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동이'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10.08.24 '동이' 리틀풍산 만난 숙종, 판관나으리로 돌아간 이유 (21)
  2. 2010.07.14 '동이' 전화위복 동이 vs 제 무덤 스스로 판 장희빈 (18)
  3. 2010.07.13 '동이' 추락하는 장희빈, 동이와 정면승부에 나선 이유 (18)
  4. 2010.07.03 '동이' 장희빈의 캐릭터, 애매해져 버린 이유 (11)
  5. 2010.06.29 '동이' 동이를 여인이 되게 한 숙종의 노골적인 사랑고백 (16)
2010.08.24 10:02




탐정 동이에 이어 천재 금왕자가 등장해 동이와 장희빈의 세자 보위와 왕자지키기 3라운드가 시작되었는데요, 동이와 숙종의 우성유전자만 쏙 빼닮은 금(연잉군)왕자가 반촌은 물론 궁궐까지 인기몰이를 할 것 같습니다. 7살 어린 나이에 대학과 중용을 마스터한 금왕자의 우월한 유전자에 그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입니다.
이번회 처음으로 부자상봉을 한 숙종과 금왕자를 보니 눈물도 핑글 돌고, 웃음도 배시시 나왔답니다. 사가로 나와 금왕자를 홀로 키운 동이가 언제 이렇게 성숙한 애엄마가 되었는지 놀랍습니다. 궁궐에 있을 때보다 위엄이 살아있는 동이를 보니, 복궁을 하면 장희빈 죽었다 싶겠더군요. 천인아이를 치도곤내던 양반에게 눈 부릅뜨고, "왕실의 후궁 하나가 사가로 나와있다는 것은 알고 있을텐데... 네 이놈, 감히 왕실을 능멸하는 것인가?"라고 혼줄을 내주는 동이를 보니, 무게도 있어 보이고, 한효주의 연기가 일취월장 했다는 것도 느껴졌어요.
누가 동이 아들 아니랄까봐, 나인들을 따돌리고 없어지는 금왕자때문에 동이는 매일이 가슴 조마조마합니다. 어린시절 동이처럼 호기심 많고, 바른말 잘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닮은 피인가 봅니다. 금에게 물동이를 들고 벌을 서게 하고 동이는 도성거리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높은 산꼭대기로 금왕자를 데리고 올라가지요. 약한 사람을 위해 나선 것은 잘한 일이었다고 칭찬도 아끼지 않는 동이, 채찍과 당근을 잘 사용하는 것을 보니, 자식교육은 제대로 시키고 있는 것같아요. 아바마마의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금에게 전하의 이야기 한토막을 들려준 동이는, 그리운 전하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지요. 텔레파시 바로 통하는 숙종 역시도 동이와 거닐었던 후원을 바라보며, 그리움에 가슴이 저려옵니다. 연못을 메꾸지 않은 것을 보니, 여전히 연못 위로 방긋 웃는 동이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이 숙종의 낙인가 봅니다. 6년을 숙종이 어떻게 지냈나 했더니, 불철주야 잡념을 떨치기 위해 국정에만 몰두하고 있었더라고요.
연잉군 금과 세자 윤의 만남
선비를 나무라며 읊은 문구가 태궁의 경구라니, 이제 겨우 소학을 공부하는 또래 아이들에 비해 비상한 머리를 가진 금왕자입니다. 서당 훈장의 말씀에 의하면, 대학과 중용도 깨우친 것 같다고 하지요. 이럴 때 우리는 신동났다, 혹은 천재가 나왔다고 떡이라도 한 가마해서 동네 잔치라도 벌일 일인데, 동이는 금왕자의 안위가 걱정됩니다. 금왕자의 영특함이 취선당쪽에라도 알려지면, 금을 시기하는 장희빈 측의 공격이 우려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금왕자의 비상한 재주를 키워줄 스승을 구하러 나선 것 같더군요. 예고편을 보니 비밀리에 독선생을 구하러 나섰는데, 잠깐 등장한 농부 맹상훈이 아마도 연잉군의 스승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원래 재주가 많은 사람이 은둔하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남인이다 서인이다 당파싸움 꼴보기 싫어서 초야에 묻혀 세월을 낚는 강태공처럼 말이지요.
이번회 금왕자가 아버지와 형을 만났는데, 그 만남이 동이와 장희빈, 그리고 숙종과의 첫만남처럼 같은 모습이라는 것이 재미있더군요. 천인아이들을 궁궐에 초대하는 날, 천인동무를 따라 궁궐에 들어간 금왕자가 위기에 처한 것을 세자 윤(윤찬)이 구해 준 장면은, 어린 동이를 군관의 눈을 피해 등뒤로 숨겨준 장희빈의 첫만남과 비슷해 보였지요. 훗날 경종이 될 세자의 몸에 이상이 있다는데, 허우대 멀쩡한 젊은 왕세자가 후사를 못이을 수도 있다니, 장희빈 정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지요. 더구나 궁궐밖에서는 동이가 낳은 금왕자가 무럭무럭 커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머리까지 조선팔도 으뜸 갈 천재라는 사실마저 알려진다면, 장희빈이 하늘에 대고 발악발악 불공평하다고 악을 써댈 것도 같습니다. 입에 담기 민망하지만, "내 아들이 고자라니, 네 아들이 천재라니..."입니다.
야사에 전해지기로는 장희빈이 사약을 받기전에 아들 세자를 한 번만 보게 해달라는 청에 세자를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세자의 중요한 물건을 당겨서 후사를 잇지 못하게 되었다는 설도 있는데, 세자의 이상징후가 언제부터 나타났는지는 모르지만, 야사보다는 일찍 나타난 것 같습니다. 
부르지 못한 이름 내아들 금아, 그리고 동이야
아바마마를 만나 어머니를 용서해 달라고 말하려던 금왕자는 궁궐에서 쫓겨나고, 그 누구도 "나는 왕자다. 아바마마를 봐야 한다" 라는 말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습니다. 처음으로 아바마마가 살고 있다는 궁궐에 들어갔는데, 아바마마를 보지도 못하고 쫓겨나왔으니, 금의 상처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금은 어머니가 밤마다 긴 한숨으로 아바마마를 그리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거든요. 물을 건너야 하면 돌다리라도 놓아드리고 싶지만, 어머니가 그리워하는 전하는 높디높은 궁궐 안에 있으니 돌다리도 놓아드리지 못하는 금왕자에요.
높은 궁궐담장이 야속해서 쪼그리고 앉아 훌쩍이는 금왕자에게 누군가 다가옵니다. 암행 나온 숙종이었지요. 대궐 담벼락을 지나칠 때마다 풍산이가 담장을 넘으려고 폴짝거리던 모습이 떠오르는 숙종이지요. 꼬질꼬질한 어린 아이가 길을 잃었는지, 어린 강아지마냥 훌쩍이고 있지요. 길을 잃은 아이같다며 막 상선에게 아이를 데려다 주라고 이르라고 말하려는 찰나, 어라 대놓고 반말을 하는 어린 강아지입니다.
"자넨 누구인가?" 뜨헉... 우째 말이 짧습니다. "보아하니 성품이 훌륭한 자인 듯 하군. 이름이 뭔가? 내 자네의 고마움을 잊지 않으려 그러는 것이네". 허참, 이런 맹랑한 녀석은 머리털 나고 처음 보는 숙종이지요. 놈이라고 하대를 하니, 금왕자 발끈합니다. "내가 감히 누군줄 알고 그런 망발을 하느냐?". 이런 퐝당한 경우를 봤나싶은 숙종, 그래 누군지 들어나 보자고 하지요. 컥!, 왕자랍니다. 행색이 꼬질하지만 주상전하의 피를 이은 왕자라고 말이지요.
그때 멀리서 금이를 부르는 소리에 강아지가 쪼르르 달려가 버립니다. 아니 저게 누구인가? 꿈에도 그리운 풍산이입니다. 풍산이 동이, "정녕 너란 말이냐? 그 아이가 내 아들 금이란 말이더냐?". 이렇게 울며불며 달려갈 듯한 숙종이었지만, 멀리서 눈물만이 그렁그렁 맺힌 채, 사랑하는 동이와 처음 본 아들을 바라보기만 할 수 밖에 없는 숙종입니다. 에효, 무슨 가족이 이러냐고요?
천인 아이들을 따라 궁궐로 들어갔다는 것을 알게 된 동이와 동이 측근들이 하루종일 금왕자를 찾아 혼비백산했지만, 동이는 금을 나무라지 못하지요. 어린 아들이지만 금이 왜 궁궐로 갔는 지를 알고 있었으니까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금쪽같은 아들 금, 영특하고 약한 사람 마음 헤아릴 줄 아는 금을 숙종도 단번에 사랑할 것을 아는 동이입니다. 동이를 내어주기 힘들어, 거짓말쟁이 임금이 되려고 까지 했던 전하의 성정을 알기에, 동이는 금으로 인해 전하의 마음이 아플 것을 지켜보고 싶지 않습니다. 금왕자를 불러들이려 하면, "전하 통촉하여 주십시오"라며, 빗발치는 반대여론과 싸워야 할테니까 말이지요.

리틀 풍산이를 찾아 판관나으리가 되는 숙종
6년만에 처음으로 아들을 만난 숙종은 금왕자와 먼발치에서 본 동이가 아른거려 가슴이 찢어집니다. 6년을 600년처럼 견뎌왔지만, 그리운 동이를 안아보기는 커녕 이름조차 불러보지 못하고, 처음으로 마주한 아들을 아들이라고도 부르지 못했던 숙종입니다. 고사리같은 아들의 손을 잡고도 알아보지 못했던 숙종은 손에 남아있는 아들 금의 기억만을 어루만질 뿐입니다.
이제 숙종은 더이상 참을 수가 없습니다.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자네 이름이 뭔가?" 라던 금왕자의 얼굴이 아른거려서 당장이라도 동이의 사가로 달려가 품에 안아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구설수에 오르기 십상,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신분은닉입니다. 반가운 깨방정 허당 한성부 판관나으리 재등장이십니다!!!
상선영감을 통해 은밀히 금의 모든 행동반경을 조사했을 숙종은, 금을 만날 수 있는 서당 앞에 잠복하고 금왕자를 기다리지요. 그런데 서당의 아이들 행동거지가 수상스럽습니다. 처마 위에 흙을 잔뜩 쌓아두고, 누군가를 기다리지요. 엇, 이런 고얀녀석들, 감히 내 아들 금왕자를 골탕 먹이려고 하다니...금왕자와 의기투합해서 역공격으로 서당아이들에게 흙더미를 쏟아붓고는 냅다 심십육계 줄행랑입니다.
숙종은 날아갈 듯 행복하지요. 아들의 손을 잡고 뛰다니,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아들 손잡고 달리기 대회라도 나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숙종에게는 고질병이 있었지요. 달리기에 약하다는 것 말입니다. 게다가 동이를 만났던 때보다 나이도 더 들었으니, 팔팔한 강아지 금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은 숙종입니다. "꽨찮은가? 사내대장부가 어찌 이리 약한가? 양반이라 그런가? 겨우 이정도 뛴 걸 가지고, 쯧쯧...", 어라, 이 말은 동이가 했던 말이잖아요.
"동이야, 정녕 너로구나. 금 네 안에 동이가 있구나". "왕자마마께서도 같은 말씀을 하시는군요, 소신 한성부 판관, 왕자마마께 문후 올립니다". 꺄아악! 금을 만나기 위해 기꺼이 한성부판관 허당나으리가 되어 금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숙종입니다. 저는 무지 신났다지요? 요즘 들어 진지 엄숙 숙종만 보다보니 한성부판관 나이리가 되었든, 깨방정 숙종이 되었든, 숙종의 장난기 가득한 얼굴이 그리웠거든요. 예고편에는 아들과 계곡에서 입수까지 하고, 시원한 물놀이를 즐기시더라고요. 물싸움도 하면서 말이지요. 지켜보는 상선영감의 얼굴에도 드디어 미소가 찾아왔고 말이지요. 
마지막 엔딩에 동이가 눈을 수상스럽게 뜨던데, 숙종을 알아봤는지 모르겠네요. 그냥 잠시동안이라도 동이가 몰랐으면 싶네요. 한성부판관 나으리와 리틀 풍산이의 억만금을 주고도 사지 못할 평범한 부자지간의 추억을 만들게 말이에요.
이번 45회 동이를 보면서 일취월장 한효주의 연기도 좋았고, 아역 금왕자 이형석군의 똘망스런 연기도 좋았어요. 특히 인상깊었던 인물은 숙종 지진희의 얼음땡 연기였는데요. 거침없이 하대를 하는 맹랑한 아이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에 1차 충격받고 멍한 표정, 뒤이어 이름만 들어도 가슴 찢어지는 사랑하는 동이의 얼굴을 먼발치에서 보는 숙종의 2차 얼음땡 표정은 숙종의 6년간의 고뇌와 그리움을 모두 담아내는 듯한 표정이었어요.
마음은 달려가는데 발을 뗄 수는 없고, 입안에서는 이름이 튀어 나오지만, 차마 부르지 못하고, 지척에 서있는 동이와 아들 금을 보고도 나서지 못하는 마음이 얼음땡의 절절한 표정에 압축되어 있었거든요. 물론 아들 금왕자와 저자의 골목길을 '걸음아 나 살려라'고, 개구장이처럼 달리는 한성부판관 나으리는 지진희표 숙종의 트레이드 마크라 더욱 반가웠고요.
다음회 동이의 사가가 홀라당 타버리던데, 누가 또 불을 싸질렀는지, 동이랑 금왕자에게 별 일 없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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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21
2010.07.14 08:35




동이 34회에서 굵직한 사건 두 개가 터졌습니다. 불안해진 세자고명과 후궁첩지를 빌미로 한 동이의 비밀입니다. 수면 위로 떠오른 동이의 비밀로 다소 지지부진해 지던 스토리가 급물살을 탈 기미가 보이는데요, 동이의 과거는 이 드라마의 시작이자 완결점이 되는 것이기에 중요한 사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몰살된 검계의 비밀을 안고 출발한 드라마 동이가 시작점을 들추었으니, 천민의 왕과 빛으로 태어나는 동이로의 끝맺음을 향해 가기 시작한 것이지요. 
장희빈이 후궁첩지를 내리려는 이유가 동이의 과거를 알아내기 위함이니, 운명처럼 뗄 수 없는 관계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동이가 아버지와 오라버니를 억울하게 죽음으로 잃고 장악원 노비로 궁궐에 들어오게 된 시발점이 장희빈이 비비고 앉아 있는 남인이니, 매듭을 묶은 자가 그 매듭을 풀어야 한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결국 장희빈이 쏜 화살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과 남인들을 겨냥하게 생겼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드라마상의 재미입니다.
동이의 과거를 알게 되었으니 서용기가 검계사건을 밝히는 과정에서, 그동안 드라마에서 행방불명되고 있었던 미스테리들도 밝혀지게 될 것같습니다. 장옥정의 손동작의 비밀도 풀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장희빈이 던진 패는 모험이었지만 영리한 수였지요.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동이의 과거행적은 장희빈과 남인들에게는 오히려 수상스러운 일일 뿐입니다. 장악원 노비로 들어오기 12년간, 먹물 한 방울 튀긴 기록이 없다는 것은 반드시 감춰야 할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을 감지하는 장희빈입니다. 장희빈은 두개의 패를 들고 고민하지요. '기록대로 아무 것도 없을 지 모른다?', '감춰야 할 절박한 그 무엇인가가 있다?' 두 개의 패 중에 장희빈이 내민 패는 큰 미끼를 던져 대어를 낚는 방법입니다. 바로 동이의 정확한 호적 자료가 필요한 후궁첩지였지요.

장희빈이 동이에게 후궁첩지까지 내리려고 하는 것은 그만큼 장희빈이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일 겁니다. 청사신이 들고 온 세자고명 승낙으로 고지가 코앞에 다가 섰는데, 혹여라도 등록유초가 동이의 손에 있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돼버릴 수도 있기에 장희빈이 얼마나 고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지요. 따지고 보면 장희빈이 밑질 것도 없어 보여요. 장희빈이 임금의 총애를 받는 승은상궁에게 후궁첩지를 내렸다는 중전으로서의 위엄과 관대함도 알리고, 무엇보다 숙종에게 "저 이렇게 마음 넓은 여자에요" 라는 걸 보여줄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되로 주고 말로 받을 수 있는 일이지요.
등록유초의 진본을 내 놓으라며, 세자고명도 취소해 버릴 수 있다고 협박하는 청사신의 말은 장희빈과 장희재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습니다. 이게 왠 날벼락인가 싶은 장희빈입니다. 만약 그 신통방통한 동이의 손에 등록유초가 있다면?(빙고! 당연히 가지고 있다우..),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이 하루 아침에 끝장 날 판입니다. 뇌물과 매수도 모자라 청국에 국가기밀까지 유출하려 했다는 사실이 발각되면, 중전의 오라비고 세자고명이고 뭐고 간에 매국노로 모가지를 뎅강 잘라 버려도 모자랄 일이지요.

따라서 장희빈은 동이의 숨통을 더 바짝 조일 수 밖에 없겠지요. 장희빈으로서는 동이에게 후궁첩지를 내릴 생각을 하면서도 고민이 컸을 겁니다. 털어서 먼지 하나 나오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동이에게 날개옷을 자기 손으로 입혀준 꼴이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큰 것을 얻기 위해서 내가 가진 패 역시 큰 것을 내미는 장희빈, 역시 대범한 인물입니다.
<*드라마라 딴지 걸고 싶지 않지만 후궁첩지가 아니어도 동이에게 양친이나 본적 등의 필요한 것은 조사할 수도 있었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후궁첩지에 필요한 자료로 동이의 과거를 알아내려는 것은 조금 억지스러운 설정 같거든요. 그 시대에 부모의 성명을 물어보는 것이 엄청난 실례같지도 않아 보이고 말이지요.; 여하튼 성천으로 간 차천수가 뭔가 해결책을 찾아 오겠지요>

후궁첩지를 받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동이의 호적열람을 위한 것들이라 하니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싶은 동이입니다.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갈 비밀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앞길이 구만리처럼 막막하기만 한 동이입니다. 한밤 중 동이를 찾아 온 숙종을 보고도 고민을 감추기 힘든 동이의 얼굴에 먹구름이 잔뜩입니다.
"너와 이렇게 걸으니 참으로 좋구나. 네가 궐에 없을 때는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심지어는 저 연못을 메우려고 했었다. 물만 봐도 네 얼굴이 떠올라서 말이다" 이렇게 대놓고 네가 이뻐 죽겠다고 하는데도 웃음조차 나오지 않는 동이입니다. 다른 때 같았으면 벌써 함박웃음 날려줬을텐데 말이지요. 연못을 메꾸려고 했었다는 숙종의 열렬한 마음도 동이의 시무룩한 표정때문에 연못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네요. 좋은 대사였는데 풍덩 ㅜㅜ 
동이가 후궁첩지로 말 못할 고민거리가 생겼다는 것을 눈치 챈 숙종은 조선 최고 형사(동이에게는 한 수 밀리지만) 서용기를 불러 동이에 대해 알아보라고 하지요. 말 못할 사연이 있어 보인다고 말이지요. 그리고 결정적인 힌트를 말해 줍니다. 벼랑바위에서 죽은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며, 그곳에서 아버지와 오라버니를 잃었다고 말이지요.
오래 전 동이가 아비와 오라비를 억울하게 잃었다고 했는데, 그 아이가 천비출신이니 노비의 신분을 벗어나기 위해 도망치려 하지 않았나 싶다는 숙종은 그런 일이라면 덮어주고 싶다고 합니다. 그런데 단서가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큰 죄가 아닌 이상이라고 말하더라고요. 나라의 근간을 흔들 검계수장의 딸인데 이를 어쩌나 싶네요. 그래도 숙종이 하나의 길은 열어 두더라고요. "그 아이가 억울한 죽음이라고 했으니, 혹 양반으로부터 모진 처사를 겪은 것은 아닌지 말이야" 라고요.
남인들이 씌운 함정에 억울하게 몰려 개죽음을 당했으니 남인들이 검계를 엮어 한 짓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이 또한 사면의 사유가 될 듯도 싶은데, 이제 모든 것은 서용기의 수사에 맡겨야 할 듯 싶습니다. 당시 대사헌 장익헌 영감과 남인양반들을 죽인 것이 검계가 아니었다는 것, 그리고 서용기의 부친을 살해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살리려고 갔다가 함정에 빠진 것 등의 증언을 들으면 서용기가 오해를 풀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서용기는 수사관이지만 사람을 믿는 수사관이기 때문에 동이와 차천수의 말을 신뢰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서용기가 12년전의 검계사건을 파헤쳐 진실을 밝힐 수 있을 지, 너무나 오래전 일이라 증거들을 찾아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오태석과 오윤(최철호) 일당이 "우리가 했소" 라고 고백하지 않고, 아니라고 부인해 버리면 그만일테니 말입니다. 기록을 보관하고 있을것 같지도 않고, 더더구나 CC-TV도 없는데 말입니다. 남아있을 증험이라고는 장익헌 영감이 죽으면서 했던 손동작뿐인데, 동이의 목격자 진술이 얼마나 효험이 있을 지도 잘 모르겠네요. 

그건 그렇고, 무엇보다 결국 서용기가 동이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드라마의 큰 전환점이 될 것 같습니다. 머지않아 숙종도 알게 될텐데 숙종이 받을 충격과 고민이 벌써부터 걱정되네요. 그러고 보니 숙종도 안됐어요. 세자고명건도 해결되었겠다, 장희빈도 그닥 옹졸스러운 것 같지는 않아 보이고(남자는 여자들의 속마음을 다 읽어내기 힘든 부분이 있거든요), 이제 좀 웃으며 편하게 지내나 했더니 동이가 검계수장딸이라는 것에 적잖이 충격을 받을 것 같아요.
서용기의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의 딸이 동이였다니, 등잔 밑이 어두운 법, 이렇게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니 동이의 천재적인 수사감각을 보고서 알았어야 했는데 싶습니다. 피는 못 속이는 법, 조금만 의심을 했더라면 진작에 알았을 지도 모르는데, 성씨를 바꿨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서용기였지요. 세월이 약인지, 서용기 마음에 남은 회한때문이지, 흐르는 정적 속에 서용기가 친구이자 스승이며, 아버지를 죽인 원수의 딸인 동이 앞에서 충격과 분노를 삭이고 담담히 말하는 모습은 이미 모든 것을 용서한 듯한 모습처럼 보였어요.
"나에게 오랜전에 한 벗이 있었네. 비록 천인이었지만 내겐 스승과도 같았고, 나 자신처럼 믿었던 자였네. 헌데 그자의 손에 내 아비를 잃었지. 내가 목숨처럼 믿었던 그 자는 이 나라의 근간을 흔들던 천민들의 불법적인 검계의 수장이었고, 그들은 양반을 주살하고 있었어. 그 이후로 오랫동안 그자의 여식을 찾았네. 자네와 같은 이름을 가진 그아이" 
12년만에 마주 한 친구이자 아버지를 죽인 원수의 딸에게 "자네가 그 아이, 최가 동이인가?"라고 묻는 말 속에 서용기의 복잡한 심정이 다 전해지더군요. 담담하게 말하는 서용기의 눈빛에는 용서와 안타까움, 그리고 표현하지 못하는 반가움까지 서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수이기 이전에 친구의 딸을 만난 내색할 수 없는 감회까지도 느껴졌거든요.
서용기가 찾았던 동이는 원수의 딸이 아니었어요. 동이가 화살을 맞고 비탈길로 떨어져 사라져 버리기 전, "우리 아버지는 죄인이 아니에요. 억울하게 누명을 쓴 거에요"라고 말하던 애절하고 절박한 열 두살 소녀의 눈빛은 진실이 담겨 있었고, 서용기는 그 눈빛이 말해 주던 진실을 봤었지요. 자신이 잘못 생각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찝찝함과 그날 그 아이의 눈빛을 지금까지 떨치지 못했기에, 서용기는 동이를 지금까지 찾아 왔었고 말이지요.
장악원 노비로 있었을 때 눈에 띄게 영민하던 동이, 그 아이에게는 벗이자 스승이었고, 자신의 목숨과도 같았던 최효원의 모습이 있었어요. 동이의 의로움과 정직함, 목숨을 내놓기를 두려워 하지 않는 의기는 친구의 모습을 닮아 있었기에, 혹시 자신이 찾던 최동이가 아닐까 하는 의혹이 문득문득 들었을 겁니다. 천가라는 말을 서용기가 믿어주었던 것은 동이가 거짓을 고할 아이가 아니라고 믿었기 때문이었을 테고요. 

예고편에 보니 숙종에게 사실을 밝히겠다고 나서려는 동이를 서용기가 말리더라고요. 그 사실을 들어야 하는 전하의 성심을 어찌할 것이냐면서요. "전하의 믿음에 자네도 귀한 믿음으로 보답해 드리게" 라는 말로 동이를 막는 예고편만으로도 감동받았답니다. 서용기가 동이의 아버지처럼 든든한 후원자가 되 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물론 동이는 검계일원도 아니었고, 서용기의 아버지 죽음과도 관련이 없는, 단지 검계수장의 딸이라는 가족관계의 피해자일 뿐이지요. 연좌제에 얽힌 피해자일 뿐이지만, 진실을 다 알기 전임에도 동이의 성품 하나로 보듬고 용서하는 서용기, 무엇보다 동이를 아끼는 숙종의 성심을 헤아리는 서용기를 보니, 동이는 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차천수에 이은 동이의 수호천사 또 한 분이 등장입니다.  
결과적으로 서용기가 동이의 비밀을 알게 된 것이 오히려 동이에게는 전화위복이 될 것 같습니다. 서용기가 찾아 낼 검계의 진실, 억울하게 누명을 씌운 배후가 남인이라는 것이 밝혀진다면 말이지요. 반대로 남인이라는 권력의 기반에 앉아있는 장희빈에게는 이런 재앙이 없을 겁니다. 또한 동이가 등록유초까지 손에 쥐고 있으니, 매국노 짓을 하려던 장희빈 남매의 몰락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동이를 잡겠다고 내민 수가 당장은 동이를 위기에 처하게 하겠지만, 결국은 부메랑이 되어 장희빈을 치게 생겼습니다.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판 꼴이지요. 물론 이 모든 것들이 금방 밝혀지지는 않을 것이니, 동이의 고난과 시련을 또 지켜봐야 겠지요. 동이때문에 괴로워 하는 숙종의 모습도 보여줄 것이고요. 우울한 숙종은 싫은데...우리 깨방정 숙종의 매력은 역시나 자화자찬 자뻑개그하시는 모습인데, 요즘들어 '내탓이오' 하는 일이 많아서 걱정이에요.

당장은 최대의 위기를 맞은 듯 보이는 동이지만, 모든 것을 잃었던 동이에게 사랑과 사람, 신분상승에 억울함을 풀 기회까지 오니 모든 것을 얻을 것이라는 예언이 딱 들어맞네요. 이 고비를 넘기면 쨍하고 해뜰날이 머지 않았고 말이지요.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지요. 동이의 과거비밀로 겪어야 할 고난은 해가 뜨기전 가장 어두운 시간일 겁니다. 하지만 걱정은 되지 않습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동이의 태양이 뜰 거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동이처럼 운수가 사나운 팔자가 있을까 싶었는데, 한편으로는 동이처럼 사람운이 좋은 팔자도 없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서용기, 차천수, 그리고 이번에 한양에 입성해 앞으로 동이의 정치실세가 돼 줄 심운택까지 남자복이 넘치는 동이입니다. 물론 동이의 인생에서 가장 행운은 한성부 판관나으리로 만난 숙종이겠지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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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3 08:09




천하무적 동이가 장희빈에게 제대로 한 방 맞았습니다. 동이가 장희빈에게 당한 이유를 분석하자면 동이의 밑도 끝도 없는 사람에 대한 믿음때문일 수도 있지만, 심리전에서 졌기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탐정의 기본이 의심 혹은 의혹일텐데, 동이는 증험주의자이기 때문인지 이 방면에서는 탐정으로서의 자질이 조금 약한듯 싶습니다.
동이를 위한 장희빈의 정치강론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장희빈의 말이 옳지 않은데도, 구구절절 현실과 결부된 말들이라 귀담아 들을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당연한 듯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런 일들이 벌어진 까닭은 그것이 힘이기 때문이다. 권력이기 때문이야". 
중궁전을 찾아 간 동이가 목숨을 담보로 얻은 사흘, 동이가 장희빈에게 입증하고 싶었던 것은 옳은 일이 승리한다는 것이었어요. 감찰나인이었을 때는 옳고 그른것을 가리는 것이 동이가 이루고 싶었던 감찰나인으로서의 야심이었고, 그것이 전하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었지요. 그런 동이에게 승은이라는 과도한 은총과 내명부 윗전이라는 신분은 동이에게 정치라는 곳으로 발을 딛게 합니다. 동이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지 말이지요.
처소나인을 풀어달라는 동이의 말은 장희빈에게는 내명부의 정치적 힘겨루기로 비춰집니다. 내명부 신출내기 주제에 나인을 구해 환심을 사려하느냐며 까불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는 장희빈입니다. 권력의 단맛을 안 장희빈은 내명부의 자리라는 것이 어떤 욕심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지 모르지 않습니다. 동이는 더욱 경계의 대상이지요. 숙종의 마음을 얻은 동이가 과거 인현왕후의 자리보다 더 무서운 실세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꿀을 찾아 나비와 벌이 날아들 듯, 동이가 원하든 아니든 사람이 꼬일 것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 장희빈입니다. 그것이 권력이 가진 속성이니까요. 사람을 얻지 못하면 권력도 종이장처럼 가벼운 것일 뿐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장희빈입니다.
궁에 번진 괴질이 단순한 전염병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장희빈은 처소상궁을 통해 어머니 윤씨부인이 한 짓임을알게 됩니다. 장희빈에게 두려운 것은 신통방통한 동이의 능력입니다. 과거 명성대비를 시해하려했다는 음모를 뒤집어 썼을 때, 동이가 보여준 능력, 죽은 자의 시신에서 찾아낸 증험인 생강물을 만진 흔적이 없다는 것을 알아내 장희빈이 반하를 들이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낸 동이였지요. 나인들에게 번진 괴질 역시 언젠가는 동이가 알아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장희빈은 압니다.
한 수 앞을 읽지 않으면 당할 재간이 없는 동이이기에 장희빈은 더러운 짓에 직접 손을 담그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중전이라는 권력을 최대한 이용해서 대전상궁까지 구워 삶은 장희빈은 정상궁이 장희빈의 사가와 분장수가 관련이 있다는 보고를 하는 것도 다 알아냅니다. 예나 지금이나 큰 활약을 하는 고자질꾼들은 쓸모있는 도청장치인가 봅니다.ㅎ
장희빈은 윤씨부인의 머리에서 나오는 잔머리 그 이상의 계책을 지시하지요. 분장수를 매수해서 붙잡혀 주게 하는 방법입니다. 눈 돌아가는 거액에 고초쯤이야 눈 질끔감고 당해도 좋다는 분장수는 약속대로 붙잡혀서 감찰부에서 고신을 당하지요. 분장수를 매수해서 윤씨부인을 통해 거금을 전달하는 방법은 내의원을 매수하는 방법과 같은 방법이었지만, 일단 이 작전은 성공입니다. 장희빈이 노린 것은 동이에게 모함을 뒤집어 씌우는 것이 아니라 동이를 구하고 자신이 대인배임을 알리는 방법입니다. 일명 꿩먹고 알먹고 수법이라 할 수 있겠지요.
동이의 입장은 닭 쫓던 개가 된 꼴입니다. 사흘동안 감찰부 정상궁과 정임이, 봉상궁까지 풀어서 조사해서 겨우 괴질의 원인이 궁녀들이 사용한 저질 화장품 염분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냈는데, 분장수를 기습한 찰나에 장희빈이 선수를 치고 분장수를 잡아가 버렸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승은상궁으로 입궐하자 마자 괴질이 번져 불행을 몰고 온 여자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장희빈이 해결해 준 꼴이 되고 말았으니, 이런 경우 '죽 쒀서 개줬다'는 표현이 적합할 듯 싶네요 ㅎ
이 일로 장희빈은 숙종의 마음도 쬐금 얻은 듯 보입니다. "저는 투기하는 소인배는 아닙니다. 그런 헛소문을 믿지 않는다고 했는데, 어찌 저를 믿지 못하십니까?" 라며 오히려 은근히 나무라기까지 하는 장희빈입니다. 숙종도 조금은 이상스럽지요. 괴질사건의 전말을 다 알았으면서도 왜 동이를 감찰부로 끌고 가게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으니 말입니다. 때는 이때다 싶은 장희빈은 숙종과 동이 두 사람에게 뼈있는 말을 하지요. "말을 할 때는 신중해야 하고, 그에 따른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내명부의 법도가 아니겠습니까? 저는 다만 내명부 수장으로서 그것을 가르치려 했을 뿐이었습니다". 요지는 내가 내명부 대장이니, 내명부일은 전하도 나서지 말고, 신출내기 동이에게 까불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지요.
이래저래 사건은 일단락되고, 원인이 밝혀졌으니 다행이다 싶은 동이에게, 역시나 감찰부상궁으로서, 궁궐밥을 많이 먹은 선배로서 정상궁(김혜선)이 장희빈을 쉽게 보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정상궁은 궁궐에서 일어나는 여인들의 암투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러니 자나깨나 입조심해야 하는 걸, 궁궐 담벼락에도 귀가 있다는 것을 기억했어야 싶은 정상궁, 후회막급입니다. 뭐 할 수 없지요. 아무튼 물 건너 간 괴질사건이 되고 말았네요.
분장수에게 윤씨부인이 건넨 거액의 환이 덜미가 잡힌다면 사건이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겠지만, 보아하니 궁궐에 또 다른 사건이 생기게 되나 봅니다. 청사신이 가져 온 세자고명 승낙소식에 만세를 부르던 장희빈과 장희재가 순식간에 낯빛이 흑빛으로 변하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동이가 가지고 있는 등록유초가 세자고명 건과 관련해서 큰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사건무마용으로 장희빈이 동이에게 후궁첩지를 내려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괴질 사건을 처리해 준 것에 대해 인사를 하러 온 동이에게 한 장희빈의 말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정말 자신을 위해 이 일에 나서 주었냐는 질문에 동이에 대한 조소와 자신에 대한 조소를 함께 실어 헛웃음을 지었지요. "옳은 것을 이루고 싶다 했느냐? 그렇다면 잘보고 배워라. 이곳은 옳은 것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그른 것조차 옳다고 여기도록 만들어야 하는 곳이다. 나를 넘어서고 싶다면, 너의 소망대로 나를 끌어내리고 이 자리에 다시 폐비를 앉히고 싶다면, 다시는 그렇게 흔들리는 눈빛을 보이지 말거라. 이것은 겨우 시작일테니 말이다". 
장희빈이 동이와의 옛정이라며 충고로 하는 말을 들으니 동이에게 보여주는 마지막 장희빈의 솔직함이었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장희빈이 자신의 야심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며, 옳지않은 권력과 힘을 동원하는 것도 할테니 단단히 각오하라는 말이었지요.
눈빛을 보이지 말라는 말은 동이를 위한 장희빈의 두번째 정치강론입니다. 권력과 힘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른 것조차도 옳다고 여기도록 만드는 것이 권력이고 힘이다. 이것이 장희빈의 정치강론 하나였다면, 동이에게 또 하나 중요한 정치인의 자세를 알려줍니다. "상대에게 속을 들키지 말라".

추락하는 장희빈, 정면승부에 나선 이유
밟아도 잡초처럼 살아나는 동이를 누를 수 있는 방법은 동이의 목숨이 아니라, 자신이 잃었던 것을 뼈아프게 돌려주는 것을 깨달은 장희빈이에요. 성심을 잃는다는 것만큼 고독하고 외로운 것은 없으니까요. 어찌보면 장희빈은 더 강하고 모질게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 그것이 죽음보다 더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된 장희빈이니 말입니다. 동이를 받치고 있는 힘은 숙종의 사랑과 믿음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은 장희빈이지요.
동이에게 정면승부를 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장희빈이 동이에게서 빼앗고 싶은 것이 숙종의 마음, 즉 믿음이기 때문이에요. 인현왕후에게서 빼앗은 것은 중전이라는 내명부의 자리였고, 중전의 자리가 가진 권력이었기에 장희빈의 뒷배세력을 이용해서도 가능했던 일이었지요. 하지만 동이는 인현왕후와는 경우가 다르지요. 사랑을 빼앗긴 장희빈이 사랑을 되찾겠다고 다른 사람 손을 거칠 수야 없는 일이지요. 아픈 만큼 돌려주고 싶었던 상실감을 동이에게 직접 돌려주고 싶은 장희빈입니다. 자신이 잃어버린 사랑의 아픔을 동이 역시도 겪게 하고 싶은 장희빈입니다. 그래서 동이와의 싸움은 자신이 직접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동이가 목숨을 걸었듯이, 장희빈 역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서 말이지요. 
이제는 자기 손에 직접 더러운 것을 묻히겠다며 '되로 주고 말로 받기', '당근과 채찍', '눈가리고 아웅', '꿩먹고 알먹기', '닭잡아 먹고 오리발 내밀기' 등등 별별 수단은 다 동원해서 권력이라는 구린내 나는 것을 놓지 않으려는 장희빈입니다. 그 길이 추락하는 길임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사랑과 믿음을 잃어버린 장희빈이 궁이라는 곳에서 배운 것은 힘을 가지지 못하면 몰락한다는 것 뿐이었어요. 폐비된 인현왕후처럼 말이지요. 옳지 않은 것도 옳게 만들수 있다는 권력과 힘에 의지해 가는 장희빈은 스스로 몰락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진실과 정의는 인고의 시간 속에서도 승리하기 때문이지요.
어찌되었든 동이는 장희빈을 통해 정치라는 것, 권력이라는 힘이 가진 무서움들을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또한 처세술까지도 말이지요. 장희빈이라는 인생 최대의 정치거물을 만난 동이가 어떻게 성장해 갈지, 동이는 정말로 궁궐이라는 조선의 정치 1번가에 들어서게 된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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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3 09:12




조선의 궁중역사에서 장희빈만큼 드라마 속 주인공으로 그리기에 매력적인 인물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장희빈은 그 해석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희대의 요부, 당파싸움의 정치적 희생양, 악랄한 악녀, 낮은 신분에서 최고를 꿈꿨던 야심가 등 장희빈이라는 인물은 해석하기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지는 인물이기에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는 매력적인 요소를 두루 갖춘 인물이지요. 때문에 드라마 동이에서 이병훈 감독의 손에서 재탄생될 장희빈이 어떤 인물일지 상당히 궁금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점점 특색없는 장희빈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감독과 작가가 원했던 원하지 않았든 동이는 코믹멜로 궁중사극의 범주에서 벗어나기가 힘든 장르입니다. 숙빈최씨, 인현왕후, 장희빈의 연결고리인 숙종이 깨방정 코믹왕으로서 드라마의 재미를 담당하고 있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왕의 코믹화가 오히려 시청률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으니, 이병훈표 숙종은 성공적이었다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사적 고증이나 한 나라의 군주로서의 숙종에 대해서는 결코 성공적이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입니다. 숙종의 인기에 힘입어 동이에서의 숙종같은 인물이 궁중사극에서 자주 등장하게 된다면 그리 반가울 같지는 않지만요.
애초부터 숙종은 코믹왕 캐릭터로 승부수를 띄웠고, 왕으로서의 숙종이 아닌 드라마 속 한 캐릭터로서 이병훈감독과 지진희의 새로운 숙종만들기는 성공적입니다. 덩달아 숙종과의 달달한 연애를 하는 동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요. 초반 동이의 오지랖 탐정놀이와 천하무적 동이로 인해 호감도가 떨어진 것을 생각하면 러브모드의 본격돌입으로 주인공이 관심을 받는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고요. 
그런데 승은을 입기 일보 직전인 동이와 숙종의 사랑이야기로 넘어가면서 캐릭터의 혼란이 온 인물이 장희빈이에요. 초반부 탐정천재 소녀에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수호천사들이 나타나 도와주는 동이에 반해, 우아하고 절제된 장희빈은 주인공인 동이보다 더 큰 관심을 받았고 매력적이었던 게 사실이에요. 비주얼로도 한효주보다는 이소연이 사극에 더 어울리는 얼굴이었고, 표정이나 목소리도 한효주보다는 장점이 더 많았지요. 그런데 드라마가 진행될 수록 갈수록 매력이 반감되는 인물이 이소연의 장희빈이에요.
동이는 정통사극도 정치사극도 애정사극도 아닌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씩 혼합한 짬뽕사극입니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동이와 숙종의 캐릭터가 그것을 대변하고 있지요. 오직 정통사극의 범주를 이탈하고 있지 않은 인물이 인현왕후와 장희빈 정도입니다. 하지만 동이와 숙종의 사랑이 무르익어 갈 즈음해서 장희빈의 캐릭터가 애매모호해 지면서 질투의 화신으로 변하고 있는데요,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다르겠지만, 질투에 눈멀어 진실을 버리는 장희빈은 제게는 별로 매력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지난회에서 장희빈이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게 했어요. 작가의 손에서 장희빈이 새롭게 그려질 지, 지금까지의 모습처럼 어정쩡하게 숙종과 동이를 질투해서 홀로 눈물이나 머금는 장희빈으로 쭉 그려갈 지는 모르겠지만, 제 나름대로는 반가운 변화를 읽었어요.
장희재가 내금위에 압송되어 고문을 받고 있다는 것과 폐비의 일과 관련한 증험을 숙종이 손에 넣었다는 것을 알게 된 장희빈은 야심한 시각에 숙종의 처소를 찾아 옵니다. 장희빈이 숙종에게 담담하게 자신과 오라비는 죄가 없다고 오리발을 내미는 것을 보면서, 장희빈이 밉다기 보다는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이가 가져온 증험만 믿고, 임금의 손으로 직접 교지를 내려 중전의 보위에 올려 준 자신의 말은 믿어주지 않는 거냐며 숙종의 마음을 심란하게 하지요. 엄연한 당신의 부인인데 부인말은 안 믿느냐면서요.
장희빈은 마지막까지 숙종이 주는 기회를 뿌리치고 맙니다. "옥정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사실을 말해 준다면 그 죄는 덮을 수 없을지 몰라도 내 마음은 널 용서할 수 있다"며, 사실을 말해 달라는 숙종의 사사로운 청마저 외면하는 장희빈입니다. 하지만 장희빈은 전하께 용서받을 짓을 하지 않았다며, 숙종이 믿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지막 숙종이 건네는 화해의 손을 거절하고 맙니다. 
장희빈의 실수는 숙종의 마지막 말을 거절한 것과 그 궤를 같이 합니다. 장희빈이 원했던 것은 자신만을 바라봐 주는 숙종의 마음이었어요. 장희빈의 사랑관이 명확해지는 부분이지요. 독점욕이 바로 장희빈의 사랑색깔이에요. 누구와도 나누지 않겠다는 장희빈의 독점욕은 결과적으로 숙종과 등을 지게 되면서, 그녀는 치열한 정치싸움 한복판에 서게 됩니다. 남인들의 뒷배를 받는 입장이 아니라 자신이 전면으로 나서서 지휘하는 모습으로 말이지요.
이로써 장희빈은 숙종과도 결별을 하고 맙니다. 진실을 인정하든 부정하든 멀어진 숙종의 마음을 되돌릴 방법이 없는 장희빈으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겠지요. 돌아서서 눈물을 흘리며 "저를 이렇게 만드신 것은 전하십니다"라는 장희빈의 방백을 들으면서, 장희빈은 결국 질 수 밖에 없는 부족한 사랑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독점욕이 강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원하는 것이 채워지지 않았을 때 그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장희빈이 그런 모습입니다. 인현왕후가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것과 견주어 보니 장희빈과 인현왕후처럼 대조적인 사랑관을 가진 인물도 없어 보여요. 이 두 사람이야 말로 빛과 그림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장희빈이 과신했던 것은 자신이 차지한 중전이라는 자리가 갖는 권력의 힘이었어요. 권력을 가진 사람의 우매함 중의 하나가 올챙이적 시절 생각못한다는 것인데, 장희빈의 경우가 그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희빈이 중전이 되고 싶었던 그녀의 목표가 결국은 숙종의 사랑이 아니라 내명부의 명실상부한 최고권력이었던 것이지요.
장희빈이 숙종과 마음으로 결별을 하고 돌아서는 모습을 보면서 드라마 동이에서의 장희빈의 캐릭터가 오락가락 한 이유를 어렴풋이 찾을 수가 있었어요. 장희빈을 권력과 사랑 두마리 토끼를 쫓는 인물로 그리다보니 오히려 캐릭터가 약화돼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장희빈이 처음에 잡으려고 했었던 것은 권력이었어요. 중전이 되기 위해 음모를 꾸몄고, 진실을 버렸고, 그녀의 목숨과도 같았던 자존심마저 버렸어요. 장희재가 내의원을 매수해 인현왕후에게 모함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 동이가 장희빈을 찾아와 진실을 말해 달라고 소란을 피울 때, 그녀는 자존심을 버려 버렸습니다. 자신때문에 감찰부에 끌려 간 동이를 구하기 위해 감찰부로 직접 찾아가 조사를 받기도 했던 그 당당함을 버렸지요. 그것은 숙종에 대한 사랑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야욕때문이었어요.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숙종이 동이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는 장희빈은 다시 사랑을 잡기 위해 비열함이라는 옷을 입게 됩니다. 물론 장희재를 내세워서 말이지요. 한데 인현왕후를 폐위시킬 때는 정치적 명분이라도 가졌던 장희빈이었지만, 동이를 없애려는 모습은 오로지 질투의 힘밖에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장희빈이 질투의 화신이라는 매력없는 인물로 퇴보해 버린 것이에요. 
숙종의 처소를 나와 장희빈이 "저를 이렇게 만드신 건 전하이십니다" 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 장희빈이 과거의 장희빈으로 돌아갈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장희빈이 사랑을 갈구하는 인물보다는 숙종을 정치적으로 압박해 가는 인물로의 변신할 것같아 사실 반갑기도 했어요. 곧 끌려 나오겠지만 교태전 보료에 앉아서 떠나간 님 마음이나 생각하며 질질 짜고 앉아 있는 장희빈은 그다지 매력이 없거든요. 
그래서 생각난 게 있는데요, 예전에 숙종과 동이가 상평통보 주전소에 가서 구리와 주석의 품귀현상을 조사하고 다닌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남인들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 짐작했는데 사건이 오리무중이네요. 예컨데 이런 비리들에 장희빈과 그 뒷배인 남인들을 적당히 엮어서 장희빈을 정치적 인물로도 그려갔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장희빈이 교태전에 앉아서 동이 잡겠다고 부리는 꼼수들이 너무 치졸스러워서 말이지요. 궁중에서 독극물 사건이야 가장 좋은 소재이기는 하지만, 탕약음모 사건이 너무 반복되다 보니 신선함이 떨어집니다. 명성대비 탕약사건, 인현왕후 탕약사건, 게다가 장희빈 자작독살극까지 너무 약재 사건이 많았잖아요.

사랑하는 사람을 혼자 차지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녀가 사랑한 사람이 임금이라는 것이 그녀의 불행이라면 불행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장희빈이 사랑에 대한 독점욕이 조금 덜했더라면, 그렇게 파멸의 길을 가지는 않았을 지도 몰라요. 아이러니하게도 드라마속 장희빈이 보여주고 있는 사랑 독점욕은 캐릭터의 망가짐까지도 가져오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랑에 대한 독점욕보다는 차라리 권력에 대한 집착에 더 충실한다면 질투의 화신이라는 장희빈이라는 캐릭터의 약점에서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랑때문에 질질 짜는 장희빈에게 인간적인 연민은 들지만, 장희빈이라는 역사적 인물의 매력은 반감되는 게 사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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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9 11:48




숙종의 성격이 사랑에 한 번 빠지면 물불을 안가리는 것은 알았지만, 아주 초절임이 돼버릴 정도로 오로지 동이밖에 보이지 않나 봅니다. 숙종에게 동이는 자신의 몸과 같다며 눈치제로인 듯한 동이에게 파격적인 고백까지 하는 걸보니, 숙종의 동이사랑은 옥좌사랑에 버금갈 만큼 큰 것 같아요.
동이 29회는 동이에 대한 숙종의 사랑고백편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숙종의 노골적인 사랑고백으로 이어졌지요. 혼절해 있던 동이가 "전하" 하며 깨어나는 걸 보니, 동이도 "다시는 없는 시간을 견디게 하지 말라"는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 눈치챈 듯 싶습니다. 그보다는 숙종의 고백에 동이의 심장에서 들렸던 '쿵'소리가 어떤 의미였는지 알게 되는 것 같고요. 천재소녀 탐정동이를 여인의 향기가 나는 동이로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누구보다 동이의 매력에 흠뻑 빠진 숙종이 답답했을 듯 싶지만요.
다시는 동이를 못 볼까봐 가슴이 타들어 가고, 심장이 녹아드는 줄 알았다며, 숙종은 동이에게 사랑의 연서를 쓰듯이 고백을 하지요. "너 없는 시간이 이토록 힘겨운 줄도 몰랐고, 누군가를 다시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이렇게 무서운 지도 몰랐다". 사랑이라는 마법은 임금이 되었든지 저자의 범부가 되었든 다 같은 가봅니다. 동이 역시 전하를 다시는 볼 수 없을까봐 겁이 났었다며 웃어주자, 숙종은 그제서야 동이를 만났다는 것을 실감하지요. 눈 감으면 금세라도 잡힐 것 같았던 이 아이의 해맑은 미소가 눈뜨면 사라져 버렸던 날들이 100일하고도 스무 몇날이 흘렀지요. 그런데 눈 앞에서 동이가 힘겹게 웃어줍니다. "이렇게 내 앞에서 웃는 걸 보니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심정이 바로 이런 것인가 보다". 숙종 너무 감격스러운가 봅니다. 임금이 함부로 죽는다는 소리까지 하는 걸 보면 말이지요. 
그런데 어째 동이의 입술에 혈기도 돌지 않고, 눈도 게슴치레 힘이 없어 보입니다. 그새 얼굴은 반쪽이 돼 버렸고요. 동이의 손을 잡아보니 뼈마디가 앙상한 게 숙종의 가슴을 후벼 파듯 아파옵니다. 동이가 이렇게 모진 고생을 한게 다 숙종 자신의 탓같습니다. 진실을 말하려는 동이의 말을 가로막았던 자신이 뼈저리게 후회되는 숙종이에요. 어의에게 진맥을 해서 필요한 처방은 다 해 줄 작정입니다. 어의에게 진맥을 하게 하겠다는 말에 동이는 펄쩍 뛰지요. "감히 제가 뭐라고, 어의의 진맥을 받겠습니까?".
동이의 말에 숙종 "니가 뭐냐니? 정말 그걸 모르는 것이냐?" 가슴이 타들어 가고 심장이 녹아버리는 줄 알았다는 고백을 여태껏 뭘로 들었는지, 숙종은 자신의 마음을 눈치채지 못하는 동이가 바보스럽습니다. 좀 낯간지럽기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말해 주는 숙종입니다. "나한테 너는... 그니까... 내 몸과 같다" 띠융! 동이가 아니라 시청자랑 문가에 가까이 있던 천수가 놀래 버렸네요. 너는 내 운명이라는 말보다 더 구체적인 사랑고백같이 들립니다. 내 몸이 네 몸이고, 네 몸이 내 몸이니 뭬야, 이거 프로포즈도 이렇게 노골적일 수가 없네요. 진도 다 나갔어요ㅎㅎ
장옥정에게 빠져있을 때도 이렇게 까지 사랑표현을 못했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 듯한 동이의 멍한 표정을 보니 뻘쭘스러운 숙종이에요. '고얀 녀석, 감격까지는 바라지 않았지만 놀란 척이라도 해줄 것이지, 이해를 못했는지 영 반응이 시원치 않네' 싶은 숙종도 쑥쓰러웠던지 빤히 쳐다보는 동이의 눈길에 살짜기 부끄러워집니다. 하지만 이왕 내친 김에 숙종의 폭풍고백이 이어지지요. "다시는 나에게 너없는 시간을 견디게 하지 말거라. 네가 조금이라도 나를 생각해 주는 마음이 있다면 말이야". 은근 슬쩍 동이의 마음까지도 물어보는 센스까지 발휘하면서 말이지요. 그리움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알기에 숙종은 다시는 동이를 떠나 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동이를 그리워하며 숙종은 절실히 깨닫게 되었어요. 그리움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결국 다시는 내 곁은 떠나지 말라는 프로포즈를 해 버린 숙종입니다. 숙종은 동이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저 판관나으리때부터 미운정 고운정 쌓아 온 오라버니같은 감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지, 오직 폐비의 누명을 벗겨 줄 증험을 주겠다고 자신을 만나려 했던 것인지, 동이의 웃는 얼굴만으로는 동이의 마음을 읽을 수가 없는 숙종이에요.

그동안의 긴장이 풀린 탓인지, 동이는 식은 땀을 흘리며 천수의 품에서 혼절해 버리지요. 전하에게는 말하지 말라는 동이의 부탁에도 천수는 어의를 통해 동이의 상태를 알려줍니다. 숙종의 마음이 동이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천수는 자신의 오장육부가 다 쓸려내려간 듯 쓰라립니다. 하지만 천수는 숙종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읽습니다(어차피 상대도 되지 않겠지만요). 내 몸과 같다는 숙종의 고백은 차천수가 동이를 내려놓아도 좋을만큼 듬직스럽기만 합니다. 동이에 대한 마음을 접어야 하는 차천수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지지만, 자신 못지않게 동이에 대한 사랑이 큰 숙종을 보며, 차천수는 동이를 지키는 일이 이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몰라요. 동이를 높은 곳에 오르게 하는 일, 귀한 사람이 되게 하는 것 말이지요. 동이의 행복을 위해서 동이에 대한 감정을 도려내야 하는 천수를 보니 짠하네요.
동이가 기력이 쇠해 혼절했다는 어의의 보고를 들은 숙종은 한걸음에 동이가 있는 자신의 사가로 달려오지요. 기력을 돋궈주는데 필요한 홍삼을 구할 수 없다는 어의의 말에 자신의 탕재를 가져다 처방하라고 어명까지 내리면서요.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동이의 손을 잡고 "동이야, 동이야, 제발 눈 뜨거라"며 안타깝게 동이를 내려보는 숙종을 보니, 동이의 의식이 깨어나면 아무래도 큰 일을 감행할 것 같습니다. 큰 일이라 함은 승은이 되겠지요?
예고편을 보니 장희빈과 오태석 일당이 무슨 일이 있더라고 동이를 죽이려고 벼르는 것을 보니, 숙종이 동이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은 딱 한가지 밖에 없을 듯 싶습니다. 승은상궁으로 동이를 승격시키는 것이지요. 승은상궁이 된다는 의미는 정당하게 궐 안에 동이의 처소를 마련해 주고, 숙종이 공식적으로 동이의 처소에 드나들며 보호해 줄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감히 임금의 여자를 궁에서 죽이려고는 못할테니까요. 시시때때로 독살의 위험이 있겠지만, 해박한 약초학을 공부한 동이에게는 통하지 않을 듯 싶고 말이지요. 
동이는 이제서야 알게 됩니다. 언제나 힘들 때면 동이를 지켜주는 아버지와 오라버니가 있는 하늘을 향했는데, 어느 날인가부터는 전하가 계신 도성을 향해, 전하가 계신 대전을 향하고 있었다는 것을요. 아버지 대신 전하를 부르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지요. 다시는 너없는 시간을 견디게 하지 말라는 전하의 말을 동이도 알 수 있습니다. 전하를 보지 못했던 시간이 동이에게도 너무나 큰 고통이었다는 것을요. 이제는 동이를 지켜주는 이름이 되어버린 '전하'라는 이름, 전하라는 말만으로도 동이의 가슴이 뛰고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호기심 많아 늘 사고만 치고 다니던 동이가 사랑에 가슴 설레일 줄 아는 진짜 여인이 된 것 같아요. 
그런데 동이가 승은을 입게 되면 여러가지로 걱정되는 부분이 있네요. 그동안 동이는 감찰부 나인으로 내수사며, 약방이며, 세답방 빨래터까지 종횡무진으로 궁궐을 누비고 다녔는데, 이제 그게 곤란할 것이라는 거지요. 승은상궁이 되면 몸가짐을 조신하게 해야 할 듯 싶은데, 치맛자락 펄럭이고 뛰어다닐 수는 없을 것 아니에요. 더구나 비밀서류를 찾는다고 잠입을 하는 일도 못할 것이고, 나인들의 처소에 감찰을 나가 나비문양 노리개를 찾으러 다니지도 못할텐데, 아무래도 탐정동이는 이것으로 안녕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이와 복위가 머지 않은 인현왕후에 대한 음모가 더 악랄스러워 질텐데, 승은상궁으로서의 체면과 위신이 있는데 궁궐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지는 못할 것 같아서 말이지요.  
숙종이 사가에서 자신의 탕재를 복용시키며 돌보고 있는 사람이 동이라는 것을 짐작한 장희빈의 독기어린 눈빛을 보니 더 큰 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자신의 목숨까지 담보로 걸고 자작독살극을 꾸몄던 장희빈의 다음수가 기대되네요. 장희빈의 한 수에 숙종이 동이에게 승은을 입히는 것으로 맞설 것 같아 보이니 장희빈의 앞날에 먹구름이 잔뜩 몰려 오기 시작하겠네요. 
그림자의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장희빈에게 승은을 입게 될 동이는 인현왕후의 중전복위보다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장희빈은 폐비보다 동이가 더 신경쓰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장희빈은 숙종의 마음만은 누구와도 나누고 싶지 않았던, 오직 숙종의 여자라는 자신감이 넘쳤던 인물이에요. 그런데 대전 앞에서 마주한 숙종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냉랭합니다. 한 번도 자신을 그런 눈빛으로 쳐다본 적이 없었던 숙종의 표정에서 장희빈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합니다.
장희빈은 동이가 살아있다는 말을 들었던 순간부터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같은 운명을 가진 이가 살아온다면 결코 그 빛을 뛰어 넘을 수 없다는 도사의 예언이 적중하고 있다는 것을 장희빈도 알고 있습니다. 그림자는 빛에 의해 물러날 수 밖에 없습니다. 한 때는 스스로 찬란한 빛을 가졌던 장희빈, 그녀는 자신의 불꽃이 사그라들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마지막 남은 불꽃을 장희빈이 어떻게 남김없이 태워버릴지, 장희빈이 마지막까지 놓지 못하고 태웠던 불꽃이 사랑이었는지,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꿈이었는지, 드라마 동이에서 어떻게 그려갈지 궁금합니다. 역사적으로 장희빈은 자신의 그릇된 야먕때문에 파멸의 길을 걸어갔지만, 그녀 역시 서인과 남인, 그리고 숙종의 정치적인 희생양이었기에 그 악행을 떠나 인간적으로는 연민을 가지게 되는 인물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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