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수'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10.11.03 '성균관스캔들' 감동을 날려버린 마지막 5분 (19)
  2. 2010.11.02 '성균관스캔들' 드러난 윤희의 비밀, 윤희를 살릴 사람은 누구? (21)
  3. 2010.10.26 '성균관스캔들' 눈꼴시린 두레박키스, 선준의 연애공략 4단계 (37)
  4. 2010.10.20 '성균관 스캔들' 선준이 장원한 이유와 귤보다 달콤한 까치발키스 (20)
  5. 2010.10.19 '성균관 스캔들' 윤희를 둘러싼 삼각관계, 여림의 눈으로 보고 싶다 (17)
2010.11.03 08:48




장안의 여심, 남심을 사로잡았던 성균관 스캔들이 아쉽게 끝났네요. 걸오앓이 대물앓이 여림앓이 선준앓이 성스폐인 등 각종 질병의 종합병원이었던 완소드라마라 헤어짐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네요. 다음주부터 새로 시작될 드라마 '매리는 외박중'에 문근영과 장근석이 나와 인사를 하는 것을 보니, 허전함을 메꿔줄 것 같은 기대도 되지만, 아무튼 성균관 스캔들 잘금 4인방과의 몇개월은 참 많이 행복했습니다.
배움이 향하는 곳, 나라의 시작, 조선에서 가장 천한 반촌으로 향하는 문, 성균관의 문, 김승헌이 금등지사를 묻은 곳이었지요. 죽음으로 지키고자 했던 금등지사는 김승헌이 꿈꿨던 새로운 세상을 열 열쇠였고, 정쟁에 의해 몰락한 가난한 선비였던 자신의 아들 윤식과 딸 윤희를 위한 세상의 밑거름이었어요. 언젠가 장성하면 아비가 남긴 수수께끼를 풀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윤희에게 나무블럭 퍼즐맞추기를 했던 김승헌 박사, 그 바람이 헛되이 끝나지 않고 윤희를 통해 세상에 나오게 되었지요.

세상에 나온 금등지사
병부의 성균관 난입과 이선준의 무죄방면을 위한 권당에 장의로 나선 윤희, 정조의 비답을 듣기 위해 임금을 알현하게 됩니다. 이선준의 무죄석방과 병조의 사죄를 공표하겠다는 비답을 받게 되었지요. 금등지사를 내놓는 윤희, 금등지사를 전해 받은 정조의 손은 떨립니다.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한 진실, 정쟁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되었음을 밝히고, 임오년의 사건 배후들을 단죄함으로써 자식의 도리와 정치기강을 세우겠다는 정조의 꿈이 한걸음 빨라질 것 같아 흐뭇한 정조입니다. "고맙다 김윤식, 그대의 노력이 헛되이 돌아가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이다. 이제 이 조선에서 그대가 새로운 꿈을 꿀 차례다".
정조를 알현한 김윤식과 마주한 좌상은, 비록 정적의 아들(이때까지는 윤희가 여인임을 몰랐지요)이나 자신의 아들을 구하는 일에 앞장 선 것에 고마운 마음을 표하지요. 아비를 죽인 배후라는 원망이 있었을 거라는 말에 대한 윤희의 대답으로 좌상은 윤희의 그릇을 확인합니다. 왜 아들 선준이가 이 아이를 귀하게 여기는 지 알 것 같습니다. "원망이 아니라 좌상을 경계로 삼아야겠다 다짐하고 있습니다. 한번 물러서게 되면, 그 다음에 그것을 감추기 위해 두 번 물러서게 되고, 그 다음엔 갈지 자로 엉망된 자기 발자국 속에서 처음 어디로 가고자 했는지조차 잊어 버리게 될테니까요". 그 아비 김승헌 만큼 올곧은 신념과 당찬 기백을 닮은 녀석입니다.

사랑에 빠진 선준의 닭살돋는 어리광
방면된 선준, 하다못해 하인수의 찌질이들조차 다 얼굴이 보이는데, 오직 한 사람, 가장 보고 싶은 얼굴만 보이지 않습니다. 밤늦게 터덜터덜 중이방에 돌아 온 윤희, 반가움에 와락 안아주고 싶은 선준이지만, 괜한 심통을 부려보지요. "내가 나오는지 몰랐소?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생각이나 해봤소?(두부 한 모라도 사들고 기다렸어야지?)". 사랑에 빠지면 남자들 애가 된다더니 선준도령 갈수록 어리광이 늘고 있습니다.
"어제도 봤잖소" 시크한 윤희의 대답에 어이상실한 선준입니다. "우리가 어제 보면 오늘은 안봐도 되는 그런 사이오?". 소심도령 또 삐지겠다 윤희 그쯤해서 장난을 멈추려고 반지 낀 손을 들어 보이지요. 선준이 입이 귀를 지나 뒷통수까지 찢어집니다. 이 때 눈치 없이 열리는 중이방 문, 삐리리 장면 훼방꾼 우리의 여림사형이시죠. 부어라 마셔라 코가 삐뚤어지도록 이선준의 석방 환영술파티를 하는 잘금4인방입니다. 은근슬쩍 용하가 윤희를 위해 중이방에서 자겠다고 드러눕지요. 걸오사형, 윤희에게 용하사형 방에 가서 자라고 하니 선준도령, 걸오에게 입이라도 맞출 기세로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런 둔탱이 윤희 잘금 4인방이 모두 함께 자자고, 퍼질러 앉아버리고 말지요. 선준이 속이 타서 죽을 지경입니다. 이런 산도적 같은 사내녀석들 사이에서 자겠다니, 여인인줄 몰랐을 때는 넘어갔지만, 이게 왠 망측한 생각이오. 감옥에 갇혀서 몸도 뻐근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못하고 몸도 뻐근해 죽겠구만, 오늘밤도 잠자기는 다 글렀다 싶은 선준입니다.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는 선준, 윤희를 졸졸 따라다니며 기어이 확답을 받을 작정입니다. 다른 사내 녀석들하고 함께 자는 것 싫다면서 말이지요. 그러자 윤희가 대답하지요. "내가 그대 옆으로 가면 되겠소? 헌데 내가 가면 더 잠 못 이룰텐데 그것도 괜찮겠소?"
얏호! 그게 내가 원하는 대답....어라, 뭐시여? 남자의.. 그러니까 그 육체적 본능을 어떻게 시집도 안 간 규수가 알고 있단 말이오? 에고 미치고 폴딱 뛰는 선준입니다. 알고 보니 윤희, 19금 금서를 3권이나 필사해 줬다하니, 선준보다 이론은 빠삭하다는 말... 선준도령 그날부터 바로 지난번 용하사형에게 받은 금서 완전정복에 돌입했을 듯 싶더군요. ㅎㅎ 곧 다가 올 실전을 위하여!!!!
제자를 위한 스승 정약용의 감동변론
정식으로 실전도 치르고 윤희를 곁에 꼭 붙들고 싶은 선준, 윤희에게 청혼을 하러 가겠다고 합니다. 꽃단장, 분단장한 윤희, 처음으로 선준에게 남장여인이 아닌 여인 윤희의 모습으로 맞이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터질 것이 터지고 말았네요. 대물 김윤식이 여인이라는 사실이 임금의 귀에 들어가 버린 것입니다. 병판을 통해 좌상이 윤희의 비밀을 알게 되고, 윤희를 담보로 금등지사를 묻으라는 협박을 한 것이지요. 국법을 허물고, 삼강오륜을 땅에 떨어뜨린 패주라는 오명을 쓰게 될 것이라면서 말이지요.
궁으로 끌려 온 윤희를 본 정조의 분노가 하늘을 찌릅니다. 그믐날에 있을 경연에서 금등지사를 공개하고, 정조의 오랜 숙원 화성천도와 함께 개혁정치를 공표하고자 했던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지요. 병판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유림을 불러 모으고, 윤희를 잡아 경연장에 삼강오륜의 저버린 패주 정조의 실책을 물을 생각으로 바삐 움직이고 있으니, 정조의 머리가 뽀개질 정도로 뒤죽박죽돼 버렸습니다. 
정조 앞에 제자를 위해 무릎 꿇은 정약용박사, 윤희의 허물은 자신에게만 물어달라며 목숨으로 죄를 받겠다고 합니다. "빈부귀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사람은 누구나 존귀하다 배웠습니다. 허나 관원으로서 계집이 학문할 필요없다, 출사할 이유가 없다라고 생각했지만 그 아이에게서 배웠습니다. 학문과 삶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요"
윤희가 여인임을 알게 된 날, 윤희가 정박사에게 말했었지요. "학문이 무엇인지 난생 처음 알게 질문도 갖게 되었습니다. 난생 처음 나를 알아봐 주는 이도, 처음으로 제 편이 되어 주는 이도 만났습니다. 이런 제게도 새로운 세상을 꿈꿀 기회를 주십시오". 정약용에게 윤희는 삼강오륜을 능멸하고, 금녀의 공간 성균관의 법을 무너뜨린 여인이 아니었습니다. 배움을 갈구하는 제자일 뿐이었고, 학문이 인간을 차별했던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학문을 멋대로 차별해서 해석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스승같은 제자였어요. 학문은 남자의 것이라, 양반의 것이라 생각했던 조선사대부의 오만과 편견의 틀을 허물어 준 이가 바로 윤희였던 것이지요.
머리 뽀사지는 정조에게 윤희를 위해 목숨이 두개라도 되는 냥 기꺼이 뒤흔드는 이가 또 있었지요. 정조가 애지중지 사랑하는 조선의 기대주 이선준입니다. "김윤희도 버리고 저도 버리십시오. 전하가 꿈꾸는 조선은 희망이 없습니다. 전하의 개혁은 백성을 살리기 위한 싸움이 아닌, 노론을 이기기 위한 것입니까? 전하의 대동세상은 백성이 아닌, 전하의 신념만이 가득한 겁니까? 스스로 경계하지 않고 더는 흔들리지 않는 바늘이라면 제대로 방향을 가르킬 수 없다는 경구 돌려 드립니다".
감히 임금의 어사품을 쾅 하고 내려놓고 가버리는 선준, 멋지기는 했지만, 임금을 능멸했다고 그 자리에서 칼맞을까 걱정했다우~. 패기도 좋지만 선준이 너무 겁없어서 말이지요. 그러니 이선준 아니겠어요? 감히 남색이라 고백할 정도의 용기있는 대장부가 임금 앞이라고 할 말 두려워할 위인은 아니니까요. 자고로 예나 지금이나 이런 관리가 많이 필요한데, 무조건 옳소이다 딸랑거리는 인사들이 더 많아서 대한민국 정치발전이 더디다니까요;;.

아버지에게 프로포즈 뺏긴(?) 선준의 눈물 
선준은 좌상에게도 머리를 조아리며 부탁합니다. 윤희를 구해달라고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을 보는 좌상, '으이구, 계집한테 빠져서 저놈 맛이 갔군' 하고 한 대 치고 싶어지기도 하겠더군요. 허나 좌상의 인품이 그 정도는 아니죠. "그 아이를 만나 비로소 제게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서책에서 가르쳐 준 장부가 나갈 길이 아닌, 제가 살고 싶은 세상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 나라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를 좀 도와 주시겠습니까?"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좌상도 아들의 청을 거절하지는 못하지요. 그게 부모의 마음이지요. 허나 좌상의 마음은 부모의 마음 이면에, 윤희의 당당한 패기와 아들이 장부의 꿈을 펼치고 싶은 세상에 대해 응원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생각되더군요. 화성천도에 대한 정조의 계획에 노론이 찬성해주자는 좌상의 의견은 비록 노론중신들에게 묵살당하기는 했지만, 아들의 손을 들어준 것에 대한 후회는 없어 보이더군요. 윤희를 만나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갈지 자로 걷지 않기 위해 나를 경계로 삼겠다 했나? 잘되지 않을 걸세. 눈뜨고도 허방을 짚는게 인생이니까...혼자서는 힘든 일일테니, 우리 아이 곁을 지켜주겠나? 이 늙은이 욕심이 관한 것인가?" 꺄~오! 멋진 시아버지에요. 우리 아들과 교제를 허락해 주겠다, 결혼을 허락해 주겠다는 둥, 고압적인 태도가 아니라 오히려 윤희에게 부탁하면서 존중해주는 거잖아요. 그런데 프로포즈를 시아버지가 먼저 하다니... ㅎㅎㅎ 역시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입니다.
윤희를 지키는 벗들, 하인수 너마저 멋졌어
궐 안에서 윤희를 지킨 이가 정조였다면, 궐밖에서는 걸오와 여림이 온몸으로 윤희를 지켰지요. 물론 초선의 결정적인 활약도 컸었고요. 유림을 막아 선 여림의 능글맞은 방해 공작, 밖에서 이를 엿들은 정박사가 '통'을 주는 모습이 흐뭇했었지요. 이쁜 여림 사형 옷치장만 신경쓰는 줄 알았는데, 짬짬이 공부도 열심히 했더라고요.
걸오가 형을 위해 술을 올리며 고백하는 장면은 눈물없이 볼 수없는 장면이기도 했어요. "난 형이 이 세상을 미워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간 형이 미치게 가여웠어. 문영신은 세상을 증오한 게 아니라 사랑한 거였어. 그래서 그렇게 살 수 있었던 게야. 내말 맞지?" 세상을 사랑했기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뜨겁게 살았다는 것을 걸오는 비로소 알게 됩니다. 그리고 형의 뒤를 따를 자신의 모습도 결코 형에게 부끄럽지 않게 세상을 뜨겁게 사랑하리라 결심하는 걸오입니다.
지난 회 초선이 보이지 않아 잠시 잊고 있었는데, 결정적인 활약을 해주더라고요. 병판의 명을 거절하고, 길을 가로막는 초선, 대물도령이 여인이었다는 것에 그간의 오해를 푼 초선이었지요. 왜 자신의 사랑을 거절해야 했는지, 무엇보다 초선을 몸팔고 술따르는 천한 기생이 아니라, 여인으로서 존중해 주었던 윤희의 진심을 읽게 됩니다. 기녀가 아닌 한 남자의 여인으로 살고 싶었던 자신의 꿈만큼이나, 금녀의 공간을 무단침입한 대물 김윤희는 멋진 여인이었습니다. 걸오까지 합세해서 병판의 길을 막고, 무엇보다 초선이 하인수의 진심에 감동먹은 얼굴이더라고요. 
두사람의 핑크빛 모드가 이어지지 않아서 섭섭했지만, 일편단심 초선에 대한 순정으로 예상치 못한 하인수의 반전에 깜놀했다는 후문이 여기저기서 들리더랍니다. 그 후 하인수가 인간되었을 지, 아버지 병판이 사헌부로 압송되고 집안도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을까 생각은 되지만, 초선은 얻은 듯하니 그것으로 조용히 살아주었으면 싶네요. 하인수처럼 힘이 권력이고, 힘의 정치가 정도라고 생각하는 관원은 반갑지 않거든요. 암튼 이 커플도 해피엔딩인 것 같아요.
정조의 선택, 조선의 희망
윤희의 목숨을 손에 쥔 정조의 선택, 정조는 금등지사를 태워버렸지요. "기억해 주겠나? 과인의 짧은 생애가 아닌 과인의 꿈을, 과인이 그토록 소망하던 이 땅의 내일을 그대가 오래도록 기억해 주겠는가? 나 역시 그대의 기억 속에서 자라 갈 수 있도록..." 금등지사를 태우는 정조를 보며 눈물 줄줄 흘렸다지요. 금등지사와 윤희의 비밀은 조선의 희망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땅속 깊이 묻히고, 새로운 조선을 위한 싹을 틔우기 위해 뿌리를 뻗어 가는 암시로 마무리 지어졌네요.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의 진실과 정조의 개혁정치의 발목을 잡고 있던 수구세력을 제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는데, 윤희를 살리기 위해 금등지사를 태워 버리는 장면은 뭉클했습니다.
금등지사를 태운 것은 윤희를 살리기 위함만은 아니었어요. 정조가 이루고자 했던 꿈이 단순히 정치세력 물갈이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했지요. 의식이 성장하지 않는 한 개혁이라는 꿈은, 대동세상이라는 경천동지할 정조의 이상은 광야에서 홀로 외치는 선구자의 공허한 외침만으로 사라져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금등지사는 남아있지 않았소. 허나, 과인은 화성천도의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그대들을 이기기 위해 시작한 싸움이 아니라, 나의 백성들을 위해 시작한 싸움이기 때문이오. 과인은, 끝까지 해볼 생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조는 윤희, 더 넓게는 잘금 4인방 젊은이들을 미래 조선을 위한 초석으로 선택합니다. 과거의 은원 금등지사가 아닌 희망의 밀알들을 말이지요.
이렇게 가슴앓이를 심하게 했던 성균관 스캔들은 해피엔딩으로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잘금 4인방의 훗날을 보여 준 에필로그는 성스팬들에게 주는 제작진의 팬서비스 같더라고요. 유쾌하고 코믹한 마무리였습니다. 청벽서의 등장과 관원이 된 걸오가 청벽서를 잡는 장면, "이런 엉터리 문장 자꾸 쓰면 습관된다. 성균관에서 애들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제대로 된 벽서를 못봤네"라는 걸오사형, 암요, 원조 홍벽서의 실력을 조선팔도에서 그 누가 따라가겠어요. 그런데 청벽서 복면을 보니 여자더라고요. 그말은 제 2의 윤희가 성균관에 또 있다는 암시같기도 해요. 남녀차벌이라는 틀이 그렇게 야금야금 허물어지고 있다는 복선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엉터리 문장을 가르치는 성균관, 누가 스승인가 했더니,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대물과 이선준이 성균관 박사로 취직해 있지 뭡니까? 아웅다웅 '내가 잘났네, 네가 못났네' 하면서 말이지요. 낮에는 성균관에서 아웅다웅, 밤에는 음... 신방에서 얼레리 꼴레리하는 선준과 윤희입니다. 이선준 아직도 빨간딱지 19금 금서를 완전정복 못했나 보더군요. 수염까지 난 걸 보니 결혼한지 족히 몇 년은 되었을텐데, 그 긴 밤 동안 뭐했노? ㅎㅎㅎ 윤희 입에서 '대통' 소리나올 때까지 몸을 아끼지 말아야 겠습니다. 윤희와 선준의 방에 불이 꺼지고도, 오랫동안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는 후문입니다. 무슨 소리? 쉿! 비밀입니다, 알면서~ 히잉~
감동이 산새처럼 날아가 버린 아쉬운 마무리
사실 저는 마지막 장면으로 네 사람이 반촌을 향해 나 있는 문을 나서며, 새로운 조선, 희망을 향해 걸어나가는 모습으로 여운을 주며 끝냈으면 싶었어요. 물론 유쾌하고 행복한 해피엔딩으로  큰 허물이라 할 수는 없는 마무리였지만, 윤희의 이름을 찾아주지 않은 점, 코믹엔딩의 급한 마무리가 아쉬웠습니다. 동생 윤식이는 실종되어 버리고 말았고 말이지요. 
김윤희가 아닌 윤식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결말은, 김승헌 박사가 재주많은 딸아이에게 열어주고 싶은 세상은 아닌 듯했습니다. 여인이 성균관 박사로 후학을 가르치는 일은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조선에서 꿈꿀 수는 없었던 일, 차라리 윤희가 규방 여인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모습이었으면, 훨씬 좋은 마무리였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조선의 희망, 미래가 남자 중심의 교육만으로는 결국 절름발이 개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드라마에서라도 여성의 의식개혁, 여성이 교육을 받을 권리를 찾아가는 선구자적인 모습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정조가 윤희를 살린 이유, 재주많은 딸아이가 재주를 펼 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 그 희망찬 불씨를 윤희를 통해 지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선준은 성균관에서 그와 닮은 유생들을 배출해 내고요.
지난 번 황감제에서 최종 결선에 오른 선준과 윤희의 답안 기억나시지요. 선준은 신민(新民)을 윤희는 친민(親民)이라 답했던 것 말이지요. 두 답 모두 훌륭했고, 신민과 친민의 덕목을 갖춘 관원이 가장 이상적이고, 조화로운 관원이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선준의 답에서는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졌고, 윤희의 답에서는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때 윤희와 선준의 답안과 해석을 들으며 들었던 생각은, 두 사람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으면서도, 동전이라는 본성은 없어지지 않는 현답을 냈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제 개인적으로는 사실 윤희의 답이 더 마음에 들었어요. 백성의 말에 귀 기울이고, 백성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함께 싫어해 주는 마음을 가진 관원에 더 끌렸거든요.

계집에게는 글공부를 시킬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그후로도 오래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 왔지만, 이후 나혜석, 윤심덕 등의 신여성, 이화학당의 설립, 정치계에서는 박순천 여사로 이어지며, 여성들의 의식도 함께 성장해 왔습니다. 정조가 살린 김윤희같은 인물들이 그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엔딩은 윤희의 진짜 이름도 찾아주지 못하고 끝낸 부분이 조금 아쉽습니다.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었는데 말이지요. 두고두고 간직하고 싶었던 감동과 여운이 산새처럼 날아가 버린 기분이 드는 것은, 시즌 2가 나오지 않을 것같은 결말때문이기도 해요. 시즌2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균관 스캔들과 함께 한 시간, 잘금 4인방 꽃도령들은 두고두고 가슴에 남을 것 같습니다. 청춘이라는 뜨거운 이름으로 시대를 앞서간 잘금 4인방 대물, 가랑, 걸오, 여림 너희들을 격하게 아끼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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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19
2010.11.02 09:24




마지막회를 남겨두고 성균관 스캔들의 최고 비밀들이 펑 터져 버렸습니다. 조선의 정치 중심세력 노론들이 꽁꽁 숨기고 싶었던 금등지사, 성균관 정약용박사와 잘금 4인방이 목숨처럼 지켜주고자 했던 윤희가 여인이라는 비밀이 터져 버린 것이죠. 그렇지 않아도 패거리들마저 등을 돌려 버린 장의 하인수가, 어떻게 하면 잘금 4인방을 잘근잘근 씹어줄까 벼르고 있었는데, 윤희의 비밀을 알아버리고 말았으니 큰일입니다. 윤희의 운명은 풍전등화, 벼랑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네요.
성균관 스캔들 19강은 목숨보다 귀중한 우정과 조선의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조선시대 지성과 지식의 상아탑이라 할 수 있는 성균관, 학문과 진리, 선비의 도를 탐구하던 유생들의 각성은 이 시대 지식인과 지성인에게 심도깊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성균관 잘금 4인방의 각성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여림 구용하의 각성
칼맞은 걸오를 대신해 홍벽서로 자처하고 병부로 끌려 간 이선준, 속수무책으로 장의 하인수의 직권남용을 지켜봐야 하는 성균관 유생들입니다. 걸오는 아버지 대사헌에게 이선준을 풀어달라고 부탁하려고 사저로 향했다가 감금되고 말았지요. 치외법권 신성한 곳을 병부의 군화가 짓밟았다는 것에 대한 사과와 이선준이 홍벽서가 아니라는 무죄방면 유소를 올리려는 여림 구용하, 권당(시위)을 행하려 합니다. 왠만해서는 궂은 일에 앞장서는 일이 없던 여림, 선준을 구하기 위해 권당에 장의가 되어 총대를 매겠다고 나섰지요.  
하지만 하인수가 뒷조사를 통해 여림이 중인출신이었음을 들어 유생들에게 신분을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여림 구용하, 그간 모양 빠지는 일은 사양하고 화려한 꽃부채 뒤에 얼굴을 감춰 버렸지만, 처음으로 접선을 내려 놓고 목소리를 냅니다. 양반도 중인도 아닌 성균관 유생 구용하의 목소리를 말이지요. 벗을 대신해 홍벽서를 자처하고, 아버지라면 이를 갈게 증오하는 걸오가 아버지에게 무릎을 꿇으러 간 일, 벗을 위해 목숨도, 목숨보다 강한 자존심도 버리는 벗들의 모습은 여림을 눈뜨게 합니다.
"난 양반이 아니다. 내 아버지는 아들에게 번듯한 집안을 물려주기 위해 족보를 사들였고, 정확하게는 양반의 허세를 사들었고, 그것이 지금의 나다. 오늘 권당을 결정짓는 일은 김윤식에게 맡기겠다. 내가 자격이 없는 건 중인이라서가 아니라, 내가 내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그렇게 안살려고...". 여림의 멋진 고백이었으며, 성장이었습니다. 짝짝짝. 오매 이쁜 것, 멋져부러~. 역시 너는 구용하였어!!!
하인수를 향해 멋지게 날려주는 대사, "이제 나한테 네 협박따위는 안통해, 하인수. 여긴 성균관이고, 난 구용하니까...". 성균관을 힘을 기르는 곳이라 생각했던 오만한 하인수에게 성균관은 의를 배우는 곳임을 말해 준 것이지요.
죽었으면 죽었지 모양빠지는 옷은 입지 않았던 여림, 집에 갇힌 걸오를 구하기 위해 저승사자 컨셉의 검은 옷도 마다않고 입지요. 물론 백옥같은 피부와 어울리지 않다고 개겨 보기는 했지만, 윤희의 "머리색깔과 어울리는 깔맞춤"이라는 칭찬 한 마디에, 스타일 잠시 구겨주는 여림입니다. 정조가 말한 새로운 조선, 신분도 귀천도 없는 대동세상이라는 말에 처음으로 가슴이 뛰었던 여림, 스타일이라는 것, 신분이라는 것은 거추장스러운 껍데기였을 뿐임을 깨달은 여림입니다. 

걸오 문재신의 각성
자신을 대신해 병조의 관군들에게 홍벽서를 자처하고 끌려간 이선준, 정말 골치아픈 녀석입니다. 이 녀석이라면 뜻이 통할 것 같고, 마음 주다보면 정들것 같은 녀석이라, 애써 정을 주지 않으려 했던 노론 자식, 그럼에도 그 녀석을 쳐다보는 게 습관이 돼버렸습니다. 윤희를 쳐다보는 것처럼 말이지요. 아버지 대사헌을 찾아가 처음으로 애원이라는 것을 해보는 걸오입니다. 잘못했다고 용서를 빕니다. 10년전 형을 죽인 은원으로, 좌상의 아들을 같은 식으로 처리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라면서요. 진실 앞에 눈을 감은 것은 하나 남은 자식 문재신을 지키기 위함이었으며, 침묵의 댓가로 힘을 지켰다는 아버지, 걸오가 아버지의 마음을 모르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가슴에 묻힌 형을 걸오도 보았기 때문이지요. 
"잘못했습니다. 아버지보다 제가 더 아프다고 까불었습니다. 형을 더 사랑한다 자신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그러니 이선준을 풀어주세요. 그 자식과 나, 우린 아직 제대로 시작조차 못했다고요. 제발 다시는 아버지를 증오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다시는 그런 지옥 속에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캬~ 걸오사형, 우째 이리 가슴 콕콕 쑤셔대는 말을 그리도 간지나게 하는지... 헤롱헤롱, 걸오사형 너무 좋당~
처음으로 생긴 벗입니다. 세상에 뜻이 없어진 걸오, 존경각의 책을 다 읽어도, 책은 그저 공맹의 도가 어쩌느니 저쩌느니 그저 말뿐인 세상이었습니다. 권력이 진실을 누르는 세상, 권력을 위해 불의가 자행되어도, 못본 척 못들은 척 눈감아야 편한 세상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권력을 가진 이선준, 그 녀석은 그런 권력이 싫다 합니다. 대의와 명분에 어긋나는 불편한 권력은 선비가 가는 도의 길이 아니라 거부합니다. 
썩 괜찮은, 아니 아주 마음에 드는 녀석입니다. 이런 녀석이라면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나아가도 좋을 듯 합니다. 함께 가보자고 손조차 내밀지 못했는데, 아버지로 인해 그 녀석이 목숨을 잃는다는 것은 상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버지를 증오해 온 10년, 걸오에게 세상은 지옥이었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 아버지를 증오하는 그 불지옥을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걸오입니다. 
감금당한 걸오를 구출하러 온 여림과 대물, 올거라 기대도 조금은 했지만, 이 녀석들 진짜로 왔습니다. 감히 대사헌 영감 집을 겁도 없이 말이지요. 걸오를 구출한 여림과 윤희, 선준에게도 사실을 알려야 했지요. 선준을 만나러 간다는 사실에 쫑알쫑알 이선준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윤희를 보는 걸오, '자식, 넌 언제나 가랑 그 녀석뿐이구나. 그래도 한 번은 나도 돌아봐 주지, 늘 네 곁에 그림자처럼 머물고 싶었던 나, 재신도 말이다'. 부질없는 마음일 뿐이에요. 옥사에 윤희 혼자 들여보내는 걸오, 허탈함이 가슴을 칼날처럼 아프게 스치고 갑니다. 그래도 그녀가 웃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보다는 윤희가 행복해지는 것이 걸오의 마음도 편하니까요. 지켜보는 것이 습관된 걸오, 저도 걸오를 지켜보는 것이 습관돼 버렸답니다ㅜㅜ. 
"어이, 김윤식. 내가 이 말 한적 있던가? 고.맙.다" 둔탱이 녀석이라 못알아 듣겠지만, 그렇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해" 라고 고백해 보는 걸오입니다. 잊어야 함을 알면서도, 이선준의 여인임을 알면서도, 머리보다 가슴이 앞서는 사랑이라는 열병, 처음으로 누군가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 처음으로 살아있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보내줘야 함도 알았습니다. 사랑의 무게만큼 우정의 무게도 커져 버린 걸오입니다. 걸오사형, 역시 멋져, 이뻐 죽겠당!

가랑 이선준의 각성
걸오를 대신해 홍벽서를 자처한 선준, 부상당한 걸오를 보낼 수도 없지만, 진실 앞에 침묵하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고 배웠습니다. 선비가 따라야 할 길이 아니라고 배웠습니다. 금등지사의 비밀을 밝히라는 홍벽서, 부정관리를 고발하고 민생을 살피라는 홍벽서의 말들은 진실이었습니다. 누가 홍벽서인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홍벽서의 내용들을 옳다 여기는 선준 자신도 이미 홍벽서였습니다.
선준을 찾아온 좌상과 선준을 부른 정조의 대화가 참 인상적이었지요. "10년전 그날 밤, 아버지는 목숨을 취하는 죄를 짓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죄를 덮어 주셨습니다. 전 아버님께서 일러주신 그 길대로 걸어왔을 뿐입니다. 사사로운 이익보다는 의를 따를 것이며, 벗을 신의로 얻을 것이며, 바른 도를 세우는 일에는 목숨을 아끼지 않는 것이 장부다". 올곧은 선준의 모습을 본 좌상은 말없이 발길을 돌리고 말지요. 발길을 돌리는 좌상의 속마음은 아마도 이러했을 겁니다. "녀석, 제법이구나, 많이 컸다. 역시 내 아들이다".

정조와의 독대에서도 선준은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모습입니다. "홍벽서로 인해 죄값을 치를 수도 있는데, 두렵지 않은가? 대단한 우정이다"라는 금상의 말에 선준은 대답하지요. "쉬운 길과 어려운 길이 있다면, 어려운 쪽을 택해라. 허면 성공할 수는 없다해도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부친의 가르침이었다며,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는 선준입니다. 아버지의 가르침이 아버지에게 칼을 들이대는 길임이었음에도 말이지요. 정조 역시 좌상과 금등지사의 관계를 알았기에, 선준에게 밀명을 내리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요. 그럼에도 선준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선준과 같은 인물이 조선의 내일을 짊어져야 할 미래였고, 희망이었기 때문이지요.
"과인을 원망했겠구나, 그토록 남다른 아비와 아들에게 몹쓸짓을 했으니...". 정조의 말에 너무나도 멋지게 답하는 선준, 아! 고 녀석, 어쩌면 이리도 장부답게 말을 잘하는지, 깎아놓은 밤톨처럼 생긴 선준 도령, 아비도 정조도 마음을 흐뭇하게 할 모범대답을 하더군요. "원망한 적은 있으나 가슴으로 저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핏줄을 물려주신 아비도, 뜻을 물려주신 아비도 그건 마찬가지였습니다". 한마디로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이지요. 핏줄을 물려준 아비 좌상이나 대동세상 새로운 조선을 세우라는 뜻을 준 임금이라는 나라의 아버지도 선준은 저버릴 수 없는 아버지였으니까요. 
옥사를 찾아온 윤희, 그녀의 손에 반지가 끼어져 있음을 보았지요. 가로막힌 옥사 나무가 얼마나 원망스러웠을지, 아주 안아주고 싶어 죽을 지경인 듯한 선준이더라고요. 윤희와 걸오에게만은 용서를 구하고 싶었던 선준이었지요. 비록 아버지가 한 일이 아니었지만, 배후라는 것은 감추지 못할 진실이었기에, 선준은 윤희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부모는 선택할 수 없는 분이잖소, 내가 줄 수 있는 건 용서가 아니라 정인, 여인의 마음뿐이오. 그러니 내게도 죄인의 마음이 아닌 정인의 마음만 주면 좋겠소". 윤희의 옥중 사랑고백에 선준은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습니다. 윤희에게 지은 죄를 씻을 수만 있다면, 운종가 한가운데에서 머리가 짓이겨 죽어도 좋았던 선준이었어요. 술주정뱅이 난봉꾼 손에 피떡칠이 되게 발로 채이고, 주먹으로 얻어 맞아도 좋았던 선준이었습니다. 윤희의 용서, 아니 사랑고백은 선준을 행복하게 합니다.

대물 김윤희 각성
장의 하인수의 여림에 대한 폭로로 권당 동참에 서명을 주저하는 유생들, 도성에 뿌려진 진짜 홍벽서로 이선준이 홍벽서가 아니라는 것을 믿어주고, 하나 둘씩 권당에 참여하는 모습을 봅니다. 하인수의 찌질이들까지 권당에 동참하는 모습, 일그러진 하인수의 얼굴을 보니,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 속이 후련해 지더라고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라며,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거라는 윤희의 말에 하인수는 콧방귀를 뀌었지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것이 아니라, 힘이 있는 자가 길을 내는 것이다" 라고요. 그렇다면 그 힘을 자신이 가져야겠다며, 장의의 말에 눈도 깜빡이지 않고 맞서는 윤희, 장의가 성균관을 관군에 함부로 내 준 책임을 묻겠다며, 하인수에게 선전포고까지 하는 윤희입니다. 장의 앞에서 늘 움츠러들더니 윤희 정말 많이 컸습니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믿음으로, 성균관 유생들과 유소를 올리는 장의로서 상소를 올리는 대물 김윤희, 여인의 몸으로 성균관에서 수학한 죄를 지었으나, 윤희에게 성균관은 새로운 세상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재주많은 딸아이를 위해 만들어 주고 싶었던 세상, 어쩌면 그런 세상 한복판에서 윤희는 아버지의 한을 풀었을 지도 모릅니다. "좋은 벗들을 만나 함께 뜻을 이뤄가는 일은, 책에서 만나지 못한 희망의 얼굴이었습니다. 계집인 제가 품고 있는 열망은 옳은 일이겠습니까? 아버지께서 꿈꾸신 새로운 조선은 어떤 세상입니까?"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열어 주시려던 세상은 윤희를 위한 세상이었고, 좀 더 나은 조선을 열고 싶었던 희망이었음을요. 아버지의 유품 나무블럭을 만지작거리는 윤희, 나무 블럭에서 금등지사가 있는 곳을 비로소 알게 되었지요. "학문이 향하는 곳, 나라의 시작, 성균관의 문은 가장 천한 반촌으로 나 있어". 모든 조각들이 맞춰지는 순간입니다. 금등지사는 성균관의 문 앞에 묻혀져 있었지요. 금등지사가 세상에 나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사도세자 비망기'. 조선 정국에 파란이 예상되는 순간이며, 또한 윤희 앞에 큰 위기가 닥쳐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옥사에서 만난 선준과 윤희가 너무 좋은 나머지 입방정을 떨며 사랑고백을 하다가 효은낭자에게 딱 걸려 버렸는데, 하인수가 윤희의 비밀을 알게 된 것이지요. 눈썹을 휘날리며 금녀의 공간 성균관을 모욕한 죄를 물어 윤희를 죽이려 들텐데, 이제 한 회밖에 남지 않았는데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
윤희를 살릴 사람은 누구일까?
무릎꿇은 정박사가 김윤식을 버리라고 금상에게 주청하는 모습과 선준이 아버지 좌상에게 도와 달라고 눈물로 애원하는 모습을 보니, 정조와 좌상 사이에 윤희를 위한 모종의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까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만, 설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이 완소 드라마가 비극으로 끝나지는 않겠지요. 새드엔딩이면 도끼눈 뜨고 저주를 퍼부을 것입니다;;;.
이쯤해서 위기에 처한 윤희를 누가 구할까 미리 머리 열심히 굴려서 생각해 봐야겠어요. 이러지 않고서는 가슴이 조마조마해서 미치려고 하거든요. 저는 결정적으로는 금상, 즉 정조가 살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조가 윤희를 살릴 수 있는 패는 두 가지, 금등지사와 홍벽서의 진실이에요. 정조가 이 두가지 패를 가지고 타협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좌상에게 금등지사는 핵폭탄과도 같은 것이고, 대사헌 문근수에게는 희망의 애드벌룬일테지요. 억울하게 죽은 아들 영신에 대한 복수를 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정조에게는 문근수를 압박할 카드가 하나 있지요. 바로 걸오가 홍벽서라는 것을 정조가 알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홍벽서의 내용이 사실이든 아니든, 홍벽서는 죄인으로 수배령이 내려진 상태에요. 가짜 홍벽서(초선)가 관군을 살해하고, 도둑질까지 했으니, 걸오가 잡히면 꼼짝없이 죽은 목숨이라는 것이지요.

여기서 정조가 노련하게 대사헌과 좌상의 암묵적인 협상을 끌어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금등지사와 홍벽서를 공개하지 않겠다, 대신 김윤희를 살리겠다. 김윤희 또한 내 신하이며, 조선의 백성이고, 그 아이들은 앞으로 조선을 이끌고 갈 미래이기 때문이다". 이런 말로 말이지요. 윤희의 목숨과 금등지사를 두고 선택해야 하는 정조, 오늘밤 마지막회에서 이렇게 멋진 말로 해답안을 내놓지 않을까요? 저는 현명한 군주 정조가 조선의 미래를, 희망을 선택하리라 생각합니다.
금등지사를 찾으라는 어명을 잘금 4인방에게 내린 이유, 그것은 이 아이들과 함께 이루고 싶었던 정조의 꿈이었어요. 목숨까지 버리며 지키려 한 잘금 4인방의 우정은 정조에게도 감동이었지요. 과거의 은원으로 조정에 또 다시 피바람이 부는 것보다는 민들레 홀씨같은 이 아이들을 살리겠다는 것이 정조의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 그나저나 정말 마지막회 한회가 남았다는 게 믿기지도 않고, 믿고 싶지도 않네요. 이렇게 드라마를 사랑한 적도 드물었는데, 지금 제 마음은 성균관 스캔들 잘금 4인방과 이별해야 한다는 것이, 윤희의 앞날보다 더 걱정되고 가슴이 아픕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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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6 08:16




윤희와 선준에게 봄이 왔나 싶었더니, 꽃샘추위가 엄습합니다. 막 피어나려는 꽃봉오리 '사랑'이라는 꽃이 피기도 전에 고난과 시련부터 주나 봅니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의 아들을 사랑하는 윤희, 윤희의 아버지를 죽인 배후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된 선준, 운명의 장난이라 해도 이렇게 모질수는 없는 일입니다. 바라만 봐도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고, 한 끼를 먹지 않아도 배부를 것 같았던 윤희와 선준의 행복, 두 사람이 들은 충격적인 사실에 눈앞이 깜깜해집니다.
지체높은 노론 명문가의 아들 이선준과의 미래는 꿈꿔 본 적도 없는 윤희였어요. 그 사람이 자신을 보는 것만으로도 족했던 윤희였지요. 그런 그가 미래를 함께 하자고, 지금부터 머리터지게 생각하라고 했지요. 열심히 진지하게 사랑하자며, 손에 끼워 준 반지. 그런데 그 사람의 온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칼바람이 살을 에이고 파고 듭니다. "모든 사건의 배후가 좌상 이선준의 아버지라 그말이야?". 이제 막 걸음마 시작한 아이들에게 사나운 개 한마리가 미친듯이 달려옵니다. 윤희와 선준이 처한 상황이에요.
남색이라는 성정체성의 혼란에도 윤희를 택했던 선준, 윤희가 여인이라는 사실에 세상을 얻은 듯 기뻤는데, 처음으로 행복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는데, 충격받은 선준이 머리가 빠개질 것 같네요. 처음 보자마자 가슴부터 두근거렸고, 감히 오르지 못할 나무라 생각했던 자존심 빳빳한 남자가, "너는 내 여자"라며 손을 내밀어 나무 위로 올려 주었는데, 그 나무 아래에 아버지가 묻혀있다고 하네요. 언제 터져도 터질 악연이었지만, 사랑과 위기가 한꺼번에 와서 가슴이 다 먹먹해지지 뭡니까? 이제야 달달하게 연애질하는 것을 좀 보나 했더니 말이지요.

새로운 조선, 대동세상을 향하여
영문도 모르고 어디론가 끌려온 잘금4인방, 정조와 정약용의 출현에 어안이 벙벙합니다. 추상같은 전하의 밀명, "새로운 조선을 열라". 잘금 4인방앞에 펼쳐진 정조의 새 조선을 위한 청사진, 화성천도 계획입니다. "장사를 하려는 이에게는 상가를, 밭을 갈기를 원하는 백성에게는 쟁기를 들려 줄 것이다. 노비와 양반이 없는, 빈부와 귀천이 없는 탕평을 넘는 대동세상, 과인이 꿈꾸는 새로운 조선이다". 위민정치를 위해 왕정개혁을 하려했던 정조의 꿈, 좀더 오래 살았다면, 역사가 달라졌을 수도 있을텐데, 49세의 일기로 승하한 것이 아쉬운 부분이지요.
여하튼 정조의 새로운 조선을 여는 새일꾼으로 잘금 4인방은 밀사 4인방이 되어, 금등지사를 찾아 나서게 되지요. 금등지사의 비밀과 금등지사를 운송하던 김승헌과 형 문영신의 죽음에 대해 알고 있던 걸오는 선뜻 배후가 노론임을 밝히지 못하지요. 선준의 아버지가 연루되었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때문에 말이지요.
금등지사를 옮겼던 이들의 행적을 찾던 걸오는 아버지의 금고에서 10년전 당일의 기록과 좌상과 병판의 일거수 일투족이 적힌 감찰문서를 발견하게 됩니다. 형의 죽음에 비겁하게 눈감아 버리고, 노론의 손을 잡았다고 오해했던 아버지, 아버지의 진심을 알게 된 걸오는 죄송함과 기쁜 마음을 동시에 느끼지요. "이 애비가 네 형을 그렇게 만든 자들을 진정 용서한 줄 알았단 말이냐?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닌 채로, 그들에게 되갚아 줄 날만 기다리며 버텨 온 지난 세월이다". 아버지의 숨겨왔던 마음, 가슴에 묻었을 자식잃은 부모의 와신상담에 걸오의 가슴도 찢기듯 아파 오지요. 그리고 또 다른 한 이유로 걸오는 괴롭습니다. 아니길 바랐지만 헛된 망상이었어요. 이선준의 아버지 좌상이 그 배후임이 밝혀졌던 것이지요.
지켜주고 싶은 윤희가 바라보고 있는 남자, 그리고 벗으로 가슴에 자리한 꽤 쓸만한 녀석의 아버지가 그토록 복수하고 싶었던 원수라는 사실은 걸오를 낙담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여림에게 금등지사를 찾는 일을 그만두자고 까지 하지요. 그런데 반지청혼을 막 하고 핑크빛 무드로 달달해진 윤희와 선준이 비밀아지트로 들어서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어버리고 말았지요.
삐친 윤희를 어르고 달래고 연애편지에 스킨십까지, 그리고 마지막 단계 청혼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던 선준, 하늘이 빙글 돌고 머리가 진짜로 터질 것 같습니다. 윤희는 또 어떻고요? 걸오는? 여림은? 잘금4인방, 정조의 밀명을 받아 새로운 조선을 향해 첫발을 내딛었는데, 첫 밀명부터 이토록 비극적인 산을 넘어야 하다니 꿈을 접어버릴까 두렵네요. 물론 과거보다는 오늘을, 오늘보다는 내일을 꿈꾸는 젊음들이기에 극복하리라 믿지만, 당장의 상처로 서로 생채기를 내며 힘겨워할까, 그것을 지켜보기가 힘들 것 같아요. 저는 잘금 4인방 네 사람이 모여서 웃을때가 가장 좋거든요. 네 사람이 함께 있으면 두려울 것 하나도 없을 것고, 오늘보다는 나은 조선의 미래가 그들 어깨에 걸쳐져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해 지거든요. 그리고 꽃도령들을 보고만 있어도 즐거워지는 눈때문에 말이지요.
윤희가 말했지요.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겠다고요. 닥치지도 않은 일들을 미리 앞서서 걱정하고 싶지 않다고요. 저도 닥치지 않은 두 사람의 위기보다는 한창 무르익은 두 사람의 핑크빛 무드에 더 잠시 빠져있을 랍니다.
조선 최고의 연애고수, 선준의 연애의 정석
그런 의미에서 이번회 반듯도령 이선준에서 연애고수로 거듭난 이선준의 작업의 정석을 꼼꼼히 공부하고 가보자고요.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고, 선준도령 가만보니 여림도 울고 갈 작업의 정석을 보여 주시더구만요. 연애박사가 따로 없을 정도로 말이지요.

1단계, 믿음을 심어줘라
임금을 만나 선대왕의 유훈을 찾으라는 지엄한 밀명을 받은 잘금 4인방, 힌트는 김승헌이 남긴 유서 속에 감춰져 있다고 하지요. "국왕과 나 두 사람이 달빛 아래 실로 묶인 듯 마음을 나누네. 책과 경전이 있어 인재를 이루고, 풍속을 교화하였네. 배움이 향하는 곳, 나라의 시작인 이곳에 잃어버리는 마음을 둡니다". 배움이 향하는 곳, 나라의 시작인 이곳이라는 문구를 보면, 성균관이 그 장소일 듯해요. 김승헌의 편지에서 파자를 맞춘 선준, 임금이 찾고자한 것이 금등지사인 것을 알아내지요. 물론 걸오는 이미 알고 있었던 일이었고요.
아버지의 발자취를 거슬러 가는 길, 찾을 수 있을까 윤희는 겁나고 두렵습니다. "이 일이 힘에 벅차고 막막하다고 느껴질 때 내가 있을 거다. 위험한 일 공연히 시작했다고 느낄 때도 내가 있을 거다. 더는 하고 싶지 않다 두 손 들고 싶어질 때도, 한없이 부족해 내 능력 밖의 일이라 생각할 때도, 결국 우리가 아무것도 해내지 못하고 빈손으로 실패한다고 해도, 김윤희 네 옆엔 언제나 내가 있을 거다”. 선준의 말에 가슴벅차도록 힘이 솟는 윤희입니다. 이상 선준의 연애공략 1단계, 상대에게 믿음을 심어줘라 입니다.

2단계, 상대의 마음을 확인하라
비밀아지트에서 나오는 길, 기계가 말썽을 일으키고 멈춰버리지요. 삐리리 무드가 막 시작되려는 찰나, 귀여운 황가아저씨 주책이셔~ 방해공작 장난아니시죠. 남자끼리 무슨 일이 있었을 거라고 "왜 이렇게 후끈해?" 위험멘트 날려주시지요. 무사히 비밀아지트를 나온 선준과 윤희, 두 사람 모두 임금을 만나 엄청난 밀명을 들은 후라 그 일은 까맣게 잊고 두레박을 힘으로 멈춘 것 아닌가 했다는 말에 윤희가 무슨 말이냐고 물으니, "그걸 꼭 말로 해야겠소?"라며, 눈 깜뻑껌뻑 하는 선준도령, 볼을 꼬집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더이다. 에고 이쁜 귀요미 3호(저의 귀요미 순위는 걸오 여림 선준 순이라서요. 선준도령은 대물이 차지했으니 밀렸소이다).
눈치 빵단이라면 선준 못지않은 윤희,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샘초롱해서는 쌩 가버리고 말지요. 다시는 그런일 없을 것이라고 강조 팍팍해 가면서 말이지요. 그렇지 않아도 여자 자존심도 있고, 나름 정숙한 처자인데 먼저 뽀뽀를 해버려서 은근히 마음이 쓰였던 윤희였지요. 그런데 선준도령이 약점을 박박 긁어대는 것 같아 기분 나빠진 윤희에요. 척 봐도 '다시 하고 싶다', '좋아한다' 이런 말을 듣고 싶었던 선준은 윤희가 가버리자 당황해서 난리도 아니더군요. 이상 선준의 연애공략 2단계, 상대의 마음을 확인하라, 즉 돌다리도 두드리고 가자 입니다. 잘못 두드렸다가 선준의 경우처럼 지팡이가 부러지는 수도 있지만요.

3단계, 감동이벤트로 사랑을 고백하라
좌불안석 선준, 토라진 윤희때문에 입은 소태씹은 심정입니다. 존경각에 금등지사의 단서를 찾아 올 것이라는 윤희의 모든 동선을 꿰뜷고 있는 선준, 단계별로 책마다 사과-->화해제의-->사랑고백 순의 연애편지를 넣어두지요. 연애편지를 보니 구구절절 상황설명까지 캬~죽이더구만요. 화푸시오(一笑一少 一怒一老), 내 마음 중도에 멈추지 않을 것이오(中道而廢 今女畵), 내 마음을 모르시겠소?(知彼知己 百戰百勝),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른 유생에게 들킬 뻔했지만, 기필코 사수했던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말, '세글자'까지 윤희 얼굴에 함박꽃이 피게 합니다.
누가 장원급제 생원님 아니랄까봐 아줌마 가슴까지 살살 녹이더구만요. 마지막 세글자는 사.랑.해(愛)랍니다. 연애공략 3단계, 무드있는 이벤트를 겸한 사랑고백입니다. 요즘에는 배에서도 하고 심지어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꽃가루와 함께 플랜카드도 걸고, 불꽃으로 하트 뿅뿅 수놓고 고백도 하더이다만, 암튼 선준도령 꽤 앞선 사랑고백이었답니다.

4단계, 스킨십은 필수과정, 밀폐된 공간을 이용하라
사랑고백까지 한 선준, 마지막 다지기 작업공력 들어가지요. 저자에서 윤희를 먼저 보낸 선준, 눈여겨 봤던 반지를 몰래 사왔더라고요. 선준이 자슥, 어디서 본 것은 있었는지 앙큼스럽게도, 요즘말로 하면 엘리베이터에서 청혼을 하더라고요. 엘리베이터에서 삐리리 전기 감전되면 뽀뽀도 하고 좋은 장소지요. 그놈의 갓때문에 입맛만 다시고 키스도 못했던 길거리, 집요도령 질긴 이선준 결국은 해내고 말았습니다. 조선시대 최첨단 엘리베이터라 할 수 있는 두레박 키스입니다. 
윤희의 갓을 벗기고, 자신의 갓도 벗은 선준, 윤희에게 진짜 입맞춤을 하지요. 갓을 벗기는 장면은 중요했어요. 두 사람을 가로막았던 당파, 빈부격차, 신분이라는 장벽을 거둔다는 의미도 있었기에 말이지요. 선준도령 날로 갈수록 점잔빼고, 무게 빼고, 정신을 홀라당 윤희에게만 집중하니, 아주 귀여운 꽃도령 표정 작렬하더군요. 여림의 윙크까지 배우면 제비님으로 등극해도 되겠더라고요. 농담요!
아무튼 반지 끼워주며 선준도령 열렬한 사랑고백을 하지요. "우리 사이 끝은 없어. 내가 매일매일 다시 시작할테니까". 뭐 죽는 날까지 윤희만을 사랑하겠단 그런 말이었지요. '부럽다, 샘난다, 졌다'.
연애공략 최종단계, 스킨십은 필수, 달콤한 키스와 함께 "나랑 결혼해 줄래(백뮤직 싱어 이승기)" 프로포즈입니다. 이때 상대방이 고개 끄덕이거나 눈 마주치고 감동해 있으면, 100% 성공이겠죠. 그런데 선준도령 책만 읽고 있던 선비 맞아요? 연애하는 것을 보니 수준급이던데 말이죠. 너무 예쁘고 달콤해 보여서 눈꼴은 시려웠지만(너무 부럽고 이뻐서요), 아줌마 가슴은 벌렁거리고, 소리까지 꺄아악 질렀다지요. 두 사람 너무 예뻤답니다.  그 순간만은 불쌍한 걸오사형도 잠시 잊었을 정도로 말이지요. 박유천의 멜로연기 박수 짝짝짝입니다.
선준과 윤희의 충격을 저도 이렇게 감당하기가 힘이 드는데, 두 사람 사이를 짐작하고 있는 걸오, 가까이 다가서지도 못하고, 윤희와 선준의 아픔을 지켜봐야 하는 걸오는 또 어쩌란 말인가요? 그녀를 행복하게도 못해주고, 윤희의 행복을 지켜 주기도 힘들게 된 상황, 혼자서 아파하고, 고통스러워 할 것 같아요. 걸오의 슬픈 눈이 목에 가시처럼 걸려 오네요.
힘들게 지켜보고 애태우다 이제서야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는데, 어쩐다지요? 두 사람의 사랑앞에 닥친 위기, 그 비극적인 슬픔때문에 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해져 오네요. 대물과 가랑에게 희망은 없는 걸까요? 생각의 틀을 깨면 분명히 답도 보일텐데, 마음이 너무 아파서 조언 한 마디 던져요.
얘들아! 희망은 있다, 임금님 말씀 잘 생각해 봐~ 새로운 조선을 세우자고 했잖아, 너희들이 꿈꾸는 새로운 조선은 과거에 대한 복수나 피의 진실이 아니라고! 과거의 악연은 너희들의 발목을 잡을 거야! 너희들이 열어야 할 새로운 조선은 사상도 이념도 당파도 없는 대동세상이라고! 무슨 말인지 새겨들었쪄욤? 귀요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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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0 09:06




대물이 여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선준은 하루 하루가 너무 즐겁습니다. 도가 아니면 가지를 말고, 의가 아니면 행하지 않았던 선준이 남색이라는 불지옥에서 해방되었으니 말입니다. 기거하는 서원으로 윤희를 데려 온 선준, 옷도 갈아입혀야 하고, 사내들이 득실거리는 야유회 숙소에 윤희를 혼자 보낼 수는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보다는 윤희와는 한시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은 선준입니다. 다시는 윤희를 떠나지 않을 것이며, 윤희를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날을 어두워졌고 잠은 자야 하는데, 순돌이 밖에서 문을 철커덕 잠가 버리지요. 상사병에 반푼이가 돼버린 선준도련님 마음을 돌려서 성균관으로 데려가주십사 하는 갸륵한 마음이었지만, 얼마나 순돌이가 이뻤을까 싶네요.
"제 이름은 김윤희에요"
남녀가 유별한데 한 방에 있으니, 어색한 두 사람입니다. 선준이 잠이 올리가 없고 책이나 읽고 자겠다며 딴청을 피워봅니다. 아차차, 선준이 꼭 들어야 할 말이 있었지요. 윤희가 물에 빠지기 전에 선준에게 대답을 해주겠다고 했었는데, 여태 듣지 못했거든요. 윤희가 이제와서 어떻게 대답을 할 수 있었겠어요. 적당히 눈치채 주었으면 좋겠는데, 윤희에게서 대답을 꼭 들어야 겠다네요. 대답하기 쑥쓰러운 윤희, 혼자 누워있기 머쓱해서 선준의 책을 이리저리 살펴보지요. 
그런데 윤희가 집어도 하필이면 여림사형이 마음에 위안을 주는 책이라고 주었던, 19금 금서였지 뭡니까? 엎치락 뒷치락 책을 뺏으려는 선준과 윤희의 몸싸움, 저러다 삐리리 분위기 연출하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입니다. "그러게 얼른 불끄고 자자고 했잖소", 선준의 그 말도 듣기에 따라 상당히 위험한 말이었다오ㅎ. 
"언제부터였소? 그렇게 고운 얼굴을 사내의 복색으로 가리고 다닌 건", 역시 선준이 참으로 똑똑하네요. 한 질문에 속마음까지 진하게 드러내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처음으로 말해주는 자신의 이름 석자, 김윤희. 윤희는 선준을 만나 처음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던 날부터 윤희라는 이름을 말해주고 싶었지요. 내 이름은 김윤식이 아니라 김윤희, 여인입니다. 그 말을 할 수 없었기에 혼자서 얼마나 울었는지, 얼마나 가슴이 답답하고 아팠었는지, 선준은 죽었다 깨나도 모를 겁니다. 
그런 선준이 성균관을 그만 두라고 하지요. 이런, 누구때문에 성균관에 들어가서 냉가슴을 앓으며 지냈는데, 이제서야 학문을 해야 하는 이유와 진리를 깨우치는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 조금 알 것 같은데, 나가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지요. "내가 여인이기 때문이오? 가난한 이도, 핍박받는 남인도 기적을 꿈꿀 수 있지만, 계집에게는 허락이 안된다는 건가?", 그러든지 말든지 국법도 어명도 무서울 것 없다고 하는 윤희입니다. 선준은 윤희의 정체가 탄로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설 뿐인데 말이에요.
행복하고 싶은 선준, 그래서 대물 네가 필요하다
그런 선준에게 윤희는 행복을 말합니다. 아버지에게 물어봤지만, 그런 낯 간지러운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는 대답만 들었던 선준, 윤희는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고 하지요. "다시는 내 인생에 허락되지 않을 시간들...", 벗이 있어 좋은 시간들, 책에는 쓰여있지 않은 진리에 대한 깨우침, 내가 가진 사고의 틀이 깨지고 더 큰 세상을 받아들이고, 더 큰 생각을 채울 수 있는 시간들, 윤희가 처음으로 맛보고 있는 행복들입니다. 이는 선준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정박사의 논어 수업시간, 항아리를 깨며 스승님은 말했지요. "군자는 한정된 그릇이 아니다. 진리를 탐하는 군자라면 갇혀있는 편견에 치우쳐서는 안된다", "지식이 협소한 사람은 자칫 자신의 좁은 생각에 사로잡혀 완고한 사람이 되기 쉽다. 열린 사람이 되기 위해 학문을 갈고 닦아 유연한 머리로 진리를 배우라", "백성의 고혈로 얻어 낸 학문의 기회, 부지런히 배워서 갚아라", "백성들의 더 나은 내일, 새로운 조선을 꿈꾸는 건 제군들의 의무다"
스승님은 이선준에게 통을 주면서 그 이유를 말했었지요. "지혜는 답이 아니라 질문에 있다. 스스로 묻는 자는 스스로 답을 얻게 돼있다".

수업이 끝나고 선준과 윤희는 가슴이 뛰었어요. 처음으로 진리에 대해 알고 싶어졌고, 책이 재미있어 졌던 시간이었지요. 그 가슴뛰는 호기심, 진리에 대해 끝없이 질문하고 싶은 마음, 성균관은 그런 곳이었어요. 윤희에게나 선준에게나 말이지요. 이제는 행복한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된 윤희와 선준이기에, 윤희가 말한 행복이 무엇인지 선준도 가슴으로 느껴집니다.
윤희의 고집, 윤희의 행복을 선준이 꺾을 수는 없지요. 꺾을 생각도 딱히 없어 보이더군요. 무작정 성균관을 내보내도 윤희와 당장 혼례를 올릴 수도 없고, 게다가 윤희는 어려운 가정형편에 성균관을 나가서도 여전히 남장여인으로 필사일을 해가며, 동생 약값과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소녀가장이니 말입니다. 무엇보다 선준에게 끔찍스러운 일은 부잣집 노친네가 되었든, 후실자리가 되었든 집안살림을 위해 다른 사내에게 시집을 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노노노노, 절대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요. 선준이 부리나케 보따리를 싸서 성균관으로 돌아올 이유는 충분하지요?
선준이 머물던 서원에서 자고 온 윤희를 본 걸오, 표현은 못해도 속은 부글부글 끓어 오릅니다. "너 이자식, 뭐가 이렇게 제멋대로야! 걱정하는 사람도 좀 생각하면서 행동해." 걸오, 저녁 내내 얼마나 애간장이 탔는지, 얼굴이 아주 반쪽이 돼버렸더라고요. 걸오 사형, 어떡하면 좋아요ㅠㅠ
성균관에 돌아오니 황감제가 있다는 방이 붙어있지요.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른다는 제주감귤이 상품으로 걸린 시험입니다. 선준의 꿍꿍이가 무엇인지, 여하튼 선준은 윤희가 성균관에서 정체가 들통나지 않게, 조용히 성균관을 떠나게 한 다음 윤희 인생도 책임지겠다는데, 프로포즈 같더구만 곰탱이 윤희는 제대로 알아듣지를 못하더군요. "마음에 둔 여인을 사내들만 가득한 이 성균관에 내버려 둘 모자란 놈으로 봤단 말이오? 날!!!" 윤희는 성균관에서 한사코 내보내려는 선준에게 덜컥 약조를 해버리지요. 황감제에서 이선준을 누르고, 장원을 차지하겠다고 말이지요. 김윤희 장하다!, 여자라도 그런 배포와 자신감이 있어야 하는 게지, 암, 역시 김윤희는 대물(큰 인물)이었어요.

잠자리 쟁탈전, 엉덩이 밀어내기 한판 결과는?
그나저나 이번회 가장 재미있었던 볼거리, 이름하여 잠자리 쟁탈전이 있었는데요, 장치기 대회보다 재미있었답니다. 중이방의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선준과 걸오가 엉덩이 밀어내기 한판을 벌였는데, 참으로 두 꽃도령 엉덩이 싸움이 볼만하더이다. 윤희가 여인임을 알게 된 선준은 윤희를 걸오 곁에 재울 수 없고, 마찬가지의 이유로 걸오도 윤희를 선준 옆에 재울 수가 없지요. 서로 옆자리로 오라는 행복한 유혹, 제가 그 옆자리에 가고 싶더이다ㅎㅎ. 어떻게 잠자리 쟁탈전이 끝날까 했더니, 역시 우리의 여림사형, 구미호가 나타났다며 윤희를 위해 방을 내주더라고요. 어떻게 알았느냐고요? 구용하니까요. 에고, 이 귀요미들 ㅎㅎㅎ
황감제 시험을 준비하는 윤희와 선준, 선준은 윤희 때문에 공부 집중이 되지 않나봐요. 윤희의 입술만 보이니, 머리에 찬 물 한 바가지를 끼얹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고, 윤희의 얼굴을 보지 않으면 좀 나을까 책만 잔뜩 쌓아 봅니다. 윤희는 선준을 보면서도 마음 한켠으로는 효은낭자가 신경이 쓰이지요. 명색이 정혼녀인데, 정혼녀가 있는 남자를 뺏을 수도 없고 말이지요.
"곧 혼인도 하겠소?" 관심없는 척 물어보는 윤희입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랍니까? 그날 정혼도 하지 않았고, 그 처자와 혼인하지 않을 거라지요. 자신을 속이는 일은 더는 하지 않겠다면서 말이지요. 윤희 좋아 죽습니다. "김윤식 네가 좋다"라고 열렬히 고백한 것이, 그럼~ '누구 있으면 날개 나왔나 좀 봐주세요. 날아갈 것 같아요'. 윤희 이번 시험도 잘 볼 것 같은 예감입니다. 앗싸, 귤은 내것? 성균관에서도 기필코 붙어있어야 해, 안 그러면 선준상유를 마음대로 볼 수가 없잖아요.
선준이 장원한 이유
드디어 황감제, 윤회와 선준의 대결이 시작되었습니다. 박사들의 예측대로 역시 결승에 오른 두 사람, 마지막 문제는 임금이 친히 내린 문제였지요. "이 나라 관원의 백성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를 파자를 통해 밝히라. 단 파자의 원조는 예기 42편의 주이 해석분을 따른다" 주어진 글자는 백성(民), 民자의 앞글자를 맞춰야 하는 문제였지요.
박빙의 승부였습니다. 저는 장원을 한 선준의 답 신민(新民)도 그 의미가 좋았지만, 윤희의 친민(親民)이 사실 더 가슴에 와 닿더군요. 신민이라 답한 선준, "사대부는 백성을 교화하고, 새롭게 하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을 주이 해석본을 빌어 왔습니다". 노론가 영수 집안에서 자란 사대부답게 백성에게 훌륭한 관료상이 무엇인지를 답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백성를 가르치고 올바르게 교화해서 새롭게 하는 관원, 즉 훌륭한 관원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친민(親民)이란 답한 윤희. "대학의 한 구절 현자는 백성들이 좋아하는 바를 좋아하고, 백성들이 싫어하는 바를 싫어한다는 구절을 떠올려 친민, 즉 백성과 화친하는 것이 관원의 덕목이다, 그리 답했습니다". 윤희의 답은 백성들이 바라는 좋은 관료의 모습이었다고 생각되더군요. 윤희는 몰락한 남인가의 여식으로 조선의 지배계급이기 보다는 피지배계급이라 할 수 있겠지요. 백성의 편에 서서 백성들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하는 관리, 백성의 어려움을 함께 헤아려주는 좋은 관원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겠지요.
두 답의 차이가 제 머리속에서는 빙빙 도는데, 짧게 한 단어로 정리하려니 어렵네요. 요약하자면 선준의 신민은 훌륭한 관원을, 윤희의 친민은 좋은 관원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차이점이 제대로 설명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휼륭한 관원, 좋은 관원, 신민, 친민 모두 좋은 대답이었지만, 선준이 답이 정답이었던 이유는 누가 주체가 되느냐에 문제의 핵심이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즉 임금이 낸 문제는 관원의 입장에서 올바른 관원의 태도를 밝히라는 것이었지요. 윤희의 답은 백성의 눈으로 바라본, 백성이 원하는 관원이었던 것이고요. 정조가 문제를 꼬는 것을 좋아한다더니, 미묘하게 꽈배기 문제를 냈던 것이지요. 여하튼 윤희의 질문도 훌륭한 답이었어요. 신민(新民)과 친민(親民)의 자세가 합쳐진 관원이라면 더할나위없는 100점짜리 관원일테지요.
귤보다 달콤한 윤희의 까치발 키스
황감제의 결과 선준이 장원을 차지했으니, 윤희는 약속대로 성균관을 나가야 하지요. 성균관에서 나가기 싫은 윤희, 선준에게 청해 보지요. 윤희의 애교 필살기가 작렬하더군요.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코 앞에 얼굴을 바짝 들이미는 윤희, 심장이 벌렁거려서 선준은 윤희와 눈도 제대로 마주치기가 힘이 듭니다. 선준의 눈에는 윤희의 입술만 보이는 것 같던데, 팔팔 끓는 청춘 선준을 앞으로 어이할꼬입니다. 부디 자중자애해서 성균관에서 불미스런 일이 없어야 할텐데 걱정이에요. 여림사형이 두 사람에게 '안들키고 연애하는 법'을 특별히 전수해 줘야 할 텐데 말이죠. 
선준이도 애시당초 윤희를 성균관에서 내보내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요. 혹여라도 다른 사내한테 시집이라도 가버리면 어떡할거냐고요. 가장 안전한 방법은 눈 앞에 두고 지키는 것이지요. "백성을 지도하기 보다, 그들과 친교하겠다는 관원이라면, 나라도 만나보고 싶으니까 이 성균관에 둘 수 밖에..."라며, 윤희를 성균관에 남아있게 허락해 준다고 꽤나 멋진 척 선심쓰는 선준입니다. 그러고 보니 언제부터 선준이 윤희 인생을 이래라 저래라 하게 된거지요?
좋아하는 윤희에게 선준이 또 물어봅니다. 정말 끈질긴 녀석이에요. 그날 계곡에서 하려던 말이 뭐였느냐고 말이지요. 아주 물귀신이 따로 없더라고요. 알고자 하는 것은 기필고 답을 구해야 하는 선준, 우등생의 모법답안같은 모습입니다. 밤이건 낮이건 윤희와 얼굴만 마주치면 물어 보더라고요. "분명 내게 대답을 듣고 가라 하지 않았소? 잘 생각해 보시오, 좀 성의껏". 선준의 성의껏 생각해 보라는 대사에 빵 터졌네요. 생각도 성의껏 해야지요, 암요.
그걸 꼭 말로 해야 알겠냐고 묻는 윤희, 이런 둔탱이 선준이는 정말 모르겠다며 "답답해서 죽을 것 같다"고 하지요. 윤희가 몇 걸음 움직인다 싶더니, 꺄아악~ 윤희의 까치발 키스 나왔습니다.
여기가 구름 위더냐, 무릉도원이더냐, 하얗게 얼어 버린 선준, 유체이탈 해버린 선준 정신줄 놓기 일보직전입니다. 에고 부끄러워라, 말로 답해 달랬는데 입술로 답하는 윤희, 빨개진 볼을 잡고 도망가 버리고 말지요. 그렇게 성균관에서 금기의 사랑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성균관 남녀상열지사, 위험해서 더 짜릿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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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9 14:12




남색이라고 선언한 선준의 증언은 재회를 싸늘하게 해 버리고 결과적으로 장의 하인수의 뒷통수, 앞통수, 심지어는 그 흑심까지 후려쳐 버렸습니다. 속 시원한 선준의 한판승이었습니다. 조목조목 공맹의 도를 들어 따지는 선준의 일장연설은 힘이 넘쳤고, 유생들의 마음은 물론 선준을 바라보고 입만 헤 벌리고 있는 시청자도, 그 반듯한 논리에 빠져들게 합니다. 자슥, 인물도 반듯한 게 우째 그리 말도 반듯하게 하는지, 반하지 않을 수 없는 꽃도령입니다.
"인의예지신 맹자의 가르침을 따르는 선비가 지켜야 할 덕목입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싶어하는 무책임한 호기심을 보고 즐기는 것은 의도 예도 아니며, 벗을 믿지 못한 마음을 선비의 도라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을 계율이나 비뚤어진 잣대를 들어 추문이라 손가락질 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그것이 성리학을 하는 유생의 길이라면 저는 남색의 길을 택하겠습니다"
걸오가 남색이 아니라는 것은 진즉이 하인수도 알고 있었던 일, 오래동안 동문수학했던 앙숙이었으니 그쯤이야 알고 있었겠지요. 문제는 걸오와 윤희 중 하나는 홍벽서가 분명한데 증거, 즉 자상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 원래 장의 하인수의 목적이었지요. 그날 홍벽서가 성균관에 들어 왔음을 밝히는 장의, 상의탈의를 명하지요. 윤희의 상의를 벗게 할 수는 없는 일, 걸오사형 나서서 웃통을 벗어주려고 하지만, 선준은 윤희가 왜 향관청 앞마당을 오밤중에 비질을 했었는지, 두 사람의 묘한 포즈 또한 그제서야 이해하게 되었지요.
선준의 반격, 성균관 재회는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는 원칙을 들어, 장의 하인수의 코를 사정없이 밟아 버립니다. "두 사람의 옷을 벗겨서 홍벽서라는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장의의 직권을 남용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재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것까지 책임을 묻겠소이다!" 순간의 위기 앞에서도 눈썹하나 요동치는 법 없이 차분한 선준이었습니다.
나의 행복은 김윤식의 불행, 나는 나의 불행을 택하겠다

재회가 끝나고 선준은 성균관을 떠날 결심을 하고, 고약하게도 인사도 없이 떠나 버리고 말지요. 정혼날도 다가 왔지만, 더 이상 윤희와 함께 성균관에서 있을 수가 없는 선준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더 이상 감추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죠. 그는 진짜 남색이었으니 말입니다. 윤희를 보지 않으면 괜찮겠지, 에라 모르겠다 효은낭자와 정혼이나 하고,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 대과나 준비해야 겠다고 마음을 추스리는 선준입니다.
여전히 선준의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은 여림의 질문, "자네는 행복한가?"의 답을 찾고 싶지 않은 선준입니다. 윤희를 보지 못하는 세상은 지옥과도 같은데, 선준이 행복하고 싶으면 윤희 곁에 머물러야 하고, 윤희 곁에 머무르면 자신의 남색때문에 윤희의 앞길을 막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었지요. 윤희를 힘들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은 지옥행을 선택하는 선준, 피끓는 청춘에게 사랑하는 이를 볼 수 없는 세상이 무간지옥이지 또 어디가 무간지옥일까 싶어요. 
무간지옥을 헤매는 세 청춘, 윤희는 여자임을 밝힐 수 없음이 무간지옥이요, 돌아봐 주지 않는 외사랑을 하고 있는 걸오도 무간지옥,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고 남자를 좋아하는 마음을 누르지 못하는 선준도 무간지옥입니다. 세 사람의 심각한 사랑앓이를 지켜보는 여림만이 닐리리맘보 가장 편한 팔자입니다. 흥정은 붙이고 싸움을 말리랬는데, 청개구리 여림은 세사람의 사랑놀이에 아주 불을 지펴볼 생각입니다. 이쁜 여림의 진심은 뭘까요? 걸오의 마음을 알면서도, 애써 마음 다잡는 선준의 마음도 슬쩍 휘저어 보고, 이 녀석의 심리는 뭘까요? 너무 예뻐서 밉지 않은 사랑의 훼방꾼이자 사랑의 큐피트에요. 

선준의 정혼날, 윤희의 발길은 병판집을 향하고 맙니다. 먼발치에서라도, 단 한 번만이라도 선준의 얼굴을 보고 가슴 속 깊이 새겨두고 싶은 윤희입니다. 성균관을 나가면 다시는 볼 수 없을 인연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욕심이 나는 윤희입니다. 그 앞에만 서면 여자인 자신을 들켜 버리고 싶은 윤희입니다. 나무 뒤에 서서 몰래 선준을 훔쳐 보는 윤희, 선준이가 윤희를 못 알아 볼 리가 없지요. 효은낭자와 정혼하러 오는 선준의 발이 천근만근 납덩어리였으니까요.
"오늘 여기 오지 않는 편이 좋았소, 가라, 우리 다시는 보지 말자", 앞 뒤 어감이 맞지 않는 요상스런 말을 던지고는 휑하니 들어가 버리더니 선준도령 대형사고를 치고 나오고 말지요. 효은낭자에게 파혼을 선언해 버린 것이었어요. 그것도 "평범한 지아비로 여인에게 마음을 줄 수 없는 사람입니다"라는 폭탄선언과 함께 말이지요. 바람처럼 뛰어나온 선준, 윤희를 뒤쫓아가 눈물의 고백을 하고 맙니다. 이름하여 커밍아웃!
"네가 좋다, 김윤식. 길이 아니면 가지 않던 내가, 원칙이 아니면 행하지 않던 내가, 예와 법도가 세상의 전부인줄 알던 내가, 사내녀석인 네가 좋단말이다". 띠융! 충격고백에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있는 윤희, 설마 선준이 윤희를 좋아하고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해서 였겠지요. 윤희도 설마 선준이 남자를 좋아할 리는 없을 거라고, 혼자만 끙끙대고 고민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더 이상 자신을 속이며 살 자신이 없다며, 윤희를 세상의 비웃음을 받게 하지 않겠다며, 그래서 성균관에 있지 못한다며 멀어져 가버린 선준입니다. 충격받은 윤희가 얼른 정신 수습하고 뒤쫓아 갈 것 같았는데, 여자라고 밝히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나도 남색이니 사귀자고 할 수도 없고, 가슴 답답한 윤희의 처지입니다.
걸오사형에게 상담을 해도 속시원한 답을 얻지 못하지요. 여자임을 속인 엄청난 죄를 선준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 돌려서 말하는 윤희였지요. 선준을 향한 윤희의 마음을 다 읽어내고, 가슴 시리게 돌아다 보는 걸오의 슬픈 눈동자가 어찌나 가슴을 아프게 후벼 파던지, 그 순간은 윤희가 얄밉지 뭐에요. 여림사형에게 상담할 일이지, 왜 하필 걸오사형에게 상담하느냐고 윤희낭자,ㅠㅠㅠ

김윤식, 네가 여자라서 행복하다
그나저나 정말 큰일이 나고야 말았네요. 선준이 윤희의 저고리를 열어 윤희가 여자임을 알아버린 것이에요. 월출산으로 소풍을 나온 성균관 유생들, 여림이 선준을 불러 내기 위해 순돌이에게 뻥을 치게 만들었지요. 어머니가 오셨다는 거짓말로 며칠 사이에 반푼이가 다 된 선준이를 계곡으로 끌어낸 것이지요. 선준이 성균관을 나서고, 효은낭자에게 파혼선언을 한 후, 월출산 서원에서 지내는 꼬라지를 보니, 아주 반푼이가 다 돼 버렸더군요. 초점 잃은 퀭한 눈동자가 넋이 반은 나간 듯 보였으니 말입니다.
책은 심심풀이 장식품이요, 바둑알은 네 것인지 내 것인지도 구분못하는 선준, 깔끔도령이 국물까지 질질 흘리는 꼴이라니, 병이 들어도 단단히 들었습니다. 여림의 진단으로는 상사병이라는데, 순진한 순돌이가 알아들을 리는 없고, 여림이 아주 사랑싸움을 제대로 붙여볼 생각인가 봐요. 장난꾸러기 여림, 그래도 네가 좋다, 너를 미워할 수 없는 아줌마의 주책을 알아다오^^  
물에 넣으려는 유생들의 장난을 피해 멀리 도망 온 윤희, 먼발치에서 윤희를 본 선준은 가슴은 이미 쿵쾅쿵쾅 요동을 치는데, 모질게 마음을 잡고 돌아서 버립니다. 윤희는 바위에 걸터앉아 있다가 그만 신발 한짝을 물에 빠뜨리고 말았지요. 선준 앞에 둥둥 떠다니는 신발, 선준도령 신발짝은 건질 생각도 않고 김윤식 이름만 부르며, 윤희가 있던 곳으로 뛰어가지요. 그럴 줄 알았다고요. 이미 병이 깊었는데, 발길을 돌린다고 마음이 가는 것마저 돌릴 수는 없는 법...그래도 신발을 건져서 갈 것이지... 
윤희를 본 선준, 다짜고짜 와락 껴안아 버리지요. 좋아하는 마음은 이유가 없는 법이랍니다. 성별이 무슨 상관이에요. 그냥 끌리는데 말이지요. 강한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힘, 그게 사랑인 게지요. "안되겠다 김윤식, 아무리 애를 써도 난 이렇게 널 찾아 헤맬 수 밖에 없어. 그러니까 나한테서 도망가라 김윤식". 두번째 사랑고백입니다.
매를 맞아도, 미친 놈이라고 욕을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김윤식은 지켜 주고 싶은 선준입니다. 그래서 자꾸 도망치라고 하는 게지요. 돌아서 가는 선준을 향해 "내 대답 듣고 가야지" 라며, 돌진해서 안기려고 했는데, 어머나! 미끄덩 물에 풍덩 빠져 버린 윤희입니다. 비호처럼 몸을 날리는 선준, 그 잠깐 사이에 윤희가 물을 얼마나 먹었기에 기절을 해버렸네요. 인공호흡법을 배우지 못했는지, 선준이 다짜고짜 윤희의 저고리부터 벗기고 봅니다. 왜 열었을꼬? 영 이해가 안간다는 말씀이죠.ㅎㅎㅎ그리고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선준의 동공, 김윤식이 여인이었어. 봉곳이 솟은 가슴, 정녕 김윤식 그대가 여인이었단 말이요, 오! 신령님, 부처님 감사합니다!!
윤희-선준-걸오의 삼각관게, 여림의 눈으로 보고싶다
선준이는 당장 보따리를 싸서 성균관 귀환입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남자들만 득실거리는 성균관에 두고 마음이 편하겠어요. 지켜야지요. 예고편 속 선준과 걸오의 치열한 잠자리 쟁탈전을 보니, 윤희를 두고 동상동몽의 싸움이 시작되었나 보더군요. 선준이 윤희가 여인임을 알았다는 것을 알 리 없는 걸오와, 윤희가 여인임을 걸오사형이 알리가 없다고 생각한 선준이, 서로 윤희의 정체를 지켜주겠다고 자리싸움을 할 듯 하니, 중이방 잠자리 배치는 어찌될 지도 궁금합니다. 생각해보니 윤희가 가운데에서 자는 게 그 중 좋은 방법이기는 한데, 윤희가 아침만 되면 선준에게 껌딱지처럼 붙어있더란 말이죠. 걸오가 이를 가만 두지는 않을 듯 하고, 그렇다고 문가 쪽으로 윤희를 밀어 놓자니, 걸오때문에 선준이 불안할 듯 하고, 에고 머리 아프다. 그냥 마음없는 여림방에서 지내는 것은 어떨까? 이것도 안되겠지요?
아무튼 선준은 무간지옥 탈출이네요. 더불어 윤희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입니다. "난 여자요, 내 이름은 김윤희요!" 이렇게 말이지요. 윤희와 선준이는 무간지옥을 탈출했는데, 어째 가슴에 자꾸 밟히는 사람이 떠오릅니다. 걸오사형을 어쩐다지요? 감자를 구워 호호 불어 윤희에게 건네던 걸오에게, "사형은 결혼하면 좋은 남편이 되실 듯 합니다"라던 윤희의 말이 얼마나 듣기 좋았는데, 그 좋은 남편 하고 싶은 걸오인데, 곁에 두고 싶은 여인의 눈은 다른 사내를 향하고 있으니, 걸오의 무간지옥은 영영 끝나지 않을 듯 합니다. 그래서인지 유아인이 해피엔딩을 바라지 않는다는 인터뷰 기사가 정말 마음에 와닿네요. 이건 누구 하나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들이니, 잘못이라면 그대들이 너무 멋진 것에 있소이다. 너무 고민이 되어서 저는 여림의 눈으로 구경하듯 보고 싶은 중이방 삼각관계랍니다. 그러고 보면 세상사 모든 것이 즐거운 여림이 제일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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