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24 10:35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에 이어 여자 다섯멤버가 정글체험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솔직히 걱정반 우려반이었습니다. 지난 방송에서 피디의 실종과 위험한 촬영에 크게 놀란 탓도 있었지만, 정글에서 살아남기 체험은 김병만족이 대부분은 보여주었기 때문에, 또 보여줄 것이 크게 남아있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예상했던 대로였습니다. 왜 여자연예인들이 그곳에 갔는지 조차 모르겠더군요. 개인적으로 소중한 체험을 했고, 추억도 만들었을테지만, 순수한 원주민들을 상대로 짝짓기 오락프로그램만 만들다 온 듯한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전혜빈과 홍수아의 활약은 수확이라면 수확이었습니다. 특히 전혜빈은 몸체만 있는 지붕에 과감하게 올라가 지붕을 엮고, 궂은일은 도맡아 하는 일꾼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여자 김병만이라 불려도 될 정도로 몸사리지 않는 적극성에 전혜빈의 또다른 매력을 발견한 것같습니다. 꾀도 부리지 않고, 심성도 고와보였고 말이죠. 정주리가 스프국물을 실수로 엎어버리자, 카메라가 돌고 있다는 것을 잊고 욱하고 화를 내버린 김주희 아나운서였지만, 실제로 크게 화를 내는 모습에 전혜빈이 (정주리) 울겠다고 그만하라고 말리더군요. 극한 상황에 처하면 성격도 나오고, 물론 감정통제도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도 이해하지만, 그 속에서도 다독여주고 중재를 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더군요.
정글의 법칙W에 참여한 멤버는 총 5명, 김주희 아나운서, 김나영, 전혜빈, 정주리, 홍수아였는데요, 그들이 정글체험을 할 곳은 필리핀 팔라완 섬 북쪽에 있는 꽐라콰야산으로 바타크족 원주민 마을입니다. 김병만이 다녀온 곳보다는 문명의 손길이 미치기 시작했다는 느낌도 들었는데요, 몸을 가리는 모습에서도 차이가 있었지요. 
여자멤버들 출발부터 제작진의 짐수색을 받고 당황한 모습이었는데요, 정글의 법칙에서 주어진 룰은 같습니다. 모든 음식은 정글에서 구하고, 공짜로 원주민에게 음식을 구걸하는 행위도 금지입니다. 또한 잠자리와 모든 필요한 시설도 스스로 해결하라는 미션이 주어졌지요. 대형 커리어를 가지고 온 김주희 아나운서, 정글에서 촬영하고 잠은 다른 숙소에서 자는 것 아니냐고 물어서 당황스럽기까지 하더군요.
목적지 꽐라콰야산까지 이동하는 것부터 다섯명의 멤버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물을 건너야 하고, 찌는 더위도 발을 무겁게 합니다. 여자라는 육체적인 한계도 있었을테고요. 원주민의 걸음으로 2시간이 걸린다는 목적지에 7시간 30분이 걸려서 도착했으니, 몸은 녹초가 되고 배는 고프지만, 오는 길에 획득한 바나나도 허기를 달래주진 못했지요. 불지피기에 간신히 성공한 전혜빈, 수없이 파이어 스타터로 불꽃을 만드는 불굴의 의지가 놀라웠지요.
예사롭지 않았던 전혜빈의 활약은 집짓기에서 두드러지게 보였는데요, 나무로 형태만 있는 지붕에 올라가 야자수 잎으로 지붕을 엮고, 대나무를 쪼개 바닥을 까는 것까지 쉬지않고 열심히 하더라고요. 아래에 누워 구경하는 큰언니들인 김주희와 김나영이 얄밉기까지 하더군요. 원주민 청년이 구워 온 도마뱀을 시식하는 과감성까지, 전혜빈의 야생적응기는 다섯 멤버중 단연 돋보였습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는 말이 있듯이, 야자수 잎으로 지붕을 엮고, 대나무를 갈라 바닥을 깔고, 아쉬운 대로 화장실까지 만들었던 W족 다섯멤버, 바타크족과의 만남은 시청자에게는 실망이었습니다. 방송을 보면서 불편했던 것은 낯선 이방인들이 그들의 삶을 구경하는 듯한 자세였습니다. 배우고 알려고 하는 것보다는 '어머 지구상에 이렇게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다더니 정말이구나!', 그런 느낌의 전달말입니다. 바타크 원주민 집으로 놀러 간 멤버들이 아이들을 귀엽다고 하는 모습은, 신기해 하는 것처럼도 보였으니 말이죠. 김나영은 손가락으로 어린 아이의 손을 찔러보는 듯한 행동도 했는데, 보기 상당히 껄끄러웠던 장면이었어요. 대개 아이들이 귀여우면 손으로 아이들을 만지는데, 손가락으로 건드려 보는 모습은, 살아있는 인형인가 확인하는 행동처럼 보이기도 해서 말이죠. 물론 김나영이 그런 마음이 아니었겠지만요. 
무엇보다 미숙해 보이는 다섯멤버들의 황당한 질문이 계속돼 눈살이 찌푸려졌는데요, 원주민에 대한 궁금증은 생활모습이나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시종일관 본인들 중에 누가 가장 예쁘게 보이느냐, 몇살로 보이느냐는 질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마을 부녀자들을 모아 일종의 토크쇼 형식을 갖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는데, 그곳에서도 기껏 주민들을 모아 물어본다는 것이 미모순위, 나이더군요. 결혼기념일에 뭐하냐?는 김주희 아나운서의 질문은 생뚱맞기까지 했지요.

또한 그 먼곳까지 가서 보여준 것이 멘토를 뽑는 것이었는데, 이는 일종의 짝짓기 오락프로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정글에서 먹이를 구하는 도움을 줄 멘토라는 명목이었지만, 방송을 보면서 순수한 청년들에게 못할 짓을 하는 것같아 영 탐탁지 않더군요.
특히 김주희 아나운서를 찍은 진바이라는 청년의 표정을 보면서, 문명의 이기가 비단 생활도구나 환경적 이기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까지 해당된다는 것을 모르는 제작진과 멤버들이 야속하기 까지 하더군요. 소를 끌고 와서 데이트를 하는 진바이라는 청년의 순수한 마음을, 아무리 방송을 위해 이용한다는 생각까지 들어서 불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여자에게는 처음으로 선물하는 것이라며, 그곳 최고의 유행아이템이라는 다람쥐꼬리 장식구를 만들어서 수줍게 내미는 진바이, "당신을 좋아해요"라는 고백은, 방송이 아니라 그의 진심으로 보였습니다. 도대체 저 순수한 청년에게 왜 이런 못된 짓을 하는지 화가 치밀어 오르기까지 했습니다. 김주희 아나운서의 나이를 맞춰보라니 17살이라고 대답해서 또 한번 놀래켰는데요, 32살이라는 말을 듣고 멍해 하는 표정을 잊을 수가 없네요. 나이는 상관없지만 조금 슬프다는 말에서, 비록 짧은 순간에 좋아하는 감정이 생겼던 것이겠지만, 진심이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잔인하기까지 한 제작진 혹은 멤버들은, 다음날 바타크족의 전통혼례를 소개한다는 명목으로 베스트 커플을 뽑아 가상혼례를 올리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는데요, 진바이의 순수하게 설레였던 마음을 두번 세번 농락한 행위였습니다.
재미삼아 한 짝짓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인종을 불문하고 예쁜 여자들을 보면 마음이 설레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들의 연애관은 우리와는 분명 다릅니다. 서로 마음에 들면 여자집으로 가서 인사를 하고, 함께 지내는 일도 있고, 그리고 자연스럽게 결혼으로 연결되는 것이 그들의 결혼생활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짝까지 지어줬으니 진바이로서는 우리네와는 다른 감정으로 김주희를 만났을 수도 있었을테지요. 그리고 그 마음이 진심이었다면, 쓸데없는 멘토 짝짓기 설정으로 진바이에게 상처를 남겼을 수도 있을 것이고요. 가상결혼식에서는 진바이가 김주희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지, 힐끔힐끔 눈치를 보는 듯한 모습도 보여서 마음이 좀 그렇더군요.
정글에 간 그들은 분명 손님이었고, 이방인이었습니다. 주인들을 구경하는 이방인, 아무리 언어가 통하지 않고 그들의 생활이 우리가 누리는 문명의 우월함(?)에 미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들에게도 설레이는 감정이 있고, 낯선 방문객들에 대한 불편함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점을 사전에 숙지하지 못하고, 그들의 감정마저 예능으로 이용한(?) W멤버들과 제작진,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손님(여자)들이 늦게 도착하자 잠자리에 들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음에도 횃불을 밝히고 온주민이 기다리고 있었던 첫날, 그 따스한 환영을 해 준 바타크 원주민들은, 마지막까지도 따뜻하게 배웅을 해주었지만, 진바이는 표정이 밝아 보이지는 않더군요. 어색한 분위기도 느껴졌고요.
순수한 원주민 청년에게 상처를 준 것같아 영 마음이 불편하더군요. 정글 체험, 물론 좋습니다. 허나 정글의 주인은 그들입니다. 방문객으로서 우리는 그들에게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때로는 낯선 환경을 체험하고 즐기기도 합니다. 허나 그들의 마음까지 우리의 기준으로, 예능으로 즐겨서는 안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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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5 Comment 19
  1. *저녁노을* 2012.01.24 11:0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에공..순진한 청년들 마음...정말 설랬을 것 같긴한데....
    지기님 생각에 공감이 가네요.

    잘 보고가요. 즐거운 연휴되세요

  2. White Rain 2012.01.24 11:08 address edit & del reply

    진바이와 김주희 아나운서의 이야기는 저도 좀 보기 불편했답니다.
    상황이나 내막을 자세히 알 순 없지만, 진심과 예능의 충돌일까요.그래서 못내 아쉬운 방송이었어요.

  3. 달려라꼴찌 2012.01.24 11:54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서 제가 예능 프로그램 시청을 되도록 자제하려는 이유이기도 ㅡ.ㅡ;;;;;
    초록누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__)

  4. 들꽃 2012.01.24 12:15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공감하던 부분 잘 정리 하셨어요,
    진정정으로 대하는 정글 체험 이었으면 하는 아쉬움 이었지요,
    잘 보 았습니다,

  5. 백두 대간 2012.01.24 15:0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은 방송을 왜 전부 이따위로 만드는지 참.
    그런 거 아니면 방송 분량 뽑을 게 그리도 없었던 걸까요?
    김주희, 얘는 그런 돌대가리로 어떻게 아나운서가 됐을까요?
    요샌 아나운서 그냥 대충 마구잡이로 뽑아 제끼나봐요, 정말.

  6. 요즘 2012.01.24 19:06 address edit & del reply

    근데이게 진정하게 정글탐험하자고 간건 아닌거같던데요.
    여자편이다보니 조금 편한것도있었고.
    설특집으로 짧게 하려다보니 일부러 간단히, 할것만 한거같아보였습니다.
    조금모라자보였지만 그걸보고 이사람들한테 뭐라할건 안되죠님이.
    상황이 이랬던걸 어찌하라구요.^^;

    • 그래도.. 2012.01.25 04:36 address edit & del

      그래도..좀 너무 했어..
      적어도 전혜빈같은 태도는 멤버들이 보였어야지..
      프로그램 거창하게 시작해노코
      끝은 쥐꼬리도 안될지도 모르겠다..

  7. 저기요.. 2012.01.24 19:24 address edit & del reply

    아직도 모르시는 분들이 있는가 본데
    저런 쪽(예능)에 출연하는 오지마을의 원주민분들(?)은 거의 섭외가 된 상태 입니다.
    촬영을 가기전에 사전답사 를 가시는건 아시죠?
    그때 이미 전부 계획이 된 상태라는 겁니다.
    이러이런 식으로 찍을 태니 도와달라 . 라고 이미다 말을 맞춘 상태라는거죠.
    옛날에 kbs에서 제작되었던 도전 지구탐험대란 프로그램도 그렇지요.
    뭐 문명과 단절된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이라곤 하지만 그들도 다 돈받고 촬영허가해 주는것 뿐입니다.;;


    가끔 전원 연기자일 때도 있습니다.
    평소엔 마을에서 생활하다가 촬영때만 저런 옛날 방식으로 문명과 단절된 생활을
    하는 것처럼 하는..
    이런건 요즘 거의 방송 상식인줄알았는데
    아직도모르시는 분이 계시다니 깜짝 놀랐네요..
    프로레스링도 짜여진 각본에 의한다는건 아시죠?
    예능이라는게 리얼 리얼 그러지만 어디나
    큰틀의 각본이라는건 존재 합니다.

    • DF2 2012.01.25 00:43 address edit & del

      정글의 법칙도 그럴거라는 근거는 있냐?
      코로와이족 가서 개고생 하는거 봤으면
      제작진이 미리 거기가서 섭외하고 말 맞춰놨다는
      어이없는 헛소리는 못할텐데?

      PD 중간에 실종되고 독충한테 물려서
      다리 벌겋게 부어오르고 김병만이랑 리키
      목숨걸고 강 건너는것도 대본이니?

    • 예끼! 2012.01.25 04:33 address edit & del

      그거 따질려고 글썼어?
      멍충아 김병만이랑 제작진이 개고생해서
      만든 정글의 법칙을 김나영같은 여자땜에 망친거야
      알겠니?
      예능이라고 다같은 예능은 아니자나
      사리분별을 하라고 뇌가 있는건데....

    • 저기요.. 2012.02.04 10:49 address edit & del

      윗분들 자기와 반대되는 의견이라고
      대뜸 반말하시는거 보니 어느정도 수준을 알겠네요.^^
      정글의 법칙도 그럴거라는 근거는 있냐고
      목숨걸고 강건너는것도 대본이냐고 하셨죠.
      저도 물론 정글의 법칙이며 정글의 법칙 W도 보았습니다.

      먼저 제 글을 잘 읽어 보셨는지 다시금 질문 드리고 싶네요.
      큰글의 각본 이것이 무슨 뜻인지 모르신지요.

      정말 저들이 스탭들만 데리고 무작정 오지라고
      그냥갔을것 같습니까?
      그런 위험한짓을요?
      어느정도 사전답사를 통해 이곳에서 촬영이 가능
      한지. 사람이 살수 있는지 원주민들은 있는지
      충분히 조사를 하고 촬영허가를 얻고서
      촬영을 하는것이지요.

      각본도 뭐 여기서 다치자. 여기서 이런걸 잡는걸
      보여주자 이게 아니죠.
      어느정도 타이밍에서 원주민들을 넣어서 그들의
      생활을 보여주자 이런걸 말하는거죠.

      원주민섭외 충분히 티비만 봐도 알수있는
      사실이고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뭐 진실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도 압니다.
      어린 나이엔 산타할아버지가 있다고 믿었죠.. ^^
      뭐 제 반박은 여기까지고 믿으시든 않믿으시던
      님들 맘대로 하세요-

  8. 어이없네요 2012.01.24 21:30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공감하는 글입니다.
    보는 내내 불편했고
    특히 마치 우리가 우월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듯한 느낌에
    제가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아무리 각본이 존재한다 할지라도 저런 수준으로 제작하는 제작진들
    정말 혀를 끌끌 찰 뿐입니다.

  9. 영국품절녀 2012.01.24 22:4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맞아요. 남녀만 있으면 짝짓기 못해서 안달난것 처럼요.
    설 명절 마무리 잘 하세요. ^^

  10. 실망 2012.01.25 04:41 address edit & del reply

    개고생한 정글의 법칙의 이름을 쓰려면
    여자라서 봐준다고 쳐도 태도는 적어도 전혜빈정도의
    태도는 보였어야지..
    불평불만은 가득하고
    출연자들은 애초부터 뭔생각으로 간지 몰긋네.

  11. 세계테마기행 2012.01.25 10:16 address edit & del reply

    ebs 세계테마기행이란 프로에서 바탘족 찍을 때 현대복 입은 사람들 많았는데 정글의법칙에선 모두 전통복을 입고 나와 제작진, 원주민 모두 짜고 촬영한단 생각이 들었네요

  12. 루비™ 2012.01.25 22: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티비를 잘 못 보는 제가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만은 하나도 빼 놓지 않고 보았답니다.
    이번 정글의 법칙 w도 비슷한가 싶어서 보았는데
    정말 그동안 방영했던 정글의 법칙을 다 깔아 뭉개버리는 프로그램이었어요.
    그나마 평소에 안 좋게 생각하던 전혜빈의 태도는 그를 새롭게 보게 했답니다.

  13. 징글의법칙 2012.01.31 23:33 address edit & del reply

    율나라 저급예능프로그램의수준을 보여준다.. ㅉㅉㅉ 디스커버리채널 볼란다 걍 해외 MT정도 간걸 뭔 서바이벌 게임어쩌구 난리부르스 칠때부터알아봤다.. 할거없음 짝찟기놀이 지겹지도않나..

  14. Peanut Cleaner 2012.02.22 12:01 address edit & del reply

    예쁘게 보이기는 커녕 자꾸 눈깔사탕만 생각나더군요. ㅠㅠ

  15. wood pellet mill 2012.03.22 17:33 address edit & del reply

    아주 특별한 여행. 그것 참 흥미 있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