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자상을 입은 박규도령을 두고 가려니 버진이 발길이 떨어지지 않지요. 정성스레 약을 다려 마지막 인사라도 하려고 하는데 박규도령 문도 열어주지 않습니다. 길을 나선 버진이 몇번이고 뒤를 돌아보지만 박규도령 코빼기도 비치지 않아요.
동인도 상단의 사람들을 기다리며 여곽에 윌리엄 혼자 두고 저자거리에 장보러 나선 버진과 얀은 또다시 나타난 서린상단의 삿갓때문에 장을 빠져 나옵니다. 그리고 버진은 한달음에 박규도령이 있는 가마로 돌아오게 되지요. 박규를 택해 걸음을 돌린 버진을 찾아 윌리엄 역시 얀에게 혼자가라고 하고 가마로 왔지요. 한편 낭만도공(이한위)은 관아에 어사가 자신의 가마에 있음을 알려 관군이 어사박규 나으리를 모시러 오게 되었으니 다음은 아시겠지요? 윌리엄이 이제 조선을 빠져나가기가 힘들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행색이 꼬질꼬질한 것에 못마땅했던 엄씨부인 버진에게 몸단장을 시키라고 하니, 버진이 순식간에 어여쁜 한양규수로 변신합니다. 예전 모습도 귀엽고 좋았는데, 꽃단장 분단장하고 예쁜 옷을 입혀놓으니 더 귀엽고 예쁘지요. 박규도령도 입을 허벌레 하고 볼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묻지요. "그리 윌리엄이 걱정되느냐? 그런데도 어찌하여 가마에 있던 내게 다시 돌아왔느냐"며 말입니다. 이때 버진이도 자신의 감정을 보일락말락 박규에게 전하려 했지요. 아마 "박규 니가 걱정되서..."이런 말이었겠지만 분위기 좋았는데 이때 눈치없는 봉삼이가 들어와서 '새나라의 일꾼은 일찍 자야한다'고 훼방을 놔버립니다. 봉삼이 미워!
성군아래 충신 나오고 폭군아래 간신이 나오는데 지금의 인조임금은 병자호란의 삼전도 치욕 이후 청에 볼모로 잡혀갔다가 돌아온 소현세자를 경계하고 있으니 조선 조정이 풍전등화에 놓인 형국입니다. 총명하고 서양문물에 관심과 이해가 깊었던 소현세자는 이후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말았는데 우리 역사상 정말 아까운 인물입니다.
그런데 이번 '탐나는 도다' 11회를 보면서 박규도령 임주환의 세심한 연기에 밑줄 쫙 한번 긋고 가야겠네요. 박규도령 임주환은 윌리엄이나 얀에 비하면 세심한 감정표현을 많이 해야 하는 캐릭터입니다. 반듯한 사대부의 연기도 흠잡을 데가 없지만, 가끔씩 보여주는 코믹한 표정 또한 극의 흐름에 방해되지 않게 적절하게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이번회에서는 사랑하는 이를 보내는 애끓는 슬픔을 절절하게 표현하며 내면연기의 진수를 보여주었지요. 박규도령이 버진을 보내던 절절했던 장면, 다시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박규도령은 버진을 향한 마음을 언제까지 감출 수 있을런지, 아니 억누를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박규도령! 그러다 병 생겨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얼른 버진에게 보여줘봐요. 사랑은 쟁취하는 거라구요! 버진이도 지금 내 마음 나도 몰라인 것 같은데.. 버진이의 박규와 윌리엄에 대한 마음은 대체 뭘까요? 저는 박규도령에게는 연정, 윌리엄에게는 애틋한 우정 내지는 모성애 비슷한 감정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버진낭자! 두 남자 속 끓이지 말고 얼른 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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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전쟁 2009.09.13 12:36 신고
오늘 유선으로 봐야하는군요 ..
어젠 오랫만에 옛 부하직원들이랑
신나게 논다고 ㅎㅎㅎ
그래도 옆지기 요즈음은 타박하질 않아요.
뭐 그기에는 초록누리님의 힘이 크지만 ㅋ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편안한 휴일 되시길 바랍니다.-
초록누리 2009.09.13 13:12 신고
ㅎㅎㅎㅎㅎ
그럼요. 영웅전쟁님이 훨씬 멋졌을 거에요.
제가 영웅전쟁님 사진 보고 우리 애들 다 불러다 보여줬잖아요.
우리 아들이랑 딸 역시 저랑 생각이 똑 같더라구요..
첫마디가....
와!!!!!!!!!!!!!!!!!!!!!!!
영화배우같으시다..였습니다.
저도 보자마자 그 생각 했거든요.
다음에 사모님께 작업했던 총각시절 비화 한토막 들려주세요^^*
저 이제 이만 자러 갑니다...
댓글 또 달지말라는 말은 아니고 내일 확인하겠습니다..
멋진 영웅전쟁님.
하해와 같은 은혜 망극하옵니다. 모든 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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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yrint 2009.09.13 13:17 신고
어제 드라마를 본다는 것이 깜빡했네요...
오늘은 교회가야하는 날이라서 못 보는데요...
이러다 한번도 못보겠네요...
근데, 초록누리님은 드라마를 어떻게 보세요.
캐나다에서도 방송을 해주나요?
인터넷은 한참 후에 나오지 않나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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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큐도령 2009.09.13 17:45
일리암 ~
방송시간이 짧아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조기종영이라니.........
명품 드라마에 어울리지 않는 개수작이네요 ^^
좋은 글 잘 일고 갑니다 -
개나리 봇짐... 2009.09.13 18:47
괴나리 봇짐 아닌가요^^
태클은 아니우다...오해하지 맙서...
박규가 눈물을 좀만 자제하는게 더 슬펐겠다는 생각이 드는건 나뿐이었나요...
그래도... 저리도 처절하게 우는 박규를 보니 마음이 짠해오더만요...
신분차이도 크고... 박규와 버진은 과연 이루어질까요...
제발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드라마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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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on™ 2009.09.13 21:48 신고
님 글을 종종 보는데.. 제가 대중문화를 잘 못 따라가는지라.. 어떻게 댓글을 남겨야 할지 몰라서 그냥 보고만 갔었는데..
오늘은 댓글 한 번 남겨봅니다. @_@
탐나는도다 글들을 꽤 보는데.. 재밌어 보이네요. 나중에 한 번 동면에 들어갈 때 몰아서 한 번 봐볼까 생각도 중입니다. @_@
새로운 한 주 잘 시작하시구요.. 전 오늘은 하이킹이나 초큼.. @_@ -
겨울이 2009.09.13 22:56
저도 이번회 탐도 보면서 초록누리님이 밑줄 좍 그어 얘기하신 박규도령 장면보면서 같이 마음아파했는데.. 아주 콕 찝어서 너무 잘 써주셨네요. ^^
늘 드나들면서 글읽는데 댓글남기기는 처음이네요. ^^ 계속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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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글 2009.09.14 08:35
잘 읽었습니다. 저도 박규의 눈물 때문에 정말 마음이 아팠답니다. 그런데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버진이 돌아오고야 말 일이 생겨서 쫌~~ 벌쭘했다는. 바로 옆집에 있다 돌아온 것 같은 그런 느낌... 한참 감정이입이 되어 있었는데 반감되었죠 그로 인하여.... 아마 조기조영으로 인한 편집 때문인가 쉽기도 해서 아쉬움이 앞서더군요. 감정 추스를 틈도 안주고 모든 일련의 사건들이 휙휙 지나더군요. ^^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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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et 2009.09.14 11:37
글을 참 맛깔스럽게 쓰시네요~
팬이 될것 같은 느낌...ㅎㅎㅎㅎ
어제,,,,우리 퐉뀨 도령의 눈물이 제 마음을 후벼파더군요,,,
설렁설렁 보는거라 세세한 표현까지는 보질 못했지만, 원작만화를 보니 싱크로율 100%의 박규도령이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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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2009.10.21 13:34
어머어머 초기에 완전 빠져서 보다가 결국 흐름을 놓쳐 못보게 된 비운의 드라마, 탐나는 도다 ㅠ 해사한 박규도령이 너무 좋았었는데요ㅋㅋ 결심했어요 다시보기로 꼭 전편 복습하고야 말겠어요!!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