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매사에 조심하고, 돌다리도 두 번 세 번 두드리고 건넜던 나피디와 비교되는 최재형 피디의 관리능력은, 예능감없는 1박2일 멤버들의 문제보다 심각해 보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알아요. 이미 떠난 기차, 아무리 불러봐야 잡지 못한다는 것도 말이지요. 그래도 바퀴가 달렸으니 후진을 할 수는 있지 않을까 한가닥 희망을 잡고 물고 늘어지고 싶더군요. 새 제작진이 의욕적으로 열심히 하고자 할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요!
야심차게 준비했던 선상합체작전이 실패를 하고, 이건 제작진의 문제였지요, 다행히 예능감 뛰어난 차태현이라는 비장의 카드덕분에 등목씬과 흑염소의 돌진편으로 웃음을 건지기는 했지만, 시즌2의 시작 1회치고는 새멤버들의 적응과 노력에 비해, 오히려 제작진의 안일한 기획이 미흡해 보였습니다. 백아도편은 1박2일이 여행프로그램이라는 기본조차 깔아주지 않았던 불친절한 여행편이었지요.
쉴새없이 바뀌는 정신사나운 BGM의 방해는 이번주도 마찬가지더군요. 니나노 풍년이 왔네에서 록, 발라드, 공포음악, 옹달샘 동요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방송으로 새롭게 컨셉을 잡았는지 묻고 싶더군요. 음악 하나라도 전달되는 느낌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가뜩이나 분위기마저 중구난방인데 음악까지 어수선한 느낌입니다. 음악 취향을 떠나 분위기에 억지로 구겨넣는 무리수 BGM욕심, 어떻게 자제를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분위기와는 영 딴판으로 노는 과격하게 튀는 음악, 저만 거슬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음악도 피디가 전하는 스토리의 일부인데, 이건 김종민이 뜨아아~ 하고 내지르는 이상스런 몸개그 비명보다 못한 음악이니...
비교를 최대한 자제를 하려고 하는데도, 이왕지사 말이 나온 김에 대놓고 비교질을 해야 겠네요. 제작진이 피드백을 한다면, 1박2일을 위한 고언이라고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방송에서 나온 준비부족의 문제는 일단 1박2일의 앞으로의 명암이 갈리는 핵심이기에, 제작진이 달라지지 않으면 시즌2는 죽도 밥도 안되게 생겼습니다.
새멤버들은 예상보다 훨씬 좋은 모습으로 의욕을 보였습니다. 기존멤버들보다 낫더군요. 뭐든지 해보겠다는 자세로 덤비는 김승우의 의욕은 칭찬할만한 모습이었고, 앞으로도 의외의 웃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합니다.
이수근은 분위기를 정리하거나, 적절한 타이밍에서 메인MC가 나서야 할 때를 분별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개인개그에 욕심을 내고 주접을(나쁜 의미는 아니에요) 떠는 것에 치우치다보니, 두 가지가 안되는 캐릭터지요. 이번주 방송분을 보면 이수근이 유독 긴장하는 표정이 많았지요. 분위기에 녹아들지 못하고 딴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나름대로는 개인기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끌어가는 메인MC역할을 하고픈 의욕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방송을 보니 김승우가 많은 준비를 하고 왔다는 것이 보이더군요. 무릎팍을 찧어가며 1박2일을 외치기도 하고, 멤버들의 말에 집중하고 리액션을 보여 주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많았지요. 특히 적극적으로 예능을 배우려는 자세는 예능감보다 칭찬받을 태도였습니다.
해경에 구조된 이후 클로징 멘트 역시도 이수근이 했는데, 그렇게 핵심을 전달하지 못하니 메인MC로서의 자격미달인 것이에요. 무사히 육지로 귀환할 수 있게 도움을 준 해경과 섬주민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는 당연히 해야할 인사였지만, 강호동이었다면, 이승기였다면, 5년만에 처음있었던 일을 그런 식으로 마무리를 했을까 싶더군요.
제작진을 대신해 그런 상황을 초래한 것에 대한 사과가 우선이어야 했는데, 무슨 대단한 전투에 나가 공이라도 세우고 금의환양한 듯한 모습이었죠. 이렇게 상황을 정리하는 MC가 어떤 마인드로 멘트를 하느냐에 따라, 불가피한 상황도 이해와 납득을 시키기도 하고, 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주원이 홀로 섬에 있을때 아무런 조건없이 알아서 점심을 해결하라는 것에서부터 쎄한 기분이 들었는데, 베이스캠프에서는 더 심해졌지요. 저녁복불복 재료를 구하는 릴레이 미션에서도 시간을 더달라는 멤버들에게 밀려 시간을 더 주는 바람에, 긴장감없는 복불복이 되고 말았습니다.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보였지요. 식사준비를 차태현, 성시경, 주원이 했는데요, 다른 멤버들은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죠. 1박2일에서 어지간해서는 자발적으로 멤버들이 식사준비를 하지 않았죠. 설거지마저도 복불복 게임으로 정해서 했고 말이지요.
개인적으로 최재형 피디의 긴급상황 보고를 들으면서 '엇,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풍랑주의보로 배가 뜨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전달하면서 대책마련에 부심했던 제작진, 급기야 해경의 도움을 받아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최피디는 여기서 크게 실수를 했지요. 일단 일기예보를 꼼꼼히 체크하지 않았던 무사안일주의 태도가 문제였죠.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것을 간과했던 것이죠. 이번 일을 계기로 배운 점이 많았으리라 생각하고 더이상의 말은 아끼겠습니다.
사람말이 '아'다르고 '어'다르듯이, 식량문제는 양을 반으로 줄여서 먹어보든 참아보겠지만, 그 많은 인원들이 섬주민들께 피해를 끼치면 안되기에, 그리고 스태프들 다수가 다른 스케줄들이 얽히는 문제가 있기에, 어쩔 수 없이 해경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고 한다면, 시청자들이 이렇게 민폐를 끼쳤느니 비난만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런 경우는 나피디가 있었더래도, 해경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면 구조요청을 했을 겁니다. 그런데 나피디였다면, 메인MC가 강호동이었더라면, 해경의 도움을 받으면서 배만 덩그라니 보여주고 말았을까요?
1박2일은 그 명성만큼이나 길게 이어지길 바라는 가치를 가진 프로입니다. 그 가치는 단시간에 만들어 갔던 것이 아니었어요. 오랜 시간 풍화과정을 거쳐 퇴적돼 온 것이지요. 그 속에는 시즌1멤버들의 땀과 눈물, 웃음이 있었고, 이전 제작진들의 '우리는 야생스태프들이다'라는 마인드가 함께 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시즌2 첫출항부터 여행과 야생의 좌표를 잘못 읽고 있다는 것이 속상합니다. 1박2일이라는 국민예능호는 침몰되기에는 너무 아까운 프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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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2012.03.14 18:18
이제 2회방송했을뿐입니다. 아무리 천재 pd와 작가 등이 있어도 문제는 항상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가수가 초창기 어떤했는지 잘 알고 계실 겁니다.위기는 조그만 징조부터 나타나기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그에따른 방책을 세우고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하겠지요. 글쓰신 분은 1박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이 글속에서 느껴집니다. 저는 그냥 시청만 하는데..이정도 개인적인 분석과 의견을 쓸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어지간해선 채널 돌리지 않으실듯해요.. 개인적인 사견이지만 건전한 비판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선장이 바뀌면 한동안은 혼란도 올 수 있고 불만도 있는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런 것이 없다면 정말 문제인 것이죠. 한 방송 작가가 한 말처럼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선유지 후보수"를 하게 되다고 합니다. 아마 제작진도 이런한 의견과 비판들을 들었다면 그에 따른 후보수가 있겠죠.. 현 pd의 고민은 그렇 겁니다. 나pd와 동일하게 가면 금세 식상하다 할 것이고,너무 많은 변화 주어 그 변화가 시청자에게 신선하다면 문제 없지만 그렇치 못하면 양날에 검으로 돌아오니까요. 믿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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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부분은 2012.03.14 22:00
솔직히 충분히 일어날수 있는 일입니다. 배로 이동하는 섬여행이다 보니 당연히 최소한의 짐을 준비했을꺼고 서해안 같은경우는 겨울에는 파도가 더 심하고 이번처럼 조난의 위험성 충분히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도 위험에 쳐했을때 경찰의 도움을 받는거 처럼 해경 도움을 받는건 어쩔수 없는 긴급상황이였다고 봐요. 일부 네티즌은 해경도 경찰임을 망각하고 "해군"으로 오해하고 비판하시는 분 계시는데 그건 아니라고 봐요. 섬에 갇혔을땐 가능한 빨리 나오는게 맞지요. 날씨와 식량,준비된 카메라 테입량등등....적절한 조치였다고 봅니다. 다만 피디의 능력이라든가 편집, 그리고 일부 멤버들의 문제는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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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엘 2012.03.14 22:23
재미있고, 재미없고는 차차 나아질 수도 있으니 앞 사람과 굳이 비교하지 않겠지만,
배가 뜨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경의 도움을 받는 장면이 나오면, 사람들이 보기에
'뭐, 대단한 방송 한다고 해경까지 동원하고 난리야?'로 비춰질 수도 있는 상황이거든요.
사람들에게 오해해서 비판한다고 말하기 전에, 그런 일을 만들지 않는 게 좋죠.
배가 뜨지 못하면,
배가 못 떠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여기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하고 연결되어야 하는데,
아마 그런 진행을 할 준비조차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1박 2일 = 국민 예능 = 민폐 예능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그걸 지적하신 것 같아요. -
방학때면 2012.03.15 03:00
아이들이 재미있는 프로그램 있어요 하고 물으면
망서림없이 추천하곤 합니다
부담없이 보다가 얻고 배우는것도 많아서
( 가보고 싶은곳도 많이 생기고 시골장터 맛집 유적지 섬 등등)
가족들이 함께 보기에 좋은 프로라 오래 장수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더 발전을 위해선 휘드백도 참고하시면 좋겠죠
더 재미있는 1박 2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