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련'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2.10.18 '아랑사또전' 주왈의 죽음암시, 아랑은 천상으로 갈 수 있을까? (11)
  2. 2012.10.04 '아랑사또전' 신민아 죽던 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4)
  3. 2012.09.28 '아랑사또전' 옥황상제가 비녀를 준 이유, 공짜란 없는 법이야! (1)
  4. 2012.09.20 '아랑사또전' 이준기 액션 무색케 한 웃다 까무러칠 뻔한 옥에 티 (15)
  5. 2012.09.14 '아랑사또전' 진짜 불쌍한 놈 돼버린 이준기, 천상에서의 고백 (5)
2012.10.18 13:34




'사랑해선 안될 사람을 사랑하는 죄이기에...' 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이서림은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을 사랑했고, 그 사랑은 그녀를 죽음으로 이끌었습니다. 이서림과 주왈도령은 옥황상제가 안배한 인연이 아니었던 모양이군요.

이서림이 아랑으로 한시적인 생명을 얻어 돌아온 이후는 그 반대가 되었죠. 주왈도령이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이 아랑이었으니 말이죠.

혼사냥꾼 최주왈은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이었습니다. 이서림의 바람대로 이들의 혼인이 이뤄졌다면, 지금보다 더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겠다는 생각이 잠시 스치더군요. 홍련에게 둘 다 죽음을 당했든지, 이서림의 사랑을 이용해 주왈의 목숨을 미끼로 이서림에게 몸을 내어줄 것을 요구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이서림이었다면 주왈을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가능했을 듯합니다. 은오를 위해서 은오어머니를 돌려주겠다는 일념으로 홍련과 거래를 하는 것을 보면 말이죠. 이서림이나 아랑에게 사랑을 빼면 그 인생에 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지독한 사랑을 하는 운명인가 봅니다. 그런데 둘 다 허락되지 못한 사랑이라 또 가엾고요. 기둘려봐, 하나는 이루게 해줄테니!

 

한양으로 압송되어 가는 도중에 거덜의 칼에 맞아 최대감은 악행의 댓가를 치뤘습니다.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는 모습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최대감은, 심판이고 자시고 할 것없이 지옥 중에서도 가장 최악이라는 멸혼지옥행 일겁니다. 최고로 나쁜 자리로 예약해 주세요!! 

여전히 이서림의 죽음과 관련한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이서림은 왜 그 폐가를 따라갔으며, 은오어머니에게 가지말라고 비녀를 빼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것입니다.

여튼 최대감과 서씨부인의 죽음으로도 진실의 종은 울리지 않았습니다. 이서림을 칼로 찌른 서씨부인의 죽음으로도 진실의 종이 울리지 않았다는 것은, 이서림을 죽음으로 이끈 이는 따로 있다는 말이 되겠지요. 주왈이 진범일 가능성에서 홍련의 정체때문에 한 번 틀어졌던 의혹이 다시 주왈이 진범일 가능성으로 좁혀졌습니다. 

 

예고편에 주왈이 이서림을 낭떠러지로 던져버린 것이 이서림을 죽음으로 이끈 결정적 이유일 가능성이 커졌죠. 폐가에서 이서림의 맥을 짚어봤던 주왈, 그때까지 이서림을 살아있었음을 말하는 것이죠. 서씨부인이 은오의 비녀에 찔리고도 진실의 종이 울리지 않았던 것은, 이서림을 죽인 진범이 아니라는 말이겠죠. 무연이 아랑을 향해 달려들어 위기를 예고하기도 했지만, 아랑의 강한 거부는 무연의 혼을 튕겨내고 무영이 상제의 칼로 소멸시키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런데도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은 듯 보이더군요.

 

아랑과 은오의 애절한 사랑, 주왈의 뒤늦은 고백과 참회가 시청자의 눈물샘을 적셨습니다. 은오와 서씨부인의 해후에 엉엉 울고 말았네요.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르지 못하게 한 요물 홍련, 눈앞의 어머니를 보고도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은오는 비녀이야기에 오열하고 맙니다.

어머니의 피맺힌 복수심은 노비의 자식으로 살게 하고 싶지 않았던 은오에 대한 사랑때문이었지요. 산 목숨도 죽은 목숨도 아닌, 자신을 구원해 달라는 서씨부인의 부탁은 은오를 절망에 빠지게 합니다. 어머니를 죽여야만 어머니를 구원할 수 있었으니 말이죠.

어머니의 가슴에 비녀를 꽂아야 하는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을 표현하는 이준기와, 비녀를 튕겨내려고 온힘을 쏟는 무연을 눌러가며 자식이 찌르는 비녀를 받아들이려 몸부림치는 서씨부인 강문영의 열연은 말이 필요없는 명연기였습니다. 

예정된 보름, 아랑과 은오가 손을 묶고 아랑이 홀로 떠나는 것을 막아보자고 하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아랑의 빈자리는 그녀가 예정된 죽음을 맞이했음을 말하겠지요. 은오 짠해서 어쩌나요? 그래도 은오도령, 희망은 있다!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의 대화가 의미심장했지요. 아랑 그 아이는 죽음의 진실을 알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하는 염라대왕, 옥황상제의 몸을 바꿀 생각에 기분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기는 했지만, 옥황상제는 '과연 그럴까?'의 자신만만한 웃음을 지었지요. 이는 아랑의 죽음의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자신감이기도 합니다.

 

아랑은 자신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떠났을까요? 아마 그러지 못했을 듯 합니다.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은 주왈의 기억속에 있었으니 말이죠. 주왈의 기억은 다 돌아온 것이 아니라 띄엄띄엄 돌아오고 있었지요. 그날 이서림이 자신을 대신해 칼을 맞은 것을 기억해 냈고, 폐가에서 이서림을 안고 나가는 것까지는 기억했지만, 그 이후의 기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예고편에 주왈이 절벽에서 이서림을 던지는 장면으로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은 주왈도령이었음을 보여줬습니다.  

주왈은 나쁜 짓을 한 인간이지만, 연민을 느끼게 하는 인물입니다. 굶주린 어린 시절,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따스한 어머니(이는 은오도 마찬가지였지만)도 없었고, 사랑하는 정인의 마음을 얻지도 못했지요. 이서림이 목숨을 걸 정도로 사랑을 했지만, 그때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으니 주왈도령이 알고보면 가장 불쌍한 인간같아 보이네요.

자신을 위해 죽음을 당한 여인의 가슴에 또 다시 칼을 찔렀던 것을 차마 말하지 못하는 주왈, 주왈은 진짜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에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말이죠. 아랑의 가슴에 칼을 찔렀던 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이서림이 받을 상처가 더 컸을 것이기에 말이죠. 주왈은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헤아려 볼 줄 아는 인간이 된 것이죠.  

그런데 마지막 한 회를 남겨두고 저는 왠지 주왈이 죽음을 택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절벽 아래로 이서림을 던져버렸던 기억을 한 후에 그 참담함을 참기 힘들었을 듯합니다. 주왈도 아랑이 죽은 이서림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의 눈물을 흘렸지요.

그런데 제가 주왈이라면 아랑을 보며 한가지 의문을 품었을 듯합니다. 왜 다시 살아 돌아왔느냐는 점이죠. 홍련이 예전에 그랬죠.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오라고 말이죠. 홍련은 최대감으로부터 아랑이 죽은 이서림이라는 것을 알고 이렇게 말했죠. "이제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알아올 필요가 없다.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은 자신의 죽음의 진실이겠지".

 

주왈이 아랑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던진 아랑을 위해서 그녀가 가장 알고 싶어했던 죽음의 진실을 밝혀주는 것이 이서림과 아랑을 위한 최선이라고 생각할 듯 싶어서 말이죠. 주왈이 가여운 마음이 들어서 죽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간 한 짓이 있기에 죄값을 치뤄야 할 것 같기는 해요. 대신 지옥행은 아니었으면 싶군요. 주왈의 죽음(만약 그렇다면)과 함께 진실의 종은 울리지만 아랑이 알아낸 것은 아니기에, 아랑은 천상에 갈 수는 없을 듯 하네요.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그렇다고 아랑을 지옥으로 보내는 것은 참으로 야박한 일이고, 자기네들이 저지른 일을 수습한 아랑이기에 상은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 아랑에게는 무연을 처치한 공으로 지옥행은 면하는 대신, 다른 지옥행 명령이 내려지는 것이죠. 천상세계에서는 복잡하고 가련한 중생들의 아웅다웅 싸움터인 인간세상이라는 지옥으로 말이죠.

하늘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웅다웅 사는 인간세상이 뭐 그리 좋겠냐 싶겠지만, 인간의 마음으로 살 수 있는 희로애락이 있는 곳이 인간들에게는 천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곳이 천상이고 천국인 게지요. 천상이 지겨워서 싫다고 했던 무연의 마음이 그래서 이해되기도 하고 말입니다.

드라마에 숨겨진 메시지는 넘치는 욕망을 경계하면 그럭저럭 살만한 곳이니, 최대감같은 탐욕덩어리가 되지말라는 경고같기도 합니다. 옥황상제도 그런 말을 남겼지요. 욕망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이죠. 그 욕망이 누구를 위한 욕망인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은 여러가지로 곱씹어 들을 이야기였습니다. 

당찬 아랑이라면 옥황상제에게 딜을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본답니다. 영감탱이들이 있는 천상이 아니라, 내가 살고 싶은 천상이 따로 있으니 그곳으로 보내달라고 말이죠. 아랑에게 천상은 하늘나라가 아니지요. 언젠가 은오가 보여준 들꽃이 만발한 곳, 그곳이 아랑이 살고 싶은 천상입니다. 은오의 꿈에 아랑과 혼인해서 아이 둘을 낳고 알콩달콩 사는 모습은 그런 해피엔딩의 복선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옥황상제가 주왈을 가여이 여긴다면, 은오와 아랑의 아들로 태어나 부모사랑 듬뿍받으며, 쇠죽을 훔쳐먹고 살아야 했던 마음도 몸도 가난한 아이가 아닌, 한 번쯤은 행복한 삶을 살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보네요. 꿈같은 상상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아랑이 무연을 처지했다는 공을 인정받거나, 혹은 자신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진실의 종이 울린다고 한들 아랑에게 천상은 지옥이나 다름 없을 것 같습니다. 아랑이 천상으로 가면 은오에게서 아랑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고, 아랑이 지옥으로 떨어지면 아랑에게서 은오에 대한 기억이 사라진다고 했지요. 누군가, 그것도 목숨을 걸고 사랑했던 사람들에게서 누구 한 쪽의 기억이 소멸된다는 것, 이보다 불행한 일이 또 있겠냐고요.

은오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는 천상의 아랑이 행복할 리도 없고, 아랑이 지옥에 떨어진다면 아랑을 못잊는 은오의 세상이 지옥이 따로 없을텐데, 설마 은오와 아랑 두 사람을 진짜 지옥에서 살게 할 것은 아니겠죠?

저는 강한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고 읽었는데, 부디 두 영감탱이님들, 시청자를 실망시키지 말아주세요^^. 은오와 아랑에게 그들의 천상을 허락하지 않으면, 옥황상제랑 염라대왕 두고두고 욕먹을 겁니다! 참, 이번에 아랑을 보내실 때는 꼭 옷 입혀서 보내주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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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4 15:28




"은오야, 너야?", 어머니의 영을 본 은오는 혼란에 빠집니다. 어머니를 요물로 봐야하는지, 어머니로 봐야 하는지 멘붕상태가 된 것이죠. 너의 어머니가 아니라며 칼을 빼든 저승사자 무영을 필사적으로 막는 은오였지요.

아랑을 천상으로 보내주겠다는 약속, 이서림의 죽음의 비밀 끝에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지 모르는 은오입니다. 요괴에게 영과 육신이 점령당했다고 해도, 몸안에 어머니의 영이 함께 있으니 은오가 홍련을 찌른다면 패륜이 될텐데, 옥황상제도 참으로 잔인하군요. 옥황상제가 마지막 한 수를 준비한 듯해서 미워하지는 않고 있지만요.  

무연을 멸하려는 무영의 칼을 막는 은오, 저승사자 무영과 은오가 한동안 맞붙어 싸우게 되지요. 그 틈을 타 홍련은 악귀들을 불러 둘을 공격하지만, 옥황상제의 신물을 당할 수는 없었지요. 결심이 선 무영이 홍련의 심장에 칼을 겨눴지만, 심장을 뚫지 못하고 맙니다. 나중에서야 염라를 통해 이유를 알았습니다. 저승사자는 산 사람을 죽일 수 없다는 간단한 사실을 무영도, 시청자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네요.

옥황상제가 무영의 의지를 시험하기 위함인 것을 알았지만, 여튼 무영은 지난 번의 실패로 자신의 존재이유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했습니다. 무연을 멸하기 위한 존재라는 것을 말이죠. 옥황상제가 저승사자의 사람(?)임에도 가까이 두고 믿었던 이유가 있었던 것이죠.  

무영과 은오는 정확하게 말하면 400년 전의 옥황상제의 실수 처리반인 셈입니다. 저승과 이승의 병기들이죠. 무연의 영을 멸해야 하는 무연, 어머니의 몸을 죽여야 하는 은오이니, 둘은 미우나 고우나 홍련을 함께 처치해야 하는 관계입니다. 그러니 좀 친하게 지내봐요. 상의도 좀 하면서 서로 알고 있는 정보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말이야!  

 

홍련을 산속 폐가로 피신시킨 주왈, 최대감이 홍련을 버릴 것이라는 것을 알아챕니다. 별채와 지하동굴까지 불태워 없애버리라고 한 최대감이니 홍련과는 바이바이했습니다. 무연이 인간들이란 배은망덕하다고 욕을 바가지로 하던데, 무연의 입장에서는 그럴만 했겠죠. 여태까지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게 해줬더니, 무병을 없애는 부적을 받아 태워 마시고는, '이제 필요없으니 가시오' 하는 것과 진배없었으니 말입니다.

최대감이 홍련의 손아귀에서는 벗어난 듯 보이지만, 기다리시라! 은오사또가 그간의 죄악을 응징하러 갈터이니...   

 

우선 최대감의 집사 거덜부터 거덜을 내는 것 같더군요침모의 사체와 함께 나올 호패가 살인자에 대한 결정적 단서가 되겠지요. 배후가 최대감이라는 증거들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 최대감을 옭아매기는 증거가 부족하고아버지 김응부 대감에게 피발을 띄웠으니 어머니 서씨부인과 최대감의 악연도 곧 밝혀지겠네요.

주왈에게 밥상을 주며 안쓰럽게 바라볼때부터 무슨 사연이 있겠다 싶었는데, 김서방이 어린 주왈이 자기같아서 측은하게 여겨왔던 것이더라고요. 골비단지로 놀림을 받았던 자기모습과 같아서 말이죠. 주왈이 윤달 보름마다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것까지도 알고 있었던 김서방, 이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해야 할 지 나쁜 놈이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더군요. 죄없는 처녀들을 죽이고 다니는 것을 묵과한 것은 나쁜 일인데, 주왈에 대한 측은지심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솔직히 혼란스러워서 말이죠.

중요한 것은 김서방의 마음이 주왈을 사람으로 만드는 계기 또한 될 거라는 것이죠. 아랑에 대한 연정이 주왈을 사람으로 만들어 가고 있듯이 말입니다.   

사람이라면 응당 가져야 하는 측은지심을 주왈은 배우지 못했습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전을 나눠주는 아랑과,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아이는 지켜야 겠다고 생각했다는 김서방의 측은지심을 말이지요. 그저 주린 배를 채우면 다라고 생각해 홍련의 혼사냥꾼이 되어버렸던 주왈이었지요.

 

주왈이 아랑에게 어떤 순간에도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일은 안할거라고 약조해 달라고 하지요. 아랑이 마음을 내어주지 못하겠다고 주왈의 고백을 거절했음에도 말이죠. 

한 번 스친 정인을 위해 밤새 빼곡히 연서를 써내려간 이서림, 아랑이 건네준 월하일기를 읽으며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었지요. 이서림을 자신이 죽였다는 홍련의 말에 눈물을 흘리는 주왈, 이 무슨 가혹한 운명의 장난인지 말입니다. 주왈도 안됐고, 죽은 이서림도 가엾고 마음이 짠하네요. 

주왈을 위해서는 반전이 준비되지 않았을까 하는 작은 희망도 가져봅니다. 그가 저지른 살인은 용서받기 힘든 죄악이지만, 주왈도 사람답게 사는 모습을 보고싶어서 말이죠. 그 날 폐가에서 이서림을 죽인 사람은 주왈이 아닌 최대감으로 밝혀지는 반전같은 것 말이죠.

 

홍련에게 가는 서씨부인을 막으려 비녀를 뺐던 것을 기억해낸 아랑, 아랑의 기억 장면을 보면 분명 다리 주변에 다른 누군가가 있었던 듯 싶더군요. 무턱대고 서씨부인에게 가지말라고 비녀를 뺀 것은 아니었을테니 말이죠.

추측을 해보자면 그날 이서림은 서씨부인을 데리고 가는 주왈을 보고 따라가려다 사람들(최대감과 홍련) 소리에 발을 멈춥니다. 최대감과 당시는 서씨부인의 모습이 아닌 다른 여인의 모습을 한 여인의 대화를 들었겠지요. 둘의 대화를 이서림이 듣고 서씨부인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된 이서림은 서씨부인이 폐가로 가는 것을 막으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를 본 최대감이나 주왈이 이서림을 잡았고, 굴러온 밥을 홍련이 취하려고 했겠지요. 하지만 홍련은 이서림의 혼을 취하지 못합니다. 이서림이 죽기전에 손에 쥐고 있었던 비녀때문입니다. 옥황상제가 준 하늘의 물건이었으니 무연의 요기도 통할 수없었던 것이죠.

은오와 아랑이 만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런 인연때문인 것이고요. 이서림은 서씨부인을 구하고자 했지만, 비녀를 빼는 바람에 서씨부인의 몸이 무연에게 점령당했던 것이죠. 만약 이서림이 비녀를 빼지 않았더라면 옥황상제의 힘이 막아줬을 텐데 말이죠. 

 

이서림도 억울한 죽음이었죠. 이서림은 서씨부인때문에 죽었으니 말이죠. 주왈이 서씨부인을 데리고 가는 것을 보지 않았더라면 따라가지 않았을 것이니까요. 그런데 죽은 이서림의 영혼은 서씨부인이 구합니다. 비녀가 없었다면 아랑은 혼을 먹혔을 것이니 말이죠.

서씨부인과 아랑은 서로를 죽게했으면서도 서로를 살리기도 했던 것이죠. 은오어머니가 무연에게 몸을 내어줄 정도로 자기를 포기한 이유도 어쩌면 비녀가 없어져서 였을지도 모르고 말이죠. 이것을 인연이라 해야 할지 악연이라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랑과 은오가 만난 것이 우연은 아니었던 것이죠. 옥황상제의 계획이어도 좋고, 운명적인 만남이어도 좋고 그 무엇이든 만날 인연은 반드시 만난다는 것. 

   

 

누구보다 은오가 멘붕상태인데요, 어머니가 요물이라니 믿고 싶지 않은 은오의 괴로움이 어느 때보다 컸던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에게 칼을 겨누는 어머니와 악귀들을 부리는 모습을 보고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지요. 잠시 아랑의 어깨에 기대어 믿고 싶지 않았던 일들을 잊고 싶어합니다.

은오는 무당 방울이를 찾아가 물어보지요. "결계를 칠 정도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 몸에 들어갈 수도 있나? 그럼 원래 몸주인의 영은 어떻게 되나? 죽은 거야?".

"죽지는 않지만 이런 경우는 원래 몸주인의 영이 있어야 그 몸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근데 몸이 영안에 갇혀있으면 죽은거나 진배없답니다. 이런 경우 살아도 산 게, 죽어도 죽은 게 아닌 존재라 할 수 있죠. 참으로 불쌍합니다". 

어머니를 구하고 싶은 마음에 간절하게 묻지요. "그 영을 구해서 몸을 되찾을 방법은 없냐?"고 말이죠. 방울이 9대 할머니도 본 적은 있지만, 방법이 없다고 한 것같다고 은오를 낙담하게 만듭니다.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서는 최대감과 어머니에 얽힌 사연부터 알아야겠다고 최대감 비리조사에 들어간 은오, 아마 은오의 아버지가 그 사연을 말해줄 듯 싶더군요. 평생을 아들과 남편도 나몰라라 하고 원수에 대한 복수와 원한에 사로잡혀 살았던 어머니, 친정가문이 한날에 몰살을 당하고 노비가 되어야 했던 사연을 들으면, 은오도 기절초풍을 하게 되겠죠. 최대감에 대한 분노 또한 어머니 서씨부인 못지않게 크겠지요. 아주 작살을 내줘라 은오사또!  

 

은오가 어머니와 최대감과의 사연에 대해 궁금해 하기 시작했는데요, 최대감의 악행을 낱낱히 밝히는 것은 산사람과 죽은 사람을 위한 옥황상제의 안배였습니다. 최대감의 악행은 산사람과 밀양땅의 원귀들의 원한까지도 풀어주는 일이 될 것이니 말이죠.

 

옥황상제가 은오에게 귀신보는 능력을 준 것도 이 때문이겠죠. 귀신은 스스로가 원한을 풀지 못하잖아요. 살아있는 사람이 그 원한을 풀어줘야 하는 것이죠.  막말로 최대감이 벼락을 맞아 비명횡사를 해버린다고, 최대감에게 당한 원귀들이나 은오어머니의 원한이 풀리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 억울한 사연들을 밝혀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돌려줄 것은 돌려줘야 원한을 풀어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승으로 오는 온갖 사연들을 가진 인간들을 보며 옥황상제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잠시 상상을 했답니다. 아랑이나 은오어머니와 같은 사연들을 덜 듣고 싶어했을 것 같더군요. 누구보다 중생을 가여이 여기는 옥황상제이니 말입니다. 직접 내려와 인간세상을 다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소중한 인연의 씨앗으로 남겨둔 은오에게 그 일을 대신하게 하려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은오를 사또로 만든 옥황상제의 뜻이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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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8 09:01




은오어머니 서씨부인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암시는 은오를 통해서도 알고 있었던 일이었지요. 어머니가 죽었다면 혼령이라도 은오에게 인사를 하고 갔을텐데 오지않았다는 말을 했었지요. 혼을 봉인해 둔 항아리들때문에 혹시 은오어머니의 혼을 봉인해 둔 것은 아닌가 의심도 했었지만, 무연은 서씨부인의 영을 눌러두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부채를 준 사부가 옥황상제라는 무영의 말에 놀란 마음을 추스릴 틈도 없이, 은오는 살아있는 어머니를 보고 경악했지요. 어머니라는 말에 홍련도 자신이 점령하고 있는 몸이 은오의 어머니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될 듯하더군요.

 

무영이 자신을 멸하지 못했듯이, 은오도 혈연인 어머니의 몸을 멸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을 할 무연이 어떤 일을 꾸미게 될 것인지는 자명해졌지요. 어머니대신 불사의 몸 아랑을 데리고 오라는 거래를 하게 되겠죠. 아랑에게 마음 가는 대로 사랑하겠다고 고백한 은오이기에 어머니와 아랑을 두고 갈등은 커져만 갈 듯합니다. 은오의 어머니를 죽이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을 홍련이기에 말입니다.

이서림의 죽음에 대한 비밀도 조금 힌트가 나왔는데, 잘못된 아이라는 것이 영 깨림칙하더군요. 아랑이 제물로 바쳐졌었는지, 우연한 사고로 죽음을 당했는지, 아니면 그날 현장에 함께 있었던 은오어머니가 관계되어 있는 일인지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분명한 것은 은오의 사부 옥황상제가 준 모심잠이 아랑의 영을 지켜냈으리라는 것입니다. 이서림이 서씨부인에게서 비녀를 빼버려서 무연에게 몸과 영이 점령당했다는 것도 유추할 수 있을 듯하고 말이죠. 은오의 돌팔이 사부로 깜짝 출연한 정보석씨 반가웠어요^^

옥황상제는 은오에게 뜻모를 이야기들을 많이 풀어놓고 가셨는데 천상에 있을때나 지상에 내려와서나, 혼자만 알아듣는 말을 하는 것은 여전하더군요. 옥황상제 뜬구름잡는 이야기에 슬슬 조급증이 나려는 중입니다. 가여운 중생들이 옥황상제의 심오한 뜻을 얼마나 잘 헤아리겠습니까? 좀 쉽게 말해주세요!

 

제대로 살고 싶어! 아랑이라면 다르게 살아볼 수도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마음을 내어줄 수 있겠느냐고 고백하는 주왈, 안들은 것으로 하겠다고 거절하는 아랑을 바라보는 주왈의 눈이 서글프더군요. 홍련에게도 내쳐지는 듯해서 오갈데없는 신세가 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홍련이 아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다고 더는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니, 주왈에게도 변화가 생길 듯 합니다. 

이판사판 이렇게 된 것 관아로 출근해버려! 이런 마음도 들고, 주왈이 이서림의 죽음과는 관계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자꾸 생기는 것을 보니, 주왈에게 단단히 정이 들었나 봅니다. 은오보다 더 아련아련 연민이 가는 인물이라, 주왈과 은오가 편 먹고 홍련과 싸웠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혼자서는 해본답니다. 아랑을 사이에 두고 옥신각신 질투하는 것도 재미있을 듯도 싶고 말이죠.

주왈만 보면 버럭 사또로 급격한 성격변화를 일으키는 은오때문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오. 작가가 멜로부분은 취약한가 봅니다. 은오의 버럭--->구차스러울 정도로 절절한 고백--->포기 혹은 기분에 따라 반항모드로 급변해서, 아랑과의 멜로는 환영이지만 분위기가 달달 애절하지는 않더이다. 대사를 분위기있게 써주는 것도 아니고, 은오 고백대사만 들으면 손발이 오그라들어요;;

이서림이 긴긴 밤을 빼곡히 연시를 적어내려갈 만큼 짝사랑했던 주왈도령이지만, 아랑은 주왈도령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지요. 이서림은 이서림이고 아랑은 아랑이라는 말처럼, 아랑은 이미 은오에게 마음을 내주었기 때문에 말이지요. 안된다고 거부하면서도 아랑도 은오가 좋은 것을 어찌하지 못하지요. 은오가 그러했듯이, 아랑도 은오와 되도록이면 마주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듯한데, 글쎄 은오말처럼 그게 될까 싶네요. 금세 보고싶어 달려가 버릴 것이라는 것을 은오도 아랑도 알고 있겠지요. 악귀들의 침입에 아랑을 지키다가 잠들기는 했지만, 그렇게 한데서 잠들면 잘못하면 입돌아가요, 은오사또! 참 소중한 허리는 무사허고?

 

"솔직한 마음이 아니라는 것 알면서도 이해하는 척, 멋있는 척 안할거다. 안고 싶으면 안을 거고, 잡고 싶으면 잡을 거야. 보고 싶으면 보고,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다 할거다". 백허그하는 은오때문에 덜컹! 아랑이야 더 덜컹거렸겠지만, 마음을 다잡고 은오의 팔을 빼는 아랑이었지요.

아랑의 심란한 마음에 답을 내려준 인물은 방울이었습니다. 우리 귀여운 무당은 신기는 없지만, 사람 마음은 누구보다 잘 헤아리더라고요. 무당이 앞날을 보는 능력도 있다지만, 무당을 찾는 사람의 심리는 듣고 싶은 말을 듣기 위해서라고도 하더군요.

"남은 시간이 아깝지도 않소? 하루하루 가는게 애절하지도 않아? 아씨만 가고 나리만 남는게 아녀요. 누구든 남겨지게 돼있고, 누구든 가게 돼있어요. 떠나는게 무서워서 아무 것도 못하면 어떡해. 가더라도 나리한테 원은 남지않게 해줘야지. 혼자 저승가서 무슨 힘으로 살거야? 떠나면 미워지게 슬퍼 못견딜 것같은 그 슬픔으로도 사는게 사람이야. 그게 사랑이고 기억이 되고 추억이 되는 거거든". 한 백년은 산 것같은 방울이, 신기는 없어도 인생상담은 최고네요!

참 방울이 얘기가 나왔으니, 아무래도 방울이도 이 일에 운명적으로 관련된 인연인 듯 보이더군요. 방울이 집안에서 가장 신기가 넘쳤다는 9대 할머니가 어느날 홀연히 사라졌다는 것을 보면 말이죠. 지하동굴에서 가져온 항아리의 봉인부적을 방울이 9대 할머니 책에서 찾은 것을 보면, 무연이 방울의 9대 할머니 몸도 빌어산 것같기도 합니다. 무연이 부적을 쓸 줄 아는 것도 그때문이고 말이죠.

인연이 우연이라는 것은 없다고 하죠. 한 번 스친 인연도 거슬러가면 다 만날 인연이었기에 만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방울이 은오와 아랑을 돕게 된 일도, 아랑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악연이 되었든 인연이 되었든, '연'때문인 듯하고 말입니다.

 

은오도 무영을 통해 사부가 옥황상제였음을 알게 되었는데요, 자세하게 물어볼 경황도 없이 어머니를 만나는 것으로 끝났지만, 옥황상제가 은오에게 남긴 말들은 심오한 의미를 주더군요. "세상 어디에도 쓸모없는 인생은 없고, 가치없는 죽음도 없다". 옥황상제와 무연의 생각의 차이이기도 합니다. 무연(홍련)은 주왈과 최대감을 이용하면서도 쓸모없는 영감, 쓸모없는 놈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죠. 죽음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자신의 생을 연명하기 위해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은 안중에도 없는 살아있는 악귀죠.

아랑도 악귀들이 자신의 몸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잠깐 딴 생각을 하기도 했네요. 불사의 몸을 취하기 위해 악귀들끼리 싸움이 붙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고요. 홍련이 원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악귀들이기에 말입니다.

악귀들이 왜 아랑의 몸을 원하는지는 무단 출장서비스 나온 무영이 잘 설명해줬죠. "사람에겐 소용없지만 영적인 존재가 그 아이의 몸을 얻게 되면 영생을 얻게 된다. 그러니 아랑을 잘 지켜라". 무영은 무단으로 출장 나온김에 은오와 힘을 합쳐 악귀들을 멸하기도 했지요. 아무래도 옥황상제의 말을 거역하기로 결심했나 봅니다. 옥황상제가 손떼라고 했는데 아랑의 부름에 당장 달려온 것을 보면, 은근 책임감 강한 저승사자입니다. 저승사자랑 방울이, 이 캐릭터들이 요즘 가장 쓸만한 캐릭터로 부상!

아랑의 몸이 세상의 질서를 파괴할 수도 있는 미끼라는 것을 알게 된 무영이 옥황상제에게 따져 물었지요. 어차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옥황상제의 한 수가, 무너진 이승과 저승의 질서를 바로잡을지 모르겠지만, 무영도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은오를 도와 악귀들을 멸하고 무연과 다시 마주하고 섰지요.

무영이 무연과의 연을 진짜로 끊을 준비가 된 듯한데, 아무래도 은오때문에 또 실패를 하게 될 듯하더라고요. 무영이 어머니의 형상을 한 홍련을 죽이는 것을 은오가 그냥 보지않을 것 같아서 말이죠. 사건의 진실이 단순히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때까지는 말이죠. 설령 은오가 모든 비밀을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막강한 무연을 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부채보다 비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같은 예감입니다.

 

옥황상제가 은오에게 선물이라고 준 비녀 모심잠(母心簪), 무연을 밀어내려는 서씨부인의 영을 통해서 짐작되는 것은 무연의 결정적인 약점이 서씨부인의 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복수심에 아들도 눈에 보이지 않았던 어머니 서씨부인이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질기고 강한 것이 모정이지요. 옥황상제의 마지막 말도 의미심장한 답이 되는 듯하고 말이죠."이 비녀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비녀로 무연에게 점령당해 있는 어머니를 구한다는 말뜻은 아니었을까 싶네요. 

무영에게 준 칼보다, 은오에게 준 부채보다 강한 힘이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것을, 인간의 마음을 오래동안 연구해 온 옥황상제이기에 알고 있었겠지요. 은오에게 비녀를 준 이유는 은오가 오래동안 바라왔던 어머니의 마음을 얻음과 동시에, 옥황상제 나름대로는 은오를 살려준 목숨의 댓가이기도 했습니다. 세상에 공짜란 없는 법! 

은오의 목숨은 은오가 빚졌다기 보다는 은오 어머니의 빚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옥황상제가 어머니에게 비녀를 주라고 한 것은 이 일을 대비한 것이었던 게지요.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 모정으로 무연에게 대항하라는 뜻이었던 셈이죠. 옥황상제가 인간이기에 믿는 이유도 피로 맺어진 모정을 믿은 것이고 말이죠. 

 

악귀에게 점령당한 어머니라도 살아있는 것이 나을지, 어머니를 편하게 보내줘야 하는 것이 나을지 은오라면 답을 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악귀에게 구속되어 있는 어머니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베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어머니가 죽게 되고, 옥황상제가 말했던 가장 절박한 때라는 것이 지금을 말하나 봅니다. "모든 질문의 시작은 너로부터 온다", 옥황상제의 말뜻을 은오는 깨닫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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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0 08:19




더도 덜도 말고 '11회같이만 하여라'였습니다. 은오와 저승사자 무영의 달밤의 한판 겨루기는 액션신의 진수를 보이기에 충분했지요. 불타오르는 이준기의 눈빛연기와 액션연기는 정말이지 최고였습니다. 액션과 멜로, 깐족에 까칠남까지, 안되는게 없는 남자 이준기의 은오캐릭터를 진즉에 살려줬더라면 좋았을텐데 싶었네요.

이준기의 은오사또 캐릭터가 중심을 잡으니 스토리가 정돈되었고, 진도도 꽤 나갔지요. 물론 아랑과의 진도도 꺅~~~흥분되게 많이 나갔습니다^^.   

 

아랑사또전 11회는 많은 것들이 풀어져 나왔습니다. 옥황상제와 은오와의 관계, 은오가 가지고 있는 부채와 비녀를 준 인물이 사부였다는 사실을 통해, 옥황상제가 은오의 돌팔이 사부였음이 밝혀졌지요. 무영이 상제의 물건이라 하였으니 말이죠.

그런데 돌팔이 사부가 염라대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염라가 은근히 질투심이 많아서 무술은 자기가 가르쳐 주마하고 내려간 것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죠. "우리에겐 최종병기가 있지 않냐?"고 했던 말을 보면 옥황의 계획에 염라도 미친 척하고 발을 담근 것 같기도 하고요. 

 

최대감과 별채의 비밀에 접근하기 시작한 은오, 골묘를 조사하다 찾은 부적이 최대감집 별채의 대나무에 새겨진 것과 같다는 것을 본 은오가 별채까지 갔지만, 어머니의 형상을 한 홍련과 마주치는 일은 피했지요. 주왈의 제지에 의해서 말이죠. 홍련의 본래 모습이 거울에 비춰지기도 했는데요, 예쁜 여자가 왜 그리 극악무도한 요괴가 된 것인지 궁금하네요. 핑계없는 무덤없고, 사연없는 죽음없다고 무연이 어떤 사유로 천상에서 쫓겨났는지 이젠 나올 때가 됐는데, 작가님 비밀 좀 풀어주시죠~ 

멸혼부채를 가지고 있던 은오의 정체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 무영은 은오의 방을 뒤지고, 문갑에서 부채와 비녀를 보게 되었지요. 긴장의 순간에 갑자기 비녀를 쥔 무영의 손을 잡은 은오때문에 헉, 깜딱이야!였네요. 부채와 비녀를 누가 준 것이냐고 묻는 무영, 사부가 옥황상제였다는 것을 알 리가 없는 은오는 저승사자에게 산자 죽은자 다 알고 다닐만큼 인맥이 두텁냐고 대답해주지 않았지요.  

비녀는 아랑이 죽기 직전에 손에 넣은 것이었으니 아랑이 죽은 날의 상황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무영에게 그 날일을 물어보지만, 무영도 아랑이 죽은 상황은 보지 못한 모양이더군요. 이는 아랑이 숨이 끊어지기 전에 누군가 아랑을 옮겼고, 절벽아래로 던져 죽였다는 의심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저승사자는 폐가가 아닌 아랑의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아랑을 체포(?)했을 가능성이 크고요. 결국 아랑의 기억이 열쇠가 되겠군요. 

부채의 문양이 상제의 것임을 확인한 무영은 옥황상제에게 그놈의 정체가 무연이냐고 묻습니다. 고민이 짙은 무영을 가만 볼 수가 없던 염라대왕이 슬쩍 힌트를 준 모양이더라고요. "너를 믿지 못해서야. 천년의 세월 이전의 너를 믿지 못하겠다는 거야. 난 인간을 믿지만 인간이기에 믿지 못하기도 하거든...". 한 때 인간이었던 무영이 인간으로서 맺은 동생 무연과의 혈연의 연을 끊어낼 수 없으리는 것을 염려한 옥황상제가 계속 주저해왔던 것이지요. 인간의 감정이라는 것이 옥황상제의 말대로 워낙 여러 겹으로 둘러싸여 있으니 말이죠.

"지금으로서는 그 녀석을 멸할 수 있는 자는 너 뿐이야. 그 영악한 놈이 믿는게 바로 그것이야. 자기를 해할 수 있는 내 유일한 방법이 너란 걸...". 천상의 선녀였던 홍련은 옥황상제의 측은지심을 역이용하고 있던 셈이지요. 중생을 가여워 하는 옥황상제의 성정상 차마 제 혈육이었던 자를 멸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었죠.

결국 홍련을 멸하는 것은 무영의 몫인데, 과연 무영이 멸혼의 칼로 동생을 벨 수 있을지, 저승사자 무영의 고뇌가 막판의 반전이 될 지도 모르겠군요. 어머니의 형상을 한 요괴를 처치해야 하는 은오와 비슷한 상황인 것이죠. 

은오와 옥황상제와의 인연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사람의 원한이라는 것이 얼마나 깊기에 어린 자식이 죽어가는데도 뒤돌아보지도 않는 것인가 싶어 충격적이더군요. 극한의 상황에서도 제 새끼를 품에 안는 것이 모든 동물들의 본능인데 말입니다.

어린 은오가 어머니에게 물을 달라고 애타게 찾는데도, 귀신에 홀린듯 한 곳만을 응시하고 가는 서씨부인, 그놈의 행차행렬이었지요. 서씨부인의 친정을 몰살시킨 원수가 최대감이었음이 밝혀진 것이죠. 은오어머니가 밀양을 향했던 이유가 최대감에게 복수를 하려함이었습니다. 어떤 연유로 무연(요괴)에게 영혼을 팔고 육신을 내어주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대감에게 복수하는 것과 거래를 한 듯 싶기도 합니다. 이서림이 왜 은오어머니의 비녀를 가지게 되었는지, 그날 밤 폐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아랑이 기억을 찾는 일만 남았군요.  

 

세상으로 마실 나온 옥황상제는 마당에서 어머니를 부르며 기고 있는 어린 은오를 측은하게 바라봤지요. 은오는 죽어버렸고, 어머니는 자식이 죽은 것도 모르고 집안의 원수인 최대감만을 쫓고 있었습니다. "가여운 중생이로구나. 빚으로 남겨두마. 이제부터 덤으로 오는 시간의 주인은 네가 아니야. 언젠가 네가 오늘의 이 인연을 기억할 날이 있을 것이다", 옥황상제는 저승사자를 돌려보내고 은오에게 덤의 생명을 준 것이었습니다. 그 뒤로 은오는 귀신보는 능력도 생긴 것이었고요. 

 

아무리 큰 일이라도 작은 인연의 씨를 품게 마련이라는 옥황상제의 말이 의미심장했지요. 옥황상제와의 인연, 빚으로 남겨진 덤의 생명, 은오가 최종병기임에는 분명해 졌네요. 그건 그렇고 천상의 꽃미남 옥황상제가 갓쓰고 지상에 내려온 모습, 뿅 반했답니다. 유승호의 샤방샤방 아리따운 외모, 흐억 넘넘 예뻤어요!

 

서얼에 얼자 출신의 사또나부랭이, 온갖 조롱과 모멸을 받았던 은오가 각성하면서 눈빛부터가 달라졌습니다. 이서림의 죽음의 진실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 은오, 이서림이 생전에 기거했던 별당에서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는 수확을 건졌지요. 이서림 방에서 나온 월하일기는 이서림의 생전 행적에 대한 단서가 될 듯 싶더군요.  

 

계집귀신이나 졸졸 따라다니는 사또 아니라고 아랑 혼자 가서 옷을 찾아오라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다음날 아랑방에 "아랑아 옷찾으러가자~"하고 왔더니, 그새 혼자 나가버린 아랑이었지요.

혼자 포목점엘 간 아랑은 포목점에서 환불해준 돈을 받고 씩씩 거리고 나타난 주왈과 마주쳤지요. 최주왈에게 이서림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본 아랑, "난 보지 않은 것은 믿지 않소. 보지않은 것은 마음에 담지도 않소. 내가 그렇듯 그 낭자도 나를 마음에 담을 이유가 없지...", 이서림의 얼굴조차도 한 번 스치듯 본 기억밖에는 없고, 마음에도 없었다는 말에 실망하는 아랑이었지요. 이서림에 대한 기억이 없는 아랑이지만, 그래도 정혼자였는데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는 말이 서운하고 슬픈 아랑입니다. 주왈도령을 보고 심장이 쿵쾅거렸던 것만 이상하고 말이죠. 

혼자 다니면 사고라고 은오가 누누히 말했거만, 또 사고를 당한 아랑이었지요. 아랑의 목소리에 의심을 품은 방울이와 함께 최대감의 왈짜패거리에게 납치를 당한 것이지요. 아랑을 미끼로 은오를 유인해 협박하려던 수작이었습니다.

아랑을 찾아 황급히 말을 달리는 은오, 에고고 오늘도 은오도령 피투성이입니다. 십수명 왈짜들을 은오 혼자서 상대하기가 쉽지 않아서 말이죠. 더군다나 아랑과 방울이 인질이 되어있으니 은오가 몸을 풀기도 힘이 들었지요.

거덜의 수상한 행동에 뒤따라 온 주왈이 큰 도움이 되기는 했지요. 아랑을 죽이려는 놈을 처리해 줘서 혼란한 틈을 타 아랑과 방울이를 도망치게 도움을 줬으니 말이죠. 피터지게 맞는 은오때문에 마음 아픈 아랑이 자기 상관말고 해치우라고 울먹이는데도, 은오는 아랑이 또다시 끔찍한 죽음의 고통을 맛보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은오가 왈짜들에게 얻어맞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아랑의 울먹임이 한 순간에 웃음으로 바껴 버렸네요. 연출팀의 실수이기는 하지만, 그 심각한 상황이 어찌나 우습든지 말이죠. 아랑의 목에 칼을 대고 협박했던 왈짜놈이 글쎄 등에 칼이 꽂힌채 아랑을 협박하지 뭡니까? 불사신의 몸은 따로 있더라고요.

뒤에서 악~ 소리 하나 내지 않고 소리지르는 흉내만 내고 있는 방울이도 웃겼지만, 주왈이 던지기도 전에 칼을 꽂고 아랑을 위협하는 모습이 어찌나 우습던지 말입니다. 차라리 동굴에서 발견된 철제사다리는 애교수준이었습니다. 화면이 어두워서 놓쳤을 가능성이 큰 옥에 티였지만, 이런 경우는 참;; 

 

등에 칼 하나 꽂고, 손에 칼 들고 협박하는 아저씨 모습이 자꾸 생각나는 바람에, 이어지는 이준기의 멋진 액션신에서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았다는;; 방울이는 그 아저씨 뒤에서 우는 연기해야 했는데 웃음을 어떻게 참았을꼬?ㅎ

 

여튼 주왈이 신경을 분산시켜준 덕에 아랑과 방울이 도망을 가기는 했지만, 패거리가 반이 따라붙는 바람에 또다시 위험에 처하게 된 아랑과 방울이었습니다. 방울이를 베려고 칼을 든 왈짜, 비명소리가 산을 뒤덮고 은오가 놀라 뛰어왔지요. 그런데 칼을 맞은 것은 방울이 아니라 아랑이었지요. 방울이를 대신해서 말이지요. 

 

아랑의 비명에 현장으로 달려 온 은오, 쓰러진 아랑을 애타게 흔들어 봅니다. 목에 길게 난 칼자국, 불사의 몸 아랑의 상처는 금방 아물기는 했습니다. 정신을 차리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말이죠.

그런데 예기치 못한 장면에 가슴 덜컹, 꺅 움켜쥐고 말았네요. 쓰러진 아랑에게 숨나누기를 하는 은오도령, 그 숨 저도 좀 받을 수 없을까요?ㅎㅎ 

 

아랑의 몸이 회복되기 까지 아랑의 곁을 지키는 은오, 아랑이 정신이 든 것을 확인하고는 또 휑하니 나가버렸지요. 물론 아랑한테 숨나누기를 한 것에 대한 벌은 받기는 했습니다. "앞으로는 그러지마. 그냥 둬도 차릴 때되면 차려지는 정신이니까. 맞지도 마, 그 따위 놈들한데...고마워".

은오가 왈짜들한테 맞는 것을 보는 아랑은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그래서 자꾸 기울어지는 달이 원망스럽고 미운 아랑입니다. 저 달이 다시 차오르고, 또 한 번 차오르면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 아랑에게 주어진 운명이니 말입니다. 

은오가 어딜 나갔다오나 했더니 포목점에서 아랑의 옷을 찾아왔더라고요. "이렇게 잘해주지 말지...", 은오가 잘해줄 수록 아랑의 마음은 무거워만 갑니다. 보름달 두 개가 끝나면 돌아가게 돼있다는 아랑의 말에 우울한 것은 은오도 마찬가지였지요. 

새옷을 갈아입고 나온 아랑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은오, 귀신일 때도 그랬습니다. 정혼자를 만나러 가겠다는 아랑에게 새옷을 해입히고 귀신인데도 너무 예뻐, 그런 자신이 당혹스러웠던 은오였지요. 사람이 된 아랑은 더 예쁩니다. 그래서...그래서...자꾸 아랑의 말이 귓전을 맴돌고 가슴을 후벼팝니다. "난 돌아가게 돼있어...".

오늘도 하루가 너무 짧았던 은오였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짧고, 모레는 내일보다 더 짧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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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4 13:10




드라마가 조금 정리된 느낌입니다. 무엇보다 은오사또가 무게를 잡으니 드라마가 살아나는군요. 아랑을 대하는 모습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음을 볼 수 있었지요. 은오라는 캐릭터가 가벼움을 벗으니 드라마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방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아랑사또전 10회는 또다시 많은 복선들이 던져졌습니다. 은오가 천상의 물건인 멸혼부채를 가지고 있다는 것과 귀신보는 능력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죠. 즉 옥황상제가 홍련을 잡기 위해 어려서부터 키워온 비밀병기였던 셈입니다.

또 하나 그놈의 정체가 구체적으로 밝혀졌는데요, 홍련(강문영)이 무영의 누이동생 무연이며, 천상의 선녀였다는 것입니다. 선녀가 어떤 곡절로 악귀가 되었는지, 그 사연도 궁금하게 만들었고요.

 

나, 밀양사또야!

아버지를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꼬맹이를 통해 은오사또는 진정한 사또로 거듭나기 시작했습니다. 최대감의 집을 찾아가 어명을 어길 셈이냐고 한 방 크게 먹이고는 어린 아이의 아버지를 구해왔지요. 서얼에 얼자 출신 주제에 사또노릇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지 보겠다고, 온 관아에 은오의 출신을 까발린 최대감을 꼼짝 못하게 잡아버린 은오였습니다.

 

제아무리 힘이 세다고 하나 임금 위에 설 수는 없는 최대감이었지요. 은오의 말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어명에 의거해 임명받은 밀양부사를 네 깟놈이 뭐라고 나가라 마라 지랄이야!" 되겠습니다. 자칫하면 공무집행 방해죄에 어명을 거역한 죄를 물게 생겼으니 최대감 끙! 소리밖에 할 말이 없게 되었지요. 분위기 파악못하고 "종놈주제에" 라고 한마디 했다가, 은오의 핵주먹에 나가떨어진 집사 거덜이 쌤통이더라죠.

이왕지사 이렇게 되었으니 사또노릇 제대로 해보겠다 작심한 은오, 관아 곳간을 마을민에게 활짝 열어제쳤지요. 최대감의 창고나 마찬가지였는데 말이죠. 관아의 창고가 어찌 최대감 창고란 말이냐? 아주 깨끗이 보리 한 톨도 남기지 않고 창고무료개방을 해버린 은오, 그렇지, 사내는 배짱이여!

 

한편 주왈과 저잣거리로 데이트를 나간 아랑, 주왈에게 옷도 한 벌 얻어입고, 군것질도 배터지게 했죠. 귀신으로 살다보니 습관성 배고픔 증세로 걸신들린 아랑이 되기는 했지만, 재벌 2세 부럽지 않은 주왈의 주머니때문에 간만에 포식하고 호강한 아랑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배가 고픈 아랑, 배를 주린 것때문이라고 둘러대기는 했지만, 주고받는 사연속에 싹트는 동지의식같은게 엿보이더라지요. 일종의 동병상련같은 것이겠죠. 배를 곯기가 일쑤였고, 쇠죽을 훔쳐먹으며 목숨을 연명해야 했었던 주왈이었으니 말입니다. 우째 주왈이가 점점 좋아지네요. 게다가 주왈이 홍련을 보는 눈초리가 배신으로 이어질 것 같아서 말입니다.

 

아랑의 초상화를 보며 그간 여인에게는 한 번도 마음을 주지 않았던 주왈에게 아랑이 어떤 존재가 되었는지를 엿볼 수 있었지요. 아랑에게 돈을 펑펑 쓰면서도 그 때마다 주왈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어째 자꾸 눈에 밟혀오네요. 안돼... 우리 은오를 배신할 순 없다구ㅜㅜ

 

진짜 불쌍한 놈 된 은오

꼬맹이 아버지 일을 처리하고 은오는 꾹꾹 눌러온 화를 토하려 말을 달리지요. 마음이 안쓰럽더라고요. 말을 달리며 은오의 눈물도 바람에 실려 날아가는 것만 같았고 말이지요.

관아로 돌아가는 길, 주왈과 다정히 걷고 있는 아랑과 마주치지요. 눈에서 불꽃이 일었지만, 이제 사또 체면 살려 흥분하지 않기로 한 은오입니다. "야! 타! 가자" 짧은 말이지만 제물건 찾아가는 느낌이더군요 ㅎ. 아랑을 태우고 말 드라이브 나가는 은오, 분위기가 참 좋더랍니다.

그런데 아랑의 비밀에 기분 잡쳐버리고 만 은오였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화가 나더니, 점점 가슴저리는 싸함이 밀려듭니다. 두개의 달이 뜰 때까지만 이승에 머물 수 있다는 아랑의 비밀을 알게 된 것이지요. "진실을 찾아도, 못찾아도 난 돌아가게 돼 있다오. 보름달이 두 개 뜰 때까지만 이 세상에 있을 수 있다는 거지".

은오에게 이승에서의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말을 하고 돌아서서 걸어가 버리는 아랑, 보여주기 싫었습니다. 떠나기 싫다는 마음을 은오에게 보여주기 싫은 아랑이었지요. 거역할 수도, 늘릴 수도 없는 시간, 그것이 아랑에게 주어진 운명이었으니까요.

 

아랑도 자신의 마음과 은오의 마음이 같은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지요. 포목점 아주머니가 말해줬습니다. "사내한테는 걱정도, 측은지심도 연정의 일부라오", 아랑이 저승사자 모습을 한 악귀한테 죽을 뻔 했을 때 은오는 불같이 화를 냈었지요. "찾으러 다니게 하지 말라고, 신경쓰이게 하지 말라고!!!", 아랑이 걱정되어 호신술을 가르쳐준다 그 법석을 떨었던 은오였지요. 그게 은오의 연정이었다는 것을 아랑도 알아 버렸습니다. 그래서 떠날 사람이니 자신을 좋아하지 말라고 에둘러 말한 것이었지요. 

 

아랑이 지옥에 떨어지든, 천상에서 살든 그것은 중요치 않습니다. 아랑이 떠난다는 것에 가슴이 먹먹해져 버린 은오입니다. "떠난다고?!"... " 너 그 말을 왜 이제야 하는 거야? 두 달밖에 있을 수 없다는 얘기, 왜 이제 하는 거냐고???".

 

최주왈이 아랑에게 새옷을 맞춰줬다는 말에 당장 아랑을 데리고 치수 꼼꼼이 일러가며 옷을 맞춰주는 은오, 돈은 따따따블을 줄테니 내일까지 맞춰주시요. 그리고 지난 번 도령이 맞춰주고 간 옷은 폐기처분하시오. 주왈이 내고 간 옷값까지 셈해주는 은오였습니다. 계산은 정확하게!

 

두 달이면 저승으로 돌아가야 하는 아랑, 최주왈이 사준 옷을 입고 가게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자신의 손으로 옷을 해 입히고 있었던 은오였지요. 두 달동안 그놈이 해 준 옷을 입는 것은 더더욱이나 보고 싶지 않았던 은오였습니다. 질투는 귀신을 가리지 않나 봅니다. "너 천상 내가 보내주려고 그런다, 그니까 괜히 엄한 놈 홀리지 말라. 홀린 놈만 불쌍해 지니까".

그런데 정작 진짜 불쌍한 놈은 귀신한테 홀려 사랑에 빠진 은오더라죠. '두 달도 못사는 귀신한테 홀려가지고 뭘 어쩌겠다는 거냐고!!'. 가슴만 답답해지는 은오입니다. 마음같아선 아랑이 만났다는 옥황상제와 염라대왕이라도 만나서 대책 좀 달라고 하고 싶은데, 그게 죽어야 만날 수있는 분들이라... 영감탱이들 만나겠다고 죽어볼 수도 없고 말입니다.

아랑에게 지상의 천상을 보여주는 은오, 꽃들이 만발한 평화로운 곳이었지요. 세상에서 꽃을 가장 좋아한다는 아랑, 다시 태어나면 꽃으로 태어나고 싶다고도 했고, 꽃을 마음껏 보고 다니는 나비가 되고도 싶다는 아랑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누구랑 보느냐에 따라 꽃도 다르다고 했던 아랑이었지요. 은오는 아랑에게 마음으로 말하고 있었어요. '아랑 너랑 함께 있는 이곳이 내겐 가장 아름다운 천상이야' 라고요.

 

예정된 시간, 이별이 다가 올수록 사랑은 깊어만 가고, 아랑도 은오도 불면의 밤이 늘어만 가는데, 안타까운 이 사랑을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하루가 1각처럼 빠르게 느껴지는 아랑과 은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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