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엄마라는 드라마가 있는데 여주인공 김영주라는 캐릭터를 보면, 자고나면 일이 터져서 지켜보기가 힘들정도인데, 신은경의 삶이 김영주라는 캐릭터와 닮은 꼴이어서 힐링캠프를 보는 내내 마음이 짠해오더군요. 그럼에도 신은역을 보면서 힘이 나고,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것은, 그녀에게 무한히 샘솟는 긍정의 에너지때문이었어요. '아, 이 사람은 어떤 고난과 역경이 오더라도 견디겠구나, 오뚝이처럼 또 일어나겠구나' 하는 믿음이 생기더군요.
어린 나이에 소녀가장 역할을 해왔던 신은경은 지금도 가장의 버거운 짐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고 하지요. 개인의 가정사이기에 타인이 왈가왈부할 수는 없는 문제이고, 감히 부모님을 탓하는 것이 불효라는 것도 알지만, 방송을 보면서 신은경의 부모님에게 원망의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어요. 일부러야 그러지 않았겠지만, 27년을 쉬지않고 일해 온 신은경이 변변한 거처도 없이 빚만 지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워서 말이죠. 물론 전남편이 인감을 도용해서 떠안은 빚도 있지만, 뭐랄까 그녀의 인생을 보니 밑빠진 독에 물부어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짠해져 왔습니다.
정말 딱 죽고 싶을 정도로 위기와 위기의 연속, 수치와 모멸감, 자괴감, 땅에 떨어진 여배우의 자존심, 가정에 닥친 불행 등을 마치 한순간에 시간이동을 해버린 것처럼, 신은경은 감정의 동요도 없이 담담하게 풀어 놓았지요. 15~6년 전의 무면허 음주운전에 대한 이야기도 털어놓았는데요, 저 역시 그 사건을 기억하고 있어서 썩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신은경에게는 최악의 이미지를 심어준, 배우로 재기하기 힘들 거라는 생각까지 하게했을 만큼 물의를 빚었던 사건이라서 말이지요. 물론 이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창'으로 파격변신해 재기에 성공은 했지만, 음주운전 사건은 그후에도 제 뇌리에 깊게 박혀있던 일이었습니다.
25살에 집에서 독립했던 신은경, 독립이 아니라 가출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고등학생과 중학생 팬을 돕고 싶어 돈이야기를 꺼냈다가, 번 돈은 하나도 없고 빚만있다는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되었다지요. 아버지가 돈을 융통할 때도, 지명도 있었던 신은경의 이름을 걸고 빌렸기 때문에, 모두 신은경의 부채로 떠안게 되었던 것이고요. 돈 이야기를 꺼내자 부모님이 "내가 번돈 내놓으라"는 것으로 오해해서 언쟁도 있었나 보더군요.
그런 일로 이게 아닌데 싶어 가출을 해서(25살 나이니 가출이라는 말보다는 독립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월세방을 얻어 생활을 했다는 신은경, 그런데 어머니가 사고로 다리를 다쳐 수술을 하는 바람에 병원에 가서 아버지와 앙금을 풀었다고 하지요. 신은경의 아버지는 또 새로운 사업구상을 하고 있었고, 신은경도 괜찮을 거라는 판단에 영화 계약금을 아버지에게 빌려줬다더군요.
그런데 아버지가 그 돈을 갚지않아 세금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서, 궁여지책으로 출연료를 미리 좀 달라는 말을 하러갔다가 돈이야기를 꺼내기 힘들어 미리 술을 마셨고, 몸상태가 좋지 않았던 신은경은 술에 많이 취했다는군요. 사고를 내고 경찰서에 들어갔던 신은경은, 사실 그곳에서 지금말로 심한 진상짓을 해서 세간의 입방아에 더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혼 4년만에 파경을 맞았고, 신은경은 졸지에 빚과 함께 지명수배까지 되어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물론 신은경때문이 아니라 남편이 인감을 도용했던 것이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지요. 아직도 그 빚을 갚아나가고 있는데, 50부작 드라마 한편이면 다 해결된다고, 너스레 아닌 절박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신은경이 50부작 드라마 하나만 찍으면 된다면서 우스개처럼 말하기는 했지만, 신은경에게서 절박함이 보였습니다. 미니시리즈는 채권자들 중 늦게 돈을 받는 사람이 생기니, 서운한 사람이 생겨서 안된다는 말 속에 배려의 마음이 엿보이기도 했고요.
좋아하는 일을 할 때처럼 행복하고 멋지게 보이는 것이 없다고 하지요. 일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신은경, 그런데 그 말이 처음으로 슬프게 들렸습니다. 그녀가 일하는 이유가 빚을 갚기 위한 절박함이라는 것을 알아버려서 였나 봅니다. 마지막으로 도망갈 수 있는 곳이 촬영현장인데, 그곳까지 채권자가 찾아왔을 때는 모든 것을 놔버리고 싶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하지요. 마지막 피난처도 허락되지 않은 이 현실이 뭔가 싶어서 말이지요.
채무자 신은경이라는 꼬리표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겁니다. 50부작이면 한 방에 말이지요. 그러나 배우 신은경은 촬영현장에 있을때라야 가능합니다. 이경규는 신은경에게 가장 행복한 곳, 어떠한 경우에도 일하는 곳, 연기를 떠나지 말라는 말로 힐링을 해준 것이지요.
잘 될 거라고 아무 걱정하지 말라는 이경규의 말은 좋은 부적처럼, 진짜로 잘될 것같은 희망의 주문처럼 들려서 신은경도 에너지를 얻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정말 힐링이 필요한 신은경이 방송에 나와 대중을 향해, "힘들었어요, 하지만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과정이 힐링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힐링캠프 MC친구들도 얻었고요. 이경규씨, 김제동씨, 한혜진씨, 꼭 친구해 주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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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걸작 2012.04.10 11:00 신고
50부작이란 말은 욕망의 불꽃을 찍으며 어느 정도 채무가 잘 해결되어 나온 말 같습니다.
당시 욕망의 불꽃이 60부작인가 50부작인가 그랬던 걸로 기억을 하거든요.
조폭마누라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영화관에서 두 번을 봤거든요.
부득이 그 당시에 사연이 있엇는데 다시 보고 또 봐도 재밌고
신은경이란 사람이 얼마나 그 영화에서 멋지게 느껴지던지요.
아버지가 딸의 수입으로 사업을 자꾸만 벌였다는 건 좀 맘이 그렇네요.
신은경은 돈버는 기계도 아니고, 자신의 인생을 즐길 자격이 있는데
너무 많은 짐이 그녀의 어깨를 짓누르며 평생 빛에 허덕이며 살아야 했다는게..참.
맘이 많이 무겁습니다.
초록누리님의 리뷰가 방송 한 편을 다 본 듯합니다.