 말이지요.
누구의 손에도 들어가지 않은 백홍석, 어쩌면 그의 손에 마지막 희망이 달려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법을 믿으라고 했던 최정우 검사였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법이 권력의 시녀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백홍석이 거대한 댐을 무너뜨릴 개미구멍이 될 지, 마차에 깔려 죽는 벌레가 될 지는 대선까지 가봐야 확실해 지겠지요.
드라마를 보면서 그런 상상을 해봅니다. 강동윤이 대통령이 되기 전에 추락하는 모습이 더 통쾌할 지, 대통령에 당선되어 최고의 기쁨을 누리는 순간에 고꾸라뜨리는 것이 더 통쾌할 지를요. 살인자가 대통령에 당선된 일도 있었기에(한 번은 무력으로, 한 번은 전 정권의 세습으로), 역사에 오명으로 남을 일 따위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선된 후에 고꾸라뜨린다면, 재선을 치뤄야 하는 만만찮은 사회적 비용이 드는 일까지 벌어지게 생겼으니, 이런 놈 때문에 국고낭비가 도대체 얼마인지 말입니다. 서울시 무상급식을 투표에 부쳐 어마한 선거비용을 치르게 한 인물도 있었습니다만... 
예상대로 서지수와의 이혼을 거절한 강동윤, 심복 배기철의 전화 한 통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배기철에 의해 백홍석이 자신의 손에 들어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었죠. 서회장이 가진 패는 없어질 것이고, 남은 것은 신혜라가 가진 핸드폰이었죠. 자신의 꿈과 신혜라의 꿈을 무기삼아 협상을 이끌어낸 강동윤, 합의는 강동윤에게 유리한 판세로 기울었습니다. 유태진 후보는 사퇴를 표명했고, 서회장은 강동윤의 선거자금을 지원해 주며, 서영욱과 한오그룹의 보호를 약속받았지요.

강동윤과 서회장, 신혜라의 전쟁터 판을 흔든 것은 최정우 검사였습니다. 강동윤의 지퍼맨(말을 못하는 줄 알았는데 말도 하더군요) 배기철을 입건, 30억으로 의사 윤창민을 매수한 정황을 잡아낸 것입니다. 입금내역 자료는 신혜라를 빼도박도 못하게 만들어 버렸지요. 살인교사 혐의!
똥줄타는 신혜라의 표정을 보니 통쾌하기도 했지만, NO NO 아직은 아닙니다. 법의 심판을 받고 파란색 옷을 입든지, 죽든지 하는 꼴을 끝까지 봐야 하니까요. 서회장이 신혜라에게 하는 말은 무섭도록 날카로웠습니다. 서회장의 첫사랑 처자에 대한 이야기는 곱씹어도 재미있는 말이었습니다. "옆집 딸래미가 시집가는 것이 속이 쓰려서 술을 배웠지만, 지금은 그 딸래미 이름도 기억 안난다. 술먹는 버릇만 남았다. 꿈도 그런 기다. 처음에는 페어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정치판에 끼어들지만, 뭘 하겠다는 것도 잊고 권력을 갖겠다는 욕심만 남은 거다". 신혜라나 강동윤과 같은 인물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우리 정치판이기도 합니다. 초심을 지키는 정치인을 보기가 가뭄에 콩나듯 하니 말입니다.
신혜라나 강동윤은 손에 묻힌 피를 씻어낼 수 없는 인물들이죠. 피를 덮기 위해 더 많은 피를 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덮고도 남을 인간들이고요. 눈, 코, 입 우리네와 다 똑같이 하나씩 달려있으면서, 꿈만 크면 대단한 인물들이라도 되는양 착각하는 그네들이 가증스럽습니다.
강동윤이 촛불문화제에서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했던 적이 있었죠. 권력의 반은 신혜라에게 주겠다고 약속하는 모습을 보니, 권력을 무슨 떡 쯤으로 알고 있는지, 화면으로 들어가서 면상을 후려갈겨 주고 싶더군요. 정치인에게 권력이란 그런 것입니다. 지들끼리 나눠먹는 떡으로 알고 있다는 겁니다. 국민들이 한 표 한 표 모아준 것을 자기들 떡잔치에나 쓰는 인간들입니다.
서회장은 존경스러울(?) 정도로 몇 수를 내다보는 인물이었습니다. 신혜라같은 애송이가 싸울 상대가 아니었죠. 강동윤도 그의 코털 하나 뽑겠다고 용을 써도 안되는데 말입니다. 핸드폰을 건넨 것은 신혜라의 치명적 실수였습니다. 끈 떨어진 뒤웅박 신세가 돼버렸다는 것을 아직 신혜라가 판단하지는 못하는 듯 보이지만, 유일한 카드를 버린 신혜라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군요.

최정우 검사가 왜 백홍석의 사건을 맡았는지, 그가 포기하지 않을 확실한 이유를 보여줘서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아버지를 자기 손으로 수갑을 채웠던 검사였더군요. 존경받는 판사였던 아버지가 단 한 번 받은 전별금, 그것은 정치권에서 최정우 아버지를 치기 위한 구실이었을 뿐이었습니다. 강직한 판사는 눈엣가시였을테니까요. 법과 원칙에 충실하겠다는 최정우 검사의 흔들림없는 표정은, 작가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정의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최정우 검사 화이팅!

매회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반전을 만들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강동윤의 뒤통수를 칠 인물은 서지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일은 서지수에게서 비롯되었기에, 결자해지 역시 서지수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사랑 하나에 모든 것을 건 서지수는 결국 자신의 사랑이 통째로 무너져 내리는 것에 눈물을 흘리고 말았지요. 한오그룹 서회장의 자리에 앉기 위해 서지수가 필요하고, 그래서 사랑한다는 말은 서지수를 절망으로 몰고 가는 말이었습니다. 사랑은 야망으로 변해가기 쉽지만, 사랑을 위해 야망을 바꾸는 일은 없다고 하지요. 서지수를 만난 강동윤은 서지수의 배경을 업고 야망을 더 크게 키울 수 있었죠. 서지수가 사랑을 위해 일찌감치 야망을 내려놓은 것과는 반대였습니다.
한오그룹의 주인자리, 서지수라고 꿈꾸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경영에 뜻이 없었던 오빠 영욱을 보면서는 더 그러했겠지요. 서회장이 그토록 반대한 강동윤을 얻기 위해 서지수가 한오그룹을 포기했던 것이기도 했을 듯 합니다. 그런 서지수에게 서회장의 자리에 앉기 위해 사랑한다는 말처럼, 서지수를 처참하게 하는 말은 없었을 겁니다. 감상적인 바람이기는 하지만, 서지수가 영원히 빈껍데기일 강동윤을 법정자백과 증언을 통해 내려놔버렸으면 싶군요.
추적자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이 너무 방대하고 광범위하다는 것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 법까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유기체로 움직이는 부조리는 불편하리 만큼 솔직하고 직설적입니다. 흔히 말하는 한류스타 한 명없는 이 드라마는, 연기력으로만 완성도 높은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사 하나 버릴 것이 없고, 모든 캐릭터가 생명력있게 움직입니다.
그래서 드라마에 심한 옥에 티가 보이는데도 그냥 넘어가게 만들 정도입니다. 백수정 교통사고와 백홍석의 도망시간이 상당 시간이 걸렸는데도, 도망자는 계절의 변화조차 감지를 하지 못하고 있더라고요.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출연자들은 여름 반팔 옷을 입고 나오고 있고 말입니다. 배기철 체포영장을 가지고 온 날짜가 11월 20일인 것을 보면, 날씨도 추워졌을텐데, 시간계산을 못하고 있는 것은 옥에 티입니다. 분노가 너무 끓어오르는 드라마라 그런지;;
추적자는 추적자가 아니었습니다. 전쟁이었습니다.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소시민 백홍석이 거대권력의 전쟁터에 무모하게 뛰어든 전쟁이었습니다. 그는 처음 아버지의 이름으로 전쟁을 홀로 치뤘지만, 번번이 나가 떨어집니다. 법에 의해, 권력에 의해, 돈에 의해, 그리고 현재는 야망과 야망의 싸움에 의해... 본의아니게 고래싸움에 새우등터진 꼴입니다.
그럼에 불구하고 백홍석은 힘없는 풀처럼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서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故김수영 시인이 노래했듯이 풀은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납니다. 그러면서도 시인은 바람보다 늦게 울고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고 간절하게 희망을 노래했습니다. 절망과도 같은 현실을 한가닥 희망으로 노래하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마저 눕는 세상, 시인이 노래했던 60년대와 오늘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날은 더 흐리고 비구름은 더 짙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빈익빈 부익부는 심화되고, 부와 권력은 집중되고, 거짓 사탕발림으로 던져주는 희망에 속고, 댓가는 가혹했습니다.
추적자을 통해 작가는 묻습니다. 먼저 또 눕겠느냐고요, 일어나 웃지 않겠느냐고요. 민주주의 제도에서 가장 좋은 것 하나는 평등입니다. 신혜라가 말했지요. 그녀가 정치를 하고 싶어했던 이유가 페어한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 였다고요. 서회장이 신혜라가 꿈꿨다는 페어(공정)한 세상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 지를 그녀의 악행을 통해 짚어주기는 했지만, 신혜라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강동윤도 마찬가지고요. 이들의 야심은 세찬 급류와도 같아서 결코 뒤를 돌아보지 않을 종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멈출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백홍석이 쏘게 될 한 방의 총알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총알은 다른 의미이지만,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강동윤, 신혜라같은 인물에게 내어줄 수도 있는 우리의 한 표, 누구에게나 공정한 한 표말입니다. 천하의 서회장도 이것만은 두 장을 가질 수가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절망속에 피어나는 꽃을 희망이라고 한다지요. 작가는 백홍석의 전쟁을 통해 말합니다. 법은 멀고 표는 가깝다고 말입니다. 우리의 한 표를 믿으라고, 희망이 우리의 손에 있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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