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은 뇌성마비연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2.18 '추노' 명품조연들의 명품눈물 베스트4 (20)
2010.02.18 12:45




하늘이 무너진 듯 목놓아 울던 대길의 오열과 숨조차 쉬지 못하고 망연자실 대길을 바라보는 언년의 눈물이 가슴을 후비는 명장면이었다면, 애잔해서 더 슬펐던 조연들의 눈물이 있었어요. 어느 회보다 눈물신이 많았던 추노 13회 <최고의 명장면, 눈물마저 엇갈렸던 대길과 언년>에 이어 조연들의 명품눈물 정리합니다.
제가 가장 가슴아프게 봤던 장면은 대길의 우는 모습에 해바라기 사랑마저 허락되지 않은 것을 안 설화와 뇌성마비 연기를 하는 이선영(하시은)의 눈물이었어요. 특히 이선영이 천지호에게 죽여 달라고 하는데, 스스로 몸조차 가누기 힘들기에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조차 없는 이선영의 눈물은 짧은 장면이었지만, 가슴시리게 아픈 장면이었어요.   

다가갈 수 없는 사람, 그래서 슬픈 설화의 눈물
언년의 그림을 가슴에 끌어안고 우는 대길을 본 설화는 대길의 깊은 사랑을 봤지요. 그토록 강해 보이던 대길도 무너져버릴 정도로 언년이란 여인에 대한 깊은 사랑을 보고 하염없이 눈물만 흐릅니다. 곁에 있어도 결코 다가설 수 없는 남자, 사랑때문에 울 줄 아는 남자, 그런 남자가 세상에 있다는 것을 본 것만으로도 좋은데 그 남자를 좋아해서 슬프지요. 설화는 대길의 우는 모습을 보고 알게 되지요. 대길의 마음을 결코 가질 수 없다는 것을요. 그래서 설화는 떠나려고 마음 먹습니다. 욕심이 나지만 잡을 수도 가질 수도 없는 남자 대길을 떠나기로요.
좋은 사내 만나서 사랑도 받고 밥 걱정안하고 사는 게 꿈이라는 설화에게 왕손이 사당질 하던 년이 무슨 언감생심 그런 꿈을 꾸냐고 설화 가슴에 대못을 박지요. 설화도 다 알지요. 왕손이 말에 방을 나가버리는 설화지만 왕손이 말때문에 섭섭한 게 아니에요. 마음 한자락마저 줄 수 없는 대길이 때문에 슬픕니다. 언년이때문에 우는 대길을 보는게 가슴 아프지요. 사랑하는 사람의 눈물을 지켜보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설화에요.

언젠가 대길에게 설화가 물었지요. "오라버니는 여자가 남자를 믿는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알아?" 그때 대길은 눈길을 피하며 안다고 대답했어요. 자신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다는 뜻의 외면하는 눈길을 설화도 알았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로 마음먹고 대길의 곁을 떠나려고 합니다. 세상 남자 다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믿을만한 남자 한 사람 정도는 같은 하늘아래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화는 좋았지요. 애써 태연한 척 대길을 따라 나선 저자에서 옷감을 끊어 주겠다는 대길의 곁을 웃으며 떠나려고 합니다. 속으로는 눈물이 흐르는데 오라버니 앞에서는 애써 웃음짓는 설화에요.

은혜는 못 갚아도 웬수는 갚는 "나 천지호야, 천지호"
황철웅의 칼에 비명횡사해 버린 만득의 죽음을 본 천지호가 한양으로 올라와서 더 기막힌 사실을 알게 되지요. 황철웅에 의해 나머지 동생들도 다 죽음을 당했다는 것을요. 시신조차 수습해 줄 사람없었던 천한 목숨이지만, 천지호에게는 동생들이었지요. 아무리 사람대접 받지 못하는 개차반 추노꾼들이었지만, 이용당하고 가차없이 버려진 길거리 풀한포기 보다도 취급받지 못했던 동생들의 죽음 앞에 천지호는 미쳐갑니다. 
살기와 광기, 그리고 헛웃음까지 피어나는 천지호의 섬뜩함은 가히 미친 존재감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폭발적이었어요. 생머리카락을 물어뜯어 버리는 그 광기어린 눈매는 성동일의 극중 무게감을 더해 주었습니다. 우는 듯 웃는 듯 미친듯 살벌한 그의 표정을 보면 묘하게 동정심과 인간미까지 느껴지게 했어요.
황철웅을 향한 분노가 광적으로 달한 그는 황철웅의 부인을 찾아가지만, 몸이 성하지 않은 이선영을 보고 차마 죽이지는 못합니다.
"부인을 보니까 그냥 살려주는게 좋을 것 같애요. 왜냐면 부인을 죽이면 남편놈이 속 시원해 할 것 아닙니까? 그거는 원수를 갚는게 아니라 은혜를 베푸는 거지요"
천지호가 잔인 살벌하게 이선영을 향해 뱉는 말에는 천지호의 양면적인 인간성이 들어 있는 말이었어요. 황철웅의 비애일 수 있는 장애 부인을 죽여주는 것도 싫고, 차마 장애를 가진 가련한 여인을 죽이지까지는 못하는 측은지심 두가지가 공존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간백정이라 손가락질 받지만, 동생들 원수를 갚겠다는 마음과도 통하는 인간미였고요. 세상에 완전한 악인은 없나 보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궁궐의 임금보다 무서운 게 저잣거리 인심이었던가?
군마를 팔아먹었다는 이유로 관노로 떨어진 마방어르신이 노구의 몸을 이끌고 끌려가는데, 이런 개떡 같은 인생이 있나 싶었어요. 잘못을 저질렀기에 압송되는 것이지만, 밤새 안녕이라고 주막에서 큰주모에게 농이나 걸고 '오늘 해넘어가면 하루 무사히 지나갔구나' 싶은 마방어른이 내집 안방다니듯 다니던 저자거리를 죄인이 되어 끌려가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겠지요. 낮에 술상 마주하고 농담건네던 오포교가 저녁에 저승사자가 되어버리는 숭악한 세상입니다.
늘그막에 눈독들이던 큰주모 엉덩이나 어찌어찌 꼬셔서 한번 만져보고 싶었던 마방어르신, 이제 가면 언제나 큰주모 얼굴 보게 되나 허탈하게 뒤를 돌아보는데, 마음이 짠해진 큰주모 눈에도 그렁그렁 눈물이 맺히지요. 주책맞은 영감이었지만, 보고 지낸 정이 어딘데 몰골이 말이 아니게 되어 끌려가는 모습에 눈꼽이나 떼고 가라고 말을 해 보지만, 큰주모 가슴에도 굵은 눈물이 떨어지고, 끌려가는 마방어른 시대가 무서운지, 죄가 무서운지, 사람이 무서운지, 한숨만 지을 수 밖에 없는 저자인심입니다.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삶, "날 죽여주시오"
저는 천지호가 황철웅의 부인 이선영에게 칼을 들이댈 때,  힘겹게 뱉었던 "날 죽여주시오" 라는 말을 듣고 가슴이 많이 아팠어요. 자기 손으로 글자 한자도 쓸 수 없는 이선영의 삶은 죽은 삶이지요. 눈길조차 주지 않는 남편이지만,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낭군님이에요. 잔인한 아버지로부터 안간힘을 다해 지켜주고 싶은...
자상을 입은 몸으로 길을 떠나려는 황철웅에게 몸부터 추스리라 힘겹게 말을 뱉어보지만, 돌아 온 것은 "목소리조차 듣기 싫다"며 "그대와 혼인한 것 이상 내 삶에서 잘못한 것은 없소"라는 얼음보다 차디찬 냉소였어요. 
혼자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선영이 천지호에게 죽여달라고 하는데, 그말이 너무 절절하게 전해져서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붓 하나 제대로 쥐지 못하는 이선영에게는 은장도가 백 개가 있다한들 쥘 수조차 없는 손이에요. 목를 맬 힘조차 없는 생의 끈을 놓아버리고 싶어도 실행에 옮길 수 없는 몸이지요. 죽고 싶어도 죽을 힘조차 없는 이선영은 진심으로 천지호에게 목숨을 취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으로 보였어요.
세상 한 편에는 죽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며 사는 인생이 있는데, 고래등같은 기와집 내당에는 죽고 싶은데도 죽음조차 마음대로 못하는 인생이 있다는 게 불공평한 것인지 공평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버지의 벌을 자식이 받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어서 가슴 한켠이 짠해지기도 했어요. 
천지호도 설사 죽이고 싶어도 그 인생이 너무 가련해서 그냥 나올 수 밖에 없었겠지요. 임금도 쥐락펴락하는 큰 힘을 가진 아버지를 두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가련한 여인 이선영의 눈물은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에서 가장 힘없는 슬픈눈물인 것만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아래의 추천도 꾹 눌러주세요 ^^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